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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매일 창간95] 하반기 정치권 기상도

    올 하반기 정국 기상도는 예측불허다.태풍급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여야 3당끼리는 물론 각당 내부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저마다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내년 4월 총선은 이런 변수들의 조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그 소용돌이 속에서 정계 대변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반기 정국을 뒤흔들 4대 변수들을 점검한다. ■내각제 다음달 말이 여권내 조율 시한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내놓을 해법은 오리무중이다.이원집정부제 도입,연내 개헌후 1∼2년 또는 2∼3년 시행 연기설,개헌 없이 김총리의 권한확대 등 각종설(說)만 난무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청와대나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두 수뇌부간 논의 진전을 주장하고 있다.개헌 시점에서 김대통령 임기말 또는 내년 총선 이후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민련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김총리 측근들은 “김총리는 개헌시점 등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김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자민련에서는 충청권 세력들이 강공을 주도하고 있다.‘공동정권 철수’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국민회의측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양쪽 모두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국민회의측에서 연내 개헌을 추진하자는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자민련에서는 총선에서 내각제개헌을 공약으로 걸어 연합공천하자는 절충안이 대두된다. 즉 ‘김대통령은 내각제 약속을 지키려하는데 김총리 등 자민련측이 현실 상황을 인정,스스로 내각제 개헌시기를 연기하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동조 여부는 또다른 관건이다.이회창(李會昌)총재의 ‘결심’이 내각제 운명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내각제 세력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민회의 전당대회 국민회의 전당대회는 하반기 정국 기상도와 내년 4·13 총선구도를 점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다. 여권은 8월 전당대회를 각종 악재(惡材)가 잇따른 ‘터널정국’의 돌파구로 삼는다는 방침이었다.그러나 여러 악재가 터진데다 정치개혁안 확정이 지지부진하자 12월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어느때 시행하든 그동안 대야(對野)수세국면에서 벗어나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고 이반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게 국민회의측의 기대다. 전당대회를 통한 면모일신 방안으로 수면에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지도체제 개편론이다.당의 고위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강력한 지도체제 도입과 진용교체를 통한 당 쇄신의 필요성에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며 현행 지도체제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문제는 지도체제의 형태.명실상부한 전국정당화로 거듭 나기 위한 방안으로 집단지도체제 도입론이 거론되고 있다.대표최고위원을 정점으로 6∼7개 권역별 대표성을 띤 원내외 명망가를 최고위원에 포진시키는 시나리오다.당의흡인력을 높이고 친여(親與)성향의 외부인사도 영입할 수 있다. 그러나 정국 돌파를 위한 강력한 리더십의 필요성을 감안하면 집단지도체제의 형식을 띠면서 실질적으로는 구심력이 높은 단일지도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이채택될 가능성도 있다.어떤 경우든 ‘누가 당권을 장악할지’가 최대의 관심사다.국민화합형,실세형,관리형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지만 결국 최종 선택은 당 총재의 몫이다. ■JP 당복귀 자민련은 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물론 내각제 연내 개헌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지느냐에 따라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다.연말로의 연기가능성도 비쳐지고 있다. 자민련 충청권 세력들은 무조건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처음에 복귀설은 내각제 문제와 연관돼 나왔다.김총리가 당을 다시 장악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였다.그러다가 차츰 내년 총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들은 김총리가 내각제 논의와 관계없이 내년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박태준(朴泰俊)총재에 대한 불신을 언저리에 깔고 있다.한 충권권 의원은 “자민련의 가장 큰 위기는 정체성 상실이고,이는 박총재가 자초한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내년 총선을 박총재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그렇지만 김총리의 연내 복귀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은 분위기다.당장 복귀하면 박총재를 내모는 모양이 된다.김총리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복귀해 전당대회에서 박총재를 재신임하더라도 마찬가지다.자민련 ‘오너’는 김총리이기 때문에 박총재에게 힘이 실리기는 어렵다.이런 사정으로 두사람간 자리바꿈도 아이디어로 나오고 있다.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의 총재도전설도 제기되고 있다.하지만 본인은 펄쩍 뛴다.당 분열을 부추기려는 음모라는 주장을 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당대회 문제는 박총재와 반박총재 세력간의 갈등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TK·PK 신당 창당여부 가능성이 희박한 편이다.우선 현재의 정치구도에서창당 명분을 찾을 수 없는데다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촉박하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당을 만들어 조직을 관리하려면 막대한 자금이필요한 데 그 또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대구지역에서는 ‘5·6공’출신인사들이 계속 여론조사를 하며 한나라당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부산지역에서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과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은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대구 지역 의원들은 수시로 모임을 갖고 ‘5·6공’인사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등 공동 대응하고 있다.아울러 이들의 정치재개를 신랄하게 꼬집는 홍보전도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풍연 박대출 박찬구기자 poongynn@
  • [대한매일 창간95] 한국경제 진단 전문가 좌담

