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안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음해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전출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물바다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화염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979
  • [열린세상] 농업 인재 키워 기후위기 헤쳐 가야

    [열린세상] 농업 인재 키워 기후위기 헤쳐 가야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라는 말이 있다. 농업은 인간의 노력과 기술뿐만 아니라 온도와 습도, 강수량 등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기후의 영향을 온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는 유례없는 기후변화의 파고를 실감하고 있다. 기록적인 산불과 폭염, 폭우와 폭설, 극한 가뭄과 홍수 등 거대 재난의 발생은 인간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섭씨 1.1도 상승했고, 한반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섭씨 1.6도 이상 상승했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기온은 더욱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농업 분야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심각하다.사과의 주산지가 대구에서 강원도로 이동하고 바나나·망고 같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늘어나는 등 국내의 농산물 생산 지형이 바뀌고 있다. 또한 봄철 과수 개화기 냉해, 영농기 폭염 및 폭우, 수확기 저온 및 태풍 등 이상기상, 가축 질병 확산 등으로 농업 생산과 수급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농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이상기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민의 삶에 큰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업 생산을 안정화하고 식품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등 농업을 성장산업화하기 위한 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2월 범정부 차원에서 제4차 기후위기 종합 대책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농업 확산, 농업 위성을 활용한 기상 및 농업 관측 강화, 기후 적응형 신품종 개발, 영농형 태양광 확대,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 출범 등 농업 분야 대책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재난이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재난과 하반기 강릉에서 발생한 극한 가뭄이나 물 부족 사태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이러한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 속도를 높이고, 정부와 농업계 등 민간이 함께 지속적으로 대책을 점검하며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일선 농업 현장에 기상 상황과 병해충 정보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현장의 농업인이 이들 정보를 쉽게 이해함으로써 이상기상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농업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농업 및 탄소 저감형 가축 사양 관리,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보급 등을 확대해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비, 기업 등 민간과 협력해 비료 등 주요 농자재 비축 기반을 강화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대체 농자재 공급 플랜도 정밀하게 구축해야 한다. 국내 농업 생산의 감소와 국제 곡물 수급 불안 등에 대비해 주요 식량과 사료 등의 비축 기반을 강화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대책은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이다.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식량 등의 공급 불안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식량안보는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 없으며, 우리 스스로 굳건하게 지켜 나가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가속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국가 운영과 국민의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인식 하에 농업을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교육계도 기후변화 교육센터와 스마트 온실 등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교육을 통해 기후변화 역량을 갖춘 디지털 농업 인재를 양성해 지속 가능한 한국 농업의 내일을 뒷받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주명 한국농수산대 총장
  • [사설] 반도체 등에 업힌 성장률…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사설] 반도체 등에 업힌 성장률…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반도체발 훈풍이 중동전쟁 악재를 눌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1.7%(속보치) 상승했다.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0.9%)의 2배에 육박한다. 2월 말 시작된 중동전쟁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0.2%)한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수출(5.1%)은 물론 설비투자(4.8%), 민간 소비(0.5%) 등도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어제 발표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7.8포인트 하락한 99.2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인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4월 지수 하락폭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전쟁이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미 국방부가 해협에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만 6개월여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전쟁 휴전 협상마저 연기되고 고공 행진하는 유가는 내려올 기미가 없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에서 횡보한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6.1%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은은 1분기에 미친 중동전쟁 영향은 열흘 정도일 뿐 본격적 영향은 4월부터 받게 될 것으로 봤다. 정부의 대응 역량이 냉정한 시장 평가를 받게 됐다. 조만간 지급될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 등 어려움을 겪는 곳에 집중 지원하되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폐업·전업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1분기 성장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의 기여가 55%로 추산됐다. 반도체가 경제성장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의미다. 이번 성장률 반등을 마냥 반가워할 수 없는 이유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반도체 이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그래서 더 무겁다. 혁신을 위해 불가피한 규제 말고는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미루기만 했던 과제들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일부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 과정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점이 극명히 드러났다.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 임금체계 개편,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구축,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구조의 산업·소비 구조 개편도 정부가 앞장서야 할 일이다.
  • [정정엽의 마음 처방] 쉼의 심리학, 효율성의 역설

