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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재야·학계 ‘소외’… 대법관 14명중 12명이 서울법대

    여성·재야·학계 ‘소외’… 대법관 14명중 12명이 서울법대

    양승태 대법원장이 5일 제청한 4명의 대법관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양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워진다. 유일한 여성인 박보영 대법관을 제외하면 모두 50대 이상 남성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40대 여성, 재야법조인, 비(非)법원장 출신 등의 ‘파격 제청’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이 12명으로 사실상 특정대학 출신이 대법원을 장악하게 된다. 노무현 정부때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법관 제청 때마다 사법부의 ‘좌편향’을 격렬히 비판했다. 이번엔 야당인 통합민주당이 대법원의 보수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양날개로 우리 사회의 균형적 잣대를 유지해야 할 대법원 구성이 정권에 따라 좌클릭, 우향우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제청된 4명 모두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을 거쳐 조직 내부적으로는 무리 없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학계나 재야법조인, 여성법조인이 포함되지 않는 등 내적 다양성을 갖추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도 “가치관과 여성 배려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재추천을 촉구했지만 대법원장이 남성, 고위 법관 중심으로 4명의 제청을 강행한 것을 청문회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물론 광주(고영한), 경북(김병화), 충남(김창석), 부산(김신) 등 출신지역별로 안배가 됐고, 향판 출신과 비서울대(고려대) 출신도 각각 1명씩 포함돼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일부 후보자들은 다소 전향적인 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연구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학구적 태도를 갖춘 인사도 포함돼 있다. 고영한 후보는 재판 능력과 사법행정 능력을 함께 갖춘 법관으로 평가된다. 전향적인 판결에도 관여했다. 1991년 서울고법 근무 당시 야당인 신민당 유성환 의원이 이른바 국시(國是) 발언으로 기소된 ‘국회의원 면책특권 사건’에서 고 차장은 면책특권을 폭넓게 해석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 근현대사 100대 판결로 꼽힌다. 김신 후보는 부산지법과 울산지법, 부산고법 등을 거쳐 올해 울산지법원장에 오르는 등 법관 생활 30년을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근무한 전형적인 향판이다. 임용 당시부터 자신을 제약했던 소아마비 장애도 이겨냈다.법관 재임중 국민연금의 장애 범위를 확대해석하고,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등 소수자 보호를 위한 판결을 이끈 점도 눈에 띈다. 김창석 후보는 수원지법 부장판사 시절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기업의 경영판단과 관련한 책임의 한계를 최초로 제시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사건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맡아 주목 받기도 했다. 유지담 대법관 이후 첫 고려대 출신 대법관 후보로 제청됐다.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 몫으로 제청된 김병화 후보는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당시 내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의 길을 걸었다. 서울대에서 행정법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인천지검에서는 ‘중국연구회’라는 연구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개별적으로는 모두 나름대로의 제청 배경과 장점 등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네 명의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른바 ‘사법부 다양화’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논란과 더불어 불투명한 국회 일정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조희팔 형, 자수한 뒤 동생 사망엔 침묵… 왜?

