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신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환경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G7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702
  • [사설] ‘민간인 사찰’ 의혹 털어야 다른 수사도 믿는다

    국무총리실과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민주당의 이석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 밑에서 일하던 이창화 행정관이 김성호 국정원장,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부인,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전옥현 국정원 1차장 등 6건의 불법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포폰’을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사찰까지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불법사찰과 관련해 재수사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기왕의 수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검찰이 청와대를 성역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검찰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정성이다.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첫 번째 이유는 공정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청목회 수사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대포폰 게이트’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비리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목회 수사와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를 비교 형량해보는 시선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청목회 수사는 과잉인데 견줘 불법사찰 수사에는 소극적이어서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은 이미 부장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사건 당사자에게 그랜저 승용차를 받았다는 ‘그랜저 검사’ 의혹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갔다. 내부의 치부를 도려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권부에 대해서도 검을 들이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다른 야당들과 함께 특검법까지 발의하기로 했다. 이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는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김준규 총장은 며칠 전 국민은 검찰이 흔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민은 검찰이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기관이 되기를 원한다. 정의를 실현하려면 때로는 섬세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 이기하 前오산시장 징역7년 선고

    수원지법 제11형사부(유상재 부장판사)는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기하(44) 전 오산시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이 피고인에 대해 벌금 1억원, 추징금 2억 3000만원을 선고했으며 E건설 대표 이모(53)씨, 오산시시설관리공단 전 이사장 유모(57)씨, 전직 언론인 조모(40)씨 등 나머지 피고인에게도 징역 2년 6개월과 3년,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출직 시장으로서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거액의 뇌물을 수수해 공직사회의 불신을 불러오고 실망스러운 법정태도로 범행 일체를 부인한 점 등을 고려해 엄중히 처벌한다.”고 밝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버티는 위원장… 안갯속 인권위

