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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룡들의 ‘배지 반납’… 靑으로 가는 길 열어주나

    잠룡들의 ‘배지 반납’… 靑으로 가는 길 열어주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3~4일 민주당 대선 경선 첫 지역인 대전·충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과반 압승을 막지 못하고 패배한 이 전 대표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며 역전을 위한 배수진을 쳤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도 동반 사퇴를 결심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자 “제가 정권 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할 수 없었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 전 대표와 윤 의원은 각각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의원직을 사퇴했지만, 한편에서는 두 사람을 선출한 국민에게 임기 끝까지 봉사해야 하는 ‘책임’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불리한 국면 전환 위해 차별화로 시작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주자들 중에서도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또는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사례가 있었다. 1992년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 13일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민자당에서 김 후보와 갈등을 빚던 노태우 대통령과 박태준 최고위원이 탈당하자 수세에 몰린 김 후보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대선 경쟁자인 김대중 민주당 후보와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의원직을 고수하던 것과 차별화하는 효과도 노렸던 김 후보는 대권을 거머쥐었다. 2012년 대선 후보 등록을 앞둔 11월 25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 한다”며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야권 단일화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안 후보가 같은 달 23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대선 정국이 안갯속에 빠지자 박 후보가 의원직 사퇴 카드를 통해 선제적으로 반전을 시도한 것이다. 반면 부산 사상구 의원이었던 문 후보는 “지역구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의원직을 유지했으며 안 후보의 공식 지지도 얻어 냈지만 박 후보에게 패배했다. 반면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도전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도 두 번 모두 의원직을 던졌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 후보는 199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불복해 제3후보로 나선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에 의해 지지율을 잠식당하고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도 받는 상황에서 그해 11월 전국구(현재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 후보는 2002년 3월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비판을 받자 총재직을 내려놓았다. 이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3주여 앞둔 11월 25일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하자 이 후보는 의원직을 또 한 번 던졌지만 대선에서 낙선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했지만 3위에 그쳤다.●제적·출석의원 과반 찬성 얻어야 대선에 출마하지 않은 의원들도 여러 이유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곤 했으나 실제 사퇴한 경우는 드물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사퇴하기 위해서는 제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의 의결을 얻어야 하고, 국회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사직을 허가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18~20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 5명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사퇴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다만 2005년 박세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의결을 우회해 의원직을 던졌다.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박 의원은 여당 열린우리당과 야당 한나라당이 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행정도시특별법을 합의 처리한 데에 반대하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국회에서 사직이 허가되기 어려워 보이자 박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당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규정을 이용, 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직을 내려놓았다. 이처럼 의원직 사퇴가 어려운 정치 구조하에서 의원직 사퇴 선언은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상대 당을 견제하고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목적으로 진정성 없이 의원직 사퇴만 선언한다는 것이다. 2019년 당시 야당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강행 처리하자 자당 의원 전원의 총사퇴를 결의했지만 총사퇴는 실현되지 않았다. 10년 전에는 정당만 바뀐 채 똑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야당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여당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고, 장세환·최문순·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퇴는 무산됐다. ●진정성 보여주기냐… 책임정치 저해냐 의원직 사퇴의 진정성 논란을 넘어 의원직 사퇴 자체가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것인지, 오히려 저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에 반하는 정책을 저지하지 못해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렸을 때, 자신의 과오로 청렴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의원직 사퇴를 통해 책임을 지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와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있다. 아울러 대선에 뛰어든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에 전념하느라 의정·지방행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에 직무를 유기를 하는 것보다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유권자가 특정 임기 동안 권한을 부여해 주겠다고 선출한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간에 자신만의 판단으로 권한을 내려놓는 것은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대의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선에 출마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선거 과정에서의 권력 남용 우려까지 겹치면서 사퇴 여부를 두고 논란이 더욱 가중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인사 등의 자원을 자신의 선거에 활용할 수 있어 대선 본선 또는 경선에서 ‘불공정’ 또는 ‘불법’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대선 후보자가 되려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사퇴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지방자치단체장의 관권 선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1명이 사퇴하더라도 다른 의원들에 의해 의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사퇴할 경우 지방행정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기에 단체장이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더이상 약발 안 받는 ‘정치쇼’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에 출마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의정·지방행정 활동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직을 사퇴할 경우 누가 의정·지방행정을 맡을 것인가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직의 유지와 사퇴 중 어떤 선택이 유권자에게 더 피해를 주는지 측정하기 어렵기에 현재는 의원·단체장 등 당사자에게 판단을 맡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원직 사퇴가 자신의 진정성과 책임성을 국민에게 보여 주는 수단으로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직 사퇴 선언이라는 이벤트보다는 사퇴 선언 이후 구체적인 행보와 정책 등의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즉시 사퇴가 처리되는 것도 아니고 과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사례가 많기에 의원직 사퇴의 충격파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세에 몰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경우 궁여지책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국민은 의원직 사퇴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사퇴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퇴출한 페북 용납 안 해”…우익 폭주 텍사스, SNS도 통제

    “트럼프 퇴출한 페북 용납 안 해”…우익 폭주 텍사스, SNS도 통제

    낙태금지법 강행으로 미국 전역을 들끓게 했던 그레그 애벗(64·공화당) 미 텍사스 주지사의 보수우익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가짜뉴스, 극단적 선동 등에 대한 소셜미디어의 규제를 무력화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2024년 차기 미 대선 후보군에 들어 있는 그의 행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모방해 보수 지지층을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들이 정치적 관점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제재하거나 콘텐츠를 차단하는 것 등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개인이나 당국이 스스로 부당한 제재를 당했다고 판단할 경우 소셜미디어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애벗 주지사는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의 정치 검열에 대항하는 조치”라며 “보수적인 생각과 가치를 침묵시키려는 소셜미디어의 위험한 행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은 지난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사건과 연관돼 있다. 페이스북 등은 당시 폭력 선동 등을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애벗 주지사는 앞서 이달 1일에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사실상 완전히 금지하는 내용의 낙태금지법을 발효시켜 미국 전역을 보수·진보의 대결 국면으로 몰고 갔다. 지난 7일에는 부정선거 방지를 이유로 ‘드라이브스루(자동차 탑승) 투표’와 ‘24시간 투표’의 금지 등 투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는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또한 지난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는 마스크 및 백신 의무화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CNN은 “마스크·백신에 대한 애벗 주지사의 대응은 하나의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며 “그것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와 후원자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벗 주지사는 보수진영의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리틀 트럼프’ 론 디샌티스(43) 플로리다 주지사가 최근 가파른 속도로 인지도를 높여 가는 데 대해 크게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제주 영리병원 운명은? 정치권은 폐지,제주도는 제한 허용

