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신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유아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최정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재수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정준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699
  • [신년 여론조사] 호남 73%·TK 60% “다시 안 뽑아”… 민심發 정계 개편되나

    [신년 여론조사] 호남 73%·TK 60% “다시 안 뽑아”… 민심發 정계 개편되나

    오는 4·13 총선에서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을 다시 뽑지 않겠다는 ‘물갈이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국회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지역구 국회의원 교체지수’ 결과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현역 의원이 다른 인물로 바뀌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5.4%로 현역 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 19.1%보다 36.3% 포인트 더 높았다. 모름 또는 무응답은 25.5%였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초선 의원 비율을 기준으로 한 역대 교체 지수는 18대 국회에서 44.8%(134명), 19대 국회에서 49.4%(148명)로 증가 추세다. 특정 정당의 텃밭일수록 교체지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체지수는 광주·전라에서 73.3%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TK)이 59.7%로 뒤를 이었다. 두 지역은 ‘공천=당선’인 여야의 대표적인 텃밭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요구가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제주는 58.4%, 인천·경기는 56.4%, 부산·울산·경남은 55.3%, 서울은 48.6%, 대전·충청·세종은 42.9%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현역 의원 교체지수가 30~40대를 포함한 젊은층에서 주로 높게 나타났다. 현역 의원이 다른 인물로 바뀌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0대가 63.0%, 30대가 58.2%로 파악됐고, 블루칼라층에서는 66.7%, 국정수행 부정 평가층에서 64.0%였다. 현역 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0대 22.7%, 60대 25.6%로 주로 고연령층에서 높았다. 또한 농림축산업(26.9%), 자영업(28.8%),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25.9%)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신당 세력 지지층에서 물갈이 여론이 높았다.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 지지층은 84.4%,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지지층은 74.6%가 현역 의원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63.5%, 정의당 지지층은 54.4%, 새누리당 지지층은 45.9% 순이었다. 김욱 에이스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부동층이나 무당층이 야권의 신당 지지층으로 옮겨 가면서 현역 의원에 대한 교체 요구도 동시에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월 총선에서 후보 선택 기준에 대해서는 ‘인물과 능력’이라는 응답이 52.6%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특히 광주·전라(62.7%), 50대(62.7%), 화이트칼라층(55.5%)에서 가장 높았다. ‘공약과 정책’이라는 응답은 26.3%, ‘소속 정당’은 12.9%, 무응답은 8.2% 순이었다. 결국 4월 총선에서 참신한 인물을 얼마나 영입하느냐에 각 당의 승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책과 정치의 딴짓/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책과 정치의 딴짓/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기원전 3세기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막 세력을 확장하려던 로마에 지중해 맹주인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침공했다. 117년에 걸쳐 펼쳐진 포에니 전쟁의 서막이다. 승승장구하던 카르타고의 군주 한니발은 로마를 향해 진군하다가 본국 원로원에 병참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싸늘하게 거절당했다. 의원들의 불만은 기득권만 지키면 우리끼리 잘 먹고 살 수 있는데 왜 위험 부담이 큰 침략 전쟁을 일으켰느냐는 것이다. 카르타고의 맹공으로 로마는 방어에 나섰던 장군들이 맥없이 패전하고 전사하자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자 원로원 의원들도 군장을 갖추고 전쟁터로 향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선 군인이나 시민, 의원 모두가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각오다. 결국 이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난다. 지중해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한니발은 의회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카르타고는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로마는 이후 1000년을 번성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출범 이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사회 곳곳에 오래 묵은 때를 없애는 데 집중한 듯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 불안정한 공무원연금을 개선했다. 엄두를 못 내던 일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고 퇴직 후 취업까지 막으면서 온통 벌집을 건드린 것에 비해 결과는 솔직히 미미했다고 본다. 규제 개혁에 대한 노력은 돋보인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영업하는 데 불필요한 행정 제한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없앴던 규제는 곧 다시 생길 것이다. 규제 법안의 상당수가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존하는 국회에서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노동 개혁은 ‘너 죽고 나만 살자’라는 개념이 이해집단마다 뒤엉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부동산·경제 활성화 정책 역시 가계부채만 왕창 늘려 놨다. 그래서 “현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지”라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닐까.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게 정부 책임만은 아니다. 지금 정치권은 내년 4·13총선을 앞두고 ‘공천권 다툼’에 휩싸였다. 무능한 기성 정치인을 ‘물갈이’하겠다는 요구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내세운 여당의 ‘험지 출마론’, 야당의 ‘저격수 차출론’ 등에 대해선 뒷말이 많다. 출마 후보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유권자를 대변하고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험지 출마론이란 후보자의 뜻이나 유권자의 바람과 관계없이 국회 의석수로 상대 정당을 제압하려는 독선이 아닐까. 또 저격수 차출론도 민심을 무시한 채 오로지 목적만 달성하려는 아집이 아닐까. 정치의 최고 덕목이라는 대화와 타협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정책과 정치가 따로 돌면서 정부는 민생법안 통과에 징징 우는 소리를 하고, 정치권은 의회 정치를 무시하는 정부에 뿔이 나 있다. 이 모두에 국민은 안중에 없다. 이렇게 불신이 생긴 원인을 생각하다 보면 요즘 한 여가수의 노래처럼 ‘~전해라’라는 가사가 떠오른다. 청와대와 정부는 국회와 국민에게 ‘이렇게 한다고 전해라’라 했고, 정치권 지도부는 ‘챙기기에 바쁘다고 전해라’라고 한 듯하다. 취업의 길이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만 안쓰럽다. kkwoon@seoul.co.kr
  • 야권 ‘영입 삼국지’

    ‘야권 빅뱅’과 맞물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지지층을 붙들기 위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출신 명망가를 선대위원장에 영입하기 위해 문 대표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반면, 안철수 신당은 새달 창당준비위 발족을 앞두고 30~40대의 전문직 인재영입에 초점을 맞췄다. 후발주자인 안철수 신당에 밀리는 양상인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는 수도권의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 입김이 센 호남향우회 조직을 끌어들였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더민주당은 호남특위 신설은 물론, 호남 출신 ‘빅네임’을 조기선대위원장에 발탁하기 위해 당력을 쏟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선대위 구성할 때 호남에서 신망받는 분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병헌 최고위원은 “선대위원장을 공동이 됐던 단독이 됐던 호남 출신의 명망 있는 분들 영입해서 모시는 게 당의 입장에선 가장 지혜로운 해법”이라면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을 문 대표가 직접 접촉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전북 김제 출신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전남 보성 출신인 이용훈 전 대법원장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탈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김한길·박지원 의원 등의 거취와는 무관하게 공천에 대한 비주류의 불신과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조기선대위는 서둘러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언론과 스킨십을 늘리는 데 주력했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행사만 소화한 후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신당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언급했던 30~40대 ‘낭중지추’들은 창당준비위 발족 이후 본격적으로 영입이 진행되겠지만, 거물급 인사들은 안 의원이 수시로 직접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과 함께 신당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무소속 문병호 의원은 “경제 전문가, 기업인, 실물 전문가 등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훈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총회장 등 호남향우회의 현직 임원 29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 탈당을 선언하는 한편, 천정배 의원 측에 힘을 보탰다. 이들 중 22명은 즉각 국민회의에 입당했으며, 이 총회장 등은 제3지대에 남아 야권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호남향우회는 전국 1400여개의 조직을 갖고 있으며, 매달 2만원씩 회비를 내는 회원이 2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부 임원들의 탈당을 과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의 더민주 의원은 “이용훈 회장은 4·29 재·보선 때부터 천정배를 지지했던 인물이다. 전체 호남향우회 조직이 천정배 신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軍 줄서기 관행 없애라” 55%… 방산 비리 척결도 병행돼야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軍 줄서기 관행 없애라” 55%… 방산 비리 척결도 병행돼야

