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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표 ‘청년국민연금 지원’ 제동…복지부 ‘재협의’ 통보

    이재명표 ‘청년국민연금 지원’ 제동…복지부 ‘재협의’ 통보

    이재명 경기지사의 핵심 청년복지공약인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지원사업’이 보건복지부 협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 사업의 타당성 등을 검토한 복지부는 지난달 26일 경기도에 ‘재협의’ 의견을 통보했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올해부터 시작하려는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사업은 도내 만 18세 청년 누구나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도가 첫 보험료 1개월 치 9만원 납부를 지원, 가입 기간을 늘여 노후에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도는 이를 위해 올해 관련 예산 146억6000만원을 이미 확보했으며 보건복지부에 제도 신설 협의를 요청했다.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기 위해서는 사업 타당성과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이에대해 복지부는 사회보험과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업 내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 사업이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보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국민연금에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재협의할 것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경기도가 도내 청년에게 첫 보험료를 지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노후에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건데 경기도민에게만 적용되는 정책에 국가재원인 국민연금이 더 투입된다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연금 재원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재협의 통보를 받은 도는 지난 1월 경기연구원에 의뢰한 관련 정책 연구과제(1∼4월) 결과를 토대로 복지부가 요청한 사항을 보완해 재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이달 말쯤 사업 보완내용을 복지부에 회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와 협의 후 사업비 집행’을 조건으로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지난 2월 임시회 때 사업 지원의 근거가 될 조례 제정을 도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임시회에서 도가 발의한 이 사업 지원 조례안에 대해 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가 완료되지 않는 등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처리를 보류했다.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달 11일 개최한 이 사업 도입 정책토론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김도균 경기연구원 정책분석부장은 만 18세 국민연금 지원을 통해 국민연금에 대한 미래세대의 불신을 해소하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추후납부제도(추납)로 인한 저소득층의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수급액이 삭감되는 문제, 형평성 문제 등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뮬러보고서·납세내역 전면 공개를”… 트럼프 옥죄는 두 페이퍼

    美민주 “편집본 못 믿어…법정투쟁 불사” 트럼프 “뮬러 특검팀은 성난 민주 당원들” 하원, 국세청에 트럼프 소득자료 등 요청 백악관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 발표로 날개를 단 듯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검 보고서 전면 공개와 납세자료 공개 요구에 다시 발목을 잡혔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두 개의 보고서 공개에 정치적 사활을 걸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절대 공개 불가’를 외치며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를 둘러싼 정치적 전투가 보고서에 대한 법적인 편집, 삭제 절차로 초점이 모이고 있다”면서 “편집 결과를 불신하는 민주당이 22개월간에 걸친 특검 수사의 모든 증거와 결론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달 24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는 4쪽짜리 특검 보고서 요약본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왜곡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에 민주당이 보고서 전문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다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를 증오하는 13명의 성난 민주당원들로 이뤄진 뮬러 팀이 언론에 불법적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CBS에서 “바 장관이 의회에 제출했던 특검 보고서 요약본은 실제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쪽으로 꾸며졌다”면서 “의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삭제되지 않은 특검 보고서 전체를 볼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 전문 공개를 위해 법정 투쟁도 불사하겠다며 전투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내역 공개를 둘러싼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민주당이 국세청으로부터 납세 기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법률은 100% 내 편”이라며 납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기록 공개 요구에 법적 근거가 있고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위 소속 민주당 댄 킬디 하원의원은 이날 ABC에서 “이는 의회가 가진 합법적 권한”이라며 “자료 제출 결정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 변호사에게 달려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논란은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조세무역위원장이 지난 3일 국세청에 2013∼2018년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8개 사업체의 소득 및 납세 신고 자료를 요청하면서 재점화한 상황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 민주주의 회의론 확산

    “영국인들은 민주주의에 완전히 신뢰를 잃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영국 의회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주의에 실망한 시민들이 늘어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최근 분석했다. 최근 난맥상에 대한 냉소와 환멸이 민주주의 자체를 회의하게 했다는 것이다.이런 분위기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영국인은 물론 반대하는 영국인까지, 영국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영국의 소방관 토미 터너는 “(브렉시트 국면에서) 영국 민주주의가 돌아가는 꼴을 본 영국인들이 민주주의에 믿음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나와 내 친구들은 영국이 애초 국민투표에서 결정한 대로 3월 29일에 브렉시트 하지 않은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의 소멸 중에 어떤 것의 폐해가 더 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찬성했던 또 다른 시민은 “2016년 브렉시트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승리감에 취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브렉시트를 ‘숙취’라고 표현하고 싶다. 고통스럽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다시 국민투표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데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제프 페디는 “절반을 겨우 넘는 다수가 이 정도 규모의, 영속적인 국가적 행위를 촉발시켰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다수결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 찬반 투표에서 51.89%의 표를 얻어 브렉시트를 결정했었다. 최근 한 리서치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81%가 “정치 지도자들이 브렉시트를 잘못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7%에 그친다. 2년 전 “잘못 한다” 47%, “잘한다” 29% 보다 크게 악화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가 영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전 세계가 영국을 재평가하게 됐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준비가 부족하고 2급임이 드러났다”라면서 “이번 사태는 장기적으로 영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다. 무능력, 혼란, 불확실성은 앞으로 영국인들로 하여금 정치와 정치인들을 존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정치학교수는 “민주주의의 붕괴 조짐을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는 민중이 뜻을 모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은 이제 21세기의 새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는 중”이라면서 “선출된 정치 엘리트가 권력을 독점,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혼란이 고조되는 추세다. 앞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나경원, 강원 산불에 靑안보실장 못 가게 붙잡아 논란…“상황 정확히 몰라”

