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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편은 우리가 갈랐다/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서울광장] 편은 우리가 갈랐다/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김영삼 집권에 더 큰 울분을 터뜨린 쪽은 호남이 아니라 TK(대구·경북)였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세 정권을 이어 가며 30년을 ‘성골’로 보낸 그들 눈에 김 대통령의 고향 PK(부산·경남) 인사들은 점령군이었다. ‘개핵’(개혁)을 외치며 자신들이 앉았던 요직을 죄다 꿰차고 앉는 모습에 경악했다. 같은 영남이 아니었다. 부산 어느 복국집에서 “우리가 남이가”라 외쳤다더니 ‘우리’는 따로 있었다. 삽시간에 ‘저들’이거나 들러리가 됐다. 5년 뒤 김대중 정권이 몰고 온 격랑은 더 컸다. 정권 교체의 완력을 절감했다. 주요 정부부처와 사정기관, 공공기관 심지어 주요 기업과 언론사 등의 인사에까지 서남풍이 거세게 몰아닥쳤다. 5년짜리 대통령이 내 자리, 내 인생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이 또렷이 목도했다. 노무현 집권은 ‘패권’이 무엇인지를 일깨웠다. 3김 정치가 깔아놓은 지역분할구도 위에 이념분할구도가 얹어지면서 나라는 바야흐로 다중분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강남좌파’가 등장했고 영남보수와 영남진보, 호남진보와 호남보수가 본격적으로 담을 쌓았다. ‘우리’와 ‘저들’을 가려내는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피아 식별이 일상이 됐다. 뒤를 이은 이명박 정부의 영포라인과 박근혜 정부 진박 세력이 보여준 인사 전횡은 대통령 선거라는 것이 세력과 세력의 권력 쟁탈전임을 거듭거듭 확인시켜 주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간 10년 터울로 두 차례 정권교체를 겪는 과정에서 어김없이 강고한 ‘완장’들이 등장했고, 이들의 구심력과 원심력으로 인해 누구는 빨려들고 누구는 밀려났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공직사회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교수 사회는 넘쳐나는 폴리페서들로 점점 번잡해져 갔다. 심지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방송토론 주요 패널들마저 면면이 바뀌었다. 모두 기형정치의 변주들이다. 언제부턴가 소통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의 것이 됐다. 지역과 이념, 계층과 세대 가릴 것 없이 담장 밖은 죄다 말이 안 통하는 ‘저들’뿐이다. 누구에겐 막말이 누구에겐 ‘사이다 발언’이다. 증오와 분노를 넘어 모두가 지친 지금의 피로사회, 단절과 불신의 사회는 그렇게 정치 완력이 그려온 궤적 위에 만들어졌다. TV토론에서 ‘적폐’와 ‘패권’을 운운한 대선 후보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은 공허하다. 패권세력, 적폐세력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입으로는 ‘협치’와 ‘통합정부’를 말하는 그들의 표리부동만큼이나 헛헛하다. 그런 자세로 어떻게 통합을 이루겠느냐고 질타하지만, 기실 알게 모르게 편을 먹고, 그 속에서 ‘담장 밖 이해 못할 사람’들을 탓하며 게으른 넋두리를 되뇌는 건 그들이 아니라 우리인지 모른다. 초유의 안보 위기와 고령화의 시한폭탄 앞에 섰다.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외환과 내우다. 사흘 남겨 놓은 19대 대선은 이미 배척의 선거가 됐다. 아무개가 대통령 되는 것만은 반드시 막겠다는 노기(怒氣) 속에 새 대통령이 나온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라리 벼룩 세 마리를 끌고 가는 게 쉬울 상황이다. 이런 분열사회를 한낱 국민통합기구 같은 정치적 미장센으로 묶을 수 없음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보여줬다. 국무총리를 다른 지역 출신으로 삼는다고 탕평이 되지도 않는다. 모두의 용기가 필요하다. 배격의 기저에 깔린 ‘저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신념이라 믿는 아집도 한 번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만큼 ‘저들’을 인정하는 관용도 요구된다. 후보들부터 나서야 한다. 파부침주(破釜沈舟), 타고 온 배부터 버리길 바란다. 대선 때 몰려든 인사를 멀리하고, ‘저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의 지지로 당선됐지만 ‘저들’의 박수 속에 떠나는 대통령을 꿈꿔야 한다. 대통령 되더니 사람 달라졌다, 속았다는 극언까지도 겁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권만큼은 안 된다는 각각의 ‘우리’들도 모두의 대통령이 된 당선자에게 통합의 길을 터줘야 한다. 자신을 고릴라라고 멸시한 자를 국방장관에 앉힌 링컨과, 그렇게 멸시한 자의 부름에 응한 윌리엄 스탠턴, 둘 다 우리에겐 절실하다. jade@seoul.co.kr
  • 좋은 삶이 좋은 글 낳는 ‘만인 작가’ 시대

    좋은 삶이 좋은 글 낳는 ‘만인 작가’ 시대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한기호 지음/북바이북/252쪽/1만 4000원요즘은 딱히 원고지를 꺼내 들지 않아도 글 쓸 곳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어엿한 책 한 권 내보지 않았어도 소셜미디어에서 ‘글발’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짧은 글로 인생을 바꾼 사람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바야흐로 글쓰기의 르네상스 시대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글쟁이가 될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한데 저자는 제4차 산업혁명이 시간과 공간을 파괴해 가는 요즘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글로 연결되어 있고 글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이유에서다. 20년 가까이 출판평론가로 평판을 쌓아 온 것을 포함해 35년간 출판계에서 굴렀던 저자는 그간 만났던 다양한 초보 저자들 중 인상 깊었던 20여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개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경우로 나뉘어진다. 글쓰기 책으로 스킬을 쌓는다고 만사형통은 아니다. 저자를 꿈꾼다면 다음과 같은 조언은 곱씹어 볼 만하다. “연재 필자를 찾을 때, 글재주보다 그 사람의 삶을 더 살펴보려 애쓴다. 삶이 곧 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재주만 가지고 까부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더구나 지금은 소셜미디어로 말미암아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는 현란한 글쓰기가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대중은 너무 잘난 척하고 재주만 믿고 까부는 글쟁이는 불신하기 때문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고 늘었는데 처벌은 감소…‘범죄 낙인’ 피해자만 웁니다

