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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리용호 “신뢰·평화” 37차례 언급… 180도 바뀐 유엔연설

    北 리용호 “신뢰·평화” 37차례 언급… 180도 바뀐 유엔연설

    리용호 “비핵화 위해선 북·미 신뢰 중요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조치에 화답 없어” 美에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강력 촉구 국제사회 지지 확보해 협상 주도 의지도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신뢰·평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악(惡)통령’, ‘투전꾼’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발언이다. 수위를 넘어선 감정적인 비난보다는 정제된 발언으로 신뢰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측의 노력을 드러내고 대미 요구 사항을 풀어낸 게 돋보인다.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기류도 역력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15분 동안의 기조연설에서 ‘신뢰’와 ‘불신’을 비판하는 표현만 무려 18차례 언급했다. 이어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도 각각 7차례와 19차례 사용했다. 그가 유독 ‘신뢰’에 방점을 찍은 건 향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상호 신뢰를 높이는 조치가 관건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리 외무상은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공화국의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느끼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실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 확약한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에 대한 불만 어린 목소리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이 없었다”면서 “미국은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그에 걸맞은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리 외무상이 특히 ‘신뢰’를 강조한 것은 유엔 무대를 통해 국제사회 지지 여론을 확보하는 동시에 북·미 협상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대북제재의 전향적인 완화 조치와 유엔사 사령부의 법적 지위도 도마에 올렸다. 리 외무상은 “핵실험과 로켓시험발사가 중지된 지 1년이 됐지만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들이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씨 하나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는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의 북측 구간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막으려 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리용호 이어 북 노동신문도 “제재와 대화는 양립 불가”

    리용호 이어 북 노동신문도 “제재와 대화는 양립 불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한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30일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선택’을 촉구했다. 신문은 이날 이러한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제재 압박의 도수를 높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라면서 “미국은 대세의 흐름을 옳게 가려보고 선택을 바로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평화 흐름은 새로운 격류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제 할 바는 하지 않고 제재 압박 타령만 하고 있는 미국을 보는 국제 사회의 눈길이 곱지 않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신문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둘러싼 미·러 갈등과 중국 업체에 대한 미국의 독자 제재 부과 및 중국의 반발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제재를 문제 해결의 만능 수단으로 삼는 미국에 의해 복잡한 문제들이 계속 산생되고(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이들 국가가 미국의 제재에 반기를 든 것은 “좋아진 오늘의 판세를 깨지 말고 그 흐름을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합되게 계속 전진시켜 나가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은 제재 압박이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해 온 북한은 최근에는 중국·러시아와도 협력하며 제재 완화를 위한 국제적인 ‘여론전’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면서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안보리)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앞세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이 실행한 “중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핵실험장 폐기 등을 꼽으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했다”면서 ‘비확산’ 의지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면서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70년 전 공화국이 탄생한 첫날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시해왔으며, 자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나사못 한 개도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철저한 경제 봉쇄를 감행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미국땅에 돌멩이 한 개 날아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반도 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십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턱에 끊임없이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리용호 외무상은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핵 위협에 대처할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다져놓은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재의 완화 기류는 공고한 평화로 정착되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실현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열점이었던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년 쌓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만 집착해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조미 간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을 앞세우는 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동시행동과 단계적 실현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조미 수뇌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의 하나는 쌍방이 구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으로 이어진다는 선견지명 있는 판단을 내리고 조미 관계 해결의 새로운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비핵화 협상 회의론 또는 비관론에 대해 ‘정치적 반대파들의 정적 공격’으로 규정, 이를 견제하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공동선언의 이행이 무산되는 상황을 ‘미국 국내 정치의 희생물’로 표현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후과의 가장 큰 희생물은 바로 미국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무례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여,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게 훼방하고 있다”면서 “불신을 고취하면서 강권에 매달리는 것은 결코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비판 발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선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최근 남북 관계 개선 상황을 거론하면서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 같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위한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에 유엔군사령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리용호 북 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나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리용호 북 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나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나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 채택된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한다면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려는 공화국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 년간의 조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여러 대화와 협상들의 합의 이행 과정이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은 서로 불신이 해소되지 못해서이다.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에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단계적으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이미 6·12 북미정상회담 전부터 “핵 시험과 대륙간 로켓 시험을 중지하고 중대한 조치들을 취했으며, 지금도 신뢰 조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미국의 상응하는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또 “반대로 지금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 체제 결핍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 주장하면서 강압적 실현을 위해 제재를 높이고 있고,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킨다는 건 모든 이들의 망상”이라면서 유엔에 대해서도 “시험 중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는 해제·완화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 극히 우려스럽다”고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를 성토하며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핵기술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여기는 남미] “경찰 못 믿어!”…부패 형사 불태워 살해한 멕시코 주민들

