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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내홍에 불 지른 추미애… 15년 만에 ‘총장 지휘권’ 발동

    檢 내홍에 불 지른 추미애… 15년 만에 ‘총장 지휘권’ 발동

    중요 참고인 대검 감찰부 직접조사 지시 인권부에 배당한 윤석열 총장에 지휘권 2005년 천정배 장관 이후 역대 2번째 한만호 동료 수감자 한씨 별도 조사 후 한동수 감찰부장이 장관에게 보고 할 듯 “징계 시효 끝나 법적 근거 없어” 지적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증언 강요 의혹과 관련한 진정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내 갈등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가세하면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이 힘을 합쳐 실체 규명을 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권한 다툼을 하며 사법당국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은 18일 한 전 총리 사건의 중요 참고인을 대검 감찰부에서 직접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 법무부가 대검 감찰부에 보낸 진정 사건을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맡긴 윤 총장에 대해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발동한 것이다. 검찰청법 8조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한다고 나와 있다.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뒤 15년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지휘권 행사다. 천 장관은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라는 지휘권을 발동했다. 김 총장은 지시 이행 직후 사표를 냈다. 추 장관의 지시로 이번 사건 조사는 대검 감찰부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 두 곳에서 나눠 하게 됐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 4월 7일 “한 전 총리 사건은 검찰의 공작으로 날조된 것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니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준다면 모든 상황을 진술하겠다”는 취지의 진정서가 법무부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진정서는 당시 검찰 측 증인이자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 최모씨가 작성한 것이다. 이날 추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조사를 지시한 참고인은 한 전 대표의 또 다른 동료 재소자 한모씨다. 한씨는 당시 증언을 거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씨에 대한 조사는 대검 감찰부에서 맡고, 최씨 등 다른 관계자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서 한 뒤 조사 경과만 대검 감찰부에 보고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그다음 추 장관에게 전체적인 조사 내용이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과 한동수 감찰부장은 이 사건이 감찰 사안인지를 놓고 의견을 달리 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한 부장은 지난 4월 17일 진정 사건을 이첩받은 뒤 40여일이 지난 뒤인 5월 28일 윤 총장에 보고했다. 윤 총장은 이 사건을 대검 인권부에 배당했고, 다음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됐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의 배당권은 지휘·감독권의 핵심”이라면서 “진정인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부장은 진정서 원본을 해당 부서에 넘기지 않았다. 침묵으로 일관해 온 감찰부는 입장문을 내고 “사안의 중대성과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 필요성에 비춰 감찰부에서 향후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늑장보고 논란에는 “기초 자료 수집만 했고, 감찰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장관이 대검 감찰부에 사건을 맡긴다면 법적 근거가 충분해야 하는데 징계 시효가 끝난 사건인 만큼 그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이미 배당된 사건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한 전 총리 사건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민 60%만 “내 삶에 만족”… 웰빙지표 처음으로 떨어졌다

    국민 60%만 “내 삶에 만족”… 웰빙지표 처음으로 떨어졌다

    작년보다 3%P ‘뚝’… 6년 만에 하락 월소득 100만원 이하 만족도 8%P↓ 5명 중 1명 고독감… 40·60 비율 높아지난해 국민 삶에 대한 만족도를 보여주는 웰빙지표가 측정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나빠졌다. 5명 중 1명은 외로움을 느꼈고, 자신의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떨어졌다. 18일 통계청이 2018∼2019년 각종 통계를 한데 모아 발간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국민 비율은 60.7%로 전년보다 3.0% 포인트(P) 하락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국민 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6점(0~10점 척도) 이상을 기재한 비율이다. 행정연구원은 2013년(47.3%)부터 매년 이 조사를 진행하는데 2018년(63.7%)까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처음 하락했다. 월 소득별로 보면 100만원 이하 만족도가 2018년 49.3%에서 지난해 41.4%로 8% P 가까이 떨어졌다. 500만~600만원(66.2%→60.6%)과 600만원(71.1%→67.0%) 등 고소득층도 만족도가 하락하는 등 전 구간에서 나빠졌다. 성별로는 남성(59.5%)이 여성(62.0%)보다 약간 낮았다. 자신의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전년보다 4.0% P 떨어진 63.9%에 머물렀다. 이 비율도 2013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나빠진 것이다. 60대 이상(52.9%)이 다른 연령대보다 유독 낮아 일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연구를 진행한 김상현 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사가 진행됐던 시기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경제가 약간 좋지 않았던 영향이 부정적 응답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뿌리깊은 질병인 고독감도 커졌다. ‘외롭다’고 답한 비중은 20.5%,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고 느낀 비율은 16.7%로 전년보다 각각 4.5% P, 5.4% P 올랐다. 60대(25.1%)와 40대(21.8%)가 다른 연령대보다 외로움 호소가 많았다. 지난해 수도권 국민이 월급에서 집세(임대료)로 지출하는 비율은 1.4% P 증가한 20.0%로 나타났다. 광역시와 도를 포함한 전 지역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16.1%로 0.6% P 올랐다. 2014년 이후 5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대기질 만족도는 2018년 기준 28.6%로 직전 조사인 2016년(31.7%)보다 3.1% P 떨어졌다. 미세먼지 탓이다.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만족도가 낮았고 강원, 제주, 전남 등은 높게 나타났다. 13세 이상 중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9.6%에 그쳤다. 10명 중 3명은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초중고생의 사교육 비율은 전년보다 2.0% P 증가한 74.8%,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만원 늘어난 32만 1000원이었다.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정부기관은 군대(48.0%), 불신하는 곳은 국회(19.7%)였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해찬 “北 도발,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 끈 놓지 말라”

    이해찬 “北 도발,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 끈 놓지 말라”

