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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정치자금 사적 유용’ 도쿄도지사 결국 사퇴

    전임 도지사 이어 ‘불명예 퇴진’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 지사가 15일 결국 지사직을 사직했다.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과 고액 해외출장 등으로 사퇴 압박에 몰려온 마스조에는 이날 가와이 시게오 도쿄도의회 의장에게 21일로 표기된 사직서를 제출했다. 마스조에는 고액의 해외출장 경비, 관용차를 이용한 별장 휴가, 정치자금의 사적 유용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그는 이날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정당이 불신임 결의안을 공동제출하기로 하자 사퇴의 길을 택했다. 전날까지 그는 자민당 등의 사퇴 종용을 거부하면서 “9월 리우올림픽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도의회에 읍소해 왔었다. NHK는 “그가 불신임 결의안 가결을 예상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마스조에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6일 변호사들에게 조사를 의뢰하며 비판 여론의 무마를 시도했지만 결국 낙마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고액 숙박비·식비 등의 처리가 일부 부적절했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전임자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도 지사 역시 일본 최대 의료법인인 도쿠슈카이 그룹으로부터 지사 선거 직전 5000만엔(약 5억 5000원)을 부정하게 받았다는 의혹으로 사퇴했다. 도쿄의 수장 두 명이 연거푸 돈 문제로 사퇴하게 됐다. 후임 선거는 도의회 의장의 선관위 통보 날을 기준으로 50일 이내에 치러진다. 마스조에는 도쿄에 제2 한국학교 부지를 한국 정부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계약 등 필요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퇴해 부지 확보가 불투명하게 됐다. 그는 친한적인 발언과 활동으로 국수주의자들로부터 “조센징”(조선인)이란 비난을 들었고, 제2 한국학교 부지 제공 약속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보육시설 자리도 없는데 외국학교에 자리를 주려 하는 매국노”라는 뭇매도 맞았다. 이번 그의 낙마도 국수적이고 우경화된 세력들에 의한 여론 흔들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의 행동은 부적절하지만 일본 실정법에 따르면 위법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그는 도쿄대 출신의 국제정치학자로서, TV 등에서 개방적인 시각의 국제정치 해설자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7·2008년 1차 아베 내각, 아소 내각 등에서 3차례 후생노동상을 지냈고, 자민당 소속으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참의원을 지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6·15 공동선언 16주년을 보내면서/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6·15 공동선언 16주년을 보내면서/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6·15 공동선언 체결 16주년이 어제였다.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이 마주한 역사적인 날이다.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화해와 경제 협력을 다짐하며 통일 문제의 자주적 해결 등을 약속했다. 당시 10년 후쯤에는 남북이 인적·물적 교류를 전면적으로 하고 휴전선의 긴장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기대는 허물어지고,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6년 6월 오늘의 한반도는 강대강(强對强)의 대결 구도 속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 갇혀 있다. 6·15 선언 이후 현재 남북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으며,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 교역과 인적 교류를 사실상 전면 중단하는 5·24 제재 조치가 실행되고 있다. 북한이 네 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준의 로켓 발사 등을 하면서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와중에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까지 전면 폐쇄됐고, 민간 차원의 6·15 공동선언 남북공동행사는 올해로 8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 압박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앙골라부터 프랑스까지 가서 대북 압박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역시 쿠바, 아프리카 등에 외교 역량을 투입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압박정책에 맞불을 놓고 있다. 흡사 1970년대 냉전시대 남북한 외교경쟁이 2016년에 재현되고 있다. 안타까운 남북한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16년 만에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남북 당국 간 불신의 골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어지고 있다. 강대강의 대결 구도는 고착되고 있다. 최소한의 당국 간 대화 파이프라인조차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의 방북이나 인도적인 차원의 대북 지원조차 중단된 지 오래다. 그야말로 한 치의 숨쉴 틈조차 없는 꽉 막힌 남북 관계다. 문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상황을 뚫고 나갈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남북 당국 차원의 동력으로 지금의 상황을 개선할 힘은 없다. 딱 하나,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남북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대화를 하는 등 외부적 환경을 개선시킨다면 남북 관계는 대화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대선에 완전히 발이 묶여 북핵 문제는 당분간 안중에 없다고 봐야 한다. 내년 상반기 차기 행정부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 미국 대북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중국 역시 난사군도 문제를 두고 미국과 각을 세운 채 북핵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제쳐 놓고 있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중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중이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동력이 생기기 어렵다면 남북 관계의 개선은 당분간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임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이 미국 대선 국면에서 최대한 핵무기의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란 점은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실험은 핵무기 투발 수단의 다양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4차 핵실험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후폭풍이 불 5차 핵실험을 조기에 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DJ가 살아 있다면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려 할까. 국제사회와의 공조 속에 대북 압박과 대화, 강온 양면전술을 펼칠 것이다. 현재의 비핵화에 모든 대북 정책을 연계시키기보다는 비핵화를 잘게 쪼개서 핵무기 진전의 중단, 즉 고도화 중단에 집중할 것이다. 남북 간 대화 파이프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민간 교류 협력은 중단시키지 않을 것이다. 민간의 대북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최소한의 교류 협력부터 회복하면서 닫힌 창을 조금씩이라도 열어야 한다. 대북 압박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통로는 열려야 한다. 바로 이것이다. 6·15 공동선언 16주년을 보내면서 DJ가 주는 교훈을 되새긴다.
  • [씨줄날줄] 조정교부금 싸움/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조정교부금 싸움/임창용 논설위원

