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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시 메이커]권기섭 노동부 외국인력 정책과장

    “외국인 근로자 정책은 인권문제와 국내 노동시장의 양면을 고려하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합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입법을 계기로 최근 노동부에 신설된 외국인력정책과 초대 과장으로 임명된 권기섭(權基燮·34·행시 36회) 과장은 고용허가제의 산파나 다름없다. 지난해 12월부터 한시적 기구였던 외국인고용대책단 단장을 맡아 노동부의 10년 숙원인 고용허가제 법안의 국회 통과에 크게 기여했다. 또 지난 9∼10월 불법체류자에 대해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길을 터 19만명이 혜택을 봤다. 요즘에는 내년 8월 고용허가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 입법예고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고용허가제만큼 이해집단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던 법안도 드물 겁니다.재계를 중심으로 입법과정에서 강력한 반대가 있었고,임금상승 등 고용허가제 도입에 대한 일부 사업주들의 편견으로 상황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기존의 산업연수생 제도를 대체하는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 사업주에게 외국인력 고용을 합법적으로 허용하는 제도이다.기존 산업연수생제가 인권침해 등 문제점을 드러내자 보완책으로 마련됐다. 권 과장은 “고용허가제 도입을 계기로 송출비리가 최소화되고 외국인근로자의 임금수준도 그들의 생산성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정책은 수요자인 사업주 관점에서만 논의돼 내국인 고용기회 침해나 외국인 정주(定住)화,외국인 사회보장 등 사회비용적 측면에서는 검토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권 과장은 “이제 정부에 외국인력 관련 부서도 생겼고 관련 법안도 마련되는 등 합법적인 외국인력 제도 도입의 바탕이 마련됐다.”면서 “내국인 고용상황을 면밀히 살펴가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외국인력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과장이 외국인력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나친 온정주의다. “불법체류자의 항의와 집단행동은 우리나라의 법과 정부에 대한 경시 풍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또 정부 정책에 협조해 자진 출국한 3만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위입니다.‘코리안 드림’을 이뤘으면 귀국해야 합니다.그래야 다른 사람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권 과장은 2001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영학 석사를 받았으며 주로 외국인 고용정책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김용수기자 dragon@
  • “알카에다 조직원 97년 일시체류 작년에도 1명 입국하려다 무산”

    미국의 9·11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계 국제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최근 우리나라에 입국,주한미군의 경계태세 등을 파악하고 출국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은 15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나이로비 미 대사관 폭파를 자처하는 튀니지 출신의 알 카에다 조직원이 1997년 9월부터 98년 3월까지 경기도 의정부의 한 영세 제조업체에 근무하며 불법체류하다 강제출국됐다는 사실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확인됐다.”며 보고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이와관련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작년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국내로 입국하려다 비자문제로 10여시간 체류한 뒤 출국하는 등 갈수록 테러세력의 국내침투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3시간 동안 13차례 구조요청… 경찰도 119도 외면/中동포 파출소옆서 동사

    정부의 불법체류자 일제 단속에 쫓기던 중국동포가 길거리에서 매서운 추위에 시달리다 숨지기 한시간 전까지 경찰과 소방서 등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해 동사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오전 5시20분쯤 서울 종로구 혜화동 혜화고가 아래 인도에서 중국동포 김모(46)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 김모(55)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현장에서 발견된 김씨의 휴대전화에서는 112와 119에 오전 1시15분부터 4시25분까지 짧게는 6초에서 4분17초까지 모두 13차례나 통화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112신고는 신원과 장소 등을 명확히 밝혀야 접수되는데 김씨의 신고는 공식 접수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에서 남아있는 통화내용은 이와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12신고센터측에 따르면 이날 새벽 김씨는 “종로4가에서 창덕궁 쪽으로 가고있는 중인데 추워죽겠고 힘이 없어서 못 걷겠다.”면서 “집이 100주년 기념관 쪽이니 순찰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근무자는 “김씨가 술에 취한 듯 횡설수설하고 종로4가가 워낙 넓은 데다 자기 집도 가까운 만큼 택시를 타고 집에 갈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또 김씨가 숨진 장소가 인근 순찰지구대 사무실과 불과 20m 남짓 떨어진 곳이어서 경찰과 119구급대가 안일하게 대응한 데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중국동포의 집 김해성 목사는 “파출소 옆에서 김씨가 여러 차례 신고를 하다 죽어 갔는데 경찰과 119에서 모두 출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다.”면서 “신고자가 누구인가를 떠나 위험에 처했다면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으로 2000년 7월 5일 국내에 몰래 입국한 뒤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등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부터는 서울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다른 중국동포와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다 지난 2일 농성장에서 이탈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서울 가리봉동 조선족타운 르포/ 中동포 대거 빠져나가 상가 곳곳 문닫아 인적없는 ‘유령도시’로