    4조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에 대한 경찰의 사망 발표<서울신문 5월 22일자 9면> 뒤 조작·위장설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자진 귀국, 구속된 조씨의 형(57)도 동생의 사망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 조씨는 “중국 도피 때 동생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신문에 “한 번 정도 만났을 뿐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 않아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형 조씨가 동생의 죽음을 실제 몰랐는지, 아니면 함구했는지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형 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희팔씨 소식을 4개월이 지나도록 몰랐다면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의 주장대로 ‘자작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가족들조차 사기에 능한 만큼 말을 맞추고 사망을 조작했을 것”이라면서 “유가족 진술처럼 시신 훼손, 보복이 우려돼 밝히지 않았다면 굳이 더 숨어 있어야 할 시점에 동생의 소재를 쫓는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주변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28일 경찰청 외사국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배됐던 형 조씨는 동생 사망 후인 지난 4월 중국 주재 경찰을 통해 “도피 생활로 피폐해져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자수와 함께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은 곧 불법체류 신분인 조씨에게 임시비자를 발급, 수배 관할 경찰서인 부산 연제경찰서에 연락해 김해공항에서 검거토록 했다. 형 조씨도 동생처럼 불법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2005년 12월 중국으로 도망쳤으며, 동생 조씨 역시 2010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 조씨가 당시 동생의 소재나 사망과 관련해 진술했다면 곧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 조씨는 2003년 12월~2005년 10월 “천연 농약개발 벤처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수천여명에게 2500회에 걸쳐 4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조씨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사업 아이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KPN이라는 다단계 판매 회사를 차린 뒤 부회장직을 맡아 투자자들을 모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모임 측은 이와 관련, “조희팔은 친인척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형조차 동생의 죽음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여론을 떠보려고 먼저 들어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씨줄날줄] 달러 봉지/주병철 논설위원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밀반출·밀반입이란 말은 국제적인 상거래의 하나로 여겼다. 능력(?) 있으면 가능하고, 없으면 불가능한 일로 통했다. 그래서 맘만 먹으면 감시망을 뚫고 다니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이런저런 윗선(?)의 도움을 받으면 눈 감고 헤엄치기였다. 그래서 공공연한 비밀쯤으로 알았다. 해외 교포들이 엔화 뭉치를 가방에 잔뜩 넣어 국내로 들여와 오늘날 국내 굴지의 모 금융그룹이 태동한 것도 이런 예다. 적발돼도 빠져나갈 구멍이 많았다. 외화 뭉치나 고가품 등을 들고 들어오다 공항 감시대에 적발되면 규정을 잘 몰랐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빠져나가기도 하고, 미리 그물을 쳐 둔 인맥을 등에 업고 유유히 통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고가품을 국내로 들여와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영향력을 과시한 얼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힘깨나 쓰는 거물들은 아예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귀빈들이 이용하는 ‘더블 도어’(Double Door)를 통해 사라졌다. 밀반입 가운데 민감한 것은 마약이었다. 수법이 참 독특했다. 국제 소포로 보내오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김치통 한가운데 마약봉지를 넣거나 성경책 가운데를 도려내고 마약을 집어넣어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양복 깃 속이나 몸 속 깊은 곳에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특정 국가를 드나드는 보따리장수나 귀국하는 일반인이 자의반 타의반 ‘마약 밀반입 도우미’로 악용됐던 적도 있다. 밀반출은 주로 달러 등 외화가 대부분이었다. 감시망이 느슨할 때는 공항 상주기관 등과 짜고 외화를 빼돌리는 일이 잦았다. 단속이 강화돼 1인당 외화 1만 달러 이상 갖고 해외로 나갈 때는 신고를 해야 했다. 이럴 때는 여러 사람이 1만 달러 미만을 나눠 갖고 출국해 거액을 빼돌렸다. 규정을 역이용한 것이다. 규모가 훨씬 크면 외국에 유령회사를 거느린 회사를 통해 밀반출했다. 얼마 전 필리핀 불법체류자가 국내 거주 필리핀 노동자들이 번 돈을 라면 봉지에 100달러짜리를 넣어 빼돌리려다 적발됐다. 지난 8년 동안 한번도 공항 X레이에 포착되지 않았는데, 규모만 16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들을 붙잡은 공항 감시대의 추적 능력도 대단하다. 저축은행 회장이 200억원가량을 챙겨 밀항하려 드는 세상 아닌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했다. 달러 밀반출이 라면봉지뿐이겠는가. 공항 감시대가 좀 더 눈을 부릅떠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외국인노동자 생산유발 효과 年10조원 시대

    외국인노동자 생산유발 효과 年10조원 시대

    외국인 노동자의 생산유발효과가 올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용허가제가 처음 시작된 2005년의 17배를 넘는다.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일부 주장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조선족 오원춘씨의 엽기적인 살인사건과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필리핀 이주 여성 이자스민씨 등을 둘러싼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확산되면서 경제·노동계는 이들의 한국 경제 기여도를 토대로 냉정한 평가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22일 고용노동부의 용역보고서 ‘고용허가제 시행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의 생산유발효과는 지난해 9조 9160억원이었다. 생산유발효과는 외국인 노동자가 직접 생산하거나 소비를 함으로써 다른 생산을 유발시킨 효과를 합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에서 아직 0.23% 정도를 차지하지만 고용허가제가 처음 시작된 2005년(5710억원)과 비교해서는 17.4배에 이른다. 올해는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GDP에 기여하는 효과도 2005년 1943억원에서 지난해 3조 1463억원으로 16.2배 증가했다. 외국인고용자 수가 2005년 2만 351명에서 지난해 25만 1519명으로 12.4배 늘어난 것을 웃도는 성과다. 외국인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005년 73만 7000원에서 2010년 100만 8000원으로 증가한 후 지난해에는 99만 9000원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고용주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이유로 66.6%가 ‘한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외국인력 임금이 싸다(11.4%), 한국인 근로자의 이직이 잦다(8.9%) 순이었다. 특히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이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대답은 9%에 불과했다. 외국국적동포가 내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응답도 11.8%였다. 이를 토대로 용역보고서는 “그간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증가와 내국인의 고용증가가 동시에 발생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반면 건설업의 경우 고용주의 23.8%가 조선족 등 외국국적동포의 고용이 내국인근로자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응답해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 불법체류자가 17만 4678명으로 전체 외국인 중 12.4%에 달해 과제로 남아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본국으로 송금한다는 점도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경기도 안산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어느 집단이나 1000명 중 한명은 문제가 있기 마련인데 이로 인해 999명의 기여까지 폄하해서는 곤란하다.”면서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이미 필요에 의해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식구처럼 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코오롱 ‘우정선행상’ 대상에 요셉의원

