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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8) 서부 인프라 大役事

    중국 정부는 동부에 비해 낙후된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50년 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0년부터 서부대개발이란 대장정(大長征)에 올랐다. 초기단계인 2000∼2005년은 경제발전의 도약판인 사회기초시설(인프라) 건설에 주력하고 2006∼2015년 본격적인 개발 및 도시화를 거쳐 2016∼2050년에 이르러 산업화를 마무리한다는 장기 발전 전략이다. 현재 초기 단계에 속하는 인프라 건설은 워낙 광활한 지역(중국 12개 성·시 자치구)과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어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은 어렵지만 2단계가 종료되는 2015년 경에는 완전히 새로워진 중국 대륙의 ‘인프라 지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타림 이창 시안 오일만특파원|서부대개발은 4개의 핵심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로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와 서부의 석탄과 수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남부의 수자원을 북쪽으로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그리고 전국토를 격자형 철도·도로 교통망으로 이어가는 팔종팔횡(八縱八橫) 사업이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구도인 우루무치에서 잿빛 모래와 주먹만한 자갈들이 뒤섞인 불모지를 뚫고 ‘우루무치∼상하이’에 이르는 왕복 2차선 국도를 따라 7시간을 달리면 타림분지의 바인궈렁유전이 나온다. 북쪽으로 톈산산맥의 만년설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곳 바인궈렁유전에는 굴삭기와 크레인들의 굉음이 요란하다.대형 파이프를 실은 트럭들의 끊임없는 행진은 실로 장관이었다. 40도를 넘나드는 분지 특유의 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노란 작업모를 쓴 인부들은 지름 1m 남짓의 대형 파이프를 땅 속에 매설하는데 여념이 없다. 바로 서부대개발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로 꼽히는 서기동수의 현장이다.서부대개발의 종착역 신장에서 동부경제 중심지인 상하이까지 서울∼부산간 거리의 9배가 넘는 파이프 라인(4200㎞)을 통해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대륙횡단 사업이다. 이 파이프 라인은 간쑤와 산시(陝西),허난(河南),안후이(安徽) 등 7개 성·자치구를 거친 현대판 ‘대장정’이다.톈산산맥과 쿤룬산맥 사이 타림분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8조3900억㎥로 중국이 4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중국 당국은 2005년 120억㎥,2007년 166억㎥의 가스를 동부에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3%에서 23%로 끌어올리고 석탄 의존도를 줄여 연간 27만t의 매연 먼지 발생을 감소시키는 환경보호 효과도 노리고 있다. 파이프라인 구축작업은 신장 룬난,중간기지인 산시성의 옌촨,장쑤성 우시 및 최종 도착지인 상하이 바이허전에서 동시에 진행,2007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기공식부터 서기동수 사업에 참여했다는 노동자 장중허(江忠和·36)는 “단순한 모래가 아니라 각종 암석이 뒤섞여 있어 파이프 매설 작업이 쉽지만은 않지만 국가사업이라는 보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구슬땀을 훔치며 환하게 웃는다. ●싼샤댐은 전력 생산의 중심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8%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국의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전력난이다.고도성장과 함께 인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비도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경제발전의 동력인 서부의전기를 동부로 보내는 서전동송 프로젝트에 중국이 사활을 건 이유다. 서전동송은 현재 발전소 건설 및 송전망 구축 단계이며 송전망은 남부,중부,북부의 3개 라인이 기본이다.지난 6월 2기 공정이 끝난 싼샤(三峽)댐의 수력발전소가 중부 송전망의 핵심이다. 싼샤의 관문격인 이창(宜昌)에서 26㎞의 싼샤도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안개와 운무에 가려진 싼샤댐의 장중한 모습이 드러난다. 지난 93년 착공,10년만인 지난 지난 6월 2기 공정(물채우기)을 마치고 7월부터 발전기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오는 2009년 3기 공정 완공시 70만㎾ 용량의 터빈 발전기 26기에서 연간 847억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싼샤댐 전력은 구축중인 송전망 860㎞(싼샤?후베이 우후(蕪湖)?안후이?장쑤)를 따라 송전된다.싼샤댐 발전소 발전기 1기가 가동되면 바로 송전할 예정으로 송전량은 3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상해 전력사용량의 30%에 달한다. 이성배(李聖培) 우한(武漢) 코트라 관장은 “2009년 싼샤댐 공사가 완공되어 본격적으로 발전이 시작되면 싼샤댐의전력은 상하이와 저장,장쑤,안후이의 화둥(華東) 지역과 화중(華中),남부 경제핵심인 광둥으로 각각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미줄처럼 연결되는 교통 인프라 서부지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간의 교통망을 2005년까지 전부 연결(라싸,우르무치 제외)하는 작업이다.여기에 대외 수출입망을 위한 해상연결로 확보 등도 병행 중이다. 국무원 서부대개발소조 판공처 탕밍룽(唐明龍) 부처장은 “서부대개발의 주요 목적 중의 하나는 낙후된 농촌의 도시화”라며 “점으로 이뤄진 도시들을 계속 확대 발전시키면서 이들 도시를 선(도로·철도)으로 연결,경제발전을 진행시키면서 마지막 단계에는 농촌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청두에서 동부 베이하이까지 뻗은 1709㎞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3분의 2 구간이 고속도로,나머지는 일반도로)도 중서부와 해안을 가깝게 만들었다. 이러한 인프라 건설 덕에 2002년 말 현재 서부지역의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도로 길이는 총연장 69만 9000㎞(고속도로는 약 4500㎞)에 달했다.1998∼2002년 4년간 중국의도로 증가 속도를 보면 동부 지역 18.5%,중부지역 32.2%인데 반해 서부 지역은 50.9%이다.엄청난 발전 속도가 느껴진다. ●근간은 철도망 중국철도부는 2001∼2005년 5년간 서부(西部)철도 건설에 1270억위안(약 19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서남부 지역에만 절반이 넘는 660억위안을 투입하고 있다. 코트라 곽복선(郭福禪) 청두 관장은 “철도 건설은 중국의 10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계획(2001∼2005)의 중점 대상”이라며 “서부지역의 철도망은 2만 5200㎞가 완비되고 서남부지역의 철도 중 46%가 전기화되어 전기화 수준으로는 전국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철도 건설 중점지역인 칭하이성 시닝∼시장(西藏) 라사의 각 구간 공사들이 진행 중이며 추이닝(邃寧)∼충칭(重慶),융저우∼위린 구간은 계획에 착수했다. 현재 베이징?시안?청두?판즈화?쿤밍을 잇는 철로가 서부지역 남북 물자 운송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한국과 일본,미주 지역으로 가는 물량은 청두∼톈진과 우루무치∼상하이 철도 라인이 이용되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경우 윈난성 쿤밍-하노이(베트남)-호치민(베트남)-프놈펜(캄보디아)-방콕(타이)-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싱가포르간 5500㎞의 ‘범아시아 철도’가 예정대로 10년 뒤 완공된다.마침내 중국 경제가 동남아까지 외연이 확대되는 것이다. oilman@ ■곽복선 코트라 청두관장 |청두(쓰촨성) 오일만특파원|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에 버금간다는 서부대개발의 대형 인프라 건설은 한국으로는 어쩌면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 2050년까지 계속될 서부대개발의 인프라 건설은 상당수가 진행되고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속속 계획·입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의 경제중심지 쓰촨(四川)성 청두에서 서부대개발을 지켜본 곽복선(43) 코트라 청두관장은 “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거대 프로젝트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 다국적기업과 합작 또는 공동진출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인프라 건설에 진출하려면. -서부대개발과 관련된 인프라공사는 관련 부문이 중앙정부,지방정부 및 그 산하 기구,국영기업 등 상당히 다양한 주체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괄적인 접근이 어렵다.관련시장 진출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조사와 노력이 절실하다. 중국 정부가 선호하는 인프라 참여 방식은. -중국 정부는 자본조달의 원활성을 위하여 외국기업이 투자-건설-운영하는 합작방식이나 BOT(건설-운영-소유권이전) 방식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때문에 중소규모의 기업은 물론 웬만한 대기업도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입찰은 물론 직접적인 공사 참여 자체도 어렵고 힘든 실정이다.중국 정부에서 느끼는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특히 그러하다. 한국 기업이 참여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기업으로서는 현지에 인프라 공사를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현지 중국 또는 외국 기업들과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이들과의 관계망 구축을 통해 하청자 또는 제품 공급자로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가능성이 높다. 이들 원청자 또는 하청업체로 중국 인프라 공사를 담당했던 중국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접촉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진출을 개척하는방안을 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5) 윈난성을 관광중심지로

