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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 이승엽 ‘野史’ 다시쓴다

    ‘이제는 최소경기 50홈런이다.’ 마침내 세계 최소경기 시즌 40홈런도 달성한 국민타자 이승엽(사진·27·삼성)이 기쁨도 채 누리기전에 최소경기 50홈런을 향해 방망이를 다시 곧추세웠다.이승엽은 26일 SK와의 프로야구 문학경기에서 1-8로 크게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제춘모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월 120m짜리 1점포를 쏘아올렸다.이로써 이승엽은 78경기만에 시즌 40호 홈런을 기록,메이저리그의 거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난 2001년 82경기만에 세운 최소경기 40홈런을 4경기나 앞당겼다. 이같은 추세라면 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본즈의 시즌 73홈런 경신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산술적으로는 시즌 68개 정도의 홈런이 가능하다.하지만 무더위로 해마다 고전하던 이승엽이 7월들어 11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외다리 타법’에서 보다 간결한 스윙폼 교정으로 체력부담을 덜었기 때문. 이승엽은 “여름철 부진을 의식해 올해는 무더위에 견딜 수 있도록 경기후 매일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컨디션을 유지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다음 목표는 세계 최소경기 50홈런.이 기록 역시 본즈가 갖고 있다.본즈는 시즌 73홈런을 날린 2001년 당시 108경기만에 50홈런을 터뜨렸다.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은 이승엽은 앞으로 55경기를 남겨 기록 경신이 충분히 가능하다.오히려 이승엽이 얼마나 많은 경기를 앞당겨 달성할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따라서 이승엽은 아시아에서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인 시즌 60홈런으로 최종 목표를 상향조정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민수기자 kimms@
  • 프로야구 / “다음 목표는 아시아 최다홈런”

    ‘한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간다.’ 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사진·27·삼성)은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목표로 한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을 겨냥했다. 이승엽은 22일 대기록 달성 직후 “이제는 아시아 신기록을 깬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은 3차례로 모두 일본에서 나왔다.첫번째는 지난 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요미우리 시절 수립한 55개.이 기록은 2001년과 지난해 일본의 특급 외국인 타자 터피 로즈(긴데쓰)와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가 타이를 이루는 데 그쳐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이승엽은 23일 현재 63경기에서 3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54개의 홈런을 뿜어내며 자신이 시즌 최다 홈런을 수립한 99년보다 9경기나 빠른 페이스여서 기대를 부풀린다. 또 경기당 홈런수는 0.52개.산술적으로 올시즌 남은 70경기에서 36.4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수치다.최고조에 오른 이승엽의 홈런감이 막판까지 유지된다면 69∼70개의 홈런이 가능해아시아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다.게다가 2001년 미국 프로야구의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세운,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세계 최다 홈런(73개) 신기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약점인 변화구에 대한 대체 능력을 높였지만 문제는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와 장마와의 싸움.99년에도 7월부터 홈런 페이스가 떨어졌다.하지만 지난 겨울 미국 플로리다 말린스 캠프에서 심정수로부터 전수받은 근력 강화 트레이닝이 효과를 봐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9시즌)을 얻는 이승엽은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뒤 기분좋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다짐이다.최근 시카고 컵스,뉴욕 메츠,보스턴 레드삭스,시애틀 매리너스 등 5∼6개 팀에서 이승엽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승엽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삼성의 박흥식 코치가 전했다.이번 최연소 300홈런 달성은 이들의 구미를 더욱 돋우는 특별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이승엽의 홈런 행보에 쏠린 팬들의 시선이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김민수기자 kimms@
  • [스포츠 라운지]은퇴선언 아시아 최고센터 정은순

