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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추석 차례상에 오를 정치 메뉴

    정치는 명절 밥상에 오르는 단골 메뉴다. 집집마다 꽃을 피우는 정담(政談)이 모이면 민심이 된다. 올해 추석 민심의 재료가 될 정치 메뉴는 단연 ‘안풍’(安風·안철수 돌풍)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달 초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 불과 엿새 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위협하는 대선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는 아직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빅마우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안 원장 스스로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추석 민심은 안 원장의 대선 도전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상승할 경우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물갈이론’도 안풍 못지않은 폭발력을 지닌 추석상 재료다. 특히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추석 연휴 기간에 안풍과 물갈이론이 만나 어떤 맛을 만들어 낼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안풍과 물갈이론의 진앙지인 탓이다. 지난달 31일 한나라당 김형오(5선·부산 영도) 의원이 PK 지역 여권 중진 의원 중 처음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최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앞지르는 이변도 낳았다. 정기국회 기간임에도 지난 8일 오전 본회의 직후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다시 밤 비행기로 귀경한 PK 지역 의원만 10여명에 이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0·26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가 PK 지역의 민심 변화를 확인할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역주의에 편승해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영·호남 의원들도 물갈이 바람의 사정권에 들어 있다. 민주당에서도 이미 4선의 정세균(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최고위원과 3선인 김효석(전남 담양·곡성·구례) 의원 등이 총선에서 호남이 아닌 수도권에서 출마하기로 했다. 충청 지역 의원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번 추석 민심은 지난 8일 출범한 ‘통합 자유선진당’(자유선진당+국민중심연합)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향후 충청권 정치 세력을 재편해 나가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의 움직임이 최대 관심사다. 여야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원장의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안풍에 힘입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이번 추석 민심이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깊이와 폭을 키워 나가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향후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제3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페리 공격적인 데뷔… “레이건보다 더 강력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환생했다고 하더라도 오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받은 만큼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주자 TV 토론회를 두고 이렇게 보도했다. 대선 출마 선언 한 달도 안 돼 공화당 선두주자로 급부상한 페리에 대한 미국민의 관심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동안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는 여러 차례 열렸지만 페리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민은 과연 페리가 내공을 갖춘 인물인지 아니면 거품이 낀 ‘맹탕’인지를 분간하기 위해 이날 토론회를 기다려 왔다. 토론회를 연 NBC방송은 후보자 8명 가운데 페리를 중앙에 세우며 선두주자 예우를 했다. 그리고 1년 남짓 대세론을 구가하다 페리에게 추월당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그 옆에 세웠다. 토론회는 선두주자인 페리에게 공격이 집중되면서 페리가 수세에 처할 것으로 예견됐으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페리가 ‘선두주자답지 않게’ 공격적으로 나왔다. 일자리 창출 능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인정받고 있는 페리는 롬니를 향해 “(1988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됐던) 마이클 듀카키스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당신보다 3배 더 빠르게 일자리를 늘렸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롬니는 바로 “(텍사스 주지사를 역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당신보다 3배 더 빠르게 일자리를 늘렸다.”고 맞받았다. 이에 방청석에서 폭소가 터졌고, 페리는 웃으면서 “사실이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페리는 자신이 강경 공화당 노선을 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역대 미국 주지사 가운데 가장 많이 사형을 집행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페리는 “누구든 텍사스에 와서 사람을 죽이거나 범죄를 저지르면 최고의 정의, 즉 사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 노후 사회보장제도를 ‘피라미드식 사기’라는 자극적 용어로 표현하며 불신을 드러냈다. 기후변화 이론에 대해서도 자신을 천동설 시대에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비교하며 믿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론회가 끝난 뒤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페리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에드 슐츠는 “페리가 공격적이었고, 큰 실수 없이 하고 싶은 말을 잘했다.”고 호평했지만, 앨 셰프트는 “사회보장제도에 회의를 드러냄으로써 노년층의 지지를 잃게 됐다.”고 혹평했다. 크리스 매튜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페리가 기후변화에 반(反)과학적 입장을 드러낸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페리가 이날 토론회를 통해 지지세를 더욱 확장하며 대세론을 굳힐지, 아니면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오며 추락할지는 여론조사를 통해 곧 확인될 전망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李대통령 추석맞이 대화] “서울시장 행정경험자 바람직” 놓고 정치권 논란

    [李대통령 추석맞이 대화] “서울시장 행정경험자 바람직” 놓고 정치권 논란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추석맞이 특별대담에서 작심한 듯 여의도 정치에 직격탄을 날렸다. 평소 정치권에 대해 깊은 불신을 보여왔던 이 대통령은 이날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해,“이제는 스마트(Smart) 시대가 왔다.그런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정치권의 한계에 대해 직설적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현재 ‘여의도 정치’는 과거 아날로그 적 사고를 탈피하지 못해 국민의 불신과 외면을 자초했으며,결국 이같은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안철수현상’이 불거졌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실제로 안철수 교수에 열광하는 여론에 대해서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이)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생각하고 있고, (일부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있지만,오히려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권 말기로 가면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여야 가릴 것 없이 복지문제를 놓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치닫는 정치권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권을 ‘아날로그’로 폄하한 것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포함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안철수’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 상황에서 여야 구분없이 정치권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그러나 “너무 많이 나간 해석”이라면서 “대통령은 평소 정치권의 비효율성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선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일을 해 본 사람이 하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혀 정치권보다는 행정경험이 있는 인사가 적격자라는 속내를 드러냈다.때문에 이 대통령이 김황식 국무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최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화두로 등장한 복지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정치권을 비난했다.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도 정권을 잡으면 선별적 복지를 할 것”이라면서 “다음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허황된,오늘 당장 인기를 끌기 위해서 내일 당장 나라를 어렵게 얻는 것은 표를 얻기 어려우며,한나라당에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것은 멀리 하는 것이 아니고 여의도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것”이라면서 “광주가면 민주당 의원밖에 없다. 여당을 대표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대구 행사가면 전부 한나라당 사람 밖에 없다.그래서 국회에서 충돌이 되면 영남과 호남 충돌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정치가 좀 바뀌어야 한다.어떤 제도를 쓰든지 국회가,호남에서도 여당 사람이 나오고 영남에서도 야당이 좀 나와야 원활한 대화채널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바람 불어도 원칙·신뢰 흔들리지 않아”

