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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북한 희토류, 미 하원의장 vs 장그래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북한 희토류, 미 하원의장 vs 장그래

    봄이 막 시작될 무렵인 지난 3월 10일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기회의 땅, 북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됐다. 현재 북한에서 어떤 투자와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를 예측해 보는 내용이었다. 강연이 끝난 뒤 키가 크고 얼굴이 하얀 학생이 다가와 “희토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며 자료를 부탁했다. 왜 희토류에 관심을 갖게 됐냐고 물었더니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인 장그래의 영업팀이 중국과 북한의 희토류를 수입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고 답변했다. 희토류는 스칸듐, 이트륨, 세륨 등 17종의 희귀한 원소를 일컫는데, 스마트폰과 HDTV, 태양전지, 전기차 등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셰일가스 채굴 등 에너지 산업에도 쓰이는 현대 산업의 필수 소재다. 설탕처럼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는데, 물에 잉크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물 전체의 색깔이 변하는 것처럼 조금만 첨가해도 빛과 자력 등을 통제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 지난해 10월 20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통일대박과 한·미 관계’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했다. 발표 주제는 ‘북한에서의 투자, 비즈니스 기회’. 세미나에 앞서 발표자들이 오찬을 함께 했는데, 축사를 맡은 데니스 해스터드 전 하원의장과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출신인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합류했다. 놀라운 것은 해스터드, 만줄로 두 사람이 먼저 북한 희토류를 대화의 소재로 올렸다는 사실. 그들의 정보와 지식은 꽤 깊이 있고 정확했다. 최근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질과 지하자원 정보까지 얻은 것일까. 그리고 그런 정보가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도 공유된 것일까. 오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나라 국회의장과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간의 점심 식사 자리에도 희토류가 대화의 소재로 오를 수 있을까. 희토류는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도, 사용량도 가장 많아 사실상 세계 시장을 독점한다. 이렇게 되니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 2010년 9월 일본 측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자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 일본 정부를 굴복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희토류 업계의 관심을 끌 만한 뉴스가 나왔다. 호주의 지질탐사 업체가 평안북도 정주 지구를 탐사한 결과 2억t이 넘는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추정 매장량의 2배, 중국 매장량의 6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탐사 프로젝트를 주도한 회사는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호주계 사모펀드로 알려진 SRE미네랄스의 합작 회사인 퍼시픽 센추리. 외교안보팀에 SRE미네랄스와 퍼시픽 센추리에 대해 취재해 보도록 했다. 두 회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의혹만 많아졌다. 일주일 뒤에 나온 잠정 결론은 유령회사라는 것. 지금은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 상상의 날개를 펴 봤다. 북한의 희토류를 얻고 싶지만, 국내외 경제제재 때문에 공식적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나라나 기업이 우회적으로 채굴 사업을 시도했던 것일까. 드라마 미생에서 희토류 사업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일곱 번째 에피소드에 관련 장면들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중국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려다가 쿼터를 줄이는 바람에 북한 희토류로 방향을 틀었다. 대다수 우리 국민은 북한의 희토류를 우리가 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발권은 중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로나 갈 수 있다.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은 SK텔레콤이나 KT가 할 수 있었던 사업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집트의 오라스콤이라는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드라마 미생에서는 결국 사내 정치 때문에 영업팀의 희토류 사업이 좌절된다. 현실에서도 남북 관계 악화라는 정치적 요인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희토류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결국은 정치의 문제인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남북 관계 개선이 시급한 것 같다.
  • 해수부 첫 여성국장 탄생

    해수부 첫 여성국장 탄생

    해양수산부에 처음으로 여성 국장이 탄생했다. 해수부는 조신희(49) 원양산업과장을 국제원양정책관으로 승진, 임용했다고 3일 밝혔다. 1996년 해수부 출범 이후 여성 국장 임용은 처음이다. 조 국장은 한양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행정고시(36회)로 공직에 들어왔다. 해수부 어업교섭과장, 농림축산식품부 통상협력과장, 주중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쳤다. 해수부는 국제원양정책관이 수산분야 국제협력과 원양산업을 책임지는 자리여서 국제 업무와 협상 전문가인 조 국장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원양산업과장 재직 때 불법 어업 처벌 강화, 조업감시센터 설립 등 국제 수준에 맞는 불법 어업 근절제도를 마련해 유럽연합(EU)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 해제를 이끌었다. 농림부 통상협력과장 재직 때는 농업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중앙아시아 4개국과 농업협력약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양자협력을 강화했다. 중국대사관 참사관 재직 때는 양국 간 조업 해역에서 발생한 민감한 충돌 사건들을 원만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갈치 위판가 37% 껑충… ‘금치’ 될라

    어획량 감소에 값이 오른 ‘갈치’를 앞으로 ‘금()치’로 불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부산공동어시장 집계로 올 1분기 갈치(크기 상(上) 기준) 어획량은 39t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t) 대비 6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 감소로 갈치(상/1㎏)의 지난 1분기 평균 위판가(경매가격)는 1만 1806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613원) 대비 37.1%가량 상승했다. 갈치 어획량이 감소한 것은 최근 일부 대형 어선들이 저인망(저층 끌그물막 작업)을 사용해 갈치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등 불법 조업이 늘어나면서 어족 자원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불법 조업이 늘어나고 올 들어 제주도 인근에 풍랑주의보가 자주 내려져 조업 일수가 줄어들었던 것도 어획량 감소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는 소비 부진에 고통받는 갈치 어가를 돕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23일부터 29일까지 전점에서 갈치(특대/400g 내외)를 시세 대비 20%가량 저렴한 9900원에 판매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62년만에… 서해 5도서 잡은 농어·꽃게 배 여의도 왔다