    “몸은 코트를 떠나지만 마음만은 남겨 놓겠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가 또다시 팬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10여년 동안 한국여자농구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킨 센터 정은순(32·185㎝).그의 영민한 플레이가 있었기에 한국은 쳉하이샤(204㎝)가 버틴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출산 등으로 지난해 여름리그부터 코트를 떠났던 정은순은 최근까지 복귀를 준비했지만 체력 부담과 주위 여건이 맞지 않아 은퇴를 결심했다. 정은순이 13년간 몸담았던 삼성생명은 다음달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개막전(삼성생명-우리은행)에서 은퇴식을 갖기로 했다. ●정은순의 추억 1987년 한국여자농구는 열여섯살의 인성여고 신입생 정은순을 주목했다.박찬숙의 대를 잇는 확실한 대어였다.정은순은 이 때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국가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정은순이 쌓아 놓은 금자탑은 불멸에 가깝다.지난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과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잇따라 제패했다.또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농구선수권(ABC) 대회에선 95년부터 3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다.국내 농구판은 그의 독무대였다.98년부터 시작된 여자프로농구에서 팀을 5차례나 우승시켰고,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3차례 거머쥐었다.99년 8월3일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전에서는 여자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99년 ABC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미들슛에 이은 추가자유투로 막판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던 기억,94∼95 점보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거두고 3연패해 우승컵을 내주던 쓰라린 기억….무엇보다 시드니올림픽은 죽어도 못잊을 겁니다.” LA올림픽 이후 16년만에 4강 쾌거를 일궈낸 희열도 소중하지만 개막식에서 북한의 박정철과 한반도기를 들고 선수단 맨 앞에서 입장했던 순간의 환희는 정은순 본인뿐만 아니라 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제2의 인생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6개월된 딸(장나연) 때문이다. “선수 생활을 좀더 하고 싶었는데 아기를 갖게 됐다.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예쁜 나연이에게 미안하지만뱃속에서 나연이가 크는 동안 얼마나 맘 고생을 많이 했는지….” 출산과 동시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더이상 팀에서 기대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됐으며,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다른 구단들도 높은 연봉 때문에 선뜻 입단을 제의하지 못했다. 농구의 빈자리를 이젠 딸이 채우고 있다.하루 종일 아파트에서 나연이와 씨름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그는 “경험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코트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나연이가 나의 모든 것이 됐다.”고 말했다. 칭얼대는 딸을 목욕시키고,분을 발라주며,기저귀를 채워준 뒤 토닥토닥 낮잠으로 인도하는 그의 손끝에는 제2의 인생을 모색하는 아시아 최고의 센터 정은순의 행복이 짙게 묻어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프로필 ▲1971년 7월 18일생 ▲81년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입문 ▲87년 인성여고 1학년 때 국가대표 발탁 ▲90년 삼성생명 입단 ▲농구대잔치 5차례 우승(91·92·93·97·98년) ▲여자프로농구 5차례 우승(98여름·99여름·2000겨울·2001겨울·2002여름리그) 및 3차례 MVP(98여름·99여름·2000겨울리그) ▲아시안게임 2연패(90·94년) ▲아시아농구선수권 3연패(95·97·99년) ▲시드니올림픽 4강(2000년)·98년 3월 결혼 및 2002년 12월 딸 출산 ▲2003년 7월 공식은퇴 ■‘포스트 정은순' 누가될까 정선민(29·185㎝)의 미여자프로농구(WNBA) 진출과 정은순의 은퇴로 한국여자농구를 지키던 두 기둥이 한꺼번에 뽑혔다. 정은순과 정선민을 이을 차세대 센터는 누구일까. 정은순은 “팀 후배인 계령이가 나보다 훨씬 뛰어나 주저없이 은퇴하게 됐다.”면서 “나와 선민이의 뒤를 이을 확실한 센터”라고 말했다.삼성생명 김계령(23·190㎝)의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투포환 금메달을 거푸 따냈던 ‘아시아의 마녀’ 백옥자씨의 딸답게 파워가 넘친다.골밑슛은 물론 미들슛과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슛까지 겸비했다.오랫동안 드리워졌던 정은순의 그늘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 나느냐가 관건이다. 금호생명의 희망인 곽주영(19·185㎝)도 떠오르는 샛별이다.정은순 이후 15년만에 여고생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곽주영은 센터이면서도 3점슛까지 갖춘 만능 플레이어.그러나 키가 다소 작은 게 단점이다. 우리은행을 지난 겨울리그 우승으로 이끈 ‘슛블록의 여왕’ 이종애(27·187㎝)와 강영숙(22·187㎝)도 여자농구의 희망이다. 올해 프로무대로 뛰어들 대어로는 삼천포여고 정미란(184㎝)과 수피아여고 정선화(185㎝),그리고 남자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딸 신혜인(185㎝·숙명여고) 등이 꼽힌다. 이창구기자
  • 극단 물리 ‘西安火車’

    여기,중국 시안(西安)행 열차에 몸을 실은 한 사내가 있다.목까지 단추를 꽉 채운 갑갑한 옷차림과,만지면 바스라질 것처럼 메마른 얼굴이 몹시 외롭고 지친 인상이다.그가 천천히 말문을 연다. “저는 시안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죽음마저 정복해 불사의 인간으로 영생하려 했던 진시황이 자신을 둘러싼 수만 대군의 호위를 받으며 영원불멸을 성취했는가,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반쪽 韓人·동성애자 편견 겪는 30대” 극단 물리의 연극 ‘서안화차(西安火車)’는 이렇듯 진시황의 병마용 갱이 발견된 여산릉을 찾아가는 주인공 ‘상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오랫동안 꿈꿔온 목적지를 향해 기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의 기억은 점점 과거로 달음박질 치고,관객은 서서히 상곤의 어두운 회상에 잠식당한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상곤은 어릴 적 어머니가 생업을 위해 몸을 파는 현장을 목격한 충격적 경험을 했다.또 학창시절 친구 찬승의 집에 놀러갔다가 지하실에 감금된 찬승의 장애인 형을 우연히 엿보게 되고,이 때문에 찬승의 가족들에게 생매장 위협을 당한다. ●고대 중국 진시황과 연관지어 극적 구성 하지만 상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한 것은 찬승의 배신이었다.상곤이 온힘을 다해 사랑했던 찬승은 상곤을 교묘히 이용한 뒤 매몰차게 등을 돌려버렸다.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매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곤은 점점 찬승에 몰두하고,마침내 찬승을 죽임으로써 영원히 소유하는 방법을 택한다.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는 성(性)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심약한 30대 남자의 이야기다.하지만 상곤의 개인적 기억을 고대 중국 진시황이란 역사적 인물과 연관지은 극적 구성은,이 연극이 자칫 ‘동성애’란 화제성 소재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직접 희곡을 쓴 연출가 한태숙은 “반쪽 한국인과 동성애자라는 편견에 시달린 상곤이 찬승에게 집착하는 심리와,정통성에 대한 열등감으로 거대한 지하궁전을 건설한 진시황의 비이성적 행동에서 중첩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작 ‘레이디맥베스’‘광해유감’ 등에서 그랬듯 역사를 끌어다 개인사와 혼용하는 작업은 한태숙의 오랜 관심사이다.●작가 임옥상씨 토용들 무대에 등장 독특한 무대미학과 시·청각 이미지로 인간 내면의 심리를 형상화하는 데 남다른 연출력을 발휘해온 한태숙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험적인 무대를 내놓는다.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천장 높은 극장을 찾았다는 한태숙에게,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대미술가 이태섭이,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아 한쪽 벽면이 드러난 극장 자체의 실험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했다.작가 임옥상이 제작한 25개의 토용(土俑)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웅장하면서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타악그룹 공명의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다중인격적인 상곤과 가학적인 찬승을 연기하는 배우 박지일과 이명호이다. ●연기파배우 박지일·이명곤 ‘섬뜩한 호흡' 대학로에서 첫손 꼽히는 연기파 배우중 한 명인 박지일은 불우한 과거로 인해 한 인간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곤의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순진한 외모에 악마성을 내재한 이미지’로 설정된 찬승역의 이명호도 외적인 폭력성과 내면의 허약함을 두루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상곤의 회상속에서 시공을 초월해 등장하며 고대 중국어를 구사하는 ‘진인(眞人)’의 존재는 극에 신비감을 불어 넣는다.제목에 쓰인 ‘화차’는 기차의 중국식 표현.5일∼7월6일 대학로 정미소(02)764-8760.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이런책 어때요 / 제임스 딘 불멸의 자이언트

