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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돋보기/ 프로축구, 팬들을 생각하라

    프로축구 주말경기가 끝난 이튿날인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넷 홈페이지는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전날 파행으로 끝난 안양-전남전에 대한 항의가 폭주했기 때문.게시판은 거친 몸싸움과 판정시비로 얼룩진 이날 경기에 대한 비난의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사실 일요일의 안양-전남전은 ‘축구’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관중석을 가득 메운 2만 7000여명의 팬들은 2002월드컵을 빛낸 스타들의 멋진 플레이 대신 선수들간의 유혈난동과 감독들의 판정 항의,이같은 사태를 사실상 부추긴 심판진의 어정쩡한 대응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날 사태의 밑바탕에는 선수와 감독들의 지나친 스타의식과 승부욕이 깔려 있다.월드컵을 통해 이름값이 오를 대로 오른 선수들은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팬들을 지나치게 의식,상대의 플레이에 필요 이상의 거친 반응을 보이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했다.감독들 역시 단 한 차례의 승패로 뒤바뀌는 순위에 집착해 판정 불복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심판의 경기 운영.몸싸움을 벌인 전남 김남일과 안양 안드레의 동반 퇴장 판정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종료 직전 페널티킥 공방을 야기시킨 뒤 20분 가까이 혼란을 수습하지 못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더구나 한 차례의 판정시비를 겪은 뒤 상대팀의 ‘역항의’에 끌려다닌 것은 심판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린 꼴이다.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명승부를 통해 한국축구의 꿈을 보고싶어 한다.그러나 감독과 심판의 불신,이로 인한 판정 시비,승부욕과 스타의식에 매달린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그리고 프로축구연맹의 수수방관이 이어진 요즘의 그라운드에서 그 꿈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꿈이 없는 프로축구는 ‘썰렁한 과거’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2002 대선 대해부] 鄭風 허실과 신당/ 바람직한 짝짓기

