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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多多益山’ 이리저리, 거닐수록 빠져든다… ‘一喜一味’ 요리조리, 먹을수록 입맛돈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미륵도 탐냈을 사통팔달의 도시… 기름진 땅만큼 걸음마다 보물… 이리역 폭발 아픔 뒤로하고 보석처럼 반짝반짝전주 뺨치는 황등비빔밥·칼칼 낙지곱창볶음 일품… 40년 노포 안줏거리·곰돌이 호두파이에 ‘훈훈달달’전북 익산시는 도내에서 두 번째, 호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 기준이다. 약 28만명으로 광주광역시, 전주시, 전남 순천시에 다음간다. ‘다다익산’(多多益山)이다. 철도와 도로 교통도 좋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고 충남 천안부터 이어진 장항선이 이곳에 종착한다. 호남고속도로를 비롯해 1번과 23번 등 국도와 지방도가 사방팔방 얽혀 있다. 금강과 만경강이 흐르는 너른 땅이다. 옥토의 드넓은 곡창지대 호남평야가 펼쳐졌다. 1970년대엔 이리수출자유지역이 생겼다.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여들었다. 익산군과 이리시는 1995년 통합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리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유명했던 까닭이다. 이리는 산짐승 이름과 같아 기억하기 쉽다. 이리는 원래 솜리, 솜니, 솝리 등으로 불렸다. 이리(裡里)의 뜻이 ‘속 마을’이란 뜻이라 그랬다. 작은 농촌 마을이던 솜리는 일제강점기 쌀 수탈 계획에 따라 갑자기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되며 부쩍 성장했다. 호남선과 전라선이 차례로 놓이고 군산항까지 연결해 호남평야의 쌀을 깡그리 거둬 일본에 실어날랐다.●옛이름 ‘이리’와 지금의 ‘익산’ 하지만 익산이 중요한 지정학적 지위를 갖게 된 것은 사실 그보다 2000년 이상 먼저 일이다. 마한과 백제의 여러 유적으로 미뤄 볼 때, 이 지역은 일찌감치 발달한 고도(古都)였다. ‘익산 출신’인 무왕이 사비성(충남 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까지 시도했을 정도다. 앞서 기원전 청동기 시대에는 고조선 준왕이 내려와 건마국을 세웠고 이는 마한의 첫 수장국(수많은 소국 중 맹주 역할을 하는 국가)으로서 국력을 과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백제역사유적지구로 등재된 미륵사지를 비롯해 왕궁리 궁성 유적, 익산 쌍릉 등은 한반도 고대사에서 익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였는지를 알려 주는 유적이다. 익산(益山)의 뜻은 ‘첩첩 산이 많다’는 의미지만 실제 익산에는 그리 높은 산이 없다. 오히려 김제와 더불어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들이 많다. 북부 함열과 동부 금마 쪽이 원래 익산의 중심이었는데 이리역이 생겨난 이래 시내 중심이 바뀌었다. ● 지역 역사 송두리째 바꾼 ‘폭발사고’ 살기도 좋은 땅이다. 큰비도 눈도, 심지어 태풍도 거의 없고 강이 둘이나 지나니 가뭄 걱정도 없는 곳이다. 폭염과 혹한도 없다니 얼마나 좋은가. 재해라고는 딱 하나, 굉장히 유명한 ‘인재’(人災)가 있었다. 1977년 11월 11일 일어난 이리역 폭발 사고는 사망 59명, 부상 1158명에 이재민 1647가구 7800여명이 발생한 국내 최악의 화약 폭발 사고였다. 당시 한국화약의 화물열차에 실려 있던 다이너마이트와 뇌관 등 폭발물 40t에 호송 책임자가 켜 놓은 촛불이 옮겨붙어 대형 폭발로 이어졌다. 반경 500m 이내 건물이 깡그리 무너지고 폭발 지점인 이리역에는 지름 40m에 깊이 15m의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날 정도였다. 초대형 폭격을 맞은 정도의 규모다. 기관차가 700m 떨어진 민가까지 날아갔다. 이 사고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라진 역사(驛舍)는 물론이며 지역의 역사(歷史)까지 달라졌다. 코미디언 고 이주일도 이 사고와 인연이 깊다. 사고 현장과 가까운 삼남극장 지붕이 무너졌다. 이날 ‘가수 하춘화 리사이틀’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날벼락을 맞은 하춘화를 당시 무명이던 이주일이 들쳐업고 구해 낸 것. 이 인연으로 이주일은 하춘화 전속 사회를 맡게 됐고 이후 국내 최고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다. 공중분해된 이리역은 1년 후 당시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새로 지었다. 인근 창인동 익산군청은 건물에 금이 가 2년 후 함열읍으로 이전했고 남성여중과 남성여고, 남성고도 영등동 소라산으로 옮겨야 했다. 건물 9000여 채가 무너졌으니 한마디로 폭발 사고 한 방이 도시 자체가 재건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통합시가 익산시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에도 당시 재난이 연상된다는 여론도 한몫했다고 한다. ●고대사 품은 ‘국보급 도시’ 풍요의 땅 익산에는 보물도 많다. 앞서 언급한 고대 한국사의 국보급 문화재는 국가가 공인한 보물이다. 여기에다 ‘보석 도시’란 예명에 맞게 금은보석 세공 등 보석가공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했다. 석재로 유명한 황등석도 보석이다. 국가 공인 4대 종단 중 하나이자 국내 최대 토종 종교인 원불교를 열고 익산 땅에 잠든 소태산 대종사, ‘원불교의 바티칸’ 격인 익산 중앙총부도 익산시의 보석이라 할 수 있고, 호남에서 가장 큰 사학인 원광대학교도 미래의 보석이 아닐 수 없다.● 대각의 종교 ‘원불교’ 성지 익산을 설명하며 원불교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현재 국방부에서 군종 병과를 인정하는 종교는 가톨릭, 불교, 개신교, 원불교뿐이다. 원불교는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대각(大覺)의 종교로 1916년 소태산 대종사가 창시해 100여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이 원불교의 중앙총부가 익산 신룡동에 있다. 원불교의 교법을 편 전법성지(傳法聖地)인 이곳엔 중앙총부뿐 아니라 영모전, 대각전, 박물관, 원음방송 등이 함께 있다. 소태산 대종사 성탑, 정산종사 성탑, 성비 등도 자리하고 있다. 주변엔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상주선원, 문화원, 퇴임 교무 정양소 수도원, 원로원 등이 갖춰져 있다. 일반인도 언제나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이라 익산시 관광 스탬프 코스로 지정돼 있다. 익산 시내 중심가와 가깝고 탁 트인 가람의 경내 분위기나 박물관, 솔숲 산책로 등이 좋아 이른 봄기운을 받으며 둘러보기에 딱이다. 원불교가 창시된 4월 28일 대각개교절에 맞춰 시민 참여 행사도 열 계획이다. 원광대가 시작된 ‘유일학림’ 등 건축물들은 조선 말기 건축 양식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소태산 대종사가 설법에 사용했던 탁상과 수첩, 교전 등 성품, 물품들이 박물관에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원광대 교정은 봄꽃과 건축물, 인공호수 등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인터넷과 언론 등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여러 번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상징인 봉황탑을 재치 있게 해석해 ‘닭다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호수 위 카페와 산책로, 오솔길, 대학박물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어 교정을 둘러보다 쉬어 가기 안성맞춤이다.●모양도 이야기도 빛나는 보석박물관 국정교과서에 익산이 여러 번 나온다. 국사 교과서엔 마한·백제·미륵사지·원불교 등이, 지리 교과서엔 보석산업이 나온다. 보석 광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석 가공업체가 몰려 있다. 백제의 귀금속 가공술에 그 뿌리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석박물관에는 11만점의 보석과 원석, 공예품 등이 있다. 옆에는 보석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보석산업센터가 함께 위치했다. 보석이라 하면 그저 반지, 목걸이와 왕관에 붙이는 형형색색의 돌덩이만 연상했는데 둘러보니 참 많은 종류가 있다. 식물성 호박부터 동물성 산호, 여러 광물이 보석의 범주에 든다. 다이아몬드, 수정, 옥 등 다양한 보석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보석은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바다색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사파이어와 에메랄드 색조차 정확히 구분하지 못했던 필자가 매우 똑똑해져서 나올 수 있었다. 얼마나 현명해졌는지 살짝 자랑하자면 다음의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슈퍼맨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북극으로 부모의 유물을 찾아갈 때 등장하는 크립토나이트는 수정이 아니라 집섬(Gypsum)이나 녹주석의 일종인 아쿠아마린을 닮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또한 영화에서 마녀들이 요술이나 예언을 행할 때 쓰는 둥근 구슬은 호랑이 눈알을 의미하는 호안석(虎眼石)이 분명하다.● 익산의 상징 ‘미륵사지’ 익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보물은 역시 미륵사지(사적 제150호)다. 백제 사찰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무려 3탑3금당 방식으로 다른 절터에 비해 2~3배 이상의 규모와 형식을 자랑한다. ‘서동’ 백제 무왕이 639년 창건했다는 기록까지 등장하니 이래저래 익산의 상징이다. 신라 황룡사와 고구려 금강사에 대응할 만큼 백제 대표 호국사찰로 꼽히는 절이며 백제의 가장 거대한 석탑을 품은 옛 절터다. 무너져 내려 반만 남은 미륵사지 석탑(서탑)은 더할 익(益)자를 모티브로 한 익산시 로고로도 쓰일 만큼 강력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서동요’의 진실은 과연 실제 보물도 쏟아졌다. 2009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과정에서 첫 번째 심주석 안에 봉안된 사리병과 금제사리봉영기, 구슬 등 사리장엄구 9900여점이 나왔다. 세세하고 정교한 조각과 문양으로 가득한 사리병은 백제금동대향로에 견줄 만큼 아름다운 걸작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금판에 붉은 글자를 새긴 사리봉영기는 미륵사 창건에 관한 기록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이로써 미륵사가 백제 무왕 재위 시절인 기해년(639년)에 창건됐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무왕의 왕후가 신라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인 사택씨 가문임도 함께 드러나 ‘서동요’ 이야기가 허구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백제판 남자 신데렐라’ 서동의 성공담이 사라질 수 있는 ‘불상사’를 낳은 셈이다. 이후 일부다처설, 후처설 등이 대두되며 아직까진 서동 설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사리봉영기에 선화공주 이름이 정확히 기록돼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무왕릉으로 추정되는 익산쌍릉에선 신라제 토기가 출토돼 서동·선화공주 결혼설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아무튼 미륵사는 여러 차례의 보수를 거쳐 조선 중후기까지 건재했지만 숭유억불책과 자연재해,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17세기 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록이 전한다. 1990년대 초반 동탑을 서탑의 모양에 상상을 더해 복원(?)했지만 고증에 대한 근거도 없고 너무 급조해 만든 티가 난다. 21세기 들어 복원에 들어간 서탑만큼은 원래 석재를 최대한 사용하며 없는 형태를 상상해 만들지 않기로 했다. 젠가(블록빼기 게임)를 하다 망한 것처럼, 그나마 무너진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형식으로 복원을 마친 후 2019년 일반에 공개한 서탑에 더 많은 이들이 몰린다. 현재 미륵사지 석탑은 국보로, 미륵사지당간지주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 2015년에는 유네스코위원회가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5층 석탑 등 유적, 공주·부여의 유적들을 ‘백제역사 유적지구’란 이름으로 묶어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 초 미륵사지 지하 공간에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미출토 유물과 백제의 여러 유물을 모아 전시 중이다. 내부엔 다양한 전시기법을 사용해 한눈에 익산의 여러 유적과 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세대불문 미각 깨우는 맛의 고장 물산이 풍요롭고 도시 규모가 제법 되는 익산이라 ‘먹는 보물’도 많다. 전주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황등비빔밥을 파는 여러 노포를 비롯해 푸짐한 인심이 돋보이는 부송국수, 칼칼한 낙지곱창볶음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동서네 낙지, 수제만두로 유명한 태백칼국수, 매콤한 콩나물국밥을 파는 별미집 등이 유명한 식당들이다.곰 얼굴 모양의 귀여운 호두파이와 다양한 종류의 타르트를 만들어 파는 ‘빵곰언니와 호두파이 공장’은 전국적으로 젊은층에게 널리 알려진 디저트집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입소문을 타고 순례객을 양산하고 있다. 1982년 ‘역전할머니맥주집’에서 출발한 ‘호프 노포’ 엘베강도 익산역 앞을 지키고 있다. 맛집들은 창인동 중앙시장과 영등동, 원대입구(대학로), 모현동, 부송동, 황등면 등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마한의 첫 수장국으로 시작, 백제의 마지막 도읍이 됐을 곳. 그리고 근대 문화와 산업의 중심지 이리로부터 지금의 보석 도시 익산. 역사를 거슬러 봐도 언제나 풍요로움이 넘쳐나던 곳이다. 이리저리 돌아보며 ‘다다익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가기 전에 이건 꼭! -미륵사지와 익산박물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춘 전시물부터 다양한 체험까지 가능한 어린이박물관도 함께 있다. 왕궁리 유적 박물관은 현재 휴관 중이다. -서동공원 경내 마한박물관에는 율촌리 고분 출토 옹관 등 다양한 유물을 전시 중이다. 웅포면 입점리고분전시관은 익산 지역에 살았던 백제 귀족의 무덤에서 발굴한 금동관모와 장신구 등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원광대 박물관도 알짜배기다. 마한과 백제 유물부터 옹기, 회화, 민속, 불교 예술 등을 모아 놓은 종합박물관이다. 천주교 유적지도 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를 모신 나바위 성지가 익산에 있다. 백제의 석불로 국가 중대사에 앞서 땀을 흘린다는 익산석불좌상도 삼기면 석불사에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우리나라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린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60년대에 태어난 여성인 나의 경험이나 80년대에 태어난 여성의 경험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약 20년의 세월 동안 경제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음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소설 속 여성들은 큰 맥락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소설의 내용을 모두 사실로 간주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로 볼 수도 없다. 소설의 기능은 징후를 읽어 내는 것이기도 하니까.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 경험한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응은 달랐다. 60년대생들 대부분은 남성 중심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어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울분을 느껴도 ‘여자로 태어난 죄’로 체념하곤 했다. 성희롱을 ‘지나친 농담’ 정도로 넘기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생은 차별에 대해 사회적으로, 그리고 여성이라는 보편적 정체성을 가진 집단의 차원에서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나 2018년에 정점을 이룬 미투 운동은 마치 없는 일인 양 숨겨져 있던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페미니즘 리부트라 불리는 이 시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지나간 언행과 현재의 언행 속에 여성 혐오의 기미가 있는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건을 접하고 이해할 때 당사자들의 성별과 자신의 성별을 예민하게 의식하게 됐다. 물론 이런 식의 긴장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 갈등과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호적 중립지대’가 사라졌고, 서로에 대한 ‘혐오만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그러나 ‘우호적 중립’이란 기득권자인 남성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태도일 뿐이다. 지금 ‘불편’이라고 느끼는 것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상이 돼야 비로소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력한 대선후보가 얼마 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다시 “차별이 없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 불평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말들이 오고 가는 이유는 개인적 불평등과 구조적 차별이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보면 성매매나 유흥업소 종사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현실, 여성은 누구나 쉽게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 구조적 차별이 견고하다는 증거다. 여가부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에 관련된 문제를 다룰 뿐 아니라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의 사회통합을 지원하면서 오랜 기간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이 다른 부처로 이관될 수는 있는지, 굳이 그렇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2022년은 82년생 세대보다 약 20년 뒤에 태어난 여성들이 20대 청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가정에서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거나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다르게 대하는 경험을 상대적으로 적게 한 세대일 것이다. 앞선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기에 세상이 나아졌다고 믿고 싶다. 걱정스러운 건 정치적 주체로서의 20대 여성들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유의미한 변화를 얻기 위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청년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 [씨줄날줄] 청년희망적금/김성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년희망적금/김성수 논설위원