    버티는 위원장… 안갯속 인권위

    현병철(66) 국가인권위원장이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의 동반사퇴로 불거진 인권위 내분사태에 대해 16일 정면돌파를 선언, 인권위 내홍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국면으로 빠져 들었다. 현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A4 용지 23페이지 분량의 해명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오로지 인권이라는 기준을 토대로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혀 전직 인권위원과 인권단체들의 퇴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 위원장은 “최근 인권위원 사임 논란 등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정치 쟁점화되고, 불신감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안에 따라 모든 사람들의 요구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일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도 안다.”면서 “그러나 저를 포함한 위원회 구성원들은 모든 사안에 대해 우리 위원회의 독립성을 바탕으로 인권 관점에서 토론하고 판단하고자 했다.”며 인권위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또 “우리 위원회의 독립성이 외부의 일방적 비난으로 인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지난(至難)한 문제에 대해 위원회에 급박한 결정을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압박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퇴진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현 위원장은 ▲인권위 독립성 훼손 ▲인권 현안 침묵 ▲상임위원회 무력화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 ▲합의제 기구를 무시한 독단적 운영 ▲최근 인권위 활동 미흡 등의 주장에 대해 별도의 반박자료를 내고 “이미 유감을 표명하거나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극심한 논란을 빚은 운영규칙 개정안에 대해서는 “비상임위원 3명이 현행 운영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전원위원회 안건으로 제출한 것으로, 인권위 운영규칙에 따라 위원장은 안건 제출을 거부할 수 없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전국 223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인권시민단체 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독립성을 훼손하게 된 데에는 현 정부의 인권위 흔들기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권과 관련된 경험과 지식이 전혀 없는 무자격자를 임명한 정부의 책임은 매우 크다.”며 즉각적인 현 위원장 경질을 촉구했다. 인권단체들은 지난 2월 국회 전원위원회 의결이 나지 않은 북한인권법안 관련 안건을 인권위 입장인 것처럼 보고한 일, 용산참사 의견서 제출 과정에서 일방적인 회의 진행, 국회에서 독립성 훼손 의심 발언 등 현 위원장의 발언이나 행보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또 MBC PD수첩 건과 박원순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건,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제청 건, 국가기관의 민간인 사찰 건 등 중요한 현안이 전원위에서 부결되거나 중요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는 데 불만을 표시해 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출범 11년간 수장 4명째 불명예 퇴진…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또다시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수장이 물러났다. 조희문 위원장이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한국 영화의 위상은 높아지는데 영화판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영진위는 영진위원장의 무덤’이란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온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영진위는 1999년 5월 문화부로부터 영화산업 지원 역할을 위임받은 민간기구로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7명의 위원장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영화계와 잦은 마찰… 갈등만 키워 첫 단추부터 문제였다. 삼성물산 사장 출신의 신세길씨가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하자 ‘전문성 논란’이 일었고, 설상가상으로 신·구 영화인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지미·윤일봉 위원이 “영진위 설립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결국 신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화부 관료 출신의 박종국씨의 취임도 그랬다. 당시 문성근 부위원장과 안정숙·정지영 위원이 “정부가 민간기구인 영진위를 통제하려 한다.”고 반발, 사퇴했다. 결국 유인촌 현 문화부 장관의 형인 유길촌씨에게 바통을 넘기게 된다. 파문은 계속됐다. 2000년 5월 영진위원들은 “전 위원회가 뽑은 당시 조희문 부위원장의 직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불신임을 의결했고 법정에서 조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부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영진위 자금 23억 6000만원이 임직원 19명에게 퇴직금으로 지급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극영화 제작지원 대상작 선정 방식을 점수제에서 표결제로 바꿔 말이 많았다. 유 전 위원장은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이충직 위원장 시절에는 2004년 9월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출품작을 김기덕 감독의 ‘빈집’에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교체하면서 비난 공세를 받았다. 이어 취임한 안정숙 위원장은 원로 영화인들로부터 “우리를 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거센 공격을 받았다. 2008년에는 강한섭 위원장이 노조와 첨예한 갈등을 겪다 지난해 6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 사퇴했다. 조희문 위원장 시절엔 영화계와 갈등이 극에 달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위탁 사업자 선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난과 독립영화지원작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어 결국 해임됐다. ●영화 1편당 수출가 37만弗서 2만弗로 뚝 이 사이 한국 영화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규모는 커졌지만 내실은 키우지 못했다. 수출은 2005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편당 수출 단가도 떨어졌다. 그해 202편의 영화를 수출, 편당 단가가 37만 6000달러(약 4억 3000만원)였지만 지난해에는 2만 2000달러에 불과했다. 내수시장은 위기감이 팽배하다. 영화제작 편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6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19.6%로 손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흥행 수익은 1조원을 돌파했지만 극장 배만 불린 결과가 됐다. 결국 ‘영진위 스캔들’이 한창 진행됐던 시기, 한국 영화는 ‘빛좋은 개살구’가 된 셈이다. 유지나(전 영진위원) 동국대 영화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진위가 휘둘리다 보니 제한된 예산을 단기 효과에 집중하는 정책을 사용해 온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정치 간섭이 없는 영진위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정권에 구애받지 않는, 장기적 아웃라인을 먼저 제시하는 식으로 정치 간섭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가장 효과적인 정책의 목표를 ‘인재 인프라’ 양성에 두고 지원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재(전 영진위 사무국장) 동국대 겸임교수는 영진위가 과거의 영진공(영화진흥공사)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의 영진위원들은 학계, 평론 등 다른 직업군을 겸하고 있다 보니 행정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원들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분산되면서 책임 행정의 가능성도 낮아진다.”며 “위원장 교체로 인한 파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책임 행정을 할 수 있는 제도 변화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포르투갈도 구제금융 요청할 상황”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이 유로존의 금융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 금융 불안이 유로권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EU의 생존도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도 국제사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위기 상황”이라고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토스 장관은 “아직 외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은 없지만 재정 위기는 여러 나라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여서 (유로권)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은 정부 재정 긴축정책의 약발이 받지 않아 재정적자가 느는 데다 취약한 집권당의 추가 긴축정책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확대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채권 수익률(금리)은 7%대로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연일 불안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포르투갈 위기는 유로 전역으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금융 위기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면 유로 금융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해, 유로권 차원에서 준비한 구제금융 규모가 7500억 유로로 넉넉하다는 점에서 당장 유로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염려는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쳐도 유로권 전체 국내생산액의 3.9%에 불과하지만 다음 위기 대상으로 지목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치면 전체의 22%나 되므로 이들 국가로까지 위기가 옮겨가면 유로 체제의 붕괴를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G20이후 세계경제 3대복병 철저히 대비하라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뒤 글로벌 정치·경제 불안정성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다. 특별한 경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G20의 구체적 성과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환율갈등 해소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하는 등 적지 않은 결실을 거둔 데 대해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어제 G20과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성과를 비교하면서 ‘움직인 이명박 대통령, 움직이지 않은 간 나오토 일본 총리’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하지만 글로벌 정치·경제 정세는 성공 평가를 자제하게 한다. G20 이후 세계 정치·경제 질서가 급격히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한반도 주변 4강국의 역학관계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G20 정상회의 뒤 미국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일본의 영향력은 축소됐다. 국제무대에서 우리와 호흡을 맞추어 온 두 나라가 위축되는 것은 향후 한국 외교의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미국을 견제하며 G2로 급부상한 중국은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듯하면서도 고비마다 한국 정부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국가 간 역학관계 변화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등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계경제의 정책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은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신흥국은 긴축정책을 펴려 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미국의 달러 살포와 중국의 긴축, 유럽의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를 위협할 3대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외국자본 유입 규제 등 선제적 대응조치를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 방향은 예측을 불허한다. 세계경제 3대 복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다. 정부는 주요 사안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치열한 외교 각축전에 대비해야 한다. 실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며 세계경제 주도권 쟁탈이 심화될 분위기다. 변형된 금본위제 부활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중국과 브라질은 물론 G20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까지 기축통화 체제의 변화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국제사회의 미국 불신이 달러 불신으로 이어지며 힘의 균형이 변화될 조짐이다. 정부와 경제주체들은 세계 정치·경제의 질적 변화에 면밀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총경평가 공개 인사투명성 높이는 계기로

    경찰청이 지난 13일 본청 총경급 경찰관 중 업무성과 평가에서 상위 30% 안에 든 12명의 명단을 내부망과 언론에 공개했다. 각 지방경찰청도 같은 방식으로 우수한 총경을 내부망에 올렸다고 한다. 이는 조만간 발표될 경무관 승진과 보직인사를 앞두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승진에 따른 과열경쟁과 청탁관행을 이번에야말로 뿌리 뽑아야겠다는 게 경찰의 의지인 것 같다. 특히 이런 방식을 채택한 것은 인사권을 가진 경찰청장이 공정·투명한 인사를 위해 자신의 권한을 아예 공개석상에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사가 청탁이나 압력을 배제하고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평가결과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권장할 만한 일이다.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이 여러모로 신경 쓴 흔적도 보인다. 우선 평가 대상자에게 업무평가 기술서를 받아 경찰청 차장(위원장)과 치안감급 국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다중면접을 실시했다고 한다. 대상자들의 업무성격이 서로 달라 완벽한 등가성 지표를 만들기는 어려웠겠지만 나름대로 평가점수를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본다. 물론 일각에서는 30% 순위 안에 들지 못한 대상자들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있다. 그러나 사기 또한 공정한 인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이 이상의 대안을 찾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문제는 이 방안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일관성 있게 추진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경무관 승진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처럼 어렵다고 한다. 총경 490여명 중 불과 10여명만이 승진하니까 해마다 암투와 줄대기 관행이 이어졌다. 경찰은 이번 인사방식을 정착시켜 조직의 불신을 없애고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승진 인사에서 경찰입문별 출신, 지역안배 등이 고려되겠지만 개별 평가의 근간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 아일랜드 재정위기 또 고개… 유로존 휘청