    [정정엽의 마음 처방] 쉼의 심리학, 효율성의 역설

    주말이다. 일주일 동안 밀린 피로를 풀려 소파에 몸을 뉘었다. 하지만 천장만 보고 누워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패드를 꺼내 유튜브 영상을 1.5배속으로 틀어 놓고 다른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잡은 채 쉴 새 없이 숏폼을 넘겨 본다. 육체는 분명 쉬고 있는데 저녁 무렵 머리는 안개 낀 듯 멍하고 무기력해진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브레인 포그’의 습격이다. 우리는 왜 쉴 때조차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 넣으려 할까. 현대사회는 1분 1초라도 유용한 정보나 즉각적인 재미를 얻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불안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주입해 왔다. 이를 받아들인 우리 뇌는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쉬는 시간조차 끊임없이 비용과 보상을 저울질한다. 뇌는 2시간짜리 영화를 정배속으로 집중해서 볼 때보다 15분짜리 요약 영상을 1.5배속으로 볼 때 가성비가 좋았다고 인식하며 더 큰 쾌감을 느낀다. 심리학의 기본 법칙 중 하나인 ‘효율성 강화의 법칙’이다. 스스로는 효율적으로 휴식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뇌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휴식이 아니라 명백한 혹사다. 우리 뇌에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이 눈을 감고 아무런 인지적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활성화된다. 이 시스템이 켜지면 뇌는 그제야 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 내면의 정리정돈을 시작한다. 마치 사용자가 자리를 비울 때 컴퓨터가 조용히 시작하는 백그라운드 최적화 작업과 같다. DMN은 낮 동안 엉켜 있던 기억들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감정의 찌꺼기를 비워 내며 흩어진 파편들을 연결해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 낸다. 문제는 우리가 쉴 새 없이 영상을 보고 자극을 주입하는 동안 뇌는 이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과부하가 걸려 뇌는 파업을 선언한다. 소피 르로이 박사는 이 상태를 ‘주의력 잔류’로 설명한다. 하나의 자극이 완전히 처리되기 전에 다음 자극이 들어오면 이전 자극의 잔재가 뇌에 축적돼 인지 기능 전체를 서서히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보며 뒹군 주말 저녁의 원인 모를 우울감과 무기력은 뇌에 단 한 번도 정지 화면을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즉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단순하지만 현대인에게는 어떤 것보다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바로 ‘의도적으로 비우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 놓고 아무런 목적지 없이 산책하는 것, 창밖의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것, 커피 한잔의 온기를 두 손으로 감싸 쥐는 것. 그 쓸모없어 보이는 시간이 사실은 뇌가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주말에는 효율이라는 얄팍한 강박을 잠시 내려놓아 보자. 1.5배속으로 압축한 휴식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0배속의 시간을 뇌에 선물해 보자. 깊은 사유, 인내심, 진정한 자유에서 비롯되는 성취감은 효율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반복되는 느린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철저하게 비워 낸 뇌만이 다시 단단하게 채워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정정엽 광화문숲 수면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세종로의 아침] 클로드 블루와 서초동 블루

    [세종로의 아침] 클로드 블루와 서초동 블루

    ‘클로드 블루’는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클로드의 압도적인 성능으로 인해 개발자가 느끼는 직업적 불안감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노동자의 무력감과 우울감을 상징하는 신조어였지만, 모든 직군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안 특화 AI 클로드 미토스의 압도적인 성능으로 인한 ‘미토스 쇼크’도 화제다. 회계사 등 전문직은 물론이고 사이버 보안 전문가까지 어느 직역도 AI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요즘 법조 기자들은 취재원을 만날 때마다 ‘서초동 블루’를 맞이한다.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판사와 검사들은 무기력 그 자체다. ‘클로드 블루’가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것이라면 ‘서초동 블루’는 개혁에 기인한다. 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되고 검찰청 폐지가 다가오면서 ‘애를 써도 바뀔 것이 없다’는 정서가 만연해 있다. 최근 한 전직 검찰총장을 우연히 길에서 만났다. 그는 “지금 2000명의 검사들이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잘 부탁한다”고 했다. 짧은 대화 속에서 그는 정치적 수사를 자행했다는 검찰의 원죄와 무관한, 젊은 검사를 걱정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과거 일부 정치검사들의 잘못된 행동과 최근 일련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폭증하는 미제 사건과 인력 부족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다수 검사들까지 비난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두 사람이 건넨 말의 의미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판사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법원행정처 폐지라는 또 다른 개혁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에 상정되면서 대법원 이전도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재판 생중계가 ‘숏츠’로 조각나 소비되는 현실은 사법 권위의 붕괴를 예고한다. 한 판사는 “그동안 좋은 재판이라고 여겼던 가치가 무너지고 희화화됐다”고 토로했다. 변호사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다. 각종 개혁안은 변호사들이 수임하는 사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들과 대화 끝에 늘 ‘언론이 역할을 해 달라’는 말을 듣는다. 개혁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기사를 쓰라는 말이다. 하지만 개혁의 당사자인 법조인의 목소리가 배제된 것과 마찬가지로, 개혁의 정당성을 따지거나 조언하는 언론의 기사도 무의미해진 것 같다. 밤마다 오징어배처럼 환했던 서초동의 법원·검찰청사의 불빛은 사그라든 지 오래다. 한 검사에게 ‘사건 적체가 그렇게 심하다는데 왜 야근하지 않느냐’고 묻자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법원 사정도 비슷하다. 사건 적체에도 야근이 사라진 이유는 ‘워라밸’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라, 밤을 새워 기록을 뒤져도 바꿀 수 없다는 체념 때문이다. 정의의 수호자라는 명분과 사명감이 사라진 자리엔 존재론적 상실감만 남았다. 이 와중에 직업적 소명을 지키기는 어려워졌다. 새삼스레 ‘서초동 블루’를 꺼내는 것은 판검사의 사기를 걱정하기 때문은 아니다. 기술에 의한 소외와 다르게 제도적 변혁에서 소외된 판검사들이 무기력한 걸 탓하기는 어렵다. 야근하지 않음으로써 판검사의 ‘워라밸’은 지켜지겠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묵묵히 서류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고민하고, 빨리 처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간은 증발해 버렸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든 피의자든 사건 당사자는 이제 그런 판검사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사법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다. 법조인들이 다시금 사명감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내부의 성찰도 필요하겠지만, 무조건 적폐로 모는 것은 곤란하다. 의미와 보람을 박탈당한 직업인이 존재의 가치를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기득권을 수호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너지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기록이다. 이민영 편집국 사회1부 차장
  • 100년 전을 봐, AI 낙관 마라

