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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적 셧다운제 시작부터 실효성 ‘다운’

    선택적 셧다운제 시작부터 실효성 ‘다운’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기 위한 게임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가 1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가 하는 게임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들어가 게임시간을 설정하기는커녕 자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자녀들은 의료보험카드에 적힌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여전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 부모와 자녀들 간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사 중 서비스 페이지 없는 곳도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만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 등이 허락한 시간에만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게임시간선택제를 도입, 운영에 들어갔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0시~오전 6시 사용금지), 교육과학기술부의 쿨링오프제(게임 시작 2시간이 지나면 자동종료) 등을 보완, 가족에게 자녀 게임 통제권을 맡겨 부모의 관심을 유도해 게임중독을 줄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시행하자마자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다. 부모들 입장에선 제한을 거는 방법이 너무 복잡한 탓이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모(43·여)씨는 온라인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아들 김모(14)군의 게임 시간을 설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우선 부모나 법정대리인은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등을 통해 본인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평소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임씨는 공인인증서도, 아이핀도 없었다. 1시간가량 씨름 끝에 겨우 접속했다. 하지만 이번엔 자녀가 이용하는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문제는 아들이 “비밀번호는 친구사이에서도 비밀”이라며 말하지 않았다. 2시간여의 실랑이를 벌인 뒤 고작 게임 하나에 제한시간을 설정했다. 임씨는 “과정이 어려운 것은 둘째치고 10대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이 한두 개가 아닌데 모두 부모가 체크해 일일이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로그인이 필요없는 게임이나 컴퓨터와 맞붙는 1인용 게임은 셧다운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 “청소년게임 중독 근본대책 안돼” 또 게임시간 선택제를 부르는 이름도 업체마다 달라 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넥슨에서는 ‘자녀사랑시간지키미’, 블리자드는 ‘보호자관리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안내했다. 아직 제한 서비스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공지사항만 띄워놓은 게임사도 적지 않다. 인터넷 청소년 커뮤니티에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뚫는 법’이란 글이 잇따라 올랐다. “의료보험 등에 적힌 할아버지나 할머니 주민번호로 계정을 만들라.” “잘 안하는 게임 아이디만 줄줄이 부모에게 알려줘라.” “인터넷에서 성인계정은 5000~1만원이면 산다.”는 글이 이어졌다. 조남억 광운대 상담복지정책대학원 교수는 “오히려 선택적 셧다운제가 자녀와 부모와의 거래의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 “게임중독을 치유하는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하며, 급속하게 나빠지는 것을 완충하는 장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용어 클릭] ●강제적 셧다운제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심야시간대 온라인 게임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는 제도다. 지난해 11월 20일 시행됐다. 주무부처는 여성가족부다. ●게임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 만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0~6시뿐만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도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을 설정, 통제하는 제도다.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입했다.
  • [지방시대] 단둥과 나진항, 그리고 인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단둥과 나진항, 그리고 인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단둥(丹東). 황금평과 신의주를 마주하고 있는 압록강변의 중국 도시다. 화보에서 보았던 압록강철교 건너에서는 북한 군인과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학술행사에 참가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62년 만에 고향 의주를 멀리서나마 보게 돼 뜻깊다는 건배사를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아차 싶었다. 그곳이 고인이 된 장인어른의 고향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장인께서는 마지막에 고향산천을 보고 싶다고 했다. 64년 전 그가 떠났던 고향, 생전에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고향, 그러나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압록강을 두고 화려한 단둥과 초라한 북한은 너무나 대조되었다. 중국이 건설해 주고 있다는 신압록강철교를 보면서 생각했다. 남북한 주도의 협력과 평화통일,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5·24조치 이후 남북관계는 단절되고 있지만 북·중관계는 더 긴밀해지고 있다. 중국이 황금평과 위화도의 개발 프로젝트가 좌초되었다는 외신보도를 즉각 부인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황금평의 개발에는 문제가 있다. 퇴적토로 이루어진 황금평의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과 특구에 적용할 법률문제 등이 걸림돌이다. 그러나 중국이 4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모두 대고, 2014년 개통 예정이라는 신압록강철교 사업은 상당히 진척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시는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한·중 합작의 축구화 공장을 지난해 단둥에 세워 가동 중에 있다. 인천이 단둥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동북3성의 물류가 집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인천항은 다롄과 칭다오, 양산항 등과 경쟁관계에 있다. 인천으로서는 단둥을 중심으로 한 동북3성의 물동량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가 중대 관심사다. 그것이 없다면 인천항의 동북아 허브전략에 커다란 차질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인천항의 위기는 나진항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을 가보니 ‘창지투’개발 전략으로 알려진 개발사업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훈춘(琿春)의 부동산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는 전언 속에는 옌볜지역의 위축에 대한 걱정도 내포되어 있었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훈춘에서 나진항까지는 30분 거리라고 한다. 나진항을 통해 중국의 상하이 이남지역으로 갈 곡식과 무연탄, 철광석 등의 물동량에 대한 경제성 검토를 끝냈다고 한다. 중국이 인천과 부산을 거치지 않고 동북3성의 물동량을 전 세계로 내보내는 물류 루트를 확보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남북한 경제협력이 여러 차원에서 다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남북한의 단절이 심어 놓은 불신을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북·중 간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서해평화협력지대와 평화의 섬, 그리고 인천항의 물류 허브화 등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인천항만은 허브를 시도해 보지도 못한 채 나진항을 비롯한 중국항만에 그 자리를 내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시급히 인천항만의 허브화와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하는 새로운 국가물류 전략을 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이 서해와 동해의 물류를 선점해 가는 이 순간에도, 인천은 소모적인 인천공항 매각 논쟁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일까. 이 여름이 더 무덥게 느껴진다.
  • 국민 사법참여 ‘한국형 새 모델’ 나온다

