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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새 정치질서 창출을 위해

    시민단체들의 낙천 낙선운동의 합법성과 정당성 여부에 관한 논의가 무성하고 이 운동이 몰고 올 파급효과에 관하여도 견해가 분분하다.기본적으로 ‘아래로부터의 정치변혁운동’의 성격을 띤 이러한 움직임은 환경이 크게 변했는데도 제도권 정치가 이에 부응하는 변화를 추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다.제도권 정치가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지 못했으므로 제도권 밖에서 일어나는 변혁운동은 비록 실정법에 어긋날지라도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장외의 변혁운동이 모두 정당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경우에 따라서 집단이기주의의 과격한 표현일 수도 있고,사회가 넓게 수용한 가치와 이념에서 벗어날수 있기 때문이다.어디까지나 변혁운동의 정당성은 역사적 흐름에 부합하는 가치를 추구한 것이어야 한다. 제1공화국의 권위주의 체제를 붕괴시킨 4·19 학생혁명,신군부 등장에 저항했던 5·18 광주민주항쟁,그리고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던 6·10 국민대회는 모두 순수하게 민주정치를 추구한 운동이었으므로그 정당성을부인할수 없다.총선연대의 낙천 낙선운동도 합법성 여부에 관한 철학적 논쟁의 여지는 있으나 민주정치의 확장을 목표한 것이므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의 각 부문이 크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만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낡은 중앙집권적 정당구조,지역감정 조장,정당간 소모적 대립,무책임한 의혹제기나 폭로 등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서 고착된 구조와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정치불신과 냉소주의가 만연해 있다. 그렇다면 정치변화를 향한 국민들의 기대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정당들의 독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정당구조와 인적 구성,정당간 세력분포,정치문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기본적으로 수도권 외의각 지역이 다분히 특정 정당에 독점되어 있고,전국적으로는 기존 정당에 과점되어 있는 정치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정치시장이 독과점 체제라면 소비자인 유권자는 제한된 선택을 할 수밖에없다.따라서 공급자인 정당은 정치의 품질개선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낡은 기성정치인의 퇴출운동은 독과점 시장의 문제중 일부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성공한 듯하나 선거법 불복종운동으로 전개될 경우 정치적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아래로부터의 변혁운동의 한계점을 근거하여 대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현재 전개중인 낙천 낙선운동은 여기에 투입하는 비용에 비하여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리라 전망된다.우리 정치는 변해야 하고 정치개혁은 정당구조와 행태,그리고 정치시장의 구조와 환경의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그러나 소수를 대상으로 한 낙선운동은 정치개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않는다. 반면에 낙선운동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사실에 근거하지 않은의혹이나 음모설에 정치권 전체가 휘말릴 수 있으며,정당의 지역주의가 강화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또한 불복종 운동의 합법성 여부가 정치쟁점으로부각되면서 공권력의 행사가 뒤따른다면 양심수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결국 정치불안이 조장되고,정치민주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시민단체들은 한국 정치개혁의 내용을 모색하고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정치권이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안정적인 개혁을추구하는 방법으로 보인다.시민단체 활동이 정책의 문제나 대안제시에 초점을 맞출 때 민주주의는 공고화된다. 현재 전개중인 정치변혁운동은 아직도 정치의 틀과 절차가 제도화되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광범위한 국민적 합의에 근거한 정치질서의 창출이당면 과제임을 우리 모두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류승남 국민대 교수 .행정학
  • 총선연대, 내일 공천기준 제시

    2000년 총선시민연대(총선연대)는 7일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현 정부와 시민단체간의 유착설’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한다.8일에는 자체적으로 작성한 ‘공천기준(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각 정당에 전달하는 등 ‘공천감시’운동을 편다. 총선연대는 6일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무실에서 상임공동대표단 및 집행위원장단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정치권의‘음모론’에 대한 반박문 발표와 낙천·낙선운동의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총선연대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제기한 시민단체와 정부와의 유착설에 대한 대응책을 다각도로 논의했으며,유착설이 잘못됐음을 조목조목 따지는 자료를 7일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8일에는 ‘공천기준’을 발표하고 각 정당 공천심사위원장들에게 전달하며,9일과 11일에는 공천 절차에 대한 공청회와 공천 민주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각각 연다.총선연대는 대규모 전국 집회를 열어 시민불복종운동을 펼 방침이다. 장택동 이랑기자 taecks@
  • 말단 공무원이 市長상대로 승소

    “행정기관이 공무원의 독창적인 제안을 격려하지는 못할 망정 한마디 말도없이 도용한다면 어느 누가 아이디어를 내겠습니까.앞으로는 이같은 잘못된관행이 사라져야 합니다” 서울시의 말단 직원이 자신이 낸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인정해 달라며 서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창안 상여금 지급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교통관리실 교통단속반 김정하(金正河·36·9급기능직)씨가 지난해 3월22일 낸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이재홍 부장판사)는 1일 “김씨의 제안은 수도 검침부터 납기까지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수도요금 수입 증대를 가져온 점이 인정된다”며 규정에 따라 합리적인 보상을 하도록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씨는 상수도사업본부 은평사업소에 근무하던 지난 97년 11월 수도요금 검침일을 매달 2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로 정해 납부기간을 30일 가량 줄여그 기간만큼의 이자수익을 거두자고 제안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그러나 98년 10월 상수도사업본부의 새해 업무보고 내용에 자신이 제출한 아이디어가포함된 사실을 알았다. 김씨는 “본부측은 제가 낸 아이디어에서 검침일만 22일로 바꿔 새해 업무보고에 집어 넣은 뒤 지난해부터 시행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곧바로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임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되찾아 창안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소송을 내게 됐다.변호사도 없이 법원도서관에서 행정소송사례집을 찾거나,법률 관련 인터넷사이트를 참조하며 소송을 하느라 많은 고충을 겪은 끝에 결실을 봤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김씨의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난 83년 9월∼94년 10월 당시의 통합공과금제도와 유사해 채택되지 않았으며 상수도사업본부 내부적으로 장기간 연구를 거쳐 지난해 시행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이번 판결에 불복,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검침·납부기간 단축으로 지난해 115억원의 수도요금 수입증가 효과를 얻었다.서울시는 “창안상여금은 수익 증대액의 10%이나 상한선이 1,000만원”이라고밝혔다. 문창동기자 moon@
  • 김기식 총선연대사무처장 문답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사무처장은 공천반대 2차 명단을 발표한 뒤 “이제낙천운동 차원의 명단 공개는 없지만 부적격자로 의심되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계속 사실 관계를 확인해 공천이 끝난 뒤 낙선 대상자 명단에 포함시킬것”이라고 밝혔다. ◆2차 명단에 오른 원외인사의 총선 출마 여부는 어떻게 확인했나. 언론에서 보도한 공천 예상자 명단을 기초로 지구당위원장 등 공천이 유력한 인사 600여명을 추려 전화통화 등의 방법으로 확인작업을 했다.불출마를명확히 표명한 인사는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답변한 사람은 모두 포함시켰다. ◆1차 명단에 포함됐던 민주당 김상현 의원이 무죄판결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며 공개토론을 요구하고 있다. 기소여부나 유무죄를 떠나 금품 수수라는 사실이 확인된 사람에 대해서는예외가 있을 수 없다.개별적인 공개토론은 불가능하지만 반발 인사 모두가참여하는 공개토론은 할 수 있다. ◆97년 대선 당시 경선 불복종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이인제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물의를 일으킨 인사가 빠진 이유는. 경선 불복종은 국민적 관심을 끈 예민한 문제였지만 7가지 기준에 포함되지않는다. 개인을 놓고 명단에 올릴지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만을 예외없이 넣었다. ◆사실 관계가 명확한 선거법 위반으로 2차 명단에 오른 홍문종·이강두 의원은 왜 지난번에는 빠졌는가. 형사사건은 판결 결과뿐만 아니라 사건의 연유와 정상 여부도 고려했다.두의원은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명단에 오른 나머지 4명의 15대 의원들도 사실 확인 작업이 다소 늦어져 이번에 발표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공천반대 2차 명단선정 기준과 뒷얘기

