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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열 “계획 없다”고 못박은 ‘리디노미네이션’이 뭐야

    이주열 “계획 없다”고 못박은 ‘리디노미네이션’이 뭐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지난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논의에 불을 붙인지 두 달 만에 의견을 달리한 건데요. 잊을만하면 언급되는 리디노미네이션이 뭔지 알아보겠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다시’를 뜻하는 ‘리’(re)와 ‘화폐 체계’를 뜻하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의 합성어입니다. 말 그대로 화폐 체계를 다시 한다는 뜻인데요. 모든 화폐의 원래 가치는 그대로 두고 숫자를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식이죠. 예컨대 1000대1로 낮추면 1000원짜리가 1원이 되지만 1원의 가치는 원래대로 1000원인 겁니다. 돈에 붙는 ‘동그라미’(O)가 줄어들어 표기가 훨씬 간단해지겠죠. 예를 들어 5000원짜리 짜장면을 5원으로 표기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왜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할까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우선 국제화입니다. 미국의 1달러는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 가량인데요. 이러면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와 100달러를 환전했는데 십만 단위가 찍힌 지폐를 받으면 원화 가치가 낮아 보입니다. 각국의 최저 화폐단위와 비교해봐도 1달러에 해당하는 숫자는 원화가 큰 편입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미국 1달러에 해당하는 1파운드와 1유로는 동전이거든요.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이 네 자릿수인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만일 리디노미네이션이 되면 “우리도 글로벌 화폐야”라고 말 할 수 있는 겁니다. 두 번째는 수십년 사이에 크게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화폐단위는 1962년 정해진 뒤 50여 년간 변화가 없는데요. 1962년 2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 7000억 달러 수준으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경제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물가도 당시보다 크게 올랐는데요. 브라보콘만 봐도 1980년대 5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500원으로 물가가 크게 상승했잖아요. 화폐단위만 50여 년간 그대로 인 겁니다. 이미 민간에서는 1만 원 짜리 음식값을 10.0이라고 표시하고 있는데 말이죠. 리디노미네이션을 통해 현실을 못따라 가는 화폐단위를 바꾸겠다는 겁니다. 이외에도 거래의 효율성, 지하경제의 양성화 차원에서도 논의가 이뤄져 왔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과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리디노미네이션 추진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물가가 올라갈 게 걱정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 걱정인 시기”라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저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또 박 전 총재는 “비용 부담이 아니라 일자리와 투자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지금 리디노미네이션은 무조건 남는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서울신문 유튜브 ‘서울살롱’에 출연해 “지금 화폐개혁을 한다면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안하는 게 좋다. 한다면 여론수렴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화폐제작 비용 외에 은행의 모든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각종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비용도 감수해야죠.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화폐단위 자체를 낮추면 가격이 낮은 서민 물가가 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1000원이 1원이 되면 800~900원짜리 물건은 0.8원, 0.9원이 아니라 1원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과 1962년 두 번의 화폐개혁이 있었습니다. 1953년은 한국전쟁 직후로 거액의 군사비 지출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였죠. 100환이 1원으로 바뀌는 100대1의 화폐단위 변경이었습니다. 1962년은 경제개발계획에 들어가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0환을 1원으로 바꾼 10대1 변경이었는데요. 두 번 모두 긴급명령 형태로 발표됐습니다. 이렇다보니 대통령 직권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 댓글을 통해서 퍼져나가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려면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화폐단위를 규정한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현실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리디노미네이션은) 사회적 충격도 큰 사안이고 국민적인 공감대와 사전 연구도 굉장히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요. 이 총재도 반복해서 “계획이 없다”고 말했으니까요. 일단은 수면 아래로 논의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또 논의가 진행될텐데요. 그때는 국민들에게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설명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합니다. 더 많은 영상은 서울신문 유튜브 ‘서울살롱’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제 직접 지휘 나선 文대통령

    경제 직접 지휘 나선 文대통령

    장관회의 첫 주재… 부총리 접촉 늘려 고용·분배 악화에 국정 동력 상실 우려 김정은 답방 연기 등 외교 숨고르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를 ‘톱다운’ 방식으로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오는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처음으로 직접 주재하고 월 1회 받던 경제부총리의 보고를 격주로 늘리는가 하면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원톱’으로 분명히 지목해 힘을 실어 준 것은 분명한 변화로 읽힌다. 지금까지는 ‘경제는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전문가나 관료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조언 내지 관행에 따라 재량권을 폭넓게 부여했다면 이제부터는 팔을 걷어붙이고 ‘지휘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13일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투톱으로 했던 1기 경제팀이 끊임없이 불화를 빚고 최저임금 인상 등 일부 정책에 대한 민심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등 부작용을 감안한 방향 전환으로 보인다”며 “어제 홍 부총리와의 첫 대면보고 자리에서 민감한 최저임금 문제를 적극 논의하고 그것을 언론에 알린 것도 핵심을 피해 가지 않겠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는 양면성이 있다. 재계와 노동계 등 개별 경제주체와 관료사회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 부담이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리스크’도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문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건 것은 현 경제상황이 그만큼 엄중한 데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집권 중반기 느슨해질 수도 있는 공직사회를 다잡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1월에 이뤄지던 부처 업무보고를 이례적으로 12월(지난 11일~)부터 받기 시작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정책이 성과를 제대로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국민들은 오래 기다릴 만한 그런 여유가 없다.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로 달려가 “우리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전통 주력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으로,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고 경남 지역경제도 살아난다”며 “혁신성장과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제조혁신은 더는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략보고회 후에는 지역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마산합포구의 창동예술촌을 찾아 시민과 상인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등 현장소통 행보를 이어 갔다. 이러한 ‘경제·민생 드라이브’는 올 들어 최저임금 및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고용·분배 지표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9월 말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50% 선이 붕괴된 국정지지율이 고착화되거나 더 떨어진다면 집권 3년차이자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내년 국정운영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에 확산되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운영의 무게를 상당 부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구축 등 외교·안보에 뒀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이 미뤄지는 등 호흡 고르기에 들어간 국면이 역설적으로 ‘속도감 있는 경제성과’에 더 집중하게 한 측면도 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 정책 유연성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임기 내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을 사과하며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다”고 밝힌 것을 기점으로 예측가능한 수순이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내년에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야당은 비판적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경제 거시 지표가 괜찮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자꾸 이러니까 시중에서 ‘대통령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실제 고통은 사업하고, 가게를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이 안고 있으며 그분들과 대화하면 금방 안다. 서민의 삶과 경제 상황을 좀더 꼼꼼히 챙겨 달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성인물 보는 장면 녹화했다”…두려움에 떠는 일본 ‘19금’ 마니아들