    서울신문은 지난 8월 17일부터 12월 25일까지 연재한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시리즈를 28일 군사 전문가(31명)들의 설문조사로 마무리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의 54.8%인 17명이 최우선 개혁 과제(복수 응답 허용)로 ‘능력보다 근무연을 중시하는 인사’를 선택한 것은 ‘인사가 만사’라는 기본 인식하에 역대 군 수뇌부의 불공정한 정실 인사 관행이 가장 먼저 척결해야 할 적폐임을 지적한 것이다. 인사철이 되면 수뇌부의 자기 사람 챙기기가 만연하고 정권 유력자와의 인연이 좌우하는 군 인사에 대한 불신이 결국 간부들의 줄서기 관행과 투서, 부패를 조장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군 수뇌부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전문성에 기초한 공정한 인사 관리를 통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문성묵(예비역 육군 준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특성은 구성원의 인화 단결”이라며 “특정 지역 출신이나 특기에 편중된 인사가 아니라 능력 위주의 인사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군이 신뢰받으려면 무엇보다 사관학교 중심의 줄서기 문화, 능력보다 각종 연으로 진급과 보직 혜택을 누리는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인사가 진취적인 인재보다는 복지부동하는 장교가 진급하기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군정보사령부 여단장 출신인 한희 서울미디어대학원대 교수는 “능력보다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잘 진급하는 구조”라면서 “군 통수권자 차원에서 인사제도와 전력 건설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35.5%(11명)는 방위사업 비리로 점철된 불투명한 무기 획득 체계도 시급한 개혁 대상이라고 인식했다. 특히 가장 개혁이 필요한 군 기관(복수 응답 허용)으로 꼽힌 방위사업청(17명·54.8%) 이외에 군 정책·인사의 컨트롤타워인 국방부(13명·41.9%)가 2순위로 꼽힌 것은 그만큼 군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뿌리 깊은 방산 비리 척결과 인사 제도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 준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아직도 국방부를 육방부로 부를 정도로 군이 육군 편중 인사를 시정하지 못 하고 있다”면서 “만연한 방산 비리는 물론 무기 개발과 도입에 제대로 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방사청을 개혁해야 할 이유”라고 진단했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국방 운영의 최고 집단으로 전문성과 사명감이 결여돼 있는 국방부(본부)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이 시급한 기관으로 방사청과 국방부 이외에 합동참모본부와 해군을 꼽는 의견도 각각 8명(25.8%)으로 나타났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합참은 군 작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관임에도 육·해·공군 장교들에게 있어 잠시 거쳐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각군의 합동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장교들이 합참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61%(19명)는 군 수뇌부의 개혁 의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관료화되고 조직 이기주의가 만연한 군 조직을 제대로 개혁하려면 막대한 저항이 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개혁을 하려면 군인들로부터 욕 먹을 각오를 한 장관이나 참모총장이 있어야 하는데 모두 인기 관리만 하고 몸을 사리려고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IS “美, 겁나서 지상군 못 보내” 조롱

    IS “美, 겁나서 지상군 못 보내” 조롱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7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육성 메시지를 통해 미국, 러시아의 공습에도 IS는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의 전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IS 조직을 다잡고 대원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발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바그다디는 26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된 음성 녹음을 통해 “전 세계가 뭉쳐 하나의 세력(IS)에 맞선 일은 이슬람 역사상 전례가 없다”며 “세계의 모든 불신자가 모든 무슬림에 대적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미국 등 연합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그들은 우리를 위협할 수도, 우리의 결의를 파괴할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들은 우리의 전사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감히 (IS 영토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며 지상군 파견을 꺼리는 미국을 조롱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 15일 수니파 국가 34개국을 연합해 IS에 대항하는 군사동맹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도 비난했다. 그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국은 진정한 이슬람이 아니다”라면서 “사우디 국민은 ‘이슬람교를 배반한 독재정권’에 맞서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협박도 이어 나갔다. 그는 “팔레스타인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인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5월 육성 메시지를 공개한 뒤 은둔 생활을 이어 온 알바그다디가 이날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CNN은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전장에서 패퇴하고 있는 IS 대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바그다디는 “IS의 대원들은 옳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인내해야 한다”면서 “신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인내하자”고 말했다. 최근 이라크 정부군과 시리아 반군은 미국 등이 공습을 강화함에 따라 IS에 대한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라크 정부군은 IS가 지난 5월 점령한 라마디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안바르주의 주도인 라마디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10㎞ 떨어진 핵심 요충지다. 이라크 정부군은 26일 정부청사가 있는 라마디 도심 알후즈를 점령했으며 청사 주변에서 IS 대원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AFP가 보도했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전날 정부군이 라마디를 수복한 뒤 모술을 탈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 반군 연합세력인 시리아민주군도 이날 IS 수도인 락까 인근의 티슈린댐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락까에서 22㎞ 떨어진 티슈린댐은 유프라테스강의 주요 3대 댐 중 하나로 시리아 북부 지역 대부분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IS가 통제해 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복지에 공짜 없다… 高복지·低복지 선택 뒤 비용부담 합의해야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복지에 공짜 없다… 高복지·低복지 선택 뒤 비용부담 합의해야

