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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믿을, 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합의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한국당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이 공공연하게 언급되는 등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의총서 발언한 17명 대부분 나 대표 책임론 한국당의 3선 중진인 김영우 의원은 25일 라디오에 출연해 “갑자기 왜 이런 합의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의 사과뿐 아니라 (패스트트랙 처리 방향에 대한) 여야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건데, 어떤 입장 변경도 없는 상황에서 어정쩡한 합의가 됐기 때문에 추인에 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외투쟁과 원내투쟁을 병행하자고 주장하는 온건파인 김 의원마저도 나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합의문에 대한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다. 김 의원은 ‘전날 불신임 이야기까지 나왔느냐’는 질문에 “말 자체는 나왔는데 불신임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말은 아니었다”며 “불신임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여야 협상을 해야 하니 나 원내대표에게 좀더 힘을 실어주자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17명 정도의 의원이 발언했는데 15명이 나 원내대표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2명도 재협상을 위한 나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고 한다. 대구·경북 지역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득이 되는 그림을 만들어야지, 어정쩡하게 해놓고 추인을 해달라고 하니 다들 열받은 것”이라며 “불신임이라는 말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고 했다. 충청 지역의 한 재선 의원도 “의총장에서 소리를 치는 등 격앙된 의원들을 진정시키려다 오히려 ‘나 원내대표 편드냐’는 핀잔만 들었다”고 했다. ●오신환 “나 대표, 협상 내내 의총 추인 걱정” 하지만 합의문을 거부한 한국당으로서는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은 게 고민이다.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를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무한정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여론의 비판을 키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이날부터 선별적으로 국회에 등원하기 시작한 것은 그런 딜레마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의총 추인에 대한 걱정을 협상 내내 갖고 있었다”고 협상 뒷얘기를 공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협상 맡겨도 되나”… 입지 좁아진 나경원

    “협상 맡겨도 되나”… 입지 좁아진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합의안이 불과 2시간 만에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지 못해 휴지가 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생겼다. 여야 간 첨예한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합의안이 당내에서조차도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수 끝에 제1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 2월 취임한 황교안 대표와 함께 한국당의 투톱으로 무난하게 원내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의총에서 여야 간 합의안 추인이 불발되면서 위기를 맞은 분위기다. 한국당 A의원은 24일 “합의문이 허접한 것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다 왜 끌려들어 가느냐에 모아졌다”며 “중진, 재선 의원도 한목소리로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려 애쓰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B의원도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과 당원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우려한 의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곧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한국당 안팎의 설명이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간에는 작지만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것이 이번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북한 목선, 경제청문회, 추경 등 여당과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에 대해 나 원내대표를 믿고 맡길 수 있느냐는 당내 불신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C의원은 “나 원내대표 선출 당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며 “정말로 협상을 맡겨도 되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파트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신뢰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D의원은 “원내지도부도 앞으로 다른 교섭단체를 어떻게 설득할지 과제”라며 “중재를 해 온 오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설득할 필요성이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북미, 미사일 발사·화물선 압류 등 위기 김정은·트럼프 고비마다 ‘신뢰’ 재확인 레이건·고르비 두 차례 회담 노딜 극복 2년 만에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 체결 전문가 “북미 정상 유연한 접근에 공감” 일부 “실무협상 통해 꼭 의제 조율해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교환하고 북핵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톱다운 협상 방식에 다시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톱다운 방식에 회의론이 대두됐으나, 북미 정상이 이달 들어 친서 교환을 통해 신뢰를 확인함에 따라 북핵 해결에 톱다운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북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등으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 정상은 고비마다 개인적 신뢰와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며 서로를 향한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약속을 어긴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미국 내 대북 협상 회의론을 불식시키려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대미 정책 기조는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으로 정리됐다. 정상 간 신뢰로 양국의 오랜 불신과 국내외 협상 회의론을 극복한 사례는 냉전 시기에 존재한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5년 스위스 제네바와 이듬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두 차례 회담을 열고 전략무기 감축 등을 논의했으나 ‘노딜’로 끝났다. 제네바와 레이캬비크 회담은 당시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이 거셌으나,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 평가했다. 두 정상은 결국 1987년 워싱턴에서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NF)을 체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 한동안 침체한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 구조를 되살리는 게 미국의 정책도 바꾸고 남쪽과도 협력해 나가는 길”이라며 톱다운 고수를 강조했다. 다만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면서 정상회담 전에 양국이 실무협상을 통해 두 정상이 합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제를 정교하게 조율·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의 문제 해결과 북핵 문제의 유연한 접근에 공감하고 있기에 실무협상도 3차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리고 담판을 하는 것이기에 실무협상도 결국 톱다운 방식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협상 맡겨도 되나”…입지 좁아진 나경원

    “협상 맡겨도 되나”…입지 좁아진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합의안이 불과 2시간 만에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지 못해 휴지가 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생겼다. 여야 간 첨예한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합의안이 당내에서조차도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수 끝에 제1야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 2월 취임한 황교안 대표와 함께 한국당의 투톱으로 무난하게 원내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의총에서 여야 간 합의안 추인이 불발되면서 위기를 맞은 분위기다. 한국당 A의원은 24일 “합의문이 허접한 것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다 왜 끌려들어 가느냐에 모아졌다”며 “중진, 재선 의원도 한목소리로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려 애쓰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B의원도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과 당원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우려한 의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곧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한국당 안팎의 설명이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간에는 작지만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것이 이번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노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북한 목선, 경제청문회, 추경 등 여당과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에 대해 나 원내대표를 믿고 맡길 수 있느냐는 당내 불신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C의원은 “나 원내대표 선출 당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며 “정말로 협상을 맡겨도 되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파트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신뢰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D의원은 “원내지도부도 앞으로 다른 교섭단체를 어떻게 설득할지 과제”라며 “중재를 해 온 오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설득할 필요성이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한전 이사회가 보류한 전기료 인하, 정부 대책은 뭔가

