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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밀어붙이기’… 日 비밀보호법 결국 본회의 통과

    일본의 특정비밀보호법안이 논란 끝에 6일 밤 참의원(상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과 국민 여론이 등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참의원 다수를 점하고 있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밀어붙이며 강행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을 해임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파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이날 오후 11시 10분쯤 자민·공명 양당의 찬성 다수로 가결돼 성립했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준비실을 설치하고 1년 뒤 시행을 목표로 특정 비밀의 지정·해제 기준을 검토하는 ‘정보보호자문회’ 등의 설치를 준비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정권출범 1년을 눈앞에 두고 국가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아베 노선´에 매진한다는 의사 표시”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특정비밀보호법은 기밀이 요구되는 안보 관련 정보를 행정기관의 장이 특정 비밀로 지정, 유출한 공무원에게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정보를 유출하게 한 사람 역시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함으로써 언론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민주당 등 야당이 반대하고 나섰지만 여당은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6일 통과를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자민·공명당은 지난 5일 밤 속개된 참의원 본회의에서 특정비밀보호법안 처리를 강행하기 위해 야당 소속 상임위원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미즈오카 순이치 내각위원장과 오쿠보 쓰토무 경제산업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참의원 상임위원장 2명의 해임안이 처리됐다. 여당은 미즈오카 위원장이 국가전략특구 창설 법안을, 오쿠보 위원장이 독점금지법 개정안 심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을 해임한 것은 양원(兩院)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야당의 거점을 빼앗는 이례적인 사태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맞서 민주당은 6일 오전 상임간사회를 열고 특정비밀보호법안을 담당하는 모리 마사코 저출산담당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하원)에, 문책 결의안을 참의원에 각각 제출했다. 그러나 다수를 점한 여당에 밀려 의회에서 곧바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특정비밀보호법안이 표결에 부쳐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했지만 이 역시 부결됐다. 법안이 통과된 밤늦게까지 국회의사당 앞에 시민들이 모여 법안 통과 반대를 주장하는 등 국민 여론 역시 특정비밀보호법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가까운 히비야 공원에 1만 5000여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열었고, 나고야·히로시마 등 일본 전국에서 반대 집회가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국민에 원전 불신·전력 불안 준 죄”

    법원이 신고리 1·2호기 등 원전 6기에 납품한 불량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적 불편을 가져온 JS전선 엄모(52) 고문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또 시험업체인 새한티이피와 검증기관인 한국전력기술, 발주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에게도 대부분 징역형 등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6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엄 고문에게 “가장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엄 고문은 2008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의 제어 케이블, 2010년 신고리 3·4호기의 전력·제어·계장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각각 위조해 납품하고 182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일부 원전의 가동이 중단돼 무려 9조 95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정도로 피해가 심대하고 상당수 국민이 극심한 전력 수급 불안에 시달렸으며 특히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을 고통 속에 지내야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은 이번 사건으로 국민이 느끼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엄청나 중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신고리 1·2호기 등의 제어 케이블 시험 성적서 위조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사기 혐의만 인정된 송모(48) 한수원 부장과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거나 사기 행각을 공모한 김모(53) 전 한전기술 처장, 기모(48) JS전선 부장에게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신고리 1·2호기 제어 케이블 사기 범행을 공모하고 다른 원전 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한수원 황모(46) 차장에게는 징역 4년과 추징금 600만원이 선고됐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냉각재 상실사고(LOCA) 시험을 할 것처럼 속여 거액을 가로채고 회사 돈을 횡령, 한전기술 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50) 새한티이피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성적서 위조에 가담한 새한티이피 이모(36) 차장과 한전기술 이모(57) 부장, 전모(60) 부장에겐 징역 2년 6개월에서 3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시험 성적서 위조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8년이 구형된 황모(61) 전 JS전선 대표에게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종찬(57·구속) 한국전력 부사장은 다른 원전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재판을 계속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조계종 이번엔 봉은사 주지 임명 싸고 내홍