    데이비드 달튼 지음 윤철희 옮김 / 미다스북스 펴냄 1849년은 미국에 골드러시가 일어난 해.그리고 100여년이 지난 20세기 중반 미국은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물질적인 진보를 이룩했다.마침내 ‘윤택함의 꿈(fat dream)’을 달성한 것이다.그러나 1950년대의 풍족한 사회에 대한 반발은 하위문화를 낳았다.젊은층 특히 10대들은 노래가 언어이고,유희가 노동이며,현실이 곧 환상인 세계를 추구하며 새로운 비전을 창조해냈다.이 평전은 ‘10대의 토템’‘돌연변이 제왕’으로 불리는 배우 제임스 딘이 어떻게 청춘의 우상이 됐는가를 보여준다.주변 인물들의 생생한 인터뷰로 그의 생애를 정리했다.1만 8000원.
  • 프로야구 / 심정수 12호 ‘대포’

    심정수가 4일만에 홈런포를 가동했고 정민태(이상 현대)는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심정수는 14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 0-0이던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다니엘 리오스의 3구째 직구를 밀어쳐 110m짜리 우월 1점포를 뽑아냈다.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을 빼냈던 심정수는 이로써 시즌 12호 홈런을 기록,이승엽·마해영(이상 삼성)을 3개차로 앞서 선두를 질주했다. 심정수의 12호 홈런은 32경기만에 터진 것.지난 99년 한시즌 최다인 54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이승엽의 당시 페이스(15개)에는 뒤진다.‘라이언 킹’ 이승엽은 지난 6일 광주 기아전에서 9호 홈런을 친 이후 7일째 홈런포가 침묵했다. 현대는 투타의 핵인 정민태와 심정수의 합작으로 기아를 5-2로 물리치고 2연승,선두를 고수했다.기아는 현대 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6안타에 그치며 2연패했다.선발 정민태는 6이닝동안 삼진 6개,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7승째를 기록,맞수 임창용(삼성)을 1승차로 제치고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현대는 또지난 2000년 7월30일 수원 두산전 이후 기아전 9연승을 포함,14연승으로 무패 행진도 이어갔다.통산 최다 연승은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박철순(당시 OB)이 세운 불멸의 기록 22연승. 5-1로 앞선 9회 1사 1·2루의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조용준은 1실점으로 막아 14세이브째로 구원 단독 선두를 내달렸다.조용준은 또 12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진필중(기아)이 지난 2000년 세운 13경기 연속 세이브에 1세이브차로 다가섰다. 현대는 1-1이던 6회 1사 1·2루에서 이숭용의 통렬한 2루타로 2점을 뽑은 뒤 8회 전준호와 정성훈의 안타와 포수 실책으로 2점을 추가,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잠실에서 정민철의 호투에 힘입어 두산을 4-0으로 완파,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SK는 문학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8회 2사2루에서 김민재의 짜릿한 결승 2루타로 롯데를 3-2로 따돌렸다.LG-삼성의 대구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김민수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이혼·보육문제 기획 돋보여

    ‘살인의 추억’은 벌써 250만명의 관객이 본 영화라고 한다.70,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영화,치열하게 살아낸 우리 현대사의 한 자락,아직 슬픔과 분노가 남아 있어 희망이기도 한,그리고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대한매일은 이 영화를 지난 4월8일,4월9일,4월18일,5월7일에 기사로 다루었다.4월7일엔 ‘스크린 선 살인의 추억,무대위선 날 보러와요’란 제목으로 화성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연극,영화가 공동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었고,4월9일자엔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란 제목으로 유족·주민들의 심경,사건개요,수사상황을 상세하게 다뤘다. 또 이날 주목할 만한 기사가 동시에 게재되었는데,하나는 미제사건의 사회적 후유증에 대한 분석기사였고,또 하나는 영국·캐나다 등 외국에선 장기 미제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다룬 기사였다.이는 영화 등 예술작품들의 감성적 문제제기를 어떻게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기획이었다.다만 5월7일의 ‘영화 뜰수록 멍드는 가슴’은 4월9일자 기사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지역 이미지·시 승격·부동산 시세 등을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문제들이 들추어지는 것임에는 틀림없다.그러나 이런 것들이 ‘살인의 추억’이 제기한 문제의 진정성을 덮을 만한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참여정부의 출범으로 우리는 또 다른 사회적 실험을 하고 있다.혹자는 실험이라는 단어가 가진 ‘실험성’ 때문에 우리는 모르모트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시도라고 하면 어떨까.혹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 노력으로 보면 어떨까.이런 시도들이 인사관련 정책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다면 평가제·성과급제·개방형 인사 추천제 등이 그것들이다.시도·실험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나곤 한다.지자체 합동평가에 대한 반발(4월12일자),참여정부의 호남 푸대접론(4.12,4.14,4.15),산업정책에 대한 기업의 다면평가와 부작용 우려(4.14)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그러나 긍정적 측면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당연시되던관행적 인사정책이 재평가되고,기업들의 학벌중시 채용에도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이해집단의 반발과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지도 모르는 문제는 구분해서 다뤄줄 때 언론이 공익적 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혼·양육·보육 문제를 기획기사로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한매일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이행,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는 우리에게 가족이 영원불멸의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따라서 육아·청소년·노인·이혼 등 지금까지 우리사회가 가족이라는 제도에 맡겨 놓았던 과제들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이러한 기획들이 더욱 눈에 띈다. 전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통계에 대한 기사는 정밀성이 요구된다.3월27일자 ‘대학생 취업 위해 1인 연 127만원 투자’라는 기사는 여론조사 보도지침을 따르지 않아 독자들에게 오해를 살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조사대상자가 4343명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조사대상·표본추출방법·조사방법 등을 반드시 밝힐 필요가 있다.여론조사결과를 기사화할 때도 기본 원칙이 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싶다. 이 상 경 현대리서치연구소 메트릭스 코퍼레이션 대표
  • 프로야구 / ‘닥터 K’ 이대진 부활