    한국전력 이사회가 지난 21일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누진제 개편안을 보류시켰다.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가 지난 18일 제시한 최종 권고안을 토대로 약관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의결을 보류하고,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권고안에 따라 7~8월 전기요금이 인하되면 한전은 연간 3000억원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올 1분기에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소액 주주들도 경영진 배임 고소 등 법적 대응까지 경고한 마당에 이사회가 섣불리 개편안을 의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누진제 개편 논란의 핵심은 전기요금 인하 부담을 누가 지느냐는 것이다. 한전은 정부가 확실한 손실 보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공기업인 한전이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부담하되 일부 예산으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한시 인하를 시행했을 때 발생한 3587억원의 비용은 한전이 전액 부담했다. 그때도 정부가 지원 방안을 약속했으나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적자가 쌓여 가는데 단발성도 아니고, 해마다 발생할 거액의 손실을 우려하는 한전 이사회의 유보적 태도를 무리한 반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전은 공기업인 동시에 상장기업이란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부는 임시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소급 적용을 통해 당초 계획했던 7월 시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이한 대응이다. 한전 이사회의 이례적 반기는 정부의 생색내기식 땜질 처방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한전에만 떠넘기지 말고 손실 보전안을 적극 마련하든,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근본 대책을 새롭게 짜든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특파원 칼럼] ‘아베 1강’의 오만과 독선/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1강’의 오만과 독선/김태균 도쿄 특파원

    최근 일본에서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이른바 ‘2000만엔 보고서’였다. 아베 신조 총리의 자문기구인 금융심의회가 작성해 지난 3일 금융청이 발표한 ‘100세 시대에 대비한 금융조언’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이 발단이 됐다. 고령 부부들은 국가에서 주는 연금 이외에 2000만엔(약 2억원) 정도는 별도의 여유자금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대목. 정부 스스로 공적연금의 실패를 인정해 버린 듯한 모양새가 된 가운데 그로 인한 책임을 국민들의 몫으로 떠넘긴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둔 집권 여당은 벌집 쑤신 꼴이 됐다. 문제는 이어졌다. 금융청을 관장하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정부의 입장과 다르므로 공식 보고서로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 총리 자문기구가 만든 보고서를 정권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야권은 “현실을 호도하는 전대미문의 폭거”라며 아소 부총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여진은 계속됐다. 야당이 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말을 ‘풀타임(전일제)으로 일하지 않는 등의 사람’으로 바꿔 부르라고 네모토 다쿠미 후생노동상이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비정규직’에 들어 있는 ‘비’(非)라는 글자를 일하는 사람들에게 쓰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정부 측은 해명했다. 그러나 정책을 제대로 하기보다는 정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표현을 지워 현실을 호도하려는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2000년 30% 수준이던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현재 40% 수준으로 치솟아 있다. 지난달에는 ‘취직 빙하기 세대’라는 명칭을 ‘인생 재설계 제1세대’로 바꿔 부르기로 한 것이 큰 반발을 불렀다. 우리나라로 치면 ‘IMF 세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취직 빙하기 세대는 ‘잃어버린 20년’의 대표적인 희생자로, 사회 진출기에 극심한 취업난을 겪은 사람들이다. 고통을 겪은 세대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기는커녕 마치 커다란 시혜라도 내리듯 정부가 인생을 재설계해 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아베 정권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는 ‘국민 중심’이 아닌 ‘정치 중심’의 발상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된 지지율이 지속되고 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는 데 따른 정권의 자신감이 자만과 오만으로 변질돼 현실에 반영되고 있다. 이는 국가를 이끌어 가는 엘리트 집단으로 자리매김해 온 전문 관료들의 위상이 아베 정권 들어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약해지고 총리관저 등 정권 핵심부의 영향력이 확대된 부조화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미 발표된 정부기관의 보고서를 부총리가 대놓고 휴지 조각으로 만들거나 어린아이 어르듯 표현을 달리함으로써 현상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과거의 일본에서는 좀체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밝은 부분은 국민들에게 드러내 알리고 어두운 부분은 가급적 감추고 싶은 것은 이 세상 모든 집권 세력의 공통된 희망이다. 특히 일본처럼 정치가 정부를 이끌고 가는 내각책임제하에서 선거를 앞둔 지금 그런 바람은 한층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주고 정부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은 목전의 선거 승리만을 생각하는 꼼수에 불과할 뿐이다. 아베 정권의 행태를 보면서 새로운 꾸려진 청와대 경제팀이 떠올랐다. 성장 동력과 수출 여건 등 안팎의 경제 환경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각종 난제를 끌어안기를 기대해 본다. windsea@seoul.co.kr
  • [In&Out] 북한판 ‘이스칸데르’ 정말 신출귀몰한가/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In&Out] 북한판 ‘이스칸데르’ 정말 신출귀몰한가/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가는 듯하다.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회자되기 때문이다.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진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가정해 보자. 이스칸데르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다른 공기역학 탄도미사일로 상승 및 중간 단계에서 50㎞ 이하로 비행해 조기경보 레이더와 SM3와 같은 중간 단계 요격체계를 회피한다. 종말 단계에서는 고도를 재상승(pop-up)해 비행궤적 수정이 가능하며 표적 주변 상공에서 강하한다. 이는 종말 단계 비행궤적 예측을 어렵게 하고 공기밀도가 높은 저고도 비행으로 인해 감소된 사거리와 정확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MD체계를 무력화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한다. 그들은 이스칸데르에 4개의 방향 전환 노즐핀이 장착돼 회피기동이 가능하고 종말 단계 속도가 마하 10에 달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방향 전환 노즐핀은 추력방향제어용 ‘제트베인’(Jet Vane)이다. 이 노즐핀은 상승 단계에서 미사일의 추력 방향을 조정해 일반적인 고탄도가 아닌 저탄도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추력이 종료되는 상승 단계에서 그 기능을 다한다. 사실 공격 목표 전방에서 기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4개의 작은 테일핀(Tail Fin)이다. 이 작은 테일핀 4개로 ‘신출귀몰한 회피기동’을 한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스칸데르의 최고 속도는 마하 6~7 수준이며 이 또한 추력이 존재하는 상승 단계의 속도이다. 비행 과정에서 공기 마찰력으로 속도가 줄어 정작 종말 단계에서는 마하 2~3 수준으로 급감된다. 이는 스커드 C의 종말 속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저고도로 날아와 기동을 하면서 낙하하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분명 발전된 것이다. 그러나 요격미사일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최신 요격미사일은 ‘자세제어용 로켓’과 개선된 ‘공력제어 핀’을 장착하고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의 경우 ‘2차 추진 로켓모터’를 추가해 방향 제어 능력과 추적 속도를 증가시켰다. 국내 개발한 M-SAM도 유사한 기능을 적용했다. 이스칸데르가 작은 테일핀으로 기동을 해도 이들 최신 방어체계를 피할 수는 없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한 공포는 일부 전문가들이 만든 ‘허상’이다. 우리에게 북한의 미사일 능력보다 무서운 것은 이 허상 즉 ‘공포’다. 본래 군은 상대 무기체계의 성능에 대해 파악한 사실과 자신들의 무기체계의 성능에 대한 공개를 꺼린다. 우리의 정보력과 기술력, 나아가 방어능력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침묵이 미덕’인 지대에서 일부 전문적이지 않은 전문가들의 허언과 이를 검증하지 않는 일부 언론이 국민들의 ‘공포’와 우리 군 능력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 늑장 대응… 입장 번복… 인천 주민들은 화병날 지경