    아일랜드 재정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로화와 유로존이 휘청거리고 있다. 스스로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시장 불신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고 유로존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8.929%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 10년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사상 최고인 652bp(basis point·100분의1%)를 기록했다. 한달 전 구제금융이 투입된 아일랜드 은행들의 이날 주가는 9% 남짓 떨어졌고 아일랜드 은행에 자금이 물려 있는 영국의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벨기에의 CDS 프리미엄도 오르는 등 주변 국가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아일랜드로부터 아무런 재정적 요청이 없었다.”며 “우리는 필요한 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EU 5개국이 아일랜드 국채를 안정시키기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하자 오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최고 기록치에서 8.787%로 떨어지는 등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아일랜드 정부도 진화작업에 나섰다. 아일랜드 재무부는 “EU가 아일랜드에 8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준비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제금융설에 힘입어 이날 장중 한때 1.3746달러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는 재무부의 공식 부인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아일랜드는 그리스와 달리 내년도 중반까지 만기 채권을 상환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렇지만 부실 은행에 대한 지원금 투입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주택경기 침체와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아일랜드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은 모두 457억 유로로 올해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사상 최대인 3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발 금융불안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 이상 폭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도 덩달아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2.30포인트(5.16%) 폭락한 2985.43으로 3000선이 깨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아일랜드 구제금융 신청설과 중국 긴축정책 우려가 겹치면서 1.96%, 1.39% 각각 급락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적어도 위원회는 아니다/김병재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열린세상] 적어도 위원회는 아니다/김병재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이명박(MB) 정부 들어 두 번째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위원장이 낙마했다. 조희문 위원장이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독립영화 심사위원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을 거론한 외압사건 이후 기관장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과 국감 준비소홀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이로써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영진위의 무정부상태도 정리될 듯하다. 하지만 후유증은 심각하다. 조희문의 정도를 넘어선, 인신공격적인 색깔논쟁은 해방정국의 이념대립을 방불케 했다. 영진위는 물론 문화부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색깔논쟁은 분명히 지나쳤다. MB정부 들어 영화계에 대한 적대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관장으로서 공정치 못한 처신과 미숙한 업무추진방식 등 자질에 관한 사항을 싸잡아 이념 대립으로 몰고 간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동안 신문·방송·인터넷 언론에 비친 영진위의 모습은 최악이었다. 국회로부터 퇴진요구를 받던 중 위원장은 국감 준비소홀로 도망가듯 보고자료를 들고나갔고, ‘재수’ 국감장에선 여야의원들로부터 “답답한 분, 파렴치한…. 위원장이 아니라 조희문씨”라는 모욕적인 질책을 들어야 했다. 영진위 간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위원장은 영진위 소속 아카데미 책임교수직을 겸직해 봉급을 이중으로 받는 인사 난맥상의 당사자였음을 지적받고도 묵묵부답이었으며, 정확한 사실(fact) 없이 공식석상에서 영진위 심사에 문제가 많은 양 말을 흘렸다. 또한, 사무국장은 국회에 재탕자료를 돌려 ‘재수’ 국감을 유발한 기획팀의 치명적인 행정 잘못을 내버려 둬 결과적으로 위원장 해임에 일조했고, 아카데미 원장은 영진위 직원 신분을 망각한 채 영진위를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 기자회견에 참여해 자기 조직을 공개석상에서 비판하는 개념 없는 간부였다. 여기에 조직보다는 개인의 이익만 좇는 일부 비상임 위원 및 부장급 직원들의 부화뇌동하는 모습, 관습처럼 내려오는 일부 직원들의 장기 휴직, 대학 등 외부 강의 등 나사 빠진 조직의 관리는 위원회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오합지졸인 ‘당나라 군대’나 다름없다. 이처럼 영진위가 당나라 군대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위원회(commission)이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조직의 중요한 결정을 복수의 구성원이 합의하는 기관이다. 그럼 영화계를 대표하는 복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영진위가 합의다운 합의를 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불행하게도 1999년 출범 당시부터 진보·보수 두 진영으로 나눠 대립만 일삼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람 잘 날 없는 기관이 됐다. 문화부 산하 50여개 관련기관 가운데 으뜸일 것이다. 9명의 위원은 영진위의 최고 결정자이다. 한해 500여억원의 사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권한은 막강하다. 하지만, 위원장을 뺀 8명의 위원은 비상임이다. 학계나 영화현장, 언론계에선 나름의 전문가이지만 영진위 사업에 관한 한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루 몇 시간 안에 적게는 몇천만원 많게는 백억원대 주요 사업들을 한꺼번에 의결해야 한다. 그래서 권한은 있고 책임은 없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는다. 이번 44억원의 예술영화 제작지원 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영진위가 위촉한 외부 심사위원이 선정한 작품을 이렇다 할 이유를 밝히지도 않은 채 반은 결정하고, 반은 결정하지 않아 영화계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제, 영진위는 위원회로서의 생명을 다했다. 새로운 시스템이 요구된다. 하루속히 영화 관련법을 개정해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독임제가 설득력이 있다. 관료적이지만 책임행정이 미덕이다. 가칭 영상진흥원이든 영상진흥공사든 권한과 동시에 책임이 수반되는 시스템이 소망스럽다. 사업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구성원이 책임을 가지고 결정한다는 명제에 들어맞는다. 이와 함께 다른 유사 콘텐츠 기관과의 기능 조정도 불가피하다. 거품을 빼고 효율적인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영화인들로부터 불신은 덜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념을 위장한 밥그릇 싸움도 잦아들 것이다.
  • [열린세상]제왕적 대통령제, 개헌이 해답 아니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열린세상]제왕적 대통령제, 개헌이 해답 아니다/윤성이 경희대 한국정치 교수