    100년 전을 봐, AI 낙관 마라

    지난해 이맘때 코스피는 2400~2500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6000을 훌쩍 뛰어넘었다. 외부 불안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100여년 전 미국 월스트리트도 그랬다. ‘라디오’라는 신기술이 등장하자 기술 발전과 혁신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평범한 월급쟁이부터 자영업자까지 모두 ‘빚투’(빚을 내 투자)에 뛰어들었다. 2026년 대한민국의 풍경을 보는 듯하다. 이 책은 한 세기 전 월스트리트를 주름잡았던 거물들이 남긴 각종 문서, 미공개 사료, 1929년에 발행된 모든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뒤흔든 최악의 경제 붕괴이자 대공황의 시작인 1929년 가을에 벌어진 일을 꼼꼼하게 시간 단위로 재구성했다. 비극의 자초지종을 생중계하듯 보여준 이는 ‘뉴욕 타임스’의 대표 경제 저널리스트이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치밀하게 추적한 책 ‘대마불사’의 저자인 앤드루 로스 소킨이다. 1920년대 미국은 ‘광란의 20년대’로 불린다.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 세계 최대 채권국이자 생산국으로 부상하며 전례 없는 경제적 호황과 대중문화 발전을 누렸다. 자동차, 세탁기, 라디오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기술 낙관론이 팽배했다. 기술이 무한한 성장과 풍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시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한계에 다다른 풍선은 터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던 경제 체제가 한순간 거품으로 바뀐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누적된 모순이 복합적으로 터져 나온 결과이고 그 배경에는 ‘인간의 탐욕’이 있었다는 점을 아프게 꼬집는다. 책을 읽다 보면 100년 전과 지금이 너무 비슷하다는 기시감 때문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저자는 묻는다. “100년 전 라디오가 약속했던 풍요는 왜 파산의 기록이 됐을까. AI가 약속하는 유토피아는 100년 전 비극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그때와 지금 뭐가 다른가.”
  • 미국은 분열… 해군장관도 사임

    미국은 분열… 해군장관도 사임

    대이란 전쟁 와중에 미군 수뇌부가 잇따라 교체되며 내부 균열을 노출하고 있다. 숀 파넬 미 국방부(전쟁부) 수석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존 펠란 해군장관이 사임했다며 “이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쟁부 장관 및 부장관을 대신해 펠란 장관이 부처와 미 해군에 보여준 봉사에 감사드린다”며 “그가 새로운 도전에서 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관 대행은 훙 카우 해군 차관이 맡는다. AP통신은 이번 사임이 “워싱턴DC에서 열린 해군 연례 콘퍼런스에서 펠란 장관이 수많은 해군 장병 및 업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기자들에게 향후 추진과제에 대해 얘기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다”며 “갑작스럽다”고 평가했다. 민간인이 맡은 해군 장관직은 해군과 해병대의 훈련·장비·행정을 총괄하며, 대통령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군 복무 경력이 없는 펠란 장관은 2024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해당 직위에 올랐다. 이번 사임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 2일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을 경질한 지 20여일 만에 이뤄졌다. 예고없이 이뤄진 펠란 장관의 사임도 경질성 인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펠란 장관이 지난해 가을 ‘트럼프급’ 현대식 전함 건조 계획에 대해 장관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했는데, 헤그세스 등 국방부 고위직들이 이를 불쾌해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도 펠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대해 헤그세스가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긴박한 상황에 ‘해군 수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은 미 행정부 내부의 혼란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육군 최고위급 인사인 조지 참모총장이 경질된 시점도 대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엄중한 상황이었다. 상원 군사위원회 서열 1위인 공화당 잭 리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체제 아래 현 국방부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 고유가·고환율 불안해”… 소비 심리는 얼어붙는다

    “ 고유가·고환율 불안해”… 소비 심리는 얼어붙는다

    경기·가계 수입 등 전망은 ‘하락’금리·물가·집값 ‘상승’ 관측 우세 1분기 ‘깜짝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등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 대비 7.8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93.6) 이후 1년 만이다. 하락폭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경기를 6개월 전과 비교해 평가하는 현재경기판단은 68로 18포인트 급락했고 향후경기전망(79),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8), 소비지출전망(108)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경기 불확실성 확대가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6개월 후의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115)은 6포인트 상승해 2023년 11월(119)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 금리 및 대출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9%)는 한 달 사이에 0.2% 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전망치는 2024년 12월(2.9%)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은 2024년 3월(0.2% 포인트)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104)는 전월보다 8포인트 올랐다. 100을 줄곧 웃돌던 지수는 지난달 일시적으로 96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00을 넘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외곽지역 중심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지속, 중동전쟁에 따른 공사비 및 분양가 상승 우려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친 뒤 1년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네덜란드 정보기관의 공식 경고가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더라도 유럽 안보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도 한국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 첨단 기술과 현지 생산 전략을 점검했다. 유럽 안보 위기가 K방산의 새 기회와 맞물리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MIVD)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가 멈춘 뒤 가장 유리한 조건에선 1년 안에 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전에 나설 수준까지 전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가 곧바로 유럽 전면전에 뛰어든다는 뜻이라기보다, 제한적 군사 행동이나 영토 도발로 나토의 결속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MIVD는 러시아를 유럽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중국과의 밀착도 위험을 더 키운다고 봤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경제·기술 측면에서 떠받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서방의 군사·민간 목표를 겨냥할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MIVD가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유럽이 스스로 더 큰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전쟁 끝나도 끝 아니다”…유럽 안보 불안 확산 영국도 비슷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최근 사이버UK 2026 행사에서 국가가 직접 관여했거나 국가와 연계된 고충격 사이버 사건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NCSC는 인공지능이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짚었다. 유럽 안보 당국이 군사 위협과 사이버 위협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토도 한국 방산 역량을 직접 점검했다. 나토 주재 30개국 대사단은 지난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아 K9 자주포, 천무, 유무인복합체계(MUM-T), 무인차량, 무인기, 위성 등 현대전 포트폴리오와 협력 비전을 공유받았다. 이어 같은 날 경기 판교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무인수상정과 AI 기반 자율운항,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기술을 확인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토 32개 회원국 가운데 스페인과 헝가리를 제외한 30개국 대사단이 한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정례 일정이 아니라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대외협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뤄졌고 현장 방문지로 방산기업을 택한 점이 의미 있다고 짚었다. ◆ 현지 생산이 승부처…폴란드와 협력 확대 유럽이 주목한 대목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현지 생산 체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현지 생산 공장 ‘H-ACE 유럽’ 착공과 폴란드 합작법인을 통한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계획을 제시했다. 유럽 각국이 기술 이전, 공급망 안정, 자국 일자리 창출을 함께 따지는 만큼, 현지화 전략이 수주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상회담도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체결한 442억 달러(약 65조 5220억원) 규모 방산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방산 협력을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고 기술 이전, 폴란드 현지화, 생산기지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결국 유럽은 러시아 견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전쟁이 멈춘 뒤 다시 커질 수 있는 군사 위협과 공급망 불안, 역내 생산능력 한계가 한꺼번에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에서 K방산은 성능과 납기 경쟁력에 더해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 카드까지 내세우며 유럽 안보 지형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이란 “호르무즈 내 한국인 잘 살피겠다”…‘열일’하는 외교부, 합의 도출할까 [핫이슈]