    8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2차 합동단속이 시작되는 가운데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조선족 타운’에 ‘연쇄 도산’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17일 1차 단속 이후 중국 동포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상점들이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고,그 여파로 물품을 대주던 식료품점과 수입업자도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은 법무부 단속 직원들과 생존권 대책 마련 간담회를 갖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연쇄 도산 비상 7일 오후 가리봉동 ‘조선족 타운’은 ‘유령 도시’를 연상시켰다.붉은색 중국어 간판이 즐비한 500여m의 거리에는 주말인데도 인적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거리 곳곳에서는 셔터를 내린 중국 상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인근 가리봉 시장은 상인들의 한숨과 푸념으로 가득찼다.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물정보 쪽지만 잔뜩 나붙어 있었다. 가리봉 상인협회에 따르면 단속 이전 이곳에는 3만여명의 중국 동포가 북적거리며 하루 평균 3억∼4억원의 돈을 소비,이 지역 상권을 먹여 살렸다.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수천만원 정도만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돼 심각한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상인협회 김용인 회장은 “중국동포가 한꺼번에 사라진 뒤 250여개의 상점 중 20여곳이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은 상태”라고 말했다. ●매출 평소 20%이하로 떨어져 중국음식점 ‘삼팔교자관’을 운영하는 강용근(46)씨는 “단속 이전에는 하루 평균 180여만원의 매상을 올렸는데 지금은 하루 4만∼5만원도 어려워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말했다. 중국음식점 ‘신요’ 김모(44·여) 사장도 “당장이라도 문을 닫고 때려치우고 싶지만,누가 이 상황에서 인수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3개월 전 8000만원의 빚을 내 중국식료품점을 열었다는 이광수(48)씨는 “중국식당들의 주문이 없어 매출이 평소의 20% 이하로 떨어져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상인들 발 동동,법무부 “법대로” 지난 5일 오후 가리봉동 ‘동포사랑교회’에서는 이 지역 상인 80여명과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소 문화춘 조사3과장간의 간담회가 열렸다. 상인들은 생존권 대책 마련과 함께 마구잡이 단속에 항의했지만,법무당국은 “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중국 동포 아내와 함께 중국식 꼬치구이전문점 ‘풍무뀀점’을 운영하는 국옥현(44)씨는 “1차 단속 이후 매출이 평소 10%도 되지 않아 중국의 장인·장모로부터 오히려 용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김모(47)씨는 “기준 없는 단속으로 합법적인 외국인등록증을 가진 중국 동포들마저 이 거리를 떠나고 있다.”면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관할 경찰서가 아닌 다른 지역 경찰까지 찾아와서 단속을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문 과장은 “고용허가제 시행으로 합법적인 중국 동포가 들어오는 내년 8월까지 참고 기다리면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기자 tomcat@
  • 불법체류 中동포 특혜 없다/법무부 “헌소 확인증 상관없이 단속”

    법무부는 헌법소원을 낸 5000여명의 불법체류 중국동포를 단속에서 제외하거나 체류연장을 위한 특혜조치를 베풀지는 않을 것이라고 7일 재확인했다. 법무부가 ‘헌법소원 확인증’이 단속 예외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밝혀 단속과정에서 시민단체와 충돌이 예상된다. 첫 개방형직인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장에 임명된 이민희(45) 신임 국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법체류 상태의 중국동포는 권리행사가 제한돼 국적회복 신청이 타당치 않으며 원칙적으로 불법체류 외국인과 똑같은 단속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체류자격을 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법 체계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동포’라는 이유로 동정 여론이 있지만 출입국 업무에서는 냉정히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조선족 교회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전면적인 시혜조치를 베풀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인권문제를 고려해 중국동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였다.”고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선을그었다. 서울 조선족교회측은 그동안 정부와 중국동포의 국적회복을 위한 합의가 있었으며,헌법소원 확인증 소지자는 단속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이 국장은 “독일은 산업발전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외국 근로자를 받아들였다가 각종 사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불법체류자가 집단 거주촌을 이루고 2세를 낳으면 우리 체제가 복지문제 등 그들을 포용할 태세가 돼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편집자에게/ “제도 시행앞서 합리적기준 마련해야”

    -‘불법체류 양산 노예문서’ 기사(대한매일 12월2일자 11면)를 읽고 지난 7월 고용허가제 실시를 골자로 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편법과 불법,인권유린으로 얼룩졌던 우리나라의 외국인력정책이 진일보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4년 이상 체류 외국인은 합법화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자진출국기간이 끝난 지금에도 10만명 이상이 전국 각지에서 강제추방을 반대하며 농성을 하거나 단속을 피해 은신생활을 하고 있다.또 합법화된 18만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도 법률상 사업장이동 제한규정으로 인해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하거나 사업장을 이탈하여 다시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고 있다.외국인의 사업장변경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부 고용안정센터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원칙적으로 사업장변경을 허용할 수 없고,사업주의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임금체불 2개월이상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업장이동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상 사업장이동 제한은 어쩔 수 없는 제도적 한계라 할지라도,노동부는 고용허가제의 대원칙은 ‘노동관계법의 전면적용과 외국인노동자의 보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제도의 시행에 있어서 보다 탄력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또다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종억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상담실장
  • 불법체류 외국인 81% 합법화

    법무부는 1일 전국 24개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출장소에서 합법화 대상 불법체류 외국인 가운데 80.9%인 18만 4199명을 합법화조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9월1일부터 지난 달 30일까지 합법화 신청을 받은 결과,체류기간 3년 미만자 14만 4091명,3년 이상 4년 미만자 4만 108명에게 사증발급인정서를 발급해주고 합법화조치를 마쳤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전체 신청자의 55.7%인 10만 266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중국동포가 39%인 7만 2001명,태국인이 8.1%인 1만 338명 등의 순이다.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체 신청자의 66.1%인 12만 1801명,음식업이 16%인 2만 9897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18만여명의 불법체류자를 합법화함에 따라 현재 등록외국인 수는 49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외국인근로자 사업장이동 3회로 제한 규정/ 불법체류 양산 ‘노예문서’