    “성인물 보는 장면 녹화했다”…두려움에 떠는 일본 ‘19금’ 마니아들

    ‘당신이 성인 사이트를 보고 있는 장면을 녹화했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을 보내 가상화폐를 뜯어내는 사기 피해가 최근 일본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만 우리돈으로 1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2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마구잡이로 뿌려지고 있는 성인물 관련 사기 메일은 ‘당신의 컴퓨터에 달린 카메라(웹캠)로 성인 사이트를 감상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녹화된 영상을 가족과 동료들에게 뿌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지정한 계좌에 가상화폐의 형태로 돈을 송금할 것을 요구한다. 지난 9월 중순 일본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처음에는 ‘긴급 대응!’, ‘마음의 평온 문제’ 등 표현이 사기 메일 제목에 쓰이다 지난달 하순부터는 ‘당신의 패스워드가 유출됐다’ 등으로 위협의 수위가 높아졌다. 정보보안회사 트렌드마이크로에 따르면 이 메일이 수만통씩 집중 살포되면서 지난달 약 1240만엔(약 1억 2000만원) 정도의 가상화폐가 범인들의 지정 계좌에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무도 모르게 한 음란물 시청을 어떻게 녹화까지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기범들은 이용자가 과거에 사용했던 비밀번호를 메일 제목에 표기함으로써 상황의 개연성을 높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전의 비밀번호는 과거 집단으로 유출됐던 개인정보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막상 메일을 받은 사람들은 사이버 조작으로 자기 컴퓨터가 지금 당장 해킹당했다고 생각해 요구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산케이는 설명했다. 컴퓨터에 내장됐거나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원격조작으로 녹화했다고 협박을 하고 있는 점도 성인물 접속 경험자들의 불안심리를 고조시킨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주택시장 매도인이 왕

    주택시장에서 시장 균형가격이 무너졌다. 집주인이 부르는 값이 시장가격으로 굳어지는 비정상 시장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매물 급감과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하면서 매도-매수인 간 가격 흥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조사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마을 1단지 푸르지오그랑빌 99㎡짜리는 지난해 9월 13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를 타고 값이 꾸준히 올라 지난 5월에 16억 4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부동산114에 나온 이 아파트 호가는 18억 4000만원이다. 이주호 반석공인중개사 대표는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가운데 집주인이 꼭 팔려고 내놓은 ‘진성 매물’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래전에 나온 매물이거나 집주인이 팔 생각 없이 가격 흐름을 간 보려고 던져놓은 매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거래 규제로 매수세가 뜸해졌지만, 공급이 더 줄어들었다”며 “매물 부족으로 가격 경쟁이 원활하지 않아 호가가 올라가고 시세로 굳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84㎡짜리 시세는 17억 8000만~18억 2000만원에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6억 9000만원(10층 기준)에 팔렸다. 한 달 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층의 매물은 17억 6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다 보니 집주인이 내놓은 호가가 시장가격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거래 성사 단계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공인중개사의 가격 흥정도 먹혀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18억원 이하로 나온 매물은 오래전에 나왔던 물건이고, 실제 매매 단계에서는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기 때문에 18억원 이하 매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산동 5가 용산파크타워 아파트 118㎡짜리는 지난 2월 14억 3000만원에 거래되고 나서 5월에는 15억 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시세는 17억원에 나와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그나마 수요자가 나타나면 집주인이 값을 올리는 바람에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요는 분명히 감소했는데 호가가 오르는 이유로 시장 가격 형성 틀이 무너진 것을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물 부족에 따른 거래감소,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 회수, 수요자 불안심리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주택 호가 높이기 담합·투기세력 활개…2030 직장인·대학생까지 ‘갭투자’ 가세

    서울·수도권 아파트 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데에는 집값 담합과 투기 수요, 무분별한 ‘갭 투자’ 등이 가세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일 치솟는 집값에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등까지 나서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저가등록 허위매물 신고’ 조사 착수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 투자가 늘고 있다. 서울 강북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전세를 끼고 1억~2억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많지만 대학생들이 문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갭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직장인 박모(28)씨는 “마포구의 전용면적 84㎡ 오래된 아파트가 지난 3월 7억원에서 6개월 사이 2억 5000만원이 올랐다”면서 “더 늦기 전에 갭투자든 뭐든 무조건 구입하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세청 사업자현황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임대업을 등록한 20대가 1년 새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현재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는 2만 1004명으로 지난해 6월 1만 6785명보다 4219명(25.1%)이 증가했다. ●30세 미만 임대업자 1년 새 25.1% 증가 국토교통부는 최근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접수된 허위매물 신고건수는 2만 1824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773건의 5.8배에 달하는 것이며, 월 기준 2만건을 초과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업자에게 주택 매물 가격을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강요하면서 괴롭히는 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와 투기 수요도 아파트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의 ‘주택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외지인(관할 시·도 외 거주자)의 서울 주택구매건은 2256건으로 전달(2036건) 대비 10.8% 증가했다. 특히 비거주자가 구매한 서울의 아파트는 1095건으로 전달(883건)보다 24.0% 증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박원순이 불 지르고 정부가 꺼야 하는 주택시장

    국토교통부가 고삐 풀린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해 어제 종로·중·동작·동대문 등 강북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서울·수도권 30여곳에서 30만 가구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8·27 집값 대책’을 내놨다. 서울 집값이 지난 3월 이래 8% 이상 뛴데 따른 것이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을 올리는 세법개정안을 지난달 말 내놓았는데 이 법이 국회에 상정도 되기 전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이 나오는 과정을 보면 정부의 부실한 대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졸속 개발정책의 위험성을 새삼 깨닫는다. 이번 집값 상승이 기존 정부 대책에 문제가 있던 차에 용산구와 여의도를 통째로 개발하겠다는 지난달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싱가포르 선언’으로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집값이 오르면서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이 일곱 차례나 된다. 서울 등 집값 급등 지역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대출 조이기 등 금융규제를 했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고 강북까지 확산됐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다주택자에게 임대주택사업 등록을 독려하면서 시장에 매물 품귀 현상이 초래됐지만, 정부는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 공급 대책도 수요자가 원하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인천 등이었고 이마저도 인·허가 절차 등을 밟느라 제때 내놓지 못했다. 이런 주택시장에 박 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표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 박 시장이 그제 통개발을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지화가 아닌 만큼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동안 토건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이 ‘통개발’을 선언한 것은 대권을 의식한 정치적인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4곳에 경전철을 설치하겠다는 정책도 국토부의 협조가 없으면 어려운 만큼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은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한다. 주택이 재테크와 투기의 대상이 됐지만, 서민에게는 절실한 생활의 공간이다. 서울시는 통개발에서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도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도 예측하고 대비하는 등 좀더 세밀해져야 한다. 부동산 시장도 심리가 중요하다. 정부는 이번에 신규 주택 추가공급 대책을 포함시켰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가시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해 집값 상승 불안 심리를 선제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 [기고] 안전 관광? 교통질서 준수가 먼저다/고기철 제주지방경찰청 차장