    총선연대의 공천반대 2차 명단은 1차 명단 선정 때와 같은 기준으로 확정됐다.1차 때와 같이 ‘막판’에 구제된 인사들도 여러명 있었다. 백승헌(白承憲·변호사)상임집행위원장은 “부정·부패,선거법 위반,헌정파괴·반인권 전력을 우선 적용하고 반유권자적 행태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전직 고위관료는 고위직 진출 경로,직무능력 등을 참고했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출마가 예상되는 전직의원,차관급 이상의 전직 관료 등 원외인사 600여명의 명단을 확보,기초 및 소명자료 검토에 돌입했다.1차 발표때 빠졌으나 문제가 있던 15대의원 30명도 포함시켰다. 지난달 31일 1차로 원외인사 251명과 15대 의원 19명의 명단을 작성,상임공동대표 및 집행위원장 연석회의에 제출했다. 연석회의는 이 자료를 근거로 다시 원외인사 60명과 15대 의원 8명의 명단을 만든 뒤 유권자 100인 위원회 심의와 법률자문단의 자문을 거쳐 2일 새벽 2시쯤 최종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배심원’ 지위가 부여된 유권자 위원회의 최종 토론이 1차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경계선’에 있는 의원들을 포함시키는지 여부의 ‘잣대’가 됐다. 유권자위원회 김정아(金貞娥·여·28·학원강사)위원은 “‘기준을 바꿔서라도 넣어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인사들이 1∼2명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15대 대선 당시 경선결과에 불복해 신한국당을 떠났던 민주당 L씨와 전직 대통령 동생 C씨는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명단에서 빠졌지만 유권자 위원회에서 명단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논란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명단에 올랐던 15대 의원 8명 가운데 자민련 L의원 및 한나라당 S의원등 2명은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제외됐다.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사무처장은 “명단에 올랐던 원외인사 10여명도 뒤늦게 불출마를 선언해 뺐다”고 밝혔다. 이랑기자 rangrang@
  • 예상되는 ‘총선 혼란’

    정치권이 마련한 단체의 선거운동에 관한 선거법개정안에 대해 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가 크게 반발,4월 총선에서의 혼란이 예상된다. 87조를 개정,선거운동기간 중 단체의 선거운동을 허용한 것은 좋으나 집회및 서명운동을 금지한 것,그리고 낙천·낙선자명단 발표 이외의 사전선거운동을 계속 금지한 것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시민단체의 반응이다. 정치권으로서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거나,아니면 여야의 잠정합의안을 그대로 통과시킨 뒤 추후 대책을 마련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는 정치권이 그 어느 쪽도 선뜻 선택하지 못할 딜레마에 빠졌다는 점이다. 시민단체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자니 기존 정치인들의 물갈이 요구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또 선거과정에서 혼란상도 예상돼 손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야 정치권과 중앙선관위는 먼저 87조의 완전삭제보다는 개정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며 시민사회단체를 설득하고 있다.시민사회단체도 87조의 개정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선거기간 중 낙선운동의 방식과 사전선거운동의 개념정의를 명확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총선시민연대측은 홍보물배포,집회개최,가두행진,합동연설회장 피켓팅 등 유권자에게 직접 호소하는선거운동을 모두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이나 중앙선관위는 주권자인 개인에게 허용되지 않은 권한을 단체에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여기에 더해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나 반대도 금지하자는 입장이다.사전선거운동 전면 허용의경우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반대한다. 정치권과 선관위는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개정된 법안에도 불복,선거법 위반행위를 할 때에 대한 명확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검찰도 마찬가지로어정쩡한 상태다.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워낙 국민적 공감대 아래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사설] 선거법 크게 손질해야

    여야는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선거법 87조(단체의 선거운동 금지)와 관련,현행 선거법상 후보자 등을 초청해 대담 및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는 단체에한해 선거운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노동조합 외에도 시민단체,전경련·경총 등 사용자단체,변호사회·의사회·약사회·회계사회 등 업종별 단체,섬유·전자 등 산업별 단체,교총과 같은 이익단체 등 모든 단체들이 선거기간중에 한해서 전화나 컴퓨터통신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계 모임이나 동창회·종친회·향우회 등 사적 모임은 여전히 선거운동을 할수 없는데 선거의 혼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로 보인다.이밖에 새마을운동본부나 제2건국추진위 등 국가의 보조를 받는 단체와 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농·수·축협과 의료보험조합 등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문제는 단체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 범주를 따로 정하지 않고 선거법상 일반 개인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점이다.한 마디로 말해서 선거운동을할 수 있는 단체도 ‘홍보물 배포’(93조),‘집회 개최’(103조),‘가두행진’(105조),‘선거구민의 서명·날인’(107조)등은 할 수 없다.그러나시민단체들에 대한 선거운동 허용이 실효성이 있으려면 87조뿐 아니라 90∼110조의 선거운동 행위별 금지조항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여야는 또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58조와 59조는 그대로 두고 ‘낙천’운동만은 선거운동 범주에서 제외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총선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87조만 손질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국민저항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왔기 때문이다.형사 처벌을 각오하고 선거기간과 상관없이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되면 정부와 시민단체간의 정면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는 국면이다.국민의 80% 이상이 시민단체들의 ‘불복종운동’을 지지하는 마당에 정부가 정치권을 대신해서 국민과 정면 충돌을 해서는 안된다.따라서 사태를 이지경으로 만들어온 정치권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그럼에도 정치권은 국민의 압력에 밀려 마지 못해 선거법을 손질하면서도 최소한에 그치려 하고있다.그러나 지금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고 참여민주주의 욕구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정치권은 이같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고 새로운 정치를 이룩해내려는 국민의 열망에 승복해야 한다.그것이 그나마 정치권이 살아남는 길이다.그 첫걸음이 바로 선거법을 크게 손질해서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일이다.
  • 학술단체협의회 ‘낙선운동 왜 정당한가’ 긴급 토론회