    늑장 대응… 입장 번복… 인천 주민들은 화병날 지경

    인천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일대 수도에서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피해 가구가 며칠 새 1만여 가구로 늘어났으며 대체급식을 하는 초·중·고교도 150여곳에 달했다. 대체급식을 시행하던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일어나고 적수로 몸을 씻은 사람들에게 피부병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었지만, 인천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압이 높아지면서 관로에 있던 침전물이 밀려나 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도였다. 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체계가 전환된 바 있다. 시의 대책도 피해가구에 생수 제공, 소화전 방류, 수질 검사, 저수조 청소 등에 그쳐 시민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붉은 수돗물 사태는 중구 영종도까지 번졌지만, 시는 영종도와 서구는 수돗물을 공급받는 경로가 달라 이번 적수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열흘이 지난 13일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시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조사 결과 서구뿐 아니라 영종 지역도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이날 인천 강화도에서도 적수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적수 사태 초기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민들께 설명을 드려 불신을 자초했다”면서 “응급 대처 중심으로 초기 대응이 이뤄졌고, 사태 원인 분석과 대책에 대해서도 많은 오판과 부족함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이달 말까지 수질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적수 사태가 이달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다음날인 18일 환경부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는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설비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됨에 따라 인근 수산·남동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수계전환 방식으로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계전환 시 이물질이 포함된 물이 공촌정수장에 유입된 사실을 사고 발생 15일째인 지난 13일에서야 알아차려 피해가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중심이 된 정부합동조사반은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지고 9일이 지난 이달 7일에야 4개 팀 18명으로 꾸려져 늑장 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주말인 21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환경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천시가 수돗물 정상화를 위해 현장 지원에 최대한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급식 안전과 관련해 식약처는 대체급식 납품업체 50여곳에 대한 위생점검을 24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인천 수돗물 공급의 출발점인 공촌정수장에서 주거지역에 이르는 주요 거점지역 31곳에서 시료를 채수해 분석한 결과를 24일부터 매일 공개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대로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보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피해 대상과 범위, 규모 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현재 인천시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모두 3만 647건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자사고 지정 취소’ 野3당 반발…與일각 우려 목소리도

    ‘자사고 지정 취소’ 野3당 반발…與일각 우려 목소리도

    여야는 21일 전북 상산고와 경기 안산 동산고가 전날 자율형사립고(자시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을 것을 두고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일선 교육청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자사고 죽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전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도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정의당은 자사고는 입시 위주 교육의 산물이라며 지정취소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자사고를 ‘귀족학교’ 프레임으로 가둬놓고 짜맞추기식으로 잘라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친전교조’ 교육감들은 대통령 공약 지키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그들의 대단한 과잉 충성이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자사고만 폐지하면 우리나라의 입시 경쟁을 막을 수 있는가. 자사고만 폐지하면 고교 서열화를 없앨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하향평준화만 지향하는 이번 정권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이 정부 좌파 교육감들의 위선”이라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두 아들은 외고를 졸업했고,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딸도 외고에 입학했었다. 내 자식은 특목고에 보내놓고 남의 자식은 자사고에 못 보내게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 좌파교육감들의 교육 철학이자 혹세무민하는 행태”라고 진보 교육감을 직접 공격했다. 민 대변인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만 동의하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며 “교육계의 불신을 자초한 좌파 교육감의 폭주를 막지 못한다면 유 장관은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격도 없다. 정권 눈치 보기 맞춤형 장관인가, 교육 백년대계 미래를 그리는 장관인가, 유 장관은 선택하라”고 교육부 장관을 성토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특히 80점에 0.39점 모자라는 점수로 상산고의 자사고 폐지를 결정한 전북교육청의 행태는 한편의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며 “타 시·도는 커트라인이 70점인데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높였고 법적 근거도 없는 배점 항목을 넣는 등 애초부터 공정성이 결여된 평가였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교육부는 자사고 재지정 취소 파문을 직시하고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 공약이라고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교육부는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결정에 대해 진지하게 재고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낙후된 지역에서는 그나마 교육여건이 좋은 자사고가 지역의 인재를 지역에 붙잡아두고 타 지역의 인재도 끌어들이는 지역격차 완화의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전주의 상산고의 경우, 타 지역의 70점에 비해 10점이나 높은 80점이라는 재지정 기준에 의해 평가돼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79.61점을 받아 불과 0.39점이 모자란 상황에서 재지정 취소가 된다면 수도권 지역의 70점 받은 학교가 재지정되는 경우와 비교해서 공정성과 지역불균형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자사고는 다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다. 그러나 자사고는 지난 10년 동안 학생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굴, 성장시키기 보다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입시사관학교’라는 불명예만 얻었다”며 “자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운영기준은 교육감과 교육청 고유의 권한”이라며 “법에 따른 평가를 적법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재지정 평가 탈락에 따른 지정 취소 절차를 밟는다면 결코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별도의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전북 출신인 정세균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북 지역 학생들에게 상산고는 수십 년간 미래 인재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며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 육성의 길이 막힌다는 것에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타지역 자사고보다 건실하게 학교 운영을 해왔는데도 상산고가 재지정에서 탈락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국가 교육 차원에서 상산고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전북교육청 결정에 대해 청와대가 ‘자의적 평가‘라고 우려를 표하며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철회에 제동을 걸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이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여부는 교육부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홍성룡 서울시의원, ‘의회전담 정무보좌관’ 신설 제안

