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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 오후 7시30분, 칼퇴족은 공연장에 있다

    평일 오후 7시30분, 칼퇴족은 공연장에 있다

    LG아트센터, 7시 30분 공연 첫 시도 예술의전당 대관 조항 ‘8시 시작’ 수정2000년 3월 개관하며 국내 공연장 최초로 시즌제와 패키지 티켓 제도를 도입한 LG아트센터가 또 한 번 혁신과 파격을 시도했다. 공연계에서 불문율처럼 자리잡은 ‘평일 오후 8시 공연’을 깨고 30분 앞당긴 ‘평일 오후 7시 30분 공연’ 시대를 선포했다. ‘고작 30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달라지고 있는 직장인 관객의 생활상에 맞춘 공연계의 적극적 실험이자 변화다. LG아트센터가 공개한 2020시즌 기획공연은 유럽 연극계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급진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의 ‘반복-연극의 역사’를 시작으로 모두 11편의 해외 유명 공연단과 음악가의 공연으로 준비됐다. 한국을 찾는 단체와 연주자 면면도 화려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공연 시작 시간이다. 토·일요일에만 공연하는 두 작품을 제외한 9개 작품 모두 평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한다. LG아트센터를 비롯해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등 국내 대형 공연장은 ‘월요일 휴관, 평일 오후 8시 공연’이 일반적이었다. 한동희 LG아트센터 매니저는 “주 52시간 근무제 확산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간 변경을 검토해왔다”면서 “지난해 관객 설문 조사에서 ‘오후 8시 유지’ 의견이 근소하게 높아 그대로 유지했지만, 직장인 퇴근 시간과 다른 시설 운영 시간을 고려해 30분 정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측의 설명처럼 정부가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오후 6시 정시 퇴근 문화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200여개 기업(대기업 66개·중견기업 145개) 직장인 91.5%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적응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정착되지 않았다’는 8.5%에 그쳤다. 또 공연 티켓 판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연 티켓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평일 공연 관람객이 11%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술의전당도 이런 변화에 맞춰 평일 공연 시작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우선 2020년 음악당 대관규약을 변경해 ‘오후 8시’였던 평일 공연 시작 시간 기준을 오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다만 협의를 통해 다른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도 뒀다. 오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여자만세2’는 평일 공연을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고, 연극 ‘박정자의 배우론-노래처럼 말해줘’(2월 6~16일), ‘2020 밀레니엄 신년음악회’(2월 4일) 등도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하자있는 인간들’ 안재현X오연서X구원, 본격 삼각관계 돌입 [SSEN컷]

    ‘하자있는 인간들’ 안재현X오연서X구원, 본격 삼각관계 돌입 [SSEN컷]

    ‘하자있는 인간들’ 오연서, 안재현, 구원이 삼각관계에 접어든다. 26일 방송되는 MBC 수목극 ‘하자있는 인간들’ 19, 20회에서는 한층 더 달달해진 주서연(오연서 분)과 이강우(안재현 분) 커플의 모습부터 제대로 흑화한 이민혁(구원 분)의 모습이 그려져 스펙터클한 전개를 예감케 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입맞춤을 한 후 변화한 주서연과 이강우의 복잡미묘한 관계가 그려졌다. 장소를 불문하고 입을 맞췄지만 주서연은 김미경(김슬기 분)에게 “아무 느낌이 없어”라고 진심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가운데 공개된 19, 20회 예고에서는 이강우와 키스 후 아무 느낌이 없다는 주서연의 파격 발언에 김미경이 “스.킬.부.족, 더럽게 키스 못하는 놈이라고”라며 대놓고 이강우를 디스, 주서연에게 충격적 제안을 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다음 방송을 향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또한 이민혁이 이강우를 이사장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새로운 이사장으로 부임, “형이 하고 싶은 거 하라며”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어 주서연, 이강우, 이민혁 세 사람의 본격적인 삼각 러브라인이 시작됨을 암시해 눈길을 끈다. 이강우에게 때아닌 석고대죄를 하고 있는 교감선생님(박영수 분)과 교무주임(권오경 분)의 모습은 웃음을 자극한다. 여기에 두 사람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듯한 이강우의 모습이 더해져 그들에게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지 흥미를 높인다. 그런가 하면 조금씩 과거 부모님 사고 당시의 기억을 되찾는 주서연의 모습까지 펼쳐질 것으로 보여 기대를 더한다. “엄마, 아빠 사고 나셨던 날 나 혹시 집에 없었어?”라고 묻는 주서연과 이때 “말해줘야 되나”, “걔 알면 죽어”라며 애처롭게 말하는 형제의 모습은 심상치 않은 사연을 가늠케 하며 안타까움을 더한다. 한편, MBC ‘하자있는 인간들’은 26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웃의 ‘안녕’을 책임진다… 살맛 나는 세상 만드는 작은 영웅들

    이웃의 ‘안녕’을 책임진다… 살맛 나는 세상 만드는 작은 영웅들

    ‘자원봉사’라는 단어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 ‘이웃과 지역사회를 지키는 힘’, ‘작은 기적을 일으키는 행동’ 등이 있지만 이를 행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바로 ‘영웅’이다. 일상 속 작은 실천들로 이웃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와 지구촌을 ‘안녕’하게 하는 이들이야말로 바로 ‘일상 속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인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행정안전부 주최 ‘안녕 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46개 지역 뽑혀  ‘안녕 캠페인’은 주민 주도성과 네트워크의 확장, 사회문제 해결을 주요 기제로 삼아 ‘안녕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전 국민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센터·단체,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 참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10월 행정안전부는 ‘안녕 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해 총 46개 지역(대상 7건·최우수상 13건·우수상 26건)을 우수 사례로 뽑았다.  먼저 서울 관악구의 ‘마마식당‘은 맞벌이 등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놀이, 돌봄을 지원하는 주민주도의 어린이 식당이다. 지역주민 30명으로 구성된 마마봉사단은 식단 구성부터 장보기, 조리, 귀가 봉사까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민·관·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형 어린이 식당의 모범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학교와 군부대, 기업 등과 연계해 고지대에 사는 사회취약계층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안전시설물(안전바·폴딩체어)과 야광 이동방향지시등 설치, 혐오시설물 제거와 같은 활동을 전개해 자원봉사를 통한 삶의 질을 변화시킬 예정이다.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실시한 ‘안녕한 우리 마을 서천’은 지역사회 문제 발굴부터 해결에 이르기까지 주민의 주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천군은 읍면별로 설치된 자원봉사거점을 활용, 지역별로 특화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자원봉사거점 상담가 및 지역주민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김제시의 안부 묻는 발걸음 ‘실버벨 딩동’은 김제시의 인구 고령화, 관계 단절로 인한 독거노인 우울증, 자살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핵심 인력인 ‘안녕 지킴이(한국야쿠르트 프레쉬매니저·전문봉사팀)’는 지속적인 방문과 안부 묻는 활동을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과 정서적 교감 형성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경상북도 경산시의 ‘마주 여는 이웃, 마주 여는 마을’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개인주의의 극복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민·관이 결합한 주민주도형 사업이다. 마을 내 문제 발굴과 해결을 위해 정기적 주민협의체를 운영하고, 청소년 및 아파트 봉사단과 연계한 프로그램 기획·진행, 기업 사회공헌으로 추진한 ‘안전공원 조성’ 등 지역별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제14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 훈·포장과 표창 272점 선정  자원봉사자의 날(매년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상 기념일로 지정해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지난 5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는 ‘제14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75점이 수여됐다.  (사)국제가족제주도연합회 송인호(58) 회장은 22년간 장애인 행사지원, 인권상담, 활동 보조 등 중증장애인 지원 봉사활동과 심야 배회 청소년 귀가 조치, 소년가장 가정 연탄배달 등 청소년 선도보호 활동을 펼치는 등 불우 소외계층의 복지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사랑실은교통봉사대 김형주(65) 정읍 지대장은 1988년 전북 정읍에 사랑실은교통봉사대 지대를 발족한 후부터 모금 활동을 해 관내 심장병 어린이 186명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또 무연고자 장례를 지원하고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나누어주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친 노고를 인정받아 역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을 받은 삼성청소년선도119 김병기(51) 사무국장은 33년 10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다. 청소년기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10대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청소년을 위한 선도 활동을 오랜 기간 해왔다고 알려졌다. 그는 지금도 청소년을 위한 심리상담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한 특강, 사람책 도서관 활동, 지역 환경 정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참사랑나눔봉사회 김남복(65) 회장도 국민포장을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1999년부터 의용소방대 청학지대 방호부장으로 활동하며 산불 진압, 주택 화재 진압, 봉사자 운송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목욕탕에 관내 중증 장애인과 고령의 노인 등을 초대해 목욕 봉사 등을 했다. 또한 2012년 참사랑나눔회를 설립해 이동지원, 활동 보조, 행사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이그나이트 대회’… 지역사회 바꾼 자원봉사자들 이야기  이그나이트는 ‘불을 붙이다’는 뜻이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직접 자신의 삶과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를 바꿔낸 자원봉사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대회’다.  대회에 선정된 주요 사례 중 경남의 ‘신가네 가족 봉사단’은 김해에서 유명한 가족 봉사단이다. 신영만(40대) 씨와 그의 아들 현빈(10대) 군, 동생 영복(30대) 씨가 구성원이다. 거실 한쪽에 월별 봉사 달력이 걸려 있고, 가훈이 ‘숨 쉬듯 봉사하라’일 정도로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다. 2012년부터 김해시 지역행사, 축제는 물론 소외이웃 돕기, 마을 환경 정화 활동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장소와 내용을 불문하고 참여하고 있다.  대전의 ‘호국철도동상지킴이’ 김영철(50대) 씨는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위로부터 받았던 도움에 대한 감사를 탈북민으로 구성된 가족봉사단과 함께 되갚고 있다. 매주 토요일 호국철도 동상을 닦고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은 물론, 매월 탈북민 가족을 지원하는 생필품을 구매해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5살 어린 딸을 소아암으로 잃어버린 전북 ‘아빠봉사단’의 회장 오승옥(40대) 씨는 자녀 세대의 행복을 위해, 공동체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나눔과 봉사라는 두 단어를 실천하는 멋진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교통안전, 지역축제, 다문화가정, 생활환경개선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늦더라도 올곧은 길’을 가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공유하는 삶을 살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日·만주군과 전투 200여회 승리… 남북 국립묘지에 모신 유일 독립투사

