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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PC 조작 허위 주장’ 변희재 1심 ‘징역 2년’ 불복 항소

    ‘태블릿PC 조작 허위 주장’ 변희재 1심 ‘징역 2년’ 불복 항소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해당 언론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희재씨는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변희재씨는 ‘손석희의 저주’라는 이름의 책자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해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0일 재판부는 변희재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인터넷 매체는 특히 광범위하고 신속한 전파력을 갖고 있고 내용의 확대 재생산 가능성이 커 보도 내용에 공정성을 더욱 더 유지해야 함에도 피고인들은 언론이 갖는 지위를 이용해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위한 과정을 수행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배포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안태근 전 검사장 ‘돈 봉투 만찬’ 면직 취소 소송 1심 승소

    안태근 전 검사장 ‘돈 봉투 만찬’ 면직 취소 소송 1심 승소

    후배 검사들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돈 봉투를 돌렸다가 면직 처분을 받은 안태근(52)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징계 불복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유진현)는 13일 안태근 전 국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안태근 전 국장의 손을 들어줬다. 안태근 전 국장은 지난해 4월 21일 검찰국 후배 검사 2명을 데리고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7명과 저녁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안태근 전 국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담당한 후배 검사 6명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이영렬 전 지검장은 법무부 검사 2명에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나눠줬다. 안태근 전 국장과 이영렬 전 지검장은 수사비 보전 및 격려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 선후배 간 돈 봉투가 오가는 일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높았다. 이에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을 면직 처리했다. 이에 두 사람 모두 불복, 행정 소송을 냈다. 이영렬 전 지검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지만 지난 10월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지난 6일 행정소송에서도 “면직 처분은 과하다”는 1차 판단을 받았다. 한편 안태근 전 국장은 돈 봉투 건과 별개로 올해 초 서지현 검사가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바 있다. 성추행 피해를 알린 데 대해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영환 전 의원 재정신청으로 ‘혜경궁 김씨’ 사건 법원으로

    김영환 전 의원 재정신청으로 ‘혜경궁 김씨’ 사건 법원으로

    검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정의를 위하여’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라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했지만 법적 공방이 이어지게 됐다.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 바른미래당 후보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재정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김영환 전 후보는 12일 수원지검에 “@08__hkkim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김혜경씨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재정신청 제도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심사를 통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에 공소 제기(기소) 명령을 내려 재판에 넘기도록 한다. 다만 재정신청은 불기소 처분을 통지받은 고소인 또는 정당, 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 일부 고발인만 요청할 수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 고발장을 제출했던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측은 본인이 직접 고발을 하지 않은데다 지난 10월 고발을 취하해 재정신청 자격을 잃었다. 고발장을 낸 시민 3000여명도 자격 요건이 미달해 재정신청을 못 한다. 그러던 중 김영환 전 후보가 10일 김혜경씨를 같은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같은 날 이재명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한 고발장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제출했다.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에 대비해 고발인 자격을 얻기 위해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환 전 후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재정신청 자격을 가진 이가 없던 이 사건은 6·13 지방선거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공소시효 만료(13일)를 이틀 앞두고 재정신청 대상 사건으로 전환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정신청이 제기되면 법원은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3개월 이내에 기각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병역거부 무죄’에 상고… 대법 판례 무시하는 檢?

    부산지법 “종교활동 등 근거” 명시에도 교수 등 외부인 구성 檢형사상고심의위 “충분한 심리 거쳤다고 보기 어려워” 일부 “기계적인 항소·상고 이어질 수도” 검찰이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로 기소된 뒤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에 대해 대법원에 처음으로 상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맞게 충실하게 심리한 항소심 재판 결과에도 검찰이 불복한 것을 두고 대법원 판례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지난 4일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지법이 무죄를 선고한 3명에 대해 상고하기로 했다. 교수, 변호사 등 외부 위원 13명으로 구성된 형사상고심의위원회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기준에 따라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되는지 충분한 심리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첫 항소심 무죄 판결인 만큼 외부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형사상고심사위원회 결정은 법적 기속력은 없지만, 이를 존중했다고도 설명했다.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최초로 부산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서재국)는 지난달 29일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3명에 대한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참조했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이 규정한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대한 법리적 쟁점도 정리돼 있다. 변호사가 제출한 피고인 진술서, 학교생활기록부, 종교단체 확인서, 종교 집회 참석 및 활동 자료 등은 대법원 판례가 적시한 병역거부자를 판단하는 기준을 보여 주는 자료다. 재판부는 2016~2017년에 항소된 재판을 심리하지 않다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인 지난달 22일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에서는 피고인 심문뿐만 아니라 종교단체 관계자 등 증인 심문도 거쳤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점, 정기적으로 종교 집회·전도·봉사활동에 참여한 점,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밝힌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검찰의 상고에 대해 변호인 측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서 사실관계 위주로 까다롭게 심리했다”며 “판결문, 공판 기록 등을 보면 충분한 심리를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파기환송한 창원지법 사건에 대해 무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검찰이 기계적 항소·상고를 계속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시한폭탄’ 지하공동구, 노후화 타령만 할 건가