    ‘닥터 K’ 이대진(사진·29·기아)이 2년 8개월여만에 부활했다. 이대진은 11일 문학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정경배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맞았지만 5이닝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3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이대진의 승리는 지난 2000년 8월29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이대진은 앞서 지난 4일 선발 등판했으나 2와 3분의 1이닝동안 4안타 4볼넷 3실점하고 강판됐다. 이대진은 이날 최고 146㎞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제구력이 뒷받침된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대진의 부활로 기아는 다니엘 리오스,마크 키퍼의 부진과 김진우의 결장에 따른 마운드의 불안을 덜게 됐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두 차례나 어깨수술을 받은 이대진은 그동안 꾸준히 재활 훈련을 해왔고 최근 2군에서도 부활투를 선보여 팀의 기대를 모았다. 이대진은 95년(163개)과 98년(183개) 두차례 탈삼진왕에 올라 ‘닥터 K’의 명성을 얻었다.특히 98년 5월14일 인천 현대전에서는 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10타자 연속 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기아는 이대진의 역투를 앞세워 SK를 5-3으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SK는 최근 2연승과 문학구장 4연승을 마감했다. 기아는 1회 첫 타자 이종범의 좌전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이현곤이 좌월 2점포를 터뜨려 2-0으로 앞서갔다. 3회 정경배에게 1점포를 허용,2-1로 쫓겼으나 6회 이종범,7회 장정석 김상훈의 잇단 적시타가 터져 5-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삼성은 잠실에서 김진웅의 쾌투에 힘입어 두산을 2-0으로 꺾고 3연승,단독 선두에 복귀했다.꼴찌 두산은 6연패. 선발 김진웅은 8과 3분의 2이닝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5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3승째를 건졌다. 3회 진갑용의 1점포(5호)로 기선을 제압한 삼성은 이후 타선이 응집력을 잃고 주춤하다 8회 1사3루에서 강동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힘겹게 승리했다. 한화는 대전에서 이상목의 역투(7과 3분의 2이닝동안 2실점)로 현대에 6-3으로 승리,3연패에서 벗어났다.현대는 2위로 밀려났다. 김민수기자 kimms@
  • 코비 브라이언트-트레이시 맥그레이디 / 이제는 내가 황제

