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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남한과 절대 통일 안 해!”…한국 정치권 반응 보니 [핫이슈]

    北 김정은 “남한과 절대 통일 안 해!”…한국 정치권 반응 보니 [핫이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사실상 대한민국과의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혀 한반도의 안보 위협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의 31일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 차 회의에서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이번 표명과 관련해 “불신과 대결만을 거듭해온 쓰라린 북남관계사를 냉철하게 분석한 데 입각하여 대남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한 데 대한 노선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남한은 민주‧보수 관계없이 북한 흡수통일 원한다” 김 위원장은 ‘1국가 2체제’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도 수정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역대 남조선의 위정자들이 들고나온 ‘대북정책’ ‘통일정책’들에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었으며 지금까지 괴뢰 정권이 10여 차례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이어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면서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대한민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는 의도는 변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이에 따라 대한민국과의 통일 논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선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의 통일 관련 발언, 의미심장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표명에 대해 동아시아 국제관계 위원회(East Asian International Relations CAUCUS)의 선임 연구원인 후치우핑 박사는 CNN에 “김 위원장의 최근 통일 관련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며, 남북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향후 한반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현재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금융지원을 가능하게 할 ‘선택된’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더 열중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미국과 한국 일본은 김 위원장의 전략적 활동에서 제외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 전문 싱크탱크 카네기차이나 연구위원이자 싱가포르 국립대의 자란 총 교수는 “김 위원장의 연설은 통일이 단기 또는 중기적 가능성이 아니라는 현실을 반영한다”면서 “문제는 해당 발언이 비통일 현상 유지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북한이 스스로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이도 아니면 남한의 도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인지의 여부”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자라면 북한이 방어 능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더라도 현 상태를 유지하고 무장 통일에 대한 의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후자라면 북한의 한국과 동북아와의 마찰과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남북 적대관계로 규정한 위험발상을 규탄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강력 규탄한다고 논평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어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대한민국과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악화일로에 처한 남북관계의 긴장을 한층 더 끌어 올렸다”면서 “김 위원장 발언은 평화를 지향하고 통일 당사자인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관계로 규정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핵무력 강화, 군사정찰 위성 추가 발사 등 도발까지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결국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겠다’는 위험한 카드를 서슴지 않고 드러낸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워 이념적 편향에 치우친 대북 정책만을 고수한 윤석열 정부도 상시화된 위기 국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전원회의 발언을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면서 “북한은 적대적 행태를 멈추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길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단독]“다른 건 못 해줘도 가족이 되어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위탁부모 170명의 이야기[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어른의 잘못으로 홀로 남겨진 아이는 갈 곳이 없다. 의사 표현은 물론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한 아이들은 그렇게 죄없이 세상의 냉대 속에 던져진다. 할아버지·할머니 등 친인척이 맡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아이들을 품는 위탁가정은 2022년 기준 974가구, 이들에게 맡겨진 아이는 1126명이다. 서울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170명의 위탁부모들은 그런데도 하나같이 “아이 덕분에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우리”라고 했다. #소망이도 이제 ‘꿈’이 생겼습니다 2013년 생후 14개월의 소망(12·가명)군을 마주한 박정자(60)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둘째 딸을 입양한 뒤 느꼈던 행복과 보람만큼 위탁부모로서의 역할도 해 보려 했지만 막상 아이를 맡으려니 망설여졌다. 소망이는 당시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기관에 있던 14명의 아이 중 아무도 원하지 않아 돌봐 줄 가정을 찾고 있던 마지막 남은 장애아동이었다. 하루 종일 빨아 손가락이 벌겋게 짓무르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소망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기둥에 묶여 있었다. 소망이는 태어나자마자 사회복지협회에 맡겨졌다. 지적 장애를 앓고 있던 소망이의 친모는 특별한 주거지 없이 지하철역과 공원 등 길에서 노숙 생활을 했다. 태어난 직후 돌봄을 받지 못한 소망이는 뇌전증을 얻게 됐다. 장애가 있다 보니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는 시설에만 있어야 했다. 박씨처럼 학대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전문 위탁부모의 수는 아주 적다. 2022년 기준 전체 9330명의 위탁아동 가운데 전문 위탁부모에게 맡겨지는 아동은 2.5%인 237명에 그친다. 학대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지만, 전문 위탁부모가 그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이도 있으신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시나요.” 소망이와 함께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던진 말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박씨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박씨는 “나이 많은 부모인 우리 집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그런 말을 듣는 게 화가 났다. 기어코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했다. 소망이가 두 돌쯤 되자 박씨는 서울 강남과 경기 안산 등 전국의 유명한 소아청소년과를 다니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언어치료, 그림치료, 놀이치료 등 소망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찾아갔다. 이런 노력에도 소망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유치원에 다닐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는 발달 지연 판정을 받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가족들의 꾸준한 돌봄 덕분일까.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소망이는 글씨도 쓰고, 구구단도 외운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디지만, 문제 행동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박씨에게 “경찰관이 되고 싶다”며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씨는 “다른 건 못 해 줘도, 돈은 부족해도 가족이 돼 줄 순 있다는 마음으로 소망이를 키웠다”며 “돌이켜 보면 오히려 치유받는 건 저와 가족들이었다. 이제 소망이가 잘 자라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제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 #우리 셋째는 ‘장애’가 있습니다 경남 지역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던 유제희(42)씨는 2년 전인 2021년 갑작스레 ‘위탁’을 맡아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학대 피해 아동을 맡을 수 있는 전문 위탁부모가 유씨를 포함해 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씨 품에 안긴 서희(3·가명)는 생후 8개월에 친모에게 학대당해 응급실로 실려 온 아이였다. 얼굴과 몸에 멍자국이 가득했던 서희는 뇌 일부가 손상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서희의 친모는 “부부싸움 도중 화가 나 (서희를) 때렸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서희의 이야기를 들은 유씨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와서 맡아 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하는데 어쩌겠어요. 9개월짜리 갓난아이가 그래도 누군가의 품에 있어야지.” 서희는 이제 40개월이 됐다. 친부모의 폭력에서 벗어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한창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서희는 여전히 목을 가누지 못한다. 눈도 보이지 않는다. 유씨는 “지금도 신생아 수준이다. 병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콧줄로 분유를 먹고 있었다”며 “뇌가 손상돼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 수술로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속상하기만 하다”고 했다. 그래도 서희는 이제 젖병으로 분유를 먹는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당연한 이 일이 서희에게는 아직 쉽지 않다. 한 시간 내내 젖병을 물리고 있어도 서희가 먹는 분유는 10㎖ 남짓. 사레가 들려 토하면 그걸 닦고 다시 젖병을 물려야 그 정도를 먹는다. 인터뷰하는 3시간 동안 유씨의 한 손에는 서희의 머리가, 또 다른 손에는 젖병이 들려 있었다. 유씨는 장애가 있는 서희를 키우는 고단함보다 불신의 눈초리와 주변의 시선이 더 힘들다고 했다. 서희를 데려온 2021년부터 지금까지 6개월마다 서희에게 쓴 물품 등은 영수증을 따로 모아 주민센터에 제출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서희를 키우지만 유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도 주차할 수 없다. 유씨 같은 위탁부모는 ‘부모’가 아닌 ‘동거인’으로 등록돼서다. 전문 위탁가정들이 일반·일시 위탁가정과 달리 월 100만원의 보호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이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실 가장 가슴 아픈 건 ‘얼마 받고 키우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예요. 월 100만원이라는 돈을 받아서 서희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사랑으로 하는 일이지 돈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요.” #우리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비혈연 위탁부모 170명이 참여한 실태조사에서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위 사람들이 가정위탁 제도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답한 위탁부모가 72.9%나 됐다. “평범한 가족”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유씨의 꿈은 여느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씨는 “서희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 크면서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서희가 아장아장 걸어오는 꿈을 꿀 때마다 언젠가는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위탁부모도 사람인 만큼 아이를 키우기까지 수백 번 고민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됐다”, “막상 아이를 마주하니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감정으로 사랑스러움(60.0%), 반가움(47.1%), 설렘(42.9%)만큼이나 안쓰러움(60.6%), 걱정(50.0%), 안타까움(34.7%)을 많이 꼽았다. 