    한국경제는 어디에 서 있는가.추구해야 할 좌표를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가. 우리 경제가 과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제자리를 잡은 것인지,21세기를 대비한 경제의 새 틀이 잘 짜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나라 안팎에서 논의가분분하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필상(李弼商) 고려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학),유한수(兪翰樹)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한자리에 모여한국경제의 오늘을 평가하고 내일을 조망했다. ■이근경 차관보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과 개혁은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과거 부실을 털어내는 것과 관치경제를 시장주도 경제로 바꾸는 것이지요.제 2금융권이 남아 있지만 금융구조조정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기업도 상당한 진척과 성과를 거둬 새로운 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일은 올해말이면 완료될 것으로 봅니다.시장경제 정착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효율의 증진과 사회적 형평성 제고,안정유지를 위한기반을 뿌리내려 다져야 합니다. ■유한수 전무 지난해는 환란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가뚜렷했습니다.국민적 공감대도 모아졌고 정부의 방향제시도 뚜렷해 개혁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등 과거 정부와 달랐습니다.그러나 올해 들어 갑자기 방향감각을 상실하면서 경기는 회복됐지만 사회분위기가 느슨해졌습니다.이해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책이 이에 좌우되곤 합니다.긴장감을 다시 도출하고 국가적 과제를 새로 설정해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필상 교수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긴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그러나 내용상으로 잘 극복했는지에는 의문이 듭니다. 힘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개혁을 한 것입니다.개혁의 출발점은 가장 낙후된 정치부문과 강력한 힘을 가진 관료주의 타파여야 했습니다.그런데 힘있는 곳은 개혁되지 않았고,재벌개혁은 힘의 대결로 유야무야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살생부식 기업퇴출이 진행된 가운데 많은 중소기업들이 긴축재정과 고금리로 흑자도산하고,경제가 초주검이 된 틈을 타 외국자본이 증시로 들어와 마음대로 돈을 빼갔습니다.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이 더 많다는느낌입니다. ■이 차관보 중소기업 도산은 정부정책의 선택 결과가 아닙니다.지난해초 상황을 되돌아 봅시다.달러가 바닥나고 기업간에 불신이 생기고 금융기관은 빚이 많은 곳에 대출을 꺼리는 신용경색 현상이 극심했지요.경제상황을 볼 때고금리가 형성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런게 중소기업 도산의 원인이 된 것입니다.어느 정부가 중소기업이 쓰러지기를 원하겠습니까.다만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으로 과다 채무를 진 기업은 빨리 퇴출해 시장의 규율을 세워야 했습니다.경제의 암적요소를 없애는 것은 불가피했지만 정부가 살생부를 만들어퇴출했다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교수 정부가 잘했다고만 얘기해서는 안되지요.왜 중산층이 무너지고 경제력이 5대 재벌에만 집중되는 것입니까.정부의 잘못 중 하나는 지난해 9월말 금융구조조정을 일단락짓겠다고 한 점입니다.당시 구조조정이 끝났다며팽창위주 정책으로 돌아섰는데 지금 중산층은 허덕이고 한쪽은 주식투자와외제차구입 부동산투자 등 흥청망청입니다.사회 갈등구조가 심해졌습니다. ■유 전무 정부개혁의 기본 틀은 좋습니다.그런데 재벌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기업개혁만 가장 강도높게 하고, 노동과 공공부문은 도덕적해이가 그대로입니다.또 단기 업적주의에 따른 몰아치기식 개혁이 돼 부작용을 불렀습니다.IMF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은 초기에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데 환율급등과 무역흑자,유동성 증가,부동산·증시 투자의 흐름입니다.정부가 세심히 배려했다면 증시 고속성장에 대한 불안감,자산소득에 따른 계층간 갈등 등 사회적 불균형을 예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 교수 사실 재벌개혁 강도는 어느 정부보다 강합니다.문제는 밑그림없이 (재벌의)기획조정실 폐지하라,빅딜 해라,재산 환원해라,(부채비율)200% 지켜라 등 중구난방으로 몰아치기만 했다는 점입니다.그런데 정작 (재벌들은)장부상으로는 다 피해가고 있습니다.이제부터라도 방향을 정해 법으로 힘있게 몰아가야 합니다. ■유 전무 정부의 재벌개혁 청사진은 우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기준이 있습니다.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확보 등에는 이의가 없습니다.그런데 두번째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숨겨진 청사진을 갖고 여론의 추이를 보며 소유구조나 사재출연을 살짝살짝 꺼내고 있습니다.기업들은 위험하다고 느껴 몸을 사리면서 시간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서로의 불신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 기회비용도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차관보 재벌소유 제2금융권에 돈이 몰린다고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게경제력 집중은 아닙니다.경제력 집중은 기업의 부가가치가 전체 경제에서 얼마나 차지하는가의 측면에서 따져야 합니다.대기업들의 자산매각 등으로 경제력 집중은 떨어졌는데 진짜 문제는 2금융권 돈이 재벌계열사에게 얼마나흘러갔는지 여부입니다.정부가 세밀히 살피고 있습니다.소유구조에 대해서는 그동안 건드리지 않았지만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고 증자과정에서 주주들이지분율만큼 돈을 제대로 냈는지 등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 전무 대한항공의 경우 (정부가)소유구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건드렸습니다.오너를 겨냥해서 탈세 등을 거론하면서 소유구조를 건드리고 있는데물론 탈세가 드러나면 당연히 처벌해야 합니다.그러나 오너마다 다 건드려보겠다는 건 문제지요. ■이 차관보 우리는 법치국가입니다.법에 따라서 할 뿐입니다.재벌도 태도를 바꿔야지요.세금을 안내려고 (법망을)빠져나갈 구멍만 찾는데 정정당당히세금을 내면 재벌에 대한 이미지도 엄청나게 개선될 것입니다. ■이 교수 정부가 재벌개혁 등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기다려 보라고했지만 잘될 것 같지 않습니다.청사진이 오히려 국민을 속이기 위한 정치적노림수가 아니었는가 싶습니다.지금까지 우왕좌왕하다 표류하고 있는 느낌입니다.정부는 노력했다지만 국민의 실망이 커지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 차관보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채찍질도 환영합니다.중산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예컨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보증이 30조원이었는데이전에는 3조∼4조원에 불과했습니다.재벌에 대한 은행대출은 마이너스였지만 중소기업은 증가했습니다.이런 노력들이 중소기업의 대량붕괴를 막았다고 봅니다.실업대책에는 10조∼16조원이 쓰였고 실직자의 기본생계를 도와주려고 노력했습니다.일자리 창출대책으로 한달에 새로 생기는 회사가 2,500∼3,000개입니다.봉급생활자의 깎인 월급을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제도도 정비하는 등 정부의 노력과 성과도 인정해야 합니다. ■유 전무 소득세 감면,실업자 지원 등에는 모두 돈이 듭니다.재정적자가 생기면 재정을 통한 정책수단이 제한되는데 앞으로 정부의 대응여력이 줄어들까 걱정됩니다.내년 이후 경제에 대한 걱정도 해야 합니다. ■이 교수 정부가 중산층 정책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합격점은 아닙니다.실업자 대책은 생활기반을 갖고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고 중소기업이 햇볕을 받으며 클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차관보 중소기업 발전여건 조성은 정부의 최우선 정책입니다.지금 중소기업이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자본금을 만들기 어렵다거나,아이디어는 있는데 돈이 없다는 등의 문제는 해결했습니다.창업투자회사를 만들고엔젤투자도 활성화시켰습니다.이밖에 자본 재충전을 위해 코스닥 시장 등록과 판로지원을 위해 조달청 구매계획도 바꿨습니다.중장기적으로 보면 중소기업의 발전여건은 큽니다. ■유 전무 중소기업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조치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앞으로 우리 경제를 뭘로 끌고 갈 것입니까.국제경쟁력이 중요한데 세계적 수준의 산업에 대한 육성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핵심업종 3∼4개,부채비율 200% 등 정부가 정해준 것만으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듭니다.성장하는 방법까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는 곤란하지요.일부 정책당국자는 투자유망업종까지 권하기도 합니다. ■이 차관보 과거 방식에 따라 재벌이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는 것은 절대안됩니다.빚을 많이 내 결국에는 금융기관이 함께 물리는 일이 반복돼서도안되지요.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난해 위기상황에서는 불가피했습니다.이제 채권금융기관이 제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재벌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기업 위주로 나갈 것입니다.재벌은 정상화시켜 세계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1개 재벌회사가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은 있지만 나머지는 연말까지 완료될 것입니다. ■유 전무 경기가 97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습니다.