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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사망소식이 남다른 두사람

    ◎이북5도민회 강제문의장/“분단 고착 장애물 사라져”/동족상잔 원흉… 정상회담 진의 의심 『남북이산가족의 한맺힌 염원은 한걸음 앞당겨 실현되겠지만 한편으로 김일성이 저지른 죄악에 대해서는 누구한테 사과를 받아야 할지 가슴이 답답합니다』 1천만 실향민들의 정신적 고향역할을 해온 이북5도민회 중앙연합회 강제문 대표의장(72)은 김일성의 죽음을 『남북분단 고착화의 큰 장애물이 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25살때인 지난 47년 공산당학정을 피해 월남한 강의장은 김일성이 좀더 살아 남북화해의 기틀을 정착시켰으면 좋았겠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 때문에 그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한공산정권이나 김일성의 본질과 죄과를 망각한 감상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강의장은 이어 오는 25일로 잡혔던 1차 평양남북정상회담에 이어 2차 서울회담을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등을 새겨보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김일성이 진심으로 민족화해를 위해 응하려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일성이 「불바다」발언 파문때 죽지않고 남북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남북화해에 혹시나 기여하지 않았을까」하는 한가닥 아쉬움을 남긴채 죽은 것을 보면 『김일성은 「팔자좋은 사람」』이라고 쓴웃음을 짓는 강의장은 『그는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쉽게 남북의 창을 열지를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민족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김일성은 잘 죽었다』고 말하는 강의장은 『김일성은 분명 민족분단의 원흉이요 동족상잔이라는 반역사적인 전쟁을 일으킨 전범으로 살아생전에 꼭 사과와 참회를 받아 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강의장은 『김일성은 북한주민들에게는 인간이 아닌 신이었지만 김정일은 숙명을 지닌 인간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김일성이 휘둘러온 절대권력을 그대로 이어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김정일이 당장은 절대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록 김일성처럼 강도높은 주민통제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개방과 개혁으로 대내외정책기조를 전환하게되고 따라서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이나 제한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원로 장로회 회장(대한예수교합동)이기도 한 강의장은 일요일인 10일 교회에서 『실향민들의 한풀이 마당이 하루라도 앞당겨지도록 간절히 기도했다』며 말을 맺었다. ◎군번1번 예비역대장 이형근씨/“사죄 한마디 없이 죽다니”/세계유일 분단국 멍에 벗는 계기로 6·25참전용사는 물론 그 미망인이나 유족들이 말하는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망에 대한 느낌은 남달랐다. 『김일성은 우리에게는 불구대천지원수입니다.민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전범이라는 사실외에도 그가 이 땅에 저질러 놓고 간 일들이 어디 한두가지입니까』 6·25전쟁중 아내와 동생(이상근 당시 대령)을 한꺼번에 잃은 예비역 육군대장 이형근씨(74)는 『당시 참전용사와 그 미망인,그리고 유족들도 나와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그를 자연사하도록 버려둔 것이 오히려 죄스럽다』고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오늘아침 미국대통령이 사망한 김일성에게 「미국국민들을 대신해 북한주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는 뉴스를 들었다』며 『아마 미국대통령은 김일성이 한국전쟁에서 미군과 UN군 15만2천명,한국군 25만7천명,민간인 86만명을 사상케 한 전쟁 책임자라는 것을 잊은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지요.그러나 그는 우리 민족에게 뿐만아니라 죽는 날까지 전세계 평화애호 국민들을 위협한 장본인이었습니다』이씨는 김일성이 최근까지 「핵」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했던 사실등을 예로 들고 『사죄한마디 하지않고 사망한 그에게 개인적으로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예비역 육군대장이라는 영예외에 「대한민국 군번 1번(10001)」·「창군의 주역」·「최연소 육군참모총장」등 군최고의 영예를 지니고 있는 그는 6·25전쟁때 2사단장으로 의정부전투에 참가,북한군의 남침을 저지하기위해 최일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역전의 용사.그는 『현재 우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쳐가며 싸웠는데도 아직껏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며 『이번 김일성의 죽음이 우리민족에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있도록 국민 모두가 국력을 결집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아직은 체제유지에 급급한 만큼 당장 어떤변화를 기대하기란 힘들 것이라고 밝힌 그는 그러나 북한이 과거 김일성때보다는 개방과 개혁에 눈을 돌려 남북대화등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응해 올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정부와 국민들이 이에 신중히 대처해 나갈것을 다짐했다.
  • 이산가족 오갈길 열어야/강제문(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남북으로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통일하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굳은 의지와 용단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게 된 것을 우선 크게 환영한다.근 반백년동안 불신과 반목으로 적대속에 살아오면서 쌓인 두꺼운 분단의 벽이 이번에는 허물어질 것같은 흥분과 설레임은 비단 본인만이 갖는 심정은 아닐 것이다. 북측의 「서울 불바다」「전쟁불사」등 거듭되는 망언과 핵사찰 거부등으로 고조된 긴장과 위기감이 정상회담합의를 계기로 반전되어 남북간에 타협과 대화의 기운이 싹트고 큰 전환의 계기가 될 가능성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들뜨거나 지나친 기대로 자칫 잘못하다가는 더 큰 좌절감을 맛보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없지않다. 그것은 북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다.그동안 남북관계는 멀리 194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제 정당사회단체 대표자회의」때 김구선생이 이용을 당한 일로부터 가깝게는 지난 3월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 이르기까지 북측에 의해 당하기만 했다. 특히 월남실향민들의 김일성집단에 대한 불신감은 골수에 박혀있으며 뇌리속에는 6·25전쟁의 상혼이 여전히 깊게 자리잡고 있다.6·25동란을 아직도 북침전쟁이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83년 10월9일 랭군에서의 테러폭발사건과 87년 1월에 있었던 KAL기 폭파사건은 모두가 다 조작해낸 자작극이라고 역선전을 하고 있는 그들이 아닌가. 정부당국에서는 모처럼만의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남북간에 풀어내야 할 문제는 너무도 많다.그러나 양정상이 마주 앉았을때 최우선과제로 북측의 핵문제 해결이 등장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으로 이끈 이 핵문제의 해결이 타결되지 않을때에 두 정상간의 상봉이 우리 민족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따라서 정상회담의 큰 성격의 하나는 통일논의에 앞서서 핵문제를 확실히 타결하는 회담이 되어야 할 것이다.핵은 한반도 전체를 파멸로 이끄는 위험한 요소이며 북측의 핵개발을 포기하는데 합의를 못본다면 회담의 성과는 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핵문제해결도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새삼스럽게 큰 의제로 내걸고 의견교환이니 토론이니 하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없다.1992년 남북간에 상호합의로 발표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에서 이미 결정이 난 문제다.문제는 김일성이 합의된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신뢰성있는 약속을 하면 되는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은 휴지화된 합의내용을 상기시켜 그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핵투명성 보장에 이어 풀어야 할 가장 초미의 과제는 이산가족의 문제이다. 7백50만을 헤아리는 월남실향민은 정든 고향산천과 부모형제를 생이별한지 반세기가 흘렀다.그동안 이산가족들은 남북을 가로막는 인위적 장벽때문에 북한에 계시는 부모님의 생사도 몰라 자식으로서 마땅한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고 설이나 추석이면 탄식으로 보내고 있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과 중국등 여러나라는 이미 통일을 이루었거나 상호교류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이제 이 지구상에 우리만이 오직 완전한 단절과 고통속에 몸부림치고 있다. 통일이나 민족화합이라는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은 겨레의 뜨거운 핏줄기가 민족애로 동포애로 발로되어 가슴아픈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할때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가족간의 생사를 확인하고 서신교환을 하며 친혈육을 상봉케하는 인도주의사업에 북측이 이번에는 꼭 호응하여야 할것이다. 개방과 개혁이 그들 체제의 붕괴와 연계하여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이 문제 역시 내심 꺼려하고 있는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이 수차 언급한 바와같이 북한을 결코 흡수통일하지 않겠다고 말한 진실성을 믿고 체제붕괴 공포증으로부터 탈피하여 상호신뢰로 이산가족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북측의 핵투명성 보장,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이 이루어지면 경제 문화교류의 협력과 증진,군축문제등 모든 난제에 대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6·25참변의 진상도 남북정상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모처럼 무릎을 마주댈 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은 평양에서만의 단발성이 아닌 서울에서도 회합을 갖는등 지속적인 회담을 통해 상호신뢰감을 쌓고 7천만 겨레의 염원을 원만하게 풀어나가길 두손모아 기원하는 바이다.
  • 6·25의 비극 다시는 없게해야/홍성유(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언젠가 어느 잡지에서 「만약 젊어질 수 있다면」하는 제하의 앙케트성 원고를 청탁받은 일이 있다.정말 젊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잠시 허망한 망상을 굴려본 일이 있지만,다음 순간 내가 겪은 젊음을 또 다시 되풀이 하는 대가로 젊어지는 것이라면 구태여 젊어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나의 젊음이 유달리 참담했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나의 젊음이 참담했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6·25전쟁 때문이었다.그 비극이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가는 여기에 새삼스레 늘어놓을 수가 없지만 바꾸어 말하면,6·25전쟁을 또 다시 되풀이 하는 대가로 젊어지는 것이라면 구태여 젊어질 것도 없겠다 싶은 것이다. 그렇다.6·25와 같은 비극을 또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어떠한 대가,어떠한 희생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 조국분단 반세기만에 첫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7월25일 평양에서 열리게 되었다. 국제적인 기류의 급격한 변화와 남북 모두의 국내적인 정세변천을 실감하면서 그 첫번째 회담지가 하필이면 평양이냐 하는 다소의 불만과북측의 정상회담 제의가 유엔의 대북제재를 일시적이나마 회피하려는 술책이 아닐까 하는 일말의 기우심을 가지면서도,우선은 민족적 화해의 장에 한발짝 다가선게 아닌가 싶어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으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믿지도 기대도 하지는 않지만 동족상잔의 비극을 또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절대절명의 명제가 있기 때문에,그나마의 환영의 빛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하지만 그동안 북측이 완고하게 닫았던 철문을 빠끔히 열어 보였다고 해서 이번 정상회담으로 남북간의 오랜 대결의 앙금이 단번에 풀리리라고 기대하지는 말자. 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의 위기가 단숨에 해소되리라고도 기대를 하지 말자. 이산가주의 고통이 아무리 뼈아픈 것이라 할지라도 재결합의 기쁨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미리부터 흥분을 하지 말자. 하지만 우리는 정상회담이 가져 올 화해를 바탕으로 남북간에 가로놓여 있는 여러가지 난제를 하나씩,둘씩 조심스럽게 그리고 슬기롭게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한가닥의 희망을 걸어 본다. 남북정상회담 합의의 보도를 접하고 그 의외성에 놀랐으면서도,이를 전적인 낭보로 받아 들이지를 못하고 떨떠름하게 환영의 빛을 보이는 데에는 나로서는 나름대로의 까닭이 있다. 「서울 불바다」를 회담장에서 서슴없이 뇌까린 북측이,카터의 방북을 계기로 무슨 쑥덕공론이 있었는지 돌연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해 온 저의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그만큼 우리는 북측에 속아 왔으니 말이다.그 단적인 예가 6·25다.꾸준히 면밀하게 전쟁준비를 하고 있으면서 조만식선생과 이주하·김삼용을 교환하자는 평화적인 제스처를 부리고 돌연 남침해 온 것이 그 좋은 예다. 마르크스­레닌주의가 붕괴되었고 붕괴되어 가고 있는 현재와,당시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역사의 거센 흐름이 냉전의 시대에서 화합의 시대로 흐르고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이념은 종언 되었는지는 몰라도 이른바,「주체사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끝나기는 커녕,극히 소수일 망정,남한땅에서까지 「주체사상」을 부르짖는 세력이 있는 판국이다. 아마도 북측은 미군만 철수하면 남한쯤은 어깨만 툭 치기만 해도 뒤로 나자빠질 것처럼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77년 당시 카터대통령의 미군 철군정책에 반대했다가 해임된 싱글로브 전 미8군 참모장의 경고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북한의 김일성이 잘하는 일은 전쟁준비 뿐이며 『남한에 대한 적화야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허점을 보이면 그만큼 도발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 것이다. 다행히 정상회담에 임할 김영삼대통령은 『한개의 원자탄이 아니라,반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아래 굳건한 안보의식과 한·미유대를 다짐하고 있으니 김일성이 아무리 노회할지라도 민주화운동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문민정부의 대통령으로서 꿀리지 않는 의연한 솜씨로,조국의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평화 가꾸기와 혼란 만들기/황규호 문화부·부국장급(오늘의 눈)