    62년만에… 서해 5도서 잡은 농어·꽃게 배 여의도 왔다

    한강에 서해5도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들어왔다. 62년 만에 한강과 서해를 잇는 뱃길이 열린 것이다. 연평·대청도 어민 11명은 20일 낮 12시 20분쯤 배 3척에 광어, 농어, 꽃게 등의 수산물을 가득 싣고 서울 여의도 임시 선착장에 들어왔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 등 국회의원과 시민들의 환송을 받은 뒤 국회 후생관 앞에서 시식·시판회를 열었다. 이들은 당초 연평도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가 예상되자 이틀 전 일단 인천 연안부두로 와 정박한 뒤 이날 8시 30분 여의도로 향했다. 이들이 거친 뱃길은 서해5도~강화해협~아라뱃길~양화진~여의도다. 여기다 마포나루까지 더하면 지난날 유명했던 서해 북단 항로가 된다. 6·25전쟁 전까지 서해5도 등에서 잡히는 수산물을 서울로 실어 나르던 주요 통로였으나 휴전 협정 이후 완전히 끊어졌다. 항로가 북방한계선(NLL)과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연평도 선적 ‘어촌 1호’ 선장 송동만(70)씨는 “62년 만에 배를 타고 한강으로 왔다”면서 “8살 때 생선을 팔러 가던 아버지를 따라 연평도에서 마포나루로 왔던 생각이 나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번 운항은 당국의 승인을 받아 이뤄졌지만 어민들은 항로를 상설화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해5도에서 잡은 수산물을 서울에 직접 공급하면 유통 마진 절감 등으로 수익이 30%나 늘어나고, 수도권 주민에게는 싱싱한 생선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극심해지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해양수산부도 서해5도민을 위해 검암수산물센터(아라뱃길) 건립비 50억원을 지원키로 한 만큼 어민들의 요구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다만 서울의 어느 길목까지 항로를 개방하느냐가 문제다. 검암수산물센터까지의 뱃길 개방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태원(55) 연평어민회장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관광객이 줄고,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앞이 막막한 상황에서 수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선보여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130㎞의 뱃길을 달려 왔다”고 말했다. 이날 어민들은 국회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한반도의 화약고인 서해5도에 거주하는 1만여명은 전쟁 위험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가 달린 서해5도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요청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서해5도민이 삶의 터전을 버리지 않도록 수산물 판매 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 미국의 진짜 속내

