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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에 ‘스킨십’ 허락한 동물원…비법은 진정제?

    사자에 ‘스킨십’ 허락한 동물원…비법은 진정제?

    ‘동물의 왕’ 사자를 내 강아지처럼 끌어안고 쓰다듬을 수 있는 동물원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한 동물원은 이색 포토라인을 선보인 이후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사자 우리 안에서 사자를 끌어안거나 올라탈 수 있으며, 이런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이벤트 때문입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 동물원에서는 약 4만 3000원만 내면 관광객들에게 사자우리를 ‘허락’합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마치 집에 있는 애완견을 끌어안듯 맹수와 다정한 포즈를 취하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관람객들이 쓰다듬고 껴안고 기대는 등 과도한 스킨십에도 사자는 어지간해서 움직이질 않습니다. 동물원 측은 자신들만의 ‘비법’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한 관계자는 “우리 동물원의 사자는 집에 있는 애완견보다 더 안전하다. 우리가 이 사자에게 ‘온순 테크닉’을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온화한 성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별한 훈련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이 ‘온순 테크닉’을 가르치는 유일한 동물원”이라고 큰소리까지 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사자를 보고 온 동물보호단체와 일부 관람객 측의 입장은 다소 다릅니다. 사자는 말 그대로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었고 의식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에도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약에 취한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 미국 관람객은 여행전문사이트에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사자는 약에 취했거나 혹은 진정제를 맞은 것처럼 보였다”고 올렸는데, 문제는 이러한 증언이 한두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일부 관람객은 “특히 사자는 분명 약에 취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다른 일부 동물들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추측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인 역시 “해당 동물원은 비인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동물원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사자나 호랑이의 등을 탈 수 있지만, 이 동물들은 분명 진정제를 맞은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SNS에는 이 동물원의 잔혹함을 알리는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동물원을 두고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나쁜 동물원”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 동물원 덕에 학창시절 동물과 좋은 추억을 얻었다”, “그곳 동물들은 애완견처럼 훈련을 잘 받고 잘 보호받은 것 뿐이다” 등 옹호의견도 없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해당 비난을 접한 뒤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고, 동물원 측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그것도 동물 중 가장 사납다는 사자와 호랑이가 도대체 어떤 훈련을 받았기에 집에서 기르는 개만큼 온순해질 수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한 불신 섞인 의문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시장님, 지사님 위에 만사秘통, 만사不통

    [단독] [커버스토리] 시장님, 지사님 위에 만사秘통, 만사不통

    충남 천안시에는 직제에도 없는 ‘천안시 정무부시장’이 있다고 한다. 시 공무원들은 구본영 시장과 가까운 모 시의원에게 이런 별칭을 붙여 비아냥대고 있다. 이 시의원은 구 시장과 자유선진당 때부터 정치 행보를 같이했다. 이 외에도 천안시 안팎에는 실세들이 많다. 구 시장이 장기간 야인 시절을 보낼 때 정치적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과 선거 전후 구 시장 주변에서 자문 역할을 했던 교수단, 인수위원, 선거 공신, 지역 정치인 등이다. 구 시장 취임 이후 실세들이 판을 치자 천안시 공무원 노조가 시 공무원 8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벌였다. 그 결과 4분의1이 넘는 직원이 실세들의 고압적이고 안하무인식 태도와 무리한 정보 공개 요구 등이 줄을 잇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직원은 실세들의 ‘이권 개입’이나 ‘인사 청탁’마저 의심하고 걱정했다. 일부는 “천안에 정무부시장님(?)이 있다고 하는데, 제발 자중해 주세요”라고 조롱 섞인 글을 설문에 쓰기도 했다. 실세들의 횡포와 구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무자들이 공들여 추진한 ‘프로젝트’를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고, 계획에도 없던 특정 사업을 만들어 내도록 해당 부서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으면 은밀히 ‘시장님 뜻’이라고 압력을 넣어 시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또 눈에 거슬리는 시 산하기관이나 보조단체 인사를 찍어내기 위해 갖은 음해설을 퍼트린다는 얘기도 나돈다. 천안시의 한 공무원은 “실세라는 이들이 ‘완장’을 찬 듯 시정을 쥐락펴락해 민선 6기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개월간 고민해 만든 사업이 외부인에 의해 순식간에 제지당하는데 일할 마음이 나겠느냐”고 되물었다. 제주도는 비선 라인 개입 논란으로 지난 7월 취임 이후 원 지사가 잇따라 인사에 실패했다. 이지훈 전 제주시장은 불법 건축 특혜 시비로 취임 1개월여 만에 낙마했고,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는 음주 사고 논란으로 취임도 못 해보고 자진 사퇴했다. 최근에는 김국주 감사위원장 후보가 제주도의회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물러났다. 도의 한 공무원은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내내 정치를 해 온 원 지사가 30년 만에 돌아와 고향 제주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지역 사정에 이리 어둡다 보니 특정 비선 라인에 의존해 인사 참사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송모 교수에 대해 원 지사는 “어떤 특정인에게 쏠려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의견을 구하고 토론하는 많은 분 중 한명인 것은 사실”이라고 자문그룹의 일원일 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원 지사 부친이 다니는 교회에도 공무원들이 몰린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측근은 물론 혈육까지 실세처럼 등장하는 웃지 못할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로 홍낙표 전 전북 무주군수의 부인 이모(60)씨는 군수 부인이란 지위를 이용해 비서실장 등을 통해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지난 10월 말 법정구속됐다. 대구시는 ‘대구판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소문으로 뒤숭숭하다. 3인방은 권영진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공직으로 옮긴 강모 정책보좌관 등 3명을 가리킨다. 이들은 그동안 대구시 정책보좌관들이 보좌관 역할에 그쳤던 것과 달리 각종 부서의 정책 결정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시장에게 보고되는 병목을 지키고 있으며 부시장에게 보고해 결재된 것까지 되돌려 보낸다는 말이 돌았다. 이 때문에 권 시장에게 보고되지도 않는 정책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9월 권 시장의 첫 인사에도 깊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권 시장은 “이들의 개입설은 어불성설이다. 지난번 인사 때도 내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배국환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7월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직후 정무부시장 내정설이 나돌았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설’이 사실로 바뀌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그는 유 시장 인수업무를 맡은 희망인천준비단 참여 인사다. 배 부시장은 지난 7월 30일 시청 직원 집인 남동구로 주소지를 옮겨 이미 내정돼 있었음을 방증했다. 배 부시장은 이 문제로 지난 5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경제부시장 역할로 제한됐지만 전 부서까지 장악하면서 단숨에 실세로서의 정체를 드러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는 서울시 실세까지는 몰라도 ‘낙하산인사’ 의혹을 샀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출신으로 경력이 전무한데도 시 출연기관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개방형 공개 기관인 서울대공원의 안영노 원장도 동물원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인디밴드 ‘허벅지’의 보컬 출신이다. 청주시 정책보좌관 고모씨에 대한 소문도 파다하다. 시 인사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통합 청주시 출범 이후 단행된 첫 시청 인사에서도 이 같은 말들이 떠돌았다. 강원도에서는 인사 때마다 도지사를 움직이는 실세가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때 캠프에서 일했던 언론사 출신 모씨가 비서실 간부와 함께 실·국장급 인사에 관여한다는 소문이 퍼져 공무원들 사이에 줄 대기를 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선거 때 자신을 도운 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유재신 전 광주시의원을, 사무처장에 전 광주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 P씨를 최근 임명했다. 그러나 임기가 2년 남아 있는 현 박모 사무처장에 대한 면직 처분도 하지 않고 P씨를 임명해 P씨가 ‘숨은 실세’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윤 시장은 앞서 문화재단, 환경관리공단, 도시철도공사 등에도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측근 인사를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제주도의 한 공무원은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들까지 ‘만사송통’이라고 쑤군대면서 개선을 바라는데 원 지사는 모르쇠”라며 혀를 찼다. 청주시의 한 사무관은 “정책을 챙겨야 할 정책보좌관실이 인사에 관여하는 것 같아 직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면서 “일부 직원은 정책보좌관을 통해 시장에게 줄을 대려다 실패하자 정책보좌관을 욕하고 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공직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천안시의회는 구 시장이 정책보좌관 자리를 만들기 위해 조례안을 개정하려 하자 ‘측근은 안 된다’는 조건을 다는 등 단체장이 오히려 측근 영입에 앞장서 빈축을 사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최근 측근들에 대한 잡음이 잇따르자 대대적인 특보라인 손질에 나섰다. 이모 특보가 지방선거 이틀 전 5000만원의 후원금을 500만원씩 쪼개 낸 벤처기업을 확인 없이 도와 양해각서를 체결케 해 구설수에 오른 뒤의 일이다. 남 지사는 이 특보를 경질했고 다른 특보 3명이 낸 사표도 수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모 비서관은 도와 도교육청 등 3개 기관의 상생협약과 관련해 검토 소홀과 보고 누락 책임으로 사표를 내고, 경모 특보단장은 정무직 참모진의 좌장 역할을 못 했다는 이유로 연대책임을 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선거캠프 출신 특보와 비서관을 경질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지사 스스로 조직 내부의 경고 메시지에 귀 기울이며 깨끗하고 투명한 조직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서울&평양 리포트] ‘포스트 장성택’ 없어… 외화벌이 틀어쥔 軍