    [安風에 휘청이는 정치권] “바람 불어도 원칙·신뢰 흔들리지 않아”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유승민(53) 최고위원은 8일 ‘안풍(安風·안철수 바람)’과 관련, “안철수 신드롬을 이념적으로 폄하하고 부정하는 것은 그에게 지지를 보내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몇몇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박 전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난 직후 이뤄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유 최고위원은 “안 원장의 지지율을 현재는 있는 그대로 읽으면서 박 전 대표는 나름대로 자기의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 나가면 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의 강점으로 유 최고위원은 ‘참신함과 헌신성’을 꼽고 “안 원장의 이런 긍정적 이미지에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안풍’을 평가했다. 이어 “박 전 대표가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것은 분명하지만, 다만 그동안 오래 노출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정치인은 자기 스타일을 잃으면 끝”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흔들림 없이 ‘원칙과 신뢰’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정책 행보를 강화해 나가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는 계속해서 복지와 민생을 챙기는 정책행보를 강화할 것이고, 아직 전혀 드러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안 원장 쪽에서 내놓을 정책 내용들도 박 전 대표와 상당 부분 맥락을 같이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유 최고위원은 앞서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신드롬’을 언급하며 “새로운 보수정당으로서 가야 할 길을 빨리 정립하는 게 굉장히 시급한 문제”라면서 “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상황에 왔기 때문에 변화에 대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공감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여야 언제까지 ‘안풍’에 우왕좌왕할 건가

    여야가 10·26 재·보선을 앞두고 ‘안철수 바람’에 휘청대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의 돌풍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이어지고 있다. 그 돌풍이 워낙 거센 탓에 한나라당은 대항마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민주당은 아예 존재감 없는 식물정당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여야 할 것 없이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는데도 집안싸움만 벌이고 있다. 정치권 불신에 대한 민심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로만 외칠 뿐 자성의 실천이 없다.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중진의원들 간에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한심한 설전을 벌였다.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은커녕 당 대표와 대변인이 좌파 타령을 해댄다. 낡은 이념의 잣대로 내 편, 네 편을 갈라서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는 구시대적이고 단세포적인 발상일 뿐이다. 더구나 일부 ‘486 의원’은 또다시 집안식구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며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직 총리까지 서울시장 후보로 차출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빈약한 인재풀을 드러냈다. 서울시장은 기본적으로 행정가다. 집권당답게 더 이상 갈팡질팡하지 말고 선거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정치적 색채를 빼고 경륜과 덕식을 갖춘 후보를 내서 당당히 승부하면 될 것이다. 민주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서 아예 변방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후보들은 닭 쫓던 개와 다름없는 처지가 됐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를 자처하던 손학규 대표는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와 비주류 간에 험한 설전은 그칠 줄 모른다.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만 급급해하며 반사이득만 챙기려는 행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말고 자립심부터 키울 일이다. 양당 내부에서는 환골탈태하자, 깊은 자기 성찰을 하자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직은 공허하다. 이른바 ‘안풍’은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임 선고나 다름없다. 사망선고로 이어질 것이냐, 재생의 기회를 얻을 것이냐는 양당의 몫이다. 진정성을 내보일 때 새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탈정쟁, 탈이념, 탈기득권 등 ‘3탈(脫) 선언’을 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 [안철수 불출마 이후] “제2 안철수 계속 나올 것… 정당들 통렬히 반성해야”

    [안철수 불출마 이후] “제2 안철수 계속 나올 것… 정당들 통렬히 반성해야”

