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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18개월간 925만원… 대가는 전과자 낙인과 후회뿐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18개월간 925만원… 대가는 전과자 낙인과 후회뿐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불법 성인사이트 운영으로 번) 925만 7400원을 추징해 주십시오.” 지난해 11월 27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법정.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다 구속 기소된 이상진(34·가명)씨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검사는 이씨의 죄질이 불량하다며 차가운 목소리로 이렇게 구형했다. 예상보다 무거운 구형이었을까. 이씨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이씨의 아버지(61)는 머리를 감싸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씨가 음란사이트를 운영한 건 2017년 4월. 2개의 사이트를 운영했고, 다른 음란사이트들을 모아 소개하는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그의 사이트엔 지난해 9월까지 2만여개의 음란물이 올라왔는데,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촬영물이 42개 있었다. 이에 검찰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은 물론 성폭력처벌법 위반(불법촬영물 유포) 혐의까지 적용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은 7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결과적으로 이씨가 전과자라는 낙인까지 새기면서 번 돈은 925만원. 1년 6개월 동안 불법사이트에 인터넷 도박이나 성인 광고 등을 걸어 주고 대가로 받은 돈이다. 경제학에선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것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이씨가 음란사이트 운영자의 길을 걸어서 발생한 기회비용을 분석해 보자. 이씨가 음란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617만원이다. 하루 8시간씩 한 달 20일만 땀흘려 일했다면 최소 2배 많은 1242만 2400원은 벌었을 것이다. 2017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6470원을 받았다고 가정해서다.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 큰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회원수가 수십만을 넘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영세 사이트는 이씨처럼 푼돈만 만진다. 이씨 자신의 과거랑 비교해도 음란사이트 운영은 엄청난 손해다. 변호인이 법정에서 한 변론을 종합하면 이씨는 부사관으로 4년간 복무하면서 4500만원을 저축했다. 1년 평균 1100만원씩 모은 것이다. 전역 후 3500만원을 부모님 집 사는 데 보태기도 했다. 음란사이트 운영 전에는 작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는데 한 달 매출이 최고 1000만원, 실제로 자신의 손에 떨어진 돈만 200만원이었다. 만약 무형적인 가치까지 합치면 손해는 더 크다. 재판 기간 이씨의 첫아이가 태어났다. 수감 중인 이씨는 당연히 아이의 출산에 함께하지 못했다. 힘겨운 출산의 과정을 홀로 버틴 아내, 아빠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세상으로 나온 아이에게 평생 죄책감을 안게 됐다. 욕심이 그를 망쳤다. 소핑몰을 운영하기 위해선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해야 했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포털사이트의 배만 불려 주는 거 아냐’라는 의문이 들었고, 결국 쇼핑몰을 접었다. 차라리 자신이 직접 포털사이트를 운영해 광고비를 받자고 생각했다. 사채까지 빌려 5000만원을 마련한 이씨는 한 업체에 포털사이트 제작을 맡겼다. 하지만 일을 맡긴 회사가 갑자기 폐업하면서 빚만 남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하게 됐다. 좌절감에 빠졌던 이씨는 즐겨 찾던 온라인 카페에서 우연히 음란사이트를 판다는 글을 봤다. 판매자는 “불법이 아니다.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가격도 깎아 줄 수 있다”며 이씨를 꼬드겼다. 배너 광고 수익이 꽤 쏠쏠한 듯했다. 고민 끝에 이씨는 결국 300만원에 이 사이트를 인수했다. “제가 한 행동이 이렇게 큰 죄라는 걸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저 때문에 피해를 당한 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아내와 아이에겐 제가 필요합니다.” 이날 최후변론에서 이씨는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일단 아내와 아이에게 돌려보냈다. 지난달 2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과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이씨 모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목포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목포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성인 불법사이트 운영 수입>
  •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징역형…피해자 진술, 물증만큼 강했다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징역형…피해자 진술, 물증만큼 강했다

    재판부 강제추행 인정… 2년 6개월 선고 피해자 “악플러도 빠짐 없이 법적 조치”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25)씨를 성추행하고 촬영물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집책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은밀한 성범죄 특성상 영상·목격자 등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믿을 만하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이다. 촬영계 첫 ‘미투’ 사건에서 가해자에게 실형이 내려지면서 다른 사건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9일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46)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강제추행 여부였다. 최씨는 촬영·유포 사실은 인정했지만, 최후변론에서도 “강제추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두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양씨와 다른 피해자 김모씨의 진술이 수사 단계부터 매우 일관적이었고, 피해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자세히 밝혀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해 5월 양씨가 유튜브에 직접 폭로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진 이 사건은 파장이 컸다.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을 모델·촬영계로 확장시켰고, 여성들의 ‘불법촬영 편파수사’ 시위와 맞물리며 경찰은 이 사건을 ‘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계획’ 1호 사건으로 삼았다.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양씨가 강제추행 이후에도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에게 일감이 있는지 묻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되고 지난해 7월 정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한강에 투신해 숨지면서 양씨에 대한 일부 비난도 일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씨가 추행 이후에도 스튜디오에 연락해 촬영 일정을 잡은 게 이례적이라고 하지만 성추행 후 피해자 양상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양씨는 첫 번째부터 음부가 드러나는 촬영을 해 불안함이 컸고 당시 가정형편 등으로 급히 돈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내내 강압적으로 성폭행이 일어난 게 아니라 속옷 끈을 만지면서 순간적으로 일어난 성추행이었고, 촬영 아르바이트는 비교적 시급이 높고 촬영 당일 보수를 받을 수 있었기에 이를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재판 결과가 제 잃어버린 삶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피고인 측이 계속 부인했던 강제추행을 인정받아 많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저뿐 아니라 가족들을 난도질한 악플러들에 대해 한 명도 빠짐없이 법적 조치할 것”이라면서 “다시는 물러나지 않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와 비슷한 성범죄에 노출돼 지금도 괴로워하는 분들께는 ‘숨어 지낼 필요 없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제 인생을 다 바쳐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 등의 무고함을 주장해온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게시판에는 “증거가 없는데 증언만으로 사람을 죽인다”, “판사가 여성단체 눈치를 보면서 판결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성화장실 불법촬영 남성에게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여전