    조계종 이번엔 봉은사 주지 임명 싸고 내홍

    한국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이 삼상찮다. 최고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들의 승풍실추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더니 고위직 승려들의 ‘밤샘 술판’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승 총무원장은 ‘선거 뒷거래’를 둘러싸고 반대의견이 많았던 직영사찰 봉은사 주지 임명을 강행, 내홍에 휩싸였다. 결국 불교단체들이 자승 총무원장을 포함한 새 집행부에 대한 불복운동에 돌입할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자승 총무원장의 연임 한 달을 맞은 조계종이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3일 한 중앙일간지의 보도로 알려진 충남 공주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의 ‘밤샘 술판’은 이 사건 자체의 심각성에 더해 최근 잇따른 고위직 승려들의 일탈과 맞물려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술 자리에는 중앙종회 의원 3명을 포함해 법명만 들어도 쉽사리 알 수 있는 승려 12명이 참석했다. 따라서 새 집행부가 범종단 차원에서 이어가고 있는 ‘자성과 쇄신’ 운동이 공염불 아니냐는 빈축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승풍실추 사건에 연루된 고위직 승려들은 중앙종회 의원이 대부분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을 맡았던 한 중앙종회 의원은 여직원들에게 한 성희롱 막말과 인격모독적 발언으로 결국 사임했다. 또 다른 중앙종회 의원은 자승 스님의 연임을 낳은 지난 34대 총무원장 선거 기간 중 공개된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같이 마신 여성의 도움으로 호텔까지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돼 대중에게 참회했다. 이에 앞서 한 중앙종회 의원은 술에 취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 실형까지 받았다. 자승 총무원장이 ‘밤샘 술판’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한국문화연수원장을 전격 경질하고 술자리 참석자 전원에게 중징계 결정을 내리는 등 이례적으로 즉각 강경 대응을 하고 나선 것도 최근 고위직 승려들의 잇따른 일탈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중앙종회가 5일 의장단 분과위원장 연석회의를 소집해 최근 물의를 빚은 중앙종회 의원 5명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결정한 것도 그 런 차원에서 눈길을 끌었다. 자승 총무원장의 직영사찰 봉은사 주지 임명 강행은 종단의 분란을 예고하는 선거 후유증으로 특히 주목된다. 봉은사 주지로 임명된 원학 스님은 지난 선거 때 자승 스님의 선대위 고문을 맡은 종상 스님 추천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자승 스님 연임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되는 종책모임 불교광장 대표 지홍 스님이 원학 스님의 임명반대를 강하게 주장하며 종회의원 사의를 표명한 게 조계종 새 집행부의 순탄치 않은 항로를 예고한다. 불교 단체들이 일제히 봉은사 주지 임명 철회와 자승 총무원장의 불신임을 천명하고 나선 것도 그런 측면에서의 연대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자승 총무원장이 봉은사 임명을 강행한 직후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승 스님이 막장 드라마를 중단하지 않으면 가장 강력한 형태의 불복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성명을 발표, “34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며 “논공행상이라는 사적 이해관계 말고는 공적인 원칙과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선거 때 자승 스님의 연임 반대를 주장하며 조계사 경내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벌였던 전국선원수좌회도 조만간 새 집행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전부터 파란이 예상됐던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진태호 검찰 개혁 과제] (중) 내부 비리 수사 강화

    [김진태호 검찰 개혁 과제] (중) 내부 비리 수사 강화

    우리나라에서 검사들의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 수사기관은 사실상 검찰밖에 없다. 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도 외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기형적인 검찰을 만든 토대가 됐다. 국민들로부터 오만한 검찰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검찰 내부비리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태 신임 검찰총장도 지난 2일 취임사에서 일선 검사들의 잇단 비리·비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의식한 듯 “‘바르고 당당하면서 겸허한 검찰’로 거듭나 국민 신뢰를 되찾고, 검찰인으로서 명예와 자존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서기호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년 국정감사 통계’를 보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검찰에 형사사건 피의자로 접수된 3345명의 검사 가운데 기소된 검사는 단 8명뿐이다. 기소율은 0.2%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형사사건 기소율 41.5%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동안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로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 성(性)접대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면죄부를 줬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단 한 차례 조사했을 뿐 관련자들과 대질 조사도 하지 않았다. 성폭행 피해 여성은 “억울하다. 죽고 싶다”고 절규하며 대통령에게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까지 보냈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차관이 기소되면 법정에서 성폭행 증언이나 동영상 내용이 공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검찰이 경찰 사건 송치 뒤 100일 넘게 김 전 차관의 무혐의 논리를 차곡차곡 쌓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 비리 사건과 관련해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철규(56)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저축은행 수사는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이 저축은행과 관련해 검사 비리를 밝혀낸 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수사 과정에서 의정부지검 고위 관계자 등 검찰 고위 간부 4명이 제일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침묵했다는 것이다. 이 전 청장은 “변호인이 제일저축은행 자금담당 장준호 전무의 1심 때 검찰 간부 4명에 대해 장 전무에게 질문하려 했는데,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이고 그 사람들도 수사 대상’이라며 질문을 막았다”며 “당시 검사는 분명히 검찰 간부들의 비리를 수사할 것이라고 해놓고 검찰 간판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 같으니 수사를 덮었다”고 주장했다.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사건은 검찰의 오만함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는 비난을 받았다. 경찰이 지난해 11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려 하자 검찰이 즉각 특임검사를 임명해 경찰의 수사를 가로챘다. 당시 경찰은 “검사 본인이나 그 가족이 연루된 비리는 사실상 수사하기 어렵다”며 “인권침해 운운하며 가장 기초적인 계좌추적 영장조차 제대로 청구해 주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찰 자체 감찰이나 수사보다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수사판사제 도입 등 외부 기관의 견제·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의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검찰 내부에는 ‘우리가 남이냐’라는 전 근대적 동료의식이 있어 자기 문제를 덮어두는 경우가 많다”며 “내부 문제를 자체적인 감찰·감사로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검찰이 갖고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수처처럼 검찰을 독자적으로 수사·감찰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동욱 동국대 법학과 교수도 “누구든 자기 칼에 자기 식구 피를 묻히기는 힘든 법”이라며 “제3의 기관에서 감시·견제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공수처 등 독립된 감찰기관을 만들되 검사가 아닌 외부 인사들로 구성해야 하고, 검찰이 모두 쥐고 있는 수사권을 경찰에 나눠 줘 상호 견제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는 검찰의 본질적 한계”라며 프랑스와 같은 ‘수사판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승 박사는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이를 바로잡을 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법원에 수사 권한이 있는 판사를 두고, 재정신청 등이 제기됐을 때 사건 관계를 검토하고 공소 제기 또는 수사 제기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 박사는 “이 경우 재수사는 특검에서 진행하고 그 과정을 중간 브리핑 형식으로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은 제도만 있어도 검사들이 수사를 대충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기고] 격동기의 리더십/장현규 미래연구소장

