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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나눔 NEWS] 논산훈련소 면회부활 논란 재점화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면회를 부활해야 한다.” “훈련병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해 부작용이 많다.” 훈련소 면회를 부활하자는 주장을 놓고 해당 지역 자치단체와 군의 입장이 팽팽하다. 12년간 논란이 계속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면회제 부활 요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논산시는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 훈련병 면회제를 부활해 달라. 황폐화된 논산의 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면회를 부활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논산시의회는 19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육군훈련소 훈련병 면회제부활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국방부, 국회, 청와대 등에 보냈다. 의회는 “미국 해병대는 부모의 관람을 허용해 훈련병에게 용기와 긍지를 심어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권리를 빼앗아 군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훈련병 면회제 부활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2월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었다. 김형도 특위 위원장은 “지난해 말 군에서 면회제를 부활한다는 얘기가 나와 음식점 위생불량과 택시 바가지요금 등에 대해 자정 결의대회까지 열었는데 지난 국방부에서 부활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계속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벗고 나섰다.”고 말했다. 면회제는 5주간의 훈련병 교육 후 자대배치 전에 가족과 만나게 하는 것으로 1951년 육군훈련소를 설립하고 1954년 처음 도입했다. 훈련소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용해씨는 “면회가 이뤄질 때 50~60곳에 이르던 음식점이 30여개로, 이발소는 5곳에서 2곳으로, 숙박업소는 10여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면서 “남아 있는 업소도 훈련병이 들어오는 날만 반짝하고 거의 파리만 날린다.”고 하소연했다. 연무읍 인구도 면회가 허용되었던 1998년 2만 1884명에서 올해는 1만 6496명으로 급감했다. 연무읍 관계자는 “인구 감소는 이농현상보다 면회제 폐지가 결정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논산시는 끊임없이 훈련병 면회제 부활을 요구했다. 2005년 3월에는 신병훈련소가 있는 속초, 진주, 의정부 등 당시 전국 26개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면회제 부활운동에 연대 동참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논산 육군훈련소는 연간 100만명의 훈련병과 가족이 찾아오는데 면회가 부활되면 방문객이 2배 정도 늘어나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은 그러나 면회 부활에 부정적이다. 자칫 면회 관련 비리가 발생할 수 있고, 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준다는 이유다. 1959년 면회를 중단한 것도 면회관련 비리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988년 2월 부활했다가 1998년 초 전격 중단된 것은 한 번 면회하려면 2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외환위기(IMF) 직후의 절약 분위기와 맞아떨어졌다. ‘신병 군인만들기 100일제도’ 도입과도 무관치 않다. 과거 입대 후 1년 가까이 지나야 첫 휴가를 나왔던 것과 달리 입대후 100일에 맞춰 휴가를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요즘에는 해체가정 자녀가 많아 훈련병 사이에 위화감을 주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아 면회제 부활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北 교란에 南南갈등 없어야 한다

    북한이 천안함 침몰사태에 대해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말로 그제 입을 열었다. 북한 군사논평원 이름으로 “남조선 괴뢰군부 호전광들과 우익 보수정객들은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되자 ‘북 관련설’을 날조해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면서 북 관련설에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 전개되자 침묵 22일 만에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북의 소행이든 아니든, 그들이 관련설을 전면 부인할 것이라는 예상은 진작부터 있어온 터다. 1983년 아웅산 폭탄테러사건도, 1987년 KAL858기 폭파사건도 그들은 지금껏 모르는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들이 뭐라 하든 우리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물증을 찾아 침몰 원인을 가리고, 상응한 외교적·군사적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상 규명이 누구도 장담하기 힘든 지난한 과제이며, 때문에 진상조사 과정과 그 이후에까지 적지 않은 논란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민·군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둔 1차 감식결과를 내놓자마자 사회 각계가 ‘북풍(北風) 논란’에 휩싸인 현실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우파 진영은 북 소행을 기정사실화하며 군사적 응징을 거론하고 있고, 이에 맞서 좌파 진영은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며 맞불공세에 나섰다. 이럴수록 중심을 잡아야 할 정치권은 6월 지방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며 외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 몇몇 언론들 또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태를 좀처럼 벗지 못하고 있다. 국가안보는 이념과 정파적 이해를 초월한 가치다. 이제 막 진상조사가 시작된 터에 네 편 내 편부터 가른다면 진상이 가려진들 불신과 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현희라는 폭파범이 실재하는데도 20년 동안 KAL기 폭파 조작설이 횡행했던 것은 당시 진상조사가 부실했던 것 말고 우리 사회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댄 탓이 크다. 이는 천안함 진상조사 이후의 자중지란을 앞서 잉태하는 꼴이며, 의도했든 안 했든 북한 당국만 웃음 짓게 할 뿐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강도 높은 유언비어 단속에 나서야 한다. 오폭설이니, 자작극이니 하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로 우리 사회가 불신과 갈등의 늪에 빠지는 일을 막아야 한다. 네티즌들도 무분별한 음모론이나 소문을 퍼나르며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을 삼가야 할 것이다.
  •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가족협, 합조단 참여 거부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이 민·군 합동조사단 참여를 거부했다. 현재 진행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경우 군의 들러리만 서는 모양새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18일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할 여건이 안 돼 합조단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합조단에)참여하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결과에 무조건 동의할 수밖에 없어, 결국 ‘들러리 서는 것’아니냐.”면서 “군에 요청한 합조단 일정 및 조직구성 등에 대한 자료를 받지 못하고 조사권한도 안 주는 것을 보면 (군의) 완곡한 거부 의사가 아니냐.”고 참여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무조건 ‘승복’ 또는 ‘불신’이 아니라 일단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지켜 보고 의혹이 풀리면 동의를 할 것이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 대표는 이어 “합조단 참여 거부 입장이 정치적인 이슈화나 정쟁거리로 확대되길 원치 않는다.”면서 “함수 인양 시점에 맞춰 현장에 가족대표 4명으로 구성된 해상팀을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이보다 더 나쁠수 없는 美·日