유일하게 달라진 건 150만 실업자입니다.일종의 과잉노동자로 볼 수 있는데 진지하게 과잉노동력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노사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노정합의로 노조전임자임금지급 등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반드시 노사정위원회를 통해야 합니다. ■이 교수 경기가 살아났다고 들뜬 감이 있는데 위험합니다.정부의 자화자찬적 흥분도 조심해야 합니다.구조조정 순서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정치개혁이먼저고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다음이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입니다.그래야중산층과 국민이 희망을 갖습니다.근로자들도 피해의식이 심한데 스스로가무엇인가를 해야 합니다. 불평불만에 쌓여 요구만 하지 말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 차관보 우리나라의 환란극복과 경제회복을 두고 외국인들은 ‘크라잉빅토리(Crying Victory)’라고 합니다.고통속의 승리라는 것이지요.환란은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산은 회복됐지만 소비문제와 소득 재분배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1∼2년 더걸릴 것입니다.주식활황으로 돈을 벌어 과시적 소비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위화감을 줄 수 있습니다.우리는 시장경제와 사회복지를 한꺼번에 진행해야합니다.무엇보다 국민적 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정리 박은호 전경하기자 unopark@
  • 원주국토관리청, 모든 건설공사 실명제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전국 처음으로 ‘건설공사 실명제’가 도입된다. 강원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13일 건설분야에 대한 뿌리깊은 사회 불신을 해소하고 공사참여자 등 관련자들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건설공사실명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발주 공사현장에서는 감리자와 시공자가 공사 일시와 부위,시공 담당자 등을 작업반장급까지 세분해 일지에 기록해야한다.준공 때 이같은 일지를 토대로 ‘공사지’를 발간,하자가 발생할 때 책임한계와 소재 등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특히 시공분야 뿐아니라 타당성 조사 기본·실시설계 등 용역분야에도 ‘공사 실명제’가 확대 적용된다. 건설공사 실명제 도입에 따라 해당 건설업자는 착공후 30일이내에 관리대장을 작성,감리단 및 발주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시공단계에서도 검측과 감리 분기보고회 보고,기성검사 요청 때 시공참여자현황을 첨부 제출해야 한다. 또 준공설계도 제출과 감리 최종보고때 시공 관리대장과 시공참여자 현황표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공사 실명제는 교량·구조물·터널·흉관 등 주요시설과 도로포장을 비롯한토목공사 등 모든 공사에 적용된다. 지금까지 국내 각종공사에서는 설계실명제만 실시되고 건설공사에서는 하도급업체의 소장급까지만 실명제를 실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원주 조한종 hancho@kdaeily.com
  • [사설] 통합방송법 빠른 마무리를

    KBS와 MBC 방송노조가 정부·여당의 통합방송법안에 반발해 13일 새벽부터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방송노조측이 내세운 ‘방송독립’이라는 대의명분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정치권과 방송사 등 복잡하게 얽힌 이해와 방송환경의 급변 속에서 현실적 논의 끝에 확정된 방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법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리는 본다. 핵심 쟁점 사항인 통합방송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문제도 그렇다.방송노조측은 대통령이 9명의 위원을 임명하되 대통령,국회의장,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각각 3분의 1씩 추천권을 갖도록 한것이 자칫하면 7∼8명 위원이 친여권 인사로 채워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외국의 방송규제위원회 위원구성 방법과 비교해 크게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미국의 경우 위원 전원을 대통령이임명하고 상원에서 승인을 받으며,영국은 관련부처 장관이,프랑스는 대통령과 하원 및 상원의장이 각각 임명권을 갖는다.문제는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비롯된 것인데 제도를 만들어 놓고잘못 운영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노력을한 다음 제도를 다시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벌·언론사·외국자본의 위성방송 진입 금지 주장도 특정 집단과 자본의과도한 여론 지배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은 옳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무조건 금지할 수만은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상업방송의 소유와 경영분리요구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번 파업으로 통합방송법의 처리가 또다시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방송노조는 임시국회 회기 내 법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합의가 아직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이 정치권에 빌미를 줄 수도 있으므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방송계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미루어진 통합방송법 제정이 더이상 늦추어져서는 안된다.방송법이 표류하면서 위성방송을 위해 쏘아 올린 무궁화 위성 1호가 올 연말이면 폐기될운명인 것을 비롯해 경제적 손실만도 엄청나다. 방송과 통신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번 방송법안에 문제가 없는 것은아니다.그러나 완벽한법은 아닐지라도 일단 법을 제정한 다음 방송의 독립성이든 전문적 문제이든 개선책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방송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방송노조측도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집단이기주의에 함몰됐다는 혐의를 받았음을 겸허히 반성해야 할것이다.
  • 全經聯 개혁·보수파 일촉즉발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이 기우뚱거리고 있다. ‘한경연 보고서’ 파문을 계기로 재벌개혁을 둘러싼 개혁파와 보수파간의다툼이 본격화되고,재벌그룹 간의 잠재된 갈등이 불거지면서 내홍(內訌)에휩싸였다.특히 ‘빅딜’을 둘러싼 특정 재벌간의 힘겨루기와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져 눈총을 사고있다. 전경련은 ‘실패한 재벌총수의 퇴진’을 정면으로 거론한 한경연 보고서 발표이후 두 파로 나뉘었다.개혁파와 수구파가 서로 헐뜯으며 적전 분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보고서 발표배경에 대한 의혹을 두고 회원사간 갈등으로비화되고 있다. 특히 재벌총수 퇴진론을 놓고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삼성측에서는 보고서가 전경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우중(金宇中)대우 회장의 ‘전경련 개혁론’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니냐고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좌승희(左承喜)한경연 원장이 “단순 해프닝”이라고 한 해명도 믿지 않는 눈치다. 양측의 신경전은 때아닌 김회장의 사퇴설로 불똥이 튀었다.‘김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사퇴를 당국자에 전하고 졸도했다’는 설이재계에 나돌고 있다. 나아가 좌원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말까지 번졌다. 대우 관계자는 “한마디로 음해성 낭설”이라고 일축하며 삼성측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재계에선 이런 소문은 ‘피해의식’이 가장 컸던 삼성측이 김회장 견제용으로 흘리는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재계의 분란과 관련,관계자는 “지난해말 5대그룹 인력감축 자제발언과 반도체 빅딜과정에서의 중립성 시비에 이어 이번 보고서 파문이 김우중 전경련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이 삼성 출신 인사임을 거론하며 김회장과의 불화설을 우려하기도 했다. 전경련 내부에도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특히 한경연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한다.