    1976년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국내에 최초로 도입됐다. 서독에서 1961년 처음 시도한 ‘재산형성촉진법’을 모델로 만든 제도다. 독일처럼 저축 원금에 대해 장려금을 지급하고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였다. 이자소득세(14%)도 면제해 주고 소득공제, 아파트 당첨권 부여 등 혜택도 많았다. 당시엔 직장을 잡으면 제일 먼저 재형저축부터 가입하는 게 불문율이 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신입사원 1호 통장’으로 불리며 월급 6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연 14~16.5%의 고금리를 보장해 줬다. 사회 초년병들이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재형저축을 들어서 내 집 마련의 꿈도 이루고 자녀 학비도 댔다. 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법정 장려금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 부담이 계속 쌓이자 정부는 1995년에 이 제도를 폐지한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3.2%였던 가계저축률이 3%대까지 급락하자 정부는 만 18년 만인 2013년 3월 재형저축을 부활했고 2015년 12월까지만 가입을 받았다. 재형저축은 청년희망적금과 비슷하다. 만 19~34세의 청년 중 연 급여 3600만원 이하면 가입 대상이다. 은행에서 연 5~6%의 기본 이자를 주고 재형저축처럼 정부가 최고 36만원까지 저축장려금을 준다. 연 10%대의 이자 효과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456억원 예산 한도 내에서 선착순으로 가입을 받는다고 했지만 수요 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대통령까지 나서 신청한 청년들의 가입은 다 받아 준다고 진화했지만 형평성 논란은 여전하다. 정작 지원이 필요한 무직·실직 청년은 대상이 아니다. 자산은 고려 기준이 아니라 금수저 알바생은 가입할 수 있어도 흙수저라도 월급이 270만원이 넘는 청년은 가입할 수 없다.“이게 공정이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선을 불과 보름여 남긴 시점에 청년 표심을 노리고 서두른 티도 역력하다. 어설픈 일처리로 ‘영끌’, ‘빚투’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청년들을 또 ‘갈라치기’하는 자충수가 된 듯해 안타깝다.
  • “‘화이자 3회’보다 ‘화이자 1·2차+모더나’가 더 효과적”

