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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꿉꿉한 여름 못 참아… 우리 집 ‘습기 해결사’

    꿉꿉한 여름 못 참아… 우리 집 ‘습기 해결사’

    “내일은 전국적인 장마로 폭염은 한풀 꺾이겠지만,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와 체력 관리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해마다 여름 장마철이면 기상예보에서 빠지지 않는 습도 예보는 올해 더욱 자주 접하게 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달 중하순쯤 제주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며, 대기 불안정 영향으로 많은 비와 함께 습도가 높은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에서는 매년 길어지는 장마로 제습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자 에어컨에 비해 전기요금 부담이 낮은 저전력·고효율 제습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제습기 시장은 LG전자와 위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시장성이 낮다”며 생산을 중단한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신제품 출시로 돌아오며 지각변동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단종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 브랜드로 제습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시장의 요구가 있어 다시 출시하게 됐다”면서 “앞당겨지고 길어지는 장마 영향도 있고, 더위가 빨리오면서 습도도 함께 높아지는 등 복합적인 영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인버터 제습기’는 제습 성능은 높이면서 에너지 소비효율은 1등급으로 맞춰 가정의 전기료 부담은 더욱 낮췄다. ‘저소음 모드’로 사용할 경우 ‘맥스 모드’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65%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와이드형 토출구와 블레이드가 실내 습기를 빠르게 흡입한 뒤 건조한 공기를 뿜어내고, 물통은 6ℓ 대용량으로 제작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스마트 공간 케어 기능을 설정하면 제품이 공간에 맞춰 최적의 모드를 제공한다. 욕실의 습기는 맥스 모드로 빠르게 관리하고 공부할 때나 밤에는 저소음 모드로 소음은 최소화하면서 실내 습도를 관리한다. 제품 상부의 와이드 블레이드가 35도에서 80도까지 움직이며 습기를 제한 바람을 내보내는 ‘의류 건조 모드’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장마철에 유용한 기능이다.LG전자는 제습 성능에 위생 기능을 강화한 2022년형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를 지난 10일 출시했다. 20ℓ 제품은 전력량 1㎾h당 2.81ℓ, 16ℓ 제품은 3.2ℓ의 습기를 흡수한다. 제습량과 함께 제습 속도도 높였다. LG전자는 곰팡이가 활발하게 번식하는 70% 습도에서 실내 적정 습도인 60%까지 7분 만에 제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에 추가된 UV 나노 기능은 바람을 내보내는 팬을 UV LED로 살균하고, 자동건조 기능은 제습이 끝나면 5분 동안 제품 내부의 습기를 말려 줘 고객이 더 쾌적하게 제습기를 쓸 수 있도록 해 준다. LG전자 측은 부경대 식품과학연구소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라인란드의 시험 결과 팬에 붙을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과 표피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유해세균을 99.99% 제거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에는 호스를 연결하면 물통을 따로 비울 필요가 없는 연속배수 기능, 물통에 물이 가득 차면 이를 쉽게 확인하고 물통을 비울 수 있도록 불빛으로 알려 주는 라이팅 기능 등 편의 기능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제는 제습기도 여름 대비 서브 가전이 아닌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생활을 제습하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용량의 제습기를 선보이고 있는 위닉스는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조사한 2022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제습기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위닉스는 용량별로 ▲필요 기능만 담은 10ℓ ▲강력한 풍량으로 쾌속 제습하는 17ℓ ▲인버터 프리미엄 제습기 19ℓ 등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올여름을 맞아 출시한 신제품 ‘뽀송 인버터’(19·17ℓ)는 제습 강화와 소음 및 소비전력 저감에 집중했다. 19ℓ 신제품은 제습 기능은 더욱 강화하면서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을 구현했고, 소음은 더욱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신제품에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360도 회전 휠과 냉각기 자동 성에 제거, 만수 감지 운전 자동정지, 연속배수 등의 기능도 탑재했다. 모든 제습기가 아토피협회의 아토피안심마크(KAA)를 획득한 점도 위닉스의 강점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제습기 구매 시 1등급 에너지소비효율과 HD마크(실내용 제습기 단체표준인증)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HD인증마크는 제습 능력, 소비전력, 소음 등에 대한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단독] “폭염 견뎌도 푹푹 찌는 습도는 못 참아”…시장 요구에 삼성전자도 돌아온 제습기 경쟁

    [단독] “폭염 견뎌도 푹푹 찌는 습도는 못 참아”…시장 요구에 삼성전자도 돌아온 제습기 경쟁

    “내일은 전국적인 장마로 폭염은 한풀 꺾이겠지만,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와 체력 관리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해마다 여름 장마철이면 기상예보에서 빠지지 않는 습도 예보는 올해 더욱 자주 접하게 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이달 중하순쯤 제주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되며, 대기 불안정 영향으로 많은 비와 함께 습도가 높은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에서는 매년 길어지는 장마로 제습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자 에어컨에 비해 전기요금 부담이 낮은 저전력·고효율 제습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5년 만에 신제품으로 제습기 시장 돌아온 삼성전자 국내 제습기 시장은 LG전자와 위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시장성이 낮다”며 생산을 중단한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신제품 출시로 돌아오며 지각변동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단종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 브랜드로 제습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시장의 요구가 있어 다시 출시하게 됐다”면서 “앞당겨지고 길어지는 장마 영향도 있고, 더위가 빨리오면서 습도도 함께 높아지는 등 복합적인 영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인버터 제습기’는 제습 성능은 높이면서 에너지 소비효율은 1등급으로 맞춰 가정의 전기료 부담은 더욱 낮췄다. ‘저소음 모드’로 사용할 경우 ‘맥스 모드’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65%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와이드형 토출구와 블레이드가 실내 습기를 빠르게 흡입한 뒤 건조한 공기를 뿜어내고, 물통은 6ℓ 대용량으로 제작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스마트 공간 케어 기능을 설정하면 제품이 공간에 맞춰 최적의 모드를 제공한다. 욕실의 습기는 맥스 모드로 빠르게 관리하고 공부할 때나 밤에는 저소음 모드로 소음은 최소화하면서 실내 습도를 관리한다. 제품 상부의 와이드 블레이드가 35도에서 80도까지 움직이며 습기를 제한 바람을 내보내는 ‘의류 건조 모드’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장마철에 유용한 기능이다. ●LG전자, 제습에 위생 기능 더한 ‘휘센 듀얼 인버터’ LG전자는 제습 성능에 위생 기능을 강화한 2022년형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를 지난 10일 출시했다. 20ℓ 제품은 전력량 1㎾h당 2.81ℓ, 16ℓ 제품은 3.2ℓ의 습기를 흡수한다. 제습량과 함께 제습 속도도 높였다. LG전자는 곰팡이가 활발하게 번식하는 70% 습도에서 실내 적정 습도인 60%까지 7분 만에 제습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신제품에 추가된 UV 나노 기능은 바람을 내보내는 팬을 UV LED로 살균하고, 자동건조 기능은 제습이 끝나면 5분 동안 제품 내부의 습기를 말려 줘 고객이 더 쾌적하게 제습기를 쓸 수 있도록 해 준다. LG전자 측은 부경대 식품과학연구소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라인란드의 시험 결과 팬에 붙을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과 표피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유해세균을 99.99% 제거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에는 호스를 연결하면 물통을 따로 비울 필요가 없는 연속배수 기능, 물통에 물이 가득 차면 이를 쉽게 확인하고 물통을 비울 수 있도록 불빛으로 알려 주는 라이팅 기능 등 편의 기능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제는 제습기도 여름 대비 서브 가전이 아닌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닉스,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4년 연속 1위 ‘생활을 제습하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용량의 제습기를 선보이고 있는 위닉스는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조사한 2022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제습기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위닉스는 용량별로 ▲필요 기능만 담은 10ℓ ▲강력한 풍량으로 쾌속 제습하는 17ℓ ▲인버터 프리미엄 제습기 19ℓ 등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올여름을 맞아 출시한 신제품 ‘뽀송 인버터’(19·17ℓ)는 제습 강화와 소음 및 소비전력 저감에 집중했다. 19ℓ 신제품은 제습 기능은 더욱 강화하면서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을 구현했고, 소음은 더욱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신제품에는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360도 회전 휠과 냉각기 자동 성에 제거, 만수 감지 운전 자동정지, 연속배수 등의 기능도 탑재했다. 모든 제습기가 아토피협회의 아토피안심마크(KAA)를 획득한 점도 위닉스의 강점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제습기 구매 시 1등급 에너지소비효율과 HD마크(실내용 제습기 단체표준인증)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HD인증마크는 제습 능력, 소비전력, 소음 등에 대한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완전한 뜰/김유정 · 아리랑 도계/박잎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완전한 뜰/김유정 · 아리랑 도계/박잎