    경기 고양시 백석동에서 그제 밤 일어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수송관 파열 사고는 그야말로 날벼락 인재였다. 지하의 열 수송관이 파열돼 100도 이상 펄펄 끓는 물기둥이 치솟아 일대를 뒤덮었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주차 중이던 시민 1명이 숨지고 30명 가까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고는 땅에 묻힌 열 수송관이 파열되면서 일어났다. 2m 깊이의 지하에 매설된 수송관이 너무 낡아 녹이 슬고 균열까지 생겨 수압을 견디지 못했다. 아파트촌과 상가들이 인접한 데다 지하철 역 근처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사고가 터졌으니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끓는 물이 속수무책으로 차오르고 수증기에 앞을 볼 수 없어 화상 피해자가 속출했다. 인구 100만명 규모의 대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터졌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일산신도시가 조성된 지 30년이 다 돼 기반시설이 낡았기 때문이라고 사고 원인을 짚고 있다. 하나 마나 한 뒷북 논리다. 땅 밑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쩌겠냐고 언제까지 시민들에게 복불복 일상을 감당하라고 할 것인지 답답하다. 사고가 일어난 백석동 일대는 안 그래도 땅꺼짐 현상이 잦아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곳이다. 이번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중앙도로의 지반이 내려앉아 차로가 통제된 것이 불과 지난해 2월이다.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터지면 가슴을 쓸며 땜질 처방에나 급급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노후한 1기 신도시의 기반시설들을 더 늦기 전에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지하 공동구는 전력망, 통신망, 수도관 등이 그물처럼 얽힌 도시의 동맥이다. 최근 KT 통신구 화재에서 절감했듯 어느 한 곳만 구멍이 나도 시민의 일상이 무너진다. 지하 시설물의 안전 관리가 테러 대책만큼 중대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양승태 사법부, 대법원 위상 과시하려 재판 개입…“헌재보다 빨리”

    양승태 사법부, 대법원 위상 과시하려 재판 개입…“헌재보다 빨리”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선고를 앞당기도록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오늘(5일) 고영한 전 대법관이 2016년 평택시·당진시 매립지 관할권 소송의 선고 시기에 관여하려 했던 점을 포착했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행정자치부는 2015년 5월 당진·평택항 매립지 96만5㎡ 중 70%는 평택시 관할로, 30%는 당진시 관할로 각각 분할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당진시와 충남도는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라 불복하는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또 헌재에도 권한쟁의심판을 추가로 청구했다. 고 전 대법관은 ‘대법원이 헌법재판소보다 더 빨리 선고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당시엔 헌재가 매립지 관할 문제를 심판할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었다. 때문에 대법원이 헌재보다 선고를 앞당겨 대법원의 위상을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보고서는 주심 대법관에게 전달돼 대법원이 헌재보다 먼저 선고할 수 있게 일정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고는 미뤄졌다. 대법원과 헌재 모두 지금까지 판결을 내리지 못 한 상태다. 재판에 개입한 정황은 이뿐만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이던 김정만 변호사가 법원의 옛 통합진보당 잔여재산 가처분 결정을 독촉한 정황도 확인됐다. 2015년 초 광주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에 ‘보정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김정만 전 비서실장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광주지법이 가처분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한다는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가처분 결정은 보정 서류가 접수되자 빠르게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에 포함됐다. 또 검찰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를 끝으로 퇴직한 김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1년 기다려 받은 특허… 심사 잘못해서 무효라고?”