    “‘화이자 3회’보다 ‘화이자 1·2차+모더나’가 더 효과적”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3차례 맞는 것보다 2회 접종 후 모더나 백신을 추가접종하는 편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부작용은 교차접종 때 더 잦았다며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일본 연구팀은 효과와 부작용 간 균형을 감안해 추가접종 정책을 정할 것을 일본 정부에 보고했다. NHK 등 일본 매체는 후생노동성 연구반이 18일 전문가 회의에 이러한 결과를 담아 보고한 내용을 보도했다. 연구팀은 3차에 모더나를 맞은 233명과 화이자를 접종한 396명을 각각 분석해 결론을 도출했다. 1·2차 접종 때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들은 3차에 모더나 백신을 맞은 경우 한달이 지났을 때 항체가(價)가 67.9배에 달했다. 3차에도 화이자를 맞았을 때의 항체가(54.1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부작용은 3차에 모더나로 교차접종한 이들이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로 추가접종한 이들이 발열·권태감·두통 등을 겪은 비율은 각각 49.2%, 78%, 69.6%였다. 이에 비해 화이자만 3차례 맞은 이들의 경우 각각 21.4%, 69.1%, 55%로 부작용을 겪은 비율이 모두 모더나에 비해 낮았다. 부작용 조사는 3차에 모더나를 맞은 437명과 화이자를 접종한 262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분석을 담당한 이토 스미노부 준텐도대 객원교수는 “(화이자 1·2차 접종 뒤) 3차 접종 백신으로 모더나 쪽이 약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미뤄 짐작한다”면서 “효과와 부작용의 균형을 보고 어느 쪽을 접종할지 결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1·2차에 화이자를 맞은 이들이 3차에 모더나를 교차접종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일본 내에서 문제로 지적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서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해 8월 일본에 도입된 모더나 백신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사례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화이자 백신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모더나 백신을 당장 맞을 수 있는데도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겠다며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까지 나서서 “나도 3차에서 모더나 백신으로 맞겠다”면서 백신 종류 불문하고 3차 접종을 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 ‘취객 체포’ 인권위 권고로 징계받은 경찰, 불복 소송서 최종 패소한 까닭은

    ‘취객 체포’ 인권위 권고로 징계받은 경찰, 불복 소송서 최종 패소한 까닭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경찰서에서 징계처분을 받은 경찰관이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인권위의 권고 결정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소송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경찰관 A씨가 인권위의 징계권고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각하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A씨가 징계를 받게 된 것은 2019년 6월 한 민원인과 빚은 갈등에서 비롯했다. 그는 경북 상주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민 B씨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A씨가 B씨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B씨가 욕설을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자 A씨는 그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검찰이 B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B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후 인권위는 2020년 4월 A씨에 대한 징계조치를 권고하는 결정을 소속 경찰서장에게 통지했다. 인권위는 B씨가 경찰들을 향해 손을 뻗거나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제압의 필요성이 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신분을 확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도주 우려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2020년 6월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불문경고’ 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징계 권고 취소를 결정했다. “A씨가 B씨를 체포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A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불문경고 처분이 이미 내려졌고 A씨가 별다른 불복 절차를 밟지 않아 징계가 확정됐기 때문에 인권위의 권고를 취소한다고 해서 A씨가 얻을 법률상 이익이 소멸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원한다면 경찰서장의 징계 처분의 위법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목적을 달성해 법적 효과가 끝난 인권위 처분의 취소를 구할 현실적인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2심 판단을 유지했다.
  • 허현 광복회 부회장, ‘사죄의 큰절’

    허현 광복회 부회장, ‘사죄의 큰절’

    수익금 횡령 의혹으로 물러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후임자가 오는 5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대강당에서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5월 정기총회 계기에 새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임기가 내년 5월까지지만, 1년 이상 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회장 선임 절차를 앞당긴 것이다. 그전까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구성은 그간 김 전 회장의 비리 진상 규명을 촉구해 온 단체인 비리대책위원회를 이끈 전영복 대의원이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의원이 김 회장 사퇴를 촉구해온 ‘반대파’로 분류되는 만큼, 비대위도 이들이 주축이 돼 꾸려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김 전 회장이 사퇴한 지 이틀 만에 열린 임시총회는 초반부터 대의원 상당수가 현 집행부의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는 등 기싸움이 팽팽했다. 광복회 이사회가 전날 회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한 허현 부회장은 총회에 앞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저희에게 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무릎을 꿇었지만, 현장에서는 ‘쇼하지 말라’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 입어도 되는데 … 바지 입은 女 피겨 선수들 찾아보기 힘든 이유