    이란 “호르무즈 내 한국인 잘 살피겠다”…‘열일’하는 외교부, 합의 도출할까 [핫이슈]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 양자 현안을 논의했다. 정 특사는 22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40여명과 우리 선박 26척, 선원들의 안전 확보를 요청하고, 호르무즈 해협 내 자유로운 항행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신속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이란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특사는 최근 한국과 이란의 외교장관 통화 및 정책 협의회, 인도적 지원 등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 발전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정한 상황의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란 ISNA 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약 40일간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침략’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불안을 가져온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의 근본적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연안국으로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과 위협에 맞서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국제법·국내법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면서 “따라서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침략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정 특사가 한국과 이란 관계의 발전 의지를 강조하자 아라그치 장관은 “어려운 상황 속 한국 외교부 장관의 특사 파견 결정 및 한국 대사관의 중단 없는 역할 수행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란 내 한국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전쟁 포화 속에서 대사관 유지하는 한국우리 외교부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긴장 속에서도 대사관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대부분의 나라가 대사관 등 공관 인력을 철수시켰지만, 이웃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을 제외하고 이란에 대사관 운영을 유지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핀란드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외교부는 단 한명의 국민이라도 남아 있다면 대사관 철수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정 특사 역시 지난 10일 이란으로 파견된 뒤 현지에서 꾸준히 고위급과 접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우리 선박과 선원,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
  • 네타냐후 역시나 ‘휴전’ 통수…레바논 공습에 기자 포함 5명 사망 [핫이슈]

    네타냐후 역시나 ‘휴전’ 통수…레바논 공습에 기자 포함 5명 사망 [핫이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또 휴전 국면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스라엘이 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를 재차 공습해 종군기자를 포함한 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18일 열흘 휴전이 발효된 뒤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날이다.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협상을 앞두고 공습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이 사실상 휴전 약속을 또 흔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AP와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일간지 알아크바르 소속 아말 칼릴 기자는 남부 알티리에서 전황을 취재하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숨졌다. 함께 있던 프리랜서 사진기자 제이나브 파라즈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사람은 앞서 폭격당한 차량 인근을 취재하던 중 다시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바로 앞 차량이 폭격을 받자 인근 주택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이 주택도 곧바로 다시 폭격했다. 이 과정에서 칼릴 기자가 목숨을 잃었고 파라즈는 중상을 입은 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구조대는 현장 접근을 시도했지만 추가 공격과 사격 때문에 한동안 수색을 중단했다고 레바논 당국은 밝혔다. 같은 날 알티리에서는 다른 주민 2명도 공습으로 숨졌다. 레바논 보건당국과 외신 집계를 종합하면 이날 하루 레바논에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이는 이번 열흘 휴전이 발효된 뒤 하루 기준 최다 사망자 수다. ◆ 기자 숨진 날, 휴전 뒤 최다 사망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칼릴 기자를 수색하고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조대는 약 4시간 뒤 현장에 다시 접근했고 3시간 넘는 수색 끝에 칼릴 기자 시신을 찾아냈다. 시신 수습은 자정 무렵에야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칼릴의 죽음으로 올해 레바논에서 숨진 언론인이 9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군사 시설에서 차량 2대가 출발했고 이들이 휴전 조건을 위반해 즉각적 위협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차량 1대를 먼저 공습한 뒤 현장에서 달아난 이들이 숨은 구조물도 다시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기자를 겨냥하지 않았고 구조대 접근도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레바논과 언론단체의 판단은 다르다. 휴전이 유지돼야 할 시점에 취재진까지 숨졌고 구조 작업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AP는 레바논 관리들과 언론 자유 단체들이 이번 공격을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고 규정하며 국제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날 저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대응했다”며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군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휴전 발표 뒤에도 양측 충돌이 이어지면서, 휴전이 이름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협상 직전 또 공습…반복된 휴전 훼손 논란 이번 공습을 두고 단발성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2024년 11월 휴전도 발효 다음 날부터 위반 공방에 휘말렸다. 당시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에 탱크 사격과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거의 매일 공격을 이어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가자지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025년 3월 하마스가 휴전 연장안을 거부했다며 직접 대규모 공습을 지시했고 그 공격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휴전 국면을 사실상 깨뜨렸다. 이후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 휴전을 깨고 레바논 전선에서도 다시 공습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시점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중재 아래 대사급 평화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협상 직전까지 공습과 사망자가 이어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과 협상 국면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P도 이번 기자 사망 사건이 예정된 휴전 회담을 바로 앞두고 벌어졌다고 짚었다. 결국 이번 공습은 휴전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다시 보여줬다. 발표문상으론 열흘 휴전이지만 현장에선 폭격도 보복도 멈추지 않았다. 기자까지 숨진 이번 공격은 레바논 전선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 아르헨티나서 ‘흉기’ 갖고 등교한 13살 여학생 적발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서 ‘흉기’ 갖고 등교한 13살 여학생 적발 [여기는 남미]