    서울 광화문광장이 시끌벅적하다. 이른바 ‘부자 지방자치단체’로 불리는 수원, 성남, 화성 시장이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을 포함해 이번 개편안으로 세수가 크게 주는 6개 지자체는 시민 277만여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제출했다.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행자부도 질세라 장관과 차관이 잇따라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하는 등 여론전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6개 지자체는 정부를 상대로 그야말로 ‘쩐(錢)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군 조정교부금 때문이다. 행자부는 지난 4월 기초단체 간 극심한 재정 격차를 해소한다며 지방재정개편안을 내놓았다. 그 핵심이 조정교부금 개선이다. 도가 시·군에 나눠주는 조정교부금 배분기준 개선,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不)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는 특례 폐지 등을 담았다. 경기 수원·성남·고양·화성·용인·과천 등 6개 시는 정부가 전국 지자체에 직접 내려 보내는 보통교부세(2015년 기준 약 32조원)를 한 푼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이 지자체들은 대신 도세에서 나오는 조정교부금 조성의 90%를 우선 배분받는다. 행자부는 개편안에서 이 같은 불교부단체 우선 배분 규정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6개 시는 세수가 약 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 시행되거나 시행 계획에 있는 각종 사업에 큰 차질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들은 정부가 지방재정 확충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형님 것 떼다 동생에 주는 제로섬 게임 방식으로 지자체 간 갈등만 조장한다고 반발한다. 정부는 2009년 부가가치세 중 일정 비율을 지방세로 돌리는 지방소비세율을 16%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11%에 머물러 있다. 또 내국세 중 지방교부세 비율을 2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나 현재 19.24%로 10년째 변함이 없다. 거센 반발에도 행자부는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들 단체들이 특례를 줄이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특례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특례는 지방 재정력 격차 해소라는 지방재정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번 싸움은 결국 여론전이 될 듯싶다.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단식투쟁에 나서고, 행자부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서는 이유다. 1000억원이 넘는 세수 감소는 기초단체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주민들을 위한 각종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게 뻔하고 이는 곧 단체장에 대한 무능력 조장과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는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비율을 조정하되 지자체들이 요구하는 지방소비세율 인상도 함께 추진했으면 한다. 이해가 첨예하게 맞설 때는 논리의 타당성 못지않게 상생의 정신이 중요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시론] 위작과 대작/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시론] 위작과 대작/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

    화랑에서 100만원짜리 그림을 샀다. 화가한테 얼마나 돌아갈까? 일반적으로 50만원이 화가의 몫이 되고 나머지 50만원은 화랑의 몫으로 돌아간다. 경우에 따라서 6대4 또는 4대6으로 배분되기도 하지만 5대5의 원칙은 대체로 미술계에 통용되는 거래 방식이다. 백분율로 소수점 이하의 수수료를 따지는 금융 거래나 부동산 중개 수수료와 비교해 보면 미술 시장은 아트 딜러들이 땅 짚고 헤엄치는 곳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술 시장에서 아트 딜러의 몫이 작가만큼 크다는 사실은 미술품 매매가 작품을 만드는 것만큼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 주며, 나아가 작품이 판매되면 작가만큼 아트 딜러도 거래된 작품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미술 시장의 작동 원리를 놓고 보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술계의 혼돈적 상황을 좀더 냉정하게 바라보게 된다. 요즘 미술계는 연이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국민을 위로하고 힐링해 줘야 할 미술계가 도리어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사고뭉치가 되었으니 미술계의 일원으로 한없이 부끄럽다. 조영남씨의 대작 사건은 그것이 무슨 이론적 논리로 포장되든지 간에 국민들을 당혹하게 한 것은 분명하다. 그것을 깨달았는지 조씨도 검찰에 출두하면서 “제가 미술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런 물의를 빚어서 정말 죄송스럽기 짝이 없다”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렇게 이 문제가 어느 정도 잦아드는가 싶었는데 지난주에 이우환씨의 위작 사건이 벌어지면서 또다시 미술계는 불신과 탐욕으로 가득 찬 난맥으로 비치고 있다. 조씨의 대작 사건은 향후 법적 공방을 통해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미술 시장의 작동 원리를 생각할 때, 대작 문제가 조씨 개인만의 문제인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하면 조씨의 작품을 전시해 주고 매매를 가능하게 해 준 아트 딜러들에게는 책임이 없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아트 딜러는 일종의 장사꾼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 문화예술계를 키워 나가는 예술계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아트 딜러는 좋은 작가를 발굴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진 감식자이며, 바로 이 같은 전문성으로 작가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면서 그 대가로 엄청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아트 딜러라면 조씨가 아무리 스스로 화가 겸 가수라고 하면서 자신을 새로운 미술가의 전형인 것처럼 선전하더라도, 그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시장에 소개할 때는 엄격했어야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검증 과정을 우리 미술 시장이 제대로 보여 줬는지 의심스럽다. 결과적으로 우리 문화예술계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고, 급기야 공은 사법당국의 손으로 넘어가 버렸다. 이씨의 위작 문제도 진작 미술계에서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 이씨의 작품에 대해 위작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작가 스스로 “내가 본 내 작품에 위작은 없다”고 말하면서 위작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문제를 더 키워 버렸다. 이때라도 작가가 자신의 전체 작품 목록을 담은 ‘카탈로그 레조네’나 작품별 소장자 및 거래 목록 등을 만들어 놓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위작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천문학적인 작품가격에 비하면 이러한 조사연구는 결심만 하면 가능한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런 선진적인 조치는 벌어지지 않았다. 세계적인 작가를 배출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아트 딜러와 전시 기획자, 진위 판별 시스템 등 체계적인 창작 지원 환경이 갖춰져야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또다시 드러났듯이 우리에게 그것은 여전히 후진적이기만 하다. 조수를 쓰는 문제나 진짜와 가짜 문제는 미술의 역사에서 오래된 숙제이다. 조수를 쓰는 방식이나 위작 문제는 자본주의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지만,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화적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연이은 미술계의 악재에 미술 시장이 꽁꽁 얼어붙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렇게 허약한 미술 시장이라면 차제에 완전히 엎어져 새롭게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
  • ‘불신’이 만든 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불발