    멕시코 중부 지역의 주민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형사를 즉결 심판했다. 미국 미네소타 지역 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이달고 주(州)의 한 마을에 사는 주민 100여 명이 경찰서를 급습해 형사 1명 및 성인 남성 3명을 밖으로 끌어냈다. 주민들은 이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특히 형사의 몸에는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질렀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폭행을 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가까스로 다른 남성 3명을 구출해냈지만, 몸에 불이 붙은 형사 1명은 결국 사망했다. 주민들이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나쁜 사람들을 대신 응징하는 형사에게 가혹한 벌을 내린 것은 그가 최근 발생한 어린이 납치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형사와 함께 구타를 당한 남성 3명은 어린이 납치 사건 용의자로 경찰서에 붙잡혀 있었고, 주민들은 살해당한 형사가 이들 용의자 3명의 납치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소문을 굳게 믿었다. 실제로 해당 형사가 납치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지 검찰은 살인사건에 가담한 주민들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시민이 공권력을 불신해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공권력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법을 어겼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직접 ‘심판’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달고 주 뿐만 아니라 멕시코시티와 푸에블라 등지의 시민들이 어린이 납치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를 붙잡아 살해했고, 이 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은 이번에 숨진 형사처럼 불에 타 숨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황수정의 시시콜콜]‘묻지마‘ 입학사정관

    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의 중요성은 새삼 따질 필요가 없다. 수시 선발의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입학사정관은 당락을 결정짓는 키맨이다. 그들 눈에 잘 들겠다고 자기소개서의 토씨 하나를 놓고도 몇달이나 고민하는 게 수험생들의 처지. 살얼음판을 걷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입학사정관은 밤잠 안 자더라도 지원서를 깨알같이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입학사정관 1명이 지원자 570명의 서류를 심사한다면 어떤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학년도 대입에서 전임 입학사정관 1인당 학종 서류 심사인원은 570명. 2016학년도의 500명보다 더 늘었다. 학종 지원자가 2016년(37만 4196명)보다 2018학년도(44만 9841명)에 20% 늘었는데도 전임 입학사정관은 748명에서 789명으로 고작 5% 증가한 결과다. 학종은 학교생활기록부가 핵심인 전형이다. 학생부에 기록된 교과 이외의 활동들을 일일이 살피고, 자기소개서와의 연관성과 사실 여부를 가려야 공정한 평가를 기대할 수가 있다. 교육현장에서 학종을 ‘깜깜이’라 지탄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동아리, 독서, 수상경력 등 학생부를 채우는 비교과 활동 자체가 부모 관심도와 학교 역량에 따라 판이해진다. 어떤 자질의 입학사정관들이 무슨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는지도 오리무중. 어떻게 합격했는지, 왜 떨어졌는지 ‘며느리도 모르는’ 학종 불신에는 입학사정관 자질 논란이 끊임없이 따라붙는다.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20학년도에 학종 선발 비율은 65.9%. 진통 끝에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입시안에서도 말 많은 학종은 별반 줄지 않았다. 이러니 가뜩이나 학종을 불신하는 목소리는 더 커진다. 학부모들의 우려가 터지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한 학생의 지원서가 A4용지 100장이 넘기도 하는데, 입학사정관 한 명이 그 많은 지원 서류를 무슨 수로 꼼꼼히 살피겠느냐”는 지적들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예전에 사법고시 지원자가 쏟아질 때 평가교수들이 선풍기를 틀어 멀리 날아간 순서대로 점수를 줬다는 괴담이 돌았다. 그런 현실일까 두려울 뿐”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입학사정관 평가의 객관성 확보만큼이나 급한 것은 입학사정관들의 대외적 관리다. 학원가에서는 전직 입학사정관들의 쪽집게 컨설팅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현직 입학사정관이 규정 위반 항목을 피해 학원 설명회를 갖는 사례도 있다. 입시 컨설팅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들과 끊임없이 교감하며 특정 대학의 입시 정보를 발빠르게 챙긴다. 학원가 설명회 몇 군데만 돌아도 쉽게 감지되는 이야기들이다. 새 입시안은 2022학년도 정시 비율을 겨우 30% 이상 늘리도록 대학에 권고한 것이 핵심이다. 학종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출구가 꽉 막힌 입시 제도다. ‘묻지마 입학사정관’으로는 학종 불신을 결코 털어낼 수 없다. “수시, 정시를 놓고 숫자놀음만 하지 말고 정부 차원의 입학사정관 관리부터 제대로 하라”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툭하면 학폭위, 4년 새 76% 껑충… 그마저도 “못 믿겠다”