    홍성룡 서울시의원, ‘의회전담 정무보좌관’ 신설 제안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서울민주주의위원회 조례안이 해당 상임위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시의회와의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된 가운데, 지난 20일 진행된 제287회 정례회 운영위원회 제2차회의 시장비서실·정무부시장실 소관 세입·세출 결산 심사에서 정무라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발생된 박원순 시장과 관련된 크고 작은 논란의 주요 원인으로 정무라인의 부적절한 대응이 계속·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음에도 여전히 시의회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은 “2018회계연도 정무부시장실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시의회 관련 업무추진비 집행실적은 횟수는 전체의 2%, 집행규모로는 3%에 불과하다”면서, “각종 현안과 관련하여 정무라인이 상임위 및 소속 의원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 의하면, 정무부시장실이 의회에 수시로 제출하는 업무보고서에서 ‘시의회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시정 성과제고’를 가장 우선으로 제시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업무추진비 집행규모는 업무보고와 크게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어 “시는 시의회와 연중 수시로 업무협의와 소통을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국회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등 특정시기, 특정사안에 대해서만 업무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에 집행하는 업무추진비 규모(전체의 15%)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시의회 경시 풍조가 도를 넘었다”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홍 의원은 “소통부재는 불신을 낳고 이로 인한 정책 혼선은 예산과 행정력 낭비로 이어져 결국 그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하고, “시의회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대 국회업무까지 담당하는 정무수석과 별도로 시의회만을 전담하는 정무보좌관 신설을 적극 검토해 달라”라고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20대 국회 본회의 처리율은 29%로 역대 최저다.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자 펄펄 뛰며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까. 지난 4월 30일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상임위 회의장을 육탄전 펼치듯 점거했고, 국회 사무처 팩스를 부쉈고, 동료 의원을 감금하다시피 했고, 국회의장실로 몰려들어 국회의장을 병원 수술실로 실려 보냈다. 누리꾼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날뛰는 국회의원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하여 이번에는 ‘동물 국회’라 불렀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끝으로 두 달 반 동안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시 ‘무생물 국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로 지난 19일 국회가 반쯤이나마 겨우 문을 열었다. 물론 개점휴업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하승수(51)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만나 현실정치의 개혁 과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국회가 꽉 막혀 있건 말건, 법안이 통과되건 말건 국회의원들은 매달 1140만원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각종 수당에 명절휴가비 등까지 합쳐 연봉으로 치면 1억 5100만원이다. 이 중 4700만원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의 비과세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팽배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지난 18일 만난 하 대표에게 최근 꽉 막혀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느낌을 먼저 물었다. “사실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국회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어요.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들어서며 사실상 총선 태세로 들어갔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도 높게 개혁에 저항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거부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른 하 대표는 사실 ‘국회의원 프로 고발러’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7명+α(불상의 다수 국회의원)를, 지난 1월에는 허위 증빙으로 정책개발예산을 쓰거나 남의 정책자료집을 표절한 국회의원 12명을 대표고발했다. 또한 상임위 유관기관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국회의원들 38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들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시작해 제주대 법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번듯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삼위일체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정치개혁 주장에 대한 하 대표께서 체감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특권 폐지를 얘기하고 국민소환제를 얘기하면 박수를 보내고 찬성하는 국민이 많은데, 막상 선거제 개혁 또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 ‘그놈이 그놈’이라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시겠네요? “사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1998년 참여연대 활동 이후 계속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국회 수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유독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개혁 과제와 정책 과제를 갖고 있기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구심력에 의해 강제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불신과 냉소, 혐오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의회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생활 필수품이 고장 났거나 불량품이라면 제대로 고쳐서 쓰거나 반품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원정수 확대 같은 경우, 대의명분이야 충분하겠지만, 정치 불신 정서가 워낙 큰데 가능할까요? “일단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를 정치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등 특권을 확 줄이고 국민들이 불량품을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이 현실 정치 속에 조성된다면 국민 공감대도 충분히 높아지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의원정수 확대 또한 특권 축소의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 하는 일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고양이에게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데…. “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사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늘 비판의 우선순위인 연봉 줄이기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결단만 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보좌진 숫자 감축이나 국회의원 연봉 산정 독립기구 신설 등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 굴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수당 부분은 다릅니다. 현재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1만 4000원의 수당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를 국회규칙에서 정하도록 했고, 국회규칙은 다시 국회의장에 위임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수당, 입법활동비 등으로 67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문 의장만 결심하면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80.2%가 ‘국회 무노동·무임금’에 찬성했고, 77.5%가 국민소환제를 찬성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이 있나요?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하원의원들이 예산부정사용 스캔들이 일어났습니다. 의회는 반발하며 공개를 거부했고, 전문가들도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시 하원의원 46명이 사퇴를 하고 14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IPSA(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라는 독립기구를 설치했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IPSA는 의원들의 예산 사용 감시, 연봉 조정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시행 과정에 논란이나 시행착오는 없나요? “먼저 의회 윤리위원회에 의원 7명, 외부인사 7명이 들어가서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윤리감찰관이 상근하며 예산사용 등의 조사를 맡습니다. 여기에서 의회출석 10일 정지 이상이 되면 국민소환제가 가동됩니다. 당파성 등에서 자유로운 중립적 인사로 구성됐습니다. 윤리위에서 최근 7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정도를 부당청구한 의원이 지적돼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6주간의 소환 청구 서명 기간 동안 선거구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도 영국식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국회윤리특위에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외부위원들이 다수 참여해서 국민의 입장에 서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잘 논의돼서 통과될 것이라 보시나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민주주의 확보입니다. 자칫하면 중앙당 지도부에 줄세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패스트트랙의 준연동형 비례제에는 정당의 공천 개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당원 투표 혹은 대의원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선관위가 해당 정당의 후보등록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과제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정당에 가입하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합니다.” 현실 정치가 진흙탕처럼 보이지만, 매의 눈으로 국회와 정치를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youngtan@seoul.co.kr
  • [사설] 교육부 차관보 신설은 후안무치 ‘조직 이기주의’다

