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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억 들인 ‘경찰장’…시행 6개월만에 백지화?

    4억 들인 ‘경찰장’…시행 6개월만에 백지화?

    경찰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경찰장(견장) 부착제도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급장 방식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는 검증도 하지 않은 정책을 시행, 혼란만 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계급장을 뗐다 붙였다.’하는 식의 탁상행정이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혈세도 4억여원이 투입된 정책이다. 경찰은 조현오 경찰청장 재직 당시인 지난해 11월부터 계급중심의 문화를 업무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급을 알리는 계급장 대신 경찰을 상징하는 경찰장을 다는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장은 경위와 함께 하위직급인 경사·경장·순경에만 적용되는 바람에 또 다른 차별 논란이 일었다. “경찰장이 하위직군의 자긍심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나오자 경찰은 반년 만에 수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경찰은 기동부대를 제외한 하위직과 경위를 대상으로 경찰장을 달도록 했다. 하위직급 비하와 조롱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경찰장이 하위직을 알려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경찰은 지난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내부게시망 등을 통해 설문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50%와 70%로 나타났다. 지난 14일에는 경찰청 대청마루에서 ‘100人(인) 100分(분) 토론회, 경찰장 부착문제 이제 결론을 냅시다’라는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경찰장을 찬성하는 쪽은 음주폭력사범들이나 범법자들이 특정 계급을 얕잡아봐 법집행이 어렵다며 현행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경찰 모두가 통일된 경찰장을 부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반대 측은 일부 직급만 경찰장 대상이 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서열주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승진만으로 일원화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청은 ▲계급장 환원 ▲경찰장 전원 부착 ▲현재안 유지 등을 놓고 이르면 21일 간부회의를 거쳐 최종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문제점들이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 제도 시행 전에 ‘6개월 이후에 계속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 변경에 따른 혼란과 조직 내 위화감, 예산낭비에다 정책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국민은 값싸고 質 좋은 의료 원하는데… 포괄수가제 논란의 진실은

    국민은 값싸고 質 좋은 의료 원하는데… 포괄수가제 논란의 진실은

    맹장 수술에서 절개 부위를 봉합할 때 ‘창상봉합용 액상접착제’를 사용한다. 비급여로 분류된 탓에 환자는 5만~7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다음 달 1일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접착제 가격은 1만~1만 4000원으로 떨어진다.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덜어지는 것이다. 백내장 환자가 수술 전에 받는 각막형태검사(ORB CT)도 비급여이기 때문에 포괄수가제가 되면 10만원 안팎의 검사비가 20%인 2만원으로 인하된다. 포괄수가제의 적용 사례다.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됨에 따라 환자들은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도 진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진료비를 미리 어림할 수도 있다. 일부 의료기관들의 과잉 진료를 차단하는 데다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들은 값싸고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바라고 있다. 포괄수가제를 통해 의료 보장성을 높일 수 있다면 의료 소비자로서는 더없이 좋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대학생 유소희(25·여)씨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진료비가 내려간다면 좋은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8월 맹장염 수술을 받은 이준규(31)씨는 “큰 수술일수록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그렇다고 치료의 수준을 낮춰 진료비 부담을 덜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포괄수가제는 1997년 첫 시범 실시를 거쳐 2002년 선택적 시행에 들어갔다. 도입된 지 이미 15년이 넘었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의료기관의 71.5%가 참여하고 있다. 정착 단계에 다다른 셈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발은 거세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포괄수가제에 저항, ‘진료·수술 거부’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환자를 볼모로 삼아 뜻을 관철시킬 태세다. 의료계 쪽에서 보면 큰 변화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이라는 비난에 다소 물러서는 움직임도 없지 않지만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국민의 건강, 환자의 권익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의료계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수술 거부 등 환자와 직결된 행위로 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의사들 사이에서는 협회 측의 결정에 마뜩지 않다는 분위기도 적잖다. ‘포괄수가제=공산주의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환자에게 제공된 의료 서비스만큼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별 수가제가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옳다는 것이다. 서울 모 대학병원 레지던트 정모(여)씨는 “같은 값이면 어느 의사라도 더 싼 시술로 수입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면서 “포괄수가제에 포함되는 진료를 고급스럽게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나와 의료 양극화를 부추기게 되면 결국 빈곤층만 질 낮은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과 전문의 이모(30)씨는 “마치 의사들이 욕심이나 부리는 것처럼 내모는데 의료 소비자가 의료인을 불신하면 결국 국가적 손실”이라고 항변했다. 보건복지부는 의협의 반발을 일축하고 있다. 복지부 측은 “초과 진료비에 대해서도 병원이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열외군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괄수가제가 100만원으로 제한된 수술이지만 막상 치료하다 중증도가 심해 행위별 진료비가 400만원으로 산정될 경우, 병원 측에서는 300만원을 환자로부터 받을 수 없지만 포괄수가제가 100만원을 초과한 차액 200만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큰 꿈’ 키워? 합쳐? 내맘 나도 몰라