    툭하면 학폭위, 4년 새 76% 껑충… 그마저도 “못 믿겠다”

    결과 불복 재심 청구도 4년 새 2.5배 급증갈등 해결기구 역할 못하고 불신만 키워 학부모 소송 대비 교사들 ‘계’ 만들기도 “경찰·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참여 필요”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이 교내 폭력 문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심의를 받은 건수가 4년 만에 7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 결과에 불복해 청구하는 재심 건수는 같은 기간 2.5배 증가했다. 학교폭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는 기구인 학폭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희경 의원실이 교육부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 학폭 사안은 2013학년도 1만 7749건에서 2017학년도에 3만 1240건으로 76.0% 급등했다. 학폭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재심 청구 증가율은 더 높았다. 2013학년도 764건에서 2017학년도 1868건으로 약 2.5배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학부모와 학교 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폭위의 전문성 부족을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A군이 B군과 싸워 각각 교내봉사 5일, 3일의 처분을 받았다. A군은 자신이 긴 우산으로 더 많은 폭행을 당했음에도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B군도 함께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A군은 지난해 팔로 친구의 목을 졸랐다는 이유로 교내봉사 처분을 받았는데, 이를 이유로 B군이 자신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싸움이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군의 학부모는 “학폭위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과거 처분 사례를 들어 아들이 잘못한 것으로 결론을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 측은 당시 학폭위 심의를 담당했던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교사들 역시 학폭위 심의 결과에 무조건 소송으로 맞서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학폭위 처분을 받게 되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아 자녀가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곧잘 소송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더케이손해보험에 따르면 교직원들이 법률소송에 대비해 드는 보험 상품인 ‘교직원 법률비용보험’에 가입한 교직원 수는 2016년 2300명에서 지난해 2만 589건으로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교사들이 소송전에 대비한 비용 마련을 위해 ‘계’를 만든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 변호사는 “학폭위가 대부분 전문성이 부족한 학부모나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어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찰이나 변호사처럼 전문가인 제3자를 포함시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희경 의원의 대표발의로 학폭위 외부 전문가 참여를 늘리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트럼프 “역사적인 편지”… 김정은 ‘비핵화+α’ 담긴 듯

