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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력 대치·밤샘 협상… 불면의 한반도

    남과 북은 24일에도 고위급 접촉을 갖고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사흘째 논의했다. 이날 접촉에서 남측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도발에 대해 주체가 명시된 명확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협상 내내 우리 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에만 매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협상이 계속됨에 따라 실무진에서는 협상 결과를 정리한 ‘공동보도문’ 형식의 문안 작업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 작업의 핵심은 북측의 사과 문안이며, 이 부분이 타결될 경우 남북 간의 다양한 관심사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재 합의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논의 중에 있다”면서 “정부는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확실한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회담은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매번 반복돼 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러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후 잠수함 50여척을 수중으로 배치하고 정예특수부대 요원을 전방지역으로 이동시킨 데 이어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척을 서해 남포해상까지 전진배치하는 등 북한군의 3대 침투전력을 모두 전방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2년 만에 미국의 전략 자산인 B52 폭격기를 한반도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번 잠들면 10일… ‘잠자는 공주병’ 걸린 10대女

    한번 잠들면 무려 10일 씩이나 깨어나지 않는 여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호주언론은 남부 도시 애들레이드에 사는 19세 여성인 조지아 그린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은 3년 여 전. 당시 잠자리에 든 그녀는 무려 10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 간다는 사실. 그러나 이 역시 수면 중 벌어지는 일로 대화는 불가능하며 물론 깨어나서도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그녀는 희귀병인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 levin syndrome)을 앓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소 생소한 이 병은 일명 ‘잠자는 숲속의 공주 증후군’으로도 불리지만 유전적인 원인으로만 추측될 뿐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다. 문제는 이같은 특이한 질병 때문에 일상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년에 수차례 발병하는 이같은 증상에 생일 등 중요한 기념일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물론 시험도 보지못해 결국 중간에 학교도 그만뒀다. 그린은 "이 증상 때문에 번번히 학교 수업을 놓치고 절친한 친구의 생일파티에도 가지 못했다" 면서 "정말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 고 털어놨다. 이어 "오랜 시간 잠든 후 깨어난 다음에는 또다시 불면증으로 고생해 일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2주는 걸린다"고 덧붙였다. '숲속의 잠자는 공주'는 그녀에게 있어서는 잔혹한 동화인 셈이다. 마땅히 치료법도 없는 희귀병이지만 유일한 희망은 한가지 있다.     그린은 "사실 이 병은 스스로 참고 견디는 것 외에는 아무 방법이 없다" 면서 "그나마 30대가 되면 증상 발생의 횟수가 줄어든다는 학계 보고가 있어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계 약 1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 이 병은 수면과다증의 일종으로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방향감각 상실, 환각, 폭식 등을 유발하기도 하며 주로 어린 남자아이에게 발병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MBC 다큐스페셜(MBC 밤 11시 15분) 남성미의 상징이었던 근육, 그런데 여성들도 그 근육을 탐하기 시작했다. 개미허리에 하얗고 긴 다리, 바람 불면 훅하고 날아갈 것 같은 몸매는 모든 여성들의 워너비였다. 하지만 2015년 지금 대한민국 여성미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만족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몸을 가꾸는 머슬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변화되고 있는 여성상을 만나 보자. ■노인들의 계획(EBS1 오후 2시 40분) 인생 황혼기 영상 촬영을 위해 현장을 누비고, 밤늦도록 편집에 매달리는 노인들이 있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은빛 둥지’의 라영수 원장은 지원금을 신청하고 포부를 설파하느라 쉴 틈이 없다. 그저 시간 보내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싶고, 그 이야기로 돈도 벌어야 하는 이 노인들의 계획은 무엇이며, 또 목표는 어디까지일까. ■틴 울프 5(AXN 밤 10시 50분) 늑대인간이 돼 가는 10대 주인공 이야기. 무단 침입죄로 잡혔던 도너번은 자신의 변호사인 트레이시의 아빠와 다른 두 보안관과 함께 범인 이송 차에 올라탄다. 그런데 운전사가 갑작스러운 팔, 다리 마비로 운전을 못 하게 되고 결국 차량은 사고를 당한다. 이때 차량 지붕에 나타난 괴생명체. 사실 이 괴생명체는 트레이시였고, 트레이시는 자신의 아빠를 살해하고야 만다.
  • [나이들면서 알아야 할 약 이야기] 불면증 치료약

    나이가 들면 숙면을 취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고, 불면증이 계속되면 밤이 오는 것이 무섭기조차 하다.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불면증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해서다. 대개 55세를 기점으로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 새벽에 일찍 깨곤 한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우선 불면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해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 비약물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때 약물치료를 한다. 국내에서 수면제로 허가받은 약물은 크게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나뉜다.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인 트리아졸람과 비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인 졸피뎀 등이 있다. 이 약물은 뇌 중추신경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잠이 오게 한다. 하지만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특성상 의존성과 중독을 일으켜 주의해 복용해야 한다. 3~4주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수면시간을 증가시키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노년에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장기 복용하면 인지기능 저하, 낙상, 엉덩이뼈 골절 위험 등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비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인 졸피뎀은 효과가 빨라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될 수 있으면 취침 직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면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수면운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효가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는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졸피뎀의 이러한 위험 때문에 일일 권장복용량을 낮춰 복용하고, 쇠약한 환자에게는 최소량만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밖의 전문의약품으로는 멜라토닌 수용체 작용 약물이 있다. 멜라토닌 의약품은 성분이 몸에 서서히 퍼져 체내 혈중 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제제이므로 복용 시 씹거나 부수지 말고 통째로 복용해야 효과가 잘 나타난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는 항히스타민제 약물인 디펜히드라민이나 독실아민이 있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고 해서 함부로 복용해선 안 된다. 의사·약사에게서 복용법과 용량 등을 자세히 설명 들은 뒤 복용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 약물은 보통 하루 1회 잠들기 30분 전에 복용하며, 가장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날까지 졸음이 지속되거나 신체 운동성이 떨어지고, 몽롱한 시야, 목마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협심증, 부정맥, 녹내장, 전립선 비대증, 배뇨곤란, 호흡곤란 등이 있는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 약을 먹는 동안 감기약,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다른 항히스타민제 등을 함께 복용하면 과도한 진정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이미프라민계 항우울약이나 항파키슨약과 함께 복용하면 요로폐색, 변비 등의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해서도 안 된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생명의 窓] 시골의 어둠과 길이 그립다/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시골의 어둠과 길이 그립다/이재무 시인

    “도회지에 오래 살다 보니 진한 어둠이 그리울 때가 있다/왜 있지 않은가 광 속처럼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캄캄한, 그 원색의 어둠이 뜬금없이 울컥 사무칠 때가 있는 것이다/도시의 어둠은 지쳐 있다 오래 입은 난닝구처럼 너덜너덜하고 빵꾸가 난 곳도 있다/밤마다 휘황찬란한 불빛에 쫓긴 어둠들은 어디에서 유숙하는 것일까” -졸시, ‘어둠이 그립다’ 전문.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걷는다/두근두근 길도 내가 그리웠나 보다/이제사 알겠다/내가 시골길에서 자주 넘어지는 이유” -졸시, ‘시골길’ 전문. 서울에 살림을 부리고 산 지 어느새 서른 해가 넘어가고 있다. 도시 문명의 일원으로 정신없이 살다 보니 뜬금없이, 도시로 편입되기 전의 느슨하고 태만했던, 농경적 삶이 간절하게 그리울 때가 있다. 물론 내 몸은 이미 도시의 소음에 이미 정이 든 데다 길들여져 어쩌다 산사같이 적막한 곳에서 하룻밤 유숙이라도 할라치면 외려 쉽게 잠들지 못해 전전반측하기 일쑤다. 그러니 내가 예전의 조용한 삶을 새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관념의 유희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을 익히 잘 알면서도 불쑥불쑥 도지는 탈주에의 욕망 혹은 본향에의 그리움은 어인 일인가. 현대인들이 일부러 짬을 내 오지를 여행하거나 탐험하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시간대를 누려 보기 위함일는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시대를 흔히 ‘광속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이 과장된 말은 무한경쟁 속에서 촌음을 다투며 살기 때문에 생겨난 말일 것이다. 이렇게 어지러운 생활의 궤도를 벗어나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와 낭만을 맛보기 위해 그렇게 비싼 비용과 힘을 들여 오지를 찾는 것이 아닐까. 도회지 어둠은 지쳐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래 입은 러닝셔츠같이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고 노숙자들처럼 피로와 권태에 쩌들어 있다. 이처럼 도회지 어둠이 혈우병 앓는 여인처럼 파리하게 병색이 완연한 것은 밤 내내 폭력을 방불케 하는 소음과 불빛으로 인해 불면의 고통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더러 가다가 밤늦게 귀가할 때 나는 이처럼 널브러져 있는 도회의 어둠을 일부러 눈여겨보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으로 안쓰러운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도회지 길들 또한 도회지 어둠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지쳐 있기 일쑤다. 수면 부족으로 탄력을 잃은 길들의 부숭부숭 부어 있는 몰골이라니! 이에 반해 시골길은 언제 보아도 싱싱하고 풋풋하다. 이두박근을 자랑하는 길들. 이들이 이렇듯 늙지 않고 젊게 살 수 있는 것은 숙면 덕택이다. 시골길은 밤이 오면 낮 동안 마을과 마을, 읍내까지 다녀오느라 먼지로 두꺼워진 몸을 서늘하게 달빛에 맡기고 온갖 짐승, 새소리 끌어들여 굳어진 근육을 푼다. 그러고는 밤이 이슥해지면 별이, 깨알 같은 별들이 소복이 내려 쌓이고 산골짝을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빗자루 되어 일과의 고역을 쓸어내린다. 그 샛길은 잠꼬대 한 번 없이 긴 잠을 곤하게 잔다. 그리하여 이튿날 새벽이슬이 톡, 톡, 톡 이마를 치면 투덜대며 일어나 저를 밟으며 또 하루를 살아낼 이들을 위해 길은 기꺼이 길이 되는 것이다. 칠흑같이 어둠이 빼곡하게 들어차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길을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리 지어 피어오른 별꽃들이 현란하여 어지러울 지경인 시골의 밤길을 걷고 싶다. 그런 날은 은륜을 굴리며, 산의 팔부 능선쯤을 기어오르는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환하게 들려올 것이다.
  • ‘똑똑해지는 약’ 진짜 있다…도덕 논쟁 예상 (美·英 공동연구)

