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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역곡 대림아파트 경기도시공사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첫 선정

    부천역곡 대림아파트 경기도시공사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첫 선정

    경기 부천시는 역곡동 104 일대 노후주택인 대림아파트를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시범단지로 선정하고 대림아파트 조합 및 경기도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1981년 준공된 대림아파트는 건축물이 너무 낡고 주거환경이 열악해 많은 주민들이 신축열망이 높은 단지였다. 시 아토즈(AtoZ)지원팀에서 해당 단지 사업성 분석과 조합설립에 필요한 공공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주민 96% 동의로 조합설립이 인가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비 마련이 쉽지 않고 소규모 사업으로 시공자가 적극 참여하지 않는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다. 이에 부천시는 경기도시공사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해 오다 이번 협약으로 경기도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게 돼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시공사의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은 경기도시공사가 책임준공하고 사업관리와 사업비를 조달한다. 이 때문에 사업리스크가 적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장덕천 시장은 “정비사업을 주민에게만 맡겨 두면 전문성이나 정보가 부족해 사업이 지연되고 잘못된 정보로 주민분쟁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가 참여해 사업 정보나 법률검토는 물론 주민 불신을 해소시켜 사업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공공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장덕천 부천시장과 조병현 경기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서영심 대림아파트 조합장 및 조합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파리 에펠탑·미술관 등 과열된 ‘노란 조끼’에 대비해 문 닫아

    파리 에펠탑·미술관 등 과열된 ‘노란 조끼’에 대비해 문 닫아

    이른바 ‘노란 조끼’ 대규모 집회가 오는 8일(현지시간) 예고되자, 이날 파리 중심가의 주요 공연장과 미술관이 대부분 문을 닫기로 했다. 에펠탑도 과열된 시위에 대비해 폐쇄하기로 했다. 경찰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 대로변의 상점들에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치우고, 시위에 대비해 유리창을 보호하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그랑팔레와 프티팔레 등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 있는 주요 전시공간 10여 곳도 이날 문을 닫기로 했다. 오페라 가르니에, 오페라 바스티유 등 주요 공연장들도 이날 하루 공연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환불 조치했다. 8일 오후 4시(현지시간) 파리생제르맹(PSG)의 홈구장인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PSG와 몽펠리에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경기도 경찰의 요청에 따라 연기됐다. 프랑스 전역에서 ‘노란 조끼’ 집회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된 프로축구 경기는 네 경기 이상이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노란 조끼 집회로 예상되는 폭력사태에 대비해 프랑스 전역에 8만 9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6만 5000여명의 경찰력이 동원된 지난 주말과 비교해 대폭 증원된 셈이다. 시위가 가장 격렬히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파리에는 경찰 8000여명과 함께 장갑차 10여대가 투입된다. 프랑스 도심의 시위 현장에 장갑차가 투입되는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노란 조끼의 대규모 집회에 폭력적 성향이 강한 극우·극좌 단체도 참여해 방화와 약탈을 저지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는 점차 폭력사태로 변질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 긴급 성명을 통해 유류세 인상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회는 좌파 소수정당들이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결의까지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씨 남은 광주형 일자리…市 “현대차와 조만간 협상 재개”

    홍영표 “대안 검토”… 文 조인식 참석 취소 “광주시 조급함·전략부재로 실패” 비판도 광주시와 현대차 간 광주형 일자리 사업 투자협약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민들의 염원을 가슴에 담고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 실패로 국회에 상정된 현대차 완성차 공장 진입로 개설비 1000여억원과 주택·복지 예산 등 모두 2912억원의 예산 반영도 물거품이 됐다. 협상 주체인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이 숨 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협약 체결을 반대하는 노동계가 파업에 나서는 등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인 ‘5년간 임단협 유예’ 문제를 풀기 위해 현대차와 노동계를 계속 설득하기로 했다. 조만간 현대차와 실무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임단협 유예 조항이 실정법 위반인 데다 현대차와 노동계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설정, 양측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이 문제는 신설 법인의 노사상생협의에서 해결하면 되지만, 노사 불신이 워낙 커서 이번 협약이 ‘9부 능선’에서 좌절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시의 오락가락한 행보와 조급함, 전략 부재 등이 협상 실패로 이어졌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투자협약 조인식 참여를 위해 광주행을 계획했던 정치권도 허탈해했다. 사전 답사 인원을 광주로 보내 문재인 대통령 참석을 준비 중이던 청와대도 일정을 취소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나 정부가 적극 설득에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협상 주체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이날 급히 일정을 취소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무산됐다”며 “정말 유감스럽지만 다른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수시배정 예산으로 전환해 광주가 아닌 어느 지역이든 공모를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모제 전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이날 모든 공장에서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에 반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울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실력주의가 낳은 학벌사회의 역설

    실력주의가 낳은 학벌사회의 역설

    실력, 결국 승자들 세습으로 이어져 직업과 보상 사이 연결고리 줄여야‘기회의 균등과 정당한 노력, 실력에 대한 온전한 보상.’ 이른바 행복하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누누이 강조되는 핵심 키워드다. 그런 달콤한 구호와 실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평등과 차별은 갈수록 심해진다. 양극화, 부의 대물림, 신분 고착화, 정의에 대한 불신…. 열심히 노력해도 왜 여전히 불행할까.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광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장이 쓴 이 책은 그 의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갖은 노력을 기울여도 문제가 악화된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원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거나, 잘못된 진단에 따른 잘못된 처방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책은 후자에 기울어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실력주의’를 강하게 비판한다. 실력주의야말로 모든 사회 문제의 근원이라고 콕 집어 지목한다. ‘개인의 실력에 따라 사회적 재화를 배분하는 사회.’ 그 실력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이렇게 유지돼 왔다. ‘실력주의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며,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실력주의를 ‘무한경쟁의 승자독식’이라고 잘라 말한다. 더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사회와 교육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폐해는 곳곳에서 등장한 ‘신세습’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특정 명문대 졸업생의 법조계 장악을 막기 위해 도입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만 보더라도 법조인 세습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지적된다. 고소득 기업인 집안 출신은 로스쿨, 법조인 집안 출신은 사법연수원으로 이전보다 더 많이 몰리고 있는 추세다. 학벌 타파를 명분으로 내건 국가고시 제도 개혁안도 마찬가지다.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들에서 인턴제를 비롯한 다양한 특별 채용제 도입을 통해 고위직 세습 경항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심층면접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바꿔 수도권 대학 위주의 신학벌주의를 탄생시켰다.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력주의가 학벌사회를 만든 원인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 문제도 실력주의로 연결한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실력 형성 과정은 도외시한 채 실력 중심의 평가방법과 제도에만 골몰하면서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를 계속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청년들은 실력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차별과 배제를 정당하다고 여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역차별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이룬 것은 모두 자신이 노력한 결과이므로 자신의 것이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세금을 내야 할 때 내 것을 빼앗기는 생각이 들어 편법, 탈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하려 든다는 것이다. 저자의 지론은 결국 ‘신실력주의 사회’라는 대안 제시로 귀결된다. 실력과 대학,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 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줄이자는 것이다. 근로 의욕은 유지시키면서 직업 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문화적 보완 장치가 마련된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로 요약된다. 여기에는 누진소득세,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체계 개혁, 저소득층 조세 감면,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 제도, 기부문화 확산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실력주의’란 용어를 만든 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1915~2002)은 ‘실력주의 사회 도래’(1958년)에서 이렇게 경고했었다. “실력주의 사회의 끝은 사회 붕괴다. 실력주의에 대한 환상을 깨라.” 저자는 그 경고에 이런 말을 얹는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성취한 결과물이므로 혼자 다 누려도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난다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어떤 종류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타인과 나눈 것이 실력주의의 순수한 목적에도 더 부합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임단협 유예’ 수정한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수용 못한다”