    [기고] 격동기의 리더십/장현규 미래연구소장

    리더십은 흥망성쇠의 길목에서 늘 주목의 대상이 돼 왔다. 국가든 기업이든 변화의 폭이 크고 불안정성이 증폭되는 시기일수록 좋은 리더십에 대한 기대는 각별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라면 성공한 리더십을 기약하기 마련이지만, 아쉽게도 후대에 귀감이 되는 리더십은 흔치 않다. 현실의 리더십은 희망을 주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하며, 성공한 역사와 실패한 역사의 운명을 바꿔 놓기도 했다. 리더십의 시대적 함의를 우리가 직면한 현실에 대입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한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격변의 과정을 지나 왔다. 일제 침략으로 망국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남북분단과 6·25 전쟁의 참화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는 저력을 발휘해 새로운 가능성의 시대를 열었다. 단기간에 압축 성장한 모범국가라는 찬사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은 다시 격동기에 접어들고 있다. 밖으로는 동북아 질서재편을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하고, 안으로는 성장, 안보, 통합의 난제들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화의 성공이나 민주화의 추억이 미래를 약속하는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위기의 징후가 중첩되는 시대적 격랑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마저 무너질 수 있다. 성공한 역사는 도전에 대한 적극적인 응전의 과정이다. 19세기 말과 지금은 100여년의 시차가 있지만 국내외 상황의 구조적 맥락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다양한 모습의 리더십을 경험했다. 어두운 절망의 순간도 있었지만 보람찬 시대도 있었다. 때로는 리더십의 품격을 떨어뜨린 시기도 겪었다. 용두사미와 형용모순은 실패한 리더십의 공통점이었다. 리더십이라는 말을 쉽게 쓰지만 리더십의 참된 가치를 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에서 리더십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리더십은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희망을 줄 수도 있고 혼란과 좌절을 초래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바로 여기에 격동기 리더십의 함정이 숨어 있다. 변화의 갈림길에서 권모술수가 현실을 미화하고 호도하는 데 악용될 수 있고, 독선과 불신은 리더십의 모래성이다. 리더십은 언제든 자기 배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최근 기업 회장이나 최고경영자(CEO)들의 치부가 드러나 관련 기업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일각에서는 ‘CEO 리스크’까지 들먹이며 앙앙불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정작 심각한 문제는 정치 리더십이다. 갈등과 분열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정치 리더십의 혼돈과 맞닿아 있다. 알량한 정파주의가 득세하는 정치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자초하는 지름길이다. 리더십은 편협한 도구적 합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편성의 가치를 지향할 때 역사 발전과 공동체에 기여한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리더십이 현실과 이상, 기대와 절망의 쌍곡선이었음을 보여준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의 알찬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각을 모으고 분산된 힘을 결집시키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리더십의 명암은 격동기에 더욱 확연하게 대비된다.
  •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검찰이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기소 근간이 된 배임 등의 주요 범죄 혐의가 유 전 회장이 아닌 아들이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유 전 회장에게 죄를 덮어씌운 것은 사법 정의를 검찰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라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 소문이나 추측으로만 떠돌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직접 작성한 문건을 통해 드러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감찰 사안인 동시에 재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서울신문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검찰이 지난해 10월 8일 법원에 제출한 ‘피고인 이철규 알선수재 사건 의견서’ 내용 중 유 전 회장이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졌다는 부분을 법학 전문가에게 직접 보여주고 자문을 얻었다. 검찰 의견서를 직접 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 정의가 완전히 엉클어진 경우”라며 “재벌 기업의 경우 대표가 혼자 책임지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떠도는 얘기 수준이지 실제로 명백히 겉으로 드러난 예는 거의 없다. 검찰이 어떻게 저런 걸 썼는지,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도 황당했겠다”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한 교수는 “심각하다. 감찰위원회가 가동돼야 할 사안”이라며 “사회적 파장이 된다면 기존 수사 검사들의 옷을 벗기고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검찰의 반박 논리도 예견했다. 그는 “아마 검찰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유 전 회장도 혐의가 있었고 아들과 아버지의 책임이 분산돼 있었는데 유 전 회장 쪽으로 정리했다’는 식으로 방어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굉장히 직설적으로 유 전 회장에게 죄가 없음이 적시돼 있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통해 자문한 다른 전문가들도 “처음 들어본다”며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횡령, 배임 등의 경제 비리와 관련해 아들의 죄를 아버지가 대신 처벌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국의 ‘플리바게닝’도 자기 죄 중에 가장 큰 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다른 죄들을 덮어주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한 게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플리바게닝이 가능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범죄는 플리바게닝을 위한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죄 없는 사람을 기소했다면 강요죄에 해당한다”며 “검찰 수사에 불신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정태원 변호사는 “아버지도 배임, 횡령에 일정 부분 죄가 있는데 아들을 면해 주는 대신 자기가 다 덮어쓰는 거라면 모를까 죄가 없는데 덮어씌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실이라면 재수사해야 한다. 불법한 직무를 행한 것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김기홍 변호사는 “죄가 없는 사람에게 뒤집어씌워 처벌하는 경우는 그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아버지는 범인도피와 은닉죄가 성립하고 검찰은 범인은닉교사죄가 성립한다. 검찰이 아들을 입건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고, 만일 사실이라면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검사들이 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죄 없는 사람을 회유, 구속한 건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만일 아버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아버지도 공범이 된다”며 “아마 아버지도 범죄 혐의가 일정 부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추론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는 “대리 처벌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면서 “법적으로 있는 건 아니지만 옛날에는 인지상정상 부부간 또는 부자지간은 함께 구속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만 그것도 공범인데 가담 정도가 낮을 경우 둘 중 한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했는지 등도 의문이다. 이 전 청장은 “유 전 회장이 아들 구속을 면하는 조건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며 “제 사례에 비춰 보면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과장되거나 억울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식칼 협박’ 하태경 “협박보다 네티즌 반응 더 우려… 사회가 깊은 병에”