    이보다 더 나쁠수 없는 美·日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취임 이후 껄끄럽게 이어져온 미·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하토야마 총리에게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제대로 끝까지 실현될 수 있나.”라고 힐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만찬장에서 가진 10여분간의 비공식 면담에서 하토야마 총리가 “후텐마 문제를 5월 말까지 결론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당신은 (지난해 11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나를 믿어달라.’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 끝까지 실현될 수 있나.”라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하토야마 총리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후텐마 기지 문제에 대해 조기 해결을 약속해 놓고 하루 만에 일본 기자들에게 “백지상태에서 재검토”라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한 불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이때 이후 하토야마 총리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양 정상 간 신뢰관계가 전혀 없음을 나타낸 것으로, 향후 미국 정부가 하토야마 정권에 더욱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미·일 양국은 90년대 무역마찰을 겪으며 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양국 간 주장이 부딪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미 대통령이 일본 총리 개인에게 불신감을 직접 언급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가에서는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소원한 관계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This man(이 사람)”이라고 칭한 것과 같은 외교적 참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달 안에 예정돼 있던 커트 캠벨 차관보의 일본 방문도 보류한다고 일본정부에 17일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의 관계가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각 지지율이 정권의 위험 수위인 20%대까지 추락한 하토야마 정권은 더욱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동안 하토야마 총리의 거취 문제에 대해 비교적 담담했던 일본 언론들도 드러내놓고 ‘총리 교체론’까지 거론하며 유력한 후임자들을 언급하고 있는 형국이다. jrlee@seoul.co.kr
  • 총체적 난국 軍 수뇌부 문책 어디까지

    천안함 함미(艦尾) 인양과 함께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46명의 희생을 부른 이번 사건에서 군이 보인 주먹구구식 대응과 우왕좌왕한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군 기강을 다잡는 한편 사기가 떨어진 군을 빨리 추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전군이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터져나온 링스헬기 추락사고와 강원 철원 일반전초(GOP) 총기 사망사건은 군의 전투대비태세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불안감을 주고 있다. 군의 기강이 전반적으로 해이해진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16일 대국민담화에서 이례적으로 “미흡한 조치” 때문에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샀다는 점을 인정하고 감사원의 직무감사를 자청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권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사퇴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에선 이상의 합참의장을 비롯해 군 작전권을 쥐고 있는 합참 수뇌부에 대한 쇄신론도 거론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이 어뢰 피격설로 좁혀지는 가운데 군의 정보력과 즉시대응태세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합참은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포술장의 휴대전화 보고를 받고서야 천안함 침몰 사건을 알아챘다. 수천억원을 들여 구축한 전술지휘체계(KNTDS)가 6분 동안이나 ‘먹통’이 된 것이다. 군 작전권을 통솔하는 이 의장은 청와대보다 20분 늦게 침몰 사건을 보고받았다. 김 장관은 이 의장보다 3분 늦게 보고받았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상황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합참 지휘통제반장이 합참의장과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군기강 해이를 시인한 셈이다. 지난 13일 천안함 함미 이동 작전에서도 군의 보고체계는 비정상적이었다. 인양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이 의장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1시간여 앞서 함미 이동 작전을 보고받고 승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 내부에선 ‘무너진 보고체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예비역 장성은 “군은 ‘보고가 생명’인데 이번 사건에서는 너무 많은 허점이 드러났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군은 21일로 예정됐던 장성급 인사를 또 연기했다. 이달 말쯤 함수(艦首) 인양과 민·군 합동조사단의 사건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면 오는 5월 중순쯤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정기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엇갈리는 전교조 판결, 판사들 왜 이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시국선언과 명단 공개를 둘러싸고 법원이나 판사에 따라 판결이 엇갈려 당혹스럽다.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할 판사들이 개인의 정치·이념적 성향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고 선고한다면 법은 무엇 때문에 존재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제주지법 형사 1단독 이용우 판사는 그제 시국선언과 관련해 기소된 전교조 전·현직 간부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판결은 이로써 인천지법·대전지법 홍성지원·청주지법·제주지법 등 4곳에서 유죄를, 전주지법과 대전지법 등 2곳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해서도 법원에 따라 판결이 달랐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은 “명단 공개가 합당하다.”고 한 반면 엊그제 서울남부지법은 “공개 안 해도 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같은 사안에 대해 판결이 오락가락하면 재판 받는 당사자는 법이 아닌 운에 따라 유·무죄가 갈린다고 여길 것이다. 이는 결국 판사와 법원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은 일반 국민이 봐도 집단적 정치행위이며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이다. 여기에 무죄를 선고한 판사들은 법과 양심에 앞서 본인의 정치·이념 성향을 잣대로 들이댄 게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전교조의 명단 공개 문제도 이 단체가 비밀결사체나 불법단체가 아닌 이상 스스로 감출 이유가 없다고 본다. 노동단체 본연의 활동보다 정치·이념에 치우치니까 이름 알려지는 게 겁나는 것 아닌가. 여기에 판사들까지 편가르기 판결을 하면 이게 무슨 법치국가인가.
  • [합조단 중간조사 결과] 軍보고·위기관리체계 감사원, 직무감찰키로

