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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적 판단도 존중해야 ‘님비’ 해결 실마리 풀려

    우리 사회에서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핵폐기물처리장,쓰레기매립장 등의 건설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으로 인해 주민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이 야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분권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이러한 양상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전망 또한 없는 게 현실이다.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진단과 해결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지역이기주의의 발생은 근대 이후 우리 사회가 경험한 공동체의식,그리고 정치권력의 통제방식 변화 등에 의해 기인한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한국의 공동체의식은 가문·혈연·문벌·학연에서부터 지역 및 민족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와 속성을 지닌다. 이러한 공동체의식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우리사회의 전통적 공동체의식은 지역자치권의 확대로 인해 지역주민,지역단체의 손익계산을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이뤄지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한 감이 없지 않다.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이익적 요구에 따라 상호 불신과 대립이 생겨나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상호 의사소통망과 갈등조정시스템이 미비하였다.그렇다고 해서 지역이기주의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공공,공리라는 명분으로 소수와 지역이 무조건 희생되는 것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지역과 주민의 이기적 주장과 판단,그리고 응집된 힘을 지역의 개혁과 혁신 쪽으로 물꼬를 터가는 지혜가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기적 판단을 일단 존중하고,‘자!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님비현상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다.따라서 해결 또한 이해관계의 조정을 통해 모색되어야 한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주로 야기되는 님비현상은 이해관계의 조정보다는 찬성과 반대,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적 구조에 근거한 명분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다. 님비현상의 해결을 위해서는 성숙한 대화기법과 협상기법이 잘 작동하는 사회시스템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국에는 협상문화가 없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갈등조정에 익숙하지 않다. 문명사적 전환이라고 불릴 만큼 오늘날의 사회시스템은 사회구성요소들을 마치 거미줄처럼 연결시키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질서는 급격하게 해체되고 집단적인 사고와 가치보다는 개인주의적 사고와 가치가 더 비중 있게 다뤄지도록 하고 있다.한편으로는 사회의 이질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구성원간의 이해갈등도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 일방적인 명령이나 규제 혹은 일원적 가치구조로는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협상문화가 사회시스템 곳곳에 스며들고 정착되어 다양한 이해와 가치를 용해시킬 수 있는 협상지향적 시민사회로 혁신되어야 할 것이다. 우동기 영남대 교수 행정학˝
  • [발언대] 음식물 중금속 대책 세워야/김희연 식약청 식품오염물질과장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식품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식품 안전성에 대한 불신은 국민의 올바른 식생활에 혼란과 혼돈을 가져다준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오염물질은 토양·공기는 물론 물고기·곡식·가축 등 자연계에 다양하게 존재한다.공장과 자동차에서 내뿜는 오염물질도 농·축·수산물에 유입되어 결국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독성 화학물질은 신체의 중요 장기에 영향을 미쳐 암이나 선천기형,뇌 손상 등의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중금속,환경오염 물질,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독소들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의 오염정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오염물질의 위해도를 평가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금속은 화학적으로 비중 4.0이상의 무거운 금속(납·수은·카드뮴 등)으로 생물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체내에서 대사되지 않고 축적되므로 국가가 규제치를 정하여 관리한다.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오염물질에 대한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조리된 상태의 음식에서 섭취되는 중금속 양에 대한 총 식이조사를 해왔다.우리나라도 1988∼1999년 식품을 통한 중금속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납·카드뮴 등의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허용량의 30%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못 된다.중금속 잔류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조사·정책 등을 범정부적이고 종합적인 체계를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수행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우선 국가는 식품중 중금속 함량을 줄이는 종합적인 방안을 개발하고,국민들은 오염으로부터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희연 식약청 식품오염물질과장˝
  • [사설] 北·美 핵동결·보상 주고 받아야

