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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경제위기로 ‘MB노믹스’ 궁지에

    미국발 금융불안과 물가·환율의 동반급등이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MB노믹스’가 궁지에 몰렸다.‘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구상이 채 시동도 걸기 전에 흔들리는 시장 앞에서 멀미를 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급해졌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때만 해도 그는 경기동향에 자신감을 내보였다.“1,2차 오일쇼크가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기름값은 우리만 오르는 게 아니다.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의 표정은 16일부터 달라졌다.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가 오는 것 같다. 예측조차 확실히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했다.17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선 ‘상상초월’‘충격적’이란 표현을 써가며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어쩌면 세계 위기가 시작된다는 생각도 든다. 정부는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고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들어 지역순방 중에도 경기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기 시작했다. 헬기와 KTX로 이동하는 동안 동행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환율과 원자재값 동향을 수시로 보고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정부에 비상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불안심리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거시정책협의회가 열렸지만 청와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뒤늦게 회의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음을 애써 강조했다.“경제는 심리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지론이 함구의 배경이다. 전문가들의 해법은 엇갈린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 개입은 글로벌시장 차원에서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환율 개입을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박사는 “환율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새 경제팀 인식에 문제가 있다. 구두개입의 강도를 높여 환율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일단 생필품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최대한 억제하고 기업들의 생산활동 위축을 줄이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시장불안 차단이 제1방어선인 셈이다.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 포퓰리즘은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20여년 전 ‘포퓰리즘의 이념적 위상’이란 논문으로 한국 학계에 포퓰리즘 논의의 씨앗을 뿌린 서병훈 숭실대 교수(한국정치사상학회장)가 ‘포퓰리즘-현대 민주주의 위기와 선택’(책세상)이란 단행본을 냈다. 서 교수는 먼저 포퓰리즘의 개념 정의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한국에서 넘쳐나는 포퓰리즘이란 말의 인플레이션 현상은 포퓰리즘에 대한 개념 혼동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서 교수는 “사람마다 다른 현상을 염두에 두고 포퓰리즘을 사용하는 바람에 포퓰리즘은 신발은 있으나 신발에 맞는 발은 어디에도 없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신세가 됐다.”며 ‘인민에 대한 호소’와 ‘선동적 정치인에 대한 감성 자극 정치’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포퓰리즘을 정의할 것을 제안한다.이 두 기준에 따라 서 교수는 포퓰리즘을 “기성 질서 안에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정치지도자가 인민의 주권회복과 이를 위한 체제개혁을 약속하며 감성적인 선동 전술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정치운동”으로 정의한다. 서 교수는 고전적 포퓰리즘의 양대 기둥이 된 1870년대 러시아의 ‘브나르도(인민 속으로)’ 운동과 1892년 미국 인민당 운동 등을 출발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위력을 발휘해온 포퓰리즘의 과거와 현재를 더듬는다.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억만장자 페로의 2000만표 득표,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정치인 르펜의 16.86% 득표,50년대 아르헨티나의 페론과 21세기 초 베네수엘라 차베스로 이어지는 남아메리카의 포퓰리즘 등을 살핀다.서 교수는 민주주의의 한계상황을 거름삼아 자라온 포퓰리즘을 단순 정치현상이 아닌 ‘병적 징후’로 규정한다.서 교수는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대중의 불안심리 ▲정당정치의 퇴보 ▲감성을 자극하는 ‘흥행사’ 정치인의 등장 등을 포퓰리즘 만개 원인으로 꼽는다. 서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가 주권자 인민과 겉돌고 있는 현실에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포퓰리즘에 환호한다.”며 포퓰리즘 극복을 위한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 시민단체와 언론의 감시기능 회복을 강조한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美 금리 추가인하 촉각

    지난주 미국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깜짝 금리인하와 조지 부시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로 올들어 첫 주간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부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미흡했다.이에 따라 29∼30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FRB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특히 이번 주는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와 주요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 공개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지난 한주 0.9%,S&P지수는 0.4% 상승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애플의 급락세로 0.6% 하락했다.FRB가 지난 22일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부시 정부가 24일 1500억달러 규모의 긴급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데 따른 반등세이지만 투자심리를 부추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주 FOMC의 금리 인하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소 0.25%포인트의 추가 인하 결정을 기대하고 있으며,0.5%포인트까지 내다보는 관계자들도 있다. 반면 0.25%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번 주에 발표되는 각종 경제 지표도 변수다.12월 신규주택판매 지수(28일),12월 내구재 주문건수(29일), 지난해 4·4분기 국내 총생산(30일),12월 개인 소득·지출 지표(31일) 등이 줄줄이 나온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위기는 기회… 펀드런 안돼”

