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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외국인 정착지원 범위 논란

    인천 외국인 정착지원 범위 논란

    인천시의회가 외국인 지원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불법체류자를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조기에 적응하도록 돕고 생활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인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지원조례는 시 예산으로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교육 ▲생활편의 제공 및 응급구호 ▲외국인 가정에 대한 고용보조금 등 경제안정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단서조항이 화근 그러나 단서조항으로 지원 대상을 “합법적으로 체류하지 않는 외국인은 제외한다.”고 명시해 불법체류자에 대한 지원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지원시설 관계자들은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도 의료혜택 등 일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조례안이 오히려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외국인 불법체류에 대해 “범죄는 아니지만 행정처분 대상이 되는 행위”로 규정하며 불법체류자가 곧 범죄자는 아니라고 밝힌 만큼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도 제도권 흡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5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지원시설 관계자들로부터 이러한 지적들이 강하게 제기됐다.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박경서 소장은 “불법체류자가 우리나라의 부족한 노동력을 상당 부분 충당하고 있고,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원이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가 제정될 경우 인천지역에 정식 등록된 외국인 4만 3000여명이 혜택을 입게 된다. 특히 지원 분야가 의료·교육 등 기초생활에 한정되지 않고 문화·체육 등 다방면에 걸쳐 수혜 폭이 넓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도 적지 않아 인천 남동공단 등을 중심으로 2만 5000∼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권이냐 법질서냐 고민 시의회도 이같은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조례안을 발의한 박승희 의원은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권리보장과 적정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여겨져 조례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체계상 엄연히 법에 해당되는 조례로서 불법체류자를 정식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의회측의 고민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인권적 차원도 중요하지만 법으로 ‘불법’을 지원하는 것을 명시하면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조례의 근간은 유지하되, 불법체류자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특파원 칼럼] 유럽 이민정책은 이기적?/이종수 파리 특파원

    노동력의 국제적 이동이 경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으면서 유럽 이민 정책의 ‘이기적’ 측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의사·간호사·기술자 등 전문직이나 숙련 노동자들의 이민 절차를 간소화한 ‘블루 카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도 기술이민 비중은 늘리고 비숙련 노동자에 대한 이민 기준은 까다롭게 하고 있다. 미국의 ‘그린 카드’(영주권) 제도를 본뜬 EU의 블루카드 제도나 프랑스의 기술이민 확대 정책에 대해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유럽의 이민 정책을 보면 이 ‘이기적 잣대’가 비단 전문 인력만이 아니라 비숙련 노동자에 대해서도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EU 회원국 가운데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국가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가 비숙련 노동자들에 대해 문호를 대폭 개방한 것이다. 특히 1990년 이후 경제 성장률이 1.8% 이내에 머물다가 2%대 이상으로 발전한 서부 유럽의 경우 외국인 특히 동부 유럽 비숙련 노동자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형적인 사례가 경제 성장이 두드러진 영국·아일랜드·스페인·포르투갈·독일 등이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노동 시장을 대폭 개방했다. 한때 5%의 경제성장률까지 기록했던 영국의 경우 동구 노동자들 60만여명을 받아들였다. 이들이 영국 경제 성장에 기여한 공로는 적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스페인도 최근 6년새 4배로 늘어난 외국 노동자들이 경제 성장의 한 축이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 대부분 불법 노동자에게 고용 계약을 전제로 체류증을 발급했다. 이탈리아는 2003년부터 3년 동안 100만여명의 불법 체류자를 합법화시켰다. 스페인은 2년 전에 60만명의 불법 노동자에게 정식 체류증을 발급했다. 포르투갈은 우크라이나 출신의 불법 노동자 30만명을 합법화시키면서 경제 성장의 동인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독일도 지난해 수만명의 불법 체류자들에게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의회에서 지난달 통과된 ‘이민법 개정안’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진다. 가족 결합을 위한 이민 신청자에 대한 DNA 조사를 둘러싼 논란에만 주목하느라 놓친 개정 이민법의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가 불법체류자에 대한 구제 가능성을 연 것이다. 일간 르 몽드가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조항의 골자는 고용주에 의해 일자리를 약속받은 외국인 (불법 체류)노동자에 한해 행정 당국이 체류증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런 ‘선별 구제’가 20만∼40만명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불법 노동자의 숨통을 터주는 계기는 될 수 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여기엔 자국의 약한 구석을 테메우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불법 체류자에 대한 포괄적 합법화가 아니라 프랑스의 불균형한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려는 고육지책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최근 브리스 오르프트 이민부 장관은 “47만명의 구인 광고가 대상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난에 직면한 업종은 대부분 프랑스인들이 꺼려하는 이른바 ‘3D업종’이다. 이쯤되면 개정 이민법의 의도가 짐작된다. 결국 불법 체류자의 구제 가능성을 연 이번 조치는 프랑스의 일손이 부족한 업종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많다. 으레 그렇듯 그 목적이 이뤄졌을 때 개방의 문은 다시 닫히기 십상이다. 동부 유럽 노동자들 유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영국이 올해 EU에 가입한 루마니아·불가리아 노동자에 대해서는 제한적 입국을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필요할 땐 문을 열고 아니면 닫고….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01일 TV 하이라이트]

    ●그대의 풍경(KBS1 오전 7시50분) 영옥과 판수는 수련에게 보배를 데리고 떠나겠다고 말한다. 호텔을 찾아간 윤주는 동혁 몰래 보배를 집으로 데려와 버린다. 윤주는 보배에게 친엄마가 수련이라는 사실을 말해버리겠다고 동혁을 거칠게 몰아붙인다. 한편, 수련은 최부장을 만나 한번 설득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광남의 말에….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동남아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합법비자로 한국 관광에 나섰지만 불법체류가 우려된다며 입국이 거절된 사례도 있다. 한국 사람들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즐거운 여행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손님맞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다른 가구회사로 찾아가 인수합병을 부탁하던 준만은 결국 거리에서 쓰러진다. 한편, 공방을 들른 승표는 가구가 만들어지고 있지 않자 일홍에게 전화를 걸어 묻는다. 일홍도 주문을 받아들인 적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던 중 일홍은 준만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로비스트(SBS 밤 9시55분) 기니스탄 대통령궁 앞에서 마리아를 발견한 태혁은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태혁은 마리아가 외면하고 돌아서자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 마리아는 혼자 힘으로 복수하고 말겠다며 태혁을 뿌리친다. 한편, 안대를 한 채 빅토르반군 막사로 끌려간 해리는 빅토르가 여권과 가방을 빼앗자 거칠게 항의한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효은은 태주가 명지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태주와 심하게 다툰다. 명지는 태주에게 효은이 한강제화의 정보를 가지고 복수하기 위해 누리제화에 입사하는 것이라고 모함한다. 한편, 효은은 누리제화에 입사하기 위해 석우를 만나지만 이미 채용을 했기 때문에 빈 자리가 없다는 대답을 듣는다.   ●명의(EBS 밤 10시50분) 세상에 태어나 엄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하고 생사의 기로에서 힘겹게 싸우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소아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다. 부산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성시찬 교수와 소아과 이형두 교수. 누군가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고, 그래서 가슴으로 기억되는 이들을 만난다.
  • [11일 TV 하이라이트]