    무고 늘었는데 처벌은 감소…‘범죄 낙인’ 피해자만 웁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고소·고발 남발 번져”“무고죄 엄벌 땐 공익 신고 위축” 우려도 거짓으로 고소·고발을 일삼는 무고(誣告) 범죄가 날로 늘지만 처벌은 미미하다. 고소·고발을 당하면 피의자로 입건되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조사 결과 허위 고소·고발이라는 것이 밝혀져도 당사자에게는 큰 상처와 경제적 손실이 남는다. 지난 2일 김수남 검찰총장이 “무고는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해 사법 불신을 초래한다. 무고 사범에 대한 검찰의 처리 관행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다.5일 검찰 통계를 보면 지난해 무고 혐의 입건자는 9957명으로 4년 전인 2012년(8821명)보다 12.9%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재판에 넘겨진 입건자는 되레 6.3%(2245→2104명) 감소했다. 기소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10% 수준이고 형량도 대부분 징역 6~8개월에 그쳤다. 무고죄 법정형(형법 156조)이 최대 징역 10년, 벌금 1500만원인 데 비하면 최소형인 셈이다. 고소·고발의 대상이 된 이들이 입을 심리적·경제적 피해를 고려하면 “형량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무고로 곤욕을 치른 엄태웅·이진욱 같은 연예인 등 유명인들은 사회적 지탄과 이미지 실추 등 추가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어렵게 재판에 넘겨져도 ‘정황을 과장한 것’,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등의 논리로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2015년 8월 A(60·여)씨는 같은 해 3월 사귀는 사이였던 B씨가 야밤에 모텔에서 자신을 추행했다며 B씨를 고소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한 해 전인 2014년 9월쯤 모텔에 간 건 맞지만 추행을 당하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법원은 “모텔에 갔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황을 과장한 것일 뿐 무고는 아니다”라고 결론 냈다. 물론 2, 3심에서는 시점이 6개월 이상 차이가 나고 모텔에 간 이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한 점 등을 들어 “정황의 과장으로 볼 수 없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015년엔 자신이 제기한 형사사건을 무혐의 처리하고 민사사건을 패소 판결한 판검사 78명을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기소된 C(79)씨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검찰은 “앙심을 품고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고 1심에선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 3심은 “설령 신고 사실이 허위라 해도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봤다. 지방 검찰청 한 검사는 “무고에 대해 법원이 지나치게 온정적일 때가 많다.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하겠느냐’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런 무고에 대한 ‘무른’ 처벌은 고소·고발의 남발로 이어진다. 고소·고발 사건은 전체 형사사건에서 28.3%(2015년 기준)를 차지하지만 기소율은 26.0%로 형사사건 기소율(36.7%)에 비해 크게 낮다. 채무불이행 민사 소송을 진행할 때 혐의 유무를 떠나 상대(피고)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건 일종의 업계 관행처럼 굳어졌을 정도다. 서울 지역 한 변호사는 “상대를 압박하는 효과”라면서 “무고라며 상대를 맞고소해도 돈을 갚지 않고 있다는 점이 사실이라 유죄가 나오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무고죄 엄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위민의 김남근 변호사는 “무고 처벌이 강해지면 공익 신고 등 건전한 고소·고발까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소·고발도 국민 권리라고 보고 폭넓게 인정하되 죄질이 나쁜 무고죄는 구분해 강하게 처벌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오는 15일 발매예정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의 커버스토리 인물로 선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영문기사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 타임은 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사에서 문 후보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공격이 아닌 ‘신중한 포용(measured engagement)’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특히 문 후보를 ‘협상가’라고 표현,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문 후보의 협상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국방개혁연구소의 권영근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기사를 번역해 올린 내용이다. 1976년 8월 18일 이른 아침 2명의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 있던 미루나무를 절단할 목적으로 출발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지속되던 6.25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종료된 이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공산 국가인 북한을 분리시키는 비좁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있던 이 나무가 유엔군과 북한군 경계초소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엔군과 북한군 측은 이 나무의 절단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중지시킬 목적으로 병사를 보냈다. 미군 대위 보니파스(Arthur Bonifas)와 바렛(Mark Barrett) 중위가 북한군의 저지에 저항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곧바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유엔군사령관이던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유엔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이 나무의 완벽한 절단을 명령했다. 이 나무 절단을 지원할 목적으로 파견된 병사 가운데에는 문재인이란 이름의 나이 어린 한국군 병사가 있었다. 당시 긴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군이 당시의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방해했더라면 곧바로 전쟁이 발발했을 것입니다.” 재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곧바로 문재인은 한반도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64세의 문재인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한 박근혜 탄핵 때문에 있게 될 5월 9일 선거에서 분명히 말해 선두주자다.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빈부격차가 최악이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김정은을 최상의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방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4월 15일에 있었던 현란한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세대의 탄도미사일을 선 보였으며, 4월 29일 일련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는 트럼프가 말한 미 해군 타격함대의 한반도 도착 예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몇 시간 이전이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한반도에서 항상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화를 내는 독재자인 김정은과 지정학(地政學)의 초보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립하고 있는 등 깊어만 가는 위기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약간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은 70년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을 보다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거의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재차 통일되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월남한 가족의 아들인 문재인은 김정은 정권을 무력 침공이 아니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정책을 통해 다루는 등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상태다. 현재의 반복되는 적대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보다 그러하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 남하했습니다. 나 또한 북한 공산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렇다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을 고통 받도록 방치해야 한다고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은 6.25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려져 있던 시기에 출생했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유엔군 보급선에 탑승한 상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 후 2년 뒤 거제도에서 출생했다. 전후 대한민국은 보다 풍성한 삶을 누렸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옥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나는 보다 독립심이 있었으며 보다 성숙했습니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했습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이 성인이 되었을 당시 대한민국에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의 과학기술, 자동차 및 선박 붐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한 것이다. 1980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명 변호사 활동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행정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날 문재인이 주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지구상 12번째 규모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 유형의 계획경제 아래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통일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문재인은 잘 알고 있다. 남북통일의 첫 단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는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남한 기업들이 접근하고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남북통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전 이외에 생존 측면에서의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두 개의 불균형한 국가, 즉 고도 소비국가인 대한민국과 성장이 멈춘 병적인 북한이란 국가를 분리하는 지역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그처럼 인접해 있으면서 그처럼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지구상 어디에도 김정은과 같은 불량 독재자, 중무장한 상태에서 대립을 일삼고 있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가 변함없이 직면하게 될 주요 도전은 김정은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년 전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공식적인 대화조차 없었다. 그런데 북한 측과 대화를 원했던 2013년 당시 유엔군은 비무장지대 사이로 메가폰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정은이 비합리적인 지도자인 경우에서조차 우리는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과 대화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통제의 고삐’를 약화시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몇몇 징후가 있다. 아직도 이단자들을 가혹하게 진압하지만 김정은은 시장이 자리잡도록 해주었으며, 국가의 배급체제를 허물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양에 평판 TV와 가라오케 머신은 매우 흔하며 평양 시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조차 했다. 이 같은 대화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핵 문제다. 북한이 기댈 부분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북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가 보장된다면 남북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 같은 유형의 협상이 이전에 가동되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으며, 이들 협상이 재차 가동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은 2007년 당시 노무현과 김정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그리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6자회담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다. 문재인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햇볕정책이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간 45억$로 인해 북한 핵무기 개발이 가속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 북미 평화협정과 북미외교관계정상화를 망라하고 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문재인은 그 후 10년 동안의 고립 및 비난과 비교하여 햇볕정책이 보다 좋은 정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핵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조차 했습니다. 동일한 접근 방안이 아직도 가능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무기 거래를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트럼프가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과 유사한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작이었다는 점에 자신과 트럼프가 이미 동의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색다른 접근 방안을 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실용주의자라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잘 대화하고 보다 잘 협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월 1일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불룸버그 통신에 말한 바 있다. 오늘날 트럼프는 평양에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라고 북한 무역의 90%를 감당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트럼프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북중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중국은 2017년 잔여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그 전례가 없는 유엔 제재에 서명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주는 50만 톤의 원유를 차단한 결과 2003년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되는 경우 이들 미군이 한만국경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북한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자국을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귀하의 카드를 볼 수 있는 포커 판에서 호들갑떠는 것과 동일합니다.”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한국학 책임자인 John Park은 말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항한 북한의 보복 가능성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는 경우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며, 아태지역 국가들이 보다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을 통해 득을 볼 국가는 어디인가?” 용산에 있는 트로이 대학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Daniel Pinkston은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보면 문재인의 대북 포용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5월 9일 선거에서 문재인의 주요 경쟁자인 과학기술을 통해 억대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목적에서 보다 군사적인 접근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비교하여 21% 앞서고 있는 문재인은 사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당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군사적 대립의 최초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동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보다 연로한 세대들은 문재인이 그처럼 열망하고 있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 가족 가운데 남한으로 내려온 유일한 분입니다. 어머니는 90살입니다. 어머니 여동생이 아직도 북한에 생존해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여동생을 재차 보는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는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전쟁을 딛고서 평화가 우뚝 서기를 원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과의 분노’…트럼프 정부 과학예산 삭감 반대시위 이색 피켓들

