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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또 검은 월요일… 증시 올 16번째 사이드카

    코스피, 또 검은 월요일… 증시 올 16번째 사이드카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코스피가 6% 넘게 하락해 ‘블랙 먼데이’가 재현됐다. 이달 들어 지수가 3% 넘게 급락한 날만 4일로,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총 16번 발동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을 제외하고 이례적인 변동성 기록이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45 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정세가 악화된 뒤 5000선을 지지선으로 6000선 직전까지 반등하나 싶던 코스피가 다시 5400선으로 내려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원대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만 7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오전 9시 18분엔 선물 지수가 5% 넘게 하락해 5분간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가 효력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올 들어 10번(매도 6번·매수 4번)째다. 아직 1분기이지만 연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2008년(45회) 이후 연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 증시가 변덕을 부리는 건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 탓이다.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다시 5000선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가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물가 부담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희미해지고 있다. 간밤 미국 기술주 약세까지 겹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57%, 7.35% 내린 18만 6300원, 93만 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자금은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강한 만큼, 유가나 환율 방향이 바뀌어야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기대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55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삼성전자 목표가도 30만원으로 높였다.
  • [사설] 집값 잡겠다는 의지 중요하나, 공급·전세 대책이 받쳐 줘야

    [사설] 집값 잡겠다는 의지 중요하나, 공급·전세 대책이 받쳐 줘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강화 기조 속에서 서울 아파트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매물은 약 40% 늘었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도 꺾였다. 그러나 정책 의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아직 안정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만의 리그’인 강남권 외 서울 아파트 거래의 86%가 15억원 이하에 몰리며 수요는 중저가로 이동했고,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는 가격이 오르고 있다. 겉으로는 조정이지만, 안에서는 수요가 자리를 옮기며 가격을 떠받치는 모양새다. 여기에 우려한 대로 전월세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전세 재계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시장의 이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3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러니 전세 가격이 1년 새 1억원 가까이 뛸 수밖에 없다. 매매를 막으면 임대로 쏠리는 흐름은 반복돼 왔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도 공급 확대나 전월세 대책은 지지부진하다. 4월 입주 물량 1만 6000가구 가운데 서울은 1000여 가구에 그친다. 정작 수요가 몰린 곳에 물량이 없다. 공급 확대를 말하고는 있지만 시장이 체감할 물량은 여전히 태부족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메시지만 강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부동산 정책 전 과정에서 다주택 공직자를 배제하라고 했다. “주택정책에서 단 0.1%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또 강수를 띄웠다. 일부 공직자가 움찔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공직 사회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그러나 관료 조직을 다루듯이 부동산을 잡을 수는 없다. 행정은 통제할 수 있지만 가격과 수급은 그렇지 않다. 지금의 정책은 누르는 힘만 있고 풀어낼 수단은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메시지가 아니라 물량이다. 거래·공급·임대가 함께 움직여야 시장 균형이 맞춰진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살 수 있는 주택이 충분해질 때 부동산 안정은 따라온다. 그때 비로소 정책은 평가받는다.
  • [공직자의 창] 미일중 ‘3국 3색’ 공급망 협력의 길

    [공직자의 창] 미일중 ‘3국 3색’ 공급망 협력의 길

    지난 2주간의 일정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공급망’이었다. 국내 주유소 가격 안정을 점검하는 한편 주말도 활용해 미국, 일본, 중국을 차례로 다녀왔다.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세계 경제는 ‘자국우선주의’라는 기조 아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 부활을 위해 다양한 관세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또한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주요국이 각자의 이해를 앞세우는 가운데 우리는 이른바 ‘3U’의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수송로는 불안정(Unstable)하고 공급구조는 불확실(Uncertain)하다. 첨단산업 성장에 따른 공급망 재편은 예측 불가능(Unpredictable)한 상황이다. 특히 중동 상황에 따른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은 국민 생활은 물론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과 직결된다.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와의 협력이 다른 한쪽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난 2주간의 일정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각국의 상황과 역할에 따른 맞춤형 공급망 협력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우선 경제안보 동맹국인 미국과 ‘한미 핵심광물 프레임워크’를 체결했다. 첨단산업 발전의 필수 요소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공동 프로젝트 발굴부터 비축, 재자원화에 이르는 공급망 전 주기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지원과 구매계약 등 정책 지원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와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진 일본과는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SCPA)’을 체결했다. 한일 교역은 중간재 비중이 70% 이상이다. 공급망이 교란되면 양국 산업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위기 대응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를 자제하기로 했다. 과거 수출통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제도적 안전판을 공고화한 것이다. 또한 양국 대표 가스회사 간 LNG 수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수급 위기 발생 시 신속히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대의 저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중동 수입 비중이 낮고 자국 수요를 웃도는 여유 물량을 운용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핵심광물 주요 공급처인 중국과는 보다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중국 상무부와는 ‘공급망 핫라인’, ‘수출통제 대화’ 등 협력 채널을 적극 활용해 공급망의 안전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핵심광물 생산과 정제를 담당하는 산업정보화부와는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3국 3색의 맞춤형 공급망 협력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간극이 불가피하다.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전략을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비축물량 확대, 수입선 다변화, 자원개발 확대 등 우리의 공급망 역량을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 국익과 실용이라는 토대에서 전문가, 학계, 기업들과 정부가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긴장의 끈을 더 세게 조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 김경률 해군작전사령관, 신임 해군참모총장 내정

    김경률 해군작전사령관, 신임 해군참모총장 내정

    해군참모총장에 김경률(56·중장) 해군작전사령관이 내정됐다. 국방부는 23일 “해군작전사령관인 김 중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해당 직위에 보직한다”며 “오는 24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사 47기로 임관한 김 중장은 중령 시절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 6진 작전참모를 지낸 데 이어 대령 진급 후 청해부대 23진 최영함장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해군사관학교장, 제3함대사령관, 한미연합군사령부 인사참모부장, 국방부 방위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국방부는 “한반도 안보 상황과 불안정한 국제 안보 정세 속에서 우리의 해양 주권을 확고히 할 작전 지휘 능력과 군사 전문성을 갖췄다”며 “전략적 식견과 훌륭한 인품을 바탕으로 군심을 결집하고, 해군을 안정적으로 지휘할 리더십을 겸비한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전임 해군참모총장 강동길 대장이 사임한 지 19일 만에 이뤄졌다. 강 전 총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9월 임명됐지만 12·3 비상계엄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서 계엄사령부 구성에 관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직무 배제 조치됐다. 국방부는 지난 4일 강 전 총장이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했다고 밝혔다. 강 전 총장은 징계 처분 당일 사의를 표명했다.
  • 혐오가 낳고 자본이 키운… 한국 ‘극우정치’의 궤적