    “남북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도발 멈춰라”“대화 어렵지만 유일한 평화로 가는 첫 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북한은 남북 양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도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개성 및 비무장지대 군사 배치에 대해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적 사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위협적 발언을 이어가는 것 역시 금도를 넘은 행위”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비난하고 대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남는 것은 한반도 긴장과 남북 양측의 불안과 불신뿐”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에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금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해찬, 北 폭파에 “금도 넘었다”…민주당도 비판 대열

    이해찬, 北 폭파에 “금도 넘었다”…민주당도 비판 대열

    이해찬 “추가 도발 대응 태세 갖추라”이낙연 “엄정한 대처 필요하다” 비판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북한의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행위에 대해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간 외교에는 어떤 상황에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동안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 온 남북한 모든 사람의 염원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이런 행동은 반짝 충격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한국인 마음에 불신과 불안을 심어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더 이상의 도발을 중지하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선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는 동시에 북한의 어떠한 추가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당부했다.전날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창원 경남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영남권 간담회를 하고 스마트랩 현장방문 도중 북한의 폭파 소식을 들었다”며 “극히 유감스러우며,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규탄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북한의 행위를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남북간 특수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오늘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버린 짓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정부와 우리 당은 단호하게 북한의 도발을 꾸짖어야 국민도 대북 정책에 대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향자 의원도 “6·15 공동선언 20주년에 생긴 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안타깝다. 북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다만 외교를 포기하면 안 되며 잠시간 정쟁을 접어두고 지혜를 모을 때”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언론, 연락사무소 폭파에 “트럼프 흔들기 카드”(종합)

    日언론, 연락사무소 폭파에 “트럼프 흔들기 카드”(종합)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융화의 상징, 예고대로 폭파’ 일본 주요 신문은 북한이 전날 개성공단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융화 정책이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북한의 폭파 의도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시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해 대화가 이어지길 바라는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경제협력 등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폭파를 예고할 때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들었지만 전단 살포가 이전부터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이는 문재인 정부에 압박을 높이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올해 11월 미국 대선까지 경제제재의 돌파구를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북한이 긴장 상황을 연출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에도 전단 살포…이는 구실에 불과”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이번 도발 계기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달 살포지만 과거에도 전단 살포가 이뤄진 점을 들어 이는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봤다. 이보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누적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신과 불만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제안하고 그 대가로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아사히는 익명의 외교 전문가를 인용해 “이 제안은 문 대통령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는데 김 위원장 체면이 구겨진 모양새가 됐다”며 북한이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남북 화해의 상징’ 폭파…남북 간 긴장 고조” 마이니치신문은 2018년 4월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설치된 ‘남북 화해의 상징’이 폭파돼 남북 간 긴장이 고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의 기념 분위기가 남아 있던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대결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출범 이후 대북 융화 정책을 펴온 문재인 정부에 타격이라고 전했다. 또 국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한 국경 봉쇄 영향으로 북한의 식량·물자 부족이 한층 심각해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겨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도 폭파 배경의 하나로 짚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北, 文정부에 노골적 보이콧…‘남북 화해 상징’ 잿더미로 만들다

    北, 文정부에 노골적 보이콧…‘남북 화해 상징’ 잿더미로 만들다

    총참모부 도발 시사 9시간도 안 돼 실행 6·15 20주년 文기념사 하루 만에 빛 바래 “北 신냉전 체제 대결 구도로 가겠다는 것” 金, 판문점합의 파기해 불신 이미지 확산 북한이 16일 총참모부가 군사도발을 시사한 지 9시간도 안 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한국 정부가 어떻게 나오든 북한은 남북 관계를 단절하고 정해진 일정대로 대남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 대응 조치는 물론 남북 관계 단절의 첫 단계로 예고한 것이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처음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한 다음날 당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연락사무소 폐쇄가 ‘첫 순서’라고 언급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남한과 결별할 때가 됐다’며 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재확인했다. 공동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합의 사항이기에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남북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엄포를 현실화한 것은 물론 판문점선언의 파기를 공식화한 것이기도 하다. 판문점선언은 물론 판문점선언의 후속 조치로 맺어진 9·19 군사합의에도 구애받지 않고 예정된 남북 관계 단절 조치, 특히 군사행동까지 진행하겠다는 메시지를 폭파라는 충격요법을 통해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예정된 수순대로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지만 폭파 시기를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기념사 다음날로 잡은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남북 모두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폭파는 예정했던 것이지만 폭파 시기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결정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남북 합의 이행을 강조하지 않고 ‘일단 대화하자’는 메시지만 보낸다고 판단해 불만스러워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실행에 옮긴 만큼 남북 간 갈등과 한반도 긴장은 계속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하에서 남북 관계를 복원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에 문재인 정부가 주도적으로 남북 관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를 진전시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대북 전단 살포 문제는 핑계고 한국과 신냉전 체제의 대결 구도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이 타국의 재산권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침해한 데 대해 한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비난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 북한을 설득할 공간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군비 증강과 군사도발에 더욱 치중할 가능성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판문점선언의 중요한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난폭하게 파기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합의를 언제든지 깨뜨릴 수 있는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매체 “문재인, 굴러온 복 차버린 멍청이…靑 위기모면 궁여지책”

    北매체 “문재인, 굴러온 복 차버린 멍청이…靑 위기모면 궁여지책”