    감사원이 천안함 침몰참사와 관련해서 사망한 장병들의 영결식 등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해당 국(局)에서 직무감찰과 관련한 검토를 해놓은 상태”라며 “순국 장병들의 영결식과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시기를 잡아 감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사고 발생 뒤 지휘보고 실태와 위기관리 체계 등에 감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육·해·공군 작전 최고지휘관인 이상의 합참의장이 사고 발생 49분이 지나서야 첫 보고를 받아 결과적으로 이명박 대통령보다 20분 늦게 상황을 파악한 점 등 군 보고 체계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10시보다 10분 늦게 김태영 국방장관이 보고를 받는 등 무엇보다 군 지휘 시스템에서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집중 감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 발생 시점이 9시15분에서 45분까지 4차례나 혼선을 빚으면서 결과적으로 대국민 불신을 자초한 것도 초기 지휘부의 공백과 기강해이에서 벌어진 점이 아닌지도 감사 대상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이미 민·군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데다 전문 분야인 만큼 조사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감사원 관계자는 전했다. 감사는 행정안보국에서 맡되 중요성을 감안, 특별조사국에서 인력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감사 범위와 시기에 따라 투입 인원은 유동적”이라며 “현재 해당 국에서 진행하는 방위력 개선 사업 감사가 끝나는 이달 말이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현재 3개과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무기획득 사업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김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해 감사원에 직무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하토야마 지지율 20%대로 첫 추락

    │도쿄 이종락특파원│지난해 9월 출범한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출범 초기 70%대의 내각 지지율이 정권의 위험 수위인 20%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지통신이 16일 내놓은 자체 여론조사결과, 하토야마 내각지지율이 23.7%,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56.5%로 나타났다. 하토야마 내각의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하락의 주요 요인은 민주당 최대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과 하토야마 총리가 약속한 ‘후텐마 미군 비행장의 5월 결론’에 대한 불신 등이다. 오는 7월11일쯤 실시될 참의원 선거 때 투표할 비례대표 정당의 경우, 민주당이 17.7%, 자민당이 16.8%로 엇비슷했다. 유권자의 정치적 큰 불신을 반영하듯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17.2%, 자민당 14.2%에 불과했다. 특히 75.9%는 오자와 간사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한편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정치인으로는 마스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이 21.5%로 1위를 차지했고 하토야마 총리는 5.7%로 5위로 밀렸다. jrlee@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초기부터 어정쩡한 태도” 군당국 불신 분위기 확산

    “제발 살아오기를 바랐는데….” 주검으로 돌아온 천안함 승조원들을 바라보는 백령도 주민들은 자신들과 조국을 지키다 희생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구조·수색활동을 지켜봤던 주민들은 15일 대다수 일손을 멈추고 인양 현장이 바라다보이는 용트림 전망대로 나오거나 TV로 함미 인양 장면을 긴장된 모습으로 지켜봤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강모(48·여)씨는 “구조·수색이 지연됐지만 그래도 실종된 장병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주검으로 떠오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들이 해군에 복무 중이라는 박모(56)씨는 “처음부터 이번 사고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면서 “나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사망한 장병 부모들은 속이 어떻겠는가.”라며 울먹였다. 용트림전망대에서 만난 김모(77·진촌1리)씨는 “바다 밑에 가라앉았던 배가 나오는 걸 보니 배가 살아나오는 것 같다.”며 “안에 있던 실종자들도 살아 나왔으면 좋았으련만….”이라며 아쉬워했다. 우모(55)씨는 “처음에 군을 중심으로 함체 인양에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얘기가 나와 의아했는데 11일 만에 인양한 것은 민간업체가 실종자 부모들을 생각해 사력을 다했기 때문”이라며 “백령도 주민들은 구조·수색·인양에 최선을 다한 분들께도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함미가 인양됐음에도 한쪽에서는 군을 성토하는 주민도 있다. 손모(68)씨는 “주민들은 사고 초기부터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지었다.”면서 “북한의 어뢰에 당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군 당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령면사무소 관계자는 “접적지역 특성상 주민들은 주둔하는 군과 유대감을 형성해 왔는데 이번 사고 이후 군당국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천안함의 진실 밝힐 대항해가 시작됐다

    침몰 20일 만에 천안함 함미를 건져올린 우리는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천안함이 왜 침몰했는지 가려야 하고, 피격 당한 것이라면 가해자를 찾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인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지난한 과제다. 진상조사의 결과에 따라서는 한반도 안보정세의 변화를 포함해 국운(國運)에 심대한 파장이 일 수도 있다. 진상조사의 여정에서 제기될 숱한 의혹과 논란으로 국론이 갈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안함의 진실을 찾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냉정한 자세가 요구된다. 해외 전문가가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철저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가 신뢰할 조사결과를 내놓으려면 초동단계에서부터 한 치의 빈틈 없이 치밀하게 조사를 전개해야 한다. 바지선의 거치대가 파손돼 함미 적재에 차질을 빚은 어제의 상황이 재연돼선 안 된다. 수색인력을 늘려서라도 천안함과 폭발물의 잔해 한 점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조사 과정의 신속하고 투명한 공개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킬 그 어떤 예단이나 정치적 손익계산도 배격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편린(片鱗)을 들고 전체를 가늠하려는 우를 적지 않게 범했고, 그런 다급함이 혼란과 불신을 더욱 키웠다. 언론은 신중하고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며 섣부른 예단을 삼가야 한다. 정치권 또한 국가 안보 앞에서 당리당략을 따지는 행태를 접어야 한다. 여야가 조만간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특위 구성 문제를 논한다고 하나, 특위의 활동범위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군 당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에 희생자 가족과 여야가 추천한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한 만큼 국회 특위는 한 발짝 떨어져 진상조사단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온당하다고 본다. 군과 정부 당국도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조사단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해 섣부른 전략적 판단이 진상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른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면밀히 강구하되, 특히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에 대비한 외교적·군사적 조치들도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진상조사의 여정이 국론 분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투명한 진상조사 의지를 밝히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 [서울광장]과잉의 시대 상식이 아쉽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과잉의 시대 상식이 아쉽다/박대출 논설위원