    [기고] 안전 관광? 교통질서 준수가 먼저다/고기철 제주지방경찰청 차장

    제주는 급격한 변화와 성장통을 겪고 있다.5년 새 인구는 12.6%, 차량은 69.9%나 늘었다. 인구와 차량 증가는 자연스레 범죄와 교통사고의 증가로 이어졌다. 연간 15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은 상당한 치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급증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은 더이상 방관할 수 없는 치안 위협 요소다. 전국적 이슈로 떠오른 캠핑 여성 실종·변사 사건, 잇따른 불법체류자 범죄 및 예멘 난민 관련 문제, 관광객 등 유동인구를 변수로 고려하지 않는 범죄통계(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률)로 인한 착시현상이 더해져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심리가 부풀려진다. 제주 여행의 안전이 더욱 온전해지려면 관광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제주를 여행하면서 운전 중에는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 당연하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낯선 여행지에서 운전하다 보면 본의든 아니든 위반을 많이 하게 된다. 운전할 땐 여유를 갖고 도로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복잡한 도로 구조에 보행자가 많은 제주에서는 절대 과속하거나 한눈을 팔아선 안 된다. 방향 전환이나 차선 변경을 할 때 ‘깜빡이’ 켜기는 필수다. 또 제주 시골 지역의 밤은 어둡다. 야간 운전엔 보다 높은 주의가 요구된다. 미처 보행자들을 보지 못해 사고가 나기 일쑤다. 다른 차량에 피해를 주지 않는 주차 질서도 필요하다. 남의 집이나 상가 앞에 렌터카를 마구 세워 두는 바람에 종종 시비가 일어나 여행 기분을 망치기도 한다. 또 여행지에서 범죄나 사고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방심한 틈에 일순간 찾아온다. 위험 상황에 노출될 기회와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거나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숙소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정하고,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은 공식 ‘안전인증’을 받은 곳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캠핑 땐 인적이 드문 외진 곳보다 지정된 장소에서 해야 혹시 모를 범죄 피해와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올레길 도보여행 땐 여럿이 함께 하면 안전하게 제주의 속살을 즐길 수 있다. 과도한 음주도 안전 여행의 적이다.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하면 범죄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술로 인해 안전사고나 교통사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게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각종 개발 사업으로 제주도가 망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제주도의 푸른 밤은 여전히 아름답고 황홀하다. 안전한 여행으로 제주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제주에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댓글꾼의 ‘닥치고 공감’ 몰이… 베스트 댓글, 여론이 되다

    댓글꾼의 ‘닥치고 공감’ 몰이… 베스트 댓글, 여론이 되다

    “소수 속하면 고립” 불안심리 이용 다수 의견 쏠림 심화… 조작 유혹 인정 받으려 더 강한 의견 쏟아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명확하지 않다면 일단 다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 의견에 속했을 때 고립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도 다수 의견에 따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국가정보원은 물론 ‘드루킹’ 등 민간인들이 댓글 조작에 나선 것도 이러한 동조 심리를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26일 서울신문이 ‘댓글의 영향력’을 분석한 다수 논문을 살펴본 결과 사람들은 일부 네티즌의 의견을 ‘여론’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까지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의 ‘댓글꾼’이 얼마든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의 주체라고 믿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공감 또는 추천을 많이 받은 ‘베스트 댓글’은 전체적인 댓글의 성향까지도 좌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스트 댓글의 방향성이 일반 댓글의 동조효과에 미치는 영향’(2013년)이라는 논문을 쓴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반 댓글만 보게 했을 때와 베스트 댓글까지 보게 했을 때 후속 댓글의 내용이 달라졌다”면서 “특히 사람들이 깊이 고민하지 않은 주제에서는 베스트 댓글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당시 재학생 194명을 3개의 집단으로 나눠 베스트 댓글이 긍정적일 때와 부정적일 때, 또 베스트 댓글 없이 일반 댓글만 있을 때 학생들이 어떻게 댓글을 다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베스트 댓글이 긍정적인 내용일 때 66명 가운데 38명(57.6%)이 긍정적인 댓글을 썼다. 반면 부정적인 베스트 댓글을 접한 학생(67명) 가운데 긍정적인 댓글을 쓴 학생은 17명(25.4%)에 불과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내뱉은 댓글이 사고와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 댓글이 정치인에 대한 판단에 미치는 영향’(2010년)이라는 논문에서 “‘일등 정치인, 역시 우리나라 정치인 중 최고’ 등 자신의 주장만 담은 댓글도 정치인의 인상(이미지)이나 그에게 투표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댓글을 접하는 순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 속에는 댓글의 내용만 남고 ‘출처’는 사라져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사람들은 댓글을 읽을 때 의미를 파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다수 의견이 자신의 의견과 비슷할 때 더욱 확신을 갖게 되고, 그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더 강한 의견을 제시하려는 경향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댓글 효과’를 연구하는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댓글에 우리 사회의 여론이 담겼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실험 참여자들은 댓글을 통해 여론을 추정했다”면서 “특정 이슈에 대한 개인의 의견도 댓글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현섭 PB의 생활 속 재테크] 증시 등락 반복 가능성… 부동산 펀드 등 분산 투자 노려야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 축소와 역대 세 번째로 긴 경기 확장세 등의 신호는 “버블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주었지만 수치로 확인되는 기업 실적과 약세인 미 달러, 원자재 가격 반등을 주된 근거로 연초 대부분 금융사는 올해 세계 경제 상승세 지속을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성장률을 3.9%로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연초부터 상승하던 각국 종합 주가 지수가 2월 초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계기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매우 혼란스러워졌다. 증시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대부분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며 불안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로 인한 미국 금리 인상이 기업 실적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기대와 미국 감세 정책, 인프라 투자 규모 확대에 따른 채권 발행 증가 전망의 영향으로 미국 국채 금리는 최근 2.8%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해 말 대비 0.4% 정도 상승했으며 1분기 금융시장 컨센서스인 2.6%보다 높다. 따라서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 금리 급등세 진정과 통화정책 관련 불안감 해소 확인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 3월 21~22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면서 시장은 또다시 중앙은행의 시장 방어 역할을 기대할 수 있지만, 3월 이후 물가 상승 여부에 따라 FOMC 분위기가 기대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증시 등락 국면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기 관점의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같은 변동성 높은 상품은 이익 실현이나 낮은 변동성 상품으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권한다. 금융 시장 불안에도 여전히 실물 경제와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은 양호하다는 시각이 많다. 장기적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 것은 보유를 권하며 신규 투자 자금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크지 않은 저 주가수익비율(PER),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상품에 대한 적립식 매수를 권한다. 조정 시 분할 매수를 통해 투자 시점을 분산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식 시장과 관련성이 적은 대출 채권, 부동산 투자 펀드 등과 같은 대체 투자 상품을 활용해 투자 자산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물론 포트폴리오 투자는 한 방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귀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현재 상황에서 투자 자산과 시점을 분산하는 것은 안정적인 자산관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진보험 가입 늘고 전기차로 전력 공급, 생존배낭 잘 팔린다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지진보험 가입 늘고 전기차로 전력 공급, 생존배낭 잘 팔린다