    ■新黨, 정책·이념 차별화 돼야 ◇이념·정책노선 다른 집권연합은 국민적 공감 얻기 어려워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이라는 이름의 ‘연합게임'이 시작되고 있다.이번 KSDC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로 이회창 후보를 추월한 정몽준 의원은 정파를 넘나들며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분석에서 나타났듯이,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이념과 정책노선에서 비롯되는 견고함은 없다.하지만 ‘정풍'(鄭風)이 불고 있고 정 의원이 선거연합게임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무임승차하는 것과 독자신당 창당을 저울질하다가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합의파동' 이후 신당 창당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물론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박근혜·이인제·이한동 의원,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포함하는 이른바 5자(者)연대에 참여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더구나 정 의원 자신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으로부터의 ‘연락'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정 의원의 무색무취한 연합게임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무소속,무검증,무임승차? 기성 정당에 대한 반(反)정당 분위기와 정치적 냉소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무(無)소속,무(無)검증에서 비롯된 참신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과연 정의원은 국민들 머리 속에서 어떤 인물로 그려지고 있을까? ▲민주당 중심의 신당 ▲독자신당의 창당 ▲5자연대 등 세 가지 연합 시나리오를 유권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정치지도 그림의 위치에서 볼 수 있듯이,정 의원은 노무현 후보와 함께 가기에는 이념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너무 동떨어져 있다.유권자들에게 각인된 정 의원의 행적과 이미지가 민주당의 이념과 노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정치지도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정몽준-박상천 합의파동 이후 민주당 내에서 ‘왜 신당을 해야 하냐.' ‘신당은 꼼수다.' ‘왜 재벌2세 출신의 정몽준과 무원칙하게 연합해야 하느냐.'는 등의 정체성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정 의원이 남북대화나 구조조정 등에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자성론이 나오고,정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 113명이 망신당했다는 자괴감까지 토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노 후보의 장벽을 넘어 신당에 무임승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 이회창(反 李會昌)과 비 노무현(非 盧武鉉)인 5자 연대 역시 쉽지 않을 것임이 예고되고 있다.정치지도는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정치사를 통해 느끼고 경험한 이념적 의미를 요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5자 연대는 노무현-정몽준 연합보다는 정치노선 면에서는 일견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그러나 이인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은 물론 5자간의 정책적·정서적 거리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반 이회창 5자 연대 역시 유권자의 생각을 반영한 연대라기보다는 정치인들간에 자리를 나누는 정략적 야합이라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크다. ◇5자 연대,유권자들의 생각과 달라 유권자들은 5자 연대를 영남과 충청,경기를 포함하는 지역연합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이러한 지역연합은 5자의 중앙 부근에 위치한 이회창 후보와의 지역기반 경쟁이 불가피하다.현재 이회창 후보가 이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5자 연대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다.5자 연대와 이회창후보의 보수진영 경쟁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현재 정 의원의 지지기반은 젊은 층에서 노무현 후보와 중첩되는 양상이지만,정 의원이 5자 연대에 나설 경우 이들의 정치지도상 위치는 궁극적으로 영남과 보수층에서 이회창 후보와 경쟁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낸다.이 경쟁에서 역시 현재는 이 후보의 상대적 우위가 공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5자 연대가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정 의원이 진지하게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면 정 의원의 선택은 좌회전해서 노무현 후보와 경쟁하느냐,우회전해서 5자 연대를 통해 이회창 후보와 경쟁하느냐에 있다.물론 일단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방법도 있지만,이 경우에도 정 의원은 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정 의원은 월드컵을 통해 국민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있었지만,정치에서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정책과 연계되지 않은 ‘정풍'(鄭風)은 허상일 뿐이고,노선 없는 정치는 인기 위주의 이미지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이제 정몽준 의원의 오리무중 연합게임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여론조사 상세분석/ 鄭 지지율 한달새 6%P 껑충 대한매일과 KSDC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의원이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 제 3후보로 출마할 경우 29.3%를 얻어 한나라당 이회창(26.9%) 후보와 민주 신당 노무현(17.3%)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7월의 조사와 비교해 보면 대선 후보 가상대결 추이에서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발견된다.한 가지 특징은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도는 동반하락한 반면 정 의원의 지지도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이 후보의 지지도는 7월보다 9.8% 포인트,노 후보의 지지도는 5.3% 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반면 정 의원의 지지는 6%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살펴보면,20대에서 정 의원의 지지도가 16.7% 포인트 급상승한 반면 이 후보의 지지는 11.2% 포인트가 낮아졌다.30대에서도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정 의원의 지지는 5.9% 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는 각각 7.9% 포인트와 4.3%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후보별 지지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이 후보의 핵심지지 연령층인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도가 18.7% 포인트 하락했지만 노 후보와 정 의원의 지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 정 의원 지지도 상승이 주목할 만하다.서울과 인천·경기지역에서 정 의원의 지지는 각각 8.5% 포인트와 6.4% 포인트 상승했다.반면 이 후보의 지지는 각각 9.6% 포인트와 8.1% 포인트 떨어졌다.한편 영남지역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과 정 의원의 지지도상승 현상이 뚜렷했다. 이 후보는 7월까지만 해도 자신의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5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8월 조사에서는 대구·경북에서 41.9%,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38.1%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반면 정 의원의 지지도는 대구·경북에서 8.5% 상승했고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는 27.3%로 7월보다 4.7% 높은 지지를 받았다.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은 호남지역에서 정 의원의 지지가 33.5%로 노 후보(31.1%)보다 2.4% 포인트 앞섰다는 점이다.이러한 결과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정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여겨진다.8월 조사에서 나타난 또다른 특징은 무응답층의 규모가 크게 늘어난 점이다.7월 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의 규모는 17.4%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6.4%로 9% 포인트높아졌다. 특히 ▲중졸 이하의 저학력층(41.3%) ▲15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38.3%) ▲호남지역(31.7%) 등 친여(친 민주당) 계층과 ▲50대 이상의 고연령층(36.2%) ▲전문직(37.5%)에서 부동층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이러한 결과는 여야간 5대의혹 및 3대 공작 제기 등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면서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혐오가 증폭된 결과로 여겨진다. ■유권자 정치지도 분석/ 盧·李후보 좌우대칭 형태 최근 대립구도 극명히 표출 다차원 척도법에 의해 형상화된 한국의 정치지도는 오늘의 한국정치를 마치 사진 찍은것처럼 보여준다.이 지도상의 평면공간은 이념적 의미를 가지는데,공간이론에서 이념은 유권자 개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정치환경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는 도구다. 정치지도는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각각 좌우에 위치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인지하는 최근의 여야 대립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도상의 붉은선은 대북지원정책에 대한 찬반으로 좌우를 각각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각 정치인을 이 선에서 직각으로 이어보면,대북지원 정책에서 이회창 후보,자민련 김종필 총재,이인제·박근혜 의원 등은 상당히 보수적이다.정몽준·이한동 의원,고건 전 서울시장은 중도 내지 온건한 진보다.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는 진보적 인사로 자리매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녹색선은 경제 측면에서 분배와 성장의 정책 차원으로 역시 좌우를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대북지원정책에서 중도적 입장에 있는 정몽준 의원이 경제정책에서는 성장위주 정책으로 치우친 것으로 인식된다.반면 김종필 총재와 이인제 의원은 중도적 위치에 속한다. 파란선은 영·호남의 지역구도를 보여준다(왼쪽은 지지기반이 호남,오른쪽은 영남).또 지도상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우측 상단 지역은 충청권의 영역이다.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지역주의가 여야 대립구조와 거의 유사한 갈등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의는 여전히 지배적인 균열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현재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궁극적으로 지역연합의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무응답층이 많아 정치지도에서 빠졌다. 한편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최근의 정치기류 속에서 유권자들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정치지도는 앞으로의 정국을 전망하고 정당,정치인들의 정략적 움직임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92·97년 연합 교훈/ 선거승리 노린 연대 국정운영 실패 초래 ◇대통령 선거와 집권 연합의 실패 대통령제의 가려진 장점 중 하나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커다란 연합이 형성된다는 점이다.물론 이러한 연합은 선거 승리를 목표로 한 집권연대의 성격을 가지지만,다른한편으로는 선거를 통해 효율적인 국정운영의 주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의미도 함께 갖는다.선거연합이 선거 승리 이후 얼마나 잘 유지되느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양대 정당구도가 공고하지 못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집권연합의 유지 여부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연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정운영의 책임을 다한다면 대통령제는 높은 수준의 국정수행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선거연합이 집권 이후 붕괴될 경우에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그렇기 때문에 선거연합은 이념과 정책노선에 기초한 공고한 연대기반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 92년 대선에 앞서 형성된 노태우-김종필-김영삼의 연합과 9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이른바 DJP연합(김대중-김종필-박태준)은 집권을 위한 선거연합의 성격을 가진다.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중간매개자 역할을 한 이 두 선거연합은 집권 초·중반에 붕괴됨으로써 결국 실패한 연합이 되었고,궁극적으로는 국정수행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위기를 초래하였다. ◇무원칙한 연대는 국정운영의 실패 초래 이러한 두 선거연합의 실패는 우리 정치에 값진 교훈을 주고 있다.무엇보다도 인물과 지역중심의 연대가 주는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인물간의 친소관계나 감성에 바탕을 둔 연합은 그만큼 쉽게 붕괴될 수밖에 없다.인물간의 합의는 선의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개인 수준의 선의는 사소한 이해관계에 의해서도 쉽게 나쁜 감정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3김(金)간의 연합과 결별과정은 이념과 정책노선의 합리적 조율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결여된 인물연합과 지역연합이 국정운영과 정치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 기대와 예측을 무시한 정략적 연대는 국민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나라와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국정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3김의 성공과 실패를 목격한 우리 국민들이 집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형태의 무원칙한 집권연합에 또다시 나라의 미래를 맡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 전문가 좌담/한국형 경제모델의 모색/ ‘원칙있는 보상’ 성과주의 정착 시급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일본의 10여년간 장기불황 등으로 미국식과 일본식경제 모델이 모두 불신받고 있다.과연 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떤 형태를 지향해야 할지 삼성경제연구소 이언오(李彦五·정책연구센터장) 상무,한국외국어대 박명호(朴明浩·경제학과) 교수와의 좌담을 통해 진단했다.사회는 이상일(李商一) 대한매일 경제팀장이 맡았다. *이상일 팀장= 미국이나 일본 경제모델의 문제점들이 요즘 지적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제모델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언오 상무= 월드컵 기간동안의 ‘대∼한민국’ 열기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전히 실종됐습니다.허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입니다.우리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 시점에서 매우 적절합니다. *박명호 교수= 외국사례를 하나 들어볼까요.80년대초 미국에서는 10년후쯤 이른바 신(新)고전파 경제학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그러나 80년대 실질소득이 떨어지면서 9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은 ‘구조조정’이라는 살빼기 모델이었습니다.80년대 초에도 과거 전혀 생각못했던 ‘레이거노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역사나 다른나라의 사례에서 경제모델을 찾는 것은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특정모형의 선택보다는 우리경제를 시장지향적으로 몰고가는 방안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상무= 과거 우리는 일본식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일본과도 다릅니다.오너중심,대기업체제,정부개입이란 특성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전문경영인,중소벤처기업,외부감시강화로 대폭 바뀌었습니다.이는 경쟁과 선택의 결과입니다.어떤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다,아니다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박 교수= 시장경제를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경제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미국은 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실질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습니다.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세계화의 영향 때문입니다.하지만 노동조합조차 크게 반발하지 않습니다.실질임금의 하락을 수긍합니다.80년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제가 성과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지요.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인식이 부족합니다.구조조정의 쓴 맛을아직 덜 본 것이지요.성과주의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화,확산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팀장=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식 성과주의를 국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회계부정 등으로 미국식 시스템도 비판했는데요. *이 상무=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야 합니다.업종,기술,경쟁상대 등에 따라 차별적일 필요가 있습니다.금융기관은 성과위주로 해도 상관 없지만 제조업체·정부 등은 섣불리 도입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성과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상위그룹의 능력이나 도덕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 우리 사회는 성과주의를 무턱대고 거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시장에서 개인역량을 평가하고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시장경제 시스템인데 잘 수용하지 않습니다.월드컵 4강 포상금을 축구 대표선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한 것을 보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기여도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나눌 수 있습니까.성과주의의 작품이었던 이번 4강쾌거의 마지막 마무리도 성과주의로 했어야 옳았다고 봅니다. *이 상무=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약하다보니 성과차이가 어떤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사회적 신뢰가 약합니다.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스타플레이어급 CEO(최고경영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직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입니다. *이 팀장= 한국적인 성장모델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박 교수= 시장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19세기말에 가난했던 나라들은 지금도 여전히 가난합니다.또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서 1만 1500달러선의 중간층 국가가 거의 없으며 이는 ‘미싱 미들’(Missing Middle)로 표현됩니다.중간 지대에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선진국의 자유시장 경제로 나가려면 엄격한 원칙적용이 중요합니다.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지역구 기업의 은행대출 때 행장에게 청탁전화 거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시장경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기업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재벌문제의 해소도 엄격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합니다.소액주주들의 권리도 철저히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이 상무= 하지만 우리같은 문화풍토에서 시장경제를 어설프게 도입했다가는 역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테면 농업을 시장경제라고 해서 완전개방시킬 수 없고,실업을 마치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 현실에서 노동유연성만 강조하는 것도 안됩니다.한국적인 현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이거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는 경쟁과 실험 등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시도할 수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대기업 오너체제라는 것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오너는 나쁘고,전문경영인은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팀장= 시장의 문제를 고치려는 정부개입의 정도와 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이 상무= 미국은 국가 안에서는 정부간섭 없는 자율을 강조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와 기업은 물론,군대까지 힘을 모읍니다.하지만 우리는 유착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고 대립도 아닌,아주 어설픈 상황입니다.시장경제는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정부가 효율적으로 나서주는 것인데,우리는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팀장= 일본에서는 구조개혁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는데 우리에게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박 교수= 일본과 한국의 중요한 차이는 위기의식의 정도입니다.일본 중산층에게는 위기의식이 없습니다.디플레 상태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합니다.실업문제도 크지 않습니다.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기업 정부 국민이 모두 죄인 취급을 받았지만 일본의 장기불황에는 죄인이 없다는 것입니다.때문에 시스템의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일본은 이런 식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상무= 일본은 아직 먹고 살만한 나라입니다.시장경제가 겉으로는 도입됐지만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예를들어 닛산자동차에 외국인인 카를로스 곤 사장이 와서 개혁을 했지만 여타기업으로 전파가 안되고 있습니다.반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고 가진 게 별로 없는 우리는 일본에 비해 개혁 확산이 빠른 편이지요. *이 팀장= 시장경제가 장점이 있긴 하지만 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근로자의 절반이 임시직으로 변하는 등 문제도 심각합니다. *이 상무= 독과점이나 대기업 편중 같은 현상은 몇십년동안 압축성장을 해온 우리경제의 태생적 한계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자발적 역동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단순히 현상만 갖고 나쁘다 좋다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이 시장경제적이냐,아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무한경쟁 속에서 독과점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 교수= 임시직이 급증한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은 보수와 안정된 고용을 제공해 온 데 원인이 있습니다.대기업 대졸자 첫 연봉이 1500만∼2000만원쯤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보다 높은 액수입니다.아마 이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입니다.시장경제가 제대로 되려면 고용상태가 불안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이런 데까지 정부가 나서면 안될 것입니다. *이 팀장=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이 상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금융 공공 노동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온 4대 개혁과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습니다만,유독 정치분야는 낙후되어 있습니다.또 교육이나 복지처럼 완전경쟁은 아니지만 민간의 활력이나 경쟁의 원리가 도입될 수 있는 부분들이 폐쇄적,독점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한국적 시장경제 모델의 핵심은 기업입니다.기업은 시스템이 어찌됐든간에 살아남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합니다.경쟁에 둔감한 부분들부터 먼저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박 교수= 60년대부터 30년간 성장을 해온 우리경제는 앞으로 자본과 노동의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새로운 기술과 경영노하우,연구개발,제도의 효율성 등이 종합된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합니다.총요소생산성은 철저하게 시장경제로 가야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금융 등 개별시장이 자기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시장경제의 구축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이언오 상무·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장=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정부시스템,산업정책,기술정책 등 큰 틀의 국가전략을 연구했다.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등.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발전론,경제학사,경제제도 비교이론 분야의 전문가로 제도학회,비교경제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논문 '유럽의 산업화가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등.
  • [사설] 겉도는 과외 신고제