    7일 낮에 만난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침울했다. “‘안철수 바람’이 휩쓸고 간 국회가 황량해 보인다.”고 했다.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 등 자신이 발의한 법안 3개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저력을 뽐낸 초선의원이었지만, 밀려오는 자괴감에 고개를 떨궜다. 같은 당 유정복 의원은 얼마 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는 ‘기현상’을 경험했다. 연예인 김구라씨가 발단이었다. 유 의원의 지역구(경기 김포)에 사는 김씨가 방송에서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유정복’을 꼽았고, 이를 본 네티즌들이 ‘유정복? 대체 누구야?’하면서 이름을 검색하는 바람에 졸지에 1위에 오른 것이다. 대중은 김구라는 알아도 지난해 구제역 위기 속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 유정복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 엿새 나라를 뒤흔든 ‘안철수 바람’은 제도권 정치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확인시켜 준 것은 물론 우리 사회가 대중민주주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대중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았던 정치권력이 다시 대중에게 권력을 내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얼마전 ‘오늘 있지만 내일 없어질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40년이면 사라질 것 가운데 정당을 집어넣었다. 유엔 미래보고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직업 정치인들이 사라지고 똑똑한 대중, 즉 ‘스마트 몹’이 스스로의 법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소수민주주의가 부상한다고 예언했다. 미래학자이자 의사인 정지훈(융합의학) 관동의대 교수는 “자신만을 위하는 권력의지와 정파이익에 매몰된 기성 정치인은 대중과 소통할 능력을 잃었다.”면서 “비단 안철수가 아니더라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중과 직거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새로운 리더는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사회가 다원화되고, 대중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이분법적인 기존 정당정치는 더 이상 민주주의의 꽃으로 추앙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진(미국학)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원인과 ‘안철수 바람’의 원인은 그들이 권력에 대한 의지보다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들의 진정성을 대중이 인정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 여와 야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지형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행정연구원 서용석(정치학) 박사는 “대중은 기존 정당이 자신을 대변하지 못하면 새로운 정치주체를 세울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면서 “미래정치가 성큼 다가왔는데도 정치체제와 절차가 변하지 않아 혼란스럽지만, 직접민주주의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당정치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접민주주의가 간접민주주의를 보완할지언정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호기(사회학) 연세대 교수는 “민주주의는 정당정치의 성숙을 통해서 구현된다.”면서 “우리의 정당정치가 얼마나 허약한지 여실히 드러난 만큼 정당들은 통렬한 반성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는 절차와 방법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기고] 사회적 자본의 버팀목은 신뢰와 배려/김경중 한국윤리전략연구원장

    [기고] 사회적 자본의 버팀목은 신뢰와 배려/김경중 한국윤리전략연구원장

    얼마 전 법무부의 위탁을 받아 교도소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소속 지방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렴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교육을 통해 알게 된 K교도관의 말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는 “수용시설에 있는 분 중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냉대와 질시의 대상으로만 살다가 수용시설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어느 사형수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국가와 사회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내가 일부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봉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교육 전에 가지고 있던 해당 공직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편협된 생각임을 느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잘못 판단하거나 왜곡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에서 오는 편협된 사고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남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독선과 불신 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유연성·신뢰 등이 필요하며, 이 중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란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일체의 신뢰, 사회규범, 네트워크 사회구조 등을 의미하며 경제발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으로서 이익이 공유되는 특성이 있다. 사회적 신뢰는 개인이나 집단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그의 존립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으로서 성장을 이끄는 엔진으로 작용하며, 신뢰를 토대로 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이 현대사회의 기본적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 ‘신뢰’(Trust)에서 무형의 사회적 자원으로서의 신뢰는 21세기 선진사회의 필수 조건이며 사회·정치적 발전과 안정은 물론 경제 발전의 절대적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2위이며 그중 신뢰지수는 5.21로 24위라고 한다. 이러한 저신뢰의 심화는 사회 균열로 이어져 국가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경제 성장 못지않게 사회제도와 구성원들의 의식 및 태도의 선진화가 절실히 요구되는데, 개인별 소득수준이 아무리 높아져도 구성원들의 행태·사고 등이 전근대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 공자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을 ‘서’(恕)라고 하였다. 서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남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일을 처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의 정신은 사회에서 인간의 도리를 세우는 기본원칙이며 보편 윤리에 가장 가까운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의 핵심적 요소 중에 신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배려’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모순과 갈등도 이러한 서 정신 결핍에서 초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신이나 조직이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면 우선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더불어 사회적 자본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배려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국가차원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 ‘부자감세’ 철회… 稅收 3.5조 효과

    ‘부자감세’ 철회… 稅收 3.5조 효과

    부자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감세 방침이 사실상 철회됐다. 당·정·청은 7일 국회에서 협의를 갖고 전격적으로 부자 감세 철회를 결정했다.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 정책을 철회한 것은 균형재정을 달성하지 않으면 남유럽과 미국처럼 재정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세계경제는 금융불안을 맞아 긴축과 증세바람을 맞고 있으며, 당·정·청의 감세 철회 결정은 이 같은 세계경제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정·청은 이날 소득세 과표 최고 구간(8800만원 초과)의 세율은 현행대로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2% 포인트 낮은 33%의 세율을 적용받아 총 6000억원의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다. 정부는 이렇게 확보된 세수를 복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44차 세제발전심의위에서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응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서민과 중산층의 복지재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감세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22%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 적용대상인 ‘2억원 초과’ 구간에는 중견기업이 포함돼 있어 당과 정부는 이날 중간 구간 상한선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국회 입법과정에서 정부의 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중간 구간을 ‘2억원 초과~500억원 이하’로 설정해 이 구간의 세율을 20%로 낮추는 안을 마련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은 중간 구간을 ‘2억원 초과~100억원 이하’로 한 뒤 이 부분의 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정부는 중견기업까지 법인세를 낮춰주자는 입장이며, 한나라당은 감세 혜택을 중소기업에 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감세 철회로 2조 4000억원의 세수가 확보되는 등 이날 세법개정안으로 4조 4000억원의 세수가 당초보다 더 걷힐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근로장려세제(EITC) 2000억원 등 9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3조 5000억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08년부터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추진해 왔다. 같은 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무산됐고, 2009년에는 부자 감세 철회 논란을 벌였다. 결국 지난해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구간 세율을 2012년부터 각각 2% 포인트 낮추는 내용의 소득·법인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번에 감세 추진 3년 만에 철회되는 셈이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감세가 철회되면 정책 일관성이 저하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방침에도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 간 거래에 과세하고 특수관계가 아닌 기업에는 과세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냈다. 이두걸·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中에 대한 불신?… ‘중국어 하는 외계인’ 영화 화제

