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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돼지 내장으로 만든 폐식용유 中유통 충격

    소·돼지 내장으로 만든 폐식용유 中유통 충격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도축되거나 버려진 소·돼지의 내장으로 만든 ‘짝퉁’ 식용유가 중국서 제조·유통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중국 공영채널인 CCTV 등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최근 저장성 일대에서 3200여 톤에 달하는 폐식용유를 수거했으며 대부분 소나 돼지, 양 등의 내장, 껍질 등을 재가공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성 공안국 측은 지난 해 10월 옆 건물에서 심한 악취가 풍긴다는 제보를 받고 몇 개월간 수사한 결과, 범죄조직과 연관된 폐식용유 제조업체를 찾아냈다. 이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심각할 정도로 비위생적인 가마솥에 위의 재료들을 넣어 끓여 불법 식용유를 만들어 왔으며, 공안이 들이닥친 당시에도 가마솥에 내장과 껍질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제조된 폐식용유는 이미 충칭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업체가 지난 해 1월부터 11개월 간 이 같은 수법으로 벌어들인 부당한 이익은 1000여 만 위안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먹거리 문제로 중국 내부의 불신과 불안이 증폭함에 따라 철저하게 조사한 뒤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제목의 정보성과 주목성/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제목의 정보성과 주목성/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최근 인터넷상에서 선정적 제목을 단 기사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사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높이고자 소위 ‘낚시성’ 기사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치열한 조회 수 경쟁 속에서 독자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일부 매체의 자구책이려니 해도, 막상 그런 기사를 읽고 난 후 느끼는 배신감은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반 신문에서도 기사 제목 또는 헤드라인은 해당 기사뿐만 아니라 신문 전체의 구성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신문 기사의 제목은 독자들에게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제시하기도 하고 해당 기사를 읽어 보도록 유인하는 등 여러 기능을 한다. 바쁜 현대인들의 신문 읽기에서 기사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높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은 특별히 관심 있는 기사를 제외하곤 제목을 먼저 읽고 그 다음 제목에 따라 기사를 골라 읽는 형태로 신문을 읽는데, 학자들은 이들을 ‘신문 제목 소비자’(headline shopp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제목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신문 기사가 제목만으로도 여론을 형성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독자들의 하루 평균 신문 열독 시간이 20분이 채 되지 않는다는 한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독자마다 신문을 읽는 방법에 차이가 일부 존재하겠지만 많은 독자가 신문 지면 전체를 다 읽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읽거나 기사 제목만 훑어 본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신문의 기사 제목은 어떨까? 은행 업무 시간 변경에 대한 3월 31일자 1면 기사 제목 “4시30분→4시→또 4시30분?”이나 “野性의 중년男 ‘SNS총선’ 이끈다” (3월 29일자 1면)와 같이 독자의 처지에서 시선을 끄는 동시에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기사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잘 요약한 정보성 제목도 있지만, 최근 눈에 띄는 특징은 줄임말과 유행어 그리고 인터넷 신조어의 빈번한 사용이다. 물론 이는 독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려고 구사하는 다양한 표현의 일부이며, 시대적 특성이나 문화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의미가 전달되고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능적 특성을 고려할 때,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표현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페’ 강북구에 장학금 1억”(3월 21일자 14면), “레알 신한은 강했다”(3월 29일자 28면) 등은 조금은 과도한 축약어나 신조어의 사용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여가부 ‘슈퍼바이저’ 14명 위촉”(3월 28일자 12면)이나 “적전서 엄살펴라”(3월 30일자 4면)와 같은 제목은 제목 소비를 하기엔 조금은 불친절한 표현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공공기관 구내식당 ‘대기업 안돼~’”(3월 22일자 1면)나 “여수, 어디까지 가봤니?”(3월 22일자 20면) 등의 제목은 최근 유행어나 광고 카피를 연상시키는 재치 있는 제목이었지만, 특정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거나 광고에 별 관심이 없다면 편집자의 의도를 읽어내지 못하는 독자도 일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문자 그대로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그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편집자로서도 모든 기사에 대해 쉽게 그 내용을 이해하게 하면서 눈길을 끌고 재미를 유발하는 ‘작명’은 분명히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오늘날 신문 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제목 소비자를 위한 정보성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기사 제목에서 최첨단 언어유희의 사용이 흥미와 주목성 측면에서 나름의 장점도 있겠으나 그것이 유행의 첨단을 걷지 못하는 일부 독자에 대한 차별은 아닐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 [민간사찰 파문] “중도층 野로 갈라” “보수 결집할라”…여도 야도 전전긍긍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이 4·11 총선 판도를 뒤흔들어대고 있다. 상당수 수도권 지역구에서 여야 후보들의 지지율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보수층 결집 얘기가 들리는가 하면 정권 심판론이 강해졌다는 주장도 난무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거친 공방 속에 남은 8일간 사찰 파문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긴장하고 있다. 민간인 사찰 파문은 17대 총선에서의 탄핵 역풍,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내곡동 사저 파문처럼 선거판세를 흔들 변수라는 것이 여야의 공통된 시각이다. 새누리당 전략관계자들은 “중도층이 야권 지지로 속속 합류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보수층이 결집하는 양상”이라며 긴장한다. 민심은 측근 비리와 내곡동 사저 파문에 민간인 사찰 파문까지 보여 준 여권에 분노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소동과 공천 및 야권연대 갈등까지 노출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불신이 심각하다. 싸늘한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까. 정치권에서는 사찰 파문이 10∼20개의 의석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40여곳에서 박빙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수도권 승부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040세대가 민간인 사찰 공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중앙선관위 최근 조사에서 총선 예상 투표율은 56.9%가 나왔다. 18대 총선 투표율 46.1%보다 10.8% 포인트 높다. 특히 젊은층의 참여 의사가 18대의 조사 때보다 높아졌다. 야당 바람이 일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반MB(이명박) 이미지를 가진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바람을 막아낼지 주목된다. 2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4월 정례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1.6%가 민간인 사찰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백왕순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20, 30대 젊은층의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높다. 분노한 젊은세대가 투표장에 많이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2년간의 선거처럼 젊은세대가 반MB 투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안철수식 메시지 정치 더 이상 감동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메시지 정치’가 또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안 원장은 최근 총선을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혔다.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서울 도봉갑)와 송호창 후보(경기 의왕·과천)가 그제 안 원장의 메시지라며 트위터에 공개한 글은 이런 식이다.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부인인)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송호창은 늘 함께하는 사람이며 온유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선거에서 이들을 찍으라는 말과 다름없다. 안 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박원순 후보에게 지지 편지를 건네는 방식으로 선거를 도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바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전언(傳言) 정치’는 이미 안 원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대학교수의 정치 참여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교와 정치판 어디가 주무대인지 국민이 보기에 헷갈릴 정도라면 분명 문제다. 결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교수와 정치인 사이를 오가며 애매모호한 행보를 거듭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음을 안 원장 자신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끝내 자기류를 고집한다면 그건 불통의 정치요 권위의 정치다.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부터라도 타이밍을 살피며 치고 빠지는 양다리 걸치기식 정치를 그만두기 바란다. 안 원장은 며칠 전 서울대 강연에서 “내가 정치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양당의 정치하는 분들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고, 반대로 참여하겠다고 하면 내가 공격대상이 되지 긍정적 발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다분히 자기중심적인 오만한 발언이다.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기 전에 기회주의적으로 비치는 자신의 정치방식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 자기희생 없이 정치이상만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하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는커녕 식상함만 안겨줄 뿐이다. ‘정치교수’의 폐해에 대한 국민 감정이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음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다. 안 원장은 스스로 또 다른 정치 불신의 원인 제공자가 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 [일본통신] ‘이대호 vs 마츠나카’ 자존심 건 4번타자 경쟁