    입어도 되는데 … 바지 입은 女 피겨 선수들 찾아보기 힘든 이유

    탈리에고르드는 지난 15일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선수 30명 중 유일하게 치마 대신 바지 의상을 입었다. 미국의 힙합 그룹 푸지스의 ‘레디 오어 낫’에 맞춰 허공에 주먹을 찌르거나 발차기를 하는 등 독특한 안무를 선보였다. 비록 프리스케이팅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강렬하고 개성 있는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바지 입은 선수 단 1명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여성 피겨 선수들이 바지 의상을 고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싱글과 페어를 불문하고 여성 선수들은 치마나 바지 의상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올림픽과 같은 주요 대회에서 바지를 입는 여성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여성 피겨 경기에서는 파스텔 색상의 반짝이는 의상 등 발레리나의 미학과 여자 피겨 선수들의 전통적인 모습인 클래식 음악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번 올림픽 피겨 경기에서는 색다른 음악을 향한 발걸음이 있었지만 여자 선수들의 예술적 선택은 음악과 의상 모두에서 덜 진보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여성 싱글과 달리 아이스댄스 종목에서는 리듬댄스 경기에서 여성 선수 23명 중 6명이 바지 의상을 입었다. 이들 선수들은 힙합과 디스코, 펑크, 레게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연기했다. 그러나 메달을 결정짓는 프리댄스 경기에서는 이들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치마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바지보다 치마 의상을 주로 선택하는 건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여자 싱글 간판 유영(18·수리고)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 음악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영화 속 해적들의 의상을 본뜬 붉은 색 바지를 입고 특유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그 외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의상 선택한다지만 … “바지 의상은 가볍고 편해” 선수들은 치마든 바지든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는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이 연기를 할 때 펄럭이는 치맛자락은 심미적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여성 선수들이 연습할 때 바지를 입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바지가 치마보다 실용적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탈리에고르드는 “바지 의상은 치마 의상보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 더 편하다”면서 “차가운 링크 위에서 치마와 얇은 타이즈를 입은 채 연기를 하면 춥다. 확실히 바지가 좋다”고 말했다.아이스댄스 리듬댄스 경기에서 바지 의상을 입은 마조리 라조이(캐나다)는 “바지를 입으면 스핀을 돌 때 치마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연습하는 느낌과 가깝기도 하다”면서 “치마 의상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예술성’ 평가하는 종목 특성 탓에 ‘여성적’ 의상 선택 그럼에도 여성 선수들이 바지 의상을 꺼리는 것은 ‘예술성’을 평가하는 종목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AP통신의 분석이다. 스포츠와 젠더를 연구하는 셰릴 쿠키 미국 퍼듀대 교수는 “규정이 (여성 선수에게 바지를 허용하도록) 바뀌더라도 채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면 문화적 기대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심사위원들은 자신들이 심미적으로 만족하는 것이 여성적인 이미지로 포장돼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피겨의 예술성을 평가할 때는 음악과 안무, 의상 등 종합적인 요소들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피하기 어려운 탓에, 여성 선수들은 ‘여성적인 의상’을 선택하는 일종의 ‘문화적 불안감’이 있다는 것이다. 쿠키 교수는 “스포츠는 성별의 차이가 받아들여지고 기념되는 마지막 문화적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 서울에서 만나는 어린왕자 전시회 ‘어린왕자 향과 색을 찾아서’

    서울에서 만나는 어린왕자 전시회 ‘어린왕자 향과 색을 찾아서’

    서경대 한불문화예술연구소(CFCSK)가 주관하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후원하는 ‘Le petit prince(어린왕자) 향과 색을 찾아서–서울에서 만나는 어린왕자’ 전시회가 서경대 공연예술센터에서 다음달 1일가지 열린다. CFCSK는 생텍쥐페리재단과 지난해 12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시회에서는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오리지널 초판본의 원화그림과 함께 어린왕자의 문구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어린왕자의 주옥같은 문구들은 한글과 프랑스어로 들을 수 있다. 특히 벽에 조명을 비춰 구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어린 왕자의 이미지 전시, 프랑스 전통 자수인 ‘탕부르’ 기법과 한국전통 자주 기법을 접목시킨 아트월, 프랑스 향수 제조사 갈리마르의 원액을 이용한 아틀리에 비푸머스의 자기향 찾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관람방식을 활용한다.CFCSK는 어린왕자, 장미, 양, 여우를 통해 솔직 담백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린왕자’는 비행사이자 작가였던 생텍쥐페리가 정찰 비행 중 사고로 실종되기 한 해 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1972년 최초 출간 이래 300여종의 번역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불교류전으로 김유정 소설을 그린 이광택·장원실·금영보 화가의 그림, 어린왕자를 구현한 강석태 화가와 김정연 조각가의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 활활 타오르던 문장, 부채의 바람결 따라 네 마음에 가닿기를

