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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몰카女’ 1심 10개월 중형 선고… 여성계 반발

    불법촬영 실형 선고 비율은 10% 불과 “몰카男은 집유·몰카女는 징역” 비판 경찰, 서울대 화장실 몰카 수사 착수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를 촬영해 인터넷에 퍼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모델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여성 모델에 대한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편파 수사”라고 주장해 온 여성들은 중형 소식에 또다시 반발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모(25)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를 줬고 남성 혐오 사이트에 피해자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심각한 확대 재생산을 일으켰다”면서 “피고인이 게시 다음날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여러 사이트에 유포돼 완전한 삭제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7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사죄의 편지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등 반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성만으로는 책임을 다할 수 없으며,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질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지난 5월 1일 ‘남성 혐오’ 사이트인 ‘워마드’에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올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자 여성들은 “경찰이 가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수사를 속전속결로 진행했다”고 비판하며 거리로 나왔다. 이로 인한 여성집회는 지난 4일까지 매번 최대 규모를 경신하며 총 4차례 열렸다. 불법촬영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불법 촬영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 가운데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초범인 데다 잘못을 뉘우치는 안씨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각종 여성 커뮤니티에는 1심 결과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남자 몰카범은 집행유예, 여자 몰카범은 징역형”, “몰카 100번 찍은 의대생은 앞길이 창창하다며 집행유예 준 사법부”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청은 이날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특별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여성단체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음란물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한 음란사이트 216곳, 웹하드 30곳, 헤비 업로더 257개 아이디, 커뮤니티 사이트 33곳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정했다. 여성 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오늘의 유머’(오유)도 수사 선상에 올랐으나 워마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에 대해서도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 관악경찰서는 워마드에 올라온 ‘서울대 화장실 몰카’ 게시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서울대 남학생 화장실 몰카 관련글을 워마드에 올린 회원 3명을 조사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워마드 ‘서울대 몰카 게시’ 의혹…하태경 “지구를 떠나라” 비판

    워마드 ‘서울대 몰카 게시’ 의혹…하태경 “지구를 떠나라” 비판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서울대 몰래카메라(불법촬영카메라·몰카)’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워마드에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남자화장실 몰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된 글이 실제 몰카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이 게시물의 조회 수는 현재까지 3000번을 넘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12일 “최근 몰카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대학 차원에서 몰카 탐지 장비를 구매하고 화장실을 전수조사하는 등의 특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는 지난 8일 관악경찰서, 관악구청에서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인문대, 자연대 화장실 등에서 탐지했지만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달 7일까지는 서울대 학내 화장실 전체 1700개를 대상으로 몰카 탐지를 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해 수사를 요청하고, 해당 글의 진위를 파악하는 한편 학내 인권 침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워마드는 지난 5월에도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몰카’와 ‘고려대 캠퍼스 몰카’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당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총학생회는 경찰에 해당 사건을 문의하고, 캠퍼스 내 화장실 몰카 점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마드’에 오른 대학 몰카…서울대 ‘몰카와의 전쟁’ 돌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이 친구들 정말 정신 사납다. 더운 날 더 열 받게 한다. 그냥 지구를 떠나시라! 거긴 한국도 없고 한남충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디지털 성범죄 예외 없는 수사로 편파 논란 불식해야

    경찰이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사실이 어제 알려지면서 편파 수사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2월 접수한 워마드의 남자 목욕탕 몰카 사진 유포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포자뿐 아니라 외국에 거주하는 운영자에게도 음란물 유포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서버가 있는 미국에 공조 수사도 요청했다. 그러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일베’와 ‘소라넷’ 등의 운영진은 가만 놔두고 왜 워마드 운영자만 문제 삼느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지난 5월 홍대 남자 누드모델 몰카 사진 유포로 불거진 편파 수사 논란과 여혐·남혐의 성 대결 구도가 더 악화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인격살인’에 해당하는 악성 범죄인 ’몰카범’에 대한 경찰의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동일범죄 동일처벌’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의심이다. 경찰은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인 소라넷에 대해선 서버가 외국에 있다는 이유로 방치하다시피 하다가 17년 만인 2016년에서야 운영자 일부를 처벌하고, 사이트를 폐쇄했다. 극우 성향의 여혐 커뮤니티인 일베도 수없이 많은 음란물을 유통하고 있지만, 게시자만 검거할 뿐 운영자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러니 편파 수사라는 불만이 당연히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워마드다”라며 워마드 운영자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을 규탄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대응이 정당성을 얻는 건 아니다. 워마드든 일베든 불법촬영 범죄자에 대한 예외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게 마땅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어제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개소식에서 “여성이 그동안 차별받고 불법행위에 대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측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행동 없는 말에 그쳐선 안 될 일이다.
  • “워마드건 일베건 엄정하게 수사”… 또 편파 논란에 진땀 뺀 경찰청장