    혐오가 낳고 자본이 키운… 한국 ‘극우정치’의 궤적

    민주주의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줬다고 국제사회의 칭송을 받는 한국 사회에서 정작 극우세력이 세력화되고 공개적인 활동을 강화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역사 분야 계간지 ‘역사비평 봄호’(154호)는 혐오를 동력 삼아 차별과 배제의 구조를 정당화해온 한국 극우정치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혐오의 역사와 극우정치’ 특집을 실었다.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은 총론에 해당하는 ‘한국 극우의 혐오정치와 대중심리’에서 한국의 극우정치를 냉전기와 탈냉전기로 나눠 그 궤적을 분석했다. 이 연구관은 과거의 혐오가 “빨갱이를 죽여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식의 국가권력에 의한 ‘강요된 공포’였다면, 오늘날의 혐오는 민주주의 그늘 속에서 일부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관은 “1987년 개헌 이후 민주화가 가져다준 표현과 결사의 자유는 공동체적 가치로 승화되지 못하고 불안정한 각자도생의 환경 속에서 타자를 공격하는 방어기제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87년 체제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실질적 민주주의 완성을 통해 ‘혐오와 냉소’를 넘어 ‘공감과 연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런가 하면 정용택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구원의 자본, 혐오의 정치’라는 글을 통해 혐오와 극우정치 중심에 선 한국의 극우 개신교 세력의 역사를 자본, 국가, 신앙의 삼각동맹 관점에서 추적했다. 정 교수는 그들의 극우정치가 단순히 종교적 광신이 아니라 독재 시대 반공 규율과 개발독재를 통해 구원-자본 구조를 형성해 왔다고 지적했다. 해방 공간의 혼란과 한국전쟁,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 보수 개신교는 반공주의를 매개로 국가권력과 선택적 친화성을 맺으며 역사적으로 특수한 구원의 윤리를 통해 자본주의를 신성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개신교가 국가권력 및 자본 축적의 논리와 깊숙이 결탁해 형성해온 역사적 산물인 구원-자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가적 영성으로 진화했다. 이어 저성장과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서 혐오의 정치라는 파시즘적 얼굴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 ‘항공편 취소됐어요’ ‘전쟁 수혜주 속보’… 중동전쟁 악용 피싱 기승

    ‘항공편 취소됐어요’ ‘전쟁 수혜주 속보’… 중동전쟁 악용 피싱 기승

    “고객님의 항공편이 중동 상황으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재예약 및 환불을 위해 접속 바랍니다.”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노린 이같은 ‘피싱 문자’ 시도가 늘고 있다. 경찰은 23일 전국에 ‘긴급 피싱 주의보’를 발령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중동 사태 이후인 지난 2일부터 1394 신고대응센터에는 항공편 취소·재예약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죄자들은 중동 영공이 통제됐다고 속이며 재예약이나 환급을 위해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한다. 링크를 누르면 정교하게 꾸며진 가짜 항공사·여행사 사이트로 연결되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순간 개인정보가 그대로 범죄자의 손에 넘어간다. 경찰은 “항공권 변경이나 예약 취소 여부는 반드시 공식 애플리케이션이나 고객센터 대표 번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관련 투자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다. 유가나 방산 관련 주식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메시지 속 링크를 클릭하면 소셜미디어(SNS) 기반의 가짜 투자방으로 연결되고, 범죄자는 가짜 거래소 가입을 유도해 투자금을 통째로 빼간다. 경찰은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내세우며 개인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공개 채팅방은 모두 사기”라고 경고했다.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과 개인정보 요구 사례도 늘고 있다. 범죄자는 중동 지역 의사나 군인으로 위장해 접근한 뒤 금전을 요구하거나, 세계정세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개인정보를 빼낸다. 그 밖에도 가짜 기부 사이트, 소상공인 긴급 대출, 유류비 환급금 지원 등을 빙자한 피싱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신효섭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 속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어”라며 “피싱 범죄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경찰청 통합대응단(국번 없이 1394)이나 112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 총격·난동에 결국… 美 파티 성지, ‘트월킹’까지 단속하는 초강수 [핫이슈]

    총격·난동에 결국… 美 파티 성지, ‘트월킹’까지 단속하는 초강수 [핫이슈]