    ‘황제의 빈 자리 내가 채운다.’ 20년간 미국프로농구(NBA)를 지배한 마이클 조던이 은퇴하자 ‘포스트 조던’을 노리는 후계자들이 할거하는 모습이다. 20∼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NBA 스타들은 전세계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 위해 현재 갈수록 열기를 더하는 02∼03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볼 때 전국시대를 평정할 새로운 영웅호걸로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올랜도 매직)가 먼저 꼽힌다. 지난달 17일 끝난 정규리그에서 화끈한 득점 경쟁으로 코트를 달군 이들의 플레이는 포스트시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팀에서 샤킬 오닐과 ‘원투 펀치’를 이루는 브라이언트는 숙적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경기마다 30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올랜도의 영웅’ 맥그레이디도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31.7점을 넣으며 팀의 1회전 탈락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득점왕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들을 주목하는 것은 조던과 많은 점에서 닮았기 때문이다.둘은모두 슈팅가드로 조던처럼 코트를 호령하는 ‘야전사령관’과 팀의 주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빼어난 어시스트와 호쾌한 슬램덩크까지 갖춰 팬들은 조던이 빼앗아간 허전한 가슴 한 구석을 이들의 플레이로 채우고 있다. 브라이언트와 맥그레이디의 라이벌 관계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지존의 자리를 놓고 경쟁한 ‘80년대 맞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를 떠올릴 만큼 숙명적이다. 브라이언트의 키는 201㎝이고,맥그레이디는 203㎝로 장신가드 시대를 열고 있다.몸무게는 95.3㎏으로 똑같다.78년생 브라이언트와 79년생 맥그레이디는 고교를 졸업하고 막바로 NBA에 뛰어들어 96∼97시즌부터 ‘고졸의 반란’을 이끌었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2월에 9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올렸다.윌트 체임벌린(14경기) 조던(9경기)에 견줄 만한 대기록이었다.1월엔 한 경기 최다 3점슛(12개) 신기록을 세웠으며,3월에 최연소 1만득점 기록도 갈아 치웠다. 지난 올스타전 팬투표에선 브라이언트가 147만표를 얻어 최고 인기를 확인했다.맥그레이디는 131만표를 차지해 2위에올랐다. 맥그레이디는 정규리그에서 한경기 평균 32.1점으로 브라이언트를 제치고 사상 최연소 득점왕에 올랐다.그는 토론토 랩터스 시절 먼 친척인 ‘덩크왕’ 빈스 카터의 그늘에 가렸으나 00∼01시즌 올랜도로 옮기면서 팀의 1인자로 올라섰다.평균 득점도 99∼00시즌부터 15.4점,25.6점,32.1점으로 해다마 높아져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이 NBA를 평정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위기에 빠진 팀을 극적으로 구출한다거나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카리스마’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득점기계’가 아닌 팀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두 스타 모두 안고 있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최고 NBA 스타 계보 수많은 별이 명멸한 미프로농구(NBA) 57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는 누구일까.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가 최근 선정한 NBA 역대 ‘베스트 5’를 살펴보면 윤곽이 드러난다. USA투데이는 각종 기록을 분석해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워싱턴 위저즈) 매직 존슨(LA 레이커스·이상 가드) 줄리어스 어빙(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래리 버드(보스턴 셀틱스·이상 포워드) 윌트 체임벌린(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센터)을 선정했다.조던이 149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고,센터를 1명만 뽑는 바람에 베스트 5에서는 빠졌지만 빌 러셀(보스턴)이 116점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50∼60년대 NBA는 장신센터 체임벌린(216㎝)과 러셀(210㎝)이 양분했다.지난 99년 사망한 체임벌린은 62년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 1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그의 라이벌 러셀은 60년대 10시즌 가운데 9시즌에서 팀을 챔프에 등극시켰고,슛블록의 전형을 완성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70년대 이후에는 대형 스타가 줄줄이 배출됐다.버드,존슨,자바는 역사가 일천한 NBA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리그 가운데 하나로 업그레이드시켰다.자바의 통산 최다득점(3만 8387점)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보스턴의 황금기를 주도한 버드는 ‘백인의 희망’으로 추앙받았다.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됐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존슨은 ‘포인트가드의 교과서’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들이 이어온 불멸의 스타 계보는 지난달 은퇴한 ‘농구황제’ 조던이 등장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창구기자
  • 이런 책 어떼요 / 나의 프루스트씨

    조르주 벨몽 지음 심민화 옮김 / 시공사 펴냄 셀레스트 알바레는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는 8년동안 프루스트의 아내이자 어머니,가정부,수호천사의 자리에서 그를 돌보며 모든 것을 희생한 여인이다.이 책엔 프루스트에 관한 한 제1의 증인이자 불멸의 동반자였던 셀레스트의 희생과 헌신의 고백이 담겼다.저자는 셀레스트의 목소리를 손상시키지 않고 당시의 분위기까지 포착해내 이들의 추억을 알뜰하게 재현해 냈다.비록 셀레스트의 구술을 듣고 대필작가가 쓴 논픽션이지만 한 편의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한 영혼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9800원.
  • [길섶에서] 결혼반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철제 반지를 선물한 것은 고대 로마시대 이전이라고 한다.왼쪽 약지가 심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어 ‘영원’ ‘불멸’을 뜻하는 원형의 반지를 끼워줬다는 것이다. 결혼반지로는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최고 인기다.이제 금가락지는 끼일 틈이 없다.우리 어머니 세대는 금가락지,그것도 쌍가락지를 으뜸으로 쳤다.재산목록에도 오르고,정표도 되고…. 금가락지엔 내리사랑도 얽혀 있다.손자며느리를 보게 되면 우리 할머니들은 끼고 있던 금가락지에다 서너 돈을 더해 금반지·목걸이 세트를 만들어 대물림을 하곤 했다.돌아가신 할머니도 그러셨고,어머니도 그렇게 받으셨다고 했다.그러나 각박한 생활에 소리없이 약지에서 빠져 나와 살림에 보태지곤 했다. 가난한 시절,결혼반지를 잃어버린 부부들이 요즈음 커플링으로 불리는 사랑의 반지를 새로 주고받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금가락지를 대신할 수는 없어도 부부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초월의 기호학 外