    “불법촬영물 관련 누구든 해당” 적극 해명 민갑룡 경찰청장이 ‘여성 편파수사’ 논란 진화에 진땀을 빼고 있다. 경찰이 남성 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워마드’ 운영진 체포에 나서자 차별 수사 논란이 다시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일 외국에 거주하는 워마드 운영자의 신원을 특정해 지난 5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남자 목욕탕을 불법 촬영한 사진을 워마드 게시판에 올린 혐의(음란물 유포 방조 및 명예훼손)다. 페미니즘을 넘어 남성 혐오 논란을 빚는 워마드에는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촬영자 구속 이후에도 계속 오르내리고 있고, 천주교 성체 훼손 추정 사진, 성당 방화 예고, 남자아이 살해 예고 사진 등도 잇따라 게재됐다. 특히 경찰이 운영자의 신병 확보를 위해 서버가 있는 미국 당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자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는 왜 제대로 수사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베와 같은 여성혐오 사이트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항의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 청장은 9일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개소식에서 “경찰은 누구든 불법 촬영물을 게시·유포·방조하는 사범에 대해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면서 “일베에 대해서도 최근 불법 촬영물이 게시된 사안을 신속히 수사해 게시자는 검거했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고 이를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이 불법 행위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측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엄정한 사법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소한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은 전국 지방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의 수사를 조정하며, 몰래카메라(몰카)를 이용한 불법 촬영 등 각종 사이버성폭력과 관련해 해외 서버 수사, 대형 웹하드 업체와 결탁한 촬영물 유포·판매행위 수사 등을 담당한다. 민 청장은 수사팀에 “불법 촬영물 판매자는 물론 게시물을 지워준다고 하고는 게시·유포자와 결탁해 촬영물을 모으고 돈을 갈취하는 ‘디지털 장의사’들도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증샷 올리면 선물”…부산경찰, 불법촬영 범죄 근절 캠페인 논란

    “인증샷 올리면 선물”…부산경찰, 불법촬영 범죄 근절 캠페인 논란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한 경찰이 불법촬영 범죄를 이벤트화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만연한 불법촬영 범죄로 여성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여성들이 어디에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물을 주는 이벤트로 불법촬영 근절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일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일 부산경찰청이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하기 전에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페이지(‘부산경찰’)를 확인한 결과, 부산경찰청은 지난 2일 ‘해운대에 숨어있는 불법촬영 범죄자를 찾아라’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과 함께 포스터 2장을 게시했다. 아동복을 연상시키는 옷차림을 한 성인 남성이 등장하는 이 포스터에는 “해운대 해변 곳곳에 숨겨진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를 찾아서 (그를 찍은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함께 올려주세요”라는 홍보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샷을 올리면 물티슈, 포돌이 손수건, 스포츠타올 선물을 주겠다고 홍보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범죄를 희화화했다’면서 분개했다. 한 누리꾼은 “평소에도 불법촬영 범죄로 일상에서 두려워하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어떻게 범죄를 이벤트성으로 다룰 수 있는지”라면서 경악했다. 다른 누리꾼도 “당신들이 장난으로 생각하는 불법촬영으로 목숨을 끊는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느냐”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왜 범죄자는 웃긴 표정을 짓고 있고, 옷은 아동처럼 입어서 불법촬영이 철없는 장난 혹은 실수라는 인식이 들게 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불법촬영 때문에 여자들은 공중화장실 들어가면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휴지 말아서 막고, 스티커 붙이는게 일상인데 불법촬영 범죄자를 저렇게 희화화해도 되느냐”고 일갈했다. 논란이 일면서 부산경찰청은 이 캠페인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같이 피서객들을 상대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불법촬영범을 찾으면서 불법촬영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하려고 했다. 결코 불법촬영 범죄를 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앞으로 범죄 근절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고려하면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금녀의 영역’ 옛말…첫 여성 수장, 국토부 ‘女風’ 이끈다

    [관가 인사이드] ‘금녀의 영역’ 옛말…첫 여성 수장, 국토부 ‘女風’ 이끈다

    “김 장관 취임후 女 주요 보직 등용 증가” 본부 과장급 4명에서 10명으로 약진 4급 이상 여성 비율 7.7%→9.7%로 ‘男 영역’ 건설·국토 관리 현장도 벽 깨 정부 부처 중에서도 특히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국토교통부에서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토부 수장인 김현미 장관이 취임한 이후 여성을 승진 발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건설·국토 관리 현장에도 여성 공무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부의 이러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여성 고위 공무원 비율이 낮은 다른 경제 부처로 확산될지 주목된다.김 장관이 임명된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국토부 간부 중 여성은 김진숙 당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한 명뿐이었다. 2016년 12월 기준 4급(서기관)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도 7.7%에 그쳤다. 국토부 본부 소속 과장급 중에서도 여성 과장은 4명에 불과했다.취임 직후 본부 조직표를 보고 ‘여성 비율이 너무 낮다’고 인식한 김 장관은 인사 때마다 여성 발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선 자신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 김효정 서기관을 여성 최초로 임명했다. 김진숙 청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신임 차장으로 승진해 기술직으로는 중앙부처 최초의 1급 고위직에 올랐다. 또 지난해 12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영주국토관리사무소장에 박금해 서기관이 임명되자 부내에서 화제가 됐다. 국도 건설·보수 현장을 관리하는 국토관리사무소장 자리는 그동안 남성이 맡아 왔던 만큼 ‘금녀의 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토부의 한 여성 주무관은 “그동안 국토부 내 여성이 맡지 않았던 자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 올라도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거복지 및 항공·철도 정책 등 국토부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조정실, 주택토지실, 항공정책실, 국토도시실, 철도국 등 주요 실·국의 과장급에 여성 공무원이 전진 배치됐다.이에 따라 국토부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지난 6월 기준 9.7%로 확대됐다. 과장급 보직자는 1년 전 4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22명 중 4명에 불과했던 여성 정책계장(4급 또는 5급)도 김 장관 취임 이후 9명으로 늘어났다. 국토부를 비롯한 대부분 정부 부처에서는 정책 업무를 총괄하는 정책계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김 장관은 지난 6월 25일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장관으로 처음 왔을 때 본부 조직표를 봤는데 과장급에 여성이 4명밖에 없었다”며 “그때 여성 과장을 10명 채우겠다고 결심했고 목표를 이뤘다”고 회고했다. 그는 “여성 국무위원이자 최초의 여성 국토부장관으로서 공직 내 여성의 대표성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각별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여성들의 요직 진출은 국토부 내 여성 공무원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과도 맞물린다. 국토부는 기술, 분야별 특성 때문에 여성 직원이 많지 않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여성 직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5년 안팎에 임용된 행정고시 48회 여성 공무원들이 과장급 이상으로 진급할 시기와 김 장관의 인사관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국토부의 한 여성 과장은 “김 장관 취임 이후 여성 서기관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데 대한 막연한 주저함이 없어졌다”며 “몇 년 후면 여성 재원이 더 증가해 여성 실·국장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한 근거 없이 그동안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에는 같은 기수에서도 남자 서기관들이 등용됐다면 이제는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도 여풍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여성으로는 처음 국토위원장에 올라 김 장관, 바른미래당 이혜훈 간사 등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여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김 장관은 앞서 “여성들이 공포에 떠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교통 분야 특별대책을 강력하게 주문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지하철, 터미널, 공항, 휴게소 등 대중교통시설에 ‘몰카’(불법촬영) 수시 점검·단속을 의무화하는 대중교통시설 대책을 발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광화문광장으로 옮긴 여성집회… 적대 벗고 ‘현실적 공감’ 키우다