    [일본통신] ‘이대호 vs 마츠나카’ 자존심 건 4번타자 경쟁

    드디어 출격이다. 일본프로야구가 30일 일제히 개막 경기를 펼치며 올 시즌 14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일본에서 활약 할 한국인 선수는 모두 3명이다. 이대호(30. 오릭스)를 비롯, 김무영(소프트뱅크) 그리고 센트럴리그엔 임창용(야쿠르트)이다. 하지만 임창용은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에서의 활약은 볼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김무영 역시 막강한 소프트뱅크 불펜 전력을 감안하면 레귤러 멤버는 아니다. 역시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은 이대호. 특히 이대호는 개막전 4번타자로 나설 것이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타 모두에서 전력이 안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릭스 입장에선 이대호의 활약 유무가 팀 성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대호가 기대만큼의 맹타를 보여줘야 앞 뒤에 배치될 고토 미츠타카와 T-오카다 역시 동반 상승을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타선의 시너지 효과는 결국 이대호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일단 개막전에서 맞붙을 양팀의 선발 투수는 소프트뱅크는 셋츠 타다시, 그리고 오릭스는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28)가 나선다. 당초 오릭스는 에이스인 카네코 치히로의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팀 최다승(12승)을 올린 테라하라 하야토(28)의 출격이 예상됐지만 컨디션 회복이 다소 늦어 피가로로 결정됐다. 지난해 피가로는 2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승 6패(평균자책점 3.42)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피가로는 150km를 상회는 포심 패스트볼과 1년동안 일본에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엔 15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대호와 맞대결 할 투수인 셋츠는 상당히 까다로운 투수 중 한명이다. 셋츠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무기로 좌우 핀포인트를 공략하는 제구력이 수준급인 선수다. 2009년 퍼시픽리그 신인왕과 2년연속(2009-2010) 퍼시픽리그 최우수 중간계투상, 그리고 작년엔 선발 전환 첫해에 14승(8패, 평균자책점 2.79)을 올리며 보직 변경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개막전에서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양팀의 4번타자 대결이다. 소프트뱅크는 베테랑 마츠나카 노부히코(39) 그리고 오릭스는 이대호가 4번타자로 등장하며 거포 싸움을 펼친다. 주목할 점은 마츠나카나 이대호 모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보기 드문 타자들이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는 개막전 4번타자로 기대됐던 알렉스 카브레라가 장딴지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에 영입한 메이저리그 출신의 강타자 윌리 모 페냐(30) 역시 페이스가 오르지 않고 있다. 마츠나카는 퍼시픽리그에서 2000년대를 대표했던 슬러거 출신의 강타자다. 리그 MVP 2차례(2000, 2004) 역대 2번째가 되는 타격 부문 7관왕(2004년, 타율, 홈런, 타점, 안타, 출루율, 득점, 루타) 소프트뱅크의 통산 타율 1위(.308) 그리고 통산 9번의 올스타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04년 달성한 타자부문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은 양대 리그가 시행된 1950년 이후 단 6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으로 2004년 마츠나카 이후 아직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타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록 리그는 다르지만 이대호 역시 통산 두차례의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 타율 .336 홈런26 타점88개, 그리고 2010년엔 타격 부문 7관왕(타율, 안타, 홈런, 타점, 출루율, 득점, 장타율)에 오르며 국내에선 유일하게 타자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두차례나 달성한 바 있다. 비록 한일 양국의 리그 수준 차이점은 있지만 일본 언론에서도 이번 개막전에서 맞붙을 마츠나카 vs 이대호의 대결을 놓고 양국의 ‘트리플 크라운’ 타자들끼리의 대결이라며 대서 특필하고 있다. 다른 부분이라면 마츠나카는 올해 우리 나이로 40살이 되는 지는 해라는 점, 이대호는 전성기에 와 있는 나이대이긴 하지만 올해가 일본 진출 첫해라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될수 밖에 없다. 이젠 비록 마츠나카가 베테랑 선수가 됐지만 최근 몇년동안 무릎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회춘 할 가능성도 배재할수 없다. 소프트뱅크의 아키야마 코지 감독 역시 카브레라와 페냐가 시원치 않자 개막전 4번타자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마츠나카를 지목했다. 물론 야구에서의 대결은 타자와 타자끼리의 대결이 아닌 투수와 타자간의 승부다. 그렇기에 마츠나카와 이대호는 팀의 4번타자 일뿐 직접적인 대결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선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4번타자에 대한 상징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일본야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4번타자의 경기 성적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하다. 올 시즌 이대호에 대한 관심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대단하다. 일본 입장에선 한국 타자들에 대한 불신을 이대호 깨뜨릴수 있느냐, 그리고 국내 팬들에겐 이대호를 마지막 보루라고 평가하며 그 마저 실패하면 당분간 일본에서 성공할 타자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역시 첫 단추를 어떻게 꿰 메느냐가 중요해 졌다. 개막전이 기다려 지는 이유다. 30일 일본프로야구 개막전은 6개 구장에서 펼쳐지며 경기 시작은 18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김중수 한은 총재 새달 취임 2년… 엇갈리는 평가