    리용호 北 외무상 통해 건네받은 듯 “美정부 요구 비핵화 행동 충족 의미” ‘역사적인 편지, 아름다운 예술작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달한 두 통의 친서에 대해 이같이 ‘극찬’하면서 친서 내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외교가는 이번 친서에 김 위원장이 제안한 비핵화 관련 ‘플러스 알파’(+α)의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면서 “나는 진짜로 (김 위원장이) 이걸(비핵화를) 끝내길 원한다고 믿는다. 친서 중 한 통을 본 아베 총리가 ‘이것은 정말로 획기적’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뤄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기자들에게 양복 안주머니에서 친서를 꺼내 보이며 “어제(25일) 막 온 특별한 편지다. 어느 시점에 이 편지들을 보여 줄 것”이라고 자랑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 통의 편지가 자신에게 전달된 시점이나 경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함구했다. 유엔총회 등의 정황으로 볼 때 전날 입국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통해 건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김 위원장의 친서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이렇게 극찬한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번 친서에는 9월 평양공동선언의 비핵화 확약뿐 아니라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약속 등이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김 위원장의 편지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은 미국 정부가 요구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면서 “70년이 넘게 이어온 불신의 벽을 넘어서는 데 북·미 간 친서가 큰 외교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속임수 썼다가 美 보복 어찌 감당하겠나”… 김정은, 文에 토로

    “속임수 썼다가 美 보복 어찌 감당하겠나”… 김정은, 文에 토로

    文대통령, 뉴욕서 金 비핵화 의지 ‘보증’ “나도 트럼프·폼페이오도 北 진정성 믿어 비핵화 이룬 후 경제적 도움 기대할 것”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외교·안보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 앞에서 비핵화에 의지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일종의 ‘신원보증인’을 자처하며 미국 강경 보수층 설득에 나선 셈이다.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코리아소사이어티(KS)·아시아소사이어티(AS) 공동주최 연설 직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 이 상황 속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을 할 텐데 그 보복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미국의 보복 가능성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그 표현이 매우 직설적이고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발언 시점은 지난 18~20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때로 추정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에게도 “내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니 답답하다.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가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격정적으로 진정성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핵·미사일로 도발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했기 때문에 아직도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세계 많은 사람이 불신하고 있다”며 “그래서 나는 정상회담을 하면서 가급적 많은 시간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고 한편으로는 회담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사람 됨됨이를 전 세계인이 직접 보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주관적 판단뿐 아니라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본 폼페이오 장관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진정성을 믿기에 2차 북·미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의 결실을 이루려 (대화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를 이룬 후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co.kr
  • 文대통령의 북핵 해법 파격 구상 셋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북핵 문제 해법 중엔 새롭고 다소 파격적인 구상들이 꽤 많이 포함돼 있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참관(사찰) 계기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이 약속을 어기면 미국의 종전선언 취소 가능’,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 주둔 필요’ 등이다. ① 대사관 전단계 연락사무소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로 영변 핵사찰 계기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시했다. 그동안 언론은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정도만 예상했는데, 문 대통령은 그뿐 아니라 제재 완화,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경제시찰단 상호 교환,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제시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가 눈에 띈다. 평양과 워싱턴의 교차 연락사무소 설치는 향후 대사관 설치 등 국교 수립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시발점이다. 기존의 비핵화 로드맵에서 연락 사무소 설치는 비핵화에 따른 후순위 보상으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파격적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앞당겨 북·미 관계 개선을 급속히 견인하는 식으로, 연락사무소를 조기 개설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묵은 비핵화 협상 틀을 깨고 후순위를 선순위로 앞당김으로써 불가역적인 관계 개선을 이끌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핵신고-폐기’ 구도가 아니라 ‘폐기-검증’으로 속도를 내려는 게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② 北 변심하면 종전선언 취소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하는 미국 일각의 여론에 대해 “한 가지 분명한 건,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치는 불가역적인 반면 미국의 상응조치는 언제나 거둬들일 수 있어 미국이나 한국이 손해 볼 게 없다”고 단언했다. 즉,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발사대, 영변 핵시설,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 등을 폐기한 뒤 나중에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돼 다시 복구하는 것은 금전적·시간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반면 한·미 양국이 취한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으며, 제재 완화 문제도 언제든 다시 제재를 강화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현찰을 주고 미국은 어음을 준다’는 비핵화 협상의 차별적 본질을 직설적으로 밝힌 셈이다. 다시 말해 ‘손해’에 민감한, 즉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여론을 향해 ‘ 일이 잘못됐을 때 미국이 잃을 건 별로 없으니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거침없이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③ 동북아 평화 위한 주한미군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물론 남북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는데, 그보다 더 나간 것이다.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이어질 거라는 한·미 강경 보수층의 의구심을 일축하는 발언인 셈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무관하니 종전선언을 해도 걱정할 게 없다는 얘기다.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미래의 일을 단정적으로 말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이 문제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남북 정상 모두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일 후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文 “북한의 진지한 핵폐기 이후에는 미국 상응조치에 달려”

