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쌀회담 이모저모/일 쌀원산지 표시 요구… 북대표 발끈
◎무상제공 아닌 「연불매각」 가능성/“뽕밭 늘려 논면적 감소” 북 군색한 변명
북한과 일본은 23일부터 도쿄에서 쌀제공을 둘러싼 본격적 교섭을 벌이고 있다.양측은 실무차원에서는 상당히 협의를 진행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초점이 되고 있는 제공물량에서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이 적극적 입장을 갖고 있어 금명간 타결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여전히 우세하다.또 이종혁 북한대표의 말 속에서는 쌀 외에 국교정상화 교섭재개도 논의될 것이라는 양측의 의사가 읽히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북한과 일본간의 이틀째 회담은 북한측에서는 이부위원장 등 3명과 일본측에서는 연립여당 관계자는 일체 참석하지 않은 채 외무성 가와시마 유타카(천도유) 아시아국장,우에노 히로후미(상야박사) 식량청장관 등 정부측 실무자 8명만 참석,24일 상오 10시부터 12시40분쯤까지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이부위원장은 사진기자들의 요청으로 가와시마 국장과 악수를 나누면서 『합의서에 사인이나 한 줄 알겠구만』이라며 조크.
회담장으로부터는 「연불수출」,「계약 방식」,「채무이행 방식」등의 단어가 들리기도 해 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연불매각 방식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회담 후 북한 대표단이 먼저 퇴장한 뒤 일본정부측 실무자들은 회담장에 남아 문을 걸어 잠근 채 한동안 숙의해 북한측이 일단 안을 던져놓고 간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들.
이를 뒷받침하듯 회담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들은 『북한이 1백만t을 요구,일본측 대표인 가와시마 국장이 「엣」소리를 내며 깜짝 놀랐다』면서 『일본은 30만t 제공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언.
이들 소식통은 또 일본이 제3국 전매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북한측이 『핵문제에 이어 또 투명성을 요구하는 거냐』고 상당히 화를 냈다고 회담장 분위기를 전하기도.일본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식량이 부족하다는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구체적 근거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이들은 귀띔.
○…이부위원장은 회담 후 의견이 접근됐느냐는 질문에 『오늘부터 회담인데….내일 또 논의해야지』라고 짤막하게 언급.회담을 상오만 진행한 것과 관련,회담장 주변에서는 「본국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것 같다」는 추정들.
○…이에 앞서 23일 밤늦게 열린 1차회담에서 북한은 『한국쌀을 15만t 들여오기로 했다.7월에 재차 회담을 하면 더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과의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일본이 요구한 것처럼 한국의 쌀을 받아들였다』고 전제조건이 충족된 점을 강조,신속하게 일본쌀을 제공해 달라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는 것이 회담에 정통한 관계 소식통들의 설명.
○…이부위원장은 식량난을 내세운 북한의 인도적 지원 요청에 대해 가와시마 국장이 구체적 쌀 부족 상황을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자 근년들어 냉해가 든데다 뽕나무 재배 격려로 쌀 재배면적이 줄어들었다고 설명.
이같은 설명에도 일본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구체적 수치를 요청하자 북한은 버럭 화를 내면서 연립여당측에 항의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일본은 중국에 전매할 가능성 소문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북한에 지원할 쌀부대에 원산지 증명을 해 북한 국민들이이 쌀을 식탁에 올려 식량으로 먹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포함한 몇가지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
때문에 이날 회담은 양측간에 한때 험악할 정도로 고성이 오고 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