    ‘큰 꿈’ 키워? 합쳐? 내맘 나도 몰라

    민주통합당 유력 대권주자들이 자강(自强·자체 대선 후보 역량 강화)이냐 인수합병(M&A·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 혹은 단일화)이냐를 놓고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1일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서 9월 중순까지 당 대선 후보를 확정한 뒤 11월 초·중순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까지 제기한 문재인(얼굴 위) 상임고문은 정치개혁모임 간담회에서 안 원장을 공격하면서 안 원장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자강론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을 비판한 김두관(가운데) 경남지사도 안 원장과의 10월 단일화론을 거론했다. 손학규(아래) 상임고문은 자강론자로 비쳐진다. 문 고문은 지난 12일 “제가 비교우위에 있는 것은 민주당이라는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힘이 하나로 모아져 선출되면 막연한 상태의 지지와 비교할 수 없다. 저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13일 “정권과 정치의 교체를 바라는 모든 세력이 다 같이 뭉쳐야 새누리당 후보에게 이길 수 있다. 안 원장과도 같이 가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안 원장과 함께 불신받는 기성정치의 교체를 바라는 시민의 뜻을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 고문이 안 원장에게 후보를 양보해 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를 의식한 듯 “안 원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문 고문은 정권·정치 교체의 적임자는 본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역동적으로 후보를 결정, 지지율을 올리면 자력으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고 지지율이 낮을 경우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도 전날 “10월에도 안 원장의 지지율이 더 높으면 단일화해서 11~12월에 뛰면 된다.”고 말해 자강론을 버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자 측근들은 13일 “와전됐다. 대선 스케줄상 그때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를 해 본 사람이 당을 기반으로 자강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당을 쇄신하고, 드라마틱한 경선을 통해 당의 후보를 키우고, 당의 후보가 나가면 필승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기본적으로 높이 평가하지만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 모내기 한 번 해 본 적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유지 중이라고 했다. 손 고문은 안 원장 조기 영입론이나 단일화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수시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도 경쟁력 있는 당의 후보가 있기 때문에 경선을 통해 뽑아서 열심히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안 원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미리 정치공학적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 왜 지금부터 안철수 얘기냐.”는 입장을 갖고 있다. 손 고문 측은 자강론 자체도 스스로를 비하하고 패배주의적이라고 규정한다. 자강론은 민주당이 너무 약했을 때나 쓸 법한 말이고, 민주당은 통합 뒤 안 원장 없이도 지지율에서 새누리당을 앞선 저력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대선에서 이길 충분한 자체 동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안 원장의 높은 지지율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 때문이지 철옹성은 아니라고 말한다. 조직도 없고, 인물만 떠다니는 격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더 씽’ 14일 개봉

    [영화프리뷰] ‘더 씽’ 14일 개봉

    ‘SF 스릴러의 바이블’로 불리는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로 주목 받은 영화 ‘더 씽’. ‘괴물’은 남극 대륙 연구기지에 있던 과학자들이 외계인 비행선을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 ‘후 고스 데어’(Who goes there)에 영감을 얻은 존 카펜터 감독이 1982년 발표한 영화로 SF 스릴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30년 뒤 기획된 ‘더 씽’은 ‘괴물’의 도입부에 언급되는 외계 생물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가 전멸한 노르웨이 기지 대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었다. 영화는 곳곳에 ‘괴물’과 이어지는 연결 고리들을 배치해 원작과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노르웨이 대원들이 기르던 개 한 마리가 기지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설원을 질주하는 한 마리의 개를 헬기가 뒤쫓는 ‘괴물’의 오프닝과 이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괴물’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원년 멤버 데이비드 포스터를 비롯해 할리우드의 베테랑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더 씽’은 기존의 스릴러는 물론 공포 영화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영화다. 이야기는 고생물학자 케이트 박사(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빙하 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되는 구조물과 그 안에 있는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 노르웨이 탐사팀의 요청을 받고 남극 대륙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날 밤 빙하 속에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깨어나면서 기지는 공포에 휩싸인다. 괴생명체는 세포를 모방해 인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영화에서 공포감을 안겨주는 핵심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 괴생물체다. 혈관과 근육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 생명체는 사실적이면서도 공포스러움을 강조한다. 이 역시 CG 대신 인간의 몸에 새로운 재료를 붙이거나 변형하는 특수 분장을 사용했던 존 카펜터 감독의 프로스테틱스 기법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영화는 사람의 모습을 한 괴생물체의 출현으로 서로 믿을 수 없게 된 탐사팀 대원들의 불신과 그로 인한 대립과 갈등 구조로 긴장감을 강화한다. 하지만, 원작 영화 ‘괴물’에 대한 관심이나 사전 지식이 없으면 영화의 재미가 덜 할 수 있고, 충격적인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나 구성의 짜임새가 허술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특히 음산한 분위기에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괴생물체는 공포 물을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14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與지도부 경선관리위 강행에 非朴3인 폭발… ‘최후의 선택’ 하나

