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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비용… 모두 법을 지켰다는데(박갑천 칼럼)

    미국정치계의 실상을 꼬집고 이죽거리는 책을 들여다본다. ­한밤중 워싱턴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천둥번개에 잠이 깬 윌리어린이는 엄마아빠 침실로 뛰어든다.공화당의원인 아빠에게 묻는다.『천둥번개는 왜 치는거죠』 『응,누군가가 큰거짓말을 하면 하늘이 성내서 그러는거란다』 『하지만 아빠,지금은 밤중이잖아요.누가 거짓말을 해요?』 『모르는 소리.지금 워싱턴 포스트지가 인쇄되고 있는중이 아니냐』 신문정치면은 거짓말꾼들의 거짓말로 메워져 있다는 뜻이다. ­한 목사가 설교한다.『여호와께서는 기적을 일으키며 악에는 버력을 입힙니다.오늘아침 신문들 보셨지요.한 정치가가 거짓말하고 있는동안 벼락맞았다지 않습디까』 그러자 청중 누군가가 중얼거렸다.『만약 거짓말을 하고있지 않을때 벼락맞았다하면 그거야말로 기적일지 모르지만…』 정치가란 입만 열면 거짓말한다는 빈정거림.그래서 다음과 같이 심한 익살도 나온다.어느 후보자가 농가를 돈다.어느집을 들여다보니 아가씨가 쇠젖을 짠다.후보자가 말을 걸자 안쪽에서 나오는 어머니 목소리.『메리야,지금 너한테 말건 사람이 누구냐』 『남자예요』 『어떤남자?』 『정치가』 『얘,빨리 안으로 들어와.소도 함께 끌고오고』 소도 거짓말에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워싱턴 포스트지 아닌 국내신문들에 얼마전 총선당선자들이 쓴 돈얘기가 나왔다.법이 정한바보다 더 쓴 사람은 하나도 없다.이를 본 국민들은 콧방귀를 뀐다.『흥,눈가리고 아옹하라지.코미디야』 『누굴 바보천치로 아나』 그가운데 끼인 진짜 정직한 사람들만 한물에 싸인 고기신세로 억울하게 되어있다. 이 현상은 두측면에서 다 불행하다.첫째,신문에 난 그 액수가 정확한 경우.그건 국민이 정직을 의심한다는 얘기다.우리사회의 여년묵은 불신풍조 엇결이 큰문제 아닌가.둘째,그 액수에 거짓이 더 많은 경우.국민은 그 엄부렁한 거짓말쟁이들의 행진이 일으키는 먼지에 폐렴을 앓게 돼있다.하건만 「벼락」도 없이 인쇄됐으니 액수는 정확하다는건지. 『법이란 신분이 귀하다하여 아첨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목수가 나무의 굽은 모양에 따라 굽혀서 먹줄을 쓰지않는 것과 같다』 법의 엄정한 적용을 누누이 강조하는 「한비자」(유도편)의 말이다.하지만 그렇게 서릿발 같을때 「여의도」는 제날짜맞춰 문열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아직 민도는 덜 여물었는데 선진의욕만 앞세운 법이 역시 잘못된건가.그렇다고 법적용을 고양이 세수하듯하면 불신의 켜는 하나더 늘건데.〈칼럼니스트〉
  • 긍지잃은 외교관(귀순 고영환·현성일씨가 말하는 북외교 실상:2)

    ◎주재국의 푸대접이 가장 큰 고통/각종지원 약속 펑크내자 외무관리 면담거절 일쑤/김부자 찬양 기사게재 등 청탁에 현지언론도 “신물” 아프리카지역 해외공관에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너나 없이 3중고에 시달린다.그 첫째는 지난 95년 8월부터 평양으로부터 끊긴 공관 유지비의 자체 조달이고 둘째가 주재국 외교부로부터 받는 괄시,셋째가 주재국 정부와 친선협회 및 언론으로부터 북한지지 성명 내지 찬양보도를 얻어내는 일이다.지난 93년 11월부터 지난 1월 귀순 전까지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으로 근무했던 현성일씨(37)도 예외없이 3중고를 겪어야 했다.3중고 가운데서도 북한 외교관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주재국으로부터 받는 푸대접이라고 한다. 일찍부터 대외정책의 기본이념으로 자주·친선·평화를 표방은 했지만 대서방외교에 한계를 느꼈던 북한은 비동맹국가 및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발전에 관심을 기울였다.북한이 추구해온 비동맹외교의 기본목표는 ▲제3세계 비동맹국가들과의 친선유대강화 ▲반제국주의투쟁의 연대성공고 ▲북한의 통일정책에 대한 지지획득이었다.이같은 평양당국의 비동맹외교노력에 힘입어 북한은 지난 75년 비동맹회원국이 됐으며 유엔에서의 북한 지지국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그러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비동맹외교는 처음부터 한계점을 갖고 있었다.경제적으로 북한이나 제3세계 국가들이 다같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가 긴밀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즉 제3세계 국가들은 한결같이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했으나 북한은 이들 제3세계 국가들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할 여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게다가 북한이 이들 국가들에 대한 경제및 군사지원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제3국가들의 대북 불신은 자연 깊어졌다.설상가상으로 70년대 후반들어서부터 비동맹운동이 종전 민족주의와 이념중시에서 경제적 실리에 초점이 맞춰져 전개되면서 북한의 비동맹외교는 내리막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80년대 후반들어 경제력을 앞세운 한국외교가 아프리카공략에 나서자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다렸다는 듯 친한으로 방향을 바꿔 잡았다.북한 외교관들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현성일씨는 지금도 잠비아에서 겪었던 수모를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고 한다.그리고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불신과 업신여김도 모른채 우리식 사회주의를 외쳐대며 섣부른 짓을 마다않고 있는 북한체제에 더없는 절망을 느꼈다고 한다. 한마디로 현씨는 『아프리카에서의 북한외교는 없다』고 말한다.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들은 거의가 절대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같은 비동맹국 회원임을 앞세워,특히 「사회주의의 성공사례」를 자처하며 접근전을 펴온 북한에 대해 이들 국가들이 경제원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그러나 제 코가 석자나 빠진 북한이 도와주는 것 하나 없이 국제무대서의 대북지지만을 요구하다보니 이들 국가의 외무관리들은 북한이라고 하면 진절머리를 낸다는 것. 현성일씨가 잠비아에서 제일 부러웠던 것은 한국 외교관들이 장관 등 고위 잠비아 외무관리들을 쉽게만나는 것이었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 외교관들이 그들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잠비아 외무관리들은 한국 외교관들은 수시로 사저에 불러 파티를 하기도 하고 한국 외교관들의 방문은 언제고 환영하지만 북한 외교관들에겐 아예 집주소 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북한 외교관들의 사기를 꺾는 건 비단 이것 뿐이 아니다.어렵사리 면회신청이 받아들여져 외무부를 찾아갈 경우 외무부 청사에 들어서기도 전에 북한 외교관들은 기가 콱 죽는다.청사 밖에 주차된 외교관들의 승용차가 현대 아니면 대우차인 것도 그렇지만 사무실의 컴퓨터·전화기·팩스 등 사무기기가 거의 한국제품인 까닭이다. 북한 외교관의 무기는 입이 전부다.그러나 주재국 외무관리들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를 훤히 꿰뚫고 있어 입으로 아무리 떠들어봤자 먹히질 않는다고 한다.『도와줄 처지도 아니면서 무슨 헛소리냐』는게 그들의 노골적인 반응이란 것. 잠비아에 주재하는 동안 주재 외교관 3명중 유일하게 영어를 할줄 알았던 현성일씨는 2·16김정일,4·15 김일성 생일 때마다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잠비아 정부나 잠비아·조선친선협회가 축하전문을 보내도록 하라는 평양의 지령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었다.어렵기는 북한의 핵확산금지협정(NPT)탈퇴지지를 위한 연대성집회소집 등도 마찬가지였다.콜라 한병 나오지 않는 연대성집회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건 당연한 일.그래서 현성일씨는 집회는 열지도 못한채 자신이 지지문을 작성한 뒤 현지 회장을 찾아가 통사정,겨우 수표를 받아 평양에 보냈다고 한다. 주재국 언론에 보도되는 북한관련 기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기자들이 직접 취재해서 게재하는 북한관련 기사는 거의 없고 외교관들의 로비에 의해 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자국 정부와의 관계도 관계이지만 외교관들이 찾아가 애걸복걸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처음 몇번은 별 군소리 없이 기사를 실어준다고 한다.그러나 매번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내용의 김부자 찬양문과 대북지지문,북한발전 PR기사 게재청탁을 쏟아놓다 보니 신물이 난 언론들이 이젠 드러내놓고 냉대를 한다는 것.심지어 『북한관련 기사 한건에 라디오 카세트 한개씩 가져오라』는 면박을 주기도 하며 실제로 북한관련 기사와 라디오 카세트를 맞바꾸기도 한다고 한다.이렇게 어렵사리 기사를 「날리거나」 전문 또는 보고서를 「만들어」 보내면 평양에선 당기관지 노동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마치 주재국에서 대규모 북한지지대회나 요란한 김일성부자생일 축하모임이 열린 것처럼 법석을 떤다는 것.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긍지는 이미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체면은 체면대로 구기고 있는게 북한 외교관들의 현주소라고 현씨는 말한다.
  • “후보자 평균 선거비 4,625만원”/선거비용 신고내용과 문제점

