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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가 복수가 될 수 있나” 묻자 조국 “국회 판단”[일문일답]

    “수도가 복수가 될 수 있나” 묻자 조국 “국회 판단”[일문일답]

    청와대는 20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대통령 개헌안에 담긴 것과 관련,“지방정부나 지방의회가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신뢰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국민의 지지가 높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조항에 ‘상생’의 개념이 포함된 것을 두고 조국 민정수석은 “서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현행 경제민주화 조항의 ‘조화’보다 훨씬 더 강한 의미를 지닌다”며 “헌법적 결단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조 수석·김 비서관·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Q.대통령은 청와대 이전을 공약했다.이번에 수도조항을 넣으면서 대통령과의 독회 과정에서 수도 이전 필요성도 논의됐나. △ 조국 민정수석 = 논의된 바 없다. Q.경제민주화 항목에 상생 개념은 어떻게 포함되는 것인가.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상생이라는 단어로 압축됐는데 결국은 현재 대기업에 자금이 집중됨으로 인한 빈부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의 핵심 키워드가 ‘상생’이다.헌법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어서 상징되는 단어로서 상생을 구사하게 된 것이다. △ 조국 민정수석 = 현재는 ‘조화’만 있다.조화에 상생을 넣는 것의 의미,헌법적 결단의 의미가 중요하고 (‘상생’이) 조화보다 훨씬 더 강하다.서로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119조 2항이 있는 상태에서 단어를 추가했는데 어떤 단어를 추가할지가 문제가 되지 않겠나.헌법,법률 용어는 추상적이라 일상 시민들에 의해 사용되고 법률에서 사용되는 상생이란 단어가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Q.개헌안에 따르면 중앙정부 산하에 지방정부가 있는 형태로 봐야 하는지,특별지방정부는 아예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조국 민정수석 = ‘특별’이란 말은 개정안에 있는 지방정부 안에 들어가는 개념이다.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특별시를 포함해 특별자치도,광역시 이런 개념이 있는데 광역,특별,기초를 망라해 ‘지방정부’로 통칭하고 구체적 종류는 법률로 정하게 했다△ 조국 민정수석지방정부 종류를 헌법에 다 명기할 수 없으니 포괄하는 개념으로 지방정부라고 넣었다. Q.지방분권 관련해 지방에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 조국 민정수석 = 추측건대 지방정부의 입법권,지방조례의 권한이 국회에서 만든 권한과 똑같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그건 대한민국 민주화 원리에 맞지 않다고 봤다.중앙정부 법률과 지방정부 법률이 같은 효력을 가질 수 있나 하는 것인데,우리나라가 연방제 국가라면 모르겠다.연방제 국가조차도 미국의 경우 주 법률이 있고 연방법률이 있다면 연방법률이 주 법률에 우선한다.우리 상황에서 서울이건 제주건 거기서 만든 조례나 자치법률이 전국적 선거로 뽑은 국회의원이 만든 법률과 같거나 우위에 있다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연방공화국이라고 얘기하지 않는 한 힘들지 않나 봤다 Q. 국가자치분권회의의 성격은 무엇인가.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국가자치분권회의는 제2국무회의다.그래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고 의장은 대통령,부의장은 국무총리가 맡는다.국무회의와 같은 위상이다. Q.총강에 공무원 전관예우방지 근거 조항이 있다. 헌법 총강에 넣게 된 배경과 개헌 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전직 공무원에 의한 현직 공무원에 대한 로비 문제가 법관의 전관예우 문제로 대표되듯이 여러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그에 대해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그것을 반영했다.이 규정을 두기 전과 둔 후의 차이점을 말씀드린다면 지금까지는 전직 공무원에 대해서 경제적 규제를 하게 되면 개인의 직업의 자유,재산권 침해 문제로 위헌 결정을 받기 쉬웠다.그 전에 비해 상당 부분 위헌성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Q.영토 조항에 대해서도 검토했나.아니면 개헌안에서 빠진 이유가 있나.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고 하면 앞으로 남북 항구적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조국 민정수석 = (현행을) 유지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그 조항을 유지한다고 해서 현재 진행되고 앞으로 진행될 남북 평화체제 완성에 법적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지방과 중앙정부 간,또는 지방정부 간 재정조정 여지를 뒀다.재정조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띠나.토지공개념 언급하면서 토지초과이득세를 말했는데 개헌이 성공할 경우 토지초과이득세를 비롯한 기타 토지 규제를 추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나. △ 조국 민정수석 = 두 번째 문제는 국회의 문제라 토지공개념 강화하는 여러 법률을 어떻게 만들지 저희가 답할 것은 아니다.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지방재정권을 강화하고 조례에 의해 지방세를 거둘 수 있게 하고,지방의 일은 지방 책임으로 운영하게 했는데 그 운영을 잘못했거나 그 지방의 세입이 적은 관계로 지방 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그런 불균형을 국세로 조성된 재원으로 적정하게 분배하겠다는 것이 재정조정제도다. Q.위임사무 재원을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로 부담하게 했는데 현재 지방자치법 개정으로는 어려운 일인 것인가.지방세 조례 주의를 도입하기로 하면서도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란 조건 달았다.현행 조세법률주의와 어떤 차이인가.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조례에 의해 지방세를 거둘 수 있게 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예외가 된다.그 예외 규정을 마련한 것이고.법률에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하도록 한 것은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동일 과세 요건을 갖고 국세도 걷고 자치세도 걷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위임사무 재원을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로 부담하게 하는 것은 현행) 지방자치법으로 얼마든 그렇게 규정할 수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가 사무를 지방에 위임하면서 그 사무 비용을 제대로 보전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이것을 헌법에 규정함으로 인해 국가의 비용 전가를 방지하기 위해 둔 규정이다. Q.이번 개헌안에 농어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문구가 들어가나.주로 123조가 5개 항으로 이뤄졌는데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가 신설되면서 삭제된 문항은 없나. △ 김형연 법무비서관 = 농어업 관련해 삭제된 조항은 없다.오히려 대폭 강화했다.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 문제는 들어가 있다. Q.수도를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하면 수도에 관한 법률을 만들 의무가 국회에 생기나. △ 조국 민정수석 = 생긴다. Q. 수도가 복수가 될 수 있나.경제수도,행정수도 등으로. △ 조국 민정수석 = 그 역시 국회에서 판단할 수 있다. Q. 현행 헌법 총강 6조 1에 보면 헌법에 의해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 법규는 국내법 효력을 갖는다고 돼 있다.대통령이 한미 FTA를 말하며 미국은 FTA가 미국 법보다 우선하지 않는다,그 부분이 불공평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검토됐나.총강 8조 보면 헌재가 정당 해산 심판을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검토됐나. △ 조국 민정수석 = 첫 번째 것은 헌법적 소재가 아니다.조약과 국내법인 법률과의 관계에서 어느 쪽이 우위인지와 관련해 한국법과 미국법 체계에 차이가 있다.미국의 경우 조약을 체결해도 미국 법에 의해 인정받아야 한다.우리는 조약이 체결되면 그 자체로 법률보다 우위다.그것은 개헌 문제와 다르다.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위헌 정당 해산심판 제도와 관련해 변경된 것은 없다. Q.토지공개념 강화를 언급하며 불평등 문제를 말했는데 정부는 평등권이 자유권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헌재에서 대한민국은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한다고 판단했는데 그럼에도 국가 권력이 부동산시장에 더 개입해야 한다고 판단한 근거는. △ 조국 민정수석 = 우리 헌법 체계상 자유와 평등 사이에 무엇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지 않고 있다.헌법 119조 1항은 시장 자유,2항은 경제민주화를 얘기하고 있어서 조화적으로 해석될 것이다. Q. 국민헌법 자문특위 여론 수렴 과정에서 지방분권의 취지에는 국민이 동의하나 지방정부나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 재정,입법권을 부여하는 데 여러 안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어떻게 정리됐나.발표 내용 중 주민발안이나 주민소환을 규정했는데 그에 대한 우려 때문에 포함된 것인가.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우리 지방자치의 현실에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신뢰를 받는 건 아니다.그 때문에 지방자치 강화하는 조항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음을 잘 안다.그러나 이것이 지방자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향과 방향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고 본다.여론조사에서 상이하게 나오기는 하지만 한결같이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적 방향에는 국민의 지지가 높다.그러나 지방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이를테면 자주재정권·자치입법권 확대,자주행정권 강화 문제로 들어가면 이견이 있다.그런 점에서 볼 때 지방자치를 더 강화하고 확대하는 방향은 분명히 하자,하지만 그것의 한계와 수준은 당시의 국민 합의에 맞게 법률로 할 수 있게 했다.지향은 분명히 하되 현실을 반영한 개헌안 만들었다. △ 김형연 법무비서관 = 충분히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데 있어 지방 입법권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검토했고 진지하게 토론했다.국민 여러분이 지방의회에 대한 일정 부분 불신이 있음을 알고 있고 우리 헌법의 체계가 단일 국가의 법률로서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게 하는 대원칙이 있다.그 원칙을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지방분권을 실현할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그 고민의 결과 적어도 재정에 관한 한은 지방에 폭넓은 재량을 주되 입법권에 관한 한 국회의 입법권 넘지 않는 범위에서 입법권을 주는 것으로 정리했다.다만 기존에는 법령이라고 해서 법률과 대통령령,혹은 부령 범위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지만 개헌안에서는 법률의 범위 내가 아니라 법률이 정하지 않는 것은 얼마든지 자주적으로 입법할 수 있게 했다.이렇게 지방의회에 많은 입법 재량을 줬기 때문에 여러 국민이 걱정하는 것을 감안해서 그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주민발안과 주민소환,주민투표가 헌법에 규정됐다. △ 조국 민정수석 = 과거에는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자치권을 줬다면 개헌안에서는 법률이 금지하지 않으면 허용한다는 식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보시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취업 최종 관문 ‘면접 미투’ 한달새 56배 폭증