    간쑤(甘肅)∼신장(新疆)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사막지대와 윈난(雲南)·광시(廣西)에 펼쳐진 끝없는 고원·산악지대를 거치면서 서부지역은 참으로 척박한 땅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불모지대나 다름없는 서부지역의 독특한 자연·인문 환경을 중시,관광산업을 서부대개발의 핵심 사업으로 정했다. 이 지역에는 중국 내 세계 자연문화 유산 23개 중 7개,중국 국무원이 인가한 99개 국립공원 가운데 24개가 몰려 있다. 고원 설산(雪山)과 웅장한 협곡 등 독특한 자연경관과 52개 민족이 발산하는 인문 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세계 관광객들의 달러를 끌어모아 ‘관광대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우루무치(신장) 쿤밍·리장(윈난) 구이린(광시) 오일만특파원|윈난성 성도(省都) 쿤밍(昆明)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로 8시간,비행기로 40분 거리에 나시족 거주지인 리장(麗江)이 있다. 공항에서 30분 거리를 달려 리장 시내에 들어서는 순간 아스팔트를 깨뜨리는 공사장 소음이 옆사람의 말소리를 삼켜버릴 지경이다.중심가인 설산대로(雪山大路)를 중심으로 도로 확장공사가 지난 6월부터 시작됐고,건너편에는 쿤밍으로 연결되는 기차역 신설 공사가 한창이다. 설산으로 빠지는 외곽도로 양쪽에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리장 특유의 기와 문양을 살린 5성급 호텔 3∼4개를 신설 중이다.7∼8월 관광 성수기만 되면 3∼4성급 호텔도 태부족이라 리장시 정부는 숙박시설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본격적인 관광 인프라 개발 덕에 2000년대 들어 매년 20%의 안팎의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이곳에서 5년째 관광가이드를 하는 조선족 엄이근(嚴梨槿·여)은 “리장에만 하루 평균 7000여명,1년에 25만명 안팎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설명했다. 윈난성에는 리장 이외에 쿤밍에서 비행기로 1시간 이내에 180만명의 바이족(白族)이 있는 다리(大理)와 히말라야 산중의 비경(秘境)이자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무대인 샹그리라가 대표적 관광지다.이곳에서도 예외없이 서부대개발의 붐을 타고 공항과 호텔은 물론 위락시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윈난 서부대개발소조 겅치(耿霽) 처장은 “1년에 200만명의 외국인을 포함,5000만명의 관광객들이 윈난을 찾고 있다.”며 “매년 관광수입을 10%씩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집중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프장 온천 등 관광시설 건설에 총력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위룽설산(玉龍雪山)은 해발 4700m 지점까지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다.해발 2000m 지점부터 설치된 케이블카로 4500m 지점까지 오르면 구름이 발 아래로 보이는 장관이 펼쳐지는 명소다. 이런 위룽설산 기슭에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2900m) ‘설산 골프장’이 지난 2001년 문을 열어 골퍼광들을 유혹하고 있다.이 골프장이 ‘달러 박스’로 자리잡자 인근 지역에 새로운 골프장이 설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유완식(兪完植) KAL 쿤밍 지사장은 “윈난성 정부는 서부대개발로 교통 인프라가 확대됨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자원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싱가포르나 대만의 화교(華僑) 자본들이 밀물처럼 몰려오는 것도 새로운 추세”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현재 윈난성 전체에 4개에 불과한 골프장을 5년 내에 10개로 확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소수민족 자체가 관광자원 윈난·광시는 소수민족의 보고다.한족을 제외하고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40여 민족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이들 소수민족이 발산하는 인문 경관은 이방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윈난 리장의 경우 900년 전 송조(宋朝) 시대에 건축된 ‘고성(古城)’과 6000여개의 기와집이 그대로 보존된 채 3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지난 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관광 명소가 됐다. 이외에 윈난의 경우 설산(雪山) 고원과 열대우림이 어우러져 전국 2분의1 이상의 동·식물이 모여 있다.26개 소수민족들이 다채로운 민족문화의 꽃을 피워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중국,인도,동남아 3대 문화권이 합쳐진 윈난은 다양한 민속 전통의 춤과 복장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남소문화,배엽문화,동파문화의 발원지이다. 광시 자치구의 총인구는 4700만명으로 장족(壯族),한족(漢族),요족(瑤族),묘족(苗族),동족(族),모로족,모난족,회족(回族),이족(族),경족(京族),수족(水族),거로족 등 12개 소수민족이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장족은 1600만명에 달해 전체의 33%에 이른다.한족은 2900만명으로 61.6%이며 요족(140만명),묘족(44만명),동족(31만명) 등 순이다. ●개발 이익은 한족이 차지 문제는 서부대개발에 따른 개발 이익은 한족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산악지대에서 목축과 농업에 종사하며 교육 수준과 자본력이 떨어지는 소수민족들은 처음부터 한족의 상대가 아니었다. 신장의 중심인 우루무치나 윈난성의 성도 쿤밍 등 서부의 대도시들은 한족 중심의 경제권이 형성된 상태다.안문배(安文培) 신장대우기계유한공사 동사장(事長·회장)은 “시내 중심의 호텔이나 백화점,대형 식당들은 오래 전부터 한족이나 한족과 연합한 화교(華僑) 자본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광시자치구나 윈난,신장의 변경무역까지도 저장(浙江)·안후이(安徽) 상인 등 한족들이 대부분 점령하고 있다.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중국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현란한 상술로 소수민족 경제를 파고들었고 현지인들은 고용원으로 전락한 상태다. 하지만 80∼90년대 소수민족들의 불만이 독립 또는 분리운동으로 불거지면서 중앙정부는 강경책 대신 ‘동화정책’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서부대개발은 경제발전이라는 ‘구심력’을 통해 분리·독립의 움직임을 보이는 소수민족들을 결집시켜 통일된 중화민국을 건설한다는 정치적 고려가 숨어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는 소수민족 지구에 대한 건설자금과 재정융자를 대폭 늘렸고,전국 5개 소수민족자치구와 30개 소수민족 자치주 모두를 서부대개발 지역에 포함시켰다. 3만 4000여명의 서부지역 간부를 육성하고 중앙∼서부간에 2300여명의 간부들을 교환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서부지역은 56개 민족들 가운데 한족을 제외한 52개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복잡다단한 곳이다. 소수민족은 13억 인구 중 8.4%(1억 5400만명)를 차지한다. oilman@ ■윈난 서부대개발 처장 겅 치 쿤밍(윈난) 오일만특파원|서부지역은 52개 소수민족들이 거주하는 중국 내 관광자원의 보고다.서부대개발은 낙후된 경제개발과 함께 관광자원 개발이라는 현실적인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윈난성 서부대개발 영도소조 판공실의 겅치(耿霽·여) 처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과 함께 조만간 대규모 골프장 등 레저타운이 건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윈난성의 관광자원 개발 현황은. -매년 50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200만명 정도가 외국인들이다.우리는 관광 수입과 관광객들이 각각 매년 10% 정도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철도와 도로,공항 등의 인프라 건설이다.윈난은 산악지대가 90%가 넘고 비포장 도로율도 아직 높다.최근 주요 공항들을 신설·확장하고 있으며,국내외 항공 노선도 대폭 늘리고 있다. 관광자원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윈난성은 천혜의 산악·호수 지역을 활용해 골프장 건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현재 쿤밍시 주변에 3개의 골프장이 있으나 3년 내 1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추진 중이다.자본이 풍부하고 선진 경영기법을 갖춘 외국기업들과 협상 중에있다.해발 2000m 이상의 골프장은 윈난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다. 관광자원 이외에 다른 경제개발 전략은. -윈난이 제조업 분야에서 동부연안 지역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하지만 산악지대에 풍부한 약초 등을 이용한 제약·건강 산업이나 사철 고른 기후 환경을 고려한 화훼 분야에는 강점을 갖고 있다.외자기업에 각종 우대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
  • 막오른 세계배드민턴선수권 / 두번의 실패는 없다

    아테네올림픽 금라켓 ‘시동’. 제13회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28일 영국 버밍엄 국립체육관에서 막이 올라 50개국 350여명의 ‘셔틀콕 전사’들이 다음달 3일까지 치열한 메달 사냥을 벌인다. 2년마다 남녀 단식과 복식,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걸쳐 치러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각국의 내로라하는 간판 스타들이 모두 참가해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내년 8월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이번 대회 챔피언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한국 배드민턴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군림했다.하지만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불명예를 회복하고 정상의 위치를 재확인한 뒤 내년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쓸어담겠다는 각오다.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무려 금메달 3개에 도전한다. ●‘환상의 복식조' 만리장성을 넘어라 한국이 노리는 금 3개 가운데 정상에 가장 근접한 종목은 ‘환상의 복식조’ 김동문(28·삼성전기)-나경민(27·대교눈높이)이 나서는 혼합 복식.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김동문과 ‘셔틀퀸’ 나경민은 98년부터 짝을 이뤄 각종 국제 대회를 휩쓸며 세계 코트를 평정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앙숙이자 천적인 중국의 장쥔-가오링이 고비마다 걸림돌이 되고 있다.김-나조의 우승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은 시드니올림픽에서 무명의 장쥔-가오링조에 일격을 당하며 8강에서 탈락,국내 배드민턴계를 초상집으로 만들었다.이어 이듬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막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해 충격을 더했다. 장쥔-가오링은 투어대회에서 김-나조에 완패하면서도 큰 경기에서는 유독 김-나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국내 관계자들도 김동문-나경민조에 징크스가 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장쥔-가오링조는 김-나조(세계 7위)와 이번 대회 정상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여기고 있는 김동문과 나경민이 이 대회에서 징크스를 깨고 아테네 정상 등극의 발판을 구축할 지 주목된다. ●불모지 단식에서 금메달 야심 지난 1977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창설된 이후 남자 단식은 중국 인도네시아 덴마크 등 3개국만이 돌아가며 정상을 밟았다.한국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단식 스타가 탄생했다.김천시청의 이현일(23)이다.서울체고 2년때 작은 체구에도 불구,명석한 판단력과 타고난 순발력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현일은 지난해 미국 일본 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올 스위스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더니 단체전인 세계혼합선수권대회에서 세계 1위 첸훙(중국)을 2-0으로 완파,세계 배드민턴계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이현일의 등장으로 복식 강국 한국은 올림픽에서 금 3개까지 노리게 된 것.높이와 체력의 열세를 순발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이현일(세계 14위)은 이번 대회에서 첸훙은 물론 맞수인 히다얏 타우픽(인도네시아·8위)과 맞서 첫 우승을 일궈낸다는 다짐이다. 김민수기자 kimms@ 월드랭킹 시드배정에 결정적 역할 올림픽 메달을 염원하는 각국의 배드민턴 선수들은 월드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월드 랭킹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척도인데다 초반 강호들을 피해 메달권으로 순항할 수 있는 시드 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내년 4월 코리아오픈까지 16개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월드랭킹을 산정,출전 티켓과 시드를 배정하게 된다.이 때문에 선수들은 각종 국제대회를 순회하며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한국은 10개 국제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첫 대회가 이번 세계선수권.랭킹 포인트가 가장 높아 대부분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 함께 ‘7스타급’ 대회로 1위는 600점,2위는 510점이 주어진다.또 코리아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 등 6스타급 대회는 우승 포인트가 540점으로 높지만 1스타급 대회는 240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은 단시간에 높은 포인트를 챙길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두 나선다. 높은 시드를 배정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강호들을 분석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 김민수기자
  • [사설] ‘평창의 꿈’은 계속된다