    미래에셋그룹이 ‘펀드런(대량환매사태)’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위험관리에 나섰다. 경기도 일산 사는 김희동(가명·41)씨는 미래에셋증권 마두지점에서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진단과 대응전략’이라는 편지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11월에 그 지점에서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펀드도 가입했다. 마두지점장은 ▲현재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은 우리나라 카드사태랑 비슷하다고 평가한뒤 ▲미국 경제가 어려워도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이 완충역할을 할 것이고 ▲9·11테러 때도 주가가 급락했지만 곧 회복했으며 ▲중국의 긴축으로 중국증시가 하락하고 있지만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며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다. 원금을 20%나 까먹어 펀드환매를 고민하던 김씨는 이 편지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미래에셋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투자자의 불안심리 관리에 들어간 이유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주식형펀드는 전체 주식형펀드 72조 5000억원 중 39.4%인 28조 6000억원에 이르고, 전체 해외펀드 76조 4000억원 중 27.1%인 20조 7000억원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50여개 운용사 중 미래에셋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만약 주가폭락으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투매와 펀드런이 발생할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받을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펀드환매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운용사는 보유주식을 팔아야 하고, 그것이 다시 주식시장 하락을 촉발하고, 추가하락에 따른 추가 펀드 환매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이 시작된다. 바닥없는 코스피지수의 추락도 예상된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가 100달러 돌파] 주식시장 한파 불어닥치나

    고유가로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가라앉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미국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유가가 장중 한때 100달러를 돌파한 것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달러 약세와 유가상승이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세계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그동안 고유가에 무덤덤했지만 불안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는 분위기다.최근 국내 증시에 뚜렷한 매수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즉 충격에 대한 완충지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록한 57개월 만의 무역수지 적자로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과장은 “그동안 고유가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 왔던 원화 강세가 사라지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전년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시장은 금리 상승의 압력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91일물 CD금리가 12월 한달 동안에만 0.2% 이상 급등,6년7개월래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의 유망 테마주의 하나가 내수였다. 물가 상승에 금리 상승까지 겹쳐 소비여력이 줄어들면 내수기업의 주가가 올라가기는 버겁다.반면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중동국가의 대규모 플랜트 및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국내 건설·플랜트업계, 대체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상승이 예상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전관 변호사’들 뻔뻔한 탈세

    법관이나 검사를 사직한 뒤 곧바로 최종 근무지 주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이른바 ‘전관 변호사’들이 수천만원부터 수억원까지 탈세를 관행적으로 저지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1일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질의자료에 따르면 부장판사·검사급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은 형사사건의 경우 착수금이 최소 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공보수는 불구속시 3000만∼1억원, 보석 허가시 2000만원 이상, 기소유예시 5000만원 이상이며, 보석보증금은 500만∼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세무직원이 작성한 국세청의 내부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관 변호사들은 구속 사건을 맡는 경우 착수금 1000만원 이상, 성공보수 1억원 이상을 받는 것이 관행이고,3000만∼1억원에 이르는 보석보증금도 변호사들이 챙기며, 고위층 간부를 상대로 한 로비를 일컫는 ‘전화변호’는 착수금 1억원 이상이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국세청 내부 문서에 따르면 ‘상당수의 전관 변호사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신고하지 않고 탈세하는 의혹이 있다.’,‘구속에 대한 불안심리, 가장의 구속에 따른 잔여가족의 생계불안 등을 이용해 고액현금을 받고도 증빙을 남기지 않는 경향이 있음. 지능적 탈세를 자행’이라는 대목도 있다고 노 의원은 공개했다. 이 밖에 노 의원은 전 국회의원 출신 변호사가 착수금 2000만원 중 700만원만 신고하고 나머지 성공보수 4억원의 신고를 누락한 사례,2003년 2월 개업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20억원대 소송을 맡아 1억 3500만원을 받았으나 800만원만 신고한 사례,13억원대 소송에서 승소한 변호사가 성공보수 4억 3200만원의 신고를 누락한 사례 등도 국세청 자료에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 의원은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부장판·검사 출신 변호사 14명의 최근 6년(2000∼2005년) 간 납세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20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A변호사는 6년 동안 1666건을 수임해 44억원을 벌었다고 신고했지만 국세청의 내부추정 방식에 따른 추정 수입은 최소 177억원에 이르고, 추정 탈세액은 약 5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 의원은 또 부장판사 출신인 부산 지역 변호사들의 경우 B변호사가 2001∼2005년 약 49억원을,C변호사는 2002∼2005년 35억원을,D변호사는 2002∼2005년 30억원을 각각 탈세했고, 부장검사 출신인 대구의 F변호사는 2002∼2006년 약 22억원을 탈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호사 14명 중에는 전직 국회의원과 지구당 위원장, 지방변호사회 회장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국제유가 뛰고 뉴욕주가 기고