    프레스코화를 중심으로 식물의 힘, 생명과 문명의 관계를 성찰적으로 바라본다. 6월 12일까지 서울 송파구 KS갤러리. 아리랑 도계/박잎 시커먼 분진으로 뒤덮인 도계역 하늘은 무섭게 푸르르고 철로 변을 걷다 보면 저만치 걸어오는 장의사 집 겨울밤 나는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께 시린 이야기를 들었다네 산 사람 팔을 자를 수 있어? 그때 갱도가 무너질 때 내가 병갑이 팔을 잘랐으면 살 수 있었어 툭 투둑, 갱이 무너지고 난 차마 도끼를 들지 못했지 유언이 뭐였는지 알아? 마누라 재혼해서 잘 살라고 장성병원 영안실에서 네 살짜리 어린 아들은 제 엄마 소맷자락을 꼬며 웃고 있었어 진눈깨비 내리는 밤 아리랑 고개가 떠나간다 슬픔을 위로하는 법은 시가 지닌 주요한 기능 중의 하나입니다. 인생은 슬픔을 위로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요. 하나의 슬픔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불행을 극복해 나가는 동안 생은 민들레꽃 핀 들판과 호수를 만나게 되겠지요. 긴 꼬리를 단 열차가 무지개 핀 초원을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쏟아 놓는 아픈 이야기는 삶의 회한입니다. 다시 같은 일을 당해도 할아버지는 도끼를 들지 못하겠지요. 진눈깨비 날리는 생의 한 순간순간을 되새김하면서 삶은, 우리네 시는 작은 불빛 하나 간직하지 않겠는지요. 곽재구 시인
  • 조각난 혜성이 만든 우주쇼...20년 만에 최대 유성우 기록될 듯 [이광식의 천문학+]

    조각난 혜성이 만든 우주쇼...20년 만에 최대 유성우 기록될 듯 [이광식의 천문학+]

    지구촌의 천문학 동네는 지금 들뜬 마음으로 5월 30일을 기다리고 있다. 2022년에 새로 추가된 헤라쿨레스자리 타우 유성우가 5월 30-31일 밤에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유성우는 어쩌면 연간 유성우들 중 최대를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천문학계는 보고 있다. 20년 전의 장엄한 사자자리 유성우 이후 가장 극적인 유성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유성우의 어머니는 73P/슈바스만-바흐만 혜성 3(이하 'SW 3'으로 지칭함)으로, 약 5.36년마다 태양 주위를 한번 공전하는 주기혜성이다. 1930년 5월 독일 함부르크 천문대의 아놀드 슈바스만과 아노 바흐만이 처음 발견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SW 3 혜성은 유별난 일생을 사는 혜성이기도 하다. 최근 30년 동안의 관측 기록을 보면 이 혜성은 지속적으로 깨지면서 조각나고 있다. 1995년 말 혜성이 깨지기 시작하여, 4개의 조각 혜성이 되었다. 각각 73P-A/슈바스만-바흐만 3, 73P-B/슈바스만-바흐만 3, 73P-C/슈바스만-바흐만 3, 73P-D/슈바스만-바흐만 3의 이름이 주어졌는데, 그 중 현재 가장 밝은 혜성은 73P-C/슈바스만-바흐만 3 혜성이다.2006년 4월 18일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측에서는 확인된 것만 60여 개가 넘는 조각 혜성으로 붕괴되었다. 5월 4일과 6일 사이에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혜성을 촬영할 차례였다. 적외선 어레이 카메라(IRAC)를 사용하여 58개의 혜성 파편 중 45개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SW 3는 궁극적으로 68개 이상의 파편으로 부서졌고, 2017년 3월에 가장 최근에 등장했을 때 내부 태양계를 통해 돌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부서지면서 새로운 조각을 흘리고 있다는 징후를 보여주었다. 혜성의 붕괴에는 혜성 자체가 성기게 뭉쳐져 있거나, 빠른 회전에 의해 원심력이 크거나, 태양 근처에서 태양열에 의해 혜성 내부의 증발압력이 높은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혜성의 관측은 천문학자들에게 혜성이 붕괴되는 과정과 원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SW 3 혜성에 대한 궤도 데이터에 따르면 5월 31일에 지구에서 920만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이는 지구-달 간 거리의 약 25배로 혜성 거리로서는 매우 가까운 편이지만, 혜성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밝지는 않다. NASA가 예측하는 최대밝기는 약 6.5등급으로 육안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밝기다. 그러나 불빛이 없는 야외로 가서 쌍안경이나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면 혜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북악 단상/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북악 단상/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북악을 처음 오른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막내 삼촌이라 말해도 누구라도 믿을 것 같았던 스물한 살 위의 둘째 매형 후보(?)는 부모님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1일 효도 관광’ 투어를 도모했다. 대낮 남한산성을 거쳐 야경으로는 서울 장안에서 으뜸으로 쳐 주던 초여름 밤 북악스카이웨이가 코스였는데, 어디서 빌렸는지 당시 회사 사장쯤은 돼야 탈 수 있다던 일제 크라운 세단까지 동원됐다. 세검정을 통과한 승용차는 종로구 청운동 고개 창의문을 출발해 성북구 아리랑 고개로 이어지는 8㎞의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기 시작했다. 자하문으로도 불리며 한양도성 사소문(四小門) 가운데 하나인 창의문을 지나면서 보이는 창밖은 어린 눈에도 섬?했다. 너풀대는 치마처럼 오렌지색 조명을 드리운 경비등은 길 정상인 북악팔각정까지 이어졌다. 20m쯤 될까. 불빛 아래 일정 간격으로 늘어서서 위협적인 거총 자세로 철조망을 지키던 무장 군인들은 위장 크림 속에 감춘 매서운 눈초리로 지나는 차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생뚱맞게 숲 밖으로 내밀어진 집채만 한 화장품 광고판 아래쪽에는 창문만 한 구멍 사이로 삐죽 고개를 내민 대공 벌컨포의 시커먼 총구들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박정희 멱을 따러 왔다’던 김신조의 1·21 사태 5년 뒤, 초등학생 눈에 비친 북악산 첫 풍경은 그렇게 살벌했다. 북악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밤하늘은 고교야구 밤경기가 한창이던 동대문야구장 조명 덕에 밝았지만 당시 세상은 북악스카이웨이처럼 깊은 어둠으로 치달을 때였다. 그해 8월 여름방학 비상소집일에 느닷없이 받아들고는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 외워야 했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2개월 뒤 군부 독재의 유신헌법을 시작으로 요동쳤던 한국 정치사를 예고하는 경고장이나 다름없었다. 북악은 한국 현대사의 부침을 지켜본 산이다. 이승만으로 시작해 윤보선, 박정희 등을 거쳐 몇 주 전 퇴임한 문재인까지 12명의 최고 권력자들을 품었다. 하지만 요즘 유행어가 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품고 있어서였을까, 길 건너 인왕산에 견줘 북악산 이름 석 자가 우리 입에 오르내린 건 개방 논의가 본격화된 불과 15년 남짓 전부터다. 북악의 옛 이름은 백악이다. 마주 보는 남쪽의 목멱(남산)을 염두에 두고 이름이 바뀌었다지만 백악이라는 원래 이름이 더 흔히 쓰이고 친숙하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올해까지 순차적으로 개방된 탐방로에는 백악이라는 이름이 흔히 등장한다. 해발 342m의 정상은 ‘백악마루’다. 표지석엔 ‘백악산’이 또렷이 음각돼 있다. 2007년 일부를 개방한 이 산의 탐방로 이름도 아예 ‘백악구간’이다. 성곽 일부를 둥그렇게 돌출시킨 이 산 유일의 곡성(曲城) 이름 앞에도 ‘백악’이 붙는다. 청와대 부속실 중엔 ‘백악실’도 있다. 벼르던 북악 도보 탐방에 나선 게 지난해 가을이다. 그동안 수없이 스카이웨이를 오갔지만 정작 북악에 두 발을 내디딘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번에도 창의문을 출발해 헐떡대며 ‘지옥 계단’을 오르니 청운대 휴게소다. 거친 숨을 가라앉히며 남산 쪽을 바라보니 그 아래 세종대로가 이어지고 가상의 연장선을 죽 그으면 닿는 곳이 ‘청와대로 1번지’, 아쉽게도 발아래 청와대에서 길은 막혔다, 그러나 1·21 사태 이후 54년 동안 범접을 불허하던 길이 지난 10일 다시 열렸다. 청와대에서 머리맡 백악정까지 오르는 두 갈래 탐방로를 열어젖히면서 북악은 기존 창의문~혜화문의 백악구간과 합쳐지는 ‘T’자형의 속살을 완전히 드러냈다. 50년 전 무시무시했던 기억의 파편들은 여기저기 남아 있겠지만 이번에는 신발 끈을 조이고 북악, 아니 백악에 다시 오를 일이다.
  • 아릿함 자아내는 밤거리 두 청춘… 20대 성장통과 삶에 스며든 죽음