    세계 곳곳이 자연재해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은 ‘하비’와 ‘어마’ 등 잇따른 허리케인의 공습으로 약 15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멕시코 역시 연이은 강진으로 약 300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는 화산 분화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와 분화구 주변 위험지대에 사는 주민 5만명이 대피했다.갈수록 높아지는 재해의 공포가 세계 곳곳의 풍경뿐만 아니라 산업과 경제 등 생활 전반까지 바꿔 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는 점에서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입증했다. ●대지진 가능성 증가→보험료 인상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국가이자 지리적 여건상 끊임없이 화산폭발과 지진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은 지진 탓에 많은 것을 쉼없이 바꾸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자연재해가 가져온 일본의 다양한 변화를 엿보는 일은 어쩌면 더이상 자연재해로부터 방심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전국지진동예측지도 2017년판’에 따르면 지바시와 요코하마시 등은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지진 강도인 진도 6 이상이 30년 이내에 일어난 확률이 각각 85%, 81%로 나타났다. 고지시와 도쿠시마시 등도 각각 73%와 71%로 매우 높았다. 강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 이유는 태평양판과 필리핀해 단층, 북미 단층이 서로 밀면서 초대형 지진을 일으키는 해저형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높아진 지진의 위협은 보험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6월 일본 보험업계는 지진보험료를 2019년 평균 3.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탓이다. 일본의 지진보험은 화재보험에 포함된 특약으로 가입하는 형태인데, 2016년 신규로 주택화재보험에 가입한 사람 중 지진보험 특약에 가입한 비율은 전년 대비 1.9% 포인트 증가한 62.1%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보험료가 높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화재보험과 함께 지진보험 특약의 가입 비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진 및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만 원전사태 등 다양한 형태의 전력난은 전력 공급형태 및 기술의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자동차시장이 일찌감치 주력한 기술 중 하나는 V2H(Vehicle to Home)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가정용 전기로 활용하는 이 기술은 이미 일본에서 시판 중인 일부 전기차에 탑재돼 있다. 낮 시간에 여분의 태양열을 저장하고 밤에는 집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H는 실제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지진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가정들이 V2H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를 통해 비상전력을 공급받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전기차 충전기 사용 가정 5000곳 넘어 지난 6월 국제 전기차 충전 표준규격기구 일본 차데모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충·방전 기능을 지원하는 V2H용 컨버터·충전기를 사용하는 일본 내 가정이 이미 5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 등 자연재해 대한 두려움은 경제와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일본에서는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상온에서 7년간 보존할 수 있는 ‘7년 보존수’ 및 전투식량과 유사한 형태의 즉석식품 등이 포함된 생존배낭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형태와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국에서도 올 추석에 떡이나 과일, 고기 대신 생존배낭을 선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산업·생활문화 등에 걸친 변화가 모두 올바르다고 보긴 어렵다. 기술의 다양성과 보편성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긴 하나 보험료 상승은 가계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심리적 박탈감을 확대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존배낭과 같은 안전제품이 자꾸만 다양해지고 많이 팔리는 것은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증폭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간의 힘으로 제어가 가능한 자연재해는 없다. 꾸준히 변화하면서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는 한편 자연재해 대처 매뉴얼을 확보한 다른 국가의 선례를 유심히 살피고 이를 각자의 환경에 맞게 변형·적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재난의 공포가 바꾼 삶의 모습들

    [송혜민의 월드why] 재난의 공포가 바꾼 삶의 모습들

    세계 곳곳이 자연재해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은 ‘하비’와 ‘어마’ 등 잇따른 허리케인의 공습으로 약 15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멕시코 역시 연이은 강진으로 약 300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인 인도네시아 발리는 화산 분화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와 분화구 주변 위험지대에 사는 주민 5만 명이 대피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재해의 공포가 세계 곳곳의 풍경뿐만 아니라 산업과 경제 등 생활 전반까지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경우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는 점에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입증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한 국가이자, 지리적 여건상 끊임없이 화산폭발과 지진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은 지진이 많은 것을 쉼없이 바꾸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자연재해가 가져온 일본의 다양한 변화를 엿보는 일은 어쩌면 더 이상 자연재해로부터 방심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전국지진동예측지도 2017년판’에 따르면 지바시와 요코하마시 등은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지진 강도인 진도 6 이상이 30년 이내에 일어난 확률이 각각 85%, 81%로 나타났다. 고지시와 도쿠시마시 등도 각각 73%와 71%로 매우 높았다. 강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 이유는 태평양판과 필리핀해 단층, 북미 단층이 서로 밀면서 초대형 지진을 일으키는 해저형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높아진 지진의 위협은 보험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6월 일본 보험업계는 지진보험료를 2019년 평균 3.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탓이다. 일본의 지진보험은 화재보험에 포함된 특약으로 가입하는 형태인데, 2016년 신규로 주택화재보험에 가입한 사람 중 지진보험 특약에 가입한 비율은 전년 대비 1.9%포인트 증가한 62.1%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보험료가 높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화재보험과 함께 지진보험 특약의 가입 비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진 및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만 원전사태 등 다양한 형태의 전력난은 전력 공급형태 및 기술의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자동차시장이 일찌감치 주력한 기술 중 하나는 V2H(Vehicle to Home)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가정용 전기로 활용하는 이 기술은 이미 일본에서 시판중인 일부 전기차에 탑재돼 있다. 낮 시간에 여분의 태양열을 저장하고 밤에는 집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V2H는 실제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지진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가정들이 V2H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를 통해 비상전력을 공급받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 6월 국제 전기차 충전 표준규격 기구 일본 차데모(CHAdeMO)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충·방전 기능을 지원하는 V2H용 컨버터·충전기를 사용하는 일본 내 가정이 이미 50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진 등 자연재해 대한 두려움은 경제와 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일본에서는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상온에서 7년간 보존할 수 있는 ‘7년 보존수’ 및 전투식량과 유사한 형태의 즉석식품 등이 포함된 생존배낭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형태와 종류도 매우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올 추석에 떡이나 과일, 고기 대신 생존배낭을 선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산업·생활문화 일면에 걸친 변화가 모두 올바르다고 보긴 어렵다. 기술의 다양성과 보편성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긴 하나, 보험료 상승은 가계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심리적 박탈감을 확대하는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존배낭과 같은 안전제품이 자꾸만 다양해지고 많이 팔리는 것은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증폭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간의 힘으로 제어가 가능한 자연재해는 없다. 꾸준히 변화하면서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는 한편 자연재해 대처 매뉴얼을 확보한 다른 국가의 선례를 유심히 살피고 이를 각자의 환경에 맞게 변형‧적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北·美 갈등에 신용부도위험 껑충… 금융시장 불안