    김정은 체제 초기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 처형은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북한이 나열한 그의 죄목 중 ‘불경죄’는 곧 ‘역린’(逆鱗)을 의미한다. 최고 존엄의 권위에 도전한 장성택의 행위는 용납받지 못했다. 장성택이 처형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인 12일 김정은 정권의 권력은 일시적이나마 공고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북한 내에서 불고 있는 ‘장성택 그림자 지우기’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인적개편을 보면 알 수 있다. 정보 당국은 지난해 말에 북한 당국이 장성택 연관자들을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보고 있다. 한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장성택 관련자들을 광범위하게 솎아낸 것이 아니라 내부동요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장성택 처형 후 석탄·금속 관련 인사 교체 실제 장성택 측근들로 알려진 당 행정부 부부장들인 리용화, 장수길이 처형됐고 또 친·인척인 전용진 전 쿠바대사와 장용철 전 말레이시아 대사를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이 관여했던 주요 외화벌이 사업인 석탄·금속 관련 인사들도 내각에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약 55%에 가까운 대의원이 바뀌면서 ‘장성택 잔재 숙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택 세력의 몰락과 대조적으로 김정은 시대의 신진 세력이 부상했다. 대표적으로 한광상 재정경리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변인선 제1부총참모장, 리병철 전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시대의 권력 강화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적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장성택 사건을 ‘현대판 종파집단에 대한 숙청’으로 규정하며 권력 안정화를 추진했다”고 진단했다. ●장성택 주도 북한 이권 사업의 향배는? 지난해 12월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와 관련한) 비리 보고가 김정은에게 올라가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라며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시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가 장성택 재판 판결문에서 “부서와 산하 단위의 기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면서 나라의 전반 사업을 걷어쥐고 중앙기관에 깊숙이 손을 뻗치려고 책동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0년 국방위원회 산하에서 당 행정부로 이관된 54부는 북한 내 외화벌이에서 알짜 사업인 석탄 수출을 독점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당과 군부에서 이 이권사업을 양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당과 군이 54부를 분산해서 장성택 이권을 나누어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에 있는 무역회사의 명칭이나 사장이 계속 바뀌고 외화벌이 기관이 당에서 군으로, 군에서 당으로 이관된 것이 확인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내 주요 외화벌이 사업 중 하나인 수산·양식사업권도 당 기구 산하에서 군 관련 기관으로 이동한 정황이 나타났다. ●평양 10만호 사업 등 주요 사업 대부분 좌초 장성택이 주도하던 사업들도 전면 개편 또는 중단됐다. 장성택이 주도하던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도 김정은의 ‘전시성’ 사업으로 대체됐다. 이 사업은 작년까지 2만호 건설에 그쳤고 자금 부족으로 중단됐다. 김정은은 이 사업 대신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평양 육아원 애육원 ▲김책공대 교육자 살림집 건설 등 ‘선심성’ 사업에 치중했다. 장성택이 실권을 쥐고 있을 당시 추진했던 각종 경제 프로젝트는 명칭이 바뀌었다. 김정은은 올 2월 6개 신규 경제개발구를 발표하면서 신의주 경제지대의 명칭을 특수경제지대에서 국제경제지대로 변경했다. 지난 8월에는 장성택과 관련된 공장인 대동강 타일공장을 천리마로 바꾸고, 승리윤활유공장을 천지로 개칭하는 등 장성택 지우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포스트 장성택’은 없었다”면서 “장성택이었으면 가능했을 사업이 좌초되는 단면에는 북한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김정은은 경제 살리기보다 ▲미림승마장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개인의 치적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집권 이후 정부의 재정건전성 확보 조치나 공장 경쟁력 제고 방안 등 경제 성장과 관련한 이렇다 할 정책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의 잔재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시성 사업은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북한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기여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나라의 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내세워 북·중간 경제교역을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북·중 교역의 파트너인 중국 입장에서는 졸지에 헐값에 북한 자원을 매집하는 ‘파렴치한’이 됐다. 장성택 처형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3일 홍콩 대공보는 사설에서 “역사적 시기마다 중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달랐지만 가장 큰 요구는 ‘북한의 안정’이었다”며 “장성택 사건은 중국에 있어 북한에 존재하는 불안정 요소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위험하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앞으로 중국의 국가 이익에 손실을 줄 주요인은 북한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공보의 예측도 북·중관계의 냉각기가 1년이 넘은 이 시점까지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북·중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불편한 관계로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실세로 통하던 장성택이 처형된 후 북·중 간 정치분야 교류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매년 북·중이 고위급 인사를 교류했는데 장성택 처형 이후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정일-후진타오 시절 1년에 45회 정도 이뤄지던 정치교류가 장성택 처형 이후 3분의1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중국 류젠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 방북에 이어 3월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중국 정부 인사의 북한 방문은 끊긴 상태다. 또 북한과 중국은 1년에 5~6차례 군사교류를 했지만 올해 군사 교류는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중이 추진해 오던 경협 프로젝트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이 주도하던 나선·황금평 특구 개발사업은 답보상태”라고 밝혀 변화된 북·중관계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북한 내 엘리트들 보신주의 팽배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에서 엘리트들의 체제수호 의지에 동기를 부여하는 이른바 ‘운명공동체’ 의식은 김정은 3대 세습체제로 넘어오면서 크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무자비한 공포통치가 지속되면서 간부층 내부에서 신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권력층의 비리와 보신주의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김정은의 측근들조차 장성택 처형의 주된 죄목이 ‘김정은 권위훼손’이었다는 점을 의식해, 언행을 극도로 조심하면서 충성심 과시에 급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 간부층 내부에서 ‘복지부동ㆍ면종복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일부 내각 간부는 ‘경제파탄’을 지적하며 김정은이 10년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쉿!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카더라’ 강자의 도구·약자의 무기