    이틀 뒤로 다가온 제2차 6자회담은 북핵을 평화적으로 푸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이번 회담은 부시 미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열리는 마지막 회담일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참가 6개국은 이번에 적어도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강의 밑그림을 그려야 앞으로 미 대선일정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대화와 협상을 탄력있게 끌어나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회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북·미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미국은 북한이 핵 개발 야욕을 끝내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고,북한은 미국이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결국 이같은 북·미간 불신의 간극을 좁히는 게 문제 해결의 열쇠이며,바로 우리 정부나 중국 등 관련국들이 해야 할 과제이다. 어찌보면 북한 핵문제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고 할 수 있다.북한이 모든 핵을 폐기하고,미국이 북한에 정치적·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면 되는 것이다.‘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되돌이킬 수 없는’ 모든 북한 핵의 폐기는 모두가 인정하는 목표임에 틀림없다.문제는 이를 위해 적절한 절차와 과정,그리고 북한에 대해 적정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미국이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하고,폐기하라고 요구함으로써 2차 회담의 전도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물론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북한이 폐기해야 할 모든 핵 프로그램에 포함되어야 한다.하지만 고농축 우라늄 문제 역시 6자회담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되어야지,결코 6자회담의 판을 깨는 빌미가 되어서는 안된다.˝
  • [씨줄날줄] 향토장학금/김인철 논설위원

    편지가 거의 유일한 통신수단이던 시절 객지에서 공부하던 자식들은 겉봉에 본가입납(本家入納)이라고 쓴 편지를 고향에 부쳤다.‘부모님 전상서‘로 시작된 편지는 어김없이 ‘다름이 아니옵고’로 이어졌고,마지막에 한 구절 용건을 적었다.한마디로 돈이 떨어졌으니 ‘향토장학금’을 보내달라는 것이다.배고프고 가난하던 그 시절 부모님들은 비록 시래기죽을 끓일망정 교육비만큼은 아끼지 않았다.재산목록 1호인 소를 팔고,그도 모자라면 밭도 논도 팔아 자식들 뒷바라지를 했다.이래서 소무덤이란 뜻의 우골탑(牛骨塔)은 대학의 다른 이름이었고,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우리의 높은 교육열은 바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향토장학금은 이렇듯 자식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부모의 땀과 눈물,그 자체였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희정씨가 지난 19일 왜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정치인 안희정에게 주는 ‘향토장학금’ 정도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안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나의 동업자이자 동지였다.”고 말한 바 있는,한때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을 꿈꾸던 386 정치인이다.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정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그가 기업인들에게서 받은 거액의 돈을 눈물의 향토장학금에 비유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무신경한건가,아니면 도덕적 불감증이 극에 달한 결과인가.속담에 상인들은 ‘오리(五厘)를 보고 십리 길을 간다.’고 한다.돈에 관한 장사꾼의 집념을 비유한 말이다.그런 장사꾼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거액을 뿌린다니 소도 웃을 말이 아닌가.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국내 정치에 대한 신뢰도는 4.7%에 불과하다.또 다른 조사에서 일반 국민들은 부패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분야로 정치를 꼽았다.이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불신이 얼마나 뿌리깊은 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그런 정치인들이 기업인들로부터 대가를 요구받지 않고 선의로 거액을 받았다고 정녕 주장한다면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정치인들이여,과연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느냐고.맹자가 말한다.‘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옳음의 시작이다(羞惡之心 義之端也).’ 무릇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여.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깨우친 뒤 국민 앞에 나서기 바란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
  • 대중의 미망과 광기/찰스 매케이 지음

    인류 역사상 가장 두드러진 집단 광기의 사례는 단연 마녀사냥이다.14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마녀사냥은 유럽 전역을 광기로 몰아넣었다.교황 인노젠티우스 8세는 1488년 칙령을 내려 유럽인 모두 사탄의 위협을 받는 지상의 교회를 구하는 데 나설 것을 촉구했다.교회는 마녀 색출을 담당하는 심문관을 임명하고 그들에게 기소와 처벌의 권한을 줬다.마녀를 색출해 화형시키는 것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악마와 한밤중에 만났는가.” “브로켄 산에서 열리는 마녀의 안식일에 참여했는가.”“친한 악령이 있는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번개를 내리칠 수 있는가.” “사탄과 성관계를 맺었는가.” 심문관들은 터무니없는 질문을 해댔고 온갖 고문을 통해 자백을 강요했다.마녀로 판명되면 곧 사형이 집행됐다.독일의 많은 도시에선 매년 평균 600명이 마녀재판을 받고 처형됐다.일요일을 빼면 하루 두 명씩 죽은 셈이다.사람들은 모든 불행을 마녀 탓으로 돌렸다.폭풍이 불어 외양간이 부서져도,흉작이 들어도,가족이나 소가 죽어도 마녀의 소행으로 몰아붙였다. ‘대중의 미망과 광기’(찰스 매케이 지음,이윤섭 옮김,창해 펴냄)는 바로 이와 같은 대중의 집단적 광기를 다룬 책이다.스코틀랜드 출신의 계몽주의자인 저자는 19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일어난 수많은 대중 광기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한다.유럽 대륙에 전염병처럼 번진 마녀사냥을 비롯해 프랑스의 ‘미시시피 계획’,야만적인 십자군,지식인들을 망친 연금술,하찮은 일을 명예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살인을 합법화한 결투의 관습,예수의 발톱과 성모 마리아의 젖 같은 희한한 물건을 거금을 주고 사게 만든 유물수집 열풍 등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금열은 대중을 광기로 몰아넣었다.1717∼172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미시시피 계획’은 인간의 탐욕이 빚은 집단 광기의 생생한 예다.사건은 존 로라는 이름의 한 스코틀랜드 금융가가 통화 부족으로 허덕이는 프랑스 정부에 지폐 발행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은행이 발행한 지폐는 대중의 신뢰를 얻었고 현물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이에 고무된 존은 프랑스 식민지인 미시시피 강 유역의 무역독점권을 갖는 회사를 세우자고 제안했다.그러자 투기심리가 프랑스 국민들을 사로잡았다.몇 시간 만에 미시시피 주식은 20%까지 올랐다.아침에 가난했던 사람이 저녁엔 부자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미시시피 주가가 오를수록 지폐 발행은 늘어갔고 그만큼 거품 붕괴의 위험도 높아졌다.주가에 대한 불신은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지폐를 금화·은화 등 정화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폭증했다.파리 시민들은 은행으로 몰려들었고 압사자가 속출했다.살해 위협에 시달리던 존은 결국 무일푼으로 프랑스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책은 이와 함께 금융 투기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국의 남해(南海)회사 거품사건과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소동에 대해서도 다룬다.무모한 열정과 빗나간 욕망의 역사는 오늘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허황된 연금술의 꿈에 사로잡힌 그 옛날 대중의 모습은 곧 지금 우리의 자화상이다.인간은 과연 얼마만큼이나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존재인가.1841년 첫 판이 나온 이 책이 아직도 ‘고전’ 대접을 받으며 읽히는 이유는 역사의 죄악을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믿음 때문인지도 모른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인도·파키스탄 평화협상 ‘로드맵’ 합의