    ‘식칼 협박’ 하태경 “협박보다 네티즌 반응 더 우려… 사회가 깊은 병에”

    최근 사무실에 식칼이 배달돼 협박을 받은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3일 “협박을 받은 것보다 더 슬프고 우려스러운 점은 이 사건에 대한 일반 네티즌들의 반응”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 포털사이트 인터넷에 실린 기사에 달린 1410개의 댓글 중 90% 이상이 자작극 아니냐는 조롱에 가까운 댓글이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깊은 병에 들었는지, 또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런 댓글을 보니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본 의원 한 명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이번 협박사건은 북한이 직접 연계됐으리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협박범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비겁한 협박으로는 저를 포함한 북한인권 활동가들의 의지를 꺾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2일 오전 9시쯤 부산 기장군 하 의원의 사무실에 ‘민족의 존엄에 도전하는 하태경 네놈에게 천벌이 내릴 것이다’는 내용의 협박 편지와 함께 식칼이 배달됐다. 하 의원 사무실에는 지난 10월에도 빨간색 글씨로 협박성 문구가 적힌 와이셔츠와 해골 가면이 배달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김정은 집권 2년] 체제안정 주력한 北 적극적 대외관계로 변화 시도하나

    [北 김정은 집권 2년] 체제안정 주력한 北 적극적 대외관계로 변화 시도하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로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17일로 권력 승계 2년을 맞는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직후 권력을 승계한 그가 지난 2년 동안 집권 공고화와 체제 정비에 주력했다면 부친 사망 3년상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대외관계에도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제1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 지위를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부친 사망 13일 만(2011년 12월 30일)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며 군권을 장악한 그는 당 제1비서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직을 차례로 접수했고, 지난해 7월 공화국 원수직을 승계했다. 선대 권력자인 김일성·김정일이 구축한 유일 지배 체제의 3대 세습자가 된 것이다.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이 포진했던 당·정·군도 대거 세대교체되면서 ‘김정은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집권 2년 동안 두 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실시, 핵·경제 병진 노선 채택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강경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이 현상 유지→한반도 긴장 고조→소강 국면→긴장 재고조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는 점에서 현재의 유화 국면이 내년부터 도발 국면으로 서서히 바뀔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3차 핵실험 이후 파열음을 냈던 북·중관계는 김 제1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을 시점으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 전략이 남북한 모두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진 만큼 시 주석의 한국 답방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미·일 양국의 포위 전략에 위협을 느끼는 중국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동북아 갈등구조가 심화될수록 북한의 몸값이 높아질 것이란 의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일 “북한이 내년 상반기 내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란핵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다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공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미·중 간 묵시적 합의는 지속되겠지만 미·중 양국의 전략적 불신이 커질수록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태국 반정부 시위대 한때 육군본부 점거… 비상사태 검토