    북한이 갖은 모욕적 언사에도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다음 날인 16일에도 문 대통령을 겨냥해 ‘멍청이’라는 직접적인 조롱 댓글을 노출하며 막말을 이어갔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청와대의 엄정 대응 방침 천명에도 “서푼짜리 기만술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옥류관 식사를 소재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처먹는다’고 조롱했던 선전매체들은 이날 다시 문 대통령을 조준했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독자감상글 코너를 통해 “문재인이 굴러들어온 평화번영의 복도 차버린 것은 여느 대통령들보다 훨씬 모자란 멍청이인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등의 댓글을 노출했다. 노동신문 등 기존 기사에 댓글을 다는 형식의 독자감상글은 실제로는 관리자만 등록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우리민족끼리 측에서 이러한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北 “인민 모독 죗값 천백배 받아낼 것”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을 모독한 죄값(죗값)을 천백배로 받아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모순적이고 허무맹랑한 소리만 늘어놓던 청와대가 뒤늦게야 삐라 살포에 대한 ‘엄정 대처방안’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면서 이를 ‘위기모면을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깎아내렸다.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남한의 남북 간 합의 준수 방침을 “지금의 험악한 사태를 어물쩍해 넘겨보려는 서푼짜리 기만술책”이라고 비판했다. 방송은 이어 “큰일이나 칠 것처럼 흰소리는 곧잘 치면서도(허풍을 떨면서도)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체질적인 우유부단성은 지난 2년 동안에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면서 남측을 향한 깊은 불신을 표시했다. 지난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남북관계 급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대북 전단·물품 등의 살포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며 남북 간 모든 합의를 계속 준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을 일축한 것이다.北 “남조선 당국자에게 어떤 불벼락 안기고인간쓰레기 박멸하는지 똑똑히 보게 될 것” 북한 매체들은 대신 특유의 거친 표현을 동원해 남한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비판에 몰두했다. 노동신문은 ‘투철한 계급투쟁 의지를 만장약한 우리 인민의 혁명적 풍모’ 제목의 논설을 통해 “철저한 보복전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세계는 우리 인민이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어떤 징벌의 불벼락을 안기고 인간쓰레기들을 어떻게 박멸해 버리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6∼9일 평양과 개성, 남포 등 전국 각지에서 탈북자의 전단 살포와 남한 당국을 비난하는 청년 학생들과 근로자들의 집회가 진행됐다고 재차 소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원, 조선태권도위원회 태권도선수단 감독, 김일성종합대학 역학부 강좌장, 평양전기기구공장 지배인 등 북한 전역 각계각층의 입을 통한 대남 비난전도 이어졌다.文 “김정은 결단과 노력 잘 알아…남북사업 찾고 국제사회 동의 얻을 것”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면서 북한에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협력으로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정세를 전환하고자 한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노력을 잘 안다”면서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진전이 이뤄지지 않아 나 또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다. 남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기를 바란다”면서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는 노력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역대 정부의 남북합의를 언급하며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이 없었다면 남북관계는 훨씬 발전했을 것”이라며 21대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김여정, 13일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시켰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면서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15일에도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언급하며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남측을 압박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 제목의 정세론해설을 실어 구체적인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거듭 시사했다. 신문은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00자 인터뷰 39] 이종석 “대북 전단 못 막으면 대결 시대로 되돌아가”