    4년 미만 국내 체류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합법화가 이뤄졌지만 사업장 이동제한이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 또다른 족쇄가 되고 있다. 1일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내 체류가 합법화된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체류허가기간 동안 일하는 사업장을 3번까지만 바꿀 수 있다.이것도 부도나 일감부족 등 회사측 사정인 경우에 한하며 개인사정에 의한 사업장 변경은 1회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외국인이 임금 등 근로조건에 만족치 못하더라도 스스로 작업장을 옮기지 못하도록 한 독소조항으로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특히 일부 업주들은 이탈자 신고조항을 악용해 불리한 근무조건을 강요하고 있어 외국인 고용허가제 이후 노동환경이 더욱 나빠졌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한 외국인(27)은 “전에는 어차피 불법체류였기에 사업장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합법화된 이상 불만이 있더라도 옮길 수 없다.”면서 “노동시장 혼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의로는 한번도 옮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장 변경 허가를 받은 뒤 1개월 이내에 이동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강제출국 대상이 되는 것도 외국인들의 발을 묶고 있다. 남동공단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인원감축에 따라 사업장 변경신청을 낸 중국인 임모(34)씨는 “적법한 사업장 변경절차를 밟더라도 1개월이라는 기간에 쫓기다보면 불리한 근로조건을 감수하거나 불법체류자로 되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고용허가제 이후에도 불법체류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업장 이동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부모나 본인 호적등재 중국동포 한국국적 허용 추진

    법무부는 외국인 불법체류자이더라도 국내 호적에 이름이 남아 있는 경우 국적회복 및 귀화 신청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불법체류자에 대해 접수를 일절 거부했던 법무부가 이처럼 태도를 바꿈에 따라 앞으로 중국동포에 대한 처리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4면 법무부 석동현 법무과장은 “불법체류자 가운데 국내 호적에 본인이나 아버지,어머니 이름이 남아 있는 경우 국적회복 및 귀화 신청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단 신청을 접수한다 해도 국적을 바로 취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국적법에 따르면 중국동포는 중국 정부 수립일인 ‘1949년 10월1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 출생자는 국적회복,이후 출생자는 귀화를 신청해야 한다.또 신청자격은 본인이나 아버지 이름이 국내 호적에 남아 있는 미혼 ‘합법체류자’로 제한하고 있다.이에 따라 친지 방문 비자로 입국하는 중국동포들은 체류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1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 국적회복 심사를 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해 왔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중국동포들이 29일 단식농성을 해제한 것과 관련,임금체불·전세금 등으로 당장 출국하기 어렵거나 날짜가 적힌 항공권을 제시하는 경우 강제출국시키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에 계류중인 국적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개정안은 외국인 여성이 국내에서 결혼한 뒤 2년이 지나지 않아 이혼하더라도 파탄사유가 남편의 잘못이라면 귀화허가를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9일 중국동포 100여명이 단식농성중인 서울 구로구의 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를 방문,중국동포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은주기자 ejung@
  • 귀화기준 마련 안팎/ 법무부 “불법체류자 구제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9일 중국동포 100여명이 단식농성중인 조선족 교회를 찾아 면담한 이후 정부의 불법체류 중국동포의 강제추방 방침이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아직 정부 당국인 법무부와 조선족교회 등 당사자간 시각차가 커 여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는 최근까지 불법체류자의 국적회복·귀화 신청은 받지 않겠다고 못박았다.그러나 지난 29일 노 대통령의 방문에 따라 중국동포들이 단식농성을 풀자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 불법체류자라 해도 본인이나 아버지 등 직계존속이 국내 호적을 보유한 경우 국적회복 및 귀화 신청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조선족교회는 이에 대해 “법무부가 농성중인 대다수 중국동포의 국적을 회복해 주기로 했다.”며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법무부는 즉각 “이번 방침은 중국동포 불법체류자를 구제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다.”면서 “200만 중국동포를 고려한 전향적 검토”라고 반박했다. 또 “인도적 차원에서 신청을 접수한다는 것이지 모두 한국 국적을 취득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신청 접수를 중국동포의 불법체류 합법화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법무부가 조선족교회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아직 정부 내부에서 의견이 완전히 조율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법무부 일각에선 중국동포에게만 특별혜택을 주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불러올 것이라 비판한다. 현행 국적법은 합법체류자 가운데 본인이나 아버지가 국내 호적을 보유한 경우 절차를 거쳐 국적을 회복하도록 하고 있다. 이기백 법무실장은 “법무부의 인도적 조치란 임금체불 등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 강제출국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라면서 “다른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고려할 때 현행법을 어기면서 혜택을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아버지가 동포1세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나 아들이 친척방문을 위해 방한했다가 불법체류자가 된 경우 귀화 신청을 받아주는 것이 합당하다.”면서 “현행법의 한계를 인정,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외교적 부담을 떠안고 중국동포의 전면적인 국적회복 조치에 나설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정은주기자 ejung@
  • 日 “외국인 유학생 입국심사 강화”/불법체류자 범죄 많아

    |도쿄 연합|일본 법무성은 내년 4월 이후 일본 내 대학,일본어학교 등에 입학할 예정인 유학생의 입국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 법무성은 최근 불법 체류 외국인 등에 의한 범죄가 빈발하고 흉포화해짐에 따라 치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전국의 대학에 통보했다. 법무성은 특히 중국 등 불법 체류자가 많은 국가 출신의 유학생들에 대해 ▲생활비 지불능력 ▲어학능력 ▲경력 등 항목을 중심으로 엄격한 심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유학생 본인의 예금 잔고 증명서 이외에 과거 3년간 수입과 관련한 자료,경비를 부담하는 사람의 직업·수입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 대학에서 일본어로 수업을 받으려면 ‘일본어 능력시험 2급 이상 또는 일본 유학시험 200점 이상’을,일본 대학의 일본어과나 일본어 교육시설에서 수강하기 위해서는 ‘일본어 능력시험 4급 이상’임을 증명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 죽어서도 못떠나는 외국인근로자