    아릿함 자아내는 밤거리 두 청춘… 20대 성장통과 삶에 스며든 죽음

    밤 12시가 넘은 시각. 장례식장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나온 20대 남녀는 그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던 맥도날드를 찾는다. 새벽 첫차가 올 때까지 맥도날드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된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불빛은 이들이 정주하기엔 불안정하다. 두 청춘은 서울의 밤거리를 부유한다. 서대문, 광화문, 청계천, 종로 일대까지 이어진 밤 산책은 오토바이를 타고 동대문, 대학로, 다시 남산으로까지 확대된다. 이들의 밤은 오렌지처럼 경쾌하고 싱그럽지만 한편으론 쓸쓸하고 아릿한 감정을 자아낸다.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육천 원과 만 원 사이를 오가다 장례식장까지’ 오게 된, 20대 청춘의 밤과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죽음의 이미지가 압도하는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서울 밤의 시내를 풍경으로 세계를 스케치하는 이 소설은 청춘의 막막함과 외로움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는 가운데 여백의 미를 보여 준다”는 심사평처럼 소설은 청춘의 방황과 성장, 죽음의 의미를 깊지만 무겁지 않게 그려 낸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삶 속에 스며 있는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어릴 적 목조르기 게임을 하다가 자신이 누나를 죽였다고 생각하며 하얀 뱀의 환상을 보는 재호, 이른 나이에 은퇴하고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아죽사) 모임을 운영하는 아버지, 죽음과 친숙해지고 덜 슬프기를 바라는 마음에 빨간색 양복을 입고 조문을 가고, 아죽사 멤버들에게 빨간 양복을 선물하는 일본인 히로시의 모습을 통해 죽음을 껴안는 자세를 가만히 들여다볼 기회를 얻는다. 장례식장을 둘러싼 하얀 벚꽃, 달빛을 받으며 날아오르는 오토바이, 청계천에서 인왕산으로 날아오르는 물고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누군가 덜 슬프기를 바라는 마음에 입은 빨간 양복 등이 주는 선명한 이미지는 떠도는 청춘과 죽음으로 상처 입은 이들을 ‘쿨하게’ 보듬는다.
  • “그 드레스로 할 일 마쳤다” ‘가십걸’ 속 소녀, 미국을 입다 [명품톡+]

    “그 드레스로 할 일 마쳤다” ‘가십걸’ 속 소녀, 미국을 입다 [명품톡+]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그 드레스로 할 일을 다 마쳤다!” (인스타그램, 블레이크 라이블리 미국 게시물) 세계 최대 패션쇼 2022 ‘멧 갈라(Met Gala)’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멧 갈라는 뉴욕 패션위크 창시자 엘레노어 램버트 패션 전문가가 지난 1984년부터 주제를 선정해 시작한 패션쇼예요. 이탈리아 전통 축제 복장인 ‘gala’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met’의 합성어입니다. 당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의상 연구소 코스튬 인스티튜트 기금을 마련하려고 개최했던 행사이기 때문인데요.● 자유의 여신상 콘셉트로 변신 매년 주제를 선정해 헐리우드 셀럽 등 각 분야 유명인을 초청합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미란다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안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이 올해 주제를 공개했는데요. 지난 3월 공개된 주제는 ‘도금시대의 패션’입니다. 꼭 이 콘셉트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파티 주제 같은 것이니 기왕이면 맞추는 게 좋은 분위기의 패션 파티입니다. 이번 멧갈라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입니다. 드라마 ‘가십걸’로 톱스타가 된 그는 특유의 시원한 미소, 금발 머리, 긴 키 등으로 인기를 얻었는데요. 멋진 비주얼에 자유의 여신상처럼 분한 그의 베르사체 드레스는 이번 멧갈라에 가장 어울린다는 극찬을 들었습니다. ● 드레스 매듭 풀자 탄성이 남편 라이언 레이놀즈와 공동 호스트로 나섰는데요. 그는 이날 계단에서 구리색 드레스 매듭을 풀어 숨겼던 청녹색 원단을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프랑스가 미국에게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은요. 지난 1886년 공개 당시 구리로 제작됐으므로 황금빛이었으나 산화돼 지금의 색이 됐습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이날 드레스는 이런 모습을 상징한 거였죠. 게다가 미국인이 사랑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콘셉트로 했다니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만한 스토리까지 더해진 겁니다. 베르사체는 이 드레스에 대해 크리스탈, 메탈 가죽 등으로 장식했으며 수작업이 들어갔다고 설명합니다. 드레스의 모양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도 하네요. 디자이너가 영감을 받는 곳이란 무궁무진하죠.● 스토리텔링 능력 더하면 무적 이렇게 스토리를 기반으로 변형이 되는 드레스는 멧갈라의 레드카펫에서 좋은 평을 들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의 히로인 젠데이아 역시 과거 멧갈라서 불빛을 뿜는 신데렐라 드레스를 입어 회자됐습니다. 요정이 레드카펫에 나타나 드레스를 변신시키는 모습까지 시연했죠. 이번 멧 갈라는 코로나19로 중단된 후 2년만에 처음 열린 행사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에 출연해 헐리우드 스타로 자리잡은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도 이날 루이비통의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죠. 멋진 모습이지만 화려한 드레스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도 현지에서 나왔습니다. “정호연이 드레스를 살렸다”는 평도 보이네요.그런가 하면 국내 SM 엔터테인먼트의 남성 그룹 NCT 멤버 쟈니는 멧 갈라에 참석 후 관련 언급량 순위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소셜미디어 분석 플랫폼 넷베이스 퀴드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인데요. 이에 따르면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라이언 레이놀즈 등도 함께 랭크됐어요.
  • “음란의 도시선 더 못살겠다”..주민들 찍은 실태 영상 들여다 보니