    학술단체협의회(상임공동대표 박호성 서강대 교수)는 28일 서울 서강대 국제회의실에서 ‘낙선운동,왜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최근 정치권에서 ‘음모론’ 논쟁으로까지 비화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의 정당성을 평가하는 긴급 정책토론회를 벌였다.총선시민연대 후원으로 마련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낙선운동은 주권자의 직접적 주권행사이자 정당한 정치행위”라면서 “‘시민불복종’운동은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이번 토론회에서 발표된 5편의 논문 가운데 ‘시민불복종과 낙선운동의 정치학적 정당성’‘시민불복종과 낙선운동의 법적 정당성’‘2000년 총선에서의 낙선운동의 필요성’‘낙선운동과 언론보도의 역할’ 등 4편을 요약한다. 정운현기자 jwh59@ *”낙선운동은 '고장난 정치' 의 심판” ◆‘시민불복종과 낙선운동의 정치학적 정당성’(오현철 학단협정책위원장) ‘시민불복종’은 독재국가의 권력을 정복하거나 정복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과는 구별된다.이는 권력의 오용이나 남용의 발단을 없앰으로써 예외적인불법사태가 오지 않도록 미연에 막는 일상에서의 법의 수호의지로 ‘제도화된 저항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불복종은 도덕적 정당성이 요구되며 사적인 신념이나 자기이해에기초해서는 안된다.또 시민불복종은 개별적 법규를 의도적으로 위반하기도하지만 전체 법질서를 문제삼지 않으며 규범위반의 법적 결과를 책임질 마음의 자세를 요구한다.시민불복종을 표현하고 있는 규칙위반이 상징적 성격을가지고 있으며,저항을 비폭력 수단으로 제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민불복종의 역사는 자신이 낸 세금이 노예제도 유지와 부도덕한 전쟁에사용되는 것을 반대하며 납세를 거부하다가 감옥에 수감된 H·D 소로로부터시작됐다. 간디는 소로의 ‘시민불복종’을 읽고 남아프리카 인도인의 권리찾기,영국의인도지배에 대한 저항운동을 펼쳤다.1940년대 미국의 여성참정권 획득운동이나,1980년대 남아공의 인종분리정책에 대한 반대운동도 모두 이에 속한다.국내의 경우 1986년 전북 완주에서 시작된 시청료납부 거부운동이 첫 사례로꼽히고 있다.민주주의 시민들은 자신에게 부과한 법질서에 대한 복종의 의무를,현실의 부도덕한 정치행위와 부정의한 법조항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철회할 수 있다. 낙선운동은 권력에 대한 마지막 견제장치인 ‘시민불복종’의 한 유형으로서부도덕한 입법부에 대해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최후의 저항권이다. 시민불복종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궁극적 판단주체는 국민이다.낙선운동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의 적극적 행사 ◆‘시민불복종과 낙선운동의 법적 정당성’(박병섭 상지대 교수) 민주정치란 정치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뜻하며,참여정치의확립은 주권자의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이다.이런 점에서 현행 선거법 87조는 문제가 많다. 우선 이 조항은 시민단체가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한다.헌법은 제11조에서 정치적 평등을,제116조에서는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따라서 후보자나 정당만이 아니라유권자 개개인은 물론단체의 선거운동도 공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는 정당결성의 규모를 갖추지 못한 소수 국민들을 정치형성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서 헌법이 보장한 정치적 평등의 원칙을명백히 위반하고 있다.일부에서 선거법 87조가 완전폐지되면 관변단체나 사설 또는 사이비단체의 개입을 막을 길이 없어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관변·위장단체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선거법상 다른금지조항을 두어 규제하면 된다.따라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국민주권원리에 입각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정당한 행사이며,이를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87조는 위헌무효의 법률로서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과 관련된 논란은 선거법 제87조의 폐기만으로해결될 일은 아니다.87조는 선거운동기간에만 해당되는 조항으로 선거운동기간 이전의 문제가 생긴다.중앙선관위나 검찰이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사전선거운동으로 해석,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87조는 물론 사전선거운동금지와 관련된 58·58·254조 등도 차제에 조정해야 한다. *개혁 걸림돌 '문제 정치인' 걸러내야 ◆‘2000년 총선에서의 낙선운동의 필요성’(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촉발시킨 것은 다름 아닌 정치권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제구실을 못하자 국민소환제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심지어 국회의원을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98년 국회는 총 296일이나 문을 열었지만 정작 회의가 열렸던 날은 54일에불과했다.99년에는 제199회 임시국회부터 제205회 임시국회까지 8월 31일 현재 179일이 열렸지만 회의가 열린 날은 34일에 불과했다. 회의가 열렸던 실시간은 모두 84시간 43분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하면 10일 남짓 일한 셈이다. 98년 1월부터 6월까지 처리된 의원발의 법안은 모두 296건인데 이 가운데 상임위에서 당일로 본회의 처리절차까지 마친 것이 절반에 가까운 124건(41.9%)으로 법안처리가 극히 부실했다. 정치개혁특위는 지난 2년간 7차례나 활동시한을 연장했으나 특위에 상정된 44건의 법안 가운데 단 2건만 통과시켰는데 통과된 법안은 중앙당 및 지구당후원회의 기부한도액을 2배로 늘리는 것이었다. 청원도 마찬가지다.15대 국회에 접수된 청원은 모두 520건인데 이 가운데 135건만 처리됐다.여기서 채택된 것은 단 1건 뿐이며 119건은 본회의에 회부되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사회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썩고 낡은 정치라고 보고 있다.공천반대운동과 낙선운동은 ‘고장난 정치’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는 유권자들의 정당한 자구노력이다. 바른 투표를 하려고 해도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문제 정치인’들을 알려주는 것은 시민단체들이 당연히 해야할일이다. *일부언론 이중적 보도로 혼란만 가중 ◆‘낙선운동과 언론보도의 역할’(백선기 성균관대 교수)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로부터 80% 이상의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언론의 협조를 얻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 경실련이 공천부적격자 166명을 발표한 1월 10일을 기점으로 총선연대가 공천부적격자 66명을 발표한 1월 26일까지 17일간의 중앙일간지와 방송사 주요 뉴스프로그램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국내언론은 다음과 같은 보도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우선 국내언론은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해 특정사안이 돌출할 때마다 보도태도에 변화를 보이면서 수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즉 초창기에는 시민단체의 움직임에 기대를 걸다가 명단발표 후 국민들의 지지가 거세지자 모호한 입장을 취하였으며,김대중 대통령이 시민단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다시 시민단체를 주목하더니 일부 정치인들이 ‘음모론’을 제기하자 일부 언론은 이를 거들고 나섰다.특히 언론은 시민단체와 현 정치권과의 관계를 갈등·대립구도로 접근하면서 언론 자신도 기득권세력의 하나로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결국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시민단체의 활동을 두고 법적 당위성·근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모순적이며 이중적인 자세를 취하였다.또 명단발표가 어느 정당에 유리한지 여부를 따지면서시민단체가 특정세력의 편에서 수행되고 있다는 ‘음모적인 측면’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자 하는 경향을 띠기도 했다. 그동안 여론형성을 독점해온 언론은 시민단체의 활동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언론사에 따라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하여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왜곡시켰다.
  • [매체비평] 알권리 외면한 언론

    지난 24일 총선시민연대는 낙선운동 대상자 67명의 명단을 공개하며,그들이어떤 비리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유권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후 신문지면은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의 정치적 파장에 관한 기사로 가득 채워졌다.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에 폭발적인 힘을 부여한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축적된 혐오와 분노이다. 그러나 총선시민연대로 쏟아지는 국민들의 성원은 우리 언론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기도 하다.걸핏하면 국민들의 알권리를 내세우는 언론이지만,과거고스톱 국회의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한 것처럼,비리 정치인들의 ‘알량한’명예를 지킨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하기 일쑤였다.언론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외면해왔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정보가 엄청난 국민적 호응을 받는 것이다. 물론 언론도 정치권을 질타해왔다.그러나 실질적으로 정치개혁에 필요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다.특히 우리 언론의 선거보도는 저질 후보자와 양질의 후보자를 가릴수 있을 만한 정확하고 상세한 뉴스제공을 거부했다.그러다 보니 전과자,비리혐의자,저질욕설과 상습도박을 일삼는 자,특정기업의 하수인이나 다름없는 자들이 정당의 공천을 받고 버젓이 국회의원으로당선이 된 것이다.그 결과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늘 혼수상태 아니면 난장판이 되곤 했다. 지난해에 드러난 일부 정치부 기자들의 행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왜 우리 정치가 그 모양인지 이해할수 있게 해주었다.언론인들이 겉으로는 국민의 편에서서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정치인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즉 우리 언론이 겉으로는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실제로는 국민의 편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편에 서서,기득권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언론이 정치인들의 무능과 비리를 못본체 하고 감춰주고 있을 때,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앞장섰다.그들은 중앙선관위에 행정소송까지제기하면서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시민단체의 실무자들은 최저생계비에 미치지도 못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양심과 정의를잃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일해왔다.시민운동단체의 성실성과 공정성에 대한국민들의 신뢰가 바로 낙선운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의 원천인 것이다. 한편 일부 언론은 반성은 커녕,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며딴죽을 걸기도 했다.물론 시민단체도 법을 지켜야 한다.그러나 민주주주의원칙에 어긋나는 악법에 불복종하는 것도 시민의 권리이다.현재 우리 언론이누리는 언론의 자유가 지난 87년 6월 수많은 국민들이 집시법을 어기면서거리로 뛰쳐나와 독재정권에 항거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 언론만 모르고 있는가?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보여주는 것은 진실의 위력이다.정치인에 대해 혐오하고,정치보도에 무관심하던 국민들이 낙선운동에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지금까지 감춰졌던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도덕성과 신뢰성을 갖추지 못한 언론,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를 외면해온 언론이 만들어낸 우리의 서글픈 정치적 현실인 것이다. 장호순순천향대 신방과 교수
  • [사설] 선거법 개정은 국민의 요구