    교육부에 기어이 차관보 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는 사회부총리의 업무를 뒷받침해줄 실무 역으로 차관보를 두는 직제 개정령안이 그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줄어든 행정업무 등을 고려하자면 조직을 줄여도 시원찮을 마당이다. 어떻게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이 통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교육부 차관보 자리는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합쳐져 복수차관제가 도입되면서 폐지됐다. 그렇게 없어진 자리를 지금 굳이 복원하겠다는 교육부의 명분은 궁색하다. 사회부처 간 협업, 사회정책 조정, 현장과의 정책 소통 등 사회부총리의 업무 영역을 차관보가 있으면 좀 더 충실히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증원은 아니라고 교육부는 해명하지만 당장은 그럴지 몰라도 없던 자리가 생기면 이런저런 보조 인력은 덧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 조직의 생리다. 더 큰 문제는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든 늘어날 수밖에 없는 규제다. “공무원 한 명에 규제 하나”, “규제가 철밥통 숟가락”이라는 한탄이 괜히 나오나. 안 그래도 교육부의 학사 관련 규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예산 주머니를 꿰차고는 갖은 규제로 대학 행정까지 쥐락펴락한다고 비판받는다. 차관보 신설이 어불성설인 결정적 이유는 또 있다. 교육부는 중장기 교육계획은 국가교육위원회, 유아교육과 초·중등 교육은 시도 교육청으로 각각 업무를 넘기기로 했다. 입시제도 같은 말 많고 까다로운 업무는 국가교육위원회에 떠넘기고, 퇴임 교피아들의 일자리가 될 수 있는 ‘노른자위’ 대학 업무만 관장하겠다더니 되레 조직 몸집을 키운 셈이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몸집 부풀리기는 국민 상식에서 한참 동떨어진 조직 이기주의다. 이런 불신을 스스로 키우니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성토를 듣는 것이다.
  • “시는 슬픔을 정확히 말하는 장르…감각을 언어화한단 생각으로 써”

    “시는 슬픔을 정확히 말하는 장르…감각을 언어화한단 생각으로 써”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세미(32) 시인의 당시 심사평은 이랬다. ‘시적 대상의 슬픔과 고통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끌어안는다.’ ‘힘내’라는 말 외에 대상의 슬픔과 고통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끌어안기는 얼마나 힘든가. 시인이 등단 5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 ‘내가 나일 확률’(문학동네)은 옅은 회색의 표지처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다. 시가 단순히 감정을 토해내는 그릇이 안 된다는 시인의 강박 때문이다. 19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란 슬픔을 정확하게 말하는 장르”라고 했다. “슬픔을 단순히 ‘슬프다’고 하지 않고, 개인적이고 아주 구체적인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마다 과도하지 않으려고 해요. 미지근한 온도, 약간의 시니컬함이 제 시를 객관화시켜 준다고 생각합니다.” 건축학도였던 시인은 대학 시절 느닷없이 시를 만났다. 맨날 설계를 하면서 밤을 새며 ‘그 엄청난 업무 강도’에 평생 이런 걸 계속하면서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고 했다. “차선책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건축 다음에 좋아하는 게 글쓰기였어요. 문학적 글쓰기는 아니고 일기 같은 실용적인 글쓰기요.” ‘문학은 뜬구름 잡기’라던 시인의 편견을 뒤엎는 데는 대학에서 은사로 만난 김행숙(49) 시인 덕이 컸다. 그는 시를 쓰며 내 안의 감정들에 하나하나 이름 붙이게 됐다. “시를 안 쓰면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불신, 의심이 발생하면 내 안에 발생하고 있는 이름 없는 감정들을 언어로 정리하면서 한 발자국 더 갈 수 있게 됩니다.” 그의 말처럼, 문학이 말에 기대어 사는 삶을 가능케 한다는 걸 보여 주는 게 박세미의 시다. ‘끈적한 햇빛이 내리쬐면/빈터에 앉아 묵묵히 흘러내려야지/다시는 결심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아무것도 하기 싫어’ 일부)를 읽으며 흘려내려야지, 결심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지, 하면 마음이나마 편해지니까. 그런가 하면 ‘말랑하게 익은 아보카도와 바삭거리는 시리얼 사이로/달콤한 우유/레이스 브레지어와 실크 셔츠 사이의/얇은 바람’처럼 기분 좋은 디테일이 이어지다가 별안간 ‘창끝으로 너의 풍선을 터뜨’(‘기분은 디테일에 있다’)리는 서늘한 반전도 있다. “아기들이 정말 공들여서 블록을 쌓다가 천진하게 그걸 무너뜨릴 때가 있잖아요. 일관적인 태도로 쓰다가 뒤에서 그걸 확 무너뜨리는 문장을 쓸 때 기분이 좋아요.” ‘아기의 방식’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 웃었다. 대학원에서 건축역사이론비평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시인은 현재 건축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고 있다. “건축가들을 만나거나, 건축물 답사를 하면서 콘셉트를 잡고, 도면을 그리고 시공, 재료 선택, 완공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서 저들도 결국에는 ‘좋은 공간’이라는 알 수 없는 감각을 정량화하는 일을 하는구나, 싶어요. 건축가들이 더 면밀하고 정확하게 감각을 치수화하는 것처럼, 시를 쓸 때도 감각을 언어화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시인을 이루는 두 축은 이렇듯 다른 듯 같은 구석이 많아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첫 관훈토론 데뷔에 유연함보다 원칙 강조한 ‘까칠한 이인영’

    첫 관훈토론 데뷔에 유연함보다 원칙 강조한 ‘까칠한 이인영’