    ***초월의 기호학 신화를 뜻하는 ‘뮈토스’는 전승되는 이야기를 말한다.반면에 이성 혹은논리를 뜻하는 ‘로고스’는 뮈토스,곧 전승된 이야기를 글로 기술할 때의논리를 말한다.설화와 기호학의 접점을 모색해온 저자(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뮈토스와 로고스라는 두 가지 축으로 ‘삼국유사’의 기호세계를 파헤친다.‘삼국유사’에는 이러한 뮈토스와 로고스의 이중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단순한 설화집 정도로만 알려진 ‘삼국유사’가 얼마나 다양하고 의미심장한 기호체계로 구성돼 있는 텍스트인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1만 8000원. ***모차르트평전 ‘진지한 동시에 경박한 천재’.음악가 모차르트에 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그의 자필 기록인 소중한 편지들은 수많은 책에 인용돼 있다.그럼에도 모차르트에게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썩 잘 어울린다.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관해 호기심을 보이며 여러 추측을 내놓는다.‘프랑스 문화의 대변자’로 불리는 저자는 ‘레퀴엠’을 통해 천재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모차르트를 37세로 요절한 시인 랭보와 동일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불멸의 음악가에게 바치는 한 문학가의 연서(戀書)라 할 만하다.1만 3000원. ***도도한 알코올,와인의 역사 와인의 탄생은 베일에 가려 있다.누가 처음 곡물을 갈고 구워서 빵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포도즙을 최초로 발효시킨 주인공이 누구였는지알 길이 없다.이 책은 ‘선택받은 알코올’ 와인의 뿌리찾기에서 출발한다.와인은 고대 종교에서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메소포타미아에선 와인이 제단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고,이집트에선 최고급 와인을 망자의 시신과 함께 묻었으며,포도나무를 심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겼다.그러나 와인은 마호메트가 7세기에 금지한 술이기도 하다.저자는,와인은 신의 선물이자 사탄의 유혹이라고 말한다.1만 6000원. ***기후는 역사를 어덯게 만들었는가 중세 온난기와 소빙하기,현대 온난기에 걸친 1000여년간 기후가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미국의 고고학자인 저자는 고기후학과 기후사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후가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 왔는가를 보여준다.유럽은 1315년부터 퍼붓기 시작한 폭우로 대기근에 휩싸였다.굶어 죽는 이가 속출했고 거대한 공동묘지가 생겨나 부자와 빈자가 한 곳에 묻혔다.심지어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2세 궁정에서조차 빵이 떨어질 때가 잦았다.그러나 저자는 기후가 정권을 전복시키고 프랑스혁명을 가져왔다는 식의 환경론적 결정주의 입장에서진 않는다.1만 5000원. ***식경 중국 고전 ‘맹자’를 보면 “식색(食色)은 성(性)”이라고 해 음식을 구하는 것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고,‘예기’에는 “무릇 예의 시초는 음식에서 비롯한다.”고 해 먹는 일을 인간사의 근본으로 삼았다.중국에서 먹는 것을 얼마나 중요시했는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이 책에는 ‘논어’ 향당편에 나오는 공자의 식사법,‘황제내경’의 오미(五味)에 관한 것,‘음선정요’ 중 음식 관련 내용 등을 실었다.중국인들은 음식물을 일종의 ‘약’으로 여겼다.그런 점에서 ‘식경’은 일종의 본초서(本草書)로도 읽힌다.1만 2000원. ***노블레스오블리주 책 제목은 귀족은 사회적·도덕적 의무를 지닌다는 뜻.예를 들어 전장에서장군이 앞장서거나,왕이나 귀족이 백성에게 베푸는 덕치는 모두 윗사람들의의무다.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 지도층은 어떤가.사회문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고려대 교수)가 보는 우리 사회 지도층은 부패사회에 일조하는 ‘열린 사회의 적’일 뿐이다.저자는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가진 것만큼,누리는 것만큼 문화지수와 양심지수가비례하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에서 이들은 귀족층이 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7500원
  • 오피니언중계석/- 高大 북한연구학회 세미나 - 北문학속 김정일 ‘전지전능한 존재’

    고려대 북한연구학회(회장 김동규)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02년,격변하는 한반도 정세의 분석과 평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정치·경제는 물론 문학·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대한매일 박재범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고려대 북한학과 브라이언 마이어 교수와 한국방송대 국문과 박태상 교수의 발제 내용을 요약했다. ◆북한 문학과 북한 문학의 식량난-브라이언 마이어 교수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소설 등 문학작품은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이른바 ‘수령 형상화 문학’이다.소설의 줄거리들은 대개 비슷하다.인민들 사이에 발생한 문제를 헌신적으로 일하는 수령이 직접 현지를 찾아 교시를 내려 해결하는 과정을 보인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이라는 선전 캠페인을 강화하면서 북한 문학은 경제난과 식량난을 조심스럽게 다루기 시작했다.지난 99년 씌어진 박일명의 단편소설 ‘전환’은 전형적인 지도자 얘기와 식량난에 대한 내용을 겸비한 작품으로 주목할 만한 연구대상이다. 지도자에 대한 소설로서 ‘전환’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김정일 위원장의소극적 자세다.인민들의 식량난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이는 공장과 농장의 현지지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던 ‘소설 속의 전형적 지도자상’과 거리가 있다.지난 96년 12월 김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행한 “당과 군대의 문제를 해결하느라고 경제문제를담당할 시간이 없으므로 지역수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발표를 감안한다면 ‘전환’ 속의 지도자는 김 위원장 자신이 퍼뜨리고 싶은 이미지라고 생각된다.철저하게 전지전능한 존재로 우상화된 지도자상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아닌가 판단된다. ◆북한 저작물 속의 김정일 위원장 묘사-박태상 교수 북한 문학 등에서 수령 형상 창조이론에 따른 김정일 위원장의 묘사 특징을 살펴보는 것은 북한 체제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학예술 사업분야에서 자신의 독창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일을 추진했다.‘4·15 문학창작단’과 ‘백두산 영화창작단’을 만들어 20편의 ‘불멸의 역사 총서’를 만드는 것 등은 대표적 업적이다. 김 위원장을 칭송하는 북측의 저작물들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하나는 당국이 직접 발행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본 기자나 조총련계 인물을 통한 출판물이다.물론 어떤 저작물이건 김 위원장의 능력에 대해 위대한 사상이론가와 위대한 정치가로서 거론하는 등 크게 두 가지의 비범함을 내세우고있다. 북한 문학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묘사는 반드시 ‘수령형상 창조이론’에근거해 그려지고 있다.이를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장르는 현승걸의 ‘아침해’(89),박현의 ‘불구름’(90) 등 ‘불멸의 향도’ 총서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문학의 경우 그동안 김 위원장의 영웅성과 비범성 형상화에만 주력했다.그러나 최근 남북,북·일 정상회담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유연한 협상력등에 대한 긍정성의 묘사는 찾기 어렵다.이는 아직까지 당·정·군에 의해이중삼중으로 검열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
  • OCN, 매주 목요일 성인영화 고전 방영