아이 부모의 사정이 나아지고 아이가 안정을 찾을 동안만이라도 잠시 가족이 돼 주려고 시작한 위탁이 친부모의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길어지면서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는 경우도 있다. 지환(17·가명)군은 갓 돌이 됐을 때인 2007년 주재옥(68)씨의 집으로 왔다. 지환군은 친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당시 지환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였던 주씨의 아내는 혼자가 된 지환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주씨는 “당시만 해도 정년을 8년 정도 앞두고 있었는데, 아내의 제안에도 처음엔 한 아이의 인생을 내가 책임질 수 있겠냐는 부정적 생각이 컸다”고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기엔 나이가 많은 50대 부모였지만 주씨는 지환군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환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는 자신이 위탁부모라는 것을 밝히는 편지를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담임 선생님에게 보냈다. 주씨는 “친부모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했다. 그래도 젊은 부모들보다는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걸 알게 된 지환군은 일주일을 내리 방 안에서 울기만 했다. 주씨가 지환군을 키우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때였다. “말주변이 없어 너는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고, 누구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며 위로했어요. 한참을 울던 지환이가 다행히도 스스로 극복해 줘서 고마웠어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지환군은 물리학과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주씨는 “성적이 우수해 장학금도 받고 있다”며 여느 부모와 다를 바 없이 아들 자랑에 진심이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가 바뀐다고 한다. 위탁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으로 사랑스러움(75.3%), 행복(71.2%), 고마움(62.9%), 기쁨(58.8%)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아이의 상태가 나아져서’, ‘아이에게 내가 더 사랑받고 있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서’ 위탁부모들은 행복하다고 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 때 ▲주변에서 잘 컸다고 칭찬할 때를 주로 꼽았다. #아이와 함께 가족을, 사랑을 배웁니다 “과학고를 나온 우리 셋째아들 민우가 이제 ‘화이트 해커’가 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송순향(63)씨도 삼수생인 막내아들 민우(20·가명)씨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송씨는 2003년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민우씨를 처음 만났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 만난 이들은 그렇게 20년을 함께했다. 민우씨는 이제 위탁아동이 아닌 어엿한 ‘자립준비청년’이 됐다. “무슨 덕을 보겠다고 남의 애를 키우냐.” “미친 짓이다. 당장 그만둬라.” 가정위탁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무했던 그 시절 민우씨를 키운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너도나도 송씨를 말렸다. 하지만 송씨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송씨는 민우씨가 가족 분위기를 더 화목하게 만든 ‘복덩이’라고 생각한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위탁부모들도 ‘이후의 삶의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위탁부모들은 “아이가 집으로 온 이후 기존의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모두 성장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웃음과 대화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했다. 가정위탁은 위탁아동에게 ‘가족’의 의미를 알려주지만, 아이를 맡는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그 의미를 다시 일깨워 준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일이 늘 행복하고 기쁜 일로만 가득하지는 않다. 송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로 민우씨가 사춘기를 맞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중학교 2학년 시절을 꼽았다. 이전부터 자신이 위탁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민우씨는 당시 “쓰레기 같은 집에서 태어난 쓰레기 인생,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기도 했다. 송씨는 “사실 그때는 죽도록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이만큼 크려고 성장통을 아주 호되게 앓은 것만 같다”며 “민우가 이렇게 견뎌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했다. 그 이후 민우씨는 송씨에게 종종 입양할 의향이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송씨는 그럴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는 좋지만 민우는 친부모님이 있잖아. 그분들에게서 아들을 뺏고 싶지 않아. 어른이 돼서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모여 사는 것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가족이 되자.” 원가정 복귀가 가정위탁의 목적인 만큼 위기에 놓인 아이를 잘 보듬은 뒤 자립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게 입양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게 송씨의 생각이다. 가정위탁 제도가 도입된 첫해부터 지금까지 제도의 역사와 함께한 송씨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위탁부모라는 게 사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할 것도 없어요. 다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 중 더 많은 아이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컸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제도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그게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이유예요.”
  • 김정은 “대한민국과 교전국 관계…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김정은 “대한민국과 교전국 관계…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간의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또 ‘강 대 강’ 대미·대남 노선을 천명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했다. 지난 7월 김여정 당 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칭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대남 인식에 ‘민족’ 대신 ‘국가 대 국가’ 관점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남북, 동족 아닌 두 교전국 관계”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지난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5일 차 회의 ‘결론’에서 “불신과 대결만을 거듭해온 쓰라린 북남관계사를 냉철하게 분석한 데 입각하여 대남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할 데 대한 노선이 제시되었다”고 31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남쪽을 향해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또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따라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인정하면서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2년 제8차 당대회 이후 공식활동이 없는 상태다. 남한 인사의 방북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도 국가 간 관계를 다루는 외무성을 통해 발표했다. ‘대미 전면승부’ 천명…“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 돌렸다. 그는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미·대적 투쟁 원칙을 일관하게 견지하고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정책을 실시해야 하겠다”며 강경한 대외정책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위태로운 안보환경을 시시각각으로 격화시키며 적대세력들이 감행하고 있는 대결적인 군사행위들을 면밀히 주목해보면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한반도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게 돌렸다. 그는 “올해에 들어와서도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反)공화국(북한) 대결책동은 여전히 악랄하게 감행됐으며 그 무모성과 도발성, 위험성은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놈들의 발악은 극한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정권 종말’까지 공개적으로 운운하면서 남조선 놈들과 반공화국 핵 대결강령인 이른바 ‘워싱턴 선언’을 조작(작성)하고 핵무기 사용의 공동계획 및 실행을 목적으로 한 ‘핵협의그룹’를 신설, 가동했으며 이를 도용해 공공연히 세계의 면전에서 우리에 대한 핵전쟁 흉계를 극구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남조선 놈들과 빈번히 모여앉아 장기적인 반공화국 공모 결탁을 약속하고 대응방안 논의와 3자 훈련의 연례화를 실시하는 등 우리의 그 무슨 ‘위협’에 대처한다는 당치않은 구실을 내걸고 3각 공조 체제 강화에 광분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 태도는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할 수 없고 위태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한반도 긴장 완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일 연합 훈련도 견제했다. 김 위원장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남반부(남한)에 초대형 전략핵잠수함이 40여년 만에 다시 들어왔으며 핵전략폭격기가 사상 최초로 착륙했는가 하면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타격집단(항모강습단)을 때 없이 들이미는 등 각종 미국 핵 전략 수단들의 연속적인 조선반도 지역 투입으로 남조선이 미국의 전방 군사기지, 핵 병기창으로 완전히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에 미 군부 깡패들이 일본, 남조선 놈들과 벌려놓은 합동군사연습의 횟수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배로 늘어난 사실을 통해서도 미국이 우리 공화국과의 군사 대결을 기어코 목적하고 그 준비에 더욱 발악적으로 몰두하고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전면 파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대한 책임도 남측에 돌렸다. 그는 “엄중한 정세는 우리 공화국으로 하여금 적들의 발악이 우심(심각)해질수록 그 어떤 형태의 도발과 행동도 일거에 억제할 수 있는 압도적인 전쟁 대응 능력과 철저하고도 완전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완벽하게 갖추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 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군사정찰위성 3개 추가 발사” 북한은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 내년에 군사정찰위성 3개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도 밝혔다. 우주과학기술 발전을 힘있게 추동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대책들이 강구됐다고도 통신은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이 내년에는 “선박공업부문에서 제2차 함선공업 혁명을 일으켜 해군의 수중 및 수상전력을 제고”해야 하며 “무인항공공업 부문과 탐지전자전 부문에서 현대전 특성에 맞게 각종 무인무장 장비들과 위력한 전자전 수단들을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23년 평가에서도 두 차례의 실패를 거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것을 가장 자부할 만한 성과로 꼽았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박정천·조춘룡·전현철을 정치국 위원 및 당 중앙위 비서로 뽑았다. 박정천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도 보선됐다. 아울러 리철만 당 중앙위 농업부 부장과 김명훈이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 지난 26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의 연말 전원회의는 30일 5일 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전원회의 결정서 채택에 앞서 이날에는 당 중앙위 제8기 제18차 정치국회의도 소집돼 회의 기간 논의된 의견을 검토하고 결정서 초안에 내용을 더했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연말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이 마지막 날 회의에서 발표하는 ‘결론’은 신년사를 갈음해 새해 첫날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돼 왔으나 올해는 회의가 30일 마무리되면서 하루 앞당겨 결론이 나왔다.
  •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시작’ 이정근, 징역 4년2개월 확정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시작’ 이정근, 징역 4년2개월 확정