    여성화장실 불법촬영 남성에게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여전

    여성화장실 등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경남 지역 대학교 남성 직원에게 법원이 내린 처벌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에 그쳤다. 해마다 여성을 겨냥한 남성들의 불법촬영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법촬영 공포를 고려했을 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이창경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 직원 A(33)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이수를 명령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5월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의 공과대학 여성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대전역에서 열차에 오르는 여성 여러 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도 있었다. 이 부장판사는 “몇 년 전 비슷한 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동종수법 범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영상에 찍힌 피해자를 식별하기 어렵고, 불법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노출 부위와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여성을 겨냥한 남성들의 불법촬영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불법촬영 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미약한 실정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지난 5월 공개한 ‘2017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지원 방안 연구’를 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1심 양형은 벌금형이 72%, 집행유예는 15%, 선고유예는 7.5%로 나타났다.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 국내뉴스 10남북·북미회담 한반도 평화무드 지난해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됐던 한반도 정세는 2018년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총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4·27, 5·26, 9·19)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6·12)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북한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고, 남북 정상은 예정에 없던 ‘번개 회담’을 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것도 믿기지 않는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됐다. 남한 정상이 평양에서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고,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꿈 같은 일도 현실로 일어났다.주 52시간 근무·최저임금 인상… 불경기·재계 반발로 ‘용두사미’ 올해 대한민국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하지만 경기 악화와 경영계의 강력 반발로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정부는 처벌 유예 기간을 연장했고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에 따른 보완책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도 개편하기로 했다.양승태 대법 ‘사법농단’… 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첫 영장청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법관 사찰 및 재판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기로에 놓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최근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의혹으로 법관 8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가운데 여전히 법관 탄핵소추 요구도 빗발친다.한국사회 뒤흔든 미투… 페미니즘 대중화 이어져 여성들 거리로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다. 유력 대권 후보와 연극계 최고 권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계 여기저기서 폭로가 잇달았다. 미투 운동은 페미니즘 대중화로 이어졌다. 여성 수만 명이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미투를 대표하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밀리언셀러에 올랐다.평화 불러온 평창올림픽… 하계올림픽 30년 만에 동계도 개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렸다. 지난 2월 9일 개막해 17일간의 대장정을 펼친 평창동계올림픽.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아시아에서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국가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개·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등의 성과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았다.전세계 팬 열광시킨 BTS… 한국 가수 첫 빌보드 앨범차트 1위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세계를 뒤흔들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비영어권 앨범이 한 해 두 차례나 정상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월드투어는 연일 매진됐다.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온 이들의 목소리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했다. 세계의 청소년을 대표해 유엔 연설을 하기도 했다.양심적 병역거부 헌법불합치… 대체복무제 사회적 논의 본격화 헌법재판소는 6월 28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11월 1일 종교적 신념 등이 합당한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국방부는 조만간 대체복무제 최종안을 제시할 방침이다.박근혜 25년형·이명박 15년형… 전직 대통령 두 명 구치소 수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판단과 함께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180억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고질적 ‘위험의 외주화’ 공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 안전 장비도 없이 입사 3개월짜리 비숙련 직원에게 위험한 업무를 모두 떠넘긴 원청업체의 비인도적 처사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정부는 ‘사후약방문’ 격인 원청의 안전 책임을 높이는 법안을 제출했다.서울 아파트값 천정부지… ‘9·13 부동산 대책’ 내놓자 진정 국면 정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7.54% 상승했다. 정부는 금융·세제를 아우르는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시장을 압박했다. ‘3기 신도시’ 입지를 선정해 공급 확대에도 나섰다. ■ 국제뉴스 10미·중 무역전쟁에 세계경제 혼란 미국과 중국은 올 한 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들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쳐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월 통상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중국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19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는 등 세 차례 충돌했다. 미래를 위한 기술굴기인 ‘중국 제조 2025’ 등 양국 간 정치·경제·기술 등의 분야가 얽힌 패권 다툼은 세계 경제에도 큰 혼란을 줬다. 미·중 정상은 지난 1일 ‘90일 휴전’에 합의, 내년 3월 1일까지 협상을 벌인다.장기집권 나선 中·러·터키 ‘스트롱맨’들… 자국 우선주의 앞세워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스트롱맨’들이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석직 임기 제한을 삭제한 개헌안 통과로 ‘시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기 집권으로 ‘21세기 차르’가 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6월 대선·총선 승리로 향후 30년 집권의 ‘술탄’ 체제를 열었다.사우디 비판한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빈살만 왕세자 배후 의혹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고문 끝에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라는 의혹이 일었지만,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면죄부를 줬다. 카슈끄지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태국 동굴 고립 유소년 축구단 17일 만에 전원 구조 ‘해피엔딩’ 태국 치앙라이주 ‘무 파’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지난 6월 23일 탐루엉 동굴 관광에 나섰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고립됐다. 다국적 구조대의 헌신과 서로를 다독이며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코치와 소년들의 용기는 10여㎞에 달하는 동굴 내부에서 펼쳐진 구조 과정을 기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실종 17일 만에 전원 무사히 탈출해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美, 이란 핵합의 탈퇴·제재 전면 복원…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에도 제재를 적용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형식이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은 일단 이번 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중남미 이민자 캐러밴 미국행 행렬… 구금 어린이 잇단 희생 범죄와 폭력, 굶주림을 피해 미국행을 택한 중남미 무작정 이민자들의 행렬인 캐러밴 여정이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국경에 군 병력 배치를 늘리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강경 저지했지만 이들의 미국행 의지는 꺾지 못했다. 성탄절인 25일 과테말라의 여덟 살 소년이 미 국경순찰대 구금 중 숨지는 등 잇따라 어린이들이 희생됐다.유류세 인상 꺼내든 마크롱…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에 굴복 프랑스 정국을 강타한 ‘노란 조끼’ 시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최악의 위기에 빠트렸다. 지난달 17일 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는 친부자 정책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더해지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폐지 철회 등 노란 조끼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며 ‘백기’를 들었다.유럽·중남미 휩쓴 극우정당…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당선 경기침체와 글로벌리즘에 대한 반감 속에서 지난 5월 서유럽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 극우 동맹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극우 포퓰리즘 정부를 탄생시켰다. 이어 10월 브라질 대선을 통해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우파 포퓰리즘이 남미까지 상륙하며 맹위를 떨쳤다.트럼프, 시리아 미군 철군 명령… 독단적 결정에 중동정세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미 의회, 동맹국과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군 철군으로 권력의 진공상태가 생긴 가운데 시리아 등 중동에서 러시아·이란·터키의 영향력 강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재발호 등 상당한 후폭풍이 전망된다.자연재해에 시달린 지구촌… 기록적 폭염·쓰나미에 수천명 사망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전 지구적으로 기록적인 자연재해가 올 한 해 속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 478곳의 51%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8월과 9월, 12월 강진과 쓰나미가 잇달아 수천 명이 사망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9월 초강력 태풍 ‘제비’와 ‘망쿡’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 관심 받기 위해 여자친구 몰카…일베 회원 15명 경찰에 입건