    ●명의(EBS 오후 10시 50분)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보통사람들의 귀에는 당연하게 들리는 그 소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가족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소원이라 말한다. 그들이 꿈꾸는 소통의 기적, 그리고 그 기적을 선물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인공와우 수술 전문의 이광선 교수를 만나본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명지는 효은에게 서회장과 정희의 관계를 말해버린다. 효은이 짐을 챙기는대로 바로 집을 비우겠다고 하자 명지는 짐은 다 태워버렸으니 바로 나가라고 한다. 효은은 정희를 만나 서회장과의 관계가 사실인지를 묻는다. 정희는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라져버리고 결국 효은은 서회장을 찾아가 사표를 낸다.   ●그대의 풍경(KBS1 오전 7시50분) 종구는 수련에게 윤주와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제는 자신도 수련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자격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수련은 국밥집을 찾은 보배를 보고서도 애써 외면하며 돌아선다. 종구는 이혼한 남편에게 시달리는 혜린을 구해주고, 혜린은 그런 종구가 점점 가깝게 느껴진다.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 일홍은 그동안 모은 전 재산을 남기에게 건네주며 이제 아이들을 데려와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부푼다. 한편, 덕희는 아버지 용찬 곁을 맴도는 옥분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런 덕희에게 용찬은 더 이상 간병인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면 유산상속은 없을 줄 알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 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 승미는 영림의 차가 따라오는지 살펴보다가 없자 짜증을 내는데, 근석은 그런 승미에게 벌컥 화를 내면서 영림이 알아서 올 거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승미는 영림의 차가 언덕 아래로 굴렀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불안해 하다가 그제서야 사고가 난 것을 알고는 불안함을 느낀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미국은 9.11 사태로 불법 체류자에게 운전면허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그런데 뉴욕주는 불법체류자에게도 운전면허증을 발급해 준다는 새 정책을 내놨다. 이는 60여개 이민단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이민 단체들은 면허증은 생계유지와 직결된다며 면허 발급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 [현장 행정] ‘희망종로 만들기’ 큰 성과

    [현장 행정] ‘희망종로 만들기’ 큰 성과

    불우가정의 문제점을 찾아내 꼭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희망종로 만들기’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단순히 복지예산을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과 연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불우 이웃이 원하는 부분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행정관청이 직접 나서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구청의 복지예산 부서, 사회복지기관, 자원봉사자 등이 제각각 산발적으로 불우계층을 찾아서 지원하던 것을 한데 모아 필요한 부분만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이다. #조손가정 돌보기 중학교 3학년생인 김모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몸이 불편한 할머니(70)와 계동의 단칸방에서 산다. 자원봉사 상담사 2명이 김군의 집을 방문해 상담한 결과, 성격이 삐뚤어지고, 불우한 환경을 비관해 자살도 여러 차례 시도했을 뿐 아니라 학교 성적은 전체에서 꼴찌를 맴돌고 있었다. 김군의 가정을 ‘희망종로 만들기’의 수혜대상으로 선정, 일주일에 두번씩 성균관대 자원봉사 학생에게 무료 과외학습을 받도록 했다. 앓고 있는 아토피와 천식은 보건소에서 정기적으로 치료에 들어갔다. 쇠약한 할머니를 위해 ‘반찬 나눠 주기 봉사단’이 수시로 밑반찬을 공급한다. 국세청 여직원회가 내놓은 불우이웃돕기 성금 35만원도 전달했다. 아울러 고정 수입이 없는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공공근로 일을 맡겼다. 최근 김군은 학교 성적이 부쩍 오르면서 대학진학의 목표도 세웠다고 한다. 할머니도 건강해져 공공근로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의료지원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장애3급 최모(고교 중퇴)군은 전문 상담을 통해 학습지도, 의료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불법체류 중인 중국동포 어머니와 함께 사는 폐모(7)군의 가정에는 국적 취득을 도와 주고, 각 기관에서 내놓는 성금의 우선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구청과 대학의 역할 분담 종로구는 지난 4월 성균관대 사회복지대학원과 협약을 맺고 ‘희망종로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구청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면 대학이 전문가 교육을 시켰다. 구청은 자원봉사자 40명과 프로그램 수혜가정 23가구를 선정했다. 자원봉사자의 상담과 운영, 지원내용 논의 등은 대학이 맡았다. 각 수혜가정에 필요한 지원내용이 정해지면 구청은 이를 돕는 방안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마련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국세청 여직원회, 조계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성금이나 학습공간 제공 등의 부수적인 성원이 답지했다. 종로구 주민생활계획과 원차연씨는 “한 사람이 나서면 불우이웃에게 한 가지만 도울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필요한 곳에 꼭 맞는 지원 방안을 찾아냄으로써 더 많은 불우이읏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너무도 슬픈 내 조국 버마…”

    “너무도 슬픈 내 조국 버마…”