    ‘불신’이 만든 반기문·이해찬 뉴욕회동 불발

    내년 대선 앞두고 앙금만 재확인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과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오른쪽) 의원의 회동이 8일 전격 취소됐다. 노무현재단 측은 이날 “당초 비공개로 차 한잔 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반 총장과 이 의원은 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이 같은 일정이 사전에 알려지며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내다 유엔 사무총장 자리까지 오른 반 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한 뒤 소원해진 친노계와의 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회동이 불발된 표면적인 이유는 언론에 회동을 공개할지 여부와 면담을 누가 먼저 요청했는지를 두고 말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 의원 측은 반 총장이 먼저 회동을 요청했고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지만 유엔 측은 이 의원의 요청에 따라 만나는 것이라며 정반대로 주장했다. 이번 회동이 불발되며 양측은 앙금만 거듭 확인한 꼴이 됐다. 앞서 이 의원은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는다.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며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원으로서는 이번 회동이 자칫 반 총장만 더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친노계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의원과 내년 대권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는 반 총장이 이 의원과 만난다면 자칫 진영을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문경근의 남북통신]행표가 뭐길래…북한에도 ‘현금깡’이 있다

    [문경근의 남북통신]행표가 뭐길래…북한에도 ‘현금깡’이 있다

    서울신문은 7일부터 북한 전문기자인 문경근 기자가 매일 쓰는 ‘문경근의 남북통신’을 게재합니다. 독자들에게 1인칭 논픽션 소설처럼 데일리한 북한 뉴스를 북한생활을 직접 겪었던 문 기자의 경험과 현재 남북관계의 흐름을 살려 스토리 있는 기사를 전합니다.최근 북한에서 중앙은행들이 송금과 대출 업무를 부분적으로 개시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현금거래가 늘었다는 게 핵심인데요. 그러면서 등장하는 게 ‘행표’입니다. 행표란 무엇일까요. 행표는 남한의 수표나 비슷한 용도인데 북한 은행에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보장하는 유가 증권입니다. 북한에서 은행 거래는 남한과 기타 자본주의 국가들처럼 은행과 개인간에 현금거래가 활발하지 않습니다. 이는 잦은 화폐개혁으로 당국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것도 있습니다. 과거에도 공장과 기업소들 간 현금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은행을 통한 자금 거래보다는 물물거래가 더 익숙하죠. 이는 자유시장경제가 아닌 계획경제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계획을 세워 각 공장, 기업소, 농장 등 모든 부분에서 소비품의 생산량을 정해줍니다. 그러면서 기업소들 간에 필요한 물품 구입 또는 교환이 필요할 때 현금 거래 보다는 행표 거래를 장려했습니다. 편리성 측면에서도 돈을 들고 다니는 것 보다, 우리의 수표처럼 필요 액수를 은행 또는 자기 기업에서 발급받아 해당 상점이나 다른 기업소에서 대금 결제로 사용합니다. 또 은행에서 돈으로 바꿔 장마당 같은 곳에서 사용하기도 합니다.그런데 1990년대 중반 들어서며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게 됩니다. 당연히 현금이 고갈되고 발급된 행표 보다 내어줄 현금이 모자라게 됩니다. 국가 형편이 어렵게 되자 기업소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그러자 이 틈을 이용해 브로커들이 암약하게 되죠. 예로 1000만원짜리 행표라면, 은행의 모 관계자와 거래를 해서 7:3 비율로 할인을 받습니다. 5:5도 있고요. 일종의 ‘깡’을 하는 거죠.  기업소 실무자입장에서는 휴지조각이 되느니 절반만 건져도 ‘횡재’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브로커로 지칭해서 그렇지만, 이들 대부분은 모두 국가 요직에 있는 간부들입니다. 예로 당 기관 또는 보안 기관 등 한마디로 ‘끗발’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야 ‘영’(令)이 서는 거죠. 북한도 ‘사람사는 나라’라 부패가 만연합니다. 체제가 아무리 완벽해도 그 안에 이음새는 생겨나기 마련이죠.북한이 최근 현금거래를 장려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내부 자원을 동원해 어떻게든 이 난관을 타개하려는 ‘궁여지책’들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잦은 화폐개혁에 실망한 북한 주민들이 장롱 속에 감춰둔 돈을 순순히 국가은행에 맡길지는 미지수로 보여집니다.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관가 블로그] 질병본부 ‘지카정보 공개’ 고민