    코오롱 ‘우정선행상’ 대상에 요셉의원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19일 제12회 우정선행상 대상에 의료기관 요셉의원을 선정했다. 1987년 고 선우경식 박사가 설립한 요셉의원은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서 영세민과 노숙자, 외국인 불법체류자 등을 위해 25년간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다. 본상은 지난 23년 동안 지적 장애우들의 바깥나들이를 도와 온 ‘인우회’와 29년간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을 맡아 재소자들에게 한글과 영어 등을 가르친 김영숙씨가 받았다. 장려상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요리 봉사를 펼친 유정희 가족봉사팀과 척추손상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휠체어럭비팀을 지도한 대구대 휠체어럭비봉사단이 선정됐다. 특별상은 강북 지역에서 집수리 자원봉사를 펼쳐온 맥가이버봉사대가 선정됐다. 우정선행상은 사회의 선행과 미담사례를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제정한 상이다. 재단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 3000만원 등 총 9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자스민 “일부의 비난일 뿐… 격려 많아”

    이자스민 “일부의 비난일 뿐… 격려 많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이자스민 당선자가 자신에 대한 온라인상의 인종차별적 비난과 관련, 17일 말문을 열고 “일부에서 하는 말을 가지고 (국민)전체가 그렇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직후 이른바 ‘외국인 혐오증’을 드러내는 인신공격성 글로 공격을 받아 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매매혼’, ‘불법체류자’ 등의 표현으로 이 당선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0퍼센트 국민행복 실천본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히려 이 일로 인해서 다문화 가정들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증명할 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주변에서 격려하고 박수쳐 주는 분들이 많았기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도 받았지만 대한민국이 얼마나 포용력이 대단한지 한 번에 증명하는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사람한테 억지로 제 의견을 어떻게 (말)하기보다는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이 충격을 받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애들은 말을 잘 안 한다. 웬만하면 신문을 읽지 말라고 한다.”고 답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외국인 혐오 무차별 인터넷 확산 경계해야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 여성으로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씨가 네티즌들의 악성 비난 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글 중에는 이씨가 불법체류자 무료의료 지원 공약을 했다는 식의 황당한 내용도 들어 있다.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출신처럼 공약을 내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다분히 악의적인 인종주의 양상을 띠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이씨가 국회의원으로서 얼마만큼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외국인 100만명 시대, 16만명이 넘는 이주여성을 대변할 인물은 필요할 수도 있다. 외국인 혐오는 더 이상 유럽 극우주의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가까이의 현실이다. KBS 다문화 프로그램 ‘러브 인 아시아’ 인터넷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무성하다고 한다. 외국인 거부 정서가 요즘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은 최근의 잇단 조선족 범죄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그것이 다문화의 큰 흐름을 막는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우리는 외국인 이민자가 경찰관으로 임용되고, 귀화 외국인이 공기업 사장이 되고, 이주 여성이 국회의원이 되는 변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군대의 장교 임관선서와 병사 입대선서에서 ‘민족’이란 단어가 사라진 지 꽤 오래다. 그런데 문화적 지체현상이라고나 할까. 우리 가슴 한편에는 여전히 국민보다 민족을 앞세우는 ‘후진적’ 의식이 똬리를 틀고 있다. 이주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잠식하고 각종 복지혜택까지 누리게 됨에 따라 상대적 피해의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부류가 없지 않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다문화정책을 반대하는 인터넷 카페가 성업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는 선택이 아니라 당위다. 외국인에 대한 민족적·인종적 편견을 걷어 내고 공존의 지혜를 모색하는 것 외에 방도는 없다. 명실상부한 다문화 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가로등·CCTV ‘드문드문’… 밤 되면 무서워 밖에 못나가”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가로등·CCTV ‘드문드문’… 밤 되면 무서워 밖에 못나가”