    文 “북한의 진지한 핵폐기 이후에는 미국 상응조치에 달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제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 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 이후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 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준다면 비핵화 조치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종전선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남·북·미간) 대체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종전선언을 갖는데 공감하는 한편, 2차 북·미회담의 날짜·장소에 대해서도 의견을 조율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싱가포르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친(親) 트럼프 대통령 성향의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 뒤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와 관련, “(6·12)싱가포르 선언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미군 유해 송환을, 미국은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약속했다. 일일이 ‘동시 이행’ 이렇게까지 따질 수 없지만 크게는 병행되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할수록 미국 측에서는 핵을 내려놓더라도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며 “믿음을 줄 수 있다면 북한은 보다 빠르게 비핵화를 해 나갈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를 마치겠다는 북한의 타임 테이블도 결코 무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대화가 선(先) 종전선언과 선 비핵화리스트 제출 주장이 맞선채 교착상태에 빠졌던 점을 감안, 유연한 사고를 강조했다. 특히 “상응 조치라는 게 반드시 제재완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고 인도적 지원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예술단 교류 같은 비정치적 교류를 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면 미국 측에 장기간 참관이 필요할 텐데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 조치가 완료되면 북한의 밝은 미래를 미리 보여주기 위해 경제시찰단을 교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관련,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이후에도, 심지어 통일을 이루고 난 이후에도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통일 이후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여전히 팽배한 북한에 대한 불신을 겨냥해 문 대통령은 “한국이나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함에 있어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했다. 북한이 취해야 하는 비핵화 조치들은 불가역적인 반면, 한·미 양국이 취하는 군사훈련 중단이나 종전선언, 제재 완화는 가역적이기에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같은 개념”이라고 밝혔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속임수 쓰면 美보복 어찌 감당하나…믿어달라”

    김정은 “속임수 쓰면 美보복 어찌 감당하나…믿어달라”

    “많은 세계인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또는 속임수다, 또는 시간 끌기다라는 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북한이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을 할 텐데 그 보복을 북한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KS(코리아소사이어티)·AS(아시아소사이어티) 공동주최 연설 직후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심과 속내를 이렇게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 시점을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18~20일) 때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게 뭐가 있겠는가.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에야말로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보인 김 위원장의 전향적 발언과 이어진 비핵화 후속조치에도 미국 조야(朝野)와 언론, 국내 보수진영 등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론이 팽배한 데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오피니언리더들을 상대로 김 위원장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견고한 신뢰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일종의 ‘신원보증인’을 자처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핵·미사일로 도발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협했기 때문에 아직도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세계 많은 사람이 불신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정상회담을 하면서 가급적 많은 시간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노력했고 한편으로는 회담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함으로써 김 위원장과 제가 만나 대화하는 모습과 김 위원장의 사람 됨됨이를 전 세계인들이 직접 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하고 연장자를 예우하는 예의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켜야겠다는 의욕이 아주 강했다”며 “핵을 포기하더라도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제대로 보장해 주면서 북한 경제발전을 위해 지원하고 신뢰를 준다면 경제발전을 위해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의 주관적 판단뿐 아니라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본 폼페이오 장관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진정성을 믿기에 2차 북·미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대화의 결실을 이루려 (대화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한 그런 인물이고, 또 비핵화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이제는 핵을 버리고, 그 대신에 경제 발전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을 더 잘살게 하겠다는 그런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를 이룬 후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며 확고한 신뢰를 드러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하태경 “국민, 평양선언 조문이 아니라 北전체 모습 평가”