    [관가 블로그] 질병본부 ‘지카정보 공개’ 고민

    ‘정액서 바이러스 검출’ 계기 논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정보를 일부만 공개할 것인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모든 걸 공개할 것인가.’ 지카바이러스 사태를 맞아 감염병과의 2차전을 치르고 있는 질병관리본부가 환자 정보 공개 범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과 거주 지역, 상태까지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지만 국민의 정보 공개 요구 수준을 맞추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어서다. 지난 3일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한국인 지카바이러스 감염자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해 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배양검사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살아 있는 지카바이러스를 검출했다는 연구 성과를 홍보하고자 이 소식을 언론에 알렸지만 의도치 않게 이를 알고도 공개하지 않은 질병관리본부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사실을 직접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학술적 연구 성과로는 중요한 일이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특이한 일도 아니어서 굳이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증상이 나타난 후 2주 가까이 지카바이러스가 국내 환자의 정액에 살아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은 불안해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내 첫 번째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거주지와 처음 방문한 1차 의료기관, 입원한 대학병원, 이름의 영문 머리글자까지 모두 공개했는데 이 일로 이 환자는 크게 곤욕을 치렀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가 이뤄졌고 환자의 아이는 학교에서 따돌림까지 당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최대한 환자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애꿎은 환자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 등 개인적인 부분까지 공개해 신상 털기가 계속되면 환자들이 정보 공개를 꺼려 역학조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모두 충족시키고자 환자의 보호받을 권리를 외면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 내에서도 다른 개인 정보는 보호하더라도 질환에 대한 정보만큼은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실제 현실에서 정액에 의한 감염력이 입증된 것인 만큼 학술적 연구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아직 보건당국의 인식과 국민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베, 증세약속 또 깼지만···일본인 60%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잘한 일”

    아베, 증세약속 또 깼지만···일본인 60%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잘한 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차례나 소비세(부가가치세) 세율 인상(8→10%)을 연기했지만 일본인 10명 중 6명은 “잘했다”고 평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요리우리신문이 지난 3~5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소비세율 인상 연기에 대해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의 ‘평가한다’는 응답이 약 63%로 집계됐다. 그 반대의 의미에 해당하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약 31%에 불과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4~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56%가 소비세율 인상을 연기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11월 소비세율 증세 연기를 발표하면서 “(2008년 9월 발생한) 리먼 사태 정도의 충격이나 동일본 대지진급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차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안을 2019년 10월로 연기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엔화의 양적완화를 통해 저금리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확산시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아베 정부는 소비세 증세를 전제로 약 1조 3000억엔(약 13조 9493억원)의 사회보장 지출을 구상했으나 이번 증세 연기로 집행이 어렵게 됐다. 복지 예산 지출의 대폭 삭감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제1야당인 민진당은 “아베 총리의 증세 재연기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면서 다른 야당인 공산·사민·생활당과 공동으로 오는 31일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한·일, 북핵 협력과 과거사 문제 투 트랙 접근을

    북핵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 전선에서 크고 작은 틈이 여러 군데서 벌어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를 북핵 제재 대상 기업으로 지목하자 중국 측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만난 한·일 국방장관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문제에서 엇박자를 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공동보조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사에 대한 불신으로 서로 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또 결정적 국면에서 북한에 뒷문을 열어 주는 악습을 되풀이할 조짐이 아닌가. 한·일 양국이 북핵 협력과 과거사 협상을 분리하는 투 트랙 접근으로 국제 공조의 빈틈을 메울 때다.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려면 협상이든 제재든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관건이다. 특히 이란 핵문제 타결 사례를 되짚어 보더라도 일사불란한 제재가 생명이다. 그런 맥락에서 작금의 미·중 갈등이 매우 걱정스럽다. 사드 한반도 배치나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미국의 조치에 중국이 사사건건 딴죽을 걸면서 제재 공조에 누수가 생기면서다. 어제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 부참모장은 아시아안보회의 주제 연설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개리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에 대해선 “능동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려놓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그물망처럼 촘촘해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말까인데 가장 큰 지렛대를 가진 중국이 어깃장을 놓고 있는 꼴이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우리로선 매우 실망스러운 노릇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을 삐걱거리게 만들 우려를 무릅쓰고 대중 설득에 공을 들여 왔지 않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날 미 조야 일각의 의구심을 뒤로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올랐다.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방 해역에서 중국 어선 2척이 연평도 어민들에 의해 직접 나포되는 황당한 사건의 원인(遠因)도 뭐겠나. 북핵 공조를 위해 중국과는 가급적 마찰을 피하려 한 관성이 낳은 부산물이 아니겠나. 그간 우리 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식 불법 조업이 다반사였지만, 우리 해경이 무력을 동원한 제재와 나포에는 매우 신중했다면 말이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 효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중국의 ‘마이웨이’는 배신감을 느낄 만한 상황 전개다. 정부는 대중 설득 노력과는 별개로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국제 공조 강화에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한·일 간 북핵 협력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때다. GSOMIA도 2012년 체결 직전에 보류된 사안이다.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협력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 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국의 모호한 태도로 중대 기로에 선 상황이다. 우리는 한·일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한·미·일 대북 정보 공유에 추호도 허점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미세먼지 ‘체감 따로 경보 따로’

    미세먼지 ‘체감 따로 경보 따로’