    <上편에서 계속>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下)-헤매는 한국과 치밀한 미국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려는 사드용 레이더인 AN/TPY-2는 120도 각도로 1,8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전방배치모드와 60도 각도로 600km 거리까지 볼 수 있는 종말단계모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으며, 두 모드는 통제 소프트웨어와 일부 통신망 설정을 제외하면 동일하기 때문에 8시간 이내에 모드를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AN/TPY-2 레이더의 개량형이 배치될 가능성, 그리고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 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과 통합공중미사일방어전투지휘체계(IBCS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Battle Command System)의 통합 작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한미군에 개량형 TPY-2 레이더가 배치되고 이 레이더의 운용을 위해 C2BMC가 설치된다면 한반도에는 사실상 미국의 MD 체계가 구축된다는 이야기다. -갈팡질팡하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장관 재임 중에 “주한미군의 사드 전력화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김 실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던 이유는 자신의 작품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김관진 실장의 장관 재임 시절 만들어진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 구상은 사거리 30km짜리 패트리어트 PAC-3와 7~8년 후에나 개발될 사거리 50km짜리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L-SAM)으로만 구성된 종말단계 하층방어 개념이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가 짧고 공군기지 주변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서울·오산·원주·충주·청주·서산·광주·대구 정도만 보호가 가능하다. 즉, KAMD는 10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되, 이들 주요 도시에 살지 않는 3,700만 명의 국민들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이다.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보다는 KAMD(Korea Airfield Missile Defense), 즉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방어 개념에 더 가깝다.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마저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전선 상공 100km 이상 고고도에서 핵탄두를 폭파시켜 한반도 전역에 광역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경우에도 KAMD는 무용지물이다. 요격 가능 고도가 형편없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드와 같은 요격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평택에 배치하면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 지역, 충청도 대부분이 방어권에 들어오고, 북한의 고고도 EMP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MD 체계 편입이라는 오해를 받을 것을 두려워했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면서 그동안 사드나 SM-3 미사일 도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해 왔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이 자신들의 예산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해주겠다고 하니 정부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기회를 잡는 셈이었지만, 중국 눈치를 보며 아직까지도 ‘전략적 모호성’ 타령만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반 세기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해 왔고,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 예하 제51기지 3개 미사일여단 수 백기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한반도에 겨냥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고사하고 자위권 차원에서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의 진짜 속내 우리 정부가 방향조차 못 잡고 헤매는 사이 미국은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오고 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명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예산 자동삭감(Sequestration)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이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며 ‘전략적 모호성’만 주장하는 박쥐같은 동맹국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못 써서 안달이라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래에도 미국의 범지구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에 힘입어 2010년대 들어 G2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등소평 시기부터 이어져 온 대외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조용히 힘을 키운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돌돌핍인(咄咄逼人) 전략, 즉 거침없이 타국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 이 전략대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해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순시선을 보내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하는가 하면 필리핀 영해 한복판에 있는 아융인 섬에 보급물자를 나르던 필리핀 정부 선박을 위협하면서 필리핀 병력 철수와 섬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영해를 침범해 쌍끌이 그물로 치어까지 싹쓸이하던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던 중 중국 선원들의 공격으로 우리 해양경찰 대원이 살해당하자 유감 표명은 고사하고 어선과 선박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여 우리 국민들을 격분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처럼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단계적 도련선 확보계획을 추진하면서 서태평양을 자신들의 안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1단계인 제1도련선은 한반도와 일본 규슈,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중국은 이미 이 도련선 안에서 완벽한 군사적 우위를 달성했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 지역 국가들을 거침없이 압박하고 있다. 다음 단계인 제2도련선은 사이판과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완성되고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운용하는 H-6K 전략폭격기 전력화가 완료되는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중국은 제2도련선 내에 미 해군의 진입을 거부하고 서태평양 전역을 자신들의 앞마당으로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 :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이 완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A2/AD 전략 완성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21세기에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A2/AD를 격파하기 위한 전략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고, 그 구상의 산물로 내놓은 것이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 :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이다. 지난 2012년 1월 미 국방부가 내놓은 이 개념은 도련선 일대에서 공해전투(Air Sea Battle)을 통해 중국 항모전단을 궤멸시키고, 도련선 안으로 접근해 중국 해군과 해군항공대, 공군전력을 격파하며, 중국 연안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이 확보되면 중국 영토 내 전략적 거점에 대량의 공습을 퍼부은 뒤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전략적 목표를 파괴하고 철수한다는 것이 JOAC의 핵심 개념이다. JOAC 개념에서 2단계와 3단계 개념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도련선 안으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전력인 대함탄도미사일 동풍(東風)-21D를 제압해야 한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용 레이더를 배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 시(通化市)와 요령성(遼寧省) 다롄시(大連市) 일대에 배치된 DF-21를 조기에 탐지해 요격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C2BMC와 IBCS를 통합하는 범지구적 미사일방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 영해 인근에 있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동북3성 지역에서 DF-21D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추적해 C2BMC로 전송하면, 이 데이터를 동해 또는 요코스카 인근 해상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이 받아 사거리 1,500km, 요격고도 500km인 SM-3 Block IIA 미사일을 발사, 동해상에서 DF-21D을 조기에 요격해버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4월에 이러한 협동교전 능력을 시연했고, 2013년 2월에 실제 요격 실험에 성공한 바 있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의도는 간단하다.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국 태평양함대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해 JOAC 개념의 2단계 전략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사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국을 한미일 삼각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버림으로써 JOAC 개념 3단계 전략에서 지상군 투입의 교두보로 한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챙기면서, 중국의 태평양 장악 야욕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얻게 되는 셈이니 사드 한반도 배치에 들어가는 1조원 안팎의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전술·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드 배치 추진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외교·안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국의 A2/AD 전략과 미국의 JOAC 개념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우리가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서 JOAC 개념에 일조하는 방향의 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미국의 비수(匕首) 앞에 급소를 노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반대로 우리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과 보조를 맞춘다면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전략적 통제력을 상실하고 나아가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패할 수도 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통해 본격적으로 점화될 사드 협상에서 ‘갑’은 대한민국이다. 정부 당국자들이 지피지기(知彼知己)한다면 협상을 통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을 것이지만, 지금처럼 갈팡질팡한다면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변방국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골적 역사 미화·공세적 민족주의…아베 입맛대로 현실화

    노골적 역사 미화·공세적 민족주의…아베 입맛대로 현실화

    6일 확정된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는 아베 신조 정부가 추진해 온 ‘역사 미화’와 공세적 민족주의를 교과서를 통해 처음으로 현실화하고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아베 정부의 입장과 견해를 반영하고 이에 기반한 교과서 내용과 기술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검정 결과에는 지난해 1월 문부과학성이 개정한 교과서 검정기준 및 중·고교 학습지도요령해설서의 지침에 따라 아베 정부의 입장과 의지가 대폭 반영됐다. 교과서 검정기준과 해설서를 바꾼 아베 정부가 이 틀에 맞춰 공교육 현장에서 쓰는 교과서의 내용 변화를 이뤄낸 것이다. 앞으로도 독도 영유권 주장과 과거사 부정 등을 더욱 노골화시킨 각급 교과서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란 점이 더 큰 문제다. 당장 내년 4월 고교 교과서 검정에선 독도에 대한 보다 도발적인 영유권 주장의 증가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부정 등이 우려된다. 이번 검정으로 바뀐 교과서들은 내년 4월 새 학기부터 사용된다. 모든 일본 중학생들이 “독도는 일본땅”이란 내용을 배우게 되며 상당수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교과서를 쓰게 된다. 독도 기술과 관련, “한국의 불법 점거”라는 공세적 표현을 담은 교과서는 기존 4종에서 13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표현을 담은 교과서도 9종에서 15종으로 증가했다. 지리 과목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독도가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돼 있어, 일본이 항의하고 있음을 명기하라”고 요구했다. 역사 관련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일본이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에 기반해 독도를 정식으로 영토에 편입한 경위를 명기하라”고 요구했다. 동경서적, 일본문교출판, 제국서원 등은 “에도시대 초기부터 일본인들이 조업해 왔으며 1905년 편입됐다”는 내용과 함께 ‘이승만 라인 설정’ 등 경위를 소개했다. 또한 간토대지진과 관련해서 시미즈서원은 “경찰, 군대, 자경단에 의해 살해당한 조선인이 수천명에 달했다”는 기존의 내용을 “살해된 명수에 대한 통설은 없다”라고 바꿨다. 문교출판도 “조선인 수천명이 살해됐다”는 내용을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이 살해됐다”고 두리뭉실한 표현으로 대체했다. “통설이 없을 경우 이를 명시하라”는 교과서 검정 기준에 따른 것이다. 개정 작업은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이 주도했다. 아베 정권은 “자학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소위 ‘정상화교육’을 추진해 왔다. “더이상 자기 비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침략자,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서의 입장을 강조하며 사과와 반성 대신에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역사”를 강조해 왔다. 또 ‘피해자’, ‘영토 회복’이란 기치 아래 민족감정을 부추기면서 국민적인 결집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번 개정에서 역사교과서 검정을 받은 마나비샤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 및 고노 담화 요지가 새로 들어간 점은 주목된다. 2011년 이전 교과서에는 관련 내용이 있었지만 현행 교과서에는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마나비샤는 진보적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단체인 ‘어린이와 함께하는 교과서 모임’을 모체로 해서 만들었다. 일본의 시민운동단체 및 양심적인 지식인들과의 연대를 통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비슷한 일 해도 차별이 문제… 일자리 확충 아닌 질 개선 필요”