    [2000자 인터뷰 39] 이종석 “대북 전단 못 막으면 대결 시대로 되돌아가”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2006년 2~12월)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 시작해 대남 군사행동 위협으로 번진 작금의 사태와 관련, “지금은 남북 관계의 판이 깨지는 것을 넘어서 과거의 대결 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대북 전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5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단을 기화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북한을 내려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전단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2000년 6월 24명의 대통령 민간인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평양에 갔던 이 전 장관은 “남북이 교착에 빠진 지금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을 만든 문재인 정부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해 할 말은 미국에 하는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이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내용.●군사행동 위협 사태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파괴나 군사행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왜 지금인가.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나 노동당 통일전선부 담화를 보면 마구 화를 내면서 전단 살포를 막으라는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가만히 안 있겠다고 하면서 예시한 세 가지가 있다. 개성공업지구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철거, 군사합의 파기다. 전단 살포 금지법이 나올 때까지 괴롭히겠다는 뜻이었다. 북한이 우리를 지켜보면서 압박하는 데 약간 에스컬레이트된 측면이 있긴 하다. 군사합의 파기는 예고한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다. 전단이 심각한 게 두 가지인데 김정은 국무위원장 비방이 들어가 있고, 코로나19 같은 가장 적절하지 못할 때 북으로 날아간다는 점이다.” -북한 위협이 전단지에 국한된 얘기인가. “평론가들은 북한 경제난이 심각해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혹은 북미 관계가 잘 안 풀리니까 대남 위협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검증이 안 되는 말이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전단을 놓고 전 주민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건 뭐냐 하면 쌀 50만t을 대가로 해결이 안 된다는 뜻이다. 오로지 전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누적된 불만이 터진 지점이 전단지다. 전단지는 남한에 책임을 물을 명확한 명분이 있다. 이것을 해결해야만 경제나 그다음을 말할 수 있다. 1단계, 2단계가 있는데 딴소리하면 안 된다.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 태도가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간 남북 관계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얘기하듯 분명한 해결이 없으면 남북이 더 가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부당하거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 두 정상은 전쟁과 충돌 없는 한반도를 합의하면서 그 일환으로 적대행위 중지와 전단 살포 방지 등을 합의했다. 이걸 지키라는 것이다. 비무장지대에서의 적대행위 중지와 전단 살포 방지 등의 합의가 들어 있는 만큼 매듭을 지으려고 할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걸로 끝이다가 아니고 이거 하지 않으면 끝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전단지 대책에 집중하는 것인가. “그렇다. 전단지 살포를 못 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고, 시간이 경과되면 압박은 커질 것이다. 국내 여론은 더 나빠질 것이고, 그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걸 이겨 내야 한다. 남북 관계의 판이 깨지는 게 아니라 잘못하면 과거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북한은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일단 호랑이 등에서 북한을 내려오게 해야 한다. 엉뚱하게 경제 문제라면서 쌀 주면 된다는 주장은 북한의 북자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선언의 의미와 성과를 재해석한다면. “평화 분위기 조성을 기다리는 게 아니고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로서 주동적으로 남북 관계에 나섰고, 이걸 통해 한반도 역사의 물줄기를 대결과 갈등에서 협상과 협력의 방향으로 바꿨다.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정세를 만들어 가는 게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임을 6·15 선언은 보여 줬다. 성과라면 둘을 꼽을 수 있다. 첫째, 대결 상태의 남북 관계를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교류협력 관계로 재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 합의가 공동선언 4항에 있다. 과거에는 못 한 남북 교류협력이 6·15 이후 대결이 고조될 때조차 극단적으로 나빠지는 것을 막아 온 측면이 있다. 둘째는 통일 문제가 첨예한 이슈이지만 북이 남의 연합제에 호응하면서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말을 만들어서 합의를 만들고 인식의 공통성을 얘기했다. 즉 통일은 빠른 시간 내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고 장기적이고 단계적이며 점진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남북이 공유했다. 남북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심, 상대방이 나를 잡아먹을 것이라는 의구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었다.” -선언의 요체는 무엇이고 선언이 잘 이행되지 않은 이유는 뭔가. “적대와 대결의 남북 관계를 화해·협력 관계로 바꾸자는 게 요체다. 잘 이행됐더라면 4·27 선언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이행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남북과 북미의 대결 구조 속에 한반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결의 본질은 불신이다. 남북 관계 외에 북미 관계가 중요 변수다. 북미 대결과 불신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남북 관계 개선에 발 맞춰 그만큼의 북미 간 불신을 줄이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 -6·15 선언 20주년을 맞는 감회라면. “학계 사람으로 문정인 청와대 특보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 순안공항에 내렸을 때 감격적인 순간을 맞으면서도 지속성을 갖고 빠른 시일 안에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길이 실현돼 공동 번영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20년이 지났는데, 그때보다는 상황이 더 좋아진 것 같지만 남북 통로가 막혀 있다. 이런 현실에 자괴감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정책에서 어떤 점을 잘했다고 보는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전략의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다. 당시는 한반도가 전쟁 직전까지 다다랐다. 이랬던 한반도의 대결 정세를 대화와 평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물꼬를 텄다. 그것이 가장 잘한 것이다. 6·15보다 진전된 내용을 4·27과 9·19에 담은 것도 잘했다. 군사분야 합의를 이뤘는데 한반도에서 종전 상황을 만들어 내는 깊이 있는 내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해 이후 교착 국면을 타개해 정세를 호전시키는 주도적 노력이 부족했다. 좋은 정세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자기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두 개의 정상 선언을 합의한 상태에서 핵 문제가 걸려 있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안 하고 있다. 남북 군사 충돌도 없다. 여러 가지 말은 오가고 있지만. 북한 내부적으로는 국가 전략이 군사 중심에서 경제 중심으로 바뀐 것도 사실이다.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남한, 서방과의 협력을 못 하고 있어서 그렇지 북한은 개혁개방을 했다. 이런 것들은 옛날에 없던 변화다. 이런 정도 기반이 있다면 뭔가 돌파를 해야 한다. 핵 문제처럼 매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두 정상 선언을 일정하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것도 사실이다.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과 다른 생각이 있으면 그 얘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한테도 마찬가지다.” ●남북·북미 관계 전망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문재인 정부에 제안한다면. “정세를 만들어 나가는 능동적·적극적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 운명의 당사자는 우리다. 미국이 아니다.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더 잘 안다. 우리의 운명이 걸려 있다. 또 하나는 핵 문제와 관련해 스냅백(약속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치를 전제로 해서 단계적 비핵화를 이끌어 내라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면 요만큼 제재를 완화해 주고 하며 단계적으로 하자는 거다. 스냅백을 하면 미국이 손해 볼 일은 매우 적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에서 핵실험장을 이미 폭파했다. 그다음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게 동창리 엔진실험장이고 영변 시설이다. 미국은 체제 안전 보장 등을 말하지만 가장 큰 게 뭐냐. 제재 해제다. 제재가 풀리면 외부 자본이 들어가고 기술이 들어간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게 눈에 보이거나 하면 스냅백을 해서 원래대로 되돌리면 된다. 북한이 파괴한 시설을 다시 건설하긴 어렵다. 반면에 한국이나 서방이 스냅백을 해서 보는 손해는 북한보다 훨씬 적다. 우리의 대북 진출은 한국 경제에서 작은 비중이지만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만일 스냅백이 이뤄지면 북한 경제는 망한다. 북한의 28개 경제 특구가 외부 자본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전혀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한국이나 서방 투자를 먹고 떨어진다고 우려하는데 그럴 수 없는 구조다. 아무도 보지 못한 진실의 순간을 보기 위해 단계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하고, 제재 해제를 해주면서 스냅백을 걸자는 거다.” -북미 관계 전망을 해 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를 진전 없이 그럭저럭 끌고 갈 것이다. 우리에겐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문제 해결에 상대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공화당은 동맹에 대해 일방적인 경향이 강하다. 트럼프의 일방주의는 더 세다. 트럼프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북핵을 풀겠다고 했을 때 환호했지만 한계도 봤다. 철학이나 조직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장삿속에서 하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구도 속에서 하는 게 아니다. 바이든이 된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이 당장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은 동맹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이다. 그래서 대북 정책에서 한국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교착 국면에서 한국이 상황을 돌파하려는 의지와 결단과 실행 능력이 중요하다. 그것이 북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marry04@seoul.co.kr이종석 전 장관은 3년간의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을 거쳐 노무현 정권 말기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2003년 NSC 차장으로서 인연을 맺었다. 저서는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 노무현 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
  • EU “美·中 갈등 속 한쪽 택하지 않을 것”

    EU “美·中 갈등 속 한쪽 택하지 않을 것”