    관심 받기 위해 여자친구 몰카…일베 회원 15명 경찰에 입건

    여자친구를 인증한다며 불법촬영한 사진을 유포한 ‘일베’ 회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일베 회원 김 모(25)씨 등 1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입건된 15명은 20∼40대 대학생·직장인으로 20대 8명, 30대 6명, 40대 1명이었다. 이들은 지난달 18∼19일 일베 게시판에 ‘여친 인증’ 등 제목으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해 촬영한 사진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를 마친 13명 중 6명은 실제 여자친구를 촬영해 유포했고 나머지 7명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진을 퍼 옮겨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일베 사이트 내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일베에 ‘여친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에는 여성의 신체 부위나, 여성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나체사진이 있어 논란이 됐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베 여친, 전 여친 몰카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범죄자들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2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6차례 거리 나섰는데… 입법 문턱 앞 ‘몰카’ 유통방지법

    개정안 발의… 다른 현안에 밀려 심사 지체 불법촬영(몰카) 범죄와 그 유통을 막아 달라며 여성들이 6차례나 거리로 나선 가운데 국회가 뒤늦게서야 불법 음란물 유통을 막는 법을 발의하면서 관련 법이 실제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의 6번째이자 마지막이었던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렸다. 이날 여성들은 ‘웹하드 카르텔’로 불리는 불법촬영물 유통 구조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직원 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위디스크를 통해 불법 음란물 수만 건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나자 몰카 범죄를 비롯해 이를 유통하는 웹하드 업체에 대한 제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현행법상 불법 음란물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이 가능하지만 양 회장 사례처럼 불법 음란물이 유통되는 통로인 웹하드 같은 업체를 규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법은 없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등을 확대 적용해 불법 음란물 유통에 대해서 처벌하는 상황이다. 웹하드 카르텔 문제가 알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안이 뒤늦게 발의되고 있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웹하드 사업자가 불법 음란물 유통 방지를 위해 기술적 조치(필터링)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현행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권미혁 의원도 최근 웹하드 카르텔 방지 5법을 대표 발의했다. 5법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몰카 촬영물 등이 유통되면 즉시 삭제 조치를 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다만 웹하드 카르텔을 막을 이런 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현안에 밀려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몰카 범죄 피해자로부터 신고받으면 즉시 삭제하고 유통을 막기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성폭력범죄 처벌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발의된 지 6개월 만인 올해 2월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겨우 상정됐고 이후 방치된 상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불편한 용기’ 오늘 마지막 시위…“발자취 돌아보겠다”

    ‘불편한 용기’ 오늘 마지막 시위…“발자취 돌아보겠다”

    불법촬영을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의 마지막 시위가 열린다. 이들은 오늘(22일)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 북측·중앙광장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6차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최근 인터넷 카페를 통해 “7개월간 쉴 새 없이 달려온 불편한 용기는 6차를 마지막으로 다음 시위를 잠정 무기한 연기한다”며 “6차 시위가 종료된 이후, 스스로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어떠한 백래시(반발)가 밀려오는지 고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6차 시위는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불편한 용기는 집회를 앞두고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와 여성에 대한 범죄, 수사·판결상에서 이뤄져 온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시위를 열었다”고 집회 취지를 다시 정리했다.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시작돼 ‘혜화역 시위’로도 불렸던 이 집회는 지난 8월4일에도 광화문에서 한 차례 열린 바 있다. 불편한 용기 측에 따르면 광화문에서 열린 이 4번째 집회에는 여태까지 열린 5번의 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인 7만명이 참여했다. 주최측은 앞서 5차 시위부터 시위 명칭을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로 바꾸고, 수사기관뿐 아니라 사법부의 판결도 겨냥하는 쪽으로 전선을 넓혔다. 6차 시위도 같은 의제로 열릴 예정이다. 한편 6차 시위를 마지막으로 시위가 잠정 연기되는 데 대해서는 “정부 압박으로 인한 결정도, 우리가 운동권이어서도 아니고 이유와 추측을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에 2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마지막인 만큼 참가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실혼도 법적 가족’ 법제화 추진된다