    국민 사법참여 ‘한국형 새 모델’ 나온다

    한국형 국민사법참여 모델이 나온다. 도입한 지 5년째인 국민참여재판을 개편하기 위한 국민사법참여위원회가 본격 가동된다. 국민참여재판의 개선점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 사법현실에 맞는 새로운 참여재판 모델을 결정하는 게 목적이다. 배심원단 의견을 참고만 하는 수준에서 재판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제하는 수준의 개혁모델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오는 12일 국민사법참여위가 공식출범한다고 2일 밝혔다. 위원장을 포함해 13명의 비상근 위원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1년이다. 위원에는 판사와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이 포함된다. 위원회 출범은 국민참여재판 도입 때부터 예정돼 있었다.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이 배제된 채 재판이 이뤄져 재판 및 사법불신이 심화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2008년 도입됐다. 당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1단계로 2008년 1월부터 5년간 국민참여재판을 시범운영하되 5년째 되는 시점에 국민사법참여위를 구성해 문제점을 파악한 뒤 최종 모델을 결정토록 한 바 있다. 위원회는 앞으로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여부와 국민참여재판의 최종 형태 등을 논의하게 된다. 특히 미국식 배심제처럼 배심원단 의견을 전적으로 인용하는 문제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참여재판 확대의 쟁점은 민사재판 등에도 제도를 도입할지 말지이다. 그동안 사법부는 재판 절차가 복잡한 민사재판에 대한 불신이 법원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문제의식을 느껴 왔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해 취임 초기 한 사석에서 “민사재판에도 국민들을 참여시킨다면 재판 당사자들의 오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일반인들이 평소 접할 수 있는 손해배상 사건이나 민사소송 사건에 국민참여재판이 적용되면 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함께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형사사건의 경우 이달부터 살인과 강도 등 일부 중범죄에서 형사합의부 사건 전체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미국식 배심제처럼 배심원들의 평결과 의견에 기속력을 부여할지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배심원들이 참여해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내지만 권고적 효력만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피고인이 신청해야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도록 하는 현행 ‘신청주의’의 유지 여부, 재판 시간의 장기화 문제 등도 이번 위원회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향후 국회 법안 통과 일정 등을 고려하면 위원회는 늦어도 올해 말까지 새로운 참여재판 모델의 최종안을 마련해 입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부는 입법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의원 입법을 통하거나 법무부를 통해 국무회의를 거쳐 정부 입법하는 방안 등으로 향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은 2008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490건이 접수돼 이 가운데 574건(38.5%)이 받아들여졌다. 같은 기간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피고인의 무죄율은 8.4%로 일반 재판 무죄율 3.3%보다 배 이상 높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연금의 얄궂은 사주팔자/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국민연금의 얄궂은 사주팔자/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 중 국민연금처럼 팔자가 센 것도 없는 것 같다. 1974년 도입하려 했던 ’국민복지연금‘은 갑자기 닥친 석유파동으로 연기되어, 1988년에야 이름이 국민연금으로 바뀌어 도입되었다. 어렵사리 도입된 국민연금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다. 내 노후를 왜 국가가 간섭하느냐는 불만 때문이었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도입된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많이 받는 구조로 설계되어 재정 불안정이 불가피했다. 설상가상으로 제도 도입 이후 본격화된 낮은 출산율과 평균수명 연장, 저성장 추세는 국민연금 재정 불안정을 심화시켰다. 급기야 제도를 도입한 지 10년 만인 1998년 말 연금소득대체율(급여율)을 70%에서 60%로 삭감했다. 1999년 모든 국민에게 국민연금을 적용하는 과정에서의 진통도 적지 않았다. 제도 확대 대상이었던 도시지역 자영자에 대한 소득파악의 어려움을 들어 시기상조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 문제가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정권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자 사태 수습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단 이사장이 사퇴하는 진통을 겪으며 1999년 4월 도시지역 자영자에 대한 확대가 이루어졌다. 이런 와중에 1998년 말의 연금법 개정에서는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점검하는 재정계산제도가 도입되었다. 개정된 연금법에 근거한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재정안정을 위해 부담은 늘리고 받는 연금액을 깎는 제도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재정안정화 조치가 시급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컸으나 국민들의 입에 끊임없이 회자되던 “보험료 내봤자 기금이 고갈돼 연금도 못 받는다.”는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개편 방향이었다. 국무회의를 거쳐 재정계산 결과를 반영한 제도 개편안이 2003년 10월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듬해 인터넷에 나돌던 ‘국민연금 8대 비밀’이라는 문건이 국민연금을 못마땅해하던 국민들의 정서에 불을 질렀다. 작성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내용 또한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국민연금 8대 비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었다. 국민연금 반대시위로도 모자라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되었다.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인터넷상에서는 국민연금 폐지 공약을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를 찍겠다는 목소리까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7월 연금액을 깎는 국민연금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당초 정부가 추진했던 보험료 인상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쪽짜리 개혁이라 재정불안정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상황은 이러하나 영문도 모른 채 얼떨결에 두 차례나 연금 개혁을 경험한 국민들의 연금 불신은 여전한 것 같다. 연금은 받을 수 있는 건지, 연금액의 실질가치가 보장된다는 말의 사실 여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생 100세 시대 도래, 즉 호머 헌드레드(Homo Hundred)라는 신인류가 탄생하고 있다고 사방에서 야단법석이다. 근로기간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연금 받는 기간만 늘어나는 평균수명 증가가 국민연금에는 재앙일 뿐이다. 인생 100세 시대로 대표되는 고령화 폭탄에 대비하려면 또 다른 준비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좋은 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한 국민연금이 또다시 고통스러운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이다. 마침 2013년은 3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공표하는 해이기도 하다. 인생 100세 시대에도 국민연금이 지속 가능하려면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진화가 필요하다. 일반 국민이 의지할 노후소득보장의 최후 보루가 국민연금인 까닭에 설령 국민의 귀에 거슬릴지라도 국민연금은 사실을 말해야 한다. 인구고령화에는 별다른 묘수가 없다고. 부담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고통을 공유하는 수밖에 없다고. 부담을 후세대에게 떠넘기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같은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온갖 비난에도 그 책임은 결국 국민연금의 몫이다. 팔자가 세고 얄궂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인류가 처음 경험하는 인구고령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팔자가 그만큼 세고 얄궂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 ‘정보협정’ 후폭풍… 정부일각 靑 문책론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보류된 뒤 후폭풍이 거세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일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지 않으면 국회에서 불신임안 결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이 대표는 “(협정안을) 국무회의 즉석 안건으로 처리한 것은 절차도, 내용도 문제”라면서 “총리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며 대통령이 해임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불신임안 결의가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침략한 나라와 협정을 맺으면서 국회에 단 한 줄도 보고를 안 했고, 일본 자위대를 군이라고 인정해 (군사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보호 협정을 맺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문책론’이 불거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외교안보 라인이 주요 타깃이다. 일단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비난 여론으로 며칠간은 시끄럽겠지만 곧 잠잠해질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번 사태를 배후에서 총괄지휘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도 정부 안팎에서 거세다. 실제로 김 기획관은 지난달 29일 새누리당의 요구로 서명 연기를 전격 결정하기 직전까지도 서명 강행을 주장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절차상 매끄럽지 못했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 (총리 해임 등) 문책을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도 김성환 장관의 책임론이 불거지자 당혹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책임을 질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5월 말 협정 체결을 위해 일본에 가려던 일정이 보류된 뒤 청와대가 협정 체결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국방부 대신 외교부로 주체를 넘겼고, 외교부 측이 비공개 의결이 아니라 투명하게 하자는 입장을 청와대 측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묵살됐다.”며 청와대 책임론을 시사했다. 김성수·김미경·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검찰 소환 통보받은 최고 실세 ‘영일대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7월 3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등과 관련해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영일대군’으로 불리며 최고 실세로 군림했던 이 전 의원이 끝내 비리에 연루돼 검찰 칼날 앞에 서게 된 것은 국가적으로도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됐던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사법처리 망령이 어김없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깨끗한 정부’라던 이 대통령의 호언이 무색하게도 두달 전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인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이어 이 전 의원마저 사법처리 수순에 돌입함에 따라 정권의 도덕성은 초토화됐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 전 의원은 정권 출범 초부터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각종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박연차 게이트’부터 한상률 전 국세청장 연임 로비, 이국철 SLS그룹회장 구명 로비, 의원실 여직원 계좌 7억원 뭉칫돈,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등에 이르기까지 대형 사건 때마다 이 전 의원이 거론됐다. 이 전 의원은 그때마다 관련설을 부인하거나 간단한 서면조사로 빠져나갔으나 이번에는 검찰 칼날을 비켜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출석하면 그동안 제기됐던 모든 의혹에 대해 한점 의혹 없이 파헤쳐야 한다. 그것이 그동안 제기된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는 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등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이 전 의원의 불행은 동생이 대통령임에도 유독 혼자 공천 연령 제한을 거스르고 국회의원을 한번 더 한 욕심에서 비롯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사례에서 보듯 권력이 있는 곳에는 청탁과 로비가 몰리기 마련이다. 국민은 이젠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신물이 난다. 12월 대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여야 주자들은 이 정부 실세들의 몰락에서 값비싼 교훈을 얻어야 한다. 창업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국가 권력을 공유했다가는 반드시 명예를 더럽히기 마련이다. 대선 주자들은 이번 기회에 주변을 다시 돌아보기 바란다.
  • [7월1일 홍콩 주권반환 15주년] 인권은 脫중국·경제는 親중국 … ‘15세 홍콩의 성장통’