    각국 이해 달라 美·中 회담 전 분위기 조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일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지만 유럽연합(EU)에선 중국 때리기에 미국과 공조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유럽의 외교는 다원주의와 협력이 원칙이라며 “EU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보렐 고위대표의 언급은 EU와 중국 간의 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발언으로 들린다. 또한 EU 27개국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화상콘퍼런스를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보렐 고위대표는 “우리는 유럽인으로서 ‘마이웨이’에 나설 것이며 이에 따르는 모든 어려움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27개 회원국 외교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15일 화상회의를 열고 중국과 역정보, 이스라엘과 국제기구 문제를 논의한다. 17일에는 EU와 미국의 또 다른 연결 고리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국)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 1주일 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위원장이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경제 자유화 조치 등과 관련해 논의한다. 보렐 장관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사태와 관련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반하지만 이런(홍콩에 대한 보안법 강행) 결정은 중국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관련해 EU가 가했던 비판에서 보듯 EU와 중국은 불신과 감정적 앙금이 남아 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유대인위원회(AJC) 화상 회의에서 미국과 모든 자유 세계 시민들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자유 세계가 중국 공산당을 경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적극적인 중국 비판자 가운데 한 명인 폼페이오 장관은 조만간 하와이 히컴공군기지에서 중국 관료들과 회동한다고 CNN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국회 원 구성 협상하는 여야, 강공이 능사가 아냐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려 18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는다. 미래통합당에 배정된 부의장 선출과 각 당의 상임위원 배정,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종료해야만 국회는 입법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야당 몫 국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려 했지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오늘로 선출시기를 늦췄다. 박 의장은 여야의 협상 타결 여부와 관계없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난 12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를 포함해 11곳을, 통합당이 예결위를 포함해 7곳을 맡기로 하는 협의안을 도출했다. 법사위와 예결위를 야당 몫으로 요구해 온 통합당은 예결위원장을 확보했으나, 12일 의총에서 ‘법사위 사수’를 택했다. 통합당 일각에서 더이상 협상 수단이 없으니 협의안을 받자는 움직임이 있어 막판 여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국민은 기대를 건다. 코로나 경제쇼크와 민생 악화, 군사위협까지 불사하는 북한 등 국내외 현안들이 시급한 마당에 원 구성이 계속 지연되는 것은 유감이다. 슈퍼 여당인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을 원만히 타결해 21대 국회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민주당이 지난 5일 여당 몫의 의장단 선출에 이어 오늘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처리한다면 여야 협치는 당분간 물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그 여파로 6월에 끝내야 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는 21대 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는다면 국회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제1야당인 통합당도 이미 예결위원장 등 7개의 상임위원장을 확보했음에도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던 민주당이 7석을 제시했다. 20대 국회처럼 통합당이 정부정책에 대해 발목잡기하듯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장외투쟁 등을 반복한다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 40조 렌털 시장 ‘多’ 빌려 쓴다

    40조 렌털 시장 ‘多’ 빌려 쓴다

    가전제품을 빌려서 쓰는 ‘렌털 서비스’ 이야기가 나오면 대표적으로 정수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정수기가 렌털 시장의 포문을 연 것은 맞지만 이제는 업체마다 ‘별의별 것’을 다 빌려준다. 공기청정기나 비데는 이제 렌털 시장에서도 일반화됐고 요즘은 안마의자, LED마스크(피부관리기), 침대 매트리스, 음식물처리기, 연수기, 커피 제조기, 반려동물 용품, 카메라 등으로 범위가 확 넓어졌다. 특히 LG전자는 ‘신가전’이라 불리는 맥주 제조기(홈브루), 스타일러(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에 대해서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기업들이 렌털 제품의 영역을 꾸준히 늘리는 것은 이것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11년 연간 19조원대였던 렌털 시장이 올해는 연간 40조원대를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용 중인 렌털 제품도 현재 1500만 계정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렌털 서비스는 계약이 보통 수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번 유치한 고객은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달 제품 대여료나 관리비 등을 꼬박꼬박 내는 ‘장기 우량 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제품을 오래 쓰면 어느 순간 필수품이 돼 버려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재계약을 결정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꾸준히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보니 코웨이, LG전자,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 교원웰스 등 여러 기업이 렌털시장에 뛰어들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중복응답 가능)으로 ‘렌털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해 보니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증가’라는 답변이 48.9%로 가장 많았다. ‘1·2인 가구의 증가’(42.4%)와 ‘전자제품 출시주기가 짧아진 점’(41.2%)은 그 뒤를 이었다. 소규모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비싼 가전제품을 사는 것보다는 현명한 소비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렌털 시장 경쟁이 격화되자 ‘K렌털’을 앞세워 해외에서 기회를 찾는 기업들도 늘었다. 주된 격전지는 동남아 쪽이다. 렌털 업계 국내 1위인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미국, 중국에 진출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해외에서만 약 158만 렌털 계정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용자 수까지 합치면 약 789만 계정에 달한다. 이 중 말레이시아는 특히 렌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6년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터를 닦아 놓은 코웨이는 2019년 현지 법인 매출이 5263억원으로 전년(3534억원)보다 48.9%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법인 계정은 현재 143만개에 달한다. 이러한 실적 덕에 코웨이는 지난해 사상 첫 매출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렌털 전담인력은 4300명에 달한다.2014년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쿠쿠는 지난해 현지에서 82만 계정을 확보하며 전체 해외 매출액의 90% 이상인 2560억원을 말레이시아에서 벌어들였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렌탈산업, 모든 것을 빌려드립니다’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는 상하수도관이 낡아 녹슨 물이 수돗물로 공급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이 불신이 강하다. 하지만 아직도 정수기 보급률이 25~30%로 낮은 편이라 시장 성장의 여지가 크다”면서 “(현지 이용자들 사이에) 정기적인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품질이 좋은 한국형 렌털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렌털 업체들은 말레이시아에서의 성공이 인근 국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쿠쿠는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해 해외에 렌털 사업을 하는 지역이 총 5곳(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미국)으로 늘어났다. SK매직도 현재 해외에 설립된 법인 중 말레이시아에서 렌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시장의 전망이 여전히 밝기 때문에 업체들마다 렌털 대상이 될 만한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발굴해 내는 중”이라며 “해외시장 개척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계속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틀간 네 번 말폭탄 던진 北… 대남 도발로 美양보 압박 ‘죄기’

    이틀간 네 번 말폭탄 던진 北… 대남 도발로 美양보 압박 ‘죄기’