    미국 플로리다의 대표적 봄방학 명소인 파나마시티비치가 사실상 ‘무관용 단속’ 체제로 들어갔다. 총격과 난동, 군중 패닉 우려가 커지자 경찰은 해변에서 이른바 ‘트월킹 춤’을 자제하라고 공개 경고했고 당국은 야간 해변 폐쇄와 주류 규제, 특별관리구역 벌금 강화 조치도 잇따라 내놨다. 한때 미 대학생들의 대표적 파티 명소로 통했던 이 지역에서는 무질서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선정적인 춤과 소란 행위는 물론 집단 소란성 행위까지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해변 음주 금지와 심야 주류 판매 제한, 야간 통제까지 겹치면서 현지에서는 “관광지인지 통제구역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도 전체 관광 성수기는 여름이지만, 대학생들이 몰리는 해변 휴양지는 봄방학 시즌이 사실상 대목으로 꼽힌다. 파나마시티비치처럼 전통적인 파티 해변은 이 시기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매년 치안과 질서 유지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다. 뉴욕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비치 해변에서 당국이 봄방학 기간 난폭 행위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에게 “트월킹을 멈추라. 계속하면 풍기문란 또는 질서 문란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영상을 인용한 미 온라인 매체 IJR도 플로리다 어류·야생동물보호위원회 소속 요원이 “트월킹 금지, 질서 문란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다만 트월킹 자체가 별도 불법행위로 규정된 것은 아니다.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선정적이거나 과도하게 소란스러운 행위로 판단할 경우 단속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결국 이번 경고는 춤 자체를 겨냥했다기보다, 봄방학 시즌 해변에서 반복돼 온 무질서와 군중 폭주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메시지에 가깝다. 파나마시티비치 시는 실제로 3월 한 달간 해변 내 주류 소지와 음주를 금지하고 오전 2시부터 7시까지 주류 판매를 제한하며 차량 외부 탑승과 소음 유발, 공터 배회, 폭력 행위를 엄격히 단속한다고 밝혔다. 위반 시 체포와 벌금, 구금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여기에 시의회는 3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일부 해변 구간을 매일 밤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당국은 대규모 야간 군중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차단하고 다른 지역 치안 공백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총격·패닉 이어지자 해변 도시들 줄줄이 초강수 당국이 이처럼 수위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플로리다 다른 해변 도시들에서 잇따른 총격과 군중 패닉이 있다. 데이토나비치 일대에서는 봄방학 시즌 동안 총격 사건이 잇따랐고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달아나는 패닉 상황도 벌어졌다. 데이토나비치 시는 결국 20일부터 26일까지 해변 특별구역 내 17세 이하 청소년에게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통행 제한을 적용하는 긴급 청소년 통금 조치를 발동했다. 실제로 현지 당국은 최근 데이토나비치 일대 봄방학 인파 속에서 133명을 체포하고 무기 6정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볼루시아카운티 보안관실도 대규모 무허가 집회를 부추기는 이른바 ‘테이크오버’ 행사 주최자들을 겨냥해 손해배상 청구와 자산 추적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봄방학 인파가 몰리는 해변 지대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치안 관리의 최전선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 ‘전설의 파티 해변’에서 ‘무관용 해변’으로 파나마시티비치는 오랫동안 미국 내 ‘전설적인 파티 해변’ 이미지로 통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그 이미지와 결별하려는 움직임이 더 뚜렷하다. 결국 이번 ‘트월킹 경고’는 단순한 춤 단속이 아니라 봄방학 시즌마다 반복돼 온 음주와 소란, 집단행동, 치안 불안을 한꺼번에 틀어막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파티 해변이 더 이상 ‘무질서의 해방구’로 남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데스크 시각] 모두가 ‘코스피 6000’ 누리려면