    “압박면접 탈 쓴 위력에 의한 성희롱” 인터넷 언급 횟수 이달 1만 7983건 “면접관이 남자친구는 있느냐. 동거하느냐. 결혼하면 출산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봐 당황했습니다. ‘압박면접’이라는 탈을 쓴 ‘성희롱 면접’이었습니다.” 직장인 A(28)씨는 몇 해 전 한 취업 면접장에서 수치심을 느끼는 질문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당시 A씨는 최종 면접에 취업 당락이 걸려 있다 보니 어떠한 반발도 하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A씨는 그 회사 입사에 낙방했다. A씨는 “그 회사를 상대로 미투 운동을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에 그 면접관이 누구였는지 이름도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의 최종 관문인 면접시험이 미투 운동 대상으로 떠올랐다. 성희롱성 질문을 던지는 면접관이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면접장에서는 입사 지원자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면접관과 그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고 뽑히길 바라는 입사지원자 사이에 철저한 ‘갑을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마땅한 대응을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또한 일종의 위력에 의한 성희롱인 셈이다. 19일 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다음소프트가 최근 분석한 취업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면접 미투’ 언급량은 지난 2월 320건에 불과했다가 이달 들어서는 1만 7983건으로 급증했다. ‘면접 갑질’, ‘면접 성희롱’ 언급량이 2015년 8090건, 2016년 6666건, 지난해 4435건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 속에 이달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미투 운동’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음소프트 측은 “최근 미투 운동과 함께 폐쇄적인 면접장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면접장에서 갑질이나 성희롱을 겪은 경험이 있었는데도 외부에 말을 하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최근 강원랜드와 금융권의 채용비리 사건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의 공개 채용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일로다. 인터넷 게시글에서 취업과 관련한 키워드 등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한 게시글이 81%에 해당했지만,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한 글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소프트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3월 12일까지 블로그 글 4억 6441만 5841건, 트위터 글 107억 3589만 10건, 뉴스 3071만 2410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인상 핑계로 뛰는 물가 걱정스럽다

    연초부터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더니 생활물가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무엇보다 외식 물가의 고공행진이 심상찮다. 하나같이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지만 인상 근거가 분명하지 않고 인상 폭이 지나치다. 속수무책인 국민으로서는 고통스러울 뿐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점을 감안할 때 통상 물가는 0.66% 정도 오르는 게 적당하다고 한다. 지난겨울 한파로 연초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분야의 가격 인상 폭까지 가파른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1일부터 어묵·햇반 값은 9%가량 뛰었고 스팸과 냉동만두 가격은 6~7% 올랐다. 요쿠르트 값은 다음달 1일부터 6~7% 오른다. 햄버거와 생수, 콜라 등 주요 식음료 가격도 이미 줄줄이 오른 상태다. 편의점들은 일찌감치 이달부터 도시락과 샌드위치, 주먹밥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외식 물가는 지난해 12월 2.7%로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1월 2.8%로 상승 폭을 늘렸다. 지난달에는 2016년 2월 2.9%를 기록한 뒤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나마 서민 식생활에 비중이 큰 라면·치킨값이 아직 요동치지 않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경이다. 올해 최저임금의 대폭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최저임금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서비스 물가가 1.7% 뛰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핑계 삼아 외식 물가와 생활 물가까지 덩달아 끌어올리는 것은 순수하지 못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 정책 보고서’에서 “소비자 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가파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유가와 국내·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향후 물가 상승의 압력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이 백번 양보해 최근의 물가 인상을 어느 정도 감내할 용의가 있다 하더라도 최저임금을 빌미로 한 과도한 가격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물가 인상을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정당화하려는 태도 또한 용납할 수 없다. 그 어떠한 근거도 없이 대폭으로 물가를 올린 업체에 대해서는 정책 당국이 이제라도 철저히 조사하기 바란다. 그것이 최저임금제에 대한 불신을 줄이면서 고삐 풀린 물가를 잡는 길이다.
  • “사립대 등록금 동결에 재정난…1조 4000억 이상 지원 필요”

