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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균미 칼럼] 정치 양극화가 부른 폭동/논설고문

    [김균미 칼럼] 정치 양극화가 부른 폭동/논설고문

    새해 벽두부터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지난해 10월 치러진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며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정부청사에 난입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노란색 축구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흔들며 사무실 집기를 부수고 서류를 뒤지며 핸드폰으로 셀피를 찍는 모습은 2년 전 미국 워싱턴의 의사당 난입사건을 빼쏘았다. ‘브라질판 1·6 의회 난입사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떠올랐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에 2019년 취임 직후부터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며 트럼프 따라하기에 열을 올렸다. 트럼프처럼 비판적인 기성 언론을 ‘가짜뉴스’ 양산자로 낙인찍고, 허위 사실과 음모론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성과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초기에 무시했던 것도 비슷하다. 현직 대통령이면서 판세가 불리해지자 선거제도, 특히 전자투개표시스템의 조작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지적하며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을 키운 것도 닮았다. 트럼프와 보우소나루는 “대선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결과에 공식적으로 승복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위터나 텔레그램,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충성 지지층에 불복 메시지를 전파했다. 통합이 아닌 분열의 정치를 펴고 있다. 후임자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다른 점도 있다.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미 상원에서 대선 결과를 최종 의결하는 절차를 막아 보려 지지층을 부추겼지만 실패했다. 백악관에서 상황을 지켜보다 수시간 뒤에야 시위대 해산을 요구했다. 반면 브라질은 모든 법적 절차를 거쳐 지난 1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취임했다. 보우소나루는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머물며 사태를 지켜봤다. 미국에 이어 브라질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민주주의 상징인 의회를 ‘공격’하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폭동 그 자체도 문제지만 미국 의사당이 시위대에 의해 점령될 때 선거 불복과 지지층 동원이라는 트럼프식 분열 전략을 따라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늘어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 더 걱정된다. 브라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 트럼프의 선거 참모 등 측근들은 일찌감치 브라질을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 정치 자문을 해 오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의회 난입사태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지우고 이에 따른 불이익을 안팎으로 확실하게 보여 주지 않으면 분열과 선거 불복 전략의 확산을 막기 힘들 수 있다. 미국과 브라질 사태의 근저에는 분열과 불신이 깔려 있다. 의사당으로 몰려간 상당수는 정말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이념과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두 쪽으로 갈라진 사회,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부정확한 정보 그리고 이를 방치하고 선거 승리에만 혈안이 된 정치가 분열과 갈등을 악화시키다 못해 폭동까지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상황이 미국과 브라질뿐이겠나. 지난해 11월 미국의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가 1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의 정치적 갈등 수준은 1위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0.73% 포인트 차이로 당선된 것보다 더 분명하게 두 쪽으로 갈라진 한국을 보여 주는 수치도 없다. 주말마다 보수와 진보단체들의 도심 집회가 열리고, 여야 할 것 없이 강성 당원과 열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거대 야당 대표에 대한 사법적 처리를 놓고 또 한번 진영 간 충돌은 불을 보듯 훤하다. 브라질 사태를 ‘강 건너 불’ 보듯 말로만 한가하게 걱정할 때가 아니다.
  • 역병보다 두려운 혐오와 차별…삶은 때로 폐허가 된다

    역병보다 두려운 혐오와 차별…삶은 때로 폐허가 된다

    제약회사 개발연구원인 주인공이 파견 근무를 발령받아 C국에 도착한다. 경로가 불분명한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한 터였다. 방역복으로 무장한 검역관들이 체온을 재고 나서 그를 멸균실로 데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검사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지만,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건물 전체가 봉쇄돼 버린다. 도입부를 읽으면 자연스레 코로나19를 떠올릴 법하다. 소설이 처음 나온 12년 전 이미 코로나19를 예견이라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전염병으로 마비된 외국, 주인공은 한국의 살인 용의자가 되고 소설은 주인공이 전염병으로 거의 마비된 상태의 도시에서 겪는 일을 그렸다. 낯선 나라에서 혼자가 된 주인공은 숙소에서 본사의 명령을 기다리지만,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오질 않는다. 문득 본국의 집에 두고 온 개가 생각나 동창생 유진에게 개를 풀어놔 달라고 부탁한다. 유진이 그의 집에 가 보니, 개는 난자당해 있고 전처는 칼에 찔려 숨져 있다. 극단적인 상황에 주인공을 몰아넣고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방식은 작가가 다른 소설에도 자주 썼던 특기이다. 주인공은 손바닥과 팔의 멍, 그리고 술에 취해 머릿속에서 사라진 출국 전날 밤 사건 등을 애써 소환해 보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혼란한 마음에 뉴스를 검색해 보니 자신의 집 근처 쓰레기장에서 그의 지문이 묻은 칼이 발견됐다 한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그는 누군가 숙소의 문을 두드리자 자신을 잡으러 한국에서 경찰이 왔다고 생각해 도망치고, 부랑자 무리에 몸을 숨긴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 사건들을 오가며 이야기를 엮어 간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건들이 나중엔 정교하게 맞아떨어진다. 경영인 연수를 겸하고 있어 지사장까지 내다볼 수 있는 파견근무에 주인공이 선발된 이유는 시시하기 짝이 없었는데, 주인공이 다들 꺼리는 쥐를 잘 잡아서였다. 이를 마음에 둔 지사장 덕분에 주인공은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파견근무자로 선정됐다. 읽을 땐 무슨 시시한 내용인가 싶다가, 주인공이 부랑자가 돼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에 맞닥뜨리면 주인공이 쥐와 같은 존재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또 주인공이 부랑자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인간들의 행동은 더럽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쥐보다 인간이 더 혐오스런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2010년 출간된 소설이지만, 작가가 이번에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써서 출간했다. 작품의 시의성과 현재성도 한층 살아나면서 지금 읽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으로 거듭났다. 발열과 기침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는 원인 모를 전염병, 격리와 거리두기를 하며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지는 불신 등의 소설 속 상황이 마치 현재 같다. ●더럽고 잔인한 인간의 행동, 쥐보다 인간이 더 혐오스러울 때가 온다작가는 “어떤 상상은 현실이 되기도 하고 때로 그렇게 겪은 현실은 이야기보다 더 적나라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어 다시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후였다면 이 소설은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삶을 폐허로 만드는 것은 역병과 쓰레기, 끊임없이 출몰하는 쥐떼가 아니라 적나라한 혐오와 차별, 정교한 자본주의임이 명백해졌으므로 다른 상상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작가의 상상력이 현실이 돼 버렸다. 그래서 12년 전 나온 소설이 현재에 지니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 책을 지금 다시 꺼내 들어 읽어 볼 이유도 충분해 보인다.
  • 與, 이재명 ‘영수회담’ 제안에 “尹이 피의자 면담할 때냐…잔꾀”

    與, 이재명 ‘영수회담’ 제안에 “尹이 피의자 면담할 때냐…잔꾀”