    ◎신고총액 6백42억… 법정한도의 57%/초과지출 1명도 없어 짜맞추기 의혹 15대 총선출마자들의 선거비용 신고가 마무리됨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18일 선거비용 공고와 함께 6월30일까지 본격적인 실사작업에 들어간다. ▷선거비용 분석◁ 17일 중앙선관위 집계 결과 당선자 2백53명등 15대 총선 지역구출마자 1천3백89명이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비용은 모두 6백42억4천6백72만원이다.이는 후보별 평균 4천6백25만4천원으로 법정한도액 평균인 8천1백만원의 57.1%에 해당한다. 2백53명의 당선자들이 쓴 비용은 평균 6천89만4천원(74.1%)으로 전체평균보다 1천5백만원정도 더 들었다.법정선거비용을 초과해 돈을 썼다는 후보는 단 1명도 없다.이에 따라 상당수의 출마자들이 실제 선거비용을 법정한도에 짜맞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많은 돈을 썼다고 신고한 후보는 신한국당의 송훈석당선자(강원 속초·고성·인제·양양)로 1억2천5백77만원(법정한도액 1억3천2백만원)을 신고했다.가장 적게 신고한 후보는 서울 중구에 출마한 대민당 김명주후보로 3백2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신한국당의 강신성일후보(대구 동갑)는 6천8백72만원을 신고,법정한도(6천9백만원)의 99.6%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중 9천만원 이상을 쓴 인사는 모두 10명으로 송훈석후보와 ▲김영준(무소속·충북 제천 단양·1억5백89만원) ▲김동욱(신한국당·경남 통영 고성·1억2백8만원) ▲서정화(신한국당·인천 중동 옹진·1억23만원) ▲어준선(자민련·충북 보은 옥천 영동·9천9백14만원) ▲강창희(자민련·대전중구·9천6백70만원) ▲황병태(신한국당·경북 문경 예천·9천5백85만원) ▲오세응(신한국당·경기 성남 분당·9천4백96만원) ▲정세균(국민회의·전북 무주 진안 장수·9천3백60만원) ▲변웅전(자민련·충남 서산 태안·9천46만원)후보 등이다. 후보들 가운데 최대 재력가로 꼽히는 신한국당 김석원당선자(대구 달성)는 4천6백82만원,무소속 정몽준당선자(경남 울산동)는 6천80만원,신한국당 김진재당선자(부산 금정갑)는 5천3백69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여야 지도부 가운데 신한국당 김윤환 전 대표(경북 구미을)는 7천39만원,자민련 김종필 총재(충남 부여)는 6천9백61만원,민주당 이기택 상임고문(부산 해운대·기장갑)은 7천2백95만원을 신고했다. 정치1번지로 여야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서울 종로에서는 당선자인 신한국당 이명박후보가 7천1백50만원을 신고,민주당의 노무현후보(7천2백72만원)와 자민련 김을동후보(7천2백56만원)보다 선거비용이 적었다.국민회의 이종찬후보는 6천8백19만원을 신고했다. 지역별 당선자 평균 선거비용은 충북이 7천4백4십여만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서울과 5개 광역시는 5천6백만원 안팎에 불과해 대도시의 선거비용이 지방보다 오히려 적게 든 것으로 분석됐다. 득표순위와 선거비용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국 당선자의 평균 선거비용은 6천89만4천원,차점자는 6천39만4천원,3위 득표자는 4천7백90만4천원으로 집계됐다. ▷선관위 실사작업◁ 2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천7백9명의 조사요원을 투입,전국 2백53개 선거구별로 현지실사를 벌인다.후보의 선거사무원과 자원봉사자등에 대한 면접조사가 중심이다.이어 6월10일부터 15일까지 국세청 직원 3백여명의 지원을 받아 선거기획사,인쇄소,음식점,영상장비대여업체등 선거관련업체에 대한 실사를 벌인 뒤 25일까지 선거구 현지실사를 계속한다. 신고비용의 축소·누락여부를 가릴 맥점은 선거관련업체에 대한 조사이다.선관위는 이번 선거에 참여한 홍보관련업체를 1백17개,이들과 거래한 후보를 2백33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또 대부분의 거래계약이 선거벽보와 소형인쇄물의 도안에서부터 제작,인쇄까지 전담하는 「패키지 계약」으로서 대략 2천만∼3천만원 안팎이 든 것으로 추산한다.「멀티큐브」「점보트론」등의 첨단영상장비를 17일의 선거운동기간동안 빌리면 1천5백만∼5천만원까지 별도로 든다.후보에 따라서는 홍보비에만 법정한도액 평균인 8천1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출한 셈이다. 선관위는 상당수의 후보와 선거관련업체가 담합,거래비용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 업체에 대해 국세청 직원과 함께 집중적인 회계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이미 지역별로 파악해 놓은 시중거래가격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싼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을 때는 선거법에 따라 통상거래가격으로 선관위가 재산출해 신고비용과의 차액을 선거비용에 합산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선거비용 공고와 함께 이뤄지는 상대후보나 유권자들의 이의신청에도 선관위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선거관계자라도 이를 자수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거법의 특례조항을 적극 홍보,이들의 제보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조사 총책 임좌순 선거관리실장/“엄정하고 투명한 실사에 총력”/허위신고땐 예외없이 형사고발 15대 총선 출마자 선거비용 조사의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할 중앙선관위 임좌순 선거관리실장은 17일 『선관위에게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엄정하고 투명한 선거비용 실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허위신고나 축소신고 사실이 드러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락과 관계없이 전원 사법당국에 형사고발하겠다』며 『당선자를 집중조사하고 낙선자는 소홀히 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돈을 많이 쓴 후보를 잡아내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라 돈을 적게쓰는 선거풍토를 만드는 적극적인 자세가 실사작업의 진정한 의미라는 얘기다. 임실장은 실사방법과 관련,각 후보의 선거비용 보고서에 대한 서류검토에 이어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선거운동원등에 대한 면접조사의 순으로 진행하면서 신고내용을 선관위가 수집한 각 후보들의 선거운동실태자료와 비교검토해 차이가 드러날 때는 국세청과 협조,정밀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선거관련업체와 후보자간의 담합의혹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파악하고 있는 통상적인 거래가격을 적용,차액을 전부 선거비용에 합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고 있는 후보자들의 축소신고 의혹에 대해서는 『법정비용을 초과하는 위법을 저질렀다고 자수할 후보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통상적인 당원단합대회나 당원교육,지구당개편대회,의정보고회등 신고대상이 아닌 정당활동비용을 선거비용과 혼동해 불신이 가중되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축소신고의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진경호 기자〉
  • 총장직선제 고집할 것 못된다(사설)

    대학총장 직선제폐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대학이 이를 둘러싸고 갈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대구의 계명대는 직선제폐지를 결정한 재단이 현총장을 유임시키자 교수협의회와 학생회가 총장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연세대 교수평의회는 재단의 직선제폐지방침에 반발,총장선거를 강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이같은 갈등과 마찰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긴 하지만 이것이 악화될 경우 「재단총장」과 「교수총장」이 동시에 나올 수 있고 또 학내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되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극단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학의 경영주체인 재단과 교육주체인 교수가 대화를 통해 총장선출방식을 둘러싼 대결구도를 해소해주기 바란다.총장직선제는 80년대 후반 군사독재청산분위기와 국민의 민주화열망의 기류를 타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선거운동과정에서 학연·지연·혈연등이 뒤엉켜 교수사회에 파벌이 조성되고 이것은 불화와 불신의 장벽을 쌓아 대학발전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실정에서 총장직선제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구태가 아닐 수 없다.때문에 많은 교수가 직선제폐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그런데도 연세대의 경우 교수평의회가 직선제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재단측이 교수평의회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지를 선언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단과 교수평의회가 서로의 아집을 버리고 이해의 폭을 넓혀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재단은 이미 새로운 총장선출방식을 제시한 바 있지만 교수의 주장을 충분히 반영,그 방식을 보완해야 할 것이며 교수평의회도 무조건 직선제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해주기 바란다.
  • 올 연세등 3개대 직선제 폐지 계기로본 실태와 문제점(심층취재)