    與지도부 경선관리위 강행에 非朴3인 폭발… ‘최후의 선택’ 하나

    새누리당이 11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위한 경선 룰 변경 우선 논의’를 요구하는 비박(비박근혜)계 대선 주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선관리위원회의 출범을 강행했다. 경선관리위는 경선 절차를 관장하는 실무기구로 룰 협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에 비박 주자들 중에서는 분당론 언급까지 나오며 당 분위기는 한층 더 살얼음판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발표된 경선관리위는 국회의장 출신인 김수한 위원장을 비롯해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친이(친이명박)계 심재철 최고위원이 비토를 놓았다. 위원 13명 중 자신이 추천한 위원 1명의 확정을 스스로 유보한 것이다. 심 위원은 최고위 회의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박 주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논의) 창구를 만들자고 했는데 전혀 얘기가 안 통한다.”며 지도부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경선관리위 발족을 유보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의견 수렴 창구를 전혀 안 만드려고 하니 후보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주최하는 토론회 일정을 이유로 회의 중간에 자리를 떴다. 나머지 확정된 경선관리위원은 장윤석·여상규·신성범·함진규 의원과 조갑진 인천 계양갑 당협위원장, 손숙미 전 의원, 유병곤 전 국회 사무처장,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표, 김진태 (사)맑은물되찾기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재 한국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곽진영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다. 반면 김영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단 경선관리위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면서 “12명에 대해서는 명단이 작성됐고 유보된 1명에 대해서는 황우여 대표에게 위임해 채우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관심의 초점인 비박 주자들의 의견 창구에 대해선 “다른 예비주자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 형태·방법·규모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박 주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전날 ‘경선 거부’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위 출범을 강행하자 ‘해도 너무 한다’는 격앙된 비난을 쏟아냈다. 김문수 지사 측 김용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분당을 촉발하려는 것 아닌가.”라면서 “박 전 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비박 주자들을 향해 ‘나가볼 테면 나가 봐라’는 식의 시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를 향해 “오만하고 독선적인 발상을 갖고 경선관리를 하겠다면 과연 중립적으로 이뤄지겠는가.”라면서 “아예 대표직을 내려놓고 특정인 캠프에 가 대리 역할을 하는게 맞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몽준 의원 측도 경선 룰 보완 가능성에 대해 “선거인단 규모를 늘리는 등 다른 합의 가능성은 일단 없다.”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대권도전에 나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11일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위 출범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박 전 위원장은 경선 룰 변경 절대불가 원칙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공개질문을 던졌다. 표면적으로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까지 아직 20일 이상 시간이 있는 만큼 최고위 회의, 의총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비박주자들을 설득하며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황 대표는 전날 비박 주자들의 만남 거부 선언 이후 아무 연락도 취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불만은 최고조로 끓어오르는 상황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CEO 칼럼] 양파 껍질 같은 세상/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CEO 칼럼] 양파 껍질 같은 세상/최흥집 강원랜드 사장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문을 열고 나온 앞집 꼬마가 반갑게 인사한다. 학교 가는 길이라고 한다. 가방을 멘 꼬마의 두 손에는 유리컵이 들려 있고 그 위에는 양파가 하나 얹혀 있다. “웬 양파냐.”고 묻자, 꼬마는 “과학시간에 양파 기르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꾸벅하더니 컵이 깨질세라 조심조심 걸음을 옮긴다. 승용차 안에서 뉴스를 듣는다. 아침부터 반갑지 않고, 알 수 없는 소식들뿐이다. 유럽의 경제위기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이념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전해진다. 핵과 관련된 북한의 얘기도 있다. 해결 기미가 없는 저축은행 사태,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 등에 대한 보도가 이어진다. 사건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 뉴스는 끝이 보이지 않고 진실은 점점 알 수 없게 된다. 뉴스의 말미에 ‘양파 껍질 같은 세상’이라는 기자의 말이 와 닿는다.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사람들의 삶이 이리저리 얽히다 보니 단순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없다. 정치 문제는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사회 문제는 곧 경제 문제가 되어버린다. 사소하게 시작된 것도 범위와 깊이가 넓어지며 그 속을 파고들면 들수록 진실은 알기가 어려워진다. 모든 일이 앞뒤가 분명치 않고 진실을 알기 힘들 때 사람들은 양파 같은 세상을 입에 올린다. 게다가 이런 현실은 언젠가 보았던 일, 겪었던 일들인 양 ‘데자뷔’(deja vu·旣視感)처럼 무한 반복된다. 벗겨도 벗겨도 속을 찾을 수 없는 양파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불신(不信)을 상징하는 듯하다. ‘무엇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다.’는 식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이런 양파의 무한성과 동그란 모습, 동심원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보고 숭배의 대상으로 여겼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양파의 모습에서 영원불멸의 상징성을 찾았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양파를 들고 신에게 서약하는 벽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들은 죽은 사람과 함께 양파를 매장하면 양파의 강한 향이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도 믿었다고 한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소공(昭公)이 노()나라를 다스리고 있던 때의 일이다. 노나라 인근의 소국인 주(邾)나라의 대부였던 흑굉(黑肱)이 자신이 다스리던 땅을 가지고 노나라에 항복함으로써 주나라의 땅이 노나라의 영토가 됐다. 그런데 당시의 시대상에 비춰볼 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 일을 공자는 ‘춘추’(春秋)에 남겼다. 이 기록을 접한 좌구명(左丘明)은 ‘흑굉처럼 지위가 낮은 사람과 사소한 일들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지만 나라의 땅을 들어 임금을 배신한 일은 그 사람의 지위가 낮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역사에 남겨야 한다. 그리고 이름이 나기를 원하는 사람의 이름을 숨기고, 이름을 감추려고 하는 사람의 이름이 나타나게 한 것은 모두가 불의한 사람들을 징계하기 위함이다.’라고 덧붙여 진실을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기서 진실은 덮고자 하면 더욱더 드러난다는 뜻의 ‘욕개미창’(欲蓋彌彰)이란 말이 나왔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사람들이 양파의 없는 속을 찾다 보니 때때로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감춘다. 나아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을 찾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불신을 확대 재생산하고 혼란을 더한다. 세상 일에 대해 분명한 진실이 필요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손으로 제 눈을 겨우 가린 채, 하늘을 가렸다고 믿는 어리석음은 남들의 비웃음을 살 뿐이며 그럴수록 진실은 더욱 큰 무게로 다가온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세상의 모든 일은 바른 이치로 돌아간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엉성해 보이지만, 하나도 놓치는 것이 없다는 노자(老子)의 말이 새삼스럽다. 이것이 양파 같은 세상에서 진실이 주는 교훈이다.
  • [기고] KAIST 사태를 바라보면서/오범세 전 인천 청천초등학교장