    국제유가 뛰고 뉴욕주가 기고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급락,22일 국내 증시에 ‘블랙 먼데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추가 조정이 하락세로 반전하는 추세의 전환이냐, 지나친 상승에 대한 가격 조정이냐에 대해서는 후자가 다소 우세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4%(366.94포인트) 떨어진 1만 3522.02에 마감됐다. 이날은 1987년 10월19일 다우지수가 하루만에 22.6%(508포인트) 떨어진 ‘블랙먼데이’ 20주년이다.20년 전에는 못 미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제기되면서 387포인트가 급락했던 지난 8월9일 이후 최대 급락폭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미국 금융주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고,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늘어나는 안전자산 선호도 지난 주말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이 3.79%로 연중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한주간 세계 주요 증시 대부분이 하락, 위험자산인 주식을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한주 동안 1조 50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판 주식이 산 주식보다 많은 것),3주만에 팔자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매주 금요일마다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과장은 “주말을 앞두고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주 초반 변동성 커질듯” 서울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하락으로 20일 이동 평균선을 하향 이탈한 상태”라면서 “여전히 진행중인 조정요인을 고려할 때 조정국면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하는 코스피 지수 1900 전후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정 과장은 “투신권으로의 자금 흐름이 얼마나 개선될 것이냐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중국 펀드로의 쏠림 현상과 함께 자금이 빠지던 국내 주식형 펀드로 지난주 중반부터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주가 조정이 통상적인 조정의 범위인 5∼7%를 벗어나지 않고 있어 상승 추세 자체는 유효하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주도주들이 너무 비싸 계속 주가가 상승할 상황이 아니다.”며 보다 큰 폭의 조정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주 초반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2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 이후 중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지가 미지수다. 주초에 발표될 중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소비자물가지수 등과 함께 추가 긴축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이번 주에 미국의 주택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기존·신규주택판매 지수도 발표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명화 경제 토크/이명옥·정갑영 지음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투기는 요즘 투기다 거품이다 말이 많은 한국 미술 시장의 열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당시 네덜란드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상인들은 도시 외곽에 멋진 교외 주택을 지으면서 정원가꾸기가 유행하게 된다. 신의 꽃으로 찬미받던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는 한 뿌리에 4840㎡에 달하는 땅과 교환할 정도였으나,1937년 한바탕 도깨비 놀음으로 튤립 투기 광란은 막을 내린다. 시장이 통제 불가능 상태에 빠지면서 불안심리가 급속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명화 경제 토크(이명옥·정갑영 지음, 시공아트 펴냄)’는 보스하르트의 튤립 정물화 ‘꽃병’에서 이와 같은 미술사를 읽어내며 그림과 경제와 상관관계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간다. 이씨는 종로구 사비나미술관의 관장이며, 정씨는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미술과 경제는 얼핏 보면 별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예부터 미술품은 투자 혹은 투기의 대상이 된 데서 알 수 있듯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인 아트 펀드의 원조는 1904년 프랑스의 아마추어 미술품 수집가들이 결성한 ‘곰의 가죽’에서 유래한다.13명으로 구성된 ‘곰의 가죽’은 매년 1월 250프랑을 갹출해 모은 종자돈 2750프랑으로 미술품을 사서 10년 후에 되팔기로 한다. 당시로는 혁명적으로 피카소, 마티스, 루오 등 현대미술에 집중 투자했던 ‘곰의 가죽’은 10년뒤 파리 시립 경매장에서 연 미술 경매를 통해 투자금의 4배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다. 이들은 이익금의 20%를 해당 작가와 1차 세계대전으로 고생하던 예술가와 미망인을 지원하는 데 썼다. 33점의 명화 속에서 읽어내는 경제 원리는 사뭇 흥미롭다. 그렇다면 하루가 멀다하고 그림값이 치솟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전망도 책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세상에서 단 1점밖에 없는 미술품은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가격변동이 큰 수요탄력성이 큰 품목이다. 때문에 시장을 믿고 뛰어 든 개미 수집가들에게 조금이라도 투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 미술시장의 현실이다.1만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평균나이 24세…장수생이 사라졌다

