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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무공 숨결 느끼며 ‘시간 여행’

    충무공 숨결 느끼며 ‘시간 여행’

    소설가 김훈은 2001년 장편소설 ‘칼의 노래’를 내놓으며 한국의 소설 독자들을 삽시간에 충격에 빠뜨렸다.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문체, 독자들의 호흡을 붙들고 쥐락펴락 뒤흔든 문장의 매력은 김훈을 단숨에 최상위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칼의 노래’는 일체의 잡스러움이 없으면서도 한없이 고독했던 이순신 장군을 담고 있다. 김훈은 “소설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혼자서 하루 종일 장군의 칼을 들여보다가 저물어서 돌아왔다.”고 술회했다. 그렇다. 현충사가 있는 충남 아산이다. 아산은 이순신이 여덟 살 때부터 지내며 청년이 되고 장군이 되기까지 지냈던 외갓집이 있는 곳이자,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뒤 현재 묻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산에서는 충무공 탄신일인 4월28일부터 시작해 5월3일까지 ‘성웅 이순신 축제’를 연다. 현충사와 근처 곡교천 둔치, 그리고 아산시내 곳곳에서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이순신은 무과 시험 도중 말에서 떨어져 버드나무 가지로 다리를 묶고 시험을 치렀다. 고증을 거쳐 축제 기간 동안 당시 이순신이 치렀던 무과시험을 재연한다. 마상무예, 마당극, 연날리기, 뮤지컬 공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아산시가 개발한 e-스포츠(인터넷 게임) ‘충무공 해상대전 게임’ 대회를 열어 이순신의 신묘한 전략전술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다 곡교천 둔치에 200m 넘게 길게 심어진 유채꽃밭의 한창 물오른 정취는 아산의 봄을 만끽하게 해준다. 물론, 굳이 찾아다니며 이것저것 둘러보지 않으려 해도 시내 곳곳 어디서든 이순신의 기개와 충정은 충분히 느껴진다. 온양온천역에 4640개(탄신 464주년을 의미)의 등을 이용해 만든 조형물을 시작으로 곡교천에 이르도록 시내 곳곳에 도열한 깃발들은 바람이라도 불면 힘찬 펄럭거림으로 장관을 이룬다. 이 정도뿐이라면 금쪽 같은 연휴에 엄지손가락 꼽아 추천하기 어렵다. 아산은 익히 알려졌듯 온천에 관한 한 전통의 강호다. 온양온천, 아산온천, 도고온천은 전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물이 좋다. 특히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도고의 도고 파라다이스스파(041-537-7100)는 온천뿐 아니라 물놀이공원까지 함께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첨벙거리다 보면 어느새 온천의 약효가 몸으로 스며든다. 각자의 구구한 사연을 품고 있는 꽃들이 즐비한 세계꽃식물원(041-544-0746)은 ‘꽃이 예쁘다.’를 뛰어넘어 ‘꽃이 재미있구나.’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세계꽃식물원 이용환 이사는 “보통 식물원에서는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다가왔다가 어려운 학명을 앞세운 딱딱한 설명에 흥미를 잃기 일쑤다.”면서 “이곳에서는 꽃들마다 갖고 있는 속성, 생활 속에서 사람과 관계 등을 설명하며 꽃잎을 만져보고, 따기도 하고, 먹어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의 설명을 듣노라면 실제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관람객에게 미니선인장을 공짜로 나눠준다. 또한 외암리 민속마을(041-541-0848)은 전통 가옥과 생활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시간 여행’으로 딱 맞춤이다. 또다른 민속마을인 안동 하회마을, 순천 낙안읍성, 경주 양동마을 역시 좋지만, 너무 멀다는 점에 비춰보면 가까운 곳에 있는 외암마을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예안 이씨 집성촌인 외암마을은 500년 남짓 전부터 형성됐다. 충청도 고유의 반가 고택과 폭이 1m 가까이 되는 두꺼운 돌담길이 5.3㎞ 정도로 길게 만들어져 있다. 일단 엄마, 아빠는 ‘칼의 노래’ 한 권을 돌려 읽어보자.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쉬운 ‘성웅 이순신’ 위인전 한 권 사준 뒤 그리 멀지 않은 아산으로 떠나자. 온 가족이 나란히 온천 노천탕에 몸을 푹 담그고 밤하늘 총총한 별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독서토론회를 갖다 보면 몸도, 마음도 부쩍 커짐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글 사진 아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메디컬 팁]

    ‘암 백신의 현황과 미래’ 포럼 한국과학기자협회는 27일 오후 5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암 백신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 암 예방의 전기가 될 것으로 주목되는 암 백신의 개발 현황과 전망을 조명함으로써 암 백신 개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효소 ‘텔로머라이제’를 타깃 항원으로 한 암 백신 연구경험 및 펩타이드 백신의 임상 사례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효과 등에 대한 토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성모병원 홍보대사 최인호씨 서울성모병원(원장 황태곤)은 소설가 최인호(64)씨를 최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가톨릭 신자(세례명 베드로)인 최씨는 1963년 데뷔후 ‘바보들의 행진’ ‘별들의 고향’ ‘상도(商道)’ ‘해신(海神)’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과 깊게 교감해 온 중견 작가다. 최씨는 지난해 6월 서울성모병원에서 침샘암 수술을 받고 집필을 중단했다가 7개월 만에 암을 극복하고 소설 연재를 재개해 건재를 과시했다. 병원 측은 최씨의 모범적인 신앙생활과 투병 의지, 그리고 작품으로 드러낸 품위가 가톨릭과 서울성모병원의 이미지에 어울려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통합수면센터 오픈 삼성서울병원은 별관 4층에 통합수면센터(센터장 홍승봉)를 확장, 설치하고 본격적인 수면장애 진단 및 치료를 시작했다. 통합수면센터는 기존 3개의 수면검사실을 6개로 늘리고 이동형 수면검사기 2대, 불면증 치료를 위한 광·인지행동치료실과 바이오피드백실, 수면무호흡 전용치료실, 수면의학연구실 등을 갖췄다. 센터에서는 불면증·수면무호흡증·기면증·하지불안증후군·몽유병 등 사건수면·시차 증후군 등을 전문적으로 진단·치료하게 된다. (02)3410-1403. 분당서울대병원 ‘유헬스 연구센터’ 개소 분당서울대병원은 유비쿼터스 의료 구현을 수행할 ‘U-Healthcare 연구개발센터’를 최근 개소하고 ‘유-헬스케어 전용 혈당기기 및 전송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제2형 당뇨병 환자가 가정에서 측정한 혈당을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환자 상태를 평가, 실시간으로 혈당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시스템으로, 빠른 시일내에 이를 실용화할 방침이다. 앞서 병원 측은 2005년부터 각 진료과 교수와 간호사 등을 위원으로 하는 U-Healthcare TF팀을 결성, 준비작업을 수행해 왔다.
  • 린제이 로한 ‘실연’ 때문에 거식증?