    “날이 어두워지면 무서워서 밖에 나갈 수 없어요.”, “ 혼자 귀가할 때는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아 택시를 탑니다.” 지난 1일 밤 20대 여성이 조선족에게 피살된 이후 수원시 팔달구 지동일대가 얼어붙고 있다. 조선족 등 외국인들에 의한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가운데 터진 엽기적인 살인사건이어서 주민들은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를 요구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한모(61)씨는 9일 “평소에도 가로등이 없어 늦게까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낙후지역인데 살인사건까지 났으니 주민 불안감이 오죽하겠느냐.”며 “일부 술집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50여년째 지동에서 살고 있다는 김모(63)씨는 “지동은 20년 전만 해도 중상층 이상의 주민들이 사는 전형적인 주택가였으나 10여년 전부터 쪽방이 생겨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슬럼화의 길을 걷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각종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주민수 1만 7989명 가운데 외국인은 1374명으로 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오후 8시쯤 이번 사건발생 지역에서 400여m 떨어진 성빈센트병원 인근에서 중국인 남성이 내연녀와 다투다 상해를 입혔다. 1월 15일 오후 5시 30분쯤에는 지동시장 인근 골목에서 중국인 2명이 시비끝에 서로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수원시는 지동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놀이터 구간에 CCTV 2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이곳에는 방범용 6대와 스쿨존 2대 등 모두 8대의 CCTV가 있다. 외국인 최대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시 원곡동 주민들도 이번 사건으로 신경이 예민하다. 원곡동 인구 1만 6000여명 중 외국인은 65%를 넘는다. 1만명 가까이 추정되는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10명 중 8명은 외국인이다. 외국인 수가 급증하면서 외국인 범죄도 덩달아 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조선족/김종면 논설위원

    지난해 7월 노르웨이 최악의 이민족 테러가 발생하자 국내 인터넷 포털에서 테러행위를 옹호하고 다문화 정책을 비난하는 움직임이 인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한민족의 정체성을 해치고 사회적 유대감을 파괴하고 일자리마저 빼앗는 다문화 정책은 한마디로 재앙이라는 것이다. 악령처럼 떠돈 인터넷 협박은 실제 외국인에 대한 신변 위협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외국인 혐오증, 즉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제노포비아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라지만 ‘우리 안의 이방인’ 조선족 문제는 어찌 해야 하나. 지금 우리는 외국인 혐오보다 더 심각한 ‘조선족 혐오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년 전만 해도 조선족이라면 중국 억양의 한국말을 사용하며 식당에서 일하는, 왠지 선할 것 같은 인간 부류를 떠올렸다. 수출산업단지로 조성된 옛 구로공단 옆 가리봉동의 기억도 새롭다. 쇠락한 공단의 근로자들이 하나둘 떠난 스산한 자리에 임대료 몇 푼 갖고 들어와 옹기종기 살아가던 그들 아닌가. 비록 불법체류 신분이지만 치열하게 살아가는 조선족을 등치는 한국인의 일그러진 모습을 그린 TV드라마가 눈길을 끈 적도 있다. ‘가리봉 엘레지’다. 끝내 코리안 드림을 잃지 않던 독립군 후예 주인공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조선족에게는 반일제 투쟁의 역사도 있다. 1930년대 중국의 동북 3성이 일제의 만주 괴뢰국 영토로 전락하면서 이 지역 조선족들은 더할 수 없는 핍박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굴하지 않고 항일투쟁에 나섰다. 재중 동포의 개황을 밝힌 ‘조선족간사’(연변인민출판사)에 따르면 10만여명의 조선족이 항일전투에 참가해 1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수원 성폭행 살해’ 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으로 밝혀지면서 그런 자랑스러운 역사마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반조선족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조선족 범죄가 늘어나고 수법 또한 날로 흉포해지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중국의 조선족 인구는 200만명 선으로 추산된다. 그중 절반 이상이 지린성에 산다. 국내에 체류하는 중국 동포는 50여만명에 이른다. 가히 ‘집단이주’ 수준이다. 엄연히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 그들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조선족 중국인’에 대한 지원 강화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다. 범죄 단속과는 별개로 다문화 포용정책은 지속돼야 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외국인 근로자 울리는 ‘고용한도 상한제’

    고용노동부가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고용한도제’가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불법체류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증가를 이유로 이전에 고용했던 외국인 근로자에게 재고용 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고용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경기도 양주시의 섬유 가공업체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근로자 S. 2009년 2월 입국해 월급 140만원을 받으며 착실히 일해 오다 올 초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지난 1월 재고용 허가를 신청했으나 고용센터가 이를 거부한 것. 인구 20만명이 넘는 지자체는 ‘외국인 고용한도 상향제’를 더 이상 적용받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고용부가 지자체의 인구에 비례해 외국인 근로자의 수를 제한하는 외국인 고용한도제를 도입한 것은 지난 2007년. 노동인력 부족이 심각한 제조업의 경우 지자체 인구 20만명 미만이면 관할 업체에 한해 외국인 고용한도를 20% 상향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가 집중되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은 인구 20만명을 넘어서면 고용한도를 원래 기준대로 다시 하향 조정하도록 했다. 권익위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은 귀책사유만 없으면 통상 4년 10개월간의 취업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입국한다.”면서 “그들에게 사전에 정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재고용을 불허하는 것은 불법체류를 부추기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권익위 ‘맞춤형 이동신문고’ 큰 호응