    국민의힘은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 회담 등을 제안한 것에 대해 “사법 리스크 모면을 위한 잔꾀”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 처지에 비춰봐서 한가하게 신년 회견을 할 때인지 되묻고 싶다”면서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기본 시리즈’를 거듭 주창한 데 대해서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괴한 경제 논리로 경제를 망가뜨린 걸 상기해보기 바란다”고도 일침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영수 회담 제안에 “지금 시기가 맞지 않는다. 본인의 사법적 문제부터 다 처리하고 나서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본인의 사법처리 수순에 대한 ‘방탄’ 내지는 ‘주의 돌리기’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가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회의적 의견을 내놓은 데 대해 “정개특위 논의를 통해 결정될 문제인데 본인이 당 대표라고 이것은 되고 안 되고 단정적으로 끊어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관해서는 “마치 가이드라인처럼 이것은 된다 안 된다 하면 어찌 개헌자문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내각 경제라인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예산이든 뭐든 민주당이 169석으로 협조를 안 해주면서 사람을 바꾸라는 건 너무 월권”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문제들은 이 대표가 사법처리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선을 돌리기 위한 ‘던지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에서는 유구무언, 카메라 앞에서는 일장 연설인 이재명 대표에 국민들은 불신과 개탄을 금치 못할 것”이라며 “본인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한 정당한 수사 과정을 두고 ‘야당 말살 책동’이라는 변함없는 인식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에 대해서도 비협조적 언행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개헌론에 대해 “검찰 수사 예봉을 피하고자 하는 절박함은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맥락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개헌론을 ‘아무 말 대잔치’ 같이 뚝 던져 어리둥절할 뿐”이라며 “개헌이라는 거대 담론을 책임지고 추진할 ‘이재명의 시간’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대통령실 “영수회담, 국회 상황 등 고려해 판단”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영수 회담 제안에 대해 “국회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대해 “회담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대로 언제나 열려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또한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이날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가 논의할 사항”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얼마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고 생각한다”며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 [길섶에서] 자동차보험 교체/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자동차보험 교체/임창용 논설위원

    3개월 전쯤 자동차보험을 주행거리에 비례해 보험료가 부과되는 상품으로 바꾸었다. 평소 운전시간이 짧아서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서다. 차의 시거잭에 보험사가 지급한 플러그를 꽂고 주행하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가 체크돼 보험료가 계산되는 시스템이다. 아들의 자동차도 나와 공동명의로 같은 보험에 들었는데 확실히 기존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절감된 듯하다. 30년 운전 경력에 처음으로 보험사를 바꾼 뒤 꽤 만족스러워하던 차에 예상치 못한 고민이 생겼다. 독립해 사는 아들이 주말에 집에 와서 함께 밥을 먹던 중 “너 어제 어디 먼 데 갔었니?”라고 물은 게 사달이 났다. 우연히 보험사 앱을 보다가 그날 아들 차의 주행거리가 수백㎞ 찍힌 게 기억나 무심결에 물은 것이었다. 아들이 “아빠는 내 동선을 일일이 보세요”라고 되묻는 순간 ‘아차’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돈 몇 푼 아끼려다 부자간 불신이 싹틀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보험을 다시 바꿔야 하나.
  • 돈 주면 백신 접종 높일 수 있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돈 주면 백신 접종 높일 수 있을까[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난해 전 세계 많은 나라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코로나19가 더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지난가을부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나타나고 있고, 중국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합니다. 이 때문에 다시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접종률은 예전처럼 높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주사 방식의 백신을 꺼리고 있는 만큼 비강이나 구강에 뿌리는 방식의 백신을 서둘러 개발하는 것이 접종률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뿌리는 백신의 안전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률을 높여 재확산을 막으려는 각국 보건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이 나왔습니다. 경제적 인센티브도 그중 하나입니다. 헌혈을 하고 나면 영화 관람 티켓이나 도서상품권, 간식거리 등을 줍니다.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같은 의학, 약학 분야 연구를 할 때는 임상 시험 참가자에게 연구 참가비나 교통비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법이 백신 접종에도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스위스 취리히대, 로잔대, 바젤대, 스웨덴 룬드대, 덴마크 코펜하겐대, 미국 컬럼비아대, 시카고대, 전미경제연구소, 핀란드 헬싱키 한켄경제대 소속 연구자들이 모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제적 인센티브가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초기 태도를 바꿔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1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 백신이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경제적 인센티브로 유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경제적 인센티브가 초기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백신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만 강화시키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하는 학자들도 많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스웨덴에서 5019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행동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한 사람에게 200스웨덴크로나(약 2만 4000원)를 지급하고 2, 3차 접종에서는 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힌 뒤 계속 접종을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실험 결과 첫 번째 금전적 인센티브는 2, 3차 접종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다가 중단하더라도 집단면역 형성과 시민으로서의 책임감, 예방 접종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쪽 연구자들도 30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스웨덴에서 했던 것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거나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강화시키는 연구가 있는가 하면 이번처럼 그런 선입견을 뒤집는 연구도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듯합니다.
  • “올해 경제 ‘토끼굴 빠진’ 형국”..경제·경영 전문가, 작년 경제 성적은 ‘B’

    “올해 경제 ‘토끼굴 빠진’ 형국”..경제·경영 전문가, 작년 경제 성적은 ‘B’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해 “토끼굴에 빠진 형국”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85명의 경제·경영 전문가들에게 2023년 경제 키워드 및 기업 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고금리, 고물가 상황, 장기 저성장 국면, 주요국의 패권전쟁에 따른 새로운 수출 환경 등으로 기존의 전략과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경제 상황이 펼쳐질 거란 우려 깊은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심연’,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의 단어를 꼽았다. 루이스 캐럴의 1865년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토끼굴에 들어가 이상한 나라로 떨어진 것처럼 우리 경제가 혼란과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될 거란 것이다.특히 전문가들 10명 가운데 8명(76.2%)은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이 전망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1.25% 수준으로 1.5~2.0% 구간에 있는 주요 기관 전망치를 하회했다. 올해 소비와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90.5%, 96.4%에 이르렀다. 수출에 대해서는 78.6%가 ‘작년과 유사하거나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등급으로는 ‘B’를 가장 많은 응답 비율(29.8%)로 꼽았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됐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수지의 적자 반전, 가계부채 누증, 재정건전성의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특히 최근 들어 주요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산업 통상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규제 개선, 차세대 기술 개발 지원 등 기초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 먹거리 산업으로는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이 제시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우리 경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도 5.9%를 차지했다. 모든 전문가가 사회 갈등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한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갈등 이슈로는 정치적 갈등(58.3%)이 첫손에 꼽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주요 개혁 과제는 미래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사회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협치를 통해 주요 정책들을 신속하게 수립·집행해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설] 간첩단 발본색원하고 대공수사권 이양도 재고해야

    공안당국이 경남 창원, 전북 전주, 제주 등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간첩단의 혐의를 확인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제주에서는 ‘ㅎㄱㅎ’이라는 간첩단이 지방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고, 전주에선 ‘전북민중행동’ 대표가 2013년부터 이메일로 북측 인사에게 시민단체 동향 등 정보를 제공한 혐의다. 특히 창원 지역 부부 활동가 등 3명은 2016년 ‘민중자주통일전위’라는 전국 규모의 단체를 결성한 뒤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 북한 관련 인사를 만나 지령을 받고 반미 투쟁 등을 펼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실체는 조만간 서울지검ㆍ전주지검ㆍ제주지검 등 검찰에 넘겨져 구체적인 수사 및 기소를 통해 확인될 일이다. 혐의가 확인될 경우 2000년대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 될 전망이다. 물론 이미 압수수색영장에 담긴 혐의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이다. 2017년 이후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평화적 교류협력이 활발할 때도 북한이 남쪽에 지령을 내리고 이에 추종하는 친북 단체들이 활동했다는 사실은 북한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시민사회단체 활동의 신뢰성마저 떨어뜨린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사일 시험, 무인기 등 북의 도발이 이어지는 현 상황이다. 북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남 정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각하면 아찔할 따름이다. 대공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간첩단 조직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나아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양도 재고가 필요하다. 대공수사 경험과 역량이 크게 떨어지는 경찰이 과연 북의 파상적인 대남 적화전략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촘촘한 해외 정보망과 숙련된 수사력을 갖춘 국정원의 공안 능력을 대책 없이 사장할 일이 아니다. 경찰 역량이 커질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유지돼야 한다.
  • [열린세상] 한미동맹 강화 위한 미국 의회 이해하기/서정건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한미동맹 강화 위한 미국 의회 이해하기/서정건 경희대 교수