    2011년 불거져 7년간 이어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전쟁이 올해 6월 소리소문 없이 마무리됐다. 한때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거대 기업이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뿐인 소송’을 조용히 끝냈다. 당시 논란이 된 스마트폰은 새 제품 출시로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천하를 호령하는 글로벌 대기업도 특허소송에 휘말리면 실익 없이 길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대기업과 특허 소송을 벌이려면 자신의 운명을 걸어야 할 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꽃피우지도 못하고 소송 비용을 감당하다가 파산할 위험이 크다.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은 평균 50%에 이른다. 절반가량의 특허가 무효 판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실하게 특허 심사가 이뤄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특허 심사에 대한 불신 풍조로 인해 특허심판과 소송이 과도하게 이어져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소송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 손실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현행 제도를 개선해 심사관에게 적정한 심사 시간을 보장해주되 부실 심사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속도는 선진국 수준… 품질은 후진국 4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특허행정 최대 현안은 심사기간 단축이었다. 특허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사관을 늘리고 심사 기간을 줄여 해당 권리가 시장에 빨리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1년 21.3개월에 달했던 특허 처리 기간이 올해 10월 10.4개월로 단축됐다. 지식재산 분야 ‘선진 5대 강국’(IP5·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한국) 가운데 유럽연합(8.0개월)과 일본(9.3개월)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중국(14.4개월)과 미국(16.3개월)보다는 월등히 빠르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지재권 출원이 증가하면서 한때 처리 기간이 22.6개월까지 지체됐지만 심사관 증원과 비례해 단축됐다. 2001년 360명이던 심사관 수도 지난해 말 86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표도 4.9~5.6개월, 디자인은 4.9~5.0개월을 유지해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다.이제 처리 기간에 대한 불만은 거의 사라졌지만 심사 품질 문제가 새로 떠올랐다. 심사 기간과 품질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심사 처리 기간을 줄이려면 처리 건수를 늘려야 하고, 심사 품질을 높이려면 처리 건수를 줄여야 한다. 부실 특허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차단하고 등록 특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정부가 이러한 딜레마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특허심사관 한 사람이 연평균 205건을 처리한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심사관이 하루에 1건 가까이 판단하는 셈이다. 유럽연합(57건)이나 중국(76건), 미국(79건), 일본(168건)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심사 한 건에 걸리는 시간도 11시간으로 IP5 가운데 가장 적고 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심사하다 보니 부실 특허 심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2월 특허청은 2022년까지 심사관 1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사 투입 시간을 선진국 수준인 20시간 정도로 늘려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특허청 스스로 특허 품질이 낮다는 것을 자인한 것으로도 해석돼 갑론을박이 일었다. 특허청 출신의 한 변리사는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의 특허심사 품질이 IP5 가운데 중국에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우려가 심각하다”면서 “지식재산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과도기임에도 합의심사제나 심사관 역량 교육 강화에 대한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무효심판 제기 특허 2건 중 1건 등록 취소 이러한 부실 심사는 특허심판과 특허법원 제소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특허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이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자료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무효심판 인용률은 40% 중후반대”라고 밝혔다. 특허 무효심판이 제기된 특허 2건 가운데 1건꼴로 등록이 취소된 것이다. 일본(24.3%)이나 미국(24.4%)보다 두 배가량 높다. 위 의원은 “심사인력 양성과 확충 등 심사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지켜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7000건의 특허심판이 청구된다. 심사관의 거절 결정에 불복해 제기하는 사례가 80%, 특허등록 무효 심판 등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특허심판은 2015년 약사법 개정에 따른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으로 9112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6년 6796건, 지난해 5798건을 기록했다. 특허심사의 질적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인 무효심판 인용률은 더욱 심각하다. 심사관의 특허 등록 결정이 잘못됐다는 1심 판단이 2014년 53.2%나 됐다. 2015년 45.0%, 2016년 49.1%, 지난해 44.0%로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지만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심결(특허 관련 판결) 건수는 2015년 449건에서 2016년 489건, 지난해 766건으로 꾸준히 늘어 부실 심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한 법원 제소도 2015년 424건, 2016년 461건, 지난해 589건으로 증가세다. 특허심판이 잘못됐다는 심결취소율도 2014년부터 20%대로 높아진 상태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권리 침해자가 면피 수단으로 무효 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할 때가 많다”면서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허심사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사관 증원만으론 해결 못해 그렇다면 특허당국이 심사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금보다 심사 기간을 늦춰 심사관들이 숙고할 시간을 줄 수 있지만 특허 출원의 43%가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특허가 나와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심사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심사관 증원도 공무원 전체 정원과 맞물려 있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심사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허 검색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심도 있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고도화가 필요하다. 인사 적체로 인한 특허인력들의 사기 저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판 분야는 특허심판원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장기 근무를 유도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2015년 심사관을 6급으로 채용하면서 심사관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심사책임제 등을 도입해 품질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무지개색 옷’ 입고 예배수업 참여했다고 신학대학원생 징계…불복 소송

    ‘무지개색 옷’ 입고 예배수업 참여했다고 신학대학원생 징계…불복 소송

    성 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예배 수업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한 신학대 대학원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학생들의 대리인단을 구성해 서울동부지법에 학교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민변에 따르면 올해 7월 장신대 신학대학원은 재학생 5명에 대해 유기정학 6개월, 근신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 학생들이 올해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 한국 사회의 성 소수자 혐오 문제에 대한 반성의 뜻을 담아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예배 수업에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을 대리하는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무지개 옷을 입고 예배 수업에 참여한 행위는 학칙에 규정되어 있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해당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부과된 징계가 평등권,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면서 위법한 징계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사자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과 양심에 기초하여 차별 없는 사회를 원한다는 민주 시민이자 신학도로서의 신념을 무지개 옷을 통해 표현했을 뿐”이라면서 “법원으로부터 혐오를 반대하기 위한 표현 행위는 징계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받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재심 청구 뒤 개시 결정에만 7년… 인권위 “형사소송법 개정 검토”