    미혼모 가족 시설 ‘아이돌보미’ 파견 디지털 성범죄물 온라인 삭제 기간 단축 ‘몸캠’·사이버 성적 괴롭힘 피해도 구제 혼인 신고 없이 결혼 생활을 하는 ‘사실혼’ 관계의 부부도 가족으로 인정받도록 법제화가 추진된다. 건강가정기본법이 개정되면 여성가족부의 각종 가족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로 다른 법률의 가족 개념도 개정될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여가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도 중점사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건강가정기본법의 가족 범위는 혈연과 입양 등으로만 이뤄져 동거 가족을 포함한 사실혼 관계의 가족은 정부 정책에서 소외돼 있다. 법이 개정되면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가족도 가족 상담이나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다문화, 양육비, 한부모 등 흩어져 있던 가족 문제를 ‘가족콜’에서 원스톱으로 상담한다. 시설에 입소한 미혼모·한부모 가족의 양육 공백 해소를 위해 120개 시설에 아이돌보미가 무상으로 파견된다.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신청과 대기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이 내년 12월까지 개발된다.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핫라인을 구축해 지금보다 훨씬 빨리 삭제될 수 있도록 했다. 불법촬영물은 빠른 속도로 확산돼 조기에 온라인에서 삭제하는 게 중요하다. 피해자 범위도 사이버 성적 괴롭힘이나 ‘몸캠 피싱’(음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게 한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범죄) 피해자까지 확대해 지원하기로 했다. 성희롱·성폭력 수사 과정에서 상담원이 동행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의료지원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간호사를 확충한다. 이 밖에 공공부문의 성평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정부(7개 주요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전담 부서를 활성화하고 ‘성평등 목표’를 수립해 여가부가 이를 평가한다. 인터넷과 개인 방송에 대해서도 성평등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지역 주민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평등 아카데미’(4곳)도 운영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성차별에 대한 청년의 인식이 크게 벌어지고 있지만 극단적인 대립이나 혐오 양상으로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 부처부터 좀더 포용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디지털 피해자 삭제 지원 ‘더 빨리 더 많이’, 미혼모·한부모 가족 시설에 ‘돌보미’ 파견

    디지털 피해자 삭제 지원 ‘더 빨리 더 많이’, 미혼모·한부모 가족 시설에 ‘돌보미’ 파견

    2019년도 업무보고-성평등 사회 기반 조성 목표-중앙부처·지자체 ‘성평등 목표’수립-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확대 강화-아이돌보미 등 돌봄서비스 지원 확대내년부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삭제 지원 서비스가 몸캠 피싱 피해자들까지 확대되고 대기 시간도 단축된다. 시설에 입소한 미혼모·한부모 가족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처음으로 아이돌보미가 파견된다. 여성가족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당·청 인사 40여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내년도 중점 사업을 보고했다. 업부모고는 내년에 성평등 사회 기반을 마련하고, 가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실현하는 한편, 청소년의 보호와 성장을 돕는 지역사회 조성을 3개 과제를 기반으로 마련됐다.우선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기존에 불법촬영와 유포 피해자에게 국한됐던 피해자 지원 대상이 사이버 성적 괴롭힘과 몸캠 피싱 피해자로 확대하고 인력도 확충한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 부처 간 연계를 강화해 피해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유포물 학제 지원 서비스 대기 시간을 단축한다. 그 외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해 현장상담원의 동행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고, 증거채취 등 의료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간호사 수도 늘린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채팅앱을 통한 청소년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랜덤채팅앱 등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성평등한 사회 실현을 위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성평등 전담기능을 강화한다. 성평등 업무를 전담할 담당 부서를 신설해 해당 기관이 달성해야 할 ‘성평등 목표’를 수립하고 여가부는 컨트롤타워로서 목표 수립을 위한 노력도 등을 평가한다. 성평등 아카데미(4개소)를 운영하며 지역주민과 기초의원,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경찰 등 공무원 대상으로 ‘찾아가는 성평등 교육’를 진행한다. 아울러 동거가족,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에 대한 차별적 제도와 인식을 개선하고자 ‘건강가정기본법’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까지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지역 특성에 맞는 가족센터로 개편해 가족전용 상담전화인 ‘가족콜’(1577-1366)을 365일 24시간 운영한다. 다문화 가족 상담뿐 아니라 양육비와 한부모 가족 고충 등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수요과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아이돌보미’는 돌보미 수가 확충되고, 처우도 개선된다. 실시간 신청·대기관리시스템(어플리케이션)도 구축된다. 아이돌보미 국가자격 제도를 도입해 민간의 베이비시터 서비스와도 연계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시설에 입소한 미혼모·한부모 가족이 자립을 위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120개 시설에 아이돌보미를 무상으로 파견한다. 여가부는 최근 성평등 이슈를 두고 대립하고 있는 청년 세대를 위한 공론장을 만들고 이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2030 청년 성평등 미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내년 1월까지 청년들이 스스로 이슈를 발굴하고 어떤 정책을 마련할 것인지 등 로드맵을 마련하면 3월부턴 지역별·의제별로 청년들을 별도로 모집한다. 이 밖에 민간 기업의 여성대표성 확대 방안도 마련됐다. 민간 기업과의 협약 체결을 통해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를 수립하고, 이를 이행한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중심으로 관리됐던 학교밖청소년 문제를 지역 차원으로 확대해 사례 관리도 강화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몰카 근절·여성 권리 보장”…‘불편한 용기’ 시위, 22일 6차로 잠정 중단

    “몰카 근절·여성 권리 보장”…‘불편한 용기’ 시위, 22일 6차로 잠정 중단

    불법촬영(몰카) 범죄와 경찰의 편파 수사, 사법부의 성별에 따른 편파 판결 등을 규탄해 온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의 마지막 시위가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다. ‘불편한 용기’의 여섯번째 외침이 될 이번 시위는 잠정적으로 마지막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불편한 용기’ 인터넷 카페에는 ‘불편한 용기의 시위는 6차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연기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글이 올라왔다. 운영진은 “불편한 용기는 익명의 여성 수십만명이 모여서 만든 사상 최대의 여성 시위”라면서 “우리는 불편한 용기가 처음 출범했던 지난 5월부터, 6차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까지 진보·보수 진영할 것 없이 남성 권력의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음해와 달리 불편한 용기를 운동하는 운영진은 소위 말하는 ‘?’(운동권)도 아니고 정치단체 소속도 아닌 익명의 개인”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운영진은 여성이 말하는 여성 의제가 곡해되지 않고 진의를 전달하며 사회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약 7개월간 쉴 새 없이 달려온 불편한 용기는 6차를 마지막으로 다음 시위를 잠정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6차 시위가 종료된 이후, 스스로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어떠한 백래시(반발)가 밀려오고 있는지 고찰하는 동시에 더 거세질 백래시에 한국 사회가 잡아먹히지 않도록 다각도로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영진은 이번 6차 시위에 더 많은 여성들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운영진은 “‘사상 최대 규모의 여성 시위’라는 불편한 용기의 기록을 경신해달라”면서 “비록 22일을 기점으로 불편한 용기의 이름 앞에 자매님들을 만날 수 없지만,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시위를 잠정 중단하는 것에 대해 “이는 정부 압박으로 인한 결정도 아니며, 불편한 용기가 운동권이어서도 아니다”라면서 “다른 이유에 대한 추측은 삼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불편한 용기’의 6차 시위는 22일(토요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약 2만명이 시위에 참가할 것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6차 시위가 잠정적으로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에 역대 최대 인원이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홍대 몰카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불편한 용기’ 시위는 처음엔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모여 ‘혜화역 시위’로도 불렸다. 이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력 혐의 무죄 선고 당시 더욱 격화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1차(5월 19일) 1만 2000명, 2차(6월 9일) 4만 5000명, 3차(7월 7일) 6만명, 4차(8월 4일) 7만명, 10월 6일 열린 5차 시위 6만명 등 연인원 24만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주최 측은 집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 성수고 동아리 ‘은가비’ 블러썸 청소년 영상제 최우수상