    린제이 로한 ‘실연’ 때문에 거식증?

    동성 애인 사만다 론슨(31)과 결별한 할리우드 스타 린제이 로한이 최근 살이 심각하게 빠진 모습을 드러내 이별의 아픔 때문에 거식증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론슨과 이달 초 결별한 로한이 갈비뼈를 앙상하게 드러내는 심각하게 깡마른 모습을 하고 로스앤젤레스의 한 쇼핑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15세 동생과 쇼핑을 즐기는 로한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건강이 나빠진 모습이었다. 지난해만해도 통통했던 그녀의 팔은 앙상하게 말라 있었고 특히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체중이 준 모습이었다. 데일리메일은 “이별의 상처를 입은 로한이 신체적으로도 많이 망가진 모습이었다.”면서 “치료를 요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그녀가 신체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1년 간 DJ 출신 동성친구인 론슨과 교제해온 두 사람은 지난해 연말부터 사이가 삐거덕대기 시작했고 결국 2주 전 연인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관계 회복의 미련을 가지고 있는 로한과는 반대로 론슨과 그의 가족들은 경찰에게 로한의 접근금지 신청을 하는 등 냉정하게 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한은 미국 코미디 인터넷 사이트 퍼니오어다이닷컴(FunnyOrDie.com)에 연인을 찾는다는 동영상 광고를 올리는 등 긍정적으로 상황을 극복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로한은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 로한은 이별 한 뒤 US 매거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통곡하며 “지옥에 혼자 떨어진 것 같다. 모두에게 버려지는 굴욕을 당했다. 모두 나를 미워한다.”면서 비관적인 심경을 전해 팬들을 안타깝게 한 바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기사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항공기 결항·남산 케이블카 멈춰

    20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해갈에 도움이 됐지만 강한 바람이 불면서 일부지역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5시20분쯤 서울 남산 케이블카 2대가 강풍으로 공중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직원과 탑승객 등 14명이 타고 있었다.상행선의 경우 지상에서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정지해 타고 있던 승객 7명과 직원 1명은 사고 직후 안전하게 구조됐다. 하지만, 하행선에 타고 있던 승객 5명과 직원 1명은 케이블카가 중구 회현동 도착 장소에서 50여m 떨어진 지점의 높이 46m 공중에 멈춰 서는 바람에 2시간여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소방당국은 케이블카 2대가 교차하는 순간 갑자기 돌풍이 불어 서로 부딪혔고, 이로 인해 남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기계에 결함이 생기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상행선 케이블카가 남산 위쪽 450m 지점에 서 있는 철탑 옆을 지나다 강풍에 흔들리며 철탑에 부딪히는 바람에 케이블카 줄이 선로를 이탈했다.”고 사고 원인을 설명했다. 경찰은 안전수칙 위반 등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처벌할 방침이다한편 이날 호남, 제주도를 비롯한 해안지방에 강풍특보가 내려지면서 국제선 및 국내선 비행기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노선의 항공편 운항은 오후 6시에 재개됐다. 동해중부를 제외한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까지 내려져 도서 지역을 잇는 소형 여객선의 운항이 통제되기도 했다.기상청 관계자는 “내일(21일)까지 한반도 주변 전 해상에서 돌풍과 천둥, 번개가 관측되는 곳이 있겠다.”며 “서해안과 남해안에서는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수 있으니 침수피해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달째 황사 없는 봄… 왜

    황사 없는 쾌적한 날씨가 지난달 19일 이후 27일째 계속되고 있다. 장기간 황사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왜 올봄엔 유난히 황사가 적은 것일까.기상청은 13일 “원래 황사는 발원지에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먼지가 상승한 뒤 북서풍이나 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날아오는데, 최근에는 발원지의 저기압이 약한데다 동풍이 불면서 황사가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기상청은 올봄 황사가 평년(1973~2000년) 평균인 3.6일보다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황사는 지난달 14일과 15~18일 두 차례밖에 나타나지 않아 이날 현재 전국 평균 발생일수가 2.2일에 그쳤다.기상청 기후예측과 윤원태 과장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봄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발원지에서 저기압이 덜 발생했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날씨의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언제 황사가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고 말했다.한편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맑은 날씨가 지속되다가 오는 20일쯤 전국이 흐려지고 비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Healthy life] (19) 우울증