    제주 영리병원 운명은? 정치권은 폐지,제주도는 제한 허용

    제주 영리병원을 어찌할꼬? 의료공공성 훼손 논란 등을 빚어온 제주 영리병원에 대해 정치권이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반면 제주도는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형태로 제한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은 지난 7일 외국 의료기관 개설에 대한 특례를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제주특별법에 규정된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특례를 아예 폐지하는 것으로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외국인이 설립한 의료기관 개설 조항 폐지,외국의료기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배제 조항 폐지,외국인 전용약국 개설 조항 폐지,외국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의 원격의료 특례 폐지 등을 담고 있다. 위 의원은 “장기간의 찬·반 논란 등 사회적 갈등이 컸던 제주 영리병원 설립 조항을 아예 폐지하고 지역차원의 공공의료 확충방안에 대한 제도개선에 나서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도는 외국인전용 의료기관으로 한정해 영리병원 제도를 존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도는 제주지역 개설할 수 있는 영리병원의 종류를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으로 명확히 명시하는 방안을 특별자치도 8단계 제도개선 과제에 포함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주특별법에 허용된 영리병원 특례를 유지하되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만 한정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정부 입법 형태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특별자치에 따라 어렵게 인정 받은 영리병원 특례를 살리면서 미비한 것을 보완해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앞으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이해를 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된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제주도와 사업자 측 법정 공방이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도는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이하 녹지제주) 측이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7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는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선고 공판에서 녹지제주 측이 기한 내 병원을 열지 못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고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도는 1심 승소 후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건인 만큼 향후 제기될 수 있는 국제분쟁에 대비해 법무부 산하 정부법무공단을 항소심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해왔다. 도는 정부법무공단과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항소심 판결 내용을 검토한 결과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엇갈린 점, 의료법 해석에 관한 법률적 해석 여지가 있는 점 등이 대법원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결론 내렸다. 도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면 보건복지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녹지그룹 등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해 전반적인 헬스케어타운 운영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 [보따리]즉시연금 판결로 본 보험금을 둘러싼 소송전

    [보따리]즉시연금 판결로 본 보험금을 둘러싼 소송전

    10회 : 내 보험금 안 주는 보험사 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지난 7월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관용)는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미지급 연금액 청구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보험금이 적게 지급됐다’며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가입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 “보험사 일부 금액 공제, 설명·명시 의무 다하지 않아” 재판부는 당시 판결문에서 “원고들에게 일부 금액을 떼어 놓는다는 점을 특정해 설명하고 명시해야 설명·명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연금계약 적립액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이 들어 있으니 약관에 해당 내용이 편입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삼성생명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한꺼번에 낸 뒤 매달 연금 형식으로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소송을 낸 이들은 즉시연금 중에서도 일정 기간 연금(이자)을 받다가 만기가 되면 처음에 낸 보험료(원금)를 돌려받는 상속만기형 가입자들이다. 삼성생명은 공제 사업비를 메우려고 가입자들에게 지급하는 연금에서 일정액을 뗐다. 이에 가입자들은 “약관에 공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보험금이 적게 지급됐다”며 2017년 금융당국에 민원을 냈다. 1심 판결까지 2년 법정공방…대법원 판결까지 또 기다려야민원을 접수한 금융감독원은 2018년 보험사에 “가입자들에게 추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금감원이 당시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규모는 가입자 16만명, 보험금 8000억∼1조원이다. 삼성생명 미지급액이 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850억원), 교보생명(700억원) 순이었다. 보험사들은 금감원 권고를 따르지 않았고, 가입자들은 ‘못 받은 보험금을 달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하게 됐다. 2년이 넘게 법정 공방이 이어졌고, 가입자들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1심에서 승소했다. 이어 동양생명, 교보생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법원은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7월 삼성생명까지 재판에서 졌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모두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보험 가입자들이 실제로 보험금을 돌려받으려면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들은 1심까지 2년을 기다려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다시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보험사 상대로 소송제기 쉽지 않아, “구조적 문제 개선해야” 이처럼 보험사가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거나 지급사유가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 자체를 거부하면 소비자들은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거는 일은 쉽지 않다. 소송준비부터 실제 판결까지 지난한 과정을 견뎌야 하는데다 소송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즉시연금 등 대부분의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이 금융소비자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가입자를 모아 공동소송으로 진행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 7일 열린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에서는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소송에서 소비자가 이겨도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창희 국민대 명예교수는 ‘즉시연금 피해자의 일괄구제제도 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즉시연금 사건은 보험회사의 수용 거부로 최근에야 1심 판결이 내려지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아직 멀다. 수많은 가입자는 승소 확정판결이 내려지더라도 3년 이상 지난 보험금 청구권은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일괄 구제를 위한 방안으로 집단분쟁조정제도 활용, 보험사에 조정 수용 의무를 부여하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등을 제안했다.
  • 7명 살해 후 20년 도피…AI에 잡힌 中 연쇄살인마 사형 선고 후 눈물 ‘펑펑’

    7명 살해 후 20년 도피…AI에 잡힌 中 연쇄살인마 사형 선고 후 눈물 ‘펑펑’

    20년 도피생활 끝에 붙잡힌 중국 연쇄살인마가 사형을 선고받고 눈물을 쏟았다. 9일 펑파이신원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살 여아 등 총 7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라오룽즈(47)에게 장시성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장시성 난창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고의 살인, 납치, 강도 등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며 라오룽즈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비록 범죄를 자백했지만, 고의로 다른 이의 생명과 재산을 해쳤으며 범죄의 결과는 매우 심각했다. 범죄 수단 역시 매우 잔인했고, 목적 또한 악랄했기에 관대한 처벌을 내려선 안 된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고 라오룽즈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의 모든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고 전 재산을 몰수하라고도 명령했다.딸 하나를 낳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라오룽즈는 1993년 10살 연상의 유부남 파즈잉을 만나 연인 관계를 맺었다. 무장강도죄로 8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파즈잉에게 푹 빠진 라오룽즈는 2년 만에 교사 생활을 관두고 유흥업소 매춘부로 일하며 파즈잉과 함께 살았다. 두 사람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장시성 난창시, 저장성 원저우시, 장쑤성 창저우시, 안후이성 허페이시 일대에서 살인 행각을 벌였다. 라오룽즈가 유흥업소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해 유인하면, 남자친구인 파즈잉이 폭력을 행사해 납치한 후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식이었다. 몸값을 받고 나면 어김없이 피해자들을 살해했는데, 그중에는 3살 여아도 포함돼 있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1996년 슝치이라는 사업가를 살해한 두 사람은 그의 아파트를 찾아 부인과 3살 딸까지 죽인 후 20만 위안, 현재 가치로 3400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의 연쇄 살인은 파즈잉이 1999년 7월 안후이성 피해자 집에 몸값을 받으러 갔다가 붙잡히면서 끝이 났다. 파즈잉은 같은 해 12월 처형됐다.그러나 라오룽즈는 파즈잉의 거짓 진술로 수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 도망자 신세가 된 라오룽즈는 위장 신분증을 사용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20여 년 간 숨어 살았다. 하지만 AI 얼굴인식기술은 피해갈 수 없었다. 2019년 11월 28일 푸젠성 샤먼시의 한 쇼핑몰에 시계를 팔러 갔던 라오룽즈는 얼굴인식기술에 신원이 들통나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라오룽즈는 재판 내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사건 심리에서 라오룽즈는 “남자친구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으며, 누구도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계속 도망치려 했지만 남자친구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고, 도망칠 때마다 그가 가족을 찾아가 협박했다고도 밝혔다. 라오룽즈는 “남자친구는 어떻게든 나를 찾아내 때리고 고문했다. 그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살인에 가담하긴 했으나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생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하지만 재판부는 라오룽즈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9일 1심 판결에서 사형 및 재산 몰수형을 선고하고 모든 정치적 권리를 박탈했다. 사형 선고 후 라오룽즈는 억울함에 펑펑 눈물을 쏟았다. 현지언론은 그가 재판 결과에 불복,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불법 요양병원 개설·운영’ 윤석열 장모 최씨, 보석 석방