    나쁨 예보와 경보 기준 다른 탓… 현실성 없는 예·경보에 불신 고조 5월 한 달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국민들은 희뿌연 하늘과 질 나쁜 대기로 고통을 받았다. 서울의 경우 ‘나쁨’ 단계 이상 예보일이 8일이나 됐다. 그러나 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미세먼지(PM10) 경보 발령(주의보와 경보)은 전국적으로 3일(63회), 초미세먼지(PM2.5)는 1일(1회)로 집계됐다. 올해 5월까지 경보 발령은 미세먼지가 24일(195회), 초미세먼지는 30일(65회)로 평년 수준이다. 더욱이 주의보보다 심한 상태인 경보 발령은 전국 지자체를 합해 미세먼지만 3일(23회)에 불과했다. 이 기간 서울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7일(6회) 발령됐을 뿐 초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는 없었다. 실제로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경보 발령 현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1군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에 대한 예·경보제의 현실성이 떨어지다 보니 국민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예보의 정확도는 차치하고라도, 복잡하고 어려운 여러 경보 기준만 나열해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매일 발표하는 예보는 ‘좋음-보통-나쁨-매우 나쁨’ 4단계로 발령된다. 지자체가 발령하는 경보제에는 주의보와 경보가 있다. 예보에서 나쁨 이상이거나 경보가 발령되면 기본적으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나쁨 단계는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81~150㎍/㎥, 초미세먼지는 51~100㎍/㎥일 때 내려진다. 주의보의 경우 미세먼지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15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초미세먼지는 시간당 9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정한 우리나라의 환경기준은 미세먼지가 연평균 50㎍/㎥, 일평균 100㎍/㎥이고, 초미세먼지는 각각 25㎍/㎥, 50㎍/㎥이다. 국가별 상황을 고려해 정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0)의 권고 수준보다 2~2.5배 높다. 전문가들은 “나쁨 이상의 예보는 경보보다 위험성이 높다”면서도 “예보는 예측이고, 경보는 실제 대기 상황에 따라 정해지지만 경보기준의 현실성이 떨어지다 보니 실제 발령 건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면역력 질환이 있는데 ‘보통’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외출하면 실제로는 호흡기나 피부 발진이 난 곳이 현저하게 따갑거나 가렵다”, “예보를 믿을 수 없다.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진다. 예·경보체계의 신뢰성이 떨어지다 보니 관련 대책도 허술하다. 주의보·경보 발령 시 수업 단축이나 휴교, 사업장 연료 사용량 감축 명령, 자동차 부제 운행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지만 강제성이 없고 효과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학교에서 자체 판단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야외수업을 중단하고 있는 정도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예·경보는 정보 전달 차원의 일기예보와는 달라야 한다”며 “국민들의 수치 피로도와 불안감만 조성하고 있어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대기환경학회는 “대기오염 농도뿐 아니라 대기위해도에 대한 고려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미세먼지 대책 오늘 발표] ‘3無’ 미세먼지 대책, 국민 불신만 키웠다

    [미세먼지 대책 오늘 발표] ‘3無’ 미세먼지 대책, 국민 불신만 키웠다

    당정협의, 정책 없이 이견 확인 “70% 차지 비산먼지 대책 빠져” 기관별 배출가스 자료도 제각각 여당이 공식적으로 경유값 인상과 생선 등 직화구이집 규제 방안에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그동안 준비해 온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논란만 남긴 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또 정부의 대책에 미세먼지 최다 배출원인 비산먼지에 대한 것은 빠지고, 경유차 규제의 근거로 제시된 배출가스 데이터가 부풀려졌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일 열린 당정협의는 완성된 정책이 발표됐던 기존의 모습과 달리 주로 여당이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선에서 끝났다. 협의가 아니라 이견을 확인한 것이다. 여당이 증세 논란 부담에 경유값 인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지만 국무조정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 각 부처의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이날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을 어떻게 조정하고, 경유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할지 여부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향후 정부의 정책은 경유차 감축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와 산업부는 경유값 인상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당장 중고차 시장에서 경유차 거래가격은 최대 20% 떨어지고, 보험사들은 하반기에 경유차의 보험료를 올릴 기세다. 2009년부터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펼쳐 온 경유차 장려 정책을 믿고 따른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에서 발생량이 가장 많은 비산먼지는 빠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대학의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연간 4만~5만t인데 그중 3만~3만 5000t이 비산먼지”라면서 “기술적으로 비산먼지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빼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의 근거로 내놓은 경유차의 미세먼지 등 가스 배출량 자료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이 표류하는 이유로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지목된다. 정용원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청정법을 제정하고 정부 독립기구로 환경청(EPA)을 설치한 미국처럼 우리도 환경데이터, 위해성에 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축적한 환경부가 대책 마련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만큼 책임에 걸맞은 권한도 함께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3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환경부 장관 주재로 대책을 발표한다. 총리 주재 회의에는 기재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행정자치부, 산업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장관과 기상청장 등이 참석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꼰대·무개념 사이 낀세대 소통이 중요”

    “꼰대·무개념 사이 낀세대 소통이 중요”

    ‘꼰대’로 불리는 임원급과 ‘무개념’으로 무시받는 Y세대에 막힌 기업문화 개선에 ‘낀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원식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문화와 기업경쟁력 콘퍼런스’에서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임원급 세대는 Y세대를 무개념이라고 무시하고 삶의 질을 추구하는 Y세대는 임원급 세대를 꼰대라고 불신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주요 취약부문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기업 내 소통을 해결하려면 팀장급 ‘낀 세대’의 적극적인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기업에 있어 조직 건강의 문제점으로 불통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낀 세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최 대표는 이어 “빠른 실행력에 기반한 과거 성공 공식만으론 저성장 시대 극복이 힘들다”며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을 합리적으로 재정의하고, 혁신친화적인 민첩한 조직풍토를 확립하는 등 기업 내부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의가 이날 콘퍼런스 참가자 500여명에게 물은 결과 응답자의 91.0%가 “현재 기업문화가 계속될 경우 기업경쟁력이 정체(36.2%) 또는 악화(54.8%)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한국산업 경쟁력 위기, 기업문화에서 원인과 해법을 찾다’라는 발표에서 내적 성찰 없이 선진국 따라잡기에 올인해 온 국내 기업문화의 한계로 최근 조선·해운업의 위기를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시장에 없는 신산업을 선점하려면 먼저 신산업 개념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野 내각 불신임안 부결