    쉿!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카더라’ 강자의 도구·약자의 무기

    음모론의 시대/전상진 지음/문학과 지성사/246쪽/1만 3000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진실로 믿지 않고 사건의 배후가 무엇인지에 더 귀를 세우기 시작했다. 일상사뿐 아니라 선거 결과, 특정인의 구속이나 공인의 죽음, 테러, 경제 위기, 전쟁, 기후변화, 전염병 창궐, 화산 폭발, 대지진 뒤에도 무엇인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다. 사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그렇게 믿고 싶어 할 때도 있다. 어쨌든 음모론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사를 설명한다. 이렇게 세상에는 음모론이 차고 넘친다. 사회학자인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신간 ‘음모론의 시대’에서 “우리는 모두 편집증에 걸린 음모론자가 되었다”고 진단하고 “한 사회에서 음모론이 유행하고 음모론이란 딱지가 횡행한다는 것은 그 사회가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 주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의혹과 정당한 비판을 탄압했기에 의심과 비판은 더 공고해지고 확산된다. 음모론은 이런 과정의 불가피한 결과물이다. 묵살과 낙인과 탄압은 의혹과 불신과 음모론을 더욱 키운다. 이런 곳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요컨대 음모론의 유행과 음모론 낙인의 유행은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서술하고 해석하고 설명하는 사회학자의 본령에 충실하되 음모론에 대한 객관적 관찰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전 교수는 책에서 음모론을 이론적으로 정의하고 성격을 분류하며 음모론이 등장하고 대중에게 확산되는 이유를 따진다. 더불어 음모론의 사회적 가치를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 음모론은 왜 등장하고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수용될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 저자가 차용한 이론적 도구는 막스 베버의 ‘신정론’(神正論)이다. 신정론은 고통이나 악, 죽음과 같은 현상을 신의 존재에 기대어 정당화하려는 믿음 체계를 뜻한다. 베버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많은 프롤레타리아트가 무신론으로 입장을 바꾼 이유를 교회가 사회적 불평등을 비롯한 현실적 고통에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현세 내에서의 혁명적 보상’을 약속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를 이른바 ‘세속적 신정론’으로 받아들였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베버의 논의를 음모론으로 확장한다. 종교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사람들의 고통을 설명하지 못하게 된 이 시대에 그 빈자리를 음모론이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사람들은 세상의 온갖 부조리와 고통 이면에 내가 아닌 누군가의 책임이 있다는 명확한 그림을 그림으로써 위안받는다. 무한정 커지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메워 주는 음모론은 인지부조화를 줄이고 고통의 무게를 덜어 주는 문화적 쓸모를 지니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음모론은 불확실하고 불명확하고 복잡해서 우리의 이성과 인식능력을 벗어난 세상을 명료하게 설명해 준다. 많은 사람이 음모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음모론이 강자의 지배를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권력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약자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미국의 국가기관이 전 세계 정보의 흐름을 감시하고 심지어 세계 정상들의 휴대전화까지 도청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 최초의 의구심은 음모론의 형태로 떠돌지만 훗날 사실로 밝혀졌다. 비난 문화의 확산과 조직화된 무책임성은 음모론을 부추긴다.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는 전략적 장치 중 으뜸이 바로 음모론이라는 얘기다. 2차대전 직후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광풍, 한국에서 틈만 나면 등장하는 ‘종북’, ‘빨갱이’ 낙인찍기는 음모론이 강자의 도구이기도 함을 증명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음모론을 주된 정치 전략으로 채택함으로써 정치집단은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 그런 권력은 거리낌 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즉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가 범죄를 자행한다”고 우려했다. 저자는 음모론이 지금 시대의 비판 이론으로 취급받는 이유로 ‘빠르게 비어 가는 공적 공간’을 든다. 기득권자들은 면책특권을 활용해 책임을 회피하려 들고 권력집단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가 일어나지만 이를 비판하고 검증할 공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모론은 망가진 공적 영역을 대신한다. 왜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는지, 서민의 고통은 왜 커지는지 등 공적 영역이 답변은커녕 질문조차 하지 않는 이야기를 음모론이 대신한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다만 불신하지 않으면서 의문을 제기할 때 공공 영역은 생산적인 긴장과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음모론의 몫은 ‘질문’에서 멈춰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저자는 “음모론이 질문으로 남을 때 비판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답변이고자 과욕을 부리면 그것은 더 이상 비판이 아니게 된다”고 말한다. 비판이 아닌 음모론은 망상, 도그마, 독백하는 신념 체계, 기회주의자의 알리바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저자의 엄중한 경고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100년 만의 격변기, 한국 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100년 만의 격변기, 한국 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최근 일본 교토와 고베·시가현·고치현 등 간사이 지역 대도시와 소도시, 농촌 지역을 돌아보면서 자민당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아베노믹스’ 현주소를 살펴봤다. 많은 지역을 두루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일본 경제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고 있었다. 대도시 고베는 단골집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흥청거렸다. 반면 소도시 지역은 냉랭해 보였다. 이동 활성화를 위해 주말에 통행료를 30% 할인해 주는 고속도로는 이틀간 교토에서 기후·시가현, 교토에서 시고쿠 고치현까지 열몇 시간 달려도 한산했다. 업종별 명암도 엇갈렸다. 20년 장기불황기 혁신을 단행한 편의점들은 연매출 90조원대로 유통업 왕자로 등극했다. 저출산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사회구조 변화에 잘 대처해 가능했다. 반면 슈퍼·백화점 등은 혁신책을 못찾아 고전 중이라고 한다. 아베노믹스는 수치로도 기로에 섰다. 엔저로 주가는 오르고 수출형 기업은 휘파람을 불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중소기업·서민은 어려웠다.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10월 약 7조원 등 무역적자는 1979년 이후 최장인 28개월간 계속됐다. 오는 14일 아베노믹스 심판 중의원선거가 치러진다. 여론조사에서는 연립 여당이 3분의2 의석을 얻는 대승을 예상한다. 그런데 아베노믹스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여론이 60%대로 아베에 대한 불만도 꽤 높다. 민주당 등 야당들이 취약해 여당이 버티는 형편이다. 계기만 되면 국민들의 불만이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새해 아베가 국민 불만을 한국 때리기 등 외부 공격으로 돌릴 수 있다. 동시에 러시아·중국 등의 지도자들이 계속 민족주의를 강조할지도 관심사다. 미국이 에너지 자원 안보정책에 대해 대전환 중이라는 분석도 심상찮다.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다. 저유가로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진단도 있지만, 지금이 100년 전인 1914년 민족주의 경쟁으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전후 수습 과정에 대공황으로 이어졌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있다. 세밑 서점가에는 새해 정치·경제 전망 서적이 넘친다. 하지만 국내 및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시원한 답은 안 보인다. 한국 경제가 성장시대를 지나 성숙경제·저상장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 중이라는 진단이 눈에 띈다. 저성장 시대에 적응하라는 권고가 많다. 새해에는 유효수요 창출에 애를 먹는 각국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100년 만의 경제 위기라는 긴 터널 속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있어 시민들은 편하지가 못하다. 국가적으로도 외교안보·경제 정책 좌표 설정이 쉽지 않다. 새해는 낙관과 비관이 교차할 힘겨운 한 해로 예상된다.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현 위기는 1997년 금융위기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심각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위기를 과장해서는 안 되지만, 국민과 정치권이 합심해 국가적 대응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이럴 때는 특히 정치가 중요하다. 격변기엔 국민적 역량을 모아 줄 정치인의 지도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불신의 정치를 회생시켜 위축된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국민들은 100년 만의 대격변기를 이끌어 줄 정치력의 재건을 갈망하는 분위기다. taein@seoul.co.kr
  • [이슈&논쟁] 공무원 정년연장