    |이슬라마바드 연합|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분쟁 종식과 핵무기,테러 등 수십년간에 걸친 양국간의 적대와 불신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리아즈 코카르 파키스탄 외무차관은 파키스탄측 관할 카슈미르 내의 한 산장에서 열린 샤샨크 인도 외무차관과의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양국간 평화협상을 위한 기본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코카르 차관은 “이번 회담은 협상의 수순을 밟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코카르 차관은 일련의 실무급 회담이 4월의 인도 총선이 끝나면서 시작될 것이며 이어 8월에는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평화협상 로드맵을 최종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이날 카슈미르 분쟁 종식을 위한 양국간 협상이 5월에 시작된다고 밝혔다.일부 전문가들은 4월에 인도 총선이 예정돼 있어 가까운 시일 안에 평화협상의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단하고 있으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의 승리가 점쳐지고 무샤라프 대통령이 카슈미르 분쟁의 종식 의사를 천명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 [조류독감 2개월-나주를 가다] 박양기 사육농 대책위원장

    “사육농가는 지난해 4월 이후 회사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이혼하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전기도 끊기는 등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400여 농가로 구성된 오리와 닭 사육농가 대책위원장 박양기(46·전남 나주시 동강면 양지리)씨는 “다시 공장이 돌아가고 있으나 사육농가들은 굶어 죽게 생겼다.”며 “밖에서 보는 것과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못 받은 사육 수수료(80억∼100억원) 규모조차 회사에서 자료를 내주지 않아 파악이 안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지난 1월20일 이후 대화가 단절되면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현 경영진이 물러나야만 대화가 된다.”고 전제를 단 뒤 “이들과 수십차례 만나 약속한 것중 단 한 가지도 지켜진 게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박 위원장은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 화의개시에 이어 오는 4월쯤 있을 화의인가에는 절대 반대한다.차라리 회사가 파산될망정 화의는 안 된다.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막겠다.”고 물리력을 동원할 의지를 밝혔다. 또 “병아리 1만마리를 기르면 한달에 사료비 등 500만∼600만원이 들어가는데 법원 결정대로 매월 몇십만원 받아서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화의는 기업주만 살리는 길이며,사육농가들은 현 경영진이 물러나고 대리관리인이 들어서는 법정관리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21일 나주시청 앞에서 채권자 생존권 투쟁 집회를 열고 4월19일 채권자 집회에서도 법정관리를 촉구할 것임을 강조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 성급한 경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박모(14·중2)군이 19일 혐의를 벗고 귀가함에 따라 이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미궁에 빠질 처지에 놓였다.경찰은 당초 초등생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던 박군이 “경찰이 ‘형(21)의 운동화 문양이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찍힌 신발자국과 비슷하다.’며 형을 의심하는 것 같아 형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데다 물증이 없어 박군을 이날 석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군이 진술을 번복하는데다 기존 진술도 신빙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박군을 일단 용의선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따라서 판단력과 의지가 약한 10대 소년의 말만 믿고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하고 언론에 발표까지 한 것은 경찰의 사건해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각에서는 강압수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그동안 면식범에 의한 단독살인으로 보고 피해 학생들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한때 “초등생들이 승용차로 납치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40대,살해현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움막에 거주하던 60대 등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모두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이 가운데 40대는 목격진술이 거짓인데다 살해된 윤군 등의 인상착의와 옷차림 등을 너무 정확하게 기억해 졸지에 ‘목격자’에서 ‘피의자’가 됐으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숙한 경찰수사 이처럼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피살현장에 범인 윤곽을 추정할 만한 증거물이 없고,신빙성 있는 목격자나 제보마저 드물기 때문이다.사건이 겨울철 늦은 밤 한산한 주택가 골목길과 야산에서 발생해 믿을 만한 목격자가 “윤군 등이 가톨릭대 앞에서 30대 남자를 따라갔다.”고 진술한 친구(11) 한 명밖에 없어 수사진의 애를 태우고 있다.경찰은 현장에서 모발 24점과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있는 운동화문양 등을 채취했으나 이것들은 범인 검거 후 동일인 여부를 밝히는데 참고가 되는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뚜렷한 증거도 없이 중 2학년생의 진술을 근거로 유력한 용의자로 분류한 것도 성급했다는 지적이다.165㎝의 키인 박군이 150㎝인 초등생 2명을 한꺼번에 살해하기가 어려운데도 경찰은 박군을 이틀째 조사하며 긴급체포까지 해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인권침해를 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 [사교육비 경감대책] 2·17대책 쟁점·과제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학교 밖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공교육의 틀 안에서 최대한 학생 및 학부모들의 사교육 욕구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다.