    “지옥이다/군부독재정권은 사탕을 개에게 던졌다/개가 빨아먹어 녹아 없어지는 사탕처럼, 군인이 빨아먹어 버마가 녹아 없어지고 있다/여기가 지옥이다/단결은 어디 있고, 평화는 어디 있나/두려워 숨어 있나/서로 껴안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그래야 싸울 수 있다(‘따야 민 카익’의 시 ‘어디에 있나?’ 중에서).” 그의 시어는 거칠다. 에둘러 가지 않는 직설이다. 꾸밈도 은유도 없는 날것이다. 시인 고 김남주와 젊은 시절 김지하의 언어를 닮았다. 그에게 현 군부독재 버마(군사정권이 개칭한 국호 ‘미얀마’ 대신 옛 명칭 ‘버마’를 고수하는 민주인사들의 뜻을 존중해 ‘버마’로 표기)는 김남주와 김지하가 목숨 걸고 싸웠던 과거 한국의 판박이다. ●필명‘따야 민 카익’뜻은‘군정을 무너뜨리다’ 필명 ‘따야 민 카익’, 본명 쩌모르윈(37).27일 밤 서울 구로동 한 호프집에서 만난 그는 “내 조국 버마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며 침통해했다. 유혈사태까지 발생한 버마 국내의 참극에 마음이 상할 만큼 상해 있었다.“군사독재국가여도, 그 때문에 내가 나라 밖으로 떠돌고 있어도, 난 버마를 자랑스러워했다. 이젠 왜 버마를 자랑스러워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고통스러워했다.“스님에겐 아들이라도 손을 모으고 예를 갖추는 게 버마 사람들인데, 군인들은 스님들을 개머리판으로 때리고 있다.”며 버마로부터의 전언을 아프게 토해냈다. 쩌모르윈은 국내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5명의 버마 시인 중 한 명이다. 모두 민주화운동을 하다 한국으로 몸을 피한 경우다. 윈 포 마웅과 나잉윙 아웅은 버마에서 시집을 내며 정식으로 등단했고, 얀나이툰은 한국 문학계간지 ‘실천문학’에 시(‘아내를 위한 시’)를 발표했다. 쩌모르윈은 자신의 시를 버마민주주의민족동맹(NLD) 한국지부 소식지에 실어 ‘동지들’의 마음을 위무했고, 지난해 11월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한국인 모임(공동대표 유종순)’과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 모임(대표 임동확)’이 마련한 ‘버마 혁명시인들의 시낭송회’에 초청받아 시를 낭송했다. 지난달 27일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자들의 무사석방을 요구하는 호소문에 버마 작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쩌모르윈의 시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무기’와도 같다. 필명 ‘따야 민 카익’마저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겠다(‘따야=별’,‘민 카익=왕을 무너뜨리다’)는 다짐으로 지었다. 그는 일요일마다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 집회를 조직했고, 먹고 살기에도 벅찬 박봉의 상당 부분을 떼어 버마 내 민주화운동 지원자금으로 보내 왔다. 최근엔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를 CD로 만들어 판매 수익금을 태국의 미얀마난민촌에 보내고 있다.“시 쓰고, 노래하고, 노동해서 돈 벌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려는 것뿐”이라고 쩌모르윈은 설명했다. ●“우린 갈 곳이 없습니다” ‘8888항쟁’(1988년 8월8일에 정점에 이른, 버마 군부독재에 항거한 민중 총봉기) 당시 쩌모르윈은 17살이었다. 총을 쏘며 뒤쫓는 군인들이 무서워 그는 수 년 간 국경지대로 도망다녔다.NLD 멤버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사와 간호사 일을 잃었고, 모든 생계활동이 봉쇄됐다. 쩌모르윈은 4500달러를 빌려 브로커에게 주고 97년 8월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한국행을 택한 이유로 “군사독재를 경험하고 또 극복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대와 실제는 달랐다.2000년 난민 인정 신청을 접수한 그에게 한국 정부는 출국통보를 내렸다. 그와 동료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쩌모르윈은 “한국에 오래 있고 싶어서 난민 신청한 게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지 난민 인정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정부만큼은 우릴 이해해줄 줄 알았다.”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는 태권도 도복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먼저 일하던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의 폭행위협이 무서워 뛰쳐나온 이후 8개월 만에 얻은 일자리다. 쩌모르윈은 “한국은 버마만큼이나 공포스러운 곳”이라고 했다. 버마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한국에선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다. 버마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는 단속과 검거의 대상일 뿐이다. “버마가 민주화되지 못하면 숨 쉬고 살 수 없듯, 한국에 머물지 못하면 우린 갈 곳이 없습니다. 인권 앞에선 버마인도, 아프리카인도, 한국인도 없습니다. 인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쩌모르윈과 만나는 내내 그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어댔다. 그때마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버마어로 무언가를 빠르게 설명했다. 뉴스도 인터넷도 접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버마 정황을 세세히 전하고 있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은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국 땅도 밟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있다. 특히 20여만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들은 대부분 건강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해 병들어도 치료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2004년 7월,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에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이 개원한 이래 3년간 이 의원을 거쳐간 외국인 환자는 모두 2만여명. 이들의 대부분이 월 60만∼70만원의 저임금으로 생활하는 불법체류자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8%, 약 1500여명은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눈을 감았다. 치료받고 싶어도 비싼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을 키운 중증 환자들이 그나마 몸이라도 누일 수 있고, 약 한 알이라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중증 환자들이 모여 있는 3층 입원실 303호. 병실 한쪽에는 9개월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는 조선족 이진용(43·남)씨가 보인다. 가족들은 심장마비로 쓰러진 그를 급한 대로 대형 종합병원에 입원시켰지만, 그에게 남겨진 것은 수천만원의 빚뿐이었다. 옆 병상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돌보던 조선족 김근례(50·여)씨도 “대학병원에 입원시켰다가 8000만원을 썼다.”며 “온 가족이 한국으로 와서 일하고 있지만 고향으로 가고 싶어도 엄두를 못낸다.”고 한숨을 지었다. 몸을 가눌 수 있는 환자들은 아픔을 참고서라도 생업전선에 뛰어든다. 수술에 사용하는 붕대를 손수 정리하고 있던 중국인 제위련(47·여)씨는 “며칠 전에는 입원도 못하고 생활비를 벌러 다니는 청년이 있었다.”며 “담낭 결석이라는데 약 몇 개 먹고 안 아프다며 매일 노동하러 간다.”고 귀띔했다. 빈민층에 속한 외국인 환자들은 사회적 약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의 대부분은 병을 완치하기 전에 직장을 잃게 되고, 또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악순환의 굴레에 엮이는 것이다. 2005년 스리랑카에서 온 사랑거(27·남)씨. 경기도 안산의 한 도금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화공약품이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왼쪽 눈 시력을 잃었지만 치료비는커녕 임금조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자신의 건강보험증을 주고 치료를 받게 하던 사장이 어느 날 “입원하면 건강보험증을 줄 수 없다. 오늘부터 그냥 회사일을 그만두라.”고 해서 무작정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을 찾았다. 식당 주방에서 ‘돈가스’를 구웠던 조선족 김성신(45·여)씨는 “감기를 방치했다가 폐렴으로 번져 병원을 찾았지만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다.”며 “하지만 치료라도 받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남모를 고통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환자와 가족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병원에서 내쫓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며 순박한 소망을 전했다. 하지만 그들도 더 중한 환자를 위해 퇴원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다시 몸을 누일 곳부터 찾아야 한다. 병원 1층에 위치한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이선희(52) 부대표는 “갈 곳 없는 환자들이 결국 병원을 못 떠나고 지하1층의 쉼터로 들어간다.”며 “4층 쉼터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부부관계 회복 캠프 72시간(KBS1 오후 10시) 경기도 광주에 있는 진새골 사랑의 집에서 지난 9일 ‘부부관계 회복 프로그램-행복 플러스 세미나’가 열렸다. 이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28쌍의 부부가 쏟아지는 장대비를 뚫고 속속 도착한다. 행복 플러스 세미나를 찾은 부부들의 차마 말 못할 속사정은 무엇일까?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오는 9월14일 미국의 새 이민법 발효를 앞두고 로스앤젤레스 동포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새 법안에 따르면 불법 체류자를 채용하는 고용주에게 최고 1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고 불법체류자는 추방된다. 단속이 시작되면 불법체류자 등 약 2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동포 업체들이 타격을 입는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예술과 인생’(EBS 낮 12시45분) 스페인의 사위게스트 감독이 연출한 ‘캐스팅(Casting)’은 각자의 개성 뒤에 숨은 진정한 자아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이다. 통상의 캐스팅 기간을 통해서 처음으로, 우리는 희망, 꿈, 유머, 드라마, 눈물들로 채워진 배우들의 일상적 현실을 목격할 수 있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SBS 오후 9시55분) 준석으로부터 결혼은 혜미와 하지만 윤희를 평생 옆에 두고 싶다는 제안을 받은 윤희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준석은 이기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용서해 달라며 윤희를 안아준다. 수찬은 윤희가 남들이 세컨드라고 해도 그 사람과 같이 가고 싶다고 말하자 어이없어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MBC 오후 9시55분) 민기는 수현을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보고, 수현은 상식에게 자신이 처리하겠다 말하고는 민기를 데리고 나간다. 수현은 정부장에게 전화해 민기를 빼내긴 했지만 청방은 민기를 죽인 줄 안다고 전한다. 지우는 마오와 함께 온 수현을 보고 놀라고, 수현에게 수현인 것을 안다며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어여쁜 외모에 애교 만점인 아내 말조리,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남편 이상필. 살인미소와 함께 ‘플라잉키스’를 날리는 아들 지원. 말조리 가족이 전하는 ‘지원이네 행복 뉴우스’ 속으로 함께 들어가본다. 말조리는 날마다 가계부 정리를 할 정도로 절약 습관이 몸에 밴 알뜰살뜰한 ‘짠순이’ 살림꾼이다.
  • [시론] 다인종·다문화 공생사회로 가는 길/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시론] 다인종·다문화 공생사회로 가는 길/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우리 사회가 외국인 체류 100만명 시대를 맞았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지닌 소수 민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거리와 일터에서 타 인종을 만나는 게 일상화됐지만 우리에게 여전히 그들은 외국인이요, 이방인일 뿐이다. 반면 “미국 국적자로 살아가는 동포들과 2세들이 과연 한국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정반대의 태도가 나타난다. 비록 국적이 달라도 피가 섞이고 생김새가 같은 동포들은 당연히 이웃이요, 한국인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관념과 집단의식의 배후에는 단일민족이라는 배타적 혈통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급기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한국 사회는 다민족 사회가 된 현실을 직시하고 ‘단일민족’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단일민족이라는 순혈주의 전통 속에 담겨있는 인종적 우월성의 관념이 인종차별적 사회통념을 부추김으로써 다인종으로 살아가는 한국사회의 미래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선 소수인종 일부가 사회구성원으로 섞여 살아간다고 해서, 이를 빌미로 수천년의 전통과 문화유산인 혈통민족주의를 문제 삼는 건 지나친 지적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순수 혈통민족주의를 지키려는 집단적 의지 자체가 아니라, 배타적 혈통민족주의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다. 우리 혈통의 순수성을 자랑과 긍지로 여긴다면 마땅히 타 인종에 대한 순수성의 긍지 또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배타적 혈통민족주의를 넘어선 ‘다인종·다문화 공존’이라는 문명사적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그 결과는 지독히 혹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체류 외국인들의 절반은 10여개 국가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고, 이들은 3년이상 체류를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22만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이다. 이는 정주화 금지라는 우리 사회의 불문법의 성역을 허물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독일은 50여년 지켜온 혈통주의 국적법을 2000년 수정하며 이를 사회통합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의 교훈으로 삼았다. 최근 한 재미동포 교수로부터 이민생활 체험담을 들었다.10대에 이민 가서 중·고·대학을 거쳐 주립대 부교수에 오른 그는 한국의 이주노동자들도 미국에서 동일한 경험을 겪었다고 한다. 이민자들이 겪는 음식, 언어, 종교 등 문화적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동화되고 극복되지만 인종에 대한 정체성 갈등은 여전히 남는다고 한다. 미 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각종 장학금 혜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외국 출신 이민자에게도 시민으로서 평등한 기회와 권리를 부여하는 경험을 누리며 미국 사회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소외받고 살아온 경험들도 있지만, 자신이 미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주인된 입장으로 지켜 나가야겠다는 정체성을 지니게 됐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 출신은 한국인으로서의 자발적 주체의식을 형성하고 있을까? 지금의 정치·사회·문화 영역의 정책은 우리사회의 소수인종 출신자들과 2세들에게 20∼30년 후 스스로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는 자발적 정체성을 지니도록 열린 민족주의 정책을 배려하고 있는지 반문해 보길 바란다. 이철승 목사 전국 외국인이주·노동 운동협의회 대표
  • [씨줄날줄] 제노포비아/육철수 논설위원