    코스피가 뛰면 함께 부자가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장 안으로 한 걸음만 들어가 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누군가는 몇 번의 거래로 자산을 불리고, 누군가는 수십 차례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누군가는 프라이빗뱅커(PB)와 자문 네트워크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는 투자 사기 리딩방에서 “이번이 마지막 복구 기회”라는 말에 흔들린다. 같은 시장이지만 같은 게임은 아니다. 서울신문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바이오주에 1500만원을 넣고 수익률 -42%를 기록했다. 전 재산이었다. 반면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수십억을 운용하는 자산가는 PB를 통해 자산을 나누고 장외 투자 기회까지 얻었다. 한쪽은 소문을 따라 움직였고, 다른 한쪽은 정보와 네트워크 속에서 움직였다. 돈의 차이는 정보의 차이였고, 이는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거래 방식도 달랐다. 자산가는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갔고, 소액 투자자는 수십 번 사고팔았다. 조급함이 ‘폭풍 매매’를 낳고, 결과는 더 나쁜 수익률로 돌아왔다. 정보와 자문에서 밀려난 개인은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다. 리딩방 피해자 가운데는 550만원 손실 뒤 “복구”를 믿고 9100만원을 더 넣기도 했다. 투자 격차는 단순한 손익을 넘어 빚과 생계 불안으로 번진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 공부를 안 해서, 조급해서라고 말한다. 맞다. 하지만 절반의 진실이다. 왜 그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는가. 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가. 이 질문을 외면한 채 개인만 탓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식이다. 구조는 분명하다. 정보는 돈을 따라 흐른다. PB센터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일정 자산 이상이 돼야 비로소 사람이 붙는다. 그 안에서는 투자뿐 아니라 세금, 상속, 자산 이전까지 함께 설계된다. 반면 소액 투자자는 앱과 유튜브에 의존한다. 자산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소액 투자자는 기다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움직이고, 그 선택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시장 공정성 문제도 있다. 증권사 임직원의 차명거래가 반복되고, 적발돼도 내부 징계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진다. 시장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흔들리면 개인은 단기 투기에 기댄다. 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개인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왜 시장은 이렇게 작동하는가다. 그런데 정책은 여전히 한 박자 늦다. 포용금융을 말하면서도 대출과 채무조정에 머문다. 빚을 줄여 주는 것과 자산을 늘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방향을 바꿔야 한다. 투자 기회 접근성을 정책 의제로 올려야 한다. 취약계층과 청년이 제도권 투자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바우처 같은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료 정보는 넘치는데 검증된 정보는 돈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구조를 방치한 채 리딩방만 단속하는 건 반쪽짜리 처방에 불과하다. 장기·분산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적립식 투자와 ETF 같은 수단을 확대하고 단기 매매 중심 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을 복원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와 차명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불평등하다. 하지만 그 불평등이 고착되면 시장은 격차를 확대하는 기계가 된다. 주가지수 6000을 말하는 시대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이 시장은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시장과 모두가 기회를 얻는 시장은 다르다. 개인 하기 나름이라고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불장은 끝날 수 있다. 이 파티를 이어 가려면, 모두가 즐길 수 있으려면 시장의 문을 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이라도 기회가 공정하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민경 디지털금융부장
  •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 로트레크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유전적 취약성과 사고로 단신의 삶사회 편견의 감옥에서 살았지만회화 통해 동시대 진실 포착 증언그림만큼은 어떤 틀에 가두지 않아“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그의 말영원의 생명력 가지고 아직 생생 수많은 예술작품 가운데 어떤 작품이 시대를 넘어 불멸의 걸작으로 남게 되는 것일까? 영국의 미술사학자 케네스 클라크는 저서 ‘명화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명화란 한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를 천재예술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담아내어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시대가 요구하는 주제, 즉 시대정신이다. 명화는 한 시대의 사회와 경제, 문화적 변화를 담아내는 시각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누구보다 예리하게 포착한 예술가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를 빼놓을 수 없다. 로트레크가 남긴 편지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은 그가 시대를 기록한 관찰자이자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첫 번째 명언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논평하지 않는다. 나는 기록한다.” 로트레크의 예술세계로 들어가는 첫 문장은 그의 가장 유명한 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미술아카데미는 고전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기술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을 요구했다. 반면 로트레크에게 회화란 동시대의 진실을 포착하고 증언하는 기록 행위였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가 누렸던 풍요로운 황금기인 벨 에포크의 화려한 조명 뒤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로 향했다. 그의 그림 속에는 몽마르트르의 술집 손님들, 카바레와 댄스홀 무대 뒤에서 지친 몸을 추스르던 무희와 가수, 성노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편견 없는 관찰자로서 삶의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철학은 대표작 ‘물랭루주에서’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1889년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아래 문을 연 카바레 물랭루주의 내부를 배경으로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화면 속 테이블 주변에는 당대 유명 댄서인 제인 아브릴을 비롯한 단골손님들이 앉아 있다. 화면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초록빛 인공조명을 받아 창백하고도 괴기한 얼굴로 떠오르는 가수 메이 밀턴이 등장한다. 당시 물랭루주를 비롯한 카바레들은 가스등 대신 새로운 문명의 상징인 전기 조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로트레크는 강렬한 전기 조명이 인물의 얼굴에 반사되어 피부색을 초록빛으로 변형시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인공 빛이 만들어 내는 낯설고도 몽환적인 효과를 통해 화려한 표면 아래 피로와 긴장, 쾌락과 허무함이 뒤섞인 유흥가 밤의 민낯을 보여 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화면 한가운데 로트레크 자신도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곳의 단골손님이자 관찰자로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기법적으로도 이 작품은 매우 혁신적이다. 화면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인물을 비대칭적으로 배치한 대각선 구도, 강렬한 윤곽선과 평면적인 색면구성은 당시 유럽 예술계를 매료시킨 일본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보여 준다. 그는 이 작품에서 물랭루주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도 퇴폐적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냉철한 관찰자적 시선으로 떠들썩한 향락 속에서도 불안과 공허가 감도는 카바레의 현장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두 번째 명언 “자기 자신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붙들어야 했던 생존의 문장이다. 그는 남프랑스 알비의 유서 깊은 명문 귀족 툴루즈 로트레크 가문의 종손으로 태어났다. 부와 명예가 약속된 화려한 삶이었지만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적 취약성에 어린 시절 겪은 두 차례의 골절 사고가 겹치며 그의 키는 성인이 되어서도 152㎝에 머물렀다. 사냥과 승마, 귀족적 기품을 삶의 중심에 두었던 아버지 알퐁스 백작은 신체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가문의 수치로 여기며 냉대했다. 로트레크는 야외 활동과 사교적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현실 속에서 그림에 몰두하며 또 다른 삶의 출구를 찾았다. 지역 미술교사 르네 프린세토에게 수업을 받으며 익힌 그림은 상처 입은 자아를 치유하는 마음의 피난처가 되었다. 차가운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 아델 백작부인은 외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보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보호에 힘입어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열일곱 살에 파리로 향했다. 이듬해 그는 국립 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해 전통적인 회화 기법의 기초를 다졌고 1884년에는 몽마르트르에 자신만의 화실을 마련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교한 데생과 기법을 배웠지만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군중의 심리를 읽는 방법은 길거리와 카바레에서 배웠다. 무엇보다 몽마르트르는 로트레크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기 자신을 견디는 법을 깨닫게 해 준 장소였다. 그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하루를 버텨 내는 생의 끈질긴 생명력을 읽어 냈다. 이러한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물랭루주에서 나온 잔 아브릴’이다. 화면 속 여성은 물랭루주를 주름잡던 스타 무희 잔 아브릴이다. 로트레크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보다 공연의 열기와 조명이 사라진 뒤 어두운 밤거리를 쓸쓸히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맞춘다. 잔 아브릴의 표정과 자세에는 밤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피로와 권태, 현실의 고단함이 배어 있다. 그는 그녀를 눈부신 스타로 이상화하지도, 유흥의 상징으로 소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박수와 환호가 끝난 뒤 다시 홀로 자기 자신을 견뎌야 하는 고독한 인간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은 그가 왜 밤의 환락가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왜 그들의 삶을 그토록 깊이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는 추하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모습 속에서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안에서 인간의 진실을 읽어 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향락의 기록을 넘어 상처 입은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명언 “포스터, 그것이 전부다.” 이 말은 로트레크가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였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에는 광고나 디자인을 예술의 한 분야로 받아들이지만 당시에는 회화와 조각 같은 고급 미술과 광고나 디자인 같은 상업미술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었다. 로트레크는 그 장벽을 허문 최초의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몽마르트르 밤 문화의 홍보 수단에 불과했던 포스터를 석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예술의 형식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 말 파리는 유흥가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광고 산업과 인쇄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포스터는 유흥가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대한 기대와 입소문을 만들어 내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 매체로 떠올랐다. 카바레와 무도장, 음악당들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광고 전쟁을 벌였다. 로트레크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 낸 화가였다. 그에게 포스터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닫힌 공간을 벗어나 대중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살아 있는 길거리 예술이었다. 그는 누구나 미술을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포스터 제작에 쓰이는 석판화 인쇄술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며 인쇄기법의 표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했다. 그 결과 그의 포스터는 상업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예술적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다. 강렬한 색면, 과감한 구도, 날카롭게 포착된 실루엣은 멀리서도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붙잡았고 공연 분위기와 인물의 독특한 개성까지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전달했다. 로트레크의 천재성이 가장 강렬하게 발휘된 작품이 ‘물랭루주: 라 굴뤼’다. 그가 물랭루주를 위해 제작한 첫 번째 포스터이자 하룻밤 사이에 파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포스터 작가로 떠오르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전경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독특한 검은 실루엣이다. 바로 스타 남성 무용수 발랑탱 르 데조세의 옆모습으로 길고 유연한 몸의 선이 화면 전체에 강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그 뒤편 중앙에는 물랭루주의 인기 여성 무용수 라 굴뤼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특유의 캉캉 춤을 선보이고 있다. 배경에 자리한 관객들의 검은 실루엣은 중절모와 장식 모자를 통해 부르주아 관객층을 암시하며 밝게 빛나는 무대와 어둡게 가라앉은 객석을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로트레크는 노랑과 빨강, 검정이 이루는 강렬한 색면 대비와 대담한 실루엣을 통해 감상자가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공간감을 만들어 냈다. 또한 화면 상단에 ‘물랭루주’라는 상호를 세 차례 반복해 배치한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광고로서의 기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시에 화면 전체에 시각적 리듬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1891년 12월 이 포스터 3000장이 파리 거리에 붙자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던지 밤마다 사람들이 광고판에서 몰래 포스터를 뜯어내 집으로 가져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생애 동안 31점의 포스터를 남긴 로트레크는 아트 포스터의 시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로트레크는 “나는 매일 저녁 일하러 술집에 간다”고 말할 만큼 술과 여자, 파리의 밤을 사랑했다. 밤의 카페에 앉아 피곤과 권태가 배어 있는 표정으로 술잔을 마주한 두 남녀를 그린 ‘카페 라미에서’는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인 밤 문화가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한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로트레크의 삶은 동시에 스스로를 서서히 갉아먹는 시간이기도 했다. 파리 유흥가에서의 방탕한 생활과 과도한 음주, 그를 오래도록 괴롭히던 병마는 몸을 빠르게 쇠약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1901년 9월 9일 서른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로트레크는 자신의 귀족적 혈통과 장애를 지닌 신체를 대비시키며 스스로를 “쓰레기 수레에 매인 순종마”로 비유할 만큼 사회의 편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만큼은 어떤 틀에도 가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모든 갇힌 것은 죽는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시·지역 대학·상공회의소 손잡고… 전방위 ‘청년 내 일’ 만든다