‘싼 값’으로 사교육을 대체하기 위한 의도도 들어 있다.어떤 효과를 발휘할지는 실제 시행에 들어가봐야 하겠지만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망라돼 있다.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이번 대책은 사교육에 억눌려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초·중·고교의 교육,특히 대학입시에 끌려다니는 고교 교육에 사교육의 기능까지 흡수,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우선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과외를 학교나 TV,인터넷으로 수용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수능시험 성적을 높이기 위한 국·영·수 위주의 교과목에 대한 과외뿐만 아니라 예·체능 중심의 특기적성교육,맞벌이 부부가 탁아 목적까지 겸해 자녀를 학원에 맡기는 수요까지 공교육이 맡게 된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학부모·교원 등 교육주체간의 합의와 동의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나아가 엄청난 예산의 투입이 필요한 만큼 부처간 긴밀한 협조도 필수적이다. ●시행상의 문제점과 과제 실현가능성에 비중을 뒀다지만 대책안에는 해소돼야 할 민감한 사안들이 산재,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마찰과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교원 다면평가제의 경우,교장·교감·교사에다 학부모까지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교원단체와 교사들이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학부모들은 찬성하는 경향이 짙다.교사들은 대학의 ‘강의평가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또 누적 평가결과에서’교수·학습 지도력 부족 교원’으로 낙인찍힐 경우,‘퇴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결국 교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잣대의 마련이 필요하다. 영어와 수학에서 우선 실시할 수준별 이동식 수업을 위해서는 학력수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가 절대적이다.과목별·수준별 수업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우열반’ 편성과는 다르지만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교사들의 납득할 만한 기준도 뒤따라야 한다. ●특목고 불리해질 듯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특목고에 대한 교육부의 개선 의지는 강하다.일단 과학고에 비해 외국어고가 주대상이다.설립 허가권을 가진 시·도 교육감이 적극적으로 개입,입시 위주의 교과 개설도 규제토록 했다.파행 운영 때에는 지정 취소라는 초강수까지 들고 나왔다.동일계열 진학 때만 가산점 등의 특혜를 주되 의대 등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는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대학에 권장했다.결과적으로 현행 대입에서 실질적으로 작용한 특목고의 특혜가 제거되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은 일반고에 비해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이 지난 90년대 말 내신의 상대평가를 절대평가제로 전환시켰듯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내신 부풀리기 개선해야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을 높이고 수능성적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은 공교육의 내실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그렇지만 현재 고교에서의 ‘내신 부풀리기’ 등 잘못된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학들의 고교에 대한 불신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변별력도 문제이다.특히 대학들도 내신과 함께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 등을 종합,모집할 수 있는 다양한 형대의 선발방법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탓에 일정기간 혼란스럽게 됐다. 박홍기기자˝
  • [사설] 부안 주민투표 '부결’ 이후 할 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시설 건립의 찬반을 묻는 부안 주민 투표 결과가 91.8%의 압도적 반대로 나왔다.전체 투표율 72.4%에 이만한 반대표가 나온 의미는 자명하다.부안 지역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립계획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정부는 주민들이 임의로 실시한 주민투표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궁색한 형식논리일 뿐이다.법적 효력이 있는 7월 주민투표 때 주민의사가 역전될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어렵거니와 이에 집착할 경우 주민들의 불필요한 혼란과 불편만 연장될 것이기 때문이다.이 시점에서 할 일은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부안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새 후보부지 물색 작업을 본격화하는 일일 것이다. 부안사태의 가장 큰 오점은 주민의사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이다.의회의 반대결의를 외면한 채 독단으로 유치신청을 낸 부안군수,현지 사정도 살피지 않고 이를 수용해 열흘만에 부지결정 발표를 해 버린 정부의 무신경과 그 후 이어진 ‘현금보상’‘위도 대통령 별장 추진’‘주민투표 실시’발언 번복은 주민들에게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여지도 없이 불신만을 키웠다.따라서 부안 사태의 마무리 방법도 이 과정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부안군수가 유치를 철회하고 정부가 결정을 취소하는 것이 그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새로 추진하고 있는 부지 공모 신청에 주민동의를 의무화하는 등 주민 수용성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그러나 대규모 폐기물 처분시설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인 만큼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차제에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합의 도출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한다.˝
  • '여중생 압사’ 美軍수사기록 공개 판결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건’ 미군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미군 수사기록 등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백춘기)는 12일 고 신효순·심미선양 아버지와 여중생 범대위 홍근수 목사가 의정부지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수사 관계자들의 이름과 계급,주소 등 신원정보를 제외한 모든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미군 수사기록 등을 공개하면 외교관계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미군이 지난해 2월 외교통상부를 통해 ‘피해자 유족들에겐 재판기록 등을 공개하겠다.’고 전해온 만큼 수사기록 등을 공개해도 한·미 사법당국의 수사공조에 지장이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과 관련,미군측 재판도 종결됐고 우리 검찰도 불기소결정을 내린 만큼 공개거부 요건인 ‘진행중인 수사에 관한 정보’도 아니다.”면서 “재판부가 확인한 결과,주한미군의 이동경로,작전지휘체계 등 중요한 군사정보도 없어 원고 주장은 이유없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씨줄날줄] 조류독감 보험/신연숙 논설위원