    지난 17일 오후 1시 서울 양천구 신월4동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서울남부하나센터. 통일부가 북한 이탈주민의 자립·자활을 돕는 지역 적응센터로 지정한 곳에 ‘이동신문고’가 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나온 5명의 조사관들에게 1초가 아까운 듯 간절한 표정으로 상담을 받는 이는 모두 북한 이탈주민들. 이날 이동신문고는 새터민들의 고충 상담만 받는 전용 창구였다. 상담 시간을 토요일 오후로 잡은 것도 생업에 종사하는 새터민들의 상황을 배려해서였다. 4시간여 진행된 행사에서 접수된 상담은 32건. 취업알선, 직업훈련 등 생계와 직결된 다급한 민원이 대부분이었다. 특정 대상을 배려한 ‘맞춤형’ 이동신문고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권익위가 운영하는 이동신문고는 지역현장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의 고충민원을 듣고 해결해 주는 상담제도. 전문 조사관과 법률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상담반이 전국 곳곳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민원상담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소외대상에 주목, 권익위는 지난해부터 맞춤형 이동신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수 이동신문고팀장은 “맞춤형 신문고는 외국인이나 북한 이탈주민 등 생활민원을 해결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획됐다.”면서 “일반 지역 이동신문고에서 하루종일 접수되는 민원이 40~50건인데, 이들은 반나절 만에 평균 40여건을 신청할 만큼 절박한 사정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 이탈주민 전용 이동신문고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 민원 접수된 32건 중 9건은 관계기관에 제도개선 권고의 여지가 있어 고충민원으로 따로 접수해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정영성 사무관은 “혼자 5세된 아이를 키우다 최근 실직까지 한 새터민 여성은 친척이 사는 지역의 임대아파트(정부 지원)로 옮기게 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며 “임대아파트 운영권이 있는 SH공사에 이 같은 일이 가능한지 타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8일에는 구로구 가리봉동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이동신문고도 열었다. 평일 근무시간에 짬을 내기가 불가능한 이들의 여건을 고려해 일요일 오후 시간대를 잡았다. 8개국 통역원을 붙여 4시간여 진행한 상담에서 접수한 민원은 41건. 2년, 4년짜리 고용허가 비자를 받아 입국한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비자를 연장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항공료 등 경비 부담 때문에 속수무책 불법체류자로 몰리는 이들이 많은 만큼 권익위는 정책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연흥 고충처리국장은 “다문화가정, 소상공인 등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올해에만 14차례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 국제여성영화제 열린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서울 국제여성영화제가 어느덧 14회를 맞는다. 새달 19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신촌 아트레온과 CGV송파,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30개국 120편(장편 44편, 단편 7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 정치적 도피를 감행한 모녀의 이야기를 담은 파울라 마르코비치 감독의 ‘더 프라이즈’가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전체주의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이뤄지는 파시즘적 훈육과 군대를 찬양하는 웃지 못할 의식들을 어린 딸 세실리아의 눈으로 그린다. 아르헨티나 출신이지만 정치적 이유로 멕시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마르코비치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과 프로덕션디자인상을 받았다. 서울 국제여성영화제의 얼굴 격인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는 최근 1~2년간 제작·발표된 여성감독들의 수작을 집중 조명한다. ‘파니핑크’(1994),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2008), ‘헤어드레서’(2010)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도리스 되리 감독의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에 우선 눈길이 간다. 고국의 내전을 피해 베를린으로 떠나왔지만, 불법체류자인 탓에 불법성매매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리나와 집 없이 떠도는 펑크족 칼리가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면서 빚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글렌 클로즈 주연의 ‘앨버트 놉스’ 국내 개봉이 요원한 터라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 연극 ‘앨버트 놉스의 혼자인 삶’에서 살아남고자 어쩔 수 없이 남장 여인이 된 비운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부터 클로즈는 영화화를 꿈꿨고, 30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클로즈는 주연과 공동각본을 맡았다. 감독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백 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들이다. 이 밖에 배우 줄리 델피의 4번째 장편연출작 ‘스카이랩’과 폴란드 출신의 논쟁적 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와 명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만난 ‘엘르’,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테디베어상(동성애자 필름 부문)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 등도 두고 볼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5년 복역후 출옥 외국인, 비자만료로 재투옥