    미국 새 하원이 15번의 투표 끝에 가까스로 새 의장을 선출했다. 딱 100년 전인 192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의 의회 개원 날짜는 수정헌법 20조에 1월 3일로 명기돼 있다. 임기 2년의 이번 118대 의회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다. 이 중 하원은 막강한 의장 권력과 다수당의 절대적 지배를 특징으로 운영된다. 당적을 이탈해야 하는 우리 국회의장과는 직함만 같을 뿐 성격이 매우 다르다. 미국 하원 의장은 부통령 다음의 권력 승계 순서와 하원을 대표하는 권한을 가지며 동시에 다수당의 정치적 계산 아래 철저히 당파적 리더로서 움직인다. 만약 대통령과 정당이 같다면 입법을 위한 중추적 협력자가 된다. 소속 정당이 다르다면 사사건건 대통령을 견제하는 핵심 공격수가 되는데 이번 하원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체 의원의 위원회 배정 및 퇴출, 법안의 표결 순서 결정, 규칙 위원회의 실질적 장악 등 미국 하원 의장의 위상은 상상 이상이다. 이번 새 하원 의장 선출이 난리법석이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과반인 218석에서 단지 4석 더 많은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의 강경파 의원 20여명이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원내대표를 오래 지낸 같은 당 케빈 매카시 의장 후보를 극렬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번 의회부터 하원 의장 퇴출이 쉬워지도록 의회 절차를 바꾸려고 했던 강경파 의원들 주장을 매카시는 애초에 거부했다. 회기 중 의원 한 명이 의장 불신임을 제안하면 반드시 이를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규칙인데, 결국 맥카시는 이를 수용함으로써 의사봉을 쥐게 됐다. 또 다른 양보 사항들 중에는 주요 상임위원회에 강경파 의원들 배치, 공석이 된 지역구 선거에 매카시 의장의 개입 금지, 의원 임기 제한 법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 실시, 법안 숙독을 위한 72시간 보장 등이 포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반도체 투자에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강경파의 환심을 사려 했던 매카시는 결국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 됐다. 이번 내홍은 그동안 일사불란한 이념형 정당으로 알려졌던 공화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잘 보여 준다. 만년 소수당 신세였던 공화당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대에 미국 남부를 새 정치적 기반으로 확보하면서 의회 내 기반을 다졌다. 이후 조지아 출신인 뉴트 깅그리치 의원 주도하에 낙태 금지, 총기 허용 등 사회적 보수 이념으로 결집한 의회 세력으로 확대됐고 양극화 시대 민주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냉전 때 공화당을 결속시켰던 반공주의는 이미 효력을 다했고, 이라크 전쟁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경제위기 때 월스트리트만 비호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공화당은 결국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지배에 놓이게 된다. 이후 공화당 강경파는 이민 반대, 문화 전쟁, 작은 정부, 그리고 대외 문제 비개입주의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제는 심지어 트럼프 영향력도 무시할 기세다. 국방비를 포함해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개방형 수정안 규칙까지 새로 쟁취한 공화당 강경파가 앞으로 미국 대외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한다. 올해 한국과 미국은 동맹 70주년을 맞는다. 지난 세월 우리는 주로 미국의 대통령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표현도 미국에서 나온 것이지만 실상 미국의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만 종종 제왕적이다. 이번 기회에 한미동맹 업그레이드를 위한 출발점을 미국 의회 이해하기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미국의 국내 정치 경연장인 상원과 하원, 그리고 여기서 벌어지는 토론과 조사, 입법을 제대로 파악해야 미국의 변화를 잘 읽을 수 있다. 의회를 구성하는 민주당과 공화당도 내부적으로 변화를 겪고 있다. 동맹의 상대를 잘 아는 길이 동맹을 현실적으로 강화하는 첩경이라 인식하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한 달 만에 밝혀진 카타르월드컵 2701호 이야기… 축구협회 “갈등 있었지만, 규정 어길 수 없었다”

    한 달 만에 밝혀진 카타르월드컵 2701호 이야기… 축구협회 “갈등 있었지만, 규정 어길 수 없었다”

    “갈등은 있었다. 하지만 규정을 어길 수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직후 문제가 된 ‘개인 트레이너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일부 선수와 협회 사이 갈등이 있었지만, 규정을 어길 수 없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10일 축구협회는 홈페이지에 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 씨의 문제 제기와 관련, 입장문을 공개했다. 입장문은 6000자가 넘을 정도로 길었다. 협회는 안 트레이너와 선수단, 의무팀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미흡한 점이 일부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선수가 안 트레이너의 의무팀 합류를 요구하면서 그와 갈등 관계라는 의심을 샀던 의무팀장이 선수단을 떠나 귀국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합법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하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다”며 “극히 일부지만 의무 스태프,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트레이너는 지난달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대표팀 숙소) 2701호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며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협회를 공격했다.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일부 선수의 몸 상태를 관리한 안 트레이너는 첫 폭로 후 돌연 침묵을 지켜 언급된 ‘문제 상황’이 어떤 것인지 각종 추측이 제기됐다. 이후 안 트레이너는 SNS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안 트레이너의 폭로 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축구협회는 이번 입장문을 통해 “뚜렷한 사유,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SNS에 쏟아낸 개인의 감정에 정면 대응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선수단 노고를 격려하는 경사스러운 분위기에서 섣불리 언급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2021년 11월과 지난해 6월까지 일부 선수가 두 차례 안 트레이너가 협회 의무 스태프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협회는 정식 절차를 밟아달라고 선수들을 통해 전했지만 안 트레이너의 지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관계 법령에 따라 특정 자격증 보유자만 채용이 가능했지만, 안 트레이너는 이 가운데 일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협회는 부연했다.결국 ‘외부 트레이너’ 자격으로 동료 2명과 안 트레이너가 카타르에 오자, 협회는 선수가 원할 경우 이들에게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대회 기간 10여 명이 이들에게서 치료를 받은 가운데, 1차전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두고 돌연 몇몇 선수가 협회 의무팀장의 업무 배제와 귀국을 요구했다. 의무팀장이 안 트레이너의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선수들은 “자격증이 없어 채용할 수 없다면 장비 담당 등 다른 직책으로 등록한 후 의무 활동을 하면 되지 않냐”며 “현지에 온 5명의 의무 스태프 중 자격증이 없는 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고용 중이다. 거짓말을 한 것”이라 따졌다고 협회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협회는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해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 없었다”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직책을 조작하면서까지 불법을 묵인·조장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선수들이 문제 삼은 ‘무자격’ 스태프와 관련, 그와 2년 계약한 2020년에는 자격증을 요구하는 관계 법령이 시행되지 않던 터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재계약할 수 없다는 방침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의무팀장을 돌려보내라는 요구에 상당수 직원이 “그를 귀국시킨다면 우리도 돌아가겠다”라고 반발하는 등 심각한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자, 협회는 대신 그에게 치료 활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협회는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게 당사자와 선수들 모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라 봤다”며 “이 사실을 통보했고, 선수들도 동의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회 의료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지정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끝에 내린 진단을 안 트레이너가 받아들이지 않아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협회는 “선수들의 신뢰를 받은 안덕수 씨가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협회는 “선수들이 오래 요청한 사안이라면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며 “현재 협회 트레이너들에게 불만이 있었다면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데 그러질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최근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상태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추세라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며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조성할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협회는 오는 3월 초까지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대표팀이 새로 소집되는 그달 말 확정된 방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 “거꾸로 가는 尹정부 부동산대책..2026년 급반등 온다” 20% 급락 맞춘 ‘하박’의 경고