    서경(書痙)이란 질환이 있다. 속기사의 경련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writer’s cramp라고 쓴다. 작가나 속기사의 직업병이다. 평상시엔 이상 없다. 글씨를 쓸 때 나타난다. 손이 떨리거나 손가락이 굳어진다. 피아니스트도 비슷한 증세를 겪는다. 대뇌 기저핵 이상에서 온다. 과도한 정신 집중 등 심리적·정신적인 인자(因子)가 중요시된다. 과잉 반응으로 대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과잉은 늘 해롭다. 오버하면 탈 난다. 과잉의 시대다. 곳곳에서 서경을 앓고 있다. 천안함 참사는 정점이다. 주력 전투함이 두동강이 났다. 인명피해는 대형이다. 대응은 어설펐다. 해명은 수시로 뒤집혔다. 의심은 증폭되고, 불신은 확산됐다. 군이 혼신을 다해도 성원과 격려가 없다. 음모론과 유언비어만 난무했다. 군 자체 조사로는 역부족이다.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켰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도 불렀다. 함상 무기, 해상작전체계가 발가벗겨질 운명이다. 불신의 대가가 크다. 군은 민망쇼까지 벌였다. 생존자들을 총동원했다. 환자복을 입혀 기자들 앞에 앉혔다. 그들의 스트레스, 불안감, 죄책감은 뒷전이었다. 과잉 수습이다. 사고 당일 속초함에 발포 명령이 떨어졌다. 군정 책임자가 군령을 내렸다. 군령 책임자는 따로 있다. 국방장관에게는 청와대 메모가 전달됐다. 들킨 자리가 국회다. 의욕의 과잉이다. 함미를 부분 공개한다고 한다. 물론 온통 까발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신이 또 커지게 됐다. 군 질타엔 정치권이 앞장선다. 남의 눈 티끌만 탓한다. 제 눈의 들보는 안 본다. 과잉에선 정치가 늘 선두다. 지방선거판엔 포퓰리즘이 활개친다. 무상급식 논쟁이 불지폈다. 사과상자, 굴비세트가 또 등장했다. 돈선거 유령이 되살아났다. 무조건 이기고보자 식이다. 일탈된 목표의 과잉이다. 권력층은 설화가 잦다. 세종시 논란에선 나만 옳다. 여당 내 반목은 원수만도 못하다. 자기 가치의 과잉이다. 미국엔 스콧 브라운이 있다. 공화당 소속의 상원 의원이다. 민주당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에선 소신이다. 우리라면 배신이 된다. 여의도엔 스콧 브라운이 없다. 4대강 사업은 소통 부족이다. 반대론자에겐 환경 파괴가 명분이다. 제1야당 대표는 강가로 달려간다. 썩은 흙을 파내서 냄새를 맡는다. 얼굴 찡그리는 사진을 내보낸다. 더 파지 말라는 시위다. 썩었으면 파내는 게 맞다. 반대의 과잉이다. 추진하는 이는 앞만 본다. 두고 보면 내 말이 맞다는 건 소신이다. 소신이 넘치면 독단이다. 자신감의 과잉이다. 그 새 반대가 늘어났다. 천주교 주교회의, 불교 조계종이 가세했다. 뒤늦게 정진석 추기경에 달려갔다. 정부는 이제야 소통을 외친다. 반대론을 경청하면 수월해진다. 조심하면 한결 낫다. 물고기가 덜 다치고, 생태계도 덜 훼손된다. 법조계는 동네북 신세다. 튀는 판결, 무리한 수사가 자초했다. ‘검찰-한명숙’ 간 사생 결투가 진행 중이다. 1차전에선 검찰이 패했다. 2차전은 또다른 논란이다. 검찰은 법원을 원망하고, 야당은 검찰을 탓한다. 검찰 질타엔 여당 일부도 동조한다.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에겐 판결 교본이 없다. 이 판사는 유죄, 저 판사는 무죄란다. 국회 폭력에도, 빨치산 교육도 무죄란다. 구속영장이 경찰 뺨을 때리면 기각되고, 법원 직원을 때리면 발부된다. 영역 파괴가 넘친다. 교육계는 연일 비리다. 미국엔 미셸 리가 있다. 우리에겐 공교육 전도사가 없다. 날씨까지 오버다. 100년 만의 4월 추위다. 그래도 봄이다. 겨울로 되돌리지 못한다. 과잉도 이치는 다르지 않다. 세상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저 속도를 늦추고, 다소 어수선하게 할 뿐이다. 그렇다고 오버하는 걸 놔둘 수도 없다. 방치는 화를 키운다. 서경의 질곡을 벗어나야 한다. 쌓이면 전신마비가 올 수 있다. 처방은 상식이다. “나만 옳다.”가 아니라 “너도 옳다.”가 맞다. “나만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너도 할 수 있다.”가 온당하다. 상식은 강함이 아니라 착함이다. 오버가 아니라 분수 지킴이다. dcpark@seoul.co.kr
  • 천안함 의혹 안 남기는 단계별 공개가 옳다