    15년 복역후 출옥 외국인, 비자만료로 재투옥

    살인죄로 미국 교도소에서 무려 15년을 살고 출옥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청년이 불법 체류자로 판정받아 다시 투옥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논란의 대상인 된 청년은 아지키웨 캠뷸(33). 그는 지난 1996년 살인 공범자로 체포돼 35년형을 선고받고 미시시피주 교도소에서 복역중이었으나 최근 사면돼 출옥됐다. 그러나 캠뷸은 지난주 루이지애나에서 불법체류자로 체포돼 주 교도소로 이송됐다. 이유는 그의 비자가 1997년 만료됐다는 것. 15년만에 자유를 얻었으나 다시 수형생활을 하게된 캠뷸은 물론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가족들도 절망에 빠졌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구명운동에 나섰다. 외국인 수형자를 위한 인권단체의 패트리샤 저버는 “마치 당국이 캠뷸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것 같다.” 면서 “현재 남아공의 부모들과 연락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도소에 15년 동안 수감돼 있었는데 상식적으로 비자를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민국 측은 “현재로서는 캠뷸에 대한 다른 어떤 정보도 없어 풀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류 통일, 獨·EU순방 ‘탈북자 인권외교’

    류 통일, 獨·EU순방 ‘탈북자 인권외교’

    정부가 중국의 탈북자 북송 저지에 나선 가운데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독일과 유럽연합(EU)을 방문해 탈북자 ‘인권 외교’에 힘을 보탠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류 장관이 독일과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EU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며 “한반도 정세와 남북 관계에 대한 정책 공조 협의뿐 아니라 유럽 내 탈북 난민도 의제로 삼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 난민 신분으로 체류 중인 탈북자가 적지 않고 불법체류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류 장관이 이들에 대해 국제규범에 따른 인권 보호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회적 병폐·불안·공포… ‘날선 언어’로 고발하다

    사회적 병폐·불안·공포… ‘날선 언어’로 고발하다

    문학이 세상을 인식하고, 해석하고, 치유하는 방식은 부조리한 현실에 정밀 카메라를 직접 들이대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신성한 힘을 끌어들여 에둘러 가는 방식도 있겠다. 김사과의 ‘테러의 시’(민음사 펴냄)와 오수연의 ‘돌의 말’(문학동네 펴냄)은 제목만큼이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현실을 보여 준다. 사실 그것이 우리가 겪는 현실인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비정한 사회 20대 후반의 소설가 김사과의 ‘테러의 시’는 검은색 바탕에 반짝이는 것들이 여인의 얼굴 형상을 한 대지로 떨어지는 표지만큼이나 어둡고 읽어 나갈수록 착잡하다. 소설의 시작은 서울 강남의 최고급 룸살롱을 급습한 방송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듯한 디테일로 시작한다. 1990년대 북창동 환락가 어딘가에서 경험해 봤거나 그와 관련한 풍문들을 들어 본 사람들이 연상할 수 있을 만한 진한 섹스 장면들이 묘사돼 있다. 그러나 그 묘사가 에로영화처럼 마음을 흥분시키거나 즐겁게 하지 않는다. 구토와 심각한 두통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조선족 ‘제니’는 서울 외곽의 불법 섹스클럽에서 필리핀,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여자들과 함께 몸을 판다. 제니는 핑크방으로 오는 와이셔츠와 넥타이, 검은 양복의 남자들에게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가끔 질문을 하지만, 제니가 할 수 있는 답은 “모른다.”이다. 시에서 가장 부유한 구역에는 신기하게도 교회와 고시원, 김밥천국이 많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시에서 가장 부유한 구역에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산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곳을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재개발하려고도 한다. 온몸에 문신을 한 ‘거짓’ 목사는 섹스클럽을 운영한다. 영어 개인교습을 하는 영국인 리는 수년째 한국에 불법체류 중이고,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마약과 섹스, 도박으로 해결하고 있다. 사회적 병폐가 현실의 사람들을 가격하고 있다면, 작가 김사과는 그보다 더 폭력적인 언어로 그 비정함을 드러냈다. 세상이 아름답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믿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애처로운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 오수연의 ‘돌의 말’을 읽으려면 신화를 이해할 능력이 필요하다. 무속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21세기 정숙이의 입을 통해 부활한 ‘복순이’는 신라의 용이다. 2년 5개월 전쯤 골동품상에서 만난 용 같은 수석이 그들을 묶어 주었다. 복순이는 이렇게 말한다. 초기 신라는 용의 나라였다. 우물가에서 계룡의 옆구리에서 태어난 신라 시조모 알영, 2대 남해차차웅의 누이이자 최초의 여자 제사장이었던 아로부인, 남해차차웅의 딸로서 용성국에서 온 왕자 석탈해와 결혼한 아니부인 등은 모두 용의 화현(化現)이었다. 복순이는 용 신앙을 믿는 호족들의 계보 끄트머리에 있다. 이차돈의 순교로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하면서 용토템은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이차돈은 불교를 위해 용들의 호수에 나무를 심어 ‘천경림’을 조성하고, 땅속의 물줄기와 지상을 잇는 거점을 봉쇄한다. 화현하는 용은 사라졌다. 소설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도 용이 씐 돌로부터 말을 듣고 전하는 빙의(憑依)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다만 작가의 말을 참조할 수는 있겠다. “버젓한 회사원이나 안정된 자영업자 같은, 이 사회가 상정하는 보통사람 되기가 많은 이들에게는 너무 어렵다. 실은 기적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복순이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불안과 공포를 누르고 평범을 쥐어짜며 사는 이들의 모습일까. 시대가 바뀌어 낙오하고, 저류로 흘러들어 존재도 잊혀진 어느 중산층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돌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말 속에 숨어 있는 애처로운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도 이해할 것 같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혼 땐 추방… 맞고 살아야 합니까”