    우리가 20세기 속에서 만난 수난의 역사 하나가 6·25다.민족이 엄청난 피를 흘린 동족상잔의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큰 비극으로도 기록된다.이제 그 전쟁이 일어난지 어언 마흔세해를 맞고 있다. 올 6·25전야는 1950년 그해 무섭고 지루했던 여름을 퍼뜩 떠올릴 만큼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전쟁이 과연 일어날 것인가.모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상황은 그렇지 못했다.북의 핵보유 여론에 시달려야했다. 실제 회담장에서 「서울 불바다」를 공언하고 나선 북의 위협으로 올 여름은 공포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세계의 언론들은 전쟁을 이야기하면 의레히 한반도를 지목했다.전쟁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그때마다 엿가락 처럼 휘어 녹이 쓴 레일과 주저앉다 못해 나동그라진 탄흔투성이 기관차 사진을 실었다.풀섶에 버려진 구멍난 철모와 함께‥.그 을씨년스러운 전장의 풍경은 철마가 원산을 향해 달리던 옛 경원선 철길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 전쟁의 잔해가 흩어진 지역은 민간인 통제선 북방에 해당하는 이른바 민통선 안쪽이다.6·25 이전은 북한땅이었다.전쟁의 참화를 교훈으로 남기기라도 하듯 뼈대만 앙상한 옛 북한노동당 철원군당사 건물도 바로 이웃에 있다.공동화한 유령의 집으로도 보이는 노동당사 건물 역시 전쟁을 고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그 폐허지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에서 23일밤 KBS가 주최한 음악회가 열렸다.그것도 6·25전야에 휴전선 가까운 격전지에다 마련한 「평화의 콘서트」다.이날 5천이 넘는 관객들은 흐느끼듯 감격했다고 전한다.화면에 들어온 콘서트장은 조명을 받아 가까이 다가선 옛 노동당사와 기묘하게 대비되었다.그리고 화음의 선율이 평화를 싣고 장마비를 재촉하는 여름밤 북녘 하늘로 날아갔다. 화음으로 평화를 노래하던 날,휴전선이 먼 남쪽에서는 국가 기간동맥 철도가 마비되었다.「평화의 콘서트」가 막을 내린 무렵에는 지하철파업을 선언했다.그래서 6·25전야 하룻동안 평화를 가꾸는 모습에서 혼란을 만드는 일에 이르는 두가지 현상을 보았다.극명하게 명암이 교차된 하루였다. 그러나 살아있는 자,달리고 싶어하는 철마에 올라야한다.민통선 안에서 숨을 멈춘 기관차를 보라.거기에는 정지된 역사가 있을 뿐이다.민주주의에서 역사발전은 시민사회와 묵시적으로 체결한 것과 다름없는 불문율적 개개인의 의무선행설약 이행을 의미한다.이는 평화를 만드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 44년전의 상처 되새기며/살아남은 한 다신 없어야/이문구(기고)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에 화가여생이란 말이 있다.법에 저촉되어 재앙을 입은 집의 자손이란 뜻이라고 한다.이제 말 자체는 역사소설 같은 데서나 쓰임직한 말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말의 뜻까지 함께 은퇴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6·25와 더불어 하루아침에 쑥밭이 된 좌익 집안의 자식으로 어렵게 살아온 전쟁 피해자이자 전형적인 화가여생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필자와 비슷한 환경으로 정서적인 폐허에서 젊은 날의 방황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더욱이 그 환경의 불리함을 무릅쓰고 권위주의 군사문화에 작가적인 저항으로 일관하여 마침내 문민정부 출현에 나름껏 일조를 한 줄로 여기는 사람이라면,오늘 다시 맞는 6·25에 대한 회포 또한 남다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6·25의 상처는 44년전의 신음소리를 아직도 이어오는 보훈병원을 비롯하여 휴전선과 판문점과 국립묘지와 산야에 널려있는 전적비며 엊그저께 문을 연 전쟁기념관에 이르기까지 가시적인 것만 해도 이루 다 줘섬길 수가 없이 허다한 터다.그러나 그 무엇보다도응어리가 깊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 즉 전쟁에 희생된 집안의 결손가족,이산가족들의 사무친 여한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전형은 누구인가.가슴에 서린 채 못다한 만단설화를「그때 겪은 얘기를 책으로 쓰면 열 권도 넘을 것」이라는 한 마디로 줄이면서 체념으로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다.아는 병도 쇠면 백약이 무효인데 하물며 보이지 않는 상처를 반세기 가까이나 가슴에 끓여온 그들의 여한일 것이다. 그들의 피맺힌 여한의 대상은 물론 전범자다.그리고 그 전범자에 대한 여한에 있어서 보훈가주과 화가여생 사이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터다.이는 필자가 자기나름에 유추하여 모개흥정식으로 일매지어 하는 말이 아니다.6·25야말로 남북간 공동의 패전이자 민족 전체의 패배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위가 엄연히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6·25의 재현을 기대하는 것이나 아닌가 싶게 혐의쩍은 사람들링 사회 일각에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오늘날의 정부를 「미제에 의한 예속성과 매판성을 갖는 식민지의 대리정권」운운하는 이른바 주사파의 존재는,화가여생의 악조건 속에서 권위주의 군사문화와 맞서는 동안에 스스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수도 없이 멋내었던 필자로서는 일말의 모욕감을 넘어 차라리 헙헙한 심정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전범자가 사료 조절이나 다름없는 식량 배급표로 주민의 생존권을 근저당하고 「쌀밥과 고깃국과 기와집」이란 신기루로 혹세무민하여 「이조」보다도 퇴보적인 「김조」를 꾸며 인주로 군림하고 세습하는 것이 어떻게 「주체의 위업」이며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것인지 실로 불가사의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불가사의한 것은 아무리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과외공부를 해왔다고 해도 걸핏하면 민중·민족·민주·진보주의를 자처하는 이들이 자식은 아비의 존호를 대원솔로 올리고 아비는 세자로 책봉한 자식의 권위 안보를 위해 원솔란 작호를 더하여,모든 것을 부자지간에 겸지우겸하는 근세적 전제군주 체제에 대하여 상식적인 비판은 커녕 자못 우러르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렇다면 5·16이래 군사문화에 맞서 민주화·문민화를 부르짖다가 희생된 사람들은 무엇이란 말인가.남한의 군사문화는 저항의 대상 북한의 군사문화는 추앙의 대상이란 말인가.남한의 국민은 혁명과 피가 아쉬운 「민중·민족」이고 「당원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식의 계급사회 북한의 주민은 이미 혁명을 통해 「김조」의 신민이 되었으니 혁명을 혁명하여 배급표의 굴레에서 해방시킬 까닭이 없다는 것인가.북한의 회담꾼이 6·25의 본질을 거듭 일깨워 준 「서울 불바다」협박이 핵문제에 맞추어 다시 포장한 군사문화의 기본 강령임을 생각하면,남한에서 자기도 모르게 「어버이 부자」의 「효자동이 충성동이」로 「김씨조선」의 식민이 되어 「책으로 쓰면 열권도 넘을」여한의 재생산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 “나는 한국전에 이렇게 참전했다”/중국군의 증언