    검찰이 청원경찰 입법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하여 11명의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였다. 검찰이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을 동시에, 그것도 국회 회기 중에 압수수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야당은 국회 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며 예산안 심사를 거부해 국회 기능이 일시 중단될 상황을 겪었다. 국회의원들이 불법적 후원금을 받고 청원경찰법을 개정하는 데 앞장섰다면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게 당연하다. 야당은 물론 여당대표까지 검찰의 과도한 수사방식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은 탓인지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누구도 법의 심판에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의구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검찰은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총리실 직원에게 소위 ‘대포폰’을 지급한 사실을 밝히고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법무장관이 사실이라고 시인하였다. 결국, 민간인 불법사찰에 청와대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자 검찰이 국면전환을 위해 무리한 수사방식을 택했다는 의심을 사게 된 것이다.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것은 검찰 수사에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입법로비 의혹 사건의 본질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진행될수록 문제의 핵심이 입법로비에 대한 시시비비가 아니라 검찰과 청와대에 의한 국회와 야당 탄압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입법로비 의혹도, 대포폰 의혹도 모두 흐지부지되는 상태에서 사건이 종결될 것이다. 권력기관들이 서로 치고받는 와중에 결국 남는 것은 국민의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뿐이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정당, 검찰, 그리고 대법원 등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국민에 의해 주어진 권력을 법에 따라 공정하게 행사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특권을 보호하는 데 활용하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이 국민을 위해, 그리고 공정하게 행사되려면 권력기관 간에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권력의 집중과 권력기관 사이의 야합이 정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많은 이들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며 개헌을 주창하고 있다. 일부는 국무총리와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고 하고, 한편에서는 국회에 더 많은 권력을 주는 의원내각제를 선호한다. 그렇지만, 왜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가를 따져 보면 분권형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가 해답이 될 수 없다. 대통령제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는 삼권분립이다. 현재 우리 대통령제의 문제는 이 삼권분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국회가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사법부가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면서 대통령의 권력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타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회의 행정부 견제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당이 행정부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 여당의원이 입각하여 행정부의 일원이 되는 것은 순수 대통령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국회의 고유권한인 법안발의 권한을 행정부와 공유하는 것 역시 삼권분립을 근간으로 하는 대통령제와는 맞지 않는다. 굳이 개헌이 필요하다면 이 같은 변형적 대통령제 요소를 바로잡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에는 정치적 계산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미 여러 정파가 차기 대통령선거 결과를 염두에 두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권력구조로 개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섣부른 개헌논의로 정쟁을 불러일으키고 국력을 소모할 것이 아니라 현행 대통령제 하에서 권력의 분산과 균형을 고민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당하다. 대통령 일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이 권력구조 개편의 핵심 사안이라면 더더욱 권력분립을 근간으로 하는 순수 대통령제가 그 해답이 되어야 한다.
  • 청목회·대포폰·FTA… 앞길 험난

    청목회·대포폰·FTA… 앞길 험난

    9일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정국 ‘대란’은 일단 피했다. 한나라당은 야권이 요구한 ‘본회의 현안 질의’를 받아들였고, 민주당은 ‘유통법과 상생법 동시 처리’ 주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하지만 청목회 입법로비, ‘대포폰’ 의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산적한 쟁점은 하나같이 인화성 높은 사안들이다. 난맥상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여야 모두 이날 합의 결과를 놓고 서로 양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한 정상화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與 ‘청목회 터널’ 일단 탈출 청목회 파문은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우선 10일 현안 질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경우다. 여론도 그다지 정치권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미 법무부장관의 답변은 거의 다 들었다. 현안 질의에서 ‘입법권 침해에 대한 사과와 유연한 수사’ 정도는 나와야 국민적 명분이라도 얻게 된다. 청목회에 관한 한 실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현안 질의 이후 11일부터 예산심의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이 민주당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검찰·청와대·야당 사이에서 곤혹스러웠던 한나라당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청목회 터널’에서 벗어났다. 유통법 처리를 통해 서민정책을 선점하고 예산 심사를 주도하는 효과도 챙겼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가 “야당이 국회의 발목을 잡는 구도였는데 이번 합의로 예산 국회가 정상화되고 향후 정국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반긴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게다가 행안위는 뒤늦게 정치자금 문제를 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이 제기해 국회가 바꾸는 꼴이 됐다. ●대포폰은 ‘추후 논의’ 대포폰 의혹에 대한 여야 합의는 ‘추후 논의’다. 전날 야 5당은 검찰의 각종 부실수사에 대한 국정조사 및 특검을 촉구했다. 야권 입장에선 미진한 합의로 보인다. 이 정도 합의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워낙 센 사안이라 실무적·정치적 성과를 따지는 원내대표 회동에서 일치된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복수의 여야 원내 관계자들은 “스폰서 검사 문제는 특검을 거쳤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야 5당은 스폰서 검사 문제를 포함, 대포폰 의혹 전반의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진전시키려면 요구서 내용과 타이틀을 바꿔야 한다. 적어도 야권 입장에선 이 문제에 천착하다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듯하다. 이에 대해 야권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현안 질의가 이루어지면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본회의가 열리면 청목회에 집중하면서 동등한 비중으로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우선 큰 틀에 합의하고 1차 본회의에서 공세를 취한 뒤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가 대포폰 문제를 ‘쉼표’라 이른 것은 의미심장하다. 어쨌든 한나라당은 ‘대포폰 국정조사’라는 1차 관문에서 한숨 돌렸다. ●한·미 FTA 마찰 재점화 이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국회를 격랑 속으로 몰고 있다. 추가 협상에서 자동차 안전기준 및 연비·배기가스 등 환경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의총을 열고 추가 양보가 사실로 드러나면 비준 반대는 물론 전면적인 재검토까지 요구하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협상은 일방적인 양보이며 굴욕적인 협상”이라면서 “정부가 자동차는 양보하되 쇠고기는 양보하지 않는다며 마치 ‘빅딜’처럼 선전하는 건 가증스러운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에 힘을 실어 줬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쇠고기 문제는 협의를 안 했고,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에 대한 협의도 신중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있다.”며 퍼주기 협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구혜영·김정은기자 koohy@seoul.co.kr
  • 검찰 수사 강도 여론향방에 달렸다