    약자에 대한 강자의 공격본성과 강대국의 약소국 침략야욕은 명색이 법치와 문명시대에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고도의 이성이 인류발전을 주도한다지만, 이 시대에도 국가간 크고 작은 전쟁과 민족분쟁·인종차별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서 인간의 이성에 종종 회의를 느낀다. 결국 인간사회도 동물의 세계처럼 약육강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나 ‘이성적 동물’란 말은 인간이 동물에 대해 갖는 한낱 우월적이고 오만한 수사에 불과한 것 아닌가. 21세기 첨단과학은 지구촌을 눈깜짝할 사이에 하나로 엮을 수 있다. 국가와 인종과 민족의 개념보다 ‘세계인’ ‘세계화’의 개념이 힘을 얻어가는 추세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자주 만나고 가까울수록 갈등과 증오는 더 커지는 탓일까. 이민족 타문화에 대한 배타성은 이런 시대에도 식을 줄 모르니 참으로 답답하다. ‘유럽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 감시센터’(EUMC)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이른바 신사의 나라인 영국에서 제노포비아(Xenophobia, 외국인혐오증) 관련 범죄가 5만여건 일어났단다. 경제대국 3∼4위를 다투는 독일에서는 1만 2000건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증오범죄의 절반이 인종갈등에 기인한다는 통계도 있다. 겉으로 점잖고 선진국입네 하는 나라에서조차 비인간적인 범죄가 횡행하니 이민족 타문화에 대한 이해나 배려는 여전히 말만 요란할 뿐이다. 최근 러시아·독일 등에서 스킨헤드(Skin head)와 극우민족주의자들의 준동이 또 심상치 않다고 한다. 외국인에 대한 소규모 폭력에서 이제는 조직폭력의 양상을 띤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기회에 이들과 연계된 극우정당을 불법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단다. 하지만 남의 나라를 험담하기에 앞서 국내로 눈을 돌려 보자. 우리나라에도 이젠 연간 외국인 관광객 600만명, 상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이 중에 이주노동자가 40만명, 불법체류자가 22만명에 이른다. 문제는 우리 역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제노포비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때리는 사장님이 무섭다.”는 그들의 절규에 늦었지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외국인수 국내 체류 ‘100만명’ 다인종·문화사회로