    “사립대들이 수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정책 때문에 재정 부담을 겪고 있습니다. 특례법을 제정해 1조 4000억원 이상을 지원해야 합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1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고등교육 재정 확대를 위한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송 교수는 “등록금 동결 정책은 국립대보다는 사립대에 불리하게 작용해 재정수입 감소로 이어졌고 개설 강의 축소, 비정년 교수 임용 확대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제로섬 구조(한 대학이 지원을 많이 받으면 다른 대학은 그만큼 지원이 축소되는 구조)의 현형 사업별 재정지원 방식으로는 사립대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원 확보와 사립대 지원을 위해 ‘사립고등교육기관 지원·육성을 위한 특례법’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함께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교수는 “규제나 국가정책에 따른 사립대 재정 결손을 우선 보상해 줘야 하며 이 경우 최소 1조 4389억원이 든다”면서 “경상비를 지원하게 되면 적어도 3조 467억원이 들어 특례법상 최소한의 재정 소요는 4조 4856억원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국내 고등교육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0.7~0.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아 지원이 확대돼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비리 등으로 사학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거나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4년제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2000년 중후반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2010년 정점(752만 5000원)을 찍은 뒤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739만 9000원으로 떨어졌으며 올해도 사립대 153곳 중 145곳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핑계는 최저임금 인상… 밥값 폭등, 묻지마 횡포

    설렁탕·찌개·햄버거 등 최대 14% 올라 “최저임금 계산 땐 0.66% 상승 적정” 외식업계 “영업비밀” 인상 근거 함구 일방적 메뉴판 교체에 소비자 분통연초부터 몰아닥친 주요 먹거리 가격 오름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왜 올리는지’ 이렇다할 설명은 없다. 깜깜이 인상에 소비자들의 분노와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이르기까지 패스트푸드업체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주요 메뉴 가격을 약 3~14% 올렸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인 신선설농탕은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00원씩 일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설농탕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나 올랐다. 놀부부대찌개도 간판 메뉴인 놀부부대찌개를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 1일부터 야쿠르트(170원→180원)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1300원→1400원) 가격을 올린다. 햄버거, 즉석밥, 냉동만두, 참치캔, 생수, 콜라 등은 이미 줄줄이 오른 상태다. 안 오른 먹거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문제는 인상 폭에 대한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원재료값이 올라서”라고 입을 모은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편법적 가격 인상을 차단하겠다”며 특별 물가조사 엄포를 놓자 업계는 일제히 “최저임금이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가격 인상의 ‘정당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는 이유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1% 정도 오르며 이에 따라 물가는 약 0.2~0.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감안하면 적정 물가 상승 폭은 약 0.66%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주요 먹거리 인상률은 이를 훨씬 웃돈다. 물론 원재료값 등 다른 가격 요인이 있지만 제반 비용이 가격 인상 폭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비슷한 품목이어도 업체별로 인상 폭이 많게는 두세 배 차이 나지만 이 또한 명쾌한 설명이 없다. 12년차 주부 임모씨는 “재료값이 하락해도 제품 가격은 인하하지 않으면서 비용 상승을 이유로 매번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깜깜이 제품값 인상도 문제이지만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물류시스템 개선,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얼마 전 주력 제품 가격을 올린 한 외식업체에 인상 요인을 물었더니 맨 먼저 최저임금을 탓했다. “인건비가 올라서…”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부담이 커졌느냐는 질문에 “주요 원재료값도 올랐다”고 두루뭉술 빠져나갔다.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더니 이번에는 “영업기밀”이란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최근 가격을 올린 대부분의 외식·식품업체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하다.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는 지난해 말 불고기버거를 3400원에서 3500원으로, 새우버거를 3400원에서 3600원으로 각각 2.9%, 5.9% 올렸다. 뒤이어 KFC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100~800원 올리며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를 각각 44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리는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4.01% 인상했다. 이달 버거킹도 일부 품목을 100원씩 인상했다. 설렁탕 가격을 14.3%나 올린 신선설농탕은 순사골국과 만두설농탕 가격도 각각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올렸다. 앞서 식품업체인 오뚜기는 참치캔과 즉석밥 가격을 약 5% 올렸다. 그러자 CJ제일제당이 햇반, 스팸, 비비고 왕교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6~7% 인상했다.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와 코카콜라 등 음료 업체들도 출고가를 일제히 올렸다. 업체들이 가장 많이 드는 이유는 인건비와 원재료값 상승이다. 최저임금은 올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 물가는 인건비와 식재료비,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8% 올랐다. 2016년 2월(2.9%)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는 원재료값은 되레 하락세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과자에 많이 쓰이는 원당 가격은 올 1월 기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밀(-4.69%)과 소고기(-3.81%) 가격도 하락했다. 다만 직전월과 비교하면 밀 1.0%, 원당 4.43%, 소고기 2.02% 등 소폭 상승했다. 임차료도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임대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가맹점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평균 임차료는 전년 대비 약 0.4% 증가했다. 이런 지적에 외식·식품업체들은 “구체적인 가격 인상 요인이나 인상 폭 결정 요소는 영업상의 이유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인상 요인만 있으면 너도나도 ‘일단 가격부터 올리고 보는’ 업계의 안이한 대처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 및 생산비용 절감 등 다른 자구 노력은 뒷전인 채 손쉬운 가격 인상 카드만 쓴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와 교촌치킨은 지난해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치킨값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제품값 인상이 ‘고무줄’인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식품업체 오리온은 2016년 제과업계가 잇달아 가격을 올리는 와중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포카칩과 초코파이 중량을 각각 10%, 11.4% 늘려 화제가 됐다. 오리온 측은 “공장 효율화 작업과 재무구조 개선 등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으로 가격 상승 요인을 자체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 추구라 하더라도 가격 인상 흐름에 편승해 손쉽게 이익을 높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신제품 개발, 경영 효율화 등의 노력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의 소비자가격 전가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이 아닌 왜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고 불필요한 기업 불신 확산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북핵·평화 일괄타결’ 더 고심해야 할 문제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문제를 단계적이 아닌 일괄타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그제 발언은 몇 가지 심각한 질문과 우려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일괄타결의 개념을 청와대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부터 궁금하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를 북핵 폐기를 평화협정 체결과 묶어 어떻게 단칼에 결론짓겠다는 것인지, 그런 방법이 있기나 한지 의아하다. 이 관계자는 1993년 북핵 위기가 대두한 뒤로 추진돼 온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보상)’의 단계적 접근 대신 북한이 할 ‘숙제’와 받을 ‘보상’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포괄적 방식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듯하다. 그러나 ‘숙제’와 ‘보상’이 한날한시에 주고받을 성질의 것이 아닌 터에 청와대가 어떤 모양새의 거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단 두 정상이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 추진을 선언하고, 이후 후속 협상을 통해 이 공동의 목표를 향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면 이는 6자회담을 무대로 추진해 온 그간의 비핵화 노력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맥빠지는 얘기다. 두 정상의 선언이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듯 관건은 골 깊은 불신을 안고 있는 양자가 이 선언을 어떤 과정을 거쳐 현실로 만드느냐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북핵 사찰은 어떤 형태로 추진할 것인지, 영변을 비롯해 몇 곳에 산재돼 있다는 북의 핵 농축시설은 어떻게 빠짐없이 확인할 것인지, 최소한 수십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북의 핵무기는 어떤 과정으로 폐기하고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보상은 무엇이 돼야 하는지 등 상상을 넘어설 논의 과제들이 비핵화의 여정에 널려 있는 터에 정상의 선언만으로 타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상회담에 대한 청와대와 미 백악관의 인식이 다르지 않으냐는 점이다. 북의 대화 제스처만 해도 백악관은 강한 대북 압박의 결과로 보는 반면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해결 구상에 북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부터 의구심이 든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격과 결과물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판이한 접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공란으로 남겨 둘 일이 아니다. 또 하나의 우려는 정부가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북핵 로드맵을 확정 짓고, 이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동의를 받아 내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언뜻 보면 매우 효과적인 절차일 수 있겠으나 이는 ‘몸값’을 최대한으로 높이려는 북의 의도에 말릴 소지가 큰 데다 한·미 공조의 틀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이다. 의욕이 지나쳐 걸음이 꼬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4, 5월 정상회담의 작은 목표들부터 미국과 공유할 노력에 나서야 한다.
  • [여기는 남미] 페루 나스카서 발견된 신기한 미라…인간 맞나?