    지역 이탈 막고 역량 강화젊은 농부 육성·영농 교육오창2 산업단지 주거 지원일자리 연계 주택도 건립청주시가 올해 청년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22일 시에 따르면 종합계획에는 청년 역량 강화부터 취업, 창업, 장기근속까지 포괄한 37개 사업이 담겨 있다. 시는 이 계획을 통해 청년 2만 1629명의 교육과 취업을 목표로 잡았다. 시가 이런 계획을 마련한 것은 산업 구조 변화와 고용 환경 불안정 등으로 청년층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것도 시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시는 청년의 지역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충북대, 청주대, 서원대, 교원대 등 관내 8개 대학과 상공회의소 등 5개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한다. 특화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정주형 취업 강화를 위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도 시행한다. 대학을 통해 바이오·인공지능(AI), 산업·사이버보안 등 지역과 연계된 산업 분야 전문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배출된 인재들을 지역 기업과 연결하는 것이다.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와 ‘대학일자리센터 운영’ 등을 통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지역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 연계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부트캠프는 단기간 집중 교육 과정을 의미한다. 청년 구직 단념 예방과 노동시장 참여 촉진을 위해 직업 탐험 프로그램,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청년 도전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취업 준비 지원에도 나선다. 면접용 정장·구두 등을 연 5회 무상 제공하고 자격증 응시 비용을 1인당 연간 최대 10만원 지원한다.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은 이달 말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대현지하상가는 지역 대표 상권이었으나 원도심 상권 침체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모든 점포가 철수해 비어 있던 곳이었다. 시는 이곳을 고쳐 청년공방 10곳, 청소년극장, 문화휴게공간, 북카페 등을 꾸몄다. 청년공방은 음료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할 수 있는 곳으로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육아로 전일 근무가 어려운 청년 등에게 공동 작업장을 제공하는 ‘일하는 기쁨 청년·여성 일자리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젊은 농부 육성 사업을 통해 작물 재배와 영농 정착 교육도 지원한다. 시는 ‘청년이 머무는 도시 만들기 사업’도 펼친다. 청주 지역 대학 졸업자를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경영안정 자금 지원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청년들의 지역 취업을 유도한다. 주거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에도 나선다. 월 최대 20만원이며 기간은 2년이다. 청년층의 주거 기회 확대를 위해 오창2산업단지에 일자리 연계형 지원 주택을 건립한다. 시 관계자는 “지역 청년 유출은 지역의 산업 경쟁력과 인구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년의 도전과 성장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청주를 청년들이 선호하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잊힐까 두렵기도 했다… ‘BTS 2.0’은 이제 시작”

    “잊힐까 두렵기도 했다… ‘BTS 2.0’은 이제 시작”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공백 기간 동안 느꼈던 고민과 방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런 감정까지도 새 앨범에 담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7명이 함께 계속 전진하겠다는 ‘BTS 2.0’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BTS는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리더 RM이 “우리의 고민과 방황까지 솔직하게 담아내는 게 목표였다”라고 밝힌 것처럼, BTS는 군복무로 인한 오랜 ‘군백기’를 통해 더 성숙해진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제이홉은 “사실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곡들이 수록됐다. 그중에는 저희의 많은 고민도 담겨 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조금은 잊히지 않았을까 여러분이 기억해 주실까’ 하는 고민이 없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슈가는 “잠시 멈춰야 했던 시간 동안 변화해야 할 게 무엇인가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아직도 확신할 수 없고 불안하지만 이 또한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공연 말미에는 ‘BTS 2.0 선언’도 나왔다. 제이홉은 “돌아와서 진짜 너무너무 행복하다”면서 “이 모든 순간이 여러분들 덕분이다. BTS 2.0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외쳤다. RM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저희는 함께 ‘킵 스위밍’ 할 것을 약속드린다”라며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뷔는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 같은데 몇 년 동안 이날을 수없이 많이 상상했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했는데 이렇게 아미 분들 앞에 있으니 감동적이고 오늘 제 꿈에 다시 나와 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국은 “언제나 저희 7명은 늘 같은 마음인 거 아시죠?”라면서 “여러분들과 함께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악·미디어아트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세계 무대