    [이슈&논쟁] 공무원 정년연장

    당정이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과 관련해 정년 연장 등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를 보고받은 뒤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회동에서도 김현숙 의원이 연금 개혁과 함께 정년 연장 방안을 언급했다. 새누리당은 현행 60세인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은 개혁안에 따른 연금 수급 시점인 65세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연동한 정년 연장은 아직 민간 기업에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도 맞물린 정년 연장 추진은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연금 개혁의 보상책으로 논의되는 것은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에게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贊]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 “연금개혁의 양보 대가 초월한 고령화 사회의 모델 고용주” 요즘 예산정국이 지나간 자리에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다. 정부, 여당, 공무원노조,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논의를 위해 협의체 구성을 주장하는 등 관련 쟁점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대의(大義) 자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인정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우리나라 모든 공적 연금이 지금은 ‘적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기금이 소진돼 정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부과 방식’이 예정돼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65세 이상 노인 1명을 근로 가능한 젊은 세대 6.7명이 부양했는데 2030년에는 2.5명, 2050년에는 1.4명이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노인 1명에 대한 부양 인원이 줄어드는 상황은 모든 공적 연금 체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필연적으로 초래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공무원연금 등의 특수직역 연금일 수밖에 없다. 연금 위기는 고령화 현상에 연계된 것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연금 개혁에 성공한 국가도 있고 실패한 국가도 있다. 연금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국가들은 정부의 일방향적인 추진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 간의 ‘사회적 대화’를 중시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많은 쟁점들이 공론의 장에 부쳐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이 연계돼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여당 대표와 인사혁신처장의 제안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의 성공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에서 연금 개혁과 함께 가장 많이 제시하는 것이 공무원의 정년 연장 제안이었다. 정년 연장안은 단순히 연금 개혁에 대한 양보의 대가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고령화 현상에 대한 ‘모델 고용주’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작정 정년 연장만 논의된다면 이는 국가 경제 및 재정적인 측면에서 재앙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 보수 곡선은 재직 기간이 늘어날수록 총보수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J’ 자형, 즉 ‘상후하박’(上厚下薄)형 보수 곡선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임금의 정점이 퇴직 직전에 오는 보수 곡선을 내버려 두고 정년 연장만을 추진한다면 공무원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 정년 연장 논의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임금피크제도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등과 같은 다양한 방안과 연계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하더라도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은 반드시 감안될 필요가 있다. 모든 공적 연금의 일차적 기능은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에 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역사적인 연원부터 일반적인 국민연금과는 구별되며 노후 소득 보장 기능 외에도 공무원이 국민에게 헌신한 것에 대한 사후 보상이라는 인사정책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많은 유럽 국가들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일시하지 않고 약간의 차이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돼 추진되는 공무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의 방식은 공무원연금의 인사정책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정년 연장 기간을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 임금피크의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는 향후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만들어질 협의기구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모든 연금개혁 과정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밀고 당기는 협상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차제에 공무원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외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된 수많은 쟁점들이 공론의 장에 부쳐지고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대해 본다. [反] 김한창 행정부공무원노조 정책연구소장 “연금 깎아 보상하는 꼼수이자 봉급도 깎는 조이모삼에 불과”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조이모삼(朝二暮三)이다. 지금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논의가 없었다면 충분히 생산적인 논쟁이고 찬성할 수 있다. 직위분류제적 요소를 가미해 60세 이상의 공무원들이 한평생 공직에 몸담으면서 얻은 노하우를 승진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인사정책의 새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논의되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에는 반대한다. 한마디로 연금을 깎으면서 그 보상책으로 준다는 정책이 결국 봉급도 깎겠다는 것 아닌가. 조삼모사(朝三暮四)를 넘어 ‘조이모삼’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년 연장을 연금 개혁의 반대급부로 도입하기에는 국민과의 형평성 면에서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인사혁신처가 재정 절감 방안을 후퇴시키지 않으면서 공직사회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공무원들이 인정해 주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마치 정년 연장이 큰 수혜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수혜가 되려면 일 안 하고 돈을 받아야 수혜이지 않겠는가. 임금 총액은 같고 일을 더 시킨다는데 수혜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공무원 사기 진작책 가운데 하나인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반대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무원연금 논의의 전후가 바뀌었다. 정부 여당이 공무원연금에 대해 논의하자더니 정작 공무원노동조합이 제안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금 같은 시점에 정부 여당이 언론을 통해 내놓는 대안들은 공무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정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정을 위해 지금까지 취해 온 자세인 ‘강하게 더 강하게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의 일환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연금에 대해서도 연금학회안이 공개돼 공무원들을 기겁하게 하더니 정부는 더 강한 안을 냈다. 여기에 새누리당안에는 이보다 더 강도 높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제 사기 진작책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을 한번 더 죽이고 임금까지 깎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둘째, 공직사회의 신뢰가 무너진다. 공무원 사기 진작책이라는 제도는 결과적으로 공무원 연금 수령 시기를 모두 65세로 기정사실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급 연령에 대해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과 공무원들에게는 연금 지급 시점이 65세로 인식돼 있다. 