    ‘똑똑해지는 약’ 진짜 있다…도덕 논쟁 예상 (美·英 공동연구)

    해외에서 소위 ‘똑똑해지는 약’으로 알려져 있는 ‘모다피닐’(modafinil, 제품명 프로비질)에 실제로 두뇌기능 향상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에 의해 정식으로 입증돼 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FDA 승인을 받은 모다피닐은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매 가능하며 본래 기면증이나 과다졸음증의 치료에 사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자들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모다피닐의 부수적 효과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1990~2014년 사이에 실시된 24개의 최근 연구를 검토했다. 해당 연구들의 실험 참가자는 도합 700명, 각 연구는 계획수립, 의사결정, 사고 유연성, 학습 능력, 기억력, 창의력 등 두뇌 기능의 다양한 면면에 대한 모다피닐의 영향을 조사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기에 이루어진 연구들은 이전 연구에 비해 뇌 기능을 복합적으로 다루며, 가짜약을 복용시킨 통제집단을 기용해 보다 명확하게 약제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연구팀은 종합분석 결과 모다피닐이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이라고 불리는 뇌 기능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집행 기능이란 새로운 정보를 수용, 이를 기반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뇌 작용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집중력과 기억력 강화 효과도 최종 확인됐다. 보다 중요한 점은 부작용이나 중독 현상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번 분석결과 연구에 참여한 70%의 학생들이 불면증, 두통, 복통,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긴 했지만, 이는 위약을 먹은 통제집단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 현상들이었다. 다만 연구팀은 이 연구들이 모두 단기 복용 상황만을 가정한 것으로, 장기 복용했을 경우의 위험성은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두뇌 기능 향상 효과가 입증됐으면서 부작용도 없는 최초의 약제인 만큼, 모다피닐의 사용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다피닐은 처방전 없이 구매 불가한 약물임에도 불구, 영국에서 실시된 설문 결과 이미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의 25%, 영국의 전체 학생의 20%가 이 약을 사용해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학교들은 해당 약에 대한 대처 방안을 그동안 꾸준히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신경정신약리학자모임(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대표 가이 굳윈 교수는 “학생들이 모다피닐을 시험 준비 등에 사용해 이점을 취하는 경우를 생각해 수 있다”며 “그동안 그 존재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음에도 ‘똑똑해지는 약’의 분류와 취급에 대한 논쟁은 계속돼왔다, 이제 그 존재가 확인된 이상 논의를 속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 저널 온라인판에 8월 20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애디’의 외출… 환호와 우려 사이

    ‘애디’의 외출… 환호와 우려 사이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애디’(Addyi·화학명 플리반세린)가 3번의 시도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세계 최초다.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한 역사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여론에 밀려 검증 안 된 의약품을 승인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FDA가 18일(현지시간) 여성 성욕 촉진제인 애디의 시판을 승인해 오는 10월 17일 정식 출시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앞서 애디는 효과가 미미하고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승인을 거부당한 바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몇몇 부작용이 드러났다. 저혈압, 기절, 메스꺼움, 어지러움, 불면증 등을 유발하는가 하면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신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제조사인 스프라우트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추가 실험을 해 재심사를 요청했고 지난 6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FDA의 자문회의는 애디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 FDA는 3번째 심사에서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성욕 촉진 효과가 있다”며 승인 요청을 받아들였다. FDA는 엄격한 단서 조항을 달았다. 경고문에 술을 마시고 약을 복용할 경우 심각한 저혈압을 가져오거나 기절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약을 처방하는 의사와 약사들은 온라인으로 관련 강의를 이수하도록 했다. 또한 약 복용 후 8주간 효과가 없을 시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FDA의 결정에 평가는 엇갈렸다. 여성 성욕 촉진제 옹호자들은 성기능 장애 치료에 있어서 남성에게만 허용됐던 선택권이 여성에게도 비로소 허용됐다며 환영했다. 로런 스트레이처 노스웨스턴대 산부인과 교수는 “1998년 비아그라에 대한 승인이 난 후 남성들은 발기부전에 대해 의학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성욕감퇴 장애를 겪는 여성들도 의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디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칼렙 알렉산더 존스홉킨스대 약대 교수는 “애디와 알코올 간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미국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술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등 미국 사회의 알코올 소비 행태를 고려했을 때 애디의 승인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에이드리언 퓨버먼 조지타운대 약학 교수는 “애디가 2번이나 승인을 거부당한 것은 혜택보다 위험이 더 컸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승인이 난 것은 스프라우트가 공격적인 대중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프라우트는 애디의 승인을 얻으려고 여성운동단체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성욕감퇴 장애를 겪는 여성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홍보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숙면 돕는 ‘스마트 안대’...여행시 시차 조절 기능도

    숙면 돕는 ‘스마트 안대’...여행시 시차 조절 기능도

    시차 적응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는 여행자들, 그리고 평소 수면부족 및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피곤한 현대인들이 모두 반길 스마트 수면조절 안대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폴란드인 카밀 아담칙(Kamil Adamczyk)이 개발하고 있는 수면패턴 조절기기 ‘뉴로온’(NeuroOn)을 소개했다. 뉴로온은 수면 시 발생하는 뇌파, 눈 움직임, 심장박동 수, 체온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전송해 분석을 거치면 사용자가 얼마나 깊이 잠들어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사용자가 가장 깨어나기 쉬운 시점에 빛을 발산해 실제로 아침이 찾아온 것처럼 자연스럽고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뉴로온이 단순히 아침 해를 흉내 내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담칙에 따르면 뉴로온은 ‘밝은 빛 치료’(Bright Light Therapy)라고 일컫는 요법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인위적으로 조절 할 수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체의 생체시계는 인산화반응이라는 생체현상에 의해 ‘초기화’될 수 있으다. 그리고 인산화반응은 빛에 의해 촉발된다. ‘밝은 빛 치료’란 이렇게 빛을 통해 인위적으로 생체리듬을 조정하는 요법을 말한다. 따라서 뉴로온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생체리듬을 다른 국가의 시간대에 맞추어 사전에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행지 도착 이후 즉각적으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크게 반길 기능이다. 뉴로온이 자랑하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편안한 착용감이다. 아담칙은 “자는 동안 얼굴에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제품인 만큼 지극히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아담칙은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본인도 수면 장애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시간이 부족해 수면을 포기하곤 했다. 때문에 만성적으로 피곤했는데도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외부적 자극에 의해 수면 패턴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발명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는 거의 개발 막바지 단계다. 아직은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9월에는 시험을 마치고 킥스타터 모금자들과 예약구매자들에게 최종 제품을 전달할 수 있을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예약구매를 할 수 있으며 가격은 299달러(약 35만 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여학생 수학도 男보다 잘해… 실수 적어 물수능에 강했다