    서울신문의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기획을 통해 드러난 간접고용의 민낯은 심각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 동안 ‘불안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고용 안정성은커녕 최소 노동의 가치조차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간접고용은 세계적 추세이며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노동계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상생을 위한 길은 없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30일 서울 중구 본사 회의실에서 정지원 고용노동부 근로정책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형준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을 초청해 해법을 찾아봤다. →간접고용이란 무엇인가. 비인간적 착취 구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소장 사용자와 고용자가 다른 형태를 통틀어 간접고용을 정의할 수 있다. 법률 용어로 보면 파견과 도급이 대표적이다. 근로조건 보장을 노사의 일대일 계약 관계에 의해 유지하는 게 기본이지만, 간접고용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간접고용이 양산된 이유는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국장 근로계약 당사자 외 사용자가 노무 지휘를 한다거나 관여하는 형태가 간접고용에 해당한다. 파견과 도급을 비롯해 특수고용까지 포함된다고 본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기점으로 간접고용은 비정규직의 한 부분으로 진행됐고, 규모도 커졌다. 기업의 환경변화가 원인인 것 같다. IMF 이전에는 기업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러나 IMF 이후 기업이 외주화 형태로 다른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전문 인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비용절감만 앞세운 기업 행태도 원인 중 하나다. -이 본부장 간접고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왜곡된 시각을 낳는다. 선과 악, 이분법적 개념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 단어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 간접고용은 가장 오래된 거래 형태로 도급은 파견 이전에도 존재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또 대기업 사내 아웃소싱(용역)은 정규직 노동시장이 경직돼,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자 불가피하게 도입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최근 비정규직종합대책 중 하나로 5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해선 파견업종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는데. -정 국장 현재 파견대상 업종은 32개로 한정돼 있다. 문제는 노동시장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고령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랜 경력에도 전문성이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결국 (청소, 경비 등) 단순직과 용역업체에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용역 근로자 60만명 중 60%가량이 고령자다. 이들의 전문성을 살리면 노동 생산성은 높아지고, 고용률도 높아진다.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파견업종 확대도 마찬가지다. 일하고 싶은 영역을 찾아 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을 했다. 노측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파견 전면 확대는 절대 아니다. -이 본부장 늦었지만 다행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에 가까운 국가들이 파견업종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국처럼 업종을 제한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파견과 용역의 활용 폭을 넓혀야 한다. 독일과 일본 등은 실업률이 높았을 때 파견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던 경험이 있다. 지금처럼 일자리 난이 심각한 상황에선 파견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이 소장 199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필라델피아 선언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간접고용은 이에 반한다. IMF 사태 이후 일자리 양극화는 심화됐다. 한국이 OECD 내에서도 선진국 수준으로 오른 만큼 일자리 대책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의 파견업종 확대는 단단히 잘못 짚었다. 55세 연령 제한은 곧 무너질테고,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 등 금지 업종으로 파견이 확대될 것이다.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이 위장도급의 기준점을 제시했는데. -이 소장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현대차는 신규채용을 빌미로 하청업체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적발해도 기업에 ‘패널티’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직무유기에 가까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합법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용역 노동자들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불법파견은 엄단해야 한다. -이 본부장 사법부가 제시한 불법파견 기준은 경직돼 있다. 선진국도 처음엔 위장도급을 제재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이 나타나자 판결 기준을 변화시켰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생산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국내에선 불법이라 하고 국외에서 허용되면 공장을 국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 -정 국장 이 소장이 말한 단속 강화 필요성은 100% 공감한다. 법을 위반하거나 악용하는 것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 생산공정에 사내하도급이 들어와 있는 경우를 비롯해 간헐적인 파견을 편법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단할 계획이다. →간접고용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이 본부장 사업규모 내지는 시장 경쟁력을 높여 처우를 자연스럽게 개선해야 한다. 법과 제도(형사처벌)로 개선하는 건 한계가 있다. 소규모 업종들의 시장 내 전문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청소 용역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들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정 국장 비슷한 일을 하더라도 차별을 받거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선진국에선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비슷한 노동을 한다면 근로조건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정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위장도급 우려가 있지만 원·하청업체 간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는지 준비 중이다. -이 소장 공공부문은 좋은 일자리의 표준으로 모범 사례가 많이 나온다. 우려되는 건 민간 영역이다. 노사 타협으로 일정한 기준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본부장 말씀처럼 당사자 자괴감을 불러내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비정규직도 아닐 비(非)가 아닌 날 비(飛)로 쓰자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민간 영역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 가능한 자발적 일자리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는 게 노동계 입장이다. 사측의 입장은. -이 본부장 이왕이면 모든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였으면 좋겠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노동력을 착취해 성장하려는 기업은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와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해 이윤을 내고 싶은데 사법부는 이를 불법이라고 한다. 고용안정을 강화하면 일자리는 축소될 수 있음을 노동계도 인정해야 한다. -이 소장 모범사례를 많이 발굴했으면 좋겠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인도그룹에 매각됐지만 노사합의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한국도 불가능하지 않다. 고용승계를 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면 간접고용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 -정 국장 간접고용은 오랜 기간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다. IMF 이후 노동시장은 변화했고, 노사 모두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 파견과 용역은 여전한 과제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이 희망을 볼 것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6회) 간접고용, 대안을 모색하다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6회) 간접고용, 대안을 모색하다