    나경원, 강원 산불에 靑안보실장 못 가게 붙잡아 논란…“상황 정확히 몰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던 4일 저녁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안보실장이 국회에 발이 묶여 위기 대응 지휘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청와대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출석한 상태였다. 고성과 인제 등 강원도 곳곳에서 산불이 급격하게 번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첫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이 오후 7시 55분쯤이었다.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는 저녁식사 후 오후 9시 20분쯤 재개됐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운영위원장은 “지금 고성 산불이 굉장히 심각한데, 정의용 실장이 위기 대응의 총 책임자”라면서 “(야당 의원들에게 정의용 실장이 먼저 떠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더니 안 된다, 이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겠다”면서 ‘대형 산불이 생겨서 민간인 대피까지 하는데 그 대응을 해야 할 책임자를 이석(자리를 떠나는 것)할 수 없다고 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포털 사이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클릭해서 보기) 그러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 발언에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 거기에 여당 원내대표가 아닌 운영위원장으로 앉아 있는 것”이라면서 “운영위원장으로서 공정하게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정의용 실장을 빨리 보내고 싶다. 정의용 실장이 부득이 (의원들이) 한번씩 질문할 때까지 계시고, 관련된 비서관들은 모두 가도 된다 했다”면서 “(홍영표 위원장이) 순서를 조정해서 우리 야당 의원들이 먼저 (질의)하게 했으면 조금이라도 빨리 갔을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마치 우리가 뭔가 방해하는 것인 양 말하면 안 된다”면서 “청와대 사람들을 보기 쉬운가. (올해) 처음 하는 업무 보고니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업무보고는 그대로 진행됐고,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발언 시간을 넘긴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너무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모니터를 켜서 속보를 한번 보시라. 화재 3단계까지 발령됐다”면서 “이런 위기 상황에는 책임자가 이석을 하게 하는 그런 정도의 문제 의식을 함께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를 더 받다가 이날 오후 10시 38분이 되어서야 국회를 떠나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는 국가위기관리센터가 김유근 안보실 제1차장 주관 하에 4일 오후부터 전 직원이 비상 대기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국회에서 복귀한 뒤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이동해 긴급 회의를 주재했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후 트위터를 통해 “보도 가운데 ‘산불 재난사태 안보실장 잡고 안 보내준 국회’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이다”라면서 “정확한 사실은 외면하고 무작정 국회를 비판하는 것은 정치 불신만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고로 국회 운영위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인해 정의용 실장은 오후 10시 38분, 노영민 비서실장은 오후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이석했다”고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운영위 종료 뒤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회의 중이라 화재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면서 “안보실장이 가야 하는 내용도 충분히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거의 30분 안에 마무리가 될 수 있었기에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4·3 보궐선거 민심은 민생 챙기라는 주문이다

    4ㆍ3 보궐선거가 끝났다. 국회의원 두 명과 기초의원 세 명을 뽑는 작은 선거였지만 선거 결과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창원 성산은 정의당이, 통영·고성은 자유한국당이 차지했다. 범여권와 야당이 1대1로 의석을 나눠 외형적으로는 무승부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당 참패다. 창원 성산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단일화로 간신히 한국당 후보를 꺾었다. 통영·고성은 전통적인 한국당 강세 지역이나 9개월 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기초단체장 자리를 모두 싹쓸이한 곳이었다. 민주당은 자신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전북 전주 기초의원 선거를 포함해 3곳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패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어제 “이번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힌 이유다. 한국당은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득의만만했다. 정부 여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 이반에 주목해야 한다. 여당 참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경제난에 허덕이는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성동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차 하청업체 등 두 지역 제조업의 위기로 지역 민심이 흉흉한 상태였다. 여기에 선거운동 와중에 불거진 부동산 투기 등이 부각된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과 사퇴, 청와대 인사 검증에 대한 불신 등이 겹치면서 ‘촛불 정부’에 대해 인내하고 우호적이던 민심이 2년 만에 돌아서는 상황을 보였다. 민심은 정부가 비핵화뿐만 아니라 민생을 챙기고, ‘촛불 정부’의 도덕성을 유지하라고 한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부진하다. 인구 변화와 온라인쇼핑, 최저임금 인상, 미세먼지 등으로 파리만 날리는 자영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국정을 책임진 정부 여당의 경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당청 관계는 청와대 중심의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꾸고, 장관들에게 권한을 더 부여하는 등 국정 운영 시스템 변화도 필요하다. 민생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어떤 혁신적인 정책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여야는 3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제도 개편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개혁 법안 처리를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선거제도 개편 같은 권력구조 개편 문제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민생 법안과의 연계 처리가 어렵다면 4월 임시국회에서 분리해 처리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 [글로벌 In&Out] 마드리드 대사관 습격사건과 북미관계/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마드리드 대사관 습격사건과 북미관계/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니스트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5일 앞두고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대사관 인원을 구금하고 탈북을 권유하였다. 대사관 직원들에게 폭행도 가하고 대사관에서 컴퓨터, USB, 휴대전화기 등 여러 전자기기들을 훔쳐서 달아났다. 대사관 침입은 국제법상 중대 범죄이며, 국가 간의 국교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과 관련해 처음에는 큰 소식으로 나오지 않았다.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차피 북한 관련 소식이 많았기에 침입 사건은 그저 매우 괴상한 사건의 하나로 보였다. 그러나 이제 큰 뉴스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 북측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김혁철은 전임 스페인 대사였다. 그와 관련된 정보수집 작업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누가 이 사건을 주도했는지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북미 간에 불신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침입 사건이 벌어진 직후부터 스페인의 경찰과 정보기관들로부터 침입자 중에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관된 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부정하거나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이 주장에 대응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미국의 친밀한 동맹국인만큼 이런 주장을 그저 근거없는 주장으로 보기 힘들다. 3월 26일 스페인 고등법원 발표에 따르면 침입자들은 미국으로 달아난 후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해 얻은 정보를 공유했다고 한다. FBI에 매우 환대받을 만한 일일 것이다. 그 대사관에서 얻은 정보 중에 북한 극비자료가 있을 테고 이런 비밀 정보는 아마 대북 제재의 집행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일각에서 보도된 외교 전신(電信) 암호화 관련 기술을 얻어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암호 때문에 풀 수 없었던 자료들과 이번에 침입자들이 훔친 자료를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의혹에 북한은 일단 미국을 더욱 불신하게 마련이다. 또한 북핵 협상에서 미국의 입지에 불리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 정상회담 등의 외교협상을 하면서 자국의 대사관을 침입하는 나라를 어떻게 협상 동반자로 볼 수 있느냐는 논리다. 이제 침입자들에 대한 고소 내용은 나왔고 사건 법원 담당 판사는 피의자 송환을 요청하고 있다. 스페인에서의 침입, 강도, 가해, 협박 혐의자가 만약에 송환되지 않는다면 북미 간에 불신의 여지를 더욱 크게 만들 수도 있다. 북핵 문제를 푸는 와중에 북미 간의 불신을 야기할 만한 사건의 발생은 상당히 걱정스럽다. 만약에 북한과 연관된 침입자들, 예를 들어 친북교포 단체와 인맥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강제로 침입해서 외교관들을 가둔 후 온갖 전자매체들을 훔쳤다면 미국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당연히 미국 정보기관인 CIA는 북한 당국을 의심했을 것이고, 북미 관계가 대단히 나빠졌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부터 시작한 북미 협상은 한미의 주도로 북핵문제를 논의했는데 하노이 정상회담 합의 결렬과 이번 대사관 침입 사건으로 북미 협상은 지난할 수 있다. 이번 침입 사건과 지난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결론은 북미 양자 간에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다자간 협상과정으로 전환되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로 남북과 북미 간에 비핵화 협의가 이어졌는데 하노이에서 그 한계에 부닥쳤고 침입 사건으로 인해 북미 간의 불신이 커지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이 북핵 협상에 개입·협력하면서 북핵협상의 모멘텀이 무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 “건보료 국민 불신 줄이려면 국고 지원 비율 고정할 필요 있어”