    [여기는 남미] 페루 나스카서 발견된 신기한 미라…인간 맞나?

    지난해 페루 나스카라인에서 발견된 미라 '마리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라의 게놈(유전정보)을 분석한 일단의 러시아 학자들이 '휴머노이드'라는 결론을 내렸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의 학자 콘스탄틴 코로트코프는 "미라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23개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염색체의 위치가 인간과 일치하는지 정밀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신을 미라화하는 데는 염화카드뮴이 사용됐다는 사실도 러시아 학자들은 밝혀냈다. 염화카드뮴은 향균효과를 가진 물질로 종종 보전처리에 사용된다. 러시아가 상당히 과학적인 설명을 내놨지만 페루는 여전히 미라 '마리아'에 대해 불신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페루 문화부는 "미라가 발견된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면서 "선사시대의 미라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누군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라는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 "(가짜라면) 당연히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라 '마리아'는 2017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루 나스카라인 주변의 한 무덤에서 발견됐다. 페루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미라가 발견되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미라 '마리아'는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이한 생김새 때문이다. 미라 '마리아'에겐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3개뿐이다. 우주인처럼 길쭉한 머리통을 갖고 있다. 현지 언론은 "과학적인 분석이 진행되고 있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유럽프레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檢 앞에 선 4명 중 3명은 조사 뒤 구속… 5번째 MB 운명은

    檢 앞에 선 4명 중 3명은 조사 뒤 구속… 5번째 MB 운명은

    전직 12명 중 41.6%가 수사받아 노태우 ‘4000억 비자금’ 2회 조사 전두환 소환 불응… 이튿날 구속 노무현 서거로 결론 없이 마무리 박근혜, 헌재 탄핵 11일만에 소환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역대 대통령 중 검찰 조사 대상이 된 사람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역대 12명 중 41.6%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 중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노태우(86)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대통령 재임 시절 4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옛 중앙수사부 특별조사실에서 17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달 16일 내란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전두환(87) 전 대통령이다.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끝내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법원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며 1995년 12월 3일 구속됐다. 1997년 4월 대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원을 각각 확정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대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퇴임을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해 석방됐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1050억원가량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 조사를 받은 세 번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던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이 600만 달러 규모의 뇌물을 수수했다며 2009년 4월 30일 소환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당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이 주도했다. 이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가 박 회장에게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는 추가 혐의 등을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그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검찰 책임론이 커지면서 수사는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대통령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박근혜(66)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현직이던 2016년 10월 시작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한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자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1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범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들에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내라고 강요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하여금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하게 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맡은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3월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열하루 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31일 구속됐다.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박 전 대통령은 다음달 6일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은 직접 수사를 받지 않았지만, 아들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찰 내부 “핵심은 빠지고 조직내 규정만 바꾼 것”

    “영장심사 보유, 檢만 인권보호하나 공수처 도입 무산 예측하고 수용”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찰이 13일 수사 지휘부터 종결, 영장심사 권한을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경찰은 별도로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일주일 전 경찰이 수사권 조정안을 제시했을 때 검찰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불만 기류가 자욱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현행 유지’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청 내부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6일 사개특위에서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등을 경찰에 직접 줘야 한다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내놓았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결국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총경급 경찰도 “검찰이 보다 지능적이고 세련되게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의미”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이 직접 수사 부분에서 특별수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찰에 넘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 경찰은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헌법과 법령을 개정하는 것인데, 이를 내버려 두고 수사 조직을 축소하는 등 조직 내 규정을 바꾸는 것으로 갈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인권보호’를 앞세워 “검찰이 영장심사 권한을 계속 가져야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은 “검찰은 인권을 보호하고, 경찰은 인권을 침해하는 이분법적 사고방식부터 잘못됐다”며 각을 세웠다. 경찰은 또 검찰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에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은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도입이 무산될 것을 예측하고 ‘립서비스’를 날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욕심을 과하게 부린다.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검찰의 권력을 줄여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었다”면서 “검찰이 수사종결권이나 영장청구권을 모두 가져가면 국민의 요구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권을 경찰에 모두 줘도 걱정이 되지만, 검찰도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으면서 경찰의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 지금 권력 그대로 갖고 가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특수수사를 줄이겠다는 방안은 편법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검찰권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 특수수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권고했던 것보다 직접 수사 범위가 넓은데 더 많이 줄여야 한다”면서 “검사가 경찰 역할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북핵 문제가 인지된 1986년 이후 6번째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번째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5월 회담 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는다. 초기에 ‘소형 원자로’ 정도로 치부되던 북핵 문제는 반복된 북·미 간의 불신 속에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라는 위협적 문제로 커졌다.특히 미 본토를 겨냥,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이 목전이다. 북한도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사회 제재에 시달리며 체제 위협을 받고 있다. 사실상 양측 모두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3일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의 ‘(북한) 3김과 6명의 미 대통령, 외교가 여전히 북핵 해법’ 보고서에 따르면 대화 기간에 북의 핵개발은 더뎠고, 위협을 가하는 시기에는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1986년 북은 처음으로 소형 원자로를 비밀리에 건설했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있었지만, 임기 말 중국 베이징에서 탐색 수준의 대화만 시작했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자 한국은 중·러와 수교를 했고, 북한은 우방국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화가 필요했다. 때맞춰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1991년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남북은 1991년 12월 31일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반면 1993년 시작된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에는 북·미가 대화와 단절을 거듭했다.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와 사찰 내용이 다르다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은 이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다행히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경수로 2기를 지어주는 대신 북이 NPT에 복귀한다는 내용의 ‘북·미 기본 합의’가 결정됐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말에 미 의회(공화당 약진)가 경수로 지원을 중지하도록 결정했고 북측은 우라늄 고농축을 시도했다. 1998년 북은 첫 번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북·미 고위급이 만나 ‘조(북)·미 코뮈니케’가 발효됐지만 임기 말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또 같은 해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북은 2개월 후 핵동결 해제를 선언했고, 2003년 1월 NPT를 재탈퇴했다. 2006년에는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5~6기의 원시적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 ‘전략적 인내’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피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제재에 집중했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했다. 3번의 핵실험을 성공하고 2016년에만 24회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20~25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핵단추’ 등 설전을 벌이며 군사적 옵션을 거론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진행된 한국의 중재로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며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결국 대화가 진행될 때 북한은 핵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투명성을 보여 줬다”며 “과거와 달리 북한의 대화 의지가 강하고, 북한도 ICBM 완성 후에는 대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가 대화의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바른미래, 국회서 총리 선출 주장…민주, 변형 이원집정부제에 반대 당론