    日·만주군과 전투 200여회 승리… 남북 국립묘지에 모신 유일 독립투사

    “조선의 독립, 자유를 완성하기 위하여, 조선 민족의 자유와 행복을 도모하기 위하여, 최후 성공이 있을 때까지 왜적과 계속 투쟁하라! ” 만주를 호령하던 조선혁명군 사령관 양세봉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말했다.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혁혁한 전과를 거둬 군신(軍神)으로 추앙받았지만 양세봉을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양세봉은 1896년 7월 15일 평북 철산군 세리면 연산동에서 소작농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마을 서당 문지기로 일하며 귀동냥으로 천자문과 논어, 명심보감 등을 익힌 것이 배움의 전부였다. 훈장의 안중근 의사 이야기는 그에게 큰 영향을 줬다. 양세봉은 죽음을 앞둔 안 의사가 남긴 “슬퍼하지 마라. 대장부로 태어나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데 무엇이 슬프단 말이냐”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겼다.1912년 아버지가 갑자기 병환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양세봉은 겨우 16세에 가장이 됐고 임재순과 결혼했다. 일제의 핍박이 심해지자 양세봉은 식솔을 이끌고 만주로 향했다. 흥경현(현 신빈현) 영릉가를 거쳐 한인 집단 거주지인 홍묘자 사도구에 정착했다. 1919년 4월 홍묘자에 있던 홍동학교 교장 이세일은 3·1운동 지지 시위를 주도했는데 양세봉도 동참했다. 이후 양세봉은 천마산대에 가입해 본격적인 독립투쟁의 길에 들어섰다. 1920년 12월 최시흥이 청장년 500여명으로 조직한 천마산대는 경찰서, 면사무소를 습격하고 밀정과 일경을 처단하는 활동을 하던 항일 유격대였다.●“중국인, 관운장보다 유능한 장군으로 흠모” 천마산대는 일제의 공격을 받자 만주 유하현으로 가 광복군총영에 합류했다. 양세봉은 군기 검사관이 됐다. 그 뒤 만주 지역 독립운동단체들은 대한통의부로 통합, 무력 부대를 설치했는데 오동진이 사령장이었고 양세봉도 두령이라는 작은 자리를 맡았다. 1923년 5월 양세봉은 평북 창성을 습격하고 일본군 10여명을 사살하는 등 전투에 참여했다. 그 후 새로 출범한 참의부 소대장이 돼 압록강을 건너가 유격 투쟁을 이어 갔다. 평북 초산과 강계에서 일경 수명을 사살했고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가 경비선을 타고 압록강을 지나갈 때 저격을 지휘해 일제가 간담을 쓸어내리게 했다. 1924년부터 남만주에는 정의부가, 북만주에는 신민부가 설립돼 참의부와 함께 3부 체제가 됐다. 양세봉은 참의부 중대장으로 승진한 뒤 정의부로 옮겨 갔다. 3부는 1929년 4월 민족유일당 운동으로 우여곡절 끝에 국민부로 통합됐다. 흥경현 왕청문에 자리잡은 국민부는 조선혁명군을 창설했다. 국민부는 선민부 토벌에 나섰다. 조선민회라고도 불렸던 선민부는 한인 변절자들이 이끌고 있었다. 일제의 조종을 받아 독립군을 색출하고 가족을 살해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양세봉은 부사령을 맡아 선민부 지휘부와 지부를 습격해 우두머리와 일당을 모조리 죽여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1931년 9·18 만주사변이 일어나자 일제의 탄압은 더욱 심해졌다. 이듬해 1월 조선혁명당과 군 간부 10여명이 회의 도중 습격을 받아 체포되고 이후 두 달 동안 간부 83명이 붙잡혀 혁명군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지역 부대장들의 추천으로 양세봉은 조선혁명군 총사령관에 임명됐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양세봉 장군은 부대를 재정비하고 속성군관학교를 세우는 한편 조직적인 항일 투쟁에 나섰다. 또한 왕동헌, 이춘윤, 양희부 등 중국 지도자들과 협력해 ‘요령농민자위단’을 결성했다. 당취오가 총사령인 ‘요령민중자위군’과도 힘을 합쳐 자위군의 특무대 사령으로서 대일 연합작전을 벌였다. 괴뢰정부인 만주국 군대가 흥경현을 점령하자 연합부대는 20여일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여 탈환했다. 일본군은 400여명의 사상자와 500명 가까운 실종자를 냈다. ‘제1차 흥경혈전’이다. 그 중심에 양세봉 장군이 있었다. 다음달 일본군은 비행기까지 동원해 흥경으로 돌진해 왔다. 2차 혈전에서도 연합부대는 악전고투 끝에 일본군을 물리쳤다. 연합부대는 1932년 8월 청원현을, 다음달에는 석탄 탄광이 있는 무순을 공격했다. 그러자 일본군은 연합부대가 지나갔던 평정산 마을 주민 3000여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1932년까지 한중 연합부대는 일만 연합군과 200여 차례 전투를 벌였고 장군은 그때마다 크고 작은 승리를 거뒀다. 한편으로 멀리 경상도까지 소부대를 보내 경찰서 등을 파괴하고 악질 경찰을 살해했다. 1932~1933년 압록강 주변에서만 26차례 파괴 공작을 벌였고 일본 군경 243명을 사살했다. 1933년 5월 서원준을 황해도에 밀파해 사리원 경찰서 등을 습격한 것은 신문이 호외로 다룰 만큼 큰 사건이었다. 그럴수록 일제의 추격은 집요해졌다. 조선인 변절자를 이용해 혁명군을 체포하고 가족과 친구까지 살해했다. 혁명군 수백명을 처형해 머리를 매달았다. 장군의 체포에도 혈안이 돼 현상금을 걸었다. 1934년 3월 장군은 중국 동북인민혁명군 사령관 양정우와 연합했다. 장군은 공산주의에 적대적이었지만 항일을 위해 신념도 버렸다. 조선혁명군과 인민혁명군은 진주령 일본군 기차 습격, 노구대 격전, 쾌대무자 전투 등 연합작전에서 연전연승, 일본군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그해 9월 18일 일제의 지시를 받던 박창해는 장군과 면식이 있던 압동양을 보내 “저희 부대가 양 사령관께 오려고 합니다. 함께 가서 무기를 받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유인했다. 장군은 경호대원만 데리고 따라나섰고 일행이 소황구에 이르렀을 때 어둠 속에서 압동양이 옥수수밭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매복하고 있던 일군들이 기습 사격을 가했고 장군은 가슴에 총탄 두 발을 맞았다. 장군은 “조선독립혁명을 완성하고 가지 못하는 나는… 민족의 죄인입니다”라고 자책하며 20일 오후 1시쯤 숨을 거뒀다. 15년 동안 풍찬노숙하며 일제와 싸웠던 영웅은 이렇게 희생됐다. 한인들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며 슬퍼했다. 장군의 나이 38세였다.한인들은 시신을 위치가 드러나지 않게 평장(平葬)했다. 같은 달 26일 양세봉의 죽음을 알고 향수하자촌에 일군이 몰려와 한인 70여명을 모아 놓고 시신을 내놓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하는 수 없이 마을 둔장(屯長)이 묘의 위치를 말하자 일군은 시신을 파내 놓고 마을 노인 김도선에게 작두로 머리를 자르라고 했다. 김 노인은 “나는 조선 사람이다. 조선 사람이 어찌 자기 사령관의 머리를 자를 수 있단 말이냐”며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일본군은 그 자리에서 김 노인의 머리를 베고 장군의 머리를 가져갔다. 마을 사람들은 머리 없는 장군의 시신을 다시 고구려산성 아래에 묻었다. 장군은 전투에선 호랑이 같았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했다. 계급을 불문하고 대원들을 평등하게 대했고 거친 밥을 똑같이 나눠 먹었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발을 씻겨 주기도 했다. 배움이 부족한 ‘소작농 장군’이었지만 인격으로 감동시켰다. 장군의 비서였던 박윤걸(중국에서 작고)씨는 “중국인 이춘윤은 관운장보다 더 유능한 장군이라며 흠모했다”고 말했다.●김일성 아버지와 의형제… 가족들 평양에 정착 광복 후 북한은 장군의 가족을 평양으로 데려가 정착시켰다. 장군은 김일성의 아버지와 의형제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1961년 후손들이 유골을 북한으로 이장했고 장군은 애국열사릉에 옮겨져 묻혔다.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도 이회영 선생 묘소의 바로 왼쪽에 장군의 가묘가 있다. 남북 양쪽 국립묘지에 묘소가 있는 독립투사는 장군이 유일하다. 우리 정부는 1962년 장군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日·만주군과 전투 200여회 승리… 남북 국립묘지에 모신 유일 독립투사