    광화문광장으로 옮긴 여성집회… 적대 벗고 ‘현실적 공감’ 키우다

    원색적 조롱 자제·혐오시위 변질 차단 여경 확대·정책 과정 공개 등 대안 요구“여성에 대한 사법 불평등을 중단하라.”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수많은 여성은 낮 최고기온 34.9도의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도하는 ‘제4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에서다. 단일 성별만의 집회에 7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것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5월 19일 1차 집회가 열린 이후 참가 인원 수가 점점 늘어나 지난달 7일 3차 집회 때 6만명에 이어 1만명이 더 늘어났다. 누적 참가자 수는 18만 7000명에 달했다. 혜화역 인근에서 열리던 집회가 도심 집회의 본무대 격인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오면서 여성들의 주장도 이전 집회 때보다 현실적으로 변했다. 불편한 용기 측은 이번 성명서에서 “정부 고위직과 경찰 신입 채용에서 여성의 비율을 대폭 확대하라”면서 “정부가 내놓은 성범죄 관련 대책들이 미흡하다. 여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부처는 여성 관련 정책 실행 여부와 그에 따른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차 집회 때 “경찰의 여남 비율을 5대5로 보장하라”는 등 다소 비현실적인 주장을 했던 것과는 내용이 달려졌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편파 수사가 없었다는 경솔한 발언을 사과하라”면서 “여성 혐오 및 불법촬영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전 집회 때 등장한 ‘문재인 재기해’(자살하라는 의미) 등과 같은 과격한 표현은 사라졌다. 주최 측은 일부 참가자의 돌발 발언으로 ‘여성 시위’가 ‘혐오 시위’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집회가 열리기 전 참가자들에게 “원색적인 조롱, 인격 모독 등 특정인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피켓은 압수하겠다”고 안내했다. 이날 집회에선 불법촬영 피의자가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솜방망이 처벌을 풍자하는 재판 퍼포먼스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매번 집회 때마다 선보인 삭발 퍼포먼스는 이제 정례화된 분위기였다.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은 시위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 경찰관에게 “참가자들이 안전히 귀가할 수 있도록 하라”,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제거하라”, “향후 집회에서 아이스팩 등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교수는 “주최 측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은 거두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논란의 요소가 될만한 것들은 제거했다”면서 “여성들이 혐오에 대한 낙인 부담에도 대거 거리로 나오면서 집회가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몰카 설치는 네가, 제거는 내가?”…광화문 시위 7만 ‘붉은 물결’