    “경제청문회는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사진) 원내대표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과의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원칙을 강조했다. ‘까칠한 이인영’이란 평가를 받던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원내대표 취임 이후 ‘부드럽고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 강조했지만, 첫 관훈토론회에선 여야 협상의 유연함보다 원칙을 내세웠다. ●“경제청문회는 국회 정상화 조건 아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는 경제 실정이나 국가 부채 논란에 대한 야당의 프레임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 조건도 아니고 애당초 저희가 합의를 위해서 노력할 대상도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청와대의 생각 이전에 국회에서의 원칙 문제”라며 “국회 상임위나 예결위 활동과정에서 야당으로서는 백번 양보해서 일정한 프레임을 걸고 공세를 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국회 파행의 근본적 원인이었다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의 원인과 결과를 협상 과정에서 섞거나 교란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당과 수없이 협상을 해야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협상에 있어 일종의 반칙이라 생각해서 지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수정 제안한 경제토론회에 대해선 “경제 실정이나 국가 부채에 대한 책임성을 인정하라는 연장선에서 청문회나 기타 등등을 받으라는게 아니라면 얼마든지 객관적으로 검토해볼 여지는 충분하다”며 “경제 실정, 국가 부채에 대한 낙인을 지운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대화는 시작될 수 있다”고 협상의 여지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경제원탁회의 제안에 대해서도 “문 의장의 경제 민생과 관련한 원탁 토론회 구상은 적어도 한국당이 이야기했던 경제 실정이나 국가 부채의 책임 프레임과는 무관한 제안”이라며 “문 의장이 여야간 타협의 절충점을 만들기 위해 어제 오후 제안하신 것이기 때문에 심사숙고를 하지 못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지 못한 데 검토하고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야당 비판, 사전 조율된 발언 아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야당을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선 사전 조율된 발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분명하게 말해 사전에 조율된 건 아니다”라며 “서로 독립적으로 정치행위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문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고 허심탄회하게 정국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원내대표 취임하고 단독으로 통화한 경험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따로 저만 대통령을 찾아뵙고 여러가지 말씀을 드리는 기회는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제가 원내대표 되고 대통령과 축하 전화를 나눴을 때 나눈 얘기는 조만간 찾아뵙고 당의 이야기, 국민의 이야기를 말씀드릴 기회를 요청했고 대통령께서도 그 점에 대해서는 흔쾌히 응했다”며 “필요하다면 그런 자리는 조만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스트트랙 진행과정 고소·고발 취하할 생각 없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 진행과정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약 30명을 고소·고발한 것에 대해선 “현 시점에서 정치권 스스로 국회선진화법을 어겨놓고 고소·고발을 스스로 취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치적인 유연성이나 타협의 문제와 다른 엄격한 문제 의식이어야 한다. 서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려면 국회선진화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희들이 고소·고발을 철회해도 참작사유가 될 뿐 검찰이나 경찰에서 수사를 종료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정치권이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국회선진화법을 만들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스스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실 때 어떨지 주저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편의적으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대한 고소·고발 문제를 철회할 경우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 문제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며 “더 나은 정치 문화를 제도로까지 만들어내고 그것이 국민께서 보실 때 고통과 아픔의 정치가 성숙했다고 할 정도로 정상 참작의 사유가 생길 때 (취하)하는게 맞다. 국민의 눈에서 이 문제는 판단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잘해서 국민들께서 ‘정신 차렸구나’ 하실 정도의 정상 참작의 사유가 생길 때 우리가 국민들한테 고하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취하)할 생각이지 지금 당장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충직성과 강직성 기대” 이 원내대표는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에 대해선 “윤 후보자가 자신이 가진 ‘검찰의 칼’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며 “그만큼 충직하고 강직했다는 표현은 들었어도 정치권에 눈치를 보고 줄을 서서 ‘정치 검찰’로 활동했다는 얘길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충직성이나 강직성에 기대를 한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윤 후보자가 가진 그 칼날은 우리 정부에게도 양면적이다. 쉽게 말씀드리면 우리 정부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신의 원칙대로 강직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런 점들이 지금의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는데 필요한 자질”이라며 “우리 정부에서 중앙지검장이 되었고 또 검찰총장이 돼서 우리 정부의 말을 잘 듣지 않겠느냐는 의심을 약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번 기회가 검찰이 그동안 수도 없이 정치권에 눈치를 보거나 정치적인 중립성, 독립성을 넘어 행동해왔다는 오명을 넘어 완전히 절연한 새로운 검찰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힘빼기’ 아닌 검찰 개혁 문제” 이 원내대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대해 “검찰이 그동안 자신들을 수사하는 것을 보면 봐주기로 했던게 사실”이라며 “엄중하게 심판 받아 피눈물 났던 국민들에게 그건 검찰의 엄청난 특권이었다. 검찰이 봐주기로 해왔던 관행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정당한 논의과정에서 공수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검찰 힘빼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의 힘빼기도 있지만 검찰의 개혁 문제도 있다”며 “단순히 검찰의 힘을 빼서 경찰에 주는 검경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한편에서 비대화되는 경찰의 권력을 어떻게 개혁할 것이냐는 문제의식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인사문제 소통 시작, ‘회전문 인사’ 개선될 것” 이 원내대표는 최근 청와대 인사가 편중돼 박근혜 정부 시절의 돌려막기식 ‘회전문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으로 있으니까 그 부분을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제약이 있다”면서도 “제가 다 공개드리진 못하지만 최근에 인사문제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소통과 의사 전달이 시작됐다. 한 두달 안에 모든 것이 바뀌진 않겠지만 여태까지 경험하고 판단하신 것보다 훨씬 더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의 인력 풀이라고 규정된 범위를 넘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꼭 필요한 능력과 자질을 가진 분들을 얼마든지 추천받고 그 분들을 등용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며 “그동안 인사 관행 혹은 등욕의 폭을 필요하다면 더 열고 세계화 경쟁과 우리 국민의 내적 통합을 증강시키기 위해서 다른 선택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대통령의 머릿속과 가슴 속에는 그런 청구가 활짝 열려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홍콩 람 장관, 또 사과했지만 사퇴는 거부… 비판 고조

    홍콩 람 장관, 또 사과했지만 사퇴는 거부… 비판 고조

    AP “공식철회 안해”… 사과수위 낮아 범민주진영, 내각 불신임안 제출 예고‘범죄인 인도 법안’으로 홍콩에서 대규모 반대시위를 불러일으킨 캐리 람 행정장관이 더이상 법안 추진을 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법안 추진 포기에 단서를 달았으며,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혀 범민주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람 장관은 18일 홍콩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시민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일어난 일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대부분의 책임은 내가 질 것이며, 홍콩 시민들에게 가장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람 장관은 법안에 관해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다시는 입법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법안 추진 여지를 남겨 뒀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람 장관이 현 입법 회기 동안 법안이 부활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지만, 공식적으로 철회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람 장관은 자신의 거취에 관해서도 “남은 임기 3년 동안 시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해 장관직을 사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범민주 진영은 람 장관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클라우디아 모 의원은 람 장관의 사과에 대해 “너무 늦었고, 너무 작았다”면서 “홍콩 전체 요구를 다루길 거부한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산 혁명’ 지도자인 조슈아 웡도 “이 사과는 진정성이 없는 가짜”라면서 “홍콩에서 더 많은 집회와 행동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범민주 진영은 19일 열리는 입법회에서 람 장관이 이끄는 내각에 대해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혀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했다. 홍콩 당국이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문제의 법안을 추진하자 시민들은 지난 12일 100만명 규모의 시위에 이어 지난 16일에도 주최 측 추산 200만명 규모의 시위를 열었다. 람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서면 성명을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시기가 늦은 데다 수위도 너무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9일 만에 발표한 인천 적수 대책… “보름 더 기다려라”