    ◎중국군 참전병사 2인 인터뷰 중국은 미국이 한국전쟁을 일으켰고 만주까지 넘봤다는 당시의 주장을 아직까지도 공식 입장으로 고수하고 있다.대부분의 일반 주민들도 그대로 믿고 있다.특파원이 만난 당시 참전 병사들도 그랬다. 이같이 한국전에 관한 정확한 재평가가 없어선지 고위 지휘관 출신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그래서 어렵사리 사병과 초급 지휘자 몇 사람의 체험만을 들을 수 있었으나 그 때문에 오히려 가식없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우리 땅에 왔던 「중공군」들의 40년후 회고담을 들으며 새삼스레 느끼는 것은 전쟁의 참혹함이었다. ◎“동홍각/“미서 중국 침략” 선전 믿고 압록강 도하/51년3월 터키군과 교전… 4명만 살아 『미국은 왜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 남북조선사람들에게 그토록 큰 괴로움을 줬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50년 11월 중순 중국인민지원군의 한 분대장으로 압록강을 넘었던 동홍각씨(66·가명)는 아직도 한국전쟁을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그는 미국이 49년에 나라를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을 넘어뜨리기 위해 조선북쪽을 삼키고 압록강까지 와서 중국땅 단동에까지 포탄을 퍼붓기 시작했으며,이는 일본이 조선반도를 거쳐 만주를 빼앗고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것과 똑같은 수법이라고까지 주장했다.당시 중국에선 병사들에게 참전명분을 이렇게 선전했던 모양이다. ­당시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사실을 언제 처음 알았었나. 『1950년 10월초로 기억된다.당시 미군이 인천에 상륙해서 조선이 불바다가 되었다는 전쟁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었다』 ­이 전쟁은 6·25전쟁이라고도 한다.이는 6월25일에 일어난 때문인데 그로부터 4개월도 더 지난뒤에야 개전소식을 알았단 말인가. 『그렇다.우리는 군대에서 훈련 받느라 6월에 전쟁이 터졌다는 얘기는 못들었다.아무도 그런 얘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북한군은 3일만에 서울을 점령했고 그뒤 2∼3개월만에 낙동강이남을 제외한 한국 땅 대부분을 점령했다.그래서 미군을 비롯한 16개국 유엔군이 참전키로 했다.미군이 먼저 침략했다면 유엔깃발아래 16개국가의 유엔군이 어떻게 파견될수 있었겠는가. 『처음 듣는 얘기이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격전지는. 『51년3월에 우리 중국군 30명은 한 고지를 지키고 있었는데 터키군 1백80여명이 한밤중에 산위로 진격해 올라왔다.우리는 죽을 힘을 다해 육박전까지 벌이다가 도망치듯 하산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고지에는 터키군도 보이지 않아 그들도 밤중에 퇴각해버린 것으로 생각했다.이 전투에서 받은 칼자국 상처가 아직도 내몸 여러곳에 남아있는데 당시 살아남은 사람은 우리쪽에선 단 4명뿐이었다』 ­전쟁중 고통스러웠던 점은. 『우리의 군장비나 무기는 항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유엔군에 비해 크게 낙후됐었다.그렇다고 북조선에서 물자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식량이나 의류등 모든것을 중국에서 가져 갔다.우리가 신세진 것은 먹는 물뿐이었다.이같은 장비의 낙후외에도 제공권을 완전 장악한 미군의 끈질긴 공습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8노군때부터 군대생활을 시작해 국공내전과 이른바 6·25때의 항미원조참전을 거쳐 70년대 중반까지 현역생활을 했던 그는 『전쟁으로 손해보는 것은 인민들 뿐이다.인민들만 온갖 고통을 받는다』고 말하고 『전쟁중 부모형제를 잃고 넋이 나간채 울부짖던 고아들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생생히 남아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강/소속부대원 1천명중 2백여명 전사/보급물자 모자라 미군이 버린 약품써 『중국군 의무부대에는 당시 약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미군들이 버리고 간 의약품이 중국군 부상병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우리는 심지어 미군시신을 샅샅이 뒤져서 약품을 챙겨 쓰기도 했다』 한국전 당시 의무병 반장으로 참전했던 왕강씨(64)의 회고다.그는 당시 중국군은 물자가 너무 부족했지만 미군이나 기타 유엔군들은 보급물자가 풍족해서 부럽기 한이 없었다고 말했다.그래서 당시 중국군인들이 전투때마다 꼭 승리하려고 기를 썼던 이유중에는 승리한후 적군이 소지했던 맛있는 음식이나 약품등을 빼앗아 쓸수 있다는 희망도 꼽지 않을수없다는 것이다. ­당시 중국군 의무부대에서는 어떤 약들을 보유하고 있었나. 『중국에서 제조한 서양의약품들로 진통제·지혈제·소염제가루에 붕대정도를 갖고 있었던게 전부였다.당시 한약은 가져가지 않았었다』 ­의무병이어서 당신은 비교적 안전하게 지냈겠다. 『그런 것도 아니다.내 몸에도 세군데나 상처가 남아있다.특히 내 오른쪽 가슴에는 탄환이 완전히 뚫고 나갔었다.천만다행으로 당시 미군으로부터 노획한 좋은 약을 써서 탄환 상처를 깨끗이 완치시킬수 있었다』 그는 병사들에게 한번 사용했던 붕대를 다시 쓰기 위해 냇가에서 빨래하고 있을 때 총탄을 맞았다고 했다.놀라운 사실은 그 당시는 총소리도 못듣고 아픈줄도 모르고 막사로 돌아왔는데 동료들이 등뒤에서 흘러나온 피를 보고 말해줘서야 총맞은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당시 가장 고통스럽던 기억은 무엇인가. 『먹을 게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우리는 밥이나 고기 채소류는 먹어보지도 못했다.강냉이를 먹거나 녹두 콩등으로 만든 미숫가루로 연명하는 게 고작이었다.워낙 영양가 없는 것들만 조금씩 먹다보니 야맹증에 걸려서 제대후에도 오랫동안 고생했다』 왕씨는 50년10월25일 66군 588단 위생반장으로 압록강을 건넌후 이듬해인 51년4월까지 불과 반년남짓 참전하고는 귀국했다.그후엔 중상을 입고 중국으로 후송돼온 병사들을 치료하느라 바삐 보냈다는 것이다. ­당신소속 부대는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는가. 『588단은 1천여명에 달했다.그중 2백여명이 전사했다.이들은 마대자루에 넣어 그대로 땅에 묻어버렸다.부상병도 수없이 많았는데 주로 민간주택에서 20∼30명씩 모아 치료를 하다가 어떤때는 미군의 공습으로 혼쭐이 나기도 하고 전투가 조용해지면 좀더 안전한 다른 지역으로 후송하기도 했다』 ­요즘은 전쟁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가. 『전쟁에서는 침략자든 피침략자든 어느쪽을 막론하고 피해를 보는 것은 인민이라는 생각이다.그래서 다시는 참전하고 싶지 않다.우리 자손들에게도 전쟁이 일어나면 불참하라고 권유하겠다』
  • 이땅에 사는 일의 고달픔(송정숙칼럼)