    “영안실에서 10년 넘게 일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26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의료원 영안실 한 구석에는 영정도 조문객도 없는 기이한 빈소가 차려져 있었다.말이 빈소지 ‘외국인(브르흔)’이라고 쓰여진 위패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다. 영안실 관리인 박모(38)씨는 “시신확인차 온 경찰 외에는 찾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하도 딱해 보여 종이로 위패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인 브르흔은 지난 25일 오전 2시쯤 인천 송현동 D목재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 뒤 시립병원인 이곳에 안치됐다. 그는 지난 7월 1주일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았지만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더구나 지난 17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일제단속이 펼쳐지자 바늘방석 처지가 됐다. 며칠 전에도 친구가 일하는 D공장을 찾아 사업주에게 일자리를 부탁했지만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거절당했다.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는 귀국하기로 마음 먹고 25일 오후 떠나는 비행기표를 구입했다.그러나 고향에는 굶주리는 가족과 한국 입국을 위해 주위로부터 얻은 빚(500만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출국을 불과 반나절 앞두고 친구를 찾았다가 자살이란 극단적 상황을 택했다. 친구 카림(40)은 “고향에 두고 온 빚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귀국한다고 작별인사까지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그러나 브르흔은 죽어서도 결코 자유인이 되지 못했다.경찰은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유족을 찾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결국 그는 하루 3만 5000원씩 들어가는 시신안치료를 내지 못하는 ‘불량고객’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기숙사 없어 출퇴근… 불법체류 노동자 단속 될라/ 가슴 졸이는 영세업체

    경기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D사는 컴퓨터 모니터의 본체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생산직 50명 가운데 62%인 36명이 외국인이고 이중 29명은 합법적 자격을 갖고 있다.나머지 7명이 불법체류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단속이 시작되기 직전 불법체류자를 모두 내보냈으나 제조업에 한해 단속이 유예되자 다시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다.그러나 법무부가 ‘작업장 밖에서는 단속한다.’는 방침에 따라 출퇴근길에 단속을 집중해 가슴을 졸이고 있다.직원용 숙소가 공장 안에 없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퇴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단속에 걸리면 고용주도 처벌된다. ●‘제조업 단속유예’에 오히려 불안 D사는 출퇴근 때마다 크게 불안하다.45인승 출퇴근 버스가 있지만 불법체류자들은 따로 봉고차에 태워 출퇴근을 시킨다.퇴근 때에는 “절대 외출하지 마라.”고 날마다 당부한다.이들이 단속에 걸리면 사업주도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모(37) 본부장은 “정부가 제조업에 한해 단속 유예를 밝히고도길거리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기숙사를 갖춘 큰 회사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와 같은 영세업체는 출퇴근 때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궁여지책으로 회사에서 재직증명서를 만들어 불법체류자들이 외출할 때 갖고 다니도록 했지만 이 역시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회사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이웃 시화공단의 장난감 제조업체 K사의 유모(45) 사장은 불법체류자 2명을 고용하고 있다.그는 “불법체류자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은 커녕 약국도 제대로 갈 수 없다.”면서 “구내식당조차 없어서 인근 식당까지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항상 불안하다.”고 밝혔다.유 사장은 이들 2명을 승용차로 매일 출퇴근시켜 준다. 그는 “제조업의 인력난을 우려해 단속을 유예키로 했으면 전면적으로 유예해야지 출퇴근 때 단속을 실시하는 것은 원칙이 없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꼬집었다. ●“단속방침은 전형적 탁상행정” 그러나 기숙사를 갖춘 인천 남동공단 K가구공장은 아무런 걱정이 없다.이 회사는 불법체류자를 10명 고용하고 있다.그러나 불법체류자들이 기숙사 내에서만 생활하므로 단속의 두려움이 없다.불법체류 근로자들의 구직이 넘친다.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안산 외국인노동자의 집 박천음 목사는 “기숙사가 없는 회사는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정부가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에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것이라면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대한포럼] 불법체류자의 덫