    日·만주군과 전투 200여회 승리… 남북 국립묘지에 모신 유일 독립투사

    “조선의 독립, 자유를 완성하기 위하여, 조선 민족의 자유와 행복을 도모하기 위하여, 최후 성공이 있을 때까지 왜적과 계속 투쟁하라! ” 만주를 호령하던 조선혁명군 사령관 양세봉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말했다.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혁혁한 전과를 거둬 군신(軍神)으로 추앙받았지만 양세봉을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양세봉은 1896년 7월 15일 평북 철산군 세리면 연산동에서 소작농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마을 서당 문지기로 일하며 귀동냥으로 천자문과 논어, 명심보감 등을 익힌 것이 배움의 전부였다. 훈장의 안중근 의사 이야기는 그에게 큰 영향을 줬다. 양세봉은 죽음을 앞둔 안 의사가 남긴 “슬퍼하지 마라. 대장부로 태어나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데 무엇이 슬프단 말이냐”는 말을 가슴 깊이 새겼다.1912년 아버지가 갑자기 병환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양세봉은 겨우 16세에 가장이 됐고 임재순과 결혼했다. 일제의 핍박이 심해지자 양세봉은 식솔을 이끌고 만주로 향했다. 흥경현(현 신빈현) 영릉가를 거쳐 한인 집단 거주지인 홍묘자 사도구에 정착했다. 1919년 4월 홍묘자에 있던 홍동학교 교장 이세일은 3·1운동 지지 시위를 주도했는데 양세봉도 동참했다. 이후 양세봉은 천마산대에 가입해 본격적인 독립투쟁의 길에 들어섰다. 1920년 12월 최시흥이 청장년 500여명으로 조직한 천마산대는 경찰서, 면사무소를 습격하고 밀정과 일경을 처단하는 활동을 하던 항일 유격대였다.●“중국인, 관운장보다 유능한 장군으로 흠모” 천마산대는 일제의 공격을 받자 만주 유하현으로 가 광복군총영에 합류했다. 양세봉은 군기 검사관이 됐다. 그 뒤 만주 지역 독립운동단체들은 대한통의부로 통합, 무력 부대를 설치했는데 오동진이 사령장이었고 양세봉도 두령이라는 작은 자리를 맡았다. 1923년 5월 양세봉은 평북 창성을 습격하고 일본군 10여명을 사살하는 등 전투에 참여했다. 그 후 새로 출범한 참의부 소대장이 돼 압록강을 건너가 유격 투쟁을 이어 갔다. 평북 초산과 강계에서 일경 수명을 사살했고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가 경비선을 타고 압록강을 지나갈 때 저격을 지휘해 일제가 간담을 쓸어내리게 했다. 1924년부터 남만주에는 정의부가, 북만주에는 신민부가 설립돼 참의부와 함께 3부 체제가 됐다. 양세봉은 참의부 중대장으로 승진한 뒤 정의부로 옮겨 갔다. 3부는 1929년 4월 민족유일당 운동으로 우여곡절 끝에 국민부로 통합됐다. 흥경현 왕청문에 자리잡은 국민부는 조선혁명군을 창설했다. 국민부는 선민부 토벌에 나섰다. 조선민회라고도 불렸던 선민부는 한인 변절자들이 이끌고 있었다. 일제의 조종을 받아 독립군을 색출하고 가족을 살해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양세봉은 부사령을 맡아 선민부 지휘부와 지부를 습격해 우두머리와 일당을 모조리 죽여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1931년 9·18 만주사변이 일어나자 일제의 탄압은 더욱 심해졌다. 이듬해 1월 조선혁명당과 군 간부 10여명이 회의 도중 습격을 받아 체포되고 이후 두 달 동안 간부 83명이 붙잡혀 혁명군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지역 부대장들의 추천으로 양세봉은 조선혁명군 총사령관에 임명됐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양세봉 장군은 부대를 재정비하고 속성군관학교를 세우는 한편 조직적인 항일 투쟁에 나섰다. 또한 왕동헌, 이춘윤, 양희부 등 중국 지도자들과 협력해 ‘요령농민자위단’을 결성했다. 당취오가 총사령인 ‘요령민중자위군’과도 힘을 합쳐 자위군의 특무대 사령으로서 대일 연합작전을 벌였다. 괴뢰정부인 만주국 군대가 흥경현을 점령하자 연합부대는 20여일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여 탈환했다. 일본군은 400여명의 사상자와 500명 가까운 실종자를 냈다. ‘제1차 흥경혈전’이다. 그 중심에 양세봉 장군이 있었다. 다음달 일본군은 비행기까지 동원해 흥경으로 돌진해 왔다. 2차 혈전에서도 연합부대는 악전고투 끝에 일본군을 물리쳤다. 연합부대는 1932년 8월 청원현을, 다음달에는 석탄 탄광이 있는 무순을 공격했다. 그러자 일본군은 연합부대가 지나갔던 평정산 마을 주민 3000여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1932년까지 한중 연합부대는 일만 연합군과 200여 차례 전투를 벌였고 장군은 그때마다 크고 작은 승리를 거뒀다. 한편으로 멀리 경상도까지 소부대를 보내 경찰서 등을 파괴하고 악질 경찰을 살해했다. 1932~1933년 압록강 주변에서만 26차례 파괴 공작을 벌였고 일본 군경 243명을 사살했다. 1933년 5월 서원준을 황해도에 밀파해 사리원 경찰서 등을 습격한 것은 신문이 호외로 다룰 만큼 큰 사건이었다. 그럴수록 일제의 추격은 집요해졌다. 조선인 변절자를 이용해 혁명군을 체포하고 가족과 친구까지 살해했다. 혁명군 수백명을 처형해 머리를 매달았다. 장군의 체포에도 혈안이 돼 현상금을 걸었다. 1934년 3월 장군은 중국 동북인민혁명군 사령관 양정우와 연합했다. 장군은 공산주의에 적대적이었지만 항일을 위해 신념도 버렸다. 조선혁명군과 인민혁명군은 진주령 일본군 기차 습격, 노구대 격전, 쾌대무자 전투 등 연합작전에서 연전연승, 일본군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그해 9월 18일 일제의 지시를 받던 박창해는 장군과 면식이 있던 압동양을 보내 “저희 부대가 양 사령관께 오려고 합니다. 함께 가서 무기를 받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유인했다. 장군은 경호대원만 데리고 따라나섰고 일행이 소황구에 이르렀을 때 어둠 속에서 압동양이 옥수수밭으로 사라졌다. 동시에 매복하고 있던 일군들이 기습 사격을 가했고 장군은 가슴에 총탄 두 발을 맞았다. 장군은 “조선독립혁명을 완성하고 가지 못하는 나는… 민족의 죄인입니다”라고 자책하며 20일 오후 1시쯤 숨을 거뒀다. 15년 동안 풍찬노숙하며 일제와 싸웠던 영웅은 이렇게 희생됐다. 한인들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며 슬퍼했다. 장군의 나이 38세였다. 한인들은 시신을 위치가 드러나지 않게 평장(平葬)했다. 같은 달 26일 양세봉의 죽음을 알고 향수하자촌에 일군이 몰려와 한인 70여명을 모아 놓고 시신을 내놓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하는 수 없이 마을 둔장(屯長)이 묘의 위치를 말하자 일군은 시신을 파내 놓고 마을 노인 김도선에게 작두로 머리를 자르라고 했다. 김 노인은 “나는 조선 사람이다. 조선 사람이 어찌 자기 사령관의 머리를 자를 수 있단 말이냐”며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일본군은 그 자리에서 김 노인의 머리를 베고 장군의 머리를 가져갔다. 마을 사람들은 머리 없는 장군의 시신을 다시 고구려산성 아래에 묻었다. 장군은 전투에선 호랑이 같았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했다. 계급을 불문하고 대원들을 평등하게 대했고 거친 밥을 똑같이 나눠 먹었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발을 씻겨 주기도 했다. 배움이 부족한 ‘소작농 장군’이었지만 인격으로 감동시켰다. 장군의 비서였던 박윤걸(중국에서 작고)씨는 “중국인 이춘윤은 관운장보다 더 유능한 장군이라며 흠모했다”고 말했다. ●김일성 아버지와 의형제… 가족들 평양에 정착 광복 후 북한은 장군의 가족을 평양으로 데려가 정착시켰다. 장군은 김일성의 아버지와 의형제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1961년 후손들이 유골을 북한으로 이장했고 장군은 애국열사릉에 옮겨져 묻혔다.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도 이회영 선생 묘소의 바로 왼쪽에 장군의 가묘가 있다. 남북 양쪽 국립묘지에 묘소가 있는 독립투사는 장군이 유일하다. 우리 정부는 1962년 장군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생쥐와 숨바꼭질, 개와 사람의 나이, 유럽 밑에 깔려 있는 잃어버린 대륙