    “이혼 땐 추방… 맞고 살아야 합니까”

    “내 결혼을 가짜라고 의심하니 억울합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외치는 중국 여성 S(48)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S씨는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괴물이 됐다. 욕설에 구타가 이어졌다. 프라이팬으로 실신하도록 맞았지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결국 1년여 만에 이혼을 해야 했다. 이후 결혼 비자를 갱신해 오던 그녀는 최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영주권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혼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얼마 전에는 ‘5개월 안에 한국을 떠나라.’는 출국명령서까지 받았다. “남편한테 그냥 맞으면서 살라는 말입니까.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중국 한족과 조선족 결혼 이민 여성 10여명이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법무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남편과 사별했거나 가정폭력을 못 견뎌 이혼한 여성들이지만 ‘위장결혼 아니냐.’는 의심을 사 국적 취득이나 비자 갱신을 거부당했다. 집회에 참석한 중국동포 김모(52)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왔지만, 지방을 떠돌며 일하던 남편이 이듬해 공사 현장에서 숨지고 말았다. 한국에 머물 생각으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 국적 신청을 했지만, “남편과 지낸 기간이 짧다.”며 반려됐다. 영주권 신청도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남편과 사별한 것은 내 탓이 아닌데도 위장 결혼으로 오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국적법에 따르면 결혼 이민자가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종 또는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이유로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할 경우 일정 요건을 채우면 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다. 이주여성인권센터, 서울중국인교회 등에 따르면 홀로 된 결혼 이민 여성들은 ‘혼인에 진정성이 없다.’거나 ‘이혼 책임이 남편에게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등의 이유로 체류 자격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있다. 심지어 이혼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이나 지원단체의 피해 사실 확인서가 무시되는 사례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장 결혼으로 입국하는 여성들이 있어 체류 자격 심사를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다.”면서 “남편에게 책임이 있다는 이혼 판결문이 있더라도 주변의 증언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혼인의 진정성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의 사례를 검토해 문제가 있으면 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라·명희진기자 sora@seoul.co.kr
  • 英서 철창에 갇혀 성노예로 산 중국소녀 구출

    英서 철창에 갇혀 성노예로 산 중국소녀 구출

    영국 버밍엄의 한 불법 윤락업소에서 동물 우리를 연상케 하는 철창에 갇혀 성매매의 노예로 살아 온 10대 중국 소녀와 베트남 소년이 구출돼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출신의 18세 소녀와 베트남 출신의 13세 소년이 끔찍한 환경에서 성매매에 이용되다 어린이구조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베트남 소년은 그의 할아버지가 더 나은 삶을 살라며 영국으로 보내줬지만, 영국에 도착한 뒤 인신매매업자들에게 붙들려 강제로 성매매에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은 세인트메리대성당 수녀원 소속의 헬렌 리안에 의해 알려졌다. 영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리안은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언제나 언급해왔지만 자꾸 감춰지기만 했다.”면서 “특히 철창에 갇혀 성매매에 이용돼 온 중국 소녀를 발견했을 당시엔 매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13살 된 베트남 소년은 웨스트미들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강제로 트럭에 실려 성매매업소로 이동됐다.”면서 “이러한 불법 성매매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안의 주장에 따르면, 버밍엄시티에서는 인신매매업자와 성매매업소가 손을 잡고 소녀들에게 약을 먹인 뒤 강제로 성매매에 종사하게 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어린이 보호 단체인 바르나르도(Barnardo) 역시 지난 해 버밍엄이 영국에서 어린이들의 인신매매가 가장 ‘활발한’ 도시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현재 이 단체는 성매매에 강제로 동원된 소녀 100명과 소년 5명을 보호하고 있다. 바르나르도의 한 관계자는 “국적을 불문하고 폭력과 성매매, 약물에 노출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과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웨스트미들랜드 경찰과 손 잡고 이들을 보호하려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법체류자 아기, 결혼이민자 호적올려 국적세탁