    하태경 “국민, 평양선언 조문이 아니라 北전체 모습 평가”

    “바른미래당, 대북관에서 한국당과는 다른 모습 보여야”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5일 “바른미래당은 대북관에서 자유한국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을 향해 쓴 소리를 날렸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부정하는 야당은 한국당 하나만으로 족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국민들이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북한의 변화와 문 대통령 방북 성과를 부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물론 평양선언 조문만 들여다보면 비핵화 문제에 있어 큰 성과가 돋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은 그 조문만 보고 평가하지 않는다. 북한이 보여주는 전체적인 모습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도 변할 것이라는 희망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욱이 비핵화 문제는 미국과 담판을 짓는 것이지 대남협상 카드가 아니기 때문에 그 평가에 조급해선 안 된다”며 “미국도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당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민은) 북한의 변화를 인정하고 한반도를 전쟁에서 평화로 이끄는데 함께하는 야당을 기대한다”며 “북한의 변화 몸짓을 검증도 해보지 않고 불신하고 부정하는 시선은 이제 대한민국의 과거일 뿐이지 미래는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그러면서 “4·27 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보여준 변화의 모습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를 인정하는 국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수구반공세력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갈수록 점점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경제 문제는 이 정부와 강하게 각을 세워야 하지만 대북관계는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시대의 필연적 흐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재명, 의사협 ‘수술실 CCTV설치’ 반대에 “토론하자”

    이재명, 의사협 ‘수술실 CCTV설치’ 반대에 “토론하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1일 도립의료원 수술실 내 CCTV 설치 추진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무조건 반대와 압박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며 전문가와 시민, 환자 등이 참여하는 공개 대화 및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의료진 입장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환자의 요구와 인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지사는 “최근 수술실에서의 대리수술 등 밀폐공간에서의 환자 인권침해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걱정이 크다”고 강조한 뒤 “경기도는 정당하고 적법하며 국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이해 관계자의 압박에 굴해 포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어린이집이나 골목길 CCTV가 선생님과 원장님이나 주민들을 잠재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님에도 수술실 CCTV가 의료진을 잠재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의사협회)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환자 요구 시에만 CCTV를 촬영하고 비밀을 유지하다가 일정 기간 후에 영구폐기할 것이므로 환자나 의료진의 인권이나 사생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수술실 CCTV가 몰지각한 소수 의료인으로 인한 국민의 불신 불만을 해소하고 대다수 선량한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들을 통해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이후 2019년부터 도의료원 6개 병원에 ‘수술실 CCTV’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술실 CCTV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환자의 동의하에서만 선택적으로 촬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수술실 등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들의 인권뿐만 아니라, 환자의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실 CCTV 시범 운영 강행 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기고]비무장지대(DMZ) 내 태봉국 철원성 남북 공동 연구의 의의는