    [달콤한 사이언스] 생쥐와 숨바꼭질, 개와 사람의 나이, 유럽 밑에 깔려 있는 잃어버린 대륙

    매년 연말이 되면 올해 가장 주목받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하곤 한다. 과학계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전문가들이 올해의 뉴스나 올해 주목받은 연구들을 뽑는다. 전문가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가장 좋아했던 연구결과들은 다르지 않을까.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연구자나 전문가가 아닌 대중들이 가장 좋아했던 올해의 과학뉴스 10선’을 선정했다. 이것들은 사이언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과학뉴스들 중 독자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진 뉴스들로 잃어버린 대륙, 암흑물질로 만든 총알, 우주 소, 인간 길들이기 등이 포함됐다.사이언스는 가장 먼저 ‘인간이 가장 먼저 길들인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스위스 4개국 11개 연구기관이 이달 5일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한 연구결과이다. 사람은 고양이, 개, 소, 말 등 많은 동물들을 길들여 사람의 친구로 삼았는데 연구자들에 따르면 인간이 가장 먼저 길들인 것은 다름 아닌 ‘사람’ 그 자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학적 증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인간 스스로 공격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길들여 더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게 됐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됐다.대중들이 두 번째로 관심을 많이 가진 연구는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 였다. 우드 와이드 웹은 일종의 ‘나무들의 인터넷’으로 미국, 독일, 중국, 영국 생태학자들이 지난 5월 15일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이다. 이들에 따르면 나무들은 땅 위에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땅 속에서는 나무 뿌리와 토양 사이 수 백만 종의 곰팡이와 박테리아들과 네트워크를 이뤄 영양분과 신호를 주고받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산림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지난해 6월 발견된 ‘우주 암소’(The Cow)라는 별칭이 붙은 ‘AT2018cow’ 폭발은 올해까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AT2018cow는 전형적인 초신성보다 10~100배 밝고 관측 2주만에 완전히 사라져버려 과학자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지난 1월 ‘천체물리학 저널’에는 우주 암소는 갓 태어난 블랙홀이거나 초밀도 중성자 별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비한 ‘수수께끼’로 남아있게 됐다.실험실 생쥐도 숨바꼭질을 할 수 있으며 사람과 장난을 칠 정도라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지난 9월 13일 ‘사이언스’에는 독일 훔볼트대 생물학과 연구진이 실험실 쥐에게 숨바꼭질을 가르치는데 성공했으며 사람과 장난할 수 있을 정도라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통 실험실에서는 먹이를 주는 등 보상행위를 통해 특정 행동을 하도록 훈련시키는데 이번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하듯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숨바꼭질을 가르치는데 성공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해외여행을 나가면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도 현지인들의 언어 속도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스페인 사람들은 말을 더 빨리 하는 것 같고 독일어는 또박또박 천천히 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아주대 불어불문학과 오윤미 교수가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 9월 5일자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언어가 다르고 아무리 빠른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정보전달 속도는 초당 39.15비트로 일정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이 속도를 넘어가면 인간의 뇌에서 정보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흔히 잃어버린 대륙이라고 하면 ‘아틀란티스’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네덜란드,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 영국, 호주의 지질학자들이 지난 9월 3일자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약 1억 4000만년 전에는 유럽 일대에 ‘대 아드리아’(Greater Adria)라는 대륙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이 대륙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이유는 가상의 대륙 아틀란티스처럼 바다 속에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유럽 남부 지각 밑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대중들이 열광한 과학 뉴스 중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UC샌디에고) 연구진이 후성유전학 시계를 이용해 개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을 발견해 낸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 11월 4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후 4주~16살의 래브라도 레트리버 품종 개 104마리를 대상으로 게놈 메틸화를 사람의 것과 비교한 결과 개의 노화시계는 처음에는 사람보다 빨리 가다가 이후에는 더 천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밖에도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물리학과와 지구환경행성학과 연구진이 거대 암흑물질의 경우 사람의 몸을 암흑물질 탐지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뉴스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영국 브리스톨대 기계공학과, 스페인 팜플로나 공립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영화 스타워즈처럼 영상과 소리, 촉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3D 가상현실 영상 기술도 독자들이 주목한 올해의 연구로 선정됐다. 이스라엘 와이즈먼연구소 연구진이 지난 11월 27일자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한 연구도 주목받았다. 이들은 대장균의 유전자를 편집해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생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지구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의약품이나 주요 화학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맹장을 일컬어 ‘있으나 마나 한’ 창자라고 한다. 웬만한 백과사전은 소화기관의 흐름을 설명할 때 맹장을 지나친다. 입과 식도를 지난 음식물이 위와 소장과 대장을 거쳐 항문에 이른다는 식이다. 맹장은 소장과 대장 사이, 대장이 시작되는 곳에 주머니처럼 달렸다. 크기는 새끼손가락만 하다. 소장이 한 일과 대장이 할 일 막간에 수분이나 염분을 흡수하는 소임을 맡았다. 맹장은 식구 하나를 데리고 산다. 실 풍선처럼 생긴 충수돌기다. 맹장염은 이 충수돌기에 이상이 생겼을 때를 말한다. 충수염이 정확한 표현이다. 곪은 충수돌기를 잘라낸 것을 두고 흔히 맹장을 떼어 냈다고 말한다. 이쯤 이르러서야 맹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로 여겨질 터이다. 며칠 전 한국기자협회와 언론학회가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언론보도를 성찰하기 위한 자리였다. 세 편의 좋은 논문이 발표됐다. 특히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글이 좋았다. 권 위원은 피의사실의 공표보다 한국 언론에 더 위험한 것은 ‘전지적 검찰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의 관점에 매몰돼 수사 상황을 전달하는 언론의 태도를 말하는데 공정보도를 해치고 알 권리를 방해한다. 한국 언론이 ‘검찰에 따르면’이라는 관행적 형식의 기사를 쓰고 있으나 실은 요모조모가 죄다 검찰로 변주될 가능성도 꼬집었다. 무엇보다 “피의자의 해명을 기사 끄트머리에 맹장처럼 달고 있다”는 그의 표현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권 위원의 글은 공들여 읽을 가치가 충분했다. 맹장 같은 반론은 반론이 아니다. 당사자의 해명이랍시고 맹장의 충수처럼 기사 끝에다가 으레 붙이는 몇 마디 언설은 반론이랄 수 없다. 수사기관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사 혹은 수사기관을 참칭한 언론 자작의 근거가 약한 억측을 가리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이미 범죄가 ‘드러나고, 파악되고, 밝혀지고, 전해지고, 알려져’ 단서가 잡힌 ‘나쁜 놈’의 해명 몇 마디가 기사 말미에 달랑 붙어 있다고 해서 그에게 귀를 기울일 시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부실한 반론, 형식적 반론은 뉴스 품질의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2019년 옥스퍼드대의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한국 언론의 뉴스 신뢰도는 22%였다. 조사 대상 38개 국가 중 꼴찌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4년째 최하위다. 언론이 누군가의 앵무새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언론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반론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 맹장 끝에 붙은 충수 같은 반론이 아니라 기사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맥락에 당사자들의 견해가 촘촘히, 질적으로 균등하게 스며드는 반론이어야 한다. 반론은 당사자의 권리행사로서의 반론권과 국민의 알찬 알 권리로서의 반론으로 나눌 수 있다. 권리로서의 반론권은 역사가 오래됐다. 1958년 제정 민법 제764조에 반론권의 행사가 보장됐다. 1980년 제정 언론기본법은 제49조에 ‘정정보도청구권’이라는 이름의 반론권 제도를 정식으로 도입했다. 2005년 제정된 언론중재법은 반론권을 핵심 축으로 한다. 반론권은 진실 여부를 불문하며 언론사의 고의나 과실 혹은 위법성을 따지지 않는다. 언론이 관행적으로 맹장 같은 끄트머리 반론을 반복하는 이유 역시 법적인 반론권 행사의 사전 대응책인 셈이다. 반론은 당사자의 권리구제라는 법적 측면 말고 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대립하는 사안에서 당사자들의 견해를 두루 반영하는 장치가 반론이다. 공정한 보도를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사의 원조 모양새다. 일방의 익명 관계자의 견해는 언론의 지면을 빠르고 넘치게 채울 수 있으나 시민 독자의 언론에 대한 신뢰를 야금야금, 급기야 치명적으로 깎아내린다. ‘신뢰도 22%, 만년 꼴찌’라는 뼈아픈 평가는 부실한 반론 양식에 기인한다. 임기응변식 자잘한 처방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제대로 된 반론이 착근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자극적이며 재미 넘치는 수사단계 보도를 지양하고 법정의 재판보도 중심으로 언론의 취재보도 구조가 재편돼야 한다. 국민도 느리고 밋밋하며 재미없는 언론보도에 익숙해질 의무가 있다. 반론은 맹장이 아니다.
  • “엎드려뻗쳐”, “머리 박아”…선배·코치 폭력에 시달리는 대학선수들