    ‘평창의 꿈★’은 계속돼야 한다.체코 프라하에서 어제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IOC 총회 2차 결선투표에서 강원도 평창이 3표 차이로 캐나다 밴쿠버에 석패했다.그러나 뜻밖의 선전에 국민들은 두번 놀랐다.대단한 성과이자 사실상 승리자라는 자크 로게 IOC위원장의 평가와 현지 반응이 고무적이다.이보다 우리도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저력을 세계에 과시한 점이 더욱 값지다. 우리는 이번에 적잖은 성과와 교훈을 토대로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했다.따라서 그동안 미흡했던 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우선 내부의 힘을 한곳으로 결집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지난 3년간 국내 개최지를 둘러싸고 강원과 전북,정치권이 분열돼 공동개최에서 단독개최로 변경하고 뒤늦게 올림픽 유치신청에 뛰어든 과정은 결과적으로 유치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출발이 늦은 만큼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인 한국,그것도 평창을 알리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오죽하면 IOC위원조차 평창과 북한의 평양을 혼돈했을 정도로 국제적 인지도가 낮았다.국내에서조차 관심이 별로 없던 동계올림픽 유치에 혼신을 다한 강원도민 등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타당성은 현지실사와 프리젠테이션,IOC총회 결과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한국의 개최능력,지자체의 열정,대륙별 안배원칙 등을 감안하면 2014년 유치가 낙관적이란 분석이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앞으로 정치권과 정부·지자체,재계,체육계가 한마음이 돼 기반시설 등 미흡한 부분의 보완과 준비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다.이는 곧 국가 비전이다.
  • “우미관 다리가 최고의 놀이터였지”‘청계천 토박이’ 이순형 서울대 명예교수

    “내가 만일 화가라 ‘황혼의 청계천을 뒤로하고 귀가하는 지게꾼’을 묘사한다면 밀레의 ‘만종’(晩鍾)에 뒤질 것인가?”(1954.7.18) 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청계천을 서울시민의 품으로 되돌려 주려는 복원공사를 하루 앞둔 30일,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동문회관 ‘함춘원’(含春苑)에서 이순형(李純炯·68) 전 서울대의대 학장을 만났다.그는 인터뷰 도중 어언 반세기가 지나 샛노랗게 바랜 경기고 시절 학교신문 한 쪽을 감회 어린 눈으로 읽어나갔다.2학년 때 문예반원으로 수필란에 실은 ‘청계천송’(淸溪川頌)이란 제목의 글이다. ●‘서울의 하수구' 원흉은 빗나간 시민정신 소년 순형은 이 글을 통해 당시만 해도 아낙네들의 빨래터로,인근 빈곤층 가정에서 흘려보낸 구정물 등으로 더러워져 ‘서울의 하수구’로 불렸던 청계천의 원흉(?)은 빗나간 시민정신에 있다고 보고 목청껏 비난했다.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선물을 예로 들며 청계천의 소중함을 일깨운 뒤,아침 일찍 청계천에 나가 보면 나라의 혼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에 (세련됐지만 친밀감을 찾아볼 수 없는) 명동거리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이 박사는 60년대부터 불모지였던 국내 기생충학에 몸을 던져 후학을 길러낸 뒤 지난해 은퇴해 명예교수로 있다.청계천을 화두로 꺼내자 금방 옛 추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얘기 보따리를 술술 풀어놨다.낡은 볼펜을 꺼내 청계천 주변 지도까지 그려가며 어린아이처럼 신이 난 표정이었다. “한 차례 큰 비가 지나간 뒤엔 장대 끝에 줄을 매단 볼품없는 낚싯대로 가물치를 건져 올리기도 했지요.그럴 때면 웃통을 벗어젖힌 아이들이 너나없이 환호성을 질러대고….” ‘서울 토박이회’ 부회장 직함도 갖고 있는 그는 할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청계천 근처에 살아온 토박이.본적이 청계천변에 자리한 장교동 56번지다.지금은 없어진 종로구 수하동의 청계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박사는 “어릴 적 청계천 수표교 쪽에는 부드러운 모래밭이 멋지게 깔려 나이에 따라 높낮이를 달리 정한 뒤 둔치에서 뛰어내리는 놀이를 즐겼다.”고 회고했다.아치형으로 만들어 모양 자체만으로도 인기를 얻은,현재 삼일빌딩앞 우미관 다리는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던 당시엔 손꼽히는 놀이터였다.주민들이 철봉,역기 등 운동기구를 하나 둘씩 들여놓아 요즘 드라마로 더욱 유명한 김두한도 힘자랑을 했단다. “나이 든 사람들 중에는 청계천 하면 탁류를 떠올릴 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잠시 피란 떠났다가 1·4후퇴 무렵 서울로 돌아와 다시 바라본 청계천은 글자 그대로 푸르디 푸른 맑은 물이 출렁이고 있어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전쟁 중에는 너나없이 가정형편이 나빠지는 바람에 집집마다 청계천변으로 나와 떡이나 부침개를 만들어 팔아 연명한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이 박사 자신도 열다섯살이던 9·28수복 때에는 담배,껌을 팔아 돈을 벌었다.아직도 국산 ‘공작’이나 미제 ‘러키 스트라이크’ 등 담배 이름을 잊지 못했다. ●‘나이애가라' 막걸리집의 어원은 전쟁이 끝난 50년대 중반,가난을 벗어날 생각에 서울로 인구가 몰려들면서 청계천 주변에는 판잣집이 늘어 갔다.판자로 얽은 막걸리집을 ‘나이애가라’라고 불렀다.화장실이 없어 취객들이 청계천 둑 위에서 소변을 봤는데 아이들의 눈에는 그 물줄기가 거세게 느껴졌다는 얘기다. “5월 단오,8월 한가위 때면 장사교 위에서 동네마다 대표를 뽑아 연날리기 대회가 열리곤 했지요.” 중·고교생들이 정동 등 시내 학교로 통학하는 길이었던 청계천 10리 뚝방길은 사춘기 청소년들의 분홍빛 사연을 실어나르는 길이기도 했다.자동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까 말까 할 정도로 비좁은 길에 학생들이 넘쳐나 남녀끼리 자연스레 어깨가 마주쳤다며 이 박사는 씩 웃었다. 흔히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는 고향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한 나라의 수도(首都)라는 이유로 많은 것을 타지인들에게 내준 탓이라고 했다.팔도 사람이 모인 서울을 그는 ‘공설운동장’으로 비유한다.한강도 서울의 하천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커서 대부분 사대문 안에서 둥지를 틀었던 서울 사람에게는 ‘고향’ 하면 떠오르는 게 청계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청계천 복원은 고향 찾아주는 일 “청계천 복원은 서울토박이는 물론 고향을 잃고 살아가기 쉬운 미래 서울시민들에게 고향을 찾아주는 일로 반기지 않을 수 없지요.” 최근 서울토박이회 회원들과 청계천 복원의 성공을 염원하는 홍보 캠페인을 벌이던 중 광교 조흥은행 옆으로 난 뒷골목에서 50여년 전의 여염집 담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고향의 흔적을 찾았다는 감격으로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중산층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청계천 쪽에 살면서 상대적으로 외면당해온 북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때로는 청계천 주변을 떠나기 싫어했던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다.”는 이 박사.조상 대대로 무교동·수하동·삼각동 등 청계천 주변을 내내 떠나지 못하다가 60년 모두 의학도였던 4형제의 학비 마련 등을 위해 당시 신도시로 개발된 불광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청계천과 약간은 멀어져야만 했다. “개발에 떠밀려 청계천이 복개될 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었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하는 이 박사.2년 후에 다시 드러날 청계천의 새 모습을 꿈꾸며 옛 추억에 잠긴 듯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참여정부 100일 여론조사 / 개혁성 호남 “”긍정”” 영남 “”미흡””