    [기고]비무장지대(DMZ) 내 태봉국 철원성 남북 공동 연구의 의의는

    최근의 남북관계는 상호 불신과 대결의 시대를 넘어 협력과 공동 번영의 새 시대로 향하고 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 이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군사적 긴장 해소, 경제 협력, 교류 확대 등에 의견을 같이 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도 채택됐다. 제2조 제4항에는 “비무장지대 안의 역사유적에 대한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협의하기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비무장지대 내의 역사 유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태봉국의 도성이었던 철원성 유적이다. 궁예왕은 905년 송악(개성)에서 철원으로 도읍을 옮겼다. 도성을 쌓고, 궁궐과 누각 등을 지었는데 그 규모가 굉장했다. 현재 확인된 외성의 둘레는 12.7㎞, 내성의 둘레는 7.7㎞이다. 신생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당시 중국에서 유행하던 불교 신앙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철원성에 소개되었다. 시장에서는 중국 상인들이 상주하면서 물건을 팔았다. 철원성은 국제도시였다. 궁예는 미륵불을 자칭하면서 폭압적인 정치를 행했다. 남의 마음을 꿰뚫어 알 수 있다는 관심법으로 처자식을 죽였고, 적지 않은 신하들을 숙청했다. 918년 정변으로 태봉은 망하고, 고려가 섰다. 919년 고려 태조가 송악으로 천도함으로써 철원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북으로 각각 2㎞의 지역이 비무장지대로 설정되었다. 비무장지대는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이다. 군사시설의 설치와 군대의 배치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남북 양국은 군사적 필요에 의해 남방한계선 혹은 북방한계선을 전진시켰다. 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에 감시초소(GP)를 다수 두고, 중무장한 병력을 배치했다. 크고 작은 무력 충돌도 자주 발생했다.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분단과 대결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무장지대’이다. 철원성 외성의 남측 성벽은 남방한계선과 닿아 있고, 북측 성벽은 북방한계선에 접해 있다. 군사분계선이 성을 관통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철원성을 발굴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곧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이벤트가 된다. GP의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남북공동 유해 발굴 등의 조치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가 되었음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인 것이다. 태봉은 신라의 진골귀족 중심 사회에서 지방 호족 출신들을 기반으로 한 고려 문벌귀족사회로 넘어가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고려 초의 정치제도는 대부분 태봉의 그것을 답습한 것이었다. 하지만 관련 자료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삼국사기’ 등은 정변을 통한 고려의 성립을 정당화하기 위해 궁예왕과 태봉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 철원성 내부에는 태봉의 역사를 증언해 줄 적지 않은 유물과 유적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철원성은 평지에 위치한 방형의 도성이다. 비슷한 형태의 당 장안성이나 발해 상경성은 계획도시였다. 성 한가운데에 남북으로 넓은 주작대로를 두었다. 이를 중심으로 남북, 동서로 도로를 설치하여 시가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하였다. 각 구획 안에는 관청, 시장, 사원 등과 가옥들이 배치되었다. 철원성도 종횡의 도로로 구획된 내부 구조를 가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 고대의 도시계획을 알려 주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 비무장지대 내의 역사유적은 그 위치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다. 철원성 포함 10여종 20여개소의 유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이들 유적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유적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아울러 비무장지대 인근 민간인 통제 지역에 산재한 유적들까지 시야에 넣을 필요가 있다. 비무장지대 안팎의 유적들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는 서로 간의 화해와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조인성 경희대 사학과 교수·태봉학회장
  • [사설] 뉴욕·빈 북·미 대화, ‘2021년 1월’ 비핵화 탄력 붙이길

    9·19 평양선언에 대한 미국의 첫 공식 반응은 북한과의 협상 재개다. 기다렸다는 듯 나온 신속하고 아주 긍정적인 신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현지시간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갖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미국 측 대표로는 얼마 전 임명돼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하며 상견례와 비핵화 조율을 마친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 정책 특별대표를 내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는 별도로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리용호 외무상을 초청해 고위급 회담을 하겠다고 밝혀 이례적으로 뉴욕과 빈에서 북·미 대화가 잇따라 열리게 됐다. 7월 폼페이오의 3차 방북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에 탄력이 붙을 조건이 마련됐다. 그런 전망이 가능한 것은 북·미가 비핵화의 구체적 시한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8월 평양에 간 우리 특사단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임기 안에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영구 폐기 의사가 미국의 협상 재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2021년 1월까지는 2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북·미가 북핵을 놓고 대결해 온 25년 세월을 놓고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비핵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관건은 북·미가 어떻게 상호 신뢰를 유지하며 비핵화와 국교 정상화 목표에 도달할 것인가다. 북한의 비핵화를 여전히 의심하는 미 조야, 그리고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을 아직도 불신하는 평양이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중재자로서 큰 역할을 했지만, 당사자는 북·미다.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의 동력을 만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리용호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와 관련한 외교 일정이 촘촘하다. 오는 24일 뉴욕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연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조치다. ‘핵사찰’까지 언급된 만큼 미국도 종전선언을 서둘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북한이 갖는 체제보장 불안을 덜어 내는 첫걸음이며, 핵이란 짐을 벗게 하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 ‘사법 불신’이 더 키우는 性갈등