재벌이 이익집단에서 벗어나 건전한 정책대안 집단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명제도 빛이 바래고 있다.급기야 한경연은 14일 배포할 ‘대기업 집단의 제2금융권 지배문제’라는 보고서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수정해 내놓았다.이번 싸움을 두고 현대그룹 한 인사는 “좌원장의 말이 맞다”며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회장단이 이번 파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전경련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꼴”이라면서 앞날을 걱정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대한광장]’두뇌한국 21’ 사업을 이렇게 본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대비해 고등인력을 키우려고 교육부가 내놓은 ‘두뇌한국21’사업이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고 이제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지경까지 왔다.나눠먹기식의 균등지원 정책은 돈만 낭비한다며 집중지원방법을 고수하는 입장을 들어보면 그 말이 옳은 듯하다.그러나집중지원에서 제외된 대학이나 학과는 황폐화될 것이기 때문에 사업을 전면백지화 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을 들어보면 그쪽 말도 맞는 것 같다.과연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단 말인가. 그러나 이 질문은 백날 따져봤자 결론이 나올 수 없다.고등교육개혁을 유도하겠다는 ‘두뇌한국21’ 사업을 둘러싼 문제의 핵심은 균등지원이냐 집중지원이냐,공정한 경쟁이냐 비민주적 특혜냐 등 개혁‘방법론’에 대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문제는 몇가지 대립적 양상으로 축소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이리저리 얽히고 설켜 여간 복잡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문제의 핵심은 우리 사회 밑바닥에 짙게 깔려있는 교육개혁의 ‘결과’(vision)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본다.이것을 해소하지 않고는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개혁이라는 것은 원래 기존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것이다.새로운 질서로써 모두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결과가 뚜렷이 보이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불안해 한다.앞날에 대해서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이미 손에 쥐고있는 것을,아무리 보잘 것없는 것이라도,더 힘껏 움켜쥐려고 하는 게 사람심리다.그래서 개혁결과에 대한 믿음 없이 진행되는 논쟁은 이성적 토론에서 감정적인 대립으로 재빨리 확산된다. 그러니 ‘두뇌한국21’ 사업을 반대하는 교수들의 감정이 거리에서 폭발하기도 하고,그 행동이 바로 교수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감정섞인 비난을 받기도 한다.개혁결과에 대한 불안감은 교육부와 대학 사이에 골이 깊은 불신감에서 비롯하였다고 생각된다.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는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니 서로 고등교육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그럼 과연 누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하는가.이 질문 역시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는 끝없는 토론이 될 것이다. 돈자루와 칼자루는 교육부가 쥐고 있는 반면 고등교육의 현실을 가장 잘알고 현장에서 앞장서야 할 인력은 대학에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고등교육개혁이 성공하자면 교육부와 대학이 협력해야만 가능하다.그러므로 교육부와 대학의 관계가 대립에서 협력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더욱더 큰 분쟁의 회오리바람이 불어칠 것이다. 얼마전 우리 사회를 놀라게 한 교수들의 거리시위는 단지 앞으로 올 분쟁의 전주곡에 불과할 것이다.불신이 지배하는 한 불화는 불만을 키우고,크고 작은 시비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교수가 노조를 결성한다든지,분쟁이 사사건건 법정투쟁으로 확산될 것이다.이 지경이 되면 사회 전체가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리게 될 것이다. 너무 과거에 치우치지 말아야겠다.왜 불신감이 생겼는가 따지지 말자.협력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믿음이며,믿음은 오늘부터라도 쌓을 수 있다.믿음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공개적으로 평가를 받는 일이다.그리고 평가는쌍방적이어야 한다. 학생을 평가하던 교수가 학생들로 부터 평가를 받듯,교수를 평가하고자 하면 보직교수(총장,처장,학장)들도 평교수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며,대학과 교육부도 역시 서로 평가해야 하겠다.그리고 평가의 결과가 공개돼야 효력이 있다.마냥 믿어 주십시오 하지 말고 믿을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의 대학과 교육부는 갈림길에 서있다.서로 협력해 한국에 지식기반사회를 이룩하는 데 일등공신이 될 것인가,아니면 서로 대립해 선진화를가로막는 장본인들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인가.개혁에는 파괴력과 창조력이 동시에 발산한다.어느 에너지가 우세 할 것인가는 운에 맡겨지는 것이 아니다.우리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조벽 美미시건공대 교수·기계학과
  • 日열도 총체적 보수화 急流/보수화 움직임들

    일본 열도가 총체적 보수화로 치닫고 있다.곧 탄생할 보수 3당 연립정권,개헌을 다룰 헌법조사회 설치,국기(國旗) 국가(國歌) 법제화 추진 등 보수 우경화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이런 보수화 흐름은 일본내 어떤 세력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을 형성,21세기 초 일본을 규정짓고 해석하는주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의 보수화가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의 급격한 보수화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내각 때 단초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자민 사민 사키가케 연정이 무너지고 98년 여름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경제실정(失政)으로 참패하면서 ‘헤쳐 모여’가 가속화됐다. 참의원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자민당은 ‘체질’이 비슷한 자유 공명등 야당을 끌어들여 안정적 국회운영을 노렸다.첫 열매가 올 1월 자민 자유연정이었다.늦어도 올 가을전까지는 공명당이 가세한 3당 연립정권이 출범할 것 같다. 새 연정은 중·참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보수연정은 장기적으로는 제1야당 민주당과의 연합까지 상정하는 ‘보수대연합’의 구도를 그리고 있다.보수를 견제할 대칭축으로는 군소야당인 사민 공산당 밖에는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보수화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풀이가 있으나 거품경제 붕괴후 시작된 10년가까운 장기 불황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불황이 보수화를 촉진하고 있는 특이한 경우다. 불안한 미래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기성 정치,특히 이념정당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게다가 유권자들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속속내놓는 자민당의 인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의 지지도 추이는 보수화의 일단을 엿볼 수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98년 7월말 출범 당시 바닥세였던 내각 지지율은 보수연정을 추진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20%대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은 최근 50% 전후로 뛰어올랐다. 정치의 이런 보수화는 다른 한면으로는 국가의 통합을 급속히 강화하는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일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 국회통과 이후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운신을 넓히는데 더욱 애쓰고 있다.일장기(히노마루)와 기미가요의 국기 국가 추진,교과서 검정기준강화,개헌론 등은 보수화와 더불어 나타난 움직임이다. 