    평균나이 24세…장수생이 사라졌다

    두꺼운 책을 안고 종종걸음을 치는 미니스커트 차림의 20대 여성. 수험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는 영화나 음악, 친구들과의 수다로 푼다. 고시공부에 몰두하기 위해 몇년 동안 학교를 휴학하기도 하고, 비용은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한다.2007년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고시생의 모습이다.1차시험 유예제도가 없어지고 토익·토플이 도입되는 등 시험 방식이 바뀌면서 고시생들의 초상도 크게 달라졌다. 서울 출신의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너저분한 운동복에 담배와 술로 찌든 30대 후반의 장수생, 고향을 떠나 홀로 고학하는 고시생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설문조사에 나타난 2007년 서울 신림동 고시촌 고시족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우수 여학생 몰리면서 여성 비율 크게 늘어나 응답자 가운데 남자와 여자 비율이 거의 1대1에 이르는 등 최근 고시 합격자의 여성 강세 추세가 학원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시험별로는 사법시험은 남녀 비율이 80명대 58명으로 남자가 많았다. 그러나 행정고시는 51명대 54명으로 비슷했고, 외무고시는 8명대 23명으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여성합격자 비율이 사법시험 37%, 행정고시 44%였고, 올 외무고시에서 여성합격자의 비율이 67%를 차지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반영해 눈길을 끌었다. 한림법학원의 조대일 부원장은 “실제로는 한 교실에 여학생이 40%정도 된다.”면서 “사법시험 1000명 시대와 IMF 외환위기가 맞물리면서 우수한 여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 고시를 준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고시생 대다수가 학업을 중단한 채 고시공부에 매달리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90%(245명)가 휴학생이거나 졸업생인 조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일단 고시에 합격해놓고 졸업해야 한다는,‘졸업후 실업’상태에 대한 불안심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중 기혼자는 6명에 불과했다. 이들 6명은 모두 사법시험 준비생으로 사법시험이 행정·외무고시와 달리 나이제한이 없는 자격시험으로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수험생들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성비는 남자 4명, 여자 2명이었다. ●시험규정·방식 변경으로 장수생 사라져 요즘 고시생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젊어졌다는 점이다. 평균 나이가 24세로,2006년 행정고시 합격자 나이인 26.3세(남녀평균)보다 2살 정도 낮아졌다. 일찍부터 고시공부를 시작하는데다, 시험방식이나 규정이 바뀐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는 2005년부터 행정·외무고시에서 1차 시험 합격자 유예제도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어과목이 토익, 토플 등 공인영어시험으로 대체된 것도 장수생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고시공부에 드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것도 장수생을 사라지게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대생 거의 ‘0’…외고출신 약진 신림동 고시촌 고시생들은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태어났고 출신대학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생지역을 묻는 질문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126명으로 45%를 차지했다. 출신대학은 수도권이 172명으로 63%를 차지했다. 반면 지방대학 출신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단 8명(3%)뿐인 것으로 나타나 지방대 출신은 고시촌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격생을 많이 배출하는 일부 지방대학교는 자체적으로 고시반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고시학원 강사는 이에 대해 “고시생의 80%가 서울의 주요대학 출신이다. 최근엔 학원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가 지방대생은 경제적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그만큼 고시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의 약진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의 70%인 190명이 일반고 출신이었지만 외국어고 출신이 43명으로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여기에 과학고, 국제고 출신도 각각 1%나 됐다. 고시생들의 고등학교 때 석차는 절반 이상인 152명이 전교 10등 이내에 드는 최고 우등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 1∼5등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5%(96명),10등 이내라는 응답자는 20%(56명)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해외부동산 투자 뒷걸음 5개월만에 1억弗 밑으로