    ‘불법 요양병원 개설·운영’ 윤석열 장모 최씨, 보석 석방

    불법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며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에 대해 법원이 보석을 허가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강열)는 9일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인정된다”며 최씨의 보석청구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2개월여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이던 최씨는 이날 오후 12시 55분쯤 석방됐다. 최씨는 구치소를 나오면서 ‘석방 된 소감’이나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 없이 차를 타고 이동했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주거지를 제한하고 보석보증금 3억원을 납부하도록 했으며, 사건 관련 참고인이나 증인과 접촉을 금지하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이어 이러한 조건을 어길 경우 보석을 취소하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 감치에 처해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경기 파주에서 동업자들과 함께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2억 900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월 2일 1심 재판을 심리한 의정부지법은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에 불복하고 항소한 최씨는 지난달 13일 보석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같은달 26일 보석심문 기일을 열었다. 이날 최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고령인 데다 건강에도 문제가 있다”며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씨 측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 전문가들 “즉시연금 1심 판결 타당... 보험사 약관 미흡해”

    전문가들 “즉시연금 1심 판결 타당... 보험사 약관 미흡해”

    한국보험학회 정책세미나 “생존연금월액은 계약 중요사항약관미비로 고객 설명의무 위반”소송 장기화로 보상 요원 지적도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즉시연금 소송’에서 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1심 법원의 판단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보험사 약관이 미비해 소비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줘야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다.7일 한국보험학회에 따르면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오후 2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한국보험학회 제1차 정책세미나’에서 ‘즉시연금 1심 판결의 법리 검토’를 주제로 발표했다. 맹 교수는 즉시연금 소송의 법적 쟁점을 ‘평균적 고객’의 관점에서 본 약관상 ‘생존연금월액’의 의미·해석, 산출방법서(생존연금월액 계산식) 내용의 약관 반영 여부, 생존연금월액이 고객에게 설명 대상인지 여부로 꼽았다. 이어 각 쟁점에서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약관에서 생존연금월액은 순보험료에 공시이율을 적용하게 되는데, 여기서 ‘적용’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곱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하는 것이 약관해석의 원칙이라는 점에서 판결의 논지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생존연금월액 계산식이 당국에 제출한 산출방법서에 기재돼 있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지급 예시금액을 가입설계서에 제공했기 때문에 산출방법서가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보험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산출방법서가 모든 고객에게 배포되는 것도 아니므로 계약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에 힘을 실었다. 이어 “생존연금월액을 이 사건 연금보험계약의 중요사항으로 본 판결 요지는 타당하다”며 “이를 설명하지 않은 이상 보험자는 설명의무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시연금 등 보험금 분쟁이 소송으로 장기화할 경우 소비자가 승소하더라도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창희 국민대 명예교수는 ‘즉시연금 피해자의 일괄구제제도 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즉시연금 사건(조정일자: 2017.11.14)은 보험회사의 수용 거부로 인해 근래에서야 1심 판결이 내려지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아직 멀다”며 “수많은 가입자는 승소 확정판결이 내려지더라도 근래까지(3년 이상 지난) 보험금 청구권은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기면 한달 뒤부터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문제가 된 사안의 경우 삼성생명을 비롯한 즉시연금 판매 생명보험사들은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 전체를 연금월액으로 지급하지 않고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액을 공제했다. 그러나 즉시연금 중에서도 일정 기간 연금을 받은 후 만기에 도달하면 원금을 환급받는 ‘상속만기형’ 가입자들이 약관에 이러한 공제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고 보험사의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며 2017년 금융당국에 민원을 내면서 즉시연금 미지급금 분쟁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보험사에 덜 준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고, 금감원은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나머지 가입자들에게도 보험금을 주라고 권고했으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등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금감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가입자 약 16만명, 미지급금액 8000억∼1조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5만명에 4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현재까지 만기환급금 재원 공제 사실이 약관에 반영된 NH농협생명을 제외한 삼성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이 1심에서 패소했다. 4개 보험사 모두 1심 결과에 불복, 항소한 상태다.
  • 권익위 “국민권익 제한하는 행정처분시 구제절차 안내해야”

    권익위 “국민권익 제한하는 행정처분시 구제절차 안내해야”

    국민 권익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을 할 때 당사자에게 사전에 의견을 제출토록 하거나 불복시 구제 절차를 안내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행정청이 국민 권익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을 하면서 사전 의견 제출 및 불복 구제 절차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면 위법이라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6년 영유아보육법 위반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 반환과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후 지자체는 행정처분에 따라 보육교사의 인건비 보조금 지원을 중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행정절차법상 사전 의견 제출 및 불복 구제 절차 등을 A씨에게 안내하지 않았다. 현행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는 미리 그 이유와 법적 근거, 이에 대한 의견 제출 절차를 안내하도록 돼 있다. 해당 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청구 절차는 어떻게 되는 지도 알려야 한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보조금 지원 중단은 보건복지부의 보육사업지침에 따른 행정안내로,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절차법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지자체 처분이 보육교사와 조리사 등의 인건비 대부분을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어린이집에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침익적 행정처분(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정처분)이기 때문에 이를 안내하지 않은 것은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해당 지자체에 시정을 권고했다.
  • “헌법 버릴 시간”…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하는 ‘브라질의 트럼프’