    김중수 한은 총재 새달 취임 2년… 엇갈리는 평가

    김중수(65) 한국은행 총재가 내달 1일 취임 2년을 맞는다. 임기가 4년이니 반환점을 도는 셈이다. 한은은 28일 ‘김중수 총재의 2년: 비전과 성과’라는 제목의 19쪽짜리 두툼한 자료까지 내며 총재의 ‘치적’을 홍보했다. 가장 큰 성과는 한은의 역할 등을 강화한 한은법 개정안을 관철시킨 일이다. ●“한은, 절간 아니다”… 조직문화 쇄신 김 총재는 그동안 “한은은 절간이 아니다.”라며 조직문화 쇄신도 시도했다. “선진국일수록 고위층이 바쁜데 한은은 거꾸로”라며 “보고서 한 장 쓰지 않는” 임직원을 몰아붙였다. 외부 출신 부총재보를 발탁해 한은의 순혈주의에도 손을 댔다. 최범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한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면서 김 총재의 채찍질을 옹호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김 총재는 ‘가장 존재감 없는 한은 총재’라는 평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김 총재의 워딩(말)은 파인 튜닝(정제)돼 있지 않아 시장에서 예측도 잘 안 되고 예측하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설명회 때, 예전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점심도 거른 채 총재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점심약속을 한다는 전언이다. ‘금리인상 실기론’도 따라다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 들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처지에 빠진 것은 작년에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못 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붙여준 김 총재의 별명은 ‘매의 탈을 쓴 비둘기’다. 겉으로는 금리 정상화(인상)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정부와의 ‘코드’에 더 신경 쓴다는 이유에서다. 김 총재는 17개월 동안 연 2.0%에 묶여 있던 기준금리를 3.25%로 다섯 번이나 끌어올리고, 금통위 의결의 만장일치 여부를 처음 공개한 것도 자신이라며 이 같은 비판에 억울해한다. 역대 어느 총재보다 유창한 영어로 국제회의에 자주 참석해 한은의 위상도 끌어올렸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한은 노조가 올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김 총재 취임 이후 중앙은행 위상 변화와 업무수행 능력을 묻는 질문에 90%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한은 노조 설문 90% “부정적” 김 총재는 이메일 등을 이용해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즐긴다. 그러다 보니 ‘직보’가 생겨났다. 직원들끼리 대화를 나누다가도 ‘혹시’ 하며 입을 닫는 불신 풍조는 김중수식 조직 관리가 낳은 가장 큰 부작용이다. ‘유창한 영어’와 ‘박사학위’ 앞에서 작아지는 직원들의 자괴감도 만만찮다. 파격 인사와 관련해서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를 대거 들어냄으로써 한은의 고질적인 인사 적체에 숨통을 틔웠다.”는 평도 있지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지 근본적인 혼란을 가져와 조직을 망가뜨렸다.”는 평이 더 많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국립대 총장직선제 존폐 갈등 증폭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핵심으로 내세운 총장직선제 개선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직선제 존폐를 두고 국립대 내부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총장직선제 폐지는 대학의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일부 교수들의 주장과 교과부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구조 개혁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대학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게다가 전국 국공립대교수연합회(국교련)는 지난 19~23일 진행된 이주호 교과부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장관 퇴진 운동까지 벌일 방침이다. 25일 국립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국 38개 4년제 국립대는 최근 총장직선제 존폐를 두고 투표를 마쳤거나 진행하고 있다. 강원대, 충북대, 제주대 등 23개교는 이미 총장직선제 폐지에 합의했지만 나머지 대학은 찬반이 엇갈려 진통을 겪고 있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서 직접·간접 선거에 의한 총장 선출 방식을 배제하는 대신 역량 있는 내외 인사가 총장으로 선출되도록 공모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하라는 방침을 내놨다. 문제는 총장직선제 폐지가 각 대학 구성원들의 자율이 아니라 교과부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국립대는 내부에서 강력히 반발하는데도 구조 개혁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일단 직선제 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총장직선제를 없애지 않을 경우 자칫 부실 대학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 때문이다. 교과부는 국립대들이 이달 말까지 총장직선제 개선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 4점, 학칙 개정까지 완료할 경우 만점인 5점을 부여하는 반면 개선하지 못할 때에는 0점을 주기로 하는 등 제도 개선을 구조 개혁 관련 평가 자료로 삼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1~2점 차이로 구조개혁 대상이 결정되는 상황인 탓에 직선제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조 개혁 대상에 들면 정부 재정 지원이 끊기는 것은 물론 입학 정원을 감축해야 하고 교원 추가 정원 배정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 국립대의 한 교수는 “지금도 신입생 충원 등이 어려운 지방 국립대의 경우 구조 개혁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직선제 폐지를 차악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총장직선제를 폐지할 경우 다음 달 ‘국공립대 교육역량강화사업’과 오는 9월 ‘구조 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 지정’ 평가에 각각 5%의 점수를 반영할 계획이다. 국교련은 28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장관 불신임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국교련은 “잠정적으로 80% 이상이 불신임안에 찬성했다.”면서 “차기 19대 국회에 이 장관 해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천안함 2주기 이젠 갈등과 반목을 넘어서자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꽃다운 청춘이 산화한 지 오늘로 꼭 2년이 된다. 정부는 순국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을 김황식 국무총리와 각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갖는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는 천안함을 둘러싸고 갈등과 불신, 반목과 대립이 계속되는 등 그 후유증을 앓고 있다. 정부는 사고 발생 두 달 뒤인 지난 2010년 5월 20일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이 발사한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침몰해역에선 북한산 어뢰추진체도 발견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중국이 동의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간접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45.6%, 30대 남성의 43.1%가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못 믿는다고 답할 정도로 우리 내부의 불신은 심각하다. 상황이 이러니 진보성향의 참여연대가 ‘19대 국회에서 초정파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자.’고 제안하거나, 일부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천안함이 미군 잠수함에 의해 격침됐다.”는 음모론을 다시 제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천안함 사고원인은 당연히 과학적 기반에 근거해 규명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당시 일부 학자들이 북한의 소행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 것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미세한 부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정도였지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기본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좌파 또는 친북성향 단체들은 이를 마치 천안함에 대한 정부 발표 전체가 잘못된 것처럼 부풀려 불신을 조장해 왔고, 여기에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일부 편향적인 국민들이 편승해 ‘천안함 괴담’이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 그러나 안보에는 여야, 좌우가 있어선 안 된다. 국가가 침략을 당한 뒤 이념과 사상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천안함 사태를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美 “北 미사일 발사 땐 강력 응징”