    여학생 수학도 男보다 잘해… 실수 적어 물수능에 강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여학생이 국어, 영어, 수학의 모든 영역에서 남학생을 앞질렀다. 남학생이 전통적으로 우위를 보였던 수학 영역에서도 여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더 높았다. 수능이 쉬워진 데다 최근 불어닥친 이공계 바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5학년도 수능 응시자 59만 4835명의 성적을 학생, 학교, 지역 배경 등으로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여학생 표준점수 평균이 남학생보다 국어 A에서 4.1점, 국어 B에서 5.4점 높았다. 영어에서는 여학생이 3.8점 높았다. 국어와 영어 과목에서 여학생 우위는 몇 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이은정 서울사대부고 국어 교사는 “여학생들이 기본적인 언어 능력이 더 뛰어난 데다 공부하는 자세 역시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에서는 그동안 남학생들이 우위를 보였던 수학 B에서도 최초로 여학생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A는 1.5점, 수학 B는 0.4점 높았다.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남학생 표준점수 평균이 수학 B에서 0.5점 더 좋았다. 다만 수학 B 과목에서는 상위권인 1등급부터 3등급까지 남학생들이 여학생보다 더 많았다. 다른 과목에서는 1등급에서 3등급까지 대부분 여학생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이 전반적으로 쉬워지면서 실수를 적게 하는 여학생이 유리해지고 이에 따라 중간층이 두꺼워진 것”이라며 “최근 3~4년 전부터 이공계 열풍이 불면서 여학생들의 이과 지원이 느는 추세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 수능 수학 B에서는 만점자가 무려 4.15%나 나오는 등 변별력을 상실해 ‘물수능’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도별로는 제주도가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았다. 국어 A는 106.6점으로 전체 평균 100.0점보다 6.6점이나 앞섰다. 수학 A, 수학 B는 6.2점과 7.0점, 영어는 5.4점이 각각 높았다. 제주도의 경우 학생수가 타 시·도에 비해 적고 전통적으로 대입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유형별로는 사립학교가 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국공립학교보다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사립학교와 국공립학교의 표준점수 평균 차이는 국어 A 4.5점, 국어 B 4.8점, 수학 A 4.3점, 수학 B 5.0점, 영어 5.2점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간질간질 적색 땀띠… 마구 긁다간 2차 감염 위험

    간질간질 적색 땀띠… 마구 긁다간 2차 감염 위험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이모(29)씨는 올여름 아이에게 땀띠가 생기는 바람에 함께 고생했다. 겨드랑이와 목 부위에 붉은 발진이 생겨 아이가 긁어대는 통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이의 몸 이곳저곳에는 작은 손톱자국이 생겼다. 덥고 습한 여름철은 여느 계절보다 피부병이 발생하기 쉽다. 이중 땀띠는 0~2세 영아에게서 잘 발생해 가족이 모두 밤을 지새우는 일이 많다. 또 성인 남성에게 흔하게 생기는 지루성 피부염, 어루러기 등이 여름철에 잘 발생해 가뜩이나 후텁지근한 여름밤을 더 고통스럽게 한다. 땀띠는 땀관이나 땀구멍의 일부가 막혀 땀이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생기는 발진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생긴다. 매년 7~8월에 전체 환자(3만 9040명)의 50% 이상이 몰리며 73.2%가 10세 미만 환자다. 건강보험공단이 2011년 땀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0세 미만 환자 2만 8575명 중 77.1%인 2만 2027명이 0~2세 영아 환자였다. 전체 환자 수로 따져도 영아 환자는 절반을 훌쩍 넘는다. 땀띠는 피부의 어느 부위에서 땀관이 막혔는지에 따라 수정 땀띠, 적색 땀띠, 깊은 땀띠로 나뉜다. 표피의 표면(각질층 하부)에서 땀관이 막히면 수정 땀띠, 더 밑의 표피부위에서 땀관이 막혀 표피 내에 물집이 생기면 적색 땀띠, 표피와 진피 경계부에서 땀관이 손상돼 진피 내에 물집이 발생하면 깊은 땀띠라고 부른다. 수정 땀띠는 작고 맑은 물집 모양이고 자각증상이 없으며 대부분 그냥 내버려둬도 낫는다. 하지만 적색 땀띠는 붉은 발진 모양이고 가렵거나 따갑다. 주로 목, 사타구니, 겨드랑이에 생기며 얼굴에도 생길 수 있다. 가렵다고 무턱대고 긁다 보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깊은 땀띠는 장기간 재발성 적색 땀띠를 앓는 경우 발생하고 가렵지는 않다. 땀띠 치료의 기본은 환자를 시원한 환경에 두는 것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이용해 땀을 빨리 증발시키고, 땀을 흘리고 나서는 목욕을 자주 해야 한다. 환자가 아이라면 옷을 두껍게 입히거나 반대로 벗겨놓지 말고 통풍성이 좋은 옷을 자주 갈아 입혀줘야 한다. 기저귀 발진이 생기면 약을 바르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한다. 성인은 지루성 피부염을 조심해야 한다. 얼굴이나 두피 등 유분이 많은 피부에 인설(피부에서 하얗게 떨어지는 살가죽의 부스러기)이나 비듬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증상이 심하면 진물이 흐르거나 두꺼운 딱지가 앉기도 한다. 얼굴에서도 특히 미간, 코 주변, 눈썹, 이마, 귓속 등에 잘 생긴다. 지루성 피부염은 완치가 어렵다. 두피에 생겼다면 항진균제 등이 포함된 샴푸와 보통 샴푸를 번갈아 사용해 매일 머리를 감고, 얼굴에 생겼다면 세척력이 강한 비누 사용을 피하며 알코올 성분이 적은 저자극성 크림을 자주 사용하는 게 좋다. 이미우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음주, 사우나, 스트레스, 불면 등에 의해 지루성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어 기본적으로 이런 생활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젊은 사람에게선 어루러기라는 피부 질환이 잘 발생한다. 말라세지아라는 효모균에 감염돼 생기는 곰팡이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가슴이나 등, 겨드랑이, 목에 많이 생기며 연한 황토색, 황갈색, 붉은색을 띠는 각질과 버짐이 나타난다. 여름철 곰팡이 질환에 대처하려면 눅눅해진 집안부터 청소해야 한다. 곰팡이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활발하게 증식한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집안의 카펫이나 침구류가 눅눅하지 않도록 자주 햇볕에 말리거나 삶는 등 집 안 청소에 신경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별들이 쏟아진다… 당신과 나의 밤, 하늘 위로