    태국 반정부 시위대 한때 육군본부 점거… 비상사태 검토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잉락 친나왓 총리는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가 최근 제안한 국민회의 구성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시위대가 불법 점거 등 혼란을 가중시킬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는 29일 정부 청사에 이어 육군본부까지 점거했다. 이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잉락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자신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된 뒤 “정부는 모든 단체의 요구를 경청하겠다”며 “그러나 국민회의는 현행 헌법 아래서 실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타웅수반 전 부총리가 선거를 통하지 않고 국민회의를 구성해 총리와 각료를 선택하자고 제안한 것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28일 잉락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잉락 총리 퇴진과 이른바 탁신 체제 근절 때까지 반정부 투쟁을 지속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위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추가 사임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텝 전 부총리 등 민주당 의원 8명은 시위를 주도하면서 민주당이 해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태국에서는 의원들이 치안 불안을 야기하는 행동을 하면 관련 법에 따라 소속 정당이 해산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29일 시위대 1000여명이 지난 25일 재무부 등 정부 청사 점거에 이어 방콕의 육군본부 마당을 점거했으며, 점거 약 2시간 만에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시위대는 군이 시위대 편에 서서 잉락 총리의 퇴진 운동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다른 시위대는 이날 오후 방콕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인 뒤 주태국 미국대사관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잉락 총리가 친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사면하기 위해 포괄적 사면법안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탁신 전 총리는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뒤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해외로 망명한 상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정체불명의 숫자 수수께끼를 풀어라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6시 10분) 모든 비밀은 숫자로 예고된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숫자들. 그들 앞에 놓인 수수께끼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간다. 하지만 이미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도심 속에서 헤매는 처절한 몸부림과 전투, 그리고 예기치 못한 새로운 사랑과 대반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그릇 공양에서 나를 찾다(KBS1 토요일 오후 3시) 강원도 오대산의 천년 고찰 월정사. 저마다 사연을 안고 남녀 쉰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이들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서 한 달간 행자의 삶을 자처한다. ■추적 60분(KBS2 토요일 밤 10시 25분) ‘방사능 공포의 진실 1편 현지르포, 도쿄에서 홋카이도까지’를 방송한다. 취재진은 도쿄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500여 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 현장을 목격한다.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팻말과 구호로 가득한 현장은 그야말로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 후쿠시마 인근 폐허를 심층 취재했다. ■희망풍경(EBS 토요일 오전 6시 30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 뮤지션 이기현씨는 시각장애 1급을 가진 장애인이다. 소리에만 의존해 작업하는 기현씨. 이미 음악계에선 뛰어난 실력가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그의 열렬한 팬인 어머니 이서실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아들의 재능을 물질적으로 지원해주지 못 한게 늘 미안하다. ■특집 창업 서바이벌-탄생, 창업의 신(OBS 토요일 밤 8시 15분) 본선에 진출한 예비 창업자들의 경영능력과 위기관리 능력 테스트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선정된다. 분야별 스타 출신 창업자 10명이 특별 출연해 성공적인 창업비법과 노하우를 설명한다. ■한국 한국인(KBS1 일요일 오전 7시 10분) 김민환 교수는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언론의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의 대표 언론학자다. 본인 스스로 ‘언론학에 갇혀 산 사람’이라 말할 정도로 그는 외길 인생을 달려왔다. 정년퇴직 이후 완도군 보길도에서 소설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김민환 교수의 특별한 여정을 따라가 본다. ■황금무지개(MBC 일요일 밤 9시 55분) 영혜는 점점 조여오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아이들에게 금괴의 행방에 대해 묻는다. 백원은 갑작스러운 영혜의 행동에 의심을 품던 중 그녀가 금괴밀수 사건에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경악한다. 한편 재판을 받게 된 한주는 모든 죄를 순순히 인정한다.
  • [사설] ‘국회 해산할 상황’이라는 전직 총리의 쓴소리