    中에 대한 불신?… ‘중국어 하는 외계인’ 영화 화제

    지난달 말부터 열리고 있는 베니스영화제에 독특한 이탈리아 SF영화 한편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 영화의 제목은 ‘더 어라이벌 오브 왕’(The Arrival of Wang). 영화에는 눈을 가린 한 중국어 통역 여성이 이탈리아 비밀경찰에 의해 로마의 모처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이 여성이 발견한 것은 의자에 묶여있는 오징어 같은 모습의 외계인. 놀랍게도 이 외계인은 중국어를 한다. 비밀경찰은 통역을 통해 이 외계인이 지구를 찾은 목적을 알기위해 심문한다. 통역은 외계인과 대화를 통해 외계인이 지구인과의 우호 목적으로 이곳을 찾은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비밀경찰은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단정한다. 황당한 스토리를 담고있는 영화지만 해외언론들은 영화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화가 중국에 대한 구미의 불신감을 상징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의 슈퍼파워로 등장하는 중국에 대한 서구의 불안감 이라는 것. 이 영화의 감독인 마르코와 안토니오 매네티 형제는 “영화의 전제는 ‘중국어를 하는 외계인과 대화할 수 있겠는가?’” 라며 “경제적·정치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국과 곤경에 처한 서구사회를 풍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혹성에서 온 외계인 보다 우리 지구인끼리 더 다르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며 “얼마나 우리들이 이웃들을 서로 믿고 있는지, 편견은 없는 지를 물어보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안철수,’무릎팍도사’ 나갔다온뒤 사람이 변해

    안철수,’무릎팍도사’ 나갔다온뒤 사람이 변해

    한국 사회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들은 요즘 ‘안철수’를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안철수를 매개로 그동안 쌓아 놓았던 제도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키려는 조짐마저 보인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안 원장에게 매료돼 늦깎이로 그가 재직했던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을 밟았고,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한 벤처기업인은 5일 카이스트에서 있었던 몇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안 교수에게 기술경영 수업을 들었는데, 나는 A플러스를 자신했다. 그런데 B마이너스를 받았다. 연구실로 찾아가 항의했더니 아무 말 없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 줬다. 거기에는 모든 수강생들의 발표 횟수, 출석 일수, 수업 태도, 과제 완성도, 시험 성적 등이 빼꼭하게 적혀 있었다. 한 번은 새벽 3시에 교내 횡단보도 앞에서 안 교수가 혼자 서 있더라.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카이스트에서 수업을 들은 또 다른 인사는 안 교수가 ‘무릎팍 도사’에 출현한 뒤 “학생 50명을 상대로 내 생각을 전파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꼈는데, TV에 한 번 나가니 엄청난 반향이 일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마 이때부터 안 원장은 ‘청춘 콘서트’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이 인사는 예상했다. 그동안 안 원장 강의를 들었던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공한 기업인, 사회 변화를 갈망하지만 기존 정치 구도를 거부하는 지식인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5일 안 교수가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현재의 집권 세력이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며 ‘반(反)한나라당’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해서는 “그를 알게 된 뒤 처음으로 듣는 직설적인 ‘정파성’”이라며 놀라워했다. 학자들은 안 원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일단 ‘안철수 바람’의 원인으로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 ▲보수 대 진보의 대립구도에 대한 피로감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분석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안 원장의 정체성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새로운 중도’로 봐야 한다.”면서 “넓은 의미의 중도층, 20~30대 온건 진보층이 그의 핵심 지지기반”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안 원장은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지녔고, 과거 대중과 현재의 대중이 질적으로 다른 만큼 ‘박찬종 신드롬’보다는 파괴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 스스로가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중도’라고 자기 규정을 한 셈”이라면서 “청년들의 고통과 분노가 그를 밀어주는 가장 큰 힘”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보수는 물론 진보 진영도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의심하는 만큼 멘토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결단하고 세력을 움직일 수 있어야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혁재 경기대 교수는 그를 ‘합리적 보수’로 분석했다. 손 교수는 “그동안 안 원장이 보여 준 것은 진보적 이념이 아니라 합리적인 태도였다.”면서 “기존 틀과 자기 영역에서 성실성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에 대중이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인간 안철수’와 ‘정치인 안철수’는 다르다.”면서 “높은 지지율이 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남북 문제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 그 입장과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은 조금씩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정몽준 “정치적 기반 없는 인기는 신기루”