민족주의를 바탕에 깐 국가체제강화는 국수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중국 등 주변국들이 경계하는 점도 바로 이런 대목이다. 20세기 일본의 아시아 침략이 보수화를 고리로 국가체제강화,군사대국화로연결돼 자행됐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주변국들의 우려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보수화 움직임들 일본의 보수화 움직임과 관련해 올해 눈에 띄는 일들이 유난히 많았다.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가능케한 미·일안보협력지침이 제정됐다.헌법조사회 설치법안이 중의원에서 통과됐고 국기와 국가 법안도 국회 심의가 진행중이다. [헌법조사회 설치]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한 현행 ‘평화헌법’을 개정,교전권을 갖도록 한다는게 개헌론의 골자.일본 헌법은 미 군정시절인 46년제정됐다. 자민당은 55년 ‘자주성을 갖춘 헌법개정’을 정강(政綱)으로 채택,개헌논의를 주도해왔다.내년 국회에 헌법조사회가 설치되면 45년만에 자민당 뜻대로 개헌논의가 공식화되는 셈이다. 초점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9조의 개정.주변국들이 개헌론에 끊임없이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바로 교전권을 가지려는 일본의 속내에 대한의심 때문이다. [국기·국가 법안] 6월11일 일본 정부는 일장기를 국기로 기미가요를 국가로 하는 법안을 각의에서 통과시켰다.일본교원노조등은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는 심볼로 삼으려는 저의가 있다”고 맹반발했다.일장기와 기미가요는과거 군국주의 일본에게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종전직후 미 군정이 일장기 게양을 허가제로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여당인 자민 자유당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고 민주 공명당도 동의하고 있어 심의만 끝나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 문화분야] 극우 사관이 공공연히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대표적이다.지금의 역사책이 미국의 강요로 기술됐다며 ‘새로운 사관’에 서서 역사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미 군정하전범재판을‘날조극’이라고 비판한다.96년 결성돼 지난해와 올해 부쩍 회원을 늘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쟁을 미화하고 신 대동아공영을 부르짖는 책자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바야시 요시노리의 ‘전쟁론’이나 4월 지방선거에서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의 ‘선전포고,NO라고 말할수 있는 일본경제’ 등은 일본의 우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황성기기자
  • [대한광장] 경조금과 미풍양속

    반만년 우리의 역사동안 우리만이 가진 미풍양속 가운데 경사나 애사가 있을 때 정성스럽게 마련한 경조금을 주고받는 것을 두고 중국이나 일본이 몹시 부러워했다.청나라 사상가 캉유웨이(康有爲)는 ‘조선인이 갖고 있는 뜨거운 마음의 표시’라 했고 일본의 개화사상가 후쿠자와(福澤)는 ‘조선인의주고 받는 인심이 곧 그들의 친선과 국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외국인도 경조사에 성금을 주고받는 것을 인심의 총체와 국력의 상징이라고 칭송했다.그것은 곧 ‘품앗이’로서 주고 받는 것이 하나의 관행이며 품위와 생활의 척도이기도 했다. 고대에는 두레 형식에서 부터 이웃돕기 전통이 싹터 고려,조선조 이후 오늘날까지 아름답게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고려때의 보(寶) 이후 조선조에서는계(契)가 크게 유행했다.이는 친목을 목적으로 했으나 공제·식산의 의미로확대,보급되었다. 그중 공제계에는 혼상계(婚喪契) 등이 10여 종류가 있어 혼례때와 장례때마음으로부터 성금을 듬뿍 주어 상대를 기쁘게 했고 슬픔을 함께 나누기도했다.이것이 곧 미풍양속이다.지금도 그 당시의 축의금 방명록이나 장례부의금명단이 발견되곤 하여 우리 선조들의 경조금 전통지키기가 연면성을 띠고오늘에 이르고 있음이 증명된다. 얼마전 정부는 ‘옷로비사건’등 불미한 일이 계속 터져나오자 공무원 10계명이라는 준수사항을 총리훈령으로 만들었다.이는 흩어진 공직기강을 쇄신하려는 고육책에서 고심해 만들었다는 흔적이 역력하다.당위성이나 필요성·명분에 누구도 이의를 달 여지가 없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볼 것은 그것이 현실적으로 맞으며 시행방법·절차상 당사자들을 비롯하여 모든 국민이 찬성하고 적극 협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공직자의 경조비는 1급이상 고위공직자의 경우 못받게 되어있다.그러나 공무원이 아닌 형제자매는 받을 수가 있다는 것으로 되어있다.1급 이상의 공직자들에게 뇌물성 경조금을 줄 사람이라면 ‘현장’ 아닌 뒷거래나 음성적이고도 교묘한 수단과 방법으로 수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될 것이다. 경조금을 주고받는 일은 아름다운 한국인들의 풍속이며 국력신장의 상징이라는것을 외국인들도 지적한 바 있다.순수하고도 아름다운 경조금의 수수는 계속 지키게 하되 소위 ‘뜨는 자리’나 ‘인허가 업무 담당자’등 뇌물성경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의 업무규제를 대폭 풀던가,민간기관으로 이양해서 그야말로 상호 품앗이로서 인심에 상응하게 미풍양속을 지키게 계도하고권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더욱이 내기만 하고 받지는 말라는 것은 오히려 본래의 뜻을 떠나 더 반발하게 하는 등 분란의 요인이 된다고 본다.우리 사회에서 경조사는 주지도 받지도 않는 것이 상식이고 이것이 관례가 되어 잘 지켜 진다면 모를까 우리의 미풍양속인 경조금 주고받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또 적발해도 처벌조항이 없는 미비점이 악용될 소지를 낳고 있다.자칫 잘못 다루다가는 공직사회뿐 아니라 국민간의 경조사에 불신감이나 왕래 조차하지 않는 극한적,무미건조한 사회로 전락되지나 않을까 싶어 나라의 인심고르기를 염려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오히려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액수 상한제도 문제가 있다.받은 만큼 주는 것이 관례며 상식이 된 마당에경조금액수를 규제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고 잘 안지켜져 오히려 있으나마나한 ‘우스운 상한제’가 될 공산이 크다.권세에 따라서 늘었다 줄었다 하는 뇌물성 경조금은 더이상 비밀이 아닌 공공연한 사실이다.모범을 보여야할 공직자들이나 사회지도층에서부터 솔선수범,경조사때 성금을 받지 않는 풍조가 있어야 아래로 확산된다. 장제스(蔣介石)총통은 1949년 대만으로 옮겨온 이후 단돈 5만원 정도의 부정한 사실이 적발되었을 때 친인척까지 극형에 처했던 경우를 생각해봄직하다.그뒤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비리가 근절됐다는 소식은 우리를 부럽게 한다. 우리 역사속의 아름다운 풍속인 경조사때 성금 주고 받기가 뇌물성으로 흐르지 않고 예전처럼 순수한 뜻에서 오갈 수만 있다면 그대로 둬도 좋을 것이다. [李 炫 熙 성신여대 교수·현대사]
  • 노사정委 정상운영 가시화

    노정(勞政)관계가 대립에서 대화국면으로 급선회하면서 그동안 파행을 겪어온 노사정위원회의 정상 운영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노총 박인상(朴仁相),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위원장과 만나 “노사 현안을 노사정위에서 대화로 해결할 것”을 당부한 데 이어 1일 김상하(金相廈) 대한상의 회장과 김창성(金昌星) 한국경총 회장 등 경제5단체 대표에게도 같은 내용을 요청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조폐공사노조 ‘파업 유도’ 발언 의혹으로 불신과 갈등을 빚고 있는 노사관계를 노·사·정 3자의 ‘대화의 장’인 노사정위를 통해 하루빨리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이 30일 학계의 노동문제 전문가인 김호진(金浩鎭) 고려대 교수를법적 기구로 제도화된 노사정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전격 내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 따른 조치로 볼 수 있다. 노동계도 적극 화답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이위원장은 대통령과의 면담이 끝난 뒤 “대통령이 개혁정책을 펼쳐나가면 민주노총도 적극 협력해 나갈 용의가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4일로 예정된 전국노동자대회를 유보하고 명동성당에서 계속해온 지도부 철야농성도 이날 풀었다.대통령의 선처 약속에 따라 수배 노동자들도 경찰에 출두했다.그러나 노사정위 복귀는 정부의 태도를 좀더지켜본 뒤 결정키로 했다. 한국노총 박위원장도 “대통령과의 면담을 계기로 노정 합의의 성실한 이행 및 새로운 노정관계 확립,민생개혁 등이 실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정대화 재개가 곧바로 노사정위 정상 가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및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 재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총은 지난 97년 3월 노동법 개정 때 재계가 유일하게 얻어낸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자세다.‘무노동무임금’ 원칙 자체가 뿌리째 흔들린다는 우려 때문이다.여기에는 정부가 재계를 제쳐 놓고 노동계에 일방적으로 이끌려 가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따라서노사정위원회 정상화는 정부의 재계 설득과 함께 노사정위특별법 시행령의 국무회의 통과가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쯤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명승기자 mskim@