    “거꾸로 가는 尹정부 부동산대책..2026년 급반등 온다” 20% 급락 맞춘 ‘하박’의 경고

     꼭 1년 전, 그는 자신있게 서울 집값 20% 하락을 예측했다. 그때만 해도 이름깨나 있는 부동산 전문가나 공신력 있는 연구소들조차 상승론을 더 많이 펼칠 때였다. 그럼에도 그는 ‘강남불패’ 같은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라며 하락론을 꺾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꼭지점을 찍었던 2021년 10월 대비 25% 떨어졌고 강남도 속절 없이 무너졌다. 하버드대 박사(‘하박’은 그의 별칭이다)가 대단한 스펙임에는 분명하지만 실물경기인 부동산에 얼마나 힘을 쓸까 내심 미심쩍어했던 게 민망할 정도였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가르치지만 부동산 무료 분석사이트 ‘부트캠프’로 더 유명한 김경민(50) 교수 얘기다. 정부가 대출·전매·세금 완화 등 ‘1·3대책’을 쏟아낸 다음날 김 교수를 다시 만났다.  -작년 이맘때 집값 상승론을 펼쳤던 분들이 ‘영끌5적’으로 몰려 몰매를 맞고 있다. 솔직히 본인이 틀릴 수도 있을 거란 걱정은 안 했었나.  “전혀. 그런 의심을 갖기에는 투자수익률이 당시 너무 높았다.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분자가 1년치 월세이고 분모가 집값이다. 분모가 작아질수록 수익률이 올라간다. 수익률이 계속 오른다는 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결정적인 신호다. 그런데 아무리 숫자를 들이대도 안 믿는 사람들이 있더라. 집값 20% 하락을 얘기했을 때 전제가 기준금리 1.75% 인상이었다. 그런데 지금 3.25%다. 그러니 집값이 더 떨어진 거다. 현 시점으로 계산하면 서울의 경우 고점 대비 30%쯤 떨어졌다.”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급격히 풀고 있다. 전매 제한,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규제 등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대못을 거의 다 뽑았다.  “잘못된 처방이다.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것은 전부 수요 진작책이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리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이자가 오르는데 누가 (시장에) 들어가겠나. 백약이 무효다.”  -그럼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하나.  “그건 더 미친 짓이다. 부동산 경기 살리겠다고 지금 금리를 내리면 영국 꼴 난다. (리즈) 트러스가 영국 총리에서 45일 만에 단명한 것은 감세 때문만이 아니다. 부동산 규제를 풀었다가 후폭풍을 맞은 요인도 크다. 2020년과 2021년 집값 상승분은 명백히 버블(거품)이다. 그건 꺼지게 놔둬야 한다. 억지로 붙들어 맨다고 잡히지도 않지만 잡을 이유도 없다.”  -너무 급격히 꺼지면 충격이 크지 않나. 정부가 가만히 보고만 있으라는 건가.  “규제 완화책을 쓸 때가 아니라는 거다. 효과가 없는 데서 그치면 그나마 다행인데 이런 완화책이 나중에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되기 때문에 문제인 거다.”  -정부 기세로 봐서는 마지막 남은 강남3구와 용산구도 풀겠다고 할 것 같은데.  “상징적인 효과가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강남3구를 풀어도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 강남권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올해 8000채,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만 2000채다. 그런데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559채, 11월 729채다. 통상 평균 거래량이 얼마인지 아나. 6500채다. 물량은 쏟아지는데 거래는 없으니 전셋값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달아 오르려면 집값과 전셋값 격차가 좁혀져야 한다. 이 격차가 당분간은 커서 제 아무리 대못을 빼도 강남조차 살아나기 어렵다. 이달 17일이 둔촌주공아파트 계약금 들어오는 날이다. 미계약이 속출하면 시장이 엄청나게 흔들릴 것이다. 정부가 1·3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은 다분히 둔촌주공 리스크를 염두에 뒀다고 본다.”  -작년보다 올해 집값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거래량 등 모든 빅데이터가 추가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 바닥은 아직 멀었다. 올해 서울 집값은 고점 대비 40% 떨어져 2018년 4분기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다.”  -그럼 집을 언제 사야 하나.  “내년에는 집값이 좀 더 떨어지거나 정체 수준을 보일 것이다. 2024년도 괜찮지만 좀 더 안정적으로 들어가려면 2025년을 권하고 싶다.”  -작년 꼭지점에 집을 산 사람이 103만여명이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애석하지만 무조건 버텨야 한다. 섣불리 (작은 집 등으로) 갈아탔다가는 손해를 더 키울 수 있다. 차라리 전세나 월세를 주고 금융비용(대출이자 등)을 최대한 줄이는 게 현명하다.”  -언제까지 버텨야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공급 부족과 정부의 규제 완화가 맞물릴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PE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아파트 신규 착공이 거의 안 되고 있다. 3~4년 뒤면 공급 부족이 가시화될 것이다. 그 사이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우리나라의 금리 상승세도 멈추게 된다. 그 끝은 명약관화하다. 2026년에는 집값이 급반등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급락세가 초급매물이나 증여성 매물 때문이라고 본다.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멈추면 이르면 올 하반기 다시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러기에는 돈이 너무 없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사람들의 가처분소득이 쪼그라 들었다. 다만, 사람들이 정부를 믿지 않는다는 것은 변수다.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가 규제를 더 풀고 그러면 다시 폭등하고…. 이런 패턴을 경험치로 이미 터득해서 가수요가 일찍 붙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026년보다 급반등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그럼 정부가 뭘 해야 하나.  “토지 비축에 들어가야 한다. 개발 안 된 땅을 계속 사들이고 정부가 갖고 있는 유휴부지는 인허가 정비 작업을 미리 해놔야 한다. 그래서 언제든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확실히 줘야 한다.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같은 핵심요지에는 반드시 상가와 아파트를 같이 지어야 한다. MB(이명박 정부) 때 집값이 잡혔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요인도 있었지만 보금자리주택 공도 컸다. 지금 정부가 챙겨야 할 것은 규제 완화 같은 수요 진작책이 아니라 보금자리주택 같은 공급 준비책이다. 엉뚱하게 임대차 3법을 때려잡고 있는데 그것도 번지수가 틀렸다.”  -임대차 3법이 되레 시장 왜곡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크지 않나.  “(임대차 3법에) 집값 상승분을 세입자에 전가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도입 초기에는 그런 부작용이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기에 들어선 국면이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12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허용 등 정부가 내놓고 있는 대책은 거의 모두 자산가를 위한 것이다. 서민을 위한 유일한 정책이 임대차 3법이다. 시장을 왜곡시킨다고 공격하는데 외국은 우리나라보다 이자나 임대기간 규제가 훨씬 세다. 이게 반시장적이라고 공격하려면 노태우 정부 때 전세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것도 되돌려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도 부활시켜서는 안 된다.”  -왜인가.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최악의 부동산 정책이 임대사업자 제도다. 기존 주택을 여러 채 사들인 사람을 임대사업자로 인정해 온갖 혜택을 줬다. 이런 ‘매입 임대’는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거라 공급에 전혀 도움 안 된다. 새로 집을 짓는 ‘건설 임대’는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허용해도 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이미 허용키로 한 25평을 넘어) 33평까지 매입 임대를 허용한다면 집값 상승의 트리거(기폭제)가 될 것이다. 부동산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나 무능하기는 똑같다.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반시장 규제는 풀고 대출과 세제는 묶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에 찍히는 것 아닌가.  “(웃으며) 문재인 정부 욕도 많이 해서 괜찮다. 그런데 부동산 관련 대출이나 세제는 정권에 따라 자꾸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실수요자한테 불리한 요소를 손 볼 필요는 있지만 큰 틀을 정하면 웬만해서는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 우리나라 집값이 냉탕, 온탕을 오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 때문이다.” -도시계획 전공자로서 서울시의 ‘35층 룰’ 해제는 어떻게 보나.  “글로벌 도시 중에서 서울처럼 자연환경이 좋은 도시가 어디 있는가. 강이 흐르고 산이 있고 문화유산이 있다. 자꾸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하려 하는데 거기는 아무 것도 없는 깡촌이라 건축물로 승부를 본 거다. 왜 그런 데를 따라 하려 드나. 외국 유명 도시를 봐도 강 주변은 저층, 외곽이 고층이다.”  -1년 전에 ‘2030 영끌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지분 공유제를 도입하자고 계속 제안하는 이유다. 대출 원금을 일정 부분 정부가 갚아주는 대신 집값의 일부 지분을 정부가 갖는 거다. 6~7년 정도로 집을 되파는 기간을 제한한 뒤 매각 시점에 차익을 지분대로 나눠 갖게 되면 영끌족의 연착륙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런 모델을 시도했지만 집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의 유별난 애착 때문에 실패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특혜 시비가 일 것 같은데.  “과거 실패는 집값 상승기에 시도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급락기라 상황이 전혀 다르다. 특혜 시비는 따를 것이다. 투자는 자기책임 아래 하는 게 맞지만 사회초년병은 경험이 부족하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키운 측면도 있으니 정부가 퇴로를 열어줘야 하지 않겠나.”  -예측이 안 맞아 내년에는 안 봤으면 좋겠다.  “(웃음) 같은 생각이다.”    김경민 교수는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와 미국 UC버클리에서 정보시스템 석사, 하버드대서 도시계획과 부동산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 회사(PPR)에서 상가 건물 가격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일을 했다. 이때의 경험과 모형을 활용해 한국 부동산 시장을 해부하고 있다. 2020년부터 해마다 ‘부동산 트렌드’도 내고 있다. 
  • [사설] 김만배와 돈 거래한 기자들, 언론윤리 성찰 계기 돼야