    ‘임단협 유예’ 수정한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수용 못한다”

    노동계 반발에 35만대 삭제 등 3개 수정안 현대차 “전권 위임받은 광주시 혼선 초래 협의 내용 수차례 번복…신뢰하기 힘들어” 광주시 “협상 지연될 듯…꼭 성사시킬 것” 현대차 노조 오늘 부분 파업…험로 예고현대차가 5일 광주시노사민정협의회에서 결정된 투자협약 수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미궁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현대차는 광주시가 이날 보낸 수정 협약안에 대해 “시가 지난 6월 투자 검토 의향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협의 내용을 수차례 번복 또는 후퇴시켜 신뢰하기 힘들다”며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통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후 협상에 대한 여지는 남겨둔 셈이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 부시장은 “현대차가 대승적 차원에서 수정안을 받아들이길 바랐는데 아쉽다”며 “협상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은 광주시를 비롯한 노동계 요구가 오락가락하면서 협상의 신뢰가 깨진 탓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입장문에서 “광주시가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우리에게 약속한 사안을 수차례 번복하는 등 혼선을 초래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결과는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해온 ‘임단협 유예’ 조항 삭제에서 비롯됐다. 구체적으론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전날 마무리된 잠정 협약안의 일부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담겨 있다. 노동계는 이를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참법)을 위반한 독소조항이라며 삭제를 요구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여 수정안을 만든 것이 결국 최종 협약의 걸림돌이 됐다. 수정안은 ▲협약안에서 ‘35만대’ 부분 삭제(유예 기간 근거 삭제) ▲임단협 유예 유효기간은 경영안정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결정 ▲신설법인이 첫 해에 합의한 노사관계 등 결정 사항의 효력은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 등이다. 광주시는 이들 3개 수정안을 현대차 측에 보냈고, 현대차가 이 가운데 1개를 받아들일 경우 최종 투자협약이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현대차가 곧바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만큼 협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시는 앞서 이날 오전 노동계 불참으로 노사민정협의회를 한 차례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회의를 진행했다. 노사상생발전협의회 구성, 선진 임금체계 도입, 적정 노동시간 구현 등을 포함한 수정안을 마련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 44시간 노동, 노동자 초임 평균은 3500만원 등의 결정 사항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마련안 수정안 타결 불발로 현대차·노동계와 각각 20차례 이상 협의를 벌였던 그간의 노력도 빛이 바랬다. 당초 6일로 예정된 투자협약 조인식도 무산됐다. 노동계 안팎의 반발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광주형 일자리 투자유치추진단원인 이기곤 전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지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광주형 일자리 정신이 훼손된 투자협약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적정 노동, 적정 임금 등 4대 의제가 반영된 투자협정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노사민정협의회가 열린 광주시청 중회의실 앞에서 “대국민 사기극인 광주형 일자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현대차 노조도 6일 부분 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동계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글로벌 In&Out] 73년 전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73년 전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1945년 12월 16일 미·소·영 외무장관들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됐다. 미 국무장관이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가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얄타회담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소련도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통일 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미국안은 17일에 제출됐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됐다. 미국은 그 기한을 5년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했다.소련의 안은 20일 제출됐다.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정부 수립 후 최고 5년 기한으로 ‘신탁통치’를 하자는 제안이다. 소련은 ‘신탁통치’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로 규정하고 5년으로 설정했다. 정부의 구성 등은 공동위원회가 한다. 미국이 요구한 사소한 수정에 소련이 동의했고, 그 소련 안이 받아들여졌다. 모스크바 3상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남한에서 발표하자 우파는 ‘즉시 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 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도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 등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했다.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 지역에 파견해 설명을 시작했고, “신탁통치”가 오역됐다는 것을 발견하고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북한 신문 편집부장 회의에서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번역문을 전달했다. 이와 동시에 소련은 북한 주요 정치 지도자들 설득에 다소 성공했다. 1946년 1월 2일 공산당과 노동조합을 비롯한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북한의 정치적 위기가 모면됐다. 그러나 일부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않았고, 그중에 소련이 통일 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 있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 정치가들을 해임했다. 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은 스탈린에게 미군의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월 23일 미국 대사를 만나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미군 합의 불이행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스탈린은 미국이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밝히겠다고 했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사에 관련 보도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타스의 보도는 1월 25일 나왔으며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26일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가 이를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맥아더 장군은 2월 2일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함으로써 미 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드러냈다. 이처럼 3월 20일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했으나 결국 실패했고, 한반도의 분단은 고착화됐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양측에 있지만, 그 뿌리는 1946년 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2011년 불거져 7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올해 6월 소리소문 없이 마무리됐다. 한때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거대 기업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뿐인 소송’을 조용히 끝냈다. 당시 논란이 된 스마트폰은 새 제품 출시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천하를 호령하는 글로벌 대기업도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실익 없이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대기업과 특허 소송을 벌이려면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꽃피우지도 못하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다가 파산할 위험이 크다.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은 평균 50%에 이른다. 절반가량의 특허가 무효 판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실하게 특허 심사가 이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특허 심사에 대한 불신 풍조로 인해 특허심판과 소송이 과도하게 이어져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소송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 손실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현행 제도를 개선해 심사관에게 적정한 심사 시간을 보장해주되 부실 심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속도는 선진국 수준… 품질은 후진국 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특허행정 최대 현안은 심사기간 단축이었다. 특허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사관을 늘리고 심사 기간을 줄여 해당 권리가 시장에 빨리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1년 21.3개월에 달했던 특허 처리 기간이 올해 10월 10.4개월로 단축됐다. 지식재산 분야 ‘선진 5대 강국’(IP5·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한국) 가운데 유럽연합(8.0개월)과 일본(9.3개월)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중국(14.4개월)과 미국(16.3개월)보다는 월등히 빠르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출원이 증가하면서 한때 처리 기간이 22.6개월까지 지체됐지만 심사관 증원과 비례해 단축됐다. 2001년 360명이던 심사관 수도 지난해 말 86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표도 4.9~5.6개월, 디자인은 4.9~5.0개월을 유지해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다.이제 처리 기간에 대한 불만은 거의 사라졌지만 심사 품질 문제가 새로 떠올랐다. 심사 기간과 품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심사 처리 기간을 줄이려면 처리 건수를 늘려야 하고, 심사 품질을 높이려면 처리 건수를 줄여야 한다. 부실 특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차단하고 등록 특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정부가 이러한 딜레마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허심사관 한 사람이 연평균 205건을 처리한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심사관이 하루에 1건 가까이 판단하는 셈이다. 유럽연합(57건)이나 중국(76건), 미국(79건), 일본(168건)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심사 한 건에 걸리는 시간도 11시간으로 IP5 가운데 가장 적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심사하다 보니 부실 특허 심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2월 특허청은 2022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사 투입 시간을 선진국 수준인 20시간 정도로 늘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특허청 스스로 특허 품질이 낮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도 해석돼 갑론을박이 일었다. 특허청 출신의 한 변리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특허심사 품질이 IP5 가운데 중국에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우려가 심각하다”면서 “지식재산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과도기임에도 합의심사제나 심사관 역량 교육 강화에 대한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무효심판 제기 특허 2건 중 1건 등록 취소 이러한 부실 심사는 특허심판과 특허법원 제소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특허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무효심판 인용률은 40% 중후반대”라고 밝혔다. 특허 무효심판이 제기된 특허 2건 가운데 1건꼴로 등록이 취소된 것이다. 일본(24.3%)이나 미국(24.4%)보다 두 배가량 높다. 위 의원은 “심사인력 양성과 확충 등 심사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지켜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7000건의 특허심판이 청구된다. 심사관의 거절 결정에 불복해 제기하는 사례가 80%, 특허등록 무효 심판 등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특허심판은 2015년 약사법 개정에 따른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으로 9112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6년 6796건, 지난해 5798건을 기록했다. 특허심사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인 무효심판 인용률은 더욱 심각하다. 심사관의 특허 등록 결정이 잘못됐다는 1심 판단이 2014년 53.2%나 됐다. 2015년 45.0%, 2016년 49.1%, 지난해 44.0%로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심결(특허 관련 판결) 건수는 2015년 449건에서 2016년 489건, 지난해 766건으로 꾸준히 늘어 부실 심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한 법원 제소도 2015년 424건, 2016년 461건, 지난해 589건으로 증가세다. 