  • 자치단체 건의사항 ‘홍수’ 중앙부처 해결은 ‘가랑비’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기초단체들이 제도개선 등을 광역단체나 중앙부처에봇물처럼 건의하고 있으나 해결률이 극히 낮아 행정불신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지역실정에 맞는 개발방안을 찾기 위한 사안들이지만 관련법규에 배치되거나 무리한 예산요구 등으로 건의내용이 받아들여지기가 어려운면이 많기 때문이다.게다가 관련부처 및 상하단체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이다. 경남도 자치단체들은 올들어 정부에 무려 50여건의 제도개선안을 건의했다. 이 가운데 ▲1도 1금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임대용 부지매입비 국고지원 등 2건만 해결됐고 나머지는 불가 또는 검토중인 상태다. 특히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정한 세제혜택 범위를 확대해 달라는 건의는 재정경제부가 불가입장을 고수해 외자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지난 3월 도내시장·군수협의회가 건의한 광역상수도 정수장건설비 보조를 위한 법 개정건도 국회 상임위에서 부결돼 무산됐다. 충북의 경우 올들어 도내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농산물검사소 충북지소설치 등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 15건을 도 및 중앙부처에 건의했다.이가운데 회신을 받은 것은 1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도의 검토 결과 현실과다르거나 이미 관계법령 정비 및 시기를 놓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중앙부처에 8건의 건의안을 올린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도 일반상업지역내 단독주택 건축제한 완화방안과 합병정화조 설치규정개선 등 2건만이해결됐거나 해결을 앞두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달 도내 18개 시·군으로부터 중앙부처에 대한 건의사항을 수렴했다.그러나 담배소매인 지정건의 경우 담배인삼공사의 적법판정을 받아시·군에서 신청을 받은 뒤 지정해 왔으나 담배인삼공사에서 일관 처리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아 승인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와함께 전국 6개 광역시 중심구청장협의회는 재정확충을 위해 광역단체가 갖고 있는 식품진흥기금의 관리권을 기초단체에 넘겨주도록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이해관계로 실마리를 못찾고 있다. 박응격(朴應格)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장은 “지자제 도입단계에서부터 제도정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련법 개정이나 예산수반 등의 문제로해결률은 낮은 형편”이라면서 “기초단체들이 ‘너도하니 나도 한다’는 식으로 지나치게 지역현안에만 매달려 제도개선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국 종합
  • [독자의 소리] 과다진료는 의료행위 불신 불러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부조리 중 하나가 의료분야에서의 부조리다. 대표적인 부조리가 바로 과다진료 행위다.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뚜렷한의학지식이 없는 한 일단 병원에 가면 의사의 지시와 처방에 따를 수밖에 없다.그런데 상당수의 병원이나 의사들은 이를 악용해 환자에게 필요 이상으로고통을 주는가 하면 부수적인 금전적 부담까지 안겨주기도 한다. 어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폐렴으로 입원한 소아환자의 42.5%가 불필요하게 입원했으며 제왕절개 출산의 22.4%가 필요치 않은 수술이었다고 한다.이런 행태는 의사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자질까지도 의심케 한다.병원의 돈벌이와 수입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의료인들은 이같은 허위 혹은 과다진료로 인한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줄일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남이[경남 창녕군 영산면]
  • [독자의 소리] 정치인 신중한 처신 아쉬워

    정치인들은 무슨 사건이 나면 ‘면책특권’을 이용,황당한 폭로를 하곤 한다.그런가하면 툭하면 고소·고발을 남발해 세인들의 관심몰이에 나서기 일쑤다.그런데 정치인들 간에 보여지는 이같은 고소고발사건은 대부분 세월이지나면 없어지게 마련이다. 이같은 행태는 정치인 자신의 인기상승을 노리거나 상대방 공격을 통해 사건의 본말을 흐리게 하는 의도로 비쳐질 수 있다. 특권층이나 정치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하는 행동이 국민들에게는 엄청난 파문을 가져올 수 있다.이는 준법정신을 흐리게 하고 정치불신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도 된다. 정치인들이 확실한 증거를 갖고 발언할 것과 함께 고소고발에도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평소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 바로 표심의 잣대가 될 것이다. 홍원주 [경기 양평군 양동면]
  • [사설]국회, 시국수습이 급선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발언 이후 풀릴 것 같던 정국이 다시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갑작스런 냉기류는 한나라당 강경파 의원들의 압력으로 한나라당의분위기가 하룻밤 사이 유화론에서 강경론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세칭 이들 강경파들은 김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대여(對與)기조를 바꿀 수 없다며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조치가 없을경우 지속적인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전면적인 특별검사제 수용 등 후속조치가 없을 경우 29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도 보이콧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도 파업유도 문제에 한해서만 특검제를 도입하는 특별법을 한시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당론으로 다시 확인하고 야당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자민련과 함께 단독처리 하겠다는 입장이다.정치판에는 으레책략적 정쟁이 있는 것이지만 우리 국회의 파행행태는 심한 우려와 함께 안타까움마저 갖게 한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약속한‘순리의정치’,‘민심의 정치’란 바로 국회가 정치의 중심에 서달라는 주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국회가 정치력을 복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국회가 이런 기회를 활용해 시국수습의 전면에 나서고 헝클어진 정국을 풀어나가게 되면 자연 국회의 정치력은 확대될 것이고 국회는 자연스럽게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국민회의가 28일 당무·지도위 연석회의에서 당주도의 민심수습 의지를 밝힌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국회는 그동안 내외여건이 자유롭지 못한 한계도 없지 않았으나 스스로 역할을 제한하고 영역을 좁혀온 책임 또한 없지 않다. 지금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특별검사제나 국정조사 문제 같은 것들을 국민의 편에서 보면 어려운 일도 아니고 타협의 여지도 없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임시국회만 해도 그렇다.1조2,981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다.중산층과 서민층 생활안정을 위한 이번 민생예산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국회가 꼼꼼히 따지고 용처(用處)를 바로잡아주는 일은 누구나 알만큼 알고있는 옷로비사건 국정조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국회가 정치력을 스스로 키워 정국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그렇지 못하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시국불안은 고조될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는 어떤 경우에도 장외투쟁같은 극한상황이나 국민을 실망시키는 파행이 없기를 바란다.국민의 소리에 겸허히 귀기울여 시국수습에 적극나서길 당부한다.