    “건보료 국민 불신 줄이려면 국고 지원 비율 고정할 필요 있어”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과 건보재정 안정화라는 막중한 과제를 맡게 됐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재정 문제가 특히 두드러진 상황이다. 2일 ‘문재인 케어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용익(67) 건보공단 이사장을 만나 문재인 케어 달성 방안을 들었다.-문재인 케어, 2022년까지 달성 가능할까. “순조롭게 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선택진료비가 폐지됐고, 4월에는 상복부 초음파, 7월에는 상급종합·종합병원의 2·3인실, 10월에는 뇌 MRI에 건강보험이 적용 확대됐다. 올해도 하복부 초음파, 두경부 MRI 검사로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제 남은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문제가 남았다. 액수는 크지 않더라도 기술적으로 복잡할 것이다. 2022년까지는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진료비가 내려가 서울의 큰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장 우려된다. 의료전달체계 정리가 큰 문제로 남았다.” -건강보험료가 더 오를 가능성은. “애초 건강보험 누적준비금 20조원 중 10조원을 쓰고, 정부지원금을 1년에 5000억원 이상 지원을 받고, 보험료를 연 3.2% 올리는 정도로 재원조달이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현재 그 계획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특별히 보험료를 더 올려야 할 요인이 생기지 않았다. 올해 보험료 3.49% 인상은 지난해 인상률이 2.04%로 낮게 결정됨에 따라 부족분을 고려한 것이다. 평균 인상률을 3.2% 수준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은 매년 인상률을 3.2%로 똑같이 맞추겠다는 게 아니라 평균치를 잡은 것이다. 보험료 인상률을 3.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왜 자꾸 과소 추계되는 건가. “법 조항이 ‘어떤 것을 기준으로 몇 %를 지원한다’고 돼 있지 않고, ‘몇 %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법조문에 융통성이 있다 보니 받는 쪽의 기대와 주는 쪽의 견해 차이가 있다. 정부 지원 문제는 늘 이 부분이 말썽이다. 기대가 어긋나다 보니 서로 불신하게 된다. 국고 지원이 부족한데 정부는 국고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건강보험료만 인상하느냐는 질문이 늘 나온다. 국민 불신을 줄이려면 정부 지원 비율을 고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이 신뢰한다. 이는 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다. 국회만 합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획재정부도 동의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 3개를 심의 중이어서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국회와 예산, 정부 당국을 상대로 정부 지원금 확대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을 퇴출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관제도 도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현재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단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 전문성을 갖췄다. 그러나 직접 수사할 수 없어 검찰이나 경찰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 명의만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화이트칼라 범죄여서 수사하려면 금융자료 확보가 중요한데 기술적으로 어렵다. 어려운 수사여서 경찰이 충분히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이렇게 허점이 있다 보니 사무장 병원이 창궐하는 것인데, 공단에 수사 권한을 주면 본격적으로 수사해 사무장병원이 다 없어지도록 하겠다. 21세기에 불법의료기관, 이른바 ‘돌팔이’ 병원이 한국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해 보니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병원이 약 730개다. 이곳으로 빠져나간 건보재정이 1조원가량은 될 것으로 추산한다. 특벌사법경찰제도가 정비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문제가 여전하다. 해결책은 없을까.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친인척의 건강보험증을 빌리거나 다른 사람을 사칭해 진료받는 경우다. 주로 건강보험제도가 부실한 나라의 외국인과 교포들에게서 그런 사례가 많다. 또 하나는 한국에서 취업해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외국인이 피부양자라며 고향의 가족을 데려와 진료받게 하는데, 정말 가족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병원에서도 건강보험증 확인을 안 하고 있으니 우선 대한병원협회와 상의해 등록증을 확인하려고 한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자 신고 포상금제의 법률근거가 마련돼 포상금 지급 세부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공단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가 있을 만한 상황을 찾아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추진했었는데. “건강정보를 넣은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하면 좋은 점이 많다. 자신의 건강정보가 담긴 전자건강보험증이 있으면 다른 병원에 가더라도 예전에 무슨 치료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도 연구를 많이 했는데 사회적 환경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한때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됐고,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다. 시민단체도 전자건강보험증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거나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고령화로 노인장기요양보험률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진입하면서 2020년 이후에는 고령화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도 대폭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노인에게 혜택을 주며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고 요양 시설의 질을 개선해 노후 생활을 보장해 줄 길을 찾는 게 관건이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양쪽에서 ‘지역사회 돌봄 체계’(커뮤니티 케어)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돌봄 체계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투입 비용이 달라질 것이다.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만드는 것은 보건복지 분야의 중요한 과제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센터장 사망 이후 건보공단에서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이는 건보공단만의 일은 아니다. 여러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임세원 교수 사건과 윤 센터장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지나친 업무량, 의사 안전 무방비 상태 등이다.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조정해 준다든지, 수가 항목을 신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의사의 안전과 업무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인프라 확충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현재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공단도 협조하고 있다.” -건강보험 체계 추가 개편은 어떻게 이뤄질까. “이번에 건강보험료 부과 방식을 개편하며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격차를 줄였는데 완벽하지는 않다. 부과체계를 완전히 소득 중심으로 바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보험료를 내게 하는 게 부과체계 개편의 최종 귀착점이다. 이러려면 소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2022년 2차 개편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며, 그전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겠다.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의 소득 파악에 좀더 집중하려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용익은 누구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의 설계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대 의대에서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를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다.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정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공약 수립에 깊게 관여했다. ▲1952년 충남 논산 출생 ▲서울고, 서울대 의대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제19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원장
  • 文, 한미 동맹 이간질에 일침… ‘톱다운 출사표’