    “엎드려뻗쳐”, “머리 박아”…선배·코치 폭력에 시달리는 대학선수들

    33% 신체폭력 경험…9년 전보다 퇴보남녀 불문 합숙소에서 성폭력 피해 잦아전문가 “운동 중심 운동부 문화 해체해야” 대학교 운동선수 가운데 3명 중 1명꼴로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5% 정도는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맞는 상습 폭력의 피해자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7월 꾸린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102개 대학 소속 운동선수 4924명의 인권 상황을 점검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 운동선수의 33%(1613명)이 신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상습 폭력 경험 비율이 9년 전인 2010년 인권위의 같은 조사(11.6%)보다 높다. 체육계의 인권 실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한 셈이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는 ‘머리 박기, 엎드려 뻗치기’(26.2%)였다.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행위도 13%에 이르렀다.신체폭력의 가해자는 선배 선수가 72%로 가장 많았고 코치(32%), 감독(19%)이 뒤를 이었다. 이 질문에는 중복 응답이 가능했다. 대학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도 심각했다. 전체의 9.6%인 473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동성 성폭력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에 대해 성적 농담을 하는 성희롱(4%) ▲자신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등의 피해가 컸다. 성폭력은 남녀 모두 숙소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대학생 선수 31%(1514명)는 언어폭력의 피해도 호소했다.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 등을 일상적으로 경험했으며,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 선수(58%), 코치(50%), 감독(42%) 등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이 밖에도 성인임에도 통금과 점호, 외출 및 외박 제한, 복장 제한 등 과도한 생활 통제로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선수들은 전했다.이번 조사는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 대학 및 비회원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며 남자선수가 82%(4050명), 여자선수가 874명(18%)으로 남자선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년별로 보면 1학년(1877명) 2학년(1317명), 3학년(974명), 4학년(756명) 순이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규일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대학교 학생선수들의 자기결정권이 억압받고 있으며 성인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하는 자율 대신 관리라는 명목으로 통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 해체 ▲자율 중심의 생활로 전환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 도입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인권위는 이날 대한체육회,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정책 간담회를 열고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개선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랑의 불시착’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본방사수 독려 “눈부심 주의”

    ‘사랑의 불시착’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본방사수 독려 “눈부심 주의”