    “최근의 북·미 관계 해빙이 끝났다는 신호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미군 유해 발굴 중단 발표에 대해 AP통신은 이같이 평가했다. 유해 발굴은 인도주의적 성격으로 파국을 맞아도 가장 나중에 맞을 사안인데 미 정부가 중단 결정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북·미 관계가 파국 국면이라는 얘기다. 결국 미 정부는 내부 논의 끝에 북한의 로켓 발사 시 북·미 관계 파국을 감수하면서 강경 대응을 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조지 리틀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라고 분명히 규정했다. 나아가 국방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존 커비 부대변인은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는 미사일 발사를 실행할 경우 그에 대한 대응들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해 강력한 응징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타라 리글러 부대변인은 “북한이 우리의 인도주의적 작업(유해 발굴)을 방어적 목적의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해 정치 문제화함으로써 불신을 초래한 것도 유해 발굴 중단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불신’이라는 말은 북한의 로켓 발사로 북·미 관계가 험악해질 경우 자칫 북한에 들어간 미군 유해 발굴팀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우려한 언급으로 해석될 만하다. 그는 실제 “현재 북한 땅에 미군(유해 발굴팀)은 한 명도 없다.”고 굳이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입장에서는 재선을 앞두고 북·미 관계가 파국을 맞는 게 유리할 리 없다. 그러나 미사일이 미 본토를 직접 위협한다는 점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기 힘든 문제다. 또 북한이 ‘2·29 합의’ 후 한달도 안 돼 다시 뒤통수친 것을 보고 북한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자칫 우물쭈물하다가는 북한의 전략에 계속 끌려다니면서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만 줄 수도 있다.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방북 여부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미 정부의 표정으로는 북한이 막판에 극적으로라도 로켓 발사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듯한 태세다. 식량 지원 계획 취소는 물론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나아가 북한이 실질적으로 타격을 받을 더 강력한 제재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생명과 공감 그리고 희망이 실종된 정치/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생명과 공감 그리고 희망이 실종된 정치/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정치엔 생명이 없다. 성큼 다가온 봄기운이 꽃샘추위 속에서도 생명의 움을 틔우지만 정치는 여전히 언 땅에서 죽음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 정치가 선거를 통해 꽃을 피우기는커녕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커진다. 생명은 성장과 성숙의 원동력이다. 발전하지 못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다. 정치가 시대정신을 구현하지 못하고 여전히 구태의 굴레에 머물러 있다. 공천과정과 비례대표 후보의 면면에서 일관된 국정철학과 가치를 찾아내기 어렵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발표한 공약을 살펴보면 현실적 타당성과 구체성이 결여된 선심성 공약들이 많다.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거나 총선과 대선이 끝나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급조된 공약에 생명이 있을 리 없다. 여야의 공천도 변죽만 울리다 끝나 버렸다. 공천 방식과 공천 결과에 대해 말이 많다. 하향식 공천 방식이야말로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주범이라고 지목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야 모두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새로운 인물은 있지만 새로운 정치를 상징할 만한 대표 주자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권력을 만들어 가는 현실정치의 속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생력(自生力)과 자정력(自淨力)을 통해 정치의 건강한 생명성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생명의 정치를 외면하고, 새로운 시대가 아닌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에 너무 정신이 팔렸다. 국민들이 정치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이유다. 요즘 정치엔 공감(共感)이나 감동이 없다. 총선을 앞두고 각 당과 후보들이 내건 현수막은 한마당 벌어질 정치적 축제를 알리는 휘장이 아니라 구호만 요란한 공해다. 조만간 확성기를 통해 들려올 후보의 목소리나 음악에 맞추어 어설프게 흔들어대는 율동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공감이 없으니 감동도 없다.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어야 한다. 국민의 공감이 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선거다. 정치가 정당과 정책, 그리고 정치인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공감과 감동이 없는 선거에서는 최선을 선택하기보다는 최악을 피하는 선택이 선거의 기본 구도가 될 확률이 높다. 선거를 통해 선택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강요된 선택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정치적 이상과 가치가 부각되지 못하고 권력투쟁만 부각되는 정치에 공감과 감동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전장에서조차 적군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공감의 위력을 알려준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우리 정치는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한 아기가 울면 다른 아기도 따라서 울게 된다는 ‘공감의 확장 현상’을 우리 정치에서 기대하기란 아직 힘들다. 공감을 그토록 외치면서도 공감의 정치를 펼치지 못한 정치인의 잘못이 크다. 요즘 정치엔 희망도 없다. 올바른 정치는 비전을 만들고 국민의 마음에 건강한 꿈을 심는다. 폐허에서 예쁜 장미가 피는 꿈을 심어주는 것이 희망의 정치요, 실제 장미를 심는 것이 실천의 정치다. 정치인 스스로를 위한 정치나 미사여구로 포장된 정치구호는 국민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지 못한다. 선거구 개편에 대한 여야의 이상한(?) 합의나 당리당략에 휘둘리는 모습은 희망의 정치를 포기했다는 정치권의 자기고백이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몸통 논란이나 경선 파문과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도 절망의 정치가 보여주는 어두운 현실이다. 희망의 정치를 맛보지 못한 국민은 불행한 국민이요,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치인은 무능한 정치인이다. 한동안 추위에 움츠렸던 꽃망울이 터진다는 봄소식이 남쪽으로부터 전해졌다. 아무리 매서운 꽃샘추위도 봄기운을 이기지는 못한다. 이제 정치에 봄기운이 전해질 차례다. 실종된 생명과 공감 그리고 희망의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정치가 국민에게 답을 주지 못하면 국민이 정치에 답을 주어야 한다. 국민이 곧 정치의 본질이요, 국민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 [시론] 핵물질 현장밀착형 안전모델 필요하다/박원재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시론] 핵물질 현장밀착형 안전모델 필요하다/박원재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