    쇠고기 닭고기를 먹어야 하나,말아야 하나.설 명절을 쇠고 난 후 식사를 할 때마다,혹은 시장을 볼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이다.발단은 설 선물에서 시작됐다.예년의 습관대로 인터넷 쇼핑을 통해 친지 몇명에게 정육선물세트로 설인사를 대신했는데 세상 분위기는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명절 때면 매년 집으로 고기를 보내주시던 친척 어른들께서 갑자기 생선으로 품목을 바꾸었는가 했더니 세배차 방문한 친정집 떡국상에는 쇠고기 반찬이 아예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기피식품이 돼버린 쇠고기 선물을 받아든 친지들은 그 무신경을 얼마나 책했을까,생각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며 과연 이걸 먹어도 괜찮은가,다시 한번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쇠고기,닭고기는 정말로 위험할까.정부의 설명으로는 쇠고기의 경우 적어도 한우는 문제의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전혀 없다.닭고기는 섭씨 100도 이상의 열에서 30초 이상 끓일 경우 바이러스가 모두 죽으므로 만의 하나 조류독감 걸린 닭이 유통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그런데도 소비 기피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는다.닭고기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에서 최고 70%까지 감소했다는 것이고 관련 외식업체는 도산위기에 몰려 오리농장,통닭집 주인의 자살 비보까지 이어지고 있는 판이다.같은 조류 독감이 발생했어도 이웃 일본의 경우 닭고기 소비가 전혀 위축이 없다는 것이고 보면 국내의 소비기피 현상은 이상 증후가 아닌가 느껴질 정도다.‘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열풍,위험한 것은 피하고 보자는 건강염려증을 원인으로 지목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라고 그런 현상이 없을 리 없다.그렇다면 우리의 유난한 조류독감 공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양계협회,치킨외식산업협회 등 4개 닭고기 관련 협회가 조류독감 보험시행을 발표했다.소비자가 국산 닭고기를 먹고 조류독감에 걸릴 경우 최고 20억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민간 업자들이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지 모른다.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신이라는 병.조류독감 보험은 ‘이래도 안 믿어 주겠느냐.’는 닭고기 관련 업자들의 처절한 외침으로 들린다.하지만 불신 해소의 최종 몫은 역시 정부다.정부가 닭고기 소비진작을 원한다면 철저한 방역체계 확립 등 신뢰쌓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영화 vs 영화] '콜드 마운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뜨겁게 달굴 화제작 2편이 20일 나란히 개봉한다.할리우드의 ‘간판’ 니콜 키드먼·르네 젤위거가 주연하는 서사멜로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과,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인 신예감독 소피아 코폴라의 데뷔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콜드 마운틴’은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등 8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고,‘사랑도…’는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등 4개 부문에 올랐다.두 작품이 같은 부문에서 불꽃경쟁을 벌이게 된 셈이다. ●콜드 마운틴 썩어도 준치.이것저것 따지는 까다로운 관객들에게 ‘콜드 마운틴’은 이 한마디만으로 마음을 열게 할 수 있을 듯하다.전혀 다른 색깔의 할리우드 톱스타 니콜 키드먼과 르네 젤위거,‘리플리’‘A.I’ 등을 통해 깎은 밤처럼 깔끔한 이미지를 다듬어온 영국출신 미남배우 주드 로가 타이틀롤을 맡았다.거기에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남북전쟁 막바지 무렵인 1860년대.불신과 증오만이 도사린 불안한 시대상황을 짧게 비춘 카메라는 곧 운명적이어서 더 위태로운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목사의 외동딸로 화초처럼 커온 아이다(니콜 키드먼)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 콜드마운틴을 찾아오고,젊은 목수 인만(주드 로)과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사랑이 무르익기도 전에 인만은 남군 병사로 전쟁터로 나가고 아이다는 기약없이 긴 기다림에 들어간다. 찰스 프레지어의 인기소설이 원작인 영화에서 전쟁은 남녀의 운명적 사랑이야기를 극적으로 돋을새김하는 부수적 장치.격렬한 전투신이나 전장의 포염 장면 등은 배제된 채 펼쳐지는 파란많은 러브스토리다. 인만이 떠나고 아버지까지 여읜 아이다는 세상과 담을 쌓고 폐인처럼 살아간다.얼마 뒤 삶을 방치하고 있던 아이다 앞에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서도 삶의 의지로 똘똘 뭉친 산골처녀 루비(르네 젤위거)가 나타나면서 영화는 멜로의 울타리 밖으로 시야를 넓힌다.탈영병으로 쫓기며 사선을 넘나드는 인만,탈영병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하는 의용대,끝없는 불신 속에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일상 등을 번갈아 비추며 전쟁의 후유증을 담담하게 고발한다. 호불호가 뚜렷이 엇갈릴 만하다.대자연을 담은 스펙터클 화면에 휴먼드라마처럼 느리고 굴곡많은,‘러브 오브 시베리아’류의 연애담을 좋아한다면 흡인력이 있을 영화다.반면 서사의 존존한 짜임새를 따진다면 ‘덩치만 컸지 싱겁기 짝이 없는 로맨스’로 폄하될 여지도 적지 않다.인만과 아이다의 짧은 만남에서 무엇이 그토록 절절한 사랑을 꽃피우게 했는지,최소한의 설명조차 생략해버린 듯해 뜨악해진다. 황수정기자 sjh@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겉으로 드러난 사교성과는 달리 내면적인 고립감에 번민하는 고독한 군중이 바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이 저서 ‘고독한 군중’에서 정의한 ‘군중 속의 고독’ 개념을 다룬다.나아가 그 고독이 의사소통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따스함도 갖고 있다. 영화는 연령과 경험 등 전혀 다른 조건의 남녀가 고독이라는 상처를 함께 앓다가 서로에게서 소통의 가능성을 찾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삶의 모든 것이 심드렁한 40대 중반의 할리우드 스타 밥 해리스(빌 머레이)가 일본 위스키 CF를 촬영하기 위해 도쿄에 온다.이국 체험은 새로운 활력은커녕 고립감만 키워준다.통역도 엉망이고 일정에 없던 토크쇼 출연 제의 등 모든 게 혼란스럽다.좀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본어로 더빙된 자신의 출연영화를 보거나 호텔 바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무표정한 일본인들의 얼굴 속에 키가 큰 해리스가 고개를 삐죽 내민 엘리베이터 장면은 그의 낯섦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쿄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주인공은 또 있다.유명 사진작가인 남편의 출장을 따라 온 샬론(스칼렛 요한슨).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그녀 역시 모든 게 공허하게 느껴진다.일에만 매달리는 남편은 형식적 대화로 일관해 그녀의 허전함은 깊어간다.꽃꽂이 강습장을 나가고 친구들과 어울려도 보지만 다 시시하고 무료함만 커진다. 영화는 두 사람의 ‘실존적 고독’을 따로 조명하면서 스쳐지나게 하다가 차츰 거리를 좁혀가는 방식을 택한다.호텔 바,수영장 등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비슷한 내면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소통의 가능성을 찾게 된다.극적인 반전 없이 두 사람의 일상과 겉도는 주위 풍경을 스케치하듯 진행하는 흐름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하지만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의 절제된 감성연기는 눈길을 끈다.특히 빌 머레이의 우수에 젖은 표정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종수기자˝