    특별기획팀은 지난 두 달간 죽은 ‘김 노인’을 찾아 헤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낯부끄러운 현실 앞에서도 둔감해져만 가는 우리 사회에 일말의 경각심을 던지려면 빈곤의 늪에 빠져 스스로 삶을 마감한 노인의 목소리가 필요했다. 불경스럽지만 김 노인의 심리 부검을 진행한 이유다. 노년층이 빈곤의 나락에 빠지는 경로를 찾고자 복지·통계·재무 전문가 집단에 의뢰해 맞춤형 세부 분석도 진행했다. 또 취재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일해야 하는 또 다른 김 노인과 조우했다. 4부의 ‘누가 김 노인을 죽였나’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우리 노인들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노인복지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김선태 노년유니온 위원장,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이상과 현실, 재정과 복지 사이에서 팽팽한 격론이 있었지만 접점도 많았다. →통계상 국내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층이다. 일각에서는 현실보다 과하게 잡힌 수치라고 보는데. 김선태 위원장 과장된 수치가 아니다. 현재 노인 세대는 부모를 봉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 봉양을 못 받는 첫 세대다. 노후 준비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막상 늙으니까 자녀에게 봉양을 받기는커녕 결혼시키고 대학 등록금 대느라 허리가 휜다. 가진 건 집 한 채뿐인데 이를 처분해 쓰다 보면 어느새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답답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려서 복지 혜택을 주는 시점을 늦추려 하거나 노인 빈곤 현실을 측정하는 지표인 상대빈곤율(중위 소득 50% 미만 가구 비율)이 과장됐다면서 대체할 지표를 찾으려 하는 건 꼼수다. 이동욱 실장 정부도 빈곤율 수치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우리 상대빈곤율이 47%대로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은 게 맞다. 다만 다른 나라와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선진국의 공적연금 체계는 길게는 100년 가까이 됐다. 이 나라의 노인들은 젊을 때 공적연금에 가입한 덕에 지금 충분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연금제가 1988년 도입돼 27년밖에 안 됐다. 이렇게 역사적 차이가 나는데 현재 시점에서 뚝 잘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며 우리 노인들이 받는 공적연금 혜택이 적다거나 상대적 빈곤율이 높다고만 하는 건 맞지 않는다. 또 전통적으로 부동산을 선호하는 우리 특유의 문화도 감안해야 한다. 상대빈곤율은 현재 버는 소득을 기준으로 얼마나 가난한지 보는 지표인데 우리 노인 세대는 자산의 80% 정도가 부동산이다. 돈을 깔고 앉아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같은 비금융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바꿔 보면 우리 빈곤율이 조금 낮아질 수 있다. 정경희 센터장 우리 노인들이 자가 주택 등 부동산을 가진 비율이 높은 건 맞지만 자산으로서 가치는 크지 않다. 그래서 자산까지 합쳐 빈곤율을 계산해도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국내 노인 빈곤이 심각해진 건 급격히 인구 고령화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공적연금제가 성숙할 시간이 없었다. 노년기 소득을 공적연금이 채워줄 수 없다면 자녀가 주는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이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노인의 사적이전소득이 급격하게 줄었다. 주은선 교수 국민연금제가 성숙하면 노인 빈곤이 해결될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 비율은 점점 늘겠지만 중요한 건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성숙해져도 소득대체율은 평균 20%를 못 넘는다. 지금 가치로 45만원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현행 국민연금제가 노인 빈곤을 해결할 괜찮은 제도가 될 거란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이 실장 국민연금이 성숙해도 은퇴 이후 ‘소득 절벽’(퇴직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별 소득 없이 버티는 기간)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하지만 그 기울기는 지금보다 완만해질 것이다. 공적연금 등이 노년기 필요한 돈을 100% 채워줄 수는 없다. 선진국도 공적연금이 노후 필요 자금의 70~80% 정도만 맞춰준다. 나머지 여백은 사회적으로 함께 노력해 노후에 미리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국내 노인 빈곤 대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주 교수 노후 소득 보장과 관련해 중요한 두 축은 노동권과 국민연금이다. 즉, 평생 적절한 임금 등 질을 갖춘 일자리가 보장됐는지와 노년에 괜찮은 수준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가 노인 빈곤 문제의 원인이자 해법이 될 수 있다. 노후에 두 소득 중 연금소득이 높아야 정상인데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이 더 높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공적연금의 질이 높을수록 노인 빈곤은 떨어진다. 정 센터장 국내 노인 빈곤 정책을 세울 때 현재 노인과 미래 노인을 위한 전략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국민연금은 지금 당장 가난한 노인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될 수 없는 구조다. 노인들에게 당장 유용할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미래 노인 세대를 위해서는 공적연금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두 차원의 논의가 섞여 있다. →현재 노인 일자리에 대해 평가한다면. 김 위원장 가장 흔한 게 경비직이다. 경쟁이 최소 5대1이 될 정도로 심하다. 그래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도 잘릴까 봐 불평하지 못한다. 정부의 공공일자리는 한 달에 36시간 일하고 20만원을 받는다. 월급여가 10년째 20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예산은 적게 편성하면서 일하는 인원만 늘렸다. 주 교수 일자리 문제도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평생 일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연령이 50대 초반인데 연금은 60대 중반이 돼야 받는다. 이 기간을 줄여야 한다. 또 중요한 건 ‘고용 없는 성장’, 즉 장기적으로 돈 받고 일하는 일자리가 점점 줄 것이라는 점이다. 노인 빈곤 해결에 있어 노인 일자리 정책이 연금의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것처럼 믿어서는 안 된다. 정 센터장 중요한 건 50대냐, 60대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생산성을 가졌느냐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실장 정부가 공적자금에 의존해 노인 일자리를 무한정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업이 노인을 뽑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인 점은 통계 분석을 했더니 60~65세의 생산성이 청·장년층에 비해 확 떨어지지는 않았다. 노인을 고용하면 기업 입장에서 왜 유리한지 보여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일자리 정책이든 연금 제도든 어느 하나로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세대별로 상황에 맞게 노후를 준비하도록 해줘야 한다. 예컨대 노년까지 20년 이상 남은 세대는 그 기간에 어떻게 준비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 설계를 돕고 교육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약 112개월인데 120개월(10년)을 채워야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연금 수령 최소 기간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현재 노인들에게는 국가가 지원비를 주거나 일자리를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해서는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재산 증여를 받은 뒤 부모 봉양은 하지 않는 자녀가 많은데. 정 센터장 요즘 언론에서 부모 공양을 소홀히 하는 자녀 얘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관점을 옮길 필요가 있다. 자녀 중심의 시각보다는 노인이 스스로 권리나 자주성을 강조하는 식 말이다. 모든 사람이 개인주의자가 되는 게 맞지 않나. 자산 관리 계획을 세울 때도 자녀의 관점이 아니라 내 노후를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한다. 정부는 공적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노인 당사자들은 ‘내 것은 내가 지킨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녀가 효도해야 한다’는 심정적 논리는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다. ‘자산과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할 것이냐’ 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주 교수 자녀가 가난한 부모를 보살피지 않는 현상 이면에는 자식 세대도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현실이 있다. →노인 빈곤 정책의 우선순위는 누구에게 둬야 한다고 보나. 정 센터장 재원이 제한된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우선 절대빈곤층(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2015년 4인 가족 기준 166만 8000원) 이하인 가구)부터 챙겨야 한다. 통계상 우리 노인 중 30% 정도가 절대빈곤인데 문제는 10%가량만 기초생활보장대상자라는 점이다. (부양의무 기준 등에 막혀 대상에서 빠진) 나머지 20%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한 대책을 재원 마련 등과 연계해 심각하게 얘기해 봐야 한다. 절대빈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상대빈곤을 끌어내리는 문제까지 논하려 하니까 정책적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컨대 도시 노인을 위해서는 주거비 부담 경감 대책을 마련하고 농어촌 노인을 위해서는 맞춤형 급여를 도입하면 절대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초생활보장제와 기초연금제 등 각각의 제도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좀 더 솔직히 밝힐 필요도 있다. 주 교수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급여를 20만원씩 주고 있지만 절대빈곤율은 3~4% 정도 떨어지는 수준이다. 절대빈곤층이 얼마나 가난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서든 최저생계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가 있다. 김 위원장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들은 기초연금 효과를 누릴 수 없어서 원망이 크다. 정부는 이중 지원이라는 논리로 기초연금을 준 만큼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깎는다. →후기(75세 이상)노인과 여성, 독거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 대책은. 이 실장 후기노인이 되면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제때 치료받도록 돕고 입원비 부담은 줄여줘야 한다. 아픈데 돈이 없어서 집에 혼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정부도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제도를 운용해 홀로 사는 노인에게 자주 찾아가거나 전화해 상황을 확인한다. 가장 급한 부분은 맞닥뜨린 질병에서 벗어나고 고독을 느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정 센터장 65세 이상 인구 중 8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80세를 넘어가면 질병 등으로 인해 신체 능력이 급감한다. 늙을수록 노인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진다.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애매한 상황에 놓인 노인들이다. 가난하고 아픈데도 요양시설을 이용할 장기요양등급은 받지 못한 노인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점점 늘 것이다. 주 교수 후기노인, 독거·여성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풀려면 결국 돈을 써야 한다. 빈곤 문제가 심각하면 공적 노후소득보장을 더 강화해야 한다. 고령 인구가 늘면 복지 수요도 커진다. 돈주머니가 한정돼 있다며 칸막이를 쳐 놓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제3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한 평가는. 이 실장 노인 빈곤을 낮추기 위해 주택연금(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월 연금을 받고 대출자가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 정산해 주택가격에서 연금 수령액을 제하고 상속인에게 주는 제도) 가입률 끌어올리기 등 주택과 농지 얘기를 넣었다. 우리 국민들은 집, 땅에 대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그런데 생각을 바꿔서 노후 준비에 활용하면 국민연금의 보완책으로 여러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정 센터장 최근 방점이 저출산에 찍히니까 고령화에 대한 종합적 시각이 약해진 것 같다. 이전에는 노인종합계획 등을 세워서 단기 성과에만 얽매이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예컨대 노인 단독 가구가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제도가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그림을 그리는 일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 노인들이 다양해지면서 그들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래서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깔아주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주 교수 이번 대책을 보면 지나치게 노인의 자율성에만 기댄 내용이 많다. 주택연금 등 사연금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연대성을 촉진할 만한 대책은 미흡하다. 특히 소득 보장에서의 연대성, 즉 공적연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수준의 복지를 해야 한다고 보나. 고비용 고복지인가, 저비용 저복지인가. 정 센터장 고복지와 저복지 중 하나를 택할 만큼 내 관점이 뚜렷이 서 있지는 못하다. 다만 확실한 건 비용 없이는 복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소한의 복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합의를 하고 그 선까지 가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복지 목표에 대해 합의하면서 비용 문제는 언급하지 않다가 나중에 비용 얘기가 나오면 합의가 없던 것이 돼 버리는 악순환이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절대빈곤은 어떻게든 공적으로 해결한다고 합의하고 이를 위해 제도의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 교수 복지를 할 것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지출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조세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공정성에 대한 의심 탓이다. 조세 항목 중 그 돈을 사회보장 영역에서 쓴다고 하면 사회에서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면 그게 어디에 쓰일지 모른다는 데 있다. 국가에 대한 오래된 불신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심을 타개해줄 수 있는 선언과 행동이 필요하다. 진행 유영규 특별기획팀장 정리 유대근·윤수경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또 한 해를 보내며/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또 한 해를 보내며/박홍기 논설위원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 앞에 섰다. 큰 칼 옆에 찬 늠름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고, 성군 세종대왕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분향소와 유족들의 천막이 있다. 나눔과 온정을 가리키는 사랑의 온도탑 눈금도 올라가고 있다. 세종대왕 동상 너머에는 조선왕조의 경복궁이 건재하다. 광장의 안팎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성탄절과 함께 연말을 한껏 즐기고 있다. 눈에 비치는 풍경은 작년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때문인지 교보빌딩 벽에 걸린 ‘두 번은 없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므로 너는 아름답다’라는 시구가 왠지 어색하다. 을미년도 저물어 6일밖에 남지 않았다. 끝자락이다. 광화문광장은 올 한 해 역사를 품었다. 호오(好惡), 경중을 떠나 많은 일을 겪었다. 일어났던 일들, 계속되는 일들, 크고 작은 하나하나가 사건이고 역사다. 소설가 최인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다. 개방과 소통, 화합의 공간인 것이다. 반대로 가치와 노선이 갈등을 겪고 충돌하는 장소다. 그래서 광장은 조용하기보다는 시끌벅적하다. 간결하기보다는 어수선하다. 때로는 분노의 절규가, 때로는 기쁨의 함성이 뒤덮는다. 광화문광장도 그랬다. 메르스가 전국을 휩쓸 때 광장은 텅 비었다. 간혹 나온 시민들은 정부의 초동 대응에 항의하려는 듯 ‘불신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재앙이었다. 광화문광장에는 감격의 함성이 있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빛(光)이 된(化) 곳에 시민들이 나와 경축했다. 대형 태극기가 만들어지고 파도 타기 이벤트가 펼쳐졌다. 멋진 공연도 진행됐다. 모두 어울려 축제를 즐겼다. 광복 70년, 한·일 수교 50년, 한·일 관계는 아직도 과거사에 막혀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논쟁도 치열했다. 촛불이 켜졌다. 집필 거부도 잇따랐다. 정부는 계획대로 교과서 집필에 착수했다. 그런데 국정·검인정을 떠나 정작 가르치는 주체인 교사가 공론장에서 제외됐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했다. 광화문광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차벽을 쳤고,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밧줄로 끌어내려 했다. 복면이 등장했다. 물대포가 발사되고 참가자가 쓰러졌다. 싸움판으로 바뀌었다. 광장은 찢기고 부서졌다. 날 선 주장만 난무했다. 귀를 기울이는 쪽이 없었다. 볼테르의 “부싯돌은 부딪쳐야 빛이 난다. 서로 다른 견해가 부딪칠 때 진리가 스스로 드러난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광화문광장은 병신년 새해를 맞는다. 풀리지 않은, 풀었어야 할 일도 또 한 해를 넘는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는 이유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도 햇수로 세야 할 지경이다. 미수습자 9명과 선체는 아직도 바닷속에 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첫 청문회는 큰 성과 없이 끝났다. 기업의 탐욕이 부른 인재에서 비롯돼 행정의 무능이 부른 관재(官災)임에도 “잘못했다”는 공무원은 없었다. 이 때문에 진상 규명이 이뤄지거나 약속되지 않는 한 광장에서의 분향소 존치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광화문광장에 45.815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둘러싼 국가보훈처와 서울시의 다툼도 끝나지 않았다. 보훈처는 국무총리실에 행정협의조정을 요청했다. 태극기의 상징성, 정체성은 크기와 규모가 아닌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높이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광화문광장에는 정치가 있다. 제20대 4·13 총선이 치러진다. 국회의원 후보들은 광장에서 지지와 함께 선택을 호소할 것이다. 광장은 정치의 장이 된다. 청년실업률 9%, 가계빚 1200조원, 임금불평등,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 갖가지 민생 현안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세종대왕이 바른 정치로 여긴 백성을 편안케 하는 안민(安民)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좋은 정치란 국민의 이해와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책임지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또 협상과 타협이 있는 감동의 정치다. 광장에는 벽이 없다. 누구든 접근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통로인 까닭이다. 을미년 세밑에 혼돈이 아닌 질서가, 절규 아닌 함성이 있고, 소시민적 권리가 보장되는 활기찬 광장을 그려 본다. 광화문광장의 삶은 찾는 시민의 몫이다. hkpark@seoul.co.kr
  • [사설] 정당 후원회 부활, 정경 유착 우려된다