    북한이 지난 12~13일 이틀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등 대남·대미 담화 네 개를 쏟아내며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더이상의 남북 관계 악화를 막아 보고자 했으나 김 제1부부장은 ‘남한과의 결별’, ‘다음 단계의 행동’을 언급하며 관계 파탄의 길을 택한 모습이다. 북한은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 입장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이것이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대남 비난에 나섰다. 이어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김 제1부부장이 등판해 “통일전선부장이 낸 담화에 전적인 공감을 표한다”며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군사 도발 등 대남 강경 조치를 시사하며 장 부장과 콤비 플레이를 벌였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고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관련 입장 및 대책과 무관하게 9일 만에 정해진 수순을 밟듯 ‘남한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은 문재인 정부와의 단절과 대남 강경 노선으로의 전환을 이미 계획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난을 겪게 되자 주민들의 불만을 ‘남한’이라는 외부의 적으로 돌리고 내부 결속에 나서고자 하는 목적에서 대남 공세를 가동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의 4일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 비난 및 남북 관계 단절 담화들을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게재한 것은 대남 공세가 대내용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북한의 대남 공세가 궁극적으로 대미 압박을 목표로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12일 리선권 외무상 담화, 다음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없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남 공세와 대미 압박을 동시 수행했다. 특히 권 국장은 담화에서 한국 외교부가 12일 “정부는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비핵화 문제 관련, ‘통미봉남’ 기조를 드러냈다.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에 대북전단 문제는 일종의 핑계이고 남북 관계 단절과 한반도 긴장 조성이 목적이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 흑인 사망 항의 시위 등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우선 남한에 대한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놓고 미국에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틀간 담화만 네 개, 남북관계 파국으로 끌고가는 北

    이틀간 담화만 네 개, 남북관계 파국으로 끌고가는 北

    리선권·장금철·권정근 담화로 대미압박·대남비난김여정 담화로 ‘남한과의 결별’ 선언하며 종지부북한이 지난 12~13일 이틀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등 대남·대미 담화 네 개를 쏟아내며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더이상의 남북 관계 악화를 막아 보고자 했으나 김 제1부부장은 ‘남한과의 결별’, ‘다음 단계의 행동’을 언급하며 관계 파탄의 길을 택한 모습이다. 북한은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 입장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 담화를 통해 “이것이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대남 비난에 나섰다. 이어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김 제1부부장이 등판해 “통일전선부장이 낸 담화에 전적인 공감을 표한다”며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군사 도발 등 대남 강경 조치를 시사하며 장 부장과 콤비 플레이를 벌였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고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관련 입장 및 대책과 무관하게 9일 만에 정해진 수순을 밟듯 ‘남한과의 결별’을 선언한 것은 문재인 정부와의 단절과 대남 강경 노선으로의 전환을 이미 계획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난을 겪게 되자 주민들의 불만을 ‘남한’이라는 외부의 적으로 돌리고 내부 결속에 나서고자 하는 목적에서 대남 공세 플랜을 가동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의 4일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 비난 및 남북 관계 단절 담화들을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게재한 것은 대남 공세가 대내용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북한의 대남 공세가 궁극적으로 대미 압박을 목표로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12일 리선권 외무상 담화, 다음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없이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대남 공세와 대미 압박을 동시 수행했다. 특히 권 국장은 담화에서 한국 외교부가 12일 “정부는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비핵화 문제 관련, ‘통미봉남’ 기조를 드러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에 대북전단 문제는 일종의 핑계이고 남북 관계 단절과 한반도 긴장 조성이 목적이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 흑인 사망 항의 시위 등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우선 남한에 대한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놓고 미국에 양보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복지부 사무관ㆍ주무관 주먹다짐’ 두고 관가 와글와글

    ‘복지부 사무관ㆍ주무관 주먹다짐’ 두고 관가 와글와글

    “여성 주무관이 맞았다” “공채 아닌 민간경채?” 추측 무성“이 시국에 국민 불신 우려”… 공무원 노동계도 예의 주시보건복지부 소속 수습사무관과 주무관의 폭행 사건을 놓고 중앙부처가 몰려 있는 세종 공직사회에 풍설이 난무하고 있다. “맞은 주무관이 여성 공무원이라더라”라는 얘기부터 “수습사무관이 5급 공채가 아니라 민간경력채용 사무관이라더라”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세종 관가에서 꼬리를 물고 있다. 한편에서는 “일 때문에 싸웠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수습 사무관이 뭘 안다고….” “오죽했으면 젊은 사무관이 폭발했겠어….” 등 직급 간 사안을 보는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입단속에 미확인 소문 오히려 확산 사건 발생 이후 열흘 이상이 지났지만, 폭행 사건의 당사자가 공직사회에서 휘발성이 강한 수습사무관과 주무관인데다가 복지부의 철저한 입단속이 겹쳐서 소문만 무성하게 번지고 있다. 공무원 노동계도 관심을 가지고 복지부의 처리를 예의주시 중이어서 한동안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1일 보건복지부와 세종 관가에 따르면 사건은 일요일인 지난 5월 31일 정부세종청사 복지부에서 발생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언론 대응 업무를 수행하는 수습사무관과 주무관이 언쟁 끝에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몸싸움이 아니라 주먹다짐으로 번져 40대 주무관이 병원에 입원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당시 주변에 직원들이 있어서 싸움을 말렸지만, 말리는 직원까지 폭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폭행사건의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 등에 대해 본지가 복지부에 취재를 했지만, “진행 중인 감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며, 해당 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개인정보여서 알려줄 수가 없다”는 초기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복지부와 인사혁신처 등의 취재를 바탕으로 세종 관가에 나도는 풍설을 체크해봤다. 수습 사무관은 ‘민간경력’ 아닌 5급 공채 사건 초기 당사자에 대한 혼선이 있었다. 수습사무관이 인사혁신처 소속인지 여부다. 이와 관련, 인사처는 “수습 교육의 주체는 인사처가 맞지만, 이미 2월에 복지부에 배치됐고, 8월이면 수습이 끝나 복지부에 배치되는 데, 인사처 소속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수습 사무관 표기는 복지부 소속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는 수습 사무관이 5급 민간경력 공채 출신이라는 소문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민간경채가 아니라 5급 공채 수습 사무관이라고 확인했다. 인사처 얘기대로라면 지난해 8월 17주간의 임용 교육을 마치고, 시보생활이 오는 8월에 끝나는 2019년 5급 공채 출신으로 추정된다. 주무관은 여성 아닌 남성…징계는? “수습 사무관이 여성 주무관을 폭행하다니…” 한때 수습 사무관과 싸운 주무관이 여성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세종 관가의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본지의 취재에 수습 사무관과 주무관 모두 남성이다”고 확인했다. 주무관의 연령대는 40세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주무관에게 심한 폭행을 한 수습 사무관의 임용이 취소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인사처에 확인 결과, 수습 사무관도 정식 공무원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처벌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기존 공무원과 똑같이 처벌을 받게 된다. 견책과 정직, 해임, 파면 등이 그것이다. 세종 관가에서는 수많은 공무원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주무부처에서 공직사회에서 금기시되는 폭행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방역 컨트롤 타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 가운데 하나다. 한편 당사자간에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는 없는 상태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코로나19 방역이 길어지다 보니 공무원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것이 폭력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주무부처도 개인정보는 보호해야겠지만, 신속히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따른 인사조치를 단행해 더이상 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생공사닷컴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한국 관계 나빠지자…日요미우리 “문재인 정권 때문” 비난