    [기고] KAIST 사태를 바라보면서/오범세 전 인천 청천초등학교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국에서 선발된 영재들이 모인 학교요, 세계적으로 훌륭한 석학들이 가르치는 대학이다. 그런데 지난해 4월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 사태 후 또다시 올 4월에도 4학년 학생이 투신자살하여 충격에 휩싸였다. 하기야 어느 학교든 자살 학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수재들의 죽음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는 점이다. 학교 경영자의 리더십은 그 학교의 발전을 좌우한다. KAIS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과 발전기금을 조성하여 첨단 교육시설을 갖추고 세계 상위권 대학이 되었지만 인사관리, 학생 교육법과 생활지도에 민주적이고 교육적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교수의 80% 정도가 본질적 개혁을 외면한 채 소통 부재한 독단적 학교 운영을 하는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학생들의 74%가 총장의 리더십을 불신하며 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해 학교 교수나 학생들의 요구만이 아니라 관심 있는 학부모와 뜻있는 국민의 한결같은 관심사일지 모른다. 지난 2006년 7월 서남표 총장의 특별 영입에 대하여 국민은 큰 기대 속에 환영하였다. 기대만큼 단기간 내에 세계 굴지의 대학으로 발전시켜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성장에 크게 이바지하게 하는 공적을 보였고, 학내 반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불만, 학계의 잡음 속에서도 재임용되었다. 우리가 알기에는 서 총장이 세계 대학 경쟁력을 내세워 교수 정년심사를 강화하면서 훌륭한 교수들을 실망시키는가 하면 성적 부진 학생에게 징계식(懲戒式)의 등록금을 내게 함으로써 심리적인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자칭 ‘서남표식 개혁’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는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훌륭한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고 열정과 창의력 있는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벌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대안을 찾는 데 있다. 자발성 원리, 칭찬 격려의 수용적 언어 상호작용의 교수기법이 사기를 증진하는 법이다. 학생들에게 벌을 준다는 것은 격분을 가중시키는 것이 되고 결국은 교육을 받을 수 없게 한다. 심리학자 에릭슨은 “어떤 일에 실패를 거듭하거나 질책을 받으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평생 그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하였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자살의 중요한 요소는 자신이 추구하던 자존심·사랑·건강·직업·명예 등의 상실감”이라고 주장한다. 모름지기 총장은 뛰어난 학자를 넘어 경영자여야 한다. 민주적 학교 경영은 전문적 식견과 권위를 바탕으로 소신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경영자 처지에서 교수나 학생이 나태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권위주의로 조직을 이끌어 갈 때는 반발과 불만의 소리가 높게 마련이다. 독선, 독주, 소통의 부재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차제에 감히 바라기는 앞으로 심기일전하여 다시는 학생과 교수들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명문대학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하여 첨단과학교육시설을 갖추면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교수사회로,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되는 대학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내는 대학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잇단 백지화로 불신만 키운 경기 민자사업

    경기도 내 대형 민자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수년이 넘도록 추진 실적이 전무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4일 도에 따르면 고양 한류월드 1구역 테마파크 개발사업자인 한류월드㈜는 도와 개발계획을 해지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2008년 5월 기공식을 했지만 지난해 9월 주간사인 프라임개발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자금조달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테마파크는 3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한류월드의 핵심 사업이다. 28만 2000㎡의 부지에 한국 연예 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한류스튜디오, 각종 공연장, 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4년째 공정률이 ‘0’다. 2구역 복합시설용지도 문제다.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으로 프라임개발이 주간사를 맡아 계약금과 중도금을 겨우겨우 내다 2010년 6월 계약 해지됐다. 인접한 차이나타운 등의 개발사업을 비롯한 다른 사업도 진전이 없다. 건설 경기가 어려워졌다지만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에 너무 의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3조 5000억원이 투입될 포천에코디자인시티 조성 사업은 롯데관광개발·경기관광공사·포천시 등이 2007년 12월부터 추진해왔다. 현 서장원 포천시장 취임 후 포천복합관광개발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고 5개 권역 일괄 개발에서 연차적 개발로 변경해 추진해왔으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단계에서 중단됐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국토해양부는 “경기 북부 지역 경제 전체를 견인할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었으나 영국 투자기업인 레드우드가 금융 위기로 참여를 포기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라미드그룹 계열사로 알려진 ㈜오투벨리리조트는 2008년부터 동두천시를 산악관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탑동 일대에 그린관광테마파크와 왕방산 자연휴양림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왕방산 자연휴양림은 지난해 4월 29일 착공식만 진행됐다. 또 시는 지난해 5월 오투벨리에 탑동 일대 시유지 70만 3843㎡를 72억 8000만원에 매각했으나 12억원만 입금됐다. 2004년부터 동두천 상패동과 양주시 은현면 일대에 추진해 온 국제자유도시 건설 사업도 주택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도는 규모를 대폭 축소해 외국 교육기관 등을 유치하는 등의 문제를 정부와 협의 중이다. 평택시가 추진 중인 브레인시티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와 성균관대가 민간자본 등 4조 8000억원을 투자해 도일동 일대 4.95㎢에 캠퍼스와 연구개발시설, 산업단지,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0년까지 수용 보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답보 상태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오늘의 눈] 北, 中네티즌들 대북관 변화 아는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北, 中네티즌들 대북관 변화 아는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중국의 대북관계는 친절로 대했으나 냉대를 받는 대외관계의 축소판이다.” “북한이라는 동생이 우리 머리 위에 오줌을 누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을 전략적 완충이라 한다. 김정은이 나쁜 버릇을 들지 않게 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최근 보도한 대북 전문가와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나온 중국 네티즌들의 대북관이다. 중국 네티즌들의 북한 비판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환구시보가 북한에 비판적인 리카이성(37) 중국 상담대학 교수를 초청, 네티즌들과의 교류를 장시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달 초 북한의 중국 어선 나포 사건 이후 중국 여론의 북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리 교수와 네티즌들의 대화 속에는 북한에 대한 불신과 불안, 북·중 관계에 대한 우려가 한꺼번에 드러난다. ‘중·조(북)우호협력원조조약’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리 교수는 “조약이 법률적으로는 유효하지만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 조약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반면 중국의 주변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중국의 안보적 관심사를 고려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이 “중국의 대북 지원이 무상으로 이뤄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하자, 리 교수는 “중국의 대북 원조는 아무런 피드백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고집한다면 원조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정부의 ‘유약한’ 대북 정책에 대한 네티즌들의 지적에 리 교수가 “중국 사회가 발전하고 여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바, 민간 여론의 지지 없이 중·북 친선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한 점이다. 환구시보가 최근 실시한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의 90%가 ‘북한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언젠가 여론을 앞세워 북한에 등을 돌리기 전에, 북한 스스로가 핵 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chaplin7@seoul.co.kr
  • [사설] 새누리 ‘흥행 성공’ 민주당 경선에서 배워라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당내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 ‘비박(非朴) 주자’ 측은 어제 경선준비위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이 완전국민경선제 채택을 겨냥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샅바 싸움’을 본격화한 형국이다. 우리는 완전국민경선제가 진선진미하다고 보진 않지만,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일은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경선 룰 변경을 둘러싼 갈등은 대선 주자들의 서로 다른 셈법 탓이다. 박 전 위원장으로선 현재의 유리한 구도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심산일 게다. 반면 비박 주자들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박 전 위원장의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정파 간 정략적 계산이 걸린 경선 룰 변경은 새누리당 구성원들이 스스로 선택할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당권을 장악한 박 전 위원장 측이 외려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이유는 많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화된 현실에서 대세론에 안주하는 것이야말로 치명적 실패를 부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 레이스에서 ‘이회창 대세론’에 취해 있다가 노무현 후보에게 역전당한 기억을 굳이 상기할 필요도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의 흥행몰이를 보라. 김한길·이해찬 후보 등의 상품성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각본과는 다른 치열한 경합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게 아닌가. 친박계가 대표와 원내내표·사무총장 등 당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강창희 의원이 국회의장이 되면 바야흐로 ‘친박 세상’이 도래할 참이다. 그런데도 현행 2대3대3대2(대의원:책임당원:일반 국민:여론조사)의 대선 후보 선출방식을 일점일획도 고치지 않으려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옹졸한 일이다. 정당정치가 불신받는 상황에서 당원 비율이 너무 높고, 왜곡 가능성이 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하는 것도 난센스다. 물론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도 상대 당 지지자의 역(逆)선택 교란이나 막대한 비용 등 부작용이 만만찮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제도의 장점을 취할 논의조차 봉쇄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친박 진영이 경선준비위 구성에 응해 열린 자세로 경선 룰 개정 협의에 나서기를 바란다.
  • [지금&여기] 큰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니/김효섭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큰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니/김효섭 사회부 기자