    검찰 수사 강도 여론향방에 달렸다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가 ‘여론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일반적인 불신이 작동해 ‘비리 혐의 정치인을 예외 없이 수사하라.’는 여론이 강해지면 검찰의 칼날은 더 날카로워 질 전망이다. 반면 정치권, 특히 야권은 수사의 편파성을 부각해 ‘권력에 약한 검찰이 정치 불신을 키워 의회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다.’고 호소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수사를 둘러싼 여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공식 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8일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이 지난 5일 오후에 이뤄져 여론조사를 할 시간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수사가 워낙 다양한 변수를 지녀 질문 내용에 따라 응답이 다르게 나타날 소지가 많아 조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스폰서 사건, 민간인 사찰 부실 수사 의혹 등 검찰의 신뢰 하락과 여당도 수사에 반발하는 것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결국 여론에 달렸다는 데 견해를 함께한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검찰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위기에 처한 조직을 보호하고 여론의 역풍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혐의 입증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 전망은 엇갈린다. 정치권 불신이라는 ‘일반론’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과 검찰 불신이라는 ‘특수성’이 더 강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나뉜다. 이찬복 TNS 여론조사 부장은 “정치 불신이 너무 강해 ‘죄가 있다면 깨끗이 수사하라.’는 요구가 상존해 있다.”면서 “검찰이 다소 신뢰를 잃었지만 다른 사안과 별도로 청목회 수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도 “국민은 정치권의 비리를 엄단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서 “검찰은 여론을 믿고 수사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도 적다.”고 말했다. 반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기존 정치인 비리 수사와 양상이 다르다. 편파 수사 의혹, 야권탄압적 요소, 여권의 동조 등으로 의회를 압박하는 수사로 비춰질 여지가 많다.”면서 “검찰의 행위를 정부의 행위로 보는 만큼 정권에 대한 인식도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G20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회기 중에 압수수색할 만큼 소액다수 후원금 수사가 시급했냐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면서 “야당에 우호적인 동정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이 문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치권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수사 여론이 당연히 좋지 않겠냐.”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국정 지지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한나라, 감세·대포폰 관련 여당 역량 보여줘야

    여당인 한나라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만 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 결과 전국 규모의 6·2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한나라당은 그 뒤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소규모 재·보선에서 잇따라 승리한 뒤 다시 위기의식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감세 철회 문제와 이른바 ‘대포폰’ 등 최근 중요 관심사에 대해 집권당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당이 여당답지 못한 행태를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이제 한나라당은 감세나 대포폰 문제와 관련, 여당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감세 철회 논란,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과정에서 청와대가 대포폰이나 차명폰을 지급하는 등 불신을 초래할 사안들에 대해 치열한 당내 토론으로 분명한 당론을 정해야 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핑계로 미루다 보면 국민에게 혼선만 주게 된다. 특히 소속 국회의원들은 감세·대포폰 문제에 대해 내후년 총선을 의식한 대중영합적 주장을 자제해야 한다. 국민과 국익을 위한 끝장토론을 불사해야 한다. 여당에는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도울 책무가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오히려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요 정책에서는 분열상을 노출한다. 한 중진의원은 “관광특화 차원에서 섹스 프리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 논란을 불렀다. 아랍에미리트연합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사전통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집권당답지 못하다. 여당은 확고한 당의 방침으로 정부 쪽에 문제가 있을 때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믿음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지도부의 약속대로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한 의원총회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노출된 분열상을 정리해야 한다. 대포폰 문제에 대해서는 홍준표 최고위원 등의 요구대로 재수사를 요구하든지,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이나 국정조사도 포괄적으로 검토해 명확한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 하나된 입장이 긴요하다. 한나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고, 이 정부가 성공하기 바란다면 앞으로는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단일화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제라도 위기의식으로 재무장, 재집권 전략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6)진보단체 반대 왜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6)진보단체 반대 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반(反) 세계화 진영의 표적입니다.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에서도 500여명의 원정 시위대가 올 것으로 경찰이 예상할 정도입니다. 앞서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처럼 폭력시위가 재현될 가능성에 치안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에는 1만여명이 평화적인 거리행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검은 옷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일부 ‘블랙블록’(Black Bloc)이 시위대에 끼어들면서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경찰 차량 6대를 불태우고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 매장과 은행 유리창을 깨뜨렸습니다. 체포된 시위 참가자가 1000명이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라 안팎의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G20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기본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고자 모였다는 G20의 문제인식과 해법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적인 금융 세계화와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 및 투기자본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서 위기가 비롯됐다는 것이 반세계화 진영의 시각입니다. 그런데 G20은 대형 금융기관의 책임을 들추기는커녕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 돈(세금)을 금융기관을 살리는 데 쏟아부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G20이 경기부양으로 늘어난 부채를 줄이고자 재정적자 축소에 합의했는데, 주로 ‘만만한’(?) 복지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팍팍해졌다고도 말합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 등 금융규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이들은 G20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자의적인 기준으로 선출된 20개 나라가 모여 전 세계 거시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묻는 것입니다. G20의 안전한 개최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틀어막기보다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표출되도록 장(場)을 열어놓는 것이야말로 국격을 올리는 것이라는 지적은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與 “檢 신중했어야… 지켜볼 것” 野 “ 야당 탄압… 국회 유린의 날”