    국악·미디어아트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세계 무대

    공백기 무색… 1시간도 짧게 느껴져5집 수록된 14곡 글로벌 차트 석권26만명 운집 예상했지만 4만 추산시민 불편·과도한 통제 논란 아쉬움 ‘액자’에 담긴 광화문과 ‘왕의 길’을 수놓은 일곱 소년의 화려한 군무는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 기억될 독특한 장면을 완성했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무대는 한국의 문화적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세계인에게 각인한 순간이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정확히 오후 8시가 되자 BTS 일곱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재킷을 맞춰 입은 이들은 마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보이즈’를 연상케 했다. 이날은 신보 ‘아리랑’을 소개하는 자리. 새 앨범에 수록된 ‘보디 투 보디’로 포문을 열었다. 신보의 제목이기도 한 민요 아리랑의 선율이 활용된 곡인데, 이 부분에서는 국립국악원 연주자와 가창자가 무대 위에 올랐다.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생중계됐다. 우리의 가락이 세계인의 귓가를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이어서 ‘훌리건’ 등의 신곡이 소개됐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음악을 내고 공연하고 아미한테 예쁜 모습 보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에게 이 곡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멤버 뷔의 멘트와 함께 신보의 타이틀곡 ‘스윔’(Swim)이 흘러나왔다. 이때 가장 힘을 준 듯했다. 광화문광장을 따라 물길이 흐르는 듯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졌다. ‘버터’, ‘MIC Drop’, ‘다이너마이트’ 등 지금의 BTS를 있게 한 대표곡들도 함께 울려 퍼졌다. 다만 이들의 모든 매력을 보여주기에 준비된 1시간의 공연은 무척 짧았다.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아티스트로 남고 싶은지 스스로한테 물어봤다.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었다. 자기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고 (거기에 있는) 고민, 불안, 방황까지 스스럼없이 담아내는 것. 그게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리더 RM) ‘아리랑’은 BTS 멤버들이 군 복무 등에 따른 공백기 이후 완전체로 선보이는 첫 번째 앨범으로 정규 5집에 해당한다. 2022년 6월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 이후 꼬박 3년 9개월 만이다. 유행이 바뀌는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시대, 이들의 공백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 예고편에서 이들은 “우리가 여전히 한국에서 온 촌놈”이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자신들의 온전한 그대로의 모습을 음악에 반영하는 것, 그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 역사적 공간인 광화문을 무대의 배경으로 삼은 것도, 새 앨범의 이름을 ‘아리랑’으로 정한 것도 이런 고민의 결과였다. 일부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현장에는 서울시 추산 4만명, 하이브 추산 10만 4000명이 운집했다. 애초 기대했던 26만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공연에 앞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불심검문이 이뤄지기도 했다. 주변 교통통제까지 겹치며 불만을 터트리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공연 관리에 투입된 공무원은 약 1만 5000명이다. 하이브는 22일 회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공연이 안전히 마무리되도록 힘써주신 경찰·소방 등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광화문 일대 시민, 상인, 직장인, 방문객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의 인사를 함께 올린다”며 “공연을 통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국가유산과 문화재 보호 및 홍보 방안을 조속히 구체화해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공연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아리랑’에 수록된 14곡은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서 1~14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담은 6번 ‘인터루드’ 트랙까지 차트에 오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BTS는 다음달 9~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34개 도시 스타디움 공연장에서 총 82회에 걸친 월드투어를 펼칠 예정이다.
  • 검사들 ‘타 기관 발령 조항’에 술렁… 보완수사권 마지막 뇌관

    검사들 ‘타 기관 발령 조항’에 술렁… 보완수사권 마지막 뇌관

    ‘중수청 등에 임용’ 막판에 부칙 추가강제 전직·인사 불이익 우려 확산“불송치 사건에 재검토 방법 없어져”법조계 ‘공룡 경찰’ 통제 수단 강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법안이 지난 20일과 21일 잇따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검찰개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법안 설계 막판에 ‘검사 및 검찰 공무원을 다른 기관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조항 등이 추가되면서 새로운 논란을 예고한 가운데, 남은 쟁점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도 더욱 관심이 쏠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법 부칙엔 ‘검찰청 검사, 검찰 공무원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대목이 막판에 추가됐다. 그러나 조문이 모호해 해석의 여지가 크고, 이에 강제 전직이나 인사 불이익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현직 차장검사는 “수사심의위원회도 ‘존중’한다고만 명시했고, 이에 본인의 의사를 반드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중수청으로 가려는 검찰 인력이 적을 것을 우려해 규정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법사위 회의에서 “(검사 및 검찰 공무원이) 경찰청 등 전혀 이질적인 기관으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재 검찰을 굉장히 불안하게 만들 요소”라고 지적했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휘·감독권도 결국 폐지돼 수사 능력 및 법률 전문성이 부족한 특사경 운용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선 행정기관장이 인사권 등을 이용해 특사경 수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도 신설 중수청법에 수사 개시 통보 조항이 삭제됐고, 공소청 검사의 ‘입건 요청권’도 빠지면서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의 관심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될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모아지게 됐다. 보완수사권을 공소청에 존치시켜 수사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로 운용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최근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수사 구조에서 경찰은 사실상 수사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라면서 “적절한 통제 장치가 없다면 검찰개혁이 결국 공룡 경찰을 만들었을 뿐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보완수사권까지 없앨 경우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다시 검토할 방법이 없어진다”며 “법률가의 관점에서 필요한 조언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한은 차기 총재에 신현송… 인플레 선제 대응 ‘실용적 매파’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을 지명했다. 신 후보자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과도한 대출 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 등을 지지하는 ‘실용적 매파’로 분류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 후보자는 학문 깊이와 실무 통찰력을 모두 갖춘 국제금융과 거시경제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면서 “중동 사태로 인해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국민경제 성장이라는 통화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1959년 대구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2006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직을 역임했다. 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한 뒤 12년간 BIS에서 근무하면서 탄탄한 국제금융 인맥을 쌓았다. 신 후보자는 과거 강연과 발언을 통해 매파적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24년 7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불안해지면 이를 낮추기는 훨씬 어려워진다. 그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일 때보다 훨씬 강력한 통화 정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이에 신 후보자의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신 후보자는 2005년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와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과도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사전 경고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가계대출을 통제해 과도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으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흐름에 상응한다는 평가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법제화를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신 후보자가 국제기구에서 오래 근무해 국내 현안에 대한 이해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중동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 경제와 국내 경제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 후보자의 전문성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통해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물가, 성장 그리고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쟁 추경’ 25조… 취약계층에 더 준다