    ‘과외 신고제’가 당초 우려됐던 대로 겉돈 것으로 드러났다.지난해 7월과외 신고제가 처음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과외 교습을 신고한 수는 3만 4848명이었다.전국의 과외 교습자 10만여명의 3분의1에 불과한 것이다.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 등의 미 신고자 단속 건수는 1년 내내 117건에 그쳤다.또 문제의 고액 과외는 신고조차 안 했거나 교습료를 적당히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분석됐다.신고자 가운데 최고 고액 교습료는 월 200만원이었다.세금으로 과외를 억제하겠다던 당국의 의도는 결국 물거품이 됐다. 과외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의 과태료만 물리도록 해 강제력이 약했다는 것이다.교육부는 홍보가 미흡했고 단속 인력이 부족해 신고제가 겉돌았다고 했다.교육부의 설명은 무책임하고 어이가 없다.과외 신고제를 시행하려면 단속 요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다는 것인가.단속 요원은도대체 얼마나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그리고 정말 단속만으로 과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인가.과외 신고제의 실패로 증폭된 교육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과외는 보편적인 사회 현상일 수 있다.문제는 우리의 특수성이다.공교육이 붕괴되면서 학습은 가정의 몫이 됐다.지역간 학습 편차도 과외를 부추긴다.부족함을 과외로 보충하려 할 것이다.과외는 단속만으로 풀릴 사안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공교육 정상화는 교육부 혼자 떠안기엔 버겁게 됐다.교육계는 물론 각계의 충고 그리고 도움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경제 부처의 특목고 발표를 옹졸하게 매도해선 안 된다.교육부는 마음을 열고 공교육 정상화 방안을 서두를 일이다.
  • [사설] 金대통령의 공영제 의지