    2006년 폐지된 정당 후원회 제도가 9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그제 정당을 후원회 지정 대상에서 제외한 정치자금법 규정인 45조 1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소원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이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을 2017년 6월 말까지 개정하라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다음 대선 때부터 정당들이 공개적으로 후원회를 열어 대선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요즘의 현실이지만 정당은 민주주의 발전이나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정당에 대한 재정적인 후원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 헌재가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행사라는 측면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기부를 함으로써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고, 나아가 정당을 통해 국가의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특히 정당 후원회 폐지 이후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점차 확대되면서 여야의 국고보조금은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정 충당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손쉽게 돈이 들어오니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정치 구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정당 간의 경쟁력도 상실했다. 국회의원 의석수에 따른 보조금 배분으로 거대 정당 중심의 양당화를 고착시키기도 했다. 현행 정치자금제도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후원은 허용하면서 정당은 제한한 것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대기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트럭째 넘겨받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 이후 정경유착이라는 후진적 정치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에도 우리 사회는 ‘김영란법’ 제정 등을 통해 공직사회와 민간 기업 간의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기에 자칫 정당 후원회의 부활이 기업의 정치권에 대한 유착 유혹의 불씨를 되살리지 않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차떼기야 사라졌다지만 정당 후원회가 열린다면 나 몰라라 할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선거를 앞두고 미리 보험을 들어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의 생리이고, 정당 또한 ‘수금’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헌재의 결정으로 여야는 상임위를 열어 정치자금법을 비롯해 관련법 개정에 착수한다고 한다. 우선 관련법 개정 시 법인과 단체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한 31조 조항은 그대로 살려 놓아야 한다. 정당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주체를 개인으로만 국한해야 한다. 기업 등의 기부를 허용하면 대기업의 과도한 영향력, 여당에 대한 기부 쏠림, 정당의 정치자금 전용 가능성 등 부작용으로 인한 폐해가 더 클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이다. 불법 정치자금이 오가지 않도록 익명의 기부를 철저히 금지하고, 기부자의 직업을 포함해 모든 기부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 후원회 폐지를 전제로 했던 국고보조금의 대폭 삭감도 불가피하다.
  • [사설] 합의 따로 이행 따로 ‘립서비스 정치’ 끝내야