    배우 현빈과 손예진, 서지혜와 김정현이 ‘사랑의 불시착’ 첫 방송 독려를 위한 인증샷을 공개했다. 14일 공개된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극본 박지은 연출 이정효) 출연진의 독려 사진 속에는 현빈과 손예진, 서지혜와 김정현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만으로도 느껴지는 네 배우의 독보적인 매력이 시선을 모은다. 이날 오후 9시 처음 방송되는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로맨스다. 현빈(리정혁 역), 손예진(윤세리 역), 서지혜(서단 역), 김정현(구승준 역)의 연기합과, 이들의 톡톡 튀는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으로 ‘굿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인 이정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오만석, 김영민, 김정난, 김선영, 장소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시의회 조사특위, ‘서울시체육회 감사원 감사청구안’ 본회의 상정 예정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체육단체의 각종 비리·비위 의혹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서울시체육회에 대해 감사원 감사청구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서울특별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는 지난달 13일 긴급회의를 개최해 “서울특별시체육회 직원채용 및 시설운영 관련 감사원 감사청구안”을 의결했으며, 오는 16일 열릴 제29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특위에 따르면, 서울시체육회는 3건의 인사관련 부적정 조치(채용비리)를 비롯해 최근 논란이 되었던 목동빙상장 관리·운영 문제에 직접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체조협회 성폭행 사건, 서울시테니스협회 고등부 승부조작 사건 등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산하 체육단체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2015년 신규 직원(행정직) 채용당시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1차 서류전형의 점수를 인사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합격자는 현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과 태권도 진흥재단 시절부터 알고지낸 태권도 전공 A교수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점수에 배점을 하거나, 5% 가점대상자인 취업지원대상자(국가유공자)에 3% 가산점을 부여하는 하는 등 문제가 행정조사 과정에서 불거지기도 했다. 목동빙상장의 경우 ‘소장 채용비리’, ‘직원을 향한 소장의 폭언과 인권침해’, ‘빙상장 이용료 부당 감면’, ‘유통기한 지난 음료수 강매’ 등 숱한 의혹 속에 서울시의 특정감사가 실시되었으나, 관련자들은 서울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서 견책 등 경징계를 받는데 그친 바 있다. 특히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인한 부당이득이 발생하였으나 당초 위탁운영 계약기간보다 6개월 조기 계약해지하고 소장이 사직하면서 관련자들의 문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렇듯 의혹이 끊이질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특별시체육회 스포츠공정감사실이 자체조사와 자구책을 마련하기는 커녕 공감할 수 없는 가벼운 양형으로 사실상 면책하거나, 시정조치 미이행 지적에는 ‘과거 혐의가 없다고 밝혀졌다’며 정확한 조사·감사를 거부하는 등 유야무야하고 있다는 것이 조사특위가 밝힌 감사청구의 배경이다. 조사특위는 “서울시체육회의 직무유기와 업무관련 비리 의혹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감사원 감사청구안 발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조사특위는 그간 12차에 걸친 회의와 수시 간담회를 열어 서울시체육회를 비롯해 서울시태권도협회, 서울시체조협회, 서울시축구협회, 서울시테니스협회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제한적이고 형식적인 감사, 소극적인 징계 및 사후조치, 특정감사 회피, 서울시체육회 규정 위반 및 규정 임의 변경, 회원종목단체에 대한 경영공시 등 사안 관리감독 소홀 등 서울시체육회의 심각한 직무유기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시정요구가 빗발쳤음에도 서울시체육회가 현재까지 아무런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실태파악이나 조치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사특위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체육회의 정기감사의 감사결과 처분요구를 살펴보면, 많은 산하 체육단체에서 “물품구매 등 회계처리 부적정” 사례가 중복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규정 제49조는 체육단체가 체육회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원을 중단하거나 지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서울시체육회는 단순 주의 이상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 금번 감사원 감사청구 관련, 조사특위는 “조사특위의 실태조사 및 시정조치 요구에 전국체전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던 서울시체육회가 현재는 중요한 외부사정이 없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며 “서울시체육회의 청이불문(聽而不聞) 행태에 실질적인 책임자인 현 사무처장의 해임과 수사의뢰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서울시체육회를 비롯해 지방체육회는 자치단체장이 당연직 회장을 역임하면서 사무처장이 사실상 관리·감독 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2020년부터는 민간 회장체제로 전환된다. 민간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체육회에서는 물밑 작업이 한창인 모양새다. 금번 감사원 감사청구안 발의를 계기로 서울시체육회가 모든 비리·비위 의혹을 털고 공정한 선거를 바탕으로 서울시 체육 발전에 기여하고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모두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조직으로 재출발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형벌 만능주의를 경계함/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열린세상] 형벌 만능주의를 경계함/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지방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최근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왔던 여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마음에 들어서 연락을 하고 싶은데 괜찮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이를 알게 된 남자친구가 경찰관이 사적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이용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이 불법인지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문의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의 처리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률인데, 경찰관 개인은 ‘정보의 취급자’에 불과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여러 언론에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잇달아 내놨다. 댓글도 비판 일색이었다.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내용부터 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까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그런데 경찰관은 정말로 처벌을 받지 않게 된 걸까. 음주운전을 예로 들어 보자.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벌금이나 징역형 등의 형벌을 선고받는다. 여기에 면허정지나 면허취소 같은 행정처분이 따른다. 3진 아웃에 해당하거나 인사사고를 크게 내 실형이 선고된 경우가 아니라면 잠시 운전을 못 하게 되는 불편을 제외하곤 크게 처벌됐다고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공무원은 이에 더해 하나의 처벌이 더 따른다. 바로 징계처분이다. 최소 감봉부터 정직, 강등, 해임, 파면까지의 징계를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활근거지와 먼 곳으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실 공무원에게는 형벌보다 이런 징계벌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인사기록에 남아 승진 순위에서 밀리고, 각종 포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 생활근거지와 다른 곳으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지면 그에 따르는 비용도 연간 수천만원에 이른다. 아무리 업무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조직에서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경우에 따라서 형벌은 벌금에 그치더라도 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직업인으로서의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통상 ‘처벌’이라고 하면 벌금이나 징역형 같은 형벌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처벌에는 형벌만 있는 게 아니다. 면허정지나 취소,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벌도 있다. 앞서 언급한 징계벌도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법원에서 선고되는 몇십만원의 벌금보다 시군구에서 내리는 영업정지 같은 행정벌이 훨씬 더 무섭다. 열흘 혹은 한 달 정도씩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로 인한 손해가 보다 더 크고 치명적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알 수 있다. 형벌을 받지 않게 된 경찰관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형벌이 처벌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형벌과 행정벌, 징계벌은 각각의 고유 영역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형벌보다 행정벌이, 또 어떤 경우에는 징계벌이 훨씬 효과적인 처벌로 작용한다. 형벌은 행정벌과 징계벌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부분만을 골라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최후로는 인신을 가두는 방법으로 집행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경찰관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형벌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징계벌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3호)와 같은 일반적이고도 모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어찌 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비록 한 번의 실수지만, 경찰관으로서의 앞길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형벌을 확대해석해 적용하게 되면 국민을 옥죄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도한 확대해석의 결과가 부메랑이 돼 국민 누구나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근대국가의 시민들은 이런 위험성에 대한 투쟁을 통해 형벌을 엄격히 해석하는 ‘죄형법정주의’를 쟁취했다. 형벌법규는 엄격히 해석하고 최소한으로 적용해야 한다. 모자란 부분은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 인문계 영어 1등급 땐 연세대, 2등급 땐 서울대·고려대 유리

    인문계 영어 1등급 땐 연세대, 2등급 땐 서울대·고려대 유리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은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수학 나형이 11년 만에 최고 난이도를 기록한 데다 국어영역도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래 표준점수 최고점이 두 번째로 높아 체감상으로는 지난해 못지않은 ‘불수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능은 중간 난이도의 문항을 늘려 중·상위권에서의 변별에 주력한 탓에 최상위권 내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각 입시업체의 도움을 받아 정시 지원 전략을 정리해 봤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능 응시자 수가 처음으로 50만명 아래로 내려간 반면 고려대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몇몇 주요 대학에서는 그간의 수시 확대 흐름과 달리 정시모집 인원을 소폭 늘렸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해 상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며 예년과 같은 신중한 전략을 주문한다. ●수학가형 변별력 크지 않아… 국어가 변수 첫 단계는 영역별로 각기 다른 난이도와 점수 분포 속에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수학 나형의 변별력에 유의해야 한다. 수학 나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에 달하는 한편 같은 1등급 내에서도 표준점수 차가 14점, 2등급 내에서는 7점까지 벌어졌다. 국어영역은 ‘역대급 불국어’였던 2019학년도 수능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 내려갔지만 상당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수학 가형의 변별력이 수학 나형만큼 크진 않아 자연계열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국어영역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사회탐구영역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라 부분적으로 유불리가 갈렸다. 경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2점에 달해 경제 고득점자가 유리해진 반면 ‘윤리와 사상’과 ‘세계사’는 2등급이 없어 1등급과 불과 표준점수 2~3점 차이로 3등급으로 미끄러지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과학탐구영역은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인 과목은 2019학년도 2과목에서 2020학년도 1과목(화학Ⅰ)으로 줄어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 지구과학Ⅰ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4점에 달해 이 과목의 고득점자가 유리해졌다.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영어영역은 1등급 7.42%, 2등급 16.25%, 3등급 21.88% 등 1~3등급에 걸쳐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대학들이 등급별로 몇 점을 가점 또는 감점하는지, 전체 영역 중 영어의 반영비율이 포함돼 있는지를 모두 따져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의 등급 간 점수 차이는 명목상의 점수”라면서 “전체 영역의 반영 비율에 영어도 포함돼 있는 대학은 그 비율에 따라 실질 점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소와 변수들을 고려해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등급, 백분위 등 각각의 반영지표를 종합한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영역별로 자신보다 낮은 점수의 수험생과의 격차를 벌리거나 혹은 자신보다 높은 점수의 수험생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반영지표를 파악하고, 자신이 좋은 성적을 거둔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모집단위를 찾아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의학계열 선호 상위권 자연계 미등록 증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가 지난해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소수 인원을 선발하던 모집단위가 통합돼 대형 모집단위로 변경됐거나 그 반대의 경우, 지원자의 구성과 추가 합격률 등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 인기 있는 모집단위의 모집군이 변경되면 비슷한 성적대의 다른 모집단위들의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집군 이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동국대는 광고홍보와 경영, 경제, 컴퓨터공학 등이 모집군을 변경했다. 동국대 경영이 가군에서 나군으로 옮겨 가면서, 나군에서 경영학과를 모집하는 다른 대학들과 겹쳐 경쟁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이 ‘뜻밖의 불수능’이었던 탓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의 폭이 예년보다 얼마나 클지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모집인원이 늘수록 경쟁률과 합격선이 예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의학계열 선호 현상으로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에서 미등록 인원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최상위권 수험생이라면 서울대 자연계열의 수시 이월인원 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상위권은 계열 불문 수학서 당락 좌우될 듯 성적대별로도 지원 전략이 달라진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계열을 불문하고 수학 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인문계열 수험생은 영어 1등급의 경우 영어 반영 비율이 높은 연세대를, 영어 2등급인 경우 서울대와 고려대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서울대 자연계열에 소신지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 중 상당수가 나군과 다군에서 의예과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의대에 합격해 서울대 자연계열 합격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잖기 때문이다. 가군과 나군 중 적어도 하나는 안정지원을 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다군에서 지원할 대학이 많지 않으며, 자연계열은 다군의 지방 의예과와 한의예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탓이다. 또 자신이 희망하는 모집단위에 지원했을 때, 자신보다 성적이 높은 수험생들이 다른 군의 모집단위에 합격해 빠져나갈 만한 상황인지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추가 합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탐구보다 국어와 수학,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탐의 반영 비율이 높은 모집단위가 많다. 인문계열에서는 경영·경제 계열에서 수학 반영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아 중위권에서도 여전히 수학은 중요한 변수다. 수학 가·나형과 사탐·과탐을 모두 반영해 교차 지원을 허용하는 모집단위도 있다. 인문계열 지원자들이 취업을 위해 자연계열로의 교차 지원을 점차 고려하는 추세여서 이들 지원자들이 몰려 합격 점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점수대의 대학들은 인문계열 모집단위는 주로 가·나군에 모여 있어 인문계열 지원자들은 가·나군 중 1개군에서 소신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은 다군에서 모집하는 대학이 적지 않아 다군을 적절히 활용하며 2개군에서 소신지원을 해볼 만하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점수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모집단위를 추려야 한다. 4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2~3개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탐구영역에서도 성적이 가장 좋은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예를 들어 수학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과감하게 수학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수능 성적이 낮다고 낙심하기보다 이를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 사회탐구를 제2외국어로 대체하는 대학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겨울왕국2’ 골든글로브까지 섭렵하나 ‘2개 부문 노미네이트’