    즉시항고 기각 9년·재항고 3년 걸려 “檢 항고권 넓어 재심 확정이 장기화” 국가인권위원회가 형사사건 재심 절차에서 검찰의 불복제도 때문에 재심 개시결정이 장기화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번 권고는 ‘친부 살해’ 혐의로 18년간 복역한 김신혜(41)씨가 “검사의 불복 절차 때문에 재판이 지연되고 인신 구속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제기한 진정에서 시작됐다. 김씨는 친부 살해 혐의에 대해 줄곧 무죄를 주장하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했고, 지난 9월 타당성을 인정받아 무기수 중 처음으로 재심 대상자가 됐다. 김씨는 2000년 8월 존속살해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5년 1월 재심을 청구했지만, 검찰이 낸 즉시항고가 지난해 2월에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어 검찰은 재항고했고, 대법원이 지난 9월 이를 다시 기각하면서 결국 3년 8개월 만에 김씨에 대한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됐다. 인권위는 형 집행 여부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이 사건을 각하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계기로 현행 재심제도 전반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재심청구 후 재판부의 재심개시 결정까지 가장 오래 걸린 기간은 7년 12일에 달했다. 또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9년 32일, 재항고 기각결정은 최장 3년 182일이 걸렸다. 24년 만에 무죄확정 판결을 받은 ‘유서대필사건’의 경우 재심 개시 결정 확정까지 3년 3개월이 소요됐다. 인권위는 “실체적 진실을 다투는 과정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다투기 위한 시작점에 서기까지만 3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된 것은 부당하다”면서 “검사의 즉시항고권과 재항고권이 폭넓게 보장돼 재심개시 확정까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심개시결정 즉시항고권 폐지나 재항고 사유제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독일은 1964년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재심개시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을 폐지했다. 일본은 검사의 재항고권을 헌법위반과 판례위반 사유로만 한정해 인정하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태한 대표 편지로 입장 재확인 “삼바는 현금 1조 넘는 우량기업”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사과하는 한편 “회계처리를 적법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30일 주요 주주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발송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주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김 대표는 편지를 통해 “증권선물위원회의 결론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모든 회계처리를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소송을 통해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인정받고,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를 신청해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 발생을 막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도 최선의 협력을 다해 조속한 시일 내에 매매거래가 재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증선위에서 결백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매매거래 정지까지 이어져 주주 여러분의 재산권 행사에 불편을 끼치게 된 점 깊이 사과 드린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현금만 1조원 이상을 보유하며 재무적으로도 매우 우량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이슈가 회사의 본질적 기업가치나 사업진행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고객에 대한 높은 품질의 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수주 확대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는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김태한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재무제표 재작성 등의 처분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은 이날 장 종류 후 증선위의 발표가 이뤄진 시점부터 현재까지 거래정지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의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지난 27일 서울행전법원에 증선위의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정년·보험료 좌우’ 육체노동 가능나이, 60세→65세 될까

    ‘정년·보험료 좌우’ 육체노동 가능나이, 60세→65세 될까

    “55세→60세로 상향 판결 나온 지 29년 평균수명 급증 등 달라진 현실 반영해야 취약계층 외 전문직 등 정년은 이미 높아” “건강수명·月평균 노동일은 오히려 줄어 생산성에서도 차이… 과도한 배상 우려” 손보협 “車 보험료 1%이상 인상 요인”보험료·배상금 지급의 법적 기준으로 삼는 육체노동자 정년(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조정하는 문제를 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열렸다.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상향한 지 29년 만에 변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법원이 가동연한을 변화시키는 판례를 세운다면, 기존과 다른 하급심 판결들이 나올 뿐 아니라 근로자 정년·각종 보험료 산정률 변화와 같은 사회적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29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공개 변론엔 2개의 사건이 회부됐다. 수영장에서 사망한 4세 아이의 유가족들이 아이의 가동연한을 60세에 맞춰 보험료를 지급한 보험사를 상대로 “가동연한을 65세까지 계산해 보험료를 지급하라”고 상고했다. 또 난간에서 추락해 49세에 사망한 전기기사 유족들에게 65세까지 일했을 것을 가정해 배상금을 산정한 원심에 불복해 지방자치단체가 상고한 사건도 심리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가동연한을 60세로 정한 판례가 성립된 뒤 29년 동안 평균 수명·경제수준·고용조건 변화가 있었고, 하급심에서 가동연한을 65세로 보는 판결이 여러 건 선고돼 가동연한 쟁점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한다”고 설명했다. 법정에 출석한 원·피고 측 변호사와 인구·보험·연금 관련 전문가들은 ▲실제 고령 근로가 늘고 60세 이후 수입 변화가 있는지 ▲65세까지 가동연한을 늘리는 논의와 더불어 가동연한 개시 시점(19세)을 바꾸거나 가동일수(월평균 일하는 날)를 재계산해야 하는지 ▲가동연한 판례 변경이 정년연장·연금지급 시기 등을 변경시킬 사회적 압박이 될지 등을 논쟁했다. 법정에선 모두 평균수명이 2016년 기준 82.4세로 최근 30년간 급증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건강수명(평균수명-유병기간)이 길어졌는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가동연한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김재용 변호사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 “건강수명은 2012년 65.7세에서 2016년 64.9세로 줄었다”며 고령근로의 생산성과 보상이 60세 미만일 때 근로와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고혈압처럼 약을 먹으면 통제되는 만성질환도 유병 기간에 산입하는 게 통계청 건강수명 통계”라면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한국인의 건강기대수명은 73.2세로 65세를 월등히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이동원 대법관은 “가동일수가 과거보다 줄었단 지적이 있다”며 가동일수를 그대로 둔 채 가동연한만 높이면 과다한 배상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며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가동연한 65세 상향을 주장하는 노희범 변호사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해도 가동일수는 가동연한과 별도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가동연한 판례 변경 뒤 사회적 파급 예측에선 양측 입장 차가 뚜렷했다. 손해보험협회는 “(가동연한이 높아지면) 최소 1.2%(1250억원)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현행유지를 주장하는 김 변호사는 “1989년 판례 변경 뒤 7년 정도 지나 자동차보험료 정관의 정년(가동연한) 기준이 60세로 바뀌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가동연한 상향을 주장하는 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다루는 육체노동자는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이들을 제외한 전문직·자영업자의 정년은 이미 높게 정해졌다”면서 “오히려 정책법원인 대법원이 육체노동자 가동연한을 더 빨리 상향조정하지 않은 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강제징용 남은 12건 속도 붙어도 ‘지연된 정의’… 日배상 안갯속