    김대중 대통령이 어제 8·15 경축사에서 공명선거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치권에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국회는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선거공영제의 대폭 확대를 강조한 김 대통령의 의지를 십분 살려야 할 것이다.대선이끝나고 여야가 분명해지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의 제도화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따라서 이번 대선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마침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제시해 놓은 상태여서 이를 토대로 논의하면 시간절약도 될 것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완전공영제가 마땅하다고 본다.대신 세몰이 목적의 지역별 정당유세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에도 정당유세를 없애는 대신 TV 등 언론매체를 통한 합동연설회와 정책토론회를 크게 확대하도록 되어 있다.정당유세 때 이뤄지는 군중동원에 따른 비용이 엄청난 대선자금수요의 원천이 되어온 현실을 감안할 때,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을 수용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러나 완전선거공영제는 결국 그만큼 국민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므로 국민동의가 필요할 것이다.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국민세금만 끌어내고 정치개혁은 외면한다면 강한 저항을 불러올 게 자명하다.따라서 정치자금의 투명화 방안도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정치자금의 입·출금은 선관위에 신고된 단일 계좌만을 이용하고,10만원 이상은 수표사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당장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한꺼번에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정치개혁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선거중립을 약속하고 임기를 6개월 남겨놓은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 [발언대] ‘8·15민족통일대회’에 바란다

    지금까지 8·15 행사는 평양에서 열렸지만 올해에는 지난해 합의대로 서울에서 처음으로 펼쳐지고 있다. 민화협과 통일연대,7대종단으로 구성된 ‘2002 민족통일대회추진본부’는 이번 행사에 북측의 민화협 대표단 116명이 서울을 방문해 개막식,단합대회,남북예술합동공연을 갖고 창덕궁 등 서울의 명소도 관람하기로 했다.통일의 선결조건이라 할 수 있는 남북화해는 이처럼 상호간에 꾸준한 접촉과 대화가 유지되어야 가능하다. 나아가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간에 ‘사회문화 공동체’ 형성기반을 구축하고 서로의 삶의 양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인사들은 여성,청년,노동 등 8개 부문별로 북한측 인사들과 여러 차례 토론회를 갖고 일제침략 및 역사왜곡 사진전시회를 가졌다.또한 종교계 대표들은 북한 종교인들과 함께 종교행사도 가졌고 평양시내와 묘향산,백두산을 관광하며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의 기회를 넓히는 등 민족동질성을 회복시키는좋은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변화유도와 민족동질성회복을 위해서 8·15 행사와 같은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시켜 남북간의 ‘보다 많은 접촉과 대화,보다 많은 교류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원칙이다.하지만 지난해 경우처럼 일방적으로 북한체제나 상징물을 찬양하는 등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 역시 함께 견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8·15 민족통일대회’야말로 지난해의 교훈을 거울 삼아 순수한 민간차원의 내실있는 행사가 되도록 정부와 민간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며,아울러 남남(南南)갈등은 물론 남북한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바란다. 양재성 통일교육원 교수 행정학 박사
  • 본사 우리사주 새조합장 양승현 논설위원 선출

    대한매일 우리사주조합은 14일 임시조합원 총회를 열어 신임 조합장에 양승현 논설위원을 선출했다. 양 신임 조합장은 조합원 483명 중 85.9%인 415명이 투표한 이날 보궐선거에서 65%인 268표를 얻어 당선됐다.임기는 전임 조합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10월말까지다. 조합은 또 신임 이사에 김진국(총무국 총무팀) 양승현(경영기획실 인재개발팀) 임병선(편집국 국제팀) 임철재(판매국 수도권팀) 조합원을,감사에 김성수(판매국 판매관리팀 발송과) 조합원을 뽑았다. 전임 집행부는 지난달 24일 조합원 총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돼 사퇴했다. 윤창수기자 geo@
  • 민주 최고회의 정회소동/ 고성·욕설… 不和 소용돌이