    26일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글로벌 핵 및 방사능 테러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이 결합한 더티 밤(Dirty Bomb)에 의한 살상, 원자력 관련시설에 대한 태업, 그리고 비폭발적 방법으로 상수시설이나 대용량 환기설비 등을 통해 생활주변 환경으로 방사능을 유포해 넓은 지역으로 오염을 확산시키는 것 등이 주 고려대상이다. 방사능 테러가 발생한다면 국민 내부에 심리적으로 잠재하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 탓에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며 방사능 오염의 제거, 복구 및 신뢰 회복에 막대한 경제·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이러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당시의 과도한 불안 심리, 서울 노원구 포장도로 방사능 오염, 최근 고리원전의 정전사태 이후 원자력에 대한 불신감 고조에 따라 언론과 지역주민들이 현행 안전시스템의 이중삼중 강화를 요구하는 것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뿐만 아니라 방사성물질이 국내로 불법 반입되어 사회 혼란 야기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도록 방사성물질의 불법 이동을 방지하는 국제협력도 심층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동북지역의 광범위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일본정부의 효과적인 대책 시행의 어려움을 보면, 인접국인 우리에게 미치는 방사능 위협은 어쩌면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다. 방사능 위협에 적시성 있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고위험물질의 ‘수입·생산·폐기’까지 추적관리가 가능한 국내 이력관리시스템의 운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외국에서 불법 유입되는 핵물질과 방사성물질을 사전에 탐지하여 적기에 대응하는 국경감시체계 마련도 시급하다. 즉 반입차단, 적시대응 및 심층평가와 더불어 유출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 대응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을 중심으로 일반 위기관리기구(행정안전부, 관세청 등)가 참여하는 국가 통합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예방 및 대응 단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국가 통합대응시스템에서 우선 고려사항은 불법 방사성물질의 원산지, 유통과정을 과학적인 확인과정을 통해 차단함으로써 방사능 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효율적인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국가 핵 탐지·감식체계이다. 핵 감식은 핵물질 고유의 지문을 식별하고 이동경로 등을 추적하는 과학수사라고 할 수 있다. 대상물질에 대한 정밀 방사능 분석 및 물질특성 이력자료 등을 기반으로 불법 거래된 물질의 원산지, 유통경로, 위험도 및 거래 배경을 밝혀내는 과정으로 국가 법집행기관 및 전문기관 등이 연계하여 추진한다. 노원구 아스팔트 오염 이후 연이은 방사능 이상신고는 과거 외국에서 불법 반입된 방사성물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막으려면 방사성물질의 유입경로를 사전에 철저히 확인·통제하여 이상상황을 미리 방지하는 대응시스템 구축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로선 불법 유통 핵이나 방사성물질을 국경에서 탐지·차단하고 신속한 대응·분석·평가를 통해 의도적인 방사능 테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핵 탐지 및 감식체계를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국내 원자력 관계기관의 핵심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면 효과적인 통합 안전체계의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현장 방사능 탐지와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통합정보관리체계 기술을 융·복합하여 탐지·대응 간 적시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핵이나 방사능 분야의 안전과 안보를 상호 연계하는 새로운 현장밀착형 국가 통합 안전모델을 창출하고 관련 기술의 수출 길도 열 수 있을 것이다. 핵이나 방사성물질을 이용한 테러 방지를 위한 방사능 안전과 핵 안보 간 상호연계가 특정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국제 비확산체계 강화만큼이나 시급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었다. 이번에 서울에서 57개 국가와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모이는 이유이다.
  • “정치권은 기업 때리기 중단하라”

    “정치권은 기업 때리기 중단하라”