    새달 참의원 선거까지 영향 줄 듯 민진당 등 일본의 4개 야당이 31일 제출한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이 이날 즉시 중의원에서 부결됐다. 그렇지만 아베 총리의 소비세 인상을 둘러싸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연립 여당인 자민당 및 공명당과 조율을 마치고 1일 “내년 4월로 예정했던 소비세 2% 인상(8→10%) 시기를 2019년 10월로 2년 6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은 현재 소집된 정기(통상)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30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자민당 주요 간부와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등과 만나 이런 방침을 설명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등 조율을 마쳤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각각 정책조정회의 등 당내 논의 절차를 거쳐 아베 총리의 결정을 확인했다. 그러나 민진당 등 야 4당이 “소비세율 인상 연기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이를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여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불신임안이 이날 부결됐지만 제출을 통해 다음달 참의원 선거에 앞서 야당의 결속을 과시하고, 자민당에 대한 단일전선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무제한 재정 투입과 마이너스 금리 등을 동원한 성장을 자신했던 아베 총리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소비세 인상 연기를 주도한 만큼 스스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는 게 야당의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원폭 투하지 히로시마 방문 등으로 아베 총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어 이런 야권의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캐머런 축출을”… 보수당 ‘브렉시트 내전’

    “캐머런 축출을”… 보수당 ‘브렉시트 내전’

    고용장관도 “이민정책 잘못” 반기 잔류파 “경제타격 해법 있나” 반박 국민투표 후에도 분열 계속될 듯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보수당의 EU 탈퇴파가 잔류파의 리더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당내 분열이 ‘내전’으로 격화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를 축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국민투표 후에도 두 세력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당 유력 하원의원인 앤드루 브리젠은 29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캐머런이 EU 잔류 캠페인을 이끌면서 (탈퇴를 지지하는) 소속 의원 50% 및 당원 70%와 대립하게 됐다”며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캐머런의 총리 자리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이 양분된 상황에서 캐머런이 내분을 수습하고 정부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해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리젠은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기 위해 필요한 하원의원 50명 이상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같은 당의 네이딘 도리스 하원의원도 ITV와의 인터뷰에서 “보수당 평의원위원회에 총리 불신임 건의서를 제출했다”며 “캐머런이 국민투표에서 지거나, 이기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이긴다면 선거 후 며칠 내에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원의원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총리의 사임 또는 불신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EU 탈퇴 운동을 주도하는 당내 유력인사들도 캐머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프리티 파텔 고용장관은 이날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칼럼에서 “EU 잔류에 따른 이민자 급증으로 영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만 캐머런과 같은 부유한 사람들은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EU 잔류를 고수한다”며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U 탈퇴파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이날 공개서한에서 캐머런이 이민 통제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캐머런은 영국이 EU에 잔류해도 순이민을 10만명 아래로 유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별됐다”며 “공약을 어긴 캐머런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U 출신 순이민자 수는 전년 대비 1만명이 증가한 18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국에 이민 온 EU 시민이 영국을 떠난 EU 시민보다 18만 4000명 많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EU 잔류파는 탈퇴파가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타격에 대해 제대로 방어를 못 하자 전선을 이민 문제로 옮긴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캐머런의 측근은 가디언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심각한 쇼크를 받을 것이라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며 “이민 문제를 다루기 위해 경제를 망치자는 주장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재무부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경제 성장률이 2년간 애초 전망치보다 3.6% 포인트 낮은 0.6%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EU 탈퇴파가 캐머런을 직접 공격하면서 보수당이 내전에 빠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EU 탈퇴파인 크리스 그레일링 하원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해 탈퇴파든 잔류파든 보수당 의원 대다수가 조기 총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내각 불신임 투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당이 현재 하원에서 과반(326석)보다 단 4석 더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EU 탈퇴파 중 일부 강경 세력이 캐머런에게 반기를 들면 캐머런 정권은 사실상 소수 정부로 전락해 당내 이전투구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박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죽음에 슬픔 함께 나눠 ‘취중진담’ 포착