    지금 우리 정치의 신뢰도는 바닥이다. 식언(食言)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의 잘못된 행태에 기인하는 바가 클 것이다. 국민에게 철석같이 약속해 놓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태연하게 약속을 번복하는 우리 정치인들의 두꺼운 낯에 국민들은 이제 이골이 났을 정도다. 여야의 약속과 합의가 결국 대국민 ‘립서비스’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은 오늘자 서울신문 분석 기사에서도 여실히 확인됐다. 19대 국회가 출범한 2012년 5월 이후 지금까지 여야는 법안 처리와 관련해 모두 111건의 합의를 이뤘지만 절반에 가까운 48건은 지켜지지 않았다. 19대 국회의 여야가 쏟아낸 합의문은 모두 97건에 이른다. 세부 항목만 600여건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타협과 조율의 정치를 잘 구현한 듯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여야 지도부가 서명한 합의 항목 4건 중 1건은 불이행 또는 폐기됐다고 한다. 특히 법안 처리와 관련된 합의의 이행률은 43.2%에 그쳤다. 여야는 지난 3월 9일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의 ‘4월 임시국회 처리’에 합의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지난 2일에도 ‘정기국회 내 합의처리’하기로 했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 그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두 차례나 기만극을 벌인 셈이다. 지키지도 못 할 합의를 왜 했는지 국민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여야의 합의 파기나 이행 지연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이다. 정부가 2012년 10월 제출한 관광진흥법은 당초 여야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야 갈등으로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법안 제출 3년 만인 지난 3일에야 처리됐다. 여야는 또 지난 3월 2일 클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자고 합의하고도 석 달이나 미뤘다. 민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 관련 법안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데 여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여야 간 합의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따라서 그 약속을 담은 합의문은 세상이 두 쪽 나도 지켜 내야 한다. 그렇지만 정략적 유·불리, 당내 갈등, 여야 원내지도부와 상임위원회 간 불협화음 등으로 합의문이 종이쪽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국회 내 각종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된 합의는 100% 이행하는 등 자신들의 밥그릇은 철저히 지켜 냈다. 이러고도 신뢰의 정치를 언급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정치인들의 약속이나 공약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이 없는 것 아닌가. 결국 여야의 ‘립서비스 정치’가 정치 불신을 자초한 셈이다. 연초 대학생 상대 설문조사에서 정치인과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2.6%와 4.8%에 그쳤다. 일년 가까이 지난 지금 조사하면 수치는 더 떨어졌을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144개 국가 중 26위에 올랐다. 특히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 부문이 97위에 그쳤다.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정치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여야는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로스쿨 문턱 낮추기보다 투명성이 관건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어제 교육부가 새로 내놓았다. 빠르면 2017년부터 전국 25개 로스쿨에 야간수업 과정을 허용하겠다는 요지의 개선안이다. 방송통신대에 로스쿨을 신설해 야간 및 온라인 수업을 병행시킬 계획도 있다고 한다. 주간의 생계 활동을 접을 수 없어 법조인의 꿈을 포기했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서민층에게 입학의 기회를 더 많이 열어 주겠다는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시간과 경제력이 전제된 탓에 로스쿨은 그동안 ‘돈스쿨’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야간 로스쿨 방안은 전국로스쿨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먼저 제안했다. 개원 6년째인 로스쿨은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음서제 논란을 거듭하다 결국 사시 폐지 유예 논쟁의 후폭풍까지 뒤집어쓴 판국이다. 높은 진입 장벽에 국민들은 진작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뒤늦은 개선안에 박수만 보낼 수 없는 까닭이다. 사시 존치 여론이 높아지자 발등의 불끄기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야간 로스쿨은 근치적인 처방일 수 없다. 비싼 학비는 그대로인 데다 법조 인력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 높다. 로스쿨은 대학원 3년 과정에 여러 스펙까지 챙기는 제도다. 로스쿨 변호사들의 법률지식 수준 저하는 안 그래도 법조계의 걱정거리다. 이런 마당에 야간 과정으로 실무형 법조인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상처를 덧내는 땜질이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일이다. 로스쿨 개혁은 사시 폐지 여부에 눈치를 보며 완급을 조절할 일이 결코 아니다.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어야 한다. 사시가 폐지되더라도 턱밑까지 차 있는 국민 불신을 걷어 내지 못한다면 로스쿨 폐지 논란에 불이 댕겨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로스쿨 제도 개선에 대한 여론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온갖 잡음에도 꿈쩍 않던 교육부가 입학전형 의혹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는가. 로스쿨 제도 개선은 투명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합격과 탈락의 기준조차 오리무중인 입시 체계부터 선명하게 손질해야 한다. 특혜 시비가 끼어들지 못하게 입시전형을 손보는 작업은 교육부의 몫이다. 법무부도 팔짱 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책임 있는 역할이 한시가 급하다. 불공정 논란에 법조인 양성 정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변호사 시험의 성적뿐만 아니라 등수, 합격자 명단 공개를 더 머뭇거릴 까닭이 없다. 비공개의 그 어떤 변명도 지금 상황에서는 옹색하다.
  • [사설] 구직 청년 가슴에 피멍 들이는 ‘두산 명퇴극’