    천안함의 함미 부분이 오늘 오전 인양된다. 숱한 의혹과 논란을 낳은 천안함 침몰의 진상이 사건 발생 20일 만에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 시점에 선 것이다. 천안함 인양을 앞두고 군 당국은 고심 끝에 어제 언론의 원거리 촬영을 통해 함미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인양 현장으로부터 270m 떨어진 지점까지 기자단을 태운 선박을 접근토록 해 문제의 절단면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각의 전면 공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이 제한적 공개를 택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된다. 천안함과 같은 구조를 가진 군함이 20여척이나 되는 상황에서 선체 내부를 전면 공개한다면 그 자체로 군사기밀을 내보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북한 군부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터에 다른 함정에 올라 있는 장병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실종자나 그 가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가득 들어찬 바닷물로 인해 무게가 1200여t이나 되는 함체를 거센 풍랑 속에서 꺼내 올려야 하는 어려움과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나라의 역량은 완벽한 인양에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에 방해가 되는 어떤 행위도 자제돼야 마땅하다. 군 당국은 인양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만에 하나 인양작업이 잘못돼 유실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진상조사는 뒤엉키고 천안함의 진실은 영원히 밝히지 못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본격적인 진상조사 국면을 맞아 군 당국은 지난 20일간 보여준 혼선을 결코 재연해선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의 변함 없는 신뢰를 얻기 위해, 대한민국 강군의 모습을 대외에 떨치기 위해 군은 지금부터 치밀하고 정교한 진상조사에 임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기밀우선주의에 매달려 진상조사의 투명성을 해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외국 전문가들을 진상조사에 참여시킨 것이 대외적 신뢰 확보 차원이라면, 우리 사회 내부의 신뢰 확보를 위해 실종자 가족과 여야가 추천한 전문가들을 진상조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참관토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진상조사에 있어서 단계별 공개 원칙을 세워두는 일도 필요하다. 부분적인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혼란보다 이를 외면할 경우 빚어질 의혹과 불신을 군은 경계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진상조사만이 실추된 군의 명예를 살릴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잭 웰치와 KB금융지주 이사회/주병철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잭 웰치와 KB금융지주 이사회/주병철 경제부장

    2004년 1월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그룹체제로의 본부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국민은행 후계자는 ‘제너럴일렉트릭(GE) 식’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당시 은행권에서는 김 행장의 발언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증권계 출신으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뒤 스톡옵션 등을 도입해 주위를 놀라게 한 김 행장의 파격 행보로 볼 때 그다운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김 행장이 언급한 잭 웰치식의 CEO 선발 방식은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금융 현실에는 너무 앞서나간 아이디어였다. 잭 웰치가 후계자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후계자로 발탁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이다. 내부 임직원 15명을 경쟁시켜 3명으로 압축한 뒤 이들을 꾸준히 검증한 뒤 이멜트 회장을 2001년 후계자로 최종 낙점했다. 임기를 10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 잭 웰치식 인사방식을 벤치마킹한 김 행장의 실험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려야 했다. 후계자를 양성하기는커녕 ‘시장은 놀이터가 아니다.’며 군기를 잡는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에게 이래저래 밉보여 시장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이후 포스트 김정태로 등장한 강정원 행장은 다른 금융지주사 회장에 버금갈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가지면서 국민은행을 키워왔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출범으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에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던 황영기씨가 들어서면서부터 강 행장과 황 회장 사이에는 불신의 벽이 쌓였고, 결국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와중에 이사회의 권한만 강화돼 사외이사가 회장 선임을 좌지우지하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졌다. 잭 웰치식의 후계자 양성론이 거론된 지 6년이 지난 지금 KB금융지주는 또 다른 실험대에 올라서 있다. 실험의 주체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새로 구성된 이사회로, 새 회장을 잘 뽑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물론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사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사회가 유념했으면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KB금융지주 회장 인선을 무리하게 늦춰서는 안 된다. 이번 주말쯤 선임 절차, 방법, 시기 등을 조율한다고 하니 이때 가닥을 잡았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6·2 지방선거 이전에는 뜸만 들이다 선거 이후에 선임할 것이란 얘기 등이 난무한다. CEO의 장기 경영공백 등을 감안해 가급적 빨리 뽑을 수 있는데도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뒤로 미룰 경우 또 다른 정치적 오해로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서 ‘큰손’들이 국민은행을 떠난다고 한다. KB금융지주의 앞날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후보군의 범위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KB금융지주는 자산규모 316조원으로 리딩 뱅크다. 따라서 앞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은행권의 인수·합병(M&A)시장에 구심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후보군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계제가 아니다. 흠이 있을 수 있다는 사람을 배제하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인물을 찾기 어렵다. 지금 당장 찾기 어려우니까 일정기간 관리하는 ‘바지 회장’을 뽑는 것도 위험하다. KB금융지주 회장은 일선 영업전선을 지휘하는 행장의 역할과는 다르다. 마지막으로 외환은행 인수 등 M&A 시장 참여는 신중해야 한다. 론스타가 올해 안에 외환은행을 팔겠다고 나서고 있고,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은 6월쯤 밑그림이 나온다. 팔 사람이 안달이 나 있고, 시장 상황에 변수가 많은데, 새 회장을 뽑기도 전에 특정 은행을 인수하려 준비하는 것은 저의를 의심받을 수 있다. 새 회장이 선임된 뒤 찬찬히 검토해도 늦지 않다. KB금융지주 이사회가 6년 전에 김정태 행장이 주창했던 잭 웰치식의 인사방식에 버금가는 ‘신선한 실험’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bcjoo@seoul.co.kr
  • [6·2 지방선거 왜?] 한나라 한前총리 수사중단 요구