    19일 만에 발표한 인천 적수 대책… “보름 더 기다려라”

    “3단계 조치 거쳐 이달 말 수질 회복 기대” 1만여 가구 피해에 뒷북 대책 빈축인천시 서구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영종도·강화도까지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박남춘 인천시장이 사과하고 대책을 내놨지만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란 평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적수 사태 초기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민들께 설명을 드려 불신을 자초했다. 모든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위기 대응 메뉴얼을 준비해 놓지 못한 점, 초기 전문가 자문과 프로세스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적수 현상이 보통 1주일이면 안정된다는 경험에만 의존해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면서 “응급 대처 중심으로 대응이 이뤄졌고, 사태 원인 분석과 대책에 대해서도 많은 오판과 부족함이 있었다”고 거듭 사과했다. 박 시장은 이달 말까지는 수질 회복을 약속했다. 그는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이물질은 수도 관로 내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확실하다”면서 “말관(마지막 관로) 방류만으로는 관내 잔류 이물질의 제거가 어려워 방류 조치 외에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인천시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우선 1단계 조치로 18일까지 정수지 정화와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2단계로 19∼23일 사이 이물질 배출이 필요한 송수관 방류, 주요 배수지의 순차적 정화작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3단계는 24∼30일 송수관과 배수지의 지속적인 수질 모니터링과 배수관·급수관의 지속적 방류를 실시한다.박 시장은 “이러한 단계별 조치를 통해 이달 말에는 기존의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대책 발표에도 시민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서구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가 가라앉기는커녕 중구 영종도에 이어 강화도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 1만여 가구가 적수 피해를 보고 있으며, 195개 학교 중 149개교가 급식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인천시 측은 영종도와 강화도는 수돗물 공급체계가 서구와 다르다는 이유로 적수 피해를 부인하다 나중에야 인정해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한편 인천시의 붉은 수돗물 주민지원대책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0일 사태 발생 이후 사태 종료 때까지 각 학교와 가정 등에서 사용한 생수 비용과 필터 교체비 등을 지불할 계획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안전하다더니…인천시장 ‘붉은 수돗물’ 19일 만에 사과

    안전하다더니…인천시장 ‘붉은 수돗물’ 19일 만에 사과

    ‘붉은 수돗물’ 사태가 19일째 이어지면서 박남춘 인천시장이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6월 하순까지는 수질을 기존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이물질은 수도 관로 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말관(마지막 관로) 방류만으로는 관내 잔류 이물질의 완벽한 제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관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져 나오면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구·영종·강화 지역 1만 가구가 피해를 겪고 있고, 이 지역 학교에서는 수돗물에 붉은 물이 섞여 나오는 탓에 급식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수돗물 방류 조치 외에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우선 18일까지 1단계 조치로 정수지 청소와 계통별 주요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19∼23일에는 이물질 배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통 송수관의 방류와 함께 주요 배수지의 정화작업과 배수관 방류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어 24∼30일에는 3단계 조치로 송수관과 배수지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수질 개선 추이를 보면서 주요 배수관·급수관의 방류를 지속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전문가 그룹 분석에 따르면 이런 단계별 조치를 통해 금주 내에는 가시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지고, 6월 하순에는 기존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시장은 ‘붉은 수돗물’ 사태 발생 이후 인천시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일반적인 수계전환이나 단수 때 발생하는 적수 현상이 보통 일주일이면 안정화된다는 경험에만 의존해 사태 초기 적극적인 시민 안내와 대응도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어 “피해 초기 적수나 탁수가 육안상 줄어드는 과정에서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해 드려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모든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준비해 놓지 못한 점, 초기 전문가 자문과 종합대응 프로세스가 없었던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이날 오후 1시 인천시 서구 공촌정수장과 청라배수지 등을 방문한다. 조 장관은 장기화하고 있는 붉은 수돗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정부 지원을 약속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도 한국수자원공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병입(병에 담음) 수돗물과 급수차 등을 차질 없이 지원하고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기술지원을 이어가 수돗물 공급 정상화를 앞당길 방침이다. 아울러 학교 수질 검사·분석 등 사후 관리도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부도 현재 운영 중인 ‘원인 조사반’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18일 사고 원인과 수돗물 정상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케이팝 아이콘서 ‘약국’ 신세 전락…빅뱅으로 울고웃은 YG제국 몰락