    文, 한미 동맹 이간질에 일침… ‘톱다운 출사표’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강조 북미 대화 궤도에 올리려는 의지 피력“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야만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이다.” 청와대에서 1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11일)을 앞둔 ‘출사표’처럼 들렸다. 북미 간 비핵화 이견을 좁히기까지 난관이 수두룩하지만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40여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만들어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내 보수 진영과 미국 내 비핵화 회의론자를 중심으로 확대 재생산된 한미 엇박자 우려를 ‘한미 동맹 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로 규정한 점이 눈에 띈다. 하노이회담 이후 백악관이 한국 정부를 불신하고 문 대통령의 대북관에 노골적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한 국내 보수언론과 일부 미국 언론 보도가 쏟아지는 동안 대응을 자제했던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침’을 가한 셈이다. 예컨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목해 ‘거짓말쟁이’(liar)라고 비판했다거나 국무부 관료가 외교부를 향해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언급할 거면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미 동맹에 관해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는 표현을 거의 매년 최소 한 차례 언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쓴 적이 없다는 점도 한미 동맹 위기의 방증으로 제시됐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한미 동맹 이상설’을 다룬 보도나 이를 인용한 보수 야당의 공세를 남북미 대화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70년간 되풀이한 갈등과 대결의 냉전체제로 회귀하려는 행태이며 한반도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한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한미 동맹에 틈을 벌리는 보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사실과 다르거나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다룬 보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일일히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중대한 기로에 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야하는 상황이니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우리 이혼해” “정부 못 믿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우리 이혼해” “정부 못 믿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30%만 “정부 신뢰”… 1위 스위스는 81% 동성애 수용도 개선됐지만 여전히 하위우리나라의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 국민 10명 중 3명만 정부를 신뢰할 정도로 불신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1일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016년 기준 2.1명으로 1990년(1.1명)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으며, OECD 평균(1.9명)도 넘어섰다. 한국의 조혼인율도 1990년 9.3명에서 2016년 5.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OECD 평균(4.8명)보다는 높은 편이다. 평균 혼인 연령은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24.8세에서 30.1세로, 남성은 27.8세에서 32.8세로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OECD 평균(여성 30.0세, 남성 32.3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또 한국은 중앙정부와 사법 시스템, 군·경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인구 가운데 30%만 정부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8번째로 낮은 것이다. 1위인 스위스(81%), 2위인 룩셈부르크(71%) 등의 정부 신뢰도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한국인의 79%는 정부에 부패가 만연하다고 믿었으며, 이는 OECD 평균(43%)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사법 시스템 신뢰도는 26%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았고, 군에 대한 믿음도 47%로 가장 낮았다. 경찰 신뢰도(64%)는 OECD에서 5번째로 낮았다. 한편 2001∼2014년 한국의 동성애 수용도는 10점 만점에 2.8점으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낮았다. 1981∼2000년 당시 동성애자 수용도였던 2.0점에서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한국보다 동성애자 수용도가 낮은 나라는 터키(1.6점), 리투아니아(2.0점), 라트비아(2.4점)였으며 에스토니아(2.8점)는 한국과 같았다. OECD 평균은 5.1점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슬로바키아 첫 여성 대통령 된 정치 신인

    슬로바키아 첫 여성 대통령 된 정치 신인

    불법폐기물과의 투쟁…환경분야 노벨상 정경유착 질린 국민들, 두자녀 엄마 선택환경운동가 출신의 정치 신인이 동유럽 슬로바키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31일(현지시간) CNN 등은 슬로바키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전날 열린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진보적 슬로바키아’의 주사나 카푸토바(45)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전국 투표소 개표율 96.8% 기준으로 카푸토바 후보가 58.3%를 득표해 41.7%에 그친 연립정부 여당 사회민주당의 마로스 세프쇼비치 후보를 이겼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푸토바는 슬로바키아 제5대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지난 14년간 수도 브라티슬라바 인근의 고향 마을 페지노크에서 불법 폐기물 매립 문제와 싸운 환경운동가다. 긴 법정 투쟁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매립 불허 판결을 받아내 2016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진보적 슬로바키아 당 부대표를 지낸 것 외에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카푸토바는 두 자녀를 둔 이혼녀이며 동성애를 옹호하고 낙태 금지에도 반대한다. 슬로바키아가 카푸토바를 선택한 것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월 슬로바키아 정치인들과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의 유착 관계를 파헤치던 잔 쿠치악 기자가 피살당한 이후 정경유착 척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계속됐다. BBC는 “카푸토바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끌고 갔다”고 승리 이유를 분석했다.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자리라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내각 구성 승인권, 헌법재판관 임명권 등을 가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카푸토바 당선자의 승리를 일종의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폴란드, 헝가리, 독일, 이탈리아 등의 포퓰리즘과 다르고 우익, 민족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도수치료 3000원vs 50만원…‘천차만별’ 비급여 진료비용

    도수치료 3000원vs 50만원…‘천차만별’ 비급여 진료비용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도수치료 진료비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많게는 166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825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수치료비로 적게는 3000원을 받는 곳이 있는 반면 많게는 50만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가장 보편적인 금액은 3만~7만원이다. 병원 중에선 상급병원의 도수치료 진료비가 최저 9500원에서 최고 14만 4000원으로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보다 편차가 작았다. 도수치료는 전문가가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를 손으로 교정해 통증을 완화하고 신체 기능을 올리는 치료법이다. 시술의 질, 시간과 부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지만 가격 편차가 심하면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환자의 불신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상포진’ 예방접종료도 최저 9만 2400원, 최고 25만원으로 2.7배 차이가 났다. 중간 금액은 17만~18만원 수준이다.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료도 최저 4만 4300원, 최대 15만원으로 3.4배 차이가 났고, 중간금액은 9만∼10만원이었다. 시력을 교정하는 ‘조절성 인공수정체’는 중간금액이 한쪽 눈 기준으로 192만~250만원이지만, 무려 500만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최저(62만 5000원)·최고 간 4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이 밖에 경동맥 혈관 초음파 검사도 상급종합병원은 4만~34만원, 종합병원은 1만~28만 1000원 등으로 격차가 컸다. 두경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비는 최저 25만7256원, 최고 81만 7000원이었다. 정부는 올해 비급여 공개 항목을 207개에서 340개로 늘렸다.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용은 심사평가원 홈페이지(hira.or.kr)에서 조회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톱다운 재가동’… 남북정상회담 개최 분수령 될 한미정상회담

    ‘톱다운 재가동’… 남북정상회담 개최 분수령 될 한미정상회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한미정상회담이 다음 달 11일로 잡히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외교에 다시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미·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촉진에 방점이 찍힌 만큼,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협상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뒤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 의지나 대북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를 확인할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협상 진전을 위한 설득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본격 논의가 전개되지 않았다”면서도 “북측이 2차 정상회담 이후 여러 측면에서 자체 평가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조만간 여러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논의는 아직 이르지만,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이 북한의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 개최일인 11일에 열리는 것도 북한 설득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전후로 핵·미사일 실험 중단(모라토리엄)의 유지 여부 등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대외 노선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단 등 ‘새로운 길’을 선언할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궤도 이탈을 막고자 서둘러 정상회담을 연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정상회담이 11일로 잡히면서 일단 북한의 북미 협상 궤도 이탈은 지연시킨 셈”이라며 “한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 성과가 나올 경우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를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다면 김 위원장에게 미국이 요구하는 포괄적 합의에 응하라고 설득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을 다시 가기는 여건 상 어려울 것이고,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계기로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러정상회담도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의전 담당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것도 김 위원장 방러의 사전 답사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29일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김 부장의 방러 사실을 확인하며 “통상적인 외교 의전 협의를 시작했다고 러시아측이 이야기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4월 11일 최고인민회의 1차 전체회의,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등 북한의 주요 일정을 마치고 4월 말이나 5월 중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다음 달 말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데, 이 일정과 연결되는 형식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러정상회담 일정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설득할 만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은 물론 남북 관계까지 교착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가져온 중재안에 대해 북한이 만족하지 않을 경우, 문 대통령의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불신하면서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거나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회담을 한동안 중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실적 부진에 부실 회계 직격탄… 박삼구 회장 버틸 수 없었다