    외국인수 국내 체류 ‘100만명’ 다인종·문화사회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숫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법무부는 24일 “불법 체류자를 포함한 장ㆍ단기 국내 체류 외국인은 모두 100만 254명으로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4900여만명의 2%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7월의 86만 5000여명에 비해 무려 15%나 증가한 것이다. ●주민등록 인구의 2%… 중국인 전체 절반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면서 “불법 체류자가 22만명을 넘는 등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전했다. 체류 외국인을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4만 1000여명(중국적 동포 26만 6000여명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 11만 7000여명, 베트남 6만 4000여명 순이다. 거주지는 경기(30%), 서울(28.5%), 인천(6%), 경남(5.8%) 등으로 수도권(64.5%)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91일 이상 체류할 수 있는 입국사증을 지닌 장기 체류 외국인은 72만 4967명이며 이 중 산업연수생이 40만 4051명, 결혼이민자 10만 4749명, 외국인 유학생 4만 7479명 등이다. 특히 장기 체류 외국인은 1990년 4만 9507명,2000년 21만 249명,2005년 51만 509명 등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93%(37만 7373명)가 단순 기능인력인 것이 특징 중 하나다. ●불법체류자도 22만명 결혼 이민자는 2002년 3만 4710명에서 올해 10만 4749명으로 5년새 3배, 영주권자는 같은 기간 6022명에서 1만 5567명으로 2.5배 각각 늘었다. 하지만 불법 체류자는 1997년 14만 8048명에서 올해 22만 5273명으로 꾸준히 늘어 전체 외국인의 20% 이상이 불법 체류자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이달부터 불법 체류자 단속을 강화했으며 범칙금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해 자진 출국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수참사 6개월 끝나지 않은 악몽] (하) 이주노동자 정책 대안 없나

    “노동자도 서열이 있다. 정규직·비정규직·여성·장애인·외국인 순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속과 자진 출국, 고용허가제로 요약되는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이같이 함축했다. 비정규직 문제로 갈팡질팡하는 정부가 이주노동자 문제를 어떻게 직시하고 있는지를 반문하는 말이기도 하다. 재한(在韓)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앞둔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97만 4176명, 이 가운데 불법체류자는 22만여명(22.6%)이다.2002년의 30만 8000여명(49%)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21만 1000여명(23.3%)에 비해서는 약간 늘었다. 정부는 신규 입국자 증가와 산업연수생의 작업장 이탈 등을 그 이유로 든다. 이는 단속위주 정책과 고용허가제 같은 노동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과 맥을 같이한다. 현행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은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은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주관하며 노동부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큰 축은 노동부가 2004년 8월 내놓은 고용허가제와 법무부가 올 6월 개정한 출입국관리법이다. 고용허가제는 10여개 상호양해각서(MOU) 체결국의 노동자에게 3년간 합법적으로 국내에서 노동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3년 뒤 업주가 계속 원하면 1개월 뒤, 그외는 6개월 뒤에 재입국이 가능하다. 하지만 임금이 70만원대로 너무 적은 데다 한 사업장에서 일하면 일정기간 다른 곳으로 갈 수 없게 돼 있어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5월 말 기준으로 고용허가제로 취업한 이주노동자가 16만 2193명이며 사업장 이탈자는 3515명”이라고 밝혔다. 연말까지 2700여명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이탈자는 더 늘어난다. 이철승 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는 “노동부와 법무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전원 합법화가 어렵다면 합리적 양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보진영에서도 이주노동자 문제의 해법은 엇갈린다. 민주노동당과 이주노동자노조 등은 전원 합법화를 위한 ‘노동허가제’를 주장하는 반면 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은 ‘고용허가제의 합리적 개선’을 제시한다. 민노당 홍은표 정책위원은 “고용주의 도산, 체불, 폭행 등이 아니면 사업장을 옮길 수 없는 고용허가제는 노동권을 침해한다. 정부의 취업비자 합리화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철승 대표는 “노동허가제는 자칫 저임금 이주노동자와 국내 노동자의 무한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앞서 14만명이 혜택을 본 중국적 동포에 대한 자진출국 프로그램을 확대실시하는 등 자연스런 합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고용특례제도의 변화 ▲임금 현실화 등 합법체류자에 대한 인센티브의 강화 ▲노동자 교체순환제도 촉진을 위한 재입국 허가기간 단축 등을 주장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수참사 6개월 끝나지 않은 악몽] (중) 단속 공포에 떠는 마석 1500 이주노동자