    ‘이과의 분노’…트럼프 정부 과학예산 삭감 반대시위 이색 피켓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학 경시’ 정책 반대 시위에 등장한 재치 있는 피켓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의회에 제출된 ‘2018년 예산제안서’에 따르면 향후 트럼프 정부는 과학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줄여 나갈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주무부처인 환경보호청(EPA)의 경우 전년대비 31.4%의 예산 삭감이 이뤄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불신해온 환경보호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과학계의 날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등 환경보호 정책 필요성에 회의감을 표시했던 바 있다. 이에 미국 과학계는 대규모 시위를 벌여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22일엔 ‘지구의 날’을 기념하는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이 열렸고, 지난달 29일에는 트럼프 취임 100일을 맞아 ‘인류의 기후 행진’(People’s Climate March)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 시위에 나타난 피켓 중 뛰어난 풍자 감각이 돋보이는 것들을 몇 가지 살펴보았다.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변화무쌍 트럼프 시대,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이지운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변화무쌍 트럼프 시대,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이지운 국제부장

    ‘변하는 정도가 비할 데 없이 심하다.’ 변화무쌍(變化無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될 것 같다. 동북아를 전쟁 분위기로 몰아넣은 게 한참인데, 순식간에 대화와 협상의 ‘훈풍’을 불어넣는다. 서유기의 손오공급이다. 말도 행동도 온도차가 심하고 종잡기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렇다 보니 그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듯하다. ‘장사치일 뿐’이라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그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어떤 일을 하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까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뜩지 않아도 그의 언행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무리 오락가락했어도 그가 중국을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다녀온 뒤 실로 ‘돌변’(突變)했다. 한국만 괴롭히던 관영 언론들이 느닷없이 북한을 때려 대기 시작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제멋대로’(悍然) 핵실험을 실시한 데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당시 ‘제멋대로’라는 표현은 중국의 노여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단어로 간주됐다. 이렇듯 북을 늘 점잖게 대해 온 중국이 관영 언론을 통해 ‘유류 공급 중단’으로 북을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송유관은 북에는 실질적으로 생명줄이다. ‘선제타격을 해도 좋다. 북진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북으로서는 수용하기 힘든 막말들일 것이다. 중국은 왜 돌변했을까.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에 속았을 수도 있고, 트럼프의 눈에서 전쟁을 향한 광기를 보았을 수도 있다. 어쨌건 중국은 지금도 북을 압박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트럼프라는 사람도 누구나처럼 나름의 일관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와 가진 인터뷰는 그의 말과 생각, 스타일의 일관성을 일정 부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당시 ‘핵전쟁’을 언급했는데, 기자가 묻지도 않은 것이었다. ‘대통령이 된다면 미래에 대한 장기적 관점은 무엇이겠느냐’고 묻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종종 핵전쟁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은 궁극적인 재앙이지만 아무도 세밀하게 집중하지 않는다. 핵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게 가장 멍청하다. 너무 파괴적이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건 한심한 소리”라고 했다. 동맹국에 대한 불만과 불신, 무역국에 대한 피해 의식 등도 그는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그는 지금도 핵전쟁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는 미리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때도 “나는 내가 하려는 일을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핵전쟁이 아직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면, 그래서 시진핑 주석이 그 잔상을 읽었다면 미국과 중국은 머지않은 장래에 ‘김정은 정권 붕괴 프로그램’을 논의하게 될 수도 있다. 아마 지금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일이 없다. 두 나라가 이 문제에 머리를 맞댔다면 김정은도 알게 될 것이다. 그다음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제 새 정권이 출범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종합건대, 시진핑과 중국이 돌변했다는 것과 트럼프와 미국이 그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jj@seoul.co.kr
  • 安 “새로운 길, 변화의 길이 우리가 살길”

    安 “새로운 길, 변화의 길이 우리가 살길”

    “文 되면 국론 분열 5년 내 싸울것” 영·미 실패한 여론조사 사례 강조 ‘밴드왜건 효과’ 저지 숨은표 기대 “변화해야 합니다. 변화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길입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일 인천 남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다시 또 기득권 양당 한쪽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국민들이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흰 와이셔츠 바람에 두 팔 소매를 걷어붙인 안 후보는 “영국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만 또 다른 변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면서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 모르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모두 죽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분열되고 사생결단을 해서 5년 내내 싸울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브렉시트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여론조사 예측이 빗나간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크게 앞서 나가자 실패한 여론조사 사례들을 강조하며 ‘문재인 대세론’에 여론이 휩쓸려 가지 않도록 부심하는 모습이다. ‘밴드왜건 효과’(다수가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편승 현상)로 문 후보에게 표가 쏠리고, 안 후보 지지자들은 자칫 투표를 포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안 후보 측은 지난해 4·13 총선처럼 ‘숨은 표’가 존재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하고 있다. 김영환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는 문 후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와 싸우는 형국”이라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김 본부장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3일 이후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가 남은 대선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자문기구인 ‘온국민멘토단’ 출범식을 가졌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1만명으로 구성된 멘토단은 선거 캠페인 및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이색 홍보 눈길