    영화채널 OCN은 오는 28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2시를 ‘우리 성인 영화 전용 블록’으로 지정,성인 영화의 고전들을 방영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28일)’,‘옹기골 뽕녀(12월5일)’,‘보릿고개(12월12일)’,‘서울미란다(19일)’,‘장미의 나날(26일)’등을 차례로 내보낸다.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밤 12시 OCN에서 방송되었던 ‘변강쇠(속편)가 2.99%(TNS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10월 전체 케이블 성인 영화중 최고 시청률을확보해 이같은 편성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 플러스도 30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10분에국내 성인 영화를 방영한다.‘이천년’(30일),‘오 봉순이’(12월7일)’,‘불멸의 사랑’(14일) 등 16㎜ 작품들이 예정되어 있다.
  • 전주시 ‘최명희 문학관’ 세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고(故) 최명희(1945∼1998)씨의 생가터 부근에 ‘최명희 문학관’이 건립된다. 13일 전주시에 따르면 대하소설 ‘혼불’로 현대문학사에 불멸의 족적을 남긴 최씨의 문학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내년에 생가터 인근 300여평의 부지에 12억여원을 들여 한옥 형태의 문학관을 짓기로 했다.최씨의 생가터는 지난해 도로 확장 과정에서 도로로 편입됐다. 이 문학관에는 작가의 방과 영상자료실,문인 쉼터,자료실,세미나실 등이 마련된다.작가의 방에는 최씨가 생전에 사용했던 서재와 도서,원고,필기구,애장품 등 유품이 비치된다. 시 관계자는 “이 문학관이 세워지면 덕진동 혼불문학공원과 작가의 모교(기전여고),남원 혼불문학마을 등을 잇는 문학답사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대하소설 ‘혼불’을 써 호암상과 단재문학상을 받는 등 명성을 얻었으나 98년 53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학봉 김성일 전집완역 기념 학술대회 “왜란때 의병 규합 큰 공 남겨”

    임진왜란 직전의 치열한 당쟁 와중에 일본에 통신사로 파견됐다가 조선 침략을 준비 중인 일본측의 정황을 잘못 파악,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학봉 김성일(金誠一·1538∼1593)의 학문과 역사관을 되돌아 보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민족문화추진회는 지난 24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학봉전집 완역을 기념해 ‘학봉 김성일의 학문과 구국활동’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졌다. 학술대회에서 송재소 성균관대 교수는 ‘해사록을 통해서 본 학봉의 인간적 풍모’라는 주제연구를 통해 “평소 술을 즐긴 학봉은 호방한 풍류가,소절(小節)에 얽매이지 않고 대체(大體)를 지키는 의리정신을 견지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학봉 김성일의 시대와 그의 현실인식’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이병휴 경북대 교수는 “통신사로 일본에 파견돼 ‘전쟁준비의 정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요지의 보고를 올려 외교사절로는 유연성과 신축성이 부족했고,적정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왜란 때는 의병을 규합해 싸우다 순국함으로써 불멸의 공을 남겼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꽂이/ 옥수수빵 이야기 外

    ◆옥수수빵 이야기(마태 지음) = 지난 84년 문예중앙 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작가의 동화같은 소설.‘어려웠지만 꿈을 꾸었던 날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옥수수빵을 배급받던 시절을 특유의 부드럽고 감성적 시각으로 그려냈다.고암 정병례의 전각을 삽입해 책이 한층 운치를 더했다.어린이에게도 권할 만하다.민미디어.8000원.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김명리 지음) = 지난 8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노래의 서(序)’등 원죄의식을 삶의 충동으로 바꿔놓는 시의식이 주목된다.문학과 지성사.5000원. ◆미국,이라는 문제(박의상 지음) =‘9·11 테러’당시 미국에 체류한 시인이 반전과 빈부격차·종교문제 등을 풍자시 형식으로 쓴 시집.‘미국을 위한기도’‘미국은 멀었다’‘다시,릿슨 양키’등의 작품에 초강대국 미국의 그늘에 묻혀 살아온 한 지식인의 갈등이 묻어난다.아침나라.6000원. ◆염소(김성동 지음) =‘만다라’로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지난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쓴 첫 작품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를 고쳐 새 제목으로 출간했다.광주에서 살상극이 자행된 상황을 새끼 염소와 주변 환경에 투영해 생명의 존귀함과 존재 의미를 부각한다.청년사.7500원. ◆목마른 우물의 날들(이안 지음) = 지난 99년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등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은 시인의 첫 시집.효율과 실용성,소유와 소비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농경 정서가 싱싱한 발상으로 다가온다.실천문학사.5000원. ◆거미(박성우 지음) =‘거미’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의 첫 시집.체험을 바탕으로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시편들에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가 있다.창작과 비평사.5000원. ◆보라색 커튼(김유택 지음) = 소설집 ‘어메이징 그라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장편.자폐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과 고립된 생활을 해온 주인공이 정신병 치료과정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됐다.문학과 지성사.7500원. ◆폭우(카렌 두베 지음,박민수 옮김) = 독일 여류작가인 저자가 지난 99년 발표한 장편소설.삼류작가 레온은 암흑가 보스인 피츠너의 자서전을 써주기로 하고 거액을 받아 옛 동독 지역에 집을 마련한다.어느날 레온을 방문한 피츠너가 살해된 뒤 인근 늪에 매장된다.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서서히 몰락해 가는 레온의 열정과 희망이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책세상.8000원. ◆웨이터(윤민호 지음) =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지에서 20여년째 웨이터로 일해온 저자의 체험소설.막일꾼에서 인기 연예인·기업체 사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사람들의 술버릇 등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가 드러난다. 카드빚 때문에 술집에 나오는 젊은 여자들,외상값을 받지 못해 수억의 빚을 진 마담이나 웨이터의 애환 등을 묘사했다.창작시대.8000원.
  • 클로즈 업/ MBC ‘시사매거진 2580’, 해외도망자 통해본 사법체계 허점