    ■盧대통령 자질 평가 이번 조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도덕성·개혁성 그리고 국가 비전 제시 능력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지난해 7월 대통령 후보시절과 비교해 볼 때 노 대통령 자질에 대한 평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번 조사에서 도덕성·개혁성·국가 비전제시 능력은 10점 만점에 각각 5.34점,5.32점,5.29점이었지만,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6.48점,6.25점,5.91점으로 상승했다. 1.도덕성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부동산투기 의혹과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가 연루된 나라종금 로비의혹,그리고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의 용인지역 투기의혹 등이 제기되고,급기야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시점을 전후해서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하지만 조사에 포함된 노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평가 중에서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도 가장 낮아 전체 응답자의 6.5%만이 대통령의 도덕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세대와 지역에 따른 긍정적 평가의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즉,20∼30대와 호남 거주자들은 전체 평균 이상의 긍정적인 답변을 했지만 대구·경북지역 거주자들의 노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전체 평균 이하의 점수를 주었다. 최근 노대통령이 장수천 생수회사 경영 문제와 형 건평씨의 재산형성 의혹 등을 해명하기 위해 가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사 결과,27.0%는 ‘공감한다.’,31.1%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여 ‘공감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다소 높게 나왔다. 2.개혁성 노 대통령의 개혁성 평가를 보면 응답자의 44.4%가 ‘보통 (4∼6점)’이라고 답변,노 대통령의 개혁성의 경우 최근 논란과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당의 신당창당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해 국민들이 아직은 관망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났듯 세대와 지역에 따라 평가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즉,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20∼30대와 학생층·고학력자 그리고 서울과 호남지역 거주자들은 노 대통령의 개혁성에 전체 평균 이상으로 긍정적 평가를 했지만 50대 이상의 국민들과 대구·경북 거주자들은 긍정적 평가가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3.국가비전 제시 능력 20대와 호남거주자들은 평균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한 반면 50대 이상의 국민과 대구·경북 거주자의 긍정적 평가는 평균 이하의 모습이었다.특히 대구·경북지역(29.7%)과 호남지역(60.4%)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한가지 특이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세대로 알려진 40대의 노 대통령의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평가이다.세대별 평가에서 40대는 전체 평균 이하이자 각 세대 중에서 가장 낮은 긍정적 평가(34.1%)를 했다. 이는 최근 물류대란과 교육정보화 사업을 둘러싼 사회갈등의 조정과정에서 보여준 노 대통령과 정부의 일관성 결여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지난해의 조사와 비교하여 보면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상승하였지만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세 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노 대통령 정부가국민들에게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평가 조사는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의 정치사회적 균열 구조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이는 노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자신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가진 국민들에게 아직은 가까이 가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특히 대통령의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조사항목 중에서 가장 낮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정부가 사회적 갈등의 조정과 통합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온 것은 대통령이 나름대로 뚜렷한 국정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국정비전 제시능력과 더불어 대통령의 도덕성 또한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盧정부 100일 총평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그러나 그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이 대다수의 국민에게는 매우 길게 느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들에게 호감을 주는 많은 공약들을 제시했다.참여정부의 지향점들은 이론적으로는 성립된다.모두 선진 민주주의의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적 현실적에서는 상호 모순이 되는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참여의 확대는 바로 화물연대파업,NEIS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전교조와 교육부간의 갈등,공무원 노조의 위협적 행위 등 사회 혼란으로 귀착된다. 분권이란 개념은 분명 각 권력 주체들이 자율성 및 책임성을 확보했을 때 비로소 성립하는 개념이다.아직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적으로 자율성이 전혀 없는데 권력을 분산한다는 것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또한 각 부처 장관들이 정치권의 요구에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 하에서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것도 새삼 어색하게 들린다. 보다 면밀한 국정운영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예컨대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사회문화적 장치가 먼저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리고 분권을 위해서는 각 권력주체들의 자율성·책임성 등이 전제되어야 하며,어떤 경우에는 분권을 위한 강력한 중앙통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국민복지의 증대를 위해서는 자유시장 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경제발전이 먼저 요구된다.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 중 어떤 과제는 수단과 방법으로,다른 과제는 시급히 달성해야 할 목적으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지계층 분석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와 현재 정치인으로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비교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지지 계층을 분류할 수 있다. 첫째,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했고 현재도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 대통령의 ‘절대 지지층'이 전체 국민의 36.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성(41.2%),20대(39.8%),저학력층(42.0%),농림어업(50.9%),블루칼라(43.8%),학생(42.7%),공무원(51.4%),강원(58.6%) 및 호남(61.0%) 거주자 등에서 ‘절대 지지층'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둘째,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거나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 중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새로운 ‘유입층'의 규모는 14.3%였다.여성,50대 이상,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영남지역에서 유입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지난 대선뿐만 아니라 현재도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사람,지난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 노대통령을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그리고 16대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중립층'의 규모는 20.3%로 나타났다.화이트칼라,인천·경기 지역에서의 이러한 ‘중립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넷째,지난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했거나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 중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탈층'이 1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자영업자,화이트칼라,서비스·판매직,강원 및 호남 지역에서 이탈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섯째,지난 대선에서도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고,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절대 반대층'의 규모는 13.0%였다.50대 이상(20.2%),대구·경북(22.7%) 지역에서 ‘절대 반대층'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같은 지지 계층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우선,많은 전문가와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노 대통령에 대한 이탈(11.4%)보다 유입(14.3%)의 비율이 약간 높게 나타난 점이다.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노 대통령 출범 이후 대북 송금 특별검사법 승인,이라크전 한국군 파병,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추가적 조치 합의,민주당 신주류에 의한 신당 창당 추진,한총련의 5·18 기념식 방해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노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계층이 이탈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노 대통령 지지계층의 일부가 이탈함과 동시에 노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지지 계층이 유입되면서 기존의 지지계층이 변화되는 조정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호남 지역에서의 이탈 규모보다는 영남에서의 유입 규모가 큰 점이 이채롭다.호남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은 9.5%,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사람은 11.4%로 나타났다.하지만 부산·경남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반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19.1%,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은 9.6%로 나타났다. 반면,대구·경북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반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18.3%,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은 9.3%로 나타났다.조사 결과만 봐서는 “호남을 버려야 영남을 얻을 수 있다.”는 민주당 신당 창당파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역별 유입층·이탈층에 대한 분석 결과,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유권자(또는 정당) 재편성(realignment)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지역중심 정치가 어느 정도 해체되는 징후가 감지된다.과거의 한국정치는 지역,정당,인물이 함께 맞물려 배타적인 정당구도가 구축되었다.하지만,민주당의 불모지대였던 영남지역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유입층이 이탈층보다 많다는 것은 이러한 지역구도가 어느 정도 희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얻은 지지도와 현재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 지지도를 비교할 경우,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한 것은 분명하다.하지만,비교의 대상을 동일하게 하여 지난 대선에서의 노 대통령 지지도와 현재 정치인으로서 노 대통령의 지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가 급속하게 이탈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바이러스란 단어에 의학도로서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 컴퓨터 백신개발에 뛰어든 계기였다.” 통합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이 밝힌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컴퓨터백신 개발에 나선 이유다.안씨는 원래 의사를 지망했으나,서울대 의대 박사과정 재학 중이던 1988년 컴퓨터 바이러스의 피해를 직접 당한 뒤 본격적으로 바이러스 연구를 시작,이제 세계 최고의 통합보안 전문업체를 꿈꾸는 경영자가 됐다. 앞날이 보장된 의사직을 포기한 것은 분명히 모험이었다.그러나 모험을 감수하고 당시로선 아무도 가지 않은 불모지였던 컴퓨터 백신개발에 뛰어든 그의 판단이 결국 안철수연구소를 세계적인 업체로 만든 것이다.인터넷 기업은 그 속성상 기술과 아이디어,시스템의 3박자에 사람이 더해져 완성된다.사람의 중요성이 기업의 크고 작음에 따라 더 중요하고,덜 중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터넷 기업에 있어 인재의 존재는 대기업에 비할 바가 못된다.사람이 자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예 인원으로 앞날을 개척하는 인터넷 기업은 그래서 사람 고르는 안목이 까다롭다.인터넷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문제의식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다.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변화를 두려워하거나,새로운 도전을 회피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회사마다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다르다.또 절대적으로 옳은 기준도 없다.필자가 생각하는 인재는 ‘자만하지 않고,끊임없이 자기계발에 힘쓰는 사람’이다.여기에 도전의식을 갖추고 팀플레이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다.업무지식은 그 다음 문제다.또한 ‘예,아니오’ 같은 단답형이 아닌 ‘어떻게,왜’라고 고민하는 호기심 많은 사람이 발전 가능성이 높다.‘문제제기’가 아닌 ‘대안제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다. 능력이 출중하지만 조직이나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과 능력은 떨어지지만 팀 플레이에 합당한 사람 중 누구를 고르겠느냐고 한다면 주저없이 후자를 선택하겠다.조직에서는 능력이 뛰어난 한 두명의 직원보다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팀 플레이에 협조적인 사람이 더 큰 효과를 낸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일이 능력이 뛰어난 한두 사람만이 아닌,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노력해 이루어지게 되어 있고,또 그래야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자신이 평범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우리 주변에는 뛰어난 능력을 갖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드상 수상자인 일본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자전적 수필집 ‘학문의 즐거움’에서 “어떤 문제에 부닥치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가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썼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가 학창시절 자신보다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과 달랐던 것은 자신의 평범함에 좌절하지 않고,재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인생은 긴 승부다.목표는 높게 잡되 가끔 아래를 내려다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길게 보고 ‘머리’가 아닌 ‘영혼’으로 승부한다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길이 보일 것이다. 서 진 우
  • 弱者사정 弱者가 안다?여성·장애인·동성애자·외국인근로자 反戰 선봉… 내일 집회

    “약자와 소수자의 이름으로 모든 전쟁에 반대합니다.” 13일 저녁 6시.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에서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속 장애인과 활동가들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전쟁 최대 피해자는 여성·노약자·장애인 서명대 앞에 선 시민들은 ‘장애인’과 ‘반전(反戰)’이라는 두 이미지를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은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이들은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여성과 노약자,장애인 등 소외되고 힘이 약한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세계적 움직임에 맞춰 반전운동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국내에서도 ‘반전’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여성과 장애인,노약자,동성애자 등 약자들의 움직임이 누구보다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지금까지 굵직한 사회 이슈와는 다소 동떨어졌던 이들이 반전운동에 적극 나선 이유는 “전쟁이 국가주의와 애국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조시켜 소수자에 대한 일상적 폭력과 차별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했다. ●15일 주말 반전집회 분위기 고조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여성계다.여성단체연합·여성민우회 등은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 행사에서 ‘이라크 전 반대와 한반도 전쟁위기 해소’를 ‘호주제 폐지’와 함께 올해의 주요 활동목표로 내걸었다. 지난달 27일에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여성해방연대,전쟁반대여성연대 등 30여개 단체가 ‘반전평화 여성행동’이란 연대조직을 만들었다.이들은 날마다 종로 YMCA 앞길에서 전쟁반대 캠페인을 벌이고,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여성해방연대 유오희정(29)사무국장은 “이라크 여성들이 후세인의 압제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이 여성을 해방시킬 수 없다.”면서 “폭탄은 남성과 여성,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와 외국인 노동자도 적극 가세 성적(性的) 소수자인 동성애자의 참여도 활발하다.‘언더’에 숨어있던 남녀 동성애자 50여명은 지난달 15일 대학로에 이어 15일 종묘공원에서 열리는 제2차 반전집회에서도 자신들의 상징인 ‘레인보’깃발을 들고 나와 ‘반전’을 외칠 계획이다.이번 집회에는 이들을 포함,모두 5000여명이 참여한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직후부터 반전운동에 참여해온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정욜 대표는 “1933년 나치 집권 이후 수십만명의 동성애자가 가슴에 분홍색 역삼각형 표지를 달고 수용소에서 죽어갔던 아픈 기억 때문에 전쟁과 국가주의에 대한 공포가 남다르다.”고 전했다.이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동성애자 모임’을 만들어 조직적인 반전운동을 벌이고,전쟁과 억압으로 이중고를 겪는 중동지역 동성애자와도 연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노동자도 적극적이다.필리핀 출신 존스(33)는 “전쟁의 피해는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종교와 인종에 관계 없이 모든 이주노동자가 단결,전쟁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대 정치학과 권혁범 교수는 “반전운동은 본질적으로 국제주의적 성격을 띤다.”면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참여가 북핵문제와 맞물려 자칫 폐쇄적 민족주의로 치달을 수 있는 국내 반전운동의 이념과 참여 폭을 넓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 신임 환경연합 공동대표 임길진 美 MSU 석좌교수 - 시민단체 세계화 지구촌환경 공조