    #1. 서울시는 민간에 위탁했던 민원전화 120 다산콜센터 상담원 440여명을 내년부터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고용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직접 고용하거나 상담원들을 무기계약직(공무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앞서 청소·경비·시설물관리 간접고용 노동자 5958명을 2016년 말까지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 타타대우상용차(트럭 제조업체)는 2003년부터 매년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 기업인 타타그룹이 대우상용차를 인수한 이후 경영 사정이 나아지면서다. 10여년간 450여명의 간접고용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파견·용역 형태의 계약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한다. 간접고용은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희석시키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으로 근로조건을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근본 해결책 없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나 타타대우상용차처럼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드물다. 다산콜센터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가 배경에 있었고 타타대우상용차는 정규직 노조가 사내하도급 노동자들을 끌어안았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대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오히려 간접고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견 허용업종을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는 한편 사용 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파견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인데 한국만 규제를 엄격하게 한다는 논리다. 재계에서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기업 이윤이 많아지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고용노동부도 간접고용을 ‘답 안 나오는 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해결책은 없을까. 노동 전문가들은 간접고용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오·남용을 막자고 말한다. 서울시나 타타대우상용차의 반대지점에 있는 사례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꼽힌다. 지난해 10월 인천공항공사 직원 7344명 중 민간위탁 업체 소속 직원은 6270명(85.4%)에 이른다. 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44개나 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연구교수는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더니 비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간접고용의 남용을 제한하면 간접고용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직접고용 노동자들이 생산 등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견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도입될 당시의 입법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보기술(IT)기업의 청소·경비 종사자 등 회사의 주력사업과는 무관한 인력이나 특정 기술을 가진 인력이 잠시 필요할 때, 노동자의 병가 등으로 일시적으로 일손이 부족할 때, 갑작스럽게 물량이 넘쳐 짧은 시간에 노동자가 필요할 때 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을 사실상 지휘하는 고용 형태(파견)이지만 계약상으로는 사내하도급 형태인 ‘불법파견’을 정부가 엄단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사실 파견직 일자리는 특정 분야의 기술을 가진 노동자 입장에서는 나쁜 일자리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최근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처럼 법을 어기면 엄정하게 징벌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등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면 이들을 양지로 이끌어내고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파견이 금지됐지만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대해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기도 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자와 사측이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파견 노동자들이 초기업별 노조를 조직해 단체협약에 나서 임금을 논의하면 처우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직접고용 전환이 어렵다면 일시적 필요에 의한 간접고용이 아닌 늘 필요한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만이라도 고용 승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핵심은 원청업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구조여서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고용 승계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직접 고용하지 못하더라도 한걸음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최소한 고용 승계부터 간접고용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76㎜ 함포 한방에 적함 격침… NLL 철통 수호