    北·美 갈등에 신용부도위험 껑충… 금융시장 불안

    북한과 미국의 갈등 고조로 우리나라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증시에선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거 이탈했고, 원·달러 환율은 한 달 만에 1140원대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64bp(1bp=0.01%)로 전날 58bp보다 10.3%나 급등했다. 지난해 6월 14일(64.7bp)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게 형성됐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 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다. 따라서 CDS 프리미엄 상승은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부도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대 규장각에서 열린 행사에서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가진 증시에서도 불안심리가 잇따라 표출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8.92포인트(0.38%) 떨어진 2359.47에 마감돼 2360선까지 내줬다. 전날 25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28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기관이 4000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에도 불안감이 표출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5.41% 오른 16.55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142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12일(1145.1원) 이후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1140원을 넘어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의 강대강 대결이 우리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졌다”며 “21일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까지 금융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북항 재개발, 대단위 재개발사업 연이은 남구 눈길

    북항 재개발, 대단위 재개발사업 연이은 남구 눈길

    부산 해운대, 수영구 등 해안과 인접한 곳이 고급 아파트촌으로 탈바꿈되면서 바다와 가까운 주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와 접해 있는 곳은 조망권 확보가 유리하고 상업시설, 교통여건이 잘 갖춰진 사례가 많은 편이다. 또 자연이 주는 희소성으로 미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바다 인근 주거지는 세컨하우스나 투자용으로 수요도 많아 주택시장에서는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최근 10년간(2007년 3월~2017년 2월) KB국민은행의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부산 해운대구가 96.83%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곳으로 손꼽혔다. 10년 동안 해운대구는 고급아파트촌이 형성되어 부산의 대표 부촌으로 성장했고 지속적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활발했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부산에서도 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개발호재를 품고 있는 남구가 차세대 주거지로 손꼽히고 있다. 인근에 북항재개발구역이 변신을 준비 중에 있으며 각종 재개발, 뉴스테이 사업 등으로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서다. 먼저 북항재개발 사업은 부산에서 비중 있게 진행되는 사업으로 무역항으로 역할을 다한 부산북항의 재래부두를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이다. 중앙부두에서 옛 연안여객터미널 사이 바다를 매립해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목표로 1단계(중앙부두~2부두 구간)는 지난해 말 부지조성이 끝났다. 이후 오페라하우스, 랜드마크 시설, 복합환승센터, 마리나, 영상·IT·전시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 상업·업무, IT·영상·전시, 복합 도심, 해양문화 등이 선보여 부산의 주요 관광 및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이 점쳐지고 있다. 또 남구에는 노후 주거단지의 개발사업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미래가치를 밝게 한다. 대연동에는 크고 작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감만1구역, 우암1.2구역 등 뉴스테이로 1만5000여 가구가 변신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 개발사업이 집중된 부산 남구에서도 새 아파트가 공급을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부산 남구 용당동에서 선보이는 ‘용당 오션골든시티 월드메르디앙’(가칭)은 실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아파트로 전용면적 59㎡, 84㎡, 총 758가구이다. 1차 758가구 외에 2차 1000여 가구도 예정되어 있어 향후 대단지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주변으로 용당초, 동향초.중, 동천초, 감만중, 석포여중, 부경대 등 주변 교육시설도 잘 갖춰져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거주하기 좋은 환경이며 이기대 도시자연공원, UN기념공원, 당곡근린공원 등 다양한 공원 및 문화공간도 있다. 사업지에서 신선대지하차도 및 신선대산복로, 부산항대교, 광안대교 등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어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다. 또한 ‘용당 오션골든시티 월드메르디앙’(가칭)은 사업부지의 토지사용승낙을 확보한 내용으로 법무사 공증을 받았으며, 원금 안심보장제를 실시하여 조합 가입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였다. 홍보관은 사업지 인근인 부산시 남구 신선로에 위치해 있어 상담이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0만원의 행복 체험 ‘성북 13세’… 극장·박물관 등서 놀 권리 누린다

    10만원의 행복 체험 ‘성북 13세’… 극장·박물관 등서 놀 권리 누린다

    중학생들이 단 한 학기 동안만이라도 자신의 꿈과 끼를 찾는 진로탐색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자유학기제가 실시 중이다. 중1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르지 않는 대신 진로탐색 활동 등을 통해 미래를 고민해 보는 여유를 준 것이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학부모들의 불안심리가 조장되면서 중1 학생들이 학원으로 더 많이 내몰리는 부작용이 생겼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성북구는 중1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사업을 들고 나왔다.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김영배 성북구청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내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학교에 다니지 않는 중1 또래인 만 13세 청소년 3965명을 대상으로 6월부터 아동·청소년 동행(同幸)카드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자유학기제 대상 학생에게 연간 10만원의 포인트를 적립한 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이다. 카드는 지역 내 서점, 극장, 박물관, 학원 및 교습소 등 문화·예술·체육 활동 및 진로체험이 가능한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노래방과 PC방은 제외다. 사업이 확대되면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같은 대형 공공문화시설로 사용처를 넓힐 계획이다. 지역의 18개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카드 사용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영화관·공연 34.1%, 도서 구입 21%, 진로체험 13.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문화바우처의 경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성북구 동행카드는 가정 형편과 상관없이 지역 내 모든 중1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는 사업을 위해 약 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김 구청장이 평소 아이들의 놀 권리를 꾸준히 연구해 왔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성북구는 김 구청장이 민선 5기 취임 3년 만인 2013년 국내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으며 아동친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성북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를 시작으로 놀권리사업기획단을 구성하고 지역 내 놀이환경 실태 조사 등을 거쳐 최근 아이들의 놀 권리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번에 나온 카드 사업도 놀 권리 종합계획의 하나이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 지역 내 체험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야 하고 동행카드로 참고서를 사더라도 금지할 방법이 없는 등 보완할 일이 많지만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동행카드가 성공해 전국으로, 또 더 많은 학년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부산 ‘위기를 기회로’… 新성장산업 육성 경제살리기 올인