    “헌법 버릴 시간”… 브라질 민주주의 위협하는 ‘브라질의 트럼프’

    伊 이민자 후손… 대위 전역 정계 입문2018년 극우정당 후보로 대통령 당선 코로나 구충제 사용 발언 등 방역 실패물가·실업률 상승, 전력난 등 경제 위기배임 등 부패·비리 의혹에 기소 가능성 국정수행 평가 긍정 29% 부정적 63%차기 대선 ‘좌파 대부’ 룰라 재집권 유력트럼프 때처럼 ‘대선 불복’ 시위 움직임한국의 84배나 되는 광활한 국토(세계 5위)에 2억 1400만명의 인구(6위)를 보유한 중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이 1985년 군사독재 종식 이래 가장 어둡고 깊은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다양한 정책 실패, 부패·비리 의혹, 법률 위반 등으로 지탄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66) 대통령의 극우 포퓰리즘이 갈수록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연임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더 많은 무리수와 자충수가 동원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 헌정질서 파괴를 주도하는 기현상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민주국가’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문에서 전에 없던 위기를 맞고 있다. “나의 미래는 체포 아니면 죽음, 승리 3가지 중 하나다. 나는 옳은 일을 하고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첫 번째(체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서부 도시 고이아니아에서 열린 개신교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며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지만, 체포 관련 언급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어의 몸이 될지도 모르는 자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회, 법원, 검찰 등으로부터 전방위적 수사, 조사 등 압박을 받고 있다. 연루된 의혹과 추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브라질 검찰 ‘전자투표 폐지’ 논란 조사 브라질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학적 근거 없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검찰에 대통령을 기소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코로나19 백신 구매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배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보건부 고위 간부가 백신 매입 단가를 부풀려 주고 그 대가로 뇌물을 챙기려 한 이 사건에 대통령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자투표 폐지’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전자투표의 폐지를 주장하면서 현행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대통령의 발언이 범죄 요건을 구성하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한 예비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자투표 때문에 2014년과 2018년 대선 결과가 왜곡됐다”며 사후 검표가 가능한 투표용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투표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반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에 대해 제기한 탄핵 요구는 상원에서 거부됐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가짜뉴스 유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연방경찰에 주변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지시했다. 또 경찰을 동원해 소셜미디어에서 야권 정치인들을 공격하도록 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측근을 체포하도록 했다. 국정 혼란 속에 브라질 경제는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금리 인상, 전력 공급난, 개혁입법 처리 지연, 투자 위축, 헤알화(브라질 화폐단위) 약세 등 갖은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도 하락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보수 언론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신문인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지난 7월 11일자에서 “보우소나루는 더이상 대통령직에 남아 있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신문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향한 위협은 중단돼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브라질 사회·정치·경제연구소(Ipespe)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권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9%, ‘부정적’ 63%로 반대가 찬성의 2배를 웃돌았다. 2019년 1월 정권 출범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현재 하원에 접수돼 있는 대통령 탄핵 요구서는 약 130건에 이른다. 내년 가을 대선은 이미 결판이 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친정부 시위 땐 사법부가 나설 수도 현재 모든 여론조사는 2003~2010년 대통령을 지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6)가 재집권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Ipespe 여론조사의 지지율은 룰라 전 대통령이 40%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24%를 압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룰라가 재집권하면 현 정부가 이뤄 놓은 모든 것을 뒤집을 것이며, 교육 현장에 좌파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군을 도구화하는 등 폐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상황 반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앞날이 어두워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언행은 한층 더 거칠어지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법을 버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이를 부정하는 언급을 하자 언론들은 “독재자가 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고, 그의 지지층까지 이에 가세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열리는 대규모 친정부 시위를 반전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물론 경찰에도 독립기념일 시위에 참여하라고 부추기면서 수도 브라질리아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벌어지는 시위에는 자신이 직접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그에게 최악의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현지 언론들은 “연방대법관들은 이번 친정부 시위가 정부와 사법부·입법부 간 관계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부추겨 시위를 극단으로 몰아가며 헌정질서를 뒤흔들면 사법부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행정행위를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태는 ‘남미의 트럼프’라는 그의 별명에 걸맞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위기 국면에서 선택했던 수법들을 연상시키고 있다. 극렬 지지자들을 활용해 세력을 결집하고 선거제도를 공격해 대선 결과 불복의 빌미를 만드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미 대선 국면에서 써먹은 것들이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올해 1월 지지자들의 워싱턴 의사당 난입을 부추겼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방경찰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제도 공격 배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였던 극우 인사 스티브 배넌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 미디어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기 주장을 퍼뜨리는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는 700만명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로 이루어진 ‘디지털 민병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이 거의 매일 쏟아내는 극우 성향 발언들을 사방으로 퍼나르는 역할을 한다. 대통령의 구심력이 약해지면서 군부 동향까지 주목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지난달 22일 “페르난두 카르도주 등 전직 대통령 5명이 (쿠데타와 같은) 헌정질서 파괴 사태를 우려해 전·현직 군 장성과 접촉하며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직 대통령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를 사주하는 등 헌정질서 파괴를 시도할 경우 군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언 일삼는 대통령 뽑아 혹독한 대가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988년 대위로 예편한 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이 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초기부터 기행과 망언을 일삼아 보수, 진보 진영 모두에서 따돌림을 당했지만 2016년부터 터져 나온 부패 스캔들과 경제위기, 치안공백은 그에게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2018년 10월 그가 극우 정당인 사회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자 국내외 언론들은 ‘브라질에 파시즘이 도래했다’, ‘정상적인 대통령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극단주의적인 선출직 지도자’ 등 큰 우려를 내놓았다. “브라질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현 대통령을 시작으로 3만명을 죽이는 것”, “이곳에서 노동자당 당원들을 모두 총으로 쏴 죽이자”와 같은 극언을 일삼았던 인물에게 대권을 쥐여 준 대가를 국민들은 코로나19 와중에 혹독하게 치러내고 있다.
  • 박범계 “윤석열, 손준성 가까운 것 이상의 관계…합동 감찰 고려”(종합)

    박범계 “윤석열, 손준성 가까운 것 이상의 관계…합동 감찰 고려”(종합)