    한국·바른미래, 국회서 총리 선출 주장…민주, 변형 이원집정부제에 반대 당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13일 청와대에 보고한 ‘미국식 4년 대통령 연임제’에 대해 사실상 대통령의 임기를 8년으로 늘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마련한 개헌안을 관제개헌, 사회주의개헌이라며 반발하면서도 이원집정부제(외치는 대통령·내치는 총리) 등을 담은 개헌안을 조만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한국당 등이 주장하는 이원집정부제에서는 국회가 총리 임명의 주체가 된다. 바른미래당도 최근 국회에서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의 동의로 총리를 선출하고 국무위원도 국회 재적의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만 임명하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 ‘총리 추천제’를 이원집정부제의 변형이라고 보고 당론으로 반대한다.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자는 쪽이다. 자문특위는 이날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위해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의 독립기구화와 특별사면권 제한 등을 제시했다. 김종철 자문특위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에서 독립시키기로 한 부분은 자문특위 내 의견이 일치했지만, 국회 소속으로 하기에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독립은 야권도 동의한다. 그러나 결국 어떤 식으로든지 대통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자문특위는 또 헌법기관 구성과 법률안, 예산안 심사권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안을 복수안으로 제시했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부 인사권도 축소·조정하기로 했다. 자치재정권과 자치입법권 등 분권 강화 이념도 헌법에 반영했다. 지방정부의 책임보다 권한만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지방자치 확대를 원칙으로 담고 구체적인 사항은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또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권한 확대를 경계하는 내용도 담았다. 야권은 지방자치 강화라는 대의에 동의하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인다. 특히 한국당은 지방정부의 재정권 확대는 법률 개정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전희경 대변인은 “헌법이 아닌 법률 개정을 통해 강화할 수 있는 지방분권을 두고 개헌안을 포장한 것도 여전하다”면서 “내용이 특정 정파에 매몰돼 사회 통합이 아닌 사회 갈등만 야기할 소지도 크다”고 비판했다. 자문특위의 개헌안에는 국회의원 소환제(국민이 부적격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와 국민 발안제(국민이 직접 법률안 발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적 요소가 포함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진영에서 대체로 주장하는 내용이지만, 실제 개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회의원 소환제는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지만, 반대로 자칫 여론 재판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대의제 민주주의를 부정하게 되고 포퓰리즘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은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원내 1·2당 외의 정당은 대체로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자문특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나 국회 의석수와 국민의 의견이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은 포함시켰다. 자문특위는 또 현행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수도 조항을 헌법 1장에 삽입하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개헌이 이뤄지면 참여정부 당시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추진하지 못한 행정수도를 재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도 세종시 등 충청권은 헌법에 직접 수도를 명시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정치권 갈등이 지역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자문특위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의 주체도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고, 헌법 전문(前文)에 5·18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 4·19혁명 이후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포함시켰다.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의 한국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자문특위 개헌안의 개별 내용에 대해 일일이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방식은 갈등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경계를 넘어서

    [이재무의 오솔길] 경계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남북 간의 오래된 이념적 대립과 반목과 갈등이 우리 민족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마당에 이르렀다. 또한 이로 연유된 남남 갈등은 날이 갈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며 심각하게 첨예화돼 가고 있다. 지역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등등이 실로 위험 수위를 넘고 있는 것이다.갈등은 본래 나쁜 것이 아니다. 연성으로서의 갈등은 발전의 동력으로 작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린 사회일수록 갈등 때문에 시끄럽다. 열린 사회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논쟁을 하고 의견을 다툰다. 강자가 약자 위에 군림하지 않는,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 그러노라면 자연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소음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는 닫힌 사회다. 닫힌 사회는 쌍방향의 대화가 없다. 상호 네트워크가 없다. 수상한 침묵을 강요한다. 일방적인 훈계와 지시가 타자의 입을 막는 사회에서 발명과 창의가 발생할 수 없다. 조용한 사회는 죽은 사회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권위에 가위눌린 가정에서는 열린 대화로서의 소란이 있을 수 없다. 나아가 독재 권력 체제하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침묵을 강요당한다. 이렇게 볼 때 갈등과 소란이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 발전을 위한 긍정의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소란은 열린 사회에서 가능한 연성으로서의 소란, 즉 합의 도출을 위한 다름과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시멘트처럼 경화된 것으로서 반목과 분열을 더욱 강고하게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경화로서의 분열과 갈등은 타자를 전혀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정하고 모욕하고 능멸한다. 요컨대 서로 간 적대적 감정으로 사회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분법이 횡행하는 사회다. 나와 너 사이에 누구도 쉽게 존재하기 어려운 사회인 것이다.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이는 회색분자로 낙인찍힌다. 우리는 배제나 소외를 당하지 않으려고 나와 너 가운데 하나를 선택받도록 강요당하며 살고 있다. 경계가 확고한 사회는 위험하다. 경계가 무리를 만들고 울타리를 짓기 때문이다. 경계를 지우고 무너뜨려야 더 넓고 깊게 잘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면서 아이들에서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무리와 울타리에 속하지 않는 자들을 격리시키는 일이 아무런 자의식 없이 자행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한다. 어떻게 하면 갈수록 높아지고 단단해지고 있는 불신과 경계의 벽을 지우고 무너뜨릴 수 있을까? 경계가 무용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것은 가능해질 것이다.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다/기울어진 담을 무너뜨리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냈다/담장 없는 집이 되었다/눈이 시원해졌다/우선 텃밭 육백 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텃밭 아래 사는 백 살 된 느티나무가 아래 둥치째 들어왔다”(공광규, 시 ‘담장을 허물다’, 부분) 이 시는 담장을 허물고 나서 시적 주체가 얼마나 넓게 많은 것을 누리게 됐는지 알게 해 준다. 이것은 비록 물리적 차원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심리적ㆍ정신적 차원에서 더욱 곰곰이 곱씹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아집 때문에 귀한 인연을 스스로 놓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방하착’이라는 말이 있듯이 내려놓으면 편해지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하느라 길지 않은 생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아집과 이기가 집단화되면 무서운 불신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분열로 넘쳐나고 있다. 오랜 갈등과 분열의 양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내면화돼 이제는 그것을 지각조차 못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담장을 허물어 더 많은, 귀한 것들을 가지게 된 시적 주체처럼 우리도 삶의 안팎에 존재하는 마음의 담장과 경계를 허문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계의 보물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학교 성교육 있으나 마나” 사교육 찾는 엄마들