특허심판이 잘못됐다는 심결취소율도 2014년부터 20%대로 높아진 상태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권리 침해자가 면피 수단으로 무효 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할 때가 많다”면서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허심사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관 증원만으론 해결 못해 그렇다면 특허당국이 심사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심사 기간을 늦춰 심사관들이 숙고할 시간을 줄 수 있지만 특허 출원의 43%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특허가 나와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심사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심사관 증원도 공무원 전체 정원과 맞물려 있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심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허 검색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하다. 인사 적체로 인한 특허인력들의 사기 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판 분야는 특허심판원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장기 근무를 유도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2015년 심사관을 6급으로 채용하면서 심사관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심사책임제 등을 도입해 품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글로벌 On&Out] 73년 전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과 분단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수많은 사실(史實)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다양하지만 의견이 다소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이 것은 분단이 없었다면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에 하나인 한국전쟁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분단은 언제부터, 무엇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을까? 분단 고착화의 원인은 많고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73년전인 1945년12월 미·소·영 3개국의 외무장관이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합의한 “모스크바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번에는 그 채택과정과 발표 직후 한반도를 점령한 미·소 양군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한다.미·소·영 3개 승전국의 외무장관들의 모스크바 회의는 1945년 12월 16일에서 12월 26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진행되었던 외상 회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나치독일 위성국가 평화조약 채결, 일본 점령 등을 비롯한 많은 문제를 위주로 논의하였는데 그 주변 문제 중에 한국 문제도 있었다. 한국 문제는 회의 첫날에 제기되었다. 미국무장관 번스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에 대해서 이미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측 제안을 다음날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던 소련측은 이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았다. 미국안은 역시 12월 17일에 제출되었다. 미국측은 한국 정부를 수립하기 전에 미·소 양군의 사령관들을 수반으로 하는 통일군정을 과도기관으로 설치하고 이를 통해 미·소·영·중 등 4개국가가 “유엔과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한국에 대한 집행, 입법 및 사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인들의 역할은 고문과 관료에 한정되었다. 미국측은 그 기한을 5년으로 설정하였고 필요에 따라 5년 이하로 연장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미국측의 제안은 “先 5~10년간 신탁통치 後 정부수립”이었다. 소련측은 이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고 다음 의제로 넘어갔다.소련측의 대안(對案)은 12월 20일에 제출되었다. 소련은 한국인들로 구성된 ‘임시한국민주정부’를 수립한 후 최고 5년 기한으로4개국 ‘신탁통치’를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소련안과 미국안의 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신탁통치의 메카니즘과 기간이었다. 소련은 ‘신탁통치’가 직접 통치보다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진보를 위한 지원 및 방조의 조치”라고 규정하였다. 그 기간은 최고 5년으로 설정되었으며 그 조치와 ‘임시민주정부’의 구성 제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미·소 양군 대표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미국측은 소련안을 검토한 후12월 21일 회의에서 사소한 표현 수정의 요청을 소련 외무인민위원장 몰로토프에게 서면으로 제출하였다. 몰로토프는 그 수정안을 검토하고 다음날인 12월 22일에 미국 요청에 동의하였다. 한국문제에 대한 토론이 따로 없었으며 미국측의 사소한 수정이 들어간 소련안은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삼상 회의가 끝나기도 전인 12월 25일, 동아일보가 “소련은 신탁통치주장,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으로 회의 의사결정과정을 왜곡한 보도를 발표하였다. 한국에 전해진 이 소식은 하늘땅을 뒤흔들었다. 이 보도가 발표되자 친미적인 우파는 ‘즉시독립’을 주장하면서 ‘반탁운동’의 선봉에 나섰다.이 소식은 북한에도 전해졌으며 북한 사람들이 반탁시위를 시도하기 시작하였으며 12월 29일 철원군 인민위원회 대표들과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이 남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그 지역 소련군 위수사령부에 가서 설명을 요구하였다. 예견치 못한 위기에 직면한 소련군은 당황했지만 모스크바 결정을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반탁운동이 북한에서 터진 직후 소련군은 정치장교를 북한의 각지역에 파견해서 강의, 설명회 등을 통해 모스크바 결정을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신탁통치”가 “위임통치(mandate)”로 오역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이를 소련측 제안 의미에 가까운 “후견”으로 바꾸었다. 1946년 1월 3일, 소군정의 실무 담당자 이그나티에프 대좌가 평양에서 북한 신문의 편집부장 회의를 열어 모스크바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고 모스크바 회의록의 한국어 번역문을 전달하였다.이와 동시, 소련군은 북한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하였으며 다소 성공하였다. 1946년 1월 2일, 북조선공산당을 비롯한 주요 노동조합 등 사회단체들이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밝힘으로써 고조화되어 가던 북한 정치적 위기가 모면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의 북한 정치 지도자들이 소련군 설명에 설득되지 못했으며 그 중에 소련측이 통일한국의 지도자로 생각했던 조만식이었다. 소련 대표들이 그를 설득하려고 몇 번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1946년 1월 5일 조만식을 비롯한 일부의 평남도인민정치위원회의 위원들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모스크바 결정을 지지하는 정치가들을 임명하였다. 김일성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는 길이 이 때부터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소련군과 달리, 미군은 모스크바 결정의 목적과 신탁통치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철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느낀 소련군 사령부는 스탈린에게 미군 행위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보냈다. 스탈린은 1946년 1월 23일 주소(駐蘇) 미국 대사 해리만을 만나서 이 보고서를 낭독하면서 러치 군정장관을 비롯한 미군이 왜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하였다. 해리만이 그 보고서에 등장한 사람들은 미국 정부의 대표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스탈린은 미국측이 미국도 신탁통치를 주장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소련이 이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소련 국가 매체인 타스社에 한국 문제에 대한 보도를 준비할 지시를 내렸다. 타스의 보도는 1946년 1월 25일 소련의 정부와 당의 주요 매체에 실렸으며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까지 전해졌다. 이 번에는 미군이 당황할 차례였다. 미군정 사령관 하지는 서울신문을 통해 “타스 보도는 근거없다”고 주장하였지만 1월 26일 번즈 국무장관이 미군정 정치고문 베닝호프에게 보낸 전보에서 타스 보도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정확하다’고 인정하고 하지장군이 첨부한 타스 보도의 영문 번역본을 “대중이나 관심을 가진 인사들에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의 전보는 2월 9일까지 서울에서 받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 미군정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946년 2월 2일 맥아더 장군이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를 비판하면서 “타스 성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한 후, 한국인들은 미국이 또다시 ‘배신하여’ 팔아넘겼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인들이 아닌 러시아인들에게 팔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여기서 우리가 다루는 상대가 부유한 미국의 교육받은 한국인들이 아닌, … 교육받지 못한 동양인으로써 … 그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 완강하고 광신적으로 집착하며 …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수 없는 이들이라는 점을 국무부“가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미군부와 국무부 간의 모순을 들어냈다. 이처럼, 3월 20일에 미소공동위원회가 불신과 모순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작업을 개시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였고 한반도의 분단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고착화되고 한민족 현대사상 최고 비극인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미소공동위원회 실패의 원인은 많고 책임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양측에 있지만, 그 모든 뿌리는 1946년초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사진: 바실리 V 레베데프(고려대 사학과 석사)
  • [사설]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전 김정은 연내 답방하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내년 1, 2월 열릴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소는 밝히지 않고 “세 곳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월 1일 이후 얼마 안 지나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른 시일 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한지 하루 만에 미 수뇌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비핵화를 빨리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 북·미 협상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1월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은 미국이 날짜까지 지정하는 제안을 했으나 대답을 하지 않았던 북한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실질적인 다음 단계”라고 지적했듯 비핵화의 2단계 토대를 놓을 수 있도록 북한은 전향적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북·미 교섭의 최대 난관은 핵 신고 리스트, 핵·미사일 일부 폐기와 제재 완화의 맞교환이다. 북·미 간 신뢰가 공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응하는 대가를 확신하기 전에 북한이 비핵화의 핵심적인 조치를 내놓기는 어렵다. 여전히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강한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상당한 양보를 먼저 확인하지 않는 한 제재 완화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남한의 중재다. 지난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된 직후 판문점에서 약식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것처럼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통해 북·미 대화의 추동력을 마련하는 게 득책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답방에 관해 “평화정착의 모멘텀”이라는 일치된 인식을 보인 만큼 공은 김 위원장에게 돌아갔다. 김 위원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나 지난 6월 이후 북·미 교섭이 정체돼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시 ‘선 답방, 후 북·미 정상회담’이 자연스럽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미 협상안을 논의한 뒤 우리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미국에 전달하는 중재야말로 지금의 북·미 교착 국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13~14일, 18~20일 방남설이 나오고, 청와대에서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시간이 지연돼도 김 위원장이 한 말이 있기에 답방이 연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가급적 연내 방남을 추진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사실상 확정된 이때야말로 남북이 특사단을 교환해 서울 답방에 관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 대만 차이잉원 총통 지방선거 참패 이어 개인 평판도 ‘꼴찌’