    정몽준 “정치적 기반 없는 인기는 신기루”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6일 “정치적, 제도적 기반이 없는 대중적 인기는 신기루”라며 정치권에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나의 도전, 나의 열정’ 출판기념회에서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제가 누린 대중적 인기도 ‘신드롬 현상’에 가까운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안 교수가 무엇을 느끼고 있고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감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2002년의 성공과 좌절 후 인고의 시간을 거쳐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은 민주주의란 곧 정당정치란 사실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민주정치란 특출한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영웅에 의존하는 정치는 곧 독재이며 권위주의 정치인 반면 민주주의는 제도이며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제도권 정치가 때로는 민의를 받들지 못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하고 등을 돌리게도 한다.”면서 “안철수 신드롬이 생기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도 바로 국민들의 분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축사를 통해 “‘안철수 바람’이라고 표현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거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적 내공과 상상력 없이 갑자기 뛰어들어서 벼락 같은 인기로 (정치를) 할 때는 자기 밑천이 다 드러난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조순·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를 포함해 전체 참석인원은 1000여명에 달했다. 한편 친박(친박근혜)계 이성헌 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가 최근 잇따라 박 전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박 전 대표를 비난하니 한심스럽다.”면서 “그러니 백신개발 전문가(안철수)가 나서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좀 수준 높은 일로 비판하면 잘 새겨들을 텐데 고작 ‘대필’을 했느니, 남북 축구시합 때 태극기를 드는 것에 (박 전 대표가) 화를 냈다느니, 이러니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대한민국 유권자는 피곤하다/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대한민국 유권자는 피곤하다/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서울시 주민투표로 정국이 요동친 게 엊그제인데 이제는 10·26 보궐선거를 앞두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서울신문은 연일 서울시장 후보군을 지면에 쏟아내더니 9월 3일 자부터는 무소속을 표방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5일 자는 ‘안철수 돌풍’이란 1면 톱기사에 이어 2, 3면까지 기사가 이어졌고 9면과 18면에까지 관련 기사가 등장, 마치 ‘안철수 신문’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지방자치에 중앙정치를 끌어들여 단순한 정책투표가 보수와 진보의 이념투표로 변질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나쁜 투표’와 ‘나쁜 정책’의 혼란만 남긴 채 전 국민을 선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무상급식 찬반 투표와 서울시장직 사퇴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투표행위 자체가 공개적으로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매우 ‘이상한 선거’를 치러야 했건만, 선관위를 비롯한 어느 기관에서도 왜 이런 이상한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 앞으로도 이런 이상한 선거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저 10월 26일에 서울시민은 공석인 서울시장을 다시 선출해야 한다는 공지만 있을 뿐이다. 이어서 터진 서울시 교육감 부정의혹 수사는 또 다른 선거를 예고하는 듯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후보가 누구인지 다 알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의 광역·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를 치른 후 올 4월 또다시 재·보궐선거를 치르느라 해당 지역주민도 아닌 전 국민이 홍역을 치러야 했다. 선거 결과 참패한 한나라당의 지도부 선출로 당원도 아닌 일반 국민은 정당 내 선거과정을 또다시 지켜봐야 했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 태풍 속으로 정국이 빨려들어 가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모든 일상이 정지되고 안철수 원장의 움직임과 그것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려 있는 듯하다. 어느 날 갑자기 터져 나온 무소속 후보 신드롬은 사실은 ‘갑자기’가 아니다. 지난해 선거에서 나타난 젊은 세대의 투표바람과 함께 이미 예고되었던 것이다. 시대와 가치가 변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논쟁에 파묻혀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시대적인 정치행태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기대와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단지 정치공학적인 생각에 가득 찬 정치인들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정당을 부정하고 정치를 부정하고 있었던 거다. 기존 정치권에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불신감은 진보와 보수가 아닌 탈이념의 정치와 기성 정당구도와 다른 제3의 세력이나 시민사회세력 등의 새로운 대안 정치를 기대하게 한다. 여기에 참신한 인물을 바라는 유권자의 갈망이 더해지면서 무소속의 비정치적인 인물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 신인을 상대할 마땅한 후보군을 갖지 못하고 외부영입을 해야 한다며 우왕좌왕하는 양대 정당의 소동을 보면서 언제쯤 우리는 예측가능한 정치를 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맞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바람’과 ‘이미지’가 곧 표로 연결되는 정치 풍토는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사람 중심이다. 사람만 바꾸면 된다는 인식은 새로운 정치 세력과 영웅의 출현을 갈망하게 한다. 지금 우리는 어쩌면 그런 영웅을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다수를 차지하는 정치적 무관심층과 부동층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움직이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정치도 고도의 독자적인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란 것과 신념과 가치가 분명한 인물인가라는 검증과정이 필수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유권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이다.
  • [안철수 돌풍] 안철수, 도대체 누구냐