    시민단체의 선거 개입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직접적인 선거 개입이 선거 사상 처음 있는 일인 데다 그것이선거에 미칠 영향 또한 예측할 수 없는 폭발성을 지니고 있어 이해당사자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 일이 사안의 본질과는 달리 말꼬리 잡기나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비화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9일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했다는“시민단체의선거활동 보장 요구는 국민의 뜻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법률로 규제할 수는없다”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를 두고 야당인 한나라당이“김 대통령의 발언은 법질서를 어겨도 된다는 것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일부 언론이“이는 결국 대통령이 현행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주장에 동조,격려하고 있는 셈이다”라는 논지를 편 것은 참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대통령의 말을 애써 옹호할 의도가 없다.대통령이 표현을 좀더 구체적으로해서 이런 논란이 없도록 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 표현을 가지고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말라’ 했다고 말꼬리를 잡는 풍토와 일부 언론 현실을 가슴아프게 생각할 뿐이다. 대부분 신문은 물론 대통령의 이 부분 발언을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은 국민의 뜻인 만큼 법률로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관련 법률의 개정 의지를강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대통령의 문제 표현과 관계없이 우리는 시민단체의 정치 개입은 이미 피할수 없는 대세이므로 더 이상 시민운동권과 정치권이 대결하는 상황이 전개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런 차원에서 문제의 선거법 87조를 폐기해야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87조의 폐기만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게 확실해졌다.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한 87조는 선거운동기간(선거일 전 17일간)에만 해당되는 조항으로 법정기간 전의 문제가 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법 87조는 물론 58조,59조,254조 등 관련 조항들을 차제에 전체적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시간이 촉박하다는 한계가 있으나 법률이 사회현상과 별개로 존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민단체의 불복종운동을 국민의 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법이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총선거가 극도의 법률적 혼돈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혼돈과 정치적 파국을 막는 길은 법을 고치는 것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
  • [외언내언] 불복종운동

    새해 초인 지난 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침 출근시간.운전자들이주요 고속도로에서 시속 20㎞ 미만으로 천천히 운전하는 바람에 교통체증이빚어졌다. 쿠바 난민 소년을 본국의 친아버지에게 돌려보내기로 결정한 미국정부에 항의,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 참가자들이 실력행사를 한 것이다.미국에서 나타난 불복종운동의 종류는 이밖에 이라크 공격 반대,토성 탐사 로케트 발사 반대,유전자변형농산물 개발 반대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문제 있는 정치인을 낙천,낙선시키려는 시민운동단체들이 ‘선거법 위반도 불사하겠다’고 주장,불복종운동이 일고 있다. 불복종운동은 ‘평화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행동’을 뜻한다.체포를 당하는것이나 감옥행도 불사한다.물리적 힘에 호소하지 않고 비(非)폭력적인 점이특징이다.법과 정책의 부분적인 철폐와 개선을 겨냥하는 점에서 질서의 완전전복을 꾀하는 혁명과 다르다. 불복종운동은 타당한 이유가 있고 다수가 공감,참여할 때 힘이 실린다. 영국의 인도인 착취 등에 대항한 마하트마 간디와 1800년대 중반 미국의 멕시코 전쟁에 반대,6년간 인두세 납부를 거부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불복종운동은 유명하다.마틴 루터 킹은 지난 1960년대 흑인을 차별하는 법의 철폐를 위해 불복종운동을 벌였다. 실정법이 왜 도전받는가.법은 흔히 ‘사회세력과 이해집단간 힘과 타협의산물’로 불린다.법을 만드는 국회가 각종 이익집단간의 로비 대상이 되며‘정치적인’ 의원들이 법을 제정하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법 내용이 타당성과 실효성을 갖지 못하면?‘악법도 법’이니 따라야 할 것인가,아니면 거부할 것인가.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이다.가톨릭 교회는 실정법이 상위인 ‘하나님의 법’에 어긋날 경우 불복종을 허용한다.풀러라는 학자는 “복종할 수 없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없는 법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분명한 것은 달라진 정치 현실과 시민 대다수의 저항은 법의 개정을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이번 불복종운동의 열기는 지난 87년 6·10항쟁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이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자격도 없으면서 사회를 지배하겠다’는 무모한 정치인과 썩은 정치에 환멸감을 느껴 증폭된 정치 무관심과 개인주의에 변화가 감지된다. 정치판 개선을 통해 시민들이 무력감을 털고 국민의 힘을 다시 느끼길 기대해본다.‘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감사원, 부당지시 거부땐 실무자는 면책

    앞으로 위법행위로 재산상의 손실을 발생시킨 시·도 지사나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게 된다. 이종남(李種南)감사원장은 2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침을 밝히고 “올해부터 ‘지방행정 기동점검반’ 및 ‘지방건설공사 기동점검반’을 상시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감사원은 2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행정실태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단체장의 위법 행위로 해당지자체 또는 국가에 재정적 손실을 입힌 사실이 드러나면 지자체장에 대해변상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최근 ‘회계 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예규를 손질,지자체장과 회계실무자가 예산상의 위법행위 범위에 대해 연대책임을지도록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회계담당 공무원이 사전에 지자체장의 부당지시에 서면 또는 구두로 반대의견을 표시했을 경우에는 면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상당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골재채취 등 각종 지방사업을 시행하면서 탈법적이거나 방만하게 예산을 집행,감사원으로부터 변상 판정을 받고도이에 불복,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졌다. 이원장은 또 그동안 인력부족으로 감사 사각지대로 방치되다시피 한 지자체들에 대해 “지자체단체장 4년 임기중 광역단체는 2회,기초단체는 1회씩 일반감사를 실시하겠다”면서 올해를 지방재정 건전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편 이원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중인 도·감청 특감과 관련,“현재 검찰·경찰·정보통신부·한국통신에 대한 현장감사를 마치고 증거자료를 보완중”이라면서 “이르면 다음달 말쯤 감사결과와 함께 도·감청 방지를 위한제도 개선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사설기관의 도·감청 장비 판매 실태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있다”고 전했다.그러나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 도·감청관련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본영기자 kby7@
  • [장윤환 칼럼] 국민의 시대, 국민의 힘