    여러 청탁을 받고 10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발단이 됐다. 28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총장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인 징역 4년 2개월을 확정했다. 8억 9680여만원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업가 박모(62)씨에 각종 청탁을 받고 수 차례에 걸쳐 10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부총장은 박씨에게서 정부 에너지 기금 배정과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공공기관 납품, 한국남부발전 임직원 승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21대 총선 무렵인 2020년 2~4월 박씨에 3억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9억 8000여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2심에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형량을 높여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고, 알선수재 혐의 가운데 일부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항소심에서도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등 진지한 성찰이 없었다. 범행 횟수와 액수 등 죄질도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면서 공무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등 사회 일반의 신뢰를 저해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훼손해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고 판단했다.
  • [황성기의 오쿨루스] “한중일, 협력 정상화 의지 강해… 내년 상반기 정상회의 개최될 것”/논설위원

    [황성기의 오쿨루스] “한중일, 협력 정상화 의지 강해… 내년 상반기 정상회의 개최될 것”/논설위원

    한중일, 밀접한 생활·경제 공동체경쟁적 협력 관계 균형 추구해야협력 진전되면 정치·안보도 논의지난달 한중일 외교장관들 만나평화·경제·기후 등 6대 협력 추진미래세대 교류도 중점 사업 제안내년 ‘3국 협력체제’ 출범 25주년청년·민간·지방정부 교류 활성화3국 정상회의 정례화가 최대 목표 이희섭 한중일 협력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연내 성사되지 못한 한국·일본·중국의 3국 정상회의가 내년 상반기에는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27일 서울신문과 만나 “3국 정부 모두 정상회의를 재개해 협력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서 “3국 협력은 경쟁적 협력관계를 얼마나 균형 있게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11월 부산에서 한국, 일본, 중국 외교장관이 만나 3국 정상회의를 조율했지만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내년 초에 정상회의가 열리나. “한중이나 일중 등 양자 관계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런 양자관계를 넘어 3국 정부는 내년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상호 조율하면서, 성공적인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의장국인 한국과 일본은 정상회의 개최에 의욕적인 데 비해 중국이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3국 정부 모두 한일중 정상회의 재개를 통해 3국 협력을 조속히 정상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하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국 정상회의 재개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중국 측도 7월 초 TCS 주최 3국 협력 국제포럼(IFTC)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3국 협력의 중요성과 정상회의 재개 필요성을 역설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한덕수 총리와의 면담에서 적절한 시기의 3국 정상회의 개최를 환영한다고 했다. 중국의 3국 정상회의 재개 의지는 분명하다.” -한일중 정상이 만나 얘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을 텐데. “11월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인적 교류 ▲과학기술 및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개발 및 기후변화 ▲보건·고령화 ▲경제·통상 ▲평화·안보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3국 장관들은 인적교류 증진, 감염병 예방, 대기오염 대응, 지식재산권 분야 등 다양한 협력사업이 3국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하고 3국 정상회의 성과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동아시아 황사를 줄이기 위해 몽골 공동조사 및 사막화를 막는 조림 사업 등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장국의 박진 장관은 3국 간 협력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미래세대 교류를 중점 협력사업으로 추진해 보자고 제안했고 일본, 중국도 동의했다.” -경제문제에서는 한중, 일중의 이해가 일치하는 게 있지 않나. 공급망 문제라든가.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3국이 직면한 현실은 복잡해졌다. 그러나 서로 경쟁할 분야는 치열하게 선의의 경쟁을 하되 협력할 부분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3국 간 경제협력은 경쟁적 관계를 얼마나 균형 있게 추구하느냐가 관건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산업 분야 경쟁이 가속화되는 추세에 따라 3국 간에도 반도체는 물론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등 첨단 신산업 분야의 기술경쟁은 심화될 것이다. 하지만 기술표준이나 디지털통상 규범의 제정, 사이버 보안 협력은 모색해야 한다. 수소, 탄소포집저장 등 청정에너지 전환 산업의 해외투자, 기후변화의 기술적인 분야도 마찬가지다. 3국의 공통과제인 고령화와 그에 따른 실버·디지털·의료산업 등도 협력할 분야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경제성장을 이룬 3국은 자유무역체제 수호를 위해서도 힘을 합쳐야 한다.” -한반도 안정은 한일은 물론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과거 3국 정상회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떤 성과를 냈는가. “3국 협력 초기에는 민감한 정치·안보 분야의 논의를 배제하고 경제 문제에만 국한했다. 3국 협력이 진전되면서 정치·안보 분야까지 논의가 확장됐다. 정치체제와 이념의 차이로 냉전시대 대립했던 3국 정상들이 동북아의 정치·안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3국 정상이 모여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3국과 세계의 공동 이익이라는 점을 정상회의 결과 문서로서 천명해 온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한미일 공조가 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첨단기술 분야로 강화되면서 한일중 협력과 양립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미일 공조는 역내 평화에 긴요한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담보하는 안보공동체다. 한일중 협력은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북아 3국이 함께 생활하며 경제를 영위하는 생활·경제공동체라 할 수 있다. 미중 지정학적 경쟁 심화와 경제안보의 부상에 따라 경제와 안보가 융합되면서 상호 영향을 미치고는 있으나 한미일과 한중일 협력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필수불가결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바와 그로부터 얻는 국익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강하다. ‘서로 다름의 차이를 전제로 한 조화’를 의미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한중일 협력 사무국은 어떤 조직이고 무슨 일을 하나. “3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일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총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무역 총량의 20%를 점유하는 아시아의 중심축이자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지역이다. TCS는 동북아 3국이 역내 평화와 공동번영, 문화 창달이라는 비전과 목표 실현을 위해 3국 간 국제협정에 따라 2011년 9월 서울에 설립한 정부 간 상설 국제기구다. 지난 21일 ‘한중 경제 협력 및 발전과 세계화의 미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한일문화교류회의가 주최한 제16회 한중일 문화교류포럼이 10월 30일~11월 1일 열리는 등 3국 교류도 지원하고 있다. TCS 사무총장은 2년 단임제로 3국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2명의 사무차장, 그리고 3국의 정부 파견 직원과 각국에서 채용된 직원 등 총 35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됐으니 12년 됐다. TCS의 존재 의의라면. “한일중 협력은 냉전이 종식된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지역협력의 흐름에서 소외됐던 동북아에서도 지역협력 제도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3국 협력은 정부 간 협의체의 최정점에 있는 3국 정상회의와 3국 협력 제도화의 상징이자 실행기구인 한중일 협력 사무국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3국 협력이 시작된 이래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과 제도화의 진전을 이룬 것은 3국 정상의 정치적 합의와 결단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3국 협력의 명실상부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향후 TCS의 과제라면. “내년 4년여 만에 개최되는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3국 정상회의 정례화를 위한 모멘텀을 만드는 일이다. 동북아 3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세대 간 상호 이해와 소통·교류를 위해 대학생 교류사업인 ‘캠퍼스 아시아’ 프로젝트 확대, 문화·인적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는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 3국 지방정부 간 교류 확대 등과 같이 풀뿌리 민간교류 차원에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분야에 중점을 두고 3국 협력의 저변을 꾸준히 넓혀 나가고자 한다. 내년은 1999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에서 한일중 정상이 조찬 회동을 통해 3국 협력체제가 출범한 지 25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이다. TCS는 3국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대·심화하고 미래발전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내년을 ‘3국 협력 도약의 해’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3국 정부에 바람이 있다면. “한일중 협력은 종래 역사·영토 문제로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면 보복 수단으로 자원·무역을 무기화함으로써 경색이 장기화하는 소모적인 경험을 했다. 당장은 상대국에 일정한 타격을 줄 수 있었을지 모르나 결국 부메랑이 돼 모두 패자가 되고 말았다. 상호 불신은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으로 남는다. 이러한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희섭 사무총장은 1987년 외무부에 들어가 동북아1과장, 청와대 NSC 행정관, 국가안보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다. 해외에서는 주인도네시아 공사, 주일본 정무공사, 주후쿠오카 총영사로 일했으며 지난 9월 TCS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1962년생.
  • AI 가짜뉴스 쓰나미… 47國 선거판 흔든다