    [Healthy life] (19) 우울증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정신의학계는 전국민의 약 5% 정도가 치료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전체 국민 중 약 250만명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드러내놓고 치료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규섭 교수를 만나 우리가 알아야 할 우울증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일반적인 우울감과 우울증은 어떻게 구분하나 평소에 우울한 일도 있고 짜증날 일도 있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기 마련이다. 실연을 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사람은 하루 이틀이면 자신을 추스르지만 어떤 사람은 수개월씩 우울감이 지속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울증은 통상 우울감이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계속될 때를 의미한다. 병이 아니라면 심하게 우울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다. ●우울감과 구별되는 우울증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전형적인 증상은 많이 먹고, 많이 자거나, 안 먹고 안 자는 것이다. 전형적인 우울증은 식욕이 떨어지고 불면증이 심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반면 일부 우울증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게 하고 계속 잠에 빠져들도록 유도한다. 항상 축 처져 있고 위축돼 있지만 본인이 이런 증상의 원인을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다. 항상 자신을 ‘무가치한 사람’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이도 많다.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해 다른 병으로 오해할 가능성도 있다.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뇌에는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회로’가 있다. TV를 예로 들면 색깔을 표현하는 회로와 비슷하다. 이 때 만약 ‘빨간색을 보여주라.’는 명령을 내릴 때 ‘분홍색’을 보여주면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우리 뇌속에서는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이 회로의 기능 이상과 관계된다. 세로토닌이 줄면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이 나타나지만 반대로 분비량이 증가하면 유쾌하고 활발해진다. 우울증이 유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말 그대로 가능성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전성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우울증은 왜 유독 가을에 심해지나. 봄에는 어떤가 세로토닌의 분비량은 또 다른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양과 관련이 있다. 멜라토닌은 일조량에 따라 가을, 겨울에는 많아지고 봄, 여름에는 줄어든다. 멜라토닌의 양과 세로토닌의 양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가을, 겨울에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기 마련이다. 다만 봄에는 갑자기 추워졌다가 더워지는 등 기온의 변화가 많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우울증을 심하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호르몬의 변화가 너무 가파르면 우울증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 ●우울증은 어떤 사람들에게 많나 지나치게 꼼꼼하고 목표치가 높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이런 사람은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고 실패한 뒤에는 상실감이 크기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외모·돈·권력 등 상실할 가능성이 큰 요소에 집착하는 사람은 우울증을 쉽게 경험한다. 따라서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인기·외모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직업군은 우울증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 자기 잘난 맛이 없어지면 삶의 가치를 잃게 되고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종교를 믿거나 성실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상실감을 느낄 위험이 적기 때문에 우울증 확률도 그만큼 낮다.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가 많아 우울증 환자가 많다. 특히 출산과 생리의 영향이 크다. 또 여성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많지 않아 우울증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2배 이상 많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우울증 초기라면 심리·사회적 치료를 통해 상태를 충분히 호전시킬 수 있다. 초기 당뇨병일 때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과 같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인지치료’를 하면서 주변에서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환자의 40~50%는 이런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 반면 20~30%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이 때는 약물을 이용해 치료한다. 중증 이상의 우울증은 약을 쓰지 않고는 치료가 어렵다. ●우울증과 자살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자살 환자는 얼마나 되나 우울증 환자의 최대 10%는 자살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여성은 일생에 1번 이상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한 우울증 환자가 5~10%, 남성은 3~5% 정도다. 또 자살자의 70%가 우울증 등의 정신장애를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울증 환자가 자살하는 이유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고, 세상은 살 가치가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자살을 하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환자의 99% 이상이 자살충동이 사라진 뒤에는 후회한다는 사실이다. 절대로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 ●약물로 완치가 가능한가. 생활요법만으로 치료할 수는 없나 약물로 증상을 치료할 확률은 95% 이상이다. 다만 많은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한다. 재발 비율은 30% 수준이다. 보통 약물치료는 6~9개월 정도 유지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계속 진단을 받고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줘야 한다. 바로 장기유지치료다. 생활요법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자는 드물다. 마찬가지로 약물요법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등 여러 정신과 치료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이 있는데 과거와 달리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부작용이 적다. 또 중독성도 전혀 없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게도’ 정신과 약은 중독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우울증은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나 ‘편도’의 기능을 손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거나 약을 먹지 않으면 기억력이 손상되고 머리가 나빠지는 것이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착각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 반대다. 오히려 우울증약은 뇌세포 회복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우울증에 대해 숨기지 말고 터놓고 얘기하는 사회적인 약속이 필요하다. 경제위기나 카드대란이 모든 자살의 원인이라고 착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울증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혹시 나도? 자가진단 해보세요

    혹시 나도? 자가진단 해보세요

    우울증은 미국 정신의학회가 제시하는 9가지 기준을 통해 짚어볼 수 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함 ▲거의 매일, 하루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함 ▲식이조절을 하지 않아도 체중 증가나 감소가 나타나고 매일 식욕이 감소함 ▲거의 매일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움직임이 느려짐 ▲거의 매일 불면 또는 과수면 증상이 나타남 ▲거의 매일 피로하거나 에너지 상실이 느껴짐 ▲거의 매일 과도하고 부적절한 죄책감을 가짐 ▲거의 매일 사고와 집중력의 감퇴, 결정 곤란 상황이 발생함 ▲반복적인 자살 충동 등의 9가지 증상이 그것이다. 이들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이 2주 연속으로 나타나고 일반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능장애가 있으면 진지하게 우울증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울증 증상은 환자 본인이 아닌 타인이 관찰해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만 일시적으로 가벼운 증상만 나타난다면 우울증이 아닌 우울감일 가능성이 크다. 정신의학회 기준에 따라 스스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민 곁으로” 옛청사 재활용 붐

    “주민 곁으로” 옛청사 재활용 붐

    청사를 새로 이전하고 남은 옛 청사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전국의 시·도·구청은 물론 주민센터에 불어온 ‘청사 재활용 바람’은 비워진 공간을 지역민에게 돌려주는 알뜰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철거 대신에 주민 편의시설로 지난달 말 새 청사로 이전을 시작한 서울 성북구는 최근 옛 청사를 철거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꿨다. 삼선동 5가에 위치한 옛 청사(7323㎡)는 지상 3층의 철골구조물. 철거계획을 번복한 것은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한 탓이다. 구는 다음달 이곳 1층에 취업정보은행을 입주시키고, 구인구직 만남의 장소·인력시장·취업박람회장을 마련한다. 2~3층의 사무실 30여개는 임대하거나 공동작업장, 법률·노무 관련 상담실로 개방할 예정이다. 1㎡당 월 임대료는 1100원선이다. 지역중소기업이 주로 입주할 26.2㎡ 사무실의 월 임대료는 3만원에 불과하다. 가장 큰 208.3㎡를 빌리더라도 월 23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지난 6일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역 내 32개 업체가 입주를 신청했다. 대부분 잡화, 제조, 도·소매 등 영세업체들이다. 지난해 10월 이사한 금천구는 옛 보건소 청사를 주민을 위한 치매지원·정신보건센터로 운영한다. 금천구는 1995년 구로구에서 분구, 13년간 임대청사 생활을 해왔다. 구청사가 없는 대신 종합행정타운을 조성하며 이전하는 보건소 청사를 활용하기로 했다. 올 8월 문을 여는 센터는 대학병원과 위탁약정을 맺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 11월 성산동 신청사로 이전한 마포구는 최근까지 옛 청사를 비워둬 민원이 이어졌다. 주변 상권이 주저앉은 데다 주변 치안 문제 등이 불거졌다.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마포구는 최근 부지활용계획이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서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포구는 이곳 1만 3434㎡를 2종에서 3종 주거단지로 용도를 바꿔 노인복지시설과 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을 절반 이상 지을 계획이다. ●기관끼리 청사 맞교환도 강남구의 경우 구청사는 아니지만 지난 3월 8개동 통폐합을 단행하면서 남은 4개 주민센터를 주민에게 되돌려줬다. 개포2동 주민센터는 어린이집과 도서관, 대치2동은 독서실과 공부방카페 등으로 운영하는 식이다. 이들 시설은 올 7월까지 리모델링을 마친다. 앞서 구는 지역주민에게 동 주민센터 활용방안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방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옛 청사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전남도. 도청의 경우 2005년 10월 광주시에서 전남 남악 신청사로 이전했다. 광주시의 옛 청사에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화부 주관으로 도청 본관, 도청 민원실 등 5·18민주화운동 기념물을 보존한 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기관끼리 청사를 맞교환하는 사례도 있었다. 2005년 전남 여수시(2청사)와 여수 항만청은 이런 빅딜을 이뤄냈지만 최근 주민 논란이 불거져 도마에 올랐다. 앞서 전북도(2005년 7월), 경기 용인시(2005년 8월), 강원 원주시(2008년 11월)·강릉시(2001년 12월) 등도 청사를 이전했지만 옛 부지는 대부분 재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지역 관계자들은 “흉물스럽게 방치되던 옛 청사들의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주민들은 도시미관과 생활개선이란 1석2조의 효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사이/공광규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사이/공광규