    케이팝 아이콘서 ‘약국’ 신세 전락…빅뱅으로 울고웃은 YG제국 몰락

    서태지와 아이들로 X세대 아이콘 등극 그룹 해체 후 성공한 연예기획자로 변신 빅뱅발 대마초·마약 등 구설수 끝 ‘백기’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자신이 일군 기획사에서 23년 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화려하게 데뷔한 지 27년 만이다. 가요계를 이끄는 3대 기획사 수장으로 활약했지만 올해 초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에 이어 소속 가수들의 마약 의혹이 잇달아 터지며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난 알아요’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가요계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하여가’, ‘교실 이데아’, ‘컴백홈’ 등 발표하는 곡마다 큰 성공을 거뒀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X세대의 아이콘을 넘어 한국 가요사에서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 중 하나로 기록됐다. ●휘성·세븐 거듭 성공… 국내 ‘3대 기획사’ 명성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돌연 해체한 해에 양현석은 연예기획자로 변신했다. 현기획을 설립하고 첫 번째 아이돌 킵식스를 내놓았지만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이듬해 지누션과 원타임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힙합·R&B 기반의 양군기획으로 거듭났다. 2000년대 초반에는 휘성, 거미, 빅마마 등을 합작하고 솔로 아이돌 세븐을 데뷔시키며 실력파 가수들의 소속사 이미지를 쌓았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이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톱아이돌로 올라서며 YG는 ‘3대 기획사’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특히 리더 지드래곤은 탁월한 프로듀싱 능력, 남다른 패션 센스 등으로 케이팝 대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빅뱅의 성공을 계기로 대형기획사로 거듭난 YG는 배우, 모델 등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방송계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원타임 출신 테디 등 소속 프로듀서들의 능력과 빅뱅의 후광 효과 등으로 2NE1(투애니원),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등 이후 데뷔하는 그룹은 모두 최고의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YG의 경영은 동생 양민석에게 맡기고 양현석은 음반 제작을 총괄했다. 모든 최종결정에 직접 관여하면서 음악과 콘셉트 등 완성도에 꼼꼼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성향 역시 소속 가수들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반면 소속 연예인들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기획사로도 악명이 높았다. 2011년 지드래곤이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게 적발됐다. 기소유예 판결을 받았고 이때만 해도 해프닝처럼 지나가는 듯했다. 2014년 투애니원 박봄의 과거 마약류 밀반입 보도가 터지면서 YG는 사명 이니셜을 딴 ‘약국’이라는 오명으로 조롱받았다. 2017년에는 의경 입대를 앞둔 빅뱅 탑의 대마초 사건도 터졌다. ●지드래곤 대마초부터 승리 버닝썬 사태까지 지난해 말 빅뱅 승리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이 해외 투자자 성접대, 경찰 유착 등 의혹을 낳으면서 ‘버닝썬 사태’로 번졌다. ‘버닝썬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12일 아이콘 비아이의 LSD 복용 의혹이 터졌다. 해당 사건 진술 번복 등에 양현석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까지 꼬리를 물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양현석은 지난 14일 사퇴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는 힘들 것 같다. 향후 조사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같은 날 양민석 역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현석의 퇴진 결정을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버닝썬 사태’ 초창기 승리 관련 모든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 수사 등으로 상당 부분 거짓인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양현석은 YG 지분 16.1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민석의 지분을 합하면 20%에 달한다. 맡고 있던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했지만 여전히 YG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다. ●동생과 합한 지분 20%… ‘무늬만 사퇴’ 비난도 한 가요계 관계자는 “비난 여론이 거센 것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양현석이 당장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을 수 없고, 주식을 파는 것이 주주 이익에 반할 것”이라며 양현석·양민석 형제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계속될 것을 전망했다. 이어 “모범을 보여야 할 선두기업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다. 잘못이 있다면 법적인 처벌로 이어져야 한다”고 꼬집으면서도 “YG 사태가 가요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까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비아이 관련 수사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청은 YG가 마약 의혹을 증언한 한모씨에게 관련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했는지 여부와 경찰과 YG의 유착설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직업계高, 학교라는 이름의 용역업체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 당해” 학생들 부당한 대우 받고도 속앓이만 연간 약 2만여명의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3학년생들이 졸업 전 공장 등에서 직무를 익히는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가운데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고졸 취업자수를 늘리기 위한 ‘선취업 후진학’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10대들이 일하는 노동 현장의 안전부터 챙겨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16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현장실습 중 다쳤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고3 학생은 모두 43명이었다. 34명은 승인받았고, 9명은 받지 못했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공식 통계에 잡힌 부상자수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한다. 현장실습 사업장에서 바로 조기 취업하는 사례가 많아서 다쳐도 산재 신청을 꺼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실제 산재 중 21~42%가량이 은폐된다. 18살에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직업계고 학생들은 현장실습 중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다쳐도 학교로 돌아가기 어렵다. 이은아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현장실습에서 겪는 문제를 학교에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못 버티냐’는 답만 돌아온다”며 “학교로 돌아오면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말했다. 맹목적인 대학 진학 대신 고졸 채용을 권장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고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현장실습 및 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특성화고 졸업생 중 취업자의 평균 급여는 2018년 기준 연봉 1535만원이다. 월 100만원 조금 넘게 버는 셈이다. 평균 연봉은 2016년 1786만원, 2017년 1861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2년 전 특성화고를 졸업한 이상민(21·가명)씨는 “직업계고는 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값싸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용역업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교생이 현장실습을 하다가 다치면 이 학생의 남은 인생도 문제지만 산업현장 전반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현장 안전에 대한 규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뉴스분석]文 “평화를 지켜주는건 핵무기 아닌 대화”

    ‘체재보장’ 카드로 완전한 핵폐기 의지 입증 촉구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대화테이블에서 물러선 북한에 대해 제재 해제보다 근본적인 체제 보장을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내놓은 카드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로 ‘신뢰’를 구축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문 대통령이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시점에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제목의 의회 연설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북한과 국제사회가 신뢰라는 ‘프로토콜’을 쌓아가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신뢰와 더불어 ▲대화에 대한 신뢰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화에 대한 신뢰’에 대해 문 대통령은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실현될 수 있으며 그것이 대화”라며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라면서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닌 대화”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비판적인 냉전적 사고에 매몰된 정치권을 비롯한 보수진영 일각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하며 그것이 대화의 전제”라면서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하고,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남북 국민 간의 신뢰’와 관련, 문 대통령은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다”면서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3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군사분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남북 도로·철도 연결, 서해 어민들의 안전한 어로작업을 예로 들었다. 지난 12일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제로 한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에서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의 연장선이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남북 간 3가지 신뢰를 제안하면서 스웨덴의 비핵화 경험을 거론했다.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 구소련이 유럽에서 세력을 팽창하면서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던 스웨덴은 과학기술 선도국으로서 핵보유국의 기로에 섰다. 찬반양론 속에 여성 외교관 알바 뮈르달(1902~1986) 여사는 핵보유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논리로 조야를 설득했고, 결국 스웨덴은 핵보유를 포기하고 평화국가로 남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이라며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확하게 북한을 향해 핵보다는 신뢰를 갖는 게 훨씬 더 평화와 체제 보장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한 곳은 옛 하원의사당으로 노벨평화상(1982년)을 받은 뮈르달 여사가 처음으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한 역사적인 장소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이곳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천명하는 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에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 스웨덴 의회 의원 및 정부 주요인사, 스톡홀름 주재 외교단 등이 참석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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