    “몰카 설치는 네가, 제거는 내가?”…광화문 시위 7만 ‘붉은 물결’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서울의 최고기온이 34.9도. 폭염의 날씨에도 붉은 옷을 입은 여성들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집회 공간에 들어가려는 대기 줄이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지면서 집회에 참석했다가 나가는 인원이 있을 때마다 추가 참석이 이뤄졌다. 이날 집회도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었다. 주로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불법촬영 등의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한 시위인 만큼 생물학적 남성을 배제하고, 취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수술 및 비수술 트랜스젠더까지 배제했다.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북단에는 남성 통행이 금지됐고,광장 주변에서 남성들이 시위를 촬영하려 시도하면 경찰이 제지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총 7만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주최 측은 지금까지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참가자가 1차 시위(5월19일) 1만2000명, 2차 시위(6월9일) 4만5000명, 3차 시위(7월7일) 6만명에 이어 현재까지 연인원 18만7000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안전 관리만 하고 별도의 인원 추산은 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각양각색의 손 피켓을 높이 들어 보이면서 참가자들이 합류할 때마다 ‘자이루(자매님들 하이루)’라고 외쳤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불법촬영 장비) 설치는 네가 하고 제거는 내가 하네?’, ‘당신들의 일상을 왜 우리가 싸워서 얻어야 해’, ‘문재인도 한국남자’, ‘우리는 계란이 아니며 너희도 바위가 아니다’ 등 문구가 담겼다. ‘My life is not your porn(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We are the courage of each other(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등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를 외신에 알리기 위한 영어 피켓도 상당수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성차별 사법불평등 중단하라”, “불법촬영,찍는 놈도 올린 놈도 파는 놈도 보는 놈도 구속수사 엄중처벌 촉구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삭발 퍼포먼스에 참여한 한 여성은 “불법촬영 범죄는 나를 포함한 모든 여성의 일상이었지만, 청와대 청원과 경찰 신고에도 돌아온 건 ‘서버가 외국에 있어 수사가 힘들다’는 말이었다. 그 사이에 피해자들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 고위직과 경찰 신입 채용에 있어서 여성 비율을 대폭 확대하라. 각 부처는 여성의 삶을 실제 개선할 정책을 시행하고,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식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편파 수사가 없었다는) 경솔한 발언을 사과하라. ‘시민다운 남성 시민’ 길러내기를 실패한 정부와 사회는 책임을 통감하고, 여성혐오 및 불법촬영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광화문서 ‘몰카 규탄’ 시위…붉은색 입은 ‘생물학적 여성’만

    오늘 광화문서 ‘몰카 규탄’ 시위…붉은색 입은 ‘생물학적 여성’만

    그동안 혜화역에서 열혔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4일 규모를 더욱 확대해 서울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이 시위를 주최해온 ‘불편한 용기’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제4차 시위에는 5만여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할 수 있으며 드레스코드는 ‘붉은색’이다. 주최 측은 앞서 2∼3일 사법 불평등에 대해 경찰과 정부를 비판한다는 뜻을 담아 트위터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불편한용기’ 등 검색어를 반복 게재하는 ‘검색 총공’을 벌였다또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3500만원을 목표로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이달 1일에 이미 목표액의 105%를 달성했다. 이번 4차 시위는 불법촬영 피해자에 대한 묵념·의례로 시작해 구호·노래, 재판·삭발 퍼포먼스, 성명서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성차별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남(男) 가해자 감싸주기 집어쳐라’, ‘여남(女男) 경찰 9대1로 만들어라’, ‘자칭 페미 문재인은 응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사법부와 경찰, 불법촬영 가해자를 규탄하는 의미로 ‘독도는 우리 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아리랑’ 등의 노래를 개사해 부른다. 참가자들은 혜화역 인근에서 3차까지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주변을 지나는 일부 시민이 동의 없이 카메라로 자신들을 찍으려 하면 ‘찍지 마’라고 외쳤으나 광화문이 대표 관광지인 만큼 이날은 이런 구호를 외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신들을 찍으려 하는 사람을 카메라에 담아 ‘증거’로 수집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주최 측은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따른 운영진의 입장문’을 통해 “시위에 사용되는 그 어떤 단어도 남성혐오가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쓴 단어는 ‘재기(再起)’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국민 지지를 얻은 대통령께 그 발언에 맞게 ‘페미 대통령’으로서 재기하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에 검거된 ‘일베 박카스남’ “관심 끌고 싶어서”

    경찰에 검거된 ‘일베 박카스남’ “관심 끌고 싶어서”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노년 여성과 성매매를 했다면서 사진을 올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일반음란물 유포)혐의로 A(27)씨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일베에 ‘박카스 할머니와 성매매를 했다’는 글과 함께 여성의 주요 신체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나체 사진 4장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는 일베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회원의 관심을 끌고 싶고, 반응을 보고 싶어 사진을 올렸다고 진술했다”며 “사진은 직접 찍은 게 아니고 다른 곳에서 퍼와서 집에서 게시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 진술과는 상관 없이 불법촬영, 게시, 유포 동기와 상습성 등을 두루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범행 동기와 여죄를 캐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A씨가 일베에 올린 글은 하루 만에 삭제됐지만, 이후 포털사이트에는 온종일 ‘박카스’, ‘일베 박카스남’이 검색어에 오르며 논란을 불렀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국가와 경찰은 일베에 할머니 나체 사진을 무단 유포한 남자를 체포해 포토라인에 세우고 수사하라’ 등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워마드에 남성몰카 사진 또 게시…경찰 내사 착수

    워마드에 남성몰카 사진 또 게시…경찰 내사 착수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불법촬영된 사진이 또 올라와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왔다는 112 신고를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5일 워마드에는 ‘누드크로키 탈의실 몰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남성 모델 2명의 나체 사진이 담겼다. 워마드에는 같은 날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담긴 또 다른 게시물도 게재됐으나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진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신원이나 촬영 장소가 아직 특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해당 사진이 어떻게 촬영돼 유포된 것인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홍익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워마드를 통해 유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사진은 동료 여성 모델이 촬영해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딱 걸렸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몰카 경고 이색 광고판 등장 .

    “딱 걸렸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몰카 경고 이색 광고판 등장 .