    대법원 한달새 두번째 日기업 배상 판결 같은날 항소심도 신일철주금 책임 인정 하급심 속도에도 피해자들 고인 또는 고령 미쓰비시 “잘못된 판결 극히 유감” 반발 박근혜 정부 ‘재판 지연’ 회복 아직 먼 길 1944년 당시 13~15살에 불과한 소녀들은 국민학교 일본인 교장으로부터 “여학교에 다니며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에 여자 근로정신대에 지원해 모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74년 만에 허리가 다 굽어서야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비슷한 시기 강제징용돼 청춘을 잃은 피해자들은 일본 법원에서 패소한 뒤 2000년 국내 법원에 강제동원 관련 첫 소송을 제기했다. 확정 판결을 받는 데 19년이 걸렸다. 피해자 6명이 시작한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징용 소송의 최종 판결문은 유일한 생존자인 정창희(95)씨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과 똑같은 대법원 판결 2건이 29일 나오면서 다른 강제징용 소송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많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생존자들도 대부분 구순을 넘겨 건강이 많이 악화된 상태다. 패소 판결을 받은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들은 배상은커녕 “잘못한 판결”이라고 한국 대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살피느라 재판을 연기해 발생한 ‘지연된 정의’가 회복되려면 아직 먼 길이 남은 셈이다. 이날 원고 승소가 확정된 미쓰비시 강제징용 사건은 지난달 30일 선고된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 강제징용 사건과 더불어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킨 대표 사건이다. 정씨와 지금은 고인이 된 이병목(1923년생)·김돈영(1923년생)·정상화(1923년생)·이근목(1926년생)씨와 당시 이미 고인이었던 박창환(1923년생)씨는 일본 법원에서 패소하자 2000년 부산지법에 처음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뒤 김돈영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항소했고, 다시 2008년 부산고법에서 패소해 상고했다. 2012년 5월 24일 당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가 “불법 식민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국내 효력을 갖지 않는다”며 미쓰비시·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는 비로소 68년 만에 한이 풀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일본 기업의 재상고로 시작된 대법원 재판은 2013년 9월 시작됐지만, 5년 2개월이 지나서야 결론이 났다. 재판이 장기화한 데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행정부와의 교감 아래 재판을 지연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 사이 원고 5명 중 4명이 사망했다. 2012년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소송을 내 1·2심에서 잇달아 승소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도 대법원 최종 판단을 받기까지 3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법정에 직접 나온 사람은 휠체어에 몸을 실은 김성주(89) 할머니뿐이었다. 양금덕(87)·박해옥(88)·이동련(88) 할머니는 병원에 있다. 하급심에서는 12건의 강제동원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부(부장 김한성)도 강제징용 피해자 김모(사망)씨의 유족 3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신일철주금의 항소를 기각하고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급심 판결이 속도감 있게 이어져도 일본이 배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면서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며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판결에 불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GM 법인분리 집행정지… 법원 “의결 정관 위배”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이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을 받으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고법 민사40부(부장 배기열)는 28일 한국GM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연구개발(R&D) 법인을 분리하기로 한 주주총회 결의 집행을 정지하라”며 한국GM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산업은행과 노조 반발 속에 열렸던 주총 의결 과정이 이 회사 정관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안건인 회사분할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채무자의 권리·의무 일부를 이전하는 회사법적 행위로 특별결의 대상”이라면서 “특별결의는 한국GM 정관에 따라 보통주 총수의 85%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데, 당시 주총 찬성 의결권 중 보통주 수는 3억 4400여주로 한국GM 보통주 총수인 4억 1500여주의 82.9%였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회사 분할은 회사의 실질적인 지분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특별결의 대상 안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달 산업은행은 주총 개최 금지를 요구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1심인 인천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총이 강행되자 산업은행은 1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한국GM은 30일 법인을 분리하고 내달 3일 신설 법인 등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제동이 걸렸다. 한국GM은 “법인 분할은 한국GM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법원 판결에 유감”이라면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삼바 ‘분식회계 처분 취소’ 행정소송… 정당성 입증 vs 시간끌기