    실적 부진에 부실 회계 직격탄… 박삼구 회장 버틸 수 없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8일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기로 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회계 여파가 그룹 전체로 확산되면서 시장의 불신을 키웠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 등으로 고심하던 박 회장은 부실 회계 사태까지 터지자 “다 내 책임”이라고 임원들에게 수차례 자책하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과 모회사인 금호산업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실적 부진 및 회계 처리 문제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금융시장의 혼란을 키웠다.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비용과 마일리지 처리 명세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 매매가 22∼25일 정지됐다. 그제서야 미제출 서류를 넘겨 지난 26일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최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망치 887억원에서 282억원으로 줄었고, 순손실은 1050억원에서 1959억원으로 수정 전보다 900억원 정도 늘었다.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1조 2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는데, 신용등급이 내려갈 경우 ABS 미상환 잔액을 조기 상환해야 했다.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바뀌면서 겨우 상장채권 폐지 사유가 해소됐지만 유동성 위기에 대한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룹 안팎에서는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중단 사태에 이어 부실 회계, 주식 거래 정지 사태까지 박 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던졌다. 전날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도 퇴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회장은 주총을 하루 앞두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이 “산은의 협조를 위해서는 먼저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 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그룹 임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오늘 저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와 관련,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가 갚아야 할 금액만 금융리스 차입금 5000억원, 일반회사채 6000억원 등 총 1조 1000억원 정도 된다”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조율이 잘돼야 하는데 산은과 채권단이 오너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자 다음달 6일로 기한이 도래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 재연장을 앞두고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글로벌 In&Out] 비핵화에 일본이 공헌하게 하려면/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비핵화에 일본이 공헌하게 하려면/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실패하는 정상회담은 없다는 통념을 깨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합의문 없이 결렬됐다. 결렬을 주도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 쪽이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대북 협상에서 성과를 내려고 초조해하던 트럼프가 냉정하게 멈춰 섰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보는 듯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문재인 정부다. 정상회담 직전 대통령 스스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밝히며 남북경협 재개에 속도를 내고 싶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앞으로도 북미 중개역을 맡아야 하지만, 양국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드러나 쉽지 않다. 한국의 범여권에서 “담판 결렬 뒷전에 일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고 회담 결렬 책임을 일본에 돌리는 발언이 여럿 나왔다. 북한에서도 “유독 일본 반동들만은 마치 고대하던 희소식이라도 접한 듯 박수를 쳐대며 얄밉게 놀아대고 있다”(노동신문 3월 8일자)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미 행정부와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에게 압력을 넣어 트럼프가 안이한 타협을 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트럼프 정부가 서두르다가 일본의 이익을 해치는 정책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비핵화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는 야당인 민주당을 포함한 미국의 외교 전문가들과 일본에 대해서도 비핵화의 수익자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잘 알고 있다. 노력을 하지 않는 한 한국의 목표가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미국 정계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으로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도 투트랙을 앞세워 지지를 얻으려 했으나, 위안부나 징용 문제 등 역사 문제가 겹치면서 일본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상실된 상황이다. 북미 협상 결렬의 배후가 일본이라는 평가는 일본 외교에 대한 과대평가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한국이 그것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북미 회담 결과가 나온 뒤 비판할 거라면 왜 그전에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본을 설득해 지지를 얻으려고 하지 않았는가 하는 게 내 솔직한 느낌이다. ‘일본은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도 마찬가지다. 냉전시대 일본은 북한 주도의 통일에 반대했다. 남한 주도의 통일에 반대했던 게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이 반대하지 않도록 한국 주도의 통일이 일본의 이익이 되므로 지지해 주었으면 한다고 설득하지 않는가. ‘일본은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괘씸하다’는 관점은 어딘가 이상하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해 두지만, 나는 2018년 이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것이 한반도, 동북아, 일본의 안전보장에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이 그리는 구상대로 진전됐으면 한다. 그러나 한국 외교가 기울여야 할 노력은 보통 이상이어야 한다. 그런 노력을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국도 국내 여론이 있고 대일 관계, 특히 역사 문제에서 타협적 자세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사정을 안다. 한국이 대일정책에서는 수수방관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한일 관계로는 일본이 한국의 대북정책에 적극 관여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의 안전보장에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면, 그런 입장을 바탕으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불신을 접고 비핵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길을 찾는 게 도리일 것이다.
  • 日 아동도 독도 왜곡 교육… 임진왜란은 침략戰→ 대군 파병 둔갑

    日 아동도 독도 왜곡 교육… 임진왜란은 침략戰→ 대군 파병 둔갑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의 보수 우경화 교육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초등학교 교과서가 26일 일본 정부 검정을 통과해 내년 4월 신학기부터 일선 학교에 뿌려진다. 역사와 영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일본 사회에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의 어린이용 ‘왜곡 교과서’가 정부 주도로 완성되면서 일본에 대한 우리의 불신의 골은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것은 초등학교 3~6학년 학년별로 3종씩 12종의 사회과(사회생활, 지리분야, 정치, 일본사, 국제) 교과서다.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이 대폭 강화·확대되고 과거사에 대한 왜곡이 한층 심해진 반면 한일 우호관계에 대한 서술은 축소·약화됐다는 점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심사과정에서 출판사들에게 문구 하나하나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등 치밀하게 정부 방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테면 교이쿠출판, 니혼분쿄출판은 당초 6학년 교과서 원안에서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명칭)는 일본의 영토’라고 표현했지만, 문부성은 ‘아동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라며 ‘일본의 영토’ 대신 ‘일본 고유의 영토’로 바꾸라고 사실상 지시를 했다. 독도 서술과 관련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한국의 불법 점거’와 ‘일본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대한 부분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 도쿄서적 5학년 교과서에는 문부성 지침에 따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와 ‘일본이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교이쿠출판 5학년 교과서는 독도에 대해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서술했다. 과거사와 관련해서도 아베 총리 집권 이후 노골화되고 있는 수정주의 역사관이 더욱 교묘하게 반영됐다. 교이쿠출판 6학년 교과서는 임진왜란과 관련해 ‘국내를 통일한 히데요시는 명나라를 정복하려고 조선에 대군을 보냈다’고 적으면서 기존의 ‘침략전쟁’ 대신에 ‘대군을 보낸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니혼분쿄출판의 6학년 교과서는 일본의 러일전쟁 승리에 대해 ‘구미제국의 진출과 지배로 고통받는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독립에 대한 자각과 희망을 줬다’며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역사관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도쿄서적 6학년 교과서는 간토대지진에서 ‘다수의 조선인과 중국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기술하면서도 학살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해서는 ‘혹독한 조건하에서 힘든 노동을 하게 됐다’(도쿄서적) 등 표현으로 간략하게 적으며 주체가 누구인지 쓰지 않았다. 교이쿠출판은 기존 교과서에서 강제동원 정책의 주체를 ‘정부’로 명기했지만 새 교과서에는 이 부분을 삭제했다. 일본의 발전에 큰 공을 세운 한반도 출신 ‘도래인’에 대한 서술도 대거 사라졌다. 니혼분쿄출판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2002년에 월드컵을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우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기존 교과서 문장에서 ‘우호를 강화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이렇게 한일 우호 증진과 관련된 부분은 축소시키고 ‘독도 불법 점거’ 등을 부각시키는 것은 자라나는 일본의 미래세대에 한국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최선희 “트럼프, 하노이서 스냅백 전제로 제재완화 시사”