    국회는 어제 본회의를 열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159명이 무기명 투표에 참여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표결에 불참했지만 물리적인 제지는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즉각 “비신사적 날치기, 유신회귀형 국회”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장 임명안 처리까지 여당 단독으로 강행되면서 경색 정국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와 관련해 표결 무효를 주장하며 오늘부터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감사원장 임명을 강행하면 직무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문형표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등을 문제 삼아 임명동의안 처리에 별문제가 없는 감사원장 인준안을 연계한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그렇다 해도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관의 수장인 감사원장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여야가 합의해 함께 처리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여야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갈등과 대립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등으로 이어 오면서 이제는 감사원장 등 인사 문제까지 어깃장을 부리며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당 또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놓고 야당을 옥죄며 불필요한 종북 논쟁을 야기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분명한 것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중대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제라도 실체적 진실에 근거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마땅하다. 김황식 전 총리가 어제 새누리당 의원들이 초청한 강연회에서 “국회 해산제도가 있었으면 국회를 해산시키고 다시 국민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도 극한 대치 상황에 빠져 있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고 본다. 과거 총리 시절 절제 있는 언행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은 김 전 총리가 ‘국회 해산’까지 들고 나온 이유를 정치권은 깊이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지금은 대외적으로 국가 안보를 걱정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다. 중국이 최근 이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키면서 미·일의 반발로 동북아 정세는 격랑의 파도 속으로 떠밀려 가고 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논란으로 한·미 동맹도 약화될 처지에 놓여 있다. 안팎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한 덩어리로 움직여도 모자랄 판이다. 정쟁 중단이라도 선언하라.
  • 잉락 총리 불신임안 부결… 태국 정국 ‘격랑’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퇴진 압력에 처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28일 여당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됐다. 잉락 총리는 거리 행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반정부 시위대는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맞섰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태국 의회는 전날 야당이 제출한 잉락 총리 불신임안에 대한 표결을 반대 297표, 찬성 134표로 부결시켰다. 전체 492석 중 집권당이 299석을 차지해 이번 불신임안은 일찌감치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표결 직후 잉락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계속된 시위는 국내 경제를 망친다”면서 시위대에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잉락 총리의 요청에도 시위는 계속됐다. 전날 잉락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전국 24개 주의 정부 청사를 점거한 데 이어 이날엔 시위대가 국방부와 교육부, 경찰청 청사 등을 향해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위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정권이 바뀔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잉락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뒤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해외로 망명한 친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사면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면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반(反)탁신파는 비리로 퇴진한 탁신이 여동생을 통해 국내 정치를 조종하면서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고, 탁신 지지자는 선거로 뽑은 합법적인 총리를 시위대가 힘으로 밀어내려 해 오히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한달째 계속되면서 태국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태국의 신용등급을 내릴 정도는 아니지만 만성적인 정치 불안이 국가 신인도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보·혁 낡은 패러다임으론 답 못찾아… 21세기 새로운 국가운영 시스템 필요”

    “보·혁 낡은 패러다임으론 답 못찾아… 21세기 새로운 국가운영 시스템 필요”

    안희정 충남지사는 27일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 중인 정쟁을 비판했다. 안 지사는 홍성군 내포신도시 충남도청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역사적 전환을 이뤘어야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도 현재까지 이루지 못하고 20세기 잔영을 가지고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낡은 패러다임을 가지고 보수·진보로 나눠 싸우면 정치가 현실 문제에 답을 줄 수 없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도 여의도 정치가 싸우기만 하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진보 진영 모두를 비판했다. 보수의 최근 ‘종북 좌파’ 공세는 실질적인 국민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동시에 진보진영의 세계화 반대 투쟁 등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투쟁은 될 수 있지만 개방을 안 하고 우리나라 혼자만 살 수는 없어 보다 진일보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 성장 방법이나 경제성장 전략 등을 제시하며 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20세기의 낡은 이념주의와 지역주의를 가지고 투표해 달라고 하니 정치가 답이 안 나오는 것”이라면서 21세기에 걸맞은 국가운영 체제로 ‘더 좋은 민주주의’를 꼽았다. 안 지사는 최근 저서에서 다수결의 원칙과 함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의회정치 등을 존중하면서 내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은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안희정식 정치’의 목표인 셈이다. 그는 또한 “새 정치를 위해서는 국민들도 변화해야 하며, 정치에 대한 혐오에 기반해서 새 정치를 요구해서도 안 된다”면서 “옛집을 버리고 새집을 짓는다고 갑자기 우주인이 사는 집을 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홍성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동작 ‘식당 잔반 재사용 위생 불량’ 그만

    동작구가 음식점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좋은 식단 실천을 통한 음식문화 수준을 높이고자 주방 위생 정보화 시스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음식점 주방에 주방 공개용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설치해 계산대나 홀 등에 따로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손님이 음식 조리 과정은 물론 음식물 재사용 여부, 원산지 표시, 오늘의 식중독 지수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음식점 밀타임, 사리원유승배만두, 미소향 샤브샤브 등 3개 업체가 주방 공개용 CCTV를 자발적으로 설치하고 주방 위생 정보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최근 구청이 이들 음식점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구는 주방 공개용 CCTV를 들여놓은 음식점에 한해 위생 출입검사를 1년 면제해 주고 칼, 도마 같은 위생용품 등을 지원한다. 구는 앞으로 식품업소 3000여곳에 주방 위생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이끌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업소들로선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어 주방을 공개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면서 “CCTV 효과를 널리 홍보해 설치를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깔깔깔]