    대박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죽음에 슬픔 함께 나눠 ‘취중진담’ 포착

    ‘대박’ 장근석 여진구 형제가 취중진담을 갖는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극적인 전개를 펼쳐내고 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백만금(이문식 분)의 생존, 이인좌(전광렬 분)의 악행을 막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 담서(임지연 분)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들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궁금증을 선사하며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 18회 엔딩은 강렬하고도 잔혹했다. 딸처럼 여기던 담서의 죽음이, 이인좌를 폭주하게 만든 것이다. 이인좌는 숙종의 아들 연령군(김우섭 분)을 죽였고, 광기 어린 목소리로 절규했다. 이미 대길(장근석 분)-연잉군(여진구 분/훗날 영조) 형제 마음 속에 서서히 불신을 싹을 틔울 준비를 해온 이인좌가, 이번 일을 발단으로 얼마나 더 잔혹하게 형제를 쥐고 흔들지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가운데 5월 30일 ‘대박’ 제작진은 아슬아슬 칼날 위에 서 있는 대길-연잉군 형제의 가슴 아픈 모습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 속에는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마주 앉은 대길-연잉군 형제의 모습이 담겨 있다. 두 사람 앞에는 조촐한 술상과 이미 비워버린 듯한 술병이 여러 병 널브러져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두 사람 모두 현재 담서의 죽음으로 가슴 속 아픔을 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사진에서는 서로를 바라보는 대길-연잉군 형제의 사뭇 달라진 눈빛이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낸다. 술에 취한 듯한 연잉군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의 눈빛에는 불안, 분노, 체념 등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다. 술에 취한 연잉군을 부축한 채 걸어가는 대길의 표정 역시 허망하면서도 슬픈 감정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과연 대길-연잉군 형제가 취중에 서로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대박’ 제작진은 “담서의 죽음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됐다. 대길-연잉군 형제 역시 한층 복잡한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이 같은 감정 변화가 이인좌가 놓은 덫에 맞서는 형제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버려진 왕자 대길과 그의 아우 연잉군이 이인좌로부터 옥좌를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대박’ 18회는 오늘(2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G7 폐막 때 “리먼 쇼크 수준” 부각 메르켈·올랑드·캐머런 동의 안 해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치자마다 소비세 인상 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현행 8%인 소비세를 10%로 인상하는 시점을 2019년 10월로 2년 반 연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일본 현지 언론들은 29일 일제히 이를 기정사실로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총리 관저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간사장 등과 만나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 증세 연기 배경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정치 때문이다. 당장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증세에 부정적인 여론과 반대 입장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실시한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증세 연기 배경으로 꼽힌다. 소비세 증세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총무성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떨어져 3년 만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디플레 가능성은 커지고 추가 양적완화의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주 열렸던 이세시마 G7 정상회담이 결단의 계기였다. G7 회의에서 아베는 “세계경제 상황이 2008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G7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작년 신흥국의 투자 신장률은 리먼 쇼크 때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에 세계 경제 성장률은 리먼 쇼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하는 등 세계 경제가 리먼 사태 때와 비슷한 상태라는 인상을 부각했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은 아베의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소비세 증세 연기를 위해 세계 경제 위기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세 연기를 위한 첫 관문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을 설득하는 일이다. 복지 재원 확보를 주장해 온 공명당으로서는 증세 연기가 달갑지 않다. 아베 총리는 공명당 측에도 전화를 걸어 “소비세 인상을 2년 반 연기할 생각이니 검토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야당인 민진당은 “증세 재연기는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오는 31일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슈&이슈] 수십억 소송 이어 시설물 철거까지… 먹구름 휩싸인 강정마을

    [이슈&이슈] 수십억 소송 이어 시설물 철거까지… 먹구름 휩싸인 강정마을

    국방부가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나선 데 이어 서귀포시가 크루즈터미널 공사를 위한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하자 강정마을이 다시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29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강정마을회에 강정 크루즈터미널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건축물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발송했다. 시는 대집행 계고서에서 강정동 2835-11 등 2필지 ‘중덕삼거리’에 세워진 망루와 컨테이너박스,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10개 동에 대한 철거를 요구했다. 해당 부지는 국방부가 수용한 국방부 소유 토지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귀포시가 대집행에 나서게 된다. 중덕 삼거리는 2011년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에 펜스가 설치되자 마을주민들이 10여m 높이의 망루와 방문객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식당을 설치하는 등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시는 지난 13일 협조요청서를 보내 19일까지 자진철거를 요청했고 강정마을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다음달 2일까지 재차 자진철거를 요구한 상태다. 시는 크루즈터미널 진입 도로가 기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대, 중덕삼거리 일대가 도로계획에 포함돼 시설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구상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행정대집행으로 다시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4차선이 아닌 2차선 진입도로 상태에서도 공사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공사용 차량 출입이 원활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부득이 대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강정 크루즈터미널은 정부가 2014년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사업비 378억원을 들여 터미널과 주민편의시설, 주차장, 계류시설,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2014년 6월 공사에 착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2차례 중단됐다가 지난 3월부터 다시 재개했고 현재 공정률은 10%다. 강정 마을 주민들의 반발을 사는 구상권 청구 논란은 아무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군은 지난 3월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에 대해 강정마을회와 주민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청구대상은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를 포함한 121명이며 청구 금액은 34억 5000만원에 이른다. 이에 강정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지역여론이 들끓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부에 구상권 청구 철회를 요청했다. 원 지사는 최근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건의문을 보내 “해군기지가 국방안보의 기능과 함께 크루즈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며 남은 과제는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군의 소송으로 강정마을 공동체가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법보다는 사람이다. 진정한 화합과 상생을 통해 강정마을의 공동체가 회복되고 강정마을과 해군장병이 공존하는 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강정주민들이 사법적 제재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대통합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며 “더 큰 제주와 국가안보를 위해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 지역 강창일·오영훈·위성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도 최근 한민구 장관을 만나 구상권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도의회도 “해군은 강정지역에서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할 공동운명체인데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용납될 수도 없다”며 구상권 청구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도변호사회도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대응키로 했다. 이 같은 구상권 철회 요구에 국방부와 해군은 아직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다. 더구나 항만 제2공구 공사를 담당한 대림건설도 강정마을 주민 등이 공사를 방해해 공사가 지연됐다며 손실비용 230억원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져 구상권 청구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서귀포시) 당선자는 “강정마을은 지난 10년 동안 아플 만큼 아팠고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았으며 지역공동체는 완전히 파괴된 채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하고 사면복권 등 갈등해결을 위한 단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우려했던 군인과 주민들이 직접 출동하는 사건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4월 해군통합훈련에 참여했던 해병대 간부는 최근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해병대 9여단 소속 군인들은 제주해군기지가 주관하는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 방호훈련’에 참여, 중문에서 강정마을로 진입하던 길이었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은 차량에서 외부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사주경계에 나선 것을 보고 강정마을 주민들이 군인들이 주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며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조 회장 등에게 일반교통방해죄 등을 적용,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조 회장 등은 경찰이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량이 높은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 출석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환에 불응한 채 반발하고 있다. 해병대 9여단은 간부 개인이 자신의 부모에게 욕설을 한 주민을 상대로 개인차원에서 고소한 것이며 해병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해군기지 완공 이후에도 해군과 강정주민 간의 대립과 반목이 계속되면서 제주 해군기지 운용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해군은 지난 25일 ‘2016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 참여한 일본 자위대 함정의 제주해군기지 입항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해군은 훈련에 참여한 외국 함정 중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함정 4척이 다음달 2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행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지난 24일 진해항에 입항하자 일본제국주의 상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국방부는 해군기지 갈등 등 제주지역의 여론 악화를 우려해 일본 함정의 제주 해군기지 입항을 취소하는 등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제주 해군기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국방부의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방부가 재단법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진행한 ‘제주민군복합항의 국제전략적 활용방안 연구’ 용역에서 연구진은 “사업지연이 시민단체와 주민들에 의한 사업 거부가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정부와 국방부, 해군이 주민과의 약속이행에 대한 노력 부족도 피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또 연구진은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은 국가적으로도 국력의 낭비며 향후 제주기지 활용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갈등 해소 방안으로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시민이 참여하는 토론을 제안했다. 해군기지의 경제적 효과에 치중하지 말고 해군기지의 전략적 활용방안도 홍보하라고 주문했다. 연구진은 “갈등관리를 위해 주민들이 해군기지 정책에 불신하는 것만 문제 삼지 말고, 주민 중심의 열린 논의방식을 제도화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건설 초기처럼 공익적 측면과 경제적 효과만을 역설하기보다는 해양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국제전략적 활용의 중요성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청문회법’ 거부권 때문에 협치 포기해선 안 돼