    최선희 “트럼프, 하노이서 스냅백 전제로 제재완화 시사”

    스냅백, 제재 푼 뒤 어기면 제재 복원 “폼페이오·볼턴 적대감이 협상 장애” 김연철 “북미 제재완화 논의 주목”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냅백’을 전제로 대북 제재 완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스냅백이란 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도 제재 완화·해제 조치를 되돌리는 개념이다. 26일 알려진 최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을 보면 그는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북한)이 핵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성 있는 입장을 취했다”고 했다. 이어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리수용 외무상은 2차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1일 자정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민수경제·인민생활 관련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핵물질 생산시설을 폐기하겠다는 ‘현실적 제안’을 제기했다고 한 바 있다. 결국 최 부상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스냅백’ 조항을 포함시킬 경우 북한의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었지만 참모진의 반대로 합의가 결렬(노딜)됐다는 얘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큰 틀에서 미국도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제재 완화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 과정에서 제재 문제와 관련된 조항을 논의했다는 자체는 매우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 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공개하는 형식으로 스냅백을 언급하려 한 것은 향후 북미 간 타협점으로서 스냅백을 고려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비용/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비용/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지금 일하는 로펌에 취직한 지 만 8년이 돼 가는데, 얼마 전 화장실 쓰레기통이 바뀌었다. 취직하고 나서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 싶겠으나 고장이라도 나기 전에는 쉽사리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고집스레 기존에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사무실 분위기이고, 대략 영국 사회의 분위기이고 그렇다. 일례로 사무실에는 간식이 비치돼 있는데, 늘 특정한 과자만 넣어 둔다. 하물며 간식을 넣어 두는 통조차 취직한 뒤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쓰레기통은 손을 닦은 종이 수건을 버리는 용도다. 용변 뒤처리를 한 휴지를 쓰레기통에, 그것도 뚜껑이 없는 곳에 버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한국에서는 꽤나 오랫동안 당연한 일이었지만 영국에서는 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 생리용품이나 종이 수건을 변기에 버리지 않는 것처럼 오물이 묻은 휴지는 비치된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변기에 버려야 한다. 예전 쓰레기통은 크기가 작고 뚜껑이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쓰레기통 주변이 어지럽기 시작했다. 누군가 종이 수건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뭉쳐서 버리지 않고, 심지어는 쓰레기통에 제대로 넣지도 않은 것으로 보였다. 사무실이 작년에 합병이 된 뒤 새로운 인력이 꽤 유입됐는데, 이들 중 범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전까지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화장실에서 넘쳐 있는 쓰레기통을 보면 정리를 좀 해놓고 나왔다. 종이 수건만을 버리는 용도이니 그리 어렵거나 더러운 일도 아니다. 그래도 내가 해야만 할 일 역시 아니다. 관리나 청소 담당자가 따로 있으니까. 그래도 굳이 치워 놓고 나온 것은 직원 중 나 혼자만 동양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나를 잘 모르는 새로 온 사람들이 내 다음에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저 몰상식한 소행에 관해 혹시 나를 의심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이런 내 걱정을 피해의식이거나 과도한 경계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장을 바꾸어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 보라. 당신이 심란한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그전 사용자가 이방인이었다면, 그것도 소위 더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나라 출신이었다면 당신은 그 이방인이 화장실을 어지른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겠는가, 아니면 그가 아니라 우리 동포 중 하나가 그러했다고 생각하기가 쉽겠는가. 원래부터 그 사회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 즉 외국인들 내지 이주민들은 쉽사리 신뢰를 얻지 못하고 더 쉽게 비난을 받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이는 불신이나 오해나 편견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편 새로운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회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규칙을 잘 알지 못하기에 저지르는 일들 때문일 수도 있다. 오물이 묻은 휴지를 무심코 휴지통에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인들이 특히 잘 방문하는 영국의 한 할인 매장 화장실에 사용한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아 달라는 한국어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본 일도 있다. 영국인들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럽고 싫은 일이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 할인 매장에서 한국인들의 화장실 이용에 대해 싫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심지어 금지시킨다면 이는 차별이다. 더구나 사회에 발생한 문제들을 모두 이주민이나 외국인 탓으로 돌리는 것이나, 위협을 가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들은 차별일 뿐만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테러라고 하겠다. 쓰레기통이 크고 뚜껑이 달린 것으로 교체된 뒤 화장실의 문제는 사라졌다. 범인을 색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고 현명한 해결책이겠다. 다만 대개의 세상 일이 이런 식으로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덧붙여 이같이 해결을 도모하는 것은 사실 여유 있는 좋은 시절에나 너그럽게 행하는 일이라는 것 역시 한계다. 사무실의 정리 담당은 화장실에 이어 탕비실에서도 정리정돈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드디어 매우 강력하게 꾸짖는 경고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누가 범인인지 알고 있다고 썼더라. 내가 아님은 알고 있나 보다 싶어서 안도가 된 것은 이방인으로서 살고 있는 비용 같은 것이라고 하겠다.
  • 日 ‘독도는 일본 땅’ 초등교과서 모두 승인…왜곡 극치

