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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원식 회장 사퇴 소식에 남양유업 주가 급등

    홍원식 회장 사퇴 소식에 남양유업 주가 급등

    홍 회장 사과 기자회견에 장중 23% 급등“자녀에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자사의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남양유업의 주가가 회장의 사퇴 소식에 장중 급등했다.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홍원식 회장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거래일 대비 23.7% 급등한 40만 95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해 오전 10시 40분 현재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9.8% 오른 36만 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결정이 늦어져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표로 남양유업의 당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일축했다.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고,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20대 남녀의 혐오와 갈등, 생산적 토론 필요하다

    경찰이 제작한 홍보자료에도 ‘남성 혐오 상징물’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성 네티즌들은 경기남부경찰청과 서울경찰청 홍보자료의 손 모양 이미지가