    국회 상임위원회가 소관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정부가 27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재의 요구안을 의결했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이를 재가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6월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해 새로운 통제 수단을 신설하는 것으로서 권력 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업무가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있어 행정부의 업무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거부권 행사는 상시 청문회법 시행으로 예상되는 부작용만 너무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청문회 개최는 정부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국회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 여소야대 국회는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협치를 바라는 민의의 결과물인 것이다. 거부권 행사는 이런 민의와 거리가 있다. 얼마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에 이어 협치를 어렵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장 야당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여당과 청와대의 반응이 졸렬하고 유치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 회동 뒤 보였던 협치 가능성이 계속 찢겨 나가고 있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더민주는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날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입법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본회의 개최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는 시각에서다.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상시 청문회법의 자동 폐기 여부에 대해선 여야의 시각이 엇갈린다. 우·박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상시 청문회법을 재의결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에서 의결한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다”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국회 사무처는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다”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결국 여야는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상시 청문회법 자동 폐기와 재의결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에 발이 묶이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마저 여야가 약속했던 협치는커녕 다투는 모습부터 보인다면 국민 불신만 커질 것이다. 다행히 우 원내대표는 상시 청문회법 문제가 원 구성 협상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신속한 원 구성과 함께 국회가 민생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청문회법 하나 때문에 국민이 명령한 협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
  • [기고] 고준위 방폐물 관리, 투명성이 생명이다/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기고] 고준위 방폐물 관리, 투명성이 생명이다/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기나긴 논의 끝에 우리나라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 나왔다. 지난 2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행정예고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그것이다. 1983년부터 정부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건설을 추진하다, 2004년 중저준위와 고준위 방폐물을 구분해서 관리하기로 결정한 이후 십여년 만의 일이다. 기본계획의 면면을 살펴보니 오랜 시간 축적된 정책적 고민과 교훈이 잘 담겨 있다. 국민 의견을 수렴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전폭 수용하면서도, 건설기간·기술확보·부지선정 방안 등 핵심절차에 대해 보다 실현 가능한 안으로 발전시킨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는 점도 명심하고, 앞으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지난한 절차와 산적한 과제를 헤쳐나가야 한다. 본격적인 기본계획 실행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기술과 전문 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투명성이 핵심이다. 원자력은 국민의 불신과 우려가 큰 산업인 만큼, 고준위 방폐물을 관리하는 과제도 국민의 걱정을 덜고 신뢰와 국민수용성의 기반 위에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3가지 투명성을 주문하고 싶다. 우선 정보의 투명성이다.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없다는 전제하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가져야 한다. 원자력의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다가 더 큰 문제로 불거졌던 경우가 있었다. 일을 추진하다 보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기에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경우도 있겠지만, 사업변경이나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지체 없이 공개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절차의 투명성이다. 현재 경주에 마련된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선정 과정에서의 교훈을 깊이 새기기 바란다. 안면도, 굴업도, 부안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정부와 일부 관계자에 의한 일방적 사업추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고준위 방폐물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위험성과 어려움을 고려할 때 갈등과 논란 또한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민의 공감대를 이루고 사업추진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질조사부터 유치신청, 주민투표에 이르기까지 기본계획에 마련된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이 진행과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의 투명성이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은 정부나 일부 관계자만의 해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안전이 달린 의제이다. 기본계획의 토대를 이룬 공론화 과정에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 국내외 원자력 전문가의 신중한 판단, 각계의 소중한 제언 등이 담겨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일한 사안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숙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향후 추진과정에서 정부는 이 과정이 지니는 의미를 깊이 새기고 난제를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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