    지난 18일 모든 조간신문에는 경찰차량에 웅크리고 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중국 동포 여성의 사진이 실렸다.자신의 딸과 결혼한 한국인 사위가 딸의 가출에 앙심을 품고 신고함에 따라 불법체류자 단속망에 걸렸다는 설명도 곁들여져 있었다.‘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 땅을 찾았다가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주소는 이 사진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지난 17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부 합동단속반의 단속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비슷한 장면이 꼬리를 물고 있다.한결같이 입국과정에서 진 거액의 빚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안고 있다. 급기야 중국 동포 5500여명은 집단으로 국적회복 신청과 함께 단식농성에 돌입했고,일부 동남아 국가 출신 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 합법화’를 요구하며 종교시설 등에서 농성중이다.이들의 딱한 실상이 알려지면서 동정적인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입장은 단호한 것 같다.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에앞서 전체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불법체류자의 비율을 종전의 78%에서 10% 이하로 떨어뜨리겠다는 각오다.불법체류자들을 방치한 상태에서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면 합법적으로 고용된 노동자들도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은 주권 국가로서의 당연한 책무라는 법 이론을 들먹이기도 한다.고용허가제나 노동허가제를 시행중인 미국,싱가포르,대만 등에서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냉혹하리만치 엄격한데도 우리가 훨씬 더 비인간적인 것처럼 비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정부의 신뢰성 상실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지난 1993년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한 이래 불법체류자가 해마다 급증했음에도 영세사업장 인력난 완화 등 우리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이를 방치해 왔다.게다가 2001년부터 고용허가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불법체류자들을 강제출국시킨다고 공언했다가 법제화 지연으로 공수표가 되는 자충수를 거듭했다.불법체류자의 출국 거부와 이들에 대한 동조 여론에는 ‘양치기 소년’처럼 돼 버린 정부와 ‘여럿이 모여 목소리를 높이면 대책이 나온다.’는 이상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이들을 탓하기에는 정부 정책에 순응해 자진출국했던 사람들이 도리어 손해보는 모습을 너무도 자주 보여줬다.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내년 7월 말까지 불법체류자 7만∼8만명을 내보낸다고 다짐을 하지만 아직도 단속 세부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영세사업주들이 일손 부족으로 문닫을 판이라고 아우성치자 제조업체 근무 불법체류자는 단속을 유예한다고 했다가 중국 동포들이 단식농성으로 맞서자 단속의 후순위로 돌리겠다는 식이다.한마디로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겠다고만 했지 불법체류자 단속 등 이후의 ‘로드맵’이 없다.정부의 무원칙이 스스로를 ‘덫’에 빠뜨린 꼴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이를테면 합법화 신청서 접수자 중 아직도 취업하지 못한 3000여명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단속을 유예한다든지,중국 동포들에 대해서는 동남아 국가 출신 불법체류자들과 달리 단속시한 연장이나 재입국 보장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방식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이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돈을 챙기려는 악덕 브로커들을 철저히 단속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10년에 이르는 논란 끝에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이미 값비싼 비용을 치른 셈이다.이런 상황에서 시계의 바늘을 다시 과거로 돌리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불법체류자 단속 문제에 있어 너무 온정주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 득 정 논설위원 djwootk@
  • 어둠속의 1000명/밀입국 탈북자 국적취득 방법 몰라… 불법체류 단속피해 잠적

    “여기오니 온몸이 후들후들 떨립네다.저 진짜 잡혀가는 거 아니죠.” 20일 오전 서울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은 북한동포 최송죽(53·여)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절차를 밟아 북한동포라는 게 확인되면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듯 질문을 반복했다.불법체류자 단속이 시작된 지난 17일 이후 북한동포로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 국적회복을 신청하기는 최씨가 처음이다. 최씨는 지난 2001년 입국한뒤 “북한동포라도 불법체류자로 단속되면 보호소로 잡혀 간다.”는 소문에 2년 남짓 목동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숨어 살다시피 했다.최씨는 그러나 정부 단속이 본격 실시되자 수소문 끝에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사무총장 도희윤)’를 알아내고 이날 상담을 받기 위해 도 사무총장을 만나 함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았다.최씨는 “북한동포는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금세 힘을 얻는 듯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당시 3살이던 최씨는 할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함경북도 김책시를 떠나 중국 옌볜(延邊)으로 건너가 ‘조선교포’로 생활했다.하지만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북한국적을 가져야만 했던 최씨에게 중국사회는 냉담했다.5년전 중국인 남편과 헤어진 뒤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지만 비자 받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2001년 5월 여권브로커를 만난 최씨는 그에게 한화 1400만원을 주고 최양순(崔良順)이라는 가명으로 위조여권을 만들어 한국으로 들어왔다.최씨는 “한국에 온 뒤 줄곧 서울 동대문구 한 여관에서 청소 등을 하며 지냈지만 단속이 두려워 여관 밖엔 거의 나가지 못했다.”면서 “최근 집중단속이 시작된 이후엔 여관에만 머무르며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담 결과,최씨는 북한 국적을 지닌 조선교포나 탈북자는 우리나라 국적법상 한국인으로 인정돼 국정원 등의 확인절차만 거치면 국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괜히 불안에 떠는 다른 북한동포들에게이런 사정을 얘기해 줘야겠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나섰다.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진 신고,국정원과 경찰 관계자로부터 입국 경위와 향후 계획을 조사받는 등 국적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고려대 북한학연구소 박현선 교수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국내 탈북자 중 30∼40% 수준인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대부분 국적법 내용을 몰라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처럼 숨어 지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도 사무총장은 “탈북자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열려 있는 만큼 정부 당국에서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hoami@
  • 中, 조선족 ‘국적회복’ 항의