    “음란의 도시선 더 못살겠다”..주민들 찍은 실태 영상 들여다 보니

    "도시가 이렇게 문란해지고 있는데 시장님은 뭐하시나요?" 스페인 도시 팔마에서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팔마에서 특히 대중적 인기가 높고 활발한 밤 문화로 이름난 산타 카탈리나의 주민들은 "이젠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며 시에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시도 때도 없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커플들이다.  한 주민은 "타인에게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누가 보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길에서 사랑을 나눈다"고 말했다.  산타 카탈리나의 주민단체는 2일(현지시간) 36초 분량의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아파트 발코니에서 한 주민이 찍었다는 영상엔 길에서 사랑을 나누는 남녀가 보인다. 문제의 커플은 주차돼 있는 SUV 차량 앞에서 뜨겁게 사랑을 나눴다.  약간 외진 곳이긴 하지만 불빛이 환하고, 사람이 다니는 곳이다.  주민회는 "바로 지난 주말 산타 카탈리나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길거리 사랑이 난무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한 주민은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길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는 커플을 보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며 "완전히 타락한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랑을 나누는 커플 중에 괴성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일이 벌어져 저녁이면 길을 걷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주민들은 그간 여러 번 경찰에 민원을 넣었지만 경찰은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울티마오라 등 현지 언론은 "거의 매일 밤 낯 뜨거운 사건이 벌어지는 산타 카탈리나 주민들이 지친 나머지 동영상 증거를 확보하고 시에 SOS를 친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민단체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시장님, 시장님이 원하는 팔마는 이런 도시인가요?"라고 시장에 개입을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시장이 결단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대로 놔두면 팔마는 ○○의 도시라는 오명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 광주의 핏빛 ‘봄날’… 한사코 우리 곁에 기록으로 다가온 그날 [작가의 땅]

    광주의 핏빛 ‘봄날’… 한사코 우리 곁에 기록으로 다가온 그날 [작가의 땅]

    “불현듯 그날 밤 광장에서의 횃불 시위의 광경이 눈앞에 떠올랐다. 연시빛 불빛에 따스하게 젖어 흔들리던 그 이름 모를 수많은 얼굴들. 어둠이 깔린 거리를 따라 흐르던 그 평화롭고 아름다운 행렬. 수천 수만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부르던 노래… 이내 짙은 잿빛의 수면 위로, 누군가의 얼굴들이 물방울처럼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했다. 윤상현, 무석형, 칠수, 순임이, 민태, 민호… 친구들, 선배들,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 얼굴들. (중략) 저만치 맞은편 섬의 둥근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눈부시게 밝은, 늦은 봄날의 아침이었다.” -임철우 ‘봄날5’ 중에서1998년은 소설가 임철우가 등단한 지 17년, 5·18민주화항쟁이 일어난 지는 18년이 되는 때였고, 소설 ‘봄날’이 다섯 권으로 완간된 해였다. 임철우는 꼬박 10년에 걸쳐서 ‘봄날’을 집필했다.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소설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소설이 아니라 일종의 기록으로 읽어도 무방할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한국 문학사 최초로 광주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이 기념비적인 작품을 소설이 아닌 기록으로 읽으라니. 이는 어떤 층위로 해석해야 하는가. “하느님, 제가 그날을 소설로 쓰겠습니다. 목숨을 바치라면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임철우, ‘낙서, 길에 대하여’)이것은 소설 속의 대사가 아니다. 생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한사코 그것만을 꼭 써내고자 한 사람의 혈성이며, 광주항쟁을 온몸으로 겪고 살아남은 자가 내지른 속울음의 다른 말이다. 기록자로서 기꺼이 신의 몸주가 되기를 자청한 이의 운명적 토설이자 여전히 귓가에 울리는 총성의 한가운데서도 끝내 펜을 놓지 않고 기록한 자가 토해 내는 숨비소리다. “이건 아무래도 내 작품이 아닌 것 같다. 쓰는 내내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에게 구속당해 있었다. 자유도 없었다. 십 년 동안, 자신이 파괴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저 대리인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 열흘 동안,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수많은 사람들의… 남들한테는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현실이다, 수없이 더듬고 주물러야 하는 현실….”(조경란, ‘십 년 동안의 고독’ 중 임철우 인터뷰)●비유·상징 은폐됐던 5·18 꺼낸 작품 소설 ‘봄날’의 다섯 권은 에필로그까지 포함해 전 8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 밝힌 대로 이 소설은 오롯이 광주항쟁만을 그리고 있다. 그전까지 그 사건에 대한 작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에 관한 한 최대치로 우회하거나 비유를 통째로 쏟아부어야 했고 지명을 작품 속에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일은 극히 조심스럽게 다루어졌다. 1998년은 아니 그가 ‘봄날’을 쓰기 시작한 1980년대는 예술 작품마저도 철저한 검열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전에야 더 말해 무엇하랴. 철저히 비유와 상징으로 은폐된 광주를 임철우가 세상 속으로 꺼내 놓았다. 그리하여 임철우는 처음 호명한 자의 위치에서 그것을 소설이자 하나의 기록이 되게 하기 위해 온 생을 걸었고, 그의 이 시도는 가히 성공적이었다. 소설은 광주항쟁이 발발하기 이틀 전인 1980년 5월 16일의 새벽 산수동 오거리에서 시작돼 마지막 날인 5월 27일 아침 전남도청 앞까지를 그린 이야기이다. 전체 87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진 이것은 앞서 작가가 밝힌 대로 이야기를 넘어선 어떤 기록이자 피로 쓴 항거 일지라 보아도 무방하다. “끝내 아무도 달려와주지 않았던 그 봄날 열흘/ 저 잊혀진 도시를 위하여 이 기록을 바친다.”(임철우, ‘봄날1’)임철우는 1954년 전남 완도군 금일읍 평일도에서 태어나 전남대 및 서강대 대학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전남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개도둑’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는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물 그림자’, ‘그리운 남쪽,’ ‘황천기담’, ‘연대기, 괴물’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붉은 산, 흰 새’,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 ‘돌담에 속삭이는’ 등이 있다. 한국일보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요산문학상, 단재상 등을 수상했다.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추대됐다. 전남대 영문과에 73학번으로 입학한 임철우는 혼자 소설 습작을 시작했고 군 제대 후 3학년으로 복학해 교내 문학상에 두 번 연속으로 당선이 된다. 1980년 5월에는 영문과 4학년을 다니다가 휴학한 채로 황석영의 소설 ‘한씨 연대기’를 각색한 연극에도 참여한다. 5월 17일 밤 12시를 기해 계엄 확대와 휴교령이 내려져 연극 연습을 중단한 채 학생들은 각자 피신을 해야 했다.대학생 임철우는 활화산 같은 시위 현장으로부터 두 번의 부름을 받는다.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P가 전화를 걸어 동참을 권했던 것이다. 그는 숨어 있던 방문을 열고 나와 약속 장소를 향해 걷는다. “불길의 한복판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러나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사실 또한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약속 장소가 다가올수록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되돌아가고 싶은 유혹도 그만큼 커졌다. 나도 모르게, 지름길을 놔두고 넓은 차도를 따라 걷고 있었다. 마침내 서점 앞에 왔을 때, 나는 모든 걸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임철우, ‘낙서, 길에 대하여’)그날 친구와의 만남은 불발됐다. 다음날 다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또 시위 현장으로 나갔으나 이번에는 그가 선뜻 손을 들어 친구에게 향하지 못한다. 그는 그때의 선택으로 평생 어떤 마음을 형벌처럼 짊어진 자가 돼 버린다. 자의 반, 운명 반이 이런 때 쓰여도 되는 말일까. “아무 일도 못했다는 사실, 비겁하게 혼자만 살아남아 있다는 죄책감과 자책감, 부끄러움과 자기 혐오에 끝없이 시달렸다. 그때까지 나를 지탱해 왔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버리고 만 듯한 절망감, 어느새 감쪽같이 살인자들의 몫으로 둔갑해버린, 조작된 정의와 진실에 대한 미칠 것만 같은 분노와 증오에 짓눌린 채 나는 헐떡거렸다.”(임철우, ‘낙서, 길에 대하여’)●항쟁 후 2년간 은거 ‘혼돈의 시간’ 항쟁 이후의 광주는 유언비어와 서로 간의 반목, 사라진 가족을 찾으려는 사람들과 다치고 죽은 사람들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임철우는 처참해진 광주를 빠져나가 어느 섬과 해남 대흥사 앞에 은거하며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낸다. 그로부터 2년쯤 뒤에 서울의 대학원에 진학한 임철우는 “광주사태 때 정말로 그렇게 많이 죽었나? 자네도 직접 봤어?”라는 해맑은 얼굴들 앞에서 깊이 좌절한다. 광주 바깥에서는 그저 폭도들에 대한 흉흉한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는 그곳의 사태를 온몸으로 겪은 자가 받은 충격의 강도는 뭇사람이 함부로 짐작하기 어려운 것일 터. 아마도 그래서였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임철우의 소설에 대해 이렇게 적어 두었다. “실제로 80년대 초중반에 그가 써낸 중단편들은 신음소리로 가득 차 있다. 비명도 아우성도 아니다. 입이 틀어막힌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다. 모든 나무상자가 관으로 보이고, 냇물에 떠내려오는 꽃잎 같은 분홍빛 조각들이 아이들의 손톱인 세계, 처처에 시취가 물큰거리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신을 파괴하는 세계, 거듭되는 악몽의 세계, 뚜벅거리는 발자국은 모두 군화 소리이고 모든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공포로 다가오는 세계, 무기력한 아버지와 미쳐버린 어머니, 죽어가는 아들들의 세계이다. 광주는 그 세계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상징의 성채이다.”(서영채, 임철우론 ‘봄날에 이르는 길’) 임철우는 소설의 화자가 아닌 냉철한 카메라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가감 없이 기록했다.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불가한 것들의 최대치까지도 견뎌낸 까닭일까. 그의 소설에 유독 많이 나오는 부사어는 ‘한사코’다. 작가에게 체화된 단어들 중 하나이리라.억울하게 산화된 영혼들과 상처받고 짓밟힌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때로는 인간의 몫이 아닌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신의 소환을 받은 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가 쓴 다섯 권의 소설을 읽는 일은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우리가 꼭 그것을 읽고 기억해야 하는 까닭은 그때의 일을 아직도 현실로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1980년 5월 광주가 과연 ‘지나간’ 일인가. 반성과 후회, 깨달음과 기억은 누구의 몫인가. 그 역사는 지금 다른 옷을 입은 채로 어디선가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가. 과연 우리 모두는 그들로부터 자유로운가. 기억하고 읽는 일이 과연 그것으로 인하여 송두리째 삶을 뺏긴 자들보다 힘들다 말할 수 있는가. 언제나 그 섬에 가고 싶던 등대지기 같은 백년 여관의 작가가 돌담에 혈흔으로 기록한 1980년의 5월의 광주다. 눈부시게 빛나는 그날의 아침이 한사코 우리 곁으로 다가든 봄날이다. 소설가 이은선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릴린 먼로의 죽음 보도된 것과 달랐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릴린 먼로의 죽음 보도된 것과 달랐다