    부산 ‘위기를 기회로’… 新성장산업 육성 경제살리기 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일고 있고,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조기 대선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서민 가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 발생 등의 여파로 실질 생활물가가 뜀박질해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 시장 상인들은 한결같이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부산 지역경제에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부산시가 지역경제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부산시는 지난해 지역 주력 업종인 조선, 해운 등 제조업 경기 둔화와 서민경제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역시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경기회복세 악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올해 경제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자 ‘위기관리, 민생안전, 경제도약’에 방점을 둔 ‘2017년 부산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했다. 선제적으로 경제위기 리스크를 관리하고 위기대응력 강화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 운영에 들어가겠다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올해 지역 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수출회복세 둔화 등으로 부산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진 2.4%로 전망된다”며 “이는 시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물가 불안심리를 차단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사령탑인 김영환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조선, 해운 등 5개 위기대응반을 구성하고, 매주 경제·민생 상황을 점검한다. 김 부시장은 “위기 업종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선 기자재 성능 고도화 등 3개 사업에 746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사라진 가운데 부산항을 떠받칠 1조원 규모의 한국선박회사와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사인 SM상선 본사를 부산에 유치할 예정이다. 환적화물 이탈 방지 및 신규선사 기항 유치에도 힘을 쏟는다. 유치 인센티브를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국비 400억원을 확보, 조선기자재 수출 애프터서비스(AS) 국내 허브기지를 구축한다.침체에 빠진 수출 회복에도 힘을 쏟는다. 해외 마케팅, 수출 경쟁력 강화에 57억원을 투입하고, 수출 원스톱 지원 플랫품을 구축한다. 지역 중소기업 30곳에는 해외 마케팅을 위해 2억원을 지원한다. 공공 분야에서는 재정 조기 집행을 시행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지역 소비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1분기까지 38%, 2분기까지 68% 조기 집행한다. 서민 안전을 위한 민생 안전망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간부 공무원들이 현장을 집중 탐방해 시민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토록 했다. 안정적 일자리 제공을 위해 조선·해운업 퇴직 인력 재취업 지원에 173억원, 공공근로 등 단기 일자리사업에 100억원을 투입한다.청년들이 지역에서 희망을 품고 정착할 수 있도록 청년 일자리 지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청년일자리허브Y+센터’를 오는 7월 개소한다.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3년 근무하면 2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부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도 추진해 청년에게 취업과 목돈 마련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도록 했다. 또 지역 최초로 부산에 유치한 ‘케이무브(K-MOVE)센터’를 구심점으로 잠재력이 높은 청년들의 해외 취업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자금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도 4월 중으로 마련한다.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인상 시기를 최대한 분산해 서민생활에 가장 민감한 생활물가를 관리할 방침이다. 부비론 등 서민금융 지원 요건을 완화해 돈이 필요한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한다.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경제체질 강화 및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지역 여건에 맞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4차 산업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산업, 드론, 사물인터넷(IoT) 및 클라우드 산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신산업으로 파워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도록 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고부가 서비스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을 위해 영상·콘텐츠, 관광·마이스, 의료 등을 중심으로 자금, 입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시아 제1의 창업밸리 조성을 목표로 전국 최초로 창업에서 숙식까지 해결해 주는 신개념의 창업지원주택 100가구를 건립해 청년들의 창업 열기를 이어 나가도록 했다. 2258억원 규모의 창업펀드 조성과 전용판매장 ‘디아트’를 12월에 개업해 판로를 지원한다.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북항 재개발 지역에는 대기업 2개사 및 글로벌 외국 기업 5개사 유치를 추진한다. 민선 6기 대표 공약인 인재(Talent) 양성과 기술(Technology) 혁신을 통한 TNT2030플랜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재양성 계획인 부산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을 상반기에 완성해 경제 체질 개선의 기반으로 삼는다. 부산시는 올해를 경제 글로벌화를 위한 도시기반 구축 원년으로 삼고 세계수산대학 시범 개교와 자금세탁방지 교육연구원을 운영하는 등 국제 경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금융 중심 인프라 확충을 위한 주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3단계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과 전문 금융인력 양성을 위한 금융전문대학원 설립도 추진한다. 중국은행, 영국로이즈재보험사 등 국제 금융기관과 금융 지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 부산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토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명지글로벌 캠퍼스를 2019년에 차질 없이 개교할 방침이다. 해운대구 좌동에 짓는 아세안 문화원을 오는 10월 개관하는 등 아세안 10개국 교류 및 동남아 이주민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올해 부산이 처한 경제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지만 시민들에게 경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 불안심리를 차단하고, 신성장산업 육성에 매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고개 드는 ‘4월 위기설’… “불안심리가 더 큰 악재”

    고개 드는 ‘4월 위기설’… “불안심리가 더 큰 악재”

    국내외 금융시장 차분하지만 美 4월 보고서 ‘환율전쟁’ 예고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도 부담 정부는 “근거 불확실” 불끄기중국 외환보유액 3조 달러가 무너지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조짐이다. 4월에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만기 등이 맞물려 있는 점을 들어 ‘4월 위기설’마저 나온다. 정부는 “근거가 불확실한 시나리오”라며 오히려 과도한 불안 심리가 더 문제라고 경계했다. 8일 국내 금융시장은 예상과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전날 0.4% 떨어진 데 이어 0.1% 추가 하락에 그쳤다. 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역외 시장에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같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지수는 10.67포인트(0.19%) 오른 5674.22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시장이 중국 문제(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안전자산 선호로 국제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겠지만 아직 이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달러당 2.9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자유변동환율제 및 전면적 자본 통제를 동시에 시행할 경우 적정 외환보유액을 1조 80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평균 예상은 이보다 높은 약 1조 8000억 달러 수준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3조 달러 붕괴가 어느 정도 예상돼 왔고 감소폭이 최근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달러 기조에 따른 자연 감소분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는 과정에서 중국 외화 창고 속 엔화나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고 이런 환산액(외환보유액은 달러화로 환산 표시) 감소분이 외환보유액 통계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일정 수준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런 배경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할 여지는 크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달러당 7위안 선이 뚫리면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환율 조작’ 공세가 더 거세질 수밖에 없어 불안감이 상존한다. 미국 재무부는 4월에 환율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다. 중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일본, 독일 등은 이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4월 보고서에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4월에는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 4400억원도 돌아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30%를 가진 나라로 일본보다 3배나 많고, 우리나라도 (외환보유액이) 3700억 달러를 넘는다”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큰 악재는 과도한 불안심리”라고 위기설을 일축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꽁꽁 얼어붙은 소비… 사라진 설 대목