    갓 입사한 사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회사의 처사가 가혹하다는 질타가 쏟아지자 박용만 그룹회장이 1~2년차 사원은 예외로 하라며 수습했다. 회장의 긴급 지시에 ‘20대 명퇴극’은 외견상 제동이 걸렸지만 현실이 달라질 것은 없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하다. 대기업들의 감원 칼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기미다. 지금 같은 무더기 희망퇴직 권고가 계속된다면 2030 청년세대라고 외풍을 당해낼 재주는 없을 것이다. 여론에 노출된 대기업이 이런데, 중소기업 쪽의 상황은 오죽하겠는가 싶다. 구조조정 한파는 기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는 현실이다.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던 1997년 외환위기 때를 떠올리게 된다는 불안한 목소리가 높아진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도 사무직의 40%를 감원한다는 목표로 신입 사원까지 무리하게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한 모양이다. 올 들어 네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하니 기업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만하다. 이례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삼성을 비롯해 업계 전반에 감원 바람이 불어닥쳤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에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런 절박함을 알면서도 ‘두산 방식’에 비판이 쏠리는 까닭은 분명하다. 사회병(病)이 되고 있는 실업 문제에 대기업의 좌표에 걸맞은 고민을 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최고라는 암울한 청년실업 시대가 아닌가. 20대 신입 사원을 명퇴시키겠다는 발상을 하기까지 몇 번이나 숙고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벼랑에 내몰린 구직 청년들에게는 희망의 싹을 자르는 횡포가 아닌지 짚고 넘길 문제다. 희망퇴직 불응 사원에게는 날마다 회고록을 쓰라며 압박했다고도 한다. 실직이 누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현실에서 참담한 마음마저 든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기업의 자세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신성장 동력에 과감히 투자하고 사업 재편을 통한 개혁의 노력부터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만만한 인력이나 줄이고 보겠다는 식의 안이한 처방은 기업 불신과 사회 갈등에 더 깊은 골을 파는 일이다.
  • 외교부 “한·일 관계 개선 계기 되길 기대한다”

    외교부 “한·일 관계 개선 계기 되길 기대한다”

    17일 서울중앙지법이 일본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에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한·일 정부 간 관계에 끼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선고 직후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기소 문제로 야기됐던 부담이 제거된 만큼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최근 법무부에 “한·일 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일본 측의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문제가 추후 양국 관계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나름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가토 전 지국장이 무죄 처분을 받으면서 일본 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이어갈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지난 9일 야스쿠니 신사 폭발음 사건 용의자로 한국인 전모(27)씨가 체포되고 일본 주요코하마 한국총영사관에 오물 상자가 투척된 사건과 맞물려 혐한(嫌韓)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지난달 기소된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의 재판 등 양국 관계에 ‘검찰발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일 양국은 지난달 3년 반 만에 정상회담을 재개하고 위안부 문제 논의의 ‘가속화’에 합의하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위안부 해결을 위한 11차 국장급 협의가 ‘빈손’으로 끝나는 등 관계 개선의 동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정치권 및 언론이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판결에 대해 보인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 판결이 이날 무죄로 나자마자 언론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이를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판결 바로 직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을 평가한다”며 “일·한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일·한 관계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일·한 관계를 추진하는데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NHK 등 방송들은 판결 직후 현장 생방송과 속보 방송에 이어 이날 저녁 뉴스 시간마다 톱뉴스로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보도했다. 요미우리·아사히·도쿄신문 등 유력 언론들도 홈페이지에 주요 기사로 이 사실을 배치했다. 당사자인 산케이신문은 일본어판과 영문판으로 호외를 제작했고, 홈페이지에 별도 창을 만들어 관련 소식을 전했다. 구마사카 다카미쓰 산케이신문 사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긴 시간 동안 일·한 양국 간의 큰 외교 문제가 된 것은 우리가 결코 바란 것이 아니며 진심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이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로 야기된 파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올 초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내용을 삭제한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 내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또 한국에 불신과 인상을 나쁘게 하는 악재 하나가 해결된 것으로 봤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부산 재개발 자금집행 투명해진다

    부산시는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자금집행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예산·회계 프로그램을 구축, 내년부터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도시정비사업은 자금집행이 투명하지 못하고 정형화된 회계처리 기준이 없어 조합의 회계정보를 신뢰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조합원은 조합을 불신하고 수많은 민원과 송사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사업추진에 지장을 초래했다. 이번에 구축된 도시정비사업 예산·회계 프로그램은 회계 및 세무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정비사업 예산·회계 규정의 특성을 반영했고,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회계용어와 기준을 통일했다. 정비사업 규정에서 제시한 계정과목을 포함했고, 회계 전문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부산시는 이 프로그램을 부산지역 재개발, 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원회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합별 순회교육을 할 계획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더디 가도 소통이 답이다/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더디 가도 소통이 답이다/박찬구 정책뉴스부장