    ‘겨울왕국2’ 골든글로브까지 섭렵하나 ‘2개 부문 노미네이트’

    ‘겨울왕국 2’가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겨울왕국 2’는 지난 12월 9일(미국 현지시각)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되며 흥행 신드롬의 저력이 된 탄탄한 작품성을 입증했다. ‘겨울왕국 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2014년, ‘엘사’와 ‘안나’ 자매의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전 세계를 열광케한 전편 ‘겨울왕국’은 국내외 흥행 수익 12억 달러를 달성하며 전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수익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귓가를 울리는 황홀한 OST ‘Let It Go’는 국적과 세대를 불문한 모든 관객을 사로잡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뜨거운 OST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겨울왕국’은 압도적인 흥행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제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 제6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한 바 있다. 또 모든 이들의 뜨거운 기대와 관심 속에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겨울왕국 2’는 전편의 오리지널 제작진의 참여 속에 더욱 확장된 스케일과 깊어진 메시지, 다채로운 OST를 담아내며 또 한 번 전 세계에 ‘겨울왕국’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이후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물론, 개봉 3주 만에 전편의 기록을 뛰어넘고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것. 이처럼 탁월한 작품성과 OST를 인정받아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된 ‘겨울왕국 2’가 다시 한번 골든 글로브의 영광을 거머쥐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단독컷 포착, 활공 직전 ‘밝은 표정’ [SSEN컷]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단독컷 포착, 활공 직전 ‘밝은 표정’ [SSEN컷]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의 활공 직전 단독컷이 공개됐다. 오는 14일 밤 9시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로맨스다. 또 다른 운명의 시작을 알리는 패러글라이딩 씬이 포착되며 예기치 못한 로맨스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극 중 손예진은 재벌 상속녀이자 패션 브랜드의 대표로 스포츠웨어 라인 론칭을 앞두고 신제품 최종테스트를 위해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선보이게 된다. 공개된 사진에는 상쾌함을 자아내는 손예진의 밝은 표정이 돋보인다. 순조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듯한 윤세리의 당찬 모습과 능수능란하게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다루는 모습은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활공을 앞둔 가운데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이 예고되며 과연 그녀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끝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매스컴에 도배될 성공적인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기대에 부풀었던 그녀가 앞으로 다가올 갑작스러운 돌풍에 어떠한 운명의 변화를 맞게 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으로 ‘굿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인 이정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와 함께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오만석, 김영민, 김정난, 김선영, 장소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폭발적인 시너지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재현 CJ회장 184만株 증여, 1220억 어치…세금만 700억

    이재현 CJ회장 184만株 증여, 1220억 어치…세금만 700억

    이재현(59) CJ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 184만주를 장녀 경후(34)씨와 장남 선호(29)씨에게 증여했다.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 준비 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후·선호씨에게 신형 우선주 92만주씩 CJ그룹은 9일 이런 내용을 공시했다. CJ주식회사의 주식 가격이 한 주당 6만 6000여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184만 1336주 전량은 약 1220억원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이 주식을 경후씨와 선호씨에게 92만 668주씩 똑같이 나눠줬다. 가액으로는 각각 610억원씩이다. 증여세는 총 700억원(57.4%) 규모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보유한 신형우선주 전량을 두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으로 세금을 모두 냈기 때문에 절차는 합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우선주는 보통주 1주당 0.15주의 배당을 통해 이 회장이 취득한 주식이다. 따라서 이번 증여로 이 회장의 보통주 지분에는 변화가 없다. 이 주식은 10년 후인 2029년에 보통주로 전환된다. 그때 두 자녀는 나란히 2.7%씩 지분을 얻게 돼 경후씨는 CJ㈜의 지분 3.8%를, 선호씨는 5.1%를 확보하게 된다. CJ제일제당 부장인 선호씨가 ‘마약 스캔들’을 일으키자 CJENM 상무인 경후씨가 이 회장의 후계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후씨는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조리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11년 CJ㈜ 사업팀 대리로 입사해 CJ오쇼핑에서 상품개발과 방송기획 등을 맡아왔다. 2017년 11월 상무로 승진한 경후씨는 지난해 7`월 CJ오쇼핑과 CJE&M의 합병으로 출범한 CJ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발령받아 귀국했다. ●제일제당 잇단 부동산 매각… “자산 유동화” 한편, CJ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최근 잇따라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섰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유휴 부지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또 연내 매각 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방식으로 중간 신탁 수익자인 KYH 유한회사에 8500억원에 부지를 매각했다. 이 밖에 서울 구로구 공장 부지를 2300억원에 신탁 수익회사에, 인재원 건물 2개동 가운데 1개동을 528억원에 CJENM에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휴 자산의 유동화와 투자 효율화, 해외 자회사의 외부 자본 조달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이라면서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일 뿐 후계 승계와는 무관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치검찰 해체” “공수처 설치”…여의도·서초 주말 집회

    “정치검찰 해체” “공수처 설치”…여의도·서초 주말 집회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7일 여의도와 서초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쳤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제14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다수의 국민이 요구하는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 4법이 이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들 법안을 포함한 199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하면서 국민의 염원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남국 변호사는 “세상에 무도하게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묵혀뒀던 사건을 아무 이유도 없이 총선 전에 꺼내서 수사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개입이고 정치 수사”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전 국회의원은 “검찰은 충심이 있어서 저런다고 하는데 무슨 충심이 정권만 겨냥하느냐”며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이고 충심이 아니라 역심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이 그린 그림을 열배, 백배, 천배로 이뤄내도록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잘하라고 격려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 앞 교차로에서 공원 11번 출입구까지 여의대로 5∼7개 차로 약 500m를 대부분 채웠다. 시민 모임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서초달빛집회’를 열고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쳤다. 참가자들은 “정치검찰의 인권유린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공수처법안 통과 등을 요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돌아온 나의 제제