    “딱 걸렸네” 전국 최대 피서인파가 몰리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불법촬영(일명 몰카) 경고 메시지를 담은 이색 간판이 설치됐다. 부산경찰청은 해운대해수욕장 바다경찰서 인근에 ‘불법촬영 근절 이색 그네 광고판’을 설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광고판에는 불법촬영 범죄자가 경찰관과 맞닥뜨려 놀라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경고 문구가 부산 사투리와 영어로 쓰여 있다.부산 사투리 경고 문구는 ‘마! 거기 몰카범! 찰칵하다가 철컹한데이’,‘불법촬영 근절’이다. 또 영어로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하는 것은 범죄입니다.사복경찰 순찰지역’이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광고판 속 범인의 손목에 채워진 쇠사슬이 그넷줄과 연결돼 있다.시민이 그네를 타면 범인의 손에 든 카메라가 내려가면서 몰카를 방지하고,그넷줄에 연결된 쇠사슬로 범인을 검거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부산경찰청은 80여 명으로 구성된 성범죄 전담팀을 운영하고 전문 탐지장비를 활용해 피서지 몰카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워마드의 도 넘은 혐오, 어떤 차별도 해결 못한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남성 혐오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천주교의 성체를 훼손한 사진이 올라와 파문이 번진다.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성체에다 빨간 펜으로 예수를 모독하는 욕설을 쓴 뒤 이를 불태우는 사진이다. 낙태죄 폐지 반대 입장과 여성 사제를 두지 않는 남성 중심 교리를 정면으로 조롱하는 표시다. 익명의 인터넷 공간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몰상식적인 분노 행위를 일삼을 수 있는지 충격적이다.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뜻의 워마드는 그동안 과격한 남성 혐오 글로 자주 논란을 빚어 왔다. 흉측한 사진과 예수를 “꽃뱀”이라 언급한 비난 글까지 등장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게시자 처벌과 워마드 사이트 폐쇄를 촉구하는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괜한 걱정이 아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핵심 교리를 모독한 사건인 만큼 바티칸 교황청에 공식 보고하는 절차를 실제로 진행 중이다. 문명사회의 상식으로 따지자면 이런 나라 망신이 또 없다. 성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논의는 어떤 순간에도 존중되고 지지받아 마땅하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불평등을 강요하는 사회는 더이상 방치할 수도 존속할 수도 없다. 그렇더라도 신념을 표현하는 방법이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 가치와 공동선을 훼손한다면 동의를 얻기 어렵다. ‘미투 운동’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최근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일일 집회에 6만명이 모였던 것이 단적인 방증이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도를 바꿔 양성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요구와 시민들의 공감대는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이런 분위기를 페미니즘 운동의 윤활유로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성 평등은 어느 한쪽 성이 다른 한쪽을 증오해 쟁취하는 전리품이 아니다. 여성의 불편과 불이익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의 손질이 시급하다. 하지만 무차별적 남성 혐오는 더이상 묵과될 수 없다. 혐오 사회의 불씨를 댕기는 도 넘은 개인의 일탈 행위들은 성평등 사회를 오히려 후퇴시킬 뿐이다. 익명에 숨어서 쏟아내는 폭력적 혐오 언행을 표현의 자유라며 보호할 수 없다.
  • 나경원 “혜화역 집회‘ 언급하며 “남성중심 고정관념 재고”