  • ’對국민사과 발언’ 함축

    ‘사과,반성,죄송…’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5일 월례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정최고책임자로서 털어놓은 심중의 일단이다. 담화문 형식을 취하진 않았으나,실질적으로 ‘대국민사과’의 성격을 지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론에 한발 먼저 다가서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국민불신과 정국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것이다.잘못이 있으면 과감히 시정하는데 지체하지 않겠다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이 ‘자세를 낮춘 것’은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예고하는 단초다.이반된 민심이 한국노총의 파업철회와 김대통령의 사과로 ‘바닥을 치고일어나는 시점’에 맞춰 민의를 다독거리는데 1차목표를 두면서 내부의 개혁이완 및 해이현상을 다잡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지난 24일 공직사회의 동요를 우려,격려금파문 발생 이틀만에 전격적으로손숙(孫淑) 전환경부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신설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체없이 임명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김대통령의이같은 변화는 현 상황이 자칫 위기국면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인식의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정부출범 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국면 전환의 의미도 갖고 있다. 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존중하는 게 정치일생의 목표였다고 상기하면서 일시나마 부정적인 인상을 준 것에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직설법으로 겸허한 자세를 거듭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마음을 다잡아 국민의신뢰를 쌓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는 새로운 결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당분간 단계적 현안 정리를 통해 정국정상화를 꾀하면서 국정전반에 대한 개혁을 더욱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의 지지부진을 묻는 질문에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경제위기 재발을 우려한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리스트정치 척결해야” 한목소리

    “현대판 공갈수법이다” ‘리스트 정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성 리스트’로 인해 사회불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등은 ‘이형자 리스트’를 폭로한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리스트 정치’에 쐐기를 박겠다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은 야당탄압이라는 주장하며 반발,‘리스트정치’를 둘러싸고여야간 공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리스트’가 정국을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큰 사건이 발생하면 정치권에서는 늘 출처불명의 리스트가 판을 친다.최근‘그림 로비의혹’과 관련된 ‘이형자 리스트’에서부터 ‘최순영 리스트’‘한보리스트’‘기아리스트’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심지어는 ‘살생부’라는 이름으로 떠돌아 다니기도 한다. 정국을 요동치게 하면서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 ‘리스트 정치’는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현주소’이기도 하다.그래서 각종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이 되지 않는 한 리스트로 인한 피해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전문가들의 견해다. 외대 신문방송학과 김우룡(金寓龍)교수는 “리스트의 존재는 우리사회가 민주화되지 않고 부패와 부조리로 만연돼 있었던 때부터 기승을 부렸던 정치후진성의 산물”이라며 “상대방을 상처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있는리스트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위협적인 수단으로 활용되는 리스트는 결국 무고와 음해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 김기식(金起式)정책실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이 안되니까 리스트가 난무했던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서경석(徐京錫)시민개혁포럼 사무총장은 “리스트는 어떤 목적을 띠고 조작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확인되지 않는 리스트는 사회의 불신을 가속화시킨다”고 걱정했다. 이어 “리스트가 검찰조사에 대한 고발 형식을 띠는 경우도 있다”면서 “검찰에 대한 불신등이 사라져 각종 사건에 대한 규명이 제대로 이뤄질때 리스트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주언(金周彦)사무총장은 “리스트는 우리 사회를 왜곡시키는 ‘독버섯’같은 존재로 남을 음해하기 위해 흘리는 유언비어,매터도”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설을 증폭시키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왔다”며 언론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사설] 끝나지 않은 6·25

    우리 민족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지 마흔아홉돌이 됐다.남과 북이 155마일의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대립과 긴장속에 살아온 세월이었다.잠시 갔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떠나온 이산가족들이 고향산천과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단장의 세월이기도 했다.이처럼 6·25동족상잔은 우리민족에게 너무 깊은 상처와 손실을 안겨 주었다.민족 자존에치욕만 남긴 무모한 전쟁이었다.장구한 민족의 정통성이 무너지고 남북간 심각한 불신을 야기시켜 통일에 결정적 장애의 벽을 만들어 놓았다. 이 모든 전쟁의 상흔들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안타까운현실이다.따라서 6.25 마흔아홉해를 맞으며 우리가 깊게 되새겨야할 교훈은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두번 다시 동족간의 상잔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는것이다.만약 앞으로 한반도에서 또다시 6·25와 같은 전쟁을 치른다면 민족자체의 파멸을 초래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특히 현재 남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火力)을 6·25당시와 비교해보면 무기는 15배로늘어났고 위력은 8배,파괴력은 무려 120배에 달하고 있다.이같은 무기들이앞으로 전쟁에 동원된다면 그 결과는 민족구성원 50%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90%가 파괴되는 그야말로 ‘회복불능의 상처’를 남겨 놓게 될 것이 틀림없다.무슨일이 있더라도 전쟁만은 없어야한다. 통일은 조금 지연되는 경우가 있어도 평화를 유지하며 단계적으로 달성해야 할 것이다.더욱이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붕괴될 수 있는위험성과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다.최근 서해교전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의 무력도발 야욕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는 북한에 의해서언제라도 파괴될 수 있다.아직도 6·25는 끝나지 않았다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당면한 최우선 민족적 과제는 6·25동족상잔의 상처를 하루빨리 치유하고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여 남북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6·25전쟁으로 인한 남북간의 상호불신을 해소하고 이질화현상을 극복하여민족의 정통성을 회복해야 한다.이같은 과제가해결돼야 진정한 의미에서 6·25를 종식시킬 수 있다.이와관련,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는 6·25의 상흔을 제거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남북화해와 협력을 증대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대북 포용정책의 기본 목표다.때문에 북한은 무모한 군사적 패권주의를 포기하고 민족공존공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민족화합 대열에 적극 동참토록 촉구한다.