       이쪽 나무와 저쪽 나무가  가지를 뻗어 손을 잡았어요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거리에서  잎과 꽃과 열매를 맺는 사이군요    서로 아름다운 거리여서  손톱 세워 할퀴는 일도 없겠어요  손목 비틀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서로 가두는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도    이쪽에서 바람 불면  저쪽 나무가 버텨주는 거리  저쪽 나무가 쓰러질 때  이쪽 나무가 받쳐주는 사이 말이에요. 
  • 세계서 가장 선명한 뇌영상 얻는다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성역 ‘뇌’가 베일을 벗는다. 가천길재단(회장 이길여)이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뇌(腦)영상을 얻을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뇌 관련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진료하는 ‘가천뇌건강센터(소장 윤방부)’를 최근 개소,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센터에 설치된 첨단 뇌영상 기기인 ‘MRI-PET결합 촬영시설’은 아시아·태평양권에서 가천의대만이 보유한 초고해상도 MRI인 ‘7.0T(테슬러) MRI’에 역시 최첨단 진단기기인 PET(양전자단층촬영장치)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MRI-PET결합 촬영시설’은 뇌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팀이 자체 개발했다. 뇌를 손금보듯 읽어내는 이 장비는 그동안 연구용으로만 사용했으나 뇌건강센터 개소에 맞춰 임상 진단 및 진료용으로 활용 폭을 넓혔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7.0T MRI는 뇌영상을 얻기 위해 지구 자장인 0.2 가우스의 35만배에 이르는 7만 가우스의 자장을 활용한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일반 MRI의 자장이 1만 5000가우스 정도이다. 놀라운 해상도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조장희 박사팀은 지난 2006년 이 장비를 이용해 다른 장비로는 볼 수 없었던 뇌간 부위의 미세신경다발과 뇌 시상부위의 미세혈관을 선명하게 촬영,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뇌건강센터는 앞으로 이 장비를 치매·중풍(뇌졸중)은 물론 뇌암·파킨슨병·불면증 등 각종 뇌 질환의 조기진단과 예방·진료 등에 적극 활용하게 된다. 미국 하버드의대 페렌스 조레즈 박사를 비롯,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켄돌 리 박사, 독일 아헨대학의 슈나이더 박사 등 세계적 전문가들이 뇌건강센터 운영에 참여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이 센터에서는 이밖에 뇌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검사와 혈액·뇌파·심전도검사 등도 받을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집권 1년 ‘천막정신’ 잊었나?