    한나라당이 연일 검찰을 때려대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불법정치자금 의혹 수사 때문이다. 이른바 ‘별건(別件) 수사’를 그만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원희룡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법원의 1심판결 전날 검찰이 고의로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공개한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만큼 정도를 걸어야 한다. 또 다른 수사로 국민적 불신을 산다면 검찰은 치명적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남경필 의원도 “한 전 총리에 대한 별건 수사는 선거 뒤로 미루는 게 좋겠다.”면서 “한 전 총리 재판이 정권 견제론에 불을 지피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날 정몽준 대표와 서울지역 의원들의 모임에서도 격렬한 성토가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이 걱정하는 건 ‘야당표의 결집’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한 전 총리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재판 과정에서 대강 이뤄진 셈”이라면서 “수사를 더 했다간 야당표만 화나게 할 뿐”이라며 혀를 찼다. 6월2일 선거일 이전에 추가 기소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걱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검찰 때리기’ 자체를 걱정하고 있다. “안 그래도 무죄 판결로 창피를 당한 검찰을 더 자극하면 안 된다. 자존심 상한 검찰 수뇌부가 여기서 멈추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 자존심까지 생각해야 하는 여당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모든 생산적인 일엔 논란 있기 마련”

    “모든 생산적인 일엔 논란 있기 마련”

    “놀랍고 생산적인 모든 일에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도흉부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비벡 자왈리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건대병원 송명근 박사의 카바(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 수술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압둘아지즈대학병원 이스칸더 알 기스미 박사는 “카바는 정말 새롭고 혁신적인 수술”이라며 “보수적인 의사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카바수술에 대한 저항은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송명근 심혈관외과클리닉에서는 최근 해외 흉부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바아카데미’를 열어 카바술을 해외에 전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해외 학자들이 자비를 들여 참석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인도 타이완 중국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6명의 내로라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이 1000달러씩의 연수비를 내고 참석했다. 이 중 자왈리 박사는 인도에서 1만 8000례가 넘는 심장수술을 집도한 베테랑이며, 파키스탄의 대표적 심장전문의인 칼리드 라시드 박사는 지난해 이 아카데미에 참여해 카바술을 배운 뒤 자국에서 이미 직접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아카데미에서는 카바술에 대한 집중 연수가 실시됐다. 참가자들은 이론 강의에 이어 돼지 심장을 이용한 실습도 했다. 또 6회에 걸쳐 카바수술을 직접 참관하며 임상 실례를 익혔다. 지난 2007년부터 매년 3~4회씩 열리는 이 아카데미가 주목받은 것은 국내에서 카바수술을 둘러싸고 안전성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다는 타이완 청쉰병원 흉부외과 로버트 첸 박사는 “논란은 결국 과학성으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왈리 박사는 “카바수술은 수학적·과학적으로 계산돼 이해와 습득이 쉽다.”면서 “두 번, 세 번 수술을 받아야 하는 기존 판막치환술보다 카바수술이 훨씬 우월한 치료법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송명근 교수는 “인도의 자왈리 박사로부터 ‘모든 혁신적인 기술은 ‘불신-수용 거부-침묵’의 과정을 거쳐 결국 박수를 받게 된다.’는 말을 듣고 힘을 얻었다.”면서 “국내에서 제기된 합리적·과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송명근’ 이름을 걸고 논쟁하되 저의가 있는 음해에는 강력하게 맞서 세계가 주목하는 카바수술의 가치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사법 신뢰도를 높이려면/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열린세상] 사법 신뢰도를 높이려면/고영회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지난달 중순 한나라당에서 법원제도개선안을 내놨습니다. 뒤이어 대법원은 그 개선안에 반발하면서 자체 개선안을 밝혔습니다. 법관 인사문제에 대한 대책과, 대법원에서 처리할 사건 수가 너무 많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법원 조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이냐가 주요 쟁점으로 보입니다. 당연하겠지만 개선안을 마련한 주체에 따라 생각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어떨까요. 어느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유엔, 은행, 인권자선단체, 환경운동단체, 법원, 대학, APEC, 군대, 여성운동단체, TV, 신문, 경찰, 대기업, 종교단체, 정부, 공무원, 노조, 의회, 정당’ 순서로 신뢰한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법원을 은행과 시민단체보다도 믿지 못하는 결과는 놀랍습니다. 그만큼 사법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사법제도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절차이기 때문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사법개혁 추진 목표는 절차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객관성 있게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제도로 만드는 것이어야 하겠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법관 인사와 전관예우 문제가 밀접하게 관련될 것으로 봅니다. 판사는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여론조사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재판 결과에 따라 존망이 좌우되는 판에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므로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여러 사건에서 직간접으로 쌓인 경험에서, 법원이 아무리 항변해도 잘 와 닿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관이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는 제도와 전관예우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빨리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공정한 제도를 마련하고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 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판사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한 사건을 맡고 있다면 진실과 뒤바뀐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문지식의 문제입니다. 사회에는 이런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특허와 상표 같은 지적재산권 사건, 기술유출 같은 기술사건, 의료 사건, 건설 사건, 환경 사건들이 되겠지요. 전문성이 없어 결과가 뒤바뀌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사법 불신을 불러옵니다. 재판의 전문성은 판사의 기본 자질과 축적된 경력에 의해 확보될 수 있습니다. 판사로 임용되는 사람은 대부분 법학을 전공했기에 기술을 알기 어렵습니다. 교육이나 연수를 통해 기술지식을 배워 재판에 활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아쉬운 대로 전문분야 사건을 오래 다루면 전문성이 쌓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정 기간마다 인사이동하는 지금 제도에서는 전문성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제도에서는 법원의 전문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번 대법원 개선안을 보면 전문성 확보는 관심사가 아닌 모양입니다. 특허사건을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는 고등법원급인 특허법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세계 두 번째의 특허전문법원입니다. 특허전문법원이니까 특허사건들은 전문법원에서 처리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허사건을 특허법원에서 처리하도록 집중하자는 개정법안이 몇 차례 제출되었지만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이번 대법원 개혁안에서도 특허사건은 일반민사사건으로 보고 다만 서울중앙지법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어 특허법원의 전문성을 살릴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사법개혁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여야 할 국민들의 요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이 저들만의 논의 자리인 것 같습니다. 사법개혁에서는 국민이 원하는 재판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법원이 전문사건에 대해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 재판한다는 것은 칼을 쓸 줄 모르는 선무당에게 시퍼런 칼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유일지요. 그 칼 앞에 서게 될 국민의 위치에서 사법제도 개선방향을 잡아야 하겠습니다.
  • 쇼트트랙 ‘나눠먹기’ 조사위 구성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거진 ‘이정수 외압사건’과 지난해 대표선발전 ‘나눠 먹기 파문’의 진상파악을 위한 공동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빙상연맹은 1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대한빙상경기연맹, 변호사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14~23일 열흘 동안 철저한 사실규명을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빙상연맹 김철수(대구빙상연맹회장) 감사가 맡는다. 빙상연맹에선 김현경 부회장이, 체육회에선 김용 감사실장이 투입됐다. 문화부에서는 감사실 근무경력이 있는 정준희 체육정책과 사무관이 합류했다. 오영중 변호사는 외부인사로 영입됐다. 김철수 위원장은 “14일 공동조사위원회가 첫 모임을 한다. 쇼트트랙 파문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답답했다. 선수들끼리 짬짜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사실로 드러난 만큼 진실을 철저하게 가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자라나는 선수들이 서로 짬짜미를 했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선수들이 생겼다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 쇼트트랙을 정상으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잘못 조사하면 더 큰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 정보가 될 만한 모든 소식에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기고]신뢰가 강한 군을 만든다/박상은 국회의원·해군OCS장교 중앙회 명예회장