    ◎총장선거/정치판 보다 더 혼탁/경륜·철학은 뒷전… 중상모략·줄서기 경쟁/반대파 사사건건 꼬투리… 행정 마비 일쑤/외부인사 영입 길 아예 막혀… 학교발전 “뒷걸음” 한 때 대학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총장 직선제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선거로 인한 폐단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줄서기,편가르기로 반목하고 중상,모략이 횡행한다.소송 사태도 잇따른다.때문에 적지 않은 대학들이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고 많은 대학들이 없앨 움직임이다.직선제 없이도 대학을 민주적으로 내실있게 꾸려가는 나라들은 많다.또 직선제를 도입했더라도 우리처럼 고약한 문제들은 나타나지 않는다.총장 직선제의 실태를 해부하고 모범적인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직선제를 없애려는 움직임은 올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지난 3월 말 경남대 계명대 아주대 한남대 전주대 관동대 호남대 등 8개 지방 사립대의 총장들이 모여 직선제 폐지를 결의함으로써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연세대 국민대 계명대 등 3개대가 직선제를 없앴다.건국대 아주대 울산대 등은 사실상 지난 해 직선제를 폐기했다. 특히 연세대재단 이사회의 폐지결정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려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총장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높은 학식과 고매한 인격의 대명사인 총장을 더 이상 선거로 뽑아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폐지” 공감대 확산 지난 88년 목포대에서 첫 직선 총장이 탄생한 후 현재 전국 1백45개의 4년제 대학 중 26개 국·공립대 및 11개 교육대 모두와 1백8개 사립대학의 절반 가량이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8년만인 지금,초기의 「장미빛 꿈」은 온데간데 없다. 대부분의 대학이 극심한 선거의 홍역을 앓고 있을 뿐이다.직선 총장들마저도 이 선출방식에 커다란 회의를 표한다. 강의와 연구에 몰두해야 할 교수들이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히고 설킨다.로비도 치열하고 술과 골프 접대 등 향응은 기본이다. 교수사회의 위계질서가 무너진 지는 오래다.갓 임명된 전임강사도 총장후보 앞에서 다리를 꼬고 맞담배질을 한다.전에는상상도 못하던 일이다.이들도 1표를 가졌기 때문이다. 선거판의 중상모략과 투서는 썩은 정치판을 뺨친다.허무맹랑한 공약과 보직약속 남발도 빼놓을 수 없다. 선거가 끝나면 교수들의 편가르기가 더욱 깊어져 지지파는 무조건 총장을 따르고 반대파는 매사에 꼬투리를 잡아 총장을 공격한다. 학사행정은 마비되기 일쑤고 대학발전은 생각도 못한다.덕망있는 외부인사를 총장으로 영입하는 길은 아예 막혔다.표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훌륭한 자격을 갖췄음에도 혼탁한 선거양상이 싫어,끝내 출마를 고사하는 교수도 많다. ○위계질서 무너져 명문 사학인 Y대는 S총장과 반대파간의 알력으로 몇년째 홍역을 앓고 있다.반대파 교수들은 S총장의 2중국적을,S총장은 인격모독과 학교의 명예실추를 걸어 서로 맞고소했다.이 사건은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S총장을 비난하는 진정서가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숱하게 쏟아졌다.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은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대학발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상대 출신인 S총장이 경상대에만 신경을 쓴다며 각 단과대별로 『다음에는 우리도 총장후보를 내자』는 집단 이기주의까지 생겼다.수적으로 열세인 일부 단과대 교수들이 연합을 모색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립 지방대인 K대와 사립 M대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총장 임기 4년이 맞고소,교수들의 농성 등으로 점철됐다.급기야 K대는 교육부의 감사를 받아 총장을 비롯한 1백70여명의 교수가 징계·경고·주의 처분을 받았다.소송의 몸살을 앓는 대학은 10군데가 훨씬 넘는다. 또다른 명문 사학인 K대는 H총장의 임기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년 후의 총장선거에 나설 예비후보 진영에서 정원조정을 포함한 학사행정 전반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져 정상적인 대학운영이 마비된 상태이다.H총장은 선거 후 화합차원에서 상대 후보진영의 교수를 주요 보직에 임명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방 국립대인 C대는 L총장이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한 중간평가 때문에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교수협의회는 중간평가를 거듭 요구하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이다. 최근에는 학생들까지가세해 기성회 예·결산 전문위원회에 학생 참여 등을 요구하며 총장 불신임을 결의했다.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도 했다. ○교수끼리 맞고소 지방의 사립 D대는 한 총장후보가 교수 자녀의 학자금을 대학졸업 때까지 전액 지원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공약을 제시해 쓴 웃음을 자아냈다.B여대에서는 직원들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며 교직원 노동조합을 통해 쟁의발생을 신고하기도 했다. 서울의 K대는 재단과 사이가 좋지 않은 총장이 선출되자 재단의 전입금이 크게 삭감됐다.총장이 내세운 학교발전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지방의 D대는 총장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집단 수업거부와 점거농성으로 심각한 학내분규를 겪었고 결국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험한 꼴」을 당했다. 선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국립 S대는 예상후보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사전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지난 총장선거에서는 한 후보의 부인이 총장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에게 사과상자를 돌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후보를 판단하는 기준도 학교운영에 관한 경륜이나 철학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선거 때마다 전문 선거꾼으로 변신하는 일부 교수들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한 교수는 『친목모임에 연고가 전혀없는 교수가 느닷없이 찾아와 인사를 하고 술대접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가장 적극적인 총장 직선제 폐지론자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다.지난 94년 직선제의 폐해도 처음으로 제기했다.박총장은 『몇몇 대학의 경우 일부 교수들이 운동권 학생을 부추겨 학교신문에 총장을 비난하는 글을 싣거나 집단행동까지도 사주한다』고 전했다. ○학생 집단행동 사주 구본호 울산대 총장은 『교수사회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데다 인기에만 영합하는 총장을 양산,장기적인 발전계획보다는 급여 인상등 단세포적인 공약만 남발한다』고 걱정했다. 김종운 전 서울대총장도 『외부 인사라 하더라도 훌륭한 인물이면 총장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문호개방 차원에서 직선제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한종태 기자〉 □외국에선 어떻게 선출하나 ◎미국/이사진이 주도… 인물 철저히 탐색·검증 미국의 아이비리그 사립명문대학들의 총장선출은 철저하게 소수 이사진의 주도하에 이뤄진다.대신 전세계에 걸친 광범위한 인물탐색과 여론조사를 거치며 거의 1년이 소요된다. 하버드대학의 경우 현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대로 3백여년 전통의 「후임총장물색위」를 즉시 가동시킨다.하버드대의 모든 결정은 총장,감사,5인의 이사로 이뤄진 하버드법인(코포레이션) 소관인데 이 결정은 30명의 동창대표로 구성된 감독위원회의 추인을 얻어야 한다. 총장물색위는 이 법인 7명 및 감독위 3명등 10명으로 구성되는데 90년 5월 보크총장 후임을 고르기 위해 물색위는 하버드와 관련된 인사 25만8천명에게 마땅한 인물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고 3백명의 교수,학생들과 면담했다.배경조사등을 거쳐 10명 정도의 최종추천인물이 가려지자 물색위 위원들은 이들과 개별면담을 가진뒤 91년 3월말 이중 1명의 후보를 추천,법인과 전체 감독위의 승인을 거쳐 10개월만에 26번째의 루덴스타인 새 총장을 선임했다.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역시 총장이 사직하게 되면 총장직무대행 체제와 함께 후임물색위를 가동한다.물색위는 총장,이사,동창대표등으로 코포레이션을 구성하고 동창들에게 의견요청 서신을 띄운다.현 레빈 예일대총장,소번 컬럼비아총장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 93년4월과 93년 2월에 각각 최종 선임됐다. 이런 광범위한 인물탐색과 철저한 검증,훌륭한 인물을 뽑기위한 여러 단계의 절차들이 학연이나 혈연을 떠나 인물위주의 총장을 선출하고,대학은 물론 미국을 초일류국가로 만든 밑거름이 되게 했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영국/사전선거운동 없이 교수위원회서 뽑아 영국 최고의 명문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의 경우 총장은 모든 교수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에 의하지 않고 30여명의 교수들이 구성하는 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선출된다.총장은 학식은 물론 폭넓은 경험과 행정력을 인정받는 인물이 되며 사전선거운동이나 조율없이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총장의 임기는 4년이며 차기 총장은 2년전에 선출된다.취임하기 전 2년동안은 수습기간인 셈이어서 대학운영에 관한 업무를 익히게 된다. 한편 명예총장은 실권이 전혀 없으며 일반행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들의 업무는 총장을 뽑을때 고작 위원회의 사회를 보는 일정도다. 명예총장은 왕실로부터 경등의 칭호나 작위를 받은 인사들이 주로 맡는다. 옥스퍼드의 현 명예총장인 젠킨스경은 70년대 노동당 당수를 지낸 정계의 거물이다.이처럼 명예총장직은 은퇴한 정치인이나 고위층 인사들이 평생업적을 인정받아 주어지는 말그대로의 명예스런 자리에 불과할 뿐이다. 졸업한 지 5년이 지난 동문들이 모여 모교의 상징적 인물을 명예총장으로 선출하고 있다. ◎불·일/사전조정 제도적 장치마련… 잡음 없어 프랑스의 국립대학과 일본의 대학총장은 직접선거방식에 의해 선출된다.프랑스 국립대학은 85개로 행정위·학술위·연구 및 대학생활위원회등 3개 위원회가 총장선출에 참여한다.각 위원회는 교수·학생·교직원등이 각각 일정비율로 참여하고 있어 대학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총장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5년 임기의 총장을 선출할때는 행정위의 부위원장이 선거위원장을 맡는다.대학총장은 이들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권한은 막강하다. 일본의 경우 도쿄대학 총장은 2단계로 선출된다.우선 학부,연구소별로 선출된 대의원들이 후보자 5명을 추천한다.그다음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교수 전체회의가 직선으로 1명을 선출한다.이때 본인에게 수락여부를 확인,수락하면 총장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프랑스와 일본에서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경우는 거의 없다.그것은 사회적 관습이나 문화가 우리와는 달라 사전에 조정이 되도록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첫째 사전협의(네마와시)의 사회문화를 지적할 수 있다.일본의 대학에도 친소관계나 파벌등의 갈래가 존재한다.하지만 파벌 또는 그룹들이 사전협의등을 통해 후보 또는 당선자를 조정함으로써 정면대결의 굉음은 일어나지 않는다.도쿄대의 경우 파벌,그룹조차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로 도쿄대학 총장직은 관료 최고직위인 사무차관보다 높은 대우를 받지만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다.총장이 예산과 인사권을 쥐고 막강한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단과대학(학부)과 전공별로 자치권이 강하기 때문이다. 셋째 총장은 보통 정년이 임박한 교수가 선출돼 4년 임기의 명예직 성격이 짙다.〈파리·도쿄=박정현·강석진 특파원〉
  • 수임료 개혁차원서 낮춰라(사설)