    올 초부터 큰애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어린이집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였다. 교사들이 마음에 들면 시설이 부실해 보였고, 어떤 어린이집은 “아이들을 돈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몇 개의 어린이집을 거쳐 마음에 드는 곳을 찾은 뒤에는 기다림과의 싸움이었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으로 또래의 아이들이 모두 어린이집으로 몰린 데다 맞벌이 부부도 아닌 탓에 큰 아이는 3순위로 밀렸다. 그렇게 2개월가량을 버틴 덕에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뭘 하고 놀았는지 살피고, 점심과 간식으로 뭘 먹었는지를 나눠준 식단표와 비교하고 있다. 또 선생님이 혼내지는 않았는지, 같이 다니는 아이한테 맞거나, 잘못하지는 않았는지를 잊지 않고 확인한다. “혹시나”해서다. 아내는 밸런타인데이나 스승의 날 때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느라 한참 바빴다. 그럴 때면 “어린이집까지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짐짓 점잖은 척했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집 아이는 대하는 게 다르다.”는 아내의 근거 없어 보이는 현실론 앞에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어머니가 학교에 왔다 가면 태도가 달라지던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라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오래전 떨쳐버린 기억이라고 여겼는데, 되살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린이집의 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를 담당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복지부 앞에서는 민간 어린이집 원장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주장이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원장들의 입장에 전혀 찬성할 수 없다. 원장들은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 아이들을 믿고 보낼 수 있도록 더 많은 견제장치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언제쯤 걱정 없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까. 이제 곧 둘째도 어린이집에 다닐 텐데 그때는 지금보다 좀 더 어린이집을 믿을 수 있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韓·中 수교 20년… 점점 커지는 외교·안보 갈등 해법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은 외교·안보 면에서 어떻게 협력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면 좋은가.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한 이래 62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규모를 2011년 2409억 달러로 37배나 키웠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 파트너가 됐다. 한국도 비화교권을 제외하면 일본·미국에 이어 중국의 제3의 교역국가가 됐다. 인적교류도 1992년 13만명에서 2011년 641만명으로 49배 성장했다. 이렇게 한·중은 경제적으론 밀접해졌다. 하지만 동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미국과의 전략적인 경쟁이 치열해지자 외교·안보 쪽에서 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25, 26일 동북아역사재단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주최한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성찰과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의 모색’에서 ‘G2시대의 등장과 한·중관계의 딜레마’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국과 중국이 외교·안보상의 인식 차가 양국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여론조사(2011년 가을 조사)를 발표하고, 해소방안을 소개했다. 2012년은 한중 수교 20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한국·미국·중국의 정권교체기이자 북한의 ‘사회주의 강성대국’ 원년에 해당한다. ●한·중 국민, 상대방 불신 심각 한국인들은 북·중 동맹의 한 축인 중국이 북핵문제, 북한의 무력도발 등에 대해 북한을 지지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은 미국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등을 지렛대로 중국을 봉쇄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G2로 떠오른 2008년 이래로 한·중 사이에 전략적 불신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여론조사를 보면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하여 한국인들은 중국인이 반대할 것이라는 인식을 비교적 폭넓게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은 44.6%가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중국이 통일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15.5%로 낮았다. 한국인의 59.1%는 ‘중국이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중국인들 스스로는 36.7%가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비율은 단지 10.9%였다. 이 교수는 “이런 답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인 이익을 위하여 한반도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통일을 반대한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충돌했을 때 한국인은 69.2%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할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같은 질문에 중국인은 66.4%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비슷한 답변으로 ‘중국과 미국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62.1%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런 중립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도 한국인도 모두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고 이 교수는 우려했다. ●동아시아 다자협의체 활성화해야 이 교수는 한·중이 갈등을 해소하고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중국은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고, 한국도 중국의 이러한 불신을 불식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통일한국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해 중국에 이로울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중국의 부상이 반드시 한국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미국이나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북협력관계를 강화해 한반도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갈등이 북·중 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 한·미동맹과 대립·갈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에서 3자 형태의 작은 규모의 다자주의 협의체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송파 ‘어린이 세금교실’ 출간