    꽁꽁 얼어붙은 소비… 사라진 설 대목

    우리 경제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확 낮아졌다. 이러한 침체 분위기는 백화점의 설 선물 매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백화점의 설 선물 매출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금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설 선물세트를 ‘떨이’로 팔 정도다.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전월(94.1)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CCSI가 기준선(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보다 작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는 각각 87과 91로 전월 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생활 형편이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늘었고 6개월 후 악화될 것으로 본 소비자도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현재생활형편CSI는 2012년 12월(85) 이후 가장 낮고, 생활형편전망CSI도 2012년 1월(91)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당장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는 51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8로 전월에 비해 7포인트 상승해 2012년 3월(149)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백화점의 설 선물 매출도 하락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예약 판매 포함)은 지난해 같은 기간(설 전 일수 기준)보다 1.2% 줄었다. 고가 품목인 한우세트 등 축산(-9.5%), 과일(-8.8%), 굴비(-18.3%) 등의 타격이 컸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이 직전 설보다 9.1% 줄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별걸 다 보장하는 보험계약서

    별걸 다 보장하는 보험계약서

    배우자 바람피울까… UFO에 납치될까… 묘비 비석 부서질까… ‘노심초사’ 사람 마음 담보 잡은 세계의 이색 보험 보험은 시대의 불안을 반영한다. 대중의 불안심리를 잘 읽은 보험상품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상품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암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어느 나라든 통용될 만한 보편적인 상품도 있지만, 틈새시장을 노린 독창적인 보험들도 등장한다. 피부 색깔부터 문화, 환경, 삶의 방식까지 다른 각국에서 판매 중인 특이하고 색다른 보험상품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보험대국 중국, 소화불량까지 보장해드립니다 13억 인구에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사는 중국은 세계 보험의 실험장이다. ‘저런 보험도 상품화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것까지 시장에 등장한다. 소화불량 때 비용을 대주는 ‘대식가 보험’, 요리하다 상처가 나거나 다치는 것을 보상해주는 ‘아름다운 요리사를 위한 보험’, 낙태 비용을 건네는 ‘예상 못한 임신 보장보험’, 심지어 야근자를 위한 ‘초과근무 보험’까지 그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다. 백미는 중국의 선샤인 생명보험이 내놓은 ‘외도보험’이다. 남편이나 아내가 바람을 피우면 상대 배우자가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보장성 보험에 특약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데 부부 이름으로 가입했을 때 바람을 피운 쪽은 아예 보험금을 못 받거나 큰 손해를 봐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이혼보험’도 있다. 두 보험의 주 타깃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믿는 예비부부나 신혼부부다. 보험사도 이를 노려 대형 예식장이나 결혼박람회 등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받는다고 한다. ●결혼도 하고 돈도 받고… 독신자 2억명 노린 보험 독신자 보험도 있다. 중국 내 독신자 수가 2억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인기상품으로 등장했다. 애인이 없던 미혼자가 가입 후 결혼하면 보험금과 결혼식 부가 서비스, 호텔이용권, 여행권 등을 챙겨준다. 보험사를 위한 안전장치도 있다. 1년 소멸성 보험으로 결혼정보회사 회원권과 공동마케팅을 해서 판다는 점이다. 결혼정보회사 회원비 등을 고려하면 굳이 짝이 있는 사람이 보험금을 노려봐야 별 이득을 볼 게 없도록 했다. 최소 보험 가입기간이 10분인 초단기 보험도 등장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사고 위험을 보장해주는 ‘중국판 대리운전 이용 보험’은 10분 단위까지 쪼개서 보험료를 산정한다. ●외계인에 납치되면 119억원… 타 간 사람 없습니다 미국에는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외계인의 침공이나 납치 등을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이런 불안 심리를 노린 것이 UFO보험이다. 보험료 20달러를 낸 고객이 UFO에 납치되면 1000만 달러(약 119억원)를 주는 구조다. 만약 외계인 공격으로 사망했을 때는 보험금이 2000만 달러(약 239억원)까지 올라간다. 더 황당한 것은 보험료의 지급방식이다. 연간 1달러씩 100만년에 걸쳐 분할한다. 과연 가입자가 있을까 싶지만 1988년 첫 출시된 이후 2만건이 넘게 판매됐다. 물론 아직 보험금 수령자는 없다. 희한한 보험이라면 보험강국 영국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다. 월드컵에서 패배할 때 정신적 피해배상을 해주는 ‘축구 트라우마 보험’, 직원이 복권에 당첨돼 퇴직할 것에 대비하는 ‘복권 보험’ 등도 축구와 로또를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상품이다. ‘처녀출산 보험’도 있다. 영국의 한 보험회사는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처럼 처녀가 임신하는 기적을 재연하면 보험금 150만 달러(약 18억원)를 준다. 연간 보험료가 150달러(약 18만원)로 적지 않지만 가입자가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에는 ‘결근보험’이 있다. 근로자들이 꾀병 등으로 결근하면 보험사가 대신 보상해 주는 보험이다. 주로 월드컵 기간 사업주들이 가입한다고 한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는 무덤 비석보장 보험이 존재한다. 리코 생명보험에서 출시한 이 상품은 비석이 지진, 홍수, 산사태 등 천재지변으로 손상되면 수리비 등을 보상해준다. ‘맞춤형 보험’도 있다. 비슷한 위험에 대비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일종의 특정 형태의 보험을 만든다고 해서 공동구매 보험 또는 개인 대 개인(P2P)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참여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에서는 이런 맞춤형 보험을 만들어주는 보험 중개인 집단(BBMㆍBought by Many)이 활동 중이다. BBM은 거대 보험사를 상대로 대신 보험료 협상 등을 해주는 전문가다.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그만큼 유리한 조건의 보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재 회원 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건강보험, ‘산악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위한 자전거 보험’, ‘당뇨병 환자들 위한 여행자보험’ 등 종류도 300가지가 넘는다. P2P보험은 새해 들어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인바이유(www.inbyu.co.kr)에선 현재 금융사기 보험과 3000원대 운전자 보험 가입자를 모집 중이다. ●836억원 다리보험 들었던 베컴… 국내 연예인도? P2P보험이 공동구매라면 키퍼슨(Key Person) 보험은 1인용 보험이다. ‘몸이 곧 재산’인 유명 연예인이나 세계적인 음악가, 스포츠 스타 등이 든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다리에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나 되는 보험에 가입해 화제가 됐고, 현역시절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역시 다리에 7000만 달러(약 836억원)의 보험을 들었다. 배우 제니퍼 로페즈도 엉덩이에 2700만 달러(약 323억원)의 보험에 가입했다. 키퍼슨 보험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국내 연예인 가입자도 많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여배우 A씨와 걸그룹 B씨는 다리에, 배우 C씨는 얼굴에, 가수 D씨는 성대에 수억원대의 보험을 가입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 중에는 키퍼슨 보험을 취급하는 곳이 없다. 수요가 극히 한정적이라 돈이 안 되는 반면 만들기는 무지 복잡하다는 게 판매를 안 하는 이유다. 보험 가입자는 있는데 취급 보험사는 없는 모순적인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까. 보험사 관계자는 “특급 스타가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고 해외 보험사에 가입했거나 소속사가 스타를 띄우려 입소문만 내는 것 둘 중 하나”라면서 “실제 자사 연예인에게 평범한 상해보험을 하나를 들어주고서 ‘A양이 억대 키퍼슨 보험을 들었다’고 소문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 생겨나는 보험도 있다. 위성보험이 대표적이다. 우주 산업은 천문학적인 자본금이 투입되지만, 로켓 발사 실패부터 충돌, 고장, 추락 등 다양한 변수에 존재한다. 작은 변수 하나에 몇 년간 쏟아부은 돈이 고스란히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을 키웠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중 보험에 가입된 것은 약 160기. 매년 발사되는 위성 중 10% 정도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만 고객은 아니다… 위성도 매년 10% 가입 위성보험이 첫 등장한 건 1965년이지만 우리나라는 딱 30년 뒤인 1995년에 도입됐다. 최초 가입자는 그해 8월 발사된 무궁화호 위성이다. 실패 때 보험금만 당시 1600억원이었는데 당시 단일 물건으로는 국내 최고액이었다. 한국통신(현 KT)은 발사 실패에 대비해 국내 11개 보험사와 계약을 맺었다. 한군데로 몰아 보험을 들었다가 사고가 나면 해당 보험사가 부도날 수도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해당 보험사들도 불안했던지 당시 해외에 가입한 재보험만 총 250여개에 달했다. 불안은 현실이 됐다. 무궁화호는 발사 후 보조로켓의 정상분리 실패로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연료 과다 사용으로 위성의 수명도 줄었다. 보험사 입장에선 100% 전손 처리된 케이스다. 현재 국내에는 총 6기의 위성이 발사 및 궤도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눈에 띄는 이색보험이 많지 않다. 2015년 10월 금융당국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부터 새로운 보험과 담보가 하나둘씩 등장하는 수준이다. ‘드론 보험’ ‘결혼보험‘ ‘반려견보험’ 등이 등장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틈새시장을 노린 이색보험 출시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과감한 시도나 도전을 하다 손해율 관리에 실패하는 일이 적지 않다.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일에만 초점이 맞춰져 보험사가 큰 손해를 입는 일도 있다. 실제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은 “투기적 수요나 세간의 관심만 끌기 위한 보험상품은 판매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美 금리인상 확실… 문제는 속도와 횟수” 결정 1주 전 연준위원들의 ‘마지막 힌트’