    76㎜ 함포 한방에 적함 격침… NLL 철통 수호

    “총원 전투배치! 전투배치!” 지난 19일 오후 2시 경기 평택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덕적도 인근 해상. 연평도를 출발한 지 두 시간 지난 해군 22전투전대 소속 유도탄 고속함(PKG·450t급) 3척에 비상이 걸렸다. 천안함 피격 사건 5주기(3월 26일)를 일주일 앞두고 가상의 적 함정을 발견했기 때문.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계를 맡은 유도탄고속함인 황도현함과 박동혁함, 윤영하함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이 함정들은 2002년 6월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NLL을 침범해 우리 고속정을 공격했던 제2 연평해전 때의 전사자인 황도현 중사, 박동혁 중사,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땄다. 유도탄고속함은 2009년 6월에 배치된 윤영하함을 시작으로 17척이 동·서·남해를 수호하고 있다. 특히 유도탄고속함은 가스터빈으로 움직이는 3기의 워터제트엔진을 이용해 시속 70㎞까지 속력을 높일 수 있는 기동성이 강점이다. 농구장 2개 길이인 63m의 함정이 순식간에 회전기동을 할 수도 있다. 황도현함을 선두로 박동혁, 윤영하함이 약 500m 간격으로 나란히 서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항진했다. 함장의 지시에 따라 선수에 있는 76㎜ 함포가 오른쪽으로 180도 돌며 적함을 정조준했다. 초계함이 끌고 가는 가상 적함은 배에서 5㎞ 떨어진 해상 구조물.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이어 굉음과 함께 76㎜ 함포가 “쾅, 쾅, 쾅, 쾅” 소리를 내며 연속 불을 뿜었다. 멀리 가상 적함이 격침됐음을 보여주는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뱃머리에는 매캐한 화약 냄새가 가득했다. 오후 2시 20분. 이번에는 황도현함에 다시 전투배치 명령이 떨어졌다. 장병들의 긴장된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번에는 가상의 북한 지대함유도탄 기지에서 아군 함정을 향해 함대함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유도탄고속함에는 ‘해성’ 대함 미사일 4발을 탑재하고 있지만 반대로 적 유도탄을 막아낼 장비도 있다. 황도현함에 탑재된 대유도탄 기만기(RBOC)는 전투기가 날아오는 미사일을 피하는데 사용하는 장비다. 함장이 발사 지시를 내리자 함 중간 마스트 부분에서 발사한 기만기가 “퍽” 소리와 함께 섬광을 내며 알루미늄 박편을 하늘로 뿌렸다. 함교 레이더 스크린에는 박편들을 의미하는 커다란 노란 점들이 나타났다. 이 점들은 스크린에서 아군 함정 3척을 의미하는 점들보다 휠씬 커 보였다. 강동훈 22전투전대장(대령)은 “기만기가 뿌린 박편이 허위 표적이 돼 함정대신 미사일을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유도탄 고속함이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위험 지역을 벗어났다는 의미다. 유도탄 고속함은 NLL을 지키기 위해 북한 경비정에 대응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하지만 때로는 해경과 함께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퇴치하기도 한다. 최태복 해군 공보과장(대령)은 “해군은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수상함과 잠수함에 함대지, 잠대지 미사일을 장착해 적 도발 시 지원세력까지 격멸할 수 있는 강력한 타격 능력을 구축했다”라고 말했다. 5시간여의 항해를 마치고 평택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해군 장병들은 서로에게 경례를 붙이며 교감을 나눴다. “NLL사수, 대한민국 해군이 철통같이 지키겠습니다!” 평택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기준 “독도 입도시설 적극 검토”

    유기준 “독도 입도시설 적극 검토”

    유기준 해양수산부 신임 장관이 16일 일본과의 외교 마찰 등을 이유로 보류된 독도 입도시설에 대해 “독도 입도시설은 주권 행사의 일부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독도 입도시설은 지난해 관계장관회의에서 환경 문제 등으로 일시 보류됐고, 그 보류 방침이 변경된 바는 없다”고 말한 뒤 “독도는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도 우리 고유 영토라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일체의 주권 훼손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잇단 독도 영유권 주장과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독도가 일본 지도에만 표기된 사실 등이 확인되면서 해양 영토 주무 장관으로서의 소신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청이 해체되면서 늘어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기본 단속은 해경이, 총괄 계획은 해수부가 세운다”면서 “두 부처가 힘을 합쳐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정부와의 외교적 접촉을 통해 불법 어로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인양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음달쯤 기술적 검토 결과가 나오면 합리적, 객관적으로 의견이 결정되는 대로 주무 부처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차기 총선용 장관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듯 “크루즈, 마리나, 해양플랜트, 해양심층수, 해저 광물 개발 등과 같은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천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휴대전화 충전기 안전사고 늘어

    휴대전화 충전기 안전사고 늘어

    최근 휴대전화 배터리 충전기가 폭발하거나 과열돼 화재, 화상, 감전 등 안전사고를 당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파는 1만원 이하 저가 충전기 10개 중 7개는 제조업체가 부품을 마음대로 바꾸는 등 안전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12일 휴대전화 충전기 관련 안전사고가 2011년 30건에서 2012년 52건, 2013년 79건, 지난해 102건으로 해마다 늘어나 4년 새 3.4배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발생한 총 263건의 충전기 안전사고를 보면 ‘폭발 및 화재’가 74.5%로 가장 많았고 ‘과열로 제품이 녹아내린 경우’(14.1%), ‘누전’(11.4%)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가 몸을 다친 경우는 57건으로 전체 안전사고의 21.7%였다. 손과 팔 등에 화상을 입은 사고가 40건(70.2%)으로 가장 많았고 감전이 16건(28.1%), 열상이 1건(1.7%)이었다. 소비자원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파는 저가 충전기 20개를 대상으로 안전인증 검사를 한 결과 14개(70%)가 인증을 받았을 때와 다른 부품을 쓰는 등 불법 제품으로 나타났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기업체 노동자 평균 9명 그쳐…일시 파견직은 66.8%나 몰려