    남미 국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교내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글이 연속으로 발견돼 사회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한 중학교에서 13세 여학생이 흉기를 갖고 등교했다가 적발됐다. 해당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여자 화장실에선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글도 발견돼 충격이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북서부 투쿠만주의 라플로리다 지역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여학생은 범행을 예고하듯 수업 시간에 친구에게 길이 15㎝ 단검 형태의 흉기를 살짝 보여줬다. 깜짝 놀란 친구는 교사에게 알렸고, 교사는 해당 여학생 소지품을 검사하다가 상당히 큰 커터칼을 추가로 발견했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아챈 교사는 교장에게 보고했고 학교는 곧바로 경찰을 불렀다. 학교로 출동한 경찰이 흉기를 압수하고 예방 차원에서 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선 살인을 암시하는 글이 발견됐다. 여학생 화장실에는 “4월 23일 왕따로 친구를 괴롭히는 자들은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날이 다가온다.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해당 여학생이 글을 쓴 것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개연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선 할아버지의 사냥용 산탄총을 숨겨 등교한 15세 남학생이 조회 시간 직전에 총기를 난사해 사망 1명 등 인명 피해가 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아르헨티나에선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위협 글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돼 수사가 시작된 위협 글은 이미 70건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선 등교 시간에 전교생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거나 총기류를 숨기지 못하도록 아예 가방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가방 사용이 금지된 경우 학생들은 책과 공책, 학용품만 들고 등교해야 한다. 산타페의 한 학교에서 할아버지의 사냥용 산탄총을 난사해 사상자를 낸 15세 학생은 기타 케이스에 총을 숨겨 등교해 범행 직전까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한편 총격 사건 예고 위협은 악성 바이러스처럼 퍼지면서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 우루과이에서도 확산돼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루과이에서 발견된 총격 사건 예고 위협 글은 수십 건에 이른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걱정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 일부 학교는 “출석 체크를 하지 않겠다. 안전 걱정 때문에 자녀의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부모는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검경이 수사에 나서면서 우루과이에선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글을 쓴 한 학생이 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이 학생은 약식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우루과이 경찰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총격 사건을 예고하는 행위에 대해 “아무리 장난이었다고 주장해도 작성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런 행위는 결코 장난이 될 수 없다”면서 촉법소년이라도 소년법에 따라 상응하는 처분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 “이란, 한국 선박도 나포할 수 있다”…섬뜩한 경고 나온 이유는? [핫이슈]