    [7월1일 홍콩 주권반환 15주년] 인권은 脫중국·경제는 親중국 … ‘15세 홍콩의 성장통’

    7월 1일로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15년이 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홍콩을 방문, 다음 달 1일까지 머물면서 반환 15주년 행사와 신임 행정장관 취임식에 참석한다. 때맞춰 홍콩에서는 반(反)중국 성향의 범민주파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벌일 예정이어서 홍콩 경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매년 홍콩 주권 반환일에 맞춰 거리 행진을 해왔지만 올해는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 타살 의혹과 함께 신임 렁춘잉(梁振英) 홍콩행정장관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져 시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지난 15년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등에 업고 꾸준히 경제를 발전시켜 왔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홍콩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親中 렁춘잉 행정장관 취임식도 함께… 시위 경계 2004년 6월 300여명의 민주 인사들이 당시 일간지에 홍콩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인권·법치 등이라고 규정하는 내용의 ‘홍콩의 핵심가치 선언문’을 제정, 발표했다. 그해 초 중국 정부가 당초 2007~2008년에 예정됐던 홍콩 행정수반 직선제와 홍콩 국회의원 보통선거를 수용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홍콩의 헌법인 홍콩 기본법의 해석권이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있다고 규정한 데 따른 반발 조치다. 앞서 2003년 7월 1일 홍콩 정부가 기본법 23조를 근거로 국가안전법을 제정하려 하자 53만명이 대규모 거리시위에 나서 입법계획도 무산시킨 바 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의 주권을 넘겨 받으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통해 홍콩 체제를 50년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틈만 나면 사회주의적 중앙통제를 관철하려 시도했고, 그때마다 홍콩은 온몸으로 저항해왔다. 매년 6·4톈안먼사건 추도 시위가 홍콩에서 열리고 있고, 중국 중앙의 확실한 지지를 받았던 헨리 탕(唐英年)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 범민주계 인사들은 이번 7월 1일에도 예년처럼 국가안보법 제정 반대 투쟁 기념을 명목으로 대규모 거리 시위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탈출 사건,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 타살 의혹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에 대한 홍콩인들의 경계심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갈망은 극대화된 상태다. 이달 중순 홍콩대학민의연구계획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의 베이징 중앙정부에 대한 불신임 정도는 반환되던 해인 1997년 5월 이래 최고 수준인 37%를 기록했다. 홍콩인들은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들이 홍콩을 통치) 원칙 견지를 요구하며 중국을 경계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반면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지원 아래 세계 속의 도시로 고성장을 계속해왔다. ●‘중국의 일부, 세계 속의 홍콩으로 비약’ 중국은 2003년 홍콩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로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홍콩 경제가 휘청이자 중국인의 홍콩 개인여행을 허가했다. 또 중국과 홍콩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 경제파트너십 협정’(CEPA)을 체결해 중국 본토로 수출되는 홍콩산 상품에 대해 단계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줬다. 상호 투자와 무역, 여행객 급증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 홍콩의 1인당 GDP는 1997년 2만 6362달러에서 2011년 3만 4405달러로 증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발표한 홍콩의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단계인 3A로 1997년 이래 3단계나 올라섰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중심지로 위상을 굳힌 것 역시 영국 식민시절부터 발전시켜 온 금융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국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8년 나스닥에 1위를 내준 것을 빼고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기업공개(IPO) 유치 세계 1위를 지켰다.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4월 홍콩을 18년 연속 경제자유도 1위 지역으로 선정했다. 홍콩은 ‘중국의 글로벌 금융센터’를 발전 비전으로 내세우며 향후 국제 화폐로서의 위안화 역할 증대를 적극 활용해 국제 금융분야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 의존은 양날의 칼이다. 올들어 대형 중국 국영기업의 IPO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6월 현재 IPO 유치 규모가 8위까지 하락했다.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중국 정부의 구상은 국제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과천, 정부청사 이전 장기화 대책 촉구