    선관위가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유권해석해서 자칫 정면충돌로 치닫게 될 뻔 했던 시민단체와 실정법간의 갈등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9일 “시민단체의 선거활동 보장요구는 국민의 뜻으로 봐야 하며 이를 법률로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 “법률은 국민주권을 옹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해 선거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김대통령은 또 “21세기는 참여민주주의,직접민주주의로 가는데 이를 제약해서는 안되며,시민단체의 선거활동 금지는권위주의적 발상에 기초한 것’이라고 지적하고,“과거 4·19나 6월항쟁도당시 실정법에는 저촉됐지만 국민 의사에 의해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전폭적으로 공감이 가는 ‘역사인식’이라서 더이상 보탤 말은 없다. 정치권은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87조를 폐지하거나개정하기로 일단 합의했다.그 조항이 국민의 알 권리와 참정권을 제약하고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노조와 여타 시민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는등 위헌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폐지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거센 주장에 밀려서다. 그러나 87조가 폐지되거나 개정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선관위가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을 선거법 58조의 사전선거운동으로 보고고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은 87조 폐지에만 신경을 쓰다가 58조라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정치권은 58조에 대해서는 요지부동이다.사전선거운동을 규제하지 않으면 선거가 난장판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익성을 등진 어중이 떠중이의 선거개입은 각성된 국민의 힘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시민단체들의 선거활동을 가로막는 선거법 조항은 58조 말고도 선거기간을 규정한 59조도 있다. 시민단체들은 선거법 독소조항을 개정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김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금은 참여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가 강조되는 ‘국민의 시대’다. 그리고 과거 오랜 독재와의 투쟁을 통해 국민들의 민주적 역량도 튼실하다. 그런 국민들이 ‘불복종운동’까지 벌이겠다는 마당이다.시민단체와 공권력의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정치권이 나서서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 당장 공천을 따내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주제로 다룬 한 텔레비전 토론프로는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말해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한 시청자가 팩스로 보낸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자”는 주장이 전파를 탔기때문이다.현역 국회의원 중에서 그나마 재활용이 가능한 사람만 골라 ‘분리수거’하고 나머지는 몽땅 폐기처분하자는 주장이었다.‘쓰레기 분리수거론’은 다소 과격한 주장이나 시청자들의 공감 속에 유행어가 됐다. 시민단체들은 지금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구시대적 정치인들을 쓸어내고 새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양식있는 정치인들은 쓰레기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선거법 개정을 서둘러야한다.‘국민의 힘’은 이미 현실로 작용하고 있다. 장윤환 논설고문yhc@
  • [사설] 재임용탈락 교수의 승소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전 서울대 미대 조교수 김민수(金珉秀)씨가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교수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서울 행정법원 행정13부는 18일 “김씨의 재임용 심사가 합리적인 기준에따라 공정한 심사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이를계기로 교수 재임용 제도와 대학사회 전체의 지적 풍토가 개선되기를 우리는기대한다. 김씨가 지난 98년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는 ‘연구실적 미달’이었다.그러나 김씨는 재임용에 필요한 최소논문 기준의 4배인 8편의 논문을 제출했고 97년 ‘올해의 디자인상’ 저술부문상 수상,국제학술지 논문 게재등 주목할만한 연구학술 활동 실적을 지니고 있었다.재판부는 “서울대측은재임용 탈락의 근거가 된 ‘연구실적 기준 미달’의 근거가 무엇인지를 입증할 책임이 있는데도 아무런 주장이나 입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서울대가 재임용 탈락의 근거를 밝히지도 못했으면서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것은 국민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싶다. 김씨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승소판결은 “교수 재임용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판례를 뒤엎고 대학의 교수 임용권 전횡에 제동을건 것이다.지난 75년 유신체제 아래서 도입된 교수 재임용제,즉 기간제 임용제는 한동안 시국사건에 연루됐거나 사학재단의 비리를 폭로하는 데 앞장서‘미운털’ 박힌 교수들에 대한 보복수단으로 악용됐으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교수와 대학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그러나일부 사립대학에서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재임용 탈락이 계속되고 있고 김씨의 경우처럼 국·공립대학에서도 간혹 문제가 되고 있다.앞으로 각 대학과교육부는 이 제도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에 힘써야 할 것이다.또 2002년부터 이 제도 대신 시행될 교수계약제가 그 전철을 밟지 않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씨의 이번 승소는 우리 대학사회의 폐쇄적인 지적풍토에 대한 반성도 제기한다.김씨는 “학계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고 원로 교수의 친일행적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괘씸죄에 걸려 부당하게 탈락했다”고 주장하고 학계 일부에서도 그가 이른바 ‘튀는 교수’였기에 재임용에서 탈락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서울대 미대 출범 초기 일부 교수들의 친일행적을 들춰내고 선배교수들의 디자인 작품스타일과 디자인 교육체제·커리큘럼을 거침없이 비판해왔다.진정한 비판정신과 학문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어떤 교육개혁도 소용 없다는 점에서 김씨의 승리는 뜻깊다.
  • [데스크칼럼] 시민의 힘으로

    중앙선관위가 총선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한 경실련에 대해 선거법중 사전운동을 금지한 조항에 위배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발하며 예정대로 부적격자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이같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은 오히려 시민단체들에게 운동의 논리를 강화하고 전의를 불태우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총선시민연대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내려지기에 앞서 “15일 여야간에 합의한 선거법은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당리당략과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한 야합의 산물”이라면서 개악안을 폐지하지않을 경우 국민불복종운동을 통해 부적격 정치인 청산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관련 조항의 삭제,혹은 개정 입장표명 등 다소 귀를 기울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거기에는 당리당략적 계산과 함정,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놓을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같다.전열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수사(修辭)가 아닌가도 냉철한눈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선거법개정운동과 부적격자 낙천·낙선운동에 500∼600개 시민사회단체가참여하고,17일에는 전국국공립대학교수협의회,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4개 교수단체도 이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전국적으로 시민단체에 성금을 보내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으며,익명의 독지가가 수천만원대의 성금을 기탁하기까지 했다.이로써 이 운동은 국민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며 선거혁명을 이루려는 시대적 조류가 되고있는 듯하다. 이 운동은 단순한 선거법 87조 개폐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그동안 국민을조롱하고 유린한,그리고 정치인들만의 유희거리로 전락한 정치문화와 타락한 정치인 청산을 위한 국민저항운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다시말해 오늘의 정치를 보는 사회적 태도가 마침내 폭발한 것이며,그 대세는 이제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툭하면 지역감정 조장,폭로 저질발언,명분도 불분명한 제몫챙기기,천박한 정쟁. 이런 행태들에 의해 우리는 사이비 민주주의에 오염,중독되고 말았다.그러나 중독되어 폐인이 되기 직전에 벌떡 일어나 자기 자리를 찾고자 울부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절대빈곤을 해결하고 어느 정도 살만큼 됐을 때는 당연히 삶의 질을 따지게 된다.마찬가지로 엄혹한 군부독재 시절에는 민주주의 자체만을 갈망했으나그것이 어느 정도 달성됐을 때는 품위있고 격조있는,그래서 지적(知的)인 민주주의를 갈망하게 마련이다.그런데 현실의 정치는 절망감만 증폭시킨다.사람들의 심성을 황폐화하고 지저분한 쓰레기장에서 생선회를 먹는 기분만 들게 한다.혐오와 냉소,비탄과 좌절,울분과 허무주의.이런 모습으로 우리 정치를 바라보아왔던 것이 현실이다. 더러운 정치마당을 제공하기 위해 80년의 5·18과 87년의 6·10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한동안 이들 정치인의 현란한 수사에 국민들도정신을 차리지 못했으나 돌아서 보니 기만과 허구,제몫 챙기기에 선수가 된그들만의 잔치라는 것을 알고 다시금 6·10항쟁의 정신으로 돌아간 것이 작금의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청산운동이라고 본다.그래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선거법87조 폐지운동은 민주화운동의 연장이라고 평가한다.이들에대한 전폭적인 성원은 올바른 민주화를 이끌어낸다는 희망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기득권 세력은 늘 실정법,준법을 강조한다.실정법,준법의 온실에서 구린내나는 몸을 치장하고 호의호식하기가 편한 탓이다.그러나 그 실정법,준법은시민적 컨센서스가 바탕에 깔려있을 때 설득력이 있고,지킬 가치가 있다.라인홀트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사회불의는 일반적으로 믿고있는 바와 같이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권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갈등은 불가피하다.이러한 갈등상황에서는 힘에 대해 힘으로 맞서는 수밖에없다”고 했다.세계사를 통해 볼 때 사회변혁운동은 민중의 분노가 폭발해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다.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다만 한마디 덧붙인다면시민사화단체는 건강한 도덕성과 불퇴전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자기희생적 이타(利他)행위에 대해서도 교활하고 노회한 기득세력은 사소한 허점만 보이면 결코 놓치지 않고 그것이 핵심이자 본질인 양 호도하며 물고늘어지기 때문이다. 이계홍 편집부국장 honglee@
  • “공천반대 명단 공개 강행할것”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사무총장 李石淵)은 18일 서울 중구 정동 경실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한 범국민 ‘시민 불복종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아울러 15대 현역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출결 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이총장은 “경실련은 89년 출범 이래 합법운동을 고수했지만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포함해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 힘들고 정치개혁도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현행 선거법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해서 4·13총선 출마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의 분석 결과 의원 1인당 평균 결석 횟수는 10.3회였다.결석률은 18. 1%로 닷새에 하루를 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결석 의원들 중 상당수가국회에 그 사유를 설명하는 ‘청가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결 자료는 4·13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3명을 뺀 296명의 15대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98년 제199회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부터 지난해 제208회 정기국회 제24차 본회의까지 모두 57차례의 회의를 토대로 작성됐다. 경실련은 이날 선거법 개정을 위한 ‘100인 법률 자문단’을 발족하고 총선연대 등 다른 시민단체들과 공동 투쟁할 것을 제안했다.22일에는 시민 불복종 운동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한 전국 대의원 대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대한 집권 2년 평가 및 16대 국회의원의 개혁과제를 제시하고,3월에는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 및 정당공약 평가,후보자 모니터링 작업을 거쳐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 총선연대도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2층에서 사무국 개소식을 갖고 20일발표할 공천 반대 인사 명단 선정 막바지 작업을 했다.19일에는 정치학과 교수 등 전문가 150여명이 참여하는 정책자문단을 공식 발족하고 긴급 전국대표자회의를 열어 공천 반대 인사 명단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조현석 이랑기자 hyun68@
  • 與 이인제 임명설에 고심

