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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아베, 소비세 10% 증세 강행...불안에 떠는 서민들

    日아베, 소비세 10% 증세 강행...불안에 떠는 서민들

    다음달부터 일본의 소비세율이 현행 8%에서 10%로 인상된다. 지금은 본체 가격 1000엔(약 1만 1200원)짜리 상품의 경우 80엔의 세금이 붙어 소비자 부담이 1080엔이지만, 10월 1일부터는 1100엔이 된다. 소비세 인상이 임박하면서 일본에서는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하게 된 서민·중산층은 물론이고 경제 전문가들까지 나서 세금 인상의 시점이 안좋다며 아베 신조 총리의 정책 강행에 반기를 들고 있다. 특히 소비세 증세가 부자들보다도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더욱 옥죌 것이라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소비세율 10% 인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1.3%로 ‘찬성한다’(43.3%)를 8.0% 포인트 웃돌았다. 서민·중산층을 중심으로 생활고 가중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야당은 임시국회의 조기 소집을 요구하며 세율 동결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시민 차원의 증세 계획 철회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 영화감독 야마다 요지 등이 지난해 말 시작한 증세반대 서명운동에는 65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서명을 완료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언론들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3일자 ‘소비세 증세 앞으로 1개월, 해도 좋은가‘라는 대형 특집기사를 통해 오사카시에 사는 고테라 아이코(75)라는 여성 독거노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고테라는 “지금도 더 이상은 불가능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뭘 얼마나 더 아끼라는 것인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기초수급대상자로 연금을 포함해 매월 11만엔 정도로 생활하고 있다. 월세를 내고 남는 6만 5000엔 정도로 식비 등 나머지 생활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가장 큰 부담은 전기료다. 현재 살고 있는 낡은 맨션은 한여름 실내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지만, 간염과 신경통이 심해 집에 머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고테라는 “에어컨에 의존해야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낡은 탓에 전기세가 한 달에 1만엔이나 나온다”며 “이런 판국에 세금까지 늘어나면 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말했다. 한 생활복지단체 관계자는 “소비세 증세는 기초수급대상자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 넣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하루 두 끼로 때우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증세 이후 이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도쿄 기타구에 사는 74세 여성은 “국가에서 제멋대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아베 정권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증세 때문에 하던 일을 포기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에 사는 70대 남성은 자기 고향에서 20여년간 운영해온 이자카야를 올 초 폐업하고 도쿄에서 일자리를 구해 매일 원거리 통근을 하고 있다. 그는 “소비세가 오르면 술과 음식의 판매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그러면 손님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워낙 박리다매로 장사를 해온 터라 매출이 줄면 도저히 생활이 안 돼 그에 따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차라리 가게를 접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은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소비세 증세를 연기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소재로 활용해 왔다.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2015년 10월로 예정된 증세를 2017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당시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석권했다.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세계경제 침체 등을 이유로 소비세 증세를 또 미뤄 선거 승리로 가져갔다. 경제저널리스트 오기와라 히로코는 “아베 정권은 선거 전략의 장애물로 여겨져 온 증세를 연기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정권의 발판을 마련하는 소재로 활용해 왔다”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가계가 한층 어려워진 지금 상황이야말로 증세는 절대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증세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되는 ‘경감세율제도’(세금부담 경감책)에 대해서도 너무 복잡하다는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갖고 나오면 소비세율이 현행대로 8%이지만, 편의점 안에서 먹으면 10%가 적용된다.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일부에서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식당체인 스키야나 일본KFC는 매장 안에서 먹는 손님(소비세 10%)과 테이크아웃 하는 손님(소비세 8%)간 가격차를 없애기 위해 매장에서 먹는 경우의 가격을 세금차액(2% 포인트) 만큼 내리기로 했다. 또 내년 6월까지 신용카드 등 현금 이외의 결제수단으로 물건을 살 경우 가격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포인트 환원제도’가 실시되지만, 이 또한 부작용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낮은 신용도 때문에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빈곤층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구조여서 소비세 제도의 ‘역진성’(소득이 낮은 사람이 더 큰 세금 부담을 안는 것)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세계경제와 일본경제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에도 지금은 증세의 적기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원로 경제평론가 얀베 유키오는 “미중 무역마찰이 격화되고 있는 지금은 과거 2차례의 증세 연기 때에 비해 경제사정이 더 나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현재 일본 경제에는 경기 하강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3월 경기동향지수가 6년 2개월 만에 ‘악화’로 전환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전망에서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3.3%인 반면 일본은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네코 마사루 릿쿄대 특임교수는 “일본 국내 소비의 장기침체를 중국 등지로의 수출로 상쇄해 왔지만,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지금은 그것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소비세 10% 증세가 이뤄지면 영세기업의 줄도산이나 폐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소비세 인상 타이밍은 최악”이라면서 “미중 무역마찰에 더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의 장기화, 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 탈퇴(노딜 브렉시트) 강행 등 세계경제가 다양한 경기후퇴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금수저 반칙’ 없게 대입제도 개혁 절실하다

    교육부가 대학입시제도 개편 논의에 들어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그제 비공개 실무진 회의를 열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입시제도 개편 논의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결과다.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입시 제도가 어떻게든 개선돼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예정에도 없던 입시 개편은 졸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일이 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을 내놓다 보니 현재 우리 고교 1, 2, 3학년은 입시 제도가 모두 다르다. ‘금수저 전형’ 장치를 손보겠다고 번번이 공언했으나 근본적인 수술은 되지 못한 채 온갖 시비와 논란 속에서 세월만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후보자 딸이 고려대에 입학할 당시인 2010년 입학사정관제는 “누가 왜 합격했는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우스개가 돌 정도로 공정성 논란이 컸던 제도다. 불공정 의혹을 털겠다고 2014년 학교 밖 수상 경력이나 논문 경력 등은 기재하지 못하게 하면서 지금의 ‘학종’으로 바꿨다. 그러나 경제력 있는 부모들은 값비싼 컨설팅으로 자녀의 진학에 유리한 쪽으로 학생부를 ‘디자인’하는 등 편법이 여전히 극성을 부리는 현실이다. 어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2%가 정시가 바람직한 입시제도라고 답했다. 내신성적과 학생부가 기준이 되는 수시에 찬성하는 응답은 22.5%에 불과했다. 이런 현장의 체감온도와는 크게 다르게 교육부는 현행 학종의 세부 장치를 손보는 선에서만 개편 작업을 진행할 모양이다. 물론 정시 모집 규모를 크게 확대한다면 경제력이 좋은 ‘강남 학부모’가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는 만큼 공정성 논란의 여지 또한 없지 않다. 불공정 입시에 국민 불신은 임계점에 이른 상황이다. 교육부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은 대입제도 개혁안으로 입시 불신을 한 뼘이라도 줄이길 바란다.
  • 노딜 공포, 공천 탈락보다 컸다… 與 21명 반란표에 존슨 제동