    與 “檢 신중했어야… 지켜볼 것” 野 “ 야당 탄압… 국회 유린의 날”

    검찰이 5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후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지역구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국회는 대공황 상태에 빠졌다. 정치권은 당혹감 속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당 내에서도 ‘유감스럽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 유린 사태’라고 규정하면서도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에 김윤옥 여사가 관련됐다고 주장한 강기정 의원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 등을 근거로 ‘야당 탄압’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을 맹비난했다. 야5당 원내대표들은 8일 오전 긴급 회담을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긴급 기자회견과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원내대표 간담회 등을 잇따라 열며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회 탄압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한편, 당 지도부는 주말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추가 의총을 소집하는 등 비상 사태를 선언했다. 손학규 대표는 “어처구니가 없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가슴이 떨려 말이 안 나온다.”면서 “국회 전체에 대한 공갈 협박이며 국회와 정치인 모두를 불신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청목회 후원금을 받았더라도 증거가 명확하다면 의원실을 압수수색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번 압수수색은 정치를 말살하는 행위이며 정치 없이 통치만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통치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1월 5일을 국회가 정부에 의해 무참히 유린된 치욕의 날로 규정한다.”면서 “청와대 대포폰 사용,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사건은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했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민주당 대의원 명부까지 가져간 것으로 알려지자 “명백한 정당법 위반이며 야당 탄압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했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과잉수사 금지원칙에 위배된 것으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게 대법원 판결”이라며 부당한 압수수색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발언을 아끼는 분위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후원회 계좌는 증거 인멸을 할 수 없는 것인데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의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일”이라면서 “검찰이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압수수색을 당한 의원들은 억울해하며 반발했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 측은 “너무 갑작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은 “청원경찰법안 때 주도적으로 발언하지도 않았고 잘못한 것이 없다.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진형 의원은 “후원계좌를 트지도 않았는데 왜 압수수색하는지 황당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강주리·김정은 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이산상봉 오붓한 한때