    [안철수 돌풍] 안철수, 도대체 누구냐

    한국 사회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이들은 요즘 ‘안철수’를 분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안철수를 매개로 그동안 쌓아 놓았던 제도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키려는 조짐마저 보인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안 원장에게 매료돼 늦깎이로 그가 재직했던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을 밟았고, 여전히 가깝게 지내는 한 벤처기업인은 5일 카이스트에서 있었던 몇 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안 교수에게 기술경영 수업을 들었는데, 나는 A플러스를 자신했다. 그런데 B마이너스를 받았다. 연구실로 찾아가 항의했더니 아무 말 없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 줬다. 거기에는 모든 수강생들의 발표 횟수, 출석 일수, 수업 태도, 과제 완성도, 시험 성적 등이 빼꼭하게 적혀 있었다. 한 번은 새벽 3시에 교내 횡단보도 앞에서 안 교수가 혼자 서 있더라.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카이스트에서 수업을 들은 또 다른 인사는 안 교수가 ‘무릎팍 도사’에 출현한 뒤 “학생 50명을 상대로 내 생각을 전파하는 데 많은 한계를 느꼈는데, TV에 한 번 나가니 엄청난 반향이 일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마 이때부터 안 원장은 ‘청춘 콘서트’와 같은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이 인사는 예상했다. 그동안 안 원장 강의를 들었던 이들은 대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공한 기업인, 사회 변화를 갈망하지만 기존 정치 구도를 거부하는 지식인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5일 안 교수가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현재의 집권 세력이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며 ‘반(反)한나라당’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해서는 “그를 알게 된 뒤 처음으로 듣는 직설적인 ‘정파성’”이라며 놀라워했다. 학자들은 안 원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일단 ‘안철수 바람’의 원인으로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 ▲보수 대 진보의 대립구도에 대한 피로감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분석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안 원장의 정체성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선 ‘새로운 중도’로 봐야 한다.”면서 “넓은 의미의 중도층, 20~30대 온건 진보층이 그의 핵심 지지기반”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안 원장은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지녔고, 과거 대중과 현재의 대중이 질적으로 다른 만큼 ‘박찬종 신드롬’보다는 파괴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 스스로가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중도’라고 자기 규정을 한 셈”이라면서 “청년들의 고통과 분노가 그를 밀어주는 가장 큰 힘”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보수는 물론 진보 진영도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의심하는 만큼 멘토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결단하고 세력을 움직일 수 있어야 확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혁재 경기대 교수는 그를 ‘합리적 보수’로 분석했다. 손 교수는 “그동안 안 원장이 보여 준 것은 진보적 이념이 아니라 합리적인 태도였다.”면서 “기존 틀과 자기 영역에서 성실성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에 대중이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인간 안철수’와 ‘정치인 안철수’는 다르다.”면서 “높은 지지율이 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남북 문제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 그 입장과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은 조금씩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안철수·박원순, 한 명은 접는다?

    안철수·박원순, 한 명은 접는다?

    안철수(왼쪽)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오른쪽)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이르면 6일 만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논의에 따라서는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출마의 뜻을 접을 가능성이 커 보선 정국 초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 원장은 이날 한 인터넷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 상임이사로부터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히고 “이번 주초에 박 상임이사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뒤 늦어도 주 중반까지는 출마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와 충돌해서 다시는 그분이 기회가 없게 되는 것보다 당선이 아슬아슬할 수는 있지만 정말로 그분이 원하시면 그쪽으로 밀어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안 원장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안 원장이 5~6일 중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 측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이르면 8일 박 상임이사가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며 “회견 전에 안 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보선 정국 초반 압도적 지지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 원장과 야권의 신망이 두터운 박 상임이사 가운데 한 명이 출마의 뜻을 접을 경우 범야권 후보 통합 논의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범야권도 정당 주도의 통합 경선이 아닌 시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논의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범야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이날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 세력으로, 나는 현 집권 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한 점을 들어 안 원장이 출마하든 안 하든 범야권 세력의 일원으로 이번 보선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측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은 진보와 보수의 정체성을 부정했는데 이번 선거에 출마할 경우 스스로 정파에 갇힐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안 원장이 반한나라당을 선언한 만큼 출마하게 된다면 야권 선거 레이스에 좋든 싫든 끼어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박 상임이사는 현재로선 어떤 변수도 고려하지 않을 정도로 출마 의지가 강한 만큼 안 원장이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가 각자 출마 선언을 한 뒤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상임이사가 범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다음 무소속 안 원장과 2차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방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두 사람이 기존 정치에 불신을 드러낸 만큼 선거 구도를 ‘안철수·박원순’ 조합의 쌍끌이 분위기로 최대한 몰고 가다 범야권 통합 경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극적으로 단일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안 원장이 이날 거듭 여권과의 선을 분명히 그은 것으로 알려지자 외부인사 영입 작업에 부심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바람의 의미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며 “여야가 손잡고 민생을 위해 국회에서 노력해야 이런 기현상이 없어지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 ‘정책으로 승부’ 보폭 넓히는 朴 국감서 4년준비 정책 펼 듯…대구육상 방문 대중접촉 늘려 당초의 상상을 뛰어 넘는 방향으로 흐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기존 정치권의 구도를 흔들 태세여서 기존 구도의 ‘절대 강자’인 박 전 대표도 이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친박(친박근혜)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4일 ‘안철수 현상’에 대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감의 한 가닥이다. 선진국들도 빠짐 없이 경험했고, 극복했던 현상”이라면서 “현상이 제도(정당정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당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극복해야 한다.”면서 “극복 노력과 별개로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내고, 가야할 길을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도 보궐선거 국면에서 드러나는 온갖 ‘돌출 변수’에 바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9월 정기국회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정책 행보’를 더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10월 8일까지 계속되는 국정감사에서 여러 정책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경선 패배 때부터 4년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국감을 통해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정책 행보’와 함께 대중과의 접촉면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을 찾았을 때는 웃는 얼굴로 관람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려 하자 “그러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저녁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인사동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이다. 당은 이미 ‘무상급식 2라운드’의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하는 등 복지 노선을 박 전 대표가 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친이(친이명박)계가 미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이 실제로 정치판을 뒤엎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한나라당이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박 전 대표는 지금처럼 서울시장 선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근혜 때리기’ 수위 높이는 鄭 “박근혜, 남북축구때 관중들이 태극기 들었다고 화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4일 출간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 2002년 9월 열린 남북 축구경기, 2009년 당 대표 재임 당시 등 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혔던 각종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박 전 대표가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당 세종시특위 구성 과정 때의 마찰을 소개하면서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바람에 민망했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 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는가.”라면서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진행되면 좋지만, 남북 관계가 변화한다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지난 3일 “가스관 연결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 전 대표의 미국 외교전문지 기고문에 대해 대필 의혹도 제기했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것은 여권 대권후보 중 부동의 1위인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하기보다 제일 중요한 정치인이므로 경험했던 사례를 말하는 게 도리고, 국민도 알면 참고가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정 전 대표는 이번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정사회로 가는 길 명암 2제] 지도층·연예인 병역 특별관리 무산