    한국 관계 나빠지자…日요미우리 “문재인 정권 때문” 비난

    발행부수에서 일본 최대인 요미우리신문이 한일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양국관계 악화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결노력 없이는 양국 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조간 기준 하루 790만부를 찍는 보수우익 성향의 요미우리는 노골적으로 아베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11일 ‘문재인 정권이 (한일) 상호불신을 심화시켰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이 나빠진 것은 “한국이 집요하게 역사문제를 되풀이해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요미우리는 최근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현재의 양국관계에 대해 ‘나쁘다’라고 답한 비율이 일본 국민은 84%, 한국 국민은 91%로 역대 최고 수준이고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률도 높게 나온 것을 인용하며, “여기에는 한국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어 “한국 대법원의 ‘전 징용공’(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실현가능한 해결책을 아직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차압당한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돼 직접적인 불이익이 생기면 이는 일본에 있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태”라고 일본 정부와 동일한 논리를 폈다. 요미우리는 “문재인 정권은 한일 관계에 미칠 타격의 심각성을 인식해 타개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모든 책임을 한국에 떠넘긴 뒤 “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한국 정부가 주체가 돼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동구 칼럼] 공을 앞세우지 말라

    [이동구 칼럼] 공을 앞세우지 말라

    ‘지심귀재불기 입조당계희사(持心貴在不欺 立朝當戒喜事).’ 58세의 퇴계가 안동의 도산서원에 머물고 있는 자신을 찾아온 23세의 율곡에게 건넨 가르침이라고 한다. ‘평소 마음가짐에서 가장 중히 여겨야 하는 건 속이지 않는 것이고, 벼슬을 했을 때 마땅히 경계해야 하는 건 공(功)을 세우려고 일을 벌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선비정신이 물씬 느껴져 오늘날에도 공직자들이나 사회지도층이 새겨야 할 덕목으로 자주 인용된다. 21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쏟아진 의원들의 언행에서는 이런 선비정신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인 한풀이나 진영논리에 매몰된 충성 경쟁 같은 의아한 언행들이 쏟아진다. 김영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몇몇이 학술토론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죄라고 주장한 것은 진영논리로 비친다. 이 지사는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이 의원의 인사불이익 논란에 대해 ‘판사 시절 업무역량 부족’이라고 증언한 김연학 부장판사 등을 포함해 사법농단법관을 탄핵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177석 여당의 의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엿보인다. 거대 여당이 당 차원에서 대법원 판결 뒤집기에 나선 듯한 모습 또한 실망이다. 이미 수년 전에 대법원 판결로 복역을 마친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들고 나온 건 어떤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는 건지 모르겠다. 21대 국회 개원 전인 지난달 20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공론화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KAL 858기 폭파사건 등과 함께 이 사건을 왜곡된 현대사로 비화시키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일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에 착수한 것도 여당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다지만 사실상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뒤집기가 본격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 전 총리의 대법원 판결 뒤집기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그럼에도 여권에서 재조사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당시 검찰의 강압수사를 문제 삼아 현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고삐를 죄려는 것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참여정부의 상징적 인물인 한 전 총리의 명예를 회복시키려는 과도한 충성심이 작용한 것은 아닐지. 이런 배경이라면 그야말로 진영논리에 매몰돼 공을 세우기 위해 일 벌이기를 즐기는 행위로 의심받아 마땅하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177석을 얻고 곧바로 이 사건부터 들고나온 것은 국민들 눈에 권력의 힘자랑으로 보일 수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난 것을 정치적으로 몰아서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는 사법체계를 흔들 뿐 아니라 정의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공감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야권과 지지자들 사이에 남아 있는 선거불신 현상도 진영논리가 앞선 탓일 것이다. 4ㆍ15 총선이 두 달이나 지났지만 선거부정 의혹을 운운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우려스럽다. 총선이나 대선 때는 극렬 지지층이 생겨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른바 ‘확증편향성’이 도드라지게 마련이다. 이런 연유로 민경욱 전 의원 등 몇몇 낙선자들이 제기한 재검표가 이뤄진다고 해도, 선거부정 의혹이 말끔히 없어질지는 의문이다. 지난 2003년 대선 때는 1100만표를 재검표했지만 투개표 부정 의혹을 종식시키지는 못했다. 총선 전 불거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의혹, 친여권 인사의 선거관리위원 임명 등도 선거 불신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는 또 어떤 불신 현상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지 모를 일이다. 사법체계와 선거제도를 위협할 수 있는 작금의 논란들은 여야 정치인 모두가 신중히 살펴야 한다. 물론 논란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검증되고 규명될 수 있으리라 믿지만 진영 간 세 대결을 부추기고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는 일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자신의 명예나 진영의 공을 앞세우려 국민에게 불편을 안겨 준다면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아파트 근로자 갑질 피해 방지법 마련해야”