    나경원 “혜화역 집회‘ 언급하며 “남성중심 고정관념 재고”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근 ‘혜화역 집회‘를 언급하며 “한국 사회의 남성 중심적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90년대 초 부산지법 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나 의원은 당시 “남성 유흥종사자를 고용하는 유흥업소, 소위 ‘호스트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면서 “검찰은 남성 유흥종사자의 존재 자체가 부산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지는 방증으로 보았는지, 유흥종사자를 단속할 명시적 사유가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수많은 영장을 청구했다”고 회상했다. 나 의원은 “당시 식품위생법과 동법 시행령은 유흥업소에서 ‘여성’인 유흥종사자를 두고 접객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고, 이를 풍기문란 행위로 단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흥종사자가 ‘남성’으로 바뀌자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고 했다. “여성 유흥종사자가 남성 손님과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괜찮고, 성별이 바뀌면 구속 사유가 되는 것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호스트 바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라고 나 의원은 설명했다. 나 의원은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까지도 유흥종사자를 ‘부녀자’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대상이 ‘부녀자’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것은 불과 5년 전인 2013년”이라면서 “20세기 중반의 차별적 성 고정관념이 아직도 많은 법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불법촬영에 대한 성차별적인 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시작한 ‘혜화역 집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혜화역 시위에 참석한 일부 여성들이 외친 극단적 혐오구호와 퍼포먼스에 동조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동안 남성 중심적, 성차별적 사고에 길들여져 있다는데 대해서는 나를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의원은 “남녀를 불문하고 서로에 대해 차별적인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으로의 조정이 필요한 때다. 그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곰, 쥐, 닭/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곰, 쥐, 닭/박현갑 논설위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세상은 대체로 남성 중심 사회다. 여성에겐 차별과 억압이 따른다. 미모의 여성과 재벌가 결혼에 빠짐없이 나오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백마 탄 왕자’의 부산물일 뿐이다. 운전이 서투른 여성을 힐난하는 ‘솥뚜껑 운전’이란 표현 또한 몰지각한 남성의 차별적 횡포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이런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여성의 승진난을 꼬집는 ‘유리천장’은 직종에 따라 깨진 지 오래다. 최근의 ‘미투’ 운동은 ‘억눌린 다수’인 여성 목소리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촛불’이 권력을 바꿨다면 미투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혜화역 시위 현장에서 나온 일반 여성들의 외침을 둘러싼 공방은 새로운 시위문화와 풍자의 변곡점이 될 조짐이다. 당시 시위는 경찰이 누드 모델 남성 피해자의 몰카 유출범을 사건 발생 12일 만에 체포한 것을 두고 “피해자가 남성이라 수사가 신속히 이뤄졌다”며 그동안 여성을 상대로 이뤄진 불법촬영 및 유포 확산 풍토에 대한 수사 당국의 차별을 고발하려는 시위였다. 그런데 “노무현처럼 거꾸로 떨어져 죽어라”는 의미로, 문 대통령의 ‘문’을 거꾸로 한 곰 피켓이 나오고, 2013년 한강에 투신해 숨진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처럼 “문 대통령도 자살하라”는 의미로 쓰인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가 나와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노원병 후보로 출마했던 강연재 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쥐’ 아니면 ‘닭’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됐고 ‘재기해’라는 것도 굉장히 은유적 표현을 쓴 것 같은데 이것을 특정 정치인인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 혐오했다 이렇게 가져갈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쥐와 닭은 각각 징그럽고 멍청한 의미를 지닌다. 곰이라는 표현도 사람에 빗댈 때는 미련하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하지만 이번엔 “죽어라”라는 저주로 들려 논란이 됐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과 억압은 당연히 고발하고 고쳐야 한다. 하지만 자살을 권유하는 듯한 극단적 시위 표현은 인명경시 풍조를 확산시킬 수 있어 옳지 않다. 성 비하 시비를 가져올 특정 성을 소재로 한 비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 내걸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나체로 표현한 패러디는 본질을 흐리는 풍자였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에 대한 풍자는 어느 시대에나 있다. 풍자는 억압받는 국민의 기본적 저항권이다. 사회 모순을 고발하되 누구나 공감할 만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고급스러운 풍자는 언제 나올까.
  •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여성시위서 “834만 남자만 조심” 온라인상 페미니즘 선입견 확대 ‘넷페미’ 미러링 방식 남성 반격 “보이지 않는 여성차별 극복해야”지난 1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계기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성에 대한 혐오적 시선도 난무했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 ‘혐오’의 싹이 자라면서 남녀 성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에서 경찰의 차별 수사 논란이 벌어지면서 남녀 간 충돌이 표면화됐다.과거에도 여성 인권을 강화하자는 ‘페미니즘’ 운동이 거세질 때마다 반발은 늘 있었다. 역차별론이 부상하면서 여성 운동이 위기를 맞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여성 인권이 한층 대두될 때 미투가 시작됐지만 결국 가해자의 역공으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여성들은 일련의 사건에 분노와 절망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혐오의 싹이 틔워졌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집회에서도 “한국 여자들은 살면서 일부 834만명의 한국 남자만 조심하시면 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 등장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치부했다는 점에서 일부 남성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여성 집회에 이러한 문구가 등장한 원인을 찾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겪어 온 보이지 않는 차별과 실질적 피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활동가 이인숙 박사(사회학)는 “여성들이 숫자로는 인구 절반인데도 중요한 현안이 닥치면 약자로 몰렸고, 정치·사회적 권력 관련 사안에서도 늘 소수로 전락했다”면서 “특별법까지 만드는 등 갖은 방법을 써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행동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작가들이 ‘메갈’(여성 혐오 반대사이트 ‘메갈리아’ 이용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낙인이 찍히면서 일순간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나왔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메갈을 ‘집단 이기주의’, ‘반사회적 인신공격을 일삼는 사람들’로 비하한다. 한 여성은 여성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당했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페미니스트라 부당 해고를 당했다”면서 “갑자기 회식 도중 잘렸다. 혜화 시위를 갔냐고 해 ‘알바 끝나고 가서 청소밖에 못 했다’고 하자 이제 출근하지 말고 알바 대신 중요한 시위나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선입견도 커지고 있다. 여성 운동 활동가에 대해 ‘페미나치’(페미니즘+나치), ‘메퇘지’(메갈리아+멧돼지) 등 조롱 섞인 표현들을 서슴지 않고 하는가 하면 ‘정신병자’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한다. 대학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정서가 총여학생회 존폐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학생 총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 개편안’이 통과됐다.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씨의 강연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다. 일부 극단적인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억압할수록 페미니즘의 반발도 거세졌다.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넷페미(니스트)’가 공격적인 미러링 방식을 통해 반격에 나서는 식이다. 미러링은 여성 전체를 조롱하는 남자들의 언어를 반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비틀어 보자는 취지다. 친분이 없는 20~30대 여성들이 ‘여성 인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헤쳐 모이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성평등 사회를 늦추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지예 “‘문재인 재기해’ 구호,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