    서울 성수고 동아리 ‘은가비’ 블러썸 청소년 영상제 최우수상

    서울 성수고 학생 7명으로 구성된 자율동아리 ‘은가비’팀이 4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제1회 블러썸 청소년 영상제’에서 중고생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경찰청, 연세대, SK브로드밴드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범죄 피해자에 대해 관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최우수상에 선정된 8분 15초 분량의 영상 ‘클로즈’(은가비 제작)는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이 친구가 내민 도움의 손길마저 거부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가비 대표 윤선화(고2·17)양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폭력도 결국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범죄 피해자의 고통에 초점을 맞춘 서울 선덕고 ‘MVP’팀, 학교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다룬 문정고 ‘나 불러썸’ 팀, 사이버 성폭력의 2차 피해를 다룬 리라아트고 ‘리필’팀, 성범죄 피해자를 향한 사회적 편견을 다룬 인천 강남영상고 ‘소울’팀이 각각 중고생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려상에는 불법촬영 범죄 피해 실태를 다룬 서울 영파여고 ‘YPO’팀 등 4곳이 선정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 사적 공간·얼굴 식별 가능한 몰카 찍으면 구속 못 면한다

    [단독] 사적 공간·얼굴 식별 가능한 몰카 찍으면 구속 못 면한다

    이전엔 보복성·상습 불법촬영에만 적용 샤워 여생도 찍은 해사생 퇴교·구속 여생도 화장실에 침입해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전 해군사관학교 남생도가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불법 촬영 범죄를 엄단하겠다며 지난달부터 구속 수사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2017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해군사관학교 여생도방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샤워하는 장면 등을 촬영한 전 해사생도 김모씨를 지난달 15일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퇴교 당한 후 민간인 신분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경찰은 지난 10월 불구속 송치했지만 검찰은 타인의 화장실을 침입했다는 이유로 김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10월부터 새로 ‘불법 촬영 범죄 사건 처리 기준’을 만들어 죄질이 중한 경우 구속 수사하고 있다. 기존에는 일명 ‘리벤지 포르노’로 불리는 보복성 범죄이거나 상습적인 경우에만 구속했지만, 처리 기준이 강화된 이후에는 피해자 식별이 가능하거나 집이나 화장실 등 사적 영역을 침입한 경우에도 구속한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전국 검찰청 여성·아동 대상 전담검사와 수사관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열고 강화된 처리 기준을 공유하기도 했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식당 화장실 2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성의 치마 속을 99회에 걸쳐 촬영한 남성도 지난 10월 18일 구속됐다. 검찰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정도가 중한 신체 부위의 경우 더욱 엄격히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부평에 있는 상가 여성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용변을 보는 여성 3명을 촬영한 남성도 지난달 22일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집이나 모텔 외에도 식당, 상가 공공 화장실도 사적 영역으로 판단해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을 다시 검토해 구속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촬영물에서 피해자 얼굴이 식별 가능한 경우도 구속 수사하고 있다. 경남 창원의 대형서점과 대형마트를 돌며 휴대전화로 여성 444명의 치마 속을 촬영한 남성도 지난달 20일 구속됐다. 이 남성은 얼굴이 또렷한 정도와 치마 속이 얼마나 촬영됐는지에 따라 등급을 매겨 파일명에 별 개수를 1~3개로 표시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모텔의 특정 호실에 투숙하면서 옆 건물 모텔 창문틀에 휴대전화 카메라를 올린 뒤 투숙객의 성관계 장면이나 여성의 나체를 촬영한 남성도 지난달 22일 구속됐다. 불법 촬영 범죄 건수는 2013년 2997건이었지만 2014년 3436건, 2015년 5080건, 2016년 5704건, 2017년 6632건으로 4년만에 121% 증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기소 후에도 죄질이 좋지 않은 경우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는 등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고] 여청수사·실종팀을 아시나요/김재영 서울 방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기고] 여청수사·실종팀을 아시나요/김재영 서울 방배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한 남성이 실종된 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확인해 직접 딸을 찾아 나선다는 신선한 소재로 입소문을 탄 끝에 관객 300만명을 동원한 ‘서치’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실종 사건은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실종팀이 전담합니다. 여성과 아동·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전담수사체계를 구축하고자 지난 2015년 신설됐고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아동 및 노인 학대·실종 사건을 맡고 있습니다.최근 방배서 여청수사·실종팀은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오빠가 6년 전 실종됐다’는 신고 접수 후 끈질긴 추적 끝에 실종자를 발견해 신고자로부터 “암투병 중인 부모님께 오빠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부부가 쇠막대기와 당구큐대로 초등학생 자녀를 폭행한 사실을 접수하고 즉시 수사 후 아동보호 사건으로 송치해 부부가 자신들의 양육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온 미투 사건,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 리벤지포르노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정폭력과 스토킹 사건까지 여청수사·실종팀은 그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는 동시에 업무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맞는 인력 증원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여청수사·실종팀은 24시간 3교대(팀당 4명)로 근무하는데 가정폭력·실종 사건의 경우 신고 접수 시 반드시 현장에 출동하고 있어 신고가 많은 날은 다른 수사를 할 시간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실제 여청수사·실종팀에서 근무하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경찰관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를 다루는 여청수사·실종팀은 전문성이 필수적입니다.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경험 많은 경찰관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가정불화와 학교폭력 등으로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를 돌본다는 사명감으로 매일매일 근무하고 있지만 민감한 이슈들로 가득한 현장을 대하다 보면, 나 자신과 동료들의 체력과 감수성이 소진되는 것을 종종 경험합니다. 이제는 사명감에 앞서 인력과 예산이 늘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약자 보호의 출발점이 아닐까요.
  • 가정폭력 현행범 즉시 체포, 접근금지 어기면 징역…가정폭력 대책 발표