  • 윤덕홍 前장관 쓴소리 “교육부 지독한 관료주의 물들어”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독한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다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지난달 열린우리당에 입당,17대 총선 대구 출마를 검토 중인 윤 전 부총리는 11일 대구불교방송을 방문,“장관 재직시 교육정책을 고민하고 실천하려 했지만 교육부 내 보수와 관료주의 때문에 뜻을 펼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역대 교육부 장관 중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았지만 지독한 관료주의 때문에 불신만 가중시킨 예가 많았다.”며 “인식 변화 없이는 교육부의 장래가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전 부총리는 4·15 총선 거취와 관련,“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을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지만 당의 여건 때문에 다른 지역도 검토하고 있다.”며 “출마지역은 조만간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
  • [열린세상] 병든사회, 미친정치/김우룡 한국외대 언론학 교수

    한탕주의·대박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인구의 4분의1이 인터넷에 중독된 사회,술에 취해 비틀대는 사회,선량들로 감옥이 넘치는 나라.우리에게 미래가 있는가?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걱정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부정 부패는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이혼율은 선진국 못지않아 전통적 가정은 해체되고 결손 가정의 청소년들은 거리로 내몰린다.대학문을 나서는 젊은이들에게는 암담한 미래만이 앞을 가로막는다. 나라의 기둥이 흔들리듯 사회 곳곳도 혼란 그대로다.옳고 그른 것의 구별은 사라지고 네 편,내 편만이 존재하는 이분법적 사회가 돼버렸다.토론문화를 꽃피운다면서 쓴소리,올곧은 소리에는 모두 귀를 막는 나라.어른도 없고 양심도 없고 정의도 빛을 잃어 가는 사회가 두렵다.싸움판 정치,난장판 정치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국민은 착각에 빠진다. 교육은 어떤가.공교육이 무너진지 오래고 이공계 살리기라는 국민적 캠페인이 벌어져도 젊은이들은 의사,한의사,치과의사를 열망한다.교육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 조기 유학 열풍에 기러기 아빠가 한반도에 넘친다.이런 판국에 교육 당국이 내놓은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게 고작 교사평가제,무능교사 퇴출이다.많은 대학이 간판뿐인데도 해마다 대학 신설을 허가하고 있는 나라.대학이 망하지 않고서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게 됐다. 사회가 혼란스럽거나 장래가 불투명해질 때 국민들은 어떤 모습이 되는가? 한마디로 중독 현상이 초원의 불길처럼 번진다.그 중 하나가 도박 중독 아닌가.도박 중독률은 9.8%로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치료를 받아야 할 병적인 도박자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상습적으로 도박에 빠져드는 ‘문제 도박자’는 190만명으로 이를 합하면 320만명에 이른다.경마,경륜,경정,카지노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으로 인생역전을 노리는 로또가 한탕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마약 중독도 예삿일이 아니다.일부 총알택시 기사들이 스트레스나 피로를 잊기 위해 환각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는 뉴스는 구문이다.약이나 독을 입으로 또는 주사를 통해서 섭취,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약물중독이라고 하는데 특히 ‘백색 공포’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이다. 대마초와 마약,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구별되는 마약류는 인간성을 박탈하는 사회적 암이다.마약 중독은 과거 유흥가 등에 국한된 현상이었으나 이제 청소년은 물론 가정으로까지 암암리에 번지고 있다.어느 대학에서는 ‘마약과 현대사회’라는 교양 과목까지 등장하지 않았는가. 셋째 알코올 중독을 생각해 볼 수 있다.폭탄주로 상징되는 술소비는 OECD국가 가운데서 최고라는 지적이 있다.술을 마시는 성인 20.9%가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알코올 중독 직전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남자의 3분의2가 한번 술잔을 들면 과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위스키 수입 증가 비율만 보아도 세계 최고가 아닌가. 넷째,사이버 중독이 심각하다.인터넷 이용자가 컴퓨터에 지나치게 매달려 일상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이러한 사이버 중독자 비율은 컴퓨터 이용자의 46.8%나 된다.둘 중 하나가 인터넷 중독자인 셈이다.인터넷에 지나치게 몰입된 나머지 의사소통의 장애를 겪고 관음증이나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다섯 번째로 쇼핑 중독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소비는 미덕이다.그러나 자기 분수에 맞는 경제 생활은 현대인의 기본이 아닌가.우리 사회에 풍미하는 속물 근성은 황금만능주의를 낳았고 무분별한 명품타령은 쇼핑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 .마구잡이로 발급한 신용카드,인터넷을 통한 그리고 홈쇼핑을 통한 부화뇌동 쇼핑은 개인을 파멸시키고 경제를 수렁으로 몰고 있다.한탕주의·대박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인구의 4분의1이 인터넷에 중독된 사회,술에 취해 비틀대는 사회,선량들로 감옥이 넘치는 나라.우리에게 미래가 있는가? 교육도,언론도,정치도 이제 사회 병리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국민을 잘 살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여당의 대표는 강조했다.이제 정치가 국민을 속이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김우룡 한국외대 언론학 교수˝