    신지예 “‘문재인 재기해’ 구호,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지난 7일 혜화역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친 것에 대해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한 신 위원장은 9일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혜화역에서 열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3차 시위’에서 문제가 된 구호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주최 측이 사용한 게 아니라 참가자가 쓴 걸로 알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재기해”란 구호에서 ‘재기하다’란 단어는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을 빗댄 은어다. 일각에서는 해당 시위 구호가 극단적이고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사전적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하다’는 의미로 ‘재기하다’는 구호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위원장은 “저런 퍼포먼스, 과격함이 과연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문제일 수는 있다. 단순히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나온 단어다”라며 “여성들이 왜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 언론계에서 잘 들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주된 것은 성범죄와 성폭력을 없애자는 것이다. (그동안)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얼굴을 가린 것에 대해 “불법 촬영물을 반대하는, 없애달라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내 얼굴 자체가 공공의 영역에서 퍼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시위 현장에서) 몇몇 남성들이 조롱이나 욕설들을 하기도 한다. 무방비 장소에서 내 얼굴이 클로즈업돼 SNS에서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공포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어준 “여성운동 특이점 왔다…‘안중근 한남충’이라는 세력, 분리해야”

    김어준 “여성운동 특이점 왔다…‘안중근 한남충’이라는 세력, 분리해야”

    시사평론가 김어준씨가 남성 혐오를 부추기는 세력을 정상적인 여성운동과 분리해야 하는 특이점이 왔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1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를 주도한 일부 극단 세력이 어린 남자 유아도 결국은 한남충(한국남자를 벌레에 비유하며 비하하는 말)이 될 ‘유충’이라며 엄마들의 시위 참여를 제한하기로 한 것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약자들의 운동은 결속을 위해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속어를 만들지만 일부 커뮤니티의 용어는 이런 속성을 한참 넘어섰다”면서 “예를 들어 12명의 대표적인 한남충을 뜻하는 ‘12한남’에는 세종, 이황, 이순신 등 역사적 인물부터 김구, 윤봉길, 안중근 등 독립운동가, 노무현, 박원순, 문재인 등이 망라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들이야 정치적 입장이 달라서 그렇다해도 안중근 의사를 두고 ‘손가락 잘린 병신’이라는 조롱댓글이 줄을 잇는 걸 보면 역사의식의 부재 정도가 아니라 인간 존중의 부재가 드러난다”면서 “이런 극단적 혐오정서에 기반한 일부 커뮤니티가 현재 시위 주도의 한축을 이룬다면 이 문제는 여성계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극우성향의 남성들이 모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정상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듯이, 여성집단 안에서도 극단적인 세력에 대해서는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여성운동이 여성이기만 하면 모든 방식을 포용할 지 결정할 때가 왔다”면서 “싱귤래리티, 즉 특이점이다. 기존의 논리나 문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적 변화의 임계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방식을 정상적인 여성운동과 분리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집단을 ‘극우’로 보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12한남’을 예로 들면서 “세종대왕, 김구, 안중근은 다 한남충인데 박정희는 한남충이 아니다. 박근혜는 여자라서 탄핵됐다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일베를 정상적인 표현의 범주에 넣지 않고 취업기회를 제한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지 않나”라며 “난민과 여성 이슈를 기존의 냉전, 지역 등 분열 프레임을 대체하려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치세력과 연대 없어… 미러링은 여성혐오 없어지면 사라질 것”

    “정치세력과 연대 없어… 미러링은 여성혐오 없어지면 사라질 것”