    [기고]신뢰가 강한 군을 만든다/박상은 국회의원·해군OCS장교 중앙회 명예회장

    사람들의 내면에는 “진실은 저 너머 있다(Truth is out there).”고 믿고 싶어 하는 야릇한 심리가 있다. 자신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이나 사건들이 좀처럼 명쾌하게 해석되거나 규명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종종 이런 음모론으로 도피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혼란과 불확실성의 정체를 밝히겠노라 의도하곤 하지만, 그러나 정작 음모론은 사회적 불신과 혼란, 불확실성만을 부추길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 사람들은 마치 집단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이런 유의 음모론과 유언비어에 빨려드는 듯한 모습이다. 어떤 이들은 ‘기뢰’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북한 잠수정이 쏜 어뢰’라고도 하고, ‘암초’에 ‘피로파괴’, 심지어는 ‘자폭설’에 ‘오폭설’까지 등장했다. 어찌됐든 정부나 군 당국의 발표와 설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다. 그러면서 아직 사고원인도 밝혀지기 전에 책임소재부터 정해두려는 듯 서두르는 인상이다. 하지만 이건 앞뒤가 뒤바뀌어도 한참 뒤바뀌었다. 며칠 전 생존장병들이 나와서 증언을 해도 사람들은 ‘기대수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만들어 놓은 각자의 시나리오에 맞지 않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58명의 생존장병들과 구조에 나선 해경과 해군, 사고해역 현장사정에 밝은 백령주민들, 현장취재에 나선 그 숱한 언론사 기자들, 엄청날 정도로 집중되어 있는 국민적인 관심과 시선을 뚫고 행여라도 사건을 조작하거나 은폐하려는 음모는 여간해서는 그 시도조차 가능하지 않다. 문제는 이런 불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면서 자칫 국가안보에까지 악영향을 주게 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고를 당한 군(軍)과, 사고를 수습하는 군(軍)과, 국민들 앞에 나서 뭇매를 맞으며 상황을 설명하는 군(軍)이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모두 국가안위에 철통 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할 대한민국 군인들이다. 군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이런 군이 그 신뢰를 잃어버렸을 때,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지 않고 지지하지 않을 때, 국가안보는 치명적인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천안함. 아직까지 그 전모를 알 수는 없지만, 46명의 무고한 우리 해군장병들이 희생된 엄청난 사태다. 이런 국가적인 재난이 하루빨리 수습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자칫 그것이 더 큰 국가적인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기밀을 유지해야만 하는 군의 특수성이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엄격한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구성체계를 가지고 있는 군의 조직적 특성을 이해한다면, 천안함 침몰의 그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제발 기다려 달라고 당부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은 우리 군에 큰 애정과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할 때다. 실의에 빠져 지친 우리 군의 어깨를 다독이고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할 때다. 강한 군대는 국민의 탄탄한 지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지금은 국민이 군을 믿고 신뢰를 보여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강(强)한 군(軍)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신뢰를 보내라!
  • 與 일각 “‘한명숙 별건 수사’는 부적절”