    “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이색 홍보 눈길

    질병관리본부가 국민인지도 향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충북 청주시 오송역 역사에 이색 게시물을 부착해 화제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글씨가 뒤집히고 순서가 바뀐 ‘질병관리본부(KCDC)를 아십니까’라는 문구가 오송역 역사에 게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국가 방역체계 컨트롤타워이지만, 올해 국민 인지도 조사에서 기관을 안다는 비율이 5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질병관리본부 인지도는 ‘매우 잘 안다’(3.6%), ‘다소 안다’(40.6%)는 응답을 합해도 44.2%에 그쳤다. 거의 모른다(14.1%), 전혀 모름(15.7%) 등 기관을 모른다는 응답도 30%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국민의 신뢰가 곧 방역 역량을 좌우하는 척도라고 보고, 이달부터 소통을 통한 신뢰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에는 뒤집힌 형태의 문구를 공개하고 다음달에는 기관 명칭의 절반만 보여주는 게시물을 공개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신속한 신고와 상담을 위해 ‘1339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카카오톡을 이용한 문자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언론에도 ▲자체 인터뷰 영상 제작·배포 ▲주요 이슈에 대한 전화설명회 개최 ▲카카오톡 미디어센터를 통한 일대일 취재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불신은 단순히 기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보건위기 대응의 차질은 물론 사회·경제적 피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KCDC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공중보건 위기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는 한편 신속·정확·투명한 질병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페이스북 “국가기관 개입된 가짜 뉴스와 전쟁”

    페이스북이 27일(현지시간) 국가기관이 개입된 ‘정보 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 기관원이나 고액의 돈을 받는 전문가가 개입해 가짜 계정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법은 가짜 뉴스로 알려진 현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보 조작”이라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이를 식별하고 정보 조작의 진원지가 되는 허위 계정을 정지 또는 삭제함으로써 정보 조작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또 “이 정보 조작과의 전쟁은 해커나 사기꾼보다 더 복잡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의 1차 대선 투표를 앞두고 페이스북이 지난주 3만개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도 이런 정보 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정보 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을 들었다. 조직적으로 이메일과 문서를 훔치고 이를 허위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상에서 퍼뜨린 뒤 또다시 ‘증폭자’를 통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것이 전형적인 정보 조작의 예에 속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로 인해 진짜 친구 그룹과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의 유기적 확산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자주 행해지는 정보 조작과 허위 뉴스 제공의 수법도 자세히 전했다. 가공의 인물이 실재 인물인 것처럼 해서 친구 요청을 한 후 그 요청이 수락되면 표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는 차례로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웹 링크로 보내지거나 추가 스파이 행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허위 사실을 증폭시키는 기술은 대부분 현지 언어와 현지 정치 상황에 익숙한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정보 조작은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페이스북, 대선 개입 정보기관과 전면전

    페이스북, 대선 개입 정보기관과 전면전

    “‘가짜 뉴스’보다 심각…AI로 식별 후 계좌 삭제”佛 1차대선 직전 정보조작 연루 계정 3만개 정지 페이스북은 27일(현지시간) 일부 국가기관이 가짜 계정을 통해 정보조작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AI 등을 활용하여 싸울 것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허위 정보나, 사실을 오도하는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는 일부 국가와 기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부 기관원이나 고액의 돈을 받는 전문가들이 개입해 가짜 계정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수법들은 가짜 뉴스로 알려진 현상을 훨씬 뛰어넘는 정보조작”이라며 “머신러닝 등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이를 식별하고 정보조작의 진원지가 되는 허위계정을 정지 또는 삭제함으로써 정보조작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 정보조작과의 전쟁을 해커나 사기꾼보다 더 복잡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1차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이 지난주 3만 개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도 이런 정보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웹사이트에서 정보조작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미국 대선 때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한 것을 들었다. 조직적으로 이메일과 다른 문서를 훔치고 이를 허위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상에서 퍼뜨린 뒤 또다시 ‘증폭자’들을 통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킨 것이 전형적인 정보조작의 예에 속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로 인해 진짜 친구 그룹과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의 유기적 확산이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들어 자주 행해지는 정보조작과 허위 뉴스 제공의 수법도 자세히 전했다. 가공의 인물이 실재 인물인 것처럼 해서 친구 요청을 한 후 그 요청이 수락되면 표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는 차례로 악의적인 소프트웨어로 이어지는 웹 링크로 보내지거나 추가 스파이 행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허위 사실을 증폭시키는 기술은 대부분 현지 언어와 현지 정치 상황에 익숙한 인물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정보조작은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일반적인 불신과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혁신의 방향은 국민 행복…‘코디네이션 타워’ 만들자”

    “혁신의 방향은 국민 행복…‘코디네이션 타워’ 만들자”