이러한 꼼수를 써서 공무원노동조합을 자극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공무원노동조합이 자극을 받는 순간 강온파가 생겨나면서 분열되는 것을 노리는 고단수인지, 이 모두를 노리는 총체적인 전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이 취해 온 연금과 관련된 태도와 상황들은 ‘이제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벽을 쌓게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공무원연금 기금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개혁을 추진한다고 정부 여당은 말한다. 그러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꺼내 들었다. 공무원 보수와 관련해 정년 연장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생애주기별 보수체계 형태로 하자’라는 주장은 20여년 전부터 논의된 바 있다. 그때는 개혁 의지가 없어서 정년 연장 등을 추진하지 않았을까. 교수나 관련 전문가들이, 청와대가 중요한 일을 하지 않아서였을까.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러한 논의들이 오가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민간부문에서도 유용한 논의이고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는 고령화 변수와 자녀 연령을 고려하면 60세부터 70세까지 임금을 덜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줘야 할 상황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든 사기 진작책이든 꼼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5·24 해제·이산가족 연계…정부, 포괄적 협상 모색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그동안 북한이 우리 측에 요구했던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대화가 이뤄지면 우리가 원하는 사안과 북한이 원하는 사안들이 모두 협의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24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회담이 열려 남북 양측 간 여러 가지 의견 교환이 이뤄지면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기본적으로는 남북이 아직 서로 불신이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3년 차를 바라보고 있지만 남북대화가 너무 없다. 이것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한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평가해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 내에서는 이산가족 문제,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관계의 현안들을 북측과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측이 원하는 사안들을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천안함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5·24조치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원칙적 문제”라며 남북 간 돌파구 마련이 여전히 쉽지 않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 내 외교안보부처 간에도 대북 ‘포괄적 협의’ 방안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 통일준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지금 핫이슈인 5·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 나가야 한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지난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5·24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면 남북이 서로 회담 테이블에 와서 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가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독자의 소리] 일선에서 최선 다하는 경찰관에게 격려를/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그동안 직간접으로 경찰 행동에 문제가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가 최근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해 억울한 일을 당해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일이 있다. 서울구로경찰서로 사건이 배당됐고 몇 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이런 경찰관도 있었구나’ 하는 탄복이 저절로 나왔다. 담당 경찰관 책상에는 ‘국궁진력’(鞠躬盡力)이라는 좌우명이 붙어 있고 경찰서를 방문할 때마다 늘 정장 차림을 하고 일어나서 사람을 맞이했다. ‘국궁’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구부린다는 뜻이고, ‘진력’은 온힘을 다한다는 의미인데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일과 중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야간이나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수사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맡은 경찰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높았다. 사건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있어 내 사건인데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경찰에 대한 불신은 사라지고 경건함과 존경심까지 들게 했다.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후 선물을 전달했으나 “마음만 받겠습니다” 하면서 선물을 되돌려 보냈다. 그분의 가족을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으나 그것도 정중히 거절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경찰관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일선에서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사설] 문체부 국·과장 경질 진상 밝혀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청와대 집무실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불러 문체부 체육국·과장의 교체를 지시했다고 유 전 장관이 직접 확인함에 따라 ‘비선 실세 정윤회씨의 국정 농단 의혹’에 ‘문체부 국·과장 경질’ 문제가 추가됐다. 유 전 장관은 또 김종 문체부 2차관이 각종 인사와 민원을 같은 대학 출신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내세워 처리했다고 주장해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문체부 2차관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국·과장 경질’의 단초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인 정윤회씨 딸의 승마선수 국가대표 탈락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청와대의 지시로 승마협회의 국가대표 선발전 특혜 시비를 조사한 뒤 정윤회씨 쪽이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아 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올렸다고 한다. 보고 후 청와대는 조사를 진행한 문체부 담당 국장과 과장에 대해 인사 조치를 요구했고, 그 좌천성 인사를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것이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수첩을 꺼내 문체부 국장과 과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한 한겨레 신문의 보도를 두고 “대충 정확한 정황”이라고 밝혔다. “정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우리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요구한 것”이라고도 했다. 유 전 장관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문화관광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청와대 비서관의 인사청탁을 거절하다 취임 6개월 만에 경질된 소신이 뚜렷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청와대가 유 전 장관을 면직 처분했을 때도 “유 장관이 청와대의 인사청탁을 거부한 탓”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문체부뿐 아니라 청와대가 장관 몫인 부처의 과장 인사까지 틀어쥐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지난 2년간 많았다. 청와대는 어제 “박 대통령은 작년 8월 21일 유 장관 대면보고 때보다 적극적으로 체육계 적폐 해소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따라 유 장관이 일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인사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충분하지 않다. 일각의 주장대로 문체부 관계자들에 대한 인사가 비선 실세의 외압 때문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는 보고 라인과 구체적 내용을 보다 분명히 제시해 인사를 둘러싼 소문과 불신을 잠재워야 한다.
  • 교수님 나쁜 ‘손’

    교수님 나쁜 ‘손’