    경제 5단체가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반기업 공약’에 대해 정부 측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국회 비준이 지연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법안 통과도 요구했다. 경제 5단체장은 2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경제단체협의회 정기총회를 열고 ‘최근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회에는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업종별 단체 대표 60여명이 참석했다. 경제 5단체는 “인기에 영합하는 선거용 정책 공약을 자제하고 지속 가능한 복지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제 상황, 비용 부담 능력 등 한국적 현실에 맞는 정책을 낼 것을 촉구했다. 또 “정치권의 무분별한 기업 비판이 기업가 정신과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정치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경제 5단체는 “우리나라가 총 45개국을 대상으로 8개의 FTA를 발효했는데 유독 한·미 FTA를 문제시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수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법 개정 논의에 대해서는 “노동계를 의식한 무분별한 노조법 개정 논의는 이미 산업 현장에 정착된 유급 근로 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나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제도에 대해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기업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현실성 없는 사내 하도급 규제 논의는 노사 관계 불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노사 관계 안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준규·홍혜정기자 hihi@seoul.co.kr
  • [천안함 2주기] 천안함을 보는 두 시선

    [천안함 2주기] 천안함을 보는 두 시선

    천안함 피폭 사건이 발생한 지 오는 26일로 만 2년이 된다. 한쪽에선 “너무 빨리 잊혀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도 의혹이 많이 남았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에서 천안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경계하는 상황이다. 천안함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 너무 빨리 잊는다 “추모사업 관심·후원 급감… 안보의식 부재 안타까워” 천안함 2주기 대학생 추모제를 준비하는 윤주용(32)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천안함 사건을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1주기 때는 많은 시민들이 천안함 추모사업을 후원했지만 올해는 관심이 뚝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함 피격 2주기 대학생 추모위원회’는 올해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진전도 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심포지엄과 문화제를 개최하고 대학마다 추모 현수막도 내걸었지만 올해는 행사 규모를 크게 줄였다. 1주기 때와 달리 기업과 시민들의 후원이 적어서다. 윤 국장은 “후원금이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면서 “행사를 도우려는 대학생의 수도 지난해보다 적다.”고 밝혔다. 1주기 때는 80여명이 행사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올해는 22일 현재 30여명에 불과하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모(54·여)씨는 “북한에 의해 우리 아들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지 2년밖에 안 됐다.”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혹 어린 시선이 나오는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를 ‘신안보세대’라고 밝힌 대학생 이모(24)씨는 “젊은 층이 취업 때문에 정신이 없기는 하지만 천안함 사건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북한이 미사일(광명성 3호)을 발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무원 김모(53)씨는 “천안함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인은 안보의식이 없는 것”이라면서 “안보의식이 없는 정치인에게 나랏일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여전히 못 믿겠다 “침몰원인 정부발표 의혹… 비극을 정치적 이용 안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정부 발표도 못 믿겠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싫다.” 자신을 정치적으로 중도라고 밝힌 직장인 최모(34)씨는 천안함 사건 의혹과 관련해 “당시 날마다 정부의 발표가 바뀐 걸로 기억한다.”면서 “그런 발표를 누가 믿겠냐.”고 되물었다. 천안함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났지만 적지 않은 시민은 아직도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5월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9월에는 국방부 최종 보고서도 내놨다. 하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우현 프로펠러는 구부러진 반면 좌현 프로펠러는 멀쩡한 점, 어뢰 추진체에서 폭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이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시간을 일주일 새 3번이나 바꾼 국방부의 대응도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과 비극적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경계심리도 강했다. 직장인 국모(40)씨는 “선거철만 되면 안보 장사로 표를 얻으려는 부류가 있다.”면서 “천안함에서 희생된 장병들을 기억해야겠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정치권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진실 규명은 더욱 멀어져갔다.”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 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사고뭉치 된 고리원전1호 폐쇄 검토할 때다

    고리원전1호기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극점을 치닫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소장과 주요 간부들이 원전 사고 자체를 은폐하기로 결정했다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어제 발표는 고리1호 폐쇄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항목만 수십개로 고도의 숙련직도 힘들다는 비상디젤발전기 성능검사 작업을 수습직원이 맡아 충격을 준 데 이어 조직적 은폐 사실까지 드러남에 따라 고리1호에 대한 신뢰는 이제 회복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최근 “당시 외부 전원이 계속 살아 있었고 다른 대체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될 수 있어서 원전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했지만 공허하다. 매뉴얼에 나와 있는 대체교류 디젤발전기 작동법조차 몰랐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고리1호는 1978년부터 가동돼 온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노후 원전이다. 설계 수명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2007년 10년 연장운전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크고 작은 사고를 거듭하며 위태롭게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전원 차단기가 과열로 파손돼 고장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12분 동안이나 전원 공급이 완전 중단되는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를 빚어 충격을 안겨줬다. 한마디로 ‘사고뭉치’다. 그러니 수명 연장 과정의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수명 연장을 위한 안전성 평가의 핵심인 원자로 압력용기 감시시편(監視試片) 파괴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자 예외규정을 적용,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로 대체해 편법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데 비해 재가동 비용은 10분의1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의미 없는 일이다. 소탐대실이다. 수명 연장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미적거려 더 큰 재앙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노후 원전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함께 폐쇄조치까지 검토해야 할 때다. 그렇다고 야권과 시민사회 한편에서 주장하듯 무조건·무차별적인 원전반대 정책이 맞다는 것은 아니다.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를 전면 도입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 원자력은 ‘징검다리 에너지’(bridge energy)로서 그 효용성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노후시설 폐쇄라는 원전 안전성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본다.
  • 서울시 2014년까지 노후수도관 모두 교체 “아리수 안심하고 드세요”