    별들이 쏟아진다… 당신과 나의 밤, 하늘 위로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지만 여름의 서슬은 여전히 시퍼렇다. 늦여름 피서를 고심하는 이들도 있을 터. 강원의 고원 지대를 찾는 건 어떨까. 피부에 각질처럼 달라붙은 더위를 쫓고 그 자리에 강원의 맑은 산소 알갱이들을 채워 넣을 수 있다. 38번 국도를 타고 가는 길. 고한에서 하이원 리조트를 지나 만항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시립(侍立)한 길 끝에 단아한 절집이 산자락을 타고 앉아 있다. 정암사다. 양산 통도사, 오대산 월정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와 함께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절집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진신사리를 모셔와 정암사를 세웠다고 한다. 절집의 자랑은 수마노탑(보물 제410호)이다. 높이 9m의 7층 모전석탑(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은 탑)으로 사찰 뒤쪽 높은 산비탈에 세워져 있다. 주 건조재료는 마노(瑪瑙)다. 석영질 보석의 일종으로, 일부에선 재앙을 예방해 준다고 믿는 보석이다. 자장율사가 탑을 쌓을 때 용왕의 도움으로 마노석을 옮겼다 해서 ‘수’(水)자를 붙여 수마노탑이라 부르게 됐다. 부처의 사리를 모신 덕에 기도에 효험이 있다고 해서 새해나 입시철에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수마노탑까지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은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제73호)이다. 냉수성 어류인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암사 계곡은 경북 봉화의 백천계곡과 더불어 열목어 서식의 남방한계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암사 위는 만항재다. 때는 한낮. 햇살은 따갑지만 고원지대 특유의 상큼하고 청량한 공기가 폐부를 씻어 낸다. 고갯마루 여기저기엔 들꽃들의 향연이 한창이다. 산비탈마다 둥근 이질풀과 산솜방망이, 노루오줌, 참당귀, 구릿대, 말나리, 오이풀꽃 등이 활짝 피었다. 밤하늘의 별이 이렇게 많을까. 횡재를 만난 벌과 나비들이 꿀을 탐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그야말로 ‘산상 정원’이다. 꽃이라고 모두 화려하지는 않을 터. 우리 들꽃이 그렇다. 한지 위로 번지는 먹물처럼 은은하고 소박하다. 만항재는 태백과 정선, 영월이 경계를 맞댄 고개다. 우리나라 고갯길에 놓인 도로 가운데 가장 높다. 해발 1330m를 지난다. 해안기후와 고산기후가 병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피고, 남방계와 북방계 꽃들의 경계가 이곳에서 그어진다. 여름꽃들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투구꽃, 물매화, 수리취 등이 다투어 핀다. 만항재 맞은편의 함백산, 두문동재, 분주령 등도 소문난 들꽃 군락지다. 특히 분주령을 거쳐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까지 가는 길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한데 오가는 길이 등산로 수준이어서 적절한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태백과 정선 등의 고원지대는 1000m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덕에 매우 독특한 식생과 풍경을 펼쳐 낸다. 대표적인 곳이 매봉산이다.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그려 내는 곳이다. ‘바람의 언덕’이란 예쁜 이름도 얻었다. 해발 1000~1300m의 고지대여서 바람 한 자락 불면 불볕더위는 저만치 사라지고 만다. 매봉산은 산기슭 전체가 배추밭이다. 면적은 132만㎡(약 40만평)가량 된다. 산자락 이쪽저쪽을 타고 넘는 배추밭의 방대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매봉산 고랭지 배추는 ‘이슬만 먹고 산’다. 매봉산 마을의 이정만 촌장이 설명한 내용은 이렇다. 매봉산 주변에는 돌이 많다. 얼핏 척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환경이 배추 생장엔 외려 도움이 된다. 매봉산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다. 여름에도 그렇다. 돌은 한낮의 열기를 저장했다가 추운 밤에 천천히 복사열을 풀어 놓는다. 새벽녘엔 결로현상, 그러니까 돌 위에 이슬 맺혀 배추에 수분을 공급해 준다. 척박한 땅이라 배수가 잘 되는 것도 배추 생장엔 호재다. 매봉산 오르는 길에 삼대강 꼭짓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한강, 낙동강, 오십천 등 세 강의 분수령이 되는 곳이다. 길가에서 십분 남짓 오르면 나온다. 철암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탄광 마을 중 하나다.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소도시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당시 풍경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핵심은 철암역두(鐵岩驛頭) 선탄장이다. 70여년의 역사가 녹아 있는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이다. 등록문화재 제21호. ‘검은 노다지’ 석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에서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철암역 일대는 지금 변화가 한창이다. 먼저 철암역 주변이 ‘철암탄광역사촌’으로 바뀌었다.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60∼1970년대에서 시곗바늘이 멈춘 마을이다. 철암천 변을 따라 옛 탄광촌 주거시설인 ‘까치발 건물’ 11채가 본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까치발’은 하천 바닥에 목재 또는 철재로 만든 지지대를 뜻한다. 주민들이 실제 살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고 전시·관람 공간으로 변했다. 30일까지 철암탄광역사촌에서 ‘태백8경 경관전’이 열린다. ‘검은 땅에 꽃 피다’를 주제로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된다. 역사촌 위는 지반 공사가 한창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철암시장, 철암의원 등 옛 정취 가득한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허물어졌다. 머지않아 토요시장 등 관광객을 끌어모을 새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려 비가 새지 않도록 한 일종의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광부들의 숙소 건물은 역사촌 위 산자락에 일부 남아 있다.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으니 부러 찾아가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두는 게 좋겠다. 글 사진 태백·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 가방(지역번호 033)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정선, 태백이다. 만항재는 고한 시내를 지나 정암사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산길을 따라 곧장 올라가면 된다. 매봉산 마을은 삼수령 공원 왼쪽에 있다. 16일까지는 여름 성수기라 개인 승용차는 통제되고 셔틀 버스를 이용해 올라야 한다. 분주령이나 대덕산 야생화 트레킹을 하려면 태백시청 관광홈페이지(tour.taebaek.go.kr)에서 사전에 생태탐방 신청을 해야 한다. 태백 시내에서 사용한 카드 영수증이 있으면 당일 입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맛집:태백은 여느 산악도시에 견줘 유난히 맛집이 많다. 특히 분식집 빼고 가장 ‘흔한’ 게 고깃집이다. 상장동의 배달실비식당(552-3371), 태백한우골(554-4599) 등이 이름났다. 닭갈비도 별미다. 볶음식으로 유명한 춘천 닭갈비와 달리 갖은 식재료를 쇠판에 넣고 육수를 부어 끓여 낸다. 대명닭갈비(552-6515), 태백닭갈비(553-8119), 승소닭갈비(553-0708) 등이 알려졌다. 강산막국수(552-6680)는 막국수와 수육으로 이름난 집. 상장동에 있다. 초막고갈두(553-7388)는 고등어와 갈치, 두부 등의 조림으로 소문났다. 정선에선 곤드레밥을 맛봐야 한다. 민둥산 가든(592-3000), 정원광장식당(378-5100), 두메산골(563-5108) 등이 이름난 집이다. 정선역에서 가까운 동광식당(563-3100)은 황기를 넣어 만든 왕족발과 메밀콧등치기국수를 잘 한다. 사북 읍내 용석집(592-6615)은 손으로 빚은 만둣국이 일품이다. →잘 곳:태백 시내에 깔끔한 모텔이 많다. 꿈모텔(552-2111),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이 황지연못 주변에 몰려 있다. 정선 쪽에선 하이원 리조트(1588-7789)가 첫손 꼽힌다. 좀 더 한적한 곳을 원한다면 연포, 제장마을 민박도 좋겠다. 정선의 거친 ‘뼝대’(벼랑) 옆에 자리잡은 마을들이다.
  • 해외여행 | 터키,누군가는 내 뼈 위에서 파티를 즐기리라③History & Heritage