    새천년 민주당이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길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이 이에 대항할 ‘선대위의장’적임자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뜨는’ 이위원을 누를 만한 대중적 지지도가 있는 인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선대위의장 인선과 관련,이회창(李會昌)총재 추대,외부인사 영입,실무형 인사 임명 등 3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총재가 우선 거론되고 있는 것은 ‘이인제 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는 이총재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총재가 직접 나서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 불복한 이위원의 문제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이총재가 지역구를 버리고 ‘전국구행(行)’결심을 굳혀야가능한 방안이다. 두번째,외부인사 영입은 새로 들어오는 인사에 대한 예우차원의 ‘자리보장’성격도 있어 설득력있는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이총재가 이위원과 ‘동격(同格)’으로 취급될 수 없지 않느냐는 속내도 담겨 있다.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도덕적이고 국민들로부터 신망이 있는 외부 인사가 선대위의장을 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칫 총재직 후계구도로 이어질 수 있는 선대위의장을 ‘힘있는’ 인사에게 맡기기 어려운 야당의 구조적 속성 때문에 ‘실무형 인사기용설’도 제기되고 있다.이 경우 이총재가 사실상 ‘선대위의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돼 누가 선대위의장직을 맡든지 정치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는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 유력한 가운데 양정규(梁正圭)부총재 등도 거론되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
  • 백화점 ‘빅3’ BC카드 결제 거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BC카드 결제를 전면 거부해 백화점업계와 카드업계간에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일 가장 먼저 BC카드 결제를 거부했다.이어 신세계가 5일,롯데가 6일 ‘하루 시차’를 두고 차례로 가세했다. 백화점 3사 관계자들은 “지난 10년간 신용카드 수수료가 3%로 묶여왔다”면서 “신용카드 사용 확산에 따른 끊임없는 인하 요구에도 카드업체들이 요지부동인 것은 고객 권익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빅3’외에 다른백화점들도 BC카드 거부 운동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가 유독 BC카드를 겨냥하고 나선 것은 BC카드가 신용카드업계선두주자이기 때문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마다 자사 백화점 카드를 제외한 일반 카드중 BC카드 사용률이 40%를 넘는다”고 밝혔다. 백화점 3사는 지난달 27일 BC카드사에 수수료를 최대 2.0%로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이에 대해 BC카드측은 ‘매출이 많을수록 수수료를 낮춰주는 슬라이딩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협상안을 제시,결국 백화점 업계가 이에 불복하면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BC카드측은 “특정사 카드를 상대로 취급거부 운동을 벌이는 것은 명백한시장질서 교란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여부를 묻겠다고 반발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뉴 밀레니엄 새해 달라지는 것들(I)