    1~3차 여성집회 주최한 ‘불편한 용기’ 운영진 인터뷰 지난 7일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가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개최한 ‘3차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경찰 추산 1만 8000명)이 모였다. 세 차례의 시위동안 10만명에 가까운 젊은 여성들이 모인 유례없는 사건에 우리 사회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3차 집회를 나흘 앞둔 지난 3일과 집회 이틀 뒤인 9일 두 차례에 걸쳐 ‘불편한 용기’ 운영진과 이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간 집회 과정과 그 속에서 빚어진 논란,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직접 물었다.→특정 조직이나 단체가 주최하지 않는 집회인데 어떻게 자발적으로 모이게 됐나.-만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촬영에 대한 불안함과, 여성이 직접 범죄를 예방할 수밖에 없도록 방치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계기가 돼 집회가 시작됐다. 이런 집회의 취지와 진행에 공감해 운영진으로 참여하게 됐다. 운영진은 특정 정치 조직에 가입돼 있지 않은 일반 사회인이다. 여성들의 일상적 공포와 이로 인한 분노에 공감하며, 시위를 통해 여성의 인권에 기여하고자 봉사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운영진은 ‘우리는 워마드도 운동권도 아니다‘ 라고 한다. 기존 운동권이나 여성단체와 연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그 어떤 운동권이나 이익단체와 연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유는 여성인권이라는 중요한 의제에 특정 단체의 의견이나 특정한 정치색을 섞고 싶지 않아서다. 여성인권 위에 그 어떤 성역도 없다는 입장을 중심으로 여성 권력 탈환에 집중하고 싶다. 어떤 단체와도 연대하지 않지만 집회가 열리는 서울로부터 먼 거리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전세버스 지원만 한다. →내부적으로 시위의 방향을 비롯해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카페 게시판을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운영진이 현실성 등을 논의해 결정한다. 스탠스나 구호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운영진 내부에서 맡은 일의 범위에 따라 책임의 크기가 달라 수평이 깨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균열점이 보이면 건의를 해서 상황을 재논의해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지도부가 따로 없는 것으로 아는데 운영진도 그때 그때 달라지나.-모든 시위마다 같은 사람이 모여 진행하지 않는다. 개인 일정에 따라 빠질 분은 빠지고 해당 차수에 참여 가능하신 분들은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한다. 회의로 모아지기 어려운 의견은 해당 주제로 게시글을 작성한 뒤 댓글로 의견을 받아 회의에서 논의하거나 투표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늘 많은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 차수마다 추가 스태프를 모집해 일을 재분배하고 있다. 이번 3차 집회에는 220명이 참여했다. →최근 대외팀 퇴출 논란이 있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들이 따로 친목을 도모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익명성 보장이나 친목 금지 등의 원칙을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익명성 보장’은 외부에 스태프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공격받을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정된 방식이다. 친목 금지는 서로를 각별하게 여기는 무리가 발생하게 되면 친한 스태프가 잘못된 언행을 해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비판할 수 없고, ‘우리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는 식으로 상황이 흐를 수 있어 차단하고 있다. →집회 규모가 줄어들어도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보는 것인가.-그렇다. 시위의 합목적성이 중요하다. →1, 2차 집회 때보다 3차 집회 때 인원이 확 늘어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집회 참가 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성 편파적인 실태가 심각하고 이에 따른 저희의 스탠스에 공감하는 분이 많기 때문이다. 1차 집회가 여성 개인이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한 만남이었다면, 2차, 3차 때는 연대감을 바탕으로 경찰의 편파 수사에 대한 구체화된 요구사항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집회가 개개인의 힘이 모여 진행되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여성이 그 분노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공공장소에서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해 보고, 늦은 밤 길을 걸을 때 112를 누른 상태로 지나가거나, 한번 쯤은 성희롱과 성추행 피해자가 된 경험이 있다. 또 여성들은 이런 문제에서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리게 만드는 사회에서 살았다. 이 불합리함을 규탄하려고 모인 것이라 생각한다. →3차 집회를 거치면서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나.-먼저 집회에 참여한 개개인의 시야가 달라졌다. ‘나만 이 문제에 대해 분노하고 있나’, ‘나만 이렇게 예민한가’라고 생각했던 여성들이 집회에 참여해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됐다. 또 불법 촬영 관련 의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불편과 부조리에 용기를 내어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이 집회가 일상을 파괴하는 커다란 범죄에 대해 더는 참지 못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지게 하는 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불법촬영이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도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미러링’에 대한 반발도 일부 있고, 남성혐오성 구호가 나오면서 성대결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는데.-여성들은 너무 익숙해져 무감각해질 정도로 몰래카메라의 위험에 노출돼 왔고, 온라인에서도 일상적으로 조롱을 당한다. 그동안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입막음을 당해왔다. 이제와서 입을 열기 시작한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높인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미러링은 미러(mirror) 즉, 거울이 비치는 본래의 단어가 사라진다면 미러링 된 표현도 당연히 사라질 것이다. →집회 참가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한 까닭은 무엇인가. 다양한 젠더로 참여 범위를 넓힐 생각은 없나.-없다. 참가자의 안전이 우선이다. 그동안 불법 촬영 범죄에 노출돼 온 수많은 여성들이 2차 가해로부터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제는 사회로부터 차별받아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왔다. →경찰이 발표한 몰카 근절 방안은 어떻게 평가하나.-정부 측의 빠른 대응을 비롯해 고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10대 공약으로 몰카 판매 및 소지 허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정부와 경찰은 도입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거나, 실효성 있는 진척이 없었기 때문에 경찰의 여러 정책은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여성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때까지 우리의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4차 집회 계획은.-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 것은 없다. 조만간 운영진들이 모여 3차 집회를 돌아보고 집회 방식이나 주제의 확장성,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앞으로 지하철에서 文 대통령 ‘생일 광고’ 못본다

    앞으로 지하철에서 文 대통령 ‘생일 광고’ 못본다

    앞으로 지하철에서 문재인 대통령 생일 광고와 같은 정치적인 포스터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최근 서울교통공사는 페미니즘 광고, 정치 광고 게재 불허로 논란을 빚으면서 지하철역 내에 ‘의견 광고’를 금지한다는 결정을 공식적으로 내렸다. 하지만 무엇을 ‘의견’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아 향후 논란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22일 열린 자체 광고심의위원회에서 앞으로 개인이나 단체의 주장 또는 성·정치·종교·이념의 메시지가 담긴 ‘의견 광고’를 지하철역에 내는 것을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그간 페미니즘 광고, 도보다리 광고 게재 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개인이나 단체의 의견 광고는 금지한다는 이번 결정으로 명확한 원칙이 세워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학생겨레하나는 지난달 5호선 광화문역에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시민 광고를 게재할 계획이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해당 광고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 선언 당시 도보다리 위를 나란히 걷는 사진과 함께 ‘남북이 만나 세상에 둘도 없는 길동무가 되었습니다’라는 글귀를 실었다. 5월에는 숙명여대 학생들이 4호선 숙대입구역에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불법촬영 중단 등과 관련된 페미니즘 광고를 게시하려고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는 노원·광화문·종로3가 등 10개 지하철역에 게재됐는데, 일각에서 ‘공공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광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는 아이돌 팬들이 아이돌의 생일이나 데뷔 등을 축하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에 광고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지지자들이 진행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의 이번 결정으로 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는 다시는 지하철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반면 아이돌의 생일 축하 광고는 계속 허용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광고심의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는 ‘의견 광고’로 분류되지 않고 단순 팬심으로 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돌 등 연예인을 대상으로 팬들이 하는 광고는 앞으로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 축하 광고에 대해 공사는 “이 역시 ‘의견 광고’는 아니지만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정치인 관련 광고는 게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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