    해외여행 | 터키,누군가는 내 뼈 위에서 파티를 즐기리라③History & Heritage

    ●History & Heritage 관념이 구체화 되는 순간 터키를 여행하면서 오늘날의 국경과 지도적 공간 개념을 허물지 않는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진다. 또한 유럽사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없다면 여행 내내 수도 없이 등장하는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과 아고라, 그리스 양식의 건축물과 신전들, 기독교 성화 위를 덮은 코란의 문구들이 계통 없이 뒤죽박죽된다. 로마를 보려면 터키를 먼저 가라 아나톨리아 반도는 초기 그리스 문명이 시작되고 1453년 비잔티움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멸망되기까지 오랫동안 그리스인들이 주인이었던 땅이었다. 그리스 유물을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 서로마가 제국의 이름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에는 로마의 속주였던 땅이었으니 로마의 흔적도 남아 있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집단거주지, ‘차탈회육’ 이 발견된 곳이고 인류 최초로 철을 만든 히타이트 문명BC 2000년경이 태동한 곳이니 선사시대의 유적을 확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스 로마 문명을 보려면 터키를 먼저 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안탈리아에서 동쪽으로 47km 떨어진 곳의 아스펜도스에는 원형극장이 있다. BC5세기에 이미 은화를 만들어 쓸 정도로 번성했던 이 지중해 도시는 이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이슬람의 시대를 바람처럼 거치면서 풍화되었다. 지금은 작은 마을로 남았지만 과거의 영화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는 곳이 바로 원형극장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일찍부터 연극이 발달했다. 그들은 청명한 지중해 기후를 즐기며 야외극장에서 축제를 했고 토론을 했고 비극과 희극의 경연대회를 했다. 호전적인 로마인들은 극장을 검투사 경기장의 용도로 더 많이 활용했다. 그리스는 언덕과 경사면을 깎아 극장을 만들었고 로마는 평지에 아치를 받쳐 극장을 완성했다. 유럽 여행을 가면 성당을 질리게 본다는데 터키 지중해 여행에서는 원형 경기장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경기장이 저마다의 다름으로 다가오는 탓에 성당처럼 질릴 겨를은 없다. 건축물의 형태가 다르고, 훼손의 정도가 다르며, 공명의 상태가 다르고, 주변의 산세가 다르다. 무엇보다 이미 기원전에 ‘보고’ ‘보여지는’ 쌍방향의 문화를 즐겼다는 것이, 여전히 기원전 하면 돌도끼를 든 원시인을 생각하는 내 머리에는 질투 섞인 이질감으로 다가온다. 아스펜도스의 원형극장은 <명상록>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161~180년 재위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최대 2만명까지 수용하는 거대한 극장이다. 보존 상태도 완벽하지만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해도 객석 어디서든 잘 들리는 공명감이 미스터리한 건축 기법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죽음의 모습에서 삶을 읽다. 안탈리아 좌측, 아나톨리아 반도의 남서쪽 끝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곳이 ‘리키아Lycia’다. 그리스어가 아닌 자신들만의 고유한 언어를 사용할 정도로 독창적 문명을 키워 온 땅이다. 리키아의 중심도시 미라Myra의 고대 유적지는 뎀레Demre에서 2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도 원형극장이 있는데 고대 유적지의 초입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절벽 위의 무덤들이다. 고대의 리키아인들은 죽은 자를 땅에 묻지 않고 수직 절벽에 굴을 파서 묘실을 만들고, 그 안에 석관을 안치하는 매장 풍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시신을 땅에 묻으면 썩을 것이니 영혼 불멸과 사후 세계를 믿었던 그들은 영혼의 집이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지위가 높으면 더 높은 절벽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늘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부활도 빨라질 것이라는 순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키아의 무덤에서는 수천년 전에 살았던 리키아 사람들의 순망함을 보면서도, 정작 그들을 묻었던 사람들의 도시는 무덤 아래 땅 밑에 묻혀 버린 그 기묘한 아이러니를 목격하게 된다. 미라에서 좀 더 남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마을 전체가 아예 바다 속에 잠겨 버린 곳도 있다. 케코바Kekova라는 곳이다. 2세기경 지진으로 수몰됐다고 하는데 해안가에는 목욕탕과 집터, 나지막한 돌산에는 당시의 건축물과 석관묘의 흔적이 남아 있고 수심 5~6m의 코발트빛 바다 아래로 수중 도시가 희미하게 들여다보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hatting 수다거리 미라Myra의 바닷가 마을, 뎀레Demre가 유명한 것은 바로 산타클로스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에 루돌프 사슴을 타고 와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 그 동화 속 할아버지의 실제 인물인 성 니콜라우스270년~346년경가 주교로 있던 곳이다. 산타클로스와 성 니콜라우스 아이들에게는 산타클로스가 먼저겠지만, 그리스 정교회나 가톨릭, 기독교에서는 대표적인 성인으로서 성 니콜라우스를 숭배한다.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억울한 사람에게 힘이 돼 준 그의 생전의 업적이 약자와 뱃사람과 여행자의 보호 성인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주교로 있던 미라의 성 니콜라우스 교회는 폐허처럼 남아 있다. 3세기부터 있었던 교회의 자리에 6세기, 현재 모습의 교회가 지어졌고 이후 증축되었으나 이슬람의 점령과 자연 재해 속에서 교회는 자연스럽게 파손됐다. 그리고 이슬람을 믿는 터키의 무관심 속에서 그리스도교의 성지는 방치되었다. 중앙 홀과 두 개의 회랑이 있는 바실리카 형식의 교회는 입구 바닥에 모자이크 장식이 있고, 현관 벽에 파손된 프레스코 성화가 있다. 니콜라우스 성인에 대한 공경심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이곳을 둘러볼 이유가 있을까 싶게 우중충한 모습이다. 오히려 흥미로운 사실은 죽은 성인을 신화로 포장해서 유통시키는 자본의 힘이다. 성 니콜라우스 생전의 수많은 선행은 2차 대전 후 관광산업 부활의 기치를 내건 핀란드에 의해 산타클로스로 재탄생했고 여기서 굴뚝, 선물, 어린이, 순록과 같은 장치물들이 등장한다. 산타클로스의 빨간 색, 하얀 색의 옷 역시 1930년대 코카콜라 광고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결국 우리는 자본이 만들어 낸 이미지 속에서 산타클로스를 소비했다는 것인데, 생기 하나 없는 성 니콜라우스 교회를 나오면 그 주변의 기념품 가게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자본의 위력을 실감한다. 아무리 터키의 이슬람을 세속 이슬람이라고 하지만, 십자가를 기념품으로 진열해 놓고 성가를 틀어놓는 그 태연함에 웃음마저 나온다. 여하튼 미라를 갈 때, 산타클로스의 기원 또는 원형을 찾아 간다는 말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뭔가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산타의 기원을 찾으려면 코카콜라 공장을 가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라는 성 니콜라우스의 봉사와 희생 그리고 선행의 행적을 기리는 장소로서 더 빛날 것이다. 터키에서 듣는 하루 다섯 번의 ‘아잔’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윙하고 울린다. 하루 다섯 차례일몰 직후, 밤, 새벽, 낮, 오후의 예배시간을 알리는 방송이고 이를 ‘아잔’이라고 한다. ‘아잔’은 ‘알라는 위대하다’로 시작해서 ‘알라 외에 신은 없다’ 로 끝난다. 터키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비록 터키가 이슬람 국가로서는 거의 유일한 민주국가이자 탈 종교국가이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세속 이슬람주의라고 하더라도 모스크에 모여 기도하는 의식은 철저히 지킨다. 이슬람을 생활이 아닌 뉴스 정도로 접하는 우리에게, 터키와 같은 이슬람 국가를 여행한다는 것은 이슬람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나는 터키를 여행하면서, 그들이 스스로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이비 이슬람교’가 좋았다. 여자들에게 부르카또는 히잡 쓰기를 강요하지 않고, 자기 종교만을 위한 폭력을 성전 ‘자하드’라고 억지 부르지 않는 탈 근본주의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평화와 평등이라는 이슬람 사상의 중심을 지켜 나가고 있었고, 무함마드 자체가 아닌 그가 추구한 삶을 살기 원하며, 하느님알라 말씀에 복종하고 기독교의 복음과 선지자 예수까지 믿음의 범주로 수용하는 포용성을 지켜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장미로 유명한 데니즐리의 구네아겐트 작은 마을에서 ‘아잔’의 울림을 들었을 때, 나는 이것도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자동차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한적함, 길거리 햇볕 좋은 곳이나 가게 앞에 나와 앉아 한담을 나누는 많은 노인들의 졸음 같은 평화의 한가운데서 ‘아잔’을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확성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 거침 없는 기도 소리가 내 고막에 금을 쩍쩍 가게 하고 신경을 긁기 시작했을 때,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이 누릴 고요함의 권리는 왜 무시하는 것인지 반감이 생겼던 것이다. 나중에 이 생각을 터키 사람에게 말했더니, 그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늘 아잔을 듣다 보면 그 소리에 너무나 익숙해진다.” ●Sentiment 그리고 감상 한 조각 감동은 셔터를 누르게 하고 감상은 볼펜을 찾게 한다. 엽서든, 수첩이든 혹은 빈 종이든, 무어라도 끄적거리고 싶은 욕망을 늘 나는 특별한 여행지에서 경험한다. 그 특별한 장소란 좀 더 쇠락하고, 밀려 있고, 버려지거나 남겨진 곳들이다. 내 뼈 위에서도 파티를 터키의 지중해 여행에서 일행과 떨어져 자발적 고립을 선택했던 곳은 두 군데였다. ‘사갈라소스Sagalassos’는 고원에 세워진 고대도시다. 해발고도 1,450~1,700m 지점에 유적지로 남아 있는 이 도시는 그 잔해만으로도 과거에 얼마나 영화로웠는지를 단번에 짐작할 수 있게 한다. BC333년, 알렉산더 대왕에게 함락당한 후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고 BC25년, 로마령이 되면서 절정의 시기를 갖게 된다. 518년의 지진과 이후의 아랍 공격 등으로 폐허가 된 사갈라소스는 1706년 탐험가 파울 루카스에 의해 발견된 이후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했다. 하얀 산이라는 뜻을 가진 아크다으산 바로 아래에 아고라, 공회당, 도서관, 대형 분수, 공중목욕탕 들이 도시 형태로 흩어져 있지만 특별한 감상은 원형경기장에서 맞이한다. 터키에서 가장 높은 곳의 고대 극장 무대는 무너졌지만, 9,000석 규모의 객석들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지금도 눈을 감고 있으면 원형경기장의 풍경이, 그리고 그 함성이 단번에 두루마리 펴지듯 죽 펼쳐진다. 파묵칼레 옆 ‘히에라폴리스’에서는 어떤 이에게 긴 편지를 썼다. 혼자 품고 있기에는 이 감상이 너무 벅찼다. BC190년경 페르가몬 왕국 때 세워진 이 폐허의 도시는 공간적으로 넓고 여백은 충분하다. 원형 경기장을 오르는 언덕에 유채꽃은 만발하고 그 길에서 자유와 해방감과 상상력은 무르익는다. 아스펜도스처럼 보존 상태가 좋으면서도 경치는 압도적으로 더 좋다. 1,200개의 무덤이 있는 헬레니즘 시대의 공동묘지도 히에라폴리스에서 볼 수 있다. 죽은 도시를 바라보며 아래쪽의 관광객들은 수영과 온천을 즐긴다. 고대와 현대, 죽음과 삶, 지止와 동動의 대칭들이 천연덕스럽게 공존하는 곳, 히에라폴리스에서 시간과 공간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어느 해, 내 뼈 위에서 누군가는 파티를 즐길 것이다. ▶travel info Turkey AIRLINE 터키 가는 길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는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며 터키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운행중이다. 이스탄불에서 안탈리아까지는 국내선으로 1시간 20분이 걸린다. 터키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전압은 220V로 한국과 같으며 화폐는 터키리라TL. 1리라는 한화로 약 400원 정도. Hotel Regnum Carya Golf & Spa Resort 안탈리아 벨렉에 위치한 이 호텔은 골퍼들에게 특화된 리조트 호텔이다. 멋진 바다와 해변, 워터 파크와 넓은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객실도 고급스럽다, 거대한 열대 나뭇잎으로 포인트를 준 리셉션에서의 웰컴 샴페인과 와인, 그리고 디저트 등이 이 호텔의 첫인상을 풍요롭게 해준다. 객실 미니바를 포함해 레스토랑, 바 등에서의 모든 알코올, 음료 등은 무료다. 레스토랑의 메뉴도 매머드급이다. 저녁 8시, 풀장에서의 불꽃 페스티벌도 환상적이다. Kadriye Bolgesi, Uckum Tepesi Mevki, Belek 7500, Turkey fOOD 입이 호강하는 터키 음식 지중해 음식이 대개 그러하듯 터키 음식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눈보다 입을 즐겁게 하며, 덧입힘보다는 날것과 원재료의 향과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 잘게 썬 고기 조각을 구워 먹는 전통요리 케밥은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로 만든다. 케밥의 종류는 수십가지가 넘는데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굽는 시시 케밥과 도네르 케밥이 잘 알려져 있다. 케밥은 요구르트로 만든 시원하고 시큼한 맛이 나는 아이란과 함께 먹기도 하며 터키식 볶음밥인 필라프와 함께 먹기도 한다. 또한 올리브를 빼놓을 수 없다. 오이, 양파, 올리브 등을 크게 썰어서 올리브유를 넣고 만드는 샐러드는 언제나 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넓게 편 밀가루 반죽 위에 토마토, 마늘, 고추, 쑥갓, 쇠고기와 양고기, 후추와 각종 향신료, 치즈 등을 올린 다음 큰 화덕 속에 넣고 익혀낸 후 한 입 크기로 잘라 내오는 피데도 참 맛있다.홍차 맛 터키 차이 터키 사람들은 차도 많이 마신다. 하루에 보통 열 잔 이상의 차를 마시는데 우롱차를 더 발효한 것이 터키의 차이chai다. 엷은 홍차 맛이 난다. 차이를 파는 차이하네Chaihane나 차이에비Chaievi는 문화와 정보의 사교장이며, “와서 차 하잔 하시오구엘 차이 Guel Chai”는 그들의 관용어다. 실제 물건을 사는 가게에서도 주인은 차를 시켜 손님에게 권하기도 하는데, 뜨거운 차를 호호 불면서 가격을 흥정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래저래 터키 사람과 차를 마시고 있으면 마음이 느긋해지고, 덩달아 착해진다. 죽음만큼 강렬한 커피 커피도 터키인의 기호품이다. 터키에서는 커피를 ‘카흐베Kahve’라고 부른다. 커피 가루를 넣어서 끓여내기 때문에 잔에 가루가 남는다. 그러니까 터키 커피는 2/3 정도만 마신 후 남겨야 한다. 터키 사람들은 커피를 음식과 차의 향기를 개운하게 씻어 주는 마무리로 생각한다. 또한 누군가와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 사람의 역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행위로 여긴다. 터키 속담에, ‘한 잔의 커피에는 40년의 추억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내 앞의 사람의 40년 역사를 존중하거나, 또는 40년 동안 나에게 커피를 대접한 사람을 존경하고 기억한다는 중의적 의미이다. restaurant 케바치 카디르Kebapcı Kadir 1851년부터 164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케밥집이다. 장미의 도시 으스파르타 시청 뒤에 있다. 할리우드 배우 등 셀러브리티들이 많이 찾는 탓에 가게 벽에는 유명인들의 사진, 각종 상장 등이 빼곡하다. 염소와 양을 꼬치에 끼운 뒤 대형 화덕에 아침 7시부터 굽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기름이 쪽 빠지면서 고기가 아주 쫄깃해지고 담백해진다. 가격은 1인분에 15~30리라 수준. Ulu Cami Yanı ,Valilik Arkası Kebapcılar Arastası No:8 +90 246 218 24 60 에디터 트래비 글 윤용인 사진 Bar & Dining 김은주, 윤용인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어제도 잘 못잤나요...숙면 돕는 ‘스마트 안대’ 화제