    “이란, 한국 선박도 나포할 수 있다”…섬뜩한 경고 나온 이유는? [핫이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선박 두 척을 나포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현재 페르시아만에 갇힌 한국 선박도 나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 YTN ‘뉴스 UP’에 출연한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한국 배도 나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본다”면서 “호르무즈는 명실공히 국제해협이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국제해양법에 비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란은 미국의 편에 줄을 서는 함정은 적성국으로 간주한다. 호르무즈가 국제해협임에도 이란은 여기를 차단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해협으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사전에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지, 군사적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불리하다. 이란이 그곳에 은둔해 공격하는 상황이고 우리는 완전히 오픈해서 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해서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진행자가 ‘우리 선박이 나포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이라고 묻자 문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외교로 풀 수밖에 없다”면서 “이란은 이미 공격을 선언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으로 한 적도 없고 지금 미국하고 전쟁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왜 한국이 피해를 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호르무즈서 무허가 통항 선박 2척 나포”이란은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나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 국영방송이 22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복면을 착용하고 총기로 무장한 이란군이 고속정을 이용해 선박에 접근한 뒤 사다리를 이용해 갑판으로 올라선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두 척을 나포해 이란 영해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에 따르면 나포된 선박은 파나마 국적의 MSC-프란세스카호와 라이베리아 국적의 에파미논다스호다. 이란 측은 이들 선박이 이란군의 허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아파치 공격 헬기를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배치해 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정작 미 해군 주력 함정들은 이란의 보복을 우려해 해협 안쪽에서 직접적인 호송 작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미군의 이러한 작전이 선사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선박 나포 관련 미국 입장은?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3척을 공격하고 그중 2척을 나포한 것이 현재 유지되고 있는 휴전을 깰 만큼의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포된 선박은) 미국 선박도, 이스라엘 선박도 아니었다”면서 이란의 이번 공격이 휴전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란의 이번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 협상 판을 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이란을 겨냥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현재까지 총 29척의 선박에 회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 300야드 장타 여왕, 올해는 ‘조건부’ 딱지 뗀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300야드 장타 여왕, 올해는 ‘조건부’ 딱지 뗀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키 183㎝, 야구 선수서 골프로 전향25세 이후 근육량 20㎏ 늘리고 운동마무리 약해 1부 대회 10~15회만 참가매일 6시간 퍼트·웨지 등 연습해 보완“대회 잦아 행복… 마지막 기회라 생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 부문 1위는 22일 현재 김나현(28)이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71.13야드에 이른다. 2위 김민솔(259.43야드)보다 10야드 이상 더 멀리 쳤다. KLPGA투어가 드라이브샷 비거리 통계를 낸 2008년 이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에서 270야드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박성현, 방신실, 윤이나 등 장타를 앞세워 투어를 지배한 선수는 여럿이지만 김나현은 이들을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장타자다. 가볍게 툭 치면 270야드, 좀 세게 치면 290야드, 마음먹고 치면 300야드도 거뜬하다. 그만큼 김나현의 장타력은 남다르다. 3번 우드로 티샷을 자주 치는 그는 “드라이버로 친 거리가 내가 3번 우드로 친 티샷과 비슷하면 장타자 소리를 듣는다”며 싱긋 웃었다. 그의 3번 우드 티샷 거리는 250야드쯤 된다. 김나현은 키 183㎝에 몸무게는 78㎏이다. 건장한 남자 체격이다. KLPGA투어 최장신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학교 야구부 선수였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소프트볼을 하라고 권유받았는데, 공을 언더핸드로 던져야 하는 소프트볼은 하기 싫었다. 마침 오빠가 골프를 배우고 있어서 골프채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했던 덕분인지 골프채를 잡았을 때부터 멀리 쳤던 김나현이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장타자가 된 것은 의외로 25살이 넘어서다. 일과에서 빼놓지 않은 근력 운동 효과다. “20살 때 몸무게가 58㎏이었다. 그때보다 근육량만 20㎏ 늘렸다고 보면 된다”는 김나현은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연습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하체, 등, 가슴을 분할해서 날마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중량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장타를 치면서도 OB는 거의 내지 않는 그는 “야구를 해서 그런지 공을 정확하게 맞힌다. 티박스에 들어서서 OB가 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면 차라리 스윙을 더 세게 한다. 그러면 오히려 공이 똑바로 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나현이 올해 장타여왕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나현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는 이른바 조건부 시드권자다. 시드 순번은 36위. KLPGA투어 대회에서 뛸 기회가 10~15번에 불과하다. 16개 대회 이상 출전하지 않으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2018년 KLPGA에 입회한 9년차 프로 선수지만 그는 2023년 딱 1년만 KLPGA투어에서 뛰었을 뿐 주무대는 드림투어(2부)였다. 올해도 드림투어 대회를 주로 참가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KLPGA투어 대회에 나서야 하는 신세다. 그는 “풀시드로 1부 투어를 뛰었던 2023년에 퍼트 순위가 133명 중 133등으로 꼴찌였다.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고, 그냥 스윙 연습에 치우쳐 있었다”고 털어놨다. 장타를 쳐도 남은 거리에서 웨지와 퍼트로 마무리하지 못하니 비거리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던 셈이다. 그동안 그가 ‘장외 장타여왕’이었던 이유다. 드림투어를 전전한 세월이 쌓이면서 조바심이 날 법도 하지만 김나현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5년째 연습장, 운동,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될까’라는 생각에 힘들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니까 무조건 돼야 한다’는 기대는 버렸다. 직장인이 출근하기 싫어도 출근하듯, 나는 골프 선수니까 공이 잘 맞든 안 맞든 매일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는 솔직한 심정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지난 겨울 이시우 코치와 함께 포르투갈에서 치른 45일간의 전지훈련에서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훈련 내내 하루 3시간씩 30m부터 70m까지 10m 단위로 끊어 치는 웨지 샷 연습만 했다. 거기에 퍼트 연습 3시간을 더해 매일 6시간을 쇼트게임에만 쏟아부었다. 그는 올해 출전한 KLPGA투어 대회에서 두 번 모두 컷을 통과했고 iM금융 오픈에서는 공동 11위라는 꽤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희망이 보였다. 이제는 골프가 뭔지 알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김나현은 최근 드림투어와 KLPGA투어 대회를 번갈아 치르느라 14일 동안 11라운드를 돌았다. 9일부터 14일까지 내리 엿새를 코스에서 보냈다. 김나현은 “그래도 행복하다. 대회를 자주 치르면 치를수록 실력이 늘 것 아닌가”라면서 “늘 이 대회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치겠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여기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나현은 24일 시작하는 KLPGA투어 덕신 EPC 챔피언십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 입소문이 날 만큼 났던 김나현의 폭발적인 장타는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다.
  • 농협, 1142억원 투입해 소비자물가 안정 총력전