    이산상봉 오붓한 한때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이틀째인 4일 남측 가족 137명과 북측 가족 203명은 금강산에서 개별상봉-단체오찬-단체상봉 등의 행사를 차례로 갖고 오붓한 한때를 보냈다. 북측 상봉단의 최성익(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 단장은 단체 오찬 인사말에서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상봉을 계속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하지만 대결과 반목, 불신과 긴장 격화의 역사를 되풀이하면 여러분의 상봉도, 북남 관계 개선도, 조국 통일도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뜻깊은 상봉장으로, 민족적 단합과 화해의 상징으로 금강산이 계속 빛을 뿌릴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우리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들 남북 이산가족들은 5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놀랍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할 때 정점을 기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퇴임을 바로 코앞에 둔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70~80%를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끝난 브라질 대통령 선거의 결선투표에서도 룰라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 선거가 진행되었을 정도이다. 시간을 초월해 높은 지지율을 보인 대통령의 사례는 또 있다. 러시아 총리인 푸틴도 과거 두번씩 대통령직을 역임할 때 임기 말 인기가 룰라에 지지 않을 정도였다. 현재도 푸틴의 지지율은 70~80%를 기록하고 있어 50~60%대인 메드베데프 대통령보다 인기가 더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은 40~50%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44명 가운데 보통일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도 2010년 줄곧 40~5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임기 3년차 10월의 지지율은 김영삼 대통령이 53.3%, 김대중 대통령이 61.8%, 노무현 대통령이 28.5%였다. 김영삼 대통령 이전에는 월별 대통령 지지율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민주주의 시기 대통령 가운데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중간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하여 토를 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더 높은데, 이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반적인 요인들이 갖춰지지 않은데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는 것이 자못 이해하기 어렵다.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을 껑충 뛰게 한 경제적 호황이나 도약도 없고, 오히려 경제적 위기의 여파에 시달리는 한국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것은 이상할 수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경제가 꼽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캔들이다. 도덕적 추문이나 정치적·경제적 실패를 모두 포함하는 스캔들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이른바 한방에 날린다. 그런데 대통령의 대학교 동창이며 대선 공신이 40억원의 사례비를 챙기고 해외로 도피해서 수사에 응하지 않아도 대통령 지지율은 건재하다. 김태호 총리내정자니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니, 자신의 수하가 추문에 빠져도 그 뒤에 지지율은 다시 제자리로 올라간다. 공정사회를 주창하는 대통령의 아들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시비가 컸던 회사에 취직해도 지지율이 달라지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지율에 피하지 못하는 법칙인 시간의 법칙도 피해간다. 임기 초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차 낮아지는 법칙이 이 대통령에게는 살짝 비켜 있는 것이다.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바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한때 지지율이 10%대를 오르내린 적이 있다. 그 뒤에 임기 중반을 거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푸틴 총리같이 근육질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것도 아니다. 푸틴 총리는 모스크바 지역에 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헬기를 직접 조종해서 불을 끄고 때때로 웃통을 벗고 사냥에 나서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 남북 정상회담이나 긴장완화가 이 대통령 임기 동안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이와 반대로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다. 통상 외부와 분쟁이 내부의 단합을 높이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에서 남북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경우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저런 전통적인 요인들이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설명하지 못하다 보니 여론조사 결과에 불신의 화살이 날아간다. 하지만 하나의 여론조사 결과만, 또는 특정시기의 여론조사 결과만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40~50%대라고 알리는 게 아니다. 유선전화 이용자만 조사한 여론조사나 무선전화 이용자까지 포함한 여론조사 모두 엇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이래저래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의 근원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진다.
  •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에 ‘저환율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특히 2008년 키코(KIKO) 사태에 따라 ‘흑자 도산’의 악몽에 시달린 중소기업계는 이후 환헤지(환위험 회피) 상품 가입을 꺼린 터라 원화 강세에 따른 ‘제2의 키코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환율 하락으로 매출이 예년의 30%는 날아갔죠. 직원들 임금만은 ‘달러빚’을 내서라도 제때 주려 하고 있지만 키코(KIKO) 사태로 쌓였던 부채 잔치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환란극복 잠시 환율암초에 좌초 직전” 서울 이화동에서 의류 수출업체 S사를 운영하는 김영환(가명·47) 사장은 1일 담담한 목소리로 최근의 회사 사정을 설명했지만 허공을 향한 눈동자는 한없이 흔들리고 있다. 20년 넘게 피땀으로 일군,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극복했던 회사가 최근 환율이라는 암초에 걸려 넘어지기 일보직전이라는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키코 때문에 2008년 이후 120억여원의 피해를 봤다. 그 이후 환헤지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앞으로도 은행들의 환헤지상품은 쳐다보지도 않을 작정이다. 그는 “환헤지 상품 하나 때문에 중소기업이 여기저기서 망하는데 누가 금융기관을 통해 환헤지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되물었다. 물론 김 사장이 수출기업에 환헤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환헤지 상품에 가입하지 않다 보니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중소기업들은 달러당 1000원 정도로 환율 하락 예상치를 미리 반영해 주문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미리 가격경쟁력을 낮춰서 계약을 하는 바람에 채산성은 더욱 떨어지죠. 또 유동성 압박 때문에 원자재 투입 여력이 없어 한달에 200만 달러가 넘는 수주가 들어와도 생산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납기일을 제때 못 맞추다 보니 주문이 감소하는 악순환만 계속되는 셈이죠.” ●“은행·中企 상생 거론안돼 정부 불신” 이런 상황이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사무실 임대료도 6개월째 밀려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직원들 사기가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신제품 개발은 엄두도 못 내고 있어 내년 상황은 더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정책과 은행에 대해서도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작 필요한 은행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환율 문제로 중소기업들이 망하면 은행 역시 신뢰와 고객을 잃으면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어느 中企사장의 하소연 “매출 30% 뚝… 얼마나 버틸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월 매출 10억원 정도인 회사는 매월 1000만원씩, 200만원짜리 월급 일자리 5개가 사라지게 됩니다.” 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은 키코(KIKO) 사태 이후 텅 빈 공장들이 아직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식당 급처분’이라고 쓰인 전단이 발 아래에서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한때 유압파쇄기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코막중공업은 키코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이다. 100여명이던 직원을 20명으로 줄이고, 국내 공장과 함께 유럽·미국 공장 등을 팔았지만 환율의 망령은 여전히 주위를 맴돌고 있다. 조봉구 사장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키코에 가입했지만 환율이 오를 땐 엄청난 리스크를 지우고, 정작 헤지가 필요한 환율 급락기에는 헤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환율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키코 사태로 뿌리째 흔들렸던 중소기업계가 환차손 상품을 외면하면서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제2의 키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원·달러 환율은 1116.6원. 지난 5월 25일 1272.0원보다 155원 이상이나 떨어졌다. 지난달 14일에는 1110.9원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이 대세라는 점.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자국 경기부양 등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 등을 펴면서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율 분쟁’이 어느 정도 봉합됐지만 여진은 남아 있는 상태. G20 정상회의 개최를 전후해 국내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도 더욱 껄끄러워졌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키코 사태를 계기로 환헤지 상품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환헤지 상품인 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597곳에 불과하다. 2007년 1579곳, 2008년 1248곳보다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환율 불안정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기업은 전체의 81.2%에 달했다. 심지어 77.4%는 ‘이미 이익이 감소했지만 그대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키코 피해를 본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고환율 국면에서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두걸·신진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 초중고 체벌금지 첫날…현장은 혼란 가중