    박범계 “尹, 대단히 가깝게 손준석 활용”“검찰의 정치적 중립·명예 걸린 중대한 사건,신속·엄정 진상조사 필요…법리 검토 마쳐”추미애 “尹 지휘로 손준성이 청부 고발 공작”尹 “증거를 대라…정치공작 한두 번이냐”尹 “총선서도 검언유착 매체 동원하더니”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6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금 문제 되는 손준성 검사를 대단히 가깝게 활용한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그걸 넘어서서 윤 전 총장과 손 담당관 사이에는 그 이상의 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추후 진행경과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에 의한 합동감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수사 의지를 밝혔다. 박범계 “국민·정치권 모두 관심사안”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정보담당관의 폐지 필요성에 관해 묻자 “말씀하신 대로 수사정보정책관은 과거 범정(범죄정보과)을 포함해 검찰총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이렇게 답했다. 박 장관은 “국민과 정치권 모두의 관심 사안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 및 명예가 걸린 중대한 사건으로, 신속하고 엄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의혹과 관련한 법무부의 조치 상황과 관련해서는 “기초적인 사실 확인을 진행하는 한편, 공익신고인지 여부, 가정적 전제 아래 어떤 죄목으로 의율될 수 있는지, 이에 따른 수사 주체 등 법리적 사항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윤 전 총장이 손 담당관의 유임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경우가 저에게도 있었다”고 말했다.추미애 “윤석열-한동훈 모의 흔적 뚜렷”박범계 “한동훈, 휴대전화 포렌식할 것”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채널A 기자 사이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던 지난해 4월 정황을 설명하며 “윤석열 부부와 한동훈 등이 모의 기획을 한 흔적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31일 이른바 ‘검언 유착’ 관련 MBC 보도가 나오자 그다음 날인 4월 1일과 2일 윤 전 총장과 한 검사장, 권순정 대검 대변인,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 사이 수십 통의 전화 통화와 단체카톡방 대화가 오갔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튿날인 4월 3일 현재 의혹이 제기된 ‘고발 사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윤석열의 지휘 아래 한동훈이 범정(수사정보정책관실)을 이용해 1차로 유시민 엮기 공작을 벌였으나, 제보자 X의 제보로 탄로나자 다시 범정 손준성을 이용해 2차 청부 고발 공작을 한 것”이라며 대검 감찰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서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지금도 진실을 밝혀야 된다는 것이 한결같은 생각”이라면서 “포렌식에 대한 의지를 지금 전 국민이 보고 있는 법사위장에서 강력하게 피력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윤석열 “내가 야당에 사주?상식에 안 맞아 어이가 없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지난 3일 사주 의혹에 대해 “있으면 (증거를) 대라”면서 “어이없는 일이다. 상식에 비추어서 판단을 부탁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기독교회관 방문한 뒤 관련 의혹에 대해 “어제 처음 아는 기자가 저한테 기사 링크를 보내주길래 회사 사주 얘기하는 줄 알았다”면서 “고발을 사주했으면 고발이 왜 안 됐겠나”라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지난해 1월 정권 비리 수사하던 검사들뿐 아니라 그 입장을 옹호한 검사들까지 다 보복 인사로 내쫓아서 민심 흉흉했던 거 기억하시죠”라면서 “뭔가 고발해도 이 정부에 불리한 사건은 수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고소해도 수사를 할까 말까인데, 고발한다고 수사가 되나. 야당이 고발하면 더 안 하지”라면서 “사주한다는 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채널A 사건을 보라”면서 “무슨 검언유착이라고 해서 총선 앞두고 매체 동원하더니, 1년 넘게 재판해서 드러난 게 뭐냐. 결국 선거를 위한 권언 정치공작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뭘 하자는 건지, 이런 거 한두 번 겪은 거 아니잖나”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에 대해선 “손 검사가 그런 걸 했다는 자료라도 있나”라면서 “그걸 내놓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총장, 서울지검장 할 때 누구에게 누구 고발하라 한 적도 없지만, 상황 자체도 그럴 이유가 없었다”면서 “고발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전태일 열사 동상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채널A 검언유착도 허위로 드러났고, 지난해 저를 감찰한 것도 다 공작으로 드러났다”면서 “공작을 수사하고 현안질의, 국정조사라도 먼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尹측 “모르는 일 어찌 증명하나…秋 의심”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의혹 관련, “전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추 전 장관의 사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해 지난해 채널A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일이 ‘권언유착’, ‘정치공작’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윤 대변인은 “지난 1월 대검 인사 때 (윤 전 총장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인사조치했고, 검언유착이라고 떠들었다”면서 “(결국 채널A사건은) 무죄선고가 돼 권력과 일부 언론의 정치공작, 권언유착으로 드러났다. 이번 일도 그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이번일을 여권, 추미애발 정치공작으로 보느냐”고 묻자 윤 대변인은 “그럴 가능성 있다”면서 “신생매체가 살라미 전술로 뉴스를 내보내고, 여당이 대단히 신속히 반응했고, 대검의 (신속한) 감찰조사 지시가 있었다. 트라우마가 있다”고 지적했다.‘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징역 4개월, 집유 1년…항소 한편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법무연수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그의 몸을 눌러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한 검사장은 당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신체적 접촉이 있었을 뿐, 폭행의 의도나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피고인은 ‘중심을 잃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나, 휴대폰을 빼앗으려는 의사뿐만 아니라 유형력 행사를 위한 최소한 미필적 고의의 폭행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증거인멸을 막으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 피해자가 증거인멸 행위를 했다면 수사기관이 당연히 제지할 수 있지만, SNS에 접속해 삭제하는 등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정 차장검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윤석열 장모 2심 첫 재판서 혐의 부인…檢 “죄질 불량”

    윤석열 장모 2심 첫 재판서 혐의 부인…檢 “죄질 불량”

    불법 요양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며 수십억원의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 측이 2심에서도 “병원 운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강열)는 6일 오전 10시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에게 공범 인식이 없었음에도 공범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본 원심에는 사실오인이 있다”면서 “백번 양보해 죄책의 일부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다른 공범들을 고려하면 형평성에 어긋난 양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책임을 면피하고자 책임면제각서를 받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밝혔다. 양측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최씨가 불법 요양병원 설립·운영에 개입했는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피고인은 해당 요양병원이 법인의 외관만 갖춘 형태로 설립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증여·기부를 가장한 이면계약 체결에서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면서 “‘병원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사위를 행정원장으로 부임하게 했다’고 직접 증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설립 단계에서 ‘2억을 투자하면 5억을 주겠다’는 말에 돈을 투자했고, 병원 증축을 위해 자신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시도한 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씨 측은 검찰의 이러한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며“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선 병원 설립 때 들어간 2억원에 대해서는 “투자가 아닌 대여로 앞서 3억원을 빌려줬기 때문에 도합 5억원을 회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법인이 설립될 때부터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했으나 나중에서야 등기가 변경됐다”면서 “검찰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가 있음에도 무리한 해석을 관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병원을 운영하며 2015년까지 요양급여 22억 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 입대 날 병무청 앞에 선 양심적 병역거부자