    활활 타오르던 문장, 부채의 바람결 따라 네 마음에 가닿기를

    ‘혼불’ 7년 2개월 월간지 최장 연재총 10권 원고지 1만 2000장 분량작가 “조상의 삶이 수놓여진 글” 생이 끝날 때까지 집필에만 몰두 어릴 때 지낸 전주에 문학관 건립호남 노래·풍속 등 생생하게 풀어힘든 서민의 생활 아름답게 표현“글 속 문장은 고급 한국어의 백미”“무겁게 감은 청암부인의 왼쪽 눈귀에 찐득한 눈물이 배어났다. 그것은 댓진 같은 진액이었다. 차마 흘러내리지도 못한 채 눈언저리에 엉기어 있기만 하는 그 눈물은, 무슨 응어리 같기도 하였다. 그날 밤, 인월댁은 종가의 지붕 위로 훌렁 떠오르는 푸른 불덩어리를 보았다. 안채 쪽에서 솟아오른 그 불덩어리는 보름달만큼 크고 투명하였다. 그러나 달보다 더 투명하고 시리어 섬뜩하도록 푸른빛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청암부인의 혼불이었다. 어두운 밤 우뚝한 용마루 근처에서 그 혼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윽고 혀를 차듯 한 번 출렁하고는, 검푸른 대밭을 넘어 너훌너훌 들판 쪽으로 날아갔다.” - 최명희 ‘혼불’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최명희길을 걷다 중앙초등학교 옆의 작은 골목으로 빨려 들어가 홀리듯 앞으로 향하면 부채문화관이 나온다. 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최명희 문학관’이 나타난다. 예스러운 기와집이야 한옥마을 전체가 다 그러하니 크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그 문 앞에서는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고치게 된다. 문학관의 대문은 언제나 열려 있는데 아마도 그 자리가 옆집에서 부쳐 온 부채의 바람이 드나드는 바람목이지 싶다. 바람을 따라 찾아온 누군가의 혼백 아니 도깨비불마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길목이어서인지 그곳은 늘 생과 사가 공존하고, 먼저 간 사람의 마음까지도 매만져 볼 수 있는 자리다. 부채의 바람결에 실려 있는 최명희의 문장들 덕분이다. 남원의 혼불 문학관이 아닌 전주 한옥마을의 최명희 문학관을 찾은 것은 바로 그 ‘바람’과 ‘푸른 불’ 때문이었다. 문학관이 표방한 ‘작가가 다시 살러 온 집’은 그리하여 누구라도 계속 머물 것만 같고, 떠났던 이가 돌아와 여장을 풀며 몸과 마음을 바람에 말리는 장소다. 인간이 듣지 못하는 신의 음성, 차마 못다 한 말들이 부채가 일으킨 공명을 타고 일어나는 시간이 되면 자연스레 눈 밝은 이들이 찾아드는 것이다.‘혼불’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혼불을 봤다는 사람은 많다. 그것은 우리 몸 안에 있는 불덩어리로서 모양은 둥글고 크기는 종발만 한데, 빛살 없는 푸른색이며, 사람이 제 수명을 다하고 죽을 때, 미리 그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중략) 이것이 미신이냐 실화냐 묻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사람의 몸에 혼불이 있으면 산 것이고, 없으면 죽은 것이다. 그러니까 ‘혼불’은 목숨의 불, 정신의 불, 삶의 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또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힘의 불이기도 하다. 즉, 혼불은 존재의 핵이 되는 불꽃인 것이다. -최명희 ‘나는 왜 ‘혼불’을 쓰는가’ 소설가 최명희는 1947년 전북 전주시 화원동에서 출생했다. 풍남초등학교와 전주사범병설중학교, 기전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2년부터 1981년까지 전주 기전여고와 서울 보성여중, 보성여고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쓰러지는 빛’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혼불’ 제1부가 당선됐다. 교직을 그만두고 혼불 창작에만 매진하기 시작했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월간 신동아에 ‘혼불’ 제2부부터 5부까지 연재했다. 이는 국내 월간지 사상 최장기 연재(만 7년 2개월)다. 1990년에 혼불 제1부와 2부를 발간했으며 1996년에 혼불 제1부부터 5부까지 총 10권(한길사)을 발간했다. 이는 200자 원고지 1만 2000장 분량이다.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고도 간절한 일이랴.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혼불’ 작가 후기 최명희의 주요 작품으로는 ‘몌별’, ‘만종’, ‘정옥이’, ‘주소’와 마지막으로 ‘혼불’이 있다. 혼불은 10권으로 된 방대한 분량이지만 미완성된 작품이다.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죽기 직전까지 혼불의 제5부를 구상했다고 한다. 작가가 된 이후 생이 끝날 때까지 ‘혼불’을 구상하고 집필에 몰두했던 최명희는 1998년에 난소암의 발병으로 51세에 사망했다. ‘혼불’ 제5부 완간 4개월을 앞두고 암이 발병했지만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집필에만 몰두하다 1996년 12월에 혼불의 마지막 부분을 썼다. 그가 죽었으니 제5부가 마지막일 뿐, 그가 살아 있었다면 혼불은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정을 계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책이 출간되자 일부에서는 ‘완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작가는 “이 작품은 아직 완간이 아니다. 작품의 시대 배경은 해방 공간 이후 6.25, 4.19, 5.16 등 가까운 현대사까지 이어져 한국사의 격동기를 그리게 될 것”이라 말했다. 우리의 풍속을 잃지 않으면서도 격변하는 사회상과 민중의 삶을 잘 그려 냈다는 평에 대하여 작가는 생전에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글은 제가 쓴 것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아득한 개국의 시원에 웅녀 할머니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이 땅의 조상들의 말 없는 한숨, 괴로움, 아픔, 그들이 나서 살고 보고 느낀 모든 것이 저절로 와서 한 자씩 수놓아져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소설은 이미 제 자신의 것이 아니었고, 그것은 거대한 강물로 저를 붙잡고 있어서 작중의 인물들이 토해 내는 많은 이야기를 주워 담는 것만이 제 역할이었어요.”(‘필’ 1997년 1월호)라고 소회를 밝혔다. 만 17년을 한 작품에 쏟는 열정, 그 때문에 그가 일찍 혼불이 돼 날아갔을까. 작가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장례는 전주시 사회장으로 5일 동안 치러졌다. 전주시청 앞에서 영결식이 열렸고, 고인의 생가와 모교인 기전여고를 거친 시가지 운구 행렬에 이어 전북대에서 노제를 지냈다. 그가 남긴 노트에는 앞으로 써야 할 글감이 130여개나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저쪽에서도 끊임없이 쓰고 있을까. ‘혼불’을 일컬어 ‘한국 혼 일깨우는 이 땅 문학사의 영원한 기념비’라고들 한다. 소설 속에서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잘 버무리며 생의 질곡과 역사의 너울을 한없이 순정하고도 곡진한 우리말로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사, 풍속사, 의례와 속신들을 유장하게 풀어낸 소설의 문장들은 ‘고급 한국어’의 백미라 일컬어진다.또한 ‘혼불’은 호남지방의 관혼상제, 노래, 음식, 세시풍속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 내서 ‘우리 풍속의 보고, 모국어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일제 식민지의 외래문화를 거부하는 토착적인 서민생활 풍속사를 정확하고 아름답게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아름답게’가 아닐까. 최명희는 그 유장하고 지리멸렬했던 한국사와 생활사 그리고 사람살이를 어떻게든 ‘아름답게’ 표현해 내려 평생을 바쳤던 작가다. 단재상과 세종문화상, 전북 예향대상과 여성동아대상, 호암상 예술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2000년에는 육관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1997년에 독자들이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꾸린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혼불기념사업회가 발족됐고, 이듬해부터 혼불문학제가 개최됐다. ‘혼불’의 배경 지역인 남원시는 2004년 10월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 혼불 문학관을 개관했다. 전주시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완산구 풍남동에 최명희 문학관을 세웠다. 최명희 문학관은 2006년 4월에 전주한옥마을에 터를 잡았다. 작가 최명희의 녹록지 않았던 삶과 그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친필 원고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들, 생전 인터뷰와 문학 강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여러 작품에서 추려 낸 글이 새겨진 각종 패널들이 전시돼 있다. 1층에는 전시관인 독락재가 있고 지하는 문학강연장 및 기획전시장인 비시동락지실로 꾸며졌다. 한옥마을의 최명희길이 끝나 가는 즈음에 생가터가 있다. 자신의 고향, 생가터에 관하여 최명희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전주시 화원동이라고 하는 동네입니다. (중략) 전 이상하게 전라북도 전주시 화원동 몇 번지라고 했을 때, 그 어린 마음에도 ‘화원동’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제 맘에 좋아서, 굉장히, 제가 뭔지 아름다운 동네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 ‘화원’이라고 하는 그 음률이, 그 음색이 주는 울림이 저로 하여금 굉장히, 제 마음에 화사한 꽃밭 하나를 지니고 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곤 했어요.”마음에 꽃밭 하나, 활활 타오르는 문장의 불 하나를 지니고 살았던 사람. 그리하여 그 불꽃과 화원을 함께 하늘로 태워 보낸 사람. 우리 곁에는 언제나 ‘푸른 불꽃’으로 남은 사람의 마지막 거처, 최명희 문학관이다. 부채의 바람을 탄 문장들이 이끄는 자리로 오늘의 당신을 초대한다. 바람이 푸른 불꽃을 당신의 거처에까지 가져가 준다면, 그대여 그 뒤를 따라오시라. 소설가 이은선
  • ‘안면인식기술=전자팔찌’ 中 칭화대 교수 글 2시간 만에 삭제 논란