    대한변협이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변호사 보수제도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반가운 보도다.우리는 변협이 이번 개선작업을 모든 제도와 관행,윤리문제까지 재검토하여 새로운 변호사 풍토를 확립하는 개혁으로 확대 추진할 것을 기대하고 싶다. 과다한 수임료 등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일이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무전유죄,유전무죄운운하는 소리가 사회에서 현실감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그 바탕에는 변호사라는 직종에 대한 불신·거부감이 깔려 있음을 보게 된다. 민사든 형사든 재판의 당사자가 되면 복잡한 절차와 생소한 법률용어 때문에 누구나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갖고 당황하게 마련이다.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듯 변호인에게 매달리게 되고 용한 의사 찾는 환자처럼 용한 변호사를 물색하게 된다.이 때문에 사법부의 구조적 문제인 재판의 지연,판결 결과 등 모든 불만이 억울하게 변호사를 향해 분출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극소수의 비리의 결과겠지만 법원주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구속피의자가 풀려나려면 「전관예우」 기간인 아무개나 형사담당 판사들과 개인적 유대가 있는 아무개 변호사를 「사면된다」는 구시대의 컴컴한 얘기들을 아직도 듣게 된다.용한 형사담당 변호사의 착수금은 통상의 3배인 1천5백만원,병보석 한건에 3천만원 하는 식이다. 직접 변호사 얼굴 한번보기 힘든 고압적 사무실 분위기,국선변호인의 불성실,민사사건 승소로 확보된 부동산 나눠먹기,수입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세금 등등 변호사를 겨냥한 사회적 불만은 끝이 없다.결국 뒤늦게 나마 법조·변호사 사회의 일대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중론인 것이다.차제에 변협은 수임료 문제만이 아니라 법조계 개혁차원의 획기적 개선방안을 마련,국민속의 변호사로 자리잡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 “원전은 안전” 과학적 증명/서울대병원 역학조사 결과 분석

    ◎자연방사선량과 비슷… 건강 위해요서 없어/상설 조사기구… 전문인력 양성 정부에 건의 서울대병원 역학조사단이 지난 4년간에 걸쳐 원전 주변지역 주민에 대해 실시한 역학조사결과 이렇다 할 우려사항이 발견되지 않음으로써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로 여겨진다. 역학조사단이 조사대상으로 삼았던 주민은 영광원전이 있는 전남 영광군 흥농읍,월성원전이 있는 경북 경주시 양남·양북면,고리원전이 있는 부산시 장안읍과 경북 울산시 서생면,울진원전이 있는 경북 울진군 북면의 1만명과 이들 지역의 인근에 있는 5천명,원거리지역의 1만5천명등 모두 3만명이었다. 이번 역학조사를 주관했던 서울대 고창순 교수는 『원전 인근지역의 방사선량은 전국 각지에서 관측되는 자연방사선량과 비슷했으며 주민들의 건강상태도 전국민 건강지표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면서 『종사자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도 수십년동안 원전을 가동해온 미국,일본,유럽의 역학조사 결과와 차이가 없어 건강 위해요소는 없다는것이 최종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번 역학조사가 실시된 것은 지난 89년 영광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살고 있는 한 산모가 무뇌아를 출산하자 주민들이 『이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같은 주민들의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자 역학조사단은 90년부터 우선 영광원전 주변의 주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와 건강진단을 실시했다. 그러나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주민의 방사선에 의한 건강장애 유무를 보다 과학적이며 논리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추적조사 뿐 아니라 광범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거돼 92년부터 4년에 걸쳐 전국 모든 원전에 속해 있는 지역주민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의 폭을 넓혔다. 역학조사단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조사가 대상 주민이 지나치게 적은데다 조사기간도 짧아 완벽한 결론을 내려면 조사대상자가 적어도 10만명에 이르고 기간도 10여년 이상 지속적·일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상설조사기구 구성과 함께이에 걸맞은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조사단은 정부에 건의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이번 조사에서는 피로감과 소화불량증세 등 잘 보이지 않는 증세에 대해서는 주관적 판단에 의해 무시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강한 불신을 표명했다.〈고현석 기자〉
  • 「현대사회의 효」 세미나 박성수 교수 주제발표