    농협이 가정의 달을 맞아 총 1142억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소비자 물가 안정에 나선다.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변수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할인행사를 통해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 23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28일간 전국 하나로마트와 NH싱싱몰, 자재판매장에서 ‘농심! 효심! 동심!’ 특별할인행사를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농협은 앞서 설 명절 할인(450억원), 유류 지원(380억원)에 이어 이번 행사에 312억원을 추가 투입해 총 1142억원 규모의 지원에 나선다. 하나로마트에서는 농축산물과 생필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에 발맞춰 물가 안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신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1조원이 넘는 신도시 개발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약 222조원) 달성을 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내일(23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현지 타코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호찌민시 메트로 2호선에 최대 3억 5000만 달러(5169억원) 규모의 철도 차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베트남 측에 동남신도시개발 1지구 7억 4000만 달러(1조 937억원), 자빈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 7000만 달러(1034억원) 규모 사업에 한국의 협력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양국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총 12건의 MOU도 체결했다. 우선 양국은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통해 최초로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11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육류 시장 진출 지원으로 이어지는 데다 한국산 의약품의 베트남 수입 시장 진출 확대로 연 1000억원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MOU 중에는 전력망 고도화를 통한 베트남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 통신, 전파, 사이버보안, 디지털전환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한국 정부 최초로 수중 유산 조사 협력으로 베트남 해역 내 수중 유산 공동 발굴 조사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MOU도 포함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94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을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1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중동 전쟁 상황에서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베트남 측으로부터 남북 대화 협력 의지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며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인적 교류 활성화도 강조했다. 한국에서 10만명 규모의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한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라고 지칭한 이 대통령은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베트남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베트남 내 우리 재외동포와 한·베트남 2세들의 편리한 체류를 지원하겠다 말씀해 줬고 저도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했다. 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 럼 서기장은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생산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베트남의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며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반도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원전, 스마트 항만 및 차세대 항만 건설 등 우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콘돔 못 구하면 벌어질 일…가격 대폭 인상 확정, 이란 전쟁의 나비 효과 [핫이슈]

    콘돔 못 구하면 벌어질 일…가격 대폭 인상 확정, 이란 전쟁의 나비 효과 [핫이슈]

    세계 최대 콘돔 제조업체인 말레이시아 카렉스가 제품 가격을 20~30% 인상하고, 추가 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공급망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고 미아 키앗 카렉스 CEO는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이란 전쟁으로 운송비가 상승하고 배송이 지연되면서 많은 고객사의 재고량이 평소보다 줄었다. 이는 콘돔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물가가 비싸다. 지금으로서는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에너지 및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지자 콘돔 업체들은 공급망 병목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유사한 원자재를 사용하는 의료용 장갑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다. 고 미아 키앗 CEO는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콘돔 제조에 사용하는 합성 고무부터 니트릴, 포장재, 알루미늄 호일, 실리콘 오일 같은 윤활제까지 모든 품목의 비용이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미국 국제개발처를 비롯한 해외 원조 예산이 대폭 감소되면서 전 세계 콘돔 재고량도 크게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콘돔 수요는 약 30% 증가했으며 배송 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면서 “유럽 및 미국 등지로의 배송은 이전에는 한달 정도 걸렸지만 현재는 약 두달이 소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콘돔이 절실히 필요한 곳에 도착한 후에도 선박에 실려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개발도상국들은 제품이 도착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렉스는 전 세계 콘돔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제조업체로 듀렉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도 OEM 공급을 하는 기업이다. 콘돔 공급 흔들, 공중 보건에도 영향전문가들은 전쟁 등의 상황으로 콘돔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성병 증가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원치 않은 임신의 증가는 교육·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낙태 증가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콘돔 공급망이 무너질 경우 난민, 이주민, 성 노동자 등 취약 계층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미 의료·보건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라면 예방 수단마저 부족해져 감염병 확산 및 건강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
  • 전기차 ‘100만대 시대’… 고유가 충격에 올해 벌써 10만대 팔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전기차 보급이 급물살을 타면서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열렸다. 올해 보급 속도는 역대 가장 빠르다. 지난해보다 3개월여 이른 4월 중순에 이미 연간 보급 대수 1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이달 들어 17일 만에 2만 3000여대가 신규 등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고유가 우려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선택이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5일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증가세는 역대 최대치인 22만대를 보급했던 지난해 실적마저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만대 보급 달성 시점이 7월이었지만, 올해는 4월 중순 이미 같은 수준을 넘어섰다.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기후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불안, 신차 출시 확대, 가격 할인 경쟁, 정부 지원 정책 등이 맞물리며 보급 확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3월 말까지 전기차 보급은 8만 3533대였으나,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2만 3406대가 추가 보급되며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에 기후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보조금 지원 물량을 확대했다. 승용차 2만대, 화물차 9000대를 추가 확보해 올해 전체 지급 규모는 승용차 28만대, 화물차 4만5000대, 승합차 3800대로 늘어났다. 보조금이 소진된 지자체에는 국비를 우선 활용하도록 해 보조금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씨줄날줄] 엥겔계수 30.4%

    [씨줄날줄] 엥겔계수 30.4%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 사이트 ‘거지맵’이 인기다. 위치 정보를 허용하면 주변 식당과 가격 정보가 뜬다. 이용자들이 직접 식당을 등록하고 후기를 남긴다. 지난달 20일 처음 소개됐는데 누적 사용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집단 지성을 활용해 외식비를 최대한 줄여 보려는 노력이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계수’라고 한다.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1857년 저소득 가계일수록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엥겔의 법칙’을 발표한 이후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식료품비에 외식비를 더해 계산한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엥겔계수가 높고 선진국일수록 낮다. 선진국이 된다고 계속 낮아지지는 않는다. 고령화가 되면 가구·자동차 등 다른 소비는 줄여도 식비 지출은 줄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엥겔계수가 서서히 오르더니 지난해 30.4%를 기록했다. 식료품비는 물론 외식 물가가 함께 올라서다. 밥을 사 먹거나 배달시키면 식재료 말고도 식당 인건비와 배달비 등도 식비에 포함된다. 먹거리에 미치는 물가의 영향력이 전보다 커졌다. 먹고사는 데 쓰는 돈이 늘어나면 다른 지출을 늘리기 어렵다. 내수 회복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은 ‘보이지 않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 간 정책 목표가 충돌하면 물가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플레이션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한번 오른 가격은 잘 떨어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장기간에 걸친 유통 구조 개선도 필요하지만 손에 잡히는 먹거리 물가 대책도 내놓아야 할 때다. 식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누그러져야 소비도, 미래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 [사설] 인도·베트남 연쇄 회담… 전방위 연대로 중동 파고 넘어야