    경기 과천시가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기간 장기화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28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하반기 시작되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과정에서 리모델링 공사 등으로 인한 새 기관 입주에는 12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며 “공백기가 길어지면 과천시민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 시장은 또 “정부과천청사 이전으로 과천시 공동대책위원회와 시민들이 또다시 동요하고 있다.”며 “기관들이 떠나고 1년씩이나 공백이 생기면 과천은 공동화를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시는 정부청사 이전에 따른 공백기 최소화를 위해 ▲신규 기관 입주와 리모델링 공사의 동시 진행 ▲공백기 동안 관내 업체의 부가가치세 완전 면제 ▲신규 기관들이 모두 입주할 때까지 청사 구내식당 잠정 폐쇄 ▲리모델링 공사에 과천시 관내 업체 참여 최대 보장 ▲지역 상인들에 대한 정부 차원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여 시장은 “기관 신규 입주 시기는 과천시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모든 시민의 지대한 관심사로, 공백기를 3개월 이내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 시장은 특히 “과천시는 정부청사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만든 행정도시”라며 “정부가 만든 행정도시를 정부가 나서서 공동화를 초래하고 시민에게 고통을 준다면 이는 불신의 행정”이라고 말했다. 과천청사에 입주한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 14개 기관은 내년 안에 옮긴다. 대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14개 기관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날지조차 모를 리모델링 탓에 기약도 없다. 이대로라면 일러야 2015년에 새 식구들을 맞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천시가 급한 까닭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기고] ‘위기의 택시’ 살리려면/오광원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부이사장

    [기고] ‘위기의 택시’ 살리려면/오광원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부이사장

    요즘 들어 부쩍 택시 승차 거부 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린다. 또 서울시 교통불편 민원신고 전화(120번)에는 택시 민원이 가장 많다. 이 사례는 택시 이용 시민의 기대수준은 갈수록 높아지는 데 반해, 택시산업은 위축되거나 퇴보하면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듯하다. 택시의 구조적인 문제로 설명할 수 있다. 공급 과잉이 가장 큰 것이다. 공급 과잉은 정부와 지자체의 대중교통 우선정책에 따라 버스와 지하철 공급이 확대된 것을 비롯해 자가용과 대리운전 이용 증가, 콜밴과 렌터카 불법영업 등으로 택시 이용 수요는 많이 감소했으나 택시 공급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과 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를 비교해 보면 쉽게 드러난다. 택시 한 대당 태울 수 있는 사람 수는 서울이 145명에 불과하지만, 뉴욕과 런던이 각각 686명과 440명에 이르러 최고 500% 가까이 차이가 난다. 파리와 도쿄도 서울보다 최소 40%가 많다. 중장기적인 교통계획 아래 택시 이용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다. 정책의 시작점부터 택시를 고급교통수단도 아니고 대중교통수단도 아닌 준(準)대중교통수단으로 애매모호하게 분류한 것이다. 택시정책 실패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택시운송업은 경영 적자와 운전직 근로자의 생계 곤란이 심화되고 있으며, 서비스 기반이 파괴돼 택시가 시민에게 다가서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이용 시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또 공감할 수 있을까. 시민들의 불만은 택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를 감내해야 하는 택시업계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택시가 시민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요인은 이뿐만 아니다. 택시 연료인 LPG 가격은 3년 사이에 50% 이상 폭등했고 소비자물가도 같은 기간 9.8%가 올랐지만, 원가를 반영해야 할 택시요금은 서울지역 기준으로 2009년 6월 이후 3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구체적으로 LPG 가격은 서울지역 충전소 평균가격(한국석유공사 자료 기준)으로 2009년 6월 요금 인상 때 ℓ당 769원에서 이달 현재 1166원으로 올랐다. 물가와 원가 상승 등에 따라 각종 생필품이나 공공요금 등은 올랐지만, 택시 요금의 경우 조정권한을 가진 각 지자체가 인상된 운송 원가를 제때 반영해 주기보다는 물가안정을 내세우며 대중교통에 준하는 요금 규제를 가해 택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면서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제 택시는 과감한 제도적·정책적 뒷받침 없이는 회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택시업계는 이 때문에 지난 20일 전국적 규모의 운행 중단과 집회를 통해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의 대중교통 법제화, 택시 감차 보상, LPG 부탄 가격안정화, 택시연료 다변화 등 5개 항을 요구했다. 다시 말해 이 같은 주장은 법과 제도 그리고 정책의 실패로 중병에 걸린 택시가 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초체력을 회복하자는 절박한 외침이다. 지금은 아픈 택시가 기초체력을 회복, 시민의 요구에 맞는 친절도와 안전성을 갖춰 사랑받는 택시가 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택시정책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 日 ‘소비세 인상’ 강행처리… 민주 분당 초읽기

    日 ‘소비세 인상’ 강행처리… 민주 분당 초읽기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추진한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이 26일 중의원(하원)을 통과해 일본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날 표결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57명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져 민주당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표결 뒤 열린 지지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당분간 당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자와 그룹은 당 지도부가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처분 내용 등을 지켜본 뒤 탈당 및 신당 창당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오자와계 의원 42명이 탈당 후 ‘신정당’(가칭)을 창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당, 공명당 등 기존 정당과 오자와 신당,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이끄는 오사카 유신회,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추진하는 보수 정당 등이 합종연횡하는 정계개편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다 총리가 이미 소비세 인상안에 협조하는 대가로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에게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약속했다는 설도 나돈다.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57명 가운데 탈당 의원이 54명을 넘게 되면 민주당의 중의원 단독 과반(239석)이 무너져 각종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게 된다. 야권이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면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오자와 지지 의원 42명이 탈당해도 지난해 탈당한 친오자와 세력인 기즈나당 9명과 합치면 노다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의원 50명 이상이면 내각 불신임안을 단독으로 제출할 수 있어 노다 내각을 압박할 수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야권이 내각불신임안에 찬성하면 노다 총리는 국민의 뜻을 묻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간 나오토 전 총리 때부터 시작된 ‘오자와와 간·노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셈이다. 노다 총리가 소비세 법안 처리에만 집착해 야당과의 협상에서 후기고령자의료제도 등 민주당의 대표 공약을 모두 포기한 게 분당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2009년 8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소비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던 점을 거론하며 소비세 인상에 반대한 오자와를 몰아세우며 정권공약을 포기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서 일본 국회는 이날 오후 중의원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과 야당인 자민·공명당이 합의한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서는 중의원 의석 479석 중 찬성이 363표, 반대가 96표였다. 중의원을 통과한 소비세 인상 법안은 참의원을 통과할 경우 성립된다. 중의원에서 처리된 소비세 인상 법안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014년 4월에 8%, 2015년 10월에 10%로 올리도록 했다. 소비세가 인상되면 일본은 안정적인 사회보장 재원을 확보하게 돼 일단 선진국 중 최악인 재정건전성 문제에서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알몸시위女 나타났을때 남자들 행동수칙 보니…