  • 대기업 사외이사 구인난…아예 임원수 줄여?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외이사의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를 많이 두도록 규정한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오는 4월 시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격조건에 걸맞은 명망과 능력을 갖춘 ‘인재 풀’이 한정된 탓에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대신 아예 사내이사수를 줄이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개정된 증권거래법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등록법인에 대해 현재 2분의1만 채우면 되는 사외이사수를 4월 이후 개최되는 주총 전까지 절반을 넘도록 했다. LG전자는 지난 4일 사외이사인 송병락 서울대교수와 이재형 액센츄어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과반수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이 회사는 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4명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물러난 구자홍 전 회장의 사내이사 자리가 비어 있어 사외이사를 2명만 충원,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체제를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어차피 내년부터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최근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올해부터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한 뒤 2006년까지 7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10명인 이사회 정수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어서 사외이사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리는 대신 사내이사인 최태원·손길승·황두열·김창근·유정준 이사 가운데 1명을 줄일 방침이다.SK㈜는 올 주총에서 사외이사 수혈을 위해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단’을 발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사회 멤버가 14명이었으나 올 들어 13명(사내이사 6명,사외이사 7명)으로 줄였다.정보통신부 장관 후임의 사내이사로 사장단 가운데 1명을 내부이사로 선임하려 했지만 어차피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공석인 사내이사 자리를 줄임으로써 자동으로 사외이사 과반수 체제를 충족시키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학수 부회장과 사외이사인 요란 맘 전 델컴퓨터 아태담당 사장,이갑현 전 외한은행장을 재선임해 주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사내이사를 줄여 사외이사 과반수 기준을 맞추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본래의 법개정 취지에 충실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군이 많지 않은 데다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찾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사외이사의 수는 주주 필요에 따라 정할 일이지 정부가 강제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은 숫자가 모자라서가 아닌데 굳이 과반수로 규정해 기업의 부담만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무조건 많아야 한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기업 경영에 대한 불신 풍조가 팽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라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전남·광주 공직사회 불신 우려

    호남지역 공무원노조단체가 사안별로 서로 충돌해 공직사회가 혼란스럽다. 공무원노조단체는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까지 요구하는 민주노총 쪽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단체행동에는 반대하는 한국노총 쪽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으로 갈려 있다.뒤늦게 서울시 14개구와 일부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가칭 전국목민연합공무원노조준비위가 3월 출범을 앞두고 있어 공무원노조단체는 3각 구도를 이룬 상태다.전남도는 다음주 중으로 사무관 승진자 15명에 대한 시·군 인사교류를 앞두고 갈등과 반목이 커지고 있다.광양·순천시 등 전공노 전남지부 50여명이 지난 3일 전남도청 정문에서 99년부터 시행해 온 도와 시·군간의 1대 1 인사교류 전면중단을 촉구하며 실력으로 맞서겠다고 결의했다.이에 맞서 공노련 전남도지부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자청,1대 1 인사교류 원칙에 반대하는 시·군과는 전면 인사교류를 중단한다는 데 전남지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의 직원(158명) 구성과 관련,광양·여수·순천시의 전공노지부는 “전남도가 이번 기회를 활용해 본청 인사적체를 풀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광주시도 지난달 29일 3000만원 수뢰 혐의로 법정구속된 박광태 광주시장의 석방 동의서를 두고 본청과 구청이 엇갈리고 있다.광주시청과 남구는 공노련,동·서구 등 4개 구는 전공노로 분류된다.시청 공무원들이 지난 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장의 불구속 재판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자 이튿날 전공노 광주본부는 성명서를 내고 “광주시 공직협이 박시장의 불구속 재판 건의를 위한 서명작업을 벌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14일 주민투표 앞둔 부안 르포

    핵폐기장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이뤄진 ‘부안 주민투표 관리위원회’가 핵폐기장 유치에 관한 찬반 주민투표를 오는 14일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8일 전북 부안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찬반 양측 홍보 차량이 부안군내 14개 읍·면 지역을 돌며 투표참가나 투표거부를 독려했고,주민들은 3,4명씩 모이기만 해도 이를 화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10일에는 부안읍에서 양측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내일 양측 대규모 집회… 충돌 우려 핵폐기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시위를 이끌어온 군민대책위는 14일을 계기로 7개월 간 지루하게 이어진 대치상황을 매듭짓겠다고 다짐하고 있다.이들은 10일 오후 부안읍 수협 광장에서 1만 5000명이 참가하는 ‘촛불집회 200일 기념집회’를 갖는다.4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토박이 박수영(60)씨는 “우리 의견을 가장 민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므로 정부도 무시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군민대책위 김진원 조직위원장은 “이제는 투표 이후 갈등을 해소하고 부안의 발전방향을 논의할 때”라고 주장했다. 주민투표관리위는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꺼렸던 일부 공무원을 포함,2800여명의 주민이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전북대 정치외교학과 송기도 교수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역주민의 뜻을 민주적으로 모아 중앙정부에 전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측의 수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권을 가진 부안 주민 수는 5만여명에 이른다. ●유치 찬성측 “법적 대응”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하는 주민들도 10일 오후 부안 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 대규모 군민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범부안군 국책사업유치추진연맹이 주최하고 전라북도와 부안군,한국수력원자력이 후원하는 궐기대회에는 강현욱 전북도지사까지 참석한다. 