    “3개월 근로계약 강요… 부당 해고 늘어”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최근 정부와 국회에 아파트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관리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30여만명에 달하는 아파트 근로자들은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도 입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라며 “아파트 근로자들이 업무를 합당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내용의 ‘갑질 방지 법률’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아파트에서는 근로자에게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하고 있으며, 따르지 않을 경우 부당 해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협회는 특히 입주민의 안전이 담보되는 아파트 근로자 인력 배치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파트 관리 현장은 입주민의 의사와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아파트 근로자인 관리사무소 인력을 무분별하게 감축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불편과 민원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결과 관리사무소와 아파트 근로자들은 불신과 무차별적인 폭언, 폭행 등 갑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관리사무소 조직 기구의 최소한의 기본 인력과 책임 있는 일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아파트 근로자 인력 배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협회는 정부와 국회에 아파트 관리비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며 ‘공동주택관리 공영제’나 ‘공동주택관리청’ 도입을 제안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청테이프 유니폼 망신’ 수영연맹 회장 6개월 자격정지

    ‘청테이프 유니폼 망신’ 수영연맹 회장 6개월 자격정지

    대한체육회가 지난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매직으로 쓴 KOR 유니폼’의 빌미를 제공하고도 가벼운 자체 징계에 그친 대한수영연맹을 상대로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댔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5일 개최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수영연맹 김지용 회장에게 6개월, A부회장과 B이사에게 각각 3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수영연맹은 앞서 자체 공정위에서 이들에게 비교적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한 뒤 체육회에 보고했다. 체육회는 징계가 미흡하다며 재심을 요구했으나 수영연맹이 기존 처분을 고수하자 재심사해 처벌 수위를 높였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재심 결정은 최종 결정이다. 수영연맹에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결과가 통보된다. 수영연맹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용품 후원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국제 규정에 맞지 않게 브랜드 로고가 그대로 노출된 유니폼을 대표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세계선수권에서 이를 청색 테이프로 가리는 한편 수영모에는 매직으로 ‘KOR’이라고 손으로 쓰는 등 국제적 망신을 샀다. 대회 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영연맹 특정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월 연맹 이사회의 불신임을 받은 김 회장은 4월 대의원총회 투표에서 찬성 10, 반대 7, 무효 1표로 가까스로 해임을 면했지만 이번 중징계로 사실상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코로나 추경’ 57조엔 챙긴 아베, 민심은 못 챙겼다

    ‘코로나 추경’ 57조엔 챙긴 아베, 민심은 못 챙겼다

    보조금 지급률 21% 그치고 지지율 추락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1·2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전무후무한 수준”이라며 ‘세계 최대의 대책’으로 포장했다.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과장’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일본 정부가 추경을 통해 57조 6000억엔(약 638조원)의 막대한 실탄을 확보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 돈을 쓰는 과정에서 아베 정권의 난맥상과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다. 갑자기 닥친 위기일수록 최대한 돈을 빨리 풀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생업 지원을 해야 하지만 계획 수립부터 현장 집행까지 총체적인 난국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달 들어서는 ‘지속화보조금’, ‘고투(GoTo) 캠페인’ 등 민간지원 사업에서의 예산 낭비가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고 있다. 9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중소사업자 등에 최대 200만엔을 주는 지속화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지난달 ‘서비스디자인추진협의회’라는 민간법인에 총 769억엔을 주고 업무 위탁을 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이 일을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에 749억엔에 재위탁했고, 덴쓰는 이를 다시 5개 자회사에 645억엔에 하청을 줬다. 자회사들은 다시 재하청을 맡겼다. 이렇게 업체들이 계속 바뀌는 과정에서 막대한 금액의 나랏돈이 중간 이문으로 증발해 버렸다. 그 액수가 ‘아베노마스크’(각 가정에 천마스크를 2장씩 지급) 사업 예산 260억엔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광업소·음식점 이용 할인쿠폰 등을 배포해 관련 업계를 지원하는 고투 캠페인 사업에서 민간 위탁비용 상한을 전체 사업비 1조 7000억엔의 18%에 이르는 3095억엔으로 책정한 것도 파문을 불렀다. 정부 업무 대행업체에 전체의 5분의1 가까운 나랏돈이 빠져나가면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 돌아가는 몫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업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지원금 전달의 경색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 1인당 10만엔씩 주는 ‘특별정액보조금’은 이달 3일 현재 전체 지급률이 21%에 그치고 있다. 종업원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업 등에 제공하는 ‘고용조정지원금’도 관련 상담은 44만여건에 이르지만 지급이 결정된 것은 6만 5000건에 불과하다. 아사히는 “아베 정권은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서둘러 추경을 편성하는 등 민심을 달래 보려고 했지만 문제가 잇따르면서 불만과 불신만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프듀 투표 조작’ 안준영 PD, 1심서 실형 선고받자 항소

    ‘프듀 투표 조작’ 안준영 PD, 1심서 실형 선고받자 항소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프듀) 101’ 시리즈 방송 중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프로듀서(PD)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이에 항소했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안 PD는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역시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만큼 사건은 2심의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열린 1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안 PD에 대해 “순위 조작 범행에 메인 프로듀서로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에서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고 대중 불신에도 큰 책임이 있다”며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프듀’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이 유료로 문자 투표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를 받는다. 안 PD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 안 PD 등은 1심 재판에서 순위 조작을 비롯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하면서도 개인적인 욕심으로 한 일이 아니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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