    창립 10돌을 맞은 환경운동연합이 국제적인 석학을 공동대표로 영입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환경연합은 지난 6일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임길진(林吉鎭·57)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를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임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교수를 지낸 도시계획 및 환경공학 전문가로 최열(崔冽) 공동대표와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서는 환경연합을 이끌게 된다. 환경연합은 국제적인 감각과 폭넓은 환경 지식을 갖춘 임 교수에게 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을 맡겨 ‘시민단체의 세계화’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7일 환경연합의 세계화를 책임질 임 교수를 만나 환경연합의 미래 운동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임 교수는 인터뷰를 마친 뒤 다음 날 아침 미국으로 출국했으며,환경연합의 세계화를 위한 구상을 다듬어 오는 5월쯤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사용한 헤어스프레이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의 피부암을 유발한다.” 그는 이 한마디로 ‘환경운동의 세계화가 왜 중요한가.’를 설명했다.그는 “과거의 환경운동은 내집 문제,국내 문제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공동 이슈가 됐다.”면서 “올해는 환경연합의 활동 범위를 세계로 넓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지난 1988년 환경연합의 전신인 ‘공해추방운동본부’를 최열 대표와 함께 창립해 활동한 인연으로 공동대표라는 중책을 맡았다.”면서 “최 대표는 국내 운동을 맡고,나는 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의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국제환경회의를 비롯,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엔해비탯 대회,세계지속발전회의 등에 최 대표와 함께 한국대표로 참석했었다. ●“무분별한 투쟁·반대·저지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제시에 나서겠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환경연합이 이뤄낸 가장 큰 성과로 동강댐 건설 저지 등 무분별한 대규모 자연파괴를 막은 점을 꼽았다. 또 환경운동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환경연합을 8만여명의 자발적 참여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단체로 만들었고,환경운동을 통해사회적인 균형과 소외계층의 복지향상을 위한 ‘환경정의’라는 개념을 새로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환경연합의 제2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운동 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투쟁,반대,저지로 일관해 온 운동방법을 문제 해결과 해법 제시를 제공하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물론 ‘열린 귀’를 가진 민주적인 사회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투쟁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수도권 난개발은 나쁜 만큼 수도권 개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의 환경 운동을 지양하고,토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의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환경운동은 이른바 ‘스마트 그로스’(현명한 개발과 성장)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환경전문가의 세계화 교육을 꾸준히 해 나갈 것” 그는 환경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전문가 육성과 시민교육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의대를 나오지 않고 병을 고치는 의사가 돼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논리다.그는 “반대나 저지만을 위한 시민운동은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면서 “환경 운동가들이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이해하고 풀어나갈 수 있도록 외국 단체와 교류,선진국 교육 등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유능한 인재들을 환경운동에 끌어들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그는 “현재 환경운동 활동가의 임금이 70만~80만원수준밖에 안 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면서 “자발적인 참여회원을 늘려 재원을 확보하고 그 돈으로 환경운동가의 교육과 후생복지에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년전 자신이 석좌교수로 있는 미시간주립대에 국제화 프로그램(VIPP) 과정을 만들어 매년 공무원과 언론인,교사,시민단체 회원들을 교육시켜 왔다.이 과정을 거친 한국인은 대략 1000여명에 달한다. ●“100만명 평생회원을 만들겠다.” 미국에서도 강의하고 국내에서도 강의하는 그는 거주 기간도 미국과 한국이 거의 반반이다.아직까지 미혼인 임 교수는 “일과 결혼했다.”고 밝힐 정도로 일에 대한 집념이 대단하다.그는 종종 1년에 한달 정도는비행기에서 지낸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자주 미국과 한국을 오간다는 얘기다.그는 집없는 설움을 10년내 없애겠다는 생각에 지난해에는 주거복지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았으며,어린이 인터넷 보급운동인 ‘키드넷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200여명의 청소년들을 전 세계에 보내 교육시키는 세계청년탐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현재 그는 명예직인 국내 석좌교수와는 달리 3000만달러에 달하는 미시간주립대 학교기금에서 연구비 등을 지원받는 말 그대로 ‘교수중의 교수’다. 미시간주립대 2500여명의 교수 중 석좌교수는 36명에 불과하다. 그는 현재 상당수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는 ‘시민없는 시민단체’라고 지적하며 “환경이 인류의 공동 재산인 만큼 앞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100만명 회원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연합의 국제화 방안을 구상한 뒤 오는 5월쯤 다시 한국을 방문해 제2도약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발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임길진 공동대표 약력 ▲서울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도시계획학 석사,프린스턴대 도시계획학 박사 ▲미국 미시간대 국제학 학장·석좌교수(91~95년),타이완대·베이징대 초청교수(96년),서울대 초청교수(98년),KDI 국제대학원장(98~2000년) ▲주거복지연대 공동대표 ▲취미:시,스키,수채화 ▲저서 및 논문:사회주의 중국의 주택정책,미래를 향한 인간적 계획론,북한의 식량문제 실태와 대책 등
  • 알고보니 발레도 재밌네’재미있는 발레’ 공연내용 설명.자세교습도

    서울발레시어터(이사장 임영희·단장 김인희)의 월례 행사인 ‘재미있는 발레’가 새달 5일부터 다시 시민들을 맞는다. ‘재미있는 발레’는 관객들이 발레 공연을 감상하면서 발레를 배우고 체험까지 하는,일종의 발레 종합 프로그램.지난해 9월 시작해 매월 한차례씩 운영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자 정례화했다.올해는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매달 첫째주 수요일 오후7시30분 공연을 갖기로 했다.관람료도 5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공연감상에 머물지 않고 일반인이 어렵게 생각하는 발레를 직접 배우는 데에 중점을 둔 점이다.먼저 레퍼토리 3편을 공연한 뒤 발레의 역사를 소개하고 장르별 특징들을 설명한다. 매월 프로그램이 바뀌며 두 달에 한 번은 관객중 지원자가 무대에 올라 튀튀와 토슈즈를 착용한 채 발레 동작을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또 관객 전체가 참여하는 마임 배워보기 시간에는 눈물 흘리는 동작 등을 발레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김인희 단장과 함께 배우며 발레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질의 답변도 진행된다.2월 공연물은 이 발레단 상임안무가인 제임스 전이 만든 창작발레 ‘타임 투 댄스’.현대 문명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이들이 기계적이고 메마른 현실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바람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와 함께 고전발레의 백미인 ‘백조의 호수’중 백조들의 절도있고 통일된 움직임이 인상적인 ‘네마리 백조’ 부분과,창작발레 ‘백조와 플레이보이’중 군무 장면 일부분이 공연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지난 95년 2월 창단된 민간 직업발레단.재정난에 시달리다 예술의전당을 떠나 지난해 3월 과천시민회관에 둥지를 틀었다. 임영희 이사장은 “문화 불모지였던 뉴욕 브루클린에서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 극장이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거듭났듯 우리 발레단도 좋은 작품으로 과천시민회관을 명소로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02)3442-2637 주현진기자 jhj@
  • ATP투어 우승 의미/침체 테니스계 희망의 불빛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은 최경주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에 버금가는 쾌거로 평가된다. 이형택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대회에서 정상에 오르자 국내 테니스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투어대회는 PGA 투어처럼 ATP에서 주관하는 총상금 35만달러 이상의 대회다. 연간 60여개 대회가 열린다.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대회마다 세계 강호들이 출전해 그동안 한국 선수들에겐 투어대회 본선에서의 승리 자체가 힘든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테니스 불모지인 우리에게 선수층이 두꺼운 남자 테니스는 ‘철벽’이나 다름 없었다.대부분의 선수들이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차라리 여자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이형택의 우승 소식은 투어 대회 우승자를 보유한 20여개 국가 대열에 ‘한국’의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침체에 빠진 국내 테니스계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됐다. 박준석기자
  • 서성환 태평양 회장 별세

    서성환(徐成煥·사진) 태평양 회장이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고대 구로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80세. 1923년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 신답리에서 태어난 서 회장은 지난 45년 국내 첫 화장품회사인 태평양화학공업을 창립한 한국 화장품 역사의 증인으로,지난 78년부터 태평양 회장을 지내왔다. 서 회장은 지난 58년 국내 최초의 사외보이자 여성 교양지인 ‘화장계’를 발간하고 79년에는 태평양박물관을 개관하는 등 불모지였던 국내 화장품문화를 선도했다.또 녹차를 마시는 인구가 거의 없던 70년대 차(茶)사업을 시작해 차 문화 계승에 힘썼다.고인의 경영철학은 “소비자를 속이지 말고 소비자에게 더 큰 이익을 주도록 하라.”는 것으로 항상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경영을 강조했다.유족으로는 부인 변금주(邊金周) 여사와 장남인 서영배(徐榮培) 태평양개발 회장,차남 서경배(徐慶培) 태평양 사장 등 2남4녀가 있다.빈소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7-38 자택이며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영결식은 경기도 용인 태평양 인력개발연구원에서 거행될 예정이다.장지는 경기도 고양 대자동 선영.(02)749-5158,5164.
  • 꿈은 이루어진다 2003년 꿈나무/싱크로 국가상비군 안다솜