앞서 추진연맹 김명석 회장과 부안군 의회 김영인 의장은 지난달 26일 전주지법 정읍지원에 주민투표 중단 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주민투표관리위의 박원순 위원장,군민대책위 김인경 공동대표 등 7명을 개인신용정보 유출혐의로 정읍지청에 고발했다.국책사업지원단 백종기 총괄팀장은 “투표관리위가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20세 이상 성인만으로 투표명부를 작성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궐기대회가 군청·도청 공무원이 동원되는 ‘관제데모’라는 지적에 대해 이들은 “군수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을 공무원이 홍보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공무원 불신… `투표방해 단체관광’ 의혹까지 양측은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겠다는 입장이다.하지만 10일 추진연맹은 경찰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군청까지 행진을 강행할 뜻을 밝혔고 투표 당일에는 군청측이 관광버스를 동원,기초생활수급권자와 공공근로자 등을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광을 보내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읍·면지역 곳곳에서는 투표저지 홍보활동에 나선 읍·면사무소 직원과 주민간 충돌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주민들은 “백지화가 되든 말든 앞으로 공무원이 하는 말은 듣지 않겠다.”며 불신과 적대감을 드러냈다.격포면에서 어업을 하는 이모(45)씨는 “ 단체관광 등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부안 일대에 18개 중대 2000여명을 읍내 주변에 배치했으며 10개 중대 1000여명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는 “주민들의 공무원에 대한 불신은 사업 초기부터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정부측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면서 “잘못이 있는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는 등 공정한 절차를 거친 뒤에야 정상적인 행정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안 김효섭 유지혜기자 wisepen@˝
  • [오늘의 눈] 대입제도 '三年小計’/박홍기 사회교육부 차장

    ‘이공계,수능 아닌 수학·과학만으로 선발’(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1월30일) ‘내신 위주로,입시전형 획기적 변화’(안병영 교육부총리,2월2일) ‘수능출제,문제은행식으로 검토’(교육부 수능출제·관리개선단,2월4일) ‘수능 비중 낮추고 내신 위주로 선발’(교육혁신위원회,2월5일) 지난 6일 동안 언론에 보도된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이다.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새로 마련된 2005학년도 새 대입제도가 시행도 되기 전인 상황이다.다듬어지지 않은 ‘나름대로’의 검토 수준에 그치는 안들이다. 대입제도를 꼭 주무부처인 교육부에서만 다루라는 법은 없다.좋은 방안이 있으면 해당 부처에 제안,협의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당연하다. 다만 주의할 점은 국민의 관심과 파장을 고려,모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대목이다.당국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60여만 수험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2008학년도 대입은 현재 중 2년생들부터 적용될 것이지만,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입을 염두에 두고 ‘선행학습’도 마다하지 않는 교육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3년 전 예고한 올해 2005학년도 수능을 치를 수험생은 아직 선택과목도 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제도가 복잡한 탓도 있지만 대학들이 아직 입학 전형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각 기관 등이 2008학년도 대입제도를 놓고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교육정책의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다.한때 경제부처에서 부동산 대책으로 제시했던 교육정책들이 결실도 맺지 못한 채 혼란만 부추긴 사실을 되새겨 볼 만하다. 이제 내신 비중 확대 등 현안에만 얽매여 ‘묘책’을 찾기보다 대학의 선발권 보장 즉 대입의 핵심에 대한 본격 논의가 필요할 때인 것 같다.정부는 대입 제도를 손아귀에 움켜쥐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놓을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대입 제도를 둘러싼 소모전을 피하기 위해서다. 박홍기 사회교육부 차장 hkpark@˝
  • [사설]어이없는 금강산 관광 중단 위협

    참으로 딱한 일이다.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처럼 금강산관광사업이 부진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북한 김영성 내각참사는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6개월간 (남북협력에 대한) 남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한마디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 개최 발표로 한껏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협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해석도 어처구니없다.“관광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남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것”이라니 웬 동문서답인가.남북 사이의 이견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엄연히 존재하는 반목과 불신을 별것 아닌 양 치부하는 일도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앞서도 본란에서 지적했듯 남북경협은 이제 도약이냐,위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북핵이란 근본적인 안보위협의 해소여부에 그 전도가 달렸음을 북측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측이 금강산관광 부진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의 지원 중단을 탓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다.관광사업은 북측에 무한정 달러를 지원해주는 자선사업일 수 없다.북한은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지난 5년여간 8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과도한 관광대가를 낮추고,등산로 확대 등 관광상품을 다양화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만이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다.이는 다른 모든 남북 경협사업에도 해당되는 원칙이다.북한 당국은 남측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는 순수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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