    후텁지근한 폭염이 계속된 지난 16일 낮 경기 남양주시 마석 생성공단의 수은주는 정점에 달했다. 나환자촌에서 이름난 가구단지로 탈바꿈한 이곳은 요즘 ‘폭풍전야’와 같은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400여개 중소업체,150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이방인의 메카’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인 A(35)씨는 “한국 정부가 이달초부터 불법체류자 집중단속 방침을 밝힌 뒤 절반가량이 숨어 지낸다.”면서 “대부분 고용허가제 도입 직전 실시된 2003년의 집중단속 악몽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이곳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가구단지 노동자 중 70∼80%를 불법체류자로 보고 있다. ●70~80%가 불법체류자 정부의 이주노동자 불법체류에 대한 원칙은 ‘무관용’이다. 지난 6월1일 출입국관리법령이 개정됐고 두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1일부터 법무부, 경찰청, 노동부 등이 합동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단속 대상도 노동자에서 사업주로 확대됐다. 불법고용 사업주에 대한 범칙금이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아졌고, 고용외국인 수에 따라 수천만원까지 중복 부과도 가능하다. 영세점포 사장인 B씨는 “휴가철 출입국관리소 업무가 폭증해 아직 단속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공장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잠시 쉬게 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들은 숙련도와 적응성, 한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국내 노동자는 이곳에서 두 달 이상 버티지 못하더라.”고 전했다. 덕분에 대부분 업체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사업주연합회는 ‘정부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 성공회 남양주교회 이영 신부는 “불법 이주노동자는 허술한 정부정책의 희생양인데 단속위주 정책을 고집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이미 폐지된 산업연수생제 외에 시행 3년째인 고용허가제도 노동자의 이동권을 철저히 제한한 노예제”라고 주장했다. 이 신부는 최근 지역 출입국관리소측과 ‘일터나 숙소까지 들이닥쳐 잡아가지는 않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짐을 꾸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글라데시인 샤니(26)는 “출국 티켓을 끊었다. 단기 관광비자로 들어왔지만 이곳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단속보다 제도개선을” 12년째 체류 중인 방글라데시인 이라니(32)는 “2003년 단속반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친구를 몽둥이로 때린 뒤 잡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돈 벌 시간이 없었다.”면서 “5000만원을 모아 10명의 부양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입국했지만 매달 40만∼50만원을 받아 겨우 생계를 유지했고, 경기가 회복된 2002년까지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야근수당도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이곳 체류자들은 노동·주거환경이 개선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이라니는 “폭행·폭언이 거의 사라지고 임금도 100만∼150만원선으로 크게 올랐다.”면서 “이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하려면 브로커에게 뒷돈(1000만∼1200만원)을 줘 매달 60만∼70만원가량의 월급으로는 손해보기 일쑤였다. 불법체류가 잘못인 줄 알면서도 도망쳐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4월에 내놓은 5년 이상 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영주권 부여 계획도 전문 직종에만 해당돼 이곳 노동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서 “단속이 아닌 제도적 개선을 부탁드린다.”고 하소연했다. 남양주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아일랜드는 가난한 농촌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의 아일랜드는 서유럽의 정보통신(IT) 허브로 ‘리피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 아일랜드 정부가 10년 동안에 걸친 고속 성장을 기념하고자 구상한 ‘더블린 스파이어’. 아일랜드의 국민소득이 영국을 앞지른 2003년, 역사의 길이 남을 기념탑이 완공되었다. ●며느리 전성시대(KBS2 오후 7시55분) 춘천에서 올라오는 길에 수현은 도로변 막국수집으로 들어간다. 사람들로 붐비는 터라 자리가 없어 합석하는데 바로 기하이다. 기하 역시 춘천에서 올라오는 길이었고, 둘은 어색하게 막국수를 먹는다. 먼저 먹고 나간 수현은 포트폴리오를 놓아두고 왔음으로 깨닫고 차를 돌리지만 기하가 갖고 갔다는 말을 듣는다. ●깍두기(MBC 오후 7시55분) 천방지축 장사야는 답답한 절이 싫어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무작정 나와 거리를 헤맨다. 밤이 되자 배낭 주머니에서 간신히 300원을 찾아 커피자판기에 넣지만 그나마 있는 동전마저 꿀꺽 삼켜버리자 화가 나 발로 자판기를 쾅쾅 찬다. 이 때 자판기 주인 정동식이 지금 남의 사업장에서 뭐하는 것이냐며 사야에게 다가온다. ●칼잡이 오수정(SBS 오후 9시55분) 정신을 차린 수정은 만수가 자신의 집에 있자 화들짝 놀란 채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정은 수혁으로부터 자신이 만수에게 업혀 왔다는 얘기를 듣는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린 수정은 만수에게 다가가 아직도 자신을 잊지 못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수정의 가식에 넌덜머리가 난 만수는 할말을 잊는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들리지는 않지만 몸으로 열정을 표현하는 무대가 열렸다. 청각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의 다변화를 권장하고자 열린 연극 발표회는 사춘기가 지나지 않은 초등학생을 위주로 펼쳐지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한다. 감성이 아직 여물지 않은 그들에게 지적, 감성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뜻깊은 꿈의 무대로 떠나본다. ●글로벌 코리안〈미국 무비자, 동포사회 활력〉(YTN 오전 10시35분) 이르면 내년 7월부터 비자 없이 미국 단기방문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누구보다도 미국 동포들이 고무되어 있다. 불법체류자의 증가가 우려되기도 하지만 방문객의 증가로 동포사회의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과 부동산 업계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젊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이 생겼다. 소프트웨어 월드컵이라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주최 ‘이매진 컵’이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 이매진 컵 대회는 올해로 5회째. 미래를 이끌어갈 세계 소프트웨어 인재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생생한 현장을 찾아가 본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20분) 일그러진 얼굴로 세상을 보며 십수년 세월을 살아온 88세 김기덕 할아버지. 젊은 시절 장작을 패다 눈두덩에 박힌 가시를 빼지 못하고, 제대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자 안구는 기능을 찾을 수 없었다. 한 눈으로는 세상을 담고, 한 눈으로는 사랑을 담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만나본다.
  • 한국인 부인 둔 모로코 사업가 불법체류 전력 빌미 “억류·폭행 뒤 강제출국” 파문