    민주당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김원길(金元吉) 신당창당기획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소동이 빚어졌다.소동중에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정회를 선포하고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이날 소동이 우발적이긴 했지만 바람잘 날 없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잘 드러내준 상징성도 있다는 지적이다.신당논의 과정에서 잠복했던 당내 친노(親盧)·중도 진영간의 뿌리깊은 상호불신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시각이다. 소동은 회의 막판 한 대표가 김원길 의원 문제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상의,15일까지 해결 할테니 위임해달라는 뜻을 밝힌 게 발단이 됐다고 한다. 먼저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오늘까지 정리해야 한다.이것 때문에 국민에게 창당이 안되는 것처럼 비쳐진다.”고 이의를 제기했고,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한 대표에게 “신당추진 기구의 명칭을 명확히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이 “그제 회의에서 다 얘기된 것”이라고 끼어들자,박 위원이“왜 발언 도중에 끼어드느냐.”고 따졌다.추 위원은 “선배님 품위를 지키십시오.선배님들이 자꾸 결정하면 뒤집고 하니까 그렇지요.”라고 쏘아붙인 뒤 곧바로 일어서서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를 지켜보던 한 대표도 참을 수 없다는 듯 “왜들 이러십니까.”라며 정회를 선포하고 대표실로 가버렸다. 정회상태에서 정 총무가 정동채(鄭東采) 후보비서실장에게 “후보가 세세한 인사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하자,임채정(林采正)정책위의장이 “노 후보가 아니고 한 대표가 임명한 것으로 정리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감정이 격해진 정 총무와 임 의장은 상스러운 욕설도 주고받으며 몸싸움 직전까지 갔으나 주변의 만류로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정 총무는 긴급기자간담회를 통해 “휴식시간에 생긴 사소한 말다툼이지 분란 표출은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춘규기자
  • [사설] 신당 勢불리기가 우선인가

    민주당의 신당창당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창당추진위원회와 주비위원회가 곧 구성된다고 한다.민주당의 지금 모습으로 대선에 임하기 어려운 형국이라면,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하지만 대선때만 되면 심심찮게 무늬만 바꾼 신당의 모습을 목격했던 국민들은 이번에도 별다른 감흥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우선 신당 창당의 대의나 명분을 찾기 어렵다.새로운 이념이나 정체성에 대한 명쾌한 제시도 없이,창당을 서두르는 인상이다.집권 여당의 몰락에 대한 진지한 책임 의식도,앞으로의 다짐도 보이지 않는다.오로지 대선 승리를 위한 세(勢)규합에만 골몰하는 듯한 모습은 여간 실망스럽지 않다.신당에 자민련을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나,특정 인물에 대한 영입시비 등은 ‘반이회창’ 세력규합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비친다.혁명적인 정치 실험이라고 자화자찬했던 국민경선 후보의 무효화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도 혼란스럽다.이를 나름대로 해명하는 수순도 밟아야 할 것이다.당 중진인 조순형의원이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는 명분없는 신당창당”이라고 비판한 대목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신당 방식은 민주당 인사들과 외부인사들이 창당한 뒤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한다.문패만 바꾼 신당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신당추진 세력이나 신당 참여자들은 명심해야 한다.지지도가 떨어진 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깜짝쇼의 무대로 신당 창당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정치불신만 키울 뿐이다.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정치권의 풍경도 따지고 보면,그때그때의 인기에 영합하고 편승하려는 무소신의 행태와 다름없음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당 해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의 바탕위에,신당의 비전과 이념을 내놓길 바란다.집권당의 권리는 계승하고 책임은 회피하려는 창당은 설득력이 없다.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는 보다 분명한 정당의 탄생을 기대한다.
  • [사설] 한심한 임기말 기강해이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말 행정누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행정자치부는 남부지방에 집중 호우가 내리던 지난 10일 가족,친척들과 함께 골프를 친 백상승 경주시장을 경고조치했다.백 시장뿐만 아니다.기상특보가 발령 중인데도 휴가를 즐긴 단체장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부산 실로암의 집 참사를 비롯해 영남지방의 수해는 공무원들이 좀더 관심을 가졌다면 상당 부분 막을 수있었을 것이다. 행정누수는 보안을 유지해야 할 정부 자료의 유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총리실은 최근 역사 교과서 편향 논란과 관련한 교육부의 자료가 한나라당에 유출된 것을 확인해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부처간 충분한 협의없이 정책을 발표하거나,협의를 하고도 뒤늦게 외면하는 부처 이기주의도 혼선을 일으키고 정부를 불신하게 만든다.의과대 입학 정원을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 예다.앞으로 정부와 민주당은 기왕에 추진해왔거나 한나라당과 합의한 정책은 이행해야 하지만,컨센서스를 모으지 못했거나 새로운 사안들은 집행을 보류해야 한다.그래야 임기말 선심행정이란 말을 듣지 않고 행정누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도 국회 의석의 과반을 넘는 제1당으로서 공직 기강 확립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이명박 서울시장의 일부 돌출적인 행태에 대해 사과한 것은 바른 태도였다.한나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개 자리중 11개를,기초단체장 자리 232개 가운데 140개를 차지해 완승했다.중앙부처 공무원들도 6개월 후면 장차관이 다 바뀔 것으로 생각해 일손을 놓고 있다고한다.이제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 사회를 흔들어서는 안된다.그들의사기와 자긍심을 살려주어야 한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실인사가 계속되는한 행정누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 700대 매물벽 넘어야 상승탄력