    ◎“효는 인류문제 해결할 최고의 윤리”/현대사회 급격한 변화따라 갖가지 문제 야기/효의 「정서적 능력」 개발… 사회적 비극 극복해야 어버이의 날을 맞아 한국청소년연맹이 마련한 「현대사회의 효와 청소년지도」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가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박성수서울대 사범대교수(교육학)가 발표하는 「현대사회의 윤리와 효」를 요약한다.〈편집자주〉 20세기의 과학발달은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인류의 생활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너무나 급격한 변화로 윤리적 덕목은 심각하게 파괴·훼손되는 위기를 맞았다.과학의 발달이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조치를 소홀히 한 채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사회에서 절대적 권위를 인정받던 최고의 윤리덕목인 효마저도 현대사회에서는 별도움이 되지 않는 낡은 윤리로 비판받게 됐다.도덕적 허무주의와 도덕성에 대한 불신풍조까지 범람하기에 이르렀다.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라는 도덕적 명령은 동서양이 공통이다.서양에서는 기독교의 십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고 동양의 유교사상에서는 「물질적으로 부모를 섬기는 양구체의 효와 정신적으로 부모를 섬기는 양지의 효」를 모든 행실의 근본으로 삼았다. 효를 지배이념으로 하던 조선왕조에서는 부모가 살아 있을 동안의 효와 돌아가신 후의 효를 가르쳤다.격몽요결·동몽선습·내훈·계녀서 등에 살아계신 부모에 대한 공경·봉양·대봉·순종·돈목·보신·입신과 돌아가신 부모를 섬기는 상제·제례·양지의 효 등을 적어 부모 섬김을 최대의 윤리덕목으로 삼았다. 이처럼 효는 2천년이 넘게 동양사회를 지배해온 절대적 가치이며,현대사회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효는 인간을 인간답게 할 뿐 아니라 사회가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도록 하는 기능도 지녔다.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데 가장 좋은 삶의 장치이며 문화적 제도다. 자녀가 부모의 뜻을 받드는 데 그치지 않고,그 스스로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성숙하는 것이 적극적인 효의 의미라 할 수 있다. 20세기는 인식적인 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컴퓨터·반도체·통신 등 과학분야의 발전을 이룬 한 세기였다. 그러나 과학발전은 이혼·범죄·정신병·폭력 등 갖가지 인간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도움이 되지 못했다.오히려 청소년·가족교육·노인·윤리문제 등이 과거보다 늘었다. 21세기에는 인지적인 능력을 보완할 정서적인 능력의 개발이 요청된다.인간의 정서적 능력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발달하기 시작한다. 광범한 가족관계,이웃과의 관계,학교에서의 경험,직장과 사회에서의 정서적 능력은 모두 가족관계에서 시작한다.효야말로 사랑과 자비,연민과 공감,헌신과 희생,가치화와 열정,믿음과 애착 같은 모든 가치의 기본이다. 효의 기본정신은 인류의 보편적 도덕성으로서 어느 시대,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소중한 뜻을 담고 있다.과거로부터 전수된 도덕적 가치이면서 미래의 인류문제를 해결하는 창조적 윤리의 가치를 지닌 최대의 윤리덕목이다. 남은 문제는 효의 정서적 능력을 어떻게 개발해 개인·가정·사회·국가의 비극적인 문제를 극복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효의 정서적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실천력 있는 계획이 시급하다.
  • 리콜 문화(외언내언)

    현대자동차가 오는 15일부터 8만9천여대의 엘란트라 승용차에 대한 대대적 리콜을 실시한다.자동차 기계류·식품등 판매된 상품의 하자가 발견돼 이를 소환,무료로 수리해주거나 아예 물건을 교환해주는 제도인 리콜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다.그러나 소비자 권익이 신장되면서 정부가 내년 1월부터 폭넓은 리콜제 실시를 준비하고 있는등 우리도 본격 리콜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적으로 리콜의 대표적 상품은 자동차.2만∼4만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는데 그중 단 한개가 불량이어도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이번 엘란트라의 경우 DOHC모델의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부착된 산소감지 부품이 불량이어서 모두 교환해주기로 한것이다. 과거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의 후륜축 이탈문제등 리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할 우려 때문에 쉬쉬해가며 수리를 해주었고 또 사후에 리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차의 판매가 줄어든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등 선진국의 경우는 다르다.조그만 하자의 소지라도 있을 경우 소송을당하기 전에 공개 리콜을 하고 이것은 그 회사 차량의 안전에 대한 신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80년대말 미국에 진출해 인기를 모았던 현대의 엑셀은 핸들 끝부분 너트 이탈방지용 핀을 좌우로 펴지 않고 한쪽으로 구부렸음이 지적돼 리콜한 사례가 있었다.물론 소환수리를 받는 일은 귀찮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치명적으로 신용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미국에선 지난 4월말부터 포드자동차가 사상최대인 8백70만대의 승용차와 경트럭을 자발적으로 리콜하고 있다.시동스위치 합선으로 1천여대의 차량에서 화제가 발생한 것으로 지적되자 5억달러(한화 4천억원 상당)를 들여 88∼93년 생산된 포드와 계열사 머큐리,링컨의 차량 모두를 소환해 1백달러 가량 들여 수리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첫 본격적 공개리콜로 기록될 현대의 이번 소환수리가 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황병선 논설위원〉
  • 의약품 광고 「세계최초」 못쓰다

    의약품 광고에 「세계 최초」라는 말을 쓰지 못한다. 한국제약협회는 5일 의약품광고 자율심의 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모든 의약품 광고에는 「세계 최초」또는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어길 경우 광고금지 등의 제재를 가한다. 「세계 최초」라는 사실은 학술적으로 입증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또 사실로 입증된다 해도 의약품의 효능이나 안전성과는 별개인데다 남발될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을 조장할 수 있어 이를 삼가기로 했다.
  • 양김 회동 「새정치」 수범을(시설)

    오늘 열리는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간의 회동은 지난번 청와대 연쇄영수회담과 더불어 3김정치시대의 건재를 말해준다.4.11총선에서 나타난 민의의 하나가 3김시대의 종식과 세대교체라고 해석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방향의 역설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양김회담이 청와대연쇄회담에서 구축된 대화와 협력이라는 큰 정치의 기조위에서 국리민복에 봉사하는 새정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또 마땅히 그렇게 정치변화의 총선민의에 부응하는 회담이 되어야한다.그렇지 않고 그것이 모처럼 조성된 대화정치를 대결정치로 바꾸는 권력투쟁위주의 양김생존을 위한 정쟁의 시작이 된다면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불신과 지탄을 보낼 것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동안의 추진배경과 거론되고 있는 의제를 보면 양김회동의 결과가 낡은 정치의 타파와 새로운 야당정치의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기보다는 배치될 가능성이 더많아 보인다.이념이나 정책이 크게 다른 양김씨가 7년만에 만나는 이유는 국민의 복리를 위한 정책현안 때문이 아님이 분명하다.선거사정과 당선자영입을 계기로 세대교체와 지역주의타파의 압력이 커진 같은 입장에서 생존과 위상확대를 위한 공조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여당이나 야당이나 당세의 확장은 당연한 일이다.여당은 안되고 야당만 되는 일은 아니다.따라서 야당이 힘을 합쳐 여당의 과반수의석확보를 막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여당과 영입경쟁을 벌이는 것이 떳떳한 자세일 것이다. 야당이 공조를 추진하고 있는 선거부정청문회는 야당의 공천비리도 대상에 포함하는 진지한 것이라면 검토할 수도 있다.그러나 새로운 사실이 없는 한 대선자금청문회는 총선을 통해 이미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여야한다.그 어느것이든간에 이같은 야당의 정치공세를 15대국회개원협상과 연계시키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국회의 개원일정은 협상의 조건이 아니라 국회법에 법정화되어 모든 정파가 준수해야할 의무조항이다.
  • 대졸여성 취업 더 늘려야(사설)

    지난해 50대 그룹 입사 대졸자사원 중 여성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는 노동부 집계다.여성 취업의 확대라는 바람직스런 일이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치 못하다. 고급 여성인력의 사회진출문제가 중요한 것은 기본적 남녀평등 차원에서만은 아니다.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을 넘은 우리가 인구의 절반을 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능력면에서 국가적 잠재력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할 여성을 소외시키고는 결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사회적 투자의 효율성면에서도 고급 여성인력의 능력에 걸맞는 활용은 중요한 문제다.95년 여성통계연보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교육연수는 8.6년(남성 10.6년),대학진학률은 38.6%(남성 69.7%)로 돼있다.95년 대졸자 18만6백여명의 41.4%가 여성이며 석사학위 수여자의 28.4%,박사는 16.9%가 여성이었다.교육부문의 남녀간 불균형이 아직 개선돼나가야 할 문제지만 그보다 여성에 대한 교육투자가 이 정도는 이루어 졌는데 사회적 활용도인 취업에서 남성의 9분의 1밖에 안되는 것은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률이 47.9%로 오르고 사법고시 여성합격자가 8.8%나 되는 등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그러나 최근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여성 국회의원 3%(15대 9명),대기업의 여성 임원·간부 및 전문직 비율 5%미만,관리직 여성공무원 0.5% 등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나타내는 「여성 권한지수」에서 우리는 세계 1백16개국중 90위로 처져있다. 지난해말 한 방송 설문조사에서 여성 지위향상의 최대 장애로 여성 스스로의 불신과 자기비하를 꼽은이가 31%로 남성중심 사회제도(28.6%)보다 많았다.여성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국가적 노력과 함께 여성들의 다소 험한일도 마다않는 진취성과 적극성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한반도통일과 중국동포 역할」토론회/문영자 길림대 교수 주제발표