    [사설] 인도·베트남 연쇄 회담… 전방위 연대로 중동 파고 넘어야

    인도와 베트남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오늘은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마주앉는다. 미중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동전쟁발 에너지·공급망 위기까지 겹쳐 글로벌 경제안보는 불확실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인도·태평양 지역 중견국 우방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다지는 것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더없이 긴요한 과제다. 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라는 데 공감했다. 교역 규모를 현재 25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50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조선·금융·인공지능(AI)·국방·방산 등 전략산업의 협력망을 넓혔다. 장관급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구조적 대화 채널도 마련했다.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조속히 개선해 관세·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한국 기업의 투자와 진출 여건을 개선하기로 한 것도 실질적인 성과다. 핵심 광물과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에 협력하기로 한 합의는 공급망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경제안보를 보완하는 불가결한 안전장치다. 그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이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참여 의사를 밝힌 것도 의미가 각별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해상 물류 재편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시의적절한 대응이다.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아세안(ASEAN) 경제의 핵심인 베트남과의 정상회담 역시 무게감이 남다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 공급망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은 핵심 경제 파트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가 1만여개나 된다. 또럼 서기장과의 정상회담은 단순히 제조 기지로서의 협력을 넘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산업의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원전과 북남고속철도 건설 등 국책사업 수주에서도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로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 내에서 한국의 입장을 가장 가깝게 지지할 수 있는 우방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공간을 넓히고 특정 강대국에 편중되지 않는 균형 외교를 구축하는 데 이들 중견국과의 연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번 인도·베트남 순방을 발판 삼아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본격 가동해야 한다.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어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 ‘20억弗 수출’ 금자탑 세운 K바이오… 유럽시장 점령 시작됐다

    ‘20억弗 수출’ 금자탑 세운 K바이오… 유럽시장 점령 시작됐다

    수출 1위 스위스… 1년 새 70% 급증헝가리·독일 등 유럽 중심 실적 확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액 연 13% 증가난치병 치료제 등 시장 성장 이끌어식약처 ‘약품 신속 허가’ 규제 혁신AI 기반 신기술 중장기 로드맵 수립 올해 1분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동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K바이오 산업은 외연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올해 1분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억 달러(잠정)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의약품 수출액 28억 달러 가운데 71%에 이르는 규모다. 월별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1월 6억 6000만 달러, 2월 6억 9000만 달러로 각각 11.9%, 25.4% 증가했고 3월 역시 6억 5000만 달러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수출 지형도도 달라졌다. 스위스로의 1분기 수출액이 3억 4000만 달러(17%)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1년 전보다 70% 급증한 수치다. 이어 미국(3억 3000만 달러), 헝가리(3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독일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상위 5개국이 전체 수출의 68.4%를 차지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대유럽 수출 증가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확대, 기술 수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 시장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성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1999년 위암 치료제 개발로 신약 개발국 반열에 오른 데 이어 2000년대 초 국내 개발 항생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이 성장하면서 수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세계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4년 기준 6323억 달러로 전체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2028년에는 974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바이오의약품 생산액은 연평균 12.6%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합성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분야로, 항암·자가면역질환 등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 수요와 줄기세포 기반 맞춤형 치료제 확대가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자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 대한 지원과 허가 절차의 혁신이다. 먼저 올해 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수출제조업 등록제, 제조·품질관리(GMP) 인증 기준, 원료물질 인증 체계를 법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수출 특화 제조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CDMO 업체에서 사용하는 원료의약품 수입 통관 절차 간소화와 기술 자문 등 현장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허가 과정도 대폭 단축한다. 바이오의약품 허가 기간을 기존 406일에서 295일로 줄이고 향후 240일까지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심층 예비검토, 심사 항목별 동시·병렬 심사, GMP 실사 기간 단축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신속 허가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 기반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품질검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항암제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에 특화한 시설 운영 기준을 정립하는 한편, 인공지능(AI) 기반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중장기 규제 로드맵도 수립 중이다. 국제 협력도 확대한다. 중동 시장 확장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바이오헬스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대상으로 GMP 교육을 실시해 수출 기반을 넓힌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백신 협력에도 참여한다. 민관 협업도 지속된다. 식약처는 2010년부터 민관협의체인 ‘다이나믹 바이오’를 운영하며 100건이 넘는 제도 개선을 끌어냈다. 올해도 바이오시밀러 3상 임상자료 간소화 등 현장 중심의 규제 개편을 이어갈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은 단순한 수출 품목을 넘어 희귀·난치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구조가 복잡하고 품질 관리가 까다로워 기술력과 규제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도 수출이 늘어난 것은 이런 경쟁력과 제도적 기반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세계 주요국도 CDMO를 중심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국내 기업은 생산 능력 확충과 해외 진출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일본·중국 등이 공급망 재편과 투자 확대에 나서며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규제 대응 속도와 국제 협력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식약처는 규제 개선과 품질 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