    ‘3월24일’은 한나라당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5년 전인 2004년 3월24일.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 속에 당의 존폐마저 흔들리자 천막당사를 꾸리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했다. 4·15 총선을 불과 22일 앞둔 시점이었다. 천막당사 5주년을 기념해 한나라당이 24일 조촐한 기념식을 갖고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천막당사를 꾸렸던 박근혜 전 대표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의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브랜드’인 천막당사 기념식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으니 일정을 취소했다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 쪽은 “별다른 뜻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언론의 지나친 관심에 대한 부담과 청와대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천막당사 기념식은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전이 한창일 때 3주년 기념식을 끝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열리지 않았다. 당 소속 정치인의 부정부패와 추문이 있을 때마다 “‘천막정신’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던 한나라당이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당을 쇄신해 갔다. 국정감사 중 피감기관의 골프접대를 받거나 수해 중 골프를 즐기다 출당 등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전 같으면 어물쩍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또 인명진 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당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엄격한 잣대로 도덕성 회복과 재무장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종교적 잣대로 정치를 재단한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한나라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이룬 지 1년 남짓 지난 지금 한나라당과 여권의 도덕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이종찬 전 민정수석 등 여권 핵심인사들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거론되는 일부 의원은 불면의 날을 보내고 있다. 당에서는 “벌써 ‘천막정신’을 잊은 것이냐.”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풍찬노숙하던 때를 잊고 집권 1년 만에 부패와 손을 잡으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봉열사’ ‘국민노예’ ‘꽃범호’ WBC 영웅들의 재발견 ”장자연 수사 대상은 12+1명” 정명훈 “미국에 구걸하다 촛불? 기도해라” ‘朴도라 상자’에 김태호 경남지사도… 시각장애인들 최시중위원장에 섭섭한 이유 “안 사면 손해” 대형할인점 50% 폭탄세일 진중권 “이렇게 ‘명박스러운’ 사태가”
  • 중국 ‘無호적자’ 골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푸젠(福建)성 안시(安溪)현에 사는 24세 청년 왕(王)모는 요즘 근심이 그치지 않는다. 다섯살짜리 큰 딸아이 때문이다. 올해 유치원에 보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가정형편도 문제지만 호적이 없어 어느 유치원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부모님의 권유로 19세 때 이웃 마을 처녀와 ‘정혼’한 그는 지금까지 결혼 등기를 하지 않고 2남 1녀를 뒀다. 중국에서 한족(漢族)은 한 명의 자녀만 둘 수 있기 때문에 그는 벌써 2명을 초과한 셈이다. 더욱이 법률상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녀 3명 모두 호적이 없다. 중국 농촌에 아이를 많이 낳기 위한 ‘정혼’ 붐이 불면서 무호적자가 양산되고 있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푸젠, 윈난(雲南) 등 차 재배 등을 위한 노동력 대량수요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대부분 법적 결혼연령 도달전인 10대 때 정혼을 한 뒤 살림을 차려 아이들을 출산한다.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여러 명 출산해도 당국의 감시권 밖이라는 점이 이런 풍조를 조장하고 있다. 이렇게 출산한 아이들은 무호적자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혼인 전에 출산한 자녀를 호적에 등재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 연 평균 소득의 60~100%를 부모가 각자 ‘사회부양비’로 납부해야 한다. 푸젠성의 경우 농민들의 연 평균 소득은 약 7000위안(약 140만원). 지난해 푸젠성에서만 이렇게 고액의 사회부양비를 납부하고 자녀의 호적을 등재한 주민은 35만여명에 이르지만 부담이 커 호적 등재를 미루고 있는 농민들이 최소한 그 10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삼라만상, 소리에도 영혼과 생명이 있다. 그것을 꼼꼼히 밝혀 내고 귀가 쫑긋하게 들려 준다. 소리 분석으로 사건의 범인을 찾아 내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가수 이미자의 발성 폐활량이 보통사람보다 2.5배나 크다는 것을 분석해 내 화제가 됐다. 또 5개월된 태아가 돌고래의 초음파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는 등 태교 소리도 밝혀 냈다. 뿐만 아니다. 역대 대통령의 목소리는 물론, 뉴스가 터질 때마다 시의적절한 소리 분석으로 주목을 받는다. 자연의 소리, 공부 잘되는 소리, 유관순의 목소리, 에밀레종에 담겨진 부처의 목소리 등을 재현해 냈다. 예수의 목소리도 연구 중이다. 이렇게 한 지 벌써 30년 세월이 됐다. 소리 분석의 달인 배명진(52)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 지난 주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숭실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났을 때에도 ‘공부 잘되는 소리’를 틀어 놓고 소리 연구에 열중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이제 인간은 즐거운 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좀더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지 않으냐.”는 말을 툭 던졌다. 웰빙이 단지 먹거리만이 아닌 앞으로는 귀로 듣는 소리의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운드 테마파크’ 계획을 설명한다. 서울 도심에서도 숲 속을 거니는 것처럼 새소리, 폭포소리, 시냇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체험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학기에는 연구년을 신청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겠단다. 스필버그 영화감독의 주장처럼 살아 있는 박물관, 살아 있는 테마파크여야 한다는 것. 장소는 숭실대 캠퍼스가 우선 검토 중이며 서울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소리공학은 미래 산업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인간의 뇌는 시냇물 소리, 숲 속의 새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고·중·저주파로 인간의 귀를 마사지해 주거든요. 자폐증과 우울증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자연스레 치유가 됩니다.” 그러면서 췌장암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숲 속의 자연에서 생활을 하면서 병을 고친 사례를 귀띔했다. 아마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의 소리가 생명 연장을 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몇가지 질문을 했다. →사건이나 소송의뢰 등도 많이 들어 오는지요. -우리 소리공학연구소에는 25명의 연구원이 있습니다. 대부분 대학원생과 일반인들이지요. 소송이나 사건의 경우, 기한이 촉박한 상태로 들어 오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밤새워 작업을 합니다. →어떻게 해서 소리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요. -어릴 때 광석 라디오를 갖고 놀다가 ‘소리가 왜 안 나올까.’ 궁금했지요. 만들고 부수면서 연구했습니다. 아버지가 기름때 묻은 장갑을 끼고 재봉틀을 고치는 걸 보면서 에디슨의 실험실 같은 곳에서 조수가 되는 것을 꿈꿨지요. 고등학교 때 아마추어 무선사 등 자격증 14개를 딴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숭실대 전자공학과 재학 당시에는 지인들의 TV나 라디오를 고쳐 주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기도 했습니다. 이후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박사를 거치면서 소리 연구에 천착하게 됐지요.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합니까. -사람은 태어날 때 가장 먼저 감응하는 것이 청각이고, 소리 연구는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실용화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소리를 분석, 규명해서 실생활에 유익하게 접목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즉 소리공학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故 김수환 추기경이 최인호 작가에게 던진 수수께끼 같은 화두