    AI 가짜뉴스 쓰나미… 47國 선거판 흔든다

    韓·美·유럽 등서 국가 단위 선거몇 초면 가짜 음성·영상 등 생산 각국 규제·단속 기술 등 미비 미 대선과 한국 총선 등 전 세계 47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2024년을 목전에 두고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악용한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현실로 닥쳤다. 가짜 영상·음성을 단 몇 초 만에 만들어 내는 AI 딥페이크 기술이 한층 정교해지면서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선동, 조작하는 허위 정보가 판을 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명백한 가짜는 물론 사실과 주장의 경계가 모호한 선전 선동에도 딥페이크가 동원되면 민주주의의 설 자리가 더 위태로워진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내년에 있을 대선이 딥페이크가 본격 동원되는 사상 최초의 선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를 제어할 안전장치가 전보다 약해졌거나 정부 차원의 규제가 아직 미진한 탓에 가짜뉴스의 급속한 확산이 선거판을 뒤흔들 위험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딥페이크가 선거와 정치판을 뒤흔드는 사례는 널렸다. 양측 진영이 대립하고 선거전이 치열할수록 딥페이크 활용은 잦아진다.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는 지난 5월 30여초짜리 선거 광고를 공개하면서 중무장한 채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순찰하는 미군, 남부 국경을 점령한 이민자들, 대만을 폭격한 중국 전투기 등의 이미지를 담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어나는 디스토피아를 나타낸 것인데, AI가 만든 가짜 이미지였다. 지난 9월 총선을 치른 슬로바키아에서는 친미 성향의 야당 대표인 미할 시메츠카의 “우리 당이 선거에 이기려면 (소외 계층인) 로마족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음성 파일이 파장을 불렀다. 이 역시 가짜였다.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했지만 투표 이틀 전에 나온 터라 선거에 영향을 미쳐 친러시아 성향 야당의 승리를 견인했다고 프랑스24 등은 전했다. 슬로바키아는 친러 선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거짓 정보, 반이민을 부추기는 혐오 콘텐츠 등 허위 정보로도 선거가 얼룩졌다. 미중 대리전 격인 대선(2024년 1월 13일)을 앞둔 대만에서는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중국명 더우인)에서 독립 성향 민진당 후보를 겨냥한 가짜 정보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만의 의무 군복무 기간이 내년부터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나는데, 이를 두고 “대만 청년들은 군 복무 연장에 항의하고 전쟁을 반대하나 민진당이 청년들을 ‘대만 독립’의 사료로 삼고 있다”는 중국 측 주장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격인 대만 국가안전국에 따르면 지난해 1400개였던 가짜 정보가 올해는 최소 1800개로 늘어났다. 이들 가짜 정보는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유통됐다. 미국에서도 사법 재판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되는 가짜 영상이 출현했다. AI 전문가인 워싱턴대 오런 에치오니 명예교수는 “(고령인) 대선 후보 바이든 대통령이 병원에 실려 가는 모습도 나올 수 있다”면서 “내 예상이 틀리면 좋겠지만, 재료는 널려 있고 나는 정말 겁이 난다”며 가짜 정보 홍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규제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가짜뉴스 감시정책이 전반적으로 후퇴했고 AI 기술이 가장 앞선 미국에서도 아직 각 주에 단속을 맡기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옛 트위터(X)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콘텐츠 감시 인력을 대규모 해고하고 차단됐던 음모론·극단주의자들의 계정은 ‘표현의 자유’를 들어 복원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와 유튜브 역시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였다. 기술·미디어 분야 비영리 단체 ‘프리프레스’는 X와 메타, 유튜브에서 혐오 콘텐츠, 허위 정보와 관련해 미디어 보호 정책을 없앤 사례는 총 17개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가짜 정보를 걸러 내겠다면서 적용한 수단은 AI 라벨링 정책으로 제작자가 AI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정도다. 미국은 연방 의회와 연방 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AI 생성 기술 규제 조치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은 확정된 게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연방 상원에 민주·공화당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법안에서는 “패러디, 풍자를 제외하고 연방 후보와 관련된 기만적인 딥페이크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텍사스, 워싱턴주 등이 정치 광고의 딥페이크를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영리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에 따르면 일리노이, 뉴저지, 뉴욕주 등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발의됐다. 미시간주의 경우 지난달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가 ‘선거 전 90일 이내 AI로 생성된 딥페이크 사용을 금지하고 정치 광고가 AI를 사용해 제작됐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를 위반하면 초범은 최대 93일 징역형, 최대 1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한다. 언론과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은 나라일수록 대중들에게 침투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딥페이크가 활개 칠 가능성이 높다. 허위 정보를 추적하는 초당파적 단체 ‘민주주의 안전 연합’의 브렛 셰퍼 선임 연구원은 “민주주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선거 정보를 신뢰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작동을 멈추게 된다. 인구의 상당수가 영향을 받는다면, 2021년 1·6 미 의회 난입 사태는 워밍업처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대한민국 학교는 지금 전쟁 중?

    대한민국 학교는 지금 전쟁 중?

    “단순히 입시 경쟁이나 신자유주의의 폐해만으로 공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 한국 교육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해석할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문화이론 전문 계간지 ‘문화/과학’ 겨울호(116호)는 ‘학교 전쟁’이라는 특집으로 한국 교육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와 구조적 한계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6편의 글을 실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학교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라는 글에서 오늘날 학교는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ISA)로도 수준 미달이라고 진단한다. ISA는 제도권 교육을 충실히 수행하면 계급 상승과 경제적 보상에 이르며 자신을 지나온 길을 쫓는 이를 돕는다는 일종의 기회와 인연의 선순환 공동체라는 환상이다. 정부 교육정책은 기술 맹신에 사로잡혀 인공지능(AI), 융합, 통섭, 디지털 같은 단어만 되풀이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임 교수는 우리 사회의 먼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은 사회를 목표로 누구와도 함께 공부할 줄 아는 어른이 되도록 돕는 학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런가 하면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인간무늬연구소 대표인 김환희는 ‘5·31 교육체제를 애도한다’라는 글에서 서이초 사건 양상을 검토하고 5·31 교육체제의 실패를 지적한다. 5·31 교육체제는 1995년 김영삼 정권의 5·31 교육개혁안으로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학교가 생겨나고 교원 평가가 도입되며 공교육이 시장주의 교육체제로 전환된 것을 말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나 교육감 선거제가 도입되며 상명하달식 권위적 관료주의 시스템이 변화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서이초 사건의 비극을 불러들인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서이초 사건의 핵심은 만연한 소비자주의와 피해자주의, 교사의 안전 책임 과중, 갈등 중재 리더십의 부재 등 구조적 모순에 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이라는 법률화된 불신을 개정하고 교권, 노동권, 인권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면서 “근본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을 공공재로 전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일 경희대 교수는 “왜곡된 소비자 정체성이 투사된 일부 학생과 학부모의 무리한 요구는 월권이라는 점에서 권리의 과잉 또는 과잉 권리”라고 비판했다. 강정석 편집위원은 ‘한국 교육의 이중사회 재/생산’이라는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교육 불평등으로 양극화된 이중사회를 재생산하는지 분석하고 맹렬히 비판하고 있다. 강 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수능 킬러문항이 사교육 카르텔을 형성한다며 기회균등 정책의 적폐로 지목했다”라면서 “하지만 이 역시 상위계층의 특권화와 하위계층의 경쟁 심화를 동반하는 교육격차 영구화에 일조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들은 “역대 정부에서 교육정책의 기본 전제였던 능력주의적 교육 평등관이 한국 교육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면서 “시장만능주의와 기술 맹신에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교육 환경 변화를 위해서는 시민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미래 가치와 철학, 약자를 배려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 [사설] ‘고인 물’ 선관위가 자초한 총선 수동 개표

    [사설] ‘고인 물’ 선관위가 자초한 총선 수동 개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총선부터 전자개표를 한 투표지를 사람이 한 장씩 손으로 확인하는 ‘전수 수(手)개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개표 절차에선 투표용지를 전자개표기(투표지 분류기)로 분류한 뒤 심사 계수기로 셀 때 개표 사무원이 눈으로 투표지 정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새로 도입되는 방안은 전자개표기로 분류된 투표지를 심사 계수기에 넣기 전에 개표 사무원이 손으로 한 차례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하는 것이다. 개표 과정의 신뢰성을 높여 부정선거 의혹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검토는 국민의힘 공정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현행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에 대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특위는 지난 10월 국가정보원의 선관위 투개표 해킹 위험성 지적을 계기로 발족했다. 국정원 보안점검 결과 유권자 명부가 탈취·조작될 수 있을 만큼 보안 관리가 취약하고 개표 결과마저 조작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2020년 21대 총선 때 일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치인과 보수단체가 투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이후 부정선거 의혹은 선거 때마다 불거지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무효표를 유효표로 분류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부정선거라고 믿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 수개표로 회귀하는 건 기가 막힐 일이다. 인력과 시간 등 기존 절차에 비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도 크다. 하지만 이런 웃지 못할 코미디를 초래한 책임은 ‘소쿠리 투표’ 소동 등 선거 부실 관리로 불신을 쌓은 선관위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60년 감시와 견제의 사각지대에서 ‘고인 물’이 된 선관위로 인해 선거 개표 과정이 과거로 역행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 이낙연·정세균 “세 총리 회동에 공감”… 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도