    ‘안면인식기술=전자팔찌’ 中 칭화대 교수 글 2시간 만에 삭제 논란

    중국 칭화대 법대의 한 교수가 지적한 중국 당국의 과도한 감시 체제에 대한 비판 글이 돌연 삭제돼 논란이다. 칭화대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문대로 시진핑 주석의 모교로 유명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칭화대 법대 라오둥옌 교수가 직접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진실의 세계를 직시하다’는 제목의 글 한 편을 게재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곧장 삭제당했다고 5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안면인식기술을 남용한 개인정보의 과도한 수집과 인권 통제 가능성에 대한 문제점을 요약한 이 글은 지난달 29일 온라인에 게재된 지 단 2시간 만에 돌연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확인할 수 없는 이 글을 직접 서술한 라오둥옌 교수는 안면 인식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지적하며 ‘전 국민에게 전자팔찌를 채운 것과 같은 악효과를 낼 것’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둥옌 교수는 이에 앞서 수차례에 걸쳐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내에는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법적인 보호 장치가 부재하며 광범위하게 취득된 안면인식 기술과 정보 유출의 위험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해왔던 인물이다. 그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다수의 서방 언론들은 그를 가리켜 중국의 광적인 민족주의 하에 유일하게 깨어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해왔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중국 인문사회부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청년 학자 1위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라오 교수가 게재한 뒤 삭제된 글의 도입에는 ‘중국 어디서나 긍정적인 말만 넘쳐나는 사회에서 불안감은 오히려 봇물처럼 사회 전반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면서 ‘거짓 속에서 살며, 미로 속에 갇혀 바쁘게 살고 있다’고 현재 중국 사회의 분위기를 지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6000자로 쓰인 이 글은 지난달 29일 라오 교수가 운영하는 SNS ‘라오둥페이’(劳燕东飞)에 게재됐으나, 게재 직후 2시간 만에 돌연 삭제됐다. 해당 SNS 측은 라오 교수의 글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규정 위반 사항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는 짧은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 등 서방 언론은 미국 시카고대 인권센터 텅뱌오(滕彪) 석좌교수의 발언은 인용해 현재 중국 내 자유로운 발언권을 제재하는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텅뱌오 석좌 교수는 라오 교수가 적은 글 어디에서도 중국 현 지도자에 대한 호명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텅 교수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도 인권 문제를 공식 제기한 이유로 다수의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유수의 교수들이 제명이라는 탄압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집권 이후 학술과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은 그 수위가 배로 증가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2013년 이미 일명 ‘칠불강’(七不講)으로 불리는 ‘절대로 논해선 안 되는 일곱 가지 금지 주제’가 발부된 바 있다. 2013년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첫해로, 시 주석 취임 초기부터 보편가치, 언론자유, 시민사회, 시민의 권리, 중국공산당의 역사, 권력층 자산계급, 사법독립 등에 대해서라면 신분을 불문하고 발언해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불가침 영역이 공포됐던 셈이다. 텅 교수는 “중국은 진실을 억압하는 사회”라면서 “겉으로는 태평한 척 꾸미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진실을 덮어 놓은 채 각종 문제가 내부적으로 썩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 [문화마당] 개막식으로 알 수 있는 올림픽 국가의 위상/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문화마당] 개막식으로 알 수 있는 올림픽 국가의 위상/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장르 불문, 흥미성과 화제성, 몰입도, 의외성, 전 세계 참여도까지 올림픽은 최소 3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그야말로 지구촌 최대의 축제다. 그런데 내일이 올림픽 개막이 맞긴 한 걸까. 역사상 이번처럼 기대치가 낮았던 축제가 또 있을지 의문이다. 사전에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다양한 뒷이야기나 뜨거운 현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온라인 이벤트도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 때문에 축소 방침이라 하더라도 홍보 이슈들은 지속 생산되기 마련인데 말이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은 축제 유형 중 가장 피해야 하는 전형적인 관제 축제, 그러니까 중국 정부가 원하는 목소리로만 일방 진행되는 전시성 축제의 표본처럼 보인다. 키워드는 ‘보이콧’과 ‘불통’이 아닐까 싶다. 올림픽의 꽃이자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식은 그 예술적 수준과 완성도가 조금씩 다를지라도 하나같이 전 세계의 감흥을 일으키는 감동적 스토리와 과정, 볼거리를 제공해 왔다. 120년의 근대 올림픽 역사상 지금까지 가장 많이 회자되는 개막식을 꼽자면 문화 콘텐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용을 가장 예술적으로 과시했던 2012 런던올림픽이 아닐까. 항상 엄숙한 이미지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늘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날아서 등장하던 대니 보일 감독의 기발한 연출력(대역이지만 여왕은 헬리콥터에서 007보다 먼저 뛰어내렸다)은 개막 초반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스터 빈, 007의 나라답게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주요 인물들이 적절히 등장하고 오늘날 영국을 있게 한 대표적인 이야기가 3시간 동안 줄기차게 나열됐다. 산업혁명 시대를 불의 고리로 연결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듯 재연하고 세계 최고 복지국가라는 위상까지 재치 있게 과시했다. 물론 팬데믹을 통해 복지국가 이미지를 선점한 영국의 실체가 얼마나 허상이었는지 여과 없이 드러났지만. 어쨌든 영국은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가장 영리하고 감동적으로 국가 브랜드를 자랑한 대표 사례다. 이와는 정반대로, 강력하고 매력적이었던 국가 위상이 형편없는 개막식으로 성장세가 확실히 꺾였음을 세상에 스스로 내보인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많은 일본인들이 개최 포기가 낫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굳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1년씩 연기하면서까지 올림픽을 개최하더니 급기야 이슈도 없는 볼거리를 시작으로 부실한 스토리 구성에 내세울 만한 상징적 인물도, 자랑할 콘텐츠도 없고 결과적으로 멋진 이벤트를 빚어낼 기획력과 인재도 없음을 여실히 드러낸 최악의 개막식이었다. 차라리 취소했다면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류 국가 브랜드가 당분간 유지되는 척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올림픽 마케팅에 가장 열을 올리는 미국 NBC는 도쿄올림픽 시청률이 런던올림픽의 반토막으로 나왔고, 안타까운 비둘기 화형식으로 화제가 됐던 1988 서울올림픽보다 시청률이 더 낮았다고 발표했다. 이런 개막식을 일본은 왜 했을까. 내일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다. 2008년 하계대회 때는 1140억원을 쏟아붓고 1만 5000여명의 공연자가 등장하는 최대 규모의 개막식을 선보였으나 이번엔 3000명이 참여하는 100분짜리 미니 개막식으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래도 영화와 대형 야외공연으로 연출력을 인정받는 장이머우 감독이니 적어도 중국의 당당한 목소리와 인상적인 명장면은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특히 중국은 화약 기술의 최강국이다. 외교 보이콧으로 주목받지 못한 분풀이를 불꽃놀이로 물량공세하지 않을까.
  • 중요 범죄 늘어나는 연휴기간…경찰, 상황관리 격상 운영

    중요 범죄 늘어나는 연휴기간…경찰, 상황관리 격상 운영

    29일 설 연휴에 돌입하면서 경찰은 상황관리관을 경무관으로 격상해 운영한다.명절 연휴 기간 112신고는 평소 보다 줄어들지만 살인·강도·절도·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 등 중요 범죄 신고는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기간(2월 11~14일) 112 신고 건수는 일평균 4만 2112건으로 2월 평시 일평균(4만 4998건) 보다 6.4% 가량 적었다. 하지만 중요범죄 발생 건수는 설 연휴가 일평균 1537건으로 2월 평시(1440건) 보다 6.7% 많았다. 외부 활동 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은 특히 올해는 명절 뿐 아니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만여명을 기록하는 등 특수 사황임을 감안해 전국 단위의 안정적인 치안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이날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2일까지 5간 상황관리관을 지정하고 전국의 치안상황 관리 및 당직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연휴 기간 주요 상황 보고 및 조동 조치는 상황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경찰 전 기능이 협업해 사각지대가 없는 총력 대응 체제를 확립하고, 비상연락체제를 유지하며 긴급 신고시 관할을 불문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가정폭력·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보이스피싱 등 명절을 노린 사기 범죄도 늘어날 수 있어 선제적·예방적 경찰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도 유흥시설 단속 및 역학조사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선다. 경찰은 “관행적이고 연례적인 명절 대비 치안활동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실질적이 대응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허석 순천시장 “시민들께 송구…막중한 책임감 갖고 매진할 터”