    한국 수영은 지난달 3일 뜻밖의 낭보를 접했다.한국이 우즈베키스탄 국제주니어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대회에서 듀엣 부문 2연패를 포함,전 종목에 걸쳐 상위권에 입상했다는 것. 이 대회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한 선수는 국가 상비군으로 출전한 안다솜(사진·16·정신여중 3년). 같은 학교 동급생인 박진원(16)과 함께 듀엣 2연패를 일궈냈고,솔로와 단체전에서도 2위에 올랐다.안다솜은 지난해 4월 독일 뒤셀도르프 국제대회에서도 솔로 정상에 올라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의 싱크로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안다솜이 싱크로에 입문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그러나 그는 이미 4살 때 오빠 안연수(18·청담고 2년)를 따라 수영장에서 자맥질을 시작했다.이후 줄곧 경영에 매달렸지만 초등학교 3학년 진급을 앞두고 종목을 바꿨다. 소속팀인 YC싱크로클럽의 코치진이 안다솜을 주목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성 때문이다. 싱크로 선수로서는 작은 키(160㎝)지만 물을 차고 올라오는 힘은 전혀 달리지 않는다.전 국가대표 유나미 코치는 “키는 크지 않지만 수위(물을 차고 올라올 때 바깥으로 나오는 몸의 높이)에서는 키 큰 선수들을 훨씬 능가한다.”고 칭찬했다.또 “유연성과 표현력을 중시하는 자유종목에 다소 약한 것이 흠”이라면서 “그러나 훈련을 소화하는 능력과 성실한 자세로 볼 때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낙관했다. 안다솜의 올해 소망은 두 가지.하나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탈락한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오는 7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또 한가지는 맛있는 음식을 ‘배 터지게’ 먹는 것.“예전엔 키가 커 볼 요량으로 마구 먹느라 몸이 많이 불었다.”면서 “이제는 몸관리 때문에 두번째 소망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젊은이들의 신메카] ① 새문안길

    종로·대학로·신촌·홍익대·압구정 등지로 몰리던 서울 젊은이들이 새문안길·사간동·평창동·청담동·삼성동 코엑스 인근으로 이동하고 있다.주머니는 가볍지만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젊은이들이 볼거리·들을거리를 찾아 새로 조성된 문화 명소를 찾아나섰기 때문이다.영화와 테이크아웃 커피,스파게티가 있으며,박물관과 미술관·공연장이 있는 곳.젊은 문화의 ‘새 메카’를 시리즈로 싣는다. “이곳에서는 사람들한테 시달리지 않고 영화나 공연을 볼 수 있어요.10분정도 걸으면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에서 태국·인도·중국 음식을 골라먹는재미도 있고,20분만 걸으면 인사동까지도 구경할 수 있고요.약속 시간이 잘안 맞으면 교보문고에서 몇시간 책을 보는 재미도 있죠.” 위효선(26·이화여대 대학원생)씨가 신촌이나 홍익대 근처보다 새문안길을남자친구와 자주 찾는 이유다.친구를 만나 차마시고 밥먹으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신촌이나,‘클럽마니아’의 아지트인 홍대와는 달리 보고 배울 흥밋거리가 널려 있다는 것.예술영화 마니아인 그는 최근 새문안길의 씨네큐브에서 이란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본 다음 정동과 인사동을쏘다녔다.18일까지 상영되는 ‘죽어도 좋아’도 곧 보러갈 계획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젊은이 공동화 현상’에 시달리던 새문안길이 이렇게 문화의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새문안길은 1960∼70년대 종로·대성학원 등 대입 재수학원들이 몰려 있어,종로 2가와 함께 젊은이들의 명소 구실을 했다.그러나 학원들이 4대문 밖으로 이전,젊은이들이 함께 떠나면서 이 일대는 도시 중심부의 퇴락한 재개발예정지로 전락해야 했다. ‘문화의 불모지’로 잊혀진 새문안길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오래지 않다.2000년대 들어 재개발이 본격화해 새로 세운 건물에 영화관·박물관·미술관·아트센터·공연장 등이 잇달아 들어선 다음부터다. 시작은 ‘난타 전용극장’과 복합상영관인 ‘스타식스’가 경향신문 건물에 입주한 것.종로3가의 서울극장·피카디리에 몰리던 젊은 영화팬 일부가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잇따라 들어선 흥국생명과 금호생명 건물이 내용을풍부하게 했다.흥국생명 지하 1층에는 예술영화 전문상영관 ‘씨네큐브’가 들어섰고,1층에는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대안공간 ‘일주아트하우스’가 입주했다. 금호생명도 사옥 3층에 미술관과 공연장이 있는 ‘금호아트홀’을 열었다.특히 315석의 음악전용 소극장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각별한 공간이 됐다.금요일 오후 8시에 열리는 ‘금호콘서트’는 최고의 연주자를 소극장에서 만날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넓은 녹지가 펼쳐진 서울역사박물관도 올해개관했다.기존의 성곡미술관과 함께 박물관·미술관 벨트를 형성한다.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학생과 주변의 젊은 직장인까지 흡인하는 요인이 됐다. 이은구(25)씨도 그렇다.미술학도인 그는 ‘공짜’로 뭔가를 구경하고 싶을때는 일주아트하우스가 있는 흥국생명 빌딩을 찾는다.로비 앞벽의 강익중작조각 그림이나,뒷벽의 잉고 마우러의 홀로그램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지난 7월에 건물 밖에 세운 미국 작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키22m,몸무게 40t의 ‘해머링 맨’도 그를즐겁게 한다.조각품의 망치를 든 오른손은 천천히 움직이며 1분17초에 한번씩 허공을 내리친다.또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다큐멘터리 필름이나 예술 영상물들을 모니터로는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새문안길을 찾으면 정동과 광화문의 문화행사가 덤으로 따라온다.정동극장과 세종문화회관,지난 5월에 이전 개관한 ‘서울시립미술관’과 천경자 상설전시장이 그것.덕수궁에 들어서면 고궁의 정취와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 분관과 궁중유물전시관을 즐길 수 있다. 대한문 옆에서 서각을 하는 조규현(42)씨의 작업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겨울과 장마철만 빼고는 덕수궁 돌담길에 마련된 탁자와 벤치에서 삼삼오오 어울린 젊은이들이 샌드위치를 먹거나 책을 읽는 모습을 발견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젊은층이 몰려들면서 새문안길의 음식문화도 달라지고 있다.40, 50대를 겨냥한 고기집과 한식 위주의 식당에서,20, 30대를 겨냥한 패스트푸드점,테이크아웃 커피점,이탈리아 레스토랑,와인 전문점 등이 속속 생겨나는 것이다.스타식스 앞에는 브라질식 숯불 바비큐집 ‘이빠네마’와 ‘스파게티 팩토리’가 있다.흥국생명 지하에는 퓨전음식점 ‘시안’과 ‘리틀 시안’,돼지고기 바비큐 전문인 ‘토니 로마스’가 있다.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은 지하 2층 음식백화점도 자주 이용한다.4000∼6000원대 한·일·중식이 모두 마련돼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한국마라톤 버팀목 이셨습니다”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진정한 한국 마라톤의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지난 1947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저 머나먼 미국땅으로 향하기 전 선생님께서는 항상 ‘민족혼’을 강조하셨습니다.‘나는 태극기를 달고 뛰지 못했지만 너희들은 이제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으니 마음껏 달려 세계를 제패하라.’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쩌렁쩌렁하게 울립니다.우리는 선생님의 피 맺힌 그 말씀을 가슴에 묻었습니다.그리고 보스턴 하늘에 선생님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하시던 그 말씀의 힘으로 저는 미국땅 보스턴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한 지난 시절이 눈에 잡힐 듯 아른거립니다.춥고 배고픈 시절,한국마라톤을 살리려고 몸부림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선수들의 끼니를 위해,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서울시내 골목골목을 기웃거리던 때가 그립습니다.비록 많은 기부금을 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낙담해 청진동 어귀 선술집에서 잔을 기울이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막걸리로 지친 목을 축이시며 껄껄껄 웃으시던 선생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선생님은 그 막걸리 잔에 선생님의 인생을 담으셨습니다.몇 잔의 막걸리로 시름을 달래신 선생님은 다시 모금을 위해 지친 다리를 끌고 목적없는 길을 떠나시곤 하셨습니다.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그토록 좋아하시던 술 한 잔 더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게 이제는 큰 후회로 남습니다.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홀로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지만 선생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희뿌연 액체만이 눈앞을 어지럽힙니다. 선생님. 한국 마라톤은 선생님의 든든한 가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선생님께서 걱정하셨던 만큼 이제는 혼자서도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편안히 눈을 감으십시오.우리 모두는 맥박이 뛰는 한 선생님을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하늘나라에서도 한국 마라톤을 지켜봐 주시고 후배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황영조가 본 손기정옹/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 “친할아버지나 다름없었는데….” 한국 마라톤의 ‘대부’ 손기정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황영조(32·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92바르셀로나 마라톤 우승으로 손옹 이후 56년 만에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을 되찾아온 황영조는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인 손옹의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체전 관계로 제주에 머물던 황영조는 지난 14일 손옹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산소마스크에 의지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황영조는 눈시울을 붉혔다.그게 손옹의 살아생전 뵙는 마지막 순간이 될 줄은 몰랐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저에게 항상 예전과 지금의 마라톤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신 인간적이고 외로운신 분”이라면서 “단순한 마라토너가 아닌 우리역사 그 자체이며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나에게 많은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말했다. 황영조는 올림픽마라톤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손옹과 각별한 인연이 많았다. 36년 8월9일과 92년 8월9일.56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영조가 한국 마라톤 영웅의 바톤을 넘겨받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경기장은 원래 36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어서 감격은 더했다. 특히 손옹은 바로셀로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위로 골인한 황영조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이후 황영조는 손옹을 친할아버지처럼 따랐고 손옹도 황영조에게 애틋한 정을 주었다. 손옹이 98년 ‘황영조 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황영조에게 힘을 실어 줬고 황영조 역시 99년 ‘손기정의 생애’라는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올 1월 창단된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에서 황영조가 감독,손옹이 고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손옹의 병원출입이 부쩍 잦아지면서 황영조는 늘 마음이 편치않았다.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손옹은 주위의 도움으로 통원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자주 병원입원실을 드나들었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사회인으로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었다.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이봉주가 본 손기정옹/ “항상 든든한 후원자” “그분을 볼 때마다 항상 든든한 후원자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손기정옹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2·삼성전자)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이봉주는 “돌아가시기 이틀전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면서 “그게 마지막 대면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찾아뵜을 때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잘한다.’고 하신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고 말하는 이봉주는 아직 손옹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닮고 싶은 마라토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봉주는 늘 입버릇처럼 “손기정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그만큼 이봉주에게 손옹의 존재는 든든한 바람막이였으며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이봉주는 손옹의불굴의 정신력을 가장 높이 샀다.그는 “어릴 때부터 선생님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면서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자주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죄스러워했다.2년 가까이 선생님을 못뵌 것이 죄송스러워 지난 12일에도 병원을 찾았지만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특히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보스턴 우승 직후 곧바로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당시 손옹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기를 입원실에서 밤잠을 설치며 지켜봤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이봉주는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가셨다.”면서 “우리 후배들은 그분의 뜻을 이어 한국마라톤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과 마라톤 역사/ 한국 마라톤의 ‘시작과 끝' 한국마라톤은 손기정의 올림픽 제패 뒤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육상은 불모지였지만 마라톤만은 한민족의 끈기를 말해 주듯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로 한국마라톤은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대회에서 손기정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지난해 2월 작고한 남승룡도 동메달을 따내자 세계는 일제 치하의 약소국 코리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손기정의 우승을 시발로 한국마라톤은 황금기를 맞았다.베를린의 두 영웅 손기정·남승룡이 코칭스태프를 맡은 4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한국은 우승을 일궈냈다.서윤복이 세계기록(2시간25분39초)을 세우며 우승,마라톤 한국의 기개를 다시 한 번 세계에 펼쳤다.한국마라톤의 역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3년 뒤인 50년 함기용이 또 보스턴마라톤을 제패,명실상부한 마라톤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이후 한국 마라톤은 긴 침체에 빠졌다.한국전쟁 뒤 국민들은 먹고살기에 바쁜 나머지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이런 와중에 세계 마라톤은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한국마라톤은 긴 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40여년이 흐른 뒤 한국마라톤은 거대한 용틀임을 재개했다.지난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월계관을 쓰면서 재도약의 전주곡을 울렸다.그뒤 한국마라톤은 세계와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이기 시작했다.4년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는 은메달을 따냈다.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민족은 여자마라톤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북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정성옥은 지난 99년 세비야 국제육상대회에서 세계 철녀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한민족 여자마라톤이 세계로의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 어록 “일장기 달고 우승 울고싶었다” ◆비극의 시대였다.절망만이 가득하던 그 시대에 내가 택한 것이 마라톤이었다.희망을 향한 탈출구라도 좋았고,끝내는 파멸로 향한 길이라도 좋았다.한시라도 달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나는 마치 공기를 숨쉬듯 눈덮인 언덕,얼어붙은 자갈길을 뛰고 달렸다.(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중에서) ◆나 오늘 천당 갔다 온 기분이야.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2000년 8월9일 양정고에서 열린 ‘베를린마라톤 제패 64돌’ 축하행사에서) ◆왜정 때는 아무리 잘 뛰어도 제대로 칭찬 한 번 못받았지.그래서 일장기말소 사건도 나온 것이고….마라톤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모든 것이 한국 마라톤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니 결코 포기하지 말고 뛰어 주길 바라요.(97년 동아마라톤에 앞서) ◆마침내 우승은했으나 웬일인지 울고만 싶소.(1936년 베를린마라톤 우승 직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아파도 세계를 제패한 다리만은 자를 수 없다(2001년 1월 서울삼성병원 입원 치료중 의료진의 발가락 절단 진단을 듣고) ◆눈을 감기 전에 보고싶은 게 두 가지가 있다.첫번째는 살아 생전 고향(신의주)땅을 밟아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영조가 마라톤을 다시 하는 것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뤘다.(1998년 3월 ‘황영조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오늘 내 국적을 찾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운동장 한복판에 나가서 우렁차게 악을 쓰고 싶다.(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우승한 직후) ◆코스도 모르고 뛰었던 마라톤 데뷔전. 1932년 3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경영(경성∼영등포)마라톤대회 전날 코스답사를 하다가 길을 잃었다.광화문에서 반환점인 영등포까지 차비도 아낄 겸 걸어서 갔다 오기로 하고 나섰다가 해가 저물어 전차를 타고 그냥 돌아온 것.다음 날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까지는 선두를 달렸으나 이리저리 갈래를 뻗은 삼각지에서 어느쪽이 코스인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변용환에게 추월당했고 이후 그의 꽁무니만 쫓아 다녔다.
  • 백건우 독주회엔 불황이 없다