    故 김수환 추기경이 최인호 작가에게 던진 수수께끼 같은 화두

    가톨릭 작가 최인호가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처음으로 월간 <샘터> 4월호(3월 10일 발행)에 게재된 연작소설 ‘가족’을 통해 추모의 글을 발표하였다.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며칠 내내 눈물을 흘렸다는 작가는 김 추기경과 나눈 마지막 대화를 시작으로 한 일간지에서 기획했던 대담 때의 추억과 얼마 전 자신이 꾼 김 추기경의 꿈을 소개하고 있으며, 언젠가 김 추기경과 함께 천상의 식탁에서 지상에서 미뤘던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글을 맺고 있다 ■ 천상의 점심식사 글 최인호(소설가) 그림 이우범 지난주는 참 많이도 울었다. 일주일 내내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흘렸으니 어지간히 많이도 운 셈이다. 나를 그토록 슬픔에 젖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김수환 추기경이다. 살아생전에 추기경님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적은 없다. 손꼽아보면 대여섯 번 뵌 것이 고작일 것이다. 한 번은 신문사 인터뷰로, 두어 번은 여럿이서 함께 나눈 식사모임에서, IMF 때는 금 모으기를 하던 서초동 성당에서, 마지막으로 어떤 신문사에서 주최한 미술 전람회장에서. 그때 나는 두 신문에 연재하고 있어 몹시 바빴으므로 관람이 끝나고서 추기경님을 모시고 점심을 하기로 한 자리에 빠지게 되어 “죄송합니다, 먼저 가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추기경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 함께 식사를 하지그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굳이 내가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무리하면 얼마든지 참석하고 늦게 돌아와 원고를 써도 그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겐 이상하게도 쌀쌀맞은 구석이 있어 추기경님이라도 내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냉정하게 사무실로 돌아왔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왜 함께 식사를 하지그래’라는 말씀은 이 지상에서 추기경님과 나눈 마지막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평범한 인연인데도 일주일 내내 추기경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는 사실을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그때 추기경님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섭섭해하시던 그 눈빛. 쓸쓸한 그 눈동자, 그 입술은 내 가슴에 선명히 남아 있다. 언제나 젖어 있던 추기경님의 그 입술, 코에서부터 입까지의 유난히 긴 인중 밑에 언제나 침을 흘리는 어린아이처럼 젖어 있던 그 입술. 그 입가에 항상 번져 있던 미소, 생전에 동료 신부에게 ‘정말 못 해먹겠다’라고 고백하였다던 추기경이라는 성직자의 짐, 그 무거운 십자가, 끊임없이 엿보고 떠보던 지상의 율법학자들과 교묘한 권력자들. 최고의 성직자가 아니라 이름 없는 수도자, 아니 한갓 평범한 평신도로 살아가고 싶어 하셨던 그 모순된 영적 갈등과 시대적 아픔, 수십 년의 불면증(평생 불면을 모르던 나는 최근에야 불면의 고통을 실감하고 있다)과 신경안정제, 그 고통 속에서 피어난 추기경의 천진한 미소들이 떠올라 나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2003년이었던가. 새해를 맞아 나는 동아일보에서 기획한 새해특집에 추기경님과 대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대담의 첫머리를 나는 이렇게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안에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은 마음 편한 일이다. 비록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디딤돌 위에 고무신이 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멀리서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하여도 집안은 평화롭다. 김수환 추기경은 우리 집의 어른, 우리 시대의 아버지다….” 그때 벌써 추기경님은 6년 뒤 자신의 임종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일까. 대담의 마무리를 자신의 간절한 소망으로 맺고 있었다. “…그보다도 내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남은 생 동안 하느님께 얼마나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 그것이 걱정이에요. 이 죄 많은 죄인을 하느님께서 어떻게 받아주실까. 물론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지 용서해주시는 분이지만, 그래도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 부끄럽지 않은 영혼으로 서고 싶은데 그것이 걱정이에요. 이 죄 많은 죄인을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요즘 소망이에요. 나이와 함께 오는 여러 가지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도 잘 받아들일 만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위탁하는 것, 그것이 요즘 간절한 기도 제목이지요.” 지난 7월, 두 번째로 성모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는 추기경님이 같은 병동에 입원해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찾아뵙고 싶었지만 그 깔끔하시던 분께서 대소변조차 혼자서 해결하지 못할 만큼 쇠약해지셨다는 소식을 듣자 문병을 포기하였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나라도 누군가 찾아오는 것을 싫어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추기경님이 같은 병동에서 같은 환자로 누워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불면의 밤이면 그분께서도 불면의 고통으로 뒤척이고 계시다는 생각에 얼마나 용기를 얻었던지. 그 지긋지긋한 치료 중에서 내게 찾아온 이 병이 추기경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셨던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허락하는 은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도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 부끄럽지 않은 영혼으로 서고 싶은데 추기경님보다도 천 번 만 번 더 깊은 죄인을 과연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실까?’ 그런 간절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던 것이다. 지난 2월 16일 밤. 추기경님이 마침내 선종하셨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나는 얼마나 고맙던지 “아이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하면서 와락 눈물을 쏟아냈다. 거의 동시에 쏟아지는 각종 언론매체의 전화들. 아마도 내가 가톨릭 작가이므로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글을 써달라는 그들의 청탁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추기경님을 위해서 당신도 뭔가 써야 하잖아. 잘 생각해봐.” 아내가 말하자 나는 심각하게 고민을 했고 그리고 일체의 청탁을 거절하기로 하였다. 일찍이 프랑스의 모럴리스트였던 라 로슈푸코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귀중한 사람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라 로슈푸코의 날카로운 지적은 진리다. 나는 추기경님을 나 자신에 대한 연민과 나 자신을 미화하는 자애심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추기경님은 그날 대담에서 내게 한 가지 수수께끼 같은 화두를 던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장 긴 여행이 뭔지 아세요?”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추기경님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지요. 나 역시 평생 이 짧아 보이는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 도착하기엔 멀었소이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우리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하느님께 나아가고 예수를 닮아가야 합니다.” 추기경님의 빈소를 찾은 그 많은 사람은 추기경님을 가슴으로 느낀 사람들이다. 살아 계셨을 때는 추기경님의 진면(眞面)을 모른다. 사람의 향기는 죽었을 때야 피어난다. 추기경님이 살아 계셨을 때는 이 시대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의 심안心眼을 열리게 한다. 살아 계실 때 추기경님을 만나려면 우리는 혜화동에 있는 주교관을 찾아가야 한다. 추기경님도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시간 약속을 하고 정해진 장소에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죽음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보고 싶으면 우리는 언제든 마음속에서 그분을 만날 수 있고, 그분도 우리를 찾아오실 수 있다. 그것이 죽음의 신비다. 나는 추기경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이러한 신비 속에서 그분을 뵈었다. 그분이 나를 찾아오신 것이다. 돌아가신 다음다음 날, 정확히 2월 18일 새벽이었을 것이다. 꿈속에서 나는 무엇엔가 쫓겨 복도를 황급히 도망치고 있었다. 복도 끝에 흰 운동화 한 켤레가 있었다. 나는 그 신발을 신고 다시 도망쳤다. 내가 도착한 곳은 다락방. 다락방에는 수많은 성직자가 수도복을 입고 경건하게 앉아 있었고, 내가 들어가자 성직자들이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나도 무릎을 꿇고 성호를 긋고 두 손을 모았다. 뭔가 집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따뜻한 손이 나타나 내가 수술받은 왼쪽 얼굴을 정확히 두 번 쓰다듬으셨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나는 그 손길이 추기경님의 것임을 확신하였다. 생전에 병원으로 수많은 병자를 찾아가 손수 문병하셨던 추기경님이었으므로. 추기경님은 마침내 누군가의 도움 없이 휠체어도 타지 않으시고 이처럼 자유롭게 나를 찾아와 아픈 부위를 어루만져주신 것임을 나는 믿. 는. 다. 대담기사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아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죄 많은 김수환 추기경을 용서하소서. 우리는 인간 김수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요즘 나는 내 서재 앞 벽에 김수환 추기경님의 초상을 내걸고 있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언젠가 천상의 식탁에서 그분과 함께 지상에서 미뤘던 점심식사를 하게 될 것을 나는 믿. 는. 다. ‘가족’은 최인호 작가가 1975년 9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잡지 역사상 가장 긴 소설로, 394회까지 매달 한 번씩 한결같이 월간샘터에 연재를 하다가 지난해 6월 암 수술을 받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잠시 집필을 중단했었다. 월간샘터 2009년 3월호 제395회 ‘새봄의 휘파람’ 편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이번 월간샘터 4월호 ‘천상의 점심 식사’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을 소재로 삶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가족’은 앞으로 월간샘터 2009년 8월호 게재를 기준으로 총 400회에 이르게 된다 [출처] 故 김수환 추기경이 최인호 작가에게 던진 수수께끼 같은 화두|작성자 샘터지기2009년 3월
  •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패션쇼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 패션쇼