    허석 순천시장 “시민들께 송구…막중한 책임감 갖고 매진할 터”

    허석 순천시장이 순천시민과 공직자들에게 3년 7개월간 이어진 재판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허 시장은 28일 ‘시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오랜 시간 이어진 재판 과정에서도 끝까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과 저를 믿고 각자의 역할을 다해주신 공직자 여러분께 한없는 감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허 시장은 “지난 25일 기나긴 송사를 마무리했지만 저의 마음과 달리 송구함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채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한다”며 조심스레 입장을 전달했다. 허 시장은 “17년 전 몸담았던 ‘순천시민의 신문’에서 인건비로 보조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운영비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됐다”며 “열악한 여건의 지역신문을 운영하는 동안 단 한 푼도 개인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지만, 대표로 재직했던 때의 책임감을 통감하며 갑작스러운 송사에도 성실히 임해왔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살아온 과거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허 시장은 “대학 시절부터 우리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인천 등지를 누비며 7년간 노동 운동에 몸담았다”며 “이후 고향인 순천으로 내려와 새벽을 여는 ‘노동문제연구소’를 열고 부당한 일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노동상담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후배들과 뜻을 모아 지역언론 진흥을 위해 창간한 것이 ‘순천시민의 신문’이다고 했다. 그는 “재정이 열악했기에 신문사 대표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논술지도를 병행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신문사를 후원하며 후배들의 활동비를 보탰다”고 덧붙였다. 허 시장은 “하지만 보조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직장의 개념보다는 지역언론 발전에 뜻을 두고 모인 공동체적 조직이었기에 제가 그토록 시민을 위해 부르짖었던 노동과 임금의 균형을 대표로서 더 섬세히 살피지 못했다”면서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러한 사정과 제가 걸어온 발자취를 두루 살펴 다시금 시민을 위해 뛸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이유와 경위를 불문하고 단체장으로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이름을 올리고, 재판정을 드나드는 모습을 보여드렸던 점 너무나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허 시장은 “여러분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고 확고함도 보였다. 그는 “비록 예상치 못했던 큰 언덕을 만났으나 시민 여러분과 공직자들이 보내주신 신뢰와 지지를 지팡이 삼아 무사히 넘어온 순간순간을 저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며 “이번 경험을 마음 깊이 새기고 처음부터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순천을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전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대응과 민선 7기 마무리에 전념하고, 시민의 일상 회복과 살아나는 경제를 위해 시정에 집중하겠다”며 “남은 과제들을 마무리 짓고 더 큰 순천의 미래를 그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뛰는 순천의 여정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 美 “주중 외교관 출국허용 검토”… 미중 이번엔 ‘베이징 방역’ 충돌

    美 “주중 외교관 출국허용 검토”… 미중 이번엔 ‘베이징 방역’ 충돌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갈등을 빚는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임박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두고 충돌했다. 미 정부가 베이징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주중 대사관 외교관과 가족을 대거 출국시키려 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에 김을 빼려는 시도’라며 발끈했다. 26일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가 중국을 떠나길 원하는 미국 외교관과 그 가족들에게 출국을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음달 4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베이징시가 방역 규정을 더욱 강화하자 주중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출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베이징은 국적을 불문하고 해외 입국자에 대해 3주간 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고강도 방역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감염자가 다시 생겨나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49명으로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지역의 주민들은 항문 검체 채취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받았다. 미국 외교관들은 중국 당국의 갑작스런 조치로 예상치 못한 굴욕적 상황에 처하거나 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지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주중 대사관 직원 가운데 25% 정도가 중국에서 최대한 빨리 나가고 싶어 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올림픽 성공 개최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의 눈에 중국의 올림픽은 중요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고 중국의 방역 조치도 ‘정상국가’의 통치 행위가 아닐 것”이라며 성토했다.
  • “부산행 기차 안, 알몸으로 사진 찍은 변태男 찾아주세요”[이슈픽]

    “부산행 기차 안, 알몸으로 사진 찍은 변태男 찾아주세요”[이슈픽]

    “부산행 기차서 알몸 음란행위”공중화장실·빌딩서도 “처벌 촉구”“성범죄 위험, 엄벌을” 청원 신원 미상의 남자가 부산행 기차 안에서 나체로 음란행위한 사진을 올렸다며 이를 엄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최근 ‘부산행 기차 알몸남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 작성자 A씨는 “신원 미상의 한 남성이 자신의 트위터에 부산행 기차 안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A씨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차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8년 동덕여대 알몸남, 분당 키즈카페 알몸남이 검거 돼 처벌을 받았지만, 처벌이 미약해 아직까지도 신원 미상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있다”며 검거 및 처벌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해당 남성의 트위터에는 실제 공중화장실, 빌딩 내 화장실 등에서 나체로 찍은 사진이 게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지난 14일 “업무차 부산행 기차를 탔는데, 오늘은 (혼자)얌전하게 가야지”라는 글과 함께 열차 내부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코레일 “해당 사진이 합성 혹은 조작된 것으로 추측”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사진 속 열차 번호가 실제 존재하는 열차 좌석 번호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진이 합성 혹은 조작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열차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에 “해당 일자에 운행된 부산행 열차 중, 주변 승객들의 민원이 들어온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온라인 바바리맨들, 공중화장실·엘리베이터서 ‘훌떡’ 최근 많은 네티즌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체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이른바 ‘온라인 바바리맨들’이 활개치고 있다. 자신의 알몸사진을 찍은 이 남성들은 방, 화장실, 침대 등의 개인 공간에서 주로 촬영을 했지만 일부 남성들은 공공화장실, 건물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도 알몸사진을 찍었다. 한 남성은 “주말에 운동을 마치고 지하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찰나에 문 열리기 직전 (사진을 찍었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은 자신의 음부 사진을 공개했다. 성적 행위 했다면 ‘과다노출’ 대신 ‘공연음란죄’ 처벌 가능성 이렇듯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 등에서 신체 주요 부위를 노출해 공연음란죄로 처벌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공연음란죄는 형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할 수 있는 범죄다. 다만 신체 부위를 노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공연음란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공연음란죄에서 말하는 음란한 행위는 일반 보통인의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정도여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불쾌감을 주거나 부끄러운 느낌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가 적용되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 또 유사한 행위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연령이나 범행이 벌어진 장소 등을 고려해 다른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만약 기차 안에 있는 남성이 자위행위 등 성적 행위를 했다면 과다노출 대신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이런 행위가 가벼운 경범죄로 다뤄졌고, 현장에서 바로 검거하지 못하면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회 인식이 변하면서 이러한 행위가 중대한 성범죄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 조카 물고문 살인 이모 부부 2심도 징역 30년·12년

    조카 물고문 살인 이모 부부 2심도 징역 30년·12년

    10살짜리 조카를 귀신이 들렸다며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와 이모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과 징역 1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김성수 부장판사)는 25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A(35·무속인)씨와 이모부 B(34·국악인)씨에게 원심과 동일한 이같은 징역형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주 혐의인 살인죄와 관련해 1심과 같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건 전날부터 피해 아동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가했고,그 결과 아동의 신체 상태는 극도로 쇠약해졌다”며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버릇을 고친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을 욕실로 데려가 양 손발을 묶어서 움직일 수 없게 한 뒤 욕조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빼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물고문 형태의 폭행을 가할 경우 성인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객관적으로 볼 때 피고인들의 행위는 살해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특히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는 아동을 살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아동학대와 관련한 양형 기준 자체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40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2월 8일 오전 경기 용인 처인구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 C(10) 양을 3시간에 걸쳐 폭행하고,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12월 말부터 C양이 숨지기 전까지 폭행을 비롯해 모두 14차례에 걸쳐 학대했다. 자신들이 키우는 개의 배설물을 강제로 핥게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부부는 친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 미중 갈등 어디까지… 이번엔 항공기 입국금지 ‘충돌’