    화천대유 대주주로서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의 간부급 기자들 간 수상한 돈 거래 정황이 확인됐다. 채널A 기자는 김씨로부터 명품 신발을 선물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미 2021년에도 가짜 수산업자에게 몇몇 매체 기자들이 뇌물을 받아 사회적 지탄을 받고 기소된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유사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대장동 비리 관련 위법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언론의 신뢰도는 다시금 추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법조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낸 한겨레 A씨는 “빌린 돈 6억원 중 2억원은 이미 갚았고 나머지 4억원은 김씨 출소 뒤 갚을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총 9억원이 건네졌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또 한국일보 B씨는 “1억원을 빌렸으며 그동안 정상적으로 이자를 지급했다”고 했고, 중앙일보 C씨는 “8000만원을 빌려주고 9000만원을 돌려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19~2020년 이뤄진 사인 간 거래일 뿐이라고 했지만 대장동 비리 사건이 터진 뒤에도 먼저 나서서 관련 사실을 밝힌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외부의 신뢰를 받을 수 없는 불신의 늪을 스스로 판 것이다. 해당 언론사의 대기 발령 등 자체 조사·징계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장동 자금 흐름과 관련한 더욱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 물론 몇몇 언론인을 솎아 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될 일이다. 김씨가 골프를 칠 때마다 기자들에게 100만원씩 뿌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없다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은커녕 설자리마저 더 좁아질 것이다. 언론 스스로 엄격한 윤리적 기준을 유지하려는 성찰이 절실하다.
  • 길거리마다 ‘현수막 정쟁’… 누구를 위한 ‘합법’인가요

    길거리마다 ‘현수막 정쟁’… 누구를 위한 ‘합법’인가요

    최근 법 개정으로 각 정당이 정책이나 정치 현안을 다룬 현수막을 자유롭게 내걸 수 있게 되면서 현수막을 통한 장외 ‘정치 싸움’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회가 정당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옥외광고물 규제를 대폭 푼 탓에 ‘합법’이 된 현수막 난립으로 국민만 피로도가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사는 박모(28)씨는 8일 도로 한복판에 걸린 ‘야당은 압수수색, 측근은 사면복권’의 글귀가 적힌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의 현수막을 보고 싶지 않은데도 현수막 크기가 워낙 커서 오며 가며 자주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상대 정당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미관상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시민 분향소가 설치된 용산구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현수막 난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각지역 인근에는 각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도로를 따라 일렬로 펼쳐져 있다. 분향소를 찾은 심영화(63)씨는 “내용에 동의할 수 없는 현수막도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정책 홍보 등의 목적이 아닌 정쟁에 현수막이 이용되면서 각 지자체의 민원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민원 게시판에는 “이제 말과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바로 옆에 ‘중구의회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한쪽의 정치색이 드러나는 일방적인 현수막이라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안 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볼 때마다 불쾌하다”, “중구 일대와 중구청, 주민센터 등 관내 기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는데 작은 건물을 지날 때면 위협을 느낀다”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다. 지난달 11일 시행된 개정 옥외광고물법과 시행령에 따라 각 정당은 허가나 신고 없이 정치적 현안 등에 대해 15일간 게시할 수 있다. 시행령을 통해 정당 명칭, 정당·설치업체 연락처, 기간 등을 표시하도록 했지만 이 정도의 장치로 현수막 난립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어 현수막을 이용한 정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 싸움이 현수막으로 옮겨붙으면서 원치 않는 국민에게도 노출되고 정치가 ‘싸구려화’돼 정치 불신과 혐오를 키울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현수막 게시 장소나 절차 같은 조건을 따지는 것처럼 각 정당에도 정해진 현수막 게시 장소에서만 설치토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여기저기 ‘정치 현수막’으로 싸우는 정당들···“제재할 수 없나요”