    “美 금리인상 확실… 문제는 속도와 횟수” 결정 1주 전 연준위원들의 ‘마지막 힌트’

    FOMC 내년 3차례 이상 전망 땐 한국 금리 역전… 불안심리 커져 미국이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추가 인상 속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세 차례 이상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내면 한국과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 한국은행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위원들은 ‘블랙아웃’ 시작 하루 전인 5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시장에 마지막 ‘힌트’를 던졌다. ‘블랙아웃’은 FOMC 개최 1주일 전부터 통화정책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삼가는 기간이다. 연준 내 대표적인 온건파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매파’(조기 금리 인상) 발언을 해 눈길을 끈다. 더들리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가 확인될 경우 연준은 더 빠르게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둘기파’(점진적 금리 인상)로 분류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트럼프의) 법인세율 인하가 경제성장률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향후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피닉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를 위해선 내년 금리 인상이 한 차례만 이뤄져야 한다”며 상반된 견해를 펼쳤다. 지난해 12월 제로 금리(0~0.25%)에 종지부를 찍은 미국은 올해 내내 추가 인상에 실패했다. 0.25~0.5%의 기준금리가 1년째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올릴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 여부보다 향후 인상 속도에 대한 신호가 시장의 관심이다. 연준이 지난 9월 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선 17명의 위원 중 10명이 내년 두 차례 이하 인상을 예상했고, 세 차례 이상은 7명에 그쳤다. 연준은 이번 FOMC를 마치면 새로운 점도표를 내놓는데, 세 차례 이상이 늘어날 경우 불안심리가 가중될 전망이다. 연준이 이달에 이어 내년 세 차례 인상을 단행하면 기준금리가 1.25~1.5%로 한국(1.25%)보다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셀 코리아’(외국인 자금 이탈)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 여건상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한은이 덩달아 따라 올리긴 어렵다”며 “다행히 내년 FOMC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새로 갖는 4명의 연준위원 중 비둘기파 성향이 강한 인사가 있어 두 차례 추가 인상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은 통안증권 발행 축소…금융시장 불안심리 확산 차단

    한은 통안증권 발행 축소…금융시장 불안심리 확산 차단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발행 물량을 축소한다.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은 25일 통안증권 발행물량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른바 ‘트럼프 탠트럼’ 현상으로 채권시장의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섰다. 통화안정증권은 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단기증권이다. 통화량을 줄이려 할 때는 공개시장에서 통안증권을 발행해 매각하고, 반대로 통화공급이 필요한 경우엔 통안증권을 환매하거나 만기 전 상환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한다. 한은은 우선 오는 28일 실시되는 통안증권 입찰 규모를 애초 예정했던 1조원에서 3000억원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통안증권 1년물 5000억원을 발행하지 않고 91일물 5000억원도 3000억원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한은은 이어 12월 중에 발행 예정인 통안증권도 물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통안증권 발행규모를 줄이면 채권시장에 발행물량이 줄어 채권값이 상승(채권금리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자 달러 가치와 금리가 급등해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이날도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과 1년물 국고채 금리가 각각 0.2bp(1bp=0.01%p),0.7bp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번 조치가 장단기 금융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퍼지는 것을 차단하고 급격한 금리의 변동성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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