    대만 차이잉원 총통 지방선거 참패 이어 개인 평판도 ‘꼴찌’

    대만 지역 정치인 개인 능력 평판도 조사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 대한 평가가 최하점을 받았다.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2016년 대만 지역 총통에 오른 이후 줄곧 반(反)중국 세력을 통합, 대륙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을 이끄는 인물이다. 이번 조사는 대만의 유력 언론 대만TVBS가(台湾TVBS) 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총 12명의 유력 정치인에 대한 개인역량 평가 성격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조사 결과 차이잉원 총통의 지지율은 15%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12명의 정치인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2명의 조사 대상 정치인에는 현 정치인, 시장, 당 주석 등이 포함됐다. 이어 차이잉원 총통 보다 약 3% 앞서며 꼴찌를 면한 정치인은 국민당의 우둔이(吴敦义) 주석이 차지했다. 더욱이 이에 앞서 지난 주 대만에서 치러진 ‘구합일(九合一)’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민진당이 대패하며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구합일’ 지방 선거는 대만 지역에서 4년마다 9개 유형의 공직자를 한번에 뽑는 선거로 집권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가졌다. 당시 지방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유권자들이 국민당에 몰표를 보내면서 민진당의 국정 장악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에 추가 공개된 정치인 개인의 국정 능력 평가 조사 결과에서 차이잉원 개인에 대한 평가가 최하 점수를 기록, 앞선 지방 선거의 패배가 차이잉원 총통의 개인 역량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조사 결과 가장 높은 점수의 평판을 얻은 인물에는 가오슝 한궈위(韩国瑜) 시장이 지지율 62%를 얻으며 1위에 링크됐다. 2위에는 타이베이시 커원저(柯文哲) 시장(61%), 3위는 타오위안시 정원찬(郑文灿) 시장(58%), 4위에는 신베이시 허우유이(侯友宜) 시장(54%)이 링크됐다. 또, 주리룬(朱立伦) 의원과 타이중 시장에 낙선한 린댜룽(林佳龙) 의원이 공동으로 43%의 지지를 받았다. 이어 앞서 대만 총통을 지낸 국민당 마잉주 전 주석이 36%를 차지하며 현 총통인 차이잉원의 지지율 15%를 크게 앞섰다. 더욱이 이번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지지율 조사 결과는 역대 총통에 대한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로 확인됐다. 특히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평판도는 20~29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서 모두 하락, 민진당 내부에서도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지지율이 40%를 기록하는데 그쳤다고 해당 언론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결과 대비 당내 지지도가 무려 약 30% 이상 하락한 수치다. 또한 중도 성향의 유권자 층에서도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6%에서 올해 6%로 급락하는 등 현 정권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와 관련한 현 정권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함께 공개됐다. 현지 유력 언론 메이리다오뎬즈바오(美丽岛电子报)는 1일 이번 정치인 평판도 조사 결과를 겨냥, 오는 2020년 대만 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을 ‘불신임한다’는 유권자의 비율이 무려 58.9%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이들은 이어 현 정권의 정치 성향 및 결과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한 유권자의 비율이 67.9%에 달한다고 보도, 현 정권은 대중이 등을 돌린 상황에 대해서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국민 72% “난 하층으로 떨어질 가능성 있다”