    여기저기 ‘정치 현수막’으로 싸우는 정당들···“제재할 수 없나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정당 현수막 자유롭게 게시민원·항의 늘고 피로감“정당도 절차 따라 허가해야”최근 법 개정으로 각 정당이 정책이나 정치 현안을 다룬 현수막을 자유롭게 걸 수 있게 되면서 현수막을 통한 장외 ‘정치 싸움’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국회가 정당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옥외광고물 규제를 대폭 푼 탓에 ‘합법’이 된 현수막 난립으로 국민만 피로도가 커지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에 사는 박모(28)씨는 8일 도로 한복판에 걸린 ‘야당은 압수수색, 측근은 사면복권’의 글귀가 적힌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의 현수막을 보고 싶지 않은 데도 현수막 크기가 워낙 커서 오며 가며 자주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상대 정당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미관상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시민 분향소가 설치된 용산구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현수막 난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각지역 인근에는 각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도로를 따라 일렬로 펼쳐져 있다. 분향소를 찾은 심영화(63)씨는 “내용에 동의할 수 없는 현수막도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정책 홍보 등의 목적이 아닌 정쟁에 현수막이 이용되면서 각 지자체의 민원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서울 중구 민원 게시판에는 “이제 말과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바로 옆에 ‘중구의회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한쪽의 정치색이 드러나는 일방적인 현수막이라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안 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볼 때마다 불쾌하다”, “중구 일대와 중구청, 주민센터 등 관내 기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는데 작은 건물을 지날 때면 위협을 느낀다”는 내용 등이 올라와 있다. 지난달 11일 시행된 개정 옥외광고물법과 시행령에 따라 각 정당은 허가나 신고 없이 정치적 현안 등에 대해 15일간 게시할 수 있다. 시행령을 통해 정당 명칭, 정당·설치업체 연락처, 표시 기간 등을 표시하도록 했지만 이 정도의 장치로 현수막 난립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오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현수막을 이용한 정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 싸움이 현수막으로 옮겨붙으면서 원치 않는 국민에게도 노출되고 정치가 ‘싸구려화’돼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키울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현수막 게시 장소나 절차 같은 조건을 따지는 것처럼 각 정당에도 정해진 현수막 게시 장소에서만 절차를 거쳐 설치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혼돈의 美 민주주의…164년만에 11차투표에도 의회 가동 실패

    혼돈의 美 민주주의…164년만에 11차투표에도 의회 가동 실패

    11차투표까지 극우 반란표 계속돼하원의장에 공화 매카시 선출 실패트럼프의 설득에도 극우 입장 불변“이제 원하는 것을 말하든지 닥쳐라”매카시 지지하는 대다수 의원들 분노타임 “혼돈이 핵심, 민주주의 괴롭혀”미국 하원이 개원 3일째인 5일(현지시간)에도 공전했다. 164년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11차 투표에 나섰지만 극우진영인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로 또 성과 없이 끝났다. ‘20명의 극우의원’이 의회 운영을 마비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해법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이틀간 6차례 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한 공화당의 공식 하원의장 후보인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재적 의원 434명이 치른 7차 투표에서도 공화당 소속 의원 222명 가운데 201명의 지지를 받았다. 과반(218명)에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프리덤 코커스가 별도로 추천한 하원의장 후보인 바이런 도널드(공화·플로리다) 의원은 19표를 얻었다. 이어 진행된 8~9차 투표에서는 21명이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하거나 기권했다. 10차 투표에서는 22명이 반란표를 던지면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0표를 받았다. 하원의장 투표가 11차까지 진행된 건 1859년 이래 처음이다. 프리덤 코커스는 향후 하원의장 불신임 투표를 언제나 누구나 발의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강도 정부 견제를 위해 의사규칙을 변경하자는 입장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극보수쪽으로 가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아예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을 이끌며 민주당의 발목을 잡기에 지나치게 무르다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공화당의 90% 의원들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반란표를 이끄는 2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을 ‘탈레반 20’이라고 부르고 있다. 댄 크렌쇼 하원의원은 “닫힌 문 뒤에서 당신들이 실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거나 닥쳐라(shut the f- up)”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20명 중 12명은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대선결과를 부정하며, 17명은 선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았고, 19명은 프리덤 코커스 소속이다. 매카시 원내대표의 선택지는 후보 사퇴, 프리덤 코커스와의 타협, 민주당과의 거래 정도로 압축된다. 우선 매카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단합”을 강조했다며 후보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매카시의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프리덤 코커스는 여전히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프리덤 코커스와의 타협은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들의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민주당)에게 표를 던지지 않고 “재석”으로만 투표하면 정족수에서 빠지기 때문에 매카시 원내대표의 선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민주당과의 뒷거래가 필요해, 외려 매카시 원내대표가 공화당 내 분열을 가속화했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 미 타임지는 “혼돈이 핵심이다. (극우가) 매카시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선출을 막으며 민주주의를 괴롭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 종교, 흔들리는 ‘사회의 촛불’… ‘정신적 패러다임’ 살릴 불씨

    종교, 흔들리는 ‘사회의 촛불’… ‘정신적 패러다임’ 살릴 불씨

    지난해 11월 대한성공회 김규돈 신부는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가 사제직을 박탈당했다. 천주교에선 박주환 신부가 윤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려 정직당했다. 앞서 8월에는 조계사 앞에서 시위하던 조계종 해고 노조원을 승려들이 집단 폭행하는가 하면 일부 목사와 장로는 공공연하게 특정 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집회로 사회 분열을 야기했다. 한국 종교계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 기댈 곳 잃어… 젊은 세대 외면 과거엔 사회의 등불이었던 종교가 이제는 등불은커녕 촛불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종교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종교인들은 종교가 개인화하고 사회를 외면하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자신들의 이해관계만 중시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못 한다는 것이다. 상지종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신부는 “종교가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는 양상으로 양적인 조직 유지에만 신경 쓰면서 일반인들이 보기엔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고 짚었다. 김상덕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도 “사랑의 종교라고 알려진 기독교가 공공의 장에서 혐오와 차별의 메시지들을 너무 무례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봤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은 “정의, 공정, 정직과 도덕이 무너지고 약화된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가 사람들이 마지막 기댈 곳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더욱 심각하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에 따르면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3%로 모든 교구에서 초고령화 현상이 나타났다. 다른 종교 역시 젊은 신자 비율이 줄어드는 상황은 비슷하다. 강현욱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교무는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을 외면했기 때문에 종교도 외면당하고 있다”고 보탰다. 종교인들은 결국 본질로 돌아가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연구실장은 “평화와 화해의 종교로서 오늘날 세속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기독교가 가장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 신부는 “이번 정부 들어서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열악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이들과 연대해 힘이 되고 그분들의 목소리가 돼 주는 역할을 강화하는 게 한국 종교의 시대적 소명이자 신앙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 소외계층의 목소리 돼 줘야 지몽 스님은 “단절과 불신, 혐오 등으로 정신적 바탕이 무너진 이 시대에 공감과 배려를 몸소 실천하면서 정신적 패러다임의 불씨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강 교무는 “청년들이 온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10·29 이태원 참사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기본적 가치들을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종교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韓 ‘내셔널리즘’ 낮추고 ‘남북평화가 이익’ 日 등 주변국 설득해야” [석학에 미래를 묻다]