    이낙연·정세균 “세 총리 회동에 공감”… 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 혁신 비명(비이재명)계 ‘원칙과상식’의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 총선 예비후보 검증에서 친명(친이재명)계만 우대한다며 불거진 ‘공천 잡음’ 등으로 ‘친명 대 반명’ 균열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세균·이낙연·김부겸 등 문재인 정부의 ‘세 총리’가 해법을 찾기 위한 회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불협화음을 부추긴다고 평가받는 ‘관망’을 끝내고 단합을 위한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는 26일 1시간 동안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 전 대표 측은 이후 공지에서 “두 사람은 국가와 민주당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가와 민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세 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 비공개로 만나 ‘원칙과상식’의 이탈 가능성, ‘이낙연 신당’ 등 당내 분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누고 당내 통합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가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의 회동에 이어 28일 정 전 총리와 만날 예정이어서, 세 총리 회동은 이 대표의 입장을 청취한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경남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을 각각 찾아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전직 세 총리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통합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칙과상식’이 주장하는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대위 구성’ 대신 세 총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하는 우회 전략을 이 대표가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대표가 지난 20일 회동에서 김 전 총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에 보고된 바는 없지만 원래 공동선대위원장은 총리 등 당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맡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통합 선대위는 맹탕이자 이낙연을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음모가 작동하지 않는 당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 측도 “공천은 당의 중요한 기능인데, 공정 공천에 대한 불신이 당내에 팽배하다. 또 부적절하고 거친 언행들이 당에 큰 상처를 주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을 쇄신하고 통합하기 위해 구체적 행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쇄신이 없다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실무 준비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세 총리 회동에 대해 “의미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임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공천 불복을 선언하며 이날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이낙연·정세균 “3총리 회동에 공감”…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도

    이낙연·정세균 “3총리 회동에 공감”…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 혁신 비명(비이재명)계 ‘원칙과상식’의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 총선 예비후보 검증에서 친명(친이재명)계만 우대한다며 불거진 ‘공천 잡음’ 등으로 ‘친명 대 반명’ 균열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세균·이낙연·김부겸 등 문재인 정부의 ‘세 총리’가 해법을 찾기 위한 회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대표가 불협화음을 부추긴다고 평가받는 ‘관망’을 끝내고 단합을 위한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는 26일 1시간 동안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 전 대표 측은 이후 공지에서 “두 사람은 국가와 민주당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가와 민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포함한 세 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 비공개로 만나 ‘원칙과상식’의 이탈 가능성, ‘이낙연 신당’ 등 당내 분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뜻을 나누고 당내 통합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가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의 회동에 이어 28일 정 전 총리와 만날 예정이어서, 세 총리 회동은 이 대표의 입장을 청취한 뒤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경남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을 각각 찾아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할 계획이다.민주당에서는 전직 세 총리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통합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칙과상식’이 주장하는 ‘이 대표 사퇴 및 통합 비대위 구성’ 대신 세 총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하는 우회 전략을 이 대표가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대표가 지난 20일 회동에서 김 전 총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에 보고된 바는 없지만 원래 공동선대위원장은 총리 등 당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맡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통합 선대위는 맹탕이자, 이낙연을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음모가 작동하지 않는 당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 측도 “공천은 당의 중요한 기능인데, 공정 공천에 대한 불신이 당내에 팽배하다. 또 부적절하고 거친 언행들이 당에 큰 상처를 주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을 쇄신하고 통합하기 위해 구체적 행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쇄신이 없다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재단 서울 강북지회 출범식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실무 준비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세 총리 회동에 대해 “의미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적절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모임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통보받은 최성 전 고양시장은 공천 불복을 선언하며 이날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장예찬 “이준석은 인성파탄난 정치인…붙잡아도 청년 민심 못 모아”

    장예찬 “이준석은 인성파탄난 정치인…붙잡아도 청년 민심 못 모아”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26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그동안 보여준 언행으로 인해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특집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서 “식당에서 옆자리에 소리를 지른다든가, 생방송 중에 아버지뻘 정치인에게 비속어를 쓴다든가 하는 인성파탄적 면모를 보여준 정치인을 붙잡고 말고를 갖고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계산”이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이 언급한 이 전 대표의 설화는 지난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고성을 주고 받은 사건을 말한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이 자신을 언급하는 대화가 들리자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안 의원도 이 전 대표에 “모두가 이준석을 싫어한다”며 맞받았다. 이후 이 전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밥이 넘어가냐. 이 XX가”라고 욕설을 했다가 안 의원에게 공식 사과했다. 장 최고위원은 “기본적으로 정치는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를 지켜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어느 정치인이 이 전 대표를 편하게 만나겠나”라며 “수 틀리면 또 방송 나와서 나이와 상관없이 ‘이 XX가’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준석 신당에 누가 함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생각이 다르고 싸울 때도 있는데 그래도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이 전 대표는 그 선이 없는 분이라는 게 최근 언행으로 다 드러났다”며 “신당 같이 하다가 언제 어디서 ‘이XX’ 소리 들을지 모르는데 어느 정치인이 선뜻 그 신당에 욕 먹으러 합류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586 운동권 다음 세대 대표주자”라며 “세대 교체뿐 아니라 정치개혁 과제를 많이 던져서 국회와 정치를 불신하는 우리 국민들에 시원함을 선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정신건강리포트’ 시의적절한 기획… 정부 발표는 심층보도 늘려야