    노딜 공포, 공천 탈락보다 컸다… 與 21명 반란표에 존슨 제동

    하원, 노딜 방지법안 표결… 9일이 시한 “공천 안 해” 위협에도 처칠 손자 등 이탈 존슨 “조기총선” 맞불… 실현은 미지수오는 10월 31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해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와 ‘노딜’을 막으려는 의회의 수싸움이 절정을 맞고 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내각의 의사일정 주도권을 4일 하루 동안 가져오는 결의안을 찬성 328표, 반대 301표로 가결시켰다. 앞서 존슨 총리 측이 이르면 오는 9일부터 의회를 5주나 정회되게 만들어 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토론과 입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대폭 줄여 놓은 가운데 하원이 ‘노딜 방지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앞서 1석 차로 간신히 지키던 과반을 필립 리 의원의 탈당으로 잃은 보수당 내에서도 무려 21명의 이른바 ‘반란파’가 찬성표를 던졌다. 여기엔 대표적 노딜 반대파인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부 장관, 윈스턴 처칠의 외손자 니컬러스 솜스 경 등도 들어 있다. 존슨 총리는 표결에 앞서 자신의 편에 서지 않으면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이들을 위협했다. 하원은 4일 노딜 방지법을 표결한다.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거나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에 따르면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시한을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해 달라는 서한을 EU에 보내야 한다. 영국 언론은 3일 표결을 사실상 노딜 방지법에 관한 하원의 의사로 보고 존슨 총리가 궁지에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존슨 총리는 의회의 조치에 조기 총선으로 맞서고 있다. 총선 25일 전에 해야 하는 의회 해산을 노려 판을 갈아엎어서라도 현재 예정된 10월 31일에 브렉시트를 하겠다는 의도다. 전날 표결 전 선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표결 뒤 “브렉시트의 무의미한 지연을 또다시 강요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선거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기 총선을 위해선 의석 3분의2가 필요하며, 임시법안을 통한다 해도 과반이 필요하다. 의회의 한 수에 일격을 맞은 존슨 총리에겐 ‘시간’이 무기다. 조기 총선이 이뤄질 경우 날짜는 정회 기간이 끝나는 여왕 연설일인 10월 14일이 유력하다. 그럼 의회 해산은 근무일 기준 25일 전인 오는 9일이다. 이날은 노동당과 보수당 내 반란파가 노딜 방지법을 처리해야 하는 사실상의 시한이다. 영국 언론 대부분의 예측대로 4일 하원에서 법안이 처리되면 법안은 9일 전까지 상원을 통과해야 형식적인 여왕의 재가를 거쳐 효력을 얻는다. 상원에서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의사진행 발언 등으로 지연작전을 쓸 수 있고, 여왕 재가를 얻는 과정에서 정부의 고의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BBC는 이미 조기 총선을 고려하는 존슨 총리가 보수당을 앞세워 불신임 투표를 먼저 요구하는 ‘하이 리스크’ 전략도 거론했다.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면 야당은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데 내각을 꾸리지 못하면 결국 조기 총선으로 가게 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국을 위해’ 청년을 길들이지 마라/황수정 논설위원

    국민이 동의한 적 없는 대국민 셀프 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예상대로 한판 승리를 거뒀다. 기자들의 질문은 썩은 무도 못 자르게 무뎠다. 수사 중인 검사도 아니고 벼락치기로 호출됐으니 애당초 용뺄 재주가 없는 자리였다. “몰랐다”, “그땐 그랬다”,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답변에 반격은 원천 불가능. 완전무장 답안지를 쥐고 언론소집령을 내린 조 후보는 “좋은 내용”이라며 기자 질문을 품평까지 했다. 모르고 봤으면 ‘조국 교수 출장 강의실’이었다. “저런 수준으로 의혹을 보도했다니 역시나 기레기들”, “법무장관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감”이라는 숨죽였던 지지층의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 조국 압승, 기레기 참패, 여론은 또 싸움판으로 두 쪽. 조국 법무장관 임명은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그를 지지하든 않든 많은 사람이 지금 위태롭게 지켜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상처뿐일 그의 영광은 길지도, 주변을 빛나게 하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다. 조 후보는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여론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강변했다. 과연 그런가. 그 자신이 그런가, 사회 저류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진보 지식인들이 그런가. 어느 쪽도 현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조국발(發) 진보의 최대 치명상은 청년세대의 불신이다. ‘금수저 스펙’ 입시의 뿌리 깊은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들을 진심으로 위로하지 못했다. 최근 어느 조사에서는 조 후보의 임명을 가장 반대하는 연령층은 20대(68.6%)로 보수 성향의 60대 이상(65%)보다 더 많다. 딸의 논문과 입시특혜 의혹에 “당시 제도가 그랬다(라거나),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하며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제도가 그랬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완곡한 대응이다. 이 마당에 그런 어법은 듣는 흙수저들을 더 비참하게 한다. “딸의 장학금을 흙수저 청년들에게 환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늘의 별 따기 알바 전쟁에서 살아남아 학비를 모으고 있는 청춘들 귀에 그의 “흙수저” 발음은 어떻게 들렸을까. 스펙만으로 의사가 되는 딸의 고통을 눈물로써 ‘대국민 변호’해 줄 수 있는 실력자 아버지. 힘없는 부모와 흙수저들의 상처에는 그 눈물이 소금물이었다. 편 가르는 지식인들이 진보를 치명적으로 퇴보시킨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촛불집회의 대학생들을 작심하고 조롱했다.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신분을 감추고 마스크를 쓰는 것”, “물 반 고기 반,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거린다”고 대학생 촛불집회를 희롱했다. 사정이 급하기로서니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대학생들이 촛불을 든다고 주말 장외집회를 급조해 숟가락이나 얹으려 했던 한심한 야당은 논외다. 학교 안의 집회장에서 일일이 참석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소심한 청춘, 특정 정치색으로 오해받을까 겁이 나서 집회 일정도 주판알을 튕기는 새가슴 청춘들. 이건 진보와 보수, 내 편과 네 편의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의 사회적 발언도 할 수 없어진 청년들의 심각한 ‘저질 근력 사태’다. 진영의 유불리를 넘어 이런 약골 청춘들이 딴 사람은 몰라도 유시민의 눈에는 안쓰러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를 철석같이 믿는 청년들이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속의 언어들로 세상을 보고 있다. 두 달째 차곡차곡 인세가 쌓이는 달콤한 유럽 여행기는 지금 누가 가장 열심히 읽어 주고 있나. 유시민은 부끄러워야 한다. 현재의 명문대 재학생들 가운데는 부모 재력과 인맥을 누린 이들이 사실상 부지기수일 수 있다. 그런 흔적이 이미 도처에 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학생들이 사회 전반의 불평등보다 조국의 불공정에만 집착한다는 시각도 그래서 틀리지 않다. 그래도 양심 있는 진짜 지식인이라면 청년들이 부조리한 제도에 분노할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먼저 깨우쳐 주는 게 책무다. SNS의 내로남불 발언들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목록이 만들어지고 있다. 쌍끌이 저인망에 용케 아직 안 걸린 책 한 권이 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 스테판 에셀의 책 ‘분노하라’의 추천사를 하필이면 조 후보가 썼다. 2011년 봄 국내 첫 출간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조 후보는 이 책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교육체제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정당한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고 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분노하라”고 그는 격문을 썼다. 이걸 알면 “분노도 내로남불이었냐”고 사람들이 또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청년을 더 초라하게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sjh@seoul.co.kr
  • 조국 “현 시점 거취 표명은 무책임”