    종합주가지수가 언제 700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까? 하락장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주가 700선이 무너진 이후 잇단 호재를 무력화하는 요인들이 등장하면서 700 능선이 저항선으로 돌변했다.지수는 지난 9일,12일 이틀 연속 700선 고지에 발을 걸쳤다가 뒷심 부족으로 미끄러져내렸다. 하지만 이번주 700 고지 탈환 여건은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다는 관측도 있다.미국시장의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중남미가 금융불안에서 벗어나는 기미를 보이는 등 대외변수가 안정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700대에 포진한 매물벽,13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조정 여부 등 변수는 많다.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700선을 뚫고 최소한 730선에 안착해야 상당기간 상승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700선대 두꺼운 매물벽 돌파가 관건- 증권거래소는 12일 발표한 올해 종합주가지수대별 거래현황에서 700∼750대에서 가장 많은 거래(매매비중 22.71%)가 이뤄져 매물벽이 가장 두껍다고 추정했다.반면 850 이상에서 매수된 물량은 800선대에서 대거 손절매됐다.거래소 관계자는 “700대 초반의 매물벽만 돌파하면 추가상승에 큰 부담이 없는 수급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올초부터 지수 연중고점일(4월 18일 937.16)까지는 850∼900선 매매비중이 25.16%로 컸던 반면 지난 9일까지 지수하락기에는 800∼850선 매매비중이 30.45%나 됐다.투자자들이 900선대까지 사들였던 물량을 800선 언저리에서 대량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수 900 이하에선 무조건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750 이상 지수대에서 순매수를 기록,외국인들이 던진 물량을 떠안는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 금리·회계투명성 발표 이번주 등락추세 가를 듯- 연준리 회의(13일)와 회계서약 보고(14일) 등 굵직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국시장으로 온통 눈길이 쏠리고 있다.연준리가 금리인하를 하지 않거나,투명 회계관행 정착을 다짐하는 회계서약에 최고경영자들의 참여가 저조할 경우 700선 돌파 시도가다시 좌절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SK증권 김준기 투자분석팀장은 “금리인하가 한달 더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나 회계관행에 대한 불신 등은 이미 지수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라면서 “악재의 여파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릎매수’ 전략으로- 주가가 무릎까지 왔다는 확신이 서기 이전까지는 낙폭과대 등 단기 틈새 테마 공략이 유효하다.바닥모를 추락 끝에 지난주 안정세를 찾은 미국 IT주 동향을 예의주시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동양증권 이문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달여 순환강세를 보인 제약·바이오,건설,네트워크 업종처럼 ‘낙폭과대 장기소외’ 테마가 먹히는 장세”라면서 “지난주 후반부터 뜨고 있는 IT관련 수출주를 주목하라.”고 말했다.현대투신증권 김성민 애널리스트는 게임관련 테마주를 추천했다.관련 종목은 한빛소프트,소프트맥스,액토즈소프트,타프시스템,엔씨소프트 등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재보선 분석·대선정국 전망/ “”한나라 승리 아닌 민주 패배””

    한나라당이 6·13지방선거에 이어 8·8 재·보궐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둔 가운데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지지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향후 대선 정국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앞으로 4개월여 남은 대통령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승자에 대한 견제 심리보다는,대세를 따라 투표하는 이른바 밴드왜건(Band Wagon) 효과를 톡톡히 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또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부패에 대한 민심의 이반 앞에서 이 후보의 병역비리의혹 제기는 상대적으로 약효가 떨어졌음을 이번 재보선 결과는 보여준다. 민주당이 앞으로도 병풍(兵風) 등 이른바 5대 의혹 제기를 계속하겠지만 선거전략 측면에서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승리라기보다는 민주당의 패배라고 봐야 한다.선거를 앞두고 신당 논의 등 당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다 젊은층의 투표율 저조,공천 반발에 따른 무소속 출마 등이 모두 민주당의 악재로 작용했다. 다시 말해 한나라당이나 이회창 후보가 절대적으로 좋아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의 내분과 국민의 정치 불신이 승패를 가름한 것이다. 이 후보가 정몽준(鄭夢準) 의원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추월을 당한 전날 SBS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 준다. 무소속인 정 의원 앞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에 이어 이회창 후보마저 흔들린 것이다.이는 정 의원의 지지가 월드컵성공개최 후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노 후보의 표뿐만 아니라 이 후보의 표도 일부가져갔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 후보는 병풍 때문에 노 후보와의 지지율을 좁히는 추격을 허용한 동시에 무언가참신한 걸 기대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놓고 정 의원과 부담스러운 경쟁을 하게 됐다.이 후보의 지지도가 정당 지지도보다 낮은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되는 것은 한나라당지지자라도 정 의원을 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테일러넬슨소프레스(TNS)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비록 오차범위 내에서지만 정 의원에게 밀린 것은 이 후보의 지지가 공고하지 못한 가운데 정 의원이 반사이익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기존 정당에 대한 염증이 정 의원에 대한 적극적 지지로 바뀌기 위해서는 앞으로 대선후보 토론회 등 거쳐야 할 검증 과정이 산적해 있다. 결국 대선정국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만약 반창(反昌)연대 후보가 등장한다면 가장 강력할 것이라는 진단이 있는가 하면 국민경선 후보를 뒤집는 식의 그런 시도가 명분이 없으므로 유권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움말 주신분 고려대 정외과 이내영(李來榮) 교수,목포대 정치학과 김영태(金榮泰) 교수,손혁재(孫赫載)한국정당정치연구소 부소장,TNS 박동현(朴東鉉) 차장 박정경기자 olive@
  • 8.8재보선/역대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대표성’ 위협받는 選良