    송파구는 어린이들에게 세금에 대한 지식을 흥미롭게 전하는 책자 ‘송파구 어린이 세금교실’을 펴냈다고 28일 밝혔다. 세금이 쓰이는 곳, 세금의 종류, 세금의 역사, 세금과 비슷하지만 다른 것, 송파구 살림 등 세금과 관련된 기본 지식들을 만화 형식으로 재밌게 풀어냈다. 방귀세, 수염세, 창문세 같은 신기한 세금 이야기도 담아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 이 책은 송파구 세무2과 창의학습동아리인 ‘나비효과’에서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했다. 세금에 대한 거부감과 민원 불신을 없애자는 취지로 2010년 결성된 나비효과는 세금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 방안을 고민하다 이 책을 만들게 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무당파·SNS 유권자 표심이 정치 주도권 좌우”

    “무당파·SNS 유권자 표심이 정치 주도권 좌우”

    19대 국회부터 적용될 국회선진화법이 한국 정치 문화 발전에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의원의 자율 투표가 우선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 한국 정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무당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권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의원 자율투표 허용해야 국회 선진화”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학술연구원(이사장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제1회 ‘국가대전략회의’에서 한정택 서강대 교수는 ‘제19대 국회의 정치개혁 과제와 전망’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국회선진화법을 포함한 국회법 개정안 통과는 국회 정치력이 발전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면서도 “제도가 악용될 수 있는 불안감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유연한 정치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법 제도 개선은 국회 파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강제적 당론을 최소화하고 의원의 자율 투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의 정치 선진화, 사회 통합, 외교 안보’를 주제로 한승수 전 국무총리, 정의화 국회 부의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채진원 경희대 교수, 임성호 경희대 교수,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등 학계와 연구원 등의 발표와 토론으로 이뤄졌다. 채진원 경희대 교수는 ‘한국 정당 개혁의 전개와 방향’을 주제로 “기존 정당 체제 위협 핵심은 중도 성향의 안철수 지지 현상과 무소속 박원순 시장의 당선 현상을 통해 드러난 무당파와 SNS 유권자들의 정치적 등극”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비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무당파가 40.7%나 돼 선거 성패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면서 “기존 정당 정치에 불신과 염증을 느끼는 무당파와 SNS 유권자를 사로잡기 위한 정당개혁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 공영 강조… 中·北 경계심 느슨하게 해야” 사회 통합 분야 발표자로 나선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한국 사회의 공공 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가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고 안보 통일 분야에서 김영호 국방대 교수는 “통일만을 너무 내세우기보다는 남북 평화 공존과 공영을 우선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중국과 북한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총무원 호법부 ‘도박 몰카’ 배후 집중 조사

    ‘도박 사태’의 불을 꺼야 하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하고’ 조계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승려 밤샘 도박’ 사건 조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비롯한 승려 단속책 마련에도 나섰다. ‘부처님 오신날’(28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총력의 질주다. 총무원 호법부는 17일 도박 당사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 갔다. 1차 조사에 이은 확인 수순으로 풀이된다. 도박 현장을 찍은 ‘몰래카메라’ 배후 조사에 무게를 옮겼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도촬의 목적과 배후를 둘러싼 추측이 무성한 데다 종단 지도부를 향한 불교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계 일각에선 이번 ‘도박 사태’가 일부 우려대로 실제 종단 지도부와 관련됐을 경우 명쾌하게 매듭짓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총무원 집행부는 이와 관련해 18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승단범계 쇄신위원회’ 첫 회의를 연다. 쇄신위는 계율정신 회복과 현대적 계율 확립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도박 사태’를 계기로 승려의 활동과 승기를 관할하는 첫 대책기구인 셈이다. 이날 원로회의 소속 스님 13명은 서울 남현동 관음사에서 모여 승려 도박·룸살롱 출입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었다. 모임에 참석한 월탄 스님은 “총무원장이 최선을 다해서 종단을 바로 세우는 노력을 한다고 하니 지켜보기로 했지만 그런 것이 미진하다고 생각하면 원로 스님이 정식으로 모여 청정 승단으로 가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혀 최악의 경우 총무원장 불신임, 종회 해산 등의 카드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성호·황성기기자 kimus@seoul.co.kr
  • [오늘의 눈]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것/송수연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것/송수연 정치부 기자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어른들이 회의장에서 그 ‘아수라장’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여섯살 꼬맹이들은 회의장 밖 공터를 놀이터 삼아 저희들끼리 뛰놀고 있었다. 행사장 문 앞에 돗자리를 펴고 갓난아기와 놀아주고 있는 여성이 눈에 띄었다. 궁금했다. 황금 같은 주말에 아이와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가. 100일 된 조카와 함께 왔다는 그녀는 민주노동당 초창기 멤버라고 했다. 당 진상조사위원회의 부실한 조사 때문에 ‘부정 당’으로 낙인찍힌 상황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어떻게 지켜온 당인데요.” 눈에 띄는 모습은 또 있었다. 학생 당원들이었다. 한 여학생 당원은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에 대해 “얼굴마담 바꾸기 식은 한나라당 방식”이라며 “우린 그런 당이 아니다.”라고 했다. 기자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하는 그녀는 열의가 넘쳤고, 예뻤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모습이 얼핏 겹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순수할 만큼 일방적이자 맹목적인 당에 대한 애정은 두렵게 다가왔다. 단상 앞에서 그들은 외쳤다. “진성당원제를 지켜주십시오. 우리 당은 다릅니다.”, “당은 사무직이 아닙니다. 어떻게 만든 당인데….” 그들이 말하는 ‘우리 당’은 통합진보당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켜온 민주노동당, 그들만의 당이었다. 이럴 경우 경선 부정 진상조사위원들이 내놓은 조사 결과는 ‘우리 당’을 공격하기 위한 허위일 뿐이고, 부실조사의 책임도 ‘우리’가 아닌 ‘저들’이 져야 할 몫이 된다. 내 편에 대한 눈먼 애정의 다른 이름은 상대에 대한 ‘불신’이다. 통진당이 단순히 정치적 세를 넓히기 위해 이런 불신 위에 세워졌다면 정말로 위험한 일이다. 이는 그들이 말하는 우리 당을 지킬 수 없는 길이 될 것이다. 진정 당을 위한다면 ‘우리 당’부터 버려야 한다. 그들이 당을 사랑했던 이유는 노동자와 소외계층을 보듬는 진보정치를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이대로 갈라설 수는 없지 않은가. 그들의 말처럼 “어떻게 지켜 온 당인데.” songsy@seoul.co.kr
  • [공직열전 2012] (3) 행정안전부 (하)정책실무 주도 과장급