    조국 “현 시점 거취 표명은 무책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검찰 개혁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거취 표명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겁게 행동하겠다”면서 “지난 3주간 혹독한 검증 과정에서도 거취 문제를 표명하지 않았던 이유도 장관 후보자는 무거운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이날 “개인적으로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다 그만두고 가족을 돌보고 싶다”고 하면서도 후보직을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딸아이를 위로해 주고 싶다. 조용한 곳에 데리고 가서 쉬게 해주고 싶다”면서 “저의 배우자나 어머니는 수사도 받아야 하는데 변론 문제를 검토해 주고 의견도 써주고 싶다”고 했다. “전 제수씨에 대해서도 너무 미안하고, 만나서 도와드리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권력 기관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후보직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꿈꾸고 고관대작 자리를 차지하려고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면서 “제가 학자로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오로지 머리를 싸매면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논의했던 어떤 소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자신의 마지막 소명이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 일이 있기 전에도, 현재도 후보자가 된 것에 대해 과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자리(법무부 장관) 이후 특별히 어떤 자리를 해야 될 동력도 별로 없고, 의사도 별로 없다”고도 덧붙였다. 법무부 장관이 되고자 하는 것도 “자리가 아니라 일(검찰개혁) 때문에, 과제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후보자 지명을 수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불신하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벽돌 하나하나 쌓는 마음으로 해보겠다”면서 “나중에 힘에 부치면 조용히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정부기관, 의사 신뢰도 높을수록 백신 거부감 없다

    정부기관, 의사 신뢰도 높을수록 백신 거부감 없다

    몇 년 전 홍역이나 수두 같은 전염병도 자연치유 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맞을 필요도 없고 다 같이 모여 ‘수두파티’를 해야 한다는 등의 극단적 자연주의 육아를 표방했던 한 인터넷 카페가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해당 카페의 운영자는 지난 5월 대법원 최종판결로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백신 거부라는 분위기는 미국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집단 면역 약화로 대규모 전염병 확산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신 불신을 조장하고 있어 백신접종률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후진국 전염병이라는 홍역이 대규모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치학자와 통계학자, 보건학자들이 모여 백신 거부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미국 아이다호대 정치철학과, 유타대 정치과학과, 텍사스 오스틴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은 백신에 대한 신뢰도는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같은 공공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와 지역 사회에서 전염병 확산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9일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예방접종에 대한 개인의 태도는 미디어와 주변인의 영향, 과학에 대한 불신감, 정보접근성,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들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봐왔다. 연구팀은 2016년 9월 미국 서부에서 홍역이 발생한지 5개월 가량이 지난 2017년 1월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1006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정치적 신념, 백신에 대한 태도는 물론 나이, 정확한 거주지, 소득, 인종 등 인구통계학적 항목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CDC 같은 정부기관과 자신의 거주지 주변의 의료진에 대한 신뢰가 백신접종 태도와 가장 강한 비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 수록 백신 접종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또 지역사회에서 어떤 질병이 주로 발병하는지, 전염병이 발병한 사례가 있는지에 따라 백신 접종에 대한 태도가 영향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이 바로 옆집에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자주 나타난 질병이 아니라면 백신 접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로리언 저스턴 아이다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정부기관의 신뢰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라며 “백신접종은 지역사회의 집단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이 가족의 건강과 이웃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슬아슬한 미·중·일, 그 위험한 삼각관계

    아슬아슬한 미·중·일, 그 위험한 삼각관계

    미국,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꿈꾸는가/리처드 맥그레거 지음/송예슬 옮김/메디치미디어/568쪽/2만 9000원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국제관계에서 변함없이 통용되는 명언으로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1971년 적대국가 중국을 처음 방문한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는 저우언라이 총리에게 미군의 동아시아 주둔 이유를 일본 억제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미국 정부는 그 목적이 중국·북한에 맞서기 위해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동아시아가 요동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 보복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모두 세계를 들썩들썩하게 만들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새판 짜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일까. 리처드 맥그레거 파이낸셜타임스 워싱턴지국장은 최근 펴낸 ‘미국,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꿈꾸는가’를 통해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건들의 역사적 맥락을 파헤쳐 눈길을 끈다. 그것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전후 체제의 산물임을 콕 짚는다. 미중일 정부의 중요 문건과 인터뷰를 엮은 책은 동아시아속 한중일 3국의 패권 경쟁을 큰 축으로 삼고 있다. 아쉽게도 그 패권 경쟁에서 한국은 종속 변수쯤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해제대로 행간에서 지혜를 찾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눈길을 끈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린 것은 미국의 패권적 지도력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면서도 미래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중국의 부상과 맞물려 진행 중인 일본의 재무장과 군국주의 정서 부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책을 읽다 보면 25년 전 ‘아시아의 미래는 유럽의 과거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애런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교수의 일갈이 떠오른다. 아시아의 미래가 유럽의 과거처럼 대립과 반목, 그리고 전쟁으로 점철될 것이라는 주장 말이다. 그렇다면 미중일 3국 간 불안정이 구조화되고 비관론이 팽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주저없이 지정학과 경제 경합,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역사의 망령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과 마찰을 복판에 놓아 주목된다. 전후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중국·한국에 충분히 사과했다고 믿었고 양국은 경제 지원을 받기 위해 이를 표면적으로는 받아들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마오쩌둥·덩샤오핑은 일본에 과거사를 잊고 양국의 미래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그와는 달리 장쩌민과 후진타오·시진핑은 애국주의를 표방, 과거사 문제에 불을 지폈다. 물론 과거사와 관련한 중국의 반일 감정은 일방적인 게 아니다. 저자는 일본 지도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개정, 센카쿠열도 국유화 논쟁이 중국을 자극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이 일본과 동맹을 맺고 있지만 우려도 깊다고 주장한다. 아베 내각이 유독 미국에게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강조하지만 저변엔 불신이 깊게 깔려 있다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베가 언제든 역사수정주의 어젠다를 정치 쟁점화할 수 있다고 본다. 책에서 눈여겨볼 대목 중 하나는 정치지도자들의 신념과 개인적 배경이 국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지도자 중심론’이다. 이를테면 하토야마 유키오의 동아시아중심주의와 친중 노선이 조부와 부친의 영향을 받았고,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수정주의와 반중·친미 정책도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영향이 큼을 밝힌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를 미국 국내의 정치적 변수와 연동시킨 점도 흥미롭다. 나아가 고립주의 정책이 ‘팍스아메리카나’의 쇠퇴를 재촉하고 ‘팍스시니카’라는 중국 중심의 질서 출현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누군가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모두 전쟁에 휘말리는 삼각 치킨게임.’ 지금의 형세를 ‘팍스아메리카나의 종언’으로 묘사하면서도 저자는 미국이 아시아를 조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한다. 그 이유는 머리말에서 찾을 수 있다. “아시아 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미국의 선택과 상관없이 중국이 기존의 역내 질서를 영원히 뒤바꿀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존슨 불신임” “EU 융통성 부족” 英의회 노딜 브렉시트 책임 공방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를 한 달간 정회시키자, 그가 추진하는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28일 가디언,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다음주 의회는 그가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입법을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이며, 적절한 시점에 정부 불신임안을 통해 그에게 도전할 것”이라면서, 의회 정회에 대해 “‘노딜’(협상 없는) 브렉시트를 위해 민주주의의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탈취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전날 존슨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연설’을 해 달라고 요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의회는 다음달 중순부터 연설일까지 정회된다. 의회 차원에서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토론이나 입법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 대표는 “존슨은 ‘변변치 않은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그는 민주적인 가치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고 분노했다. 이날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사람들은 (노 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왜 유럽연합(EU)이 그렇게 융통성이 부족했는지를 나중에 묻게 될 것”이라면서 노 딜의 책임은 재협상을 거부한 EU에 있다는 주장을 내비쳤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엄마 논문’ 치전원생 합격 취소 등, 교육부 책임 크다