    MBC ‘시사매거진 2580’은 방송 400회를 맞아 특집 ‘영생불멸 프로젝트-욕망의 도전사’를 18일 오후9시45분 방송한다. 옛날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통해 영생불멸을 추구했듯이 오늘날 시체의 부활을 시도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있어 취재진이 카메라에 담았다. 미국 ‘알코’사를 중심으로 이른바 ‘시체냉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학자들이 바로 그들.훗날의 부활을 꿈꾸며 ‘알코’사에 맡겨져 냉동 보관중인 시신만도 현재 150여구에 이른다.취재진은 ‘냉각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과학자들을 만나 인체 냉각기술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영생불멸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또 ‘743인의 도주’편에서는 이석희·최성규·김우중·안정남·이수만…등 한 때 이른바 ‘잘나가던’ 해외 도망자들의 도망 경로를 추적하면서 현행사법체계의 허점과 실효성 있는 검거 및 인도방안을 모색한다. 현재 해외도피중인 범죄혐의자는 모두 743명.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 때는 173명의 강력범들이 해외로 도주했고98년 IMF이후에는 경제사범들이 해외도피의 주류를 이뤘다. ‘썬 크루즈의 비밀’편에서는 인허가 단계부터 각종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강릉 정동진의 대형 호텔 ‘썬 크루즈’에 대한 의혹을 분석한다. 주현진기자 jhj@
  • ‘섹스심벌’ 먼로 40주기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 20세기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가 5일로 사망40주년을 맞는다.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지났지만 먼로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함께 식지않는 것이 있다.바로 먼로의 사망 원인을 둘러싼 ‘미스터리’다. 먼로의 사망 일자는 1962년 8월5일.가정부는 먼로가 알약병을 옆에 둔 채 나체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경찰에 신고했다.법의학자들은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판정했다.하지만 수사과정에서 죽은 현장에 대한 증언이 엇갈렸고,사인을 가리기 위한 수사도 권력 핵심부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의혹만 증폭시켰다. 팬클럽 ‘불멸의 마릴린’의 회장 레슬리 카스페로위츠는 “그녀의 죽음은 철저히 조사되지도 않았고 부검 결과도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그는 “그녀의 집이 깨끗이 치워졌고,주소록도 사라진 것으로 보아 은폐 시도가 있었음이 명확하다.”면서 “케네디 형제와 모종의 스캔들을 냈던 사실도 그녀의 죽음을 더욱 미스터리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먼로 개인사 권위자 슈라이너는 “먼로는 스타들이 신비하게만 느껴지던 할리우드 황금세대의 마지막 주역”이라고 말했다. ‘재능있는 여배우’라는 찬사와 ‘멍청한 섹스심벌’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은 먼로는 15세에 할리우드에 입성,3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메이저리그의 전설적 강타자 조 디마지오,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으로 화제의 주인공이 됐던 그녀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동생 로버트 케네디와의 염문으로 더욱 유명하다.
  • 함정임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 단절·고립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

    ‘현대인의 단절과 고립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고독한 존재이며 모든 인간의 회귀처는 고독한 자신이다.’ 이런 주제에 천착해온 작가 함정임(38)씨의 다섯번째 소설집 ‘버스,지나가다’(민음사)가 출간됐다. ‘버스,…’는 때론 운명이라는 것이 무의미할 뿐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말한 ‘사랑인가’를 비롯,운명을 가진 모든 존재의 수동성을 얘기한 ‘사랑처럼’등 지난 2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11편을 엮은 책.함씨는 소설집에서 단절과 고립 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을 농익은 상징과 은유,그리고 그만의 조용하고 잠잠한 목소리로 풀어나간다. 작품집을 읽다 보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존재의 수동성’이라는 특성을 드러내 보인다.이런 특성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북돋지 않으면서,소통되는 것들에 가만 기울어지면서,한 시절을 살았다.”는 그의 고백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실제로 그는 지난 97년 남편이자 작가인 김소진씨를 34세의 나이로 여의고 그동안 ‘헛걸음 혹은 허공에 흩날리는 벚꽃같은 삶’을살아왔다. 이런 개인 이력의 반영일까.그가 그린 작중인물들은 사랑의 상실이나 죽음의 상흔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운명과 조우하는 구도를 거친다. 표제작인 ‘버스,지나가다’는 아버지와 첫 남자를 잃은 우체국 직원 송연의 외로운 일상을 고적하고 잔잔하게 그린다. 우체국 직원 송연은 두차례 운명의 굴곡을 거친다.목수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없이 자란 그녀는 일곱살때 새엄마를 만나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던 날 원조교제로 만난 중년 은행원과 관계를 갖는다.이 남자마저 세상을 뜬 뒤 그녀에게는 10년 동안 남자가 없다.이런 그는 어느날 버스처럼 지나가는 한 남자를 알게 된다.그녀가 근무하는 우체국에 몽골로 보내는 편지를 가져오는 그를 통해 일상 속에서 불현듯 몽골 초원의 환영을 떠올리는 그녀.작가의 이런 유목민적 상상은 단절과 고립을 소통에의 희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함씨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지난 90년 ‘광장으로 가는 길’로 문 단에 올랐다.최근에는 요절한 남편과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장편 ‘동행’과 ‘행복’등을 발표했으며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를 내는 등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나는 우리 소설사에서 운명을 초월이나 구원으로 환원시키지 않고 운명과 일상의 변증법을 이처럼 잔혹한 지점까지 추구한 작품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심재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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