    불황이 시작됐는지는 공연기획자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불황기에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공연관람료를 비롯한 문화비이기 때문이다.불행하게도 기획자들은 공연계가 이미 불황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21일부터 새달 6일까지 전국 7곳에서 9차례 열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회다.공연시장의 불모지로 치부되는 중소 지방도시로 범위를 넓히며 전석매진을 기대할 만큼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백건우 독주회는 지역문화 향수층의 폭을 두껍게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서울·대구·인천 등 대도시에 분당·안양 등 수도권 도시,여기에 천안·통영시에서는 두차례씩이다.제 아무리 유명한 음악가라도 중소도시에서 두차례나 객석을 채운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이틀에 걸친 독주회는 서울에서도 어렵다. 백건우의 음악적 성숙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나이들수록 기량이 쇠퇴하기는 커녕 깊이를 더한다.항상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학구적인 자세는 이미 국제적인 평가를 받았다. 내한연주회에 임하는 백건우의 자세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해외에서 활동하는 몇몇 연주자는 한해에 한차례쯤 한국을 찾아 어렵지 않게 ‘한몫’을 챙겨간다.백건우는 그러나 서울에서는 서울 수준의 연주료를 받지만 지방에선 ‘지방 실정’에 만족한다.더구나 이번 서울 독주회는 수익금 전액을 수재민에게 기탁하는 자선연주회이기도 하다. 상업 매지니먼트가 아닌 공공성 있는 기관들이 나선 것도 백건우 선풍에 큰 몫을 한다.대구를 제외하면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문화공간이 주관한다.대구에서도 한 극단이 작품제작비 마련을 위해 뛰어들었다.상업 매니지먼트 만큼 수익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그 결과 백건우 독주회는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관람료를 최고 3만원에서 최저 1만원 정도로 싸게 매길 수 있었다.지방도시민들,특히 청소년층까지도 큰 부담없이 백건우의 실제 연주를 들을 수 있다.‘우리 동네’까지 찾아오는 세계적인 스타를 놓칠 이유가 없다.‘백건우 케이스’는 불황이 깊어질수록 음악계가 더욱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백건우는 순회독주회에서 부조니가 편곡한 모차르트의 안단티노와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쇼팽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 등을 연주한다. 연주일정은 ▲21일 분당 요한성당 ▲23·24일 천안 문예회관 ▲27·28일 통영시민회관 ▲3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12월3일 대구시민회관 ▲5일 서울 명동성당 ▲6일 안양문예회관.모두 오후 7시에 시작한다.(031)396-9336. 서동철기자 dcsuh@
  • 복지40~80/ 대한은퇴자協 주명룡회장 “한국의 조기퇴직 재고돼야”