    [공직열전 2012] (3) 행정안전부 (하)정책실무 주도 과장급

    행정안전부 정책 실무를 이끌고 있는 과장들은 각 분야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신도 행정고시 7, 9급까지 다양하다. 본부 과장 중에는 행시 38명, 기술고시 4명, 지방고시 4명 등 고시 출신이 46명(68.7%)을 차지한다. 7급 공채 출신 15명(22.4%), 9급 공채 출신 5명(7.5%), 6급 특채·일반계약직 특채 각 1명이다. 김주이 제도총괄과장·김우호 인력기획과장·하병필 자치행정과장은 행정고시 36~39회로 각각 행정안전부의 주축인 조직실·인사실·지방행정국의 대표 과장이다. 윗사람들이나 후배들로부터 조직 관리·업무성과·대외 협상 능력 등이 남달리 뛰어난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는다. ●업무 정통·대외 협상력도 우수 자치행정과장은 행안부에서 ‘1번 과장’으로 불린다. 방대한 2차관 소속 조직(옛 내무부)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독 업무는 크게 없지만 지방조직·인사·재정 등 지방행정 업무 성과가 대부분 지방행정과장의 성과라는 것이 행안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 과장은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실 행정관·행안부 자치제도과장·자치분권제도과장 등을 거쳤다. 이력이 보여주듯 지방행정에 정통하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부하 직원들도 잘 따른다. 김주이 과장은 3명뿐인 본부 여성과장 중 한 명. 동기(행시 39회)보다 빨리 조직실 주무과장을 맡을 정도로 당차다. 정책에서는 세심하고, 부처 간 협상 능력·추진력은 대장부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산부 배려 계산창구 개설 ▲어린이집 급식 위생 상태 처벌 강화 ▲휠체어 사용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표준안 ▲전통시장 가격공시제 등이 그의 작품이다. 김우호 과장은 외교부 장관 딸 특채 파동이 일었던 2010년 8월에 부임했다. 정부 인사정책이 전반적으로 불신을 받고 있을 때다. 김 과장은 부처에 위임됐던 특채 선발 권한을 행안부로 가져와 ‘5급 민간 경력자 일괄채용’ 제도를 만들어 정착시킨 사람이다. 이 과정에서 부처의 반발을 설득하고 조정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9급 공무원 공채 시험과목 확대 등 굵직굵직한 인사정책도 김 과장의 손을 거쳤다. 이정구 지방경쟁력지원과장은 ‘자전거 달인’이다. 이전 보직인 자전거정책과장을 잘 수행했다. 지난달 ‘국토 종주 자전거길’ 개통식을 1주일 앞두고 부친상을 당했지만 전화로 일일이 업무를 지시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필영 기획재정담당관은 정보통신부 출신이지만 핵심 보직을 맡았다. 대외 협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황규철 정보화지원과장·서보람 미래정보화과장은 기시 출신으로 우리 정부가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한 주역이다. ●과장 30%가 비고시 출신 7급 출신의 약진도 특징이다. 소기옥 안전개선과장은 업무 성과·열정에서 뒤지지 않는다. 정년이 2년 남은 행안부 최고령 과장이지만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전직 경찰·교사를 활용한 어린이 교통안전 정책 등 생활 밀착형 안전정책이 그의 아이디어다.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 제정도 도맡아 추진했다. 김항섭 법무담당관도 7급 출신으로 눈에 띈다. 충북 제천 부시장을 올해 초 본부로 발탁한 케이스다. 국무회의·차관회의 안건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체력이 요구된다. 대개 행시 출신들이 맡는 자리여서 관가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인다. 7급 공채 동기인 권혁문 의정담당관·유지훈 홍보담당관도 눈에 띈다. 권 과장은 ‘국새 파동’을 수습한 주인공. 유 과장은 중앙인사위 홍보과장 등을 역임했다. 행안부에서는 마당발로 통한다. 이들은 비고시 출신으로, 주요 보직을 놓고 고시 출신과 겨룰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거액 포커판 벌인 스님은 도대체 뭔가