    알몸시위女 나타났을때 남자들 행동수칙 보니…

    공공기관의 민원담당 공무원들에게 저승사자만큼이나 무서운 존재가 있다. ‘고질 민원인’이다. 상식을 벗어난 민원을 하면서도 사무실로 찾아와 드러눕는 건 예사.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도장 찍듯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스토커형 민원인에는 ‘백기투항’의 위기감까지 느낀다는 게 민원 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일선 민원현장에 희소식. 고질민원에 효율만점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조만간 민원업무 담당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악성 민원인을 유형별로 나눠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 책자를 선보인다. 이연흥 고충민원처리국장은 “지난해 7월 창설된 ‘고질민원 특별조사팀’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일선 민원현장의 공무원들, 학계 등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만들었다.”면서 “분석 결과 고질민원의 60% 이상이 초기단계의 미숙한 대처에서 비롯되는 만큼 행정력 낭비를 줄이는 데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매뉴얼은 다음 달 초 각급 행정기관에 보급된다. 매뉴얼에서 분류한 고질민원 유형은 모두 29개. 대표적인 것이 의심 많으면서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무한반복형’이다. 흔한 고질민원 형태로, 이때의 처방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 최고다. 민원인이 말한 내용을 요약해 계속 되풀이 질문함으로써 민원인 스스로가 논리적 결함을 드러내게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 주의사항은 질문을 이어가되 절대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는 듯한 느낌은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자 나오라고 해!”를 연발하며 기관장 면담만 고집하는 막무가내식 민원인에게는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 무조건 탈권위적인 자세로 “필요할 경우 언제든 면담이 가능하다.”며 이해시킨 뒤 문서 등을 통한 간접 면담을 활용하는 것도 해결의 지름길이다. 주목을 끌어 민원업무 담당자를 성희롱 등으로 옭아매려 하는 극단적 민원인인 ‘나체노출시위형’은 초기 대응요령이 특히나 중요하다. 이 경우 물리적인 저지는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하므로 ‘독’이 된다. 여성 민원인이라면 여성공무원이 먼저 나선 뒤 여성경찰관을 불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공무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시선을 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모두 사회(특히 행정기관) 탓으로 돌리며 5년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옹고집형’에는 대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이 경우는 민원인이 오랫동안 민원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입었을 수 있으므로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개 행정기관에 대한 불신이 크므로 민원 관련 현장을 함께 방문하는 것이 특효약. 크게 흥분하며 과장된 행동을 일삼는 ‘연극인형’에는 하던 일을 끝낸 뒤 대화에 임하는 ‘한 템포 느린 반응’이 효과가 있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고질민원인 28명이 반복 제기한 민원은 5734건. 민원 1건 처리에 평균 400시간과 800여만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나체시위땐 물리적 저지 안돼요”

    “나체시위땐 물리적 저지 안돼요”

    공공기관의 민원담당 공무원들에게 저승사자만큼이나 무서운 존재가 있다. ‘고질 민원인’이다. 상식을 벗어난 민원을 하면서도 사무실로 찾아와 드러눕는 건 예사.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도장 찍듯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스토커형 민원인에는 ‘백기투항’의 위기감까지 느낀다는 게 민원 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일선 민원현장에 희소식. 고질민원에 효율만점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조만간 민원업무 담당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악성 민원인을 유형별로 나눠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 책자를 선보인다. 이연흥 고충민원처리국장은 “지난해 7월 창설된 ‘고질민원 특별조사팀’의 업무경험을 토대로 일선 민원현장의 공무원들, 학계 등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만들었다.”면서 “분석 결과 고질민원의 60% 이상이 초기단계의 미숙한 대처에서 비롯되는 만큼 행정력 낭비를 줄이는 데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매뉴얼은 다음 달 초 각급 행정기관에 보급된다. 매뉴얼에서 분류한 고질민원 유형은 모두 29개. 대표적인 것이 의심 많으면서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무한반복형’이다. 흔한 고질민원 형태로, 이때의 처방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 최고다. 민원인이 말한 내용을 요약해 계속 되풀이 질문함으로써 민원인 스스로가 논리적 결함을 드러내게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 주의사항은 질문을 이어가되 절대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는 듯한 느낌은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자 나오라고 해!”를 연발하며 기관장 면담만 고집하는 막무가내식 민원인에게는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 무조건 탈권위적인 자세로 “필요할 경우 언제든 면담이 가능하다.”며 이해시킨 뒤 문서 등을 통한 간접 면담을 활용하는 것도 해결의 지름길이다. 주목을 끌어 민원업무 담당자를 성희롱 등으로 옭아매려 하는 극단적 민원인인 ‘나체노출시위형’은 초기 대응요령이 특히나 중요하다. 이 경우 물리적인 저지는 더욱 극단적인 행동을 유발하므로 ‘독’이 된다. 여성 민원인이라면 여성공무원이 먼저 나선 뒤 여성경찰관을 불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공무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시선을 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모두 사회(특히 행정기관) 탓으로 돌리며 5년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옹고집형’에는 대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이 경우는 민원인이 오랫동안 민원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입었을 수 있으므로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대개 행정기관에 대한 불신이 크므로 민원 관련 현장을 함께 방문하는 것이 특효약. 크게 흥분하며 과장된 행동을 일삼는 ‘연극인형’에는 하던 일을 끝낸 뒤 대화에 임하는 ‘한 템포 느린 반응’이 효과가 있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고질민원인 28명이 반복 제기한 민원은 5734건. 민원 1건 처리에 평균 400시간과 800여만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물 먹는 하마’ 노후 상수도관… 수돗물 年8억여t 샌다