    “인생에 은퇴란 없습니다.귀하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내시렵니까?” 대한은퇴자협회(KARP) 주명룡(56·朱明龍) 회장이 던지는 질문이다. 다소 엉뚱한 듯 하지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대한민국 40∼50대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준비 없이 맞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 회장은 또 ‘은퇴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부지불식간에 은퇴를 강요당하는 한국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래서 ‘당신은 이시대의 영원한 주인공’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장노년층 ‘기 살리기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런 활동을 하는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이 단체를 만든 주 회장은 어떤 인물일까.명칭만으로는 노인관련 복지단체인지 실직이나 고용문제를 다루는 노동단체인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는다.‘은퇴’라는 개념 조차 아리송하다. 지난 1월 재미교포 주 회장이 이 단체 창설을위해 21년만에 한국에 건너오자 사람들은 ‘정치하러 왔다.’고 수군덕거렸다.‘그 유명한’ 뉴욕 한인회장 출신인 탓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주 회장이 한국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외곽단체’를 설립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KARP는 창립 1년도 채 안된 신생 시민단체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언론과 정부,경쟁 시민단체들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주 회장을 서울 공덕동 사무실에서 만나 한국 사회에서의 은퇴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역(逆) 이민’을 오게 된 뒷면도 한번 들여다 봤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무슨 일을 합니까. KARP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모델로 1996년 미국에서 창립,5년동안 미주 한인사회에 봉사해왔다.UN에 등록된 비영리,비정당 비정부기구로 국내 시민단체중 유엔 비정부기구(NGO)에 등록된 단체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강제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갈수록 왜소해져가는 한국 장노년층의 실상을 보고 이들의은퇴 이후 문제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국 진출을 결심했다. KARP는 은퇴문화의 형성,자원봉사정신 고취,가족의 가치 재조명,기부문화의 정착,서로 돕는 삶의 여유를 취지로 한다.은퇴사회 정착을 위한 사회복지적 차원의 제도개선이 주요 목표이다. 회원서비스로는 정기 및 비정기 간행물제공,포럼 및 세미나,캠페인,건강 및 의료정보제공,보험,은퇴이후 재정서비스 등이 있다.상근 직원 6명과 비상근전문위원 30명이 일을 돕고 있다.전문위원들은 전직 대기업 CEO에서부터 우체국장 출신까지 다양하다.현재 회원은 3만3000여명이다. ■한국에 진출하게된 이유와 활동경과는. 창립이후 세계대회 2회 참가,코리아 걷기대회,장노년층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노동관련 법령개선 제안서 제출,연령차별 금지법 신규 제정과 고령자 고용촉진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가두캠페인 및 퍼포먼스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은퇴문화 불모지 한국에서 생긴지 1년도 안된 단체가 벌인 행사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때문에 나의 귀국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풀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영구 귀국절차를 밟고 있고 집사람도 미국 사업체를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나고 자란 고향땅에 돌아오는데 무슨 이유나 목적이 있어야 하나.81년 미국에 이민가기 전까지 나는 대한항공 국제선 사무장이었다.78년 소련영공에서 격추당해 무르만스크에 비상착륙했던 KAL 902편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도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사실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들어오고 싶었다.한국인 최초의 미국 본토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운영자로서 얻은 경험과 뉴욕 한인회장으로 쌓은 관록을 한국의 은퇴문화 정착에 쓰고 싶었던 것이다.나는 50대 후반에 제3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성냥불을 켜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의 개념은 무엇이며 은퇴문화란 무엇인가. 81년 미국으로 이민가지 않고 사고없이 근무했다면 지난해 정년퇴직했을 나이다.함께 근무하던 동료들 대부분이 이미 퇴직했다. 한국 장노년층의 경제적 수명은 선진국보다 최소 10년에서 최고 15년까지 짧다.이것은 국가적 사회적 가정적 개인적 손실이다. 한국에서 나이먹은 사람은 경제적 빈곤,건강,역할상실,소외감 등 4중고를 겪고 있다.이들을 위한 복지대책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구호대책만 존재할 뿐이다.고쳐져야 한다. 은퇴란 지금까지 해오던 첫번째 일에 대해 선을 그은 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영어에서 ‘은퇴하다.’란 의미인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tire)를 다시(re) 갈아 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매우 긍정적인 개념이다.은퇴란 자의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한국처럼 조기퇴직,명예퇴직같은 강제성이 개입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정년제 환원’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렇다.한국의 조기 정년문제는 재고돼야 한다.고령화사회 진입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98년 외환위기 이후 4년 가까이 줄어든 정년을 환원시키겠다는 운동이다. 미국의 경우 78년 당시 66세이던 정년을 70세로 늘렸고 86년에는 정년제를 아예 폐지했다.현재 55세 정도인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기업과 정부,수혜자 3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려고 한다. 노주석기자 joo@ ■美 은퇴자협회는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좌우명은 ‘봉사하되 봉사받지 않는다.’이다.AARP는 50세 이상 연령층의 권익을 옹호하는 비영리,비정부,비정당 단체인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단체로 손꼽힌다. 65세이상 노인에게 무료의료혜택을 주도록 한 ‘메디케어’를 법제화했고 기업의 정년제를 폐지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노인채용을 꺼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노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는 무시무시한 압력 단체이다. 50세 이상의 남여라면 누구나 은퇴여부와 무관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는 3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한다.미국 전 국민의 13%가,50세 이상 미국인의 52%가 회원이다. 회원의 평균연령은 66세.절반이상이 여성이며 완전히 은퇴한 회원은 절반에 못미친다.회원의 3분의1 이상이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47년 전국 은퇴교사협회를 효시로 펠시 앤드루스 박사가 창립했다.현재 미국 워싱턴DC에 전국 본부가 있으며 각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회원 및 자원봉사자,대중에게 행정지원 및 기술자문을 제공하는 1800여명의 유급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6억달러에 이른다. 테스 캔자회장(74)은 KARP창립기념 기조강연을 통해 “미국에서는 은퇴자들이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받는 자’에서 ‘주는 자’로 변했다.”면서 “은퇴란 말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으며 은퇴는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강조했다. 캔자회장은 또 은퇴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중장년층에게 “긍정적인 생각이 은퇴 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첫번째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젊어서 못하는 것을 나이들어서 한다는 여유를 갖고 자원봉사,사회개혁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노주석기자
  • “불모지 해양분야엔 무한한 기회 있어”

    “낙후 불모지로 인식되는 해양분야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습니다.” 전북 군산대 해양시스템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준한(22)씨는 집어(集魚)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윈치’(Winch)를 개발,최근 열린 중소기업청 주관 ‘2002 벤처창업대전’에서 대상과 함께 2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윈치’는 수심이 깊은 곳까지 물속으로 전등을 내려보내 물고기를 채낚이가 가능한 얕은 곳까지 유인하는 조절장치다. 이씨가 윈치 연구에 매달린 동기는 아주 단순하다.고교시절 강원도에 놀러갔다가 어선들이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해 300여개의 전구에 불을 밝힌 채 조업하지만 전구 불빛이 수중으로 전달되지 못한 채 바닷물에 반사돼 오징어잡이가 시원찮다는 어민들의 넋두리를 듣게 됐다.플랑크톤이 많은 심해에 물고기가 많고 불빛을 좋아하는 심해의 물고기를 유인하려면 전등을 물속으로 내려보냈다가 서서히 끌어올리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순간적으로 떠올랐다.대학에 입학한 후 곧바로 윈치 개발에 나서 어선에 설치,1년간 실험한 결과 어선 위에 설치한전등보다 30%가량 어획량이 늘어남을 확인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씨는 지난 6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군산대 창업보육센터에 ‘하나 기술전자’를 세웠다.선후배 4명과 함께 시작한 이 회사는 그러나 IT벤처에 밀려 학교나 정부에서 한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조명기기를 생산하는 부친의 도움을 받아 윈치 개발에 성공한 이씨는 최근 원양어선에 6대를 납품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에 1대를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현재 윈치 생산 회사는 세계에 두곳밖에 없다.그가 만든 윈치는 유·무선 겸용이어서 무선 기능밖에 없는 일본 제품(대당 1500만원)보다 성능은 우수하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인 800만원에 불과,내수는 물론 수출도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윈치는 수중카메라나 탐사용 로봇,해양 센서 등 해저 및 수중 탐사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시장이 넓다. 이씨는 “벤처기업인 하나 기전을 세계 최고의 해양제품 전문회사로 만들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낙후된 국내 해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53만 구민 ‘문화·정보 인프라’ 관악 문화관·도서관 개관

    공연장하나 없던 ‘문화 불모지’ 관악구에 53만 구민의 꿈을 담은 ‘문화관과 도서관(조감도)’이 동시에 문을 연다. 관악구는 11일 오후 2시 관악산 등산로 입구인 신림9동 209의1에서 ‘관악문화관·도서관’ 개관식을 갖는다. 구민의 문화·정보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두 건물은 대지 2223평,건평 3443평 규모로 지난 3년6개월동안 모두 234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두 건물은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야외 공연,전시 관람,야외음악회 등을 펼칠 수 있는 ‘중앙플라자’로 연결돼 실용성도 높다. 문화관은 지하 2층,지상 3층에 모두 700석을 갖춰 뮤지컬,연극,무용,영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예술공연을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5층 규모의 도서관은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시설과 장서를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어린이전용 열람실을 비롯해 장애인을 위한 점자프린터,문자확대기,중국자료코너 등이 마련됐다. 2·3·4층은 50대의 컴퓨터와 음악감상 및 어학학습용 DVD,각종 교육용 CD-NET 시스템,5000여권의 전자도서와 4만여권의 장서,750석 규모의 열람석 등 정보검색코너로 꾸며졌다.5층에는 교양강좌실,대강의실,세미나실 등이 들어서 주민들을 위한 폭넓은 문화교육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아시안게임/ 펜싱 - “우리는 2관왕”

    한국선수단 첫 2관왕의 영예는 펜싱 이승원(화성시청)과 김희정(충남 계룡출장소)의 몫이었다. 이승원은 4일 강서체육공원 펜싱장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김두홍(동양시멘트) 서성준(서울지하철공사)과 함께 출전해 중국을 45-4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이승원은 지난 1일 개인전에서도 중국의 왕징즈를 15-8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희정에 조금 앞서 한국선수단 ‘1호 2관왕’이 된 이승원은 불모지나 다름 없는 펜싱 사브르의 대들보다.광주 운암중 시절 선배들의 경기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플뢰레로 선수생활을 시작했으나 지난 96년 뒤늦게 사브르로 종목을 전환한 뒤 오히려 기량이 급신장했다.이후 한체대에 들어가 실업팀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대회를 석권,2000시드니올림픽과 01∼02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경험 부족으로 모두 예선 탈락했으나 수차례의 패배를 거치면서 약점인 푸트워크를 보완,이번 대회 우승의 발판을 다졌다.이승원은 경기가 끝난 뒤 “중국의 왕징즈는 개인전에서 이긴 상대여서 잘 알고 있었다.”면서 “충분히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희정은 여자 에페 단체 결승전에 현희(경기도체육회) 김미정(광주시청)과 함께 나서 중국을 45-35로 꺾고 두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김희정은 지난 1일 열린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현희를 15-14로 제치고 첫 금을 따냈다. 한편 이승원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김두홍은 대표팀 총감독인 아버지 김국현씨의 대를 이어 아시안게임 부자 금메달리스트로 다시 한번 이름을 올렸다.98방콕대회 때 금메달을 따 이미 ‘부전자전’을 입증한 김두홍은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는데 그쳐 불효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 그 빚을 갚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78테헤란대회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것을 포함해 아시안게임에서만 금 1,은 2개를 획득한 70년대 간판스타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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