    “韓 ‘내셔널리즘’ 낮추고 ‘남북평화가 이익’ 日 등 주변국 설득해야” [석학에 미래를 묻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한미일 밀착한일 관계 개선됐는지는 물음표근본적 역사 문제 해결 쉽지 않아향후 민간교류 등 좀더 진전 필요 尹정부 美중심 亞유력국가 추진세계는 미중 대결 넘어선 ‘다국화’양국 갈등 중화하는 외교 펼쳐야 북미만 바라본 文 대북정책 한계日에 강한 불신·배제 위기감 키워獨은 ‘통일, 유럽 이득’ 이해 구해“한국은 일본을 뛰어넘었나 아닌가의 수준만 따질 시기는 지났습니다. ‘한국만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을 낮추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남북 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호텔에서 만난 강상중(73)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에서 ‘마음의 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의 저서로 유명한 강 교수는 90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셔널리즘의 압력을 줄여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서도 “한일 국민 간 교류가 진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국화 시대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미국과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1개 국가의 시대를 지나 지금은 그 30년을 끝내고 중국이라는 존재를 통해 다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강 교수는 일본어로 인터뷰했지만 한국을 표현할 때는 한국어로 ‘우리나라’라고 분명하게 말했다)의 문제는 지정학적 최전선에 위치해 행동 범위가 상당히 제약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한국의 지정학적 행동 제약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통해 경제를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넓혀 갔다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고 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유력 국가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 ●美쏠림, 대중 관계 어려운 상황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 정책을 보면 대중 관계를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이 있는데 이런 딜레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다국화되고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선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주도로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미중 갈등, 남북 대립 문제 등을 한국의 힘만으로 풀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문 정부가 보여 줬다.” -윤 정부의 미국 쏠림은 북한 위협 때문 아닌가. “문 정부의 대북 정책 한계는 북한 문제를 남북과 미국이 먼저 해결하면 다 끝난다고 본 것에 있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됐다. 일본은 남북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미국은 남북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본은 배제됐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문 정부에서는 일본이 남북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독일의 통일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동서 통일이 독일에 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 곧 분단된 유럽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고 프랑스와 폴란드 등 주변국에 몇 번이나 이해를 구했다. 남북문제도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게 절대 불안한 일이 아니며 지역 안정에 공헌하는 일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주변국에 설득해야 한다. 남북문제를 민족만의 문제로 여기면서 한일 관계에 소홀했던 내셔널리즘이 문제였다.”(강 교수가 말한 한국만의 내셔널리즘은 남북 분단과 북핵 문제 등을 민족 간 문제로만 접근해 해결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한일이 가까워지는 듯하나 역사 문제가 남아 있다. “한일 간 역사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컨센서스가 정리되지 않은 데다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또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다만 국민 레벨의 교류는 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본 내 젊은 세대를 보면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움직임도 있고 한국을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교류가 좀더 진전되는 게 필요하다.” ●日, 방위력에 세금 우선 투입 부적절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등 군사력 강화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크다. “일본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으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감이 크니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방위력 강화가 세금 사용의 우선순위가 될 이유가 없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북한과의 대립으로 언제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한국과 입장 자체가 다른데 지진 등에 대한 대비가 아닌 토마호크 등의 무기를 구입하는 데 세금을 쓴다는 게 맞지 않다.”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의 근거로 삼는 중국 위협에 대한 평가는. “대만의 위기를 자꾸 거론하는데 대만 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는 국민도 있다. 힘이 약해진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대만이라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고 일본이 이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中 세계 패권 여부 美 차기 대선에 달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서는 데 성공할까. “앞으로가 문제다. 아직 중국의 화웨이 등이 반도체 생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 등이 경제안보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 우선주의, 인권 등에 대한 미국만의 가치관 추구 때문에 각국으로부터 원한을 사게 됐고 이 때문에 중남미 등이 미국과 거리를 두게 되지 않았나. 이런 점을 볼 때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지 아닐지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될지에 달렸다.” ●日 지방선거 자민당 패배 가능성 커 -일본 정치의 변화 가능성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회의원 수도 야당이 많고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나. 하지만 일본은 자민당이 좋다, 싫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노베이션(혁신)이 없다는 게 결정적 문제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야당이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정치적 무관심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일본 정치에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 “다가오는 일본 지방선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에 대한 고통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여당에 대한 비판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임금도 오르지 않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 정체 상태가 계속돼 왔다. 이러한 일본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불안감이 크고 쉽지 않다. 다만 조금씩 바뀔 수 있다. 그 시작이 이번 지방선거일 수 있다.” ■강상중 교수는 재일한국인 최초 도쿄대 정교수… 한일 양국서 인정받는 석학 재일한국인 2세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는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한일 양국에서 인정받는 석학이다. 1950년 일본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독일 뉘른베르크대에서 정치사상사를 연구했다. 그는 1972년 한국을 처음 다녀온 뒤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고 있다. 세이가쿠인대 학장을 지낸 뒤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와 고향인 구마모토현의 현립극장 이사장 겸 관장을 맡고 있다. 수많은 저서를 통해 전공인 정치뿐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줬고 조만간 아시아 인물사에 대한 새로운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를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강 교수는 “자민당을 만든 기시를 아는 것은 곧 일본의 안보관과 민족성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의 조언…“한국 ‘내셔널리즘’ 낮춰야 더 나은 미래 만든다”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의 조언…“한국 ‘내셔널리즘’ 낮춰야 더 나은 미래 만든다”

    “한국은 일본을 뛰어넘었나 아닌가의 수준만 따질 시기는 지났습니다. ‘한국만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을 낮추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남북 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호텔에서 만난 강상중(73)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에서 ‘마음의 힘’,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의 저서로 유명한 강 교수는 90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내셔널리즘’의 압력을 줄여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서도 “한일 국민 간 교류가 진전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다국화 시대의 한국을 평가한다면. “20세기가 미국과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1개 국가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그 30년을 끝내고 중국이라는 존재를 통해 다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강 교수는 일본어로 인터뷰했지만 한국을 표현할 때는 한국어로 ‘우리나라’라고 분명하게 말했다)의 문제는 지정학적 최전선에 위치해 행동 범위가 상당히 제약돼 있다. 이런 한국의 지정학적 행동 제약을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통해 경제를 중심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넓혀갔다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고 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유력 국가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다 중국과의 무역관계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 정책을 보면 대중 관계를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제적 문제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거리를 둘 수 없는 현실이 있는데 이런 딜레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가 다국화되고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이것이다, 저것이다의 선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주도로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미중 갈등, 남북 대립 문제 등을 한국만의 힘으로 풀기 어렵다는 것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의 미국 쏠림은 북한 위협 때문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한계는 북한 문제를 남북과 미국이 먼저 해결하면 다 끝난다고 본 것에 있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역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됐다. 일본은 남북 문제에 관여할 수 없고 미국은 남북 문제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본은 배제됐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본이 남북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독일의 통일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동서 통일이 독일에 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서 곧 분단된 유럽을 하나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프랑스와 폴란드 등 주변국에 몇 번이나 이해를 구했다. 남북 문제도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게 절대 불안한 일이 아니며 지역 안정에 공헌하는 일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주변국에 설득해야 한다. 남북 문제를 민족만의 문제로 여기면서 한일 관계에 소홀했던 그 내셔널리즘이 문제였다.”(강 명예교수가 지칭한 ‘한국만의 내셔널리즘’은 남북 분단과 북핵 문제 등을 민족 간 문제로만 접근해 해결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한일이 가까워지는듯 하나 역사 문제가 남아있다. “한일간 역사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국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컨센서스가 정리되지 않은 데다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또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이 맞물려 있다는 것도 문제다. 다만 국민 레벨의 교류는 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본 내에서 젊은 세대를 보면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움직임도 있고 한국을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교류가 좀 더 진전되는 게 필요하다.” -일본의 ‘반격 능력’ 확보 등 군사력 강화에 대한 한국 내 우려가 크다. “일본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으로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감이 크니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방위력 강화가 세금 사용의 우선순위가 될 이유가 없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북한과의 대립으로 언제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한국과 입장 자체가 다른데 지진 등 대비가 아닌 토마호크 등 무기를 구입하는 데 세금을 쓴다는 게 맞지 않다.”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의 근거로 삼는 중국 위협에 대한 평가는. “대만의 위기를 자꾸 거론하는데 대만 내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국민도 있다. 힘이 약해진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대만이라는 ‘레버리지’(지렛대)를 사용하고 싶은 것이고 일본이 이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서는 데 성공할까. “앞으로가 문제다. 아직 중국의 화웨이 등이 반도체 생산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 등이 경제안보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와 협력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2년 후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국 우선주의, 인권 등에 대한 미국만의 가치관 추구 때문에 각국으로부터 원한을 사게 됐고 이 때문에 중남미 등이 미국과 거리를 두게 되지 않았나. 이런 점을 볼 때 앞으로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지 아닐지 결정하는 데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될지에 달렸다.” -일본 정치의 변화 가능성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회의원 수도 야당이 많고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나. 하지만 일본은 자민당이 좋다, 싫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노베이션(혁신)이 없다는 게 결정적 문제다.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야당이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정치적 무관심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일본 정치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 “다가오는 일본의 지방선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에 대한 고통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여당에 대한 비판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임금도 오르지 않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 정체 상태가 계속돼 왔다. 이러한 일본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불안감이 크고 쉽지 않다. 다만 조금씩 바뀔 수 있다. 그 시작이 이번 지방선거일 수 있다.”
  • [사설]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적극 검토할 만