    가정폭력 현행범 즉시 체포, 접근금지 어기면 징역…가정폭력 대책 발표

    앞으로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현행범을 즉시 체포할 수 있게 된다. 또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여가부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피해자 안전과 인권 보호 강화를 위해 경찰관이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즉시 격리할 수 있게 됐다. 폭력행위 제지, 가정폭력 행위자·피해자 분리 등으로 구성된 가정폭력처벌법 응급조치 유형에 ‘현행범 체포’가 추가된다. 또한 가해자가 접근금지 등 임시 조치를 위반했을 때 징역 또는 벌금 처벌로 제재 수단을 강화하도록 했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 조치는 위반해도 제재가 과태료 부과에 불과했다. 접근금지는 거주지와 직장 등 특정 장소 기준에서 피해자 또는 가정구성 등 특정 사람 중심으로 변경한다. 긴급임시조치는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외에 가정구성원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경찰의 가정폭력 사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범죄 유형별·단계별 가정폭력 사건 처리 지침을 마련하고, 재범 위험성 조사표를 개선하기로 했다. 가정폭력 112 신고이력 보관 기관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현장 종결된 사안도 기록을 유지하기로 했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자녀를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범죄를 막기 위해 격리와 접근금지 등을 담은 현행 피해자 보호명령 유형에 ‘자녀면접권 제한’을 추가한다. 피해자 보호명령 기간은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다. 가해자를 엄벌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상습·흉기 사범 등 중대 가정파탄사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가정폭력 범죄에 주거침입, 퇴거불응죄, 불법촬영 등이 추가된다. 가정폭력 정도가 심하고 재범 우려가 높은 경우 검사가 가정폭력 사건을 상담 조건으로 기소유예하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 대상에서 제외한다.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은 “형사소송법에 있는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가정폭력처벌법에 도입, 현장에서 가해자를 체포할 수 있게 명시하겠다”며 “흉기를 사용하거나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하는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재벌 위험성을 고려해 접근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예정”이라며 “긴급임시조치를 위반한 가해자는 한시적으로 유치장에 유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는 가정폭력 피해자 대상 전문 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가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폭력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에 일정 기간 머문 후 퇴소할 경우 내년부터 1인당 5백만원 내외의 자립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언어와 체류 문제 등을 겪는 결혼 이주여성들을 위해 폭력피해 이주여성 전문상담소를 신설하고, 가정폭력 피해자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한다. 정부는 추진과제 가운데 법 개정 등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이 조속히 개정되도록 노력하고, 가정폭력 대응 매뉴얼 운영과 피해자 상담·보호·자립 지원 등은 즉시 시행한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발생한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강화 등에 대한 국민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마련됐다. 가정폭력 사건은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즉시 분리하고 접근금지 등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 제도는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와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비인권적 폭력행위가 더는 ‘가족 유지’라는 명목으로 합리화되던 시대를 끝내고, 가해자와의 분리를 통해 피해자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점에서 기존 대책과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정폭력 현행범 ‘즉시 체포’, 접근금지 명령 어기면 ‘징역형’

    가정폭력 현행범 ‘즉시 체포’, 접근금지 명령 어기면 ‘징역형’