    미국의 여배우 겸 모델 겸 가수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돼 간다. 명성과 미모,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쥔 것 같은 그가 주검으로 발견된 것은 1962년 8월 5일(이하 현지시간) 아침이었다. 서른여섯 살의 한참 잘나가던 섹스 심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면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사생활이 겹쳐져 많은 이들이 죽음의 원인을 궁금해 했고 나름 상상을 덧칠해 갖가지 음모론으로 번졌다. 넷플릭스가 지난 26일 방영한 다큐멘터리 ‘마릴린 먼로의 미스터리- 들려지지 않은 테이프들’은 친구와 지인들의 인터뷰 녹음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60년 묵은 공식 수사 기록 등에 대해 의심하게 만든다. 야후! 뉴스의 블로그 우먼헬스는 다큐멘터리 방영으로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을 정리해 눈길을 끈다. 그의 죽음에 대해 처음에 어떻게 보도됐나?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그 날 이른 아침에 LA 자택에서 약물 과다로 잠자다 죽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들은 전날 그가 오후 8시쯤 침대에 들었으며 “정신과 의사가 새벽 3시 30분 그의 침실에 들어가보니 벌거벗은 채 침대에 엎드려 누워 손에 전화기를 든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초기 뉴스들은 그가 주검으로 발견되기 6~8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가정부 유니스 머리는 침실 문을 두드렸는데도 반응이 없어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머리는 3시 25분쯤 불빛이 마릴린의 침실에서 새나오는 것을 봤다고 말하면서도 문이 잠겨 있었다고 모순되는 얘기를 했다. 해서 정신과 의사 랄프 그린슨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린슨이 집에 달려와 유리창을 깨고 마릴린의 방에 들어왔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보도됐다. 다른 의사에게도 집에 와달라고 해 마릴린의 사망이 공식 선언됐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된 것은 오전 4시 20분이 돼서였다. 가정부가 그린슨을 찾은 지 한 시간이 지나서였다. 의사들은 당국에 신고하기 전에 마릴린의 영화제작사 허가를 받느라 그랬다고 말했다. 마릴린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새 증거로 폭로된 것은? 다큐는 마릴린이 실제로 사망한 때와 장소, 그날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들을 제기했다. 다큐는 그가 침대가 아니라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던 시점에 죽었을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앰뷸런스 회사 소유주인 월터 섀퍼는 “아뇨, 그는 (집에서 죽은 게) 아닌데요”라고 말했다. 섀퍼에 따르면 마릴린은 앰뷸런스가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로 옮겨질 때까지 의식은 없었지만 분명 살아 있었다. 영화작가 존 셜록은 그린슨 역시 자신에게 마릴린이 집에서는 살아 있었으며 병원에 가는 중 숨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앰뷸런스에서 죽었어요. 해서 그들이 그를 다시 집에 데려갔다. (그린슨은) 자신도 앰뷸런스에 있었다고 내게 말했다.” 휠체어에 태워진 채로 집 밖을 나서는 사진들도 있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해서 왜 이게 큰 문제인가? 다큐 작가 앤서니 서머스는 “그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총체적으로 바꿔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 “그의 죽음이 은폐됐다는 추정을 갖게 한다”고 털어놓았다. 로버트 F 케네디는 그날 밤 어디에 있었나? 마릴린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며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F 케네디와 애틋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 기록은 RFK 가 마릴린의 사망 당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당시 캘리포니아주에 있었으며 어쩌면 그날 한때는 마릴린의 집에 있었을 것으로 짐작됐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가 주변을 떠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려 했던 것이 아닌가 추정했다. 다른 무엇보다 머리는 인터뷰를 통해 RFK가 그날 마릴린의 집에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누이 집에서 그날 밤 마릴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릴린은 ‘절 괴롭히지 마세요, 절 내버려 두세요, 내 삶에서 떠나 주세요’라고 말했다. 격정적인 언쟁이 있었고, ‘전 그냥 버려졌다고요, 이용만 당했어요, 제가 고기 덩어리처럼 느껴져요’라고 말했다고 사립탐정 프레드 오타시는 다큐에 등장해 증언했다. RFK가 LA에 있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왜 그렇게 중요하지? 케네디 가문이 RFK의 이름을 이 모든 상황에서 빼기 위해 마릴린의 죽음을 은폐하는 데 개입했을지 모른다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 더, 더 극단적인 음모론은 케네디 가족들이 마릴린이 형제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부의 많은 비밀들을 파악하거나 공유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마릴린을 살해한 것이란 의심으로 뻗어나갔다. “케네디 가문은 ‘제기랄, 그녀는 우리가 핵문제에 대해 토론한 것들을 대중에게 폭로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또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끝내야 해. 우리는 이제 마릴린 몬로를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어’라고 생각했다.” 어느 쪽이었든 누구도 그날 RFK가 어디에 있었는지 사람들이 알길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마릴린이 정말로 약물 과다로 숨졌는가? 부검 보고서는 중독성 높은 약물을 섞어 복용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적시했다. 피플 잡지에 따르면 그의 침대맡에는 클로랄 하이드레이트(보통 수술 전의 환자에게 사용되는 진정제), 넴부탈 약병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 약들을 모두 삼키려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는 물잔이 그의 침실 안에 없었다. 그의 위장에서 약물 잔존물도 나오지 않았다. 저명한 부검의 시릴 웨츠트는 피플 잡지에 누군가 주사로 그의 몸에 약물을 주입했을지 모른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검의는 마릴린의 위와 소장에서 샘플을 검출해 독물학자들에게 넘겨 검사해보라고 했지만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나머지 상세한 의문점들. 서머스는 1983년 머리와 인터뷰했던 일을 떠올렸다. 한 순간 머리에 손을 짚더니 “오, 왜 내가 이 모든 것을 덮어야 하는 거지?“라고 말하길래 서머스가 “덮는다고요?”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머리는 “물론 바비(로버트)가 전날 밤 거기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물론 바비 케네디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지요”라고 말했다.
  • 실외 마스크 마지막 주말…돌아오는 일상 축제들