    8·8 재·보선 투표율이 역대 재·보궐선거 사상 두번째로 낮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일 8·8 재·보선 투표 결과 전국 13개 지역구 전체 유권자수 198만 8017명 가운데 58만 7718명이 투표에 참여,29.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투표율이 3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65년 11월9일 실시된 제6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26.1%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북제주로 7만 4255명의 유권자 중 4만 2783명이 투표에 참여,57.6%의 투표율을 보였으며,경기 안성이 43.5%로 뒤를 이었다.30%를 넘은 지역은 경기 하남(36.3%),인천 서·강화을(34.0%),군산(33.2%),경기 광명(30.4%) 등 4곳에 불과했다.경남 마산 합포(29.6%)와 부산 부산진갑(29.1%),서울 종로(28.9%),금천(24.3%),영등포을(24.0%),광주 북갑(22.4%) 등 6곳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부산 해운대·기장갑으로 21만 7764명의 유권자중 4만 852명이 투표해 18.8%라는 역대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이는 역대 보궐선거 가운데가장 낮은 투표율로 기록된 지난 65년 재·보궐선거 서울 10지역구에서 민중당 홍영기(洪英基) 전 의원이 20.8%의 투표율로 당선됐을 때보다 무려 2%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이처럼 낮은 투표율에 대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무관심’으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휴가철과 수해 등 복합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이번 최악의 투표율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방증해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낮은 투표율은 90년대 중반 이후 두드러진 추세다.98년 4월 59.4%이던 투표율은 같은 해 7월 40.1%로 낮아진 뒤 36%(99년 3월),40%(99년 6월),41%(2001년 10월) 등 계속 40%대 안팎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만 지불하고 대표성이 떨어지는 의원을 뽑기보다 투표율을 높일 다각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아주대 김영래(金永來) 교수는 “재·보궐선거를 1년에 두 차례까지 실시하도록 돼 있는 현행 통합선거법을 개정,지방선거나 대선과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강조했다.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 교수는 “평일에 실시되는 재·보궐선거투표 마감 시간을 현재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나 자정까지 연장,직장인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 한나라당 압승과 정치권 할 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어온 8·8 재·보선의 투표율이 29·6%로 집계돼 지난 1965년 재·보선 이래 가장 저조했다.악천후에다 휴가철까지 겹치긴 했지만,유권자들의 정치불신과 혐오가 극에 달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5년 전인 97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병역면제 의혹이 망령처럼 되살아나면서 정치권에는 살벌한 언어폭력이 난무했다.어디에도 국민 대의기관으로서 민의를 살피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고,그 결과가 유권자들의 투표 불참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한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다퉈온 선거결과가 11석 대 2석이라는 한나라당 압승으로 나타난 만큼 정치권은 그 의미를 정국운영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무엇보다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의 ‘부패정권 심판론’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어 정부는 반부패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정치권도 관련법의 제·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특히 한나라당은 139석으로 국회 재적 과반수를 넘은 만큼 정국주도권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역으로 한나라당의 책임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해 새로운 정국운영 방식을 마련하지 않으면 화를 자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처지에서는 이번 참패로 노무현 후보의 위상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신당은 결국 한나라당의 대칭 정당이 될 수밖에 없어 나름대로 명분과 실질적인 비전을 갖춰 출범시켜야 할 것이다.몇몇 정치지도자들간의 밀실 정치흥정물이 되어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지난번 국민경선과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제 국회는 재·보선이 끝난 이상 그동안 미뤄온 민생현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특히 다시 지명될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 등 개점휴업중인 8월 임시국회를 어떻게든 생산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대선을 앞둔 정기국회는 새해예산을 처리하기도 벅찬 만큼 지금부터 민생 의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 [발언대] 벤처시장 이대로 둘건가

    벤처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벤처’라는 타이틀이 더이상 기업에 도움이 안되고,벤처캐피털의 잇단 업무포기가 있은 지도 오래다. 벤처산업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회수시장 문제다.자금을 풀고 투자를 독려하고 옥석을 가린다고 나서는 식의,한계가 입증된 대책은 반복하면서‘투자를 해서 투자금 이상의 회수가 가능해야 벤처산업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대책은 외면해왔다. 이것은 회수시장이 어느 한 정부부처의 독점으로 인식돼왔고 이곳에 대한개선 논의와 비판이 금기시돼왔기 때문이다.애초에 코스닥 시장은 수요자의 욕구(Needs)가 잘 받아들여지는 시장이란 목표로 출범했다.그러나 이 시장역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운용자가 편의로 운영하는 시장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보호예수(Lock-Up)다.이 제도가 벤처캐피털의 투자부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개선은 수년이 지나도 기대할 수 없다.벤처캐피털만 못팔게 해 놓으면 벤처기업의 주가가 보호될 수 있다는 식의 ‘거친 규제’가 벤처산업을 결정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데도 말이다.벤처캐피털에 주어진 몇가지 혜택이 그러한 규제를 하게 된 원인이라면,병역면제를 해준 태극전사에게 앞으로 너희들은 K-리그에서만 20년간 뛰라고 강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대주주의 소유주식비율 변동제한도 마찬가지다.일부 벤처기업 대주주가 일으킨 문제 때문에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는 모든 벤처기업이 최소 2년 이상신규투자를 공모형태로만 받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수요자를 생각하지 않는 규제다.이는 또 다른 편법을 부르고,이것은 다시 벤처산업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할지 모른다. 벤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회수시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회수시장의 운용체계,비전 등은 어느 일방의 독점일수 없고 수요자의 몫이기도 하다. 이부호 벤처캐피탈 협회 이사
  • “日총리 직선제 도입”총리자문기구 제의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총리를 선출하는 방식이 크게 바뀔 것 같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사적자문기구인 ‘총리 선거제를 생각하는 간담회’는 국민의 의사를 직접 반영하는 총리 선출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7일 고이즈미 총리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총리를 뽑는 ‘대통령형제’와 현행 의원내각제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열린 총리 선거제’ 두 가지를 제시했다.두 가지 방안 모두 헌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어서 향후전개될 논의가 주목된다. 보고서는 대통령형 총리제의 경우 미국 대통령 선거처럼 총리와 부총리를 러닝메이트로 국민이 직접 투표해 선출하게 되며, 선거는 중의원 선거와 동시에 실시한다.총리 임기는 4년으로 재선까지 허용된다.내각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총리,부총리와 각료는 국회의원 겸무를 인정하지 않는다.중의원은 3분의2의 찬성으로 총리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총리가 불신임되면 중의원도 해산,동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의원내각제형은 중의원 선거 때 각당이 총리 후보를 내걸고 선거를 치르게 된다.정당에 대해 국민 참가의 여지를 넓히는 방안을 의무화 하는 조항을 헌법에 넣게 된다.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한다. marry01@
  • 大生매각 탄력 받나, 서울은행 매각등 금융개혁 급류