    지구 온난화의 피해가 피부로 느껴지면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에코(Eco)’라는 단어는 불황 속에서도 지갑을 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기업들이 앞다퉈 친환경 이름표를 제품 앞에 다는 이유다. 패션도 무관하지 않다. 몇 해 전부터 에코 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나 대부분 제품의 값을 올리는 수단으로 치부되거나 친환경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켜 온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연륜 있는 디자이너가 한 데 모여 지구를 살리는 옷입기에 대한 제안을 한다. 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SFAA)가 주최하는 SFAA 서울 컬렉션(www.sfaa.co.kr)이 19~21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이브 디 어스(Save the Earth)’. 연속적으로 같은 주제를 선정함으로써 친환경 패션의 범위를 확대하고 그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취지다. 19일 오후 2시 박항치가 ‘겨울잠을 던진 곰’을 주제로 한 컬렉션으로 시작을 알린 뒤 노승은, 한혜자, 루비나, 박동준, 김철웅, 박윤수, 김동준 등 참가 디자이너들의 쇼가 이어진다. 옷감의 처리, 색상, 세부적인 디테일, 재활용을 통한 디자이너 고유의 친환경 패션에 대한 해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02)514-866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저승사자들’ 불면의 밤

    ‘저승사자들’ 불면의 밤

    “제 손에 피묻히기 싫지만….어쩔 수 없죠. 결국 저도 나갈 겁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한 기업의 인사부장 A씨는 요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회사 분위기로 봐서는 곧 인력 15~20%를 감축해야 한다. 해고명단을 작성하는 일은 그의 몫이다. “팀별로 감축 대상 명단을 작성하라고 하면 어떤 팀도 내놓지 못할 겁니다. 결국 인사부가 ‘악역’을 맡아야 하고, 인원 정리를 다 한 뒤엔 우리도 떠나야겠지요.” 요즘 기업 인사부 소속 임직원들은 바늘방석에 앉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의 운명이 백척간두인데 고용을 늘리라는 압박은 더 거세진다. 자기 월급이 깎이는 줄 알면서도 임금협상 테이블에선 급여 삭감을 관철시켜야 한다. “OOO을 부탁한다.”는 난감한 인사 청탁도 밀려 온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자신들을 ‘저승사자’로 보는 동료들의 시선이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권한·인원을 축소해야 할 부서와 비난을 가장 많이 받는 부서 1위에 모두 인사부가 올랐다. 아직은 여유가 있는 대기업 인사파트 담당자들도 좌불안석이다. 특히 최근 많이 뽑아 놓은 인턴 ‘뒤처리’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재벌그룹 인사운용팀에 근무하는 B씨는 “인턴 채용도 정규직 채용 못지않게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면서 “최근 채용한 인턴들이 연말쯤이면 다시 ‘백수’가 될 텐데, 그 때 돌아올 비난의 화살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 이동통신사 인사담당자는 “정규직 채용 확대가 정답이라는 것은 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인턴을 소모품처럼 버렸다는 여론이 크게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잇따라 발표한 ‘녹색성장’, ‘현장중심 조직개편’도 인사부의 고민을 깊게 한다. 혁신안을 실행하려면 신규 사업에 맞는 인력을 발굴해야 하고, 관리직을 대거 영업 현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사부 직원들은 내부 반발 최소화 차원에서 먼저 현장으로 배치돼 부서 인원이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8년간 인사부에서 일해온 대기업 간부는 “입사 이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현장 배치 명단을 짤 때 차라리 내 이름을 넣고 영업 일선으로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최인호씨 연작소설 ‘가족’ 통해 김수환 추기경 회고

    최인호씨 연작소설 ‘가족’ 통해 김수환 추기경 회고

    소설가 최인호(64)씨가 연작소설 ‘가족’으로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했다. 최씨는 10일 출간되는 월간 ‘샘터’ 4월호에 수록한 연작소설 ‘가족’의 제396회 ‘천상의 점심 식사’에서 “김 추기경 선종 소식을 듣고 일주일 내내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흘렸다.”고 글을 시작한다. 그는 가톨릭 신자로서 김 추기경이 돌아가신 뒤 각종 언론매체에서 쏟아지던 원고 청탁에도 일체의 청탁을 거절한 이유도 고백했다. ‘우리는 귀중한 사람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고 하지만, 실제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눈물을 흘린다.’는 프랑스 라 로슈푸코의 날카로운 지적처럼 그는 “자신에 대한 연민과 미화 없이 추기경에 대해 그대로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생전 추기경과 대여섯 차례 만났는데 마지막 만났을 때 ‘아무리 추기경님이라도 내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냉정하게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돌아섰는데, “왜 함께 식사를 하지 그래.” 하던 추기경과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대화가 마음에 맺혔다는 것이다. 그는 “그때 추기경님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2003년 신년 대담에서 김 추기경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장 긴 여행이 뭔지 아느냐?”고 묻고는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으로, 나 역시 평생 이 짧아보이는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 도착하기엔 멀었소.”라고 말했다고 최씨는 회고했다. 지난해 7월 암 수술을 받은 작가는 당시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던 추기경을 차마 문병하지는 못했지만 “추기경님이 같은 병동에서 같은 환자로 누워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불면의 밤이면 그분께서도 불면의 고통으로 뒤척이고 계시다는 생각에 얼마나 용기를 얻었던지….”하고 회고했다. 그는 또 추기경 선종 이틀 후인 2월18일 새벽 꿈속에서 “어디선가 따뜻한 손이 나타나 내가 수술받은 왼쪽 얼굴을 정확히 두 번 쓰다듬으셨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나는 그 손길이 추기경님의 것임을 확신하였다.”고 적기도 했다. 작가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한 연작소설 ‘가족’은 최씨가 1975년부터 연재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연재 소설로, 오는 8월이면 400회에 이르게 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나이듦/황진선 논설위원

    버스 정류장에서 줄을 섰는데 정류장 유리창 너머로 머리가 희끗하고 피로에 전 사람이 눈에 띈다. 순간, “아니, 바로 나잖아.”하고 화들짝 놀란다. 정신을 차려 앞뒤를 살펴보니 줄을 선 사람들 중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인다. 출근시간이니까 그렇겠거니 하면서도, 잠시 내 또래는 다들 어디에 있지 하고 반문해 본다. 얼마 전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도 그랬다. 조금 늦게 갔는데 발제자와 토론자 6∼7명이 모두 ‘애들’로 보이는 것이었다. 잠시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하다가, 이내 그들도 마흔살 안팎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그런 잡념 탓인지 요즘 잠을 잘 못잔다. 새벽에 한두 번씩 깬다. 나이듦이 없다면 자기존재의 본질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여하튼 불면의 뿌리는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요즘 거꾸로 행복해지기 위해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슬프게도 무언가 시도해서는 안 될 이유들만 찾는다는 말을 새겨 보려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황사의 계절… 건강지켜줄 상품들