    ‘물 먹는 하마’ 노후 상수도관… 수돗물 年8억여t 샌다

    이상기후로 가뭄이 지속돼 전국의 상수원마저 말라가고 있다. 특히 고지대나 도서벽지 등은 마실 물조차 끊겨 응급 급수 차량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가뭄 때 식수난을 겪게 되는 것은 상수원 고갈(지하수 등 간이 상수도)도 문제지만, 노후화된 관로가 많아 새나가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7.7%, 상수도관 총연장은 16만 5800㎞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관은 전국적으로 3만 5800㎞로 파악됐다. 낡은 상수도관으로 인해 허비되는 수돗물의 양(量)만도 한 해 8억여t에 이른다. 상수도 보급률은 높지만 가뭄 때면 제한 절수 등 비상수단이 동원되는 이유다. 24일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과거 10년간(2001~2010년) 상수도 누수량은 84억㎥로 재정 손실액만도 6조원에 달한다. 이는 주암댐(2.7억㎥/년) 30개의 수량에 해당한다. 현재 상수도 노후관 보수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예산확보가 어려워 누수 개선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유수율은 83.2%, 누수율은 10.8%로 집계됐다. ‘유수율’이란 수돗물 총생산량 대비 요금으로 받아들인 비율이다. 유수율이 높다는 것은 누수 등으로 버려지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평균 수치는 수도관 관리가 그나마 잘되고 있는 특별·광역시를 포함한 것으로, 일반 시·군만을 대상으로 하면 유수율 77.4%, 누수율 14.3%로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노후 수도관은 ▲수도사업 재정악화 ▲녹물이나 이물질 검출 등으로 국민불신 가중 ▲수자원 낭비 ▲사고 때마다 단수로 국민생활 불편 초래 ▲대형관 누수시 지반붕괴 현상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먼저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위해 1997년부터 국고 융자를 지원해 왔다. 2011년까지 상수관망 총 2만 3839㎞ 개선을 위해 총 6048억원의 국고가 지원됐다. 또한 ‘상수관망 최적화 사업’으로 재정자립도 30% 미만 지자체 46곳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979억 91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정부가 10년도 넘게 유수율 제고와 누수율을 줄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벌였음에도 개선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지방상수도 통합이라는 인센티브 개념으로 시작한 ‘상수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의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2014년까지 한시적 사업인 데다 국고 보조율이 10~50%로 차등 지원되고, ‘지방상수도 통합’이라는 전제조건이 걸려 있어 지자체 간 협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국고 보조율을 감안한다고 해도 나머지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또한 국고 보조율이 낮은 지자체는 형평성의 문제 등을 제기하며 딴청을 부린다. 박흠복 태백시 수도사업소장은 “올해 말까지 유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으로 현재 상수도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 보조금 외에 지방비 부담 50% 확보가 어려워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후관 개량 사업만으로는 유수율을 높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노후 수도관 개량사업을 시행했지만 물이 새는 관을 찾아서 교체하는 단순 작업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 대비 효과가 미미하고, 구역개량과 수압관리 실패 등으로 누수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수도 관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 기술개발, 정부와 지자체의 의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통합 상수관망 시스템 구축을 전국 지자체에 확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교수는 “신상품을 만들어 판매했을 때 20%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다면 생산업체는 단시일 내에 망하게 돼 있다.”며 “상수도의 경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는데도 아직까지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약한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도 영세한 100개 이상의 수도사업자는 유수율이 형편없어 사업자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획기적인 노력과 의식전환 없이 유수율을 높이는 과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글로벌 시대] 현대판 ‘그리스 비극’ /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현대판 ‘그리스 비극’ /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그리스에서는 지난 6월 17일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2차 총선이 치러졌다. 5월의 1차 총선에서 그간 구제금융 조건으로 추진되어 왔던 긴축정책의 폐기를 주장하는 급진 시리자당이 돌풍을 일으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는데, 2차 총선에서는 긴축정책과 유로존 잔류를 옹호하는 신민주당이 신승함으로써 그나마 온 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표현대로, 인구가 1000만명 남짓한 그리스의 총선이 5억 인구의 유럽연합(EU) 운명을 결정짓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소국이지만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바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위기가 확산되어 유로존이 붕괴되고 금융공황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100년 전 보스니아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이 전 유럽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것과 비유되는 상황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인들은 유럽 문명의 정신적 원류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낙천적이며 놀기 좋아하는 ‘지중해적 성향’ 때문에 일부로부터 경원시당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2009년에 통계 조작으로 축소 은폐되었던 재정적자의 실상이 드러나고 여러 가지 사회적 치부가 희화화되어 보도되면서 이러한 편견은 확대 재생산되었고 여타 EU국의 그리스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팽배해졌다. 과도한 연금지급액, 남용되어온 조기은퇴제도,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일상화된 탈세, 만연한 부패의 모습은 보도를 접하는 EU 국민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경제적 논리로는 유로화 도입에 따른 대외경쟁력 상실, 저금리에 도취된 채무 팽창과 버블 형성 등이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미성숙된 모습을 보이는 데 근본적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된 것이다. 그리스의 현대사를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제2차 세계대전 후 좌우대립에 따른 내란과 군사독재, 민주정부 수립 등의 굴곡을 겪었으며 이러한 정치과정 속에 현재의 전근대적 사회 모습이 굳어졌다. 1946년부터 3년간 벌어진 친공과 반공세력 간의 내전은 좌우진영 사이에 증오의 씨앗을 뿌렸으며, 미국의 지원으로 친공세력이 패배하고 이후 1960년대에 군사독재 정권을 거치는 동안 좌파진영은 철저한 탄압을 받았다. 1974년 군사독재정권이 물러나고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좌파진영이 정권을 잡자 이번에는 우파진영의 사회 참여가 봉쇄당했다. 이러한 전통 탓에 정치권은 전체적인 빵의 크기를 키우기보다는 누가 더 빵을 많이 차지하느냐를 놓고 다투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중도좌파 사회당과 중도우파 신민주당의 양당체제가 이루어졌으나 내부적으로는 유력가문이 지배하는 족벌주의 시스템이 지배하였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공익은 염두에 두지 않고 사익을 우선 추구하는 통합기능 상실상태가 계속되어 왔다. 오죽하면 2009년 총리에 선출된 후 개혁을 시도했던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그리스 사회가 ‘뼛속까지 부패했다.’고까지 표현했을까. 최근 EU 정책당국자 사이에서는 유로존의 안정을 위해 그리스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약 70%의 독일인이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는 EU 중심국가들에서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은 지금부터 약 2500년 전 아테네에서 상연되었던 연극을 기원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간의 고통·상실·죽음 등을 주제로 하고 있으나 이를 보는 관객들은 오히려 카타르시스나 쾌감을 느끼는 데 묘미가 있다고 한다. 현재 그리스 국민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고초를 겪고 있으나 여타 EU 국민들은 이를 자업자득으로 여기고 그리스인들이 ‘혼 좀 나야 한다.’고 믿고 있다. 유로존이라는 배가 풍랑을 맞게 한 장본인으로, 그래서 배가 난파를 모면하려면 배 밖으로 던져져야 하는 제물로 그리스가 지목되는 모습에서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을 보는 것 같다.
  • [서울광장]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을 불렀다. 전직 대통령 예우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방문조사하거나, 소환조사하더라도 이동거리가 가까운 부산이나 창원지검으로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법대로’를 외치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소환조사하더라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검찰 출두 23일 후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면서 검찰의 ‘공명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이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몰았다’는 시선이 가장 부끄럽다고 한다. 2010년 4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공기업 사장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이후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곽 전 사장의 진술에만 의존했던 검찰이 진술 번복으로 궁지에 몰리자 진술을 다시 뒤집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검찰총장 출신 한 인사는 무죄 선고로 검찰수사가 도마에 오르자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의 헤어스타일까지 들먹이며 검찰 지휘부의 무능을 질타했다고 한다. 이처럼 서슬이 시퍼렇던 검찰이 요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의혹 관련자 전원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의혹의 핵심인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게는 ‘서면조사’라는 편의를 베풀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에는 서면조사가 한몫했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검찰이 국선변호인이 된 것 같다.”고 꼬집었고,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를 고객으로 하는 ‘서울중앙로펌’으로 전락했다.”고 혹평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조차 “내 상식으로도 조금 의외”라며 특검 도입과 국회 청문회 불가피론을 거론했을 정도다. 이틀 후 “사즉생(死?生) 각오로 성역 없이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원숭이에게 검사복을 입혀도 이보다는 수사결과가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최고의 엘리트임을 자부해 온 검찰이 한순간 유인원으로 역(逆)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에 명시된 ‘VIP 또는 대통령실장’ 조사과정에서 정정길·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게는 서면조사를,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장관에게는 자발적으로 제출한 해명성 진술서를 ‘무혐의’ 결정의 근거로 삼았으니 검찰 스스로 화를 불러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본래 피의자나 주요 참고인은 소환조사가 원칙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들이댔던 그 원칙이다. 서면조사는 당사자가 국내에 없거나 출석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검찰이 먼저 이 원칙을 무너뜨렸으니 앞으로 일반 국민이 서면조사로 대체하자고 덤비면 어찌할 건가. 검찰은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검찰 불신을 초래했다고 볼멘소리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검찰’로 대변되는 권력 줄대기와 눈치보기, 인사철이면 난무하는 로비와 청탁문화가 지금의 검찰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도 결코 빈말이 아니다. 국민의 눈에는 권력과 검찰의 공생관계로 비치고 있다. 항간에는 다음 달 검찰 인사 이전에 현 정부의 모든 의혹을 털어버릴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고삐가 풀리기 전에 인사를 무기로 적당히 ‘마사지’해 온 관행을 빗댄 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대검찰청을 방문했을 때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휘호를 내렸다. 정권의 성격과 상관없이 이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그 답은 검찰에 있다. djwootk@seoul.co.kr
  • 日오자와측 의원 50여명 결국 탈당 서명