    실외 마스크 마지막 주말…돌아오는 일상 축제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 마지막 주말인 30일 서울은 코로나19 확산 전으로 돌아간 듯 다양한 야외 축제와 행사에 참여한 인파들로 북적였다. 정부가 오는 5월 2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함에 따라 실외 마스크 마지막 주말인 이날 시내 곳곳은 일상 복귀를 기다리는 들뜬 시민들이 다양한 축제를 즐겼다. 다만 2일 이후에도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행사 공연, 스포츠 관람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오는 5월 8일 부처남오신날을 기념하는 ‘2022 연등회’의 연등행렬이 종로와 우정국로(조계사앞) 일대에서 열렸다. 연등회가 열리는건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만이다. 오후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에는 종각사거리에서 연등행렬을 마친 시민들이 함께 하늘에서 쏟아지는 꽃비와 강강술래 등을 즐기는 ‘회향한마당’도 열린다. 서울시는 연등회 개최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다음날인 1일 새벽 3시까지 종로 이동식 중앙버스정류장을 설치하고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장충단로등의 차량을 단계별로 통제한다. 지난 23일 문을 연 ‘책 읽는 서울광장’도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서울광장 곳곳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 소파 등에서 시민들은 자유롭게 책을 읽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DDP, 서울숲, 노원 불빛정원, 평화문화진지, 선유도공원 등에서는 12개 팀의 다양한 거리공연을 볼 수 있는 ‘거리예술 캬라반 ’봄‘이 열린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5월 22일까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공연한다. 이날 오후 6시 30분에는 노들섬에서 ’세계 재즈의 날‘을 기념해 ’서울 재즈페스타‘가 개최된다. 한영애, 웅산, 말로 등 대표적인 재즈 보컬리스트가 출연해 일상의 복귀를 기다리는 축제의 장을 열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동국대에서 열리는 연등행렬 식전행사, 오후 6시 30분에는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타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 “진시황 즉위식” vs “포장마차 가겠냐” 여야 ‘특급호텔 취임식 만찬’ 신경전

    “진시황 즉위식” vs “포장마차 가겠냐” 여야 ‘특급호텔 취임식 만찬’ 신경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당일인 다음달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외빈 만찬이 열리는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시황 즉위식’, ‘초호화판 취임식’이라며 비판을 퍼붓자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포장마차, 텐트촌에서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맞받으며 신구 권력 갈등을 이어 갔다. ●민주 “靑 영빈관 두고 혈세 낭비”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진시황 즉위식도 아닐 텐데 윤석열 당선인의 초호화판 취임식에 국민 한숨이 깊어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째로 전세 낸 특급 호텔의 화려한 불빛은 국민 시름을 깊게 만들고 최고급 차량 558대가 도로를 가로지를 때 원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은 흥청망청 취임 파티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전날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를 개방하더라도 얼마든지 영빈관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역대 최대 취임식 비용과는 별도로 고급호텔을 빌리는 등 수억원을 추가 사용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의원도 “5월 10일이 취임식인가 했더니 결혼식이나 은혼식 또는 결혼기념식인가 보다”라며 비꼬았다. 그러자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인수위 브리핑에서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찬하는 경우 청와대 영빈관보다 50만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어불성설이고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하더라도 호텔 조리사가 호텔 음식 재료를 가져와서 하기 때문에 출장비가 포함된다”며 “(신라호텔) 영빈관 시설 사용료가 50만원 추가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치공세… 비용 차 없어” 박 위원장은 “외빈 만찬 장소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계획했지만, 만찬을 하려면 오후 이른 시간부터 출입이 제한되고 방문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라호텔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외빈 주요 행사가 있었고 150∼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로, 예약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비용에 대해선 “참석자 숫자가 확정되지 않았고 음식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취임행사는 법에 정해진 국가 행사인 데다가 외국 정상이나 외빈들 만찬을 포장마차나 텐트촌에서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황제 놀이 반대” 국민청원도 등장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자는 “황제 놀이에 빠진 윤 당선인의 혈세 낭비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고작 0.7% 포인트 차로 이긴 권력이 이렇게 날뛰어도 되는지 분노한다”고 했다.
  • 청계천 밝히는 연등

    청계천 밝히는 연등

    26일 밤 불기 2566년을 맞아 서울 청계천에 설치된 연등이 형형색색의 불빛을 시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재즈페스타, 서울 대형 축제 힘차게 열다

    재즈페스타, 서울 대형 축제 힘차게 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약 3년 만에 대규모 페스티벌이 돌아온다. 서울시는 ‘서울 재즈페스타’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축제와 행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된다고 26일 밝혔다. 재즈페스타는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노들섬에서 열린다. 한영애, 웅산, 말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가 대거 출연한다. 시는 “한국 재즈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가 총 12회 펼쳐진다”며 “행사장에 다양한 푸드트럭이 설치돼 음악과 먹거리가 함께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문화재단은 다음달 22일까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거리예술 캬라반 봄’ 행사를 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숲, 노원 불빛정원, 선유도공원 등에서 거리예술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는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커스 공연을 선보이는 ‘서커스 캬라반 봄’을 개최한다. 한강변을 대형 야외 미술관으로 변신시킬 ‘서울조각축제 in 노들’도 전시를 시작한다. 이날부터 오는 6월 24일까지 노들섬 하부에 총 30개의 조각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조각 전시는 1·2차로 나눠 각각 15개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지난 주말 개장해 첫날 약 2000명이 방문한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도 계속 운영된다. 매주 금·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 “찍찍, 돈 냄새다!” 중국서 잡힌 현금 절도범, 알고 보니 생쥐

    “찍찍, 돈 냄새다!” 중국서 잡힌 현금 절도범, 알고 보니 생쥐

    중국 농산물 시장의 한 정육점에서 1800위안(약 35만 원) 상당의 현금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이 밤샌 수사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생쥐 한 마리를 지목했다.  중국 매체 베이징칭녠바오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남부 도시 루저우시의 한 농산물 시장 내 정육점 주인은 최근 들어와 현금이 자꾸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의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짐작했던 주인은 결국 관할 파출소에 총 1800위안의 현금 도난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은 이 정육점이 입점해 있는 이 지역 농산물 시장 주변 상점 주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현금 절도와 관련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급기야 관할 공안국은 농산물 시장의 상가 주변과 정육점 내부 안쪽에 설치된 폐쇄회로 CCTV에 담긴 영상을 밤새워 조사한 결과 우연히 영업이 종료된 늦은 새벽 시간에 정육점 내부에서 작은 불빛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두 개의 작지만 뚜렷한 빛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공안들은 곧장 정육점 안쪽 내부의 공간을 수사했고, 그곳에서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주인장 몰래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  관할 공안국이 폐쇄회로 영상 속에서 찾은 두 개의 작은 빛은 어둠 속에 생쥐의 두 눈이 카메라 빛에 반사돼 보인 빛이었다.    공안들은 생쥐가 주로 이동했던 경로를 따라 수색하던 중 가게 안쪽에서 주인장이 방치했던 차량 타이어 한 개를 찾아내고 그 안에 들어있던 현금 1800위안을 발견했다.  사건을 관할했던 공안국 관계자는 “생쥐 한 마리가 돈을 훔쳐 달아낸 뒤 자신만을 위한 황금 집을 쌓았다”면서 “요즘 누구나 자신 소유의 집 한 채를 가지고 싶어하는데, 생쥐도 스스로를 위한 황금 집을 쌓은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한동안 끊이지 않고 사라지는 현금 때문에 마음 졸였던 정육점 주인은 범인이 생쥐였던 것을 확인하자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생쥐가 절도한 현금 중 상당수가 이미 찢어지는 등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교환이나 사용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전체 지폐 중 약 절반 이상이 훼손된 경우에도 원래 모양대로 붙여, 회복이 가능할 시에만 새 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반 이상 훼손된 지폐의 경우 파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편, 이번 사건처럼 ‘돈 냄새’를 맡고 현금 몰래 절도한 생쥐 사건은 중국 각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 상하이시 바오산의 한 슈퍼마켓에서 현금 2000위안을 물고 달아난 생쥐 한 마리가 출동한 공안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었다.  슈퍼마켓 벽 안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주인 몰래 절도한 현금을 모았던 생쥐 한 마리로 인해 이 일대 상점들이 절도 혐의를 받으며 일제히 수사 물망에 올랐던 것.  이때 출동한 공안이 우연히 발견한 벽 내부 안쪽의 구멍에서 다량의 현금들이 발견되며 사건은 일단락 됐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를 사랑하는 나의 신/권누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를 사랑하는 나의 신/권누리