    지난달 내국인의 해외부동산 취득 금액이 1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3월 980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에 따른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8월 중 내국인이 사들인 해외부동산은 195건,8900만달러이다. 올들어 8월까지는 총 1855건,7억 8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월별로는 ▲4월 1억 2900만달러(268건) ▲5월 1억 300만달러(274건) ▲6월 1억 2300만달러(267건) ▲7월 1억 1200만달러(268건)를 기록했다. 8월 취득한 해외부동산 가운데 투자목적용은 147건에 6600만달러, 주거목적용은 48건에 2300만달러로 평균 취득 금액은 46만달러이다.7월의 42만달러보다 다소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54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7월 115건의 절반도 안 됐다. 이어 말레이시아 40건, 캐나다 30건, 중국 15건, 싱가포르 10건, 필리핀 9건, 일본 9건, 영국 4건, 호주 4건 등의 순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암송아지값 추락 ‘바닥이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이후 한우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축산 밑천인 암송아지 값은 한때 2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4분의1 이상 하락했다. 13일 농협중앙회의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12일 현재 암·수 송아지의 전국 산지 평균 가격은 각각 207만 4000원과 200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암송아지 값은 지난해 말 279만 5000원과 비교해 무려 25.7%나 떨어졌다. 수송아지도 같은 기간 226만 2000원에서 11.4% 하락했다. 특히 암송아지 값은 지난 3일에는 198만 7000원을 기록하며 200만원 밑으로 추락했다. 암소(600㎏), 수소(600㎏)의 전국 산지가격 평균은 각각 467만 7000원과 488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암소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6.3% 떨어졌다. 올해 말까지 한우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9월 축산관측’ 보고서를 통해 9∼11월 한우 암소와 수소, 수송아지 가격이 각각 460만∼470만원,465만∼475만원,195만∼205만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갈비를 포함해 미국산 쇠고기가 전면 개방될 것이라는 축산농가의 불안심리가 한우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브프라임 사태 장기화 소비·투자 위축 가능성”

    “서브프라임 사태 장기화 소비·투자 위축 가능성”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수출여건 악화와 자산시장 여건 변화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걸 금융연구원 원장은 4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강연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장기화돼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해외수요가 감소,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분석 결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은 각각 4.28%포인트,1.53%포인트 하락하며 환율이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출증가율은 0.2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투자자 불안심리가 커지고 주택가격과 주가 등 국내 자산가격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자산가격 조정의 폭이 크거나 기간이 길어지면 역(-)의 ‘부의 효과’와 이로 인한 미래 불안심리 확산 등이 발생, 소비와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6월 말 현재 8억 4000만달러로 추산되는 국내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양호한 만큼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구촌 서브프라임 불안 여전

    지구촌 서브프라임 불안 여전

    “마치 폭풍전야와 같다고 할까요.”한 외국계 은행의 글로벌 마켓 담당자가 전한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풍향계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로 빚어진 글로벌 신용경색이 ‘부시­버냉키’의 합작으로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일시 잠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뇌관’이라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국제적인 신용경색을 우려, 유동성을 늘렸지만 ‘한차례 주사효과’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5.3%에 머물던 달러화 펀드의 이자율은 서브프라임 문제로 6.5%까지 올라갔다가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5.4%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5.7∼5.8%까지 반등했다. ●‘금리전환부 모기지´가 위험 진원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나쳐 같은 신용등급의 채권이라도 ‘호·불호’가 갈리는 시장의 차별화·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져 시장을 지탱해 온 신용평가 시스템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이미 안전자산에 대한 가산금리조차 0.17%에서 0.30% 이상 올라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기업들의 차입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의 채권담당자는 “세계 금융시장이 올 하반기를 쉽게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전환부 모기지(ARM)’를 위험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2년간 저금리로 빌려줬다가 3년차부터 고금리로 전환하는 방식인데 2005년 이후 이뤄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80%가 ARM이라고 했다. 올 하반기부터 이 방식이 적용되면 금리가 10%를 넘어 미국에서 모기지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 ●급한 불 껐지만 자금 경색 재발 소지 물론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 시장에서의 자금경색이 재발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버블이 확실하고 경착륙이든 연착륙이든 언제든 꺼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서브프라임 문제는 위기의 원인이라기보다 유동성 과잉에 따른 결과로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기와 국제금융시장이 2∼3년간 평온할 수 없다는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달러화 약세는 환차손을 막으려는 달러화 자산의 매각으로 나타나 미국내 금리는 올라가고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으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머징 마켓들은 타격을 받게 된다. 거꾸로 비정상적인 달러화 강세가 지금처럼 유지되면 미국의 무역·재정적자는 더욱 악화될 것이고 미국내 소비를 외국의 파이낸싱(자본투자)에 의존하는 왜곡된 시장구조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美 초기에 미온적 대처… 신뢰 떨어져 실제 미국에선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자동차 판매 등이 줄어드는 등 ‘부의 감소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를 낮게 유지해 주고 세제 지원까지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사태의 심각성만 재확인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연구원 부설 국제금융센터의 관계자는 “미국이 부실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초기에 미온적으로 대처,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서브프라임, 국내경제 영향 제한적