    ●운전의 초·중·고급 3 ▶신호대기 초급: 오직 신호등만 본다. 중급: 신호대기 시간이 점점 지루해진다. 고급: ‘엥? 유리창에 뭐가 묻었네? 밖에 나가 닦아야지’ 하며 신호대기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한다. ▶앞쪽에서 헤드라이트를 깜빡이며 달려오는 차를 봤을 때. 초급: 저 차 왜 그러지? 중급: 아항! 앞에 경찰이 있거나 사고가 난 거구나. 고급: 아항! 앞에 경찰이 있군. 왜 경찰이 안 나오지? 그냥 달려볼까. ▶도로표지판 초급: 표지판만 보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급: 표지판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고급: 내가 만들어도 저것보단 낫겠다.
  • 美 국민 절반 “오바마, 신뢰 못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정책의 난맥상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NN방송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성인 상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오바마 대통령은 정직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한 이후 실시된 조사를 종합할 때 가장 많은 미국 국민들이 ‘불신’을 피력한 결과로 분석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응답도 40%에 그쳤다. 지난 6월 같은 조사보다 무려 12% 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특히 56%는 오바마 대통령이 존경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해 최근 미국 국민들의 오바마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를 실감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갤럽 등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취임 후 최악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재선 임기 첫해부터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치, 부활을 꿈꾸다] 가족 건강 챙기고…김치문화 알리고…김장 담는 가정 늘어난다

    [김치, 부활을 꿈꾸다] 가족 건강 챙기고…김치문화 알리고…김장 담는 가정 늘어난다

    “앞으로는 김장 김치를 직접 담가 먹어야겠어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사는 주부 김미정(37)씨는 지난 23일 종로구 인사동 종가집 김치월드에서 열린 김장김치 만들기 체험에 일곱 살 아들과 참가했다. 아이가 김치를 잘 안 먹어서 입맛을 바꿔 주려고 나왔다는 김씨는 옆에서 김치 맛을 익히고 있는 아이를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김씨는 “그간 어머니께 김치를 받아서 먹었는데 이제는 매년 직접 담가 봐야겠다”면서 “우리 애가 이렇게 즐거워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원하는 이 행사에는 엄마와 아이 총 8쌍이 참가했다. 강사인 정진숙(35) 매니저는 “김치 담그기를 배우려는 참가자가 반마다 지난해 평균 5명에서 30명으로 늘었다”면서 “특히 중국·일본 등 외국인들의 김장 배우기 열풍이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먹을 김치는 내 손으로 직접 담그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김치’가 부활하고 있다. 손김치 붐에 직접적인 불을 댕긴 건 배추와 건고추, 무 등 올해 김장 재료의 가격 하락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중국산 등 수입 김치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 다양한 체험행사와 반제품 김치상품 등 업계의 노력,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유력 등 분위기가 한껏 조성돼 있었다. aT가 지원하는 김치 교육 참가자는 올 들어 10월까지 79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8명)보다 53%나 증가했다. 일부 교육기관은 참가자가 몰리면서 지원 예산이 바닥나 10월 이전에 교육을 마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치를 담그겠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59.3%에 달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은 2007년 44.7%, 2010년 54.5% 등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김장 비용의 하락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11월 기준으로 4인 가족이 김장을 담그려면 19만 5214원(배추 20포기 기준)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24만 4431원)보다 20.1% 하락했다. 김장 담그는 비용은 통상 10월이나 12월보다 11월이 더 저렴하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11월 김장비용의 평균은 20만 6246원이었다. 10월은 22만 5114원, 12월은 21만 267원이었다. 시판되는 수입 김치에 대한 불안감도 손김치 부활의 이유 중 하나다. 김장 체험 행사에 참가한 주부 안진희(39·인천 서구 불로동)씨는 “중국산도 많고 해서 사 먹는 김치는 잘 믿지 못하겠다”면서 “우리 가족을 위한 건강 김치를 직접 담가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배추김치, 고춧가루 등 양념류 원산지 위반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단속에서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한 90곳을 형사입건하고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은 40곳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는 김치의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대학, 기업, 복지관, 공공기관 등의 김치 나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양념소와 절임 배추의 공급으로 김장 담그기가 간편해진 것도 이유다. 김장 초보자들이 집에서 맛있는 건강 김치를 담그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우선 배추를 절일 때 반드시 한 번 이상 뒤집어서 소금물이 골고루 퍼져 절여지도록 해야 한다. 김치에 신맛을 나게 하는 미생물은 절인 배추 상태일 때도 성장한다. 따뜻한 집안보다는 베란다나 야외에서 배추를 절이는 게 좋다. 또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과일을 많이 넣으면 당분이 미생물의 영양 성분으로 작용해 김치가 빨리 익고 신맛이 빠르게 늘어난다. 특히 배 같은 과일을 갈아 넣으면 과일 속 펙티나아제로 인해 김치가 쉽게 물러지니 주의해야 한다. 김치에 공기 접촉이 많아져도 물러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배추김치의 겉잎을 둘러 내부로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고 차곡차곡 눌러 담아야 한다.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맛보려면 섭씨 5도 전후에서 온도 변화 없이 익히고 저장하는 게 좋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케리 “北 전철 안 밟을 것” vs 공화 “北상황 따라갈 것”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해 ‘북한 꼴’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합의에 대해 실패로 귀결된 북핵 협상과 비교하면서 반발하고 있고, 미 의회 내에서도 결국 이란이 북한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한 반응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제재를 피하려고 핵 야욕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가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지속한 북한과 이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고 핵 시설에 대해 매일 사찰을 받기로 했으며 사찰이 진행되는 동안 (우라늄 농축) 활동도 제약을 받는다”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반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실험을 해 왔으며 비핵화 정책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케리 장관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 표현이 주목된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 국무장관이 “북한은 핵무기 보유”라는 표현을 쓴 셈이어서 다소 경솔한 언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케리 장관은 이란을 아직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라며 여지를 두긴 했다. “우리는 환상을 갖지 않는다. 말이 아니라 입증 가능한 행동을 토대로 판단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유지한다는 기본 틀도 그대로다. 앞으로 몇 달간 이란의 의도를 시험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할 기회도 있다”고 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란이 북한 상황을 답습할 공산이 크다면서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밥 코커 상원의원은 “북한에서 일어난 일을 목격하지 않았나. 북한은 이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똑같은 일이 이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일단 이란의 약속 이행 태도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기본적으로 아직 신뢰하긴 이르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이란 핵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에 대비한 새 제재안 처리를 강행할지 여부를 다음 달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거나 이란이 임시 합의를 이행하지 않거나 합의 사항을 위반할 것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국론분열 야기하면 용납 않겠다”