    ‘전쟁 추경’ 25조… 취약계층에 더 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중동 상황 대처를 위한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규모를 25조원 규모로 추진하기로 22일 의견을 모았다. 정치권과 시장이 예상하던 규모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당정은 취약계층 등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차등 지원’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후 “당정은 국민 불안을 빨리 덜기 위해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최대한 빨리 처리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추경안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예상되는 추가 세수로 편성해 외환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정치권 등에서는 전쟁 추경 규모가 최대 20조원가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지만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추경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강 수석대변인은 “차등 지원 방식은 논의 중이고,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것은 언론에 보도가 나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즉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0일까지 추경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서 상임위원장은 100% 민주당이 맡아서 책임을 지고 하겠다는 원칙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가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안과 국정조사를 놓고 여야가 맞선 3박 4일 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도 마무리됐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약 17시간 35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 등이다. 조사 기간은 지방선거 26일 전인 5월 8일까지 50일이지만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활동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위헌·위법적 국조이지만 그럼에도 참여해서 조작된 기소가 아니라 정상적 기소라는 것을 국민께 알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참여와는 별개로 재판 중인 사항에 대해 조사가 가능한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 “언제 폭발할지 몰라… 현장서 날리는 ‘오일미스트’ 무서워 퇴사했다”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이전부터 현장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위험을 경고한 정황이 나타났다.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번 참사가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을 보면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 노동자들은 수년 전부터 작업 환경과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23년 해당 공장에서 근무했다고 밝힌 A씨는 “폐질환, 폭발·화재 사고가 빈번한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활동이 너무 불안했다”며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현장에 날리는 오일미스트 때문에 퇴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절삭유 등에서 발생하는 ‘오일미스트’와 작업장 내 기름 축적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이어졌다. 또 다른 전직 직원 B씨는 “근무환경 악취와 오일미스트, 휴게시설 부족 등이 최악이었다”며 “임원들의 개선 의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C씨도 회사 단점으로 “현장에 오일미스트가 많다”며 열악한 작업 환경을 지적했다. 작업 환경 개선 요청을 여러 차례 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직 직원 D씨는 “퇴근 후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라며 “여러 번 개선을 건의했지만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실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은 실제 참사 현장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소방당국은 절삭유가 장기간 쌓이며 형성된 기름때가 불이 빠르게 번진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안전공업 노조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날짜를 특정할 순 없지만 3년 전쯤에도 기름 찌꺼기로 인한 화재가 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 “12세도, 간호사도 끌려갔다”…이란 구금 성폭력 실태 드러났다 [핫이슈]

    “12세도, 간호사도 끌려갔다”…이란 구금 성폭력 실태 드러났다 [핫이슈]

    이란 당국의 시위 대응 과정에서 벌어진 구금자 대상 인권 침해 의혹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과 미성년자까지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 비판도 커지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인원들이 구금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혹 행위를 겪었다는 증언을 다수 전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의료진이 부상자를 치료했다는 이유로 체포 대상에 포함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구금된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압박을 받았으며 일부는 이를 통해 공포를 조성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증언에서는 성폭력 피해는 물론 심각한 신체적 피해를 입어 수술이 필요했다는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성년자가 포함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반정부 성향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 역시 시위대를 치료하던 간호사들이 구금된 뒤 인권 침해를 겪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일부 사례에서는 성폭력 피해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확인이 제한적인 만큼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 “개별 사건 아닌 구조적 문제”…국제기구도 잇단 경고 이 같은 의혹은 특정 사건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23년 말 보고서에서 이란 당국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구금자들을 상대로 폭력과 강압적 조사, 장기 구금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조사기구 역시 과도한 무력 사용과 함께 구금 중 인권 침해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시위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일종의 통제 수단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전쟁 긴장 속 내부 통제 강화…“재발 시 더 강력 대응” 최근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이란 내부 통제도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반정부 움직임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이 사회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추가 소요 사태가 발생할 경우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일 사건을 넘어 이란의 시위 대응 방식 전반에 대한 국제적 검증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와 맞물리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소속사 계약한 中 AI 배우 등장…주연급 이하 AI로 대체설도 [여기는 중국]

    소속사 계약한 中 AI 배우 등장…주연급 이하 AI로 대체설도 [여기는 중국]

    중국 연예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 실제로 한 소속사에서 AI 배우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22일 중국 언론 펑멘신문에 따르면 중국 제작사 야오커미디어에서 AI 배우 ‘린시옌’과 ‘친링웨’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 배우처럼 활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이는 AI 배우가 대중문화 예술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제작 비용을 낮추고 스케줄이나 리스크 없이 통제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가 줄곧 주목해온 AI 배우다. 기존에도 AI 기술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아예 AI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전속 계약은 없었다. 그러나 이 둘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시청자들은 두 배우의 얼굴이 여러 유명 배우의 특징을 섞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익숙하지만 어딘가 불편한 얼굴”, “배우 순리를 닮았다”라는 반응이 나오며 거부감이 빠르게 번졌다. 이미 업계에서는 주연급 이하 배우는 AI로 대체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어수선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이미 촬영 현장에서 조역이나 단역을 AI로 대체하는 시도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유명 제작자 겸 작가인 위정은 “AI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연기와 인간에 대한 감정은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일시적인 흐름일 수 있지만, 실력 있는 배우와 작가, 감독은 걱정할 필요 없다”며 “시대에 순응하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정의 확신과 달리 AI 단편 영상, 더빙 무단 활용 등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이어지면서 AI가 창작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는 불안이 쌓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다음 차례는 인간 창작자 전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반응은 엇갈렸다. “제작비 낮추고 효율 높이니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배우 일자리 뺏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AI 얼굴이 더 어색하다”, “발연기하는 배우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뒤섞이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유령총 부품 팔던 20대 브라질 청년, 알고 보니 세계적인 3D 총기 설계자 [여기는 남미]