    임영록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23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도 적다.”고 밝혔다. 다만 불안심리가 아직도 남아 있어 시장에서의 변동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경제는 올해와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과 재할인율 인하 등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어 서브프라임 문제가 국내 금융시스템의 위기나 실물경기 침체로 파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수출의 둔화 가능성에는 “미국 경기가 둔화해도 중국 등 신흥개발국과 유럽, 일본 등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는 견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8월 수출 증가율도 1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엔캐리 자금도 일본(0.5%)과 미국(5.25%) 등 주요국 간 금리차가 커 구조적 측면에서 급격한 청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엔캐리 자금의 규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2005∼06년까지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이 6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과거부터 이뤄진 엔화 대출까지 모두 포함해 과대계상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과 변동성 때문에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예단하기가 어려워, 글로벌 유동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폭락… 폭등… 롤러코스터 증시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변동성 장세라며 신중한 판단을 주문하고 있다. 시장은 주가 반등 장세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 보고 우량주를 골라내는 작업에 들어갔다.●폭락, 폭등…, 어지러운 주식시장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200선물 9월물이 5.08% 이상 상승,1분간 지속됨에 따라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됐다. 올 들어 3번째지만 급등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는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스타선물 9월물이 6.47% 상승함에 따라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역시 올 들어 세번째다.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모두 사이드카가 7월30일 이후 발동, 최근 들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음을 증명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까지 16일간 진행된 조정은 하락폭도 다른 시기에 비해 컸던 만큼 반등 강도도 여전히 강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위험 회피 수단으로 신흥시장, 그중에서도 선물시장이 발달한 한국을 주요 매매 대상으로 삼고 있어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다소 완화돼 매도금액은 3691억원이었다.●FRB의 2% 부족한 선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인하, 불안심리 진화에 나서면서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섰다.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82% 오르면서 1만 3000선을 회복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시장은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고 FRB는 금리인하에서 파생될지 모르는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다.”며 FRB의 이번 결정을 ‘고민이 묻어있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FRB가 금리를 내리면, 투기자들에게 그들이 입게 될 손실이 제한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아직은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서 나타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에 투자한) 대형 금융기관의 책임분담과 금리인하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증시는 1800선 전후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경제팀장도 “FRB의 이번 조치로 냉각된 투자심리가 급격히 호전되기보다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반등을 준비하는 증권사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최근 급락 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졌던 조선, 철강, 기계, 보험업종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증권사들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진 종목 외에도 외국인들이 8월 들어 5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도 순매수하고 있는 주식을 고르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우리금융,LG카드, 대구은행,KTF,SK케미칼, 삼성카드, 대한전선 등은 순매수했다.●사이드카(sidecar) 선물시장이 급변, 현물(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프로그램 매매호가 관리제도로 선물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된다. 하루에 한번만 발동된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금융 불안심리가 더 문제다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 및 엔캐리 청산 우려로 주식시장이 사흘째 폭락하고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치솟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엔캐리의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일각에서는 증시 대폭락 직전에 콜금리를 올린 통화당국의 단견을 탓하는가 하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기도 한다. 하루에 수십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불안심리에 휩싸여 무작정 투매 대열에 끼어들기보다는 당국이 공시하는 정보와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냉정히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이번 글로벌 금융불안 사태는 우리 정책의 잘잘못과는 무관하다. 외환보유고나 유동성 등 기초체력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편승한 투기성 머니게임이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에 발목을 잡히면서 촉발됐다. 그리고 최근의 순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개도국 평균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보유 비율이 우리 금융시장의 충격 진폭을 더 키우고 있을 뿐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불안 사태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상당기간 지속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대형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출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 금융시장을 휘감고 있는 막연한 불안심리는 자칫 손실만 키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당국은 불안심리가 실물경제에 주름을 주지 않도록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세심하게 강구하기 바란다.
  • [뉴스 분석] 외환·유동성 풍부…환란때완 달라