    한국인 아내를 둔 모로코인 사업가가 입국심사 과정에서 불법체류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이틀간 억류된 채 관련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강제추방됐다는 주장이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인권 시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 발생 장소와 관리책임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인천공항공단의 입장도 달라 사태가 확산될 전망이다. ●모로코인 “민·형사 소송제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의 위은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모로코인 A(26)씨가 입국심사에서 탈락한 뒤 억류과정에서 관련 직원에게 10여분간 철제의자 등으로 폭행당했다.”며 이와 관련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여수외국인화재참사 조사위원으로 활동한 위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A씨는 홍콩에서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지만 이전 국내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입국이 거부됐다.”면서 “문제는 곧바로 재출국 의사를 밝힌 당사자를 24시간 넘게 구금한 뒤 이달 1일 오전에야 출국시켰고 이 과정에서 폭언·폭행이 이뤄졌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위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중국유학 중 만나 올 4월 결혼한 부인 이모(29)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30일 밤 홍콩발 국내 B항공 여객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국내 불법 체류 사실이 확인돼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후 A씨가 “왕복티켓을 끊어온 만큼 곧바로 홍콩으로 돌아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오겠다.”,“부산에서 소식을 듣고 올라온 부인과 면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이다.A씨는 홍콩으로 출국한 뒤 폭행에 따른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국내에서 소송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진실은 무엇인가 위 변호사에 따르면 A씨측은 “억류 도중 이에 항의하자 철제의자로 머리를 맞는 등 폭행을 당했고 땅에 쓰러지자 다시 신발로 목을 밟더라.”면서 “정식직원이 아닌 용역업체 직원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일방의 주장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장을 찍은 CCTV의 존재 여부나 반대편 당사자가 법무부 직원인지, 또 반대편 당사자도 진단서를 끊었는지 여부는 민감한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사건이 벌어진 장소와 책임소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보고는 받았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라 책임이 없다.”면서 “입국이 거부되면 개별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대기실’에 머물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해당 항공사측 보안요원과 일어난 가벼운 신체접촉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관리하는 ‘보호실’은 정직원과 공익요원이 관리한다.”며 “용역직원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항공측과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입국거부자를 관리하기 위해 개별항공사가 운영하는 대기실은 인천공항 내에 없다.”며 “확인 결과, 공사소속 보안요원 중에 이 같은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도 없더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부 “인종차별 범죄 가중처벌”

    정부가 인종차별 범죄를 가중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유엔에 밝혔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참가중인 한국 대표단은 10일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참가중인 정부 대표단이 전했다. 대표단은 인종차별을 동기로 벌인 범죄에 대한 처벌과 관련,“한국 헌법의 평등권 규정에 반하고 형사상 불법인 만큼 형법상 ‘범행의 동기’ 면에서 가중적 요소로 고려해 일반 범죄보다 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가중처벌이 법 집행에서 현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난민인정 심사결정 기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감안, 난민인정 신청자와 인도적 체류허가자에게도 일정한 조건하에 선별적으로 취업활동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불법체류 외국인의 경우에도 자진 출국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美 비자 면제되면 입국심사 훨씬 까다로워져”

    “美 비자 면제되면 입국심사 훨씬 까다로워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비자 면제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워싱턴 지역의 대표적인 비자 및 이민 전문가인 전종준(48) 변호사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7월부터 한국인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방문 및 상용비자 면제 제도에 드러나지 않은 ‘독소조항’도 많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자 면제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미 많은 한국인이 미국 방문 및 상용비자를 갖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비자가 없는 분들이 우선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결혼하지 않았거나 이혼한 여성, 재산이 많지 않은 분들의 미국 방문이 쉬워진다. 또 상용비자가 없지만 사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사업자들도 비자 면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인은 누구나 입국이 가능한가.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비자 면제가 되면 입국심사가 더 까다로워진다. 방문 목적이 확실하지 않으면 추방될 수도 있다. ▶비자를 받고 갈 때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체류 기간인 90일 이전에 반드시 미국을 떠나야 한다. 기존처럼 비자의 변경이나 연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영주권 신청도 할 수 없으며, 운전면허나 사회보장번호(SSN)도 취득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관광 비자로 방문해서 대학에 입학도 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해진다. ▶재입국은 가능한가. -미국을 방문한 뒤 곧바로 다시 방문한다면 입국심사원들에게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관광만 다니냐.”는 의심을 사게 될 것이다. 또 이전처럼 캐나다나 멕시코 등으로 잠시 출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비자 면제와 관련한 교민들의 반응은. -단기적으로 불법체류자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한다. 이미 교민사회에는 불법체류자가 많은 편이다. 지금도 한국 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조기 유학 열풍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불법 체류자가 얼마나 되나. -미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21만명의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미국에 머물고 있다. 주로 관광비자로 입국해 눌러앉은 사람들이다. 국가별로 분류하면 여섯번째로 많은 숫자다. 그러나 캐나다나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사람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불법체류자는 통계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체류자가 늘어나면 비자면제 제도에 영향을 끼치나. -미 정부는 2년마다 비자면제 지위를 재심사한다. 불법체류자가 늘면 비자 면제 제도를 취소할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도 비자 면제국이었다가 취소된 바 있다. 한국 정부에서도 특별히 이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본다. dawn@seoul.co.kr
  • 박채란 동화 ‘까매서 안 더워?’