    [공정사회로 가는 길 명암 2제] 지도층·연예인 병역 특별관리 무산

    ‘공정사회’의 대표 브랜드인 ‘사회관심자원의 병역이행 특별관리’ 추진이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핵심가치로 제시한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연예인, 체육선수, 사회지도층 자녀 등을 병역 중점 관리 대상으로 선정, 병역 이행 여부를 추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반대 여론을 이유로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5일 “사회관심자원의 병역이행 특별관리는 병역면탈 시도가 자주 이뤄져 왔다는 이유로 연예인, 스타 체육인, 사회지도층 자녀 등 일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병역이행을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거꾸로 특정 부류 인사를 차등대우하는 것이어서 반대 여론이 크고 사생활 침해 소지도 있어 더 이상 추진하기가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같은 제도를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로 고위 공직자와 고소득자, 연예인, 체육인의 병역사항을 병무청이 중점 관리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으나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목표로 세운 중점법안에서는 제외됐다. 병무청 홍승미 대변인은 “병역처분과 관련한 불신을 해소함으로써 공정사회를 추진하고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확산시켜 병역의 자진 이행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사회관심자원’에 대한 중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안철수 ‘돌풍’에 걸맞은 진정성 보여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전에 돌풍을 몰고 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는 물론 외부 인사들을 제치고 서울시장 후보감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그의 등장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상징하기에 신선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기성 정치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끝까지 갈 것인지, 기득권 세력과 손을 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안 원장이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진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선과 정체성을 확실히 밝히고 그에 합당하게 처신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안 원장은 강남·북 등 지역은 물론 연령, 계층을 뛰어넘어 서울시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이는 국민이 기성 정치권을 얼마나 불신하고 있으며, 동시에 얼마나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은 기존 정치에 식상한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안 원장이 초심을 유지할 때만이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상식과 비상식의 2분법을 정치 기준으로 제시한다. 진보냐 보수냐의 이념적 잣대를 거부한다.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그런 그를 놓고 보수진영은 제3세력으로 남기를 바라고, 진보 진영은 연대하기를 원한다. 안 원장은 반(反)한나라당을 기본 전제로 깔았는데 정치적 자유이자 권리다. 그러나 그 명분을 빌미로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여의치 않으면 야권 후보 단일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기존 정치인들의 행태와 다름없다. 양줄타기식 정치 술수로 비쳐지지 않으려면 상식의 행보를 먼저 보여야 한다. 안 원장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곧 만나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출마를 결행할지, 박 이사에게 양보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후자로 결론 나면 더 큰 꿈에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을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당당하게 처신해서 검증받아야 한다. 우리 정치의 또 다른 한계는 불확실성이다. 안 원장은 그런 정치를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불확실성부터 제거해 예측 가능한 정치를 구현하길 바란다.
  • 6일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과제는

    6일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과제는

    향후 사법부 6년을 이끌 신임 대법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6일부터 시작되면서 ‘양승태 코트(court)’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간다. 이미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거친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 개인에 대해 큰 흠결을 찾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청문회에서는 사법부의 독립과 현안들에 대한 검증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당은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 아래 사법부 판결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한 양 후보의 입장을, 야당은 새 대법원장 체제 아래 사법부의 보수화 가능성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 양 후보가 내놓을 사법개혁 청사진에 관심이 모인다. 신임 대법원장에게 기대하는 법원 안팎의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다. 대법원과 일선 법원은 ‘이용훈 코트’의 개혁 드라이브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면 법원 밖에서는 사법 서비스가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친다고 지적한다. 법원 내부에서는 일선 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국민 기본권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의존은 높아지지만, 일선 판사들의 소명의식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대법원 상고심이 지난해 3만 6418건으로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느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할 시스템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판중심주의·구술변론주의 등 이 대법원장이 주도한 사법개혁이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법원 구성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능률, 효율만 강조하는 대법원은 일선 법원에 사건처리를 재촉하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차기 대법원장이 대법관 증원이나 고등법원 단위의 상고심사부 설치 등 그동안 논의된 사법개혁안을 본격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대표 이헌 변호사는 “사법개혁은 대법관 증원이냐, 상고심사부 설치냐 식의 대결 구도로 문제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두 제도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 체제 아래 진행된 사법개혁을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영립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고 친절한 서비스와 조정제도 등을 강조하다보니 오히려 소송은 많아지고 인력 부족은 심화되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본질은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는 “이 대법원장은 구술변론주의 때문에 재판이 결국 ‘인상 재판’이 되면서 누구도 납득하지 않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게 쌓여 사법부에 대한 불신만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스쿨과 법조일원화 등 사법사상 처음 도입되는 법조인 임용제도의 연착륙도 강조됐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법조 임용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제도를 더욱 정비해야 한다.”며 “세밀한 정비가 없다면 일본처럼 실패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사법부가 외풍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대부분 일치했다. 특히 이 대법원장 체제의 정치적 편향을 지적하거나 차기 대법원장 체제의 보수화를 우려했다. 재경지법의 모 부장판사는 “각자의 정치적 입맛대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말한다.”면서 “타협도 필요하지만 신임 대법원장은 외부의 간섭에 대해 의연하게 맞서고 당당히 목소리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법부 내부 구성원으로부터의 법관 개개인 독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법부의 근본적 존재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치주의를 확립해 소수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은 역대 대법원장의 사명이자 대법원의 존재 이유다. 대법원장 개인에 따라 사법부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는 대법원 관계자의 언급이 향후 사법부의 지향점을 시사한다. 안석·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고물가 반발… 이스라엘 중산층 거리로