    불법체류자 아기, 결혼이민자 호적올려 국적세탁

    빗나간 ‘코리안드림’이 화근이었다. 돈을 벌어 돌아가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던 베트남 불법 체류자들. 문제는 이들이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면서 발생했다. 불법 체류자 신분 때문에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정식 교육도 받을 길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어떻게든 아이의 국적을 한국으로 위장한 뒤 여권만 발급받으면 아이를 본국의 가족에게 보낼 수 있다는 유혹에 말려든 것이다. 이들의 사정을 아는 브로커 이모(40)씨 등 일당 3명이 그들에게 접근했다. 이씨는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불법 체류자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주로 아내의 지인들을 통해 1인당 600만원씩을 받고 국적을 세탁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씨 일당은 의사나 보증인만 있으면 출생증명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 산부인과 병원장 김모(46)씨와 짜고 허위로 한국인의 자녀인 것처럼 출생증명서를 작성했다. 가정에서 출산한 경우 2명의 보증인이 있으면 출생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인우보증제’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런 수법으로 출생증명서를 작성한 이들은 결혼이민자를 꼬드겨 그들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아이의 이름을 올려 한국 국적을 얻게 해 줬다.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이런 수법으로 무려 18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해줬다. 그런 뒤에는 이씨 일당으로부터 건당 300만원을 받은 가짜 부모가 아이의 여권을 발급받은 뒤 직접 베트남으로 데려가 현지 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베트남 불법 체류자들이 낳은 아이의 출생서류를 위조해 한국 국적을 얻게 한 뒤 본국으로 출국시킨 이씨 등 브로커 3명을 공전자 기록 등 불실기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신생아들의 불법 국적 취득을 도운 혐의로 산부인과 병원장 김씨와 출생신고 보증인, 부모 명의를 빌려준 결혼이민자 부부 등 2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백민경·이성원기자 white@seoul.co.kr
  • [18대 공약 성적-공약남발 실태] 1000만개 일자리 창출·550만채 집… 이행 못해

    지난해 3월 21일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앞에 시민 수만명이 운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법을 개혁해 불법체류자를 구제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킬 것을 압박하는 집회였다. 참가자들은 “이민 개혁에 대한 지루한 기다림에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속히 대선 공약을 지켜 이민법을 개정하라.”고 성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포괄 이민 개혁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민자 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당시 약속처럼 이 사안을 최우선 순위에 놓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2004년 대선 때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집권하면 4년 동안 일자리 1000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법인세 제도를 개혁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재선에 나선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그런 공약을 실천하려면 1조 7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허황된 공약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소수 인종과 저소득층이 2010년까지 550만채의 집을 더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부시는 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키지 않는 공약, 무늬만 그럴듯한 공약이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된다.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고, 이 때문에 당선 후 유권자들로부터의 압력과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는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갖가지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것들도 많다. 예컨대 경선 선두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집권하면 세금을 대폭 감면하고 정부 지출을 크게 삭감하겠다고 하면서도 해외주둔 미군은 늘려 미국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단 미국의 선거문화에서 다른 것은, 대선 후보가 지엽적인 지역개발은 공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정 전체를 아우르는 공약 경쟁이 펼쳐진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언론의 공약 검증이 신랄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유력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놓으면 신문과 방송 뉴스에서 연일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인터뷰를 통해 후보에게 조목조목 따지고 든다. 따라서 웬만큼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공약은 금세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학생회장에 말해 대학 입학 시켜주마”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31일 국내에 머무는 중국인 어학연수생 등을 상대로 대학 입학 알선과 비자연장을 해 주겠다며 5000만원을 가로챈 조선족 이모(25)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중국인 송모(19)양에게 접근, “잘 아는 총학생회장에게 말해 정식으로 대학에 입학시켜 주겠다.”고 속여 입학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비자 변경을 한 뒤 대학생이 될 날만 꿈꾸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농촌에 숨어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2009년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국내 카지노를 전전하다 수억원을 잃고 결국 지난해 등록금 미납으로 제적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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