    “너 때문이 아니야. 진짜 나쁜 건 모든 게 네 탓이라고 믿게 하는 사람들이야.” 성완이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의 ‘국경없는 마을’에 산다. 하굣길에 같은 몽골인인 찌루를 만난 성완이는 몽골말로 수다를 떨 생각에 입이 벌어진다. 노는 데 정신이 팔린 두 아이를 낯선 남자들이 유심히 지켜본다. 그들은 때마침 집으로 들어가던 성완이네 엄마에게 신분증을 요구한다. 엄마는 죽을 힘을 다해 뛴다. 길가에는 ‘불법체류자 집중단속기간’이라고 쓰인 현수막만 펄럭인다. 성완이는 모든 게 자기 때문이라며 입을 닫고 만다.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미행해 불법 체류자를 단속하는 모습은 이주노동자 아이들에게 지워진 삶의 단면이다. ‘까매서 안 더워?’(박채란 글, 이상권 그림, 파란자전거 펴냄)는 생김새가 다른 친구와의 차이를 품어안으며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 속에 자리잡은 편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읽는 사람 스스로의 ‘인권 점수’를 매길 수 있게 한다. 검은 손 안에 하얀 만물수첩을 들고 다니며 너스레를 떠는 동규는 “넌 까매서 안 덥잖아.”라는 친구의 날선 말에도 화 대신 웃음을 보인다. 미국에서 살다온 민영은 누구보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상처를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티나가 따돌림을 당할 때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는 자신이 미워지곤 한다. 1년간 곳곳에 있는 외국인 마을을 드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작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정책도 만들어졌지만 마음의 장벽은 그대로이고, 그건 누구보다도 작가 자신의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토로한다. 8500원.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Seoul Law] 소외계층 생계형사건 무료변론 ‘앞장’

    [Seoul Law] 소외계층 생계형사건 무료변론 ‘앞장’

    지난해 4월 중국인 유학생 A씨가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동료 유학생 B씨의 머리를 흉기로 내리쳤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검찰은 A씨를 살인미수가 아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런 ‘선처’가 내려졌을까.A씨와 B씨는 지난 2005년 공부와 취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유학 알선업체의 말을 듣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보니 이들의 비자로 일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알선업체는 외진 곳이라 경찰 단속이 없을 것이라며 일자리를 알선해줬지만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A씨는 사건이 벌어진 날 일하다 다친 동료를 대신해 의료보험 문제를 따지러 알선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술에 취한 A씨는 방을 잘못 찾아 B씨의 방문을 두들겼고, 그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흉기를 휘두르게 된 것이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A씨와 B씨는 경찰조사에서 이런 속사정을 털어놓지 못했다.A씨는 “피해자가 나를 괴롭히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하러 갔다.”고 얼버무렸고, 경찰은 A씨가 처음부터 B씨를 해코지할 이유로 찾아갔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작년 3월 발족 민간기업 첫 법률봉사단 중국 연수를 준비중이던 삼성법률봉사단의 김윤근(43·사시 33회) 변호사는 통역봉사자를 통해 우연히 이 사건을 알게 됐다. 무료법률상담에 나선 김 변호사는 한국어와 문화에 익숙지 않은 A씨와 B씨를 몇차례 만나 재판 절차 등을 자세히 알려줬다. 그러다 두 사람으로부터 사건의 전모를 듣고 A씨가 처음부터 B씨를 해칠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김 변호사는 “A씨 가족들이 버스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피해자 집을 찾아가 사죄 끝에 합의를 얻어냈고, 피해자측으로부터 진정서도 받아냈다.”면서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측으로부터도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봉사단이 간접적으로 화해를 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민간기업 최초의 법률봉사단으로 발족한 삼성법률봉사단의 무료 법률상담사례는 7000여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형사사건 무료변론은 75건이다.70명 안팎의 국내 변호사들 거의 전원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무료변론은 생계형 범죄자나 장애우 등 변호사를 선임할 능력이 없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한 사건을 맡으면 항소·상고심까지 책임진다. ●변호사 70여명 7000여건 무료상담 봉사단 관계자는 “정보 부족 등으로 봉사단을 너무 늦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이들을 볼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봉사단 여남구(44·사시 30회) 변호사는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방법 자체를 몰라 우리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창단 1주년을 맞아 ‘현장으로 찾아가는 법률봉사’를 적극적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佛 ‘방리유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2005년 10월27일. 프랑스 파리의 방리유(banlieue, 도시외곽지역) 클리시부아에서 아프리카 이민자 2세 소년 두 명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하다가 감전사했다. 이들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송전소의 담을 넘다가 변압기에 떨어져 사고를 당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주변에 일어난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들을 용의자로 보고 검문하려 했을 뿐 추격전은 없었다.”는 경찰쪽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주변 지역에서 절도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한 방리유의 청년들은 이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일어섰고, 이는 이른바 ‘프랑스 방리유 소요사태’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전파를 탔다. ‘공존의 기술:방리유, 프랑스 공화주의의 이면’(이기라·양창렬 등 지음, 그린비 펴냄)은 이 방리유 사건의 의미와 원인, 파장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진단한 책이다. 현재 프랑스에 체류 중인 필자들은 프랑스 내 또다른 이방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들이 체험하고 목격한 프랑스라는 나라의 본색을 보다 실감나게 전한다. 이들의 통찰은 비단 방리유 사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주변인, 소수자, 이방인에 대한 안목까지 넓혀준다. 책은 먼저 1990년대 이래 뚜렷한 적이 사라진 상태에서 프랑스가 사회 통제를 위해 강화하기 시작한 ‘치안논리’에 주목한다. 필자인 이기라씨는 “최근 20여 년 동안의 치안논리와 그에 기반한 낙인과 처벌의 정치가 소외지역 청년들의 절망과 증오를 누적시켰다.”면서 “치안담론은 주권을 재정당화하고 권력강화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치기술로 사용돼 왔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필자인 양창렬씨는 ‘시테의 야만인’이란 장에서 1889년 파리 지방 선거의 한 후보자가 사용한 뒤 널리 퍼지게 된 ‘방리유자르’라는 호칭에 주목한다. 방리유 주민을 일컫는 이 용어는 16세기부터 도시민들이 방리유 주민들에 대해 가져온 ‘무례’‘야만적임’ 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통념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씨는 “방리유자르는 프랑스 문화에 완전히 동화되어 있지만, 프랑스 정부에서는 그들이 아직 동화되지 않았다며 끊임없이 유예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자유·평등·박애’라는 혁명정신과 ‘톨레랑스’라는 보편적 가치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의 그늘을 조명함으로써 방리유 소요가 단지 일회적 사건이나 예외적 사태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7년 3월27일 파리 북역에서 무임승차한 청년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요나 니콜라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방리유 사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책은 방리유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세계 어디에나 이같은 가능성이 잠재해있다고 알려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대적인 불법체류 단속 이후 외국인 노동자 수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차가운 거리에서 얼어 죽었다. 또한 이주노동자정책은 아직도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방리유와 화해하고 공존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한 걸까.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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