    일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그룹에 속하는 중의원 50여명이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추진에 반대해 탈당계에 서명하는 등 당내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다. 노다 총리를 비롯한 증세파가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는 오자와계 의원들을 상대로 법안 반대와 탈당계 제출을 만류하고 있다. 반면 오자와계는 동조자를 규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등 증세파와 반(反) 증세파의 세력 대결이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21일 자파 소속 중의원 의원들을 소집해 참석자 50여명의 탈당계를 받아냈다. 그는 22일에도 지지 의원들을 다시 모아 소비세 관련 법안의 중의원(하원) 표결 시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다졌다. 오자와 그룹은 여권의 중의원 의원 가운데 54명의 동조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54명을 확보하면 중의원에서 여당의 과반(240석)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자와 측이 54명의 지지자를 확보하더라도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소비세 인상 법안에 찬성한 상태여서 중의원에서의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을 붕괴시켜 야권이 호응할 경우 내각 불신임안을 가결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다 총리의 국정 운영과 리더십이 막다른 골목에 몰려 정권 운영이 어려워진다. 오자와 전 간사장 측은 노다 총리가 소비세 인상 법안 처리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야권의 요구에 응해 조기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다. 오자와 그룹의 강경 모드로 민주당 집행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21일 처리하려 했던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오는 26일 표결 처리하는 걸로 연기했다. 또 오자와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고 반대 의원이 54명에 이르지 못하도록 힘쓸 방침이다. 또한 반대파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처분에 비해 가벼운 처분을 검토하고 오자와 전 간사장 등에게 탈당의 계기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디도스 특검 밝힌 것은 없이 ‘면죄’만 확인했다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분산서비스 거부(디도스·DDoS) 공격 사건을 수사해온 특별검사팀은 어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5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미흡해 의혹이 풀리지 않자 지난 3월 26일 수사에 착수했으나 3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결과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의혹을 풀기는커녕 중요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수사를 끝내면서 면죄부만 준 꼴이다. 특검팀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 비서 김모씨와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 비서 공모씨가 사전 모의해 저지른 범행이라는 5개월여 전의 검찰 수사결과를 뛰어넘는 발표를 하지 못했다. 최구식 전 의원을 비롯한 소위 윗선 및 배후 개입 의혹은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김효재 전 수석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청와대의 은폐·조작·개입 의혹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새로 기소된 김효재 전 수석도, 디도스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 혐의가 아닌 수사상황 등 공무상 비밀을 최구식 전 의원에게 누설한 혐의에 불과하다. 특검팀은 ‘윗선은 없다.’는 검찰과 경찰 수사결과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지만, 뭐 하나 제대로 밝혀낸 게 없다. 국민적인 의혹이 큰 사건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특검팀은 그동안 총 348명을 조사하고 중앙선관위 등에 대해 15차례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보 3명과 파견검사 10명 등 인력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혹을 풀겠다는 의지가 제대로 있었던 것인지 의심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수사결과는 초라하다. 이런 특검이라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특검팀의 발표대로, 국회의원 (하위직)비서들이 정치권에 미치는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디도스 공격이라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국민적 의혹은 해소하는 게 좋다.
  • [디도스수사 결과] 특검도 3개월만에 “윗선 없다” 결론… ‘면피성 기소’ 논란