    나를 사랑하는 나의 신/권누리 나는 최선을 다해 최악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차갑게 튀기는 빛을 헤치며 걷는 숲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환하고 포근한 풍경에 나는 꽤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 같아 꼭 아름답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 입 다물고 걸으면 금세 최악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에는 내가 아는 얼굴이 많았다. 너도? 너도 여기 있었구나. 신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가엾게 봐 주셔서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준 거야 우리는 몹시도 기쁜 마음으로 둘러앉아 차를 마셨다 뜨거운 물로 잠깐 바짝 우려낸 차 하지만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최악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구나 그렇게 말했을 때 누군가,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이야기했고, 아니야, 우리는 이미 최악으로 와 있잖아, 그런데 여기보다 더 먼 곳이 있으면 어쩌지 그리고 저 멀리에서는 여전히 최선을 다해 최악으로 걸어오는 아는 얼굴들이 어른어른 보였다. 새벽 3시. 강 건너 아직 잠들지 못하는 집들이 있군요. 항상 같은 집 같은 창에 불빛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안쓰러운 느낌 들지요. 이 시각에 무얼 하시는지요. 심야 TV를 보시는지요. 시를 쓰거나 책을 읽으시는지요. 그냥 불면에 시달리는지요. 불면으로 치자면 네 개의 붉은빛 십자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 년 열두 달, 우두커니 한자리에 서 있지요. 안쓰럽기 그지없습니다.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요? 젊은 날 내내 쉬지 않고 우리가 걸어간 곳이 최악의 곳이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그 생각은 익사했습니다. 더 가지려 하고 더 뺏으려 하고 기득권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시간들. 멀리서 최선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들의 환영은 한없이 쓸쓸합니다. 곽재구 시인
  • [길섶에서] 7일간의 수인생활/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7일간의 수인생활/박현갑 논설위원

    창밖 풍경이 새로웠다. 늘 보던 모습이지만 달리는 차량이나 행인들이 부러웠다. 이동 자유의 소중함을 재확인했다. 코로나 덕분이다. 확진돼 일주일간 격리를 했다. 정확히는 방 격리였다. 거실 출입은 봉쇄되고 화장실도 따로 사용해야 했다. 죄수복만 입지 않았다뿐이지 7일간의 수인생활이나 다름없었다. 코로나로 이동 자유는 제한됐으나 사고의 폭은 오히려 더 커진 기분이다. 푸른 하늘 아래 유유자적하며 흙길을 걷든, 가로등 불빛 아래 보도블록 위를 휘청거리든 다닐 수 있다는 건 축복임을 깨달았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격리지만 당연시했던 소중함을 되돌아본 계기였다. 매 끼니 식사를 챙기느라 수고한 아내를 마음으로나마 보듬어 본다. 흐드러진 안양천 벚꽃터널은 꽃비가 되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도 사라지면 좋겠다. 가는 시간 속에 삶은 다시 젊어지기 어렵지만 마음만 밝게 하면 웃음꽃은 늘 피울 수 있을 게다. 내년 벚꽃길에 코로나가 다시 찾아온다 해도 말이다.
  • 어제의 눈물로 피어난 오색빛깔 골목길

    어제의 눈물로 피어난 오색빛깔 골목길

    어느 도시에나 원도심은 있기 마련이다. 부산도 그렇다. 중구를 중심으로 멀리는 일제강점기, 가까이로는 6·25전쟁 당시 피란 수도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이런 문화유산들을 찬찬히 돌아보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반면 부산의 동쪽은 요즘 변화가 극심하다. 새로운 것들이 밀물처럼 들어차고 있다. 해운대 너머 기장 일대의 새로운 놀거리들을 찾아봤다.원도심 투어의 들머리는 중구의 유라리광장이다. 유럽(유)과 아시아(라)가 모여 떠드는 소리(리)의 뜻을 가진 합성어다. 부산은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의 임시수도였다. 1129일의 전쟁 기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1023일(1026일이란 견해도 있다)이나 대한민국의 중심지였다. 유라리광장 위를 지나는 영도다리는 당시의 대표적인 흔적 중 하나다.●피란민 재회의 장소 ‘영도다리’ 영도다리는 피란민들이 재회의 장소로 약속한 곳이다. 생면부지의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였던 영도다리는 전쟁 통에 뿔뿔이 흩어진 이들이 훗날 만남을 기약하는 장소로 제격이었다. 원래 도개(선박 출입을 위해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리는 것)로 유명한 곳인데, 코로나19 탓에 도개 행사는 잠정 중단됐다. 매달 둘째, 넷째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점검차 도개 작업이 진행될 때만 잠깐 볼 수 있다. 유라리광장 한켠엔 웃음등대가 세워져 있다. 웃고 있는 피에로 형태의 등대다. 부산은 자타가 인정하는 K코미디의 도시다. 웃음등대는 해마다 열리는 부산코미디페스티벌의 마스코트 ‘퍼니’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밤에는 미디어 파사드 등의 이벤트가 진행된다. 유라리광장에서 자갈치 시장 쪽으로 가면 ‘판도라의 숲’이 나온다.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조형물로 다시 제작해 전시했다.여기서 길을 건너면 용두산공원이다. 부산 원도심의 랜드마크라 할 ‘부산타워’가 오벨리스크처럼 솟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타워다. 120m 높이의 부산타워에 오르면 앞으로 갈 원도심 일대는 물론 부산의 명소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온다.●독립운동 전초기지 ‘백산상회’ 용두산공원 옆은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다. 1918년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세워졌으니 무려 104년이나 건재한 건물이다. 현재는 부산 원도심 투어의 여행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옆은 백산기념관이다.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1885~1943)를 기리는 공간이다. 기념관이 세워진 자리는 1914년 백산이 백산상회(백산무역주식회사의 전신)를 창업한 곳이다. 백산상회는 단순한 개인 사업체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핵심 전초기지였다. 일제강점기에 상하이 임시정부의 운영자금 60% 정도가 백산이 지원한 자금이었을 정도로 백산상회는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당시 독립운동 자금을 운반할 때 망개떡 상자에 넣어 숨겼다고 한다. 백산의 고향이 경남 의령이고, 이 고장 주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 중 하나가 망개떡이었던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그저 주전부리인 줄만 알았던 망개떡이 요깃거리 이상의 역할을 했다는 게 놀랍다.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오프닝 장면으로 유명한 ‘40계단’도 인근에 있다. 장성민(안성기)이 마약상(송영창)을 살해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록밴드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잔잔하게 흐르던 순간 펼쳐진 그 첫 장면은 당시 꽤 큰 반향을 불렀다. 요즘이야 계단 하면 영화 ‘조커’를 떠올리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청춘들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한 장면을 연기하며 내려오곤 했다. ‘40계단’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됐다. 6·25전쟁 때는 산복도로에 정착한 수많은 피란민들이 물동이를 이고 지고 오르내렸던 고난의 계단이었다. 부산의 옛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근대역사박물관이 문을 닫은 건 다소 아쉽다. 내부 수리를 마치고 오는 6월쯤 재개장 예정이다.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대한성공회 부산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좁디좁은 골목에 없는 듯 숨어 있는 문화유산(등록문화재)이다. 캐나다 선교사의 사망보험금으로 매입한 땅에 1924년 지어 올렸다. 서울의 성공회 성당보다 2년 먼저 세워졌다고 한다. 성당 외벽은 붉은 벽돌이다. 세월이 쌓인 탓인지, 여느 벽돌보다 한결 붉다. 건물 오른쪽 회랑 부분을 제외하고 성당은 현재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돔 형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성당 인근의 부산지방기상청 건물도 1934년에 건립된 문화재(시 지정 기념물)다. 선박의 기관실 형태로 지어진 모습이 독특하다.●부산의 산토리니 ‘감천문화마을’ 보수동 책방골목을 지나 동아대 부민캠퍼스 쪽으로 가면 임시수도기념거리가 나온다. 이 일대에도 문화유산이 많다. 동아대 캠퍼스 내 석당박물관(등록문화재)은 임시수도의 정부청사로 쓰였던 곳이다. 1925년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붉은 벽돌 건물이다. 옆으로 길게 뻗은 석조 건물의 자태가 자못 당당하다. 캠퍼스 초입에 서 있던 부산전차(등록문화재)는 교내로 옮겨져 수리 중이다. 1968년까지 시내를 달렸던 부산의 마지막 전차 중 한 대다.동아대 교정 바로 위는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다. 1926년에 건축된 목조 건물이다. 원래 경남도지사 관사였다가 1951년 1·4후퇴 때 부산에 내려온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3년 서울로 환도할 때까지 관저로 사용했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원도심 투어의 종착지는 감천문화마을이다. 산허리를 따라 형형색색의 집들이 계단식으로 늘어섰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아 ‘부산의 산토리니’라고 불린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생긴 낙후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환골탈태했다. 감천동 반대편은 아미동이다. ‘비석문화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오래전 일본인 공동묘지였던 곳인데 피란민들이 무덤 위에 집을 짓고 비석, 상석 등을 건축자재로 쓰면서 비석마을로 불리게 됐다. 부산시에서 자체 선정한 1호 등록문화재다. 요즘 부산은 벚꽃이 일품이다. 원도심 주변에 가볼 만한 벚꽃 명소들이 있다.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으로 꼽히는 황령산은 벚꽃 드라이브로 제격이다. 연분홍 벚꽃과 도심의 불빛이 근사하게 어우러진다. 빵집이 많아 ‘빵천동’이라 불리는 남천동 일대도 벚꽃 명소다. 얼추 40년을 헤아리는 늙은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바람 부는 날엔 오륙도로 가야 한다. 용호동 해안 절벽에 세워진 ‘오륙도 스카이워크’ 아래로 울부짖는 바다의 모습이 장관이다. 스카이워크 뒤의 해맞이공원에선 유채꽃, 수선화 등 봄꽃들이 쪽빛 바다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여행수첩 -원도심 전체를 걸어서 돌아보려면 품이 꽤 많이 든다. 용두산공원이나 감천문화마을 등 핵심 포인트에 차를 주차하고 돌아보길 권한다. 원도심 곳곳에 공영, 민영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다. -외지에서 원도심으로 들어가려면 복잡한 시내도로를 타야 한다. 다소 돌더라도 광안대교, 부산항대교(북항대교) 등 외곽도로를 이용하길 권한다. 바다 위로 뜬 다리를 지나며 부산의 외모를 훑어볼 수 있다. -중구청 바로 앞의 유명분식은 ‘쫄우동’으로 이름난 집이다. 쫄우동은 걸쭉한 우동 국물에 쫄면이 들어간 일종의 퓨전음식이다. 요즘 제철 음식은 갈미조개다. 광안리 해변 쪽에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는 ‘갈삼구이’ 집이 많다.
  • 제주 관공서는 7일동안 파란 불빛으로 물들인다