    중국 정부가 국내 체류중인 중국국적 조선족 동포들의 대규모 한국 국적 회복신청 등 일련의 움직임과 관련,우리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국적 회복 등의 과정에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항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정상명 법무부차관은 19일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측이 불법체류 중국동포들이 국적 회복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다수의 중국동포들이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있는 데 대해 강력 항의한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불법체류 처리 과정이나 국적회복 문제 등에서 중국동포에게 특혜를 줄 생각은 없다.”면서 “정서적으로 중국동포들이 다른 외국인보다 가깝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불법체류 일제단속에 불복,조선족 교회에서 농성중인 중국동포들에 대해선 공권력 투입 등 강제 수단을 당분간 동원하지 않기로 했으며,‘대화의 장’으로 나올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줄 방침이다. 법무부는 불법체류자들이 출국 후 조기에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내년중 발급될 예정인 취업비자인 E-9 비자를 당장 발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고 밀입북자 또는 유흥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재외동포법 차별적” VS “강제퇴거 회피 목적”/中동포 국적회복 논란 가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 17일 중국동포의 국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조선족교회와 재외동포법 개정 특별위원회 등은 최근 ‘조선족에게 국적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고 현행법을 적용한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고 농성중이다.반면 법무부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강제퇴거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법무부 석동현 법무과장은 이날 “헌법소원 등에 관계없이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강제퇴거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현행 재외동포법 등은 국내에 적법하게 체류중인 중국동포에 한해 국적신청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불법체류자일 경우 구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동포의 특수성을 인정해 이미 2차례 1년 시한을 줬고 3차례 유예조치를 했다.”면서 “중국정부가 조선족을 자국민으로 인식하고 있어 외교적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변호사들은 중국동포를 외국인 노동자들과 똑같이 취급하는 현행법은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겨레합동법률사무소의 정지석(43) 변호사는 “국적법에는 출생 당시 부모가 대한민국 국민이면 자녀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해방 당시 영토 밖의 사람들은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정부수립 당시 단지 국교가 없는 국가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국적취득 절차를 밟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대 법대 노영돈 교수는 “재외동포법은 정부수립 이전에 이주한 동포를 적용 대상에서 배제해 중국과 독립국가연합 동포들에게 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등 불법체류 다발국가 20개국 국적의 동포에 대해서는 연간 국내에 50만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에 종사하는 자 등 엄격한 조건을 만족해야 체류자격을 부여해 사실상 국적취득을 봉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귀옥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재외동포법을 고쳐 출·입국을 자유롭게 하고 폭넓은 경제·문화적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국적회복을 원하는 중국동포들의 경우 특별영주권 등의 제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999년 12월 마련된재외동포법은 2조2항에서 재외동포를 ‘정부수립 이후 국외로 이주한 자’로 규정하고 있어 이전에 이주한 사람들은 동포에서 배제하고 있다. 구혜영 안동환기자 koohy@
  • 숨고… 쫓고…/불법체류 단속 첫날… 식당 주인들 일손 없어 ‘발동동’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단속 첫날인 17일 불법체류자와 단속반 사이에는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졌다.단속 현장에서는 하루종일 하소연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옥탑방 기습… 옷가지·사진만 덩그러니 이날 오후 1시 서울 구로구 오류역 주변 여관밀집지역.합동단속반원 30여명이 들이닥쳤다.시 외곽부터 뒤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불법체류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단속반이 E모텔 옥탑방으로 올라갔지만 방에는 가족사진과 중국제 약,옷가지들만 남아 있었다.모텔 주인은 “일하던 종원업이 놔두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단속반원들은 의심이 가시지 않았지만 “영장이 없기 때문에 모든 방을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발길을 돌렸다. 비슷한 시간 서초·강남·동작구를 맡은 합동단속반 4반 소속 6명은 강남구 신사동 주변 식당들을 뒤졌다.탐문 끝에 한 삼겹살 집에서 지난해 2월 입국한 이모(39·여)씨를 발견했다.이씨는 한국인과 결혼한 것으로 돼 있었고 외국인등록증을 갖고 있었지만 위장결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출입국관리소로 보내졌다.이어 한 설렁탕집에서 2000년에 입국했다는 중국 동포 강모(21)·이모(31)씨가 적발됐다.이들은 외국인등록증에 등록된 업체와 실제 일하는 곳이 달랐다.이들은 “전에 일하던 곳의 형편이 어려워 이달초 옮겼다.”면서 “근무장소를 바꾸는 것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절박함 하소연·탄식… 전국서 70명 붙잡아 낮 12시쯤 경기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에는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러시아인 클라우디아(50·여)가 안산역 앞에서 인천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의 검문에 걸린 것.그는 호송차에 실려 인천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실로 옮겨졌다.외국인노동자센터 차승만 소장은 “강제로 잡혀가면서 절박함을 호소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처럼 무차별로 잡아간다면 죽음의 사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 지난 2001년 입국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중국동포 김모(25)씨는 최근 이혼당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자 강제출국당할 것을 우려해 지난 14일 밤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하다. 