    교수인 어머니의 도움으로 연구 실적을 꾸며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에 합격했던 학생의 입학이 취소됐다. 어머니가 제자들을 시켜 만든 실험 논문을 치전원 입학에 활용했다가 발각돼 물의를 빚자 서울대가 결국 입학 취소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전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대학생인 딸의 연구 과제를 대신 수행해 줬다. 제자인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논문에 단독 저자로 딸 이름을 올려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지수(SCI)급 저널에 실리게 했다. 이 실적을 자기소개서에 활용한 딸은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과 거의 판박이어서 사람들은 더 심란스럽다. 부모의 기획력으로 입시에 성공한 사례들은 발각되면 입학이 취소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정당한 노력이 보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는 사회 전체를 박탈감으로 좌절시킨다. 수능을 코앞에 둔 학교 현장에서는 ‘금수저 입시’의 허탈감에 원서를 쓸 의욕조차 없다고들 아우성이다. 부모가 대신 쌓아 주는 스펙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불신이 폭발하고 있다. 이런데도 내년도 대입 수시 전형 비중은 77%나 된다. ‘금수저 전형’으로 비판받는 입시 제도의 구멍을 어떻게 막을지 교육부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조 후보자 딸의 특혜 입학 의혹에 국민 분노가 치솟는데, 팔짱만 끼고 있는 교육부는 그래서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각 대학의 조사 결과를 보고 조치하겠다”는 유은혜 장관의 말에 비판 여론이 높다. 치전원 입학생 의혹으로도 교육부는 특별조사에 나서지 않았나. 그렇다면 여러 대학에 거미줄처럼 특혜 의혹을 걸친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에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합당하다. 대학들의 셀프조사 결과를 기다릴 게 아니라 교육부는 진상을 가려내는 작업에 직접 착수해야 한다.
  •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 김향기에 깜짝 볼키스 “비밀 연애 돌입”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 김향기에 깜짝 볼키스 “비밀 연애 돌입”

    옹성우, 김향기가 존재만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힐링케미’로 따뜻한 설렘을 안겼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연출 심나연, 극본 윤경아, 제작 드라마하우스·키이스트) 12회에서는 뜻하지 않게 비밀 연애 모드에 돌입한 준우(옹성우 분)와 수빈(김향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준우와 수빈의 사이를 알게 된 준우의 엄마(심이영 분)는 진심 어린 축하로 아들의 첫사랑을 응원했다. 수빈도 엄마(김선영 분)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쩌다 보니 시작된 비밀 연애에 막막함도 잠시, 수빈은 언제라도 엄마에게 떳떳이 고백할 수 있도록 준우와 함께 기말고사 대비 특훈(?)을 시작했다. 그게 어디든, 무엇이든 둘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준우는 수빈의 볼에 깜짝 입을 맞추며 풋풋한 설렘을 자아냈다. ‘천봉고’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휘영(신승호 분)의 성적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언제나 완벽했던 반장 휘영을 둘러싼 논란에 아이들은 물론 학교의 분위기까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한 불신과 비난에 초조해하는 사이, 아빠(성기윤 분)와 엄마(정영주 분)의 대화를 엿듣게 된 휘영은 자신의 부모가 그동안 심상치 않은 일들을 벌여왔음을 직감했다. 그런 가운데 자신을 저격한 이가 어쩌면 상훈(김도완 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의심의 날을 세웠다. 한편, 갑작스럽게 수빈을 찾아온 아빠는 엄마와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열여덟인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좀 있으면 어른이잖아”라는 아빠의 말에 가슴 속 묵직한 돌덩이를 얹은 듯 했다. 수빈은 “어른들은 참 편하겠어요. 우릴… 어떨 땐 어린 것들이 뭘 아냐고, 공부만 하라고 했다가, 어떨 땐 너도 이제 다 컸다, 다 이해할 나이다, 자기들 멋대로, 자기들 마음대로”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하지만 이내 “어른스러운 척 한 것뿐이야. 내가 그래야 엄마, 아빠가 마음 편해하니까. 나한테 덜 미안해하니까. 근데 사실은 나 그러고 싶지 않았어”라며 눈물 흘리는 수빈의 모습이 애틋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방송 말미 준우와 수빈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준우는 아빠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못했던 일을 떠올렸고, 수빈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가 편지를 남겼다. 수빈은 “지금 내가 제일 후회되는 건 엄마, 아빠 헤어진다고 했을 때 내가 못하게 말린 것”이라며 눈물지었다. 준우는 따뜻한 포옹으로 수빈을 다독였다. 한 뼘 더 가까워진 관계만큼, 어느덧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를 위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그때, 옥탑을 찾은 수빈의 엄마가 두 사람을 발견했고 분노를 폭발시키며 긴장감을 증폭했다. ‘열여덟의 순간’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낙연 총리, “공직사회 일탈 행위 끝나지 않아…비위 엄중 처리”