    어제도 잘 못잤나요...숙면 돕는 ‘스마트 안대’ 화제

    시차 적응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는 여행자들, 그리고 평소 수면부족 및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피곤한 현대인들이 모두 반길 스마트 수면조절 안대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폴란드인 카밀 아담칙(Kamil Adamczyk)이 개발하고 있는 수면패턴 조절기기 ‘뉴로온’(NeuroOn)을 소개했다. 뉴로온은 수면 시 발생하는 뇌파, 눈 움직임, 심장박동 수, 체온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전송해 분석을 거치면 사용자가 얼마나 깊이 잠들어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사용자가 가장 깨어나기 쉬운 시점에 빛을 발산해 실제로 아침이 찾아온 것처럼 자연스럽고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뉴로온이 단순히 아침 해를 흉내 내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담칙에 따르면 뉴로온은 ‘밝은 빛 치료’(Bright Light Therapy)라고 일컫는 요법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인위적으로 조절 할 수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체의 생체시계는 인산화반응이라는 생체현상에 의해 ‘초기화’될 수 있으다. 그리고 인산화반응은 빛에 의해 촉발된다. ‘밝은 빛 치료’란 이렇게 빛을 통해 인위적으로 생체리듬을 조정하는 요법을 말한다. 따라서 뉴로온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생체리듬을 다른 국가의 시간대에 맞추어 사전에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행지 도착 이후 즉각적으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크게 반길 기능이다. 뉴로온이 자랑하는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편안한 착용감이다. 아담칙은 “자는 동안 얼굴에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제품인 만큼 지극히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아담칙은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본인도 수면 장애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시간이 부족해 수면을 포기하곤 했다. 때문에 만성적으로 피곤했는데도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외부적 자극에 의해 수면 패턴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발명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는 거의 개발 막바지 단계다. 아직은 시제품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올해 9월에는 시험을 마치고 킥스타터 모금자들과 예약구매자들에게 최종 제품을 전달할 수 있을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예약구매를 할 수 있으며 가격은 299달러(약 35만 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동해의 ‘흥분’ 대신 호수 같은 ‘편안함’을 주는 너…장흥 바다