    올봄 황사가 유독 심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중북부 지방이 58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조가 좋지 않다. 유통업체들이 27일 발빠르게 움직였다. 공기청정기 등의 출시를 앞당기고, 황사 피해를 줄이는 제품들을 묶어 함께 판매한다. 황사가 한 번 불면 개인의 건강 상태부터 야외활동까지 전반적인 영향이 미치는 탓에 상품들도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공기청정기 출시 앞당겨 LG전자는 20만~70만원대 2009년형 공기청정기 10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해보다 보름 이상 출시를 앞당겼다. 휘센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기능과 새집증후군 관련 물질을 5분 안에 98% 이상 없애는 탈취 필터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가정용 70㎡ 용량 제품을 하루 12시간씩 사용해도 월 전기료가 1000원(누진세 미적용) 정도다. 삼성전자도 다음달 초 하우젠 공기청정기를 대거 선보이기로 했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활용한 필터를 통해 미세 발암물질과 다이옥신 등 환경 호르몬을 효과적으로 없애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개인용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닥터를 출시했다. 웅진코웨이는 디자인 기업인 아이데오와 공동 개발한 공기청정기 AP-1008을 추천했다. 황사제거와 살균 기능을 하나의 필터로 해결하는 멀티케어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황사철에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구석구석 틈새 청소를 하는 데는 로봇청소기가 그만이다. 룸바 로봇청소기를 만드는 아이로봇사는 항균 세정제 데톨을 만드는 옥시와 손을 잡았다. 룸바 온라인 쇼핑몰 구매자에게 데톨 4종 세트를 주는 추첨행사를 기획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황사철에 더 심해지는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는 기능을 추가한 스팀청소기 한경희 아기사랑 아토스팀(13만 9000원)을 내놓았다. 헤드 부분이 1.95㎝로 얇아 침대 밑과 가구 틈새 등을 파고든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다음달 4일 오전 CJ홈쇼핑에서 첫 론칭 방송이 예정돼 있다. ●세균까지 씻는 제품들 세제와 항균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조금 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쓴 제품을 추천했다. CJ라이온은 황사철 바깥에서 빨래를 말리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실내에서 말려도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고안한 비트 실내건조(3.5㎏·1만8500원)와 숯을 사용해 유해물질 흡수력을 높인 주방세제 참그린 참숯(1㎏·7200원)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죽염·쑥·고삼 성분 등이 들어간 한방항균 핸드워시(250g·4200원)를 내세웠다. 이 회사의 홈스타 세정살균티슈(50장·3500원대)는 뽑아쓰는 티슈 한 장으로 기름때를 제거하고 유해세균의 99.9%를 제거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에서는 ‘환절기 건강케어’ 기획전을 열고 3M황사마스크(2개·9900원)·유한킴벌리 크린가드 청정마스크(10개·5500원) 등을 판매한다. ●삼겹살 특수 기대 외출할 때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졌다. 삼정인터내셔널의 코마스크인 노스크(2개·3000원)는 수영선수 박태환이 사용해 눈길을 끌었던 제품이다. 파코라반베이비는 먼지바람을 막아줄 유모차 커버(2만 5000원)를 내놓았다. 컴퓨터 USB포트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이오니스의 휴대용 공기청정기(4만 4000원)도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다. 목을 답답하게 하는 황사를 씻어내는 데 좋다는 돼지고기 삼겹살도 3월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인기몰이에 나설 태세다. 대한양돈협회와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3일 명동 밀리오레 행사장에서 ‘돼지고기 31선 시식회’를 연다. 신촌 그랜드백화점은 다음달 3일까지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상추와 깻잎을 1봉에 980원에 판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4일까지 암퇘지 100g을 880원에 판매하는 ‘통돼지 타임세일’을 매일 오후 3·5시에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3일 하루 동안 삼겹살을 100g당 990원에 점별로 100㎏씩 한정판매한다. 이마트는 다음달 4일까지 삼겹살을 100g에 1170원에 판매하고, 돼지고기 행사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신세계 상품권 50만원어치 등을 내건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식지 않는 김추기경 추모열기] “그의 뜻 따라 우리 삶 변할 때”

    [식지 않는 김추기경 추모열기] “그의 뜻 따라 우리 삶 변할 때”

    “김 추기경님이 떠난 자리를 보며 허전함과 아쉬움이 크지만 우리는 슬픔에만 빠져있어서는 안 됩니다. 김 추기경님을 모범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정진석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추모미사가 22일 낮 12시부터 경기 용인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공원묘지와 서울 명동성당 등 전국 성당 1800여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교황특사이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한 명동성당 미사에는 2800여명이, 서울대교구 염수정 총대리 주교가 집전한 공원묘지 미사에는 25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명동성당은 이른 아침부터 신도들과 일반 시민, 취재진으로 붐볐다. 명동성당 종탑의 종이 울리며 미사가 시작되자 한승수 국무총리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등 대성전 안에 모인 1200여명이 통로까지 가득 메웠다. 대성전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마당과 문화관 꼬스트홀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미사를 함께했다. 정 추기경은 강론에서 “한국 사회의 큰 어른을 잃은 지난주 내내 이념과 계층과 세대를 넘어 끝없이 이어진 추모 행렬에서 우리가 얼마나 사랑과 겸손에 목말라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면서 “‘고맙습니다.’라는 추기경님의 유언은 반대로 우리가 추기경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가 아집과 이기심과 욕심에서 벗어나 김 추기경님이 전파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에 눈을 떠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추기경의 사진과 생전 말씀이 담긴 카드와 열쇠고리, 좌우명이 담긴 묵주가 명동성당과 공원묘지를 찾은 신도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주어졌다. 염 주교는 “김 추기경은 언제든지 성당 문을 열라는 의미로 열쇠고리를 선물로 줬다.”고 설명했다. 명동성당 관계자는 “김 추기경님의 통장에 남았던 1000만원이 안 되는 잔고는 묵주 대금 등으로 다 나갔다.”면서 “생전에 가졌던 모든 것을 다 나누고 가신 셈”이라고 전했다. 경남 밀양에서 3시간 동안 차를 달려 묘지를 찾은 황주연(27)씨는 “명동성당을 찾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달려왔다.”면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고민으로 불면증에 시달리셨는데 하늘나라에서는 잘 주무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의 뜻을 담은 ‘감사와 사랑’의 운동을 꾸준히 펼쳐나가기로 했다. 우선 이날부터 4월5일(사순절)까지를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라는 김 추기경의 말씀이 적힌 플래카드와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한다. 김민희 박성국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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