    이낙연 총리, “공직사회 일탈 행위 끝나지 않아…비위 엄중 처리”

    이낙연 총리는 27일 “공직사회와 공공기관의 복무 실태를 점검해 비위가 있으면 엄중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하다.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고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이어 “그러나 공직사회에서 SNS 등을 통한 부적절한 언행, 근무지 무단 이탈, 음주운전의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며 “그런 일은 개인의 일탈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자칫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또한 은행권에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상품으로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파생상품 설계부터 판매까지 문제는 없었는지, 원금손실 가능성 등의 정보가 투자자들께 상세히 제공됐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태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체결하는 내용의 협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대한민국 정부와 태국 정부 간의 군사비밀정보의 상호 보호에 관한 협정안’은 군사비밀정보의 상호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두 나라 간 국방 분야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현재 미국, 캐나다,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21개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함에 따라 오는 11월 23일 일본은 이 협정에서 빠진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영화 불황’ 1980년대… 반공영화 외피 두른 ‘짝코’, 실제는 분단영화였다

    ‘영화 불황’ 1980년대… 반공영화 외피 두른 ‘짝코’, 실제는 분단영화였다

    1980년대 초반 한국영화를 수식한 문구는 ‘사상 최악의 불황’이었다. 1970년대부터 이어진 침체 국면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20년간의 길고 어두운 터널은 1990년대 후반 한국영화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1980년대는 우리 영화가 맞이한 가장 암울한 시간이었지만, ‘방화’(邦畵)라는 이름을 떨치고 ‘한국영화’로 탈바꿈하는 쇄신의 시기이기도 했다. 이번 연재는 1980년대 전반기 영화계의 상황과 어려운 상황에도 걸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임권택의 영화 작업에 관해 살펴보려 한다.●‘에로영화’가 판친 방화의 시대 1980년대는 우리 영화를 ‘방화’로 부르던 시대였다. 일본에서 ‘외화’(外畵)와 구분해 자국영화를 지칭하기 위한 ‘방화’라는 용어는, 한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곧잘 사용됐고, 1990년대 초반까지도 쓰였다. 한국에서 사용한 방화라는 말 역시 단순히 국산영화를 지칭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1980년대에 한국영화를 호명하던 방화의 어감은 우리 영화의 초라한 모습을 상징하는 좀 더 자기 비하적인 표현이었다. 영화인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영화계와 그 영화를 냉소하고 자조하면서, 언론들은 외국영화에 주도권을 내주고 줄곧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한국영화를 꼬집으며 그렇게 불렀다. 관객들 역시 성우들의 후시녹음 목소리로 상징되는 완성도 낮은 우리 영화를 방화로 부르며 불신과 멸시를 담았다. 1980년대 초중반 영화계는 1970년대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신정권이 구축한 통제정책이 승계되었고, 한국영화는 여전히 외화수입쿼터의 대체물로 취급받았다. 1981년도 영화시책에서 당국은 한국영화 제작편수를 100편 내외로 설정하고, 등록된 20개의 제작사가 각 4편 이상을 의무적으로 채우도록 했다. 그리고 2편 이상의 ‘우수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또 대종상에서 최우수·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면 외화수입쿼터 1편을 부여했다. 이처럼 영화제작은 산업 자체의 동력을 만들지 못했고, 1980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91, 87, 97, 91, 81편으로 채 100편을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1980년대는 단관 개봉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영화문화가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1981년 공연법 개정으로 300석 미만 소극장의 자유로운 설립이 가능해지자, 영화소극장도 빠르게 등장한 것이다. 덕분에 대형 스크린을 보유한 기존 개봉관과 부도심에 새로 들어선 소규모 영화관으로 관람 문화가 재편됐다. 한편 1980년 12월부터 방영된 컬러 방송으로 컬러 TV가 빠르게 보급되었고, 가정용 비디오의 인기가 극장 흥행을 잠식해 갔다. 1984년 VTR 보급 대수가 50만대를 넘었다는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80년대는 ‘안방극장’이 제대로 힘을 받기 시작한 때다.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그랬듯, 한국의 극장가 역시 대형영화와 저예산영화로 생존책을 모색했다. 전자는 ‘닥터 지바고’(1965), 70밀리 영화 ‘벤허’(1959) 같은 대작 외화의 리바이벌 상영이, 후자는 괴기·무협·코미디 장르들이 역할을 맡았다. 관변축제인 ‘국풍 ‘81’을 위시로 전두환 군사정권은 섹스, 스크린, 스포츠로 국민들을 우민화하는 ‘3S 정책’을 펼쳤다. 당연히 에로티시즘에 대해서는 검열이 느슨해졌고, 기다렸다는 듯 1980년대를 상징하는 에로티시즘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다.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소극장 그리고 대여용 비디오 시장의 붐이 에로영화의 기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애마부인’은 1980년대 에로영화, 나아가 당시 한국사회의 영화문화 자체를 대변했다. 1982년 서울극장 한 관에서 넉 달이나 상영한 이 영화는 31만의 관객을 동원한다. 성적 스펙터클의 수위는 점차 높아졌고, 에로티시즘 장르는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것뿐만 아니라 ‘토속에로’라는 별칭을 얻으며 시대극과도 결합했다. 토속에로영화들은 해외영화제의 관심과 수상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대부분 상업성이 절대적인 목적이었고 비디오 시장과 맞물리며 시리즈로 양산되었다. 전자가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이두용, 1983),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강수연)을 받은 ‘씨받이’(임권택, 1986)라면, 후자는 ‘뽕’, ‘산딸기’, ‘변강쇠’ 등을 들 수 있다.●‘짝코’ 어떤 계기로 기획되고 만들어졌나 한국영화사의 가장 우울했던 시기, 임권택은 가장 잘나가는 감독 중의 한 명이었다. 1970년대의 그는, 제작자에게는 외화쿼터용의 우수영화를 안겨주고 영화진흥공사에는 국책영화를 척척 만들어주는 감독이었다. 여러 영화학자들에 의해 한국 ‘분단영화’의 기원으로 평가받는 ‘짝코’ 역시 기획의 외관상으로는 당국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반공영화였다. 이는 1980년 관제영화제인 19회 대종상에서 우수반공영화상을 받고, 이듬해 20회 대종상에서 반공영화부문 특별상을 재차 받았던 것에서 증명된다. 제20회 대종상영화제부터 우수반공영화상을 특별부문으로 변경해 역시 외화수입쿼터 1편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반공영화가 부족하자 마침 개봉을 못한 ‘짝코’에 다시 기회가 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1983년 뒤늦게 개봉해 일반 관객들과 제대로 만나지도 못했다. 