    어두운 터널속처럼 이어오는 북핵긴장속에서 간헐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언젠가 무엇인가에 잔뜩 표독해진 북한대표가 격앙된 말투로 내뱉던 말이다. 『너네가 잘살면 얼마나 잘산다고…』 그것은 아주 증오에 찬 모습이었다.그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의 정체는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싶다.예부터 백성을 굶주리게 한 왕조는 떳떳할 수가 없었다. 북한은 제왕의 무류를 누리는 가부장적 지도체제를 가진 정권이다.남쪽을 「거렁뱅이가 우글거리는 곳」으로 비쳐주며 순진한 백성들을 위무할 수 있었고 그래서 백성들을 따르게 하기도 쉬웠을 터인데,현실은 그렇지가 못해졌다.배고픔이 점점 견디기 어려워져가고,닫아놓은 문틈새로 밖의 정보도 솔솔 새들어오기 시작하여 「거렁뱅이가 우글거리기는」커녕 날로 잘살며 희희낙락거리며 국제사회의 모범생이 되어가는 남쪽의 활력을 들키게 되었으니 정녕 눈꼴사나워 못견디겠는 그런 적개심에 찬 표정이었다. 「불바다」를 벼르며 악에 받친 얼굴을 내보인 남북회담대표의 표정도 그것과 유사했다.긴박하게 전쟁상황을 연상시키는 최근의 핵국면과 맞닥뜨렸을 때는 한층 더 표독해진 그 얼굴들이 우리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토실토실 살이 찐채 국제사회에서 귀여움을 받는 나라로 존재하는듯한 「남한의 삶」을 탕탕 부숴버리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있는 그들의 내면이 충분히 표출되는 표정.좀 잘살게 되었다고 안하무인으로 나대는 배아픈 사촌같은 남쪽이 그들의 심술을 계속 부글부글 끓게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모습이다.그들이 핵을 쥐고 싶어한다면,그리고 그것을 도저히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것에는 이런 충동의 집착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 적개심 가득한 표정을 생각하면 전쟁위기가 코앞에 닥친듯하던 지난 며칠에는 하다못해 라면이라도 몇개 사두어야 할 것처럼 절박했었다.그래도 내가 그렇게 못한 것은,성숙한 시민의식이나 이웃과 고통을 함께하려는 사려깊음때문이 아니라 굼뜨고 게으른 평소의 습성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 지인으로부터 넋두리를 들었다.그는 어려서 부모를 따라 공산 북한을 탈출해온 사람이다.그의 말은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전쟁이 난다고 생각하니까 앞이 캄캄하더라.노인들 모시고 자식들하고 가긴 어디를 갈 것이며 간들 살수 있는데가 어디인가.그래서 만약의 사태가 일어나면 식구들이랑 모여서 집안에 있으면서 사태추이를 파악하도록 노력하고 당국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남을 궁리를 할수밖에 없지 않은가.그러자면 최소한도 며칠을 견딜 비상식양을 비축해두어야 가장의 도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쌀이나 라면,취사용 연료,그리고 물 정도.이런 것을 준비하는 것이 국가를 어렵게 하는 것이거나 경제를 혼란하게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오히려 생산라인이 원활히 가동되고 있을 때 웬만한 시민들이 미리미리 대비해둔다면 전시체제가 되었을 때 국가의 구호기능을 분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영세중립국인 스위스인들이나 지진을 대비하여 일본국민들이 평소에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두고 있는 것을 사람들은 현명한 일이라고 칭찬한다.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더니 신문들이 매국노취급을 한다」는 것이 그의 불평이었다.그러면서 그는 말했다.『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매우 고달픈 일이다』라고. 북쪽의 협박이 정말 못견디게 불안해서 최소한의 살아남기 장비라도 마련하려고 하면 도덕적인 비난을 하고,그런저런일 잊고 마음놓고 낙천적이려고 하면 쓸개빠진 사람이라고 야단을 맞으니 품위있게 살기가 매우 힘든 나라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핵무기라도 한개쯤 휘익 던져서 남쪽살림을 탕탕 망가뜨려놓고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것이 북쪽의 속셈인지도 모른다.이미 대학가의 불온 대자보에는 그런 속셈의 반영같은 행동강령의 이론이 나붙었다고 한다.남쪽과 북쪽이 경제적으로 차이가 너무 많이 나므로 통일을 하는데 장애가 된다.북쪽이 잘살게 되어 남북의 격차를 줄이는 일은 시간이 너무 걸리고 불가능하므로 남쪽을 좀 파괴해서라도 그 경제능력을 저하시켜야 「통일을 추진할 수 있을 만큼」격차를 줄일수 있다는 논리라는 것이다.다소 과격한 우려를 펴는 사람들은 요즈음의 과격해진 시위국면도 그런 일련의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말한다.처음부터 파괴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대학가의 새로운 시위의 양상이라든지 지하철이나 철도들의 쟁의현장에서 보이는 과격성이 다 그런 배경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조종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파국을 예상시키며 치열한 긴장속에 내닫던 안보국면이 「정상회담」으로 반전되어 잠깐 안도의 숨을 돌리게 된 일은 짓누르던 가슴위의 바위를 내려놓은 것같게 해준다.그러자 문득 핵의 위협을 받는 일도 고달프지만 핵을 들고 위협하는 일도 대단히 고달프겠다는 생각도 든다.한반도에 사는 삶의 이 고달픔을 끝낼 수 있는 길을 우리는 정말 모색할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 「남북정상회담」의 전망과 과제/전문가 특별좌담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북한 핵문제로 비롯된 한반도 전쟁위기는 일단 주춤해지게 됐다.그러나 북한측의 순수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의 성사여부는 물론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신정현 경희대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유석렬 외교안보연구원교수및 이재근 서울신문 통일안보연구소 소장의 좌담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및 과제를 짚어본다. ◎핵과거·투명성 반드시 확보해야/북한의 변화 유도 위한 포용 자세 긴요/경협·이산재회 등 포괄 논의 가능할것/주도권 확보보다 「내실」에 비중… 철저한 대비를 ▲이소장=북한이 북·미 3단계 회담의 재개,경수로 지원등 몇가지 전제조전아래 핵동결을 선언하고 남북한 정상회담을 제의한 저의와 배경을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유교수=남북정상회담은 형식상 김일성주석이 제의하고 이를 김영삼대통령이 수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측에서 먼저 제의해왔습니다.박정희전대통령 때부터 시작해 지난 93년 김영삼대통령이 취임식때 「언제 어디서든지 김일성주석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계속 정상회담을 제의했고 북측에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그러다 북한은 태도를 바꿔 지난해 5월 강성산총리를 통해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교환을 제기,정상회담을 처음으로 제의했으나 이마저 소강상태에서 「서울 불바다」발언으로 무산된 상태입니다. 북한이 최근 핵문제가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제의해 그 배경을 신중하게 따져봐야겠지만 이는 우리 정부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성사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북한 제의의 순수성과 성실성을 확인해야 하며 아직 북한의 공식입장이 표명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신교수=정상회담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정부가 오늘 이를 위한 예비회담을 제안했습니다만 그 결과에 따라 진전여부가 결정되겠지요. 북한은 최근 국제적인 제재움직임을 도저히 감당해낼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을 스스로 회피해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이와 함께 경수로 지원,북미 3단계 회담등을 전제로 핵동결을 제의한 것으로 미루어 대미관계의 개선을 의도하고 있는 것같습니다.남북관계도 개선도 정상회담을 통해 시도하는 긍정적인 측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고요.과거처럼 단순한 시간벌기용으로만은 아닌 것같기도 하고요. ▲이소장=이번 정상회담을 놓고 핵문제 해결을 위해 두 정상이 만나느냐,두 정상이 만나 핵문제를 해결하느냐의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핵투명성의 보장없이는 정상회담의 결과도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김일성주석이 핵동결을 밝혔지만 여러 전제가 붙어 석연치가 않습니다.즉 북핵 과거사가 보장되어야 하는 데 카터 전미대통령의 의견에도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유교수=정상사이의 회담은 일단 최고 책임자들이 만나 신뢰를 쌓고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첩경이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그러나 카터 전미대통령이 밝혔듯이 북한은 핵문제보다는 통일등 그 이외의 문제에 더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그러나 북한핵 과거사를 분명히 하고 핵무기보유 유무,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특별사찰등 핵 과거사를 찾는데 정상회담이 기여해야하며 핵개발 동결만으로는 안됩니다.왜냐하면 핵보유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로 남으면 북한은 핵카드를 계속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교수=이번 회담은 특히 불신과 대립상황에서 두 정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 그 자체가 신뢰회복을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아울러 북한을 지배하고 있는 김일성주석이 직접 현장에 나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실천성을 보장받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는 짧은 시간에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왜냐하면 국제사회와 남북한간의 해결방안 모색이라는 이원적인 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정상회담이 열려도 핵투명성의 완전보장에만 접근한다면 해결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따라서 과거의 문제에 너무 집착하기 보다는 비핵화원칙에 준하는정도,즉 북한이 이를 준수하거나 보장하도록 합의를 이끌어내면 일단 만족해야 합니다.국제사회를 통한 해결 모색도 있고 또 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니까요.정상회담에서는 남북한 기본합의서의 실천,경제협력,인적교류등 좀더 포괄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하는데 너무 핵문제에만 집착하다보면 이런 것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소장=그러나 지난 80년대이후 5차례나 우리측의 정상회담 제의를 거부해온 북한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대로 회담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까. ▲유교수=정상들이 만날 경우 북한핵투명성을 확인하고 이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그렇다고 핵에 매달린다는 것은 아닙니다.핵문제와 함께 남북관계개선 문제도 중요 의제로 논의하고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협력도 않겠다는 입장을 풀고 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정상회담 개최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며 장소는 굳이 서울이나 평양을 주장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남북한 기본합의서의 추진및 경협,이산가족문제,긴장완화·신뢰회복방법등이 포괄적으로 중요하게 논의될 수 있다고 봅니다.남북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나는 만큼 이자리에서 「통일 조감도」가 논의돼야 합니다. ▲신교수=이번에 전개된 한반도 위기상황은 남북한 모두에게 상당한 교훈을 주었습니다.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결과를 빚게되는가를 직접 느끼게 한 것이죠.따라서 새로운 방향에서 남북관계나 대북정책이 모색되어야 할 단계에 이른 것이죠.이런 점에서 모든 분야에서 훨씬 앞선 우리가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정상회담에서 반영됐으면 합니다.북한의 스테레오타입화한 전술에 매달려 의심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감아래 북한을 끌고 가면서 통일내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죠. 핵문제는 해결을 위해 촉구하고 보장책을 강구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남북한은 물론 주변국들의 이해도 달랐습니다.우리는 이번에 개별국가를 쫓아다녀야 했는데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6자 회담형식의 공동안보협의체를 제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위기를 조성한 데는 대내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탓도 있었죠.우리가 경제협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서 북한경제를 해결해준다면 북한이 변화할 수 있고,그런 과정에서 개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럼으로써 통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겠지요.즉 핵과 경제협력의 연계정책의 고리를 과감히 푸는 대담한 정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소장=이번 회담에 대해 전략적으로 주도권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내실을 거두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습니다.이런 면에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당부내지는 전망으로 결론을 내릴까 합니다. ▲신교수=예비접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은 금물입니다.그러나 차분하고 철저히 준비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바람직합니다.북한의 대남전략이나 핵전략이 기본적으로 변하지는 않더라도 변화를 유도해내기 위해서라도 대결과 경쟁을 지양하는 포용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되풀이한다면 이런 시기에 대북·통일정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분단상황을 타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내용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유교수=이번 정상회담은 우선 전제조건이 없어서 성사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큽니다.실무회담은 빠르면 다음달 열릴 것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정상회담은 언제라고 현재로서는 못막을 수는 없습니다.우리 정부로서는 또 북한의 안보위협이 없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과감한 경제지원도 고려해볼만하다는 생각입니다.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데 우려쪽에 역점을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 이 비상시국에 파업이라니(사설)