    경찰, 가정폭력 현행범 ‘즉시체포’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명령 어기면 ‘징역형’상습·흉기 사범은 ‘구속 영장’ 청구가정폭력에 ‘주거침임’과 ‘불법촬영’도 포함앞으로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가정폭력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인 자를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해야 한다. 가해자가 피해자나 그 외 가족구성원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현행 과태료(500만원 이하)에서 징역형까지 형사처벌을 받는다. 상습·흉기사범 등 중대한 가정파탄사범은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가정폭력 범죄에 ‘주거침입·퇴거불응죄’와 ‘불법촬영’도 추가한다. 27일 여성가족부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과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의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에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자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정의 보호를 우선하는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피해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대책으로 현행범을 즉시 체포하는 방안은 경찰관이 가정폭력 사건 현장에서 실시해야 할 ‘응급조치’ 유형에 포함키로 했다. 기존의 응급조치에는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것, 피해자가 동의할 때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인도하고, 폭력행위가 재발하면 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었다. 가해자가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위반하면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처벌이 강화된다. 접근금지도 현행 ‘특정 장소’에서 ‘특정 사람’(피해자 또는 가정구성원)으로 변경한다. 임시조치란 판사가 가정보호사건의 원활한 조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가해자에게 퇴거나 접근금지 등을 명령하는 것이다. 임시조치가 긴급하게 필요할 땐 경찰관이 직권으로 ‘긴급임시조치’ 할 수 있다.가정폭력 가해자는 ‘자녀면접교섭권’도 제한된다. 자녀를 만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범죄를 막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피해자 보호명령 유형에 자녀면접권 제한을 추가하고, 피해자 보호명령 기간도 6개월에서 1년으로, 처분 기간은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솜방망이 처벌을 낳는다며 도입 당시부터 문제가 됐던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는 가정폭력 정도가 심하고, 재범 우려가 높으면 대상에서 배제된다. 상담보건부 기소유예란 검사가 가정폭력 사건을 가해자가 상담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하는 제도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자립 프로그램도 신설·운영된다. 주로 남성 가해자가 경제권을 쥐고 있어 가정폭력 피해를 입으면서도 처벌을 원치않는 사례가 많아서다. 정부는 내년부터 3~4개 지역에서 시범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과 폭력피해이주여성 보호시설에서 입소한 후 퇴소할 땐 1인당 500만원 내외의 자립지원금도 지급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법 개정 등 입법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국회,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관련 법률이 조속해 개정되도록 한다. 아울러 12월 말 발표 예정인 ‘여성폭력방지 국가행동계획’에 추진과제를 반영, 후속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현황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비인권적 폭력 행위가 더 이상 ‘가족유지’의 명목으로 합리화되던 시대를 끝내고,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피해자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여성 폭력 추방, 성평등 사회로 가는 지름길/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월요 정책마당] 여성 폭력 추방, 성평등 사회로 가는 지름길/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올해 뜨거웠던 여름만큼이나 뜨거웠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미투운동, 디지털 성범죄, 가정 폭력과 같은 ‘여성 폭력’이다. 올 1월 성폭력 피해 여성의 용기 있는 행동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성희롱·성폭력 폭로가 들불처럼 확산됐다. 미투 운동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숨어 있던 여성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워 줬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 모두가 여성 폭력 문제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지난 5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은 미투운동이 시작된 시점과 이전을 비교했을 때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듣는 가슴 아픈 수업료를 내야 했다.불법촬영을 규탄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거리시위가 5차례나 있었다. 성차별과 여성 폭력 단일 이슈로는 유례가 없는 규모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법촬영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완벽한 삭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공포와 불안이 혜화역 집회를 통해 노도와 같이 분출된 것이다. 여성 폭력이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는 단적인 모습이었다. 정부는 이런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협의회’와 여성가족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점검단’을 지난 3월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사회 각 분야 미투 운동에 대응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고 그간 발표된 대책들의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점검단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신고센터’를 운영해 성희롱·성폭력 피해사건의 집중 지원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기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12월 ‘디지털 성범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체계를 만들었다. 그 일환으로 여가부는 올해 4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만들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 상담, 삭제·수사 지원, 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개소 6개월 만에 1845명의 피해자가 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달 전남편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세 자매 어머니 사건은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같은 달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 피해자 딸이 직접 나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는 말을 들으면서 담당국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했다. 여가부는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인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를 ‘성폭력·가정폭력 추방주간’으로 정했다. 올해는 ‘무관심으로 키우는 폭력, 관심으로 지키는 안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여성폭력 예방 행사와 캠페인 활동을 전국적으로 펼친다. 이달 말 관계부처 합동의 가정 폭력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다음달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여성 폭력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성 폭력 방지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여성 폭력 근절은 제도와 정책만으로 완결할 수 없다. 국민들의 지지와 관심, 함께하는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 주변에 ‘성평등’, ‘젠더’ 같은 단어만 보면 지레 겁먹는 사람들도 많고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성 폭력이 없는 사회는 우리 각자가 만들어 가고 우리가 누리는 것이다. 우선은 여성 폭력을 사소한 문제, 남의 문제가 아니라 중대한 범죄이자 나와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부터 가져 보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여성 폭력 없는 안전한 우리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성폭력 피해 신고 어디로? 가정폭력 상담센터는 어디에? 여성폭력 원스톱 지원 안 될까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성폭력 피해 신고 어디로? 가정폭력 상담센터는 어디에? 여성폭력 원스톱 지원 안 될까요

    올 초 술자리에서 직장 동료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A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엔 정작 성추행 장면 대신 두 사람이 어깨동무한 모습이 나왔고, 결국 증거 불충분에 따른 ‘피의사실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이후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회사 사람들의 시선도 자신을 책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A씨는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디에 전화해야 할지 막막했다. ‘성폭력 피해’ 단어로 인터넷을 검색하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긴급전화 1366’, ‘한국여성의전화’ 등 한눈에 들어오는 전화번호만 4~5개 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 사이트에 들어가자 1366으로 전화를 하라는 건지, 성폭력상담소(170곳)로 직접 전화를 하라는 건지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도 별도로 있었다. A씨는 “1366으로 심리 상담 지원 기관을 소개받았지만 처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성범죄 피해 사건은 단순히 신고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가해자의 명예훼손, 주변인의 2차 가해 등으로 사건 발생 이후 불거지는 문제가 더욱 많다. 그러나 A씨의 사례처럼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 어디로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112나 119처럼 일원화돼 있지 않아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긴급전화 1366’ 일원화 왜 어렵나 여성가족부는 여러 신고·상담 센터가 있지만 사실상 여성긴급전화 1366이 모든 종류의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의 초기 지원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전화 상담을 요청하면 유형별 상담소로 연결해줄 뿐 아니라 수사 지원부터 심리 치료, 법률 지원, 긴급 피난까지 알려 준다. 긴급 상황일 땐 112와 119와도 공조하며, 피해자가 거처를 떠나야 할 때를 대비해 긴급 피난처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긴급전화 1366은 여성폭력 대표번호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여성긴급전화 1366은 1997년 한국여성의전화가 가정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의 가정폭력상담소(올 6월 기준 207곳)와 함께 가정폭력 지원 체계로 분류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성긴급전화 1366에 걸려온 상담 전화는 모두 28만 9032건으로, 이 중 18만 326건(62.4%)이 가정폭력, 2만 1470건(7.4%)이 성폭력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 167곳의 성폭력 상담소로 걸려온 상담 전화는 모두 11만 1123건(61.5%)으로, 여성긴급전화 1366이 접수한 성폭력 상담 전화의 5배 이상이었다. 이처럼 유형별로 가정폭력과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상담소가 나뉜 것은 정부가 각각의 폭력을 문제로 인식한 시기가 달라서다. 실제 상담소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도 제각각이다. 윤덕경 한국여성정책연구소 젠더폭력 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20일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신고센터가 처음 설립될 때 목표가 다 달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피해자 입장에선 답답함이나 당혹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장 여성긴급전화 1366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 신고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도 어렵다. 여성긴급전화 1366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하 진흥원)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지만 재단법인으로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계약직이다. 매년 사업비를 따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여성긴급전화 1366이 여성폭력에 대한 초기 지원을 담당하도록 돼 있음에도 정부가 1366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는 건 지금 있는 인력과 예산으론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여성폭력에 대한 신고·상담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이후 전화량이 훨씬 늘었지만 3교대로 운영되는 데다 처우가 좋지 않아 다른 상담시설로 유출되는 인력이 많고 새로운 사람을 뽑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적 기반 마련해 일원화 서둘러야 최근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피해자를 위한 신고·상담 전화는 더욱 세분화됐다. 여가부는 지난 3월 미투 이후 진흥원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신고센터’(02-735-7544)를 신설했다. 4월엔 최근 문제가 되는 불법촬영 피해자를 위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도 설치했다. 교육부는 ‘스쿨미투’ 관련 신고센터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어디에 전화를 걸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또 별도의 신고센터가 추가로 들어선 셈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미투 이후 새로운 분야의 성범죄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피해자 지원 대책이 마련되다 보니 전담 신고센터가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문화·예술계만 하더라도 여타 성범죄와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이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분리된 신고센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은 분야별 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한 뒤 추후에 긴급신고 112의 상황실처럼 중앙 센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여성폭력방지법’과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신고 체계 일원화의 키가 될 수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뿐 아니라 디지털 성폭력,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새로운 유형의 여성폭력까지 포괄해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종합 대책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각기 다른 상담소와 지원시설 간 통합도 가능해진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에는 ‘여성폭력 방지 전담기구’의 법적 근거와 진흥원을 공공법인으로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최창행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진흥원이 재단법인에서 공공법인으로 지위가 바뀌면 여성폭력 방지의 전담기구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신고 체계도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열린다”면서 “현재도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아우르는 통합형 상담소 2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10곳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순히 통합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상담센터 대표는 “디지털 성범죄를 놓고 보면 피해자가 원하는 건 불법 촬영물 삭제와 유포 방지이지만 진흥원이 맡기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신고 체계를 원스톱으로 하는 것뿐 아니라 여성폭력 방지 상담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재교육을 진행해 지원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비공개 촬영회 노출사진 불법 유포한 남성들 무더기 적발