    [그 책속 이미지] 돌아온 나의 제제

    “재밌는데 이상하게 눈물 나는 만화.” 이희재 화백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가장 잘 설명한 표현일 듯하다. 못 말리는 악동이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다섯 살 꼬마 제제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는 1986년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 당시 많은 이들을 웃고 울게 했다. J M 바스콘셀로스 원작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는 제제가 벌이는 엉뚱한 일들, 가난과 가족의 학대, 그리고 아빠 같았던 뽀르뚜가 아저씨와의 우정과 그의 죽음 등 어린 시절 성장통을 섬세하게 담았다. 이 화백은 원작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해석과 연출력으로 한국의 어느 달동네 이야기처럼 그렸다. 소박하면서 따스한 그림체이지만, 사회문제 역시 날카롭게 담아내 한국만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1988년 미래미디어에서 2권까지 흑백만화를 냈고, 2003년 청년사에서 컬러로 출간됐다가 절판됐다. 이번에 양장판으로 복간한 양철북 출판사 측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며 재출간 요청을 많이 해 판권을 샀다”고 설명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추천하는 책, 특히 ‘보물섬’을 기억하는 세대에겐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마법 같은 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예리, 할리우드 첫 주연작 ‘미나리’ 어떤 영화? [공식]

    한예리, 할리우드 첫 주연작 ‘미나리’ 어떤 영화? [공식]

    배우 한예리의 할리우드 첫 주연 작품 ‘미나리’가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 공식 초청됐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선댄스 협회(Sundance Institute)측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예리 주연의 영화 ‘미나리’가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경쟁부문은 자국 영화(U.S. Dramatic Competition), 국제 영화(World Cinema Dramatic Competition), 자국 다큐멘터리(U.S. Documentary Competition), 국제 다큐멘터리(World Cinema Documentary Competition)로 나뉜다. 자국 영화 경쟁 부문에는 미국 독립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장편영화 16편이 포함됐으며, 이 중 한국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는 ‘미나리’가 유일하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예리 외 스티븐 연, 윤여정, 윌 패튼(Will Patton), 앨런 김(Alan Kim), 노엘 케이트 조(Noel Kate Cho)가 출연한다. 영화 ‘문유랑가보(Munyurangabo)’로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했으며, AFI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브래드 피트가 설립하고 영화 ‘노예 12년’, ‘월드워Z’, ‘옥자’ 등을 히트시킨 제작사 Plan B가 제작을 담당하고 ‘문라이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이디 버드’ 등 특색 있고 감각적인 영화를 배출해낸 A24가 투자를 맡았다. 영화 ‘코리아’, ‘해무’,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청춘시대’, ‘녹두꽃’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 온 한예리의 할리우드 첫 주연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선댄스 영화제는 1985년 감독 겸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 (Robert Redford) 가 설립한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로, 전 세계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선댄스 영화제는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 뉴욕영화제(NYFF)와 함께 북미 3대 영화제라 불린다. 2020년 1월 23일부터 2월 2일까지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 = 마리끌레르 제공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현빈, 아슬아슬한 첫 만남 포착 [SSEN컷]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현빈, 아슬아슬한 첫 만남 포착 [SSEN컷]

    ‘사랑의 불시착’ 속 현빈과 손예진의 아슬아슬한 첫 만남이 포착됐다. 14일 밤 9시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로맨스다. 현빈과 손예진은 각각 북한 장교 리정혁과 재벌 3세 윤세리를 맡아 열연한다. 극 중 윤세리는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하게 되고, 최전방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리정혁과 맞닥뜨리게 된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순간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총을 든 자신 앞에서 당당하기만 한 윤세리에 황당해하는 리정혁과 두렵지만 절박하게 무언가를 설명하려 하는 윤세리의 투샷은 이들의 극적인 첫 만남을 보여주며 앞으로 보여줄 심쿵 케미를 더욱 기대케 한다. 특히 혼란스러운 상황 아래 윤세리를 가만히 지켜보는 리정혁의 모습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유발한다. 과연 윤세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게 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으로 ‘굿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 장르를 불문하고 세련된 연출력을 선보인 이정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와 함께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연기 호흡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지금, 이 시대는 다르다 “사랑, 관념에 가두지 마”

    지금, 이 시대는 다르다 “사랑, 관념에 가두지 마”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고, 시인은 시집의 끝에 썼다. “아무나 사랑해도 좋다는 건 아니고요. 사랑이라는 관념 자체를 꽁꽁 아끼고 숨겨 두는 것보다 그것을 주는 것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편이 더 좋다는 말이에요. 너무 평가 절하하거나 대단한 것으로 여길 필요도 없고요.” 지난 2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단 아이돌’ 황인찬(31) 시인의 말이다. 그는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벌써 세 번째 시집을 냈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시인은 대학 강단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하고, 신인상 심사도 한다. 2012년 첫 시집 ‘구관조 씻기기’로 최연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두 번째 시집 ‘희지의 세계’(2015)까지 3만 4000부라는 시집으로서는 이례적인 판매 기록을 세웠다. 세 번째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는 약 4년 만에, 시인의 군 복무 이후 나왔다. “책이 나오면 데면데면해요. 마냥 기쁘지도 않고요. 약간의 민망함일 수도 있고, 부족함을 자각해서인 것도 같아요.” 시인은 오랜만에 조우한 친구 보듯 자신의 시집을 내려다봤다. 일상의 사건들을 소재로, 평범한 일상어를 날것 그대로 시어로 삼는 황인찬의 시는 새 책에서도 여전하다. 그 어떤 주의 주장을 설명하듯 늘어놓지 않고, 그 사이 공백을 메우는 것은 철저히 독자들 몫이다. 그는 “단어도, 구조도 단순화된 형태 속 여러 의미가 나올 수 있도록 배치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했다. 시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김소월, 윤동주, 황지우 등 선배 문인들의 시를 패러디한 부분들이다. 책 제목도 딱 60년 전 발간된 전후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 전봉건(1928∼1988)의 시집에서 빌렸다. 그는 전봉건 시인을 “유니크한 존재”라고 했다. “세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시적 양식에 대한 실험도 꾸준히 했죠. 분단과 전쟁이라는 현실의 엄혹함에 굴하지 않고, 그것들을 긍정하고 싸우는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시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감명을 받았죠.” 24시 카페에서 시를 쓰며, 아이돌그룹 엑소의 팬이기도 한 시인은 ‘사랑을 위한 되풀이’로 시공을 넘나든다. 김춘수의 시와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합쳐지는 식이다. ‘You are (not) alone’은 ‘에반게리온’ 극장판의 제목에서 시작했다. ‘(모난 괄호를 보면 갇히는 기분이다 그렇게 말한 것이 김춘수였을 것이다 휘어진 괄호를 보면 사라지는 기분이 들까(중략)//나는 사랑을 느끼는 중이다 그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너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그것을 증명하는 중이다//(중략)//어제는 무릎으로 기어가 제발 사랑해 달라고 빌었다’(23쪽) 퀴어인 시인은 지금 이 시대의 사랑을 말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시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는 2017년에 열렸던 성소수자 촛불문화제의 표제인 ‘변화는 시작됐다, 우리의 시대는 다르다’에서 차용됐다. ‘사람 아닌 것들과 함께/사람의 거리를 걷습니다 나에게 사랑은 없고, 사랑 같은 것은 사실 관심도 없지만//사람 아닌 자가 사람의 거리를 걷는다는 기쁨만으로//(중략)//나는 걷고 있습니다 허리와 목을 반듯이 세우고/턱은 조금 들어 올리고//방금 누군가를 죽이고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표정으로’(143~145쪽) 시인은 이 시에 ‘군대에 있는 동안 다시 써낸 시’이며 ‘군대에 있는 동안 발표할 수 없던 시’라고 썼다. “삶과 사랑에 대한 재고까지 함께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시인은 “살아가는 일도, 사랑하는 일도 내겐 시 쓰는 일과 함께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시 쓰기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다시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로 돌아가면, 시인이 새 시집의 사인을 위해 고른 말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우리에게 더욱 많은 사랑이 가능하리라 믿으며’. 그래서 60년 시차를 건너, 시인은 선배 시인의 말을 다시 껴안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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