    서울·부산의 지하철노조와 전국기관차협의회(전기협)가 16일 연대파업을 결의함으로써 철도와 지하철이 일시에 마비되는 위기상황을 맞게 되었다.철도와 지하철의 연대파업은 전에 볼수 없었던 위협적 투쟁방식으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파업결의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이럴수 있는가』하는 놀라움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금이 어느때인가.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선언과 유엔안보이의 대북 제재안협의등 국내외적으로 숨가뿐 위기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비상시국이다.북한의 김일성은 「서울 불바다론」등 전쟁도발의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온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쏠려있는 시점이다.정부와 온 국민은 국가적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고 극복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국가안보에는 여도 야도,노도 사도 따로 존재할수 없는 것이다.국가의 명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온 국민이 합심하여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있는 이 막중한 시기에 구태의연한 집단이기주의를 내세워 파업이나 하겠다니 참으로 한심한 작태라고 아니할 수 없다.그들에게는 현재 국가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이 비상시국이나 위기상황이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철도나 지하철은 말할것도 없이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동맥이고 시민의 발이다.최악의 경우 이들 단체가 파업에 돌입했을 때를 상상해보라.국가의 동맥이 마비되면 국가경제가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국민생활의 대혼란이 야기될 것이다.우리사회의 근본을 뒤흔들어 놓고 사회불안을 무한대로 증폭시킬 「엄청난 사건」을 「임금인상」이나 「8시간근무제」등의 요구조건 관철을 위해 감행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하는 행위가 아닐수 없다.핵개발을 미끼로 북한은 지금 한국의 경제를 교란시키고 사회를 불안하게 하려하고 있다.파업추진의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연대파업에 가담한 「전기협」은 법적인정을 못받는 임의단체이며 그 구성원들은 공무원들이다.현행법상 공무원은 단체행동이 허용되지 않으며 따라서 그들의 쟁의나 파업은 불법이다.이런 점에서 「전기협」의 불법적인 파업결의는 또다른 문제를 제기한다. 지하철노조등 3단체의 파업결의가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결코 강행되어서는 안된다.오늘의 비상시국을 인식하고 또 국민에게 혼란과 불편을 주지않기 위해 파업결의는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노조원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임금인상과 대우개선 등을 위한 파업투쟁 같은 행동은 내년 또는 북핵위기해결 이후로 미루는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어떠한가.
  • “철저한 대비만이 전쟁 막는길”/강영훈 전총리의 「위기」극복 처방

    ◎불안으로 사회혼란 허점 보이면 북도발/온국민 똘똘 뭉쳐 안보 굳건히 다질 때/정치권의 엉뚱한 싸움이 국민위기감 증폭 □대담=장정행편집부국장 북한의 IAEA(국제원자력기구) 탈퇴와 유엔의 대북제재가 임박함에 따라 한반도에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듯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쟁까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생필품 사재기등 국민들의 불안심리도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비무환」 자세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야기된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이 위기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군의 원로로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한 군사안보전문가이며 외교관을 지냈고 그 자신이 실향민이기도 하여 북한에 대해 누구보다 잘아는 강영훈전국무총리(대한적십자사총재·72)를 만나 보았다. 『전쟁이 난다 안난다,나면 언제 날 것이냐며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것이 바로 전쟁을 자초하는 일입니다.현재의 위기상황을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모든 노력은 다하되 북한이 언제 도발을 해 오더라도 충분히 물리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며 굳건한 결의를 보여주면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원로의 진단과 처방은 명백하고 간단했다. ­북한핵문제로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한반도의 최근 안보상황을 총재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이 국제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지금의 긴장상태를 조성했습니다.북한이 민생을 희생하면서까지 왜 핵무기를 개발하려 하는가 하는 근본 의도와 그들의 능력 두 가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려는 이유는 사용하자는 것입니다.그들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핵무기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능력을 정확히 분석,그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를 철저히 해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에는 북한을 자극하면 위기가 더 조성된다고 생각하여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만을 보이는 그릇된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같습니다. ­밖에서는 한반도정세를 걱정하는 소리가 많습니다.반면 안에서는 「안보불감증」이나 지나친 「전쟁불안감」이 다같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최근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습니까. ○홍보 일관성 긴요 ▲안보불감증은 일조일석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과거 안보를 정권유지에 남용했던 일도 많았고 또 북한의 대남선전전략에 영향을 받은 면도 있지않나 생각됩니다.우리 내부에 북한의 주장에 놀아나는 일부 동조세력도 분명히 있습니다.여기에 최근들어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거나 전쟁을 각오하라는 등의 협박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이거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나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게다가 여야는 엉뚱한 싸움만 하고 있으니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의 홍보에도 일관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물론 정부로서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만 최근의 언론보도를 보면 협상을 통한 해결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곧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등 헷갈리게 합니다.핵문제를 포함한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하면서도 북한이 적화통일이라는 대남전략을 수정하지 않는한 무력도발에 대한 대비는 항상 철저히 해야 합니다.언제 전쟁이 나더라도 이길 수 있도록 모든 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합니다. ­정부로서는 드러내놓고 전쟁의 위험을 강조하자니 사회불안이 심할 것 같고 계속 괜찮다고 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나쁘다는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정부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십니까. ○오판 가능성 상존 ▲북한의 무력 도발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식은 안됩니다.현재로서는 별일이 없겠지만 만약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만반의 준비가 돼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야 합니다.북한은 우리가 완벽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불안해 하는 허점을 보이면 도발할 수도 있습니다.특히 지금처럼 남한에 그들의 동조세력이 상당히 있다고 볼때 한번 해볼 만하다고 오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때일수록 국민 모두가 결속해야 합니다.서로 싸우는 꼴을 북한에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그런데도 한총련은 최근 우리 체제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성명서를 내고 있습니다.정치권도 각기 다른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역시 전쟁 발발 가능성입니다.전쟁이 과연 일어날 걸로 보십니까.그렇지 않을 걸로 보십니까. ▲전쟁이 나느냐 않느냐로 불안해 하고 사회혼란이 일어나면 그것이 바로 전쟁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그러나 『좋다,할테면 해보라』는 각오로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이길 수 있는 대비를 하고 있으면 북한은 결코 도발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을 잘 아시는 총재께서는 북한지도층이 현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북한정권은 무너지고 있습니다.북한지도층도 바보가 아닌 이상 공산주의로는 더이상 정권을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려면 공산주의로는 어렵고 어떻게 해서든 국제적 협조를 얻어 경제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클겁니다.현재 북한을 방문중인 카터전미국대통령을 통해 김일성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자신들이 이길 줄 알았던 6·25때 오히려 혼난 경험이 있는 북한의 지도층이 이번에 또다시 도발했다가는 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까요. ▲북한은 민생의 파탄을 무릅쓰면서도 지난 62년 4대 군사노선을 설정해 군사부문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또 그들의 체제가 와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핵무기도 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우리가 철저히 대비하지 못하고 허점을 보이면 언제든지 다시 도발해올 것입니다. ­핵문제로 어렵게 된 남북관계와 통일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통일엔 인내 필요 ▲우리의 노력과 연관된 문제입니다.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준비를 해나가면서 민주적이고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이 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북한의 핵문제만 원만히 해결하게 되면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은 증진될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다 보면 차츰 서로간의 불신이 종식되고 상호 신뢰도가 조성돼 남북한이 진지하게 평화통일을 논의하게 될 겁니다.그렇지만 현재북한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평화통일의 길은 21세기에 가서야 비로소 열릴 것으로 봅니다.우리가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한동안 들어보기 어려웠던 「유비무환」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끝낸 강전총리는 『원래 낙천가라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웃어보였으나 웃음뒤에는 걱정이 무겁게 깔려 있는 듯 했다.
  • 북의 IAEA 탈퇴 이미 예상됐던 사태/김 대통령

    김영삼대통령은 14일 『북한의 IAEA(국제원자력기구) 탈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재일민단간부 접견과 한미재계회의 참석자 접견석상에서 『북한의 탈퇴는 IAEA의 북한제재 때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고 전제,『IAEA로부터 제명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탈퇴한 것에 불과하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김대통령은 한미재계회의 접견에서는 『한미공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함께 올해 우리의 경제목표인 6%성장,물가 6%,수출 9백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불바다 운운하지만 북한군의 동태에는 이색적인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 카터 전대통령 귀하/이정연(시론)