    [디도스수사 결과] 특검도 3개월만에 “윗선 없다” 결론… ‘면피성 기소’ 논란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해온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21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3개월간의 수사를 마쳤다. 김 전 수석 등을 새롭게 기소하긴 했지만 두차례 검경 수사와 별 차이가 없는 데다 이른바 ‘윗선’이나 배후 규명을 못해 ‘특검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무혐의 내사종결’ 처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수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제3자 개입 의혹 ▲자금출처 ▲검경 수사과정 은폐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한 결과 윗선 등의 개입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이 지난해 12월부터 12차례에 걸쳐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보고받은 경찰의 수사상황을 최 전 의원에게 알려주는 등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최 전 의원 보좌관에게 수사상황을 전해준 김모(44)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비서인 이 사건 공범 김모(31·구속기소)씨에게 수사상황을 알려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요원 김모(42)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또 디도스 공격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선관위 사무관 고모(50)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선관위 서버증설 공사를 마치지 않고 허위보고해 디도스 공격대응을 방해한 LG유플러스 차장 김모(45)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이미 기소된 박 전 국회의장 비서 김씨와 디도스공격 업체 대표 강모(25)씨 등은 도박개장 등의 혐의가 드러나 추가기소됐다. 특검팀은 이들의 범행 동기가 ‘디도스 공격이 성공하면 정치권에 이를 과시하며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씨는 최 전 의원의 9급 운전비서 공모(27·구속기소)씨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 합법화를 위해 정치권에 다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로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 특검팀은 이들의 범행 동기를 근거로 자연스럽게 윗선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이 수사상황을 최 전 의원 보좌관 등에게 알려준 것과 관련, 상부의 지시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특검팀은 김 전 수석의 의원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보좌진 사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수석에게 직권남용이 아닌 상대적으로 형이 가벼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해선 ‘봐주기’ 기소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은 청와대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나 단체 및 제3자 개입 여부 등의 의혹 대부분에 대해 무혐의 내사 종결로 이번 수사를 마무리했다. ‘윗선은 없다.’는 검경수사 결과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지만 검경의 결론을 바꾸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특검팀이 무혐의 내사종결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당사자들 간에 디도스 공격시점에 맞춰 오간 1억원 등 자금의 출처 및 용처 ▲청와대 관련자들의 의도적인 은폐 및 조작 여부 ▲ 하급직 비서관에 불과한 이들이 공명심 때문에 거액의 자금과 인력을 동원한 배경 등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는다. 야당은 ‘꼬리자르기 수사’라며 국정조사 등을 통해 추가 의혹을 규명할 태세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55페이지에 이르는 수사결과를 낭독하며 특검팀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무혐의 내사종결’이었다. 최 전 의원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 사건 전날 이 사건 피의자와 식사를 한 선우회(국회의원 보좌관 등의 모임) 관계자들, 나경원 전 의원 보좌관 등에 대해 특검팀은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검경 수사축소 의혹과 선관위 직원들의 공모 의혹, 투표소 변경 의혹 등도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 수사의 부실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수사검사들을 상대로 구두확인하는 수준에서 조사를 마무리했다. 100여명의 인력과 20여억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결국 대부분의 의혹 관련자들의 ‘혐의 없음’만 확인해준 셈이다. 이런 까닭에 ‘특검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적 사건에 대한 특검의 결과물이 석연치 않았던 전례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정쟁의 산물이라는 특검의 태생적 한계와 급조된 특검팀의 수사력 등 특검의 근본적 문제점이 다시 한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내에서 특검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내곡동 사저 부지 논란이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등도 특검보다는 국정조사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경찰 계급장 6개월만에 부활한 이유 알고보니

    경찰 계급장 6개월만에 부활한 이유 알고보니

    경찰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경찰장(견장) 부착제도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급장 방식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는 검증도 하지 않은 정책을 시행, 혼란만 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계급장을 뗐다 붙였다.’하는 식의 탁상행정이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혈세도 4억여원이 투입된 정책이다. 경찰은 조현오 경찰청장 재직 당시인 지난해 11월부터 계급중심의 문화를 업무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급을 알리는 계급장 대신 경찰을 상징하는 경찰장을 다는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장은 경위와 함께 하위직급인 경사·경장·순경에만 적용되는 바람에 또 다른 차별 논란이 일었다. “경찰장이 하위직군의 자긍심을 떨어뜨린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나오자 경찰은 반년 만에 수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경찰은 기동부대를 제외한 하위직과 경위를 대상으로 경찰장을 달도록 했다. 하위직급 비하와 조롱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경찰장이 하위직을 알려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경찰은 지난 1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내부게시망 등을 통해 설문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50%와 70%로 나타났다. 지난 14일에는 경찰청 대청마루에서 ‘100人(인) 100分(분) 토론회, 경찰장 부착문제 이제 결론을 냅시다’라는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경찰장을 찬성하는 쪽은 음주폭력사범들이나 범법자들이 특정 계급을 얕잡아봐 법집행이 어렵다며 현행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경찰 모두가 통일된 경찰장을 부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반대 측은 일부 직급만 경찰장 대상이 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서열주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승진만으로 일원화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청은 ▲계급장 환원 ▲경찰장 전원 부착 ▲현재안 유지 등을 놓고 이르면 21일 간부회의를 거쳐 최종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문제점들이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 제도 시행 전에 ‘6개월 이후에 계속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책 변경에 따른 혼란과 조직 내 위화감, 예산낭비에다 정책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변액연금 새 가입자수 한달새 41%↓

    변액연금 새 가입자수 한달새 41%↓

    공정거래위원회가 컨슈머리포트를 통해 44개 변액연금 중 4개만이 물가상승률을 초과한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을 두달 전 발표한 이후 변액연금 신규가입자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변액연금의 수익률과 사업비 등을 금융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험 판매 현장에서 변액연금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전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3월 6만 8780명→ 4월 4만 614명 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액연금의 월별 신규가입자 수는 지난 3월 말 6만 8780명에서 4월에는 4만 614명으로 줄어들었다. 한달 새 41%가 감소한 셈이다. 유럽위기로 증시가 하락한 것도 가입자 수가 크게 감소한 이유로 풀이되지만, 업계는 공정위의 컨슈머리포트 변액연금 발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247만명(2010년 기준)이 가입한 변액연금은 보험 보장과 펀드를 통한 투자를 동시에 제공하는 상품이다. ●수익률 등 공시 시스템 개선 나서지만 보험사는 가입자가 낸 전체 보험료 중 펀드에 투자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변액연금 수익률을 발표하는데, 이를 가입자가 내는 전체 보험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발표 내용이었다. 보험업계는 공정위 의뢰로 변액연금 수익률을 측정한 금융소비자연맹의 비교 기준이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결과, 지난달에 양측은 비공개 타협을 했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일부 보험사는 공정위의 변액보험 발표에 대한 논리적 반박에 실패한 은퇴연구소의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보험판매때 정확한 설명 급선무”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처음으로 다음 달부터 변액보험 사업비를 공개하기로 했다. 사업비나 펀드에 투입한 금액과 전체 보험료에 대한 비율 등을 정확히 조회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이 전체 보험사의 변액보험 보험료, 사업비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부터 금융당국이 발간하는 F-컨슈머리포트에서 두번째 주제로 변액연금이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시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변액연금은 투자형 상품과 다른 면이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투자 상품이라고) 잘못 전달돼 왔다.”면서 “이런 점들이 현장 판매 단계부터 개선되면 소비자의 불신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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