    삼바, 혼란 최소화 위해 집행정지도 신청 檢고발·상폐 심사·거래정지 등은 유지 인용 땐 당장 재무제표 시정 안해도 돼 이재용 재판 부정적 영향 차단 분석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삼바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7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의결에 따른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행정소송을 통해 회계처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투자자와 고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법원이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증선위의 처분이 적법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처분 효력이 정지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재무제표 재작성 등의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의 대상은 행정처분에 한정되기 때문에 검찰 고발이나 거래소 상장폐지실질심사, 매매거래정지 등은 이번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에서 제외됐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간끌기’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재무제표 수정 등의 조치를 당장 시행하지 않게 되면 당분간 삼성물산의 회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받아들여질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최종 결론을 최대한 늦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와 관련,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종의 특성상 데이터와 관련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과 투자자의 불안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를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이라면서 “증선위에서도 분식회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연결돼 있다고 명시한 게 아니라 회계처리의 부적절성을 지적한 만큼, 이에 대한 적법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금융위 처분에 반격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금융위 처분에 반격

    고의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금융당국 판단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행정소송을 내는 등 불복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내린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증선위가 판단한 분식 규모는 4조 5000억원 정도다. 이에 따라 재무제표 재작성 시정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소송에서 이러한 처분을 모두 취소해달라고 청구했고, 이와 함께 해당 취소청구 사건의 판결 이후까지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 지면 삼성바이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시정 조치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삼성바이오는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 투자자와 고객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단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의 대상은 행정처분에 한정되므로 검찰 고발이나 거래소 상장폐지실질심사, 매매거래정지 등은 이번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에서 제외됐다. 검찰 고발, 거래소 상장폐지실질심사, 매매거래정지 등은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바이오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는 “행정소송을 통해 회계처리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소송 절차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사업에도 더욱 매진해 투자자와 고객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위상 이 정도일 줄이야… 판사도 피습 대상 되는 것 아니냐”

    “법원 위상 이 정도일 줄이야… 판사도 피습 대상 되는 것 아니냐”

    사법농단과 무관한 70대 민사소송 불만 법관 탄핵·수평 리더십 비판 속 초유 사태 판사들 “고통스러운 심정”개탄 속 우려 경호 허점 드러나…경찰 인력 증원·강화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 차량을 습격한 1인 시위자는 사법농단과 무관한 개인 소송과 관련해 시위를 벌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초유의 대법원장 차량 습격이 감행된 배경을 최근 실추된 사법 신뢰와 연결 짓는 해석이 많다. 법관 탄핵 논쟁 국면에서 김 대법원장의 수평적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차량 습격이 벌어지자 사법부 권위 실추를 개탄하는 반응도 나왔다. 27일 대법원 정문에서 김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는 지난 석 달 동안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왔다. 돼지 농장 운영자인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2013년 위법하게 친환경 인증 갱신 불가 판정을 내려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2년에 걸친 1·2·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지난 8월 시작된 3심(상고심)은 지난 16일 심리불속행 기각됐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법률심인 상고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에 대해 심리 없이 사건을 기각하는 판결을 이른다.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한 예는 과거에도 있었다. 2007년 1월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낸 재임용 불복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재판장인 박홍우 당시 고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쏴 부상을 입힌 이른바 ‘석궁 테러’가 대표적이다. 2010년엔 보수 시민단체 회원들이 후보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김형두 당시 지법 부장판사(현 고법 부장판사) 아파트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곽 전 교육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김 부장판사 아파트에 계란을 던졌다. 2010년 1월 보수 시민단체는 대법원장 공관 근처에서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 출근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이들은 당시 무죄 선고된 ‘PD수첩 광우병 보도 명예훼손 사건’ 판결을 비난했다. 앞서 2008년 2월 채종기씨는 재판에서 패소한 뒤 분풀이를 국보 1호인 ‘숭례문’에 했다. 토지 보상액을 놓고 건설사와 갈등을 겪던 채씨는 건설사를 상대로 낸 재판에서 패소했다. 숭례문을 태운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채씨는 지난 2월 만기 출소했다. 이 같은 선례에도 불구하고 45명의 보안관리대 경찰력이 배치된 국가주요시설인 대법원에서,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던 대법원장 차량이 습격 대상이 된 것은 초유의 사태로 꼽힌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에 연루 법관 탄핵 논쟁이 제기된 와중에 대법원장 차량 습격이 발발하면서 법원 구성원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판사들 사이에선 “법원의 위상이 이 정도로 떨어졌는지 고통스러운 심정”이라거나 “판사들 역시 피습 대상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다. 대법원장 경호의 허점도 지적됐다. 대법원장은 차량 이동을 할 때 1대의 경호차량과 함께 이동하지만, 신호통제 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대법원장 차량이 청사 정문을 지날 때 남씨는 너무나 쉽게 차량에 접근했다. 경찰은 앞으로 대법원과 대법원장 공관 주변 경력을 증원하고, 대법원장 등 경호대상 요인에 대한 경호·순찰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재판부 바꿔달라”… ‘드루킹’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불복해 항고