    서울시가 수돗물 브랜드 ‘아리수’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2014년까지 노후 수도관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옥상 물탱크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내년까지 상당수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수돗물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주부 위주의 ‘수돗물 시민 평가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리수 음용률 높이기’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시민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질에 대한 불만보다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옥내 급수환경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리수는 2009년과 2010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병물 기준에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았지만 서울시민 수돗물 음용률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공사비 부담으로 급수관 교체를 못하고 있는 소규모 주택 8만 가구에 대해 529억원을 투입해 2014년까지 노후 수도관을 전량 교체할 계획이다. 중·대형 주택 14만 가구에 대해서는 노후 수도관의 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려 자율적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소형 옥상 물탱크를 이용하는 5층 이하 건물 가운데 직접 급수 방식으로 교체 가능한 건물 6700여곳과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옥상 물탱크 보유 건물 1만 8000곳에 대해서는 35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물탱크를 전량 철거할 예정이다. 옥상 물탱크는 낮은 수압 등 급수 사정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수도 시설이 개선돼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조류나 청소불량으로 인해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상·하반기 각 1회 구별 25곳씩 총 625곳에 대해 실시했던 위생관리 점검 대상을 구별 60곳, 총 3000곳으로 대폭 늘려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후배관이 많은 1994년 3월 이전에 지어진 500가구 이상 아파트 318단지, 4676동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자치구 합동 점검을 하는 등 특별관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는 서울시 424개 동별로 시민 5명씩 2120명으로 구성된 수돗물 시민평가단이 활동한다. 이들은 수돗물 수질 평가와 노후 급수관 실태조사 및 개량유도, 아리수 홍보 등의 역할을 맡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경남 밀양에서 검사가 폭언과 함께 수사 축소를 요구했다는 한 경찰관의 고소가 경찰과 검찰 두 기관의 감정싸움을 넘어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검찰은 경찰이 자체 감찰을 진행 중이던 경찰관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하겠다고 나섰다. 두 권력 기관이 서로의 비리나 과오를 찾아내고 단죄한다면 더욱 청렴하고 투명해질 테니 국민과 사회에 유리하지 않을까. ‘감정’과 ‘조직 이익’, ‘권력 작용’ 이 세 가지 요인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맞는 말이다. 그동안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다투고 서로 물어뜯는 와중에도 경찰청장이 함바집 업자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검찰 고위 간부들이 건축업자로부터 돈과 자동차와 향응을 제공받아 온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두 기관이 인권과 국민 이익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기 기관 이익을 더 중시한다고 여론은 의심한다. ‘진정한 악’, ‘거악’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적 비리에는 사이 좋게 눈감고 경쟁적으로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국민들은 혀를 찬다. 지능적인 범죄자들은 두 기관의 갈등을 이용해 법망을 벗어나고 있고 마약과 폭력 조직들이 다시 활개를 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고 믿는 국민의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 ‘정의 수호’ 기관인 경찰과 검찰이 감정싸움이나 벌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정치’다. 권력이 집중된 사법 괴물이 돼 버린 검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아냥을 듣는 경찰 모두 왜곡된 정치 권력이 만든 역사의 사생아다. 건국 이래 줄곧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싸울 때마다 충성 경쟁을 시키거나 조정과 중재를 내세우며 농락한 것도 정치 권력들이다. 최근의 노무현, 이명박 두 정부 역시 ‘사법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크게 외쳤다가 결국은 ‘당사자 간 합의’라는, 세계가 놀랄 시정잡배식 해결 방식을 내밀어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다. 99% 성실하고 헌신적인 경찰과 검찰의 일꾼들이 1% ‘정치 검찰, 정치 경찰’과 ‘비리 검찰, 비리 경찰’의 허물을 덮어쓰고, 원치 않는 그들의 보호막이 돼 국민의 불신과 지탄을 직업병처럼 안고 사는 이 상황은 하루빨리 타개돼야 한다. 미국 법무부 청사 외벽에는 ‘오직 정의만이 사회를 지탱한다’(Justice Alone Sustains Society)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가난한 나라들도 안정되게 사회가 유지되는데, 상대적으로 부유한 우크라이나,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은 ‘정의가 무너져’ 국민의 저항 앞에 붕괴된 최근 사례들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현명한 국민들은 해법이 뭔지 안다. 경찰이나 검찰 모두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제 식구를 감싸며 사회비리와 연결돼 있다고 의심한다. 수사와 기소 및 법 집행 권한을 독점한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해야 하지만, 역시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이 집중된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느낀다. 경찰,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지 ‘수사권 나눠 갖기’, 혹은 ‘조정’을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수사기관이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효율성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는 외국의 사례 역시 지천이다. 이들 중 어느 나라에서도 ‘두 기관끼리 싸워서’ 혹은 ‘권력의 중재하에 합의해서’ 개혁이 이루어진 예는 없다. 영국의 왕립위원회나 미국의 대통령 사법개혁위원회처럼 국회나 정부가 구성한 ‘전문적이고 중립적이며 신뢰받는 조사위원회’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개선안을 만든 뒤, 이에 대한 양 기관의 의견을 받아 최종적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감시하에 이해관계자의 저항과 로비를 막고 차단해야 한다. 사법개혁과 검경 갈등 해결은 새로 구성될 국회와 정부에 던져진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과제다.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 구조가 바로 서지 않으면 경제도, 교육도, 복지도, 국방도 왜곡되고 썩어 결국 국민적 분노와 저항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 “밀양사건 수사 브리핑 경찰청 본청서 하겠다”