    ‘정신건강리포트’ 시의적절한 기획… 정부 발표는 심층보도 늘려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0일 제169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허진재(한국갤럽 이사)·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국내 정신질환자의 실태를 분석하고 사회적 편견 해소와 적절한 지원을 촉구한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기획 등이 시의적절하고 완성도가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기자들이 주축이 된 내부 필진 칼럼도 전문성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순히 정부 발표를 옮겨 적는 것이 아닌 해설과 분석을 곁들인 심층보도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허진재 ‘대한민국 정신건강리포트-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시리즈를 의미 있게 잘 봤다. 그중에서도 4일자 지면에 실린 정신질환 치료의 양극화를 다뤘던 기사가 인상 깊었다. 결론은 사는 곳과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현상 전달뿐 아니라 대안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적절히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며칠 뒤 윤석열 대통령도 자살률을 낮추겠다고 말하는 등 시의적절했던 기획이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이야기만 수년째 들어왔는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전국 시군구의 인구 10만명당 정신의료기관 수를 통계낸 그래픽도 눈에 잘 들어왔다. 다만 시리즈 마지막에 의료진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단 20명으로 통계를 낸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20명이라면 정량조사가 아니라 인터뷰나 정성조사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6일자 사진으로 뚫린 신한 ‘얼굴 인증 ATM’ 기사는 기자의 호기심과 정성이 들어가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차장급 기자를 전후로 한 일선 기자들의 칼럼이 늘어난 것이 서울신문의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독자들도 뉴스 이면의 모습을 보는 데 도움이 되고 회사 차원에서도 기자들이 자꾸 글을 쓰며 역량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마음건강’ 시리즈 좋게 봤다. 우리나라 지도를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것이 특히 눈에 띄는 역작이었다. 주제를 추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거제와 군산 산업단지의 실직자 정신건강 우려를 지적하는 등 깊이 있는 내공이 느껴졌다. 비판적인 접근 없이 사안을 단순전달식으로 보도한 기사들은 아쉬웠다. 예컨대 19일자 1면에 실린 ‘인구절벽 89곳, 최대 144억 수혈한다’는 기사는 우리나라가 매년 저출생 예산으로 몇조원씩 쓰고 있는데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89개 지역에 연간 144억원을 준다고 이 문제가 정말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지, 스트레이트로 사안을 전달했으면 관련 기사로라도 깊이 있게 짚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12일자 층간소음 기사도 보도자료 내용으로 거의 구성된 느낌이었다. 또 최근 인공지능(AI)이 화두인데, 세계 최초 AI 규제법을 만든 유럽연합(EU)에 대해 보도하고 20일자에 AI 관련 좌담회를 진행하는 등 산발적으로만 다루고 자체 분석기사가 없어 안타까웠다. 하나의 주제로 모아 심층적으로 다뤘으면 한다. 정일권 ‘마음건강 시리즈’는 최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을 때 언론에서 다뤄주고 정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기자들의 칼럼이나 취재 후기 중 좋은 글이 많았다.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말하듯 쓰는 칼럼의 문체가 쉽게 읽힌다고 생각한다. 칼럼을 쓸 때는 기자가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아는 전문성이 느껴졌고, 명확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해하기도 쉬웠다. 지속적으로 외부 칼럼보다는 이런 내부 필진을 활용하는 게 서울신문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12일자 신문에 정치부 이민영 기자가 쓴 ‘세종로의 아침-소소위 단상’은 문제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서울신문뿐 아니라 국내 언론사 고질적 문제가 정치 보도에서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 정치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경향이 있다. 또 편향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적이 나온다’, ‘평가가 나온다’라는 등의 표현을 관행적으로 쓰는데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기사도 아쉬웠다. 예컨대 11일자 ‘수능 1등급 97% 휩쓴 이과’와 같은 기사는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수능 응시생 3198명의 성적을 토대로 수학 응시자 44만 3090명의 성적을 추정한 결과”라고 통계를 인용하면서 이들 중 인문계 비율이 얼마였는지를 언급하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졌다. 김재희 법조, 젠더 관련 기사를 주로 살폈다. 6일자 8면에 실린 법관기피제도 관련 보도는 7년 새 2배로 폭증한 기피신청 접수 건수 통계로 분석한 시도는 좋았으나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낸 것이 아쉬웠다. 법관선발제도 변경으로 일정 기간의 변호사 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명되는 상황에서, 변호사 생활 동안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피와 제척 건수가 늘어난 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마찬가지로 14일자 1면과 8면에 실린 ‘직장 비리 신고했더니… 괴롭힘 가해자가 됐다’ 기사는 사례를 중심으로 보도한 점은 좋았으나, 이미 공익신고자를 보호하는 제도나 법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다루지 않아 자칫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공익신고를 기피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됐다. 13일자 6면 기사 ‘부모 이혼으로 출국, 학대에… 숫자도 알 수 없는 사라진 아이들’은 그동안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불법미취학아동을 아동 복리 문제와 연관 지은 시도가 의미 있었다. ‘마음건강’ 시리즈는 어젠다 세팅부터 키핑까지 충실했던 좋은 기획이었으나 뒷심이 부족했던 것은 다소 아쉬웠다. 이재현 ‘마음건강’ 시리즈는 시의성도 좋았고 노고가 많이 들어간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그래픽을 적절히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아쉬운 점은 우울증 환자 중 2030 여성이 많다고 언급했으나 정작 심층 인터뷰는 중년 남녀를 위주로 이뤄진 것이 의아했다. 8일자 6면에 실린 ‘3년간 65명 어린 생명 잃었다 오후 2~6시 등하굣길 교통사고 최다’ 기사는 해외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가 높다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면서 통계 제시에만 그쳤고, 부제에 ‘횡단보도 건너는 저학년 주의’라고 들어가면서 마치 운전자와 아이들에게 알아서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상을 줬다. 단순히 현상 제시에 그치지 않고 어떤 점이 미비한지 다뤘어야 하지 않았을까. 5일자 1·2면에 걸쳐 실린 ‘여성·전문성 키운 2기 내각’ 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와 이어지는 박스 기사까지 깔끔한 정리가 보기 좋았다. 김영석 요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홍콩 ELS 문제 등 연일 중대한 경제 문제가 보도되고 있지만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독자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이 문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같은 맥락으로 얼마 전 폐막한 COP28도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용어 사용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다 결국 ‘퇴출’이라는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문제인데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 퇴출이라는 용어가 빠진 의미가 무엇이고, 세계의 기후변화 협약의 분위기가 어떻고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심층적으로 다뤄 주면 좋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전자기펄스(ENP)탄 위협도 모든 게 전자동화돼 있는 우리 사회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미국의 핵우산이 유일한 방법일지 심도 있게 다뤄 주면 어떨까 싶다. 또 아쉬운 것은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보도였다. 우리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짚어 보는 기사들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심층 기획 시리즈 가운데 좋은 기사들이 많았다. 서울신문의 위상을 높여 줬다고 생각한다.
  • “러시아제 안 써” 아르메니아, 무기 도입 경로 변경 나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러시아제 안 써” 아르메니아, 무기 도입 경로 변경 나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아제르바이잔과 전쟁을 벌였지만 패한 아르메니아가 무기 도입선(경로) 변경에 나서고 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모두 옛소련 국가였지만, 아제르바이잔은 천연가스 수출에 힘입어 이스라엘, 튀르키예 등에서 무기를 들여왔지만, 아르메니아는 오랫동안 러시아제 무기에 의존해 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아르메니아가 도입한 군사 장비의 94%가 러시아에서 도입한 것이었다. 이 시기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에서 S-300 대공방어 미사일, 9K720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 SU-30 전투기 등 50억 달러 규모의 장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2020년 벌어진 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에게 대패했는데, 이 당시 아르메니아 총리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은 불발되고, 러시아제 전자전 장비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러시아제 무기에 대해 큰 불신을 나타냈다. 전쟁 이후 무기 도입선 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인도가 중심에 있다.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20년 3월, 아르메니아는 인도와 스와스(Swathi) 대포병 레이더 4대를 4000만 달러(약 521억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와시 대포병 레이더는 포탄은 최대 30㎞, 비유도 로켓은 최대 40㎞까지 탐지할 수 있는 이동식 대포병 레이더다. 전쟁 이후, 무기 도입선 변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22년 11월, 인도 매체들은 인도 기업 바라트 포지가 아르메니아와 MArG 155 차륜형 자주포를 수출하는 1억5500만 달러(약 2019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9월에는 피나카(Pinaka) 다연장 로켓, 대전차로켓 그리고 각종 탄약 구매를 위한 2억4500만 달러(약 3192억원) 계약을 체결했고, 2023년 11월에는 MArG 155 차륜형 자주포와 ATAGS 155㎜ 견인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12월에는 인도에서 아카시(Akash)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15개 도입에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인도 외에도 프랑스에서도 바스티온 4x4 병력수송차, 그라운드 마스터 200 레이더 3대, 미스트랄 단거리 방공 시스템, 야간 투시경 등을 도입했고, 중국에서 WM-80 다연장로켓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메니아의 무기 도입선 다변화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당시 러시아가 역할을 못했고,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무력한 모습을 보인 것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아르메니아는 2023년 11월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옛소련권 안보협의체인 CSTO 회의에도 불참했다. CSTO는 2002년 결성되었지만, 최근 아르메니아가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는 경제적으로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자국 내에 러시아군도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무기 도입선 변경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잃은 러시아제 무기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고 이를 노린 다른 국가들의 판매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산타 진짜 있죠?…8살부터 의심 ‘○○ 폭로’가 결정적”

    “산타 진짜 있죠?…8살부터 의심 ‘○○ 폭로’가 결정적”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8세가 되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 중 일부는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전해 들으면 잠시지만 슬픔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산타의 존재에 대해 논리적인 질문을 한다면 “넌 어떻게 생각하니?” 같은 가벼운 질문을 하며 토론해 보라고 조언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인 캔디스 밀스가 산타를 믿지 않는 6~15세 48명과 그들의 부모 중 44명, 성인 383명을 인터뷰한 결과 아이들 대부분은 8살 무렵에 산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일부는 3~4세에 이미 ‘산타는 없다’고 확신했지만, 일부는 15~16세까지도 산타의 존재를 믿었다. 산타를 믿지 않게 되는 원인은 다양했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친구의 폭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밀스 교수는 “아이들은 ‘산타가 어떻게 하룻밤 새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논리적 추론에 따라 의심을 품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그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산타는 진짜가 아니다’고 말하는 학교 친구”라고 말했다 산타가 없다는 말에 넘어간 아이들 3명 중 1명은 실제로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이런 감정은 보통 가볍고 오래 지속되지 않았지만, 성인 10명 중 1명은 지속해 슬픔을 느꼈고 부모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의 거짓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밀스 교수는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인정하고 명절 전통에 산타가 있는 이유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행복감이나 안도감을 느꼈다는 답변도 있었다. 밀스 교수는 “그들은 어떤 수수께끼를 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밀스 교수는 부모가 만약 자녀로부터 ‘산타가 어떻게 좁은 굴뚝으로 들어가나요?’, ‘굴뚝이 없는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나요?’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흥미로운 질문이구나” 정도로 반문하면서 아이와 가볍게 토론해보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산타를 계속 믿고 싶어서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질문을 자세히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산타가 진짜 있나요?’라고 직접적으로 질문할 경우에는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반문하면서 아이가 어느 정도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흥미롭게도 조사 대상자 대부분 자기 경험과 상관없이 산타 전통을 자녀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 대만 무관세 스톱, ‘틱톡’으로 청년 갈라치기… 中, 선거 개입 노골화