    ◎“조선족에 「통일 가교역」 맡기자”/지식층의 남·북한 연구활동 적극 지원/인적교륙·정보교환통해 북개방 유도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선 해외동포,특히 중국교포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중국 길림대 문영자교수는 3일 남북 양측과 교류가 잦은 재중동포가 통일의 가교역을 수행하도록 한국정부의 측면지원과 교포 정책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이날 하오 민주평통자문회의(사무총장 박상범)가 주최한 「한반도 통일과 중국동포의 역할」토론회에서였다.「민족공동체 형성에 대비한 중국동포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문교수의 주제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정부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즉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완성이라는 3단계 통일과정을 실현하자면 한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에 살고 있는 한민족 모두가 자신이 영주하고 있는 곳의 국민의식을 떠나서 공통된 민족의식을 갖고 통일의 실현에 이바지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특히 중국에는 현재 우리동포 2백여만명이 거주하고 있다.중국은 북한과 남한간에 모두 국교를 수립했으며 남북한과 각방면의 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때문에 중국동포들은 남북한이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일과 할 수 없는 일들을 할 수 있다. 남북관계에 오랫동안 쌓인 적대관계와 불신을 버리고 굳게 닫힌 문을 열려면 우선 문화적 교류로써 북한이 개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이 범상치 않은 역할을 중국의 동포들이 할 수 있으며 한국은 그들에게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에서 유학이나 연수를 하고 있는 동포지성인들의 수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그들은 한국땅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애써 극복하면서 인문·사회·자연과학등 각 분야에서 열심히 지식을 탐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앞으로 중국교포들 속에서 민족공동체 형성의 기초가 되는 민족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 중견역량들이다.이런 사람들이 학습과 연수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정부 차원에서 다소나마 풀어준다면 예상밖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즉 한국의 발전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동포지성인들에게 기회를 마련해주고 동포들의 북한,한국 연구사업에 보다 큰 협력과 편의를 제공해준다면 그들이 북한의 학자들과 인적 교류,정보교환을 진행하고 언론매체 개방과 교류를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정리=구본영 기자〉
  • 확산되는 총장직선제 폐지(사설)

    사학의 명문 연세대가 총장직선제를 폐지키로 결정한 것을 우리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연세대의 이번 결정은 지난 3월30일 8개 지방사립대총장이 총장직선제폐지를 결의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그 여파가 상당히 클 것으로 짐작된다.연세대가 채택한 새로운 총장선출방식은 교수 10명,교직원·학생·학부모·동문회·사회저명인사 각 2명씩 20명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가 3∼5명의 총장후보를 추천하면 재단이사회가 이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이 선출방식은 직선제와 임명제의 장점을 절충한 것으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 하겠다. 총장직선제는 80년대후반 군사독재청산분위기와 국민의 민주화열망의 기류를 타고 확산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제도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선거운동과정에서 학연·지연·혈연등이 뒤엉켜 교수사회에 파벌이 조성되고 또 이것은 불화와 불신의 장벽을 쌓아 대학발전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했다. 총장직선제가 독주와 횡포를 일삼던 일부 사학재단으로부터 대학을 민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당위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제는 시대상황이 달라졌다.재단이 재정권과 인사권을 전횡하던 시절의 병폐는 어느 정도 사라졌으며 대부분의 대학이 정책결정과정에 교수와 학생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어 부조리와 모순이 크게 발붙일 수는 없게 되어 있다. 이런 실정에서 총장직선제를 고집하는 것은 대학발전을 가로막는 시대착오적인 구태가 아닐 수 없다.때문에 각 대학은 총장직선제폐지를 바람직한 추세로 받아들이고 있다.현재까지 총장직선제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고려대·아주대·계명대·호남대등 10여개 대학에 이르고 있으며 이 추세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대학은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일 때가 아니라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대학문화를 창출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선거사정과 영입시비(사설)

    선거사정과 영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시비가 청와대영수회담으로 모처럼 조성된 대화정국을 위협하고 있다. 총선민의에 따라 정쟁을 지양하고 오순도순 국사를 논의하는 성숙한 모습을 바라온 국민들에게 또다시 실망과 불신을 안겨주는 정치권의 구태가 개탄스럽다. 우선 선진국이라면 선거사범의 처리와 당선자 영입의 문제가 정국의 대립을 가져오는 쟁점이 되고 더구나 그 두가지 사안이 서로 연결되어 시비를 일으킨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선거부정은 어디까지나 사법부와 수사당국이 책임을 지고 의법처리할 일이며 여당이 과반수 확보를 위해 의원당선자를 영입하는 것은 정당선택의 당사자와 그 정당의 책임일 뿐 그 두가지 사안이 연결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자민련 소속의 김화남당선자의 불법혐의수사와 탈당,그에따른 여야의 시비는 아직도 권력이 재판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고 그것을 빌미로 하여 야당의원들을 집권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전제를 깐,대단히 부끄러운 후진적인 모습이다. 우리가 보기에 이번 사건은 탈당을 하면 선거사정을 피할 수 있을것이라는 당사자의 낡은 의식에 큰 문제가 있었다.현재의 선거수사는 여당당선자들도 대상으로 하고있다는 점에서 영입용 편파수사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따라서 정치권,특히 야당측은 선거후유증을 일으키는 소모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국정분위기 조성에 협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치권은 선거사정에 대한 일체의 시비와 간여를 지양하고 사법당국은 신속히 비정치적으로 선거사범처리를 할 것이 요청된다.그리고 여당은 영입대상을 정치적 오해를 줄이면서 선거사범과 무관한 당선자로 하고 영입시기도 선거사범처리가 끝난 후로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야당은 당파이기주의에 바탕한 일방적인 정치공세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력의 기조를 견지하는데 힘쓰기 바란다.
  • 한국전력 이종훈 사장(공기업 최고경영자에 듣는다)