    비공개 촬영회 노출사진 불법 유포한 남성들 무더기 적발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에서 촬영된 여성 모델 200여명의 노출 사진을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통해 유포한 남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촬영물 피해자 중에는 사진계에 만연했던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양예원씨도 포함돼 있었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이트 운영자 A(24)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가 운영한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여성 모델의 신체 사진이나 직접 찍은 지인의 노출 사진 등을 올린 혐의로 B(35)씨 등 8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1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비공개 촬영회 때 찍힌 여성 모델의 노출 사진이나 영상물을 올리는 ‘출사 사진 게시판’, 전 여자친구나 아내 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사진 등을 올리는 ‘인증·자랑 사진 게시판’이 운영됐다. 특히 전 여자친구 등의 노출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린 남성 피의자 53명의 직업은 수의사뿐 아니라 군 부사관, 유치원 체육강사, 학원강사, 대기업 직원, 대학생, 고등학생 등 다양했다. 이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은 33만명에 달했다. 경찰은 이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 9만 1000여건이 유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한 유포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는 3테라바이트(TB) 분량의 불법촬영물·음란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 모델들의 사진을 이 사이트에 올린 남성 중 직접 촬영한 사람은 없었고, 모두 이 사이트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올린 노출 사진을 내려받았다가 다시 업로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운영한 불법 음란물 사이트) 회원들은 구글에서 ‘출사’나 ‘인증’ 같은 단어를 검색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한 뒤 활동했다”면서 “촬영회 사진을 공유하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 중에서는 회원 수나 음란물 양에서 독보적인 위치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A씨가 운영한 사이트는 포인트제를 적용해 음란 게시물 1건당 5∼10점을 회원들에게 주고, 총 5000점 이상이면 각종 음란물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모델 사진을 유포한 남성들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일정 시간 후 게시물을 삭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사이트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게시판 관리자 역할을 하며 A씨의 범행을 도운 공범을 쫓는 한편 다른 불법 음란물 사이트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여친 인증’ 불법촬영 일베 압수수색 예고

    경찰, ‘여친 인증’ 불법촬영 일베 압수수색 예고

    경찰이 ‘여자친구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신체 사진을 불법 촬영해 게시한 이들을 찾기 위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서버를 압수수색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일베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이날 중 신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베에는 ‘여친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이 잇달아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일부 게시글에는 여성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나체사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게시물은 상당수 삭제된 상태지만 경찰 관계자는 “채증 등 필요한 조치를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찰은 ’일베 여친, 전 여친 몰카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범죄자들 처벌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까지 12만 6000여명이 서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몰카 소탕 작전’ 벌인 경찰, 하루 37명씩 검거

    ‘몰카 소탕 작전’ 벌인 경찰, 하루 37명씩 검거

    해외 서버 음란사이트 103개 중 92개 폐쇄 경찰청장 “2차 근절대책으로 발본색원할 것”3개월 넘게 불법촬영(몰카) 소탕 작전을 벌인 경찰에 3600명이 넘는 인원이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지난 8월 13일부터 진행된 ‘사이버성폭력 사범 100일 특별단속’ 결과를 잠정 발표하고, 98일 동안 불법촬영자, 음란물 유포 사범 등 3660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하루에 37명씩 잡아들인 셈이다. 이 가운데 죄질이 중한 133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번 단속 기간 국내 최대 웹하드(위디스크)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구속하는 등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음란물 공유 사이트인 웹하드 업체, 음란물을 온라인에 올리는 헤비 업로더, 불법촬영물 삭제를 돕는 디지털장의사가 서로 얽혀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 외에도 15개 주요 웹하드 업체를 단속해 운영자 22명, 헤비 업로더 240명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 수사 의뢰한 웹하드, 음란 사이트 등 536개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을 실시해 111명을 검거하고 32명을 구속했다. 이밖에 외국에 서버를 둔 음란 사이트 103개를 단속해 92개를 폐쇄했다. 사이트 운영자 61명도 적발됐다. 폐쇄되지 않은 주요 음란사이트 150개도 접근을 차단시켰다. 경찰은 현재 양 회장이 음란물 유통으로 벌어들인 수익금에 대해 환수 절차에 들어갔으며, 다른 웹하드에 대해서도 수익 환수를 위한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불법촬영 실태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제 본궤도에 오른 만큼 2단계 근절대책을 세워 온라인 상에서 불법촬영물을 발본색원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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