    귀하의 평양방문 소식을 9일 CNN방송을 통해 들으며 필자는 착잡한 심경에 빠져 들었습니다.저는 귀하의 높은 도덕성이나 인류애,전직 미국대통령으로서의 경륜에 흠이 생기는 일이 없는 보람있는 여행이 되기를 우선 기대합니다. 어떤 명문가에도 남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구석은 있게 마련입니다만 집안 얘기가 아닌 동족의 한집단의 부끄러운 사정을 귀하에게 털어놓아야 하는 필자의 마음은 참담하다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귀하보다 앞서 79년엔 당시 발트하임 유엔사무총장이,지난해 12월엔 부트로스 갈리 현사무총장이 평양을 각각 방문했으나 회한만을 안고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먼 지난날의 얘기는 접어두고 지난4월 82회 생일잔치를 성대하게 치르고 그 이튿날인 16일 김일성은 CNN과의 회견에서 『핵무기 있어야 무슨 소용이냐』『전쟁 원하는자는 제 정신이 아니다』며 화사한 모습으로 미국시청자 앞에 나타나 낚시가 하고 싶다는 자못 평화스러운 푸념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자리에 함께 있었던 윌리엄 테일러 미전략·국제문제연구소부소장은 『북한은 가까운 시일내에 보다 새롭고 광범위한 개방조치를 취할것 같다』는 낙관적인 분위기를 서방언론에 흘렸습니다.그는 지난 방문까지 평양을 네번 드나든 평양 단골 인사입니다. 그러고 나서 두달도 채안된 5월말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허수아비로 만들며 핵연료봉 교체를 강행한후 적반하장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전쟁으로 받아들이고 전쟁에는 자비가 없다』며 전세계를 향해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북한의 핵놀음에 우롱당할수 없다는 강경대응 기류가 국제사회에 퍼지자 김일성은 평양방문 네번째가 되는 카네기재단의 셀릭 해리슨을 불러들여 「핵개발동결 용의」라는 또다른 메시지를 서방에 흘려 놓고 있습니다.그의 변신은 이렇게 능합니다. 귀하는 76년 대통령 선거당시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도 있어 행여 한국에 대해 유쾌하지 않은 기억을 갖고있지나 않은지 염려됩니다.그러나 귀하가 대통령당선후 주한미군철수정책을 철회하는 현명한 결정으로 오늘날 이처럼 번영된 한국이가능케 되었음을 생각하며 흐뭇한 서울체류 일정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평양정권과 김일성의 실체에 대해서는 미국무부에서 해마다 나오는 인권보고서가 아니라도 귀하는 익히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난해 3월12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후 미국·IAEA·북한간의 북핵사찰을 둘러싼 협상,사찰,위기가 연속되는 숨바꼭질속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계속되고 그들의 핵입지는 날로 강해지고 대범해져 왔음은 누구도 인정치 않을수 없으리라 믿습니다. 북한은 이제 핵무장 의혹을 핵무기 제조의사로 기정 사실화하여 그간 핵무기 제조의사도 능력도 없다던 허울을 집어던지고 거침없는 도전적 태도로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서울 불바다』위협이나 『북한제재 동참은 곧 선전포고를 뜻한다』며 협박과 공갈을 일삼는 그들의 태도는 지난 40여년 계속돼온 일로 평양정권의 속성과 실체를 말해주는 하나의 예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IAEA와 미국이 이제 외교적 해결방안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소진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점에 귀하의 평양방문 소식이 불쑥 나옴으로써 미국의 정책목표가 또다시 머뭇거리는 상황이 벌어져 행여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또 그들의 장단에 끌려가는 사태가 계속되는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습니다.이제 더이상 속을수도,끌려 다닐수도,그들에게 핵면죄부를 주는 일을 할수도 없고 북한의 핵위협에 무릎을 꿇을수도 없다는게 우리의 다짐이자 결의입니다. 북한의 핵무기정책은 IAEA,유엔 그리고 미국의 NPT체제유지 문제이기 이전에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입니다.북한이 핵무기를 갖겠다는 것은 김일성이 동족에게 핵무기를 사용해 보겠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특히 북한은 인권문제는 말할것 없고 경제가 파탄직전에 있으면서도 핵에 대한 집착은 날로 강해져 이제 「서울 불바다」와 「전쟁」을 입에 담으며 전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그들은 예측불허의 인물과 집단으로 이뤄져 회유와 협의를 통한 합의와 실천은 환상에 불과한듯 보입니다. 우리는 남북관계의 화해와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한국과 북한은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도 만들었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핵통제 공동위」라는 기구도 합의해서 제정해 놓았습니다.남북간에 체결한 「기본합의서」는 72년 동서독간에 만들어진 「양독기본조약」을 능가하는 문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그러나 그들과 체결한 이같은 합의서는 국제사회 분위기에 따라 자신들의 평화 이미지나 내부통제 단속의 필요에 따라 만들었을뿐 실천의지는 전연 없는게 현실이었습니다. 너무 동족의 흠만 꼬집는 부끄러움을 무릅쓰는 것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꿈이 무참하게 저격당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에 직면한 한반도의 현실에 좀 더 깊은 이해를 갖고 평양에 들어가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귀하의 이번 평양방문은 전에 수많은 방문객들처럼 김일성의 메시지만을 들고 나올수는 없으리라 믿습니다.귀하의 깊은 통찰력으로 그들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세계가 보는 그들 집단의 문제점과 서방세계의 단호하고 확고한 의지를 그들에게 전달,더 이상의 핵카드 놀음이 무의미함을 분명하게 일깨워주고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 “북도발 유형별 대응책 완비”/이국방/북핵대책논의 국회국방위 중계

    ◎생존차원서 「비핵화」 재검토돼야/황명수/북 강온파 갈등 심화… 더 지켜보자/강창성/국방예산 늘리고 방위세 부활을/정석모/강력제재는 북도발 야기 가능성/허경만 9일 국회 국방위는 북한핵문제로 비롯된 한반도 위기상황의 실체를 규명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능력이 있는가,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적을 퇴치할 능력이 있는가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했다. 이에 대한 이병대국방장관의 보고는 『최근의 북한 군사동향을 분석한 결과 군사활동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도발과 직접 관련된 특이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유엔안보리의 제재가 단행되면 북한의 군사대응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모한 행동」을 저지할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먼저 국민들의 「안보 불감증」을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그러나 유엔안보리의 제재등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것만이 효과적인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강창성의원(민주)은 『북한이 핵사찰을 놓고 군부 강경파와 노동당 온건파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제,『정부나 미국은 온건파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정책을 통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자』면서 북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자고 주장했다.허경만의원(민주)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대해 반발함으로써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느냐』고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가는데 따른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에 비해 황명수의원(민자)은 『자주적 생존전략 차원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수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의 재반입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군사력증강을 통해 전쟁을 억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정석모의원(민자)은 『90년까지 GNP대비 30%에 이르던 국방비 예산이 해마다 깎여 올해는 24.2%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이는 공산권의 몰락을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등식화한 탓』이라면서 방위비 증액과 방위세의 부활을 주장했다. 임복진의원(민주)은『군은 북한에 대한 보복능력을 증가시켜 전쟁을 억제한다고 하는데 북한이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무서워할 정도의 억제능력의 구축을 강조했다.허경만의원은 『옛 소련무기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의 협조없이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만일 전면 전쟁을 감행한다면 어느 정도로 버틸 수 있느냐』고 물은 뒤 북한의 생화학무기 보유현황과 대비책에 대해 질의. 권익현(민자)·장준익(민주)의원은 『북한이 불바다 운운했던 수도권의 방어대책은 강구되고 있느냐』고 묻고 「1백% 전쟁억지」를 자신하고 있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권의원은 『지난번 대학생들의 국방부 청사난입 뒤부터 전경들이 국방부 청사를 지키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눈에 띈다』면서 『청사 하나도 제대로 못지키는 군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이장관은 『조기경보태세를 강화해 북한의 동태를 24시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시작되면 조기경보통제기와 정부수집기등을 통해 정찰활동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답변했다.이장관은 국지적인 도발에 대비,▲도발유형별 연합대응작전 태세완비 ▲초동단계의 신속한 의사결정체제 구축 ▲즉각적이고 강력한 응징보복작전 시행 ▲국가 주요시설 방호태세 강화등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전면전에 대비해서는 ▲위기고조 때 신속억제능력 사전전개 ▲상황진전에 따른 방어준비태세 구축 ▲기습방지대책및 초전대응태세강화 ▲상황진전에 따른 방어준비태세(테프콘)강화 ▲미 지원전력 증강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 북핵제재 대비완벽한가(사설)

    북핵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있다.해외방문길의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미국·옐친러시아대통령이 모스크바와 로마에서 이례적인 긴급 3각 국제통화회담을 갖고 유엔안보이를 통한 대북제재를 추진키로 했으며 미국방성은 한반도 안보상황을 놓고 매시간 점검에 들어간것으로 보도되었다.북태도의 변화가 없는 이상 제재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아직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것은 아니며 제재도 대화의 방법이요 수단이라 할수있다.중국을 통한 설득과함께 유엔등의 제재가 추진되고 시작되면 북한이 대화에 응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정말 확실한 투명성을 보장받는 건곤일척의 결판을 내야한다.연료봉사찰이 무의미해진이상 북한이 거부한 미신고 두곳의 핵폐기물처리장 특별사찰을 다시 관철해야하는 것이며 북한이 수용할때까지 제재가 강행되어야 한다. 물론 그 실시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미국은 일단 안보리의 제재경고 결의부터 추진할 움직임이다.그리고 경제제재로 나가게 될것이다.각종 금수조치를 비롯한 경제관계 단절과 봉쇄로 이어질것이다.그러나 경제제재가 거기서 끝난다고 생각해선 안된다.제재의 실효를 위한 육해공봉쇄가 뒤따르게 마련이다.결국은 간접적 군사제재가 수반될수밖에 없는것이다. 또 미국단독의 보다 직접적인 군사제재내지 응징의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따라서 어떤 형태든 일단 제재가 시작된다면 북한의 도발은 있을수 있는 것으로 예상해야할 것이다.그렇찮아도 북한은 이미 불바다위협등 온갖 협박을 다해왔다.그들도 행동에 나서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당연히 도발할 것이라는 전제로 대비를 해야 할것이다.전면전은 몰라도 국지도발내지 내외테러공세등은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제제재가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북한도발 가능성에 대한 군사적 대비를 서둘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패트리어트를 비롯한 주한미군의 각종장비및 탄약도입등 전투태세 완비가 그것이다.각종 대북 경고와 함께 항공모함의 한반도인근 배치등도 그러한 대비의 일환이라 할수있다.사태가 긴박해짐에 따라 북한의 군사동태에 대한매시간 점검체제에 까지 돌입하고 있는것이다. 우리도 대비를 완벽히 하고있는가.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면 서둘러야한다.잇단 안보회의 소집등 정부의 대응과 정치권의 초당대응 움직임은 다행한 일이다.군경은 물론 통일안보관계 공무원은 제재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들어가야 한다.특히 방공및 테러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것이다.투철한 안보의식에 입각한 온국민의 동요없는 협력체제 정비도 중요하다.북한의 핵개발과 그 제재는 미국보다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사설)