정치사회적 혼란과 한국영화의 불황이 극에 달한 시기, 임권택 감독과 송길한 작가는 왜 반공영화라는 외피를 두른 ‘짝코’를 만들려고 했을까. 실제 영화는 어떤 계기로 기획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짝코’의 영화화를 위해 임권택과 송길한이 의기투합한 이유는 바로 시대적 배경과 자기 성찰에 있었다. 그들이 이 영화의 기획에 착수한 때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좌절로 끝나고 신군부가 권력을 찬탈한 시점이다. ‘서울의 봄’의 대학생 시위대들이 그리고 광주의 시민들이 ‘빨갱이’로 둔갑되었던 바로 그때다. 임권택의 증언에 의하면 1980년은 “혼란기에 빠져든다고 해서 놀라기에는 너무 많은 혼란의 시대를 살아” 온 자신을 반추할 수 있었던 시기다. 그는 이후 협업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송길한 작가를 처음 만나 기존의 국책반공영화를 벗어나고자 마음먹고, 그의 개인사와도 연결되는 빨치산의 이야기를 통해 좌우 이데올로기의 비극을 정면으로 다루고자 했다. 둘은 한 달 동안 여관방에 틀어박혀, 종군작가 김중희의 단편소설을 거의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시킨다. 영화는 전투경찰 송기열(최윤석)과 빨치산 부대 대장 짝코(김희라)의 30년에 걸친 비극을 세련된 플래시백으로 오가며, 열강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이 어떻게 개인들을 파멸시켜 가는지 보여준다. 송기열은 평생을 바쳐 짝코를 추적하지만 결국 둘은 오갈 데 없는 부랑아들이 모이는 갱생원에서 만난다. 이미 노인이 된 둘의 비극은 갱생원에서도 계속된다. 송기열은 무장공비 이력의 죗값을 받게 하기 위해 짝코를 데리고 나가려 하고, 짝코는 몰래 수은을 먹여 송기열을 죽이려고 한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송기열은 기어코 짝코와 함께 갱생원을 탈출한다. 하지만 이미 한국사회는 거리의 경찰들조차 무장공비라는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송기열은 짝코와 함께 고향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올라탄다. 과연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리를 잡은 짝코는 숨을 거두고 송기열은 희미하게 웃는다. 사실 이 장면은 그들이,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육신이 결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함을 보여준다. 열차 속 송기열은 아주 짧은 회상으로 아내와 아들과의 단란했던 시절을 떠올릴 뿐이다. 둘은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었던 자신들의 처지를 생의 마지막 순간에야 깨닫게 된다. ●“한국 사람이 아니고는 만들 수 없는 영화” 임권택은 영화를 통해 송 경사와 짝코가 국가의 꼭두각시였고, 더 나아가 한국전쟁 시기 남한과 북한은 열강들의 장기 알에 불과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시나리오와 영화 본편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두 차례의 검열을 통해 그의 직접적인 발언은 삭제됐다. 바로 다음의 두 장면이다. 6·25 특집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한 미국인 교수가 한국전쟁이 열강들의 국지전 시험장에 불과했다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갱생원을 도망 나온 송기열과 짝코를 만난 경찰이 망실공비가 뭐냐고 물어보는 장면으로,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에는 검열 후의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다. 전자의 경우 TV에서 6·25 프로그램이 잠깐 나온 후 이를 본 짝코가 송기열에게 “저 사람들 말이 진짜라면 말이시… 나나 거그나 불쌍한 사람들이여”라고 말하는 장면만 남았다. 후자는 “망실공비?”라는 대사는 지워진 채 경찰의 입 모양만 남았다. 이는 “망실공비도 몰라”라며 송기열이 애처롭게 반응하는 대사에서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임권택은 촬영은 했지만 흔적만 남기는 방식으로 당국의 검열에 순응했다. 훗날 인터뷰에서 그는 이 대목의 아쉬움을 표했지만, 도리어 지금의 우리는 장르영화 그리고 국책영화로 단련된 그의 연출 내공을 짐작하게 만든다. 영화의 본질적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두 해 연속 반공영화상을 휩쓸며 국책 반공영화로서 인정받았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사설] ‘조국 청문회‘ 보여 주기 통과의례는 안 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양쪽 모두 청문회로 득실을 저울질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자유한국당은 의혹이 워낙 많은 만큼 청문회를 사흘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요구는 말도 안 되니 차라리 ‘국민 청문회’를 열자고 맞서고 있다. 지난 주말 한국당은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어 조국 사퇴를 촉구했다. 엄정하고 내실 있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자세는 없이 여론에 업혀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얕은 정치 행태를 곱게 봐주기 어렵다. 한국당의 ‘사흘 청문회’ 요구에 기다렸다는 듯이 여당이 맞불 카드로 집어 든 것이 국민 청문회다.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전례 없이 사흘간 진행하자는 요구도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듣도 보도 못한 국민 청문회를 열자는 여당의 제안은 황당하기로 치면 한술 더 뜬다. 조 후보자의 의혹을 규명하려면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더 시급하다는 여론이 들끓는 판이다. 여당은 국민 청문회를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 주관 요청 공문을 보냈다. 설령 언론이 중간에 나선들 이 마당에 그런 벼락치기 청문회가 공정성이 담보됐다고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부아를 더 돋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조국 블랙홀에 빠진 파행 정국의 근인은 사실상 인사청문회 무용론 탓이다. 청문회라는 법적 요식 절차를 거쳐 조 후보자가 하루만 꾹 참고 질타를 당하고 나면 검증과 상관없이 임명이 강행될 거라는 의구심이 크다. 청문회에 대한 불신은 야당뿐만 아니라 국민 사이에서도 이미 심각하게 번져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이 지경에도 “조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들의 문제”라며 감싸기로 일관한다. 딱할 따름이다. 청문회가 무의미하지 않도록 철저히 의혹을 가려 국민 뜻을 반영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해 줘도 신뢰가 난망해진 현실이다. 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조국 파동에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은 시사점이 매우 크고 무겁다. 다른 자리도 아니고 법무장관의 불법과 특혜 의혹은 대충 덮고 가도 될 문제가 아니다. 천신만고 끝에 조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손 치더라도 민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 길은 가지 않은 것만 못한 심대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여야 합의로 법이 정한 대로 국회 청문회를 열어야 하되 이번만큼은 보여 주기 통과의례여서는 결코 안 된다. 그 이유를 누구보다 여당이 더 무겁게 새겨야 할 시점이다.
  • 공무원 출장비 부당수령하면 최대 5배 가산금