    고물가 반발… 이스라엘 중산층 거리로

    ‘치즈 투쟁’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국민들의 생활고에 대한 분노가 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인파인 45만명을 거리로 불러 모았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국가 안보와 외교에 경제를 내줘야 했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정부의 우선순위를 전면 개혁하라며 ‘뉴이스라엘’ 건설을 촉구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10여개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가 본격 확산된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결집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텔아비브에서만 30만명이 모였다. 일부 시위 조직이 ‘백만인 행진’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전체 인구 770만명 가운데 무려 6%가 시위에 동참한 것이다. 시민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 ‘모든 세대가 미래를 원한다.’, ‘젖과 꿀의 땅이지만 모두의 것은 아니다.’라고 쓴 푯말을 들고나와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코티지 치즈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불매운동이 촉발된 지난 6월 중순. 25세 여성 다프네 리프가 텔아비브의 부자 동네인 로스차일드 거리에서 처음 텐트 시위를 벌이자 페이스북 등에서 뭉친 이스라엘 국민들이 이를 모방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18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도 시위의 동력을 앗아가진 못했다. 시위의 주역은 임금 격차와 고물가에 분노한 중산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정부에 세금 감축과 주택 지원 확대, 공중보건시설의 민영화 중단, 무상보육 및 교육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징병제에 대한 부담도 크다. 현재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5.7%,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75%에 이른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4.8%로 예상돼 재정위기에 직면한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살림살이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독점과 빈부 격차가 심해 일반 국민들의 박탈감과 절망감은 깊다. 물가 안정 대책 등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7월 말 구성한 특별위원회는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네타냐후 총리는 사회 불균형을 해소할 진정한 경제 개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지만 시민들은 ‘시간끌기 전략’일 뿐이라며 불신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정책으로… 자서전으로… 박근혜·정몽준 대권행보 사실상 본격화

    ■ ‘정책으로 승부’ 보폭 넓히는 朴 국감서 4년준비 정책 펼 듯…대구육상 방문 대중접촉 늘려 당초의 상상을 뛰어 넘는 방향으로 흐르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기존 정치권의 구도를 흔들 태세여서 기존 구도의 ‘절대 강자’인 박 전 대표도 이 상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친박(친박근혜)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4일 ‘안철수 현상’에 대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감의 한 가닥이다. 선진국들도 빠짐 없이 경험했고, 극복했던 현상”이라면서 “현상이 제도(정당정치)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당은 이런 현상이 지속되지 않도록 극복해야 한다.”면서 “극복 노력과 별개로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내고, 가야할 길을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도 보궐선거 국면에서 드러나는 온갖 ‘돌출 변수’에 바로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9월 정기국회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정책 행보’를 더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10월 8일까지 계속되는 국정감사에서 여러 정책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당내 대선후보경선 패배 때부터 4년여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해온 정책의 ‘종합판’을 국감을 통해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정책 행보’와 함께 대중과의 접촉면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을 찾았을 때는 웃는 얼굴로 관람객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경호원이 이들을 제지하려 하자 “그러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저녁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인사동을 찾아 젊은이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관건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이다. 당은 이미 ‘무상급식 2라운드’의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하는 등 복지 노선을 박 전 대표가 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친이(친이명박)계가 미는 후보가 일방적으로 선출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이 실제로 정치판을 뒤엎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한나라당이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박 전 대표는 지금처럼 서울시장 선거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박근혜 때리기’ 수위 높이는 鄭 “박근혜, 남북축구때 관중들이 태극기 들었다고 화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 귀추가 주목된다. 정 전 대표는 4일 출간한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서 2002년 9월 열린 남북 축구경기, 2009년 당 대표 재임 당시 등 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혔던 각종 ‘비화’를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박 전 대표가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느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고 공개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당 세종시특위 구성 과정 때의 마찰을 소개하면서 “화를 내는 박 전 대표의 전화 목소리가 하도 커서 같은 방에 있던 의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 바람에 민망했다.”, “마치 ‘아랫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투로 들렸다.” 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남북 축구경기) 당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는데 왜 항의를 했겠는가.”라면서 “정부가 해결할 사안이었다.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진행되면 좋지만, 남북 관계가 변화한다고 성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지난 3일 “가스관 연결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2일 박 전 대표의 미국 외교전문지 기고문에 대해 대필 의혹도 제기했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박근혜 때리기’에 나선 것은 여권 대권후보 중 부동의 1위인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비판하기보다 제일 중요한 정치인이므로 경험했던 사례를 말하는 게 도리고, 국민도 알면 참고가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정 전 대표는 이번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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