    경기 안산·시흥시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반월시화공단(안산시흥스마트허브)은 국내 최대 영세사업장 밀집공단이다. 2만 6944개의 사업체에 24만여명이 일하고 있다. 업체당 노동자 수는 9명에 불과했다. ● 파견노동자 97%, 일시적 사유로 근무 반월시화공단은 노동계에서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늪’으로도 불린다. 12일 안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 따르면 공단 내 파견노동자의 97%는 일시·간헐적 사유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근속기간 6개월 이하인 노동자 비중이 20%를 웃돈다. 한번 반월시화공단에 간접고용 형태로 발을 디딘 이들은 끊임없이 파견업체를 통해 직장을 옮겨다니는 일이 일반화돼 있다는 얘기다. 전국 파견노동자의 19%가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한다는 통계는 이 곳의 심각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지난해 안산의 임금노동자(29만 8000여명) 평균임금은 196만 1000원, 근로시간은 45.2시간으로 조사됐다. 시흥시 임금노동자(17만 8000여명)의 평균임금, 평균근로시간은 각각 190만 5300원, 45.8시간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임금(216만 6000원)과 평균근로시간(43.5시간)에 비해 임금은 약 20만원 낮고, 근로시간은 2시간가량 길다. 근속 기간은 1~5년 비중이 안산 37.6%, 시흥 40.3%로 가장 높았다. 김진숙 안산비정규직센터 정책팀장은 “공단 노동자들은 월급 자체가 낮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잔업이나 특근을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근무 조건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돼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이하 근속 노동자 비중 20% 웃돌아 공단 내 파견 노동자의 근무환경은 더 열악했다. 안산비정규직센터에 따르면 일시·간헐적 파견노동자는 2만여명으로 전국 일시·간헐적 파견노동자(3만 3275명)의 66.8%를 차지했다. 이곳 일시·간헐적 파견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133만 6000원에 불과했다. 박재철 안산비정규직센터장은 “제조업 직접생산 공정 업무에 대한 파견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기존 직원이 아파서 결원이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물량 증가 등 일시적 사유가 있을 때 최장 6개월까지 파견이 가능한 점을 사용자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기업체 입장에선 물량이 일정치 않아 정규직 위주로 고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안산·시흥과 공단을 연결하는 교통이 불편하고 공장시설이 노후화된 데다 업무가 힘들다 보니 젊은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아 파견직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해경 해체 후 中 어선 月 600척↑

    지난해 해양경찰청 해체 발표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매월 600여척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인천 남동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NLL 주변에 출몰한 중국 어선은 4만 6097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3만 9644척보다 16%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해경 해체 발표 이후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서해 5도 지역에 출몰한 중국 어선은 2013년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600여척씩 늘어났다. 그러나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이 크게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단속 어선 수는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인천, 평택, 태안, 군산, 목포 등 서해에서 불법 조업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모두 259척으로 2013년 413척에 비해 37% 줄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또 하나의 미생, 간접고용] 32개 업종만 허용…제조업은 파견 금지

    ‘간접고용’은 민간과 공공영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지만 고용 형태가 다양하고 관련 법도 복잡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과 함께 간접고용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Q&A로 풀어봤다. →간접고용은 무엇인가. -가장 넓게 이해하면 기업이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지만 노동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제삼자에게 고용된 근로자를 빌려 이용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법률에 명시된 고용 형태에는 파견과 도급(용역)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파견, 용역, 도급, 위임, 외주화, 사내·외하도급, 소사장제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된다. →간접고용에도 정규직이 있나. -있다. 원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도 있다. 정규직 근로자가 원청업체의 특정 업무를 수행하면서 간접 고용된 셈이다. 그렇다고 고용 불안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원청업체가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용역업체가 공중분해되면 실직자가 될 수밖에 없다. →간접고용은 모든 업종에서 가능한가. -아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32개 업종에서만 가능하다.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착취가 예상되기 때문에 간접고용의 무제한 확대를 막기 위해 업종을 제한했다. 특히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은 파견이 금지돼 있다. →불법 파견(위장 도급)은 왜 발생하나. -제조업에는 파견이 금지돼 있지만 도급(용역)계약을 위장해 사실상 파견 근로자처럼 이용할 때 발생한다. 파견과 도급의 차이는 업무 지휘를 누가 하느냐에 있다. 원청업체가 노동자에게 업무 지휘를 하면 파견, 용역업체가 업무 지휘를 하면 도급이다. 특히 사내하도급(원청업체 사업장 내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 위장 도급 발생 소지가 크다. 최근 불법 파견 확정 판결을 받은 현대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불법파견 1만명… 원청업체 ‘꼼수’ 판친다

    불법파견 1만명… 원청업체 ‘꼼수’ 판친다

    최근 3년간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노동자가 1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파견으로 적발된 원청업체는 76곳, 불법파견된 하청 노동자는 2153명으로 나타났다. 허가받지 않고 도급 계약을 체결한 업체(하청업체) 21곳은 파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됐다. 지난 2012년 176개 원청업체가 3499명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사용했고, 2013년에는 87개 원청업체가 5269명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다 적발됐다. 지난달 26일 대법원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엄격한 법집행과 실효적인 정책 노력이 없이는 원청업체의 꼼수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파견법은 비서·타자원·전화외판원·운전원·건물청소원 등 32개 업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을 비롯해 파견이 금지된 업종에서도 인건비를 줄이고 직접고용을 피하기 위한 불법파견이 만연하다. 파견을 허가받은 업체만 해도 2012년 2087개, 2013년 2314개, 2014년 2429개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원청 사업주들은 도급(용역) 계약이라는 형식을 빌려 노동자를 사용하지만 법적 책임은 회피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고용부에 적발된 이후에도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해고 통보를 하거나 계약을 해지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월 동양시멘트는 고용부의 위장도급 판정 이후 곧바로 사내하청 노동자 100여명에게 집단 해고를 통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등 사측이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아 길게는 10년 넘게 법정공방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대법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노동자임을 인정받은 오지환씨는 “최저임금보다 100~200원 높은 돈을 받으면서 소모품처럼 일했다. 정규직과 섞여서 같은 일을 했지만 대우는 달랐다”며 “모든 노동자가 소송을 통해 불법파견을 직접 입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의 불법파견 판정이 내려지면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나 시정명령 등 행정 조치가 가능하다. 파견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고용부의 조사 이후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파견법 위반으로 원청업체가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의 경우에도 2004년 고용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지만, 2006년과 2007년 울산지검과 부산고검은 불법파견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권영국 변호사는 “불법파견의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의 실질적 사용자가 숨어버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불법파견을 불기소 처분할 수 있었던 배경은 형식적인 법 집행 관행 때문”이라며 “형식적인 직무 기술서보다는 실질적으로 지휘와 감독을 한 관계를 찾아내는 검찰과 법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서는 간접 고용에서 파견을 양성화시키고 파견과 도급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대학생 63.3% “인종 다양성은 삶을 풍요롭게 해”