    “학교 성교육 있으나 마나” 사교육 찾는 엄마들

    “아이가 이제 성적 호기심이 많아질 나이인데 걱정돼요.”초교 5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 김모(44)씨는 최근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과 함께 민간 성교육 업체의 그룹 강의를 알아보고 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이후 사회 유명인들이 왜곡된 성 인식 속에 성폭력을 저질러 온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보며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성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음란 동영상을 쉽게 받아 본다”는 주변 이야기도 마음에 걸린다. 김씨는 “학교 성교육은 배우나 마나 한 내용이라고 들어 온라인 맘카페 등에 좋은 곳을 물어보고 있다”면서 “강의 한 번 듣는데 5만원가량 든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학교 교육을 못 믿어 민간 업체나 학교 밖 공공기관 등을 찾는 부모와 학생이 늘고 있다. 12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나 학부모 대상의 성교육 특강을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성교육업체 라라스쿨의 이수지 대표 강사는 “(미투 이후) 문의가 1.5배 정도 늘었다”면서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연령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성교육 단체인 푸른아우성 관계자도 “미투 운동이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성인들의 문의가 많지만 초교 5학년 이상 학생들에 대한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성교육 기관과 업체들은 학년별 수준에 맞춰 퀴즈 등의 형태로 성폭력 상황을 설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돕는다. 박현이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부장은 “예컨대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음란한 사진 등을 보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고 물어 스스로 생각하게 한 뒤 ‘친구가 음란물을 보냈다고 나도 보내면 통신매체를 매개로 한 성폭력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 강사는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은 놀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신체 부위를 보여 주거나 남의 몸을 보려고 하는 일이 있다”면서 “친구라도 침범해서는 안 되는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자녀 성교육까지 사설기관에 맡기려는 건 공교육 불신 탓이 크다. 현재 초·중·고교에서는 학년당 15시간씩 성교육을 한다. 따로 시간이 편성돼 있지는 않고 생물, 보건, 체육 등 관련 과목 수업 때 시간을 쪼개어 가르치는 게 보통이다. 박 부장은 “담당 교사의 성인지 수준에 따라 교육 내용이 천차만별”이라면서 “교사가 성교육 시간에 오히려 성희롱 또는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2015년 각급 학교에 배포한 성교육 표준안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박 부장은 “교육부에는 성평등 담당 부서조차 없다”면서 “성폭력, 여성·성소수자 혐오 등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성평등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교육당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학교에서 원론적 성교육을 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현실을 반영하면 “내용이 자극적이고 과도하다”는 민원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콘돔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성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는 나이에 그런 교육을 하면 안 된다’는 쪽도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남·북·미 첫 비핵화 3자 구도… ‘중·일 패싱’ 막아야

    남·북·미 첫 비핵화 3자 구도… ‘중·일 패싱’ 막아야

    핵·ICBM·평화협정 등 문제 복잡 북·미 정상회담 후 다자대화 필요 중·일 소외 땐 비핵화 협상 ‘차질’ 실무선 협의보다 정상회담 선행 한·미 공조 균열 없도록 신중해야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계속되던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인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베를린 선언’과 맥을 같이했다. 하지만 곧이어 ‘코리아 패싱’(한국 소외)이 정치권을 시끄럽게 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 근거였다. 그러나 불과 8개월이 지난 현재 한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성사시켰다. 이제 중국과 일본은 외려 ‘패싱’을 우려하고 있다. ‘운전자’가 된 정부는 이 두 나라를 다독여야 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북한은 2000년과 2007년과 달리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목전이라는 분석이다. 패싱을 우려하는 중국과 일본을 다독이며, 10여년 전에 비해 월등히 복잡해진 비핵화 협상을 해 가려면 ‘큰 그림’이 필요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4월 말 열리는 정상회담은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북한이 핵 문제는 북·미 간에, 군사·경협 등 한반도 관련 문제는 남북 간에 대화하는 의제 분리 전략을 썼다. 이번에는 비핵화 문제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관통하는 주요 의제라는 의미다. 따라서 비핵화 의제를 둘러싸고 남·북·미 ‘3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이 소외 현상을 우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북·미 간 깊은 역사적 불신의 골을 감안할 때 한국의 중재만으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는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도출했던 6자회담(남·북·미·중·일·러) 구도가 필요하다. 또 평화협정은 결국 정전협정 당사국인 남·북·미·중 4자 간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뒤에는 3자, 4자, 6자 대화 등 여러 개의 다자간 대화 구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 개발을 막으려던 과거와 달리 핵무기, ICBM, 평화협정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 과거 6자회담에서 중재 역할을 맡았던 중국이 큰 변수다. 북한에 성실한 비핵화 대화를 요구하고, 미국의 대화 탈선을 견제할 수 있다. 반면 과거와 달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신뢰가 깊지 않고, 통상 및 안보 문제로 미·중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북·미 관계 진전은 북·중 간 오해를 키울 수 있다. 일본은 비핵화 합의가 성사될 경우 합의 이행과 검증, 대북 경제 지원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날부터 중·일·러를 방문해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에 대해 지지를 요청하는 이유다. 남·북·미 정상 간 합의가 실무선 협의보다 선행된 것도 과거의 대화와 다른 모습이다. 지도자의 성향이 달라졌고, 150여명이 모일 정도로 육중했던 6자회담에서 실무선 협의가 지지부진했던 점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시점을 각각 4월과 5월로 잡은 것은 되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결국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2개월이 관건인데 정상급 협의를 위해 실무진들이 억지 합의에 도달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또 남북 정상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 합의에 실패할 경우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0년에는 한·미 공조를 확실히 한 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2007년에는 6자회담의 2·13 합의로 핵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전된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했다”며 “반면 이번에는 남북 관계 개선에 이어 북·미가 우선 만나 보자는 상황이란 점에서 상당히 다른 양상이고, 따라서 한국의 신중한 속도 조절과 창의적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회복 못한 상처… 원전 피난민 7만명