  • [사설]‘그림로비’ 의혹 밝혀야

    최순영(崔淳永) 신동아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화백의 동양화 200여점을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옷 로비’의혹사건에이어 최씨 일가의 ‘그림 로비’의혹이 물의를 빚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 의혹과 관련,“철저히 조사해 조속히 진상을 밝히라”고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에게 지시했고 이에 따라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우리가 지적할 것은 지금까지 보여온 검찰과 경찰의 태도다. 시중에 떠도는 의혹을 검찰과 경찰이 몰랐을 턱이 없다. 그럼에도 검찰과 경찰은 손을 놓고 앉아 있다가 결국은 정치문제로 비화했고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의혹이 있으면 검찰과 경찰은 즉각 내사나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힘으로써 정치문제로 번지지 않게해야 한다.그것이 검찰이나 경찰이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운보의 장남 김완(金完)씨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운보 그림 180∼190점을 최회장에게 40억원에 팔았고,다른 사람소유운보 그림 30∼40점을 20억원에 살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먼저 신동아그룹이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회장이 왜 그처럼 많은 그림을 사들였는지 그 매입 목적을 밝혀내야 한다. 최회장은 장차 미술관 건립을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신동아그룹은 자산의투자적 운용이 목적이라고 주장한다.당시 김완씨가 빚에 몰려 작품을 싼값으로 내놓았고 운보의 건강이 나빠 앞으로 작품의 값이 뛸 것으로 내다보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검찰은 신동아쪽이 매입한 작품의 정확한 숫자를 밝혀내야 한다.신동아그룹은 모두 203점이라며 영수증까지 제시한다.그러나 관련 보도와는 적어도 7∼20점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검찰은 매입한 작품들의 정확한 숫자와 그 소재를 확인해야 한다.만일 작품의 숫자에 차이가 있고 현재 그 작품들이 어디에 가 있는지 소재가불분명하다면 항간의 의심대로 유력층에 대한 로비로 제공됐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치권은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끝날 때까지 이 문제를정쟁거리로 삼지 말아야 한다.근거없는 공방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검찰의 수사결과와 관계없이,최회장은 국민의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천문학적 규모의 회사공금을 빼돌린 처지에 미술관 설립까지 꿈꾼 그 방자함 때문이다.
  • ”판매그림…계약서와 일치” 운보 장남 진술

    서울지검(검사장 任彙潤)은 22일 ‘그림 로비 의혹” 수사 착수와 동시에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 부부 등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화백의 그림을 판 쪽과 사들인 쪽의 그림 수 차이를 규명하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과는 달리 사안이비교적 단순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그리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임휘윤 서울지검장은 이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청사에 나와 임양운(林梁云)3차장, 이훈규(李勳圭)특수 1부장 등과 수사방향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의혹이 증폭되는 것을 막기 위해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진상을 규명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 파문으로신뢰가 실추된 가운데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의 수사를 떠맡게 되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검찰이 최선을 다해 수사했음에도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고급옷 로비 의혹’ 사건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임 서울지검장은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그림이 보관돼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지하창고에 수사관들과 함께 KBS 고서화 감정프로그램 ‘진품명품’ 출연자인 그림감정가진모씨를 보내 운보 그림의 진품 여부를 감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만에 하나 위조된 그림이 끼어 있을 가능성까지 고려,전문가를 현장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예정보다 2시간 늦은 오후 1시30분쯤 출두하면서 서울지검의 지하주차장 통로를 이용,취재진들을 따돌렸다. 김기창 화백의 장남 김완(金完)씨는 22일 전화통화에서 “숫자 감각이 없어 판매한 그림 숫자를 착각한 것 같다”면서 “계약서를 다시 확인해 보니내가 판매한 그림은 190점이 아니라 대한생명측에서 밝힌 대로 142점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김씨는 “더이상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인사동의 화랑 관계자들은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이 가뜩이나 움츠러든 미술시장에 악재(惡材)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S화랑 대표 이모(42)씨는 “국내 미술시장은 96년부터 급속히 위축돼 전시회나 소품전을 열어도 일부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이 전체 미술계에 대한 불신풍조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운보그림 203점 이외에도 유명 작가의 작품을 다수 구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운보 작품 외에도 그림 500여점이 본점 사무실 등에 걸려 있지만 유명 작품이나 특정 작품을 한꺼번에 구입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 축협, 朴順龍회장 해임

    박순용(朴順龍)축협중앙회장이 조합원들의 불신임 투표로 전격 해임됐다.민간 자치기구인 협동조합이 중앙회장을 퇴진시킨 것은 처음이다. 축협중앙회는 지난 19일 서울 성내동 중앙회 강당에서 전국 175개 단위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고 찬성 120표,반대 52표,기권 3표로 박회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통과시켰다.다음달 9일 총회에서 새 회장을 뽑을때까지 이범섭(李範涉)경제사업담당 부회장이 회장직무를 대행한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북한의 실체 어떤 모습일까’ 실상다룬책 잇따라 출간

    북한은 알 수 없는 나라다.서해에서는 무력도발을 일으켜 남북한 교전이라는 긴장상태를 만들어 놓고서도 동해를 통한 금강산 관광은 허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는데도 군사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에게도 도전적이다.이러한 북한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어느정도 그 실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만한 책들이 나왔다. 최근에 나온 대표적인 ‘북한 읽기’ 책들은 ‘북한 이해의 길잡이’(김성철·임강택·홍용표 등 10명 공저,박영사 2만원),‘북한법 50년,그 동향과전망’(이장희 등 7명 공저,아사연 2만5,000원),‘1999 민족의 희망찾기’(강정구·법륜 엮음,정토출판 1만원) 등이다. ‘북한 이해의 길잡이’는 통일연구원 연구진들이 몇년동안 북한 및 통일문제 연구와 강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독특한 작동원리와 정치·군사·사회 등 각 분야의 실상을 이념적 편견 없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서해에서 무력도발을 일으킨 북한의 군사전략과 관련 “북한은 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대내적으로는주민들에게 강대국의 환상을 심어주고 대외적으로는 한국·미국 등과의 협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에서 낸 ‘북한법 50년,그 동향과 전망’은 북한의 헌법·형법·민법·경제법(합영법)·소송법·국제법 등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부록에는 ‘김일성 헌법’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개정 헌법과 형법·민법·가족법의 법전을 수록하고 있다. ‘1999 민족의 희망찾기’는 ‘우리민족서로돕기 불교운동분부’가 북한돕기운동을 펴는 과정에서 탈북자들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사회변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불교운동본부는 1998년 5월 중국으로 넘어온 식량난민 770명을 인터뷰한 결과,770명의 가족 4,121명중 95년 8월부터 98년 3월 사이에 1,107명(27%)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북한인구중 300만명 이상이 굶어죽거나 영양실조로 인한 합병증,전염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1997년 9월30일부터 11개월간 탈북자 1,6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일성·김정일부자와 지도층에 대한 불신의 조짐을 유추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북한이 못살게 된 이유중 지도자의 책임(11.4%),지도층의 실정(12.3%),국가정책 실패(12.9%) 등 36.6%가 지도층과 국가정책 실패 때문이라고대답한 것이다.탈북자들의 생각을 북한 전체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신화와 그들에 대한 절대적 신임에균열이 나타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창순기자 c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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