    日 ‘독도는 일본 땅’ 초등교과서 모두 승인…왜곡 극치

    내년부터 일본 초등교과서 75% ‘독도가 일본땅’…“한국이 불법점거” 교육정부 “독도 역사 왜곡 일본 교과서 강력규탄”…日 대사 초치주변국에 큰 아픔을 줬던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독도 교과서 왜곡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6일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왜곡 편집된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를 모두 승인하면서 내년 신학기부터 일본 초등생들은 한국 영토인 독도(일본이 주장하는 명칭: 다케시마(竹島))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담은 새 교과서를 배우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날 검정을 통과시킨 4~6학년 사회과 교과서 9종 모두에는 독도의 영유권 주장이 담겨 있다. 독도 관련 기술이 없는 3학년 교과서 3종을 포함하면 이번 검정을 거친 교과서의 75%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잘못된 역사적 사실이 실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검정심의회 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도쿄서적, 니혼분쿄(日本文敎)출판, 교이쿠(敎育)출판 등 3개 출판사의 사회과 교과서 12종(3~6학년용)에 대한 검정을 모두 승인했다. 이번 검정은 2017년 개정된 문부성의 신학습지도요령이 독도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다루도록 했다. 관련 해설서는 독도에 대해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고 기술돼 있다.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4학년용 3종 교과서는 2014년 검정 때와 마찬가지로 지도상의 독도를 ‘竹島’ 또는 ‘竹島(시마네현)’로 표기하거나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을 두어 일본 영토임을 부각시켰다. 또 5~6학년용 3종 전체는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쓰는 등 독도에 관한 내용이 양적으로 늘고, 지도와 사진 같은 시각 자료도 추가했다. 2014년에서는 ‘불법 점거’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고유’라는 표현을 강조해 넣도록 했다. 이와 함께 5~6학년용 사회과 모든 교과서는 ‘한국의 (독도) 불법 점령에 일본이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표현을 새롭게 넣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 교과서가 사용되는 내년 4월 신학기부터 영토 개념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될 일본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독도에 대해 그릇된 교육을 받을 우려가 한층 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독도 주권행사에 영향은 없겠지만 미래 세대가 상대방에 대해 편견과 불신을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본 중고등학생들은 대부분이 이미 신학습지도요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독도 등에 대해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한층 상세히 기술된 내용의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 신학습지도요령은 중학교의 경우 2021년부터 전면 적용하고, 고등학교는 2022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이 밖에도 교이쿠출판가 만든 6학년용 새 교과서에는 임진왜란에 대해 ‘국내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중국을 정복하려고 2차례에 걸쳐 조선에 대군을 보낸 것’이라고 기술해 조선에 대한 침략전쟁 사실을 왜곡했다. 도쿄서적은 일본인에 의한 대규모 조선인 학살사건인 간토 대지진의 학살 주체를 아예 기술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각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또 “초등학생들에게까지 그릇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잘못된 영토관념을 주입함으로써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 국립해양조사원의 드론을 이용한 독도 해양조사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일본) 영해에서의 해양조사를 전제로 한 다케시마 영유권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해양조사를 중지하라”며 항의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싱크탱크 브레인 ①] 페리얼 A 사에드-비건을 특사로 승격시켜야

    [美싱크탱크 브레인 ①] 페리얼 A 사에드-비건을 특사로 승격시켜야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매체들은 늘 싱크탱크 브레인들의 생각과 판단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짤막하게 인용하는 데 그친다. 기사의 집을 미리 짓고 그에 맞춰 대들보나 서까래, 벽 마감재로만 부분적으로 인용한다. 해서 그들의 시각을 포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한다. 서울신문의 평화연구소에서는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발빠르게 싱크탱크 브레인의 생각을 들여다보려 한다. 첫 사례로 25일(현지시간) 미국의 격월간 잡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실린 페리얼 A 사에드의 글 ‘실무 대화를 더 끈질기게(double down) 할 때’를 소개한다. 그녀는 기업과 정부가 위기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치경제 트렌드와 위기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텔레그래프 전략 LLC의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북동아시아와 중동 전문 외교관으로 일했고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북한 정책을 다뤘고, 북한과 협상을 벌인 경험도 갖췄다.북한과의 협상 창구는 닫히지 않았다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둘쨋날 아침 갑자기 스키드 마크를 찍듯이 끝났다. 트럼프는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영변 핵 연구센터를 해체하겠다는 김정은의 제안을 뿌리쳤다. 동시에 김정은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를 끝내기 위해 북한의 핵무장 프로그램 전체를 한방에 해결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해달라는 트럼프의 구상에 아니라고 답했다. 점심도 취소하고 헤어졌다. 트럼프의 제안은 이전의 강경 정책들로 돌아간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지난 8개월 동안 북한은 워싱턴에 딱지만 놓았다는 현실과도 결별한 것이어서 조금 더 변죽만 울린 언동으로 보였다. 긴장을 끌어올렸다가 내렸다 하면서 미국은 북한을 협상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트럼프와 참모들이 내놓은 언급들은 북한의 긍정적인 회담 보도와 맞물려 어느 쪽도 상대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여전히 협상 중이란 점을 보여준다.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실리적인 단계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미국은 변죽만 울리고 있지, 정책이 바뀐건 아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하노이에서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이성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김에게 제안한 합의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둘이 서명한 공동성명은 물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개월 전 윤곽을 제시한 내용과 닮은 구석이 없다. 비건은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 대학 강연 도중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출발점이 더이상 아니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유연한 과정을 밟을 의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비핵화를 끄집어내면 강경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이뤄졌던 모든 약속은 워싱턴 정부가 “동시에 (모든 것을) 병행하는 것을” 추구해 평양 정권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단계별 접근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정상회담 후 한 주도 안돼, 그리고 한달 뒤에도 미국은 모든 다른 단계에서도 비핵화는 물론 화학 및 생물학 무장 프로그램 등 대량살상무기(WMD) 폐기까지 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한달 만에 미국 정책이 바뀐 것처럼 보인 것은 고지식한 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트럼프는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실험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하노이에서의 강경함과 달라 보이게 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북한은 미국 정책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인식하지도 않았고, 워싱턴이 골포스트를 옮겼다고 비난하지도 않았다. 대신 그들은 국무부와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이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비난했다. 더 나아가 정상회담 후 트럼프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가운데 “커다란 덩어리”를 기꺼이 하려는 김정은의 의지를 확인했으며 자신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통증이 따른다는 점을 느꼈다. 우호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또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데 미국이 밑천이 더 들어간다는 점도 고려됐다. 평양 역시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지만 두 지도자들의 관계를 좋게 평가하면서 협상에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미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다음 단계 지금의 문제는 누구의 텍스트를 협상의 토대로 삼느냐는 것이다. 테이블 위에 올라온 두 제안 가운데 북한 것이 조금 더 현실적이다. 부시 행정부 때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힐은 최근 김정은의 제안이 탐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옳다. 영변의 플루토늄 생산을 해체하는 것은 핵폭탄 제조로 나아가는 길 하나를 없애는 것을 의미하며 모든 저속 중성자에 의한 핵분열을 시작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해체를 위해 블록을 세우고 국제 사찰단이 증명하게 하는 일은 미국에 서류 쪼가리만 보여주고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는 북핵 프로그램 폐기 선언보다 훨씬 중요하다. 더욱이 10년 동안의 공백을 끝내고 북한에 사찰단을 파견하는 것은 비핵화를 실행하도록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할 것이며 결국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것이다. 평양의 부담이라면 대화의 기초가 되는 신뢰를 쌓을 만큼 제안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늘 협상을 질질 끌고 맹세해놓고 발을 뒤로 빼는 짓을 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북-미가 어떤 협상을 하더라도 워싱턴 정가에 회의론이 뿌리깊은 이유다. 미국의 협상 대표들은 미국 정부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해외 정책 커뮤니티에 의해 확장되는 불신의 광산을 미리 살펴야 한다. 모든 협상 라운드마다 진전이 있을 때는 설득할 사례를 포장해야 하는 더 거친 압력을 받고, 회담장을 걸어나올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런 사례를 만들 수 없을 때 미국의 태도와 정책은 강경해진다. 그러므로 북한은 해체하겠다고 제안하는 시설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미국이 제재를 풀 때마다 뭘 대신 할 것인지에 대한 일정표를 제공해야 한다. 진지한 협상 과정이 실무 차원에서 시작됐다. 트럼프는 비건 특별대표를 대통령 특사로 승격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면 북한이 협상에 참여하면 이득이 주어지고 실무 차원에서의 적절한 준비가 이뤄지게 해 비건의 협상 권한이 커지게 된다. 실무 협상자가 대통령에게 직보하면 대리자들의 정책 결정 권한이 줄어들게 된다. 협상 재개를 늦추려는 것은 위험이 높다 이 순간 북한이 WMD 무기고를 늘리려는 것에서 발을 빼야 할 의무는 없다. 실제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안하면 그 대가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거래는 들어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국제사회와 관계를 맺는 전례없는 글로벌 플랫폼을 선사했다. 김정은은 실험을 실시해 국제적인 비난을 한몸에 사는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동시에 북한은 협상과 실험 유예를 재고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이해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상기시켰다. 양쪽이 실무 차원에서 진지한 협상 과정을 구축하는 것을 늦출수록, 한반도 상황은 더욱 예측할 수 없고 불안정한 상태로 빠져들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태국 군부 정치에서 손 떼나