    비뚤어진 윤리 의식을 지닌 교수들의 ‘나쁜 손’에 상아탑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일 서울대 교수로는 처음으로 상습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된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중앙대, 강원대 등 국립·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교수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것. 교수와 제자라는 불평등한 ‘갑을 관계’와 폐쇄적인 학계 특성으로 피해 사실 공개가 쉽지 않은 점을 노린 권력형 성추행이란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교수들의 성추행에는 일정한 유형이 있다. 면담 등을 목적으로 학생들을 연구실로 불러들인 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가 가장 두드러진다.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A 교수는 올 초 연구실에서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등 세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에 고발된 강원대 영문학과의 노교수도 제자들을 연구실로 불러 포옹하고 강제로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밖 은밀한 곳에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대 강 교수는 지난 7월 한강 유원지 벤치에서 국제학술대회 준비를 돕던 타 대학 인턴 여학생을 무릎 위에 앉히고 은밀한 부위에까지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 이후 강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줄을 이었는데 이들은 “강 교수가 늘 청담동의 한 술집으로 불러내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공대 이모 교수는 6월부터 지도 제자인 대학원생에게 수시로 사적인 통화를 요구하는 한편 차에 태워 강제로 입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정부장학금을 받는 처지여서 지도교수의 평가가 절대적이었다. 제자들에게 몹쓸 짓을 한 교수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신과 제자의 관계에 일종의 고용주와 피고용자 관계처럼 위계나 위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일부 사회지도층이 이런 일은 늘 일어나는 것이며 자신들은 재수가 없어서 걸렸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폐쇄적인 학계 속성 또한 몹쓸 짓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 교수 사건이 애초에 밖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강 교수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다른 대학 학생의 폭로 때문이었다”며 “서울대 제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학위를 취득해 강단에 서고 싶은 대학원생들에게 지도교수의 입김은 절대적이다. 노정민 고려대 양성평등센터 전문상담원은 “극단적으로 교수가 해임을 당해 학교를 떠나게 되면 밑에서 공부하던 대학원생들은 갈 곳을 잃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자칫 다른 대학원생들이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가 성추문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범죄행위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수들의 성추행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이뤄진 점에서 알 수 있듯 최근 들어 피해자들이 용기를 갖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것 또한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추문이 잇따르자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연 1회 정도 실시하는 교직원 대상 교육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학들은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교수·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고려대는 1년에 3회 이상 오프라인 예방 교육을 한다고 밝혔지만 강제할 방안이 없어 참여율은 60%대에 머문다. 이화여대는 내년부터 교육 수료 여부를 교원 종합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한양대는 지난해 교수용 성희롱·성폭력 예방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다. 가이드에는 ‘회식 자리에서 과음을 삼갈 것’, ‘강의 중 다소 위험한 수위의 성 관련 발언이나 농담을 하는 경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성희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등의 주의 사항이 기재돼 있다. 각 대학에는 ‘양성평등센터’, ‘인권센터’라는 이름의 학내 성문제 전담 조사기구가 설치돼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 지난해 성범죄가 친고죄에서 제외된 이후부터는 센터가 직접 교수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도 한다. 강원대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2일 영문과 B(62) 교수를 춘천경찰서에 고발했다. 최근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서울대와 강원대, 고려대, 중앙대 등은 학교 측에서 슬그머니 해당 교수의 사표를 수리했거나 수리를 검토하면서 피해자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자초했다. 전문가들은 사법 처리와 별개로 학교라는 공동체 내에서 가해자를 엄벌하려는 학교 측의 의지와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가해자가 교수일 경우에 제대로 처벌받는 선례가 없어 학생들의 불신이 생겨났다”며 “섣불리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학교가 책임지고 해당 교수를 징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앞으로 피해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종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받는 학내 진상 조사기구들의 자율성 확보도 시급하다. 이선미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교내 조사기구의 경우 보직교수 등이 센터장을 맡아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해 학생 입장에서는 가해자와 한 통속일 거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객관적인 조사가 가능하도록 교내 조사기구의 자율성·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물수능’ 후폭풍… 입시 상담 문전성시

    ‘물수능’ 후폭풍… 입시 상담 문전성시

    재수생 정모(19)양의 어머니 최모(46)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수능 표준점수 500점을 넘긴 딸을 데리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 업체를 찾아 40만원을 내고 상담을 받았지만, 딱히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 지인에게서 ‘대학 입학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람을 소개받았다. 그 사람은 “학교를 지원하면 입학이 가능한지 원서접수 마감 직전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겠다”며 컨설팅비 300만원을 요구했다. 올해는 특히 고액의 입시 컨설팅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물수능’으로 1~2점이 대학 당락을 결정하는 데다 모집군 변화와 분할모집 금지로 지난해 이전의 자료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은 뒤 잠깐 컨설팅에 응하고 사라지는 ‘떴다방’식의 고가의 불법 컨설팅도 고개를 들고 있다. 4일 입시 업체들에 따르면, 입시 컨설팅은 학교 성적표와 수능성적표를 놓고 1~2시간 이뤄진다. 시교육청이 정한 컨설팅비 상한가는 분당 5000원이다. 1~2시간 상담하면 30만~60만원이 든다. 하지만 분당 상한가만 있고, 총액 상한가 기준은 없다. 컨설팅비 300만원을 받고서 10시간 컨설팅해줬다고 하면 단속되지 않는다. 서울교육청에 정식 등록한 입시 컨설팅 업체는 모두 13곳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불법 무등록 컨설팅 업체는 민원이 들어와야 단속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을 붙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이에 대해 지금의 입시 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김상덕 서라벌고 교사는 “입시 컨설팅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자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 아니겠느냐”며 “매년 난이도가 널뛰기하고 모집전형 변동도 심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與도 “특별감찰관 임명하자”… 정윤회 문건 파문 ‘1호 사건’ 되나

    [정윤회 문건 파문] 與도 “특별감찰관 임명하자”… 정윤회 문건 파문 ‘1호 사건’ 되나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의혹 사건’으로 야권에서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는 가운데 여당에서도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법 시행 후 반 년간 공전하던 특별감찰관제가 이번을 계기로 출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박근혜계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4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여야 합의가 안 돼 법은 통과됐지만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빨리 임명 절차를 밟아야 하고 감찰 대상을 좀 더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솔직히 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은 감찰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래도 상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도입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번 사건을 특별감찰관제 ‘1호 사건’으로 감찰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전날 비상대책회의에서 “감사원 수준의 조사권을 갖는 특별감찰관제를 본격 가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언제든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관련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했다. 특별감찰관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여야 합의에 따라 6월 발효됐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공직자의 비위행위 감찰을 담당한다. 국회가 15년차 이상 법조인 중 후보 3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1인을 임명한다. 앞서 여야는 민경한 변호사 등 3인을 추천키로 했으나 일부 후보가 고사한 뒤 지금껏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좀 더 일찍 제도가 시행됐더라면 이번 사건도 사전에 막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이 임명되더라도 활동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민간인 신분인 정윤회씨는 물론 정호성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도 감찰 대상이 아니다. 또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이 전면에 나타나지 않은 만큼 특별감찰관의 개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특별감찰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계산이 작동하면서 임명 절차가 이대로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이 특별감찰관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검찰 수사로는 비선 개입 의혹을 파헤칠 수 없다는 불신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특별감찰관 임명이 순조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탈출한 생존자 구명보트 탔는 지 왜 모르나”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실종자 가족 ‘격앙’

    “탈출한 생존자 구명보트 탔는 지 왜 모르나”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실종자 가족 ‘격앙’