    대만 무관세 스톱, ‘틱톡’으로 청년 갈라치기… 中, 선거 개입 노골화

    中, 프로필렌 등 12개 혜택 중단1위 후보 라이칭더 “선거에 영향”“민진당 집권 땐 전쟁” 영상 유포이장 등에 ‘본토 관광’까지 제공친중 허우유이, 오차범위 접전 중국이 친미 성향에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12년 집권을 막겠다며 노골적으로 대만 총통선거(대선)에 개입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21일 내년부터 대만산 12개 품목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관세가 새로 부과되는 대상은 프로필렌, 부타디엔, 이소프렌, 파라자일렌, 염화비닐, 도데실벤젠 등 화학 품목이다. 양안(중국과 대만)은 2010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하고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했는데 이 중 일부를 중단했다. 관세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대만이 중국 본토 제품의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대만이 중국산 2000여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하자 중국 상무부는 이 사안이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애초 지난 10월 12일까지 조사를 마치기로 했다가 “상황이 복잡하다”면서 내년 1월 12일로 조사 기한을 연장했다. 대만 대선 하루 전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다 돌연 이보다 한 달 가까이 빠른 지난 15일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결국 이날 무관세 혜택 중단까지 나오자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대만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대만 당국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리정훙 전국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장은 “관세가 인상되면 대만 제품의 경쟁력이 하락해 한국과 일본 등이 이를 틈타 시장을 빼앗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경제 보복 외에도 젊은이들에게 “민진당이 집권하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틱톡’ 동영상을 유포하거나 이장 등 지방정부 관리에게 ‘본토 VIP 관광’을 제공하는 등 강온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대만 언론인 타이베이타임스는 중국이 자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대만 젊은이들에게 “민진당에 투표하면 전쟁으로 이어지고 젊은이들은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유권자를 표적으로 삼은 이 동영상의 목적은 대만 정부와 군대에 대한 불신을 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9일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공중 풍선을 탐지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라고 밝혔다. 또 선거를 앞두고 대만인들이 중국 지방정부의 후원으로 본토 관광을 다녀오는 일이 성행하자 대만 검찰은 이들을 ‘반침투법’ 위반으로 조사하고 있다. 대만은 2000년 중국의 선거 개입과 내정간섭을 방지하는 ‘반침투법’을 제정해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1000만 대만달러(약 4억원)의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했다.현재 대선 후보 간 지지율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인다.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가장 최근에 한 여론조사(14~15·18일, 20세 이상 1201명)를 보면 라이 후보가 35.0% 지지율로, 친중 후보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31.7%)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8% 포인트) 내에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다른 조사에서는 동률이 나오기도 해 양측 모두 당선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대만 대선 노골적 개입하는 中…‘틱톡’으로 젊은층 갈라치고 경제보복

    대만 대선 노골적 개입하는 中…‘틱톡’으로 젊은층 갈라치고 경제보복

    대만의 새로운 총통(대통령)을 뽑는 대선을 3주 정도 앞두고 중국의 강온 양면 전략을 통한 선거 개입이 거세지고 있다. 대만은 친미,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8년 집권을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여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해 민진당이 12년간 집권하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21일 내년 1월 1일부터 대만산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관세 감면 중단 대상은 프로필렌, 부타디엔, 이소프렌, 파라자일렌, 염화비닐, 도데실벤젠 등 화학 품목이다. 양안(중국과 대만)이 2010년 체결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적용하던 무관세 혜택을 중단하고, 세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관세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대만이 중국 본토 제품들의 수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한 데 따른 것”이라며 “대만이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 철회 등 효과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5일 “대만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가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경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상무부는 지난 4월 중국산 2000여 품목에 대한 대만의 수입 금지 조치가 무역 장벽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는 원래 지난 10월 12일까지 조사를 마치기로 했다가 “사건이 복잡하다”며 마감 시한을 대만 대선 하루 전인 내년 1월 12일까지 연장했으나 돌연 조사 결과를 지난 15일 앞당겨 내놓았다. 상무부 조사 결과를 놓고 중국이 무역 규제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결국 이날 무관세 혜택 중단 조치가 나왔다. 라이 후보는 “대만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대만 당국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리정훙 전국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장은 “양안의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고, 대만의 부품이 중국으로 먼저 수출돼 현지 조립이 끝나면 다시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매우 완벽하고 성숙한 산업망이 운영되고 있다”며 “관세가 인상되면 대만 제품의 경쟁력이 하락해 한국과 일본 등이 이를 틈타 시장을 빼앗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한편 중국은 자국산 동영상 플랫폼 ‘틱톡’(중국명 더우인)을 통해 대만 젊은이들에게 “민진당에 투표하면 전쟁으로 이어지고, 젊은이들은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란 내용의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타이베이 타임스는 전했다. 대만의 젊은 유권자를 표적으로 삼은 이 동영상의 목적은 대만 정부와 군대에 대한 불신을 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타이베이 출신 주민 41명이 중국 본토를 여행했다는 혐의로 대만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최근 정상적인 교류와 관련하여 민진당의 심문, 협박, 방해를 받았다”고 비난했다. 또 대만 지역 이장들이 관광이나 교류를 위해 중국 본토에 오는 것이 흔한 일이었지만 민진당은 이를 빌미로 친중 성격의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을 공격한다고도 했다. 최근 선거를 앞두고 대만 지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중국 본토 VIP 관광’을 시켜주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2000년 중국의 선거 개입과 내정간섭 등을 방지하는 ‘반 침투법’을 제정해 ‘해외 적대세력’의 지시나 자금 원조를 배경으로 정치 헌금, 선거 활동, ‘가짜 뉴스’ 퍼뜨리기 등의 행위를 한 정치사범에 대해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1000만 타이완달러(약 3억80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했다.
  • 檢 ‘입시비리·감찰무마’ 조국 2심도 징역 5년 구형

    檢 ‘입시비리·감찰무마’ 조국 2심도 징역 5년 구형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김우수·김진하·이인수)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200만원을 선고하고 600만원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자녀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해 “각 학교 입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도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에서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선 “국기 문란 행위이자 대통령 핵심 참모로 배신 행위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공직자, 교수로서 자식들의 (인턴) 증명서가 문제 된 점 깊이 사과한다”면서도 “제가 몰랐던 걸 알았다고 할 수 없다. 이 점 살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8일 선고를 예정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2019년 12월 자녀들의 입시 비리 혐의와 딸 조민씨의 장학금 부정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 1월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해 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3일 입시 비리, 딸 장학금 부정 수수 혐의와 감찰 무마 일부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6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 현직 치과의사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마… 멀쩡한 치아 뽑는 풍조”

    현직 치과의사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마… 멀쩡한 치아 뽑는 풍조”

    현직 치과의사가 치과업계에서 횡횡하는 내부적 상황에 대해 폭로했다. 개인병원 은퇴 후 2022년부터 건강검진 치과의로 일하고 있는 김광수씨는 최근 신간 ‘임플란트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통해 싸고 우수한 재질의 충치 원료인 아말감이 사라지고, 금·인레이와 임플란트가 만연한 치과업계의 현실을 개탄한다. 그는 “오늘날 일부 타락하고 상업화되고 과잉 진료가 판치는 치과계에 경종을 울리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도 떳떳하게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플란트의 가장 큰 장점은 결손치의 경우 그것을 수복하는데 옆 치아를 깎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릴 수 있는 멀쩡한 치아도 나쁜 충치로 치부돼 쉽게 뽑아 버리는 풍조가 생겨났다. 저자는 “내가 다른 치과의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영업 비밀’을 누설(폭로)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치아와 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더는 모든 치과의사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사태까지 가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래전 치과대학에 다닐 때 한 교수가 “치과대학에 너무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걱정이다.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얘기했다. 이를 뒤늦게 깨달았다는 저자는, 수재는 돈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며 학교에서 1등 하는 학생이 치과대학에 들어가지 말 것도 당부했다.저자는 책에서 단순히 치과계의 과잉 진료와 상업화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치과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과 치료에 대한 정보와 올바른 치료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치과 의료 제도와 치과의 인력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가 늘리려는 의과대 입학생의 대부분을 공공병원 의사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출산인구가 줄고 초고령사회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대학을 국가가 싼값에 인수해 공공 의과대학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비싼 치과 치료가 훌륭한 치료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치아 건강을 위해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도 쉽게 설명한다.
  • SNS 개인 기부 잘 따져야…연말 훈훈한 분위기 편승한 ‘불투명 모금’ 조심하세요[취중생]