    경찰 간부가 수사를 지휘한 검사를 고소한 이른바 ‘밀양 사건’과 관련, 검경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찰이 검찰 지휘에 따라 사건을 대구 성서경찰서로 이송하면서 실제로는 경찰청 본청이 계속 수사하는 데다 브리핑도 본청에서 하기로 해서다. 경찰청은 19일 밀양사건 수사와 관련한 모든 브리핑을 경찰청 본청에서 한다고 밝혔다. 성서경찰서에 설치한 합동수사팀도 본청에서 파견한 경찰관 5명에다 보조인력으로 성서서 경찰관 2명을 지원받아 구성한다고 덧붙였다. 외관상 수사팀은 성서서에 있지만 모든 수사는 기존대로 경찰청에서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합동수사팀 팀장인 박관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수사팀 4명은 이날 대구에 내려왔으며 나머지 1명은 20일 합류한다. 합동수사팀은 성서경찰서 4층 로비에 사무실을 만들어 활동한다. 경찰은 밀양경찰서 정모(29) 경위가 지난 8일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 박모(현 대구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직권남용 등으로 고소하자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었다. 검찰이 이 사건을 경찰청 본청에서 경남 밀양이나 대구 등 관할 경찰서로 이송하도록 지휘하자 고심 끝에 지난 주말 피고소인 주거지인 대구 성서서로 이송한다고 밝혔다. 이송하기까지 검경은 감정 싸움으로 보이는 신경전을 벌여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대구 성서서에서 모두 맡아 수사할 경우 박 검사가 근무하는 대구서부지청의 지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어 본청 경찰관을 파견했다.”면서 “브리핑은 경찰청에서 계속하겠지만 필요할 경우 대구에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국민불신 받는 길 선택” 윤종화 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는 “두 권력기관이 수사권 문제를 놓고 끝나지 않을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는 길을 선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위기대응/임태순 논설위원

    위기 극복의 모범 사례로는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꼽힌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 독극물이 들어간 타이레놀을 먹고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존슨 앤드 존슨사는 사건이 터지자 즉시 재고 물량을 처분하고 시중의 타이레놀을 회수한다. 짐 버크 회장이 전면에 나서 사태의 경과 및 진행상황을 설명하며 솔직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언론의 협조를 구한다. 뒤에 정신병자가 일부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탄 사실이 밝혀지고, 회사 최고경영자가 정직한 자세로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사면서 매출은 다시 사건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후 타이레놀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관리의 교과서, 고전이 됐음은 물론이다. 고리 원전 사고와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고리 원전 사고는 10여분간 원전 1호기가 가동 중지된 것을 지식경제부 등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한 달간 은폐해 온 것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은 물론 원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민간인 사찰 사건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로 이 사건에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가 연루된 정황 및 증언이 제시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은폐·축소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일단 숨기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심리다.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통제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폐는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으나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르는 소탐대실의 대응 방법이다. 대중은 거짓말에 대해 더욱 분노하고 감정이 상하기 때문이다. 고리 원전도 초기에 가동 중단된 사실을 알리고 매를 맞았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간인 사찰 사건도 당시 검찰 수사에서 실체에 접근, 털어버렸으면 이처럼 정권 후반기에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초동 단계에서 위기 대응의 핵심은 상황의 전파라고 말한다. 상황을 보고하면 일단 그 일은 자기 손을 떠나 조직 전체가 공유하게 된다. 물론 잘못한 정도에 따라 책임을 지겠지만 한편으로 조직은 집단 지혜를 활용해 사태 해결에 나서게 된다. 상황을 알린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국민에게 진솔한 자세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깔려 있다. 진솔한 자세는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이나 정부나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솔직하고 정직해야 국민의 마음과 신뢰를 산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IAEA 조사 대응체제로

    지난달 9일 발생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사고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조직적 은폐’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실체 및 책임 규명을 검찰이 맡게 될 전망이다. 국내 원전 사고가 처음으로 형사사건으로 비화되는 것이다.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조만간 실태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고를 은폐하고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한수원 관계자들을 형사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안전위 측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 사고를 보고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법규 위반이라면서 “수사권이 없는 안전위 조사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발전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날 사고 당시 발전소장이었던 문병위 위기관리실장을 사고 은폐 및 관리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했다. 안전위는 사고가 난 직후인 오후 9시쯤 문병위 당시 발전소장과 실장, 팀장 등 간부들이 현장에서 사건을 덮기로 모의했다는 정황을 이날 밝혀냈다. 현장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별 문제 없이 전원이 복구됐고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에 대한 사회적 우려 등으로 국민적 불신감이 높아질 것을 고려해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IAEA가 이번 사태의 해명을 요구할 것에 대비해 오스트리아 빈 IAEA 한국 대표부와 함께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사건이 핵물질 유출이나 분실 등 직접적인 IAEA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원전 운영 전반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원전사고 은폐하면 원전 불안감만 커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9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전원 중단 사고를 한달이나 은폐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건이다. 한수원은 그날 저녁 8시 34분 발전기 보호계전기를 시험하던 중 외부 전원이 끊어지고 비상 디젤발전기도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션 블랙 아웃’ 상태에 빠졌다가 12분 뒤 복구됐다고 지난 12일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 한수원 사장이 사고 사실을 보고받은 것이 지난 11일이고, 심지어 고리 원전 1호기의 본부장도 지난 9일에야 외부 인사로부터 처음 사고 사실을 들었다는 데서 보듯이 원전의 안전 및 보고 체계가 총체적인 부실상태에 놓인 것이다. 원전의 생명은 안전이다. 이 때문에 경미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반드시 원자력안전위에 보고하도록 관련 법령에 규정돼 있다. 원자력안전위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 만일 원전 관련 사고들이 은폐된다면 안 그래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불안감을 갖고 있는 국민이 국내 원전에 대한 불신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 원전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 공급의 32%를 담당하는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다가 채굴 가능한 매장량도 감소해 세계 모든 나라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데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에너지원은 원자력밖에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고리원전 1호기는 1978년부터 가동돼 왔다. 설계수명 30년을 넘기고 노후화되면서 고장이 잇따르자 환경단체 등에서는 폐쇄를 주장해 왔다. 이 원전의 외부전력 공급이 끊긴 적은 있지만, 비상발전기까지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장시간 전원 공급이 끊기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원자로 온도가 상승해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조원을 들여야 건설할 수 있는 원전을 폐쇄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고려보다 항상 우위에 둬야 하는 것은 바로 국민의 안전이라는 사실을 관계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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