    ◎“북 원전건설 지원은 남북관계 새 전환점”/가을쯤 중장비 북송… 사무소 설치 등 과제로/중 광동발전소 기술 지원·산동원전 타당성 조사/에어컨 사용 급증… 올 여름 전력수급 큰 걱정 문민정부 후반기들어 세계화를 겨냥한 공기업의 경영합리화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전기 철강 발전설비 가스 등 공공성이 높은 재화를 생산·공급하는 공기업은 국민경제에 대한 영향력에 비해 대외적으로 덜 알려져 왔다.한전·포철·한국중공업 등은 우리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는 거대기업들로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들의 발전전략은 향후 산업구조 재편과 재계의 판도변화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주요 공기업의 사업과 민영화·경영합리화 노력,경영전략을 집중 소개하는 새 시리즈 「공기업 최고경영자에게 듣는다」를 싣는다.〈편집자주〉 북한 원전건설의 주계약자로 지정된 한전의 이종훈사장은 원전건설보다는 올 여름 전력수급문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원전건설은 북한이 협조하기만 하면 그동안 축적한 기술이 탄탄해 전혀 문제가 없지만 여름철전력문제만은 순전히 날씨에 달린 문제여서 「실력」과 무관한 탓이다.그렇다고 여름 한철을 위해 무작정 발전소를 세우는 것도 비경제적인 일이다. ○한전출신 첫 연임사장 한전출신으로는 처음 사장에 연임된 이사장을 만나 북한 원전건설과 여름철 전력문제,해외사업 등 한전업무 전반에 대해 들어보았다. ­북한원전 건설은 잘 돼갑니까. 『잘 아시다시피 원전건설은 단순히 발전소를 하나 짓는 일이 아닙니다.남북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더 크지요.문제는 북한의 협조인 데 다소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북한이 우리를 믿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원체 불신의 골이 깊어서….그러나 이제는 그쪽도 「짓는 모양이다」하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진전이라면 진전이지요.어쨌든 북한에 좋은 발전소를 하나 짓겠다는 우리생각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원전이 건설되면 기술교류의 촉매도 될 겁니다』 ­사업진전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본원칙은 한국형 표준원전입니다.현재 원전건설에 가장 중요한 지질을 조사중에 있습니다.용수원과 그 깊이,정수해서 쓸 것인가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17명의 조사팀이 북한에서 조사를 마치고 지난 2월 22일 돌아왔습니다.갖고 온 자료를 분석중입니다』 ­건설 일정은 어떻습니까. 『일정은 예측하기가 좀 어렵습니다.공급협정 후속 의정서 협의,통행·신변안전·통신·부지인수 등에 대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 의정서 협정이 타결되면 빠르면 가을 쯤 중장비가 들어갈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중기반입이 기공식이라고 볼수는 없습니다.간이사무소,숙소,생필품 공급체계 등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죠』 ­가을에는 실제 공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원전의 건설공기는 구조물을 착공한 날부터 계산하는 게 관례입니다.건설허가가 나가고 안전성검토가 끝난 뒤 원전 규제기관의 승인이 나야 착수할 수 있습니다.2003년까지의 준공목표는 제네바 협정에서 정해진 것입니다.시간이 많이 허비됐지만 올 봄이라도 자금,인력공급,자재 등을 조사하는데 장애가 없다면 2003년까지는 1기가 건설 될 수 있습니다』 ­장비나인력이 육로를 통해 수송될 수 있습니까. 『장비는 부산에서 신포까지 배로 운송됩니다.인력은 신포와 가까운 동해안에서 배편으로 가는 것이 육로보다 훨씬 낫습니다.육로를 지나려면 북과의 교섭이 어려워집니다』 ­신포의 원전입지는 어떻게 평가됩니까. 『해안에서 1.5㎞ 떨어진 곳인데 「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북 전력공급 문제 많아 ­북한이 2003년까지 버틸 전력은 있습니까. 『북한의 전력사정이 나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계속 발전소를 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데 전력사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습니다』 ­우리가 전력을 공급하면 안됩니까. 『별도 문제입니다.남북협력이 시작돼 북한에 우리 공장이 건설되면 전력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송전선 연결 등의 문제는 정부정책에 따라야 합니다.덧붙이면 북한은 중국·러시아와는 주파수가 달라 전기를 공급받을수 없다는 점입니다』 ­올 여름 전력사정은 어떻습니까. 『매년 이맘때면 사실 걱정입니다.올 최대전력 수요는 지난해 대비 9% 증가한 3천2백56만KW로 예상됩니다.7월이전에 2백86만KW의 발전설비를 준공할 예정입니다.전력예비율은 예년의 평균기온을 유지한다고 할때 7%로 봅니다.그러나 고온이 한달간 계속되면 문제입니다.에어컨 부하가 한없이 늘어 나 에어컨에만 5백20만∼5백50만KW가 들어갑니다.1백만KW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20억달러가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1백억달러 가량이 에어컨을 위해 사전투입돼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때문에 전력수요가 최대인 시간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첨두부하 전이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발전소는 더 지어야 합니까. 『경제성장으로 최근 수년간 전력수요가 연평균 10%씩 증가했습니다.화력발전소로 치면 매년 33억달러가 투자되는 셈이죠.전력요금과 산업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그러나 20년뒤 설비량이 7천만∼8천만KW가 되면 전기수요는 한계상황에 이르게 됩니다.증가율은 2∼3%에 그쳐 투자수요가 줄 것입니다.그때부터 발전소 신규입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낡은 설비를 보수하고 최신설비로 교체함으로써 효율을 높일수 있습니다』 ○일반쓰레기보다 깨끗 ­핵폐기물 매립사업이 한전으로 오는데 어떻습니까. 『매립사업은 어렵지 않습니다.다만 님비가 문제죠.러시아는 핵폐기물을 동해에 버리고 있습니다.폐기물은 폭발하지도 비산하지도 않습니다.침출수 누출 감지장치가 완벽해 피해도 전혀 없습니다.처분장은 사고위험도 없습니다.한전은 핵폐기물 처분장이 아니라 방사물 처분장이라고 합니다.방사물 처분장은 일반쓰레기장보다 월등히 깨끗해요.일반인의 인식과 반핵단체의 반대가 문제입니다』 ­해외 사업은 어떻습니까. 『발전소 운영기술수출은 94년 5월 해외전력사업팀 발족이 효시입니다.이 해 중국 광동 원자력발전소 보수·운영기술을 지원했습니다.지난해 김영삼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의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라모스 대통령과 전력산업에 대해 협력키로 합의한 데 따라 말라야 화력발전소를 인수,한전 기술진 24명이 나가 있습니다.지난해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방한한 것을 계기로 원전건설을 논의해 현재 산동 원전 건설타당성조사를 하기로 서명했습니다』 ­타당성조사를 하면 어느정도 연고권이 생깁니까. 『타당성 검토는 무슨 발전소를 건설할 것인가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한전은 한국표준형 원전을 전제로 기술성,경제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때문에 사실상 타당성조사가 수주를 80∼90% 보장한다고 봐도 됩니다』 ­중국시장전망은 어떻습니까. 『무한하죠.중국 원전건설은 단순한 수출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중국에는 안전한 원전이 세워져야 합니다.사고가 나면 우리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와 연결됩니다.그래서 중국시장 진출은 돈을 벌기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위한 협력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사장의 올해 핵심경영목표는 세가지다.첫째는 한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것,둘째는 경영혁신 확산,셋째는 직장에 대한 만족도 향상이다. 만족도 향상에 대해 이사장은 특별한 철학을 갖고 있다.어차피 돈으로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고,설령 돈이 있더라도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해 다른 방법으로 회사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61년 한전전신인 조선전업에 입사했다.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전기계의 최고 기술인으로 국내 최초로 건설된 고리원자력 건설사무소 부소장과 원자력건설처장,고리원자력본부장,한국전력기술사장을 지냈다.기술직 출신이어서인지 처음 만나는 사람도 가식없는 친근감이 느껴진다.취미는 서예와 테니스로 수준급이다.〈입체인터뷰=임태순·박희준기자〉 ◎한국전력 어떤 기업인가/총자산27조1천6백억… 국내 1위/종업원 3만명… 26년만에 3배 늘어/경영·발전소 운영기술은 “세계 최고” 총자산 27조1천6백51억여원.매출액 10조14억여원.순이익 9천1백여억원.지난해 한국전력주식회사의 경영명세서다. 한전은 국내 기업가운데 총자산 1위,순이익 2위,매출액 6위를 기록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최대의 기업이다.올 예산만해도 정부예산의 28%대인 15조6천여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한전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에서는 「방만」,「비대」,「독점기업」,「공룡」으로 눈총받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원전이용률 세계 1위 5회달성,전력판매량 세계 6위,신흥시장에서의 기업순위 세계 1위,주가총액기준 세계 78위 등 수식어가 끊이지 않는다.지난달에는 미국에서 국내 처음으로 1백년만기 장기채권을 발행했을 정도다.1백년간 한전의 신용도를 믿는다는 것으로 그만큼 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한전이 이처럼 국내에서의 평가절하와는 달리 국제적으로 성가를 높이는 것은 경영능력과 발전소 운영기술이 단연 앞서있기 때문이다. 전기공급 과정에서의 전력 낭비를 가리키는 송배전손실율은 5.59%.세계 1위인 일본 동경전력(4.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7.4%인 영국,프랑스를 앞선다. 한전의 송배전 운영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종업원과 전력사용량 비교에서도 뒷받침된다.현재 종업원은 3만7백67명으로 61년 출범 당시에 비해 3배 늘었다.반면 국민 1인당 전력사용량은 46MW에서 3천6백40MW로 80배 가까이 증가했다.노동생산성이 눈부시게 좋아진 것이다. 덕분에 전기요금도 KW당 평균 57.61원으로 82년에 비해 17.3% 인하됐다.대만,프랑스보다 싸고 일본의 3분의 1수준이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중국 광동원전에 대한 기술자문용역을 맡았고 필리핀 말라야 화력운영을 맡는 등 해외진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님비현상에 따른 전원입지 확보,안정적인 전력수급책 마련,발전소건설에 따른 시설자금 확보 등 한전이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않다.오지근무에 따른 우수기술직의 이직 등도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다.〈임태순 기자〉
  • “남북 상호비판 민족화합저해”/북 이종혁 부위원장 방미발언 눈길

    ◎아직은 불신시대… 좋은점 보도록 노력/공통점 더 많아 동질성 회복 시간문제 학술세미나 참석차 미 애틀랜타를 방문중인 북한의 이종혁 노동당 부부장은 26일 현상황에서 남북한이 서로 비판하면 민족화합에 도움이 안된다며 좀 더 사이가 좋아질 때까지 서로 비판을 자제할 것을 제의했다. 이날 폐막된 북·미주기독학자회 연례세미나의 만찬리셉션에 참석한 이부부장은 『진심으로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사이에서는 비판이 도움이 되지만 아직 불신이 작용하고 있는 남북한간에는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며 이같이 제의했다. 전날 한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던 이부부장은 리셉션 연설에서도 『남북간에는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아 통일을 이루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이번에 와서보니 과거에 비해 (남북한이)서로 이해하고 좋은 점을 찾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긍정적인 심정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는 주유엔북한대표부의 김정수 부대사가 예정에 없이 갑자기참석,그가 이종혁등과 함께 오는 29일의 또다른 세미나에 나오기로 돼 있는 국무부관리들과 접촉을 갖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북·미주기독학자회의 창설멤버로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는 리셉션에서 남북현안이 해결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또다른 악순환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카터센터에서 열린 「21세기 한반도통일 모색」세미나에서 북한의 박승덕 주체사상연구소장은 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의 당위성을 강조했고 최승철 해외동포원호위원회 국장은 통일을 위한 민족대단결을 역설했다.〈애틀랜타=김재영 특파원〉
  • 의사 윤리선언(외언내언)