    비승비속(非僧非俗)이다. 스님도 속인도 아니다. 먹물옷을 입었지만 속세의 화려한 옷과 무엇이 다른가. 삭발을 한들 무엇하나. 그들의 머리에는 끊임없이 무명(無明)의 풀이 자라나고 있지 않은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8명이 거액 포커도박판을 벌인 사건이 온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남 장성 백양사 방장스님 49재 전날 인근 호텔에서 밤샘 도박판을 벌였다고 한다. 종단 내 반대파에 의해 계획적으로 촬영된 동영상에 의해 불거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시정잡배 수준의 저질 행태다. 최악의 불교계 추문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은 집행부 간부들이 일괄 사직서를 내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즉각 소환조사해 종헌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성직자에 대한 일반의 기대수준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비상한 해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당사자들을 처벌하고 총무원 스님 몇몇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지금 불교계에 필요한 건 그런 대증요법식 처방이 아니다. 고질화된 파벌과 불신의 뿌리를 도려내는 ‘원인요법’으로 다스려도 오히려 부족할 판이다. 속인보다 더 속인 같은 일부 스님들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그래도 많은 이들은 불교계의 자정능력을 믿는다. 조계종 집행부도 ‘자정과 쇄신’을 종단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자체 정화운동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격미달 스님들을 처리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2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진아’(眞我)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중생을 구제하기에 앞서 스님들부터 참나를 찾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불교계의 뼛속 깊은 자정을 기대한다.
  • [흔들리는 긴축 유럽] (하) 10년만에 한계 몰린 유로존

    [흔들리는 긴축 유럽] (하) 10년만에 한계 몰린 유로존

    긴축재정으로 압축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극약처방이 불신을 당했다. 그리스는 정부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국가 리더십이 표류하고 있다. 프랑스 재정긴축정책도 거부당했다. 유로화의 지도력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02년 1월 유로화가 통용된 지 꼭 10년째다. 출범 당시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회의적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스 선거결과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이냐 존속이냐는 논란의 장을 마련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유로존 회원국은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는 인식을 새로 갖게 됐다. 외르크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8일(현지시간) 독일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 긴축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국민들도 유로존 퇴출 가능성을 의식하기는 마찬가지다. 아테네의 대학생 크레랴 아브게리노푸루(22)는 “다음 달에 다시 선거를 치르거나 유로존에서 탈퇴해도 상관없다. 국민들이 말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에서 퇴출되면 드라크마화(貨)를 다시 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씨티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 윌렘 뷰이터는 “그리스는 강요받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탈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스 논란을 지켜보는 독일 국민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들은 그리스에 금융을 가장 많이 지원하면서도 비난을 받고, 저임금의 노동자들이 독일로 유입돼 일자리를 앗아가는 체제를 싫어한다. 지중해 연안국가들의 유로존 존속에 별다른 미련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독일이 ‘올리브 벨트’(남유럽) 지원에 등을 돌려 유로존이 무너지고, 유럽 전반적으로 극우당이 세력을 잡으면서 사회민주주의 모델이 붕괴되는 것이다. 이 같은 위기는 단일 통화인 유로화에 대한 감독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같은 화폐를 쓰면서 재정정책은 각국 마음대로였는 데다 재정운용은 정치상황을 의식해 방만했다. 일부 국가들은 유로화 신용을 바탕으로 저금리의 국채를 발행해 위기를 키웠다. 단일통화가 되는 바람에 환율정책을 펼 수 없었고, 환율 등락에 의한 위기 경보음도 사라졌다. 유로존과 유럽연합(EU)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한계도 많이 지적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유로화 위기는 정치인들이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규제 강화가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마련된 게 신재정협약이다. 균형재정을 위해 각국은 정부부채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60% 이내로 유지하며, 재정적자를 GDP의 0.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 신재정협약의 골자다.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영국과 체코는 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재정협약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 갈림길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정협약을 완화하든지 유로존과 EU 탈퇴를 선택하든지 해야 한다. 또 하나는 통합을 가속화해 EU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이다. EU 정부는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계처럼 모든 회원국의 채무를 보증하고, 필요한 곳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강력한 중앙기구 역할을 맡는다. 화폐와 정치, 재정이 통합되는 ‘유럽합중국’에 가까운 모양새다. 일각에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한다. 그리스 퇴출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도 도미노처럼 번져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기고] 유권자는 국민의 또 다른 이름/신두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기고] 유권자는 국민의 또 다른 이름/신두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지난 6일 치러진 프랑스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80%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의 투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시민 저항에서 출발했다면, 선거는 그 완성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일례로, 1987년 6·29 선언은 시민 저항에서 시작되었지만 사실 그 이전 제1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정권에 대한 반감은 명백히 표출되었으며, 민주화는 헌법 개정과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면서 완성되었다.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순간에 ‘균열’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선거’이다. 선거는 다른 균열의 징후와 달리 ‘유권자’가 그 균열을 만들어낸 주체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우리 선거사는 제도보다 앞서는 것이 유권자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법이 아무리 독소조항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유권자의 선택을 막을 수는 없으며, 선택이야말로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시민’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일반 시민이 자신의 주권을 행사할 기회는 매우 제한적임에도 정치권력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때문에 최근 낮아지는 정치 참여를 보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참여 없는 대의제 민주주의로 고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는 정책 형성에 시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권력에 대한 통제 약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한국의 정치 참여는 낮은 정치적 효능감으로 인한 정치 불신과 개인주의적 정치성향이 독특한 문화의식 구조와 결합하여 오프라인상의 관습적 정치 참여는 현저히 줄고 온라인상의 정치 참여는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낮은 정치 참여의 원인을 시민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연일 보도되는 정치 파행과 부정부패의 모습들은 낮은 투표율과 정치 외면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소극적인 정치적 의사표현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기인식과 행동능력, 책임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정치권의 변화가 우선이지만, 동시에 ‘시민적 의무’와 긍정적 정치 참여 기회를 높일 수 있는 ‘부드러운 개입’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변화된 정치문화를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과 동시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은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필수 요건이다. 특히 미래 유권자와 젊은 층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정치 참여의 동기 부여와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요구된다. 젊을수록 같은 세대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집단동조’ 현상을 정치 참여에도 활용해 볼 수 있다. 이들에게 투표 행위와 정치참여 행위 그 자체가 가져올 혜택, 즉 민주주의 유지와 발전 덕분에 얻게 되는 ‘내재적인 정치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투표는 선거 당일 오후 6시면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가 선택한 대표자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한 것은 시민이며, 동시에 유권자인 우리의 정치적 의무와 권리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기 위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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