    회복 못한 상처… 원전 피난민 7만명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현 등 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과 이에 따른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러나 상처와 불안, 고통과 우려는 여전하다. 원전 폭발 등 방사능 누출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객지를 떠도는 사람만도 7만 3349명이다. 냉각시설 파손과 수소 폭발, 방사성물질 방출로 이어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땅과 바다는 여전히 오염돼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회복되지 못한 상처는 탈(脫)원전의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동일본대지진은 1900년 이후 발생한 세계 네 번째의 강진이었다. 이 대지진과 쓰나미로 1만 5895명이 목숨을 잃었고 2539명은 시신도 찾지 못한 채 행방불명됐다. 집과 가족을 잃고 이곳저곳 떠도는 원전 피난 생활을 하다가 건강 악화로 숨지거나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대지진 연관 사망자는 3647명이나 됐다. 지난해만 해도 이재민 공영주택에서 혼자 지내다가 고독하게 사망한 피난민은 54명이었다. 쓰나미는 도호쿠 지방을 최대 20m 높이로 덮치며 지나갔지만, 이 때문에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핵 누출, 방사능 오염 사고를 일으켰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원전 피해 보상으로 8조엔(약 81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했고 32조엔(약 324조원)의 예산을 대지진 피해 지역 복구 및 인프라 재건 사업에 쏟아부었지만, 복구 작업은 미완의 상태다. 원전 내 핵연료를 꺼내지 못해 이 핵연료가 지하수, 빗물과 섞여 흘러나오는 방사성 오염수 문제는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원전 폐로도 아직 걸음마 단계로 사업자인 도쿄전력은 30~40년 후 완료를 목표로 폐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첫 단계인 ‘사용후 핵연료’ 반출 작업조차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당시 원전 안 노심이 녹아내리는 용융(멜트다운)으로 핵 데브리(찌꺼기·잔해) 상태를 파악한 뒤 꺼내야 하는데 최근에야 로봇들이 겨우 원자로 안으로 들어가 일부 상황을 촬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괴된 원전 안에 남아 있는 핵연료는 계속 오염수를 만들어 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4호기 원자로 건물 주변 고농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이 빗물과 지하수 등 외부에서 들어온 물과 섞이며 오염수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오염수는 이미 80만t을 넘어섰다. 도쿄전력은 이를 거대한 물탱크에 담아 원전 주변에 쌓아 놓고 있다.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됐던 후쿠시마현의 피난 지시 구역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반경 20㎞ 안의 절반 가까운 지역은 여전히 귀환이 불가능한 구역으로 묶여 있다. 후쿠시마현 전체 면적의 약 2.7%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으로 들어가 살 수 없다. 방사능 유출로 타격을 입었던 후쿠시마 등 원전 주변 지역 농민과 어민들은 지금도 해당 지역에서 출하하는 농산물, 수산물들이 불신을 받고 있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전 사고 뒤 중단됐던 후쿠시마현의 어업은 2012년 6월에 재개됐다. 당초 3종류밖에 못 잡았던 어종은 2017년 2월 기준으로 97종으로 늘어났고 어업 시간도 주 1~2회에서 3~4일로 늘어났다. 후쿠시마현에만 유통됐던 생선들은 이제는 도쿄 등 간토 지역을 비롯해 주부, 호쿠리쿠 등으로 확대 출하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역 가운데 일부는 피난 지시가 해제됐지만, 주민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젊은 세대들이 방사능 공포로 인해 귀향을 꺼리는 탓에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인 듯 한산하기만 하다. 마이니치신문 조사 결과 오는 4월 신학기에 초·중학교 학생 모집을 재개한 후쿠시마현 내 4개 기초지자체의 취학 대상자 가운데 4%만 해당 지역 입학을 희망했다. 방사능 공포와 원전 사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원전 제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비롯해 공산당, 자유당, 사민당 등 야 4당은 지난 9일 ‘원전 제로 기본법안’을 공동 제출했다. ▲법 시행 후 5년 이내에 모든 원전에 대해 폐로 결정 ▲2030년까지 전력공급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포기 등을 골자로 했다. 아베 정권은 대지진 이후 한동안 가동을 멈췄던 원전을 재가동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탈원전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中 대북 지원·日 대화 지지 유도… 韓 ‘중재자’ 역할 커진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中 대북 지원·日 대화 지지 유도… 韓 ‘중재자’ 역할 커진다

    비핵화 논의 남·북·미 구도 진행 中·日 패싱 우려에 중재 수용할 듯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정부가 국제사회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촘촘한 대화 그물망’을 형성하기로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 대통령의 ‘특사’들이 12일부터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3강을 찾는다. 중국에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성실히 임하도록 지원해 줄 것을, 대북 압박에 집중했던 일본에는 대화 분위기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핵화 논의가 첫발을 떼면서 미국을 포함해 4강을 견인하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11일 귀국한 정 안보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내일(12일) 저희 둘(정 실장, 서훈 국정원장)은 각각 일본, 중국, 러시아로 떠나서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와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 국가들과 긴밀한 공조 방안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12~13일 중국 베이징을, 14~1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서 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13일 일본 도쿄에 머문다. 2005년 6자회담 당시 중국이 중재자, 한국이 촉진자였다면 현재는 한국이 ‘운전자’(촉진자+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북한에 성실한 대화를 요청하고, 미국의 대화 탈선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의 북·미 중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일본에는 그간 견지해 온 대북 압박 자세보다 대화 분위기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핵화 논의가 과거의 6자회담보다 남·북·미 3자 구도로 진행되면서 중국과 일본은 외려 ‘패싱’(소외)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요청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본은 지난 9일 다음달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같은 날 북·미 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주변국 조율,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의 결과를 토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북핵 해결의 로드맵이었다면 이번에는 핵 개발 문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문제가 복합돼 있다. 또 남북, 미·중 평화협정의 구속력을 담보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만일 북이 평화협정의 국회 비준을 요구한다면 각국은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 북·미 간 깊은 골을 감안할 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과거에는 북의 핵동결, 핵폐기 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북·미 간 불신이 생겼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파격적으로 핵 사찰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ICBM은 역사적으로 사찰 사례가 없고 느슨한 검증 정도만 있었기 때문에 진행 과정에서 외려 핵보다 논란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 북한 체제 보장의 3개 축이 동시에 병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남북 관계가 틀어지면 북·미 관계, 비핵화 등 모든 것이 어그러질 수 있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가장 기본인 남북 관계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남북·북미 회담 성공땐 ‘핵·미사일 동결 단계’…비핵화만 남아

    정상회담으로 ‘대화 여건 조성’ 마무리 평화선언 도출·정상 간 핫라인 가능성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땐 비핵화 기대 NPT·6자회담 복귀 현실적 해법 필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오는 5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화 석상으로 나오기로 했다. 북은 한·미와 연이은 정상회담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부응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속하게 결단했다. 문 대통령은 9일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대해 “비핵화가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높게만 보였던 대화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하지만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 폐기에 서면으로 동의했던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최고의 참고서로 꼽았지만, 당시와 다른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청와대의 비핵화 로드맵은 ‘대화 여건 조성→핵·미사일 동결→핵폐기 등 비핵화’로 정리된다. 이날까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되면서, 김 위원장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며 표면화된 여건 조성 단계는 마무리 국면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핵·미사일 동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미 대북 특사단 회동 및 대미 메시지를 통해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자제를 밝혔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도 핫라인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대화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핵·미사일 동결을 선언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평화선언이 도출되거나 남북 경협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단계의 보상으로 대북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 비핵화 단계는 북·미 간 대화가 무르익어 평화협정에 대한 협상이 시작될 때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북·미 국교 수립이 북에 보상으로 주어질 수 있다. 북을 정상국가로 대한다는 뜻으로, 김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에 핵폐기의 전제로 언급한 ‘체제 보장’이 이뤄지는 단계다. 역사적으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북핵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2005년 9월 19일 4차 6자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북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하는 것이 골자다. 또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 신뢰구축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9·19 공동성명은 실패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창의적이고 현실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북·미가 대화에 나서지만 불신의 골이 깊다. 당시 북한은 2006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 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단행해 9·19 공동성명을 파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국 북의 핵동결이나 폐기를 누가 어떻게 검증하고 판단할지가 관건”이라며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평창올림픽이 명분이 돼 1막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처럼 이제 시작될 2막과 3막에서도 (북에 대화에 나서고 핵을 폐기할)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제 한국은 북·미 중재 역할을 넘어 북이 NPT 및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때를 대비해 6자회담 등 주변국과 다자 간 구도를 만드는 역할에 나설 것”이라며 “결국 평화협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자치광장] 청년의 삶과 함께하는 청년수당/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