    27일 대한의사협회 총회에서 35년만에 처음으로 의사윤리강령이 개정됐다.35년이면 윤리의 척도가 달라질 만큼 사회가 변했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특히 최근 신문윤리강령도 35년만에 개정돼 언론의 책임부분이 강조됐지만 새 의사윤리강령은 의사의 사회적 역할,그리고 환자로부터의 신뢰회복을 강조해 주목된다.전문직종 종사자가 지식과 기술로 일반시민 위에 군림하며 많은 수입을 올리는 특수층이 아니라 사회적 봉사자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21세기의 메시지를 듣는 것 같다. 특히 의사의 경우 가치관의 변화,과학기술의 발달로 어느 나라 가릴 것 없이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히포크라테스선서에 따라 사랑으로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인술의 실천자로 남을 것이냐,의학기술을 파는 기능인으로 전락할 것이냐 하는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여기에는 의사에 대한 불신,물질만능주의가 근본요인으로 작용한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1년에 10만명이나 의료사고로 숨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의료실수는 집계조차 힘들 정도다.지난해 플로리다의 한 병원에선 당뇨병으로 한쪽 다리를 못쓰게 된 환자를 수술하면서 실수로 성한 다리를 잘라내 결국 환자가 두 다리를 모두 잃게 된 사고가 있었다는 보도다.미시간에서는 유방암환자가 착오로 성한 유방까지 잃은 사례가 있었다. 우리의 경우도 해마다 일반에 알려지지 않는 1만건의 갖가지 의료사고가 발생하지만 법적 소송으로 가는 것은 불과 3백건정도로 추산되고 있다.최고의 의술을 자랑하는 서울대 부속병원이 수혈착오·투약실수등 의료사고 20건을 은폐했다가 검찰수사로 드러나 의사 5명이 의법조치된 일도 있었다. 의술에 대한 불신,병원의 불친절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새로 설립되는 종합병원들이 모범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기도 한다.새 의사윤리강령이 제시한 「신뢰와 사랑이 가득찬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기대를 걸어본다.〈황병선 논설위원〉
  • 「의료계 개혁」15대 국회에 바란다/황용승 서울대의대교수(기고)

    ◎「의료분쟁 조정법」 조속 제정을/시장개방 적극 대처·의료주가 재조정 기대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 및 제도의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 의정활동을 보여줄 15대국회 선량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의·약분야의 선진국화에 대한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보다 전문적인 입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의약발전을 이룩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나갈 여러분에게 성원을 보낸다.최근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와 개혁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인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빛을 발해야 될 시기이다. 의학과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세계수준의 양질의 의료가 제공되고 있는 반면 의료분쟁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합리적이며 제도적인 해결방법이 없이 늘어나고 있는 의료분쟁은 자칫 국민과 의료인간의 심한 불신을 빚을 수 있다.의료분쟁은 의료인 신분보장의 위해로 인해 진료위축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실제 분쟁조정 및 피해 구제제도가 미비한 상태에서 분쟁발생은 결국 국민의료비의 상승과 국민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인 해결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피해 구제제도인 「의료분쟁조정법」의 제정은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강력히 추진해주길 기대해본다. 이와함께 뇌사와 뇌사자 장기이식에 관한 제도적인 방안 마련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현재 묵시적 동의아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장기이식 분야의 발전은 선진국 못지 않는 수준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의 입법화는 우리의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도 해결해야할 과제중이 하나이다.정부는 지난 93년에 5년간의 의료시장 투자개방 일정을 발표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못했다. WTO체제 출범으로 우리나라 의료시장도 외국자본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바 안일한 사고의 틀을 깨고 시장개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의료의 균형발전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만큼 시장개방으로 인한 영향과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우리의 것을 지켜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에 큰 힘을 기울여 주실 것을 기대해본다. 또한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 의료보험제도의 확립은 범 국가적인 문제이다.낮은 의료보험수가로 인한 경영난으로 하루에도 수많은 병원들이 문을 닫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의료의 불균형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이는 의료의 병목현상을 더욱 가중시켜 신성해야 할 의료가 상업주의로 변모하는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국민과 의약계 사이에서 거중 조정자 역할을 담당할 의원 여러분에게 꾸준한 애정과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산적한 문제해결이라는 막중한 책무 때문이다.의원 여러분들의 큰 활약을 기대하면서 세계로 향하는 의료 선진사회 구현을 위해 조그만 힘이라도 모아 헤쳐나가야 한다.그래서 「질병없는 사회를 이룩하자」는 구호가 15대 국회에 메아리져 울려 퍼지고 복지국가로서의 위상 확립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체르노빌 원자사고 10년」의 교훈/김창효 서울대 교수(기고)

    ◎소모적 「원전논쟁」 지양… 안전에 힘써야 4월이 가고 있다.생명의 시작을 알려온 4월은 유난히 역사적인 사건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특히 원자력인에게 4월은 1986년 4월에 발생한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주는 달이다.이 사고로 31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주민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그로부터 10년,체르노빌의 망령은 지금도 원전사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로 인한 공식적인 사망자는 31명이었고,1백37명이 급성 방사선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일부 오염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갑상선 암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방사선 과다 쪼임시 나타나는 백혈병,선천성 불구,임신장애등의 증가현상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이 보고서는 체르노빌 사고의 가장 큰 문제로 불안과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영향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의 보도내용은 전혀 다르다.복구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중 8천여명이 사망하였으며 수십만명이 암,방사선장애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왜 이렇게 전혀 다른 내용들이 나오며 그 진실은 무엇인가? 당시 복구작업에 동원된 사람은 모두 60만명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들 중년층(35∼45세)의 사고,질병으로 인한 자연사망률은 연간 약 0.3%로 체르노센코 박사가 주장한 4년간 8천명 사망설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즉 자연사망한 모든 사람들을 체르노빌 사고가 원인이 되어 죽은 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발표나 연구 결과보다는 한 의사의 주장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체르노빌의 망령이 아직도 그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바로 이같이 왜곡,과장된 주장과 보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믿을수 있는 국내원전 혹자는 우리보다 기술이 훨씬 앞선다는 구 소련이 사고가 났는데 우리 원전이라고 안전하겠느냐고 묻는다.그러나 원자력발전소라고 해서 안전성이 다 같지는 않다.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으로 체르노빌원전을 비롯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등 구 소련에 있는 원전들을 지목하였다.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원전을 설계·건설·운영하는 서방세계와는 달리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원전설비는 다소 안전성이 떨어지며 안전문화 또한 크게 미비하다.이것은 또하나의 원전사고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거의 동일한 사고가 났던 미국 드리마일 원전은 사고시 누출될 수 있는 방사성물질이 격납용기에 갇혀 외부로 누출되지 않음으로써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었으며 주변환경에 끼친 영향도 거의 없었다.이것은 원전이 사고가 나기만 하면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뒤엎은 것으로 안전설비를 잘 갖추고 운영을 잘 한다면 원전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국내원전은 가장 앞선 기술로 건설되었으며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안전한 원전이다. ○원전안전 재다짐 계기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중인 원전은 11기 961만6천㎾로 국내 총 전력소비량의 36%를 공급하면서 세계 10위권의 원자력발전국가가 되었다.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경제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을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왔다.그러나 이러한 유용성과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곱지 못하다.지난 1월 영광원전 5·6호기 건설사업을 영광군은 전격적으로 취소하였으며 원전과 방사성폐기물 부지를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뿐만 아니라 많은 환경단체들이 원자력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원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이유」에 있다.체르노빌처럼 떠도는 풍문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것들을 왜곡·과장한 주장을 믿고 정작 전문가들의 말은 불신한다.이것은 몸이 아플때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고 미신을 따르는 것과 같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급속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시대에 살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르노빌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떠도는 소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이제는 보다 정확하고 냉정하게 체르노빌을 바라보아야 한다.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원자력 안전주간 등을 설정하여 원전의 안전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다짐하는 기간으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1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점으로 체르노빌 사고가 소모적인 찬반논쟁보다는 원전의 안전을 보장하는 주춧돌로 자리잡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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