    “재판부 바꿔달라”… ‘드루킹’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불복해 항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측이 재판부를 바꿔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김씨 측 변호인인 김형남 변호사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에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에 대한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의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재판진행을 외면한 부당한 결정”이라며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밝혔다. 김씨와 도두형 변호사 등은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공판에서 김씨 측은 “노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고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중간 전달자로서 신문해야 한다”며 노 전 의원의 부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노 전 의원의 자필유서를 두고 “의문사라는 의혹이 있어 자살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재판 증거로 사용하는 데 부동의했고, 노 전 의원의 사망과 관련된 현장검증을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김씨 측의 증인신문과 현장검증 신청 등을 받아들이지 않자 “수사와 재판이 모두 편파·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연고관계 등으로 당사자가 법관을 기피해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재판부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기피신청 사건을 심리한 형사합의33부는 지난 21일 “제출한 소명자료나 사정만으로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 측은 여기에 불복해 이날 즉시항고장을 냈다. 즉시항고는 법원이 재판과 관련해 내린 결정에 대해 신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이의제기 절차로, 조만간 서울고법 형사부 가운데 한 재판부가 김씨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해 다시 심리를 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유족 오는 29일 항고장 제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유족 오는 29일 항고장 제출

    충북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족들이 부실대응 논란에 휩싸인 소방 지휘책임자들을 ‘혐의없음’ 처분한 검찰 결정에 반발하며 재수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오는 29일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항고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한 고소인이나 고발인이 상급 검찰에 재판단을 요구하는 절차다. 청주지검 제천지청은 지난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전 지휘조사팀장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항고장은 불기소처분 통보를 받고 한달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다음달 5일이 제출 마감 기한이다. 민동일 유가족 공동대표는 “항고가 기각되면 법원에 재정신청까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앞서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며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때만해도 이들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기소를 미루던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휘부 판단에 아쉬움은 있지만 전쟁터나 다름없는 현장에서 화재 진압에 집중한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 지연의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사회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기소를 결정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검찰이 여론에 밀려 불기소 처분 했다. 대형사고 현장에서 시늉만하고 시민을 구하지 않아도 처벌 못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참사로 기록됐다. 소방지휘부의 판단 착오, 상황전파 소홀 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천 남인우 기자 nw7263@seoul.co.kr
  • “시대 역행하는 ‘해군 장교 성폭력 가해 사건’ 무죄 판결 규탄한다”

    “시대 역행하는 ‘해군 장교 성폭력 가해 사건’ 무죄 판결 규탄한다”