    국민 72% “난 하층으로 떨어질 가능성 있다”

    우리 국민들은 사회 전반에 큰 불만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소득, 재산 하락, 취업기회 상실 등으로 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30일 이용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자료개발실장이 작성한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소득, 재산, 일자리, 범죄,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부·재산’ 부문에서 기회를 잃거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여기는 비율이 49.5%,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20.4%였다. 또 ‘취업 기회·일자리·사업’ 부문도 불안하다는 비율이 48.5%, 불안하지 않다는 비율이 22.9%로 비슷했다. ‘정치적 안정’(41.5%), ‘사고·범죄로부터의 안전’(41.0%), ‘국가 안보’(39%), ‘좋은 공기·물 등 환경’(38.2%)에 불안감을 나타내는 비율도 비교적 높았다. 대다수 국민이 실패한 뒤에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업 실패나 파산 등의 상황을 맞이하면 웬만해선 회복할 수 없다’는 항목에 동의하는 비율이 55.9%나 됐다.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15.4%에 그쳤다. ‘본인이나 가족이 심한 중병에 걸리면 가정경제가 무너지기 십상이다’라는 항목에는 동의하는 비율이 67.3%,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9.3%였다. 다만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소위 일류 회사에 못 들어가면 평생 꼬인다’는 항목은 동의가 35.7%로 가장 많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비율도 32.8%로 비슷했다. 계층이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훨씬 높았다. 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71.9%나 됐다. 하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여기는 비율은 28.1%였다. 유엔의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5.875를 기록해 국가별 비교 순위로는 157개국 중 57위였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에서는 최하위권인 32위에 머물렀다. 이 실장은 “사회 전반에 팽배한 시스템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불온(不·on)한 회의] 계급질 욕하면서 그 계급 욕망하는… 혹시 나도 ‘내로남불’?