    입대 날 병무청 앞에 선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심사에서 탈락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나단(32)씨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전쟁없는세상,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대체복무 신청이 기각된 것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나씨는 심사 과정에서 당한 반인권적 압박 면접 상황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병훈련소 입소해야 하는 나씨는 이를 거부하고 병무청 앞에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나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 대체역 편입을 신청했다.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 16일 나씨의 신념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위원회는 병역 의무를 기피하려는 의도가 없고 사유가 있을 때 징집 또는 소집을 연기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29일 대체역심사위원회가 출범한 후 1667명이 대체역 심사를 통과했다. 그중 단 6명만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사람이었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심사위원들은 심사과정에서 나씨가 한 이야기의 꼬투리를 잡았다”면서 “심사위원 개인의 견해를 밝히면서 그 견해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밝히는 식(의 행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나씨가 병역 거부를 고민하며 망명을 고려했다고 하자 ‘진지하지 않은 양심’이라고 했고 비속어를 쓰며 공격적으로 질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심사와 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나씨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랑하지 않는 존재를 목숨 바쳐 구할 의무가 제게는 없다”며 “내 양심이 대체역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지, 군대에 갈 수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 (심사위) 기각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청부고발 의혹’ 결국 공수처가 윤석열 겨누나...대검 감찰과 조사 착수

    ‘청부고발 의혹’ 결국 공수처가 윤석열 겨누나...대검 감찰과 조사 착수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시절 검찰이 야당에 범여권 인사를 청부 고발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한 대검찰청과 법무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총장 승인을 거쳐 진상조사를 감찰·수사로 전환할 수 있지만, 시민단체가 이번 의혹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예고하면서 전직 검찰총장의 고위공직자범죄 수사권이 있는 공수처가 먼저 수사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가 사건을 이번 사건을 입건하면 옵티머스 펀드사기 부실수사 의혹 등 윤 전 총장 관련 사건은 총 3건이 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과 법무부는 전날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보도한 청부고발 의혹에 대해 각각 감찰관실을 통해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검에서는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이상 검사의 비위 조사를 담당하는 감찰 3과가 이번 조사를 맡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검찰의 명예가 걸린 사안이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조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개인적으로 검토한 결과 법무부가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실확인도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찰이 필요한지 여부를 법무부에서 별도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 측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넘겼는지가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윤 전 총장이 손 검사에게 청부고발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사찰 논란으로 2017년 폐지된 범죄정보정책관실의 후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개혁의 핵심 대상으로 꼽히며 기능이 계속해서 축소돼 왔다. 손 검사가 맡았던 수사정보정책관은 범죄정보를 수집·관리하며 윤 전 총장에게 직보하는 자리인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을 고립시키는 인사를 단행할 때도 자리를 지켜 핵심 참모로 꼽혔다. 지난해 추 전 장관이 주도한 윤 전 총장 징계 사유 중 하나였던 재판부 성향 분석 문건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작성한 것이다. 이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손 검사의 휴대전화나 노트북 열람이 불가피한데, 진상조사나 감찰 단계에서 진행할 수 없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일단 대검은 손 검사 등 의혹 당사자들을 불러 진위여부를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의혹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 직원들을 통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중대한 비위가 있다고 판단되면 감찰과 수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감찰이 개시될 경우 친 정부 성향으로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워온 한동수 감찰부장이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점에서 편향성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판사 출신인 한 부장은 지난해 윤 전 총계에 대한 징계를 주도한 대검 간부 중 한 명이며,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윤 전 총장의 재배당 지시에 불복하기도 했다. 검찰·법무부의 투트랙 진상조사와는 별개로 공수처가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사세행)은 오는 6일 공수처에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손 검사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직선거법위반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검사 관련 사건이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미 옵티머스 펀드사기 부실수사 의혹과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 당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배제 의혹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 “미지급된 충북소방공무원 수당 빨리 해결하라”

    “미지급된 충북소방공무원 수당 빨리 해결하라”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미지급된 소방공무원 수당은 빨리 지급돼야 합니다” 충북도내 소방공무원들이 받지못한 초과근무수당이 1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소방지부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되고 있는 초과근무수당은 2006년 11월~2010년 4월까지 3년치가 넘는다. 1143명이 총 162억원을 받지 못했는데, 이 가운데 231명은 소송을 제기해 2012년 5월 1심에서 이겼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예산 범위 안에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한다’는 지방공무원보수규정은 초과수당 지급에 관한 예산 항목이 있으면 수당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며 소방공무원 손을 들어줬다. 패소한 도는 소송을 제기한 이들에게 69억5000여만원을 가지급했다. 당시 도는 소송에 불참해 수당을 받지 못한 소방공무원 912명의 경우 1심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심에 대한 도의 항소가 10년째 대전고법에 계류중에 있어 소방공무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다른 쟁점들이 추가되고 다른 지역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느라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도의 항소는 1심 판결 불복과 가지급된 수당에 휴일근무수당과 초과근무수당이 모두 포함됐다며 24억원을 돌려달라는 게 골자다. 이는 타 시도 소송에서 대법원이 이를 중복지원으로 판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의회가 빠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선배 도의원은 2일 도의회 5분발언을 통해 “도정의 어려움을 이해해 자신들의 권리주장을 유보한 소방공무원들이 결국 피해를 보고 있다”며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일부 대상자들이 퇴직을 했거나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소비자 물가지수는 11%이상 상승해 이들이 받아야 할 미지급 수당의 실질적 가치는 10억원이상 늘었을 것”이라며 “예산사정이 어려우면 물가상승분 보전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추행 여배우 비방’ 조덕제, 2심서 1개월 감형 “징역 11월”

    ‘성추행 여배우 비방’ 조덕제, 2심서 1개월 감형 “징역 11월”

    성추행한 여배우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우 조덕제(53)씨가 항소심에서 1개월 감형됐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일 피고인 조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1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조씨에게 징역 12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했다. 조씨는 2017∼2018년 성추행 사건 재판이 진행되거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이후 피해자인 여배우 반민정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허위 또는 사실을 인터넷 등에 여러 차례 올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조씨에게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씨는 판결에 불복,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1심 때 징역 3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던 검찰도 양형 부당을 주장했으며 항소심에서도 1심 때와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모욕 혐의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 조씨의 형을 1개월 줄였다. 조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우자 정모씨에 대한 항소는 기각했다. 1심은 정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조씨는 앞서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상대 여배우인 반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이 확정됐다.
  • 일면식도 없는 여성 행패에 얼굴 밀친 남성…재판 끝에 무죄