    1심 유죄판결 모두 뒤집은 2심 재판부“평시 군사법원 반드시 폐지” 의견도군 검찰, 2심 판결 불복해 대법원 상고성소수자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영관급 장교 2명에게 최근 고등군사법원이 원심의 유죄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자 시민단체들이 국방부 앞에 모여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군인권센터 등 단체들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A소령, B대령에게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고등군사법원을 규탄했다. A씨는 2010년 9월~11월 당시 해군 중위였던 피해자를 10회 강제추행하고 두 차례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업무보고를 하러 온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회식 후 술에 취한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의 성폭력으로 피해자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중절수술까지 했다. 2010년 10월 당시 함장이었던 B씨(당시 중령)는 피해자로부터 A씨의 가해사실을 보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절수술을 하고 휴가에서 복귀한 피해자를 자신의 숙소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오랫동안 괴로워하다가 지난해 초 근무지를 이탈했다. 헌병수사관이 근무지 이탈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피해자는 본인의 군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시간이 많이 지나 가해자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군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를 설득했고, 결국 피해자는 지난해 7월 군형법상 강간치상 혐의로 A, B씨를 고소했다. 앞선 1심에서 가해자 A씨는 징역 10년을, 가해자 B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군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가해자들은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간죄 최협의설 고집한 재판부 그런데 고등군사법원은 지난 8일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지난 19일에는 A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아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고,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를 오해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무죄판결 근거였다. 피해자가 저항의 증거를 신체에 남길 정도로 강력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했을 때에만 폭행 또는 협박을 동반한 강간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최협의설을 고집한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차혜령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기존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강간 혐의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다른 법원 판결문들을 보면 양팔을 누른 행위도 폭행으로 인정되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양팔을 누른 행위가 일반적인 성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항소심 판단은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해야 하고,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의 증언을 배제하고 가해자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장은 “가해자 A씨와 피해자가 서로 성적 호감을 가진 사이라는 A씨의 주장을 증명할 증거는 재판 과정에서 아무 것도 제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초임장교인 피해자에게 직속상관인 가해자의 질책이 심했고 강압적 태도로 둘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증거조차 없는 가해자의 주장을 재판부는 채택했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는 피해 당시 촉감, 냄새가 현재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증언하고 있다. 피해 당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저항은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비트는 것이었을 뿐 ‘싫다’, ‘하지 말라’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군 조직의 일원인 자신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가 성편향적이고 상명하복의 위계적인 군대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해자는 사건이 발생한 함정의 유일한 여성이었다. 피해자가 느끼는 고립감을 항소심 재판부가 외면한 것이다. 온정적 처벌 남발한 군사법원 그동안 군사법원은 성폭력 사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1월~지난해 6월 군사법원에서 선고한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을 직권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가 여군인 사건의 선고유예 선고 비율은 10.34%에 달했다. 이는 일반 법원의 1심 선고유예 비율(1.36%, 대법원 ‘2016 사법연감’ 출처)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군사법원은 또 성폭력 가해군인들을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는 군형법상 강간·추행죄를 적용하지 않고 벌금형 선고가 가능한 법률을 의율한 경우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인권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간사는 “군 판사·검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임명·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휘부의 입맛에 따라 내부의 순환보직으로 관리되는 한 군사법원이 제대로 된 재판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면서 “군형법조차 적용하지 않고 일반 형법을 적용해 가해자를 풀어주고 있는 지금 평시 일반 형사 사건에 대해 군사법원이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여성을 향한 성폭력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의 이종걸씨는 “성소수자 군인은 특히 성폭력에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리기도, 그 이후 제대로 사건을 해결하기도 어렵다”면서 “또 많은 성소수자 피해자가 가해자의 아웃팅 협박, 그리고 왜곡된 통념에서 기인한 2차 피해를 경험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 사건은 군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단체들은 “피해자가 저항조차 하지 못한 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무죄 판단의 근거가 아니라 저항조차 할 수 없는 피해자의 처지를 가장 잘 아는 상급자의 위치에 가해자들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대법원은 유형력의 행사를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으로 협소하게 해석한 2심의 오류를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끼어들었다고 보복운전한 택시…무죄 뒤집고 2심서 벌금형

    끼어들었다고 보복운전한 택시…무죄 뒤집고 2심서 벌금형

    주행 중 옆 차선에서 끼어든 승용차를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쫓아가 급정거하는 등 보복운전을 한 택시기사가 협박죄가 인정돼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이성복)는 특수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유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유씨는 지난해 5월 16일 0시 4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사당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5차로 도로 중 3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교차로의 오른쪽 도로에서 우회전을 하던 아반떼 승용차를 운전하던 이모(36·여)씨가 4차로에 차량들이 서있자 갑자기 우회전하던 속도 그대로 3차로로 바로 진입해 끼어들었고, 유씨는 급정거를 해야했다. 그 바람에 택시 뒷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이 앞좌석에 코를 부딪혔다. 유씨는 차선을 변경해 이씨의 아반떼와 나란히 주행하다가 이씨가 유씨 쪽으로 차선을 변경하려 하자 속도를 높여 택시를 아반떼에 바짝 붙여 끼어들지 못하게 했다. 이후 적색 신호에 이씨가 정차하자 유씨는 택시에서 내려 아반떼로 달려가기도 했는데 곧바로 녹색 신호가 되자 다시 돌아와 운전을 했다. 유씨는 속도를 높여 최고 시속 108㎞로 달리며 이씨를 추격했고 유씨를 피하려는 이씨를 막기 위해 차선을 바꿔가며 이씨의 차와 최대한 붙여 나란히 운전했다. 그리고는 녹색 신호에서 이씨의 차 바로 앞에서 급정거했다. 유씨는 차를 멈춘 뒤 택시에서 내려 이씨의 차로 가 큰소리로 욕설을 하며 운전석 창문을 두드리고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이씨가 내리지 않자 112에 신고를 했고, 겁에 질려있던 이씨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차에서 내렸다. 유씨는 협박죄로 지난해 11월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유씨는 자신의 행위가 협박에 해당한다거나 혀박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 6월 1심은 이를 받아들여 유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부주의하게 우회전하고 사과 표시 없이 간 것에 격분해 항의하고 사과를 받기 위해 추격한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의 차량에 바짝 붙여 주행하고 불필요하게 차로를 자주 변경하며 피해자 차량을 따라가는 등 객관적으로 보아도 악감정을 갖고 추격한다고 여길 모습을 보였다”면서 “보복운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같은 추격 및 차량을 가로막는 행위는 그 자체로도 상대 운전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안기고 그로 인해 상대 운전자가 평정심을 잃어 제대로 운전하지 못하고 추격을 피하는 데만 신경써 전방주시 등을 소홀히 하게 돼 더 큰 공포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씨가 차를 세운 뒤 이씨에게 내리라고 욕을 한 행위 등을 들어 재판부는 “협박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가 있었고 협박의 고의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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