    21세기 들어 우리 정부는 ‘정부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다양한 방식의 개혁 작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낮아진 지금 정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차기 정부는 우리의 현주소를 냉정히 따져 보고 앞으로 혁신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갈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새로운 정부혁신의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오영교(69)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병섭(63) 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오철호(58)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 윤종수(53)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패널로 참석해 깊이 있는 토론을 가졌다. 사회는 김성곤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부 혁신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오 전 장관 정부가 혁신하는 이유는 국민에게 더 큰 만족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런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 국민과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소통과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이 만족할 정책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국민을 더이상 서비스 대상으로 보지 말고 국민이 정부의 주인이 돼 스스로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게 ‘개방과 참여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김 전 위원장 지난해 촛불 집회에서 봤듯 지금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고 생각한다. 다음 정부는 반드시 난세(亂世)를 치세(治世)로 바꿔야 한다. 플라톤이나 노자 등 여러 철인(哲人)이 주장해 온 이상국가의 핵심은 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지금껏 여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선거에서 표를 얻고자 사탕발림처럼 말만 했을 뿐이다. 차기 정부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정말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에서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끌고 가겠다는 발상 버려야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열풍이 거센데 우리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 교수 4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융합’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구분도 사라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나눠 생각하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정부는 민간 기업이 모든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서둘러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민간은 정부가 만든 새로운 틀 안에서 서로 경쟁하며 혁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돼 서로 협업해야 한다. -윤 변호사 정부가 더이상 모든 것을 끌고 가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의 방식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그간 우리 정부는 산업의 틀을 미리 정한 뒤 여기에 민간업자를 끼워 맞추는 ‘사전 규제’를 선호해 왔다. 이는 매우 쉬운 통제 방식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버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면) ‘사후 규제’로 패러다임을 교체해야 한다. 사후 규제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민간의 움직임에 늘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상당한 역량을 쌓아야만 가능하다. →현재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오 교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주먹구구식 행정’에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주요 정책을 마련할 때 반드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내려 “정부 데이터를 개방하라”고 했다. ‘21세기 민주주의’가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개방하는 데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도 이들 나라의 4차 산업혁명 적용 노력을 배워야 한다.→정부 혁신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윤 변호사 정부가 생각하는 혁신과 민간이 원하는 혁신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정부는 정보화 등에 기반해 ‘빠르고 신속한 일처리’를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국민들은 소통과 개방을 통한 ‘투명성 확대’를 혁신이라고 여긴다. 사실 행정 서비스 분야만 놓고 보면 이미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잘하는 것만 더 잘하려고 할 뿐, 투명성 확대 같은 부분은 좀체 개선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비난은 비난대로 받는’ 우리 정부가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부 혁신의 최고 책임자는 누가 돼야 하는가. -오 전 장관 기업이든 정부든 혁신이 이뤄지려면 리더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대통령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정부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거시적 문제를 다룰) 제대로 된 논의 구조가 없었다는 것이다. (국무회의 등에서) 형식적으로 논의를 해도 실효성 있는 해법이 안 나오면 의미가 없다. 국가 전체를 아우를 비전과 청사진을 그린 뒤 많은 기회비용을 따져 보고 단 하나의 목표를 선택할 수 있는 이는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이 제대로 판단하고 각 부처가 이에 맞춰 분야별로 실행해 간다면 정부 혁신이 가능하다. -김 전 위원장 이명박 정부 때무터 정부 혁신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도 ‘정부 3.0’을 말했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하진 않은 것 같다. 왜 우리는 ‘정부 혁신’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늘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인가. 지방 분권 시대가 열렸지만 과연 지방은 행복해졌는가. 왜 우리 정부는 늘 구성원을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혁신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구성원 스스로가 주체가 돼 스스로 혁신의 방향과 내용을 정할 수 있게 가야 한다. →새 정부의 혁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까. -오 교수 정부는 총괄 업무를 할 때 ‘컨트롤타워’라는 용어부터 쓰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이에 도움을 주려는 ‘코디네이션 타워’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발생한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정부 부처가 서로 협업해 이를 해결해야지 지금처럼 청와대가 모든 일에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식으로 간섭해선 안 된다. 청와대가 관리하는 방식으로 나서면 정부 부처는 이를 과제로 인식하게 된다. 국민은 체감을 못하는데 부처만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지금의 폐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오 전 장관 우리 정부가 혁신이 잘 안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품위제에 기반한 ‘대면결재 시스템’이다. 사무관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정책안을 내도 실제로 구현되려면 6~7단계의 품위를 거친다. 정책을 구상하는 것보다 품위를 받는 데 시간과 노력이 더 든다. 이 과정에서 상관의 생각이 보태져 원취지가 변형되기도 한다. (공개오디션 방식으로) 공무원과 민간인이 모두 모인 공개된 자리에서 사무관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장관과 실·국장이 그 자리에서 투명하게 평가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이 아닌 직속 상관만 설득하면 (실효성이 떨어져도) 국가의 정책이 되는 시스템은 없어져야 한다.●공직자 거짓말 엄격히 처벌해야 →늘 정부의 소통 부족이 지적된다. 국민 불신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윤 변호사 우리 정부도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여러 아이디어를 올리는 등 소통에 애를 쓰지만 솔직히 효과는 없다. 사실 소통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그냥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정부가 하나도 숨김 없이 모두 까는구나’고 느끼면 국민과의 소통은 저절로 된다.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정부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김 전 위원장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공직을 맡는 사람들조차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최순실 사태’ 등을 보면서 최고위직 공직자들조차 공적 의식이 없는 것을 보며 크게 놀랐다. 거짓말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 지금처럼 공직자가 예사로 거짓말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는 안 된다. 공직자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공직사회 전체가 도덕적으로 무너진다고 간주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하면 안 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갖춰야 한다. →정부 혁신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한다면. -오 전 장관 선진국 정부가 우리보다 잘하는 것은 바로 ‘국민과의 소통’이다. 하나하나 다 듣고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아직 우리 정부는 준비가 덜 돼 있다. 총론적 접근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없다. 미국은 민간이 자본과 기술을 주도하고 있고, 일본이나 중국은 국가가 시장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도 우리만의 적절한 민관 협업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에 난제 해결 맡긴‘18층 프로젝트’ -김 전 위원장 4차 산업혁명이 국민의 바람이 구현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 만족’ 정도의 뻔한 이야기로는 안 된다.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 전체의 질, 정부의 질 등이 모두 나아지는 쪽으로 가야 한다. 또 새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어두운 측면도 냉철히 들여다봐야 한다. (무인 자동차 때문에 택시 운전사가 설 자리가 없어지듯) 기술 사회가 계속 발전하면 비인간화의 문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양극화 문제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정부가 이를 잘 살펴보고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오 교수 지금 이 시기에 좋은 정부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 발전단계에서 보면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나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1960~1970년대에는 ‘잘살았으면 좋겠다’. 1980~1990년대에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지금은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살고 싶다’는 단계까지 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논의의 키워드는 ‘시민’에게 둬야 한다. 정부의 운영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윤 변호사 여러 정부 부처에서 민간 위원회를 맡아 봤지만 보람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다. 다른 민간인도 2~3번 정도 위원회에 참여하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는다. 정부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구색 맞추기용으로 민간을 끌어들이고 있어서다. 시민 참여 플랫폼을 갖춰 작은 것이라도 시민이 스스로 바꿀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한 건물의 18층에 민간 인재들을 모아 정부의 난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결케 하는 ‘18층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도 이런 건 한 번 해 볼 필요가 있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차기정부, 국민통합 독립 행정부처 필요”

    한국 사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19대 대통령 선거 등 첨예한 사회갈등을 부른 현안을 잇달아 만났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통합을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을까. 국민대통합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민통합의 향후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자문기구 역할로는 한계” 이날 세미나는 차기 정부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로 강조되고 있는 국민통합 업무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기획했다. ‘국민통합을 위한 우리 사회의 과제와 정부의 역할’이라는 기조발제를 한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효성 있는 국민통합을 하려면 현재 국민대통합위 수준의 자문기구로는 한계가 있다”면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독립 행정부처, 또는 행정위원회로 격상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추가급여 등 현금 복지로 양극화 해결”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통합을 위한 가치로 ‘복지’를 꼽았다. 안 교수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추가급여 등 현금 복지를 통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노인 일자리 마련 등 서비스복지를 통해 고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런 전략으로 고용 없는 성장·고학력 여성 실업·양극화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로봇 상용화·인터넷 쇼핑 발전 등 기술 진보로 인한 노동시장의 불안정을 해소하려면 모든 제도와 관행을 갈아엎어야 한다”면서 “근로시간 정비·예측 가능한 해고 및 임금보험제도·임금체계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독립적 미디어콘텐츠진흥원 신설” 이어진 토론회에서 진경호 서울신문 부국장은 차기 정부의 과제로 독립적인 미디어콘텐츠진흥원 신설, 왜곡 편파보도 매체 감시 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진 부국장은 “뉴미디어의 범람 속에서 뉴스의 질이 저하되고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언론행태로 사회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언론이 사회적 불신을 강화하는 선정적 보도를 지양하고 좋은 뉴스 콘텐츠로 경쟁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신정환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 “정진하는 기회로 삼을 것” [전문]