    [사설]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적극 검토할 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중대선거구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고, 김진표 국회의장도 국회 정치개혁특위원회(정개특위)에 선거법 개정안 제출을 요청했다. 소선구제는 1표라도 더 얻은 1명만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승자독식’ 구도다. 사표를 양산해 유권자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지역주의를 심화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반면 중선거구제, 대선거구제는 정치권 물갈이를 어렵게 하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나 사표를 줄이고 협치의 여지를 넓히는 장점이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언론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2~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국회의장은 국회 정개특위 여야 위원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2월까지 각 당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의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모인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은 지난 9월부터 9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열며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청년 정치인들 모임인 ‘정치개혁 2050’은 매달 ‘청년발언대’를 개최하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소선거구제는 대표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2020년 21대 총선 참여 유권자 2874만여명 가운데 43.7%의 표는 사표가 됐다.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에서 약 56%를 득표해 86%의 의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68.5% 득표로 96.4%의 의석을 쓸어 갔다. 2, 3위 득표자를 지지한 표심이 전혀 의미를 갖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유권자의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국 민주주의 약화를 부른다는 점에서 꼭 개선이 필요하다. 내년 22대 총선에 바뀐 선거구제를 적용하려면 올 4월까지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여야 모두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선거구를 어떻게 합치고 어떻게 나누느냐를 놓고 정당 간, 그리고 의원 개개인 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려 합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결국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에 달렸다고 하겠다.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영남 지역에서 적지 않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대표성을 강화하고 지역주의를 완화한다는 공동 목표 아래 대승적으로 선거구제 개혁 논의에 나서야 한다.
  • “대통령제 손봐야”… 4년 중임·내각제 의견 엇갈려

    “대통령제 손봐야”… 4년 중임·내각제 의견 엇갈려

    1987년 6월 항쟁을 기폭제로 탄생한 현행 헌법은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직선제에 대한 열망과 독재자를 막아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에 따라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이 임기 내 성과내기에 급급해 장기 국정과제 구현에 소홀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현행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선에서 얼마든지 권력 분산의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쪽에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다른 한쪽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을 외치는 현실에서 내각제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대통령제가 국가 권력을 두고 제로섬 게임을 하는 식이라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제를 중단하고 양원제 의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은 인구 비례의 소선거구제로, 상원은 이를 보완하는 광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의원내각제가 소수 국회의원들의 야합과 나눠먹기식 과두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 4년 중임제 개헌으로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내각제는 외부 세력의 민주주의 파괴에 취약하고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산물로 쟁취한 직선제는 여전히 소중한 가치”라며 “현행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현 체제하에서 감사원과 예산 편성 기능을 행정부가 아닌 국회로 이관해 의회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식으로 대통령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도 “정부가 법안 발의 기능과 감사원, 예산 편성권을 갖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 같은 기능을 제한한 미국식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절충한 이원집정부제(준대통령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선우 전북대 정외과 교수는 “보다 분권적 권력구조로 개헌하려면 의회의 총리추천권, 내각 불신임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여론은 대통령제 존치가 우세한 만큼 4년 중임제를 하되 인사권과 같은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의 권능을 강화해 견제와 균형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이번엔 설사약!”…중국, 코로나 신종 변이에 ‘지사제’ 품귀 [여기는 중국]

    “이번엔 설사약!”…중국, 코로나 신종 변이에 ‘지사제’ 품귀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설사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사제 사재기가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의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최근 세계 각지에서 XBB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바이러스의 하위인) XBB1.5가 지배종이 됐다”면서 “이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복통 및 설사 증상이므로 지사제를 사 놓아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까지 중국의 코로나19 지배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아종인 BA.5.2와 BF.7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뒤 미국과 유럽에서 확산하는 BQ.1.1과 역시 오미크론의 최신 하위 변이 중 하나인 XBB가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 세계 인플루엔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로 입국한 입국자 중 XBB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XBB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했고, 현지 제약사가 만든 약품의 이름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온라인 약품 판매 사이트 등에서도 지사제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면서 순식간에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SNS에 언급됐던 약품의 경우, 한 상자에 7위안(한화 약 1300원)에 불과했던 가격이 하루 새 36.5위안(약 6700원)으로 5배 이상 급등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XBB1.5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XBB 바이러스 검출은 맞지만 불안해할 필요 없다" 베이징뉴스는 2일 “새로운 XBB 변이 바이러스가 왔다. 걱정은 하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XBB1.5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라면서 “XBB1.5의 감염 증상이 다른 변이에 비해 심할 것이라는 징후는 없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광둥성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랴오산잉은 “코로나19 감염의 주된 증상은 호흡기 계통에서 나타나지만 10%의 감염자는 구토, 설사, 복통 등 증세를 일으킨다”면서 “코로나19 신종 변이뿐 아니라 로타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가 설사를 유발한다.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SNS를 통해 사재기 바람이 분 약품이 일반 지사제가 아니며, 약품이 오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상하이 아동병원 약학부 리즈링 주임은 “(SNS에서 언급된) 그 약은 엄밀히 말하면 지사제가 아니라 바이러스 흡착제로, 급성 또는 만성 설사 치료에 쓰이긴 한다”면서 “다만 임상 효능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한 만큼 국내외 의약계에서 일반 지사제로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대표적인 지사제로 거론된 ‘뉘푸사싱’이라는 약은 골격 형성과 발육에 지장을 줄 수 있어 18세 이하 미성년자들은 복용이 금지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사실상 폐기되고 방역이 갑작스럽게 완화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중국에서는 감기약과 해열제, 신속항원 검사 키트 등의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소문 탓에 복숭아 통조림과 식초, 레몬 등이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중국발 입국자 규제 강화하자 뒤늦게 정보 공유하는 중국  중국이 해외 출입국에 대한 빗장을 풀자 세계 각국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미국, 대만, 인도 등 일부 국가는 중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 공유 부족을 이유로 중국발 입국자를 막아섰다. 이에 중국 당국은 뒤늦게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중국 연구진이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수백 개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 서열 데이터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그럼에도 중국 당국에 대한 불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권강위원회(위건위)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약 5500명, 사망자는 고작 1명이다. 그러나 영국 보건데이터 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에서 매일 약 9000명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1일 이후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13일 중국에서 하루 37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23일에는 하루 2만5000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하루 수천 건에 불과하다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치와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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