    유령총 부품 팔던 20대 브라질 청년, 알고 보니 세계적인 3D 총기 설계자 [여기는 남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조립 가능한 총기 부품을 팔아온 20대 브라질 청년이 검거됐다. 조사 결과 이 청년은 온라인에서 가장 유명한 유령총(3D 프린터로 제작한 총기 또는 온라인에서 따로따로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는 총기) 설계자 중 한 명이었다. 현지 매체는 21일(현지시간) “상파울루주 리우 다스 페드라스에서 체포된 26세 청년의 정체와 범행 수법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브라질 경찰은 현지 전자상거래 사이트 메르카도 리브레에서 브라질 각지로 3D 프린팅 총기 부품이 판매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추적한 끝에 청년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에서 따온 닉네임 ‘제 카리오카’ 또는 ‘조셉 더 패럿’으로 활동해온 청년은 공대 출신으로 온라인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유령총 설계자 중 한 명이었다. 3D 프린팅 총기 전문가이자 보안·정보 분석업체 딥레이어 랩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졸탄 퓌레디는 “제 카리오카의 체포가 3D 프린팅 총기 세계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론 3D 프린팅 총기 제작 기술과 유통에 큰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청년은 3D 총기 모델, 조립 매뉴얼, 부품 등에 대한 디지털 파일을 설계하고 홍보 및 판매하는 조직을 이끄는 우두머리였다. 복면을 쓰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그는 철저히 신분을 감춰 그간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또 청년은 거래에 암호화폐를 사용해 당국의 추적을 따돌려 왔다. 특히 그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 ‘모네로’를 선호했다고 한다. 청년으로부터 3D 프린팅 총기를 산 구매자 중에는 마약 조직이 포함돼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범죄 조직이 3D 프린팅 총기를 사용한 사례가 확인됐고 브라질의 악명 높은 범죄 조직 ‘코만두 베르멜류’의 조직원들로부터 청년이 판매한 3D 프린팅 총기와 유사한 무기를 압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총기를 사용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브라질에선 이번 사건이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개인이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일련번호조차 없는 유령총이 가뜩이나 불안한 치안을 더욱 불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무기 밀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무기·탄약·폭발물 대응을 위한 국가 네트워크(Renarme)’를 공식 출범시켰다. 연방경찰과 각 주의 경찰 간 정보 공유, 공동 작전, 정보 활동을 강화해 불법 무기의 유통을 최대한 막는 게 목적이다.
  • 세상 바꾸는 ‘행동하는 팬덤’… 아미의 성장 서사도 계속된다

    세상 바꾸는 ‘행동하는 팬덤’… 아미의 성장 서사도 계속된다

    강한 결속력으로 BTS 성장시킨 팬들가수에 물질공세 대신 사회기부 앞장BTS 인종차별 반대 100만불 기부에 단기간에 같은 금액 모아 기부 ‘화답’멤버 관심사 따라 동물·환경 보호도 2013년 6월 3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전자상가. 데뷔한 지 2주가 막 지난 방탄소년단(BTS)의 팬미팅 현장에 150여명이 모였다. 이름조차 낯설던 신인 보이그룹을 보기 위해 모인 이들은 훗날 ‘아미’(A.R.M.Y)로 불리게 될 거대 팬덤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약 13년이 흐른 올해 3월 21일,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광장에 약 26만명의 아미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은 상가에 모였던 팬덤은 이제 전 세계를 움직이는 집단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난 BTS의 성공을 설명할 때 아미는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팬덤을 넘어 하나의 글로벌 공동체로 자리 잡은 이들은 이제 ‘스타를 소비하는 팬’이 아닌, 아티스트와 함께 서사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팬덤으로 꼽히는 아미는 ‘청춘을 위한 사랑스러운 대변인’(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의 약자다. ARMY는 영어로는 ‘군대’를 뜻하는 단어인데, 방탄복과 군대가 함께하듯 BTS와 팬덤 역시 언제나 함께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현재 BTS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약 7827만명, 위버스 가입자는 3368만명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는 압도적이다. 이들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계기는 2017년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BTS가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면서다. 당시 적극적인 온라인 투표와 글로벌 참여는 아미의 조직력과 영향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아미와 BTS의 강한 결속력은 역설적으로 과거의 위기에서 형성됐다.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한계 속에서 BTS가 2015~2016년 사이 각종 루머와 공격에 시달리던 시기, 팬덤 내부에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0년 차 아미 박혜림(35)씨는 “초창기에는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함께 버텨낸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당시의 절실함이 지금의 팬덤 문화를 만든 기반이 됐다”고 회상했다. BTS는 팬들의 지지에 음악으로 화답했다. 팬 헌정곡 ‘둘! 셋!’은 그 상징적인 사례다. “괜찮아 자 하나 둘 셋 하면 잊어, 슬픈 기억 모두 지워 내 손을 잡고 웃어”라는 가사는 아티스트와 팬덤이 함께 견뎌낸 시간을 위로로 승화시켰다. 청춘의 불안과 성장, 자아를 다룬 앨범 역시 팬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백정선(22)씨는 “화양연화 시리즈부터 이어진 BTS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성장 서사”라며 “그 과정을 함께했기 때문에 쉽게 떠날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정서적 유대는 ‘보라해’(I Purple You)라는 상징으로 구체화됐다. 2016년 멤버 뷔가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서로를 믿고 오래 사랑하자”는 의미로 언급한 이 표현은 팬덤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고, 이후 아미의 행동 방식까지 바꾸는 기준이 됐다. 특히 2017년 이후 팬덤 문화는 눈에 띄게 변화했다. 과거 가수를 향한 물질적인 ‘서포트’ 중심에서 벗어나 기부와 공익 활동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아미가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기부 기록 플랫폼에 따르면 수년간 누적된 기부 규모는 수십억원대에 이른다. 글로벌 소액 기부 단체 ‘One In An ARMY’(OIAA) 역시 꾸준한 프로젝트를 통해 ‘큰 팬덤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아미의 또 다른 특징은 자발성과 조직력이다. 2020년 BTS가 해외 인종차별 반대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자 팬들은 단기간에 같은 규모의 금액을 모아 ‘매치 기부’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아티스트의 메시지에 즉각적으로 호응하는 구조는 아미를 ‘행동하는 팬덤’으로 만든 핵심 동력이다. 팬들은 각 멤버의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기부도 이어간다.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은 진의 팬들은 관련 단체를 후원하고, 환경에 관심이 많은 RM의 팬들은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손을 잡고 서울 한복판에 직접 나무를 심어 ‘RM 숲’을 만들기도 했다. BTS 멤버들 역시 꾸준한 기부로 이러한 흐름에 응답해왔다. 교육, 의료, 문화유산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진 개인 및 팀 차원의 나눔은 팬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싱가포르 출신 아미 데니스 탄(31)은 “아미는 BTS의 거울 같은 존재”라며 “콘서트 후 쓰레기 정리 등 아티스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행동해왔다. 앞으로도 이 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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