    신정환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 “정진하는 기회로 삼을 것” [전문]

    방송인 신정환이 코엔스타즈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26일 코엔스타즈 측은 “방송인 신정환 씨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며 “대중과 떨어져 지낸 7년의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단단해진 신정환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의 진정성과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믿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그를 설득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많은 연예 관계자들도 신정환이 갖고 있는 예능적인 끼와 재능만큼은 최고라고 인정한다”며 “그를 둘러싼 모든 이슈들은 방송활동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갈 짐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정환은 “아직도 저에게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려 한다”며 “제가 스스로 씌운 불신이라는 덫과 날카로운 조언들을 인생의 교훈으로 삼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정진하는 기회로 삼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신정환 복귀 소감 전문. 안녕하세요. 신정환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어렵게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다시 여러분 앞에 서기로 결심을 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7년 전, 저의 행동은 지금도 후회가 많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 이상의 사랑을 받았고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 속에 있었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 잘못을 돌이키기 보다는 제가 가진 것들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습니다. 혼자 다독이고 후회하고 반성하며 지내온 7년의 시간 속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여러분께 받았던 사랑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것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정말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저에게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 제가 스스로 씌운 불신이라는 덫과 날카로운 조언들을 인생의 교훈으로 삼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정진하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저에게 아낌없이 베풀어주셨던 많은 사랑과 응원에 미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조금씩 갚아나가며 주변에 긍정적인 기운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매순간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사진제공=더팩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절차 지키지 않고 전격 배치된 사드

    어제 새벽 주한 미군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요 장비 일부를 경북 성주 골프장 부지로 전격 이동·배치했다. 지난달 사드 장비들이 오산 공군기지에 반입된 지 51일 만이다. 주한 미군은 성주로 옮긴 장비를 조만간 시험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통제 레이더와 발사대 일부가 예고 없이 배치되자 주민들의 반발은 극심하다. 나날이 강도가 높아가는 북핵 위협을 고려한다면 사드 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국가 안보보다 더 앞에 놓일 명제는 없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린 중대 사안을 벼락치기하듯 처리한 정부의 행태는 다수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들의 비판에 국방부는 계획대로 추진했을 뿐이라고 응대한다. 이런 말 바꾸기 식 대응은 더 옹색해 보인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을 미국 측에 공여하는 협의가 종료되면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을 거쳐 사드 장비를 배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지난 16일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측도 앞으로 사드 논의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사드 배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대선 이후 찬반 논란이 재점화될 여지는 분명히 있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엄연한 약속 절차를 무시하며 밀어붙이기식 처리로 돌파구를 찾는 미국과 우리 정부의 대처 방식은 납득하기 힘들다. 사드 배치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국민의 정부 불신은 지금 심각하다. 도대체 누구와 소통하며 정책 방향을 잡아 가는지 속을 모를 국방부에 대한 신뢰 수준은 거의 바닥이다. 북한은 우려와 달리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강경 도발 없이 이달을 넘기고 있다.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을 동원한 미국의 강력한 압박 카드가 도발 억제 효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 힘을 얻는 현실이다. 정부의 외교력 부재에 안보 불안증이 극에 이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예측 가능한 안보 정책이 절실하다. 사드 배치는 앞으로도 첫째도 둘째도 시민 안보와 국익 차원에서 진행돼야 할 문제다. 그 논의의 구심체인 국민이 영문도 모르고 휘둘린다는 자괴감은 들지 않게 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정부 역할이다.
  • 日각료 “대지진, 도호쿠라 다행” 망언에 사임

    일본 정부 각료가 6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결국 사임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은 이날 도쿄 도내에서 열린 자민당 내 파벌 ‘니카이(二階)파’의 파티에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와 관련해 “도호쿠였기 때문에 다행”이라며 “(대지진이 난 곳이) 수도권에서 가까웠더라면 막대하고 몹시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진 시 큰 피해가 났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이 발언은 대지진에서 가족을 잃고 또 지진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도호쿠 지역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 4일에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스스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에 대해 “(귀환은) 본인 책임이자 판단”이라고 발언하고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는 오지 마라. 시끄럽다”고 반말로 대응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까지 사과했지만 또다시 동일본대지진 피해자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망언을 한 것이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이날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싶다.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야당 민진당이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나서는 등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시론] 시진핑의 역사 인식과 한·중 관계/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시론] 시진핑의 역사 인식과 한·중 관계/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Korea actually used to be part of China)라고 말했다는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이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이달 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으로부터 중국과 한국의 역사에는 수천 년 세월과 많은 전쟁이 얽혀 있고,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란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파문이 불거진 것이다. 트럼프의 전언(傳言)만을 놓고 보자면 우리로서는 “대체 시진핑이 무슨 말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비공개 회담에서 오간 말이니 두 지도자 간 대화의 구체적 내용을 알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울러 통역 과정에서 내용을 단순화하는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고, 트럼프가 시진핑의 발언을 뭉뚱그려 자기 방식대로 이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과거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과 그의 부친 김정일을 완전히 혼동하는 발언까지 한 적도 있다. 이 때문에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경솔함과 무지가 한국에서 큰 분노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번 트럼프 발언의 파문은 그 진위 여부를 떠나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시진핑의 중국 중심적 역사 인식이 그것이다. 비록 트럼프가 시진핑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거나 단순 화법으로 잘못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시진핑이 한반도와의 관계를 역사적 측면에서 설명했다는 것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자기중심적이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과거 국가 부주석 시절에도 한국전쟁에 대해 “항미원조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위대한 전쟁이었다”면서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지켜 낸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해 한국전쟁의 역사적 진실을 호도했다. 둘째, 파문이 불거진 이후 나타난 중국 정부의 태도다. 중국 외교부는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만 했다.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간단히 답하면 될 문제인데 중국 정부는 오히려 사실 여부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국민들로 하여금 시진핑은 실제로 그런 말을 했고, 한국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트럼프는 듣고만 있었던 것이 아닌가 우려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중국 정부의 오만함이 배어 나오는 태도이기도 하다. 셋째, 미·중 정상끼리 만나 한국의 역사 얘기를 자기들 방식으로 도마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한국을 배제한 채 얼마든지 미·중 양국이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비록 국제정치가 ‘강대국 정치’라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비뚤어진 역사 인식의 지도자와 한반도에 대한 기본적 역사 지식도 없는 다른 지도자가 만나 우리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자기들끼리만 논의하고 결정하게 된다면 이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빌미로 한국에 대해 치졸한 보복 행위를 일삼는 가운데 자국 중심적 역사 해석에 치우친 것으로 보이는 중국에 대해 분노하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언을 이유로 한·중 관계의 갈등이 더욱 걷잡을 수 없는 불신과 대립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중 양국에 바람직하지 않다. 오늘 당장 해결될 수 없고 발언의 진위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을 향해 핏대를 올리는 것은 스스로의 감정 소모일 뿐이다. 다만 사드 갈등과 이번 시진핑의 발언 파문에서 나타난 것처럼 중국의 ‘민낯’과 ‘복심’이 무엇인지 우리는 똑똑히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분명히 기억해 두는 게 필요하다.
  • 佛 흔든 ‘데가지즘’… 변방의 39세 엘리제궁 새 주인 될까