    “심증만 있는 성추행에 대한 잘못된 판결 바로잡아 주세요.” “판결을 믿을 수 없습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성범죄 판결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강제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A씨의 사연에 대해 20일까지 30만명 이상이 동조한 데 이어 “배우 조덕제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들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단순히 판결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원금 모금 및 집회 등 집단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더해진 남녀 갈등이 더욱 폭발하는 모양새다. A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난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카페에는 이날까지 4200여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다음달 27일 집회를 갖고 실형 선고 사건을 중심으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다. 성추행 의혹으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가 승소한 박진성 시인 등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조씨 또한 영화 촬영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하급심이 아닌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이 같은 강한 불복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네티즌들은 두 사건의 판결을 내린 판사의 이름과 경력, 과거 판결들을 찾으며 공개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거가 굉장히 부족한 가운데 피해자의 일관성 있는 진술을 주요 증거로 삼아 판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남성들이 성범죄 판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법리를 떠나서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품기가 쉽고, 갈수록 과격한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남성 입장에서 일종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와 조씨에 대한 판결이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 워마드 사건 등에 맞서 남성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사법농단 관련 의혹들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법부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법조인은 “그동안은 다양한 사회 갈등이 법원의 결정으로 매듭이 지어진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무너진 것 같다”면서도 “‘최후의 보루’와도 같았던 법원을 믿지 못하고 기댈 수 없는 것은 결국 국민들에게 불행한 일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군사적 긴장 완화” “비핵화 약속부터”

    정치권은 18일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환영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가져올 성과에 대해선 정당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의 방북 길에 동행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 남북관계의 더 높은 발전, 남북 간의 긴장완화를 위한 목표를 가지고 개최된다”며 “무엇보다 남북 간 관계를 개선하고자 비핵화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특히 비핵화 문제 관련해서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는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미 대화가 다시 진행될 수 있도록 그런 결정적인 모멘텀, 계기를 만들어 주는 회담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방북에 앞서 “평화는 우리 정치 전체의 과업이 되어야 한다”며 “정부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아야 평화는 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방북하는 3당 대표뿐 아니라 우리 정치지도자 모두가 의지의 낙관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말하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 방북에 불참한 데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비핵화’라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의 진정한 비핵화를 앞당기는 구체적 약속이 꼭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북한 비핵화를 미·북 간의 협상에만 맡겨 놓아서는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제한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문 대통령은 꽉 막혀 있는 미·북 협상의 중재자로서 양측의 불신과 의심을 걷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회복하려면 이번 회담에서의 즉각적인 실천 방안 발표가 가장 효과적인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 대통령, 환영만찬서 “평화·번영 큰 그림 그릴 것”…김정은 “문 대통령에 사의”

    문 대통령, 환영만찬서 “평화·번영 큰 그림 그릴 것”…김정은 “문 대통령에 사의”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마련된 환영 만찬에서 “남북 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환영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 번영을 지향해 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시 중구역 소개 국빈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중요한 의제”라면서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나는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이며, 김 위원장과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라면서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 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과 남에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김 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과 이후의 여정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 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모르는 고충을 이겨 내며 이러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몇 달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면서 “(우리는)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공동취재단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 재개되면 그것 자체로 큰 의미”

    문 대통령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 재개되면 그것 자체로 큰 의미”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나서면서 참모들에게 “남북이 자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정례화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만나는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의지를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두 정상이 다시 마주앉는다면 비핵화 문제가 빠른 속도로 진척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라면서 “북미 간 대화의 성공을 위해서도 서로 간에 깊이 쌓인 불신을 털어내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진심을 다해 대화를 나누고,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8시 15분쯤 헬기를 타고 청와대를 출발해 오전 8시 23분쯤 경기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오전 8시 40분쯤 공군 1호기를 탑승했다. 오전 8시 55분쯤 이륙한 공군 1호기는 서해직항로를 날아 오전 10시쯤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순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행사는 생중계될 예정이다. 오찬 후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참관한다. 회담 종료 후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북측이 준비한 환영 예술공연을 관람하고, 이어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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