    제주 관공서는 7일동안 파란 불빛으로 물들인다

    제주특별자치도청의 건물이 파란 빛으로 불밝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월 2일 ‘제15회 세계 자폐인의 날’을 앞두고 3월 28일~4월 3일 7일간 도청 청사 벽면을 파란 빛으로 밝히는 ‘블루라이트(Light it up Blue)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28일 밝혔다. 블루라이트 캠페인은 세계 주요 명소에 자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상징하는 파란색 조명을 점등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파란색은 자폐성 장애인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4월 2일은 세계 자폐인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로 자폐에 대한 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자폐의 조기진단과 적절한 대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7년 유엔(UN) 총회에서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170개국이 참여한다. 2019년부터 블루라이트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온 도는 7일동안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도청 본관 벽면에 파란색 LED 조명을 비춰 파란 빛으로 밝힐 계획이며, 도의회, 도교육청,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등 주요 관공서도 함께 참여한다. 마치 “하나는 나쁘고 둘이 좋아” 영화 ‘레인맨’의 명대사처럼 자폐인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블루라이트’로 일깨워준다. 강석봉 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자폐에 대한 인식개선과 자폐성장애인 및 가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배려를 강조하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에 많은 기관·단체와 도민들이 참여해 제주 전역이 파란 빛으로 물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 시대 앞길 연 지능형 램프…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미래 달렸죠”

    “자율주행 시대 앞길 연 지능형 램프…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미래 달렸죠”

    ‘자동차의 눈’ 램프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어두운 도로를 밝히던 용도로 쓰였지만 최근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를 맞아 주변과 소통, 상호작용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캐나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램프 시장 규모는 2020년 195억 달러(약 24조원)에서 2027년 315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자동차용 램프 수주액은 무려 1조원을 넘겼다. 전체 수주액의 3분의1을 램프 단일 품목으로만 달성한 것이다. 국산 차 램프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앞으로 자동차의 눈은 어떻게 진화할까. 20일 이혁민 현대모비스 램프랩장(상무)을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학원에서 반도체를 전공한 이 상무는 발광다이오드(LED) 분야 전문가로 과거 삼성전기에서 일하다가 2008년 현대모비스에 합류해 현재 차량용 램프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차 부품사로 이직한 이유는. “자동차에 ‘LED 헤드램프’가 처음 적용된 것이 2007년도입니다. ‘렉서스 600 하이브리드’로 기억하는데, 차 자체가 인기를 끈 것은 아닙니다만, LED 분야에서는 혁신이었죠. 이전에는 LED가 워낙 광량(光量·빛의 양)이 적어 차 헤드램프에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가능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었습니다. 사업적으로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이쪽으로 왔습니다.” -LED 헤드램프가 얼마나 중요한건가. “기존 할로젠램프보다 4~5배는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얘기죠. 또 과거에는 상향등과 하향등 모두 하나의 광원(光源·빛을 내는 물체)을 썼는데, 이제는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전방의 차량을 감지하는 센서 기술들과 결합하면서 ‘지능형 램프’라는, 차 램프 시장의 혁명이 시작된 겁니다. 우리나라야 워낙 가로등이 많아 헤드램프의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은 여전히 밤만 되면 도로가 캄캄합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램프의 진화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더 관심이 많은 이유죠.” -헤드램프는 어떻게 발전할까. “단순히 램프를 켜고 끄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담을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면(도로 위)에 정보를 주거나, 아예 차체를 캔버스로 활용하기도 하죠. 자율주행 시대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양쪽 헤드램프뿐만이 아닙니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차량 앞부분 ‘그릴’이 필요하지 않게 돼 여기에도 기술을 담길 원하는 완성차 회사들이 많습니다.”-현대모비스는 어떤 기술을 개발했나. “우선 ‘DMD 헤드램프’가 있습니다. 40만개에 달하는 미세 거울로 헤드램프 불빛을 조정해 노면에 특정 신호를 구현합니다. 길을 건너려는 보행자 앞에 횡단보도를 만들어 주고, 차주가 다가오면 반갑게 인사말을 건네는 것도 가능하죠. 그릴을 조명 장치로 활용하는 ‘라이팅 그릴’도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적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난관은 없나. “자동차가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기술은 계속 가치가 올라가고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대 차량 전방 30m 앞 신호등을 앞두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사람에게 ‘먼저 지나가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해 봅시다. 이걸 보행자가 확인하면 다행이지만, 만약 반대편 차선에 있는 운전자가 읽고 오해를 한다면 어떨까요. 사고가 유발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패턴과 규제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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