    佛 흔든 ‘데가지즘’… 변방의 39세 엘리제궁 새 주인 될까

    2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과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이 결선 진출을 확정하면서 프랑스 정치지형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현 결선투표 제도가 마련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비주류 정당 후보끼리 결선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반면 기성 거대정당인 사회당, 공화당이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지난 50여년간 양당 체제를 구축해 온 프랑스 정치 구도가 향후 대대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24일 프랑스 내무부가 집계한 1차 투표 결과 마크롱과 르펜이 각각 23.86%, 21.43%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이 19.94%로 3위, 극좌 장뤼크 멜랑숑이 19.62%로 4위에 올랐다. 집권당인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은 6.35%에 그쳤다. 마크롱과 르펜은 다음달 7일 열리는 결선 투표에서 사상 첫 비주류 출신 프랑스 대통령 자리를 놓고 승부를 겨룬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러 대통령을 결정한다. 1965년 이후 대선 때마다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모두 10번 치러진 결선 투표 중 이번 선거를 제외한 9번은 중도 좌우를 대표하는 사회당과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이 반드시 진출했다. 또 9번 중 7번은 사회당과 공화당 후보가 대결했다.●‘기득권 타파’ 외친 마크롱 그동안 주류 좌우 정당의 후보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엘리제궁을 차지해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사회당과 공화당이 정계 변방의 ‘이단아’에게 주역 자리를 내줬다. 이 같은 결과는 프랑스 유권자의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심각한 불신과 염증이 반영된 것이다.블룸버그통신은 유권자들이 주요 양당을 ‘거부’한 것은 이슬람 테러, 경기 침체, 실업률 악화 등의 충격을 겪으면서 프랑스 사회에 내재된 분노를 여실히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구체제나 인물의 청산을 뜻하는 ‘데가지즘’이 프랑스 정치의 새로운 사조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마크롱은 대선 레이스 기간 ‘기득권 타파’를 외치며 거대정당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를 파고들면서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탔다. 그는 현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냈으나 좌우로 양분된 프랑스 정치를 혁신하겠다면서 ‘제3지대’를 표방한 앙마르슈를 창당했다. 그 결과 마크롱은 선출직 첫 도전에서 기성 정당 대선 후보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마크롱이 결선 투표에서도 승리하면 1848년 나폴레옹 3세 이후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직에 오르게 된다.●‘원조 극우’ 父 극복… 입지 키운 르펜 르펜도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다. FN은 1972년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창당했으나 결선에 진출한 2002년 외에는 주로 주변부 정당에 머물렀다. 하원 의석도 전체 577석 중 2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르펜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염증과 잇따른 테러, 경제 불황을 ‘프랑스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으로 헤쳐 나가겠다는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지지층을 확보하면서 ‘원조 극우’로 불리는 아버지를 극복하고 정치적 입지를 키웠다. 선거 결과는 사회당, 공화당으로 양분된 프랑스의 전통적 정치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당장 사회당과 공화당은 6월 총선에서 1당과 2당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반면 현재 하원에 의석을 갖고 있지 않은 신당 ‘앙마르슈’는 마크롱이 결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그 바람을 타고 총선에서 상당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선에서는 마크롱의 압승이 예상된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 소프라 스테리아’와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전날 각각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오늘 당장 결선이 실시될 경우 마크롱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62∼64%로 르펜(36∼38%)을 압도했다. 그러나 마크롱보다 르펜의 지지층이 견고하다는 점, 최근 잇따른 테러로 안보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르펜 당선이라는 대이변이 연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리정치대 세르주 갈람 교수의 시뮬레이션에서 르펜 지지자의 90%가 투표하고 마크롱 지지자의 65%가 투표한다고 가정하면 르펜이 50.07%의 득표율로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관수 부천시 의원, 민주당 탈당해 국민의 당 입당 “안철수 지지”선언

    김관수 부천시 의원, 민주당 탈당해 국민의 당 입당 “안철수 지지”선언

    경기 부천시의회 제6대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김관수(사진) 의원이 더불어 민주당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철수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24일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세력, 친노·친문·패권주의 세력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분열과 갈등, 반목의 소용돌이 혼돈상태로 정치 환멸과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안철수 후보만이 국민이 주인 되는 국민중심 정치구현과 시민이 주인 되는 시민중심의 올바른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지역구는 부천 성곡동·고강1동·고강본동이다. 2002년 제4대 부천시의원으로 당선돼 내리 4선으로, 15년 동안 왕성한 의정활동을 해왔다. 이에 따라 부천시의회는 더불어 민주당 16명, 자유한국당 10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에서 더불어 민주당 15명, 자유한국당 10명, 국민의 당 1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재편됐다. 특히 김 의원이 속한 상임위인 행정복지위원회는 더불어 민주당의 과반이 무너지게 됐다. 한편 원정은 시의회 의원은 지난 3월 23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으로 입당했다. 원 의원은 현재 바른정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관수 부천시 의원, 민주당 탈당해 국민의 당 입당 “안철수 지지”선언

    김관수 부천시 의원, 민주당 탈당해 국민의 당 입당 “안철수 지지”선언

    경기 부천시의회 제6대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김관수(사진) 의원이 더불어 민주당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철수 대통령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24일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세력, 친노·친문·패권주의 세력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분열과 갈등, 반목의 소용돌이 혼돈상태로 정치 환멸과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안철수 후보만이 국민이 주인 되는 국민중심 정치구현과 시민이 주인 되는 시민중심의 올바른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의회는 더불어 민주당 16명, 자유한국당 10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에서 더불어 민주당 15명, 자유한국당 10명, 국민의 당 1명, 바른정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재편됐다. 특히 김 의원이 속한 상임위인 행정복지위원회는 더불어 민주당의 과반이 무너지게 됐다. 김 의원 지역구는 부천 성곡동·고강1동·고강본동이다. 2002년 제4대 부천시의원으로 당선돼 내리 4선으로, 15년 동안 왕성한 의정활동을 해왔다. 김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천시장 출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정은 시의회 의원은 지난 3월 23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으로 입당했다. 원 의원은 현재 바른정당 경기도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2인자’ 부단체장의 특권과 설움 사이