상인들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고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며 울상을 지었다.신사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민자(44·여)씨는 “인건비가 크게 올라 생활정보지에 한달에 130만∼140만원을 준다고 해도 연락이 안온다.”면서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라도 고용하려고 아르바이트생 4∼5명이 살 수 있는 전셋집을 1억원을 주고 구해놨다.”고 한숨을 쉬었다.이날 밤 10시 현재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에서만 불법체류자 30여명이 적발되는 등 전국에서 모두 70여명이 붙잡혔다. ●단식농성 중국동포 탈진자 속출 중국동포 3000여명은 서울과 경기 지역 8개 교회에 나뉘어 나흘째 단식 농성을 벌였다.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농성 중이던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 문분선(57)씨 등 7명은 이날 탈진,병원으로 실려갔다.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와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단’은 명동성당 입구에서 사흘째 농성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15일까지 단속대상 2만 3441명이 자진출국했다고 밝혔다.또 11월 들어 출국자가 늘어 단속대상자는 10만명 정도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유영규 이유종기자 kbchul@
  • 중국동포 단속 완화/법무부 “국적회복 법률분쟁 정리때까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중국동포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17일 시작된 가운데 법무부가 불법체류 중국동포에 대해 단속을 한시적으로 유예할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관련기사 9면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단속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마련된 것으로,중국동포의 집단 반발을 둘러싼 해법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법무부 최수근 출입국장은 이날 “중국동포의 국적회복과 관련한 법률적 분쟁이 정리될 때까지 단속을 유예하겠다.”면서 “단속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인도적·법률적 사유를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어 “중국동포를 포함,외국인 노동자의 완전 강제퇴거까지는 적어도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산재·임금체불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노동부와 협의하고 단속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그러나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과 국적문제가 걸린 중국동포에 대한 단속을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가급적 억제하겠다는 것으로 근무지에서 이탈한 불법체류자는 원칙적으로 단속된다.”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국적회복’ 나선 中 동포/(하)中현지 조선족 4명 좌담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조선족들에게 불법 체류는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국에서보다 한달에 20배 가까이 돈을 버는 ‘한국행’은 중국 조선족들에게 어떠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게 만드는 엄청난 ‘유혹’이다. 중국 소수민족으로 갖은 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조선족들의 한국행 배경에는 한국에서 ‘목돈’을 만들어 중국에서 인간답게 살겠다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극소수 산업연수생 이외에 취업비자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상황에서 중국 조선족들은 중국 근로자의 10년치 봉급과 맞먹는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의 거액을 들여서라도 불법적인 한국행을 선택한다. 대한매일은 불법체류를 통해 한국에서 일을 했던 중국 조선족들과 긴급 좌담을 갖고 조선족들이 갖고 있는 ‘코리아 드림’의 전모를 살펴봤다. 참석자는 조선족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지린(吉林)성 출신의 김영도(金永道·54),송동해(宋東海),이형식(李炯植·51),김선광(金善光·50)씨 등이다.이들은 자신들이 불법체류 경험이 있거나 가족들이 불법체류 상태로 있다. 최근 조선족들이 집단으로 국적 회복에 나서고 있는데. ●김영도 중국 국적을 버리면 중국에 있는 토지가 몰수되고 자식들도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아마 국적 회복을 신청한 사람들의 90%는 진정으로 한국에 살기보다 자유롭게 돈을 벌고 싶다는 이유일 것이다.지금은 불법체류자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단속하니까 열을 받아서 그럴 것이다.한국 정부가 조선족들에게 경제활동의 문호를 보다 확대해주기를 기대한다. ●송동해 한국 정부는 불법체류를 이유로 중국 내 한족(漢族)보다도 못한 대우를 하고 있다.굳이 ‘한 핏줄’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중국에서 한족들에게 치이고 마음의 조국이라는 한국에서도 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김선광 조선족들은 심지어 북한 사람만도 못하다.북한 사람이 한국에 가면 정착금으로 3000만원이나 받고 대우도 좋은데 우리 조선족들은 불법체류라는 약점이 잡혀 참으로 말할 수 없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한 보람은 있는가. ●김영도 91년부터 97년 IMF사태 직전까지 만 6년간을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통해 돈을 벌었다.나는 공사판을 전전하고 아내는 주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한푼두푼 저축했다.97년 중국에 돌아올 때 100만위안(1억 5000만원)을 손에 쥐었다.이를 밑천삼아 베이징에서 식당을 차려 지금은 집이 세 채가 됐다. ●송 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정도 아내와 불법체류를 하면서 40만위안(60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지금은 한 10개월 정도 사업을 모색하면서 쉬고 있다.아내는 월 80만원 정도 벌었고 나는 150만원 선이다.지금은 베이징에서 식당을 하려고 물색 중이다. ●이형식 2년반 전에 아내가 가서 지금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진황도 복장회사에 근무하던 아내가 산업시찰로 가서 그곳에 눌러앉았다.식당에서 130만원 정도 벌고 있는데 초기에 두 달 정도 아파서 3만위안(450만원)을 썼다.2년 정도 지나 본전을 뽑은 상태다. 불법체류자들을 알선하는 브로커 조직은 어떤지. ●김영도 옌볜지역이나 베이징 등 조선족들이 사는 곳에는 브로커들과의 연계망을 갖고 있다.조선족 1명이한국에 가려면 대략적으로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이 든다.전문 브로커들의 도움이 없으면 한국행은 불가능하다. 중국 시골에서는 한달 임금이 500위안 안팎이다.브로커들에게 주는 돈은 중국 근로자들의 10년치 월급과 비슷하다.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 근로자의 99%가 이런 거액의 돈을 주고 한국에 간다. ●이 전문적으로 분업화돼 있다.