    사소해도 3회 이상 적발되면 징계 지금까지 일부 공무원은 가지도 않은 출장을 허위로 청구해 여비를 타냈다. 근무지 바로 옆 문구점이나 은행을 다녀오면서도 이를 출장 처리해 여비를 받았다. 한번에 몰아서 할 수 있는 일을 두 차례로 쪼개서 출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시설관리 업무 직원은 출장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악용해 공원이나 골프장 등 자신의 업무지를 살피러 가는 것도 출장 등록했다. 공직사회 내 온정주의 때문에 정부가 이를 규제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들의 출장여비 부당수령 악습을 해결하고자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복무규정’ 개정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복무규정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연 1회 이상 근무 실태를 반드시 점검하도록 한다. 출장여비 부당수령이 적발된 공무원이 내는 가산금액이 현행 2배에서 최대 5배로 높아진다. 사소한 위반이라도 3회 이상 적발되면 해당 직원은 징계를 받는다. 현재 근무지 내 국내출장(관내출장·왕복거리 12㎞ 미만 출장) 여비 기준은 4시간 이상 2만원, 4시간 미만 1만원이다. 앞으로는 2㎞ 미만 출장은 실비만 지급해 근무지 인근 상점 등을 방문하고도 출장여비를 지급받는 관행을 뿌리 뽑는다. 4시간 미만 출장을 4시간 이상으로 부풀려 여비를 과다 지급받는 관행도 해결한다. 출장 시작과 복귀 시간을 복무관리시스템(새올행정시스템)에 입력해 관리자 결재를 얻어야 여비를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출장에 대한 정의도 ‘정규 근무지 이외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분명히 했다. 본인의 근무지를 대상으로 출장을 신청하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여러 명이 함께 가는 출장도 각자 출장을 신청하도록 해 공무원 개인의 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현기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최근 공무원의 출장여비 부당수령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공직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개정을 통해 부당수령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무원 출장비 부풀리기 관행 없앤다

    공무원 출장비 부풀리기 관행 없앤다

    지금까지 일부 공무원은 가지도 않은 출장을 허위로 청구해 여비를 타냈다. 근무지 바로 옆 문구점이나 은행을 다녀오면서도 이를 출장 처리해 여비를 받았다. 한번에 몰아서 할 수 있는 일을 두 차례로 쪼개서 출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시설관리 업무 직원은 출장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하다는 점을 악용해 공원이나 골프장 등 자신의 업무지를 살피러 가는 것도 출장 등록했다. 공직사회 내 온정주의 때문에 정부가 이를 규제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들의 출장여비 부당수령 악습을 해결하고자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복무규정’ 개정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복무규정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연 1회 이상 근무 실태를 반드시 점검하도록 한다. 출장여비 부당수령이 적발된 공무원이 내는 가산금액이 현행 2배에서 최대 5배로 높아진다. 사소한 위반이라도 3회 이상 적발되면 해당 직원은 징계를 받는다. 현재 근무지 내 국내출장(관내출장·왕복거리 12㎞ 미만 출장) 여비 기준은 4시간 이상 2만원, 4시간 미만 1만원이다. 앞으로는 2㎞ 미만 출장은 실비만 지급해 근무지 인근 상점 등을 방문하고도 출장여비를 지급받는 관행을 뿌리 뽑는다. 4시간 미만 출장을 4시간 이상으로 부풀려 여비를 과다 지급받는 관행도 해결한다. 출장 시작과 복귀 시간을 복무관리시스템(새올행정시스템)에 입력해 관리자 결재를 얻어야 여비를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바꾸기로 했다. 출장에 대한 정의도 ‘정규 근무지 이외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분명히 했다. 본인의 근무지를 대상으로 출장을 신청하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여러 명이 함께 가는 출장도 각자 출장을 신청하도록 해 공무원 개인의 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현기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최근 공무원의 출장여비 부당수령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공직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개정을 통해 부당수령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 “북 미사일 강력 규탄”…야 “한미일 동맹 뒤흔든 결과”

    여 “북 미사일 강력 규탄”…야 “한미일 동맹 뒤흔든 결과”

    민주당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안보 불안 없어”한국당 “지소미아 파기 자해행위…재검토해야”바른미래 “북한에 단호한 결단력 보여줘야”민주평화 “중단된 남북관계 하나씩 쌓아가야”정의당 “남북 군사공동위 가동해 대화로 풀자”여야는 24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행위라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다만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북한이 발사체를 또다시 쏘아 올린 데 대한 배경과 전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안보 공백은 없다고 강조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로 안보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무력시위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세 차례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 등으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여러 합의가 있었는데, 그런 합의의 틀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앞서 북한 발사체 발사를 발표한 데 대해 “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의 안보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자국 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제스쳐”라며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표를 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가 우리 안보상의 불안을 직접적으로 가져오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북한의 발언에는 대꾸 한마디 못하고 국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소미아를 파기하며 한미일 동맹의 근간을 뒤흔든 결과가 바로 이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보 수집이 가능한 것이냐”며 “청와대와 정부는 자해행위와 같은 지소미아 파기 결정부터 재검토하고 북한 발사체와 관련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신속한 대응을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북한이 다가올 협상의 지렛대로 무력도발을 사용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인내할 때가 아니라 단호한 결단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북한의 연이은 발사가 한반도 평화를 해치고 있다”며 “중단된 남북관계를 다시 하나하나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잦은 위협이 누적되면 불신이 팽배해지고, 팽배해진 불씨는 화근이 된다”며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조국 사과’ 거론한 與 지도부 “청문회서 진솔하게 사과해야”

    ‘조국 사과’ 거론한 與 지도부 “청문회서 진솔하게 사과해야”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 논란 등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년 합동기자회견’에서 “조 후보자가 국민께서 분노하는 지점에 대해 청문회에서 진솔하게 사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속상해하고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을 잘 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이 공정성이 없지 않냐고 평가하며 비판한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집권 여당 대표로 이 점 정말로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후보자에게 3일 전에 훨씬 더 진솔한 마음으로 모든 사안에 임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또 나중에 장관이 돼서라도 그런 것을 일로 보여줘야 젊은 사람들과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초지종을 소상하게 한 점 남김없이 밝혀 국민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대표님이 정치 선배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겸손하고 진실하게 설명해야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을 전해달라고 해서 제가 수요일(21일) 저녁에 조 후보자에게 통화해서 전달했다”며 “조 후보자는 ‘알겠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조 후보자의 설명에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면 지명을 철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청문회를 하기 전에, 후보자 설명 전에 일방적 주장으로 낙마시키고 그만둬라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딸의 논문과 대학·대학원 입시 부분은 적법·불법을 떠나 많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조 후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인사청문회에서 진실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웅동학원 관련 사안에 대해 비록 조 후보자가 직접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도 학원 이사로서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조 후보자가 이사로서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인사청문회에서 철저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모펀드 투자 관련 부분은 조 후보자가 고위공직에 있으면서 직무상 취득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있는지, 혹은 이용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지가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많은 의혹을 제기하는 자유한국당은 검증을 위해 법정 기한 내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라면서 “후보자 가족의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공개 비난은 그쳐달라”고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해찬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 구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조국에게 요청했다”