    朴대통령 “국론분열 야기하면 용납 않겠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5일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3주년(23일)에 즈음해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현 정권과 대한민국의 정체성 및 정통성을 흔드는 어떠한 시도에도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정부가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안보부터 튼튼히 하는 것”이라며 “안보는 첨단 무기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애국심과 단결”이라고 지적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박 신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오전 긴급 간부회의에서 박 신부의 발언을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뒤 “이는 반인륜적인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피를 흘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킨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면서 “박 신부의 발언은 사제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신부는 지난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날 박 대통령과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을 덮고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사건에는 침묵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격렬하게 반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 불안과 불신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시론] 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시론] 남북관계 정상화가 시급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되었지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아직까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대화·교류협력의 부재로 상호 불신과 갈등만 심화돼 가고 있다. 남북 상호 비난 수위가 갈수록 가열될 뿐 중단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및 금강산 관광 회담이 무산된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소될 징후가 없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도 쉽지 않은 듯하다. 북한은 ‘핵·경제건설’ 병진노선에 따라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협력의 가속화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따른 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우리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미국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지 못한 채 군사동맹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반도 정세와 연동하여 동북아 안보 구도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동북아 안보 논의가 북한 문제 중심에서 미국을 배후에 둔 일본과 중국의 마찰·대립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진한다. 미국의 동북아 질서 재편에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면서 동북아에서 패권을 지속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묵인하는 것과 깊은 연관을 갖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이 배제되고 소외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따른 군사력 강화 등으로 인한 동북아 안보구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 및 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대화와 교류 협력이 강화되면 미·일이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축소될 것이다. 미·일의 군사적 동맹 강화의 필요성도 감소될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격화시키고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다. 이는 동북아 주변국들의 군사력 강화와 함께 대립·충돌만 증폭시킬 뿐이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대결과 협력이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지속·유지되어 왔다. 남북관계 정체 상태가 장기화하면 대결·대립이 심화되고 긴장이 고조된다. 또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진다. 이는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권을 상실시킬 우려도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상황 변화에 협력하기보다 개입 가능성을 더욱 키우게 될 것이다. 한반도 상황의 평화적 관리를 위하여 대화 및 협력의 공간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마련하여 미·중 등 주변국들이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변화 속에서 안보와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우선이다. 동북아 정세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롭고 발전적인 남북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가 더 이상 정체 상태가 지속되지 않도록 대북 조치와 관리가 시급하다. 원칙과 유연성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접근을 통한 변화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남북관계의 오랜 정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의 동력과 진정성을 상실시킬 수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추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시간도 걸릴 것이다. 원칙만 있고 유연성이 없다면 그 어려움은 배가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위기상황에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인내심을 갖고 가동돼야 한다”며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기대해 본다. ‘신뢰프로세스’의 길을 열기 위한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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