내 고향의 한 사람은 2년 전에 한국에 갔는데 브로커에게 8만위안을 줬다.한국에 연계망을 갖고 있는 브로커가 5만위안을 챙기고 비행기 삯이나 부대비용 등 경비가 2만위안 정도 든다.중간에서 조선족을 소개한 사람은 1만위안 정도를 챙긴다.보통 1년3∼4개월을 꼬박 일해야 브로커들에게 준 돈을 갚을 수 있다.돈을 벌러 간 조선족들이 불법체류를 해서라도 돈을 벌려는 것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 거액의 돈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송 조선족들의 80∼90%는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다.이자가 싼 은행돈은 생각도 못한다.보통 같은 마을의 한족(漢族)들에게 연리 30∼40%로 돈을 빌린다.‘재주는 조선족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한족)이 챙긴다.’는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7만위안을 빌리면 1년 이자만 해도 2만∼3만위안이다.한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쫓겨나면 다시는 못오기 때문에 죽자살자 도망다니면서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다.친척들에게 돈을 빌려서 나갔다가 1년 안에 붙잡혀 오면 하늘이 노랗게 된다. 불법체류 때문에 조선족 사회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김영도 한국에 갔다가 1년도 안돼 단속에 걸려 중국으로 쫓겨나면 그 집안은 거의 망한다고 봐야 한다.원금은 고사하고 30∼40%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또 빚을 내서 불법체류의 길을 찾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빌려준 돈을 되찾기 위해서 또 돈을 빌려준다. ●송 보통 부인이 한국에서 돈을 벌며 조선족 남자는 술과 도박으로 벌어온 돈을 탕진하는 사례가 숱하다.한국에 한번 가면 5년은 기본으로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가정은 깨진 상태가 된다.한국에 1년 이상 있으면 사실상 이혼상태가 된다.남자,여자 모두 딴 살림을 차리고 자식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중국에서 조선족들의 위치는 날로 떨어질 것이다. ●김선광 일부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조선족 젊은이들은 경마에 빠져 있거나 술로 돈을 탕진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월급날만 되면 근처 술집아가씨들이 기다렸다가 월급을 가져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oilman@ ■정인갑 칭화大교수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한국정부의 조선족 정책은 불법체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중간 브로커들의 배만 불리고 있을 뿐입니다.” 칭화(淸華)대 객원교수이자 베이징시 삼강학교 교장인 정인갑(鄭仁甲·사진)교수는 일부 조선족들의 국적 회복 운동에 대해 “조선족들은 한국에서 근로활동의 자유를 원하는 것이지 결코 한국에서 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 근로자들의 10년치 봉급에 육박하는 7만(1050만원)∼8만위안(1200만원)을 브로커들에게 빼앗기기 때문에 조선족들의 불법체류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일부 조선족들의 국적 회복 움직임에 대해서 중국 내 조선족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가. -조선족의 본질과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중국 조선족들은 냉전체제의 희생자들이다.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만 없어도 3분의2는 고향으로 돌아갔을 사람들이다. 옌볜 조선족자치구 성립과 동시에 조선족 대부분은 중국인이 됐다.당시 중국 정부는 귀화 신청서를 강제로 쓰게 했고 이에 반대했던 조선족들은 모두 숙청됐거나 탄광으로 쫓겨갔다.본인들의 희망과 상관없이 중국인이 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조선족들이 원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조선족들이 정말로 대한민국 국적을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사태는 불법체류자 강제 추방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중국 조선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국에서 자유롭게 돈을 벌어 중국에 돌아와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중국의 조선족들은 기질 상 상당히 중국화됐다.지금은 돈을 벌 수 있는 한국이 좋다고 하지만 5년이나 10년후 중국이 살기 좋아지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는 한국에 가라고 해도 안갈 것이다. 물가와 생활비,학비 등 생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이 한국보다 더 편안하다고 생각한다.나도 강연을 통해 중국 조선족들이 한국에 대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고 갈팡질팡하면 한국 사람들도 조선족들을 얕잡아 보고 중국에서는 의붓자식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감정적 접근보다는 한국과 조선족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경제적 접근이 필요하다.지금은 입출국이 너무 어려워 한번 한국 땅을 밟으면 ‘목돈’을 쥐기 전에는 절대 중국에 안 온다. 하지만 한국에 다시 간다는 보장만 있다면 당장 5만명 정도는 중국에 있는 자식과 부모 형제를 보기 위해서라도 귀국할 것이다. 조선족들에게 문호가 개방되면 당장의 혼란은 불가피하겠지만 인력 공급이 급증해 한달 평균 1만위안(150만원) 안팎의 임금은 절반 가까이 떨어지게 된다.불법 체류자들이 모진 고통을 겪으며 버틸 만한 경제적 이익이 없어지는 셈이다. 인간은 10배의 이익만 보여도 단두대에 오르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지금처럼 조선족들에게 20배의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아무리 막아도 불법체류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인간의 본성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족 신세대들의 의식 변화는. -구한말과 일제시대에 만주로 넘어온 1세들이나 직계 자손인 2∼3세들은 중국에서 손해를 보면서 한국에 미련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요즘의 4세대들은 미련을 갖지 않고 있다.조선족들도 세대교체의 시기가 온 것이다.이제 중국에 발을 붙이고 뿌리를 박고 이 나라에서 신용을 얻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조선족들의 입출국을 개방하면 당장 혼란이 클텐데.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도 절대 손해가 아니다.조선족들도 7만∼8만위안의 거액을 브로커들에게 빼앗기지 않아 한국 체류 시간을 단축할 것이고 한국 정부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갖게 된다. 경제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료는 물론 선물로 사가는 한국 제품 구입 비용으로 한국 경제도 좋아질 것이다.조선족들은 브로커 비용을 뽑기 위해 한국에서 평균 1년3개월을 일해야 한다.브로커들의 활동 여지를 없애야 한다.60년대 중국에서도 암시장에거 거래됐던 쌀값이 양성화되자 20분의 1로 가격이 떨어진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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