    근 반세기에 걸친 남북대치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우리는 무슨 일이 있으면 냄비처럼 끓다가 식거나 지나친 면역으로 불감증에 빠져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치권이 국가의 안보에 지금처럼 무감각한 채 할 일을 못다 하는 것은 직무유기일뿐 아니라 안보태만의 심각한 사태로 걱정이 아닐수 없다. 우리로 말하면 외무장관에 해당되는 직책인 북한의 외교부장인 김영남이 유엔 사무총장한테 서한을 보내 대북제재를 취할 경우 『세계는 참혹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는 보도다.말이 경고지 전쟁을 도발하겠다는 선전포고와도 같은 공갈이요 협박이다.지난번 불바다협박에 이은 폭언이다.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결상황은 이처럼 한반도에 긴장을 몰아오고 있다. 안보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원자로연료봉에 대한 추후계측이 불가능해졌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발표에 따라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어제 통일안보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후 나온 정부의 인식도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실효성있는 대북 제재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는 선이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이미 지난달 말 저고도 순항미사일인 실크웜을 동해상에서 시험 발사했다.오는 7일에는 중거리 탄도형미사일인 「로동1호」를 시험발사할 것이라고 사전 고지했다.제재논의에 대응한 위력과시의 배짱이다. 물론 대북제재가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러나 대북제재는 긴급하고도 중대한 우리안보의 핵심이다. 대북제재와 북한의 무력도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도 북한의 위협과 그에 대응하는 경계태세와 무력시위등으로 한반도는 긴장이 절정에 이를 수밖에 없다. 안보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국민들은 이런 움직임에 불안해해야 할지 무심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게되어 있다.여러 갈래의 많은 정보가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는 면도 있다.국민심리를 관리하는 역할은 정치권이맡아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국회소집조차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그저 모든 정력과 관심은 상무대국정조사 하나에만 쏠려 있다.다른 현안은 상무대국정조사의 초점을 다른 데로 돌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안보상황의 전개못지 않은 심각한 문젯거리다. 강경이든 온건이든간에 긴박하게 돌아가는 안보상황에 대해 국회를 열어 국민을 대신해서 따질 것은 따지고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정부를 도울 것은 돕는 총체적인 안보역량의 결집에 나서야할 때가 아닌가.
  • “정상회담·특사 교환에 먼저 손내밀지 않겠다”/김 대통령 밝혀

    김영삼대통령은 14일 『우리가 굳이 정상회담이나 특사교환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남북관계의 진전이 없는한 현단계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부산매일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은 지난 3월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불바다」운운으로 대화자체를 파탄시켰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그러나 북측이 핵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에 응하고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진지한 자세로 정상회담을 제의해온다면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용의는 있다』고 밝혔다.김대통령은 삼성승용차공장 건설과 수영비행장 이전등 부산시의 당면현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계획을 구상중에 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 여만철씨 세자녀가 말하는 북녘 사회상

    ◎여성 생산직 기피… 교원·호텔접대원 선호/당간부 자녀 아니면 대입추천 엄두 못내/방과후도 김일성학습… 취미활동 어려워/러 벌목공 다녀오면 3년간은 쌀밥 먹어 북한 청소년들은 요즈음 너무나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음이 지난달 30일 귀순한 여만철씨 일가의 3자녀에 의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이들은 11일 서울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한창 자라야 할 나이에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고 굶주림과 다그치는 사상교육으로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 녹아떨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금주(20),금룡(18),은룡(18) 3남매로부터 북한 청소년들의 생활상과 북한의 실상을 들어보았다. ­서울을 둘러본 느낌은. ▲금주=모든 것이 너무 놀랍다.내가 살던 함흥에선 보지 못했던 고층건물이 너무 많아 놀랐다.특히 자동차가 어찌나 많은지 차가 빠지지 않아 차속에 앉아 있는 게 답답할 정도였다.여성들의 옷차림 색깔과 형태가 너무나 다양한 것도 북한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금룡=북한에서 남한에 대해 「교양」받은 것과는 1백80도 달랐다.서울엔 아파트도 없고 거지가 많으며 어지럽다고 들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남한의 어린 학생들이 껌팔이나 구두닦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배웠지만 역시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은룡=밤거리가 너무 화려해 놀랐다.북한에선 가정집에서도 전기를 아끼느라 밤에도 불을 켜지 않기 일쑤인데 남쪽에선 길가 상점의 간판이 번쩍번쩍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셋다 키가 작아보이는데. ▲금룡=내 키는 1백51㎝로 북한에서 학교동무들과 비교하면 중간쯤은 된다.그러나 여기와서 보니 내키가 말못할 정도로 작다는 것을 알았다.중학생이라고 하는 학생의 키가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장 1백51㎝ 중키 ▲금주=내 키는 1백58㎝로 북한에선 큰 축에 들었는데 서울의 학생들에 비해선 작은 것 같다.학교에 가면 선생님들도 우리보고 『너희들은 우리가 학교 다닐 때보다 훨씬 작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에선 갈수록 학생들의 키가 작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먹을 것을 제대로 못먹다 보니 키가 안자라 지금 인민학교 학생들은 옛날의 유치원 학생들 키보다 더 작아진 것 같다.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나. ▲금주=남한이 북한보다 더 잘 산다는 것은 북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그러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잘 사는지는 모른다.나 자신도 다른데에 가보지 않고 북한의 작은 테두리 안에서만 살았고 외국영화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바깥 세상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는 정확히 모를 수밖에 없었다.한번 가본 적이 있는 평양이 지구상에서 제일 훌륭한 도시라 생각했으나 서울에 와서 보니 이곳이 지상의 천국으로 느껴졌다. ­북한당국이 방송을 통해 당신들 일가족이 남한으로 탈출한 데 대해 「배은망덕한 인간쓰레기」니 하면서 갖은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금룡=그렇게 욕하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먹을 것만 걱정하지 않게 해줬으면 이렇게 내려왔겠는가.배만 안고팠으면 아무리 조직생활이 싫어도 견뎌냈을 것이다. ­북한 학생들은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나.이성교제는 허용되는가. ▲금룡=방과후에도 학교에 남아 복습시간을 가져야하고 특히 김일성주석의 교시 말씀 「침투」학습을 받는 등 개인시간이 거의 없다.피곤해 집에 와선 밥먹고 자기가 급급할 정도로 취미 활동은 엄두도 못낸다. 이성교제는 공부가 끝나고 주로 밤에 만 이뤄진다.갈 데가 마땅치 않아 아파트 뒤에서 몰래 얘기하다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대학생 뿐만 아니라 고등중학교 5∼6학년들도 이성교제를 하는 학생이 더러 있다. ­대학진학시 당간부 자녀와 일반 주민들의 자녀간에 차별이 없나. ▲금룡=당간부들과 대학당국의 간부들이 대개 서로 통하기 때문에 당간부의 자녀들이 유리한 추천을 받는다.일반노동자들의 자녀들은 추천을 받을 엄두도 못낸다.물론 학교성적이 전교에서 1,2등을 다툴 경우 남의 눈도 있고 해서 추천을 해주지만 좋은 대학이 아닌 시시한 대학에 추천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데 점심은 어떻게 하나. ▲금룡=상오에 2시간 수업을 마치면 집에서 점심을 먹고 하오에 다시 등교하게 돼있다.그러나 집에 가도 먹을 것이 없는 학생들이 운동장 한편이나 철봉대 밑에 앉아 있다 하오 수업을 받는 경우가 많다.구내식당은 아예 없고 국영상점도 식료품이 모자라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학교에서 김일성체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가르치나. ○「혁명역사」가 열쇠 ▲금주=김일성의 혁명활동과 혁명역사에 대한 교육이 다른 과목에 비해 우선적으로 취급된다.대학 입학시험에서 다른 모든 과목이 만점을 받아도 혁명역사 과목의 점수가 나쁘면 낙방이다.수시로 강연회나 영화문헌학습(비디오 교육)을 통해 김일성부자의 교시 말씀을 「침투」시킬 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김일성의 교시에 비춰 자기 생활을 반성하는 시간도 있다.특히 일주일에 한번 「김일성연구실」에 들어갈 때는 양말을 깨끗이 갈아 신고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모시는등 외모부터 단정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정부 학생조직도 ­청소년들은 김일성부자 세습체제를 어떻게 보며 불만은 없는가. ▲금주=가정토대가 나쁜 아이들은 어차피 북한사회에서 제대로 살기는 글렀다고 생각해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등중학교 학생들 중에도 중국으로 튀는 경우가 간혹 있는 데 붙잡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었다. 함흥시 서운고등중학교에서는 학생 몇명이 정부를 반대하는 조직을 만들었다가 발각됐다는 얘기를 들은 일이 있다. ­북한에서 김일성부자의 술시중 등을 전담하는 「기쁨조」라는 것을 운용하고 있다는 데. ▲금주=기쁨조라는 것은 북한에선 보천보전자악단 등을 가리키고 김일성별장이나 주석궁 등에서 일하는 여자는 「5과」(호위총국)에 속한다.나 자신도 선발에 앞서 몇차례 신체검사를 받은 적이 있으나 뽑히진 않았다.내가 고등중학교 2학년 때 2년 위 상급생 언니가 졸업후에 선발됐으나 지금까지 집으로 한통의 편지도 없이 소식이 끊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변에서 벌목공으로 시베리아에 다녀온 사람을 본 일이 있나. ▲금룡=많다.우리 반에도 아버지가 「재소」(북한에서는 이렇게 부른다)하러 갔다온 아이들이 5명이나 된다.그곳에 갔다오면 여느 노동자들보다 잘 산다.3년동안은 쌀밥을 떨구지 않고 먹는다.그래서 3년 계약이 끝나 돌아온뒤 다시 간 사람도 많다.­어떤 사람들이 갈 수 있나. ▲금주=토대(가정환경)가 좋아야 한다.당원이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친척중에 6·25전쟁때 월남한 사람이 없어야 하고 미국이나 중국에 친척이 있으면 안된다. 정치범은 물론 안된다. ­중국여행은 자유로운 편인가. ▲금주=식량을 가지러 간다면 통행증을 발급해준다.나도 우리 원장이 「쌀을 가지러 갈 수 있으면 모두 가라」고 해서 허천에 사는 고모네 집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또 가정부인들은 몇명씩 무리를 지어 황해도등에 가서 몇 마대씩 가져다가 나누어 먹기도 하는데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며 죽는 사람도 있다.그래서 북한에서는 남자는 힘으로 살고 여자는 악으로 산다고 한다. ­얼마전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실무접촉에서 북한대표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나. ○북미회담 내용 몰라 ▲금룡=없다.북한에서는 북남고위급회담을 하면 남한이 북한의 정당한 주장에 대해 부당한 제의를 들고나와 진전을 가로막는다고 선전한다. ­북한이 미국과 회담을 한다는 이야기는. ▲금주=뉴스시간에 내용은 말하지 않는다.비공식으로 진행됐다고만 말한다.어느날 회담을 했으며 다음 회담은 언제 한다는 식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못들었나. ▲금주=개발할 능력도 없고 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아이들끼리는 「언제 어디서 시험을 했는데 섬이 통째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교원들의 강연대회에서 공공연히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민들에게 시위를 하기 위한 것 같다.
  • “북 핵개발 계속땐 자멸할것”/김 대통령