    태국 군부 정치에서 손 떼나

    3·24 태국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군부 통치 5년만에 총선거이다. 전국 선거로는 2011년 7월 조기 총선 이후 8년 만이다. 정권을 장악해 왔던 군부가 전면에서 물러날 지 아니면, 민간 정당들이 정권교체를 이룰 지가 이번 선거의 초점이다. 특히, 1932년 입헌군주제도를 채택한 뒤, 19번의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정치 전면에 나와있던 군부의 거취가 주목된다. 민간 정당들이 승리했을 경우, 군부는 순순히 물러날까? 그동안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승리했더라도, 군부는 자신들의 잣대를 갖고 쿠데타를 일으켜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 선거를 실시하면서, 자기 입맛대로 정국을 주도해 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의 대표국가의 하나인 태국 총선의 궁금증을 살펴봤다. - 선거에서 패배하면 군부는 순순히 물러날까. “ 당장은 승복하고 정국 추이를 보겠지만, 자신들의 기준과 잣대에 따라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19번의 쿠데타라는 기록이 보여주 듯, 태국 정치에서 군부의 정치 개입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정치에서 손을 떼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 최근 10여년동안 군의 역할이 더욱 활발해 졌는데. “군부는 2006년 9월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농민과 도시 근로자 등 서민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탁신 친나왓 총리를 실각시켰다. 그 뒤 2007년 12월, 탁신 지지자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민중권력당(PPP)이 다시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1년 뒤인 2008년 12월 해산됐다. 이에 굴하지 않고, 탁신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푸어 타이당이 총선에서 이겨,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을 총리로 추대했다. 그러나 군부는 이를 그냥 두지 않았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잉락 친나왓 당시 총리를 실각시켰다. 잉락도 오빠인 탁신과 함께 해외 망명중이다. - 군부의 정치개입을 국민들은 순응했나. “탁신 지지자들의 시위와 불복종 운동들이 일어났다. 탁신 전 총리가 창설을 주도하고, 탁신을 따르는 정치인들이 운영해 온 탁신계 정당들이 2001년 이후 선거에서 무패 기록을 갖고 있다. 이는 탁신 지지자들과 탁신을 따르는 농민, 노동자 계층들이 군부 정권을 불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와중에서 2009년 4월에는 친탁신파 ‘레드셔츠’들이 방콕 등에서 거리 시위와 점거 농성을 벌이다 군대와 충돌하면서, 정치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 앞선 방콕대학 등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반가까이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억압적인 정치 분위기를 보여준다.” - 군부의 정치개입의 논리는 무엇이고, 어떤 입장을 펴고 있나? “태국 군부는 자신들이 국가와 왕실, 민족주의의 수호자이며, 근대화와 국가안정을 이뤄낸 주역이라고 자부하는 엘리트 집단이다. 이들은 정치 불안정과 사회 갈등 상황에서 자신들의 쿠데타가 이를 해소하고, 국가사회 안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지지자들도 태국적인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정치적 갈등을 푸는 태국식 민주주의의 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태국의 엘리트 계층과 왕실·군부·재벌 등 기득권층이 하나로 엮어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 왕실은 군부 편인가? “입헌군주주의 제도아래 태국의 국왕은 정치 불간섭 및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정치 막후에서 깊이 개입해 왔다. 2016년 10월 서거한 푸미폰 아둔얏데 전 국왕은 재위 70년 동안 정치적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하며 절묘한 ‘정치 안정판’ 역할을 했다. 개인적인 역량과 카리스마, 노력한 정치 감각을 바탕으로 국민적인 사랑도 한 껏 받았다. 그를 계승한 마하 와치라롱껀 국왕의 역할은 아직 미지수이다. 왕실은 전통적으로 엘리트 군부를 지지해 왔다. 왕실은 군부, 엘리트 관료, 기업인, 도시민 등에 친화적이란 평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현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탁신 및 탁신계 정치인들과 깊은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상황이던지 그 역시, 조정자 및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탁신계 정당인 푸어타이당이 집권하면 깨끗한 정치, 정치 안정이 가능할까? “2001년 1월부터 2006년 9월 쿠데타로 실각하기 전까지 집권했던 탁신 전 총리는 농민 및 서민 친화적인 정책으로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농민들로부터 쌀 등 농산물에 정부 보조금을 얹혀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싸고 광범위한 국민의료보험을 실시해 인기를 얻었다. 그 뒤 군부 정권이 들어선 뒤 농산물 가격 하락, 양극화 심화 등으로 탁신에 대한 향수가 커졌다. 그러나 반면, 엘리트 및 탁신의 비판자들은 돈을 뿌리는 정책이 결국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면서 그를 대중선동주의자라고 비판해 왔다. 이 같은 계층적 골, 이해관계의 차이와 함께 지역적 대립 등도 정치안정을 이루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게다가 경찰관 출신의 성공한 기업로, 통신 재벌을 일궜던 탁신은 깨끗한 정치가란 이미지 보다는 수완적인 사업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 탁신의 푸어타이당의 집권 등 정권교체가 가능할까? “ 푸어타이당은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선두이고 군부 정권의 집권 팔랑쁘라차랏당이 이를 추격하고 있는 형세이다. 그러나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립 여당구성이 예상된다. 현재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은 부동층도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된다. 식상한 젊은이들은 젊은 기업인이 창당한 퓨처포워드당에 지지를 많이 보내고 있다. 결국 선거 이후 4개의 주요 정당들이 어떤 선택(연립 구성)을 할 지가 관건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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