    일면식도 없는 여성 행패에 얼굴 밀친 남성…재판 끝에 무죄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 침을 뱉고 머리채를 당기자 이를 저지하던 남성이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된 A(38·남)씨를 정식재판에 회부,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40·여)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78만원의 배상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 간에 벌어진 몸싸움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벌어졌다. B씨가 느닷없이 A씨의 부인과 자녀에게 욕설을 하며 다가왔고, A씨가 “왜 그러냐”고 막아서자 B씨가 대뜸 A씨 얼굴에 침을 뱉었다. A씨가 즉각 B씨의 얼굴을 밀쳤지만, B씨는 A씨의 얼굴과 뒤통수를 여러 차례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겼다. A씨가 목 부위를 잡아챈 B씨의 손을 떼어냈지만 B씨는 A씨의 손을 깨무는 등 행패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A씨는 B씨의 얼굴을 손으로 쳤다. 이후 A씨는 B씨의 손과 팔을 한동안 잡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도 B씨는 A씨의 발을 밟으며 저항했다. 그런데 검찰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두 사람을 모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검사가 피의자에 대해 징역형보다 벌금형이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기소와 동시에 벌금형에 처해달라는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것이다. 피의자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정식재판 없이 약식명령대로 집행이 이뤄지고 사건이 종결된다. 그러나 법원은 A씨를 공판에 회부했고,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B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정 판사는 “두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이로 B씨가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A씨에게 욕설을 하며 다가왔다”면서 “얼굴에 침을 뱉은 것은 폭행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등 보건·위생상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A씨 가족이 있었는데도 B씨는 비이성적 모습을 보였다”면서 “계속될 수 있는 B씨의 위험한 행동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한동안 B씨의 손과 팔을 잡고 있었는데도 B씨는 계속해서 A씨를 공겨했고, 이에 저항하는 A씨 손을 강하게 깨물어 상해를 가하고 욕설을 했다”면서 “B씨의 비이성적 언동을 고려하면 가해가 계속 이어질 것이 염려되던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왼쪽 어깨가 빠지고 손목을 다쳤다’는 내용의 상해진단서를 제출했는데, 정 판사는 상해진단서가 사건 발생 한달 뒤 작성된 점을 근거로 “A씨 폭행으로 발생한 상해로 단정할 수 없다”며 “A씨가 B씨의 손이나 팔을 잡은 방법이나 힘의 정도가 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매년 산업재해 1600건 권리구제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만 904건의 산업재해가 산업재해 심사청구제도를 통해 즉시 권리구제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지난한 법정 공방을 벌이거나 보상을 포기해야만 했던 사례였다. 권리구제를 확대해 산재 보상의 사각지대를 더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산재보험급여 청구 사례는 96만 2895건으로, 이 중 98.7%(94만 9907건)는 산재 보상이 이뤄졌다. 보상받지 못한 1만 2988건 중 5159건에 대해 재심사 청구가 이뤄졌고 6월까지 904건이 구제받았다. 공단은 연간 약 180만건의 산재보험급여 청구 건 중 약 178만건(98.7%)에 대해 원처분 단계에서 산재 보상을 하고 있고, 연간 1만 1000여건이 재심사 청구되고 있으며 매년 평균 1600건이 권리구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재 심사청구제도는 노동자가 산재보험 급여 관련 결정에 불복해 재심사를 청구할 경우 심사를 다시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변호사, 공인노무사, 교수, 사회보험·산업의학 전문가 등 150여명으로 구성된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가 재심사 청구를 심의한다. 공단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자택이 아닌 자녀의 집에서 회사로 향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첫 산재 심사에서는 ‘거주지에서 회사까지 통상적인 경로로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만 출퇴근 재해로 인정한다’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의신청 후 재심사 과정에서 자녀의 집도 통상적인 거주지라는 새로운 증거 자료를 제출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았다. 이렇게 이중 제도를 거쳐 권리구제를 받는 산재 노동자도 있지만 아예 은폐되는 산재도 적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정우 전문위원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산업재해 은폐 규모가 64.0~82.7%에 달한다고 밝혔다.
  • 일자리 잃고 빚더미에… “더는 버틸 수 없다” 피 맺힌 절규

    일자리 잃고 빚더미에… “더는 버틸 수 없다” 피 맺힌 절규

    “지난달까지만 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헛된 희망이었나 봐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지 18개월이 지났다. 교실에선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졌고, 식당은 오후 9시면 문을 닫았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누군가는 삶을 영위하는 소중한 직장을 잃었다. 오랜 시간 종사했던 직업을 등지고 울며 겨자 먹기로 새로운 일터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간신히 버텨 온 노동자들은 지난달 12일 수도권 지역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되자 “더이상 못 참겠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등교는 한다는데…방과후수업 제자리 방과후수업으로 공예를 가르치는 15년차 방과후 강사 김수련(53·가명)씨는 최근 신규 개업한 마트에 취직했다. 한동안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지난달 방과후수업 정상화를 기대하며 다른 강사들과 최신 공예 스타일을 공부하고 학습 과정을 짜던 김씨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덮치자 결국 새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 물류센터, 화장품 공장, 마스크 공장, 방역 업무 등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전전하던 김씨는 월평균 수익이 4분의1로 줄고, 4000만원대의 빚만 쌓였다. 올해 3월부터 일부 학교가 방과후수업을 재개하면서 비대면 수업 1개와 대면 수업 2개를 겨우 맡았지만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2학기 수업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이전 한 번에 170~180명의 아이들을 맡았던 김씨는 이젠 40명도 받지 못한다. 김씨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여행 가고 놀러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저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너무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전면 등교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도 거리두기 4단계일지라도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방과후수업 재개에 대한 논의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18개월을 기다린 강사들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더는 버틸 수 없다”며 지난 12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25, 26일에는 각각 대전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이어 갔다. 1년 단위로 학교와 계약하는 방과후 강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일하지 못한 만큼 계약이 연장됐다. 계약에 묶인 강사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항상 언제든 일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어 수업이 재개되면 바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비정기적인 아르바이트 일자리만 전전할 수밖에 없다. 방과후수업 재개는 학교장의 재량이라 통일된 일정도 없다. 지난해 9월 방과후강사노동조합과 국민입법센터가 방과후 강사 124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019년 216만원이었던 월평균 수익이 코로나19가 터진 지난해에는 월 13만원으로 감소했다. 17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월 소득이 0원이라고 답한 강사는 지난해 1학기 기준 73.3%(914명), 2학기 기준 79.5%(991명)였다. 이들은 방과후수업도 등교 일정과 함께 발맞춰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희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방과후수업도 전면 등교 일정에 맞춰 코로나19 방역을 지키는 선에서 소규모로 실시한다면 오히려 수업의 질도 향상되고 아동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달 들어 3차례나 ‘생존권 보장’ 기자회견 코로나19로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9~10시로 줄어들고 모임 인원까지 제한되면서 자영업자와 함께 대리운전기사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영업시간이 제한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지난해 12월 추가된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까지 수긍하고 인내했던 이들은 지난달부터 수도권 기준 2인 모임만 허용되자 지난 4일과 18일 연이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거리로 뛰쳐나왔다. 12년 동안 대리운전을 해 온 박주하(62·가명)씨의 지난 토요일(21일) 수입은 2만원짜리 콜 하나가 전부다. 코로나19 전에는 오후 8시부터 오전 3시까지 일하며 월평균 200만원 정도를 벌던 박씨는 이제 100만원도 손에 쥐지 못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거리두기 4단계는 박씨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박씨는 “5인 이상 모임 제한 당시에는 그래도 콜이 몰리는 ‘피크타임’이 있었는데, 4단계부터는 저녁모임이 실종되면서 그것마저도 사라졌다”면서 “코로나19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박씨는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 중이다. 근근이 버텨 오던 대리운전기사들은 수도권 지역 거리두기 4단계 이후 영업이 크게 어려워졌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교육국장은 “4단계 시행 직전 정부에서 거리두기 완화를 시사하면서 콜 수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고꾸라졌다”고 말했다. 대리운전기사들은 긴급 생계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30일에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연다.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이 국장은 “콜이 줄면서 수입은 줄었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납금과 보험료 등 고정비용은 40만~50만원씩 어김없이 지출되고 있다”면서 “사정이 굉장히 악화된 기사들이 많아 긴급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사측 불복소송에 거리에서 정년 맞아 코로나19로 460일 넘게 거리에서 농성을 이어 가는 노동자도 있다. ‘코로나19 첫 해고자’라 불리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로서 항공기 기내 청소와 수하물 관리 등을 맡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8명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5월 해고당했다. 사측이 제안했던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해고 직후에는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지난해 8월부터는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 가는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일 1심 법원으로부터 사측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단을 받았다. 앞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와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해고 노동자들이 낸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단했다. 사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사이 해고 노동자 2명은 지난 4월과 5월 차례로 정년을 맞았다. 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지만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농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측이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서다. 이들은 복직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해고 노동자이자 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계월 지부장은 “더이상 해고 노동자를 방치하면 안 된다. 도덕적으로 판결에 승복하고 복직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판결의 기쁨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복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 ‘성희롱 발언’ 파문 해경 경무관 강등처분