    [뉴스 분석] 외환·유동성 풍부…환란때완 달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파장은 크게 두 갈래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국제무대의 ‘큰손’들이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빼는 측면이다. 다른 하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파생상품에 투자한 국제금융기관들이 연쇄 부실 가능성에 직면, 글로벌시장에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점이다. 펀더멘털(기본여건)보다 ‘센티멘털(심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불안심리 확산이 더 문제 이럴 경우 이머징마켓에선 펀드 환매에 따른 신용경색과 환율급등에 따른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경고음’을 내면서도 국내 상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지금은 외환보유고가 풍부하고 시중에 대기성 자금이 넘쳐나며 각국 중앙은행들도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문제가 장기화할 것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완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16일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것도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28%나 급등한 국내 증시에서 매물을 쏟아냈다. 임영록 재경부 2차관은 “외국인의 투자비중은 40%에서 최근 34%로 낮아졌지만 이머징마켓의 평균인 25%보다 여전히 높다.”면서 “국내외 상황에 따라 증시의 불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순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매도 당분간 계속될 것 지금까지 드러난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도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미국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던 2001년의 금리는 1%대였지만 지금은 5%대인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이다. 특히 ‘예고된 위험’을 고금리 파생상품으로 2차·3차 금융기관에 분산시킨 것은 ‘부실의 파이’를 키운 측면이 있다. 미국 증시에 이어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건 국제 금융기관들이 글로벌시장을 통해 동전의 양면처럼 연계됐기 때문이다. ●엔캐리 조기청산땐 환율폭등 가능성 위험의 다른 축은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다. 이자가 싼 엔화를 대출받아 이자가 높은 이머징마켓에 투자했으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청산속도가 빠를 경우 외화 유입으로 환율을 유지하던 나라에선 환율 폭등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시작된 동남아 외환위기와 같다. 권오규 부총리도 이같은 위험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위기가 아시아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세계적으로 2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는 60억달러 정도이다. 김석동 재경부 1차관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시 유동성 공급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한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中, 과열증시 잡기 나섰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에 이르는 이자소득세를 없애 증시에 풀린 돈을 은행으로 돌리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5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이 검토 중인 이 방안은 일단 논란을 빚고 있는 주식차익 과세 도입 대신에 마련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은 증시 과열이 과잉 유동성 공급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고 판단, 시중 자금 흡수책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플레 우려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의 니홍르(倪紅日) 부주임도 “이자소득세가 없어지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간 유동성이 은행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인플레를 차단하는 두 가지 효과가 있어 적극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의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지난달 은행 1년만기 예금이자율은 연 3.06%로 이자소득세 20%를 빼면 실질이자율이 연 2.86%에 불과해 매달 3.0%를 넘나드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가계예금은 지난 4월에만 1674억위안(약 20조원)이 줄었다. 주식시장으로 빠져나온 가계 예금은 매일 30만개 이상의 신규 주식 계좌가 탄생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편 증권거래세 인상과 뒤이은 추가 조치 등에 대한 우려로 폭락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일단 급락세를 면했지만 불안심리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분위기다.jj@seoul.co.kr
  • [염주영 칼럼] 집값 하락에 잡음 넣지 마라

    [염주영 칼럼] 집값 하락에 잡음 넣지 마라

    경제만큼 과장법이 난무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버블 세븐’ 지역 아파트 값이 일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온갖 과장법들이 여기저기 난무한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도 한몫 거들었다. 그는 지난주 “강남 불패신화가 끝났다.”고 단언했다. 경망스럽다. 좀더 신중한 언급을 당부하고 싶다. 책임질 수 없는 얘기들은 마음 속에 접어두면 더 좋지 않을까. 지금의 하락세는 그동안에 오른 폭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그런데 정말로 오두방정을 떠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집값이 더 떨이지면 당장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버블 붕괴론’이다. 집값이 곧 폭락할 것이라고, 그래서 집을 담보로 은행돈을 끌어쓴 가계는 파산하게 되며, 은행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소비는 위축되어,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진다는 줄거리로 구성돼 있다. 생각할 수 있는 것들 가운데 최악의 조합으로 엮은 부동산발 경제위기 시나리오다. 이 해괴한 이론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집값이 떨어지는 조짐이 보이면 어김없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출처는 재계이거나 재계를 대변하는 민간경제연구소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위기 예방책이 함께 제시된다. 그 내용은 금융이완(금리 인하)으로 시장 경색을 막아야 하고, 부동산의 퇴로(양도소득세 완화)를 열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의식을 잔뜩 불어넣어 정부를 겁먹게 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책에 영향을 미쳐 집값 하락을 저지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장관의 과장법은 그래도 들어줄 만하다. 그러나 버블 붕괴론은 과장법 치고는 매우 악성이다. 집값 하락에 대해 근거 없는 불안심리를 불어넣고 있어 듣기조차 민망하다. 도대체 버블이 무엇인가. 경기의 호·불황 사이클을 따라 거품이 생겼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거품은 애초에 안 생기면 더 좋고, 일단 생겼다면 꺼지는 것이 정상이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위기와 연관짓고 ‘붕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를 끌어다 붙여 과대포장할 이유가 뭔가. 버블은 꺼져야 한다. 그 과정은 다소간의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그것을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비만증 환자가 땀흘려 뱃살을 빼는 과정을 통해 건강을 되찾는 것을 위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버블이 꺼지는 것은 뱃살을 빼는 것과 같다. 오히려 뱃살이 빠지지 않는 것이 위기다. 부동산값이 떨어져 경제가 망할 위험은 거의 없지만 부동산값이 안 떨어지면 경제가 망할 수 있다. 집값 땅값이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져야 한다. 일본의 장기불황이라는 특수한 사례를 일반화하여 미리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없다. 실물과 금융쪽의 수많은 요인들이 함께 결부되지 않는 한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당장 일본식 불황이 오는 것은 아니다. 설혹 일본식 불황이 온다 한들 집값 싼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이 대다수 집 없는 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제조업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이유, 젊은이들이 일자리 없이 백수로 지내야 하는 이유, 한평에 5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나오는 이유, 이 모든 악의 근원은 땅값 집값 폭등에 있다. 지역균형개발도 좋지만 전국의 땅값 들쑤시는 일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집값 땅값이 푹 떨어지게 좀 내버려둬라.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역술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역술