    최근 며칠을 관통한 단어를 꼽으라면 ‘계급’이라고 하겠습니다. 흙수저·금수저가 상징하는 ‘신계급사회’라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재력과 권력이 자연스럽게 동일시되는 사회입니다. 다만 이번엔 스스로를 ‘1등 신문’이라고 주장한 언론 사주의 10살짜리 손녀의 막말이나, 재력을 자랑하던 연예인들도 부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계급이 공고화한 한국 사회의 암울한 현재를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계급이 만들어낸 오늘의 현상을 논해 봤습니다.부장: 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감옥에 가더라도 10억원을 준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는 설문조사도 있었는데. ‘돈이 곧 권력’이라는 게 더욱 선명했던 한 주가 아닐까.진호: 자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아니었던 적이 없어요. 돈이 있으니 계급이 높고,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하대해도 된다는 것은 굉장히 천박한 인식이죠. 하지만 최근 연예인의 부모가 채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이른바 ‘빚투’로 불리며 올라오고 있는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가수 도끼가 보여준 태도가 그랬어요. 유민: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모친은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잠적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그 과정에서 1000만원을 자신의 ‘한 달 밥값’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자신에게는 적은 돈인데, 그걸 갖고 피해자가 생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지게 해 반감이 들었어요. 결국 피해자에게 변제해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하지만 그의 사고방식은 적잖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부장: 가수 마이크로닷(마닷) 역시 부모가 사기 혐의로 고발당했고, 그 비난이 마닷에게까지 미치면서 연대책임 논란까지 불렀다. 유민: 한국에서 연좌제는 1980년대 폐지됐지만 이 건은 심정적인 연좌제라고 할까요. 피해를 본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부모의 채무라 하더라도 그들이 대중의 인기,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난하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사안별로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마닷의 경우 초기엔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왔는데, 부모의 문제를 가족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고.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반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진호: 재력이 어떻게 이루어졌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것 같아요. ‘어떻게’에 대한 자각이 있다면 그러한 행동을 하지도 않을 사람들이죠. 부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거죠. 부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상류층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들을 누리기만 하는 게 보통이지. 책임감 따위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들이 쌓은 재력 위에서 성장한 자식들의 일탈, 갑질이 사회문제가 되는 거고. 조선일보 손녀의 경우처럼.달란: 그 기사를 다룰 때 ‘미성년자 보호’, ‘부당한 인권침해 폭로’ 사이의 고민이 있었죠. 최초 보도를 한 MBC는 후자에 무게를 둔 거 같아요. 이번 건이 기존 갑질과는 다르다고 판단한 거죠. 재밌는 건, 네티즌들은 언론사들이 그 애가 미성년자라서 기사를 안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동업계 일이라 침묵했다는 거죠. 포털에서 기사가 잘 보이지 않게 손을 썼다는 음모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언론사를 향한 불신이 두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진: 최초 보도 당시 MBC 보도 하나로만 해당 사실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변조된 목소리가 그 아이가 맞는지 알 수 없는데 무작정 받아쓰기엔 조심스러워서 바로 쓰지 않은 것도 있어요. ‘양진호 폭행’ 영상 같은 경우는 뉴스타파, 셜록에서 영상을 공개하고 확인한 후에 쓸 수 있었지만. 진호: 조선일보 손녀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보도하지 않는 게 이 아이를 보호하는 걸까요. 한번쯤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큰 딜레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녀는 철없는 애가 아니라 일종의 거울이죠. 그 집안, 그 정도 부를 가진 사람들의 실제 정신수준을 보여주는 거니까요. 달란: 보도해야죠. 재벌가, 부유층의 자녀 교육이 뭐가 잘못됐는지 취재해보고 싶어요. 세진: 모든 보도가 완결성 있게 나갈 수는 없어요. 아이의 발언이 보도가 되고 그 이후에 이러한 문화에 대해 파헤치는 기획기사가 나올 수 있겠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바람직했던 것 같아요. 이 손녀가 커서 ‘제2의 조현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차라리 지금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게 다행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이 아이는 이런 일이 없다면 그 행동이 잘못인 줄 모르고 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니까요. 달란: 위기관리의 기본이 신속한 사과인데 그런 면에서는 방정오 TV조선 전무의 사과문은 효과가 있었나 봐요. 딱 넉 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딱히 문제 삼을 수 없게 물러나겠다고 했고, 그러면서 사태를 확 진정시켰으니까요. 진호: 속도 면에서는 언론사답게 행동했지만, 매우 오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정부기관이 아닌데 ‘대국민사과문’이라니요. 부장: 사실 이 아이의 태도가 단순히 재력가 아이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게, 보통 가정에서도 ‘쟤는 아빠가 없으니까’, ‘임대주택에 사는 집 애니까’라는 이유로 계급과 계층을 나누고 있지 않나. 세진: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 나눠서 차별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아파트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다른 아파트에 사는 주민 아이들과 못 어울리게 하는 주민들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이에요. 유민: 방 전무를 댓글로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는 ‘임대아파트 애들이랑 다니지 말라’고 교육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빈부격차를 사람의 질로 평가하는 인식과 그것을 주입하는 것, 반드시 재벌 집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죠. 달란: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니에요. 모든 아이들을 다 포용하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모가 되면 우리 아이가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요. 아이를 위험에서 보호하고 싶으니까…. 탈선의 가능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싶은 거죠. 며칠 전에 사회부가 ‘부동산계급’에 대해서 다뤘죠.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 기사였는데, 독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임대주택에 산대요. 기사에 등장하는 몇몇 용어를 모르는데, 기사로 인해 단어를 인지하고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된다는 거였죠. 사는 곳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삐뚤어진 현상을 다룬 기사였지만, 이런 문제 제기에 공감했습니다. 사회부에서도 후속 조치를 취했어요. 진호: 내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인식은, 완전할 수 없어요. 그런 인식들 속에서는 보호한답시고 간 곳에서도 그곳의 기준에 따라 차별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심정적인 부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그것이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일일지는 사회적으로도, 각 가정에서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세진: 주거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자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건 참 씁쓸한 일이에요. 인간에 대한 존중은 너무나 상식적이며 기본인 건데 자연법의 영역까지 법의 적용을 받아야만 실현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나 싶어서요. 진호: 조선일보, 대한항공 등 3세, 4세들의 갑질을 비판하는 댓글을 쓸 때는 도덕적이고, 자식을 가르칠 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현실이니 마냥 비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덕률이라는 것이 도덕 책에 글자로만 존재하지 않고 부모님의 가르침 속에 살아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조차 없어진 느낌이에요. 달란: 우리가 방 전무를 욕하면서도 우리 역시 그의 딸이 가질 법한 인식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있다는 거죠. 유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죠. 방정오 딸 욕하면서 자기 자식들한테는 또 다른 차별을 주입하고 있으니까요. 저를 비롯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해요. 정말 부끄러워야 하는 것은 재산이 아닌 인성이 가난한 것이니까요. 정리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안보실 이어 윤건영 실장까지… 잇단 ‘사칭 이메일’에 비상걸린 靑

    靑 “즉각 신고… 해외 서버로 IP 추적 안돼” 비서관급 개인 메일 전수 점검·보안 강화 “대북정책 교란 불순세력 조직적 개입” 관측 올해 초 누군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개인 이메일 아이디를 사칭해 ‘대북정책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는 이메일을 정부 관계자에게 발송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국가안보실을 사칭한 가짜 문건이 외교전문가들 이메일로 전파돼 파문을 일으킨 것에 앞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어서 청와대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선 정부의 대북 화해 정책을 교란하기 위해 불순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올해 초 이메일을 받은 사람이 윤 실장에게 알려와 윤 실장이 청와대 전산 정보 담당자에게 바로 신고하고 조치를 취했다”며 “자체적으로 이메일을 발송한 아이피(IP) 추적에 나섰지만 해외에 서버를 둬 더는 추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이메일 아이디는 윤 실장이 청와대에 들어온 뒤 사용하지 않은 개인 이메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변인은 “윤 실장 이메일을 해킹해 진짜 윤 실장 이메일 계정으로 보낸 게 아니라 아이디만 윤 실장 아이디로 가장한 것”이라며 “메일을 받은 쪽에서 답장하면 이를 범인이 받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메일을 받은 정부 관계자가 의심하지 않고 정보를 전달했다면 국가 기밀이 불순세력에게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사건이다. 이 ‘사칭’ 이메일을 받은 사람은 여러 명이 아닌 한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우선 범인의 아이피를 차단하고 사건 직후 윤 실장을 포함한 주요 부서 및 비서관급의 개인 메일 해킹 여부를 전수 점검한 뒤 보안 인증을 강화했다. 국정상황실은 국정원·검찰·경찰을 비롯한 정부 기관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고급 정보의 중간 기착지다. 최소한 이런 업무 속성을 잘 아는 인물이 가짜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안보실을 사칭해 한·미 관계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외교전문가들에게 전파한 사건 역시 수법의 치밀함을 볼 때 단순 사칭 또는 해킹 사건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해킹 당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원 명의의 이메일로 대량 발송된 이 가짜 문건에는 지난 수개월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급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는 이 사건을 ‘반국가적 행태’로 규정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관계자가 사전 협의나 연락을 하지 않고 보낸 이메일은 사칭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檢 향해 날 세운 안철상 “해부는 부적절… 환부만 도려내야”

    檢 향해 날 세운 안철상 “해부는 부적절… 환부만 도려내야”