    새해부터 주택 재당첨 제한기간이 폐지되고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90∼240일로 확대된다.직장인들이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받아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휴가제가 실시된다.세율 인상으로 소주값이 오르고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세액공제가 확대된다.새해부터 달라지는 것들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세금[국세불복 절차] 간소화 국세에 이의가 있으면 심사청구,심판청구 중 하나만 거쳐도 행정소송이 가능하다. [전자신고제 도입] 과세표준·세액 신고를 정보처리장치에 의해 전자신고할수 있다. [상속·증여세 평생과세] 50억원 이상 세금을 포탈하면 세무당국이 이를 안날로부터 1년 이내에만 과세하면 세금을 내야한다. [본사·공장 지방이전 촉진] 수도권 과밀억제 권역내의 공장이나 본사를 수도권 생활지역 밖으로 옮기면 법인세를 5년간 면제하고 이후 5년간 50% 감면한다. [원천징수세율 인하] 이자소득,증권투자신탁수익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22%에서 20%로 내린다. [성과배분상여금제 도입]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성과의 일부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이를 손비로 인정한다. [대주주 주식양도 과세강화] 주식 양도차액 과세 대상 대주주가 5% 이상에서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되고 1주만 양도해도 과세대상이 된다. [고급주택 양도신고 의무화] 시지역 전용면적 50평 이상 아파트,읍·면지역6억원 이상,50평 이상 아파트 등은 양도시 세무서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효도주택 세제지원] 부모봉양,결혼으로 2주택이 된 경우 2년 내에 양도하고양도주택만 3년 보유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특례과세제도 개편] 7월 1일부터 연매출 4,800만원 이상 사업자는 모두 일반과세자로 바뀌고 현재 과세특례자인 4,800만원 미만의 사업자는 간이과세자로 바뀐다. [신용카드매출 세액공제 확대]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세액공제가 500만원한도에서 매출금액의 2%(현행 300만원 한도,1%)로 인상된다. [신용카드 복권제도] 실시 매출전표를 추첨해 보상금을 주는 복권제도가 도입된다. [대중예술행사 부가세 면제] 순수 예술행사뿐 아니라 비영리 목적의 대중예술행사에 대해서도 부가세를 면제한다. [주세율 조정] 소주,위스키 등 증류주의 세율이 72%로 단일화되고 맥주는 115%로 낮아진다. ■국유재산[기납부재산 전대 허용] 국가에 기부채납한 재산을 기부자가 사용·수익의허가를 받으면 국가 승인을 얻어 다른 사람에게 전대할 수 있다. ■금융[유사수신행위 금지] 법령에 의한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출자금·예금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며 유사수신행위를 위한 광고 및 금융기관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호사용이 금지된다. [금융기관 소수주주권 강화] 은행, 종금사와 일정규모(자산·수탁고 2조원)이상의 증권,투신,보험사 등에 사외이사,감사위원회제도가 도입되며 소수주주권 행사요건이 일반 상장기업의 2분의 1 수준으로 완화된다. [은행 신용공여 한도제] 동일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20%, 동일차주(동일인 및 신용위험을 같이하는 자) 에 대한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25%로 규제된다. [코스닥시장 관리종목 신설] 코스닥시장에 관리종목이 생기고 퇴출기준에 해당되는 기업은 즉시 등록이 취소되는 등 코스닥시장 관련 제도가 바뀐다.2월부터는 비상장·비등록 업체의 주식이 거래되는 주식장외시장(제3시장)이 개설된다. [공모 주간사 시장조성제도 부활] 내년부터 신규 상장·등록업체의 시장가격이 공모가밑으로 떨어지면 주간 증권사가 공모가로 사들여 주가를 떠받치는시장조성제도가 부활된다. [보험가격(부가보험료)자유화] 4월부터 각 보험사들의 부가보험료가 자유화된다.보험요율 산출기관은 순보험요율만을 제시하고 부가보험료는 보험사별로 자율적으로 산출해 적용함으로써 보험사간의 가격차별화와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인회계사 제 1차 시험 실시지역 확대] 기존의 서울외에 부산 대구 광주대전 등 금융감독원의 지원(支院)이 있는 주요 도시에서도 실시된다. ■기업[분기보고서 제출] 상장법인 등 증권거래법상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은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외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결합재무제표 제출] 기업집단 결합재무제표 작성대상 법인은 이를 사업연도종료후 6개월 이내에 금감위에 제출해야 한다. [전자공시제도 실시 확대] 내년 3월부터는 상장법인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등록법인이나 외부감사법 적용법인들도 모든 공시서류를 전자문서로 제출해야 한다.2001년 2월말까지는 서면제출을 병행하고 그 이후부터는 전자문서로만 제출해야 한다. [무역업 신고제 폐지] 무역업 신고제가 폐지되고 수출실적 확인 등 통계관리목적을 위한 무역업 고유번호제가 도입된다. [원산지 표시제도 개선] 전에는 제조단계에서 표시가능한 모든 방법이 허용됐으나 새해부터 프린팅,각인 등 영구적인 방법만 허용되고 유통과정에서 훼손의 우려가 있는 라벨링,스티커 등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한정해 허용된다. [남북거래 제도 개선] 대북한 반출실적을 수출실적으로 인정,대북 반출실적이 있는 업체가 이 실적을 토대로 무역금융 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수출보험제도 개선] 종전까지 9개 보험종목이 운영됐으나 새해부터 기존 9개종목 이외에 이자율변동보험,환변동보험,수출원자재수입신용보증 등이 새로 도입된다. [기업구조조정 조합 등록] 종전까지는 산자부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와 기업구조조정조합 등록을 받았으나 새해부터 기업구조조정조합과 관련한 등록,감독 및 취소권한이 금융감독위원회에 이관된다. [전기용품형식 승인제도의 안전인증제 전환] 형식승인을 받은 전기용품에 대해 종전에는 형식승인마크를 부착,팔도록 했으나 새해부터는 안전인증마크를부착해야 한다. [석유품질검사체제 개선] 종전까지는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서만 검사를 시행했으나 새해부터 복수 품질검사지정기관이 검사를 시행하고 정유사 자체검사도 가능하다. ■건설·주택[댐건설조정위원회 설치] 댐건설 입지조정을 둘러싼 정부 부처별 논란과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부처 실무진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댐건설 조정위원회가 신설,가동된다. [댐주변지역 지원확대]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 대상지역이 현행 만수위선으로부터 상류 2㎞에서 상류 5㎞ 주변까지 확대된다. [댐건설 예정지 행위허가권자 변경] 댐건설 예정지의 행위허가권자가 종전의건설교통부 장관에서 관할구역 시장·군수로 바뀐다. [이주정착 지원금 상향조정] 이주정착지원금이 종전 가구당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다. [하천편입토지 보상기한 연장] 국가하천 및 지방1급 하천으로 편입됐지만 시기를 놓쳐 보상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 대해 2000년 1월부터 오는 2002년까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청약제도 개선] 내년 2월부터 주택 재당첨 제한기간이 폐지되고 주택은행에 독점권이 인정되는 청약예금 취급권한이 다른 시중은행에도 주어진다. [개발부담금 재부과] 부동산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유보됐던 개발부담금이 다시 부과된다. ■교육[제7차 교육과정 시행]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시행돼 오는 2004년 3월 고교 3학년에 적용되는 것을 끝으로 완료된다.특징은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초1∼고1) 편성,학생선택 중심 교육과정 도입,수준별 교육과정 도입,재량활동의 신설 확대 등이다. [평생교육법 시행] 직장인들이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받아 재교육을 받을수 있도록 학습휴가제가 실시되며 사내(社內)대학·원격대학이 설치되고 도자기,창(唱)등 인간문화재에게 사사해도 상응하는 학위를 주는 문하생학력인정제도 실시된다.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의무화] 사립학교에도 학교운영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며 심의기구인 국·공립과는 달리 자문기구로 운영된다. [외국인 유학생 입국 간소화] 외국인이나 외국국적 재외동포가 국내 대학(원)에서 수학(연구)하려 할 경우 신원보증서를 내지 않아도 되고 대학이 법무부를 대신해 실질적인 입국심사를 맡게 된다.입국심사 서류도 최종학력증명서,재정입증관계서류 등 4종에서 대학의 총·학장이 발행하는 표준입학허가서 1종으로 줄였다. [학위등록제 폐지] 그동안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한 뒤 교육부에 등록을 해야했던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 자체에서 학위를 주고 관리토록 했다. ■노동[실업급여 지원 확대]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현재의 60∼210일에서 90∼240일로 확대되고 최저지급액도 최저임금의 70%에서 최저임금의 90%로 상향조정된다.이에 따라 오는 2002년까지 현재 13% 수준인 실업자대비 실업급여 수혜율이 20% 수준으로 높아진다. [산재보험 적용확대] 현재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산재보험이내년 7월1일부터 1인 이상 전사업장에 확대 적용된다.특히 산재보험에 ‘후유증상 진료제도’를 도입,치료를 받은 후 후유증상이 있는 경우 재요양요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장애인 고용 확대] 내년 7월 1일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고용이권장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바뀌며 장애인 공무원수가 1만명에 이를 때까지공채비율이 현행 3%에서 5%로 높아진다. ■법무[회사정리절차 개선] 내년 3월부터 개정 회사정리·파산·화의법 시행으로회사정리절차 신청후 개시여부 결정까지 기간이 ‘수개월’에서 ‘1개월내’로 빨라진다.예전엔 회사 재무상태를 미리 조사했으나 개정법은 일단 개시결정후 채권조사와 병행해 조사토록 했다. [특허법원 대전 이전] 내년 3월1일부터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 있는 특허법원이 대전으로 이전한다. [외국인 전담재판부 설치] 외국인 소송사건 증가로 서울지법 등에 전담부가신설되고 법정통역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재판안내 팩스서비스] 전국법원 재판기일및 업무안내 시스템(지역번호없이1588-9100)을 통해 재판기일,절차 등 법원업무에 관한 안내를 팩스로 받을수 있다. [중국동포 출입국 간소화] 동포 1세들의 자유로운 출입국이 허용된다.친척방문 목적 입국이 허용되는 대상은 55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되고 친인척의 범위도 6촌 이내에서 8촌 이내의 혈족 등으로 넓어진다. [법률구조대상 확대] 재판에 넘겨진 형사사건에 한해 법률구조가 실시됐으나새해부터는 재판에 회부되지 않은 구속 피의자들도 법률구조 혜택을 받을 수있다.
  • [의열 독립투쟁](17)박재혁 의사