    “올해부터 8년간 대운(大運)이 드는데 대세가 워낙 좋다.”(이명박 전 서울시장) “무궁화꽃이 나라를 뒤덮는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천운(天運)과 인운(人運)이 모두 다 있다.”(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해년인 올해는 ‘해중갑목(亥中甲木)’의 해로, 현재 물속에 숨어 있는 큰 나무(甲木)가 하반기에 떠오르며 여권에서 나올 것이다.” 대선 때만 되면 역술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누가 대운을 타고났느냐,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느냐를 놓고 점괘가 난무한다. 어지러울 정도다.1997년이나 2002년에 비해 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역술인들도 이때만큼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앞일의 불투명성과 피 말리는 경쟁에 따른 불안심리 때문이다. 후보들보다는 그쪽에 줄을 선 정치인들이 더 그렇다. 잘 알다시피 우리의 대선은 철저하게 승자의 독식 구조다. 패자 쪽에 줄을 선 현역 의원은 다음 총선 공천도 보장받기 힘들다. 요즘 여의도 정가에선 누가 되든 18대 총선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상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영남권이 주 타깃이 될 것이란 소문이 그럴듯한 분석과 함께 나돈다. 전직 의원이나 당료 출신, 대학 교수 등 나머지 인사들도 자기가 도운 후보의 당락에 따라 팔자가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각 캠프 인사들은 알게 모르게 ‘용하다’는 역술인들을 찾는다고 한다. 사실 우리 정치사를 보면 정치 또는 선거와 역술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역대 정치인 중에 한 번 이상 점괘를 보지 않은 정치인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지금은 고인이 된 황락주 전 국회의장을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듯싶다. 황 전 의장은 평상시에도 와이셔츠나 넥타이 색깔까지 역술가에게 자문하고 그대로 실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선거 때는 유세지역 순서나 교통편 등과 관련해 하루에도 몇 차례 점을 봤다고 한다. 점괘를 철저하게 신봉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정치인이었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탈당을 결심하게 된 데는 김지하 시인과 소설가 황석영씨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 한데 황석영씨는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하던 손 전 지사를 만나 프랑스 역술가가 점친 손 전 지사의 올해 점괘를 전하며 당을 뛰쳐나올 것을 강력히 권유했다고 한다.6월이면 대운이 펼쳐지니까 더 이상 한나라당의 울타리에 연연하지 말라는 게 골자. 이 얘기는 손 전 지사 지인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점술은 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잘 나오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되는 것이고, 좋지 않으면 조금 더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심심풀이 정도에 그쳐야 한다. 1997년이나 2002년 대선 때도 그랬지만 점괘가 제대로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점치는 역술인들이 별로 없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게 아닐까. 역술인들도 불확실성이 좀 더 많은 쪽에 베팅한다고 할까. 무엇보다 이런 현상은 후보별 줄서기나 눈치보기의 파생물이라고 본다. 후보는 물론 후보를 위해서 일한다면, 소신껏 정책을 개발하고 좀 더 국민들의 폐부를 들여다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다. 올 대선은 국민들의 신뢰 속에 제대로 나라를 이끌 힘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돼야 한다. jt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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