    동해의 ‘흥분’ 대신 호수 같은 ‘편안함’을 주는 너…장흥 바다

    ‘자응’ 바다는 재촉하는 법이 없다. 짙푸른 동해 바다처럼 고래 한 마리라도 잡아야 할 것 같은 긴장과 흥분이 없다. ‘자응’ 바다는 부드럽다. 고흥반도 품에 안긴 덕에 바다라기보다 호수처럼 느껴진다. 너른 갯벌, 찰랑대는 바다는 지친 가슴 안길 만큼 늘 넉넉하다. 삶이 나를 삐치게 할 때면 그 바다에 서서 바람 맞아도 좋겠다. 자신조차 몰랐던 가슴속 응어리를 적어도 한 움큼쯤은 씻어낼 수 있다. 원래는 전남 ‘장흥’이다. 한데 장흥 사람들 발음으로는 ‘자응’에 가깝다. 그 바다의 정서를 느껴 보려면 아무래도 ‘장흥’ 보다는 ‘자응’으로 가는 게 낫지 싶다. 해변마다 해당화 열매가 맺혔다. 크기와 빛깔이 방울토마토를 빼닮았다. 수수한 연분홍빛 꽃보다 몇 배 더 강렬한 빛깔이다. 유행어에 견주자면 ‘꽃보다 열매’ 쯤 될까. 늘 수더분한 모습만 보였던 ‘자응’이 이렇게 분단장한 건 처음 본다. 장흥 여정의 들머리는 수문해변이다. 고흥반도 품에 안긴 호수 같은 바다와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장흥 유일의 해수욕장이자, 키조개의 대표 산지이기도 하다. 해수욕객들을 위한 시설들을 여럿 조성해 뒀지만,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수문해변 아래는 여닫이해변이다. ‘여닫이’는 말 그대로 바다가 열리고 닫히는 곳이다. 한문 이름 ‘수문’(水門)과 뜻이 같다. 일제강점기 때 한글 이름을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어등’, ‘모래알’ 등 작가 한승원의 글이 새겨진 비석들이 700m 정도 이어진다. 산책로 주변의 해당화 열매가 붉다. 뭍과 바다가 맞닿은 해안선 위로는 도요새 무리가 재잘대며 난다. 산책로 끝은 장재도다. 제방과 다리를 통해 뭍과 이어져 있다. 물이 ‘썬’(빠진) 갯벌엔 ‘굴나무’들이 성성하다. ‘굴나무’는 굴 종패들이 들러붙도록 갯벌 위에 꽂은 나무막대를 이르는 현지 표현이다. 지금이야 굴, 바지락 등 갯것들이 잘 나지만 1960년 연륙제방이 들어설 무렵엔 이 일대 갯벌이 죽어 있었다. 제방이 물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 2009년 120m가량 제방을 헐어 장재교를 놓았고, 이후 물이 돌면서 갯벌도 살아났다. ●소등섬 등 일출 명소 즐비… 해넘이 보려면 ‘장재도 갯벌’ 장재도 바다 너머는 저 유명한 남포마을이다. 장재도에서 남포마을까지 다리가 놓일 예정이란다. 기한은 불분명하지만 뭍과 섬, 바다를 잇는 관광도로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팁 하나. 장흥은 대부분의 마을이 동쪽을 향하고 있다. 소등섬 등 일출 명소가 많은 이유다. 반면 해넘이 풍경이 좋은 곳은 손에 꼽을 만한데, 장재도 갯벌이 그중 하나다.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온 득량만을 휘휘 돌면 남포마을이다. 겨울철 굴구이로 명성이 ‘자자’한 곳. 임권택 감독 영화 ‘축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마을 앞은 소등섬이다. 마을 남정네들이 먼바다로 고기잡이 나가고 나면 아낙들이 바위 위에 호롱불을 켜 뒀는데, 그 불빛 보고 무사 귀환하기를 빌었다고 해서 소등(小燈)섬이다. 섬은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뭍과 연결된다. 섬 가운데 바위 위엔 소나무 몇 그루가 자란다. 겨울이면 이 나무 위로 해가 뜬다. 그 풍경이 빼어나 해마다 겨울이면 사진작가들이 줄을 잇는다. 장환도로 들어간다. 이름은 섬이지만 간척으로 뭍과 연결돼 사실상 뭍이나 다름없는 섬이다. 섬 끝자락의 방파제에 서면 100여m 앞에 작은 섬이 떠 있다. 가슴앓이 섬이다. 시집·장가 가고 싶어 안달 난 청춘들이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했다는 섬이다. 양쪽으로 봉긋 솟은 섬 모양새가 살빛 붉은 여인네의 가슴 언저리를 보는 듯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웃마을 처녀·총각들이 나룻배 몰고 섬까지 나가 밀회를 즐기곤 했단다. 시쳇말로 ‘썸’ 타던 장소다. 그럴 법도 하다. 작은 섬이지만 바위 하나만 넘으면 뭍의 시선에서 완벽하게 가려지고, 앞으로는 너른 바다가 터진다. 커플들의 눈에 하늘과 바다만 보이는 셈이다. 대개의 러브스토리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디 고분고분하기만 하던가. 세월 지나 젊은 시절의 열병이 상처로 남은 섬을 회한에 젖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을 터다. ●뭍의 시선 걱정 없고 눈앞엔 바다·하늘만… ‘썸의 섬’ 장환도 이 지역 출신 작가 이승우가 소설 ‘샘섬’에서 그려낸 가슴앓이섬 또한 비극적이다. 내용은 이렇다. 마을 앞에 숲과 나무가 우거진 무인도가 있었다. 섬엔 기가 막히게 물맛이 좋은 샘이 흘렀다. 그래서 활천도(活泉島), 샘섬이었다. 아름다웠던 섬은 그러나 전쟁과 이데올로기의 광풍이 불면서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징집을 피해 마을 장정 30여명이 섬에 숨어들었고, 이를 귀신같이 알아낸 ‘산사람’이 찾아와 이들을 죽이고 만다. 이 와중에 살아남은 이는 겨우 두 명. 이후 숲은 시들어 갔고 샘에서는 더이상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듬해, 갯마을에 사는 한 여인이 임신을 했다. 1년 전 샘섬에서 지아비를 잃은 젊은 과부였다. 마을 사람들은 여인을 ‘멍석말이’로 단죄했다. 애 아빠의 이름을 대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인은 끝내 아이와 함께 죽음을 택했다. 여인의 장례식 후 한 사내가 마을을 떠났다. 샘섬에서 살아남은 자 중 한 사람이었다. 이쯤 되면 대략 짐작이 될 터다. 사내는 살아남은 두 명의 장정 가운데 한 명이다. 장정들의 피신 사실을 고자질한 이도 이 사내였다. 샘섬에 숨은 남정네들 가운데 여인의 남편이 있었는데, 여인을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사랑이란 그리도 지독한 것인지. 마을을 떠난 사내는 20여년 뒤 병든 노인이 돼 귀향했고 샘섬에 들어가 생을 마감했다. 장환도 아래는 정남진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이라는 곳. 이정표가 서 있다. 정남진 전망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회진포구에 닿는다. 많은 문인들이 ‘장흥 문학의 자궁’이라 표현했던 포구다. 궁벽한 소읍인데도 아침나절엔 제법 번다하다. 좁은 길에서 완행버스와 경운기가 갈 길을 다투고, 갯일 나가는 할머니들은 뭍에서 온 남정네에게 “이쁘장허니 생겨 부렀다”고 농을 건네며 거침없이 ‘들이댄’다. 키 낮은 집들 너머로는 장흥 바다가 부드럽게 능선을 그리고 있다. 이 지역 바닷물빛 참 곱다. 청잣빛 바다다. 저 바다에서 무산김이 난다. 무산김은 염산을 사용하지 않고 양식한 김을 일컫는다. 염산은 김 양식장 주변의 이물질을 제거할 때 흔히 쓰이는 약품이다. 뭍의 제초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한데 장흥에선 염산을 쓰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 →맛집 요즘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장흥 음식은 ‘낙지삼합’이다. 낙지와 키조개, 돼지고기를 한 번에 즐기는 요리다. 먼저 날것으로 낙지와 키조개를 먹는다. 낙지는 기름장에, 키조개는 ‘묵은지’(묵은 김치)에 싸 먹는 게 보통이다. 이어 식기 아래 깔아두었던 돼지고기가 익을 무렵 포실한 낙지 다리와 달보드레한 키조개, 기름진 돼지고기를 하나로 묶은 뒤 입 벌려 낼름 털어넣는다. 두어 집에서 이 요리를 내는데 그중 신가네 낙지삼합(863-6663)이 알려졌다. 사실 키조개를 묵은지에 싸 먹는 것도 이 집 주인장 아이디어란다. 뱃일하던 그가 여태 먹어 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게 묵은지에 싼 키조개였다고. ‘전설적인’ 장흥삼합의 인기는 여전하다. 키조개와 표고버섯, 소고기가 한 묶음이다. 만나숯불갈비(864-1818~9)가 유명하다. 장흥은 발효 녹차 ‘청태전’의 고향이다. 평화다원(863-2974)이 청태전 계보를 계승했다고 평가받는다. 상선약수 마을에 있다. 읍내를 스치는 커피 바람도 드세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맞선 ‘남도산’ 브랜드 ‘원 앤드 식스’(862-1060)의 선방이 눈부시다. 딸 여섯과 아들 하나가 공동으로 운영한단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으로 갈아탄 뒤 장흥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가장 알기 쉽다.
  • [사설] 이희호 여사 방북 관계 개선 불씨 삼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오늘부터 나흘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이 여사는 전세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에 도착한 뒤 방북 기간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 등을 돌아볼 예정이라고 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면담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방북을 추진한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면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19명의 방북단에는 수행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등이 포함됐다. 북측은 우리 정부 관계자의 동행을 수용하지 않았고, 우리측은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정치적 성향이 짙은 인사들을 대표단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남북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현시점에서 성사된 이 여사의 방북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설사 북측이 6·15선언 계승을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여사 방북을 허용했다고 하더라도 이 여사를 비롯한 방북단이 간접적으로나마 북측에 남북 관계 개선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남북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가 “이 여사의 방북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민족적 경사인 광복 70주년을 앞둔 시기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여사 방북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의 훈풍이 불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현안을 의제로 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모쪼록 남북 양측이 이번 이 여사 방북을 관계 개선의 소중한 불씨로 살려 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물론 현재로서는 다소 어두운 전망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정부가 이 여사를 통해 특별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고, 북측 역시 우리 정부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계속하며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 우리나 북측이나 적극적인 대화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제 남북 관계 경색은 우리 민족 전체를 위해서도 끝장내야 한다. 지난 7년간 격정적으로 상대방을 힐난하면서 남북 모두 엄청난 민족적 역량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평양의 방북단을 통해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측 또한 이 여사를 통해 이에 화답함으로써 극적인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주길 거듭 촉구한다.
  • ‘나쁜 남자’ 이유 있네?...테스토스테론 등 부정 부추겨

    ‘나쁜 남자’ 이유 있네?...테스토스테론 등 부정 부추겨

    누구나 한번쯤은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익을 얻고 싶은 유혹을 느낀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흔히 분비되는 두 가지 호르몬이 이러한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주된 원인이라는 연구가 발표돼 흥미를 끌고 있다. 의학전문지 메디컬데일리 등 외신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합동 연구팀이 체내 ‘테스토스테론’ 및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을수록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최근 보도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과 근육발달 등에 관여하는 성호르몬으로 남성에게서 특히 많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며 과다하게 분비될 경우 피로나 두통,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호르몬 분비와 부정행위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먼저 호르몬 수치 점검을 위해 참가자 117명의 타액을 채취한 뒤 이들에게 수학 시험을 치르도록 지시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정답 수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해 부정행위의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로 하여금 자기 시험성적을 스스로 채점하게 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정답 수를 속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조셉스 교수는 이에 대해 “테스토스테론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저하시키는 한편 보상의 쾌감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든다”며 “반면 코르티솔은 사람에게 커다란 불쾌감을 주고 심신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즉 테스토스테론은 부정을 저지를 용기(?)를 부여하고, 코르티솔은 부정을 저지를 이유를 제공한다는 것. 여기서 더 나아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테스트가 끝난 뒤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여줬다. 조셉스 교수에 따르면 이 또한 부정행위를 부추기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스트레스 감소는 두뇌 보상중추를 강력하게 자극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각각의 호르몬이 따로 작용할 경우에는 비슷한 행동이 관찰되지 않은 점에 미루어 둘 중 하나의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방식을 통해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셉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당근(보상)과 채찍(처벌)이 모두 부정행위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며 “기존 방법을 고수하는 대신 부정행위의 기저에 깔린 심리적 매커니즘을 먼저 이해함으로써 새롭고 효과적인 방안을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실험 심리학’(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저널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열대야 물리치고 ‘꿀잠’ 즐기기