    ”XXX 선생님은 체벌이 금지된 걸 모르시나 봐요. 아직도 회초리로 때려요.” “학생 인권조례도 나왔는데 때리면 안 되잖아요?”  교육계 최대 화두인 서울시교육청의 ‘체벌금지령’이 시행된 1일. 서울지역의 초중고교에 모든 체벌이 금지하는 교칙이 정해졌지만 일선 현장은 조용한 가운데서도 ‘혼돈의 모습들’ 이었다. 체벌금지령은 서울에 앞서 지난 달부터 경기도에서는’학생인권조례’를 선포하고 시행 중이다.  시교육청은 ▲도구를 이용한 체벌 ▲손·발 등 신체를 이용한 체벌 ▲반복적으로 신체적 고통을 주는 기합 형태의 체벌 ▲학생끼리 체벌을 강요하는 행위 등을 체벌의 범위로 예시로 들었을 뿐,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현장에 전달되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예시를 통해 사실상 모든 체벌이 불가능해진다.”면서 “문제는 체벌의 범위가 아니라 체벌 자체를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체벌 전면 금지라는 시교육청의 방침을 바탕으로 개별 학교가 세부적인 교칙을 만들게 될 것”이라면서 “학교마다 대체 프로그램 등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학급회의, ‘교사 성토장’으로…“아직도 때리는 선생님 있어”  다수의 서울지역 교사들은 2학기 개학 후 학급회의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형식적으로 마무리되기 일쑤였던 학급회의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는 설명이다.서울 A고교 김모(17)군은 “선생님들의 무분별한 체벌은 많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감정적으로 학생들을 때리는 선생님들은 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체벌은 뿌리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학교 김모 교사는 “지난 학기만 해도 학급회의가 거의 10분 안에 끝나서 나머지 시간은 자습 등으로 메우곤 했는데, 최근 학생 인권이 이슈가 되면서 체벌이나 규제 등에 대한 불만사항을 토로하느라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말 가운데 인정하고 참고할 만한 것들도 많지만, 단지 ‘머리를 더 기르고 싶다’, ‘휴대전화를 빼앗지 말라’는 등 개인적인 요구도 상당히 많다.”면서 “특히 학생들을 엄하게 다루는 선생님들에 대한 도를 넘은 비난도 있어 주의를 주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체벌금지령’ 시행이 시행된 1일 교사들은 학생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는가 하면 반항까지 하면서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 고명중 박승관 교감은 “여교사나 부드러운 성격의 교사가 맡은 수업시간에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잠을 자 거의 수업이 불가능한 지경”이라면서 “교사가 야단을 치려고 불러도 웃으며 도망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털어놓았다. 박 교감은 “일부 학생은 팔뚝만 잡아도 체벌이라고 대드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상벌점제만으로는 정상적인 수업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직 큰 변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청중 이해광 교사는 “아직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아이들은 한대 맞는 것 보다 내신성적이 나빠지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차라리 때려라”…서로 다른 입장에 학교는 ‘난감’  현장에서는 체벌에 대한 교사·학생·학부모의 서로 다른 요구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B중학교 박모 교감은 “체벌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교육적 체벌을 원하는 교사·학생·학부모도 있어 어느 쪽의 요구를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잘못하고 있는데도 손 놓을 것인가. 차라리 때려라’라고 말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발표 이후 교사와 학생 사이의 불신이 더 쌓여간다는 지적도 있다. B중학교 이 모 교사는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학생이 있어서 주의를 줬더니 ‘때리기라도 하시게요?’라고 말해 적잖이 놀랐다.”면서 “체벌이 이슈가 된 뒤로는 말이 안 통하는 학생들을 상대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체벌 금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한국교총은 서울 시내 322개 초·중·고교 교사 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체벌금지 발표 이후 학생 생활지도에 부작용이 있다’는 응답이 59%(19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교총이 공개한 ‘체벌금지 이후 부작용 사례’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서도 “이제 체벌 못하시잖아요”라며 징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기도 했다. 교총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A중학교 2학년 담임 여교사는 반 아이들이 교내 후미진 곳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걸 보고 주의를 줬다가 한 학생으로부터 “벌도 못 줄 거면서 시끄럽기는….”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외에 머리 염색이나 화장·치마 길이 등에 대해 지도하려고 하자 “내 개성을 찾는데 무슨 참견이냐”며 대드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때리시면 안되는 것 아시죠?”라며 교사를 조롱하기도 했다.   학생들 역시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체벌 금지’에 찬성한다고 밝힌 A고교 서모(17)군은 “체벌 문제가 뉴스에 나온 뒤로 아예 (학생 지도에) 신경을 쓰지 않는 선생님도 있다.”며 “괜히 문제를 일으키기 싫으니 학생들을 피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임 모씨(여·44)는 “교사들이 학생지도를 소홀히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상담·경고·격리 등 징계와 학부모 소환면담 등이 체벌 대신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제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는 성찰교실 운영과 생활평점제 등이 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성찰교실’이나 ‘생활평점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지는 않았지만 이 두 가지를 연계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는 학교가 80%에 이르고 있다.”면서 “‘성찰교실’과 ‘생활평점제가 자리를 잡으면 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대통령 친구일수록 더 엄정히 수사해야

    검찰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법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제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어제 대리인 등을 통해 일본에 체류 중인 천 회장에게 자진귀국해 조사에 응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을 전후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로부터 금융기관 대출 알선 등의 청탁을 받고 40억여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지기로 대선을 적극 도왔다는 천 회장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 수사에 오른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이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연이라면 더욱 몸조심해야 할 인사가 이권을 챙긴 부패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다니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게다가 신병치료를 핑계로 두 달째 해외에 머무는 것을 보니 굳이 수사 기록을 보지 않더라도 뭔가 떳떳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절로 생긴다. 청와대도 곤혹스러운지 “대통령 친구라도 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얼마나 칼을 댈 수 있을지 영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가 지난해 5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지 않았는가. 벌써부터 일각에서 과거 정권을 겨눈다는 태광과 C&그룹 수사와 천 회장 수사 간 모종의 ‘빅딜’이 우려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대통령의 측근이기에 그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더욱 엄정해야 한다. 여권은 이 문제를 개인 비리로 선을 긋는 분위기다. 현 정부 들어 실세 기업인으로 통한 그이기에 자칫 권력형 비리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수사에 영향을 준다면 ‘공정사회’와는 거리가 멀뿐더러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야 할 검찰에게 치명적인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