    지난 3년여간 끌어온 대한생명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6일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에 사실상 매각됨에 따라 금융구조조정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대한생명 매각 작업을 서둔다는 방침이다.그러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의 민간위원장과 위원들이 대한생명 매각을 둘러싼 의견 충돌로 잇따라 사퇴하고 한화그룹 김승연(金升淵)회장이 최근 인수 포기를 시사한 대목은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협상 어디까지 왔나.= 한화컨소시엄은 가격을 포함한 최종 제시안을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넘긴 상태다. 한화 정이만(鄭二萬) 상무는 “전체 매각 가격만 결정되면 대한생명 지분 51%나 67% 등의 인수 문제는 큰 걸림돌이 안된다.”며 “예보에 최종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와 한화컨소시엄의 매각 가격차는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예보 관계자는 “한화컨소시엄과 막바지 가격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며 “정부안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어가격 때문에 판이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걸림돌은 불신(不信)= 매각의 최대 어려움은 민간위원과 정부,한화간 불신의 골이 깊다는 점이다.특히 민간위원들은 정부가 각본을 다 만든 상태에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자신들을 거수기 역할로 내몰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결국 공자위 민간위원 5명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이 물러나 공자위는 현재 사실상 제기능을 발휘하기가 어렵게 됐다. 한 민간위원은 “정부가 위원들을 이렇게 소외시킬 것이라면 위원회를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원칙도 없고 무조건 따라만 오라고 하는데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 ‘연내 마무리 짓는다.’= 정부는 서울은행이 사실상 매각됨에 따라 연말까지 대한생명을 처리,금융구조조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일단은 한화와 매각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결렬되면 그 후에 제3자 매각 등 다른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남북經協委·군사회담 20일께 열릴듯, 이산가족면회소 금강산설치 유력

    남북경제협력추진위와 군사당국자회담이 이르면 이달 20일을 전후해 열릴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오는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 7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경추위 등 각 분야별 회담 일정을 확정짓는 등 남북관계를 조기에 정상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6·15공동선언 정신과 4·5공동보도문에서 합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실천을 위한 구체적 일정을 내도록 할 것”이라면서 “현정부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성과라도 축적시켜야 한반도 화해·협력의 틀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경추위에는 경의선연결문제,임진강수방사업,임남댐 수자원 공유 등 각 현안들이 걸려있어 개최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북측이준비되는 대로 빨리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런 사업들은 비무장지대를 넘나드는 일이기 때문에 남북에서 군사적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경추위를 군사당국자회담과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등이 긍정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설치장소는 금강산이 유력시된다. 정부는 조만간 3당 대표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남북 실무접촉의 결과와 장관급회담의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남북장관급회담의 장소로는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또 14∼17일 100여명의 북측 참가단이 참가하는 8·15 민족통일대회의 장소는 서울 잠실 펜싱경기장,숙소는 워커힐 호텔로 잠정 결정됐다. 한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정 장관으로부터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결과를 보고 받고 “어떤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기보다는 이미 합의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조치를 강구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6·15공동선언 이후 잘 진행되다가 지난 1년반 동안 정체됨으로써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부터는 남북간에 합의된 것 가운데 가능한 것부터 이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부산 아시안게임 참관 가능성에 대해 “어떠한 얘기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인터넷으로 가족 건강관리 - 건강보험공단, 진료내역 통보 서비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 ‘인터넷 진료내역 통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병·의원이나 약국 등에서 진료 및 투약받은 최근 진료내역(3개월분)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만약 사실과 다를 경우 인터넷으로 신고한 뒤 처리결과까지 알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보험급여 적용일수가 365일로 제한됨에 따라 장기 질환자나 병·의원을 자주 이용하는 가족들의 진료일수를 안방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객이 늘고 있다.현재 128만명의 회원이 이 서비스를 애용하고 있다. 이용 가능한 업무는 ▲건강보험증 재발급 ▲보험료 과오납,환불신청 ▲보험료 고지서 재발급 ▲납입증명서 발급 ▲건강검진 신청 ▲보험부담금 보상·환급금 신청 ▲보험료 자동이체 신청 등이다. 신청방법은 홈페이지(www.e-health.or.kr)를 통해 가입신청-본인회원가입-약관확인-ID,비밀번호 작성 등의 순서로 하면 된다. 문의,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02)327-9674
  • 아르헨 “침대밑 280억弗 꺼내라”

    (멕시코시티 연합) “침대 속에 감춰둔 현금을 다 꺼내라.그러면 아르헨티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현금 보관을 선호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집집마다 침대 속에 감추어둔 현금은 얼마나 될까.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은 1일 각 가정에 숨겨진 금액이 무려 280억달러를 넘는다고 발표했다.대부분은 미 달러다. 이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정부의 예산과 비슷한 금액이다.4년째 경제난에 쪼들리는 아르헨티나의 현 외환보유고(70억달러 가량)의 4배에 달한다. 이밖에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해외은행에 예치한 금액도 29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2000년말보다 58억달러나 늘어난 것이다.INDEC는 또 브라질과 우루과이,미국,멕시코,유럽 등의 유명 휴양지에 투자 명목으로 사둔 아르헨티나인들의 부동산 가치만 62억달러에 달하며 외국 정부의 채권과 외국기업의 주식 보유에 따른 이자 및 투자소득도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아르헨 국민이 국내외에 보유한 외화는 855억달러에 달한다.아르헨의 총외채 175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이처럼 침대 밑에 현금을 보관해 두는 이유는 금융기관을 불신하기 때문이다.1970년대와 1980년대 말 두 차례나 혹독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행보다 ‘침대 매트리스 속’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1997년 경제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이 펼쳐졌던 한국에서와 같은 상황을 기대하겠지만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축구에 대해서는 열광하면서도 나라의 흥망은 자신의 관심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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