    열대야 물리치고 ‘꿀잠’ 즐기기

     장마가 끝물에 들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쉽게 체력이 고갈돼 밤에 잠이라도 편히 자야 하지만 열대야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하고 밤새 뒤척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밤잠을 설치면 낮에 피로감이 몰리고, 생활 리듬이 깨어져 만성피로로 이어지기도 한다. 열대야를 이기고 숙면을 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열대야 수면의 특징  더위 때문에 밤잠을 못 자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잘 자려면 빛을 줄이고, 체온을 낮춰야 하는데, 열대야 때문에 잠들기가 결코 쉽지 않다. 또, 더위를 이긴다며 밤 시간에 수박이나 맥주, 음료 등을 즐기다 보면 소변이 마려워 자다가 쉬 깨곤 한다. 어렵게 잠이 들었다가도 더위 탓에 몇번씩 깨는 것도 문제다.  이처럼 하루, 이틀 숙면 리듬을 놓치다 보면 낮 동안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려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거나 자칫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면에 적절한 온도  이런 더위도 문제지만, 더위를 쫓는다며 지나치게 냉방을 해도 역시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실내 온도와 습도를 수면에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적당한 수면 온도는 섭씨 18~22이지만, 이 온도는 계절적인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평균치일 뿐이다. 열대야가 있을 때 이 온도에 맟추려 하면 실내외의 온도차가 너무 커져 자칫 컨디션을 악화시키기 쉽다. 따라서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24~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 밀폐된 실내에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가동시키면 습도가 낮아져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수면제는 주의해서 사용해야  유난히 더위를 못 견뎌 여름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은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물론, 짧은 기간의 수면제 사용은 효과적이지만, 습관적으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자칫 금단증상이 나타나거나 의존성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면제를 사용할 때는 의존성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아야 하며, 특히 “약을 먹고라도 잠을 자야 한다”는 심리적 의존이 수면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만큼 불가피하게 수면제를 사용하더라도 단기간에 그쳐야 한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10가지  열대야 불면을 이기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첫째,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한다. 그래야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잠을 설쳤다고 늦잠을 자거나,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어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다 보면 오히려 불면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둘째,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든다. 잠이 오지 않는데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 보면 불면증이 악화되기 쉽다.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를 벗어나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며 잠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잠자리에 드는 게 최선이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땀이 촉촉하게 배일 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정도 하면 가벼운 수면 장애는 거뜬히 극복할 수 있다. 단, 운동은 체력에 맞춰 격렬하지 않게 해야 하며, 너무 늦은 시간에는 안 하는게 좋다.    -넷째, 저녁 시간에는 흥분을 피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납량이라며 공포영화를 보는 등의 쇼킹한 이벤트보다 명상이나 이완요법 등이 더 효과적이다. 잠이 안 온다고 늦도록 TV를 보면 시각적인 자극이 뇌로 전달되어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    -다섯째, 커피 등 카페인 음료와 초콜릿, 흡연, 흥분제 등을 피해야 한다. 잠을 푹 자겠다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데, 술은 수면 뇌파를 변화시켜 잠이 들더라도 숙면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여섯째, 과식하지 않아야 한다. 밤에 시장기가 느껴지면 따뜻한 우유나 약간의 과일 등으로 허기를 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곱째, 취침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서 긴장감을 덜어준다.    -여덟째, 낮잠을 피하고,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이 좋다.    -아홉째,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하되, 특히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도록 한다.    -끝으로, 침실 환경을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소음과 빛을 최소화하며, 잠들기 전에 얇은 이불로 배를 덮어주도록 한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장애클리닉 정석훈 교수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빵 대신 먹어라…스트레스 해소 식품 8가지

    빵 대신 먹어라…스트레스 해소 식품 8가지

    스트레스가 쌓여 먹을 수밖에 없다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물론 몸에도 좋은 식품을 미국의 전문가들이 소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소아학 및 영양학 교수이자 보스턴 아동병원 소속 내분비학 연구자인 데이비드 루드위그 박사는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에 출연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걱정과 불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들을 공개했다. 루드위그 박사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가득한 간식을 먹는 것보다 다음에 소개하는 식품들을 먹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더 유익하다”고 말한다. 빵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섭취해 나중에 또다시 스트레스가 되는 악순환을 겪는 것보다 다음에 소개한 식품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보는 것은 어떨까. ■ 당근이나 셀러리 막대 모양으로 썬 당근이나 셀러리 등을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간식으로 먹으면 몸의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치아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입 냄새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통곡물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곡물보다 식이섬유와 비타민 B군, 미네랄 등이 풍부한 통곡물(껍질만 벗긴 곡물). 섭취하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아 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빵과 같은 간식이 먹고 싶다면 정제된 밀가루보다 통밀 등으로 만든 것을 먹을 것을 권장한다. 특히 발아 현미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가 많아 뇌의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안정화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호박씨 칼륨과 인, 아연, 마그네슘이 특히 풍부하며 두통과 불안증, 불면증, 피로,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지만 하루 권장량 만큼 섭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마그네슘은 또 순환계 건강에 필수적이며 뇌와 정신 건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달걀 양질의 단백질은 물론 칼슘과 철, 아연, 셀레늄, 인, 비타민 A·D·K·E 등 거의 모든 영양소를 갖춘 완전 식품이다. ‘행복 다이어트’라는 저서를 출간한 드류 램지 컬럼비아대 정신과 의학박사는 “근심이 쌓이지 않게 하려면 아침에 달걀 요리가 최고”라고 말하고 있다. ■ 오메가 3 지방산 함유 식품 등푸른생선은 물론 들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에도 풍부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조셉 힙벨른 박사가 수십 년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오메가 3 지방산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손상으로부터 신경 세포를 보호한다. 또한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한 아마씨유를 섭취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들의 문제 행동이 개선됐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오메가 3 지방산에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비타민 C 함유 식품 미국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 C의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서 회복이 빠르다. 딸기와 브로콜리, 양배추, 키위, 파파야, 감귤류 등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차(茶) 쉬는 시간에 차를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6주 동안 매일 무엇을 얼마나 마셨는지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4잔의 차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은 혈중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낮았으며, 말과 행동이 더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 다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을 섭취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료가 되는 카카오 속에 비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카카오에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며 이를 구성하는 플라바놀(카테킨)이 기분을 밝게 하고 사고 회로를 맑게 하므로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PR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험시간 컨닝하는 이유, 호르몬 때문? (美 연구)

    시험시간 컨닝하는 이유, 호르몬 때문? (美 연구)

    누구나 한번쯤은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익을 얻고 싶은 유혹을 느낀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흔히 분비되는 두 가지 호르몬이 이러한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주된 원인이라는 연구가 발표돼 흥미를 끌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메디컬데일리 등 외신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합동 연구팀이 체내 ‘테스토스테론’ 및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을수록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과 근육발달 등에 관여하는 성호르몬으로 남성에게서 특히 많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며 과다하게 분비될 경우 피로나 두통,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호르몬 분비와 부정행위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먼저 호르몬 수치 점검을 위해 참가자 117명의 타액을 채취한 뒤 이들에게 수학 시험을 치르도록 지시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정답 수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해 부정행위의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로 하여금 자기 시험성적을 스스로 채점하게 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정답 수를 속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조셉스 교수는 이에 대해 “테스토스테론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저하시키는 한편 보상의 쾌감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든다”며 “반면 코르티솔은 사람에게 커다란 불쾌감을 주고 심신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즉 테스토스테론은 부정을 저지를 용기(?)를 부여하고, 코르티솔은 부정을 저지를 이유를 제공한다는 것. 여기서 더 나아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은 테스트가 끝난 뒤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여줬다. 조셉스 교수에 따르면 이 또한 부정행위를 부추기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스트레스 감소는 두뇌 보상중추를 강력하게 자극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각각의 호르몬이 따로 작용할 경우에는 비슷한 행동이 관찰되지 않은 점에 미루어 둘 중 하나의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방식을 통해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셉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당근(보상)과 채찍(처벌)이 모두 부정행위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며 “기존 방법을 고수하는 대신 부정행위의 기저에 깔린 심리적 매커니즘을 먼저 이해함으로써 새롭고 효과적인 방안을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실험 심리학’(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저널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잠 못드는 열대야, 규칙적 생활이 숙면의 열쇠 불볕더위에 마른 장마까지 더해지면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잠이 들긴 들더라도 자주 깨고,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꿈을 꾸는 수면도 줄어들고, 결국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다. 한 실험에 따르면 외부 온도가 너무 높으면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고 그 결과 각성상태로 이어진다고 한다. 여름철 열대야가 발생하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 켜 놓으면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 호흡기가 건조해져 각종 호흡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숙면을 취하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더 확실한 열대야 대처법이다. 우선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뇌 속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잠을 설쳤다고 늦잠을 잤다가는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낮잠은 피하고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눕지 않도록 한다. 적당한 운동도 도움이 되며, 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하고 저녁에는 과식하지 않는 게 좋다. 침실 환경은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든다. ●설사 부르는 장염, 음식 익혀 먹으면 감염 예방 여름철 갑작스런 설사와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장염 진단을 받아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장염은 이처럼 매우 흔한 질환이다.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를 섭취했을 때 빠르면 2~3시간 후에, 늦으면 1주일 후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혈변이 나올 수 있으며, 발열·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감염성 장염은 1~2주 이내에 호전된다. 따라서 2~3주 이상 증상이 지속돼 다른 질환을 감별해야 하는 상황에서만 대장 내시경을 시행한다. 흔히 장염이 있을 때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심해지니,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장염은 대부분 설사를 동반하므로 체내 수분 손실이 많다. 이때 수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탈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온 음료는 물보다 체내 흡수가 빨라 장염으로 설사가 심할 때 마시면 수액 주사를 맞은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물로 인한 감염을 막으려면 모든 음식물을 충분히 익혀 먹고, 남은 음식물은 오래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선우성 가정의학과 교수 명승재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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