    與 일각 “‘한명숙 별건 수사’는 부적절”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의 추가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별건 수사’에 나선 것과 관련,한나라당 일각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기소가 부실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별건수사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원희룡 의원은 12일 평화방송,CBS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상당히 부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손상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별건수사에 대해 “배나무 아래서 갓 고쳐쓰는 모양새”라고 비판한 뒤 “검찰은 신중하고 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이 시점에서 또 수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하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난 뒤, 증거가 있다면 당당히 수사해야 하는 것이지 지금 또 다시 수사를 하는 것은 오해를 받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한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이 나는 과정에서 검사의 수사도 엉성했고, 법원도 매끄럽게 재판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법원이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고, 검사의 심문권을 제한한 것이 검찰의 반발을 사게 됐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1심에서 무죄가 날 것 같으니까 또 하나를 찾겠다는 것은 검사가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라면서 “관련 증거를 모으거나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수는 있겠지만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직접수사를 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진행 상황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것은 선거에 영향력을 주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언론에 절대 노출시키지 말고 밀행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도 “검찰이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에 대한 별건 수사를 부각시켜 그를 ‘잔다르크’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검찰의 변명은 궁색하고 ‘뜻대로 안 되니 다른 것으로 또 물고 늘어진다’는 불신만 가중시킬뿐”이라며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서울광장] 천안함은 불신의 바다에 빠졌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천안함은 불신의 바다에 빠졌다/진경호 논설위원

    우리 사회가 믿음을 잃어버린 시점을 사회학자 성경륭은 6·25 전쟁으로 봤다. 한강다리를 폭파해 피란길을 끊은 위정자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언제 이웃의 거짓 밀고로 처형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우리를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홉스적 상태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비단 6·25뿐이겠는가. 우리로 하여금 불신 유전자를 키워가도록 한 현대사의 굽이는 넘쳐날 정도로 많다. 이승만 정권의 무능, 5·16 군사정권의 공포정치,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빈부갈등, 사회지도층의 부도덕, 정치인들이 증폭시킨 지역갈등, 외환위기…. 그런 아귀다툼 속에서 우리는 믿다가 낭패를 보느니 의심하고 배척하며 나를 지키려 했다. 살기 위해 신뢰 대신 불신을 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규정한 ‘저신뢰사회’로 일찌감치 편입해 들어갔다. 2008년 초여름을 뜨겁게 달군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은 바닥까지 떨어진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을 올곧이 보여 줬다. 제아무리 대통령이 아무 문제 없다며 미국 쇠고기를 먹어 보여도 PD수첩의 왜곡·과장보도가 댕긴 서울광장의 촛불은 사그라들 줄 몰랐다. 그해 겨울의 미네르바 소동은 또 어떤가. 정책당국과 유수의 경제학자들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30대 평범한 청년을 한국판 루비니로 떠받들었다. 천안함이 백령도 앞바다에 잠긴 그날 밤 이 나라도 바다에 잠겼다. 불신의 바다로 또다시 순식간에 빠져 들어갔다. 천안함을 두 동강 낸 물기둥이 있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침몰 순간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과 적의(敵意)의 물기둥이 치솟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는 천안함 생존장병 57명의 증언이 군 당국의 1차 조사결과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일도, 각본대로 짜맞춘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침몰 직후부터 유력언론들이 패를 나눠 북한 소행입네 아닙네 줄다리기를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불신은 분명 군이 자초했다. 군은 무려 2주 동안 침몰시간조차 아귀를 맞추지 못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29분이 지나 합참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보낸 첫 보고는 ‘천안함이 침수되고 있다.’였다. 그러나 군의 모자람을 따지는 한편으로 불신을 키워 내기에 너무도 비옥한 사회적 토양도 직시해야 한다. 앞뒤 자른 채 장관 해임부터 요구하고, 군 기밀이 존재이유를 상실한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군이 하나를 설명하면 의문이 10개가 붙는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 부지불식간에 당한 장병 말은 믿어도 다각도로 상황을 파악한 ‘당국’은 믿지 못하는 현실을 봐야 한다. 1987년 11월 미얀마 상공에서 벌어진 KAL858기 폭파사건은 20년이 지난 2007년 10월 국정원 과거사 진상조사위 활동이 마무리된 뒤에야 조작의 굴레를 벗었다. 북한공작원 김현희가 그토록 자신의 범행이라고 외쳤지만 ‘정권 연장을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는 의혹은 이후 정권교체와 맞물려 점점 더 몸피를 불려 나갔다. 전두환 정권에 대한 증오와 불신이 그 질긴 의혹의 자양분이었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끌어올릴 것이 너무도 많다. 천안함 실종자와 함체를 건져 올리고, 천안함의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 아울러 불신의 바다에 던져진 우리 사회도 함께 끌어내야 한다. 불신의 질(質)을 살펴 정부를 못 믿겠다는 쪽과 안 믿겠다는 쪽을 가리고, 안 믿겠다를 못 믿겠다로, 못 믿겠다를 지켜보겠다로 바꿔나가야 한다. 불신의 뿌리를 찾아 신뢰로 치환할 처방을 구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향후 대응과 별개로 국민 불신을 달래기 위해 초계함 한 척을 끌어올리는 것조차 외세가 필요한 신뢰 부재의 사회자본으로 황차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처할 수 있겠는가. 신뢰하기 위해 불신한다고 한다. 이 불신의 역설이 담고 있는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정부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천안함이 우리에게 보낸 마지막 구조요청일 것이다.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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