    낙엽은 스스로 손을 놓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가 아니다. 새잎의 생장에 자리를 양보함이다. 낙엽은 나눔을 남긴다. 용맹함은 꾀를 이기지 못하고, 꾀는 어짊 앞에 얄팍함을 드러낸다. 어짊은 내 것을 내어 주는 현명함이다. 낙엽처럼 순리에 따라 나를 내려놓는 일이다. 요샛말로 소통의 실천이다. 내 것을 움켜쥐고서야 어찌 소통을 말하랴. 나누고 양보해야 가능한 게 소통이다. 서로 같음을 찾아 더 나은 변화를 실천함이다. 한 해가 간다. 나는 내 것을, 너는 네 것을 챙기려 아득바득 버텨온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정치면 정치, 경제면 경제, 사회면 사회, 훈풍 없이 냉기만 흘렀다고 한다면 인색한 비관일까. 적어도 힘을 가진 자의 나눔과 소통에 목말랐던 시간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소통은 ‘권력을 나누는 일’이라고 했다. 생각과 의견을 단순히 주고받는다고 해서 소통이 아니란 얘기다. 그건 겉치레이며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가진 자가 먼저 한 걸음 물러서서 내 것의 일부를 내어 주는 일, 내가 가진 힘과 의사결정권을 휘두르기보다 상대를 인정하고 그의 입지를 넓혀 줌으로써 상생을 모색하는 일, 그것이 소통이다. 권력의 진정성은 거기서 비롯된다. 정부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절박해도 정책을 입안하고 공급하는 국회나 정부는 그 정책으로 영향을 받게 될 국민의 목소리를 먼저 경청하고 헤아리는 게 민주화된 사회의 순리다. 금과옥조라 해도 수요자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불신과 반목을 부를 수 있다. 숱한 정책의 부침에서 경험한 일이다. 노동 관련 법안의 추진 과정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노·사·정 합의안이 국회에서 첨삭되고 정부·여당의 개정안이 추진되자 노조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진다. 기이한 점은 반발과 충돌의 현상만 부각될 뿐 항변의 이유가 무엇인지, 이를 무릅쓰고 법안을 추진하려는 진의는 무엇인지, 그 본질이 제대로 논의되거나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 노동자들이 정부·여당의 개정안에 반대하고, 그럼에도 왜 정부·여당은 이를 고집하는지, 적하효과도 입증되지 않는데 임금피크제를 하면 정말로 청년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인지, 전후사정을 헤아릴 길 없으니 입맛대로 재단되고 포장되기 일쑤다. 청년 일자리 정책을 말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청년이 논의의 중심에 제대로 선 적이 있는지 반문할 일이다. 이해를 달리하는 구성원들이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과정을 소통이라 한다면, 한마디로 소통의 부재, 불통의 아집이나 다름없다. 실타래를 풀려는 의지가 있다면 독백과 속도전은 내려 두고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몇 날 며칠이 걸리든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설득하는 자리를 갖는 게 옳다. 청년 일자리가 됐든, 쉬운 해고가 됐든, 노동자와 정부, 학생과 학부모,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여 공개 토론을 하고 이를 통해 내줄 건 내주고 받을 건 받는 소통의 절차를, 늦었지만 거쳐야 한다. 여과되고 수렴된 결과는 대다수 국민도 수긍할 테다. ‘디테일 속 악마’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돌아가도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 피할 일이 아니다. 삼중주든, 사중주든 연주자는 다른 연주자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제 악기 소리에만 집중하다간 합주의 감동을 주기는커녕 전체의 화음과 조화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진부하지만 무거운 소망 하나. 새해엔 소통과 공존으로 공동체가 나아가길 바란다. ckpark@seoul.co.kr
  • 安 따르자니 文 믿자니… 새정치연 의원들 권역별 기류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부분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이 현실화되며 패닉 상태나 다름없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장 ‘안철수 깃발’을 따라가는 데는 주저하면서도 ‘문재인 체제’를 믿고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도 깊어지는 모습이었다. 문 대표는 페이스북에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해도 총선 승리에 이르는 새정치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탈당 가능성을 비유하며 “현재 야당이라는 배는 높은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는지가 아니라 배에 구멍이 하나둘씩 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왔다. 서울신문은 14일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기류를 권역별로 취재했다. ■수도권 수도권 “잔파도 계속 맞는 게 더 안 좋아”… 추가 탈당 주목 ‘안철수 탈당’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의원들의 낭패감은 다른 지역구 의원들보다 더 큰 분위기다. 수도권은 선거 때마다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야권의 분열에 따른 후보 난립이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상대책위 구성 카드를 문·안 양쪽에 전달하는 등 다른 계파나 지역 의원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것이 수도권 의원들이었다. 의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추가 탈당 여부였다. 인천이 지역구인 범주류 측 초선 의원은 “큰 파도를 한 번 맞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잔파도에 계속 맞는 상황이 더 안 좋다”면서 “추가 탈당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한둘이 탈당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세력화하면 안 된다”면서 “단순히 ‘당이 앞으로 잘하겠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총선 흐름에 집중해 우리에게 유리한 구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가 지역구인 재선 의원은 “수도권은 특히 바람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며 “개별적으로 탈당은 심사숙고해야 하지만, 당장 일주일 뒤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호남 텃밭 호남 “이렇게 심하게 분열할 줄이야”… 민심 이탈 우려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호남 지역 의원들은 ‘안철수 탈당’으로 현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진 민심을 전했다. 현 지도부가 유일한 호남 최고위원이었던 주승용 의원의 사퇴 이후 궐석 최고위원을 채우지 않고 ‘마이웨이’하는 모습도 호남 민심에 귀를 닫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문 대표에 대한 지역 여론이 너무 안 좋았는데 이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면서 “새정치연합이 이렇게까지 심하게 분열하는 것이냐 하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기반이 탄탄한 의원들이야 탈당하는 게 어렵지 않겠지만, 현재는 문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우선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민심과 당심은 문 대표에게 구당 차원의 결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없이 오늘의 사태를 가져오게 한 원인은 전적으로 문 대표에게 있다”며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호남 의원 중에서도 주류 측은 문 대표의 ‘20% 물갈이’ 혁신안을 옹호하며 빠른 수습을 요구했다. 한 3선 의원은 “지금 탈당하는 의원은 ‘혁신의 낙오자’라는 프레임에 걸려들 것”이라며 “인적 쇄신 등에 실패하거나 통합을 위한 1대1 구도를 위한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가 바로 문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현 대표 체제 유지를 주장했다. ■충청·영남 충남 “탈당 규모 더 지켜봐야“ 신중 영남 ”文보다 安에 더 호의적일 것"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의원은 “수십 명의 의원들이 뜻을 모았음에도 큰 흐름의 방향을 되돌릴 수 없는 역량의 부족 등에 대해서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탈당 규모가 30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는 일단 좀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문 대표와 각을 세워 온 대표적인 당내 인사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아직 안 의원이 탈당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영남 지역도 문 대표보다는 안 의원에게 더욱 호의적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뉴스 플러스]

    ‘폭력 시위 주도’ 한상균 구속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3일 지난달 열린 1차 민중총궐기 등 9개 집회에서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 소명이 있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대리 처방’ 군의관 면허정지 적법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는 전직 군의관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의사면허 정지를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4월부터 1년여간 환자에 대한 주사와 간단한 약 처방을 의무병에게 시킨 혐의(의료법 위반 및 교사)로 지난해 말 군사법원에서 벌금 700만원형을 받고 올 4월 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가 정지됐다. A씨는 “의무병에게 의료 행위를 시키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라며 소송을 냈으나 재판부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하면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의료계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복지부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제자 부정 채용’ 서울대 교수 입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자격 미달인 제자들을 자신이 원장을 맡았던 공공기관의 연구원으로 부정 채용한 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 박모(59) 서울대 교수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박 교수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관련 분야 5년 경력’ 요건을 채우지 못한 자신의 대학원 제자 3명을 관리자 직급인 책임연구원으로 채용하는 등 연구원 5명의 채용에 부정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안철수 탈당 후폭풍] “安, 기득권 장벽 한계 확인”… 탄탄한 호남 지지율도 결심 영향

    [안철수 탈당 후폭풍] “安, 기득권 장벽 한계 확인”… 탄탄한 호남 지지율도 결심 영향

    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결심한 배경에는 제1야당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구현하려고 했던 ‘정치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표에게 ‘최후통첩’으로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가 재차 거부당한 것이 탈당을 강행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통합 신당 출범 이후 안 의원이 추진하려고 했던 ‘새 정치 실험’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한길 의원과 공동대표를 맡았던 안 의원은 7·30 재·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5개월 만에 지도부에서 물러났다. 이후 당의 혁신 방향 및 지도체제를 놓고 문 대표와 계속 갈등을 빚어 왔다. 부패 척결 및 낡은 진보 청산 등을 골자로 한 ‘안철수표 혁신안’을 야심차게 내놨지만, 문 대표로부터 별다른 응답을 듣지 못하자 지도부를 향한 불신과 불만은 쌓여만 갔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에게 기존 야당의 병폐는 생각보다 너무 컸다”며 “철옹성 같은 기득권이 장벽으로 자리잡고 있어 (문제의) 해결이 아닌 봉합 수준밖에 안 되겠다는 한계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야권의 지형을 재편하는 방향으로 충격을 줘야겠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탈당의 기로에 선 안 의원은 ‘혁신 전대’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예정된 시간 10분 전까지 안 의원에게 기자회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지시가 없었다”며 “즉 마지막까지 문 대표의 혁신 전대에 대한 결단을 기다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대선후보 관련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의 지지율이 당내 3위까지 밀린 상황에서 이번 탈당은 대권을 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3~4위를 하는 것과 신당에서 1위를 하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점도 탈당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제1야당의 품을 떠나 ‘광야’에 서게 된 안 의원에게는 당장 내년 총선이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원내 교섭단체 의석 수인 20명을 확보하기 위해 탈당 세력 최대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하는 방안,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당분간은 주변 인사들에게 탈당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여러 가지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환경영향평가법 제정 20년 성과와 과제(하)] 착공 후 5년까지 사후 조사…환경영향평가 신뢰성 쑥쑥