    이해찬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 구하는 자세로 임하라고 조국에게 요청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국민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는 그런 자세로 임하라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3일 전쯤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조 후보자가) 공정성이 없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하면서 여러 가지 비판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진솔한 마음으로 이해를 구하는) 그런 자세로 임해야 조 후보자가 나중에 법무부 장관이 되어서 국민 마음을 위로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그렇게 전달해달라고 해서 제가 21일 저녁쯤 조 후보자와 통화했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그걸 좀 더 겸손하고 진솔 되게 설명하는 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 대표가 정치 선배로서 전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조 후보자는 ‘알겠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며 “그래서 어제 아침 조 후보자가 ‘송구스럽다’고 한마디 한 데 영향을 줬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실제로 조 후보자는 그동안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해왔지만 지난 22일부터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국민의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민주당도 ‘조 후보자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에서 다소 톤을 낮췄다. 이 대표는 “국민이 조 후보자 논란에 관해 속상해하고 걱정도 많이 하는 걸 잘 안다”며 “집권 여당 당대표로서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로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도 조 후보자가 국민의 분노 지점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자초지종을 한 점 남김없이 밝혀 국민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황교안 “조국 덮으려 지소미아 파기…김정은 만세 부를 것”

    황교안 “조국 덮으려 지소미아 파기…김정은 만세 부를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3일 “우리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북한의 김정은은 만세를 부르고, 중국과 러시아는 축배를 들며 반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긴급안보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로 국익을 생각한다면 지소미아가 아니라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중·러의 반복되는 위협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안보위기 상황에 직면했는데도 이 정부는 안보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대한민국을 더 심각한 안보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인데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미국의 외교적 압박 수위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걱정한다고 하는데 한미동맹에 영향이 없다는 이 정권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려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토록 백해무익하고 자해 행위나 다름없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자 국민 여론의 악화를 덮기 위해서 파기를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를 통해서 현 정권의 이중성과 위선이 드러났다”며 “위선을 숨기고 호도하려는 정권과 그 거짓말에 분노한 국민이 싸우는 시점에 지소미아를 파기함으로써 국민 감정을 선동하고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결집해서 정치적 위기를 탈출하려는 의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정권은 갑질, 이중성, 사기, 위선의 인물인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버리려고 하는데 국내 정치를 위해 안보와 외교까지 희생시킨 대한민국 파괴 행위”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이 끝내 대한민국과 국민을 외면하고 잘못된 길로 나간다면 우리 국민께서 더이상 방관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소미아 폐기를 재검토하고,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체제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29일로 정해진 데 대해 “전직 대통령 재판까지도 정략적으로 정쟁에 이용하는 것은 국민께서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보기 끄고 방사능 속 일하는 그들

    경보기 끄고 방사능 속 일하는 그들

    핵발전소 노동자/테라오 사호 지음/박찬호 옮김/건강미디어협동조합/272쪽/1만 5000원 원전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현 일대 바닷물이 우리 해역에 대거 배출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후쿠시마현 인근과 우리나라를 왕래하는 선박 내 평형수를 통해 2017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여 동안 들어온 바닷물양이 모두 128만t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방사능 오염수에 우리 바다가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도 8년이 넘었지만 그 여파는 여전하다.반핵 가수이자 작가인 테라오 사호가 핵발전소에서 일했던 6명의 노동자를 인터뷰하고 쓴 ‘핵발전소 노동자’를 읽다 보면 걱정이 늘어날 법하다. 저자는 사고 이후 3년 뒤에 서점을 돌아보다 충격을 받았다. 잡지 코너는 어느덧 핵발전소를 두둔하는 내용의 기사들로 뒤바뀌었다. 핵 사고 이후 둔감해진 분위기 속에서 저자는 ‘핵발전소 피폭이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에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가 만난 핵발전소 노동자는 일본의 원전관리 실태를 여실히 알려 준다.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도쿄전력고교에 입학한 뒤 도쿄전력에 입사한 기무라 도시오는 “고장이 잦았던 후쿠시마 핵발전소, 그리고 이를 은폐하려는 도쿄전력에 대한 불신 때문에 퇴사했다”고 말한다. 도쿄전력에선 야밤에 위험도를 파악할 만한 수치 조작이 일상이라는 게 그의 증언이다. 사고 당시 후쿠시마 발전소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했던 다카하시 나오시는 “피폭선량 때문에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경보기를 떼고 일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폭로했다. “1년 이상 진행하던 정기검사 기간을 2005년부터 3개월 체제로 바뀌고, 그마저도 무너져 요즘은 2개월로 바뀌었다”고도 말한다. 2005년부터 전력자유화 정책이 시행돼 전기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졌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런 일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비용을 줄이다 보니 노동자 안전은 뒤로 밀린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피폭 위험이 큰 현장에 투입되며, 일정한 피폭량에 도달하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그야말로 한 번 쓰고 버리는 ‘티슈’와도 같은 신세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를 했던 가와카미 다케시는 오염도가 가장 높은 D구역에서 일했다. 공기를 체내로 들이마시면 안 되는 고선량 위험지역이지만, 냉방 관리가 안 돼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작업 하다 병에 걸려도 산재 신청은 꿈도 못 꾼다. 병과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기 어려워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 가와카미 역시 암에 걸려 일을 그만두고 산재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피폭 현장 가운데 가장 위험한 곳의 노동은 주로 이주 노동자가 메운다. 위험한 일이지만, 한 번 들어가면 상당히 많은 돈을 받기 때문이다. 미즈노 도요카즈는 “핵연료 저장 수조에 들어가는 외국인을 많이 봤다”면서 “그곳에서 쪼이는 방사능은 한번에 200~300mSv(밀리시버트)에 이르고, 한 번 들어갈 때마다 200만~300만엔(약 2260만~3390만원)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일본 국민 연간피폭량은 1mSv, 노동자는 20mSv였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노동자는 250mSv까지 허용하고 있다. 100mSv 이상의 피폭은 몸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점을 따져볼 때 사실상 죽음을 방치하는 셈이다. 그는 방사능 오염수에 관해서도 “계속 오염수가 흐르지만, 언론이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철판으로 은폐했다”면서 “배관 작업할 때 나오는 오염수를 휘발유통 같은 플라스틱 통에 넣어서 건물 앞쪽 입구에 버린다. 방사능이 나오는 오염수는 겉보기에만 깨끗해 보인다”고 말한다. 인터뷰집이어서 전체적인 문제를 짚는다든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드는 느낌은 다소 부족하다. 그러나 과거에 일했던 노동자들의 증언은 지금도 진행 중임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이 문제가 단순히 이웃나라만의 문제라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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