    ”탈출한 생존자 구명보트 탔는 지 왜 모르나”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실종자 가족 ‘격앙’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하던 ‘501 오룡호’ 침몰사고가 이틀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추가 구조소식이 들리지 않은 가운데 실종 선원 가족들은 선사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출했다. 2일 오전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열린 수색상황 브리핑 현장. ”배에서 탈출한 생존자가 있는데 몇명이 구명보트에 탔는지 왜 모르냐. 당장 현지와 통화해서 몇명이 탔는지 알려달라.” ”선원들 중 몇명이나 라이프자켓을 입었나? 언제 퇴선 명령을 내렸느냐?” 침몰 소식 이후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실종 선원 가족들은 안타까운 1분 1초가 흘러가는 상황에서 선원들의 실낱같은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선사 측은 “생존자가 증언을 해야 상황을 알 수 있다. 정확한 것은 자료를 보거나 따로 알아봐야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가족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정확한 시간 하나 이야기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브리핑을 뭐 하러 하냐. 지금까지 뭐 하나 건져내지도 못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종 선원 가족들의 예리한 질문에 사조산업 경영진은 우물쭈물하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실종 선원의 부인은 “토요일(11월 29일)에 ‘전제’한다고 전화왔다. 절대 무거워서 침몰한 게 아니고 노후된 배로 무리하게 조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제란 원양어선이 잡은 고기를 운반선으로 옮겨담은 것을 말한다. 가족들은 501 오룡호의 수리·점검 날짜까지 대며 침몰 원인이 노후된 선박 때문인지를 추궁했다. 또 김치우 기관장의 동생은 “최근 한국 명태값이 상승하고 있으니 러시아로부터 추가로 받은 명태 쿼터량을 채우려고 밀어내기식 조업을 한 것 아니냐”며 조업량 달성 후 추가로 조업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러시아와 합의한 명태 조업량이 3만t인데 국적선 5척이 추가로 받은 1만t을 능력에 맞게 배분해 조업했던 것은 맞지만 정확한 추가 쿼터량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실종 선원 가족의 한 부인은 “(내 남편은) 파도를 맞으며 목숨을 바쳐 일한 사람이다. 얼마나 열심히 일한 사람인 줄 아느냐”며 “직접 러시아 베링해로 가서 수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너무 무서운 일이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어떻게 된 일일까”,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제발 좋은 일이 있기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혈세 수천억 날리면서 책임지는 이 없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네 번째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혈세를 수천억원이나 날리고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비판이 금융권 안팎에 크다. 금융 당국, 정치권, 우리은행 등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 돌리기에 급급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앞서 세 차례나 반복된 우리금융 경영권 매각 실패에도 관료들이 ‘모험’을 하지 않은 까닭에 또다시 불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집하며 진입 문턱(비금융 주력자 제한, 해외 자본 외면)을 낮추지 않은 탓에 예견된 실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네 번의 무산에도 문책을 당한 관료는 없다. 2010년 1차 매각 시도 때 실무를 담당한 최상목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사무국장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을 거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 중이다. 앞서 2009년 말까지 이 업무를 추진했던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렇다 할 ‘추궁’ 없이 금융 당국 수장까지 올랐다. 2011년과 2012년 2·3차 매각 실무 책임자였던 김용범 사무국장은 현재 금융위의 핵심 요직인 금융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올해 4차 때는 성대규 사무국장이 실무를 추진하다가 지난 8월 공자위 사무국이 폐지되면서 이명호 구조개선정책관에게 바통을 넘겼다. 한 금융권 인사는 “민간이었으면 열 번도 넘게 잘렸을 것”이라면서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경영권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가 계속 같은 방식을 고수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게 아니라면 공직자들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안전한 방법을 택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실패에 대비한 2, 3차 로드맵이 없다는 것 자체가 매각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금융인이었다면 퇴사 등 중징계당했을 사안을 당국은 수차례 반복하고 있다”면서 “해마다 수천억원의 혈세가 공적자금 상환채 이자로 들어가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분개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경영을 잘못한 우리은행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나마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과 광주·경남은행 등 자회사들을 팔아 몸집이라도 줄여 놨다는 것이다.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가운데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5조 2801억원이다. 지금까지 12조 7663억원을 쏟아부은 정부는 네 차례의 블록세일(대량 매매)과 배당,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 등으로 7조 4862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에 대한 이자로 예금보험공사는 해마다 2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제때 매각하지 못해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보채 이자, 실패 누적으로 인한 시장 불신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기업 가치도 추락세다. 대신증권은 “경영권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비효율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목표 주가를 종전의 1만 6000원에서 1만 45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상조(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공적자금 회수 3대 원칙(극대화, 조기 회수,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집착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매각을) 강행한 측면이 있다”며 “제약 조건을 풀어 주지 않은 채 호통만 치는 정치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회사 매각으로) 우리은행이 더이상 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는 매각 이익 극대화만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실종자 가족 “직접 러시아 베링해로 가서 지켜보겠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실종자 가족 “직접 러시아 베링해로 가서 지켜보겠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실종자 가족 “직접 러시아 베링해로 가서 지켜보겠다”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하던 ‘501 오룡호’ 침몰사고가 이틀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추가 구조소식이 들리지 않은 가운데 실종 선원 가족들은 선사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표출했다. 2일 오전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열린 수색상황 브리핑 현장. ”배에서 탈출한 생존자가 있는데 몇명이 구명보트에 탔는지 왜 모르냐. 당장 현지와 통화해서 몇명이 탔는지 알려달라.” ”선원들 중 몇명이나 라이프자켓을 입었나? 언제 퇴선 명령을 내렸느냐?” 침몰 소식 이후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실종 선원 가족들은 안타까운 1분 1초가 흘러가는 상황에서 선원들의 실낱같은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선사 측은 “생존자가 증언을 해야 상황을 알 수 있다. 정확한 것은 자료를 보거나 따로 알아봐야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가족들의 분노는 결국 폭발했다. 한 실종 선원은 “정확한 시간 하나 이야기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브리핑을 뭐 하러 하냐. 지금까지 뭐 하나 건져내지도 못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종 선원 가족들의 예리한 질문에 사조산업 경영진은 우물쭈물하거나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실종 선원의 부인은 “토요일(11월 29일)에 ‘전제’한다고 전화왔다. 절대 무거워서 침몰한 게 아니고 노후된 배로 무리하게 조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제란 원양어선이 잡은 고기를 운반선으로 옮겨담은 것을 말한다. 가족들은 501 오룡호의 수리·점검 날짜까지 대며 침몰 원인이 노후된 선박 때문인지를 추궁했다. 또 김치우 기관장의 동생은 “최근 한국 명태값이 상승하고 있으니 러시아로부터 추가로 받은 명태 쿼터량을 채우려고 밀어내기식 조업을 한 것 아니냐”며 조업량 달성 후 추가로 조업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러시아와 합의한 명태 조업량이 3만t인데 국적선 5척이 추가로 받은 1만t을 능력에 맞게 배분해 조업했던 것은 맞지만 정확한 추가 쿼터량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실종 선원 가족의 한 부인은 “(내 남편은) 파도를 맞으며 목숨을 바쳐 일한 사람이다. 얼마나 열심히 일한 사람인 줄 아느냐”며 “직접 러시아 베링해로 가서 수색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너무 가슴 아프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힘내세요”,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정치연의 ‘굴욕’… 김종인, 영입 제안 퇴짜