    [커버스토리] ‘2인자’ 부단체장의 특권과 설움 사이

    충북도 6급 공무원인 A(44)씨의 꿈은 고향에서 기초단체의 부군수로 공직을 마치는 것이다. 흙수저인 그가 임명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자리가 부단체장이다. 부단체장으로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싶다. 기사가 딸린 관용차와 관사, 일정을 챙겨 주는 부속실, 출장 때마다 따라붙는 공무원들의 의전 등 폼나는 공무원 생활도 A씨가 부군수를 하려는 또 다른 이유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단체장이 구속되거나 직위를 상실하면, 단체장 직무대행으로 1인자 노릇을 하는 횡재를 누릴 수 있는 것도 부단체장의 특권이다. 그러나 세상은 공짜가 없는 법. 때로는 ‘2인자의 설움’을 이겨 내는 게 부단체장들의 숙명이다. 17개 광역정부에는 모두 36명의 부단체장이, 226곳의 기초지방정부에는 1명씩 226명의 기초정부 부단체장 등 262명이 뛰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지방정부의 가교 또는 광역지방정부와 기초지방정부의 ‘연결고리’라는 부단체장의 역할 덕분에 광역단체 부단체장은 행정자치부 등 중앙정부에서, 기초단체 부단체장은 광역단체에서 임명한다. 기초지방정부의 부단체장은 광역지방정부에서 퇴직을 2~3년 앞둔 공무원을 내려보내는 일이 잦다. # 중앙정부와 광역지방정부의 다리가 되어 부단체장들의 직급은 지자체 규모에 따라 다르다. 3명의 부시장을 거느린 서울시는 차관급이고 나머지 광역단체 16곳은 1급이다, 기초단체는 인구 10만명 미만은 4급, 10만~50만명 미만은 3급, 50만명 이상은 2급이다. 부단체장은 투자 유치와 현안 해결 등을 위해 대외활동에 주력하는 시·도지사와 시장·군수 등을 보좌하며 지자체 사무를 총괄하고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등 안살림을 책임진다. 또한 공무원들의 승진 등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와 지역 내의 개발행위 등을 심사하는 계획심의위원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원회의 장(長)도 맡고 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부단체장들의 푸념이 터져 나온다. 겉만 화려할 뿐 단체장 눈치를 보느라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의욕적인 업무수행이 월권행위로 비쳐 복지부동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부산의 한 기초단체에서 2년째 부구청장을 하는 B씨는 40여 년이 넘는 행정 경험을 살려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하지만 각종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 처신엔 손가락질 지역 현황 파악 등을 위해 지역 내 기관장과 유지 등을 만나 의견 수렴도 해야 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접촉을 피한다. ‘단체장만 잘 모시면 된다’는 게 그가 2년째 부구청장을 하며 깨달은 철학이다. 섣불리 나섰다가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랜 공직생활에서 체득했다. 최근까지 지방의 한 광역단체 부지사로 일했던 C씨는 복지부동으로 공무원들 사이에 유명세(?)를 떨쳤다. 인사와 예산 문제는 절대로 관여하지 않았다. 간부회의 등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일절 하지 않았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그림자 처신으로 복지부동이라고 은밀한 손가락질을 당했지만, 그는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2년 이상 부지사로 장수했다. 일체의 대외 활동도 자제해 판공비는 남아 돌 정도였다. C씨는 “부단체장들 사이에는 승진 인사나 민간 보조금 예산 문제 등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처럼 돼 있다”며 “좁은 지방사회에서는 조금만 튀면 소문이 나 버려 외부 사람 만나는 것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3년 전 충남에서는 각종 관내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이른바 ‘단체장 노릇’을 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부단체장이 단체장의 요구로 갑자기 교체되는 수모를 당한 사례가 있다. # 가족과 떨어져 기러기 신세… 관사에서 ‘혼밥’ 가족과 떨어져 홀로 객지로 부임한 부단체장들은 외로움을 호소한다. 충남 지역 부군수 D씨는 “시·군은 학연, 지연 등으로 얽혀 ‘형님, 아우’하며 지역 및 인적 네트워크가 공고한데 고향이 아니고, 출신학교도 아니다 보니 부하 직원들과 소통하기 어렵다”며 “게다가 실권과 결정권을 단체장이 갖고 있어 이른바 ‘왕따’당하는 기분이 들 때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튀면 ‘정’ 맞고, 가만히 있으면 ‘뭐하러 온 사람이냐’는 말이 나와 행동하기가 쉽지 않다”며 “저녁에는 공식 자리가 아니면 관사에 돌아가 ‘혼밥’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부단체장들은 조만간 떠날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실세가 아니라는 이유로 찬밥 대우를 받기도 한다. 경북 시·군에서는 2015년 한때 ‘겉치레 의전 파괴’ 바람이 불어 시장·군수 대신 부시장과 부군수가 행사에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뒤 정책에 반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행사를 주관하는 사회·민간 단체 관계자 등이 ‘얼굴마담’에 불과한 부단체장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격이 떨어진다며 단체장의 참석을 강하게 요구해 파격적이었던 의전 파괴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체장에게 전달되지 않는 민원이라면 해결이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불신이 짙게 깔렸다. # 실·국장보다 존재감 없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경북 지역 부군수 E씨는 “시·군에서 부군수·부시장이 ‘2인자’로 군림할 것 같지만, 단체장과 가까운 실세 실장이나 국장, 또는 과장들보다 존재감이 크게 못 미친다”며 “직위가 높은 부군수로서 실세 과장들의 눈치를 봐야 할 때는 상명하복의 공무원 사회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부단체장들은 정치인인 단체장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충북의 한 부군수는 “안살림은 행정경험이 풍부한 부군수가 책임지는 게 인사 잡음 등 내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군수들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부군수의 권한을 최대한 인정하면서 부군수를 최대한 활용해 상급기관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장들이 다음 선거에 출마할 것을 의식해 고향 출신을 부단체장으로 받지 않는 것도 사라져야 할 관행으로 꼽힌다. 한 부단체장은 “‘절대 단체장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게 했다”고 고백했다. 고향 출신 부단체장은 지역 사정에도 밝고 인적 네트워크도 좋아 바로 업무에 적응한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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