    ‘성희롱 발언’ 파문 해경 경무관 강등처분

    부하 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과 막말을 한 의혹을 받는 해양경찰 고위 간부에게 강등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의 감찰을 받은 A 경무관은 최근 강등 처분의 징계를 받았다. 해당 징계가 확정되면 A 경무관은 한 계급 밑 총경으로 강등된다. 다만 A 경무관이 징계에 불복해 소청 심사를 청구할 수도 있다. 해경청은 지난 4월 A 경무관이 청와대 감찰을 받자 기존의 본청 국장 업무를 수행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했고, 이후 직위해제 조치했다. 해경청 관계자는 “A 경무관은 고위공직자라 외부 기관에서 징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A 경무관은 지난 3월 간담회 자리 등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안보 관련 발언 중 “여자는 전쟁 나면 위안부 피해자처럼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라거나 “요즘엔 처녀가 없다.여성의 속옷을 잘 안다”는 취지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을 포함한 서울 강남권 거주자는 ‘호랑이’로, 그 외 지역 거주자는 ‘개’로 표현하는 등 지역 비하 발언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법고시 특채 출신인 A 경무관은 2006년 경정 계급으로 임용돼 일선 해경서장 등을 지냈다.
  • [취중생]맘스터치 상도역점 시민들의 응원 행렬…영업재개 가능할까

    [취중생]맘스터치 상도역점 시민들의 응원 행렬…영업재개 가능할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응원합니다. 직원분들 희망 잃지 말고 화이팅!” 본사의 원부자재 공급 중단 결정과 계약 해지 통보로 영업이 중단된 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역점이 28일 영업 중단 14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14일 영업이 중단된 이후 점주 황성구(62)씨의 호소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민들의 응원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시민들은 가게로 찾아와 황씨와 직원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메모에 적어 유리벽에 가득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을 자주 이용하던 대학교 학생들부터 인근 상점 주인들까지 사태가 빨리 마무리돼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200여개의 응원 메시지가 매장 벽을 꽉 채운 탓에 매장 앞 도로변까지 게시됐습니다. “허위사실 유포”vs“그럴 의도 없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황씨는 지난 3월 점주협의회 구성을 위해 점주들에게 가입 안내문을 발송했습니다. 그런데 본사에서는 황씨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최근 거의 모든 매장이 매출 및 수익하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제품의 원가율 상승에 마진마저 급락하여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으로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계시지 않나요?’라는 문장이 문제였습니다. 맘스터치는 지난 4월 초 해당 내용을 정정하지 않으면 원부자재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황씨는 이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맘스터치는 이달 3일 황씨에게 최종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지난 8일부터 해당 매장에 대한 자재 발주를 중단했습니다. 황씨는 회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의도가 없었으며, 가맹본사가 점주협의회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문제 삼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수사기관은 ‘무혐의’…법원의 판단은? 맘스터치는 지난 4월 황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 7월 황씨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황씨가 우편물에 적시한 문장이 질의 형식의 의문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허위사실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맘스터치 본사는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추가 수사한 서울중앙지검도 마찬가지로 황씨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우편물의 전체적인 취지는 점주협의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체 가맹사업자의 명예나 이익을 훼손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황씨는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호소했습니다. 맘스터치 측은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에서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100% 미만인 곳을 57%, 100% 이상인 지점을 43%란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황씨의 행동으로 소비자와 예비 창업주에게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황씨의 주장은 다릅니다. 그가 25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11월~12월 대비 올해 1~2월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한 매장은 불과 2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의도도, 우편물의 내용도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황씨가 본사의 원재료 공급 중단을 철회해 달라며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는 수사기관도 황씨에게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내린 만큼 법원의 긍정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노트북과 서류 대신 햄버거 만지고 싶어” 시민들의 응원 행렬에 황씨는 “정말 큰 힘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황씨는 매장 운영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손해배상 소송을 이어가야 하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를 싸움에 직원들은 걱정이 큽니다. 황씨는 무엇보다 그동안 좋은 관계를 맺었던 손님들이 떠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그는 “사건이 질질 끌게 되면 결국 응원을 보내며 자주 오던 손님들에게도 잊히게 될까 걱정스럽다”며 “상황이 빨리 마무리되고 본업인 햄버거 패티를 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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