    새정치연의 ‘굴욕’… 김종인, 영입 제안 퇴짜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공약의 밑그림을 그렸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하려다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야권 인사들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국정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전 의원은 최근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자문회의 의장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손사래를 쳤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현 정부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이 반영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고, 이제 고령으로 어떤 정당과도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이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이 여권에서 ‘팽’을 당한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 한 데는 당내 ‘정통 경제브레인’이 없는 답답한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 이용섭 전 의원이 원외로 물러나 무게감 있는 경제 전문가가 없다는 고충이 팽배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은 경제에서는 완전히 ‘블랙아웃’(대정전)”이라며 최경환노믹스에 맞설 경제통이 없다고 토로했었다. 김 전 위원장의 고사로 새정치연합은 여당 출신 외부 인사 영입에 두 번 연속 실패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새정치연, 김종인씨 영입 거절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공약의 밑그림을 그렸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하려다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야권 인사들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국정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전 의원은 최근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자문회의 의장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김 전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손사래를 쳤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현 정부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이 반영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고, 이제 고령으로 어떤 정당과도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이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이 여권에서 ‘팽’을 당한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 한 데는 당내 ‘정통 경제브레인’이 없는 답답한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 이용섭 전 의원이 원외로 물러나 무게감 있는 경제 전문가가 없다는 고충이 팽배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은 경제에서는 완전히 ‘블랙아웃’(대정전)”이라며 최경환노믹스에 맞설 경제통이 없다고 토로했었다. 김 전 위원장의 고사로 새정치연합은 여당 출신 외부 인사 영입에 두 번 연속 실패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9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임시 당대표인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강경파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남상미 1월 24일 결혼, 웨딩드레스 입어도 ‘터질듯한 볼륨’ 사업가 언제 만났나보니..

    남상미 1월 24일 결혼, 웨딩드레스 입어도 ‘터질듯한 볼륨’ 사업가 언제 만났나보니..

    ‘남상미 1월 24일 결혼’ 배우 남상미가 내년 1월 24일 결혼한다. 남상미 소속사 JR 엔터테인먼트는 28일 “남상미 씨가 오는 2015년 1월 24일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남상미 결혼 소식을 전했다. 예비신랑에 대해서는 “30살의 평범한 일반인으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순수하고 건실한 청년입니다”라고 소개하며 “남상미 씨와 예비신랑은 2013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동갑내기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였고 최근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상미 씨는 예비신랑의 꾸밈 없이 소탈한 모습과 진실함에 반해 자연스럽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결혼식은 양평에 위치한 작은 교회에서 소박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예비신랑과 양가 친지들을 배려해 친인척만을 초대한 비공개 예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JR 엔터테인먼트 측은 또 “남상미 씨는 결혼 후에도 행복한 가정과 함께 배우로서의 활동을 계속하며 작품 안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JR 엔터테인먼트 역시 남상미 씨의 작품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남상미는 2003년 MBC 드라마 ‘러브레터’로 데뷔한 이후 ‘달콤한 스파이’, ‘개와 늑대의 시간’, ‘천하무적 이평강’, ‘인생은 아름다워’, ‘빛과 그림자’, ‘조선총잡이’, 영화 ‘잠복근무’, ‘불신지옥’, ‘슬로우 비디오’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해 왔다. 남상미 1월 24일 결혼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상미 1월 24일 결혼 깜짝 소식이네”, “남상미 1월 24일 결혼 축하”, “남상미 1월 24일 결혼 예쁘게 잘 살길”, “남상미 1월 24일 결혼 교회에서 하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서울신문DB(남상미 1월 24일 결혼) 연예팀 seoulen@seoul.co.kr
  • 3000억에 가로막힌 376조 예산안

    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새누리당과 전날 합의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의 우회 지원 총액 규모를 놓고 진통을 겪으면서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나섰다. 이날 돌입하려던 새해 예산안의 증액 심사가 중단돼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지난해에 이어 국회선진화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올해마저 준수하지 못하는 ‘위헌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2000억원 선)과 새정치연합(5233억원)이 각각 주장하는 누리 예산 국고 지원 규모의 총액 차인 3000여억원이 내년도 예산안 376조원(정부 제출안)의 목줄을 틀어쥐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누리 예산으로 인한 정국 파행은 표면적 현상일 뿐이다. 그 이면에는 담뱃세 인상과 법인세 인상으로 대표되는 ‘서민 증세 반대론’과 ‘경제 회복 우선론’이라는 여야의 프레임 충돌과 예산 처리 이후 본격화될 미처리 법안 8600여건의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 상호 불신과 정치력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담뱃세 인상 관련 법 등 14건의 예산 부수법안 지정을 강행한 것도 대치 정국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7일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갖는 등 합의를 재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안, 여당 내부서도 ‘속도전 vs 지구전’ 정면충돌

    공무원연금 개혁안, 여당 내부서도 ‘속도전 vs 지구전’ 정면충돌

    퇴직 공무원연금 개혁안, 여당 내부서도 ‘속도전 vs 지구전’ 정면충돌 연말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른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를 놓고 여권 내에서도 ‘속도전’과 ‘지구전’ 입장이 맞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당·청 회동에서 “역사적 책임을 지고 적기에 처리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자 지도부에서는 애초 목표대로 연내 처리를 위한 움직임에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무성 대표가 잇따라 공무원 단체와 만난 것도 연내 처리를 위한 속도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은 김 대표의 연쇄면담의 결과로 지난 18일 구성한 ‘당·정·노 실무회의’를 합의 도출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태세다. 실무회의에 참여한 김현숙 의원은 23일 “오는 28일까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자체 개혁안을 갖고 오기로 했기 때문에 정부여당안과 비교하면서 논의를 시작하면 연말이라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늦어지면 정치 상황과 맞물려 더욱 처리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사회적 합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시간끌기용’이라며 강한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가 개혁안 처리를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현 정부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기가 총선·대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2016년 이전까지 1년밖에 남지 않은 정치적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은 “아직 현 정부의 업적으로 기록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과시키면 김영삼 정부의 금융실명제처럼 뚜렷이 각인될 것”이라면서 “더 늦어지면 공무원의 반발도 조직화 되고,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동을 걸 수 있어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차피 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속도전이 능사는 아니라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청와대나 행정부가 개혁안 추진을 위한 결기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회에만 빨리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야당이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체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한 후 처리하는 게 오히려 빨리 가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의원발의 형식을 취하면서 입법예고 등의 절차도 생략하고, 이렇다 할 공청회나 토론회 없이 지금부터 한 달여 만에 ‘군사 작전’ 하듯 통과시킨다는 야당의 반발도 강하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의 안도 ‘완전체’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야당이나 공무원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최대한 교집합을 뽑아내 개혁안을 만들면 부작용이 적다는 게 지구전을 대비하는 쪽의 생각이다. 또 정부가 일방통행한다는 인상을 불식시키려면 재정건전성의 효과나 지속가능성 등이 담보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도 동시에 설득에 나서 차제에 교사, 군인 등의 공적 연금도 개혁할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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