    [환경영향평가법 제정 20년 성과와 과제(하)] 착공 후 5년까지 사후 조사…환경영향평가 신뢰성 쑥쑥

    환경영향평가는 태생부터 환경론자에게는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개발론자에게는 ‘경제적 부담’으로 여겨졌다. 개발의 명분이 되기도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을 차단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환경평가 예측 정확성 높여야 4대강 사업과 경부고속철도건설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는 환경영향평가의 신뢰 문제가 깔려 있었다. ‘도롱뇽 사건’으로 알려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은 영향평가 재실시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개통됐고, 이후 우려됐던 환경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공기가 지연되면서 국고가 손실되고 고속철도 개통까지 연기될 뻔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해 예측, 평가하기에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갈등과 대립을 야기하고 영향평가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소통·대화… 사회적 합의 필요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토정책팀 국장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소극적으로 해석되고 국민의 권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대법원이 4대강 취소소송과 관련해 일부 수질 악화와 생태계 변화가 있더라도 사업으로 얻는 이익을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맹 국장은 “정부정책이 (환경에 대한) 합의 없이 마음대로 결정된다”며 “국가가 앞장서 법과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영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평가본부장은 “대형 사업은 공사 시작 전에 평가가 이뤄지는데 길게는 10년 후 운영상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보다 정확한 예측기법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합리적 대안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근(서울대 생태조경학과 교수)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장은 “국책사업은 환경과 사회·경제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소통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려는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부터 ‘사후 조사’ 시행 영향평가의 신뢰 향상을 위해 내년부터 ‘사후환경영향조사제도’가 시행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단 협의가 이뤄지면 착공 후 보완할 수 있는 사후 관리가 미흡했다. 이로 인해 공사 중 예상하지 못한 환경 영향이 발생하더라도 대응이 어려워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사후영향조사는 협의된 사업별로 착공 후 5년까지 협의 내용 이행과 주변 환경조사 등을 통해 영향평가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검토 기관도 사업자가 아닌 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한국환경공단·국립생태원 등 공공기관이 맡도록 지정해 검토의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지속적인 현장 확인을 통해 예측기법의 정확성 검증 및 평가기법의 진보, 실효성 있는 저감대책 마련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근 학회장은 “영향평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통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남북, 의제 조율 진통… 오늘 회담 재개

    남북, 의제 조율 진통… 오늘 회담 재개

    남북이 11일 북한 개성공단에서 제1차 차관급 당국회담을 개최했지만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번 당국회담은 지난 8·25 남북 합의에 따른 것으로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렸다. 남북 양측은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하고 12일 오전 10시에 속개하기로 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남북은 1차 차관급 당국회담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상호 입장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첫 전체 회의는 예정보다 조금 늦은 오전 10시 40분쯤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북측 수석대표(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은 “겨울이지만 북남 관계는 따뜻한 봄볕이 오게끔 쌍방이 잘 노력하자”며 “그간 불신과 대립이 골수로 깊어지고 장벽은 더 높아졌는데 우리가 장벽을 허물어 골수를 메우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 ‘야설(野雪)’의 한 구절을 인용해 “1차 회담이지 않느냐. 우리가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가 첫길을 잘 내서 통일로 가는 큰길을 열자”고 화답했다. 양측 대표단은 30분간 이어진 첫 전체회의 종료 이후 각자 점심식사를 했다. 이어 곧장 회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회의가 끝난 지 7시간 만인 오후 6시 3분쯤이 돼서야 수석대표 접촉을 시작했다. 이어 남북은 이날 밤늦게까지 수석대표 접촉을 거듭했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의제 조율에 격심한 진통을 겪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남측은 8·25 합의에서 언급한 대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핵심 의제로 제안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동취재단·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생명의 窓] 소 잃고도 외양간 고쳐야 하는 이유/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생명의 窓] 소 잃고도 외양간 고쳐야 하는 이유/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지난달 19일 익명의 제보로 시작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료 행위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의료계 전반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2008년 5월 이후 이 의원을 이용한 2268명에 대해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1145명(50.5%)을 검사한 결과 82명이 감염됐고, 아직도 감염 상태에 있는 환자는 56명이라고 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서만 전파된다. 그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환자의 혈액이 비감염자의 혈관 내로 유입되지 않는 한 전염은 일어날 수 없다. 주사기의 반복적 사용이 원인으로 꼽히는 명백한 이유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5% 내외는 급성 간염 증상을 보이고 80% 정도는 만성 간염으로 이행한다. 대표적인 급성 간염 증상은 피곤, 식욕부진, 무기력증 등이다. 만성 간염으로 이행하는 경우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감염 사실도 모른 채 지내기 쉽다. 이번 다나의원 사태에서도 제보자가 없었다면 대부분의 환자는 감염된 사실도, 또 감염 사실을 알게 됐더라도 어떻게 감염됐는지 몰랐을 것이다. 만성으로 이행한 환자 중 최대 30%에서는 30년 정도에 걸쳐 간경변이나 간암이 생긴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치료제도 있고 완치도 가능하다. 다만 1년여 동안 끈기 있게, 또 성실히 치료에 임해야 완치에 이를 수 있다. 백신은 아직 존재하지 않아서 감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외에 예방할 수단은 없다. 다나의원 사태가 불거졌을 때 의료계 종사자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작 몇십 원에 불과한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무고한 수십 명의 사람을 졸지에 고위험 만성 질환의 위험에 빠뜨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자 다나의원 원장의 신체장애도 도마에 올랐다. 당국에 따르면 원장은 2012년 교통사고로 뇌 손상을 입어 중복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의원은 의사면허가 없는 부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의료행위를 지시했다고 하니 총체적인 의료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이다. 다나의원 사태를 보면서 이런 부적절한 의료행위가 다나의원에만 국한된 것인지, 다른 데서도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관계자 모두가 나서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면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의사협회가 나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의료인 윤리선언 등 재발방지책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 ‘돈만 밝히는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지 않으려면 이런 조치는 필수적이다. 당국 또한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병의원을 전수조사해 의혹 해소와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그리고 이참에 의사면허 갱신 제도를 도입해 의사면허 취득 후 발생한 정신적 또는 신체적 변화에 대해 의료행위 적절성 여부를 심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나의원 사태와 같이 상식선에서조차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의료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의사면허를 박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행위는 단순한 의료사고가 아니라 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명백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소를 잃고 난 후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무고한 미래의 희생을 막기 위함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