    SNS 개인 기부 잘 따져야…연말 훈훈한 분위기 편승한 ‘불투명 모금’ 조심하세요[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억울한 상황에 부닥친 업체를 좋은 마음에 도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기당한 기분이네요.” 직장인 김가영(25)씨는 지난달 겪은 사건을 계기로 모금에 관한 생각을 바꾸게 됐습니다. 김씨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 업체에게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수출해야 할 제품 4만개를 폐기 처분할 위기에 놓인 한 업체의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이 업체를 돕자는 게시글을 보고, 제품 구매에 동참했지만, 곧 손해를 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게시글 작성자는 제품 정상가가 4만 5300원인데 3만 2000원에 배송비 없이 판매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니 온라인에서 동일 제품의 최저가는 2만 6860원이었습니다. 김씨는 “돌이켜보면 개인 계좌로 이체해야 하도록 하기도 했고 찜찜한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모금이나 후원은 되도록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서울신문은 해당 업체에 모금액이 얼마나 모였는지와 향후 사용처에 관해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연말은 모금, 후원. 기부가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최근에는 모금과 후원의 방식이 다양화되고 개인 기부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서도 많은 모금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후원 계좌가 누군가의 SNS 계정에 올라오면 또 다른 이용자가 퍼뜨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훈훈한 분위기에 편승해 사용처를 알 수 없는 후원 등 검증되지 않은 모금 행위도 종종 눈에 띕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을 보면, 1000만원 이상 금액을 모금할 경우 모집·사용계획서 작성해 관할 등록청에 등록해야 하고 10억원 이상은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 차원의 소액 기부나 모금을 주도하는 SNS 계정들은 법망을 피해 가기도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모금액이 목적 이외에 사용됐다고 보면 사기 행위가 될 수 있지만, 소액인 경우에는 기부한 사람이 직접 수사를 요구하지 않는 이상 먼저 나서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기와 다름없는 모금 행위는 개인 기부자들의 분노를 유발합니다. SNS를 통해 선의를 가지고 기부한 이들이 피해를 봤던 ‘택배견 경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분리불안이 있던 유기견 ‘경태’를 입양한 다음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유명해진 전직 택배기사 김모(34)씨는 “경태의 병원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챘습니다. 결국 김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기부금품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씨는 지난 9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김씨의 여자친구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올해 연말에는 기부자들이 분노하거나 뒤통수를 맞는 그런 사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늘어나는 개인 기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이고, 사기 사건으로 불신이 커지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기부의 손길이 끊길 수 있으니까요.
  •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황비웅의 열린 시선] “탈원전, 에너지 다변화 원칙 어겼다… 野,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안 돼”/논설위원

    내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미 법정 처리 시한(2일)과 정기국회 종료일(9일)을 넘긴 예산안 협상은 여전히 교착 국면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자력발전 관련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주도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4500억원가량 늘린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여야가 협상 중이지만 원전 예산이 다시 증액되지 않으면 정부의 원자력 생태계 복원 노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제36대 한국원자력학회장에 취임한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앞장서 알려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국인데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원칙을 어겼다”면서 “원전 건설을 중지해 일종의 생태계 붕괴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정 교수를 한국프레스센터 9층 서울신문 라운지에서 만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최근 민주당의 원전 예산 삭감 사태의 문제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에너지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사회적 비용 최소화 두 가지다. 이를 위해 에너지 믹스(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을 빼고 재생에너지를 넣은 것으로 수단과 목적이 바뀐 함량 미달의 정책이다. 에너지원의 다변화라는 중요한 원칙을 어긴 것이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이 낳은 부작용에는 무엇이 있나. “문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사항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과 공무원의 기능이 없어져 버렸다. 문재인 정부에선 원자력과 석탄 대신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을 했는데 에너지 정책이 가스에 의존하게 되면 취약한 정책으로 간다. LNG 마켓은 섬나라처럼 고립된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특별한 곳에서만 거래하는 시장이라서 굉장히 작다.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에는 LNG값이 굉장히 쌌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원자력 가격은 떨어졌지만 LNG 가격은 두 배로 올랐다. LNG는 폭등과 폭락이 굉장히 심한데 이게 에너지 정책의 기능부전을 가져온 거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가 붕괴됐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값싸게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했는데 적기에 지었고 예산도 초과하지 않았다. 최근에 지은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공사기간을 맞춘 건 우리나라가 UAE에 지은 바라카 원전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신한울 3·4호기가 건설 중지된 상태로 5년이 지나갔다. 그러면 원전에 납품하는 부품회사가 업종 전환을 하거나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부품 중에서 미국에서 인증(라이선스)을 받아야 하는 품목들이 있는데 매년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라이선스를 포기해 버린다. 이게 일종의 생태계 붕괴다. 원자력을 100년 산업이라고 하는데 시스템이 중지됐다가 다시 가는 상황에서 어떤 문제들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안 들어오게 되는 것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율을 30% 이상 확대하는 등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원자력 발전 비율 30%는 기후변화와 관계없이 언제나 넘어야 된다. 그건 굉장히 안전한 공약이었다고 볼 수 있다. LNG는 가격의 등락이 너무 빠르고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게 되면 주파수나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50% 이상이 원자력 발전이어야 된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에서 2030년까지 해외에 원전 10기를 팔겠다는 계획이 가능할까. “지금 어떻게 보면 앓아누웠던 환자에게 퇴원시켜 줄 테니 수출해 오라는 것과 똑같다. 원전 생태계는 되살아나고 있는 중이지만 5년 동안 신나게 얻어터진 산업한테 수출해 오라고 하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주문을 정부가 하고 있는 거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나온 물량 몇 개에 승부를 거는 것보다는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한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국가들이 속속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건 아닌가. “원자력발전소는 도입된 지 60년이 되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다. 그런데 그걸 못 받아들이고 위험하다고 여겨서 탈원전을 선언하는 건 일종의 정치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원자력은 완벽한 에너지인데, 공격할 부분은 안전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 대표적으로 최악의 원전사고라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보면 1~4호기 중 4호기에서 사고가 났고 1·3호기는 사고 이후에도 그대로 운전했다. 직원들 수천 명이 들어가서 운전도 하고 정비도 했다는 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방사능으로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라 쓰나미 때문에 죽었다. 몇 가지 잘못된 팩트로 원전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한 거다.” -국회 얘기로 넘어가 보자. 민주당이 정부의 내년도 원전 생태계 복원 예산 1814억원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일었는데. “정부에서 원전 생태계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를 위해 예산을 잡아 놨는데 그걸 전액 삭감했다는 건 생태계 복원을 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도 영향이 있을 거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은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 예산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에 만들어진 것이다. 집권당이 아니라고 지워 버리는 게 말이 되나. 전기요금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고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텐데 거대 야당이 그렇게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경쟁이 뜨겁다. SMR의 미래는. “SMR이 대형 원전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앞으로 가야 될 길이다. SMR이 가격이 비싸다고 폄하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석탄이나 LNG, 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소보다 여전히 싸다.” -한빛, 한울, 고리 등 다수 원전에서 10년 안에 핵폐기물 저장량이 포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오해가 많다. 핵연료 위로 10m 정도를 물로 채우면 그 위 지상에선 일상복을 입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래된 것은 미국처럼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하는 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관리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그런데 인간의 관리 능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영구처분시설을 만들어서 관리를 안 해도 되는 상태로 가겠다는 거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다. 법의 취지와 문제점은 뭔가. “이 법안의 취지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분명하게 알려 국민들에게 정부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보여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의 법안 가운데는 건식저장시설을 어느 정도 지은 뒤에는 짓지 말자는 독소조항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져 원전 가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업계를 대표해 하고 싶은 말씀은. “원자력계가 굉장히 힘들다. 탈원전 정책 이후로 정신적 후유증이 있다. 다음 대통령이 또 탈원전하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원자력계로 잘 오지 않는다. 다른 과학 분야는 자기 것만 잘하면 되는데 원자력계는 국민 설득도 해야 하기 때문에 불안이 있다. 정부와 국민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전문가에 대한 불신도 차차 해소됐으면 한다.” ■ 정범진 학회장은 ▲1965년생 서울 ▲한성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석·박사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사무관 ▲제주대 에너지공학과 부교수 ▲지식경제부 전력수급계획 수립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정책자문위원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자력단 단장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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