    檢 “환부 넓고 수술 안 도와 불가피” 반박 양승태 측근 김정만 사무실 압수수색안철상(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이 검찰 수사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사법농단 수사에 불만을 갖는 법원 내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 처장은 28일 오전 출근길에서 “명의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서 단기간 내에 수술해 환자를 살리는 것이다. 아무리 병소를 많이 찾는다 하더라도 해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전날 발생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화염병 투척이 사법 불신에 근거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는데,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에서 시작된 수사가 재판 개입 의혹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장기화됐고, 이로 인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게 됐다는 것이 상당수 판사들의 생각이다. 사법농단 연루 법관 탄핵 추진을 놓고 법원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법원행정처는 탄핵 필요성을 제기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결이 법적 효력이 없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염병 투척 사건까지 벌어지자 판사들 사이에서 ‘어떻게 법원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됐나’는 자조와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 처장의 발언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강조한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 ‘외과수술식 수사’와 일맥상통한다. 김 전 총장은 2013년 12월 취임하며 광범위한 압수수색과 저인망식 수사를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의 반응은 냉랭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환자의 덩치가 크고 환부가 넓은 데다 수술을 도와주지도 않는데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가 가능하겠나”면서 “특수 수사에서 그런 식의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인복 전 대법관이 검찰의 소환 통보에 두 차례 불응한 것이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의 불만 기류와 맞닿아 있다고 본다. 이 전 대법관은 검찰에 ‘조사받을 필요성이 없다’며 조사를 거부했다고 한다. 원칙적으로 참고인은 조사를 거부할 수 있지만, 그동안 참고인 신분이라도 검찰 조사를 거부한 판사는 한 명도 없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청와대 요청으로 옛 통합진보당 재산의 국고 귀속 소송에 개입하는 과정에 이 전 대법관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법관은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하던 2014년 12월 행정처가 작성한 ‘통진당 예금계좌채권 가압류 신청’ 관련 검토 문건을 중앙선관위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후 선관위는 통진당 예금채권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했고, 각급 법원은 모두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렸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1차 조사 당시 위원장을 맡아 사건을 부실 조사한 의혹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통진당 가압류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의 비서실장 김정만 변호사의 사무실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여상규 법사위원장, ‘마이웨이’ 호통 진행 논란

    여상규 법사위원장, ‘마이웨이’ 호통 진행 논란

    “법관대표회의 해산하라” 8분여 발언표창원 의원 “개인적 발언” 지적하자“내가 왜 개인이야” 삿대질하며 ‘버럭’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의 독단적인 회의 진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8일 법사위 회의를 주재한 여 의원은 최근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의 탄핵을 촉구한 법관대표회의를 해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가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여 의원은 8분여 동안 자신의 생각을 말했으면서도 반박을 위해 발언 기회를 요청한 여당 의원들은 묵살했다. 급기야 여 의원은 “내가 틀린 말 했느냐”며 여당 의원들을 향해 삿대질하고 호통을 쳤다.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은 이날 회의에 출석한 안철상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질의하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대한 불만을 전달했다. 여 의원은 “모든 법상 기구를 초월한 법관대표회의가 마치 사법부 대표 회의체인 것처럼 언론에 오르내린다”며 “동료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촉구한 결의를 했는데 그런건 정치권에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여 의원은 대표회의의 최근 결의 내용도 문제 삼았다. 그는 “105명이 모여서 53명이 찬성하고 52명이 반대했다”며 “이게 뭡니까. 0점 몇 퍼센트 차이로 결의하고, 재판을 그렇게 합니까?”라며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여 의원은 안 차장에게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법적 근거가 없는 대표회의를 해산하라고 하시라”며 “김 대법원장이 자꾸 대표회의에 기대고, 데려다 밥 먹이는 게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여당 의원들은 “그만 하십시오”라며 제지에 나섰다. 하지만 여 의원은 “(사법행정권 남용에 연루된 판사의 탄핵을 촉구한) 결의를 한 사람들은 절대 옳지 않다”며 “김 대법원장이 가까이 두어선 안 된다”며 말을 이었다. 여당 의원들이 발언 기회를 요구했지만 여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은 받지 않겠다. 그만하십시다”라며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시간 제한 없이 위원장 혼자서 얘기하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여 의원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내가 틀린 소리 했습니까?”라고 말했다.이에 표창원 의원이 “위원장 개인 발언이었다”고 지적하자 여 의원은 삿대질을 하며 “내가 왜 개인이야. 위원장으로서 한 거야. 사법부를 아끼는 마음에서”라며 반말로 화를 냈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내가 언제 회의를 불공정하게 이끌었나. 여야 막론하고 공정하게 이끌었지”라며 “저는 위원장 이전에 위원이다. 사법부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사법부가 잘못 돌아가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여상규 의원은 과거에도 분노를 다스리지 못 하는 언행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사법 농단과 관련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 비율이 너무 높다고 말하자 여 의원은 (조 의원의 말이) 옳지 않다고 지적하며 사법부를 두둔했다. 다른 의원들의 추가 발언도 제한했다.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됐지, 판사야 당신이?”라고 언성을 높이자 여 의원은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라며 벌컥 화를 내고 회의를 3분간 정회시켰다. 여 의원은 올해 초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오만한 태도를 보여 온라인 상에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1980년대 간첩조작 사건의 1심 판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여 의원은 책임을 느끼지 못하느냐는 ‘그것이 알고싶다’ PD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 불교, 사찰의 상속자만 되려 한다”

    “한국 불교, 사찰의 상속자만 되려 한다”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의 선(禪)에 지나치게 치중해 부처님 본래 말씀을 등한시합니다. 스님들이 불법(佛法) 연구가 아닌 다른 영역에 더 신경을 쓰니 대중으로부터 외면과 불신을 당하게 됩니다.” 최근 초기불교 핵심 경전인 ‘위방가’를 국내 최초로 완역해 세상에 내놓은 각묵(61·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스님. 스님은 “부처님 제자인 출가자들이라면 응당 부처님의 법을 먼저 연구하고 가르침을 전달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묵 스님은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고 7년여 선방을 전전하다가 인도로 떠난 학승. 선방 생활을 하던 중 문득 ‘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인도의 불교 명문인 푸네대학교에서 10년간 산스크리트어와 그 방언인 팔리어, 프라크리트어를 공부하고 돌아와 초기경전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장 5부 가운데 첫 번째인 ‘디가 니까야’를 불교계 최초로 2006년 번역했으며 2009년 ‘상윳따 니까야’를 6권으로 번역해 출간한 바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대림 스님을 비롯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를 공부한 20여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초기경전인 65권의 경율론 3장 저서 중 20권을 번역해 놓았다. “인도에서 유학하면서 한국불교에 힌두적 요소가 적지않음을 알게 됐어요. 종정 스님을 비롯한 이른바 큰스님들의 법어에도 그런 경향이 짙어요.” “실존 인물인 부처님이 남긴 가르침을 등한시한 채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믿는 게 말이 되느냐”는 각묵 스님. 그가 이번 번역 출간한 두 권짜리 1200쪽 분량의 ‘위방가’는 불법(佛法)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논장에 속하는 일곱 가지 논서, 즉 칠론의 두 번째에 해당한다. ‘법의 분석’이라는 뜻 그대로 초기불교의 교학(이론)과 수행의 18가지 핵심 주제를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나와 세상, 진리, 이 세 가지에 관한 이론과 수행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해를 자세하게 달았다. “책에 담긴 내용은 일반 불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긴 하지만 승가가 해야 할 근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귀띔했다. “온전하고 올바른 깨달음은 이론과 실천이 함께 있어야 체득할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에서 보여지듯 선(禪)은 강조하면서 정작 부처님 본래의 가르침을 무시하면 흔들릴 수 있어요. 제대로 된 깨달음에선 멀어지게 되는 셈이지요.” 스님들이 불법을 등한시하니 불교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꼬집는다. “지금 한국의 많은 출가자들은 법의 상속자가 아니라 사찰과 재물의 상속자가 먼저 되려고 해요.” “초기불전은 부처님 말씀이 가장 생생하고 온전히 기록된 만큼 승가의 근본이 모두 담겨 있다”는 각묵 스님. 지금 한국 불교계에서 승속을 떠나 남방불교와 초기불전 연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2600년을 이어 온 승가의 근본이 온전히 담긴 초기경전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뜻에서 팔리어 사전을 펴낼 계획이다. 초기경전 상당수가 팔리어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초기불전 번역작업을 하면서 무리해 뇌수술과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도 이런 말을 남겼다. “막무가내로 무작정 수행하면서 깨달음을 얻으려는 지금의 수행 풍토에선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기본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靑 “한·미동맹 깨려는 반국가적 행태”… 안보실 사칭 문건 수사 의뢰