    미국이 다음달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하는 등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두 나라가 항공기 운항을 두고 충돌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 교통부는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가는 중국 4개 항공사 항공편 44편에 대해 무더기 운항중단 조치를 내렸다. 중국국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샤먼항공 등이다. 오는 30일 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가는 샤먼항공 여객기를 시작으로 3월 29일까지 적용된다. 중국은 국적을 불문하고 여객기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해당 항공편의 운행을 일시 중단하는 페널티를 부과한다. 반면 장기간 감염병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항공편을 늘려 주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일부 승객에게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유나이티드 항공 20편, 아메리칸 항공 10편, 델타 항공 14편 등 미국 국적기 44편의 입국을 금지했다. 미 교통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미국 국적기의 중국 입국을 막은 데 대한 ‘맞불’ 조치다. 미 교통부는 중국에 대해 “먼저 공익에 반하는 행동을 했기에 비례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중국이 양국 간 합의에 맞지 않게 일방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입국금지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 측은 “미국의 조치는 매우 불합리하다”며 “중국 항공사의 정상적인 여객 운송을 제한하고 방해하는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중국으로 들어오는 국제 항공편 정책은 중국과 해외항공사 모두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맞섰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항공 규모를 기존의 2% 수준인 주당 200편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 8월에도 두 나라를 오가는 항공기 승객을 정원의 40%로 제한해 옥신각신한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이 먼저 제재에 나섰고 미국이 맞불을 놨다.
  • “대통령 개인의 신념이 정책에 영향“…강경 발언 쏟아진 전국승려대회

    “대통령 개인의 신념이 정책에 영향“…강경 발언 쏟아진 전국승려대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으로 터져나온 불교계의 정부를 향한 ‘종교편향’ 불만은 매우 거셌다.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이 쏟아졌고, 참석 스님들은 직접 사과를 하고 싶다는 뜻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국에서 모인 승려들이 조계사 대웅전 마당과 주차장 등 경내를 가득 채운 가운데 단상에 오른 스님들은 강경한 비판을 토해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고불문(부처님께 아뢰는 글)에서“일제강점기 이후 이승만 정권과 미군정은불교와 전통문화의 영향력을 위축시키고자 노골적인 종교편향과 차별정책을 펼쳤고, 오늘날까지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불교계의 불만의 뿌리가 깊다는 점을 알렸다. 이후 경과보고에서는 지난해 10월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 관람료 징수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지칭한 발언을 시작으로 승려대회의 도화선이 최근 사례들이 열거됐다. 정 의원이 불교계 반발에도 같은 해 10월 21일 종합감사에서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있다고 영화관람료를 받으면 안 된다. 기사 댓글 대부분이 정청래 말이 맞다는 의견이고 이것이 국민 여론이라 생각한다”며 “잘못도 없고 사과할 수도 없다”고 발언한 점도 꼬집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캐럴 활성화 캠페인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도 주요 종교편향 사례로 지적했다.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봉행사에서 “(정부편향·불교왜곡)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사 발언을 인용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승가공동체의 결집은 불교계만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며 전통문화를 수호하기 위함”이라면서 “편협하고 차별적인 사회를 향한 외침이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파사현정의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인 덕문스님은 문화재관람료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이제는 여당의 국회의원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과 스님들을 조롱하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통행세를 받는 산적 취급을 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사기꾼 집단으로 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스님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축복 미사를 드리고 해외순방길에는 빠짐없이 성당을 방문하며 국가원수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알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교황에 부탁하는 등 특정 종교에 치우친 행보를 해왔다”면서 “대통령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공공의 영역에 투영돼 정부와 공공기관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도각 스님은 그러면서 경기 광주시의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포함한 천주교 성지순례길 조성사업 발표, 전국 국공립 합창단에서 여는 기독교 음악 중심의 공연 등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캠페인에 대해선 “충격적 소식”이라고도 했다.‘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도 정 청래 의원 발언으로 인한 논란의 경과를 거론한 뒤 “이렇게 불교계가 들끓는 상황에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상황이 다시 발생했다”며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비판했다. 이어 “기독교인 국회의원의 불교 폄하와 천주교인 장관의 종교편향 정책은 이제 종도들 모두가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승려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승려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정부·여당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한 근본적 대책 수립, 또 전통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과 계승을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정부와 민주당이 승려대회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참석 스님들은 완강하게 거부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영상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곧 야유가 터져 나왔고 결국 영상 재생을 중단했다. 단상에 올라 사과 발언을 하려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곧바로 돌아서 나왔다. 정 의원도 이날 조계사를 찾았지만 입장도 하지 못하고 국회로 발을 돌렸다.
  • “내 친척 서울까지 이송해”…‘구급차 사적이용’ 전 소방서장 송치

    “내 친척 서울까지 이송해”…‘구급차 사적이용’ 전 소방서장 송치

    119구급차를 사적으로 이용해 친척을 전북에서 서울까지 옮기도록 지시한 전 소방서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전북경찰청은 18일 직권남용 혐의로 전 전주 덕진소방서장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20일 구급대원에게 구급차를 이용해 자신의 친척을 전북에서 서울까지 이송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지시를 받은 구급대원들은 익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A씨의 친척을 태운 뒤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대원들은 이 과정에서 없는 환자를 만들어내고 운행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서류조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북소방본부는 같은해 11월 29일 A씨에게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하고 다음날인 30일 A씨를 도 소방본부 구조구급과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A씨 지시를 직원들에게 전달한 센터장의 경우 ‘불문경고’를, 팀장급 직원과 구급대원 등 3명은 A씨 지시에 따른 행위임이 정상참작 돼 책임을 면했다.
  • 소개팅할 땐 ‘덴탈마스크’…“매력도 더 높아져”

    소개팅할 땐 ‘덴탈마스크’…“매력도 더 높아져”

    코로나 시대 필수가 된 마스크, 그 중에서도 일회용 덴탈마스크를 썼을 때 남녀불문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국제 공개학술지 ‘인지연구:원리와 의미’(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에 실렸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지난해 2월 여성 43명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남성, 천 마스크를 쓴 남성, 파란색 덴탈 마스크를 쓴 남성, 검은색 책으로 얼굴 하부를 가린 남성 등의 사진을 보여준 뒤 1부터 10까지 매력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두 차례 실험을 통해 마스크를 쓴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책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회용 덴탈 마스크를 썼을 경우 더욱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남성을 상대로 마스크를 쓴 여성의 매력도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루이스 심리학 부교수는 “마스크를 쓰면 눈에 관심이 쏠리고, 우리 뇌는 포착되지 않은 얼굴을 다른 부분으로 메우면서 전체를 과대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박사는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자를 인식하는 심리가 바뀌었다는 점도 이야기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함께할 이성을 고를 때 질병의 단서는 중대 거절 사유이지만 팬데믹으로 더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이스 박사는 의료용 마스크 착용자가 천 마스크 착용자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로는 의료진을 향한 호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파란색 마스크를 쓴 의료진에 익숙하다”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때 의료용 마스크를 보면 안심이 되기 때문에 의료용 마스크 착용자가 더 긍정적 느낌을 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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