    1910년 ‘경술국치’를 전후하여 민족지도자들은 중국 상해와 남·북만주,노령(露領)의 연해주,미주 등 해외로 이주 혹은 망명하여 조국광복을 위한독립투쟁의 기반을 다져 나갔다.이들은 자신들이 근거한 지역의 특성과 평소 신조에 따라 외교·의열투쟁·무장투쟁 등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 방략을모색,전개하였다. 이 가운데 의열투쟁은 일제의 침략기관이나 총독부의 일본인 고관,혹은 친일파에 대해 폭탄·총기 등으로 파괴와 암살을 통해 응징한 것으로 의열투쟁은 그 규모나 성패 여부를 떠나 독립운동 선상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이는 의열투쟁을 통해 잔혹한 일제 식민지 통치에 대한 전체 한민족의 항일의지의 표출임과 동시에 일제 관리 및 친일 주구배 등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엄청난 효과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1919년 11월 결성된 의열단(단장 김원봉)은 결성 직후 일제의 침략기관 파괴와 일본인 요인·친일주구배 처단을 위한 거사에 착수하였다.1920년 4월중순부터 진행된 제1차 암살파괴계획이 그것이다.그러나 이 계획은 실행직전에 일제의 정보망에 노출돼 거사를 며칠 앞둔 6월 하순 관련자 20여명이검거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이로부터 3개월 뒤에 발생한 박재혁 의사의 ‘부산경찰서 폭파의거’는 의열단에서 추진한 거사 가운데 최초로 성공한 거사였다. 박재혁(朴載赫·1895∼1921) 의사는 1895년 부산 범일동에서 태어났다.부산진보통학교와 부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1916년 부산가스전기회사의 전차 종업원을 거쳐 한때 경상북도 왜관 소재 무역상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기도 하였다.1917년 6월에는 무역상 주인에게 부탁하여 700여원을 얻어 가지고 상해로 건너가 무역업에 종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큰 돈을 벌지 못한 채 1918년 6월 귀국한 박 의사는 3·1의거 직후다시 상해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에서 박 의사는 남양무역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독립지사들과 교류를 시작하였다.1920년 3월 일시 귀국한 박 의사는 7월 의열단장 김원봉(金元鳳)으로부터 입단 권유를 받았다.그러나 당시 박 의사는 가정형편과 외아들인 자신만을 바라보고 노년을지내고 있던 노모 때문에 고민하다가 끝내 김원봉의 권유를 거절하였다.그러나 8월 김원봉으로부터 재차 입단권유를 받자 박 의사는 결국 입단을 수락하였다. 1920년 8월 상해로 건너간 박 의사는 김원봉으로부터 부산경찰서를 파괴하라는 밀명과 함께 거사자금 300원,폭탄 1개를 전달받았다.박 의사는 폭탄과거사자금을 중국 고서적으로 위장한채 일본의 나가사키(長崎)를 거쳐 9월 6일 부산으로 밀반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나가사키를 떠나기 직전 박 의사가 상해의 동지들에게 보낸 엽서(1920년 9월 4일자)에는 상황(商況),상로(商路),수익 등의 용어가 보이는데 이는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 일종의 암호였다.그리고 ‘다른 길이 있는데,이익이 전에 비해 좋다’는 글은 나가사키에서 시모노세키(下關)를 거쳐 부산으로 가려고 했던 당초의 계획을 변경,나가사키에서 대마도를 거쳐 부산으로 가겠다는 내용을 알린 것이다.그러나 이 엽서에서 ‘많은 이익을 볼 수있으나 다시는 동지들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구절은 박 의사가부산경찰서 폭파의거를결행하면서 이미 죽음을 각오했음을 보여준 대목이라고 하겠다. 한편 부산에 도착한 박 의사는 먼저 부산상업학교 동창인 최천택(崔天澤)과 김영주(金永柱·부산진상업학교,25세),오재영(吳載泳·부산상업학교 중퇴,25세)등을 만나 자신의 임무에 대해 의논을 나누고 이들의 도움을 요청하였다.최천택 등의 도움을 받아 박 의사는 곧 거사를 준비하였다.마침내 9월 14일 오후 2시경 중국인 고서적상인으로 변장한 박 의사는 고서적 보따리로 위장한 폭탄을 짊어지고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를 찾아갔다. 서장실에서 탁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하시모토에게 고서적을 구경시켜 주고 있던 박 의사는 고서적에 정신이 팔려 있던 하시모토에게 의열단의 전단,즉 하시모토를 처단해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적은 전단을 내보임과 동시에고서적 보따리에 감춘 폭탄을 터뜨렸다.순간 굉음과 함께 하시모토와 그의옆에 서있던 일경 두 명이 부상을 입고 쓰러 졌다.하시모토는 중상을 입고병원으로 긴급히 호송되었으나 이송중 절명하였다.인명피해는 물론 경찰서건물 역시 대파되었다. 박 의사는 폭탄을 터뜨린 직후 혼란을 틈타 탈출하려 하였으나 불행히도 부상을 입어 현장에서 체포되었다.박 의사는 응급치료만 받은 채 구금돼 온갖고문과 심문에 시달리며 재판을 받았다.부산지방법원은 폭발물단속벌칙위반및 살인미수 등의 죄목을 들어 박 의사에게 사형을 언도하였다.이에 불복하여 항소한 대구복심법원에서는 1921년 2월 박 의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였다.그러나 경성고등법원에서 최종 사형이 확정되었다.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채 일제의 계속된 잔악한 고문에 시달리던 박 의사는의거 당시의 부상이 채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폐결핵까지 겹치게 되자,‘왜놈들에게 이런 치욕스러운 수모를 당하며 구차한 목숨을 연명하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자’고 결심하고는 단식을 계속하였다.일제의 집요한 회유에도 끝내 굴하지 않고 단식을 계속하던 박 의사는 결국 1921년 5월 11일옥중에서 최후를 맞이하였다.그때 박 의사의 나이 27세였다. 1962년 정부는 박 의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추서하였다. [조범래 독립기념관 연구원] ** 박재혁 의사, 유족 근황과 기념사업 27세로 순국한 박재혁 의사는 1남1녀를 두었는데 두 자녀 역시 모두 작고했다.장남 기동(基東·76년 작고)씨는 부산 부평동에서 상업을 하다가 30여년전 상경,말년에는 서울서 거주하였는데 생활은 그리 어려운 형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기동씨의 장남 정평(正平·52)씨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현재 서울 미아3동 소재 신일중학교 경비원으로 21년째 근무하고 있다.정평씨는 1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 무석(務石·32)씨는 상업을 하고 있다. 박 의사의 기념사업은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박 의사 장녀의 후손들이 중심이 돼 의거현장인 부산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박의사기념사업회는 지난해 롯데그룹과 3·1운동동지회측의 지원을 받아 부산 연지동 소재 성지곡수원지 내에 동상을 건립한 바 있다.박 의사의 묘소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애국지사 묘역(78번)에 있다. 장손 정평씨에 따르면 박 의사의 유품은 별로 전해오는 것은 없고 사진 한두장이 전부라고 한다.이는 박 의사가 독립투쟁에 참여한지 얼마 안돼 일경에 체포돼 감옥살이를 시작했고 또 옥중에서 순국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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