     대학생들은 저출산시대의 노동력으로 부상하는 외국인근로자 등 ‘인종 다양성’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으로 지내고 싶지 않은 기피대상으로는 성범죄 전과자, 약물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등을 많이 꼽았다.  25일 2.1지속가능연구소(이사장 이계안)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현대리서치 등에 의뢰해 전국 132개 대학 남녀 재학생 236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종 다양성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의견이 63.3%로 ‘인종 다양성이 국가적 단합을 해친다’(11.7%)는 의견보다 5.4배나 됐다. 19.8%는 중립적이다.  ‘이웃으로 지내고 싶지 않은 사람’(복수 응답)에서는 성범죄 전과자가 84.7%(남 81.3%, 여 87.7%)로 1위였고, 약물중독자 64.9%, 알코올 중독자 59.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알코올중독자에 대해서는 남학생(54.9%)보다 여학생(63.4%)의 거부감이 8.5% 포인트 더 높았고,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여학생(3.2%)보다 남학생(9.8%)의 거부감이 3배 가까이 높았다. AIDS 환자 28.4%,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25.2%, 동성애자 6.3%가 이어졌고 다른 인종의 사람은 1.4%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대한민국 시민권을 갖는 조건에서도 태생(25.5%), 조상(17.7%) 등 혈통적 요인보다는 준법(89.5%), 문화적응(75.5%)과 같은 사회통합적 요인을 중시했다.  연구소측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다인종다문화시대의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지만, 변화추세에 대한 대학생들의 높은 수용성을 보여 준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정의 급증과 함께 ‘외국인 200만명 시대’가 임박했으며, 여러 인종의 외국인근로자가 제조업은 물론이고, 농축산업, 어업, 서비스업까지 광범하게 진출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영화 스태프·어린이집 교사 ‘열정 페이’ 없앤다

    고용노동부가 올 상반기 중 영화 제작 스태프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근무하는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기획 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23일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15년 근로감독 계획을 확정하고 전국 47개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전달했다. 노동부는 차별에 노출돼 있는 간호조무사 등 병원 기간제 노동자,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마을버스 운전사와 세무·법률사무소 직원, 경비원과 인턴·견습생 등 취약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로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제조업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 도급·파견 등 외주 인력 활용도 주요 감독 대상이다. 아울러 노동부는 최근 사회문제로 제기된 인턴, 견습생 등에게 이른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 감독에는 적은 임금을 주고 젊은 층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도제식 고용 관행을 일삼고 있는 패션업체등 150곳이 포함됐다. 노동부는 다음달까지 예정된 기획 감독 이후 오는 4월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등 6개 청에 신설된 광역근로감독과를 통해 영화 제작 스태프 등에 대한 기획 근로감독 이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추가로 기획 감독을 이어 갈 방침이다. 정지원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기존의 체불 임금 및 근로 조건 개선 요구 사건 처리와 함께 사회적 이슈에 신속히 대응하는 기획 감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해 5도 어민 속태우는 ‘꼬부랑’ 어업지도선

    서해 5도 어민 속태우는 ‘꼬부랑’ 어업지도선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인천 옹진군 서해 5도 어업지도선들이 잇따라 폐선될 예정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어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옹진군에 따르면 노후 상태가 심각한 어업지도선 ‘인천 214호’를 올해 폐선하고, 내년부터 선령 20년을 넘기게 되는 노후 지도선 4척도 순차적으로 없앨 방침이다. 전국에 있는 어업지도선 77척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인천 214호는 1977년 건조돼 선령이 38년에 달한다. 서해 5도 어장은 북방한계선(NLL)에 인접, 북한군의 위협에 직면해 있어 어업지도선이 배치돼야만 어선 출어가 가능하다. 옹진군은 어업지도선 6척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체로 노후화돼 효과적인 어업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척은 선령 20년, 2척은 19년이며 ‘인천 232호’만 선령 9년으로 교체 대상이 아니다. 접경지역 어장의 지도·단속은 국가 사무지만 중앙정부가 사실상 관장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옹진군이 맡고 있다. 연간 40억원에 이르는 어장 관리·운영비도 지방비로 부담한다. 지방세 수입이 연간 120억원 밖에 되지 않는 옹진군으로서는 척당 80억원이 소요되는 새 어업지도선 건조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시도 국비 매칭사업을 제외하면 올해 서해 5도 지원사업 7건에 배정한 사업비는 7억 3300만원에 불과하다. 서해 5도 어업인들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중국 어선 불법조업이 극심해지자 정부에 어업지도선 건조를 위해 국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국비 지원은 어렵지만 국무총리실 소속 서해5도지원위원회에서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10여년 전부터 중앙정부에 새 어업지도선 마련을 위한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어업지도선이 없으면 군부대에서 어선 출항 자체를 통제하기 때문에 지도선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해 5도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중국 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어구 피해액만 통발 748틀 등 12억원에 이른다. 어민들은 조업 손실액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9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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