    ◎“우리의 인내 더 시험말라” 경고 김영삼대통령은 4일 『북한이 무모한 핵개발을 계속하고,서방의 인내를 시험한다면 반드시 자멸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음을 단언한다』고 경고했다. 북한핵과 관련한 김대통령의 이같은 대북경고는 취임후 북한에 보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력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 녹지원에서 민주평통자문위원들과 다과를 나누는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북한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데 이어 정전위에서 철수하겠다면서 대남심리전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제 우리정부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어떤 경우에도 저지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국제적인 사찰을 조건없이 수용한다면 북한당국과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러시아의 벌목공은 인도적 차원에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개발은 일본·중국·러시아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을 겨냥하는 것이며 북한은 대한민국을 적화통일하겠다는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휴전협정을 위반하면서 여러가지 방법을 쓰고 있지만 이는 세계의 눈을 다른데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오늘이라도 반성하고 사찰을 받은 뒤 평화를 위한 진정한 대화에 나서는 것만이 그들이 살 길이고 민족 모두의 살길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 북녘서 남한실정 의외로 잘안다/방중기업인이 전하는 북한소식

    ◎주민들 66% “남조선 잘산다” 믿어/92년 한·중수교뒤 남한관련정보 “봇물”/식량난 갈수록 심각… 사회적 동요 심해 럭키금성경제연구소 김도경실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북한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당간부와 행정부 인사 및 우리 동포들을 폭넓게 만나고 돌아왔다.김실장은 이들로부터 남한 실정을 제대로 아는 북한 주민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그 내용을 기고 해 왔다. 북한 주민들은 과연 남한실정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이에 대해서는 북한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부 인사들 뿐 아니라 심지어 북한에서 귀순한 사람들간에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북한주민들이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하느님같은 존재로 알고 주체사상에 깊이 빠져,비록 가난하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또 외세에 시달리는 남조선의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을 방문한 조선족들과 일부 중국의 당간부들이 우리측 기업인들에게 전하는 말들을 종합하면 예상치 못한 사실들이 나타난다. 첫째,과거에는 북한 노동당간부들만 남한실정을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하급당원들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당성이 투철한 당원들도 남한의 국력이 월등하며,1대1로 싸울 경우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안다고 한다.3백50만명에 이르는 북한 노동당원들의 일부가 자기 가족들에게 남한의 실정을 제대로 전했다면 현실을 아는 북한 주민은 훨씬 많을 것이다. 둘째,대도시에 사는 북한주민들의 경우 당원·비당원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남한실정을 안다는 것이다.평양·신의주·원산·청진 등 대도시의 주민들은 이제 남한이 잘 산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남한이 잘 산다는 사실보다 얼마나 잘 사는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셋째,지방의 중소도시 주민들 가운데도 남한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차 많아진다는 점이다.대도시보다 남한실정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경제가 최악의 사태로 나빠지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남한과 관련된 루머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지방의 집단농장과 산골 오지에 사는 사람들은 정보가 완전히 차단 돼 있고 평생 사는곳을 벗어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남한실정을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외지를 왕래하는 일부 사람들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남한의 실정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북한주민들이 남한실정을 알고 있을까.아무리 적게 잡아도 성인의 3분의2 이상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북한주민들이 본격적으로 남한실정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한·중 수교 이후로 전해진다.그리고 이토록 많은 주민에게까지 알려진 것은 불과 6개월 혹은 1년 이내라고 한다.우리만 이러한 사실에 반신반의할 뿐이다. 식량난이 악화된 이후 북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배낭을 메고 상대적으로 식량의 여유가 있는 지역을 찾아나서고 있다.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기저기서 떠돌아다니는 남한에 관한 소문들을 접하고 있다.이들의 숫자가 워낙 늘어나다 보니 당국의 통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봇물이 터지기 시작한 이상 앞으로 식량사정이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북한주민들은 더욱호기심을 갖고 남한실정을 알려고 할 것이다. 또 최근 북한에서는 남한방송을 청취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데,역시 당국의 통제가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심지어 어떤 당간부는 김일성이 전쟁을 일으킬 경우 서울보다 평양을 먼저 쳐들어가겠다는 의사마저 우리 기업인에 밝힌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이 남한의 풍요로움을 확인했다고 해서,또 김일성에 반감을 지녔다 해서 그들 모두를 남한의 동조자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특히 당간부층과 김정일이 친자식처럼 키운 3대 혁명소조 출신의 경우 김일성과 김정일을 위해 언제라도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당간부와 일반 주민들간의 갈등이 폭발 직전에 있는 지금,현실을 보다 냉철하게 인식하는 북한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며,또 통일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징조이다. 이같은 변화를 들여다 볼 때 얼마 전 북한이 불바다 운운하며 전쟁의 위협조로 공갈한 이유는 남한과의 대결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결국 자기 주민들과 대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
  • 전쟁과 반전쟁/이재근(서울광장)

    「제 3의 물결」「권력이동」등의 매혹적인 저서로 잘 알려진 앨빈 토플러는 최근 저서 「전쟁과 반전쟁」에서 전후로부터 탈냉전시대로 이어진 이 시대의 일반적인 「전쟁 불감증」을 강한 어조로 경고한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부족들은 서로 증오의 살육전을 벌이고 있고 지구는 황폐화되고 있으며 전쟁이 전쟁을 낳는 또다른 암흑시대가 전개되고 있다고 토플러는 지적했다.그는 1945년 「평화」가 마련된 이후 전세계에 걸쳐 일어난 전쟁과 내전은 1백50여회나 되고 민간인을 제외한 군인만도 7백20여만명이 희생됐다고 적었다.제1차 세계대전 기간동안 전체 전사자수가 약 8백40만명임에 비추어,놀랍게도 세계는 45년이후에도 세계대전을 다시 한번 치른 셈이 된다는 게 토플러의 분석이다.실제로 45년부터 90년까지의 모두 2천3백40주중에서 지구상에 전쟁이 전혀 없었던 주간은 단 3주에 불과하다.그러므로 45년이후의 그 오랜 기간을 전후시대라고 부르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토플러는 말한다.한반도의 현실은 더욱 그러하다. 동서독통일과 남북한통일문제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이 전쟁과 반전쟁의 차이라 할수 있다.남북한통일은 누구에게나 지상명제이겠지만 그 성취과정에는 반전쟁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동서독에는 그것이 없었다.세계전쟁의 끝에서 분단이 됐고 동족전쟁의 미완으로 분단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고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반전쟁은 통일의 기본전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우리에게 있어 언제나 통일과 안보가 표리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쟁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피할수만은 없는 속성을 갖고있다.그것은 어느날 아침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갑자기 일어날수 있다.그래서 전쟁의 우발성과 파괴적 비인간성을 놓고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무서운 말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이상하게도 전쟁의 망령이 끊임없이 어른거리고 있다.북한핵,팀스피리트,스커드미사일,패트리어트 배비,판문점,휴전선,전진배치,북의 남침 시나리오,반격 격멸시나리오,서울 불바다론,평양 초토화작전등이 모두 한반도에깊게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들이다. 지난 4월 82회 생일을 맞은 북한주석 김일성은 그무렵 주석궁에 앉아 전쟁과 평화를 얘기했다.『북한에는 핵무기가 없다.물론 제조할 생각도 없다』고 했고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이만큼 해놓고 왜 전쟁을 하는가.전쟁을 원하는 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면서 「서울 불바다」운운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도 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그의 말은 맞다.그러나 『전쟁은 좋은 것이다.그래서 나는 전쟁을 해야하겠다』고 예고하며 전쟁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전쟁은 그것이 터지기 전에는 어디까지나 「평화」인 것으로 머물며 그 가혹한 살상과 파괴의 발톱을 감추고 있다.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과 환상은 정권을 잡기전 일찍이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데도 그는 항상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33년 1월 총리에 지명된뒤 의회 시정연설에서 그는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제국과 독일사이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물론 독일은 유럽 어느 국가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고 다짐했다.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지켜보던 유럽인들은 이 한마디에 안심했다.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험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오히려 전쟁 모험주의자로 몰려 진짜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전쟁은 터졌고 이제 히틀러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지꺼렸다. 서울 불바다 발언이 잘못됐다는 말을 믿고자 하는게 우리 입장이다.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여전히 서울 불바다론의 속내와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그가 평화를 말하니까 더 그렇다.이 단계에서 제정신을 갖고 거듭 지적컨대 모든 전쟁은,한 사람의 광적인 지배야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그리고 지금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거금 44년전에 전쟁을 일으켰던 한 사람이 살아있다는사실을 알아야 한다.우리는 그가 그 자신의 말대로 「제정신」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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