    청와대는 27일 누군가 국가안보실을 사칭해 작성한 가짜 문건이 외교전문가들 이메일로 전파되고 한 매체가 해당 문건을 인용 보도한 것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오보 차원을 넘어 언론 역사에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악성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허위 조작 정보가 생산·유포된 경위가 대단히 치밀하고 담은 내용 또한 한·미 동맹을 깨뜨리려는 반국가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끝까지 파헤쳐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밝히겠다”며 “보도한 언론사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보실 사이버정보비서관 명의로 경찰청 사이버수사관에 수사 의뢰서를 발송했다. 가짜 문건 사건과 관련해 참모진은 이날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수사 의뢰 사실을 보고했으며 문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민정수석실과 국가안보실은 자체적으로 문건이 유포된 경위를 파악했으나 민정과 안보실이 조사할 차원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오보 사건이 아닌 불순세력의 ‘조직적 음해’로 간주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평가와 전망’이란 제목의 해당 문건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란 문구가 적혀 있긴 하나 실제 청와대에서 생산하는 문건 형식과는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은 어떤 형식이든 간에 무단으로 복사하거나 반출할 수 없고 복사할 경우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라는 워터마크가 찍힌다. 또 문서를 출력하면 출력한 사람의 이름과 시간, 초 단위까지 모두 기록되는데 해당 문건은 이런 것이 없기 때문에 청와대 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건은 지난 수개월간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급증했다는 내용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가 열거돼 있다.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의 한 연구원 명의의 이메일로 외교안보 전문가 등에게 대량 발송됐는데 해당 연구원은 이메일 계정을 해킹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법원장 겨눈 화염병…테러당한 ‘법의 권위’

    대법원장 겨눈 화염병…테러당한 ‘법의 권위’

    김명수 원장 출근길 승용차 습격당해 재판 앙심 품은 70대 “화나서” 투척 청원경찰들 진화…인명 피해는 없어 “독립성 훼손한 사법부가 자초한 일”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 승용차가 대법원 앞에서 화염병에 습격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 대법원장의 차량에 계란을 던지는 일은 있었지만 대법원장에게 직접 테러를 가하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7일 김 대법원장이 탄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를 붙잡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현주건조물등방화,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씨는 김 대법원장 차량이 청사로 들어오는 순간 인화물질이 든 500㎖ 페트병에 불을 붙여 던졌다. 불은 대법원장의 승용차 오른쪽 뒷바퀴와 남씨 손에 옮겨붙었으나 현장에서 근무하던 청원경찰들이 소화기로 진화하고 남씨를 제압했다. 경찰은 인화물질이 들어 있는 500㎖ 페트병 4개를 더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28일 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남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취재진에 “권익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강원 홍천에서 유기축산물 사료를 제조·판매하던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 부적합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했고, 대법원도 심리불속행기각 처리했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 신변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에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오후에 수원지법을 방문하는 등 예정됐던 전국 지방법원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법조계에선 초유의 대법원장 습격 시도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증폭된 사법 불신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는 “화염병으로 대법원장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헌법에 의해 부여된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사법부가 이번 테러를 자초했다는 해석도 있다”는 성명을 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靑 “국가안보실 사칭 이메일은 反국가적…끝까지 파헤칠 것”

    靑 “국가안보실 사칭 이메일은 反국가적…끝까지 파헤칠 것”

    청와대는 27일 한 매체가 전날 청와대 국가안보실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문건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을 사칭한 문건이 이메일로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경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가안보실 사칭 메일 발송과 관련한 건을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해당 매체가 보도한 문건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라는 문구가 찍혀 있었지만, 이는 청와대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며 누군가가 국가안보실을 사칭해 작성한 문건이 이메일을 통해 전파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이 사건은 단순한 오보 차원을 넘어 언론 역사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악성 (사태)로 보고 있다”며 “(문건) 생산과 유포 경위가 대단히 치밀하다. 내용 역시 한미동맹을 깨뜨리고 이간질하려는 반국가적 행태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끝까지 파헤치겠다”며 “최소한의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보도한 언론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매체는 전날 국가안보실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청와대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청와대는 보도 직후 “국가안보실에서 만든 게 아니다. 내용·형식·서체 모두 청와대와 무관하다”며 부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도봉, 채용비리 잡는 ‘고용감찰관’ 뜬다

    서울 도봉구가 인사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전국 최초로 인사옴부즈맨인 ‘고용감찰관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고용감찰관은 도봉구 전 부서와 산하기관(도봉구 시설관리공단, 도봉문화재단)의 인사채용과 관련한 모든 과정에 참여해 공정성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고용감찰관은 인사채용의 기준과 절차 준수 여부, 서류전형 및 면접심사의 공정성 감시, 심사위원 선정기준 준수 여부, 임직원의 부정청탁이나 부당지시 감시, 정치권의 부당 인사개입 등을 감시하는 감시자로 활동하게 된다. 도봉구는 공공기관 채용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정부 불신이 높아지고 고용기회를 박탈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직접참여를 통해 인사채용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도봉구는 고용감찰관 시행에 앞서 내년 4월까지 ‘도봉구 고용감찰관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교수·법조인·회계사·세무사·건축사 등 전문직경력자, 공무원경력자, 시민사회단체 경력자 중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으로 5명 정도를 고용감찰관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민선 7기 공약으로 고용감찰관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고용감찰관들에게 제도개선을 직접 구청장에게 권고하는 권한도 부여할 계획”이라면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고용감찰관 제도를 통해 반칙과 특권이 없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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