    [자치광장] 청년의 삶과 함께하는 청년수당/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

    서울시는 청년들과의 협력 과정을 통해 ‘청년보장’ 정책을 마련했다. 아르바이트로 시들어가는 청년들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정책, 스타벅스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정책, 활력을 잃어가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 등이다. 이런 시간·공간·기회 보장은 다수의 삶이 불안과 고립의 위험으로 치달아가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서울시의 20개 청년보장 정책 중 하나인 ‘청년수당’은 사회적 논란에 휘말렸지만 지난해 정부와 합의를 거쳐 5000명을 대상으로 수당 지급이 본격 시행됐다. 청년들은 청년수당이라는 정책을 통해 내가 혼자가 아니고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 사회가 지지한다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청년수당에 대한 평가는 정량적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자신의 목표 달성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세 차례 조사에서 87.1%(1차), 80.1%(2차), 82.7%(3차)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다른 정책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86.2%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청년들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청년수당 방식이 훨씬 효과적인 정책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청년수당이 잘못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지난해 서울시 청년수당 사용 내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했고 부적정한 사용 내역에 대한 소명을 받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절대다수가 청년수당 취지에 맞게 수당을 사용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모니터링 과정을 통해 신뢰는 신뢰를 낳고 불신은 불신을 낳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수당 참여자 조사에서 청년들은 사회 우려에 대해 많이 의식하고 있었다. 조사 항목 중에는 청년수당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안과 카드로 지급하는 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가 있었다. 현금으로 지급하면 사용하기 용이하고 사용 내역도 확인할 수 없어 현금 지급을 선호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청년수당 참여자들 중 84% 이상이 카드 지급을 택했다. 이는 사회 우려와는 정반대로 청년들이 충분히 성숙한 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투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득권 중심 사회, 승자독식 사회, 각자도생 사회를 극복하고 파괴되고 있는 삶을 지켜 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우리 사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사회적 투자가 서울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스스로 할일 늘어 불안감 커져 신체증상으로 스트레스 표현 두통·복통 호소…틱 증상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워킹맘’ 김경혜(41)씨는 며칠째 머릿속이 복잡하다. 아이가 학교에 간 지 4~5일 만에 말수가 줄고 짜증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라는 엄마의 질문에도 퉁명스럽게 “몰라”라고 답할 뿐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때는 교사와 수시로 대화하며 아이들의 평소 행동을 점검했는데 초교 담임교사와는 소통이 쉽지 않다. 김씨는 “매일 아침 출근 준비와 아이 등교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전쟁 같은 상황인데 아이가 풀 죽은 표정으로 있으면 괜히 짜증이 난다”면서 “학교에 적응 못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초·중·고교가 입학·개학하는 3월, 김씨와 같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들이 새 교실과 선생님, 친구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새 학기 증후군’ 증상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 학기 증후군은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쉽게 지나가지만 심각한 경우도 종종 있어 부모가 아이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학교 적응에 가장 애먹는 학년은 역시 초교 1학년이다. 학교의 생활 방식이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불안해하면 부모의 스트레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엄마의 체중이 한 달 동안 평균 3㎏은 빠진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전윤경 서울 영등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은 “초등학교에 가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유치원 때까지는 교사가 수업 준비물을 챙겨줬지만 학교에서는 사물함에서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 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놀이하듯 수업받던 유치원과 달리 학교에서는 정자세로 의자에 앉아 한 교시당 40분씩 수업을 받아야 해 답답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수업 중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무섭다”며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또래와의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새 친구를 사귀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학기 초 적응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속내를 어떻게 표현할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어릴수록 신체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드러내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두통·복통 등 호소 ▲잦은 짜증과 무기력증 ▲눈을 지나치게 많이 깜박이는 ‘틱’ 증상 ▲식사량 감소 등이 대표적인 신체 증상이다. 또 등교해야 할 아침 시간에 늦잠을 자고 화장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집에서 평소보다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새 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만한 증상이다. 심하면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느끼면 부모도 불안해진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초조함이 더하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불안감을 드러내면 절대 안 된다. 신 교수는 “부모도 불안한 마음에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이가 당황해 심리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누구는 잘 적응했는데’,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식의 극단적 불안은 피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등굣길에 한 번 꼭 안아 주는 등 지지를 표현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 앞에서 담임교사의 교육관을 헐뜯거나 믿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피해야 한다. 그럴수록 아이 역시 학교를 불신하고, 적응에 더 애먹을 수 있다. 유연진 서울 가주초 교사는 “아이가 ‘선생님이 다음날까지 숙제를 꼭 해오라고 한다’며 불만스러워할 때 달래 주려는 의도로 ‘가끔 안 해갈 수도 있지, 뭐’라고 답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런 반응은 좋지 않다”면서 “교사의 교육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학교에 와 교사와 상담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 정도 지켜보며 아이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해졌다가도 보통 한 달 안팎이면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아이들이 산만해 보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전체 초등학생 중 ADHD 기질을 가진 아이는 5% 정도”라면서 “나머지는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일시적 적응 문제로 산만해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작은 불안 행동을 드러내는 정도는 변화에 적응하는 일반적 현상이어서 가정에 연락하지 않는다”면서 “보통 3월 말 또는 4월 초 ‘학부모 상담 주간’이 있는데 아이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으면 이때 교사와 얘기해 보면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조금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신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데 대한 부담을 털고 조기 진료를 받아야 좋다”면서 “아이가 진짜 ADHD인데 너무 늦게 진료를 받는 등 잘못 대응하면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소장은 “서울에는 자치구마다 상담복지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상담도 받고 저학년 놀이치료 등을 할 수 있다”면서 “또 지방자치단체 중 심리정서 바우처 사업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 방산비리 ‘OUT’…13조 방위예산 전담 부서 신설

    기재부 5명 규모 새달 정식업무 국방예산과는 병력운영만 담당 기획재정부가 13조원이 넘는 방위력 개선 부문 예산을 전담하는 부서를 새로 만든다. 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는 방위사업예산과 신설을 추진해 왔으며 행정안전부와 직제개편 협의도 마쳤다. 정원 5명 규모로 시작하는 방위사업예산과는 오는 27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직제개편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초 정식으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예산과가 생기면 기존에 국방예산을 총괄하던 국방예산과는 병력운영과 전력유지 부문만 담당하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방위사업을 전담하는 부서가 생기면 국방획득 사업 단계별로 예산 운용의 투명성도 높아지고 사업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방 분야 예산은 43조 1581억원 규모다. 병력운영과 전력유지, 방위력 개선 세 부문으로 이뤄져 있으며 올해 예산 규모가 각각 18조 4009억원, 11조 2369억원, 13조 5203억원에 이른다. 특히 방위력 개선 부문 예산 증가율은 10.8%로 전체 국방예산 증가율(7.0%)을 뛰어넘는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를 비롯해 선제공격형 방위 시스템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주요 방위력 개선사업을 고려하면 앞으로 관련 예산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방위력 개선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은 연루된 각종 방산비리와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적 불신과 질타를 받아 왔다. 올해만 해도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天弓) 양산사업 과정에서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지난달 나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해 7월 ‘방산비리 척결’을 국정 운영 100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천명하면서 “방위사업 비리에 대한 처벌 및 예방 시스템 강화”와 “국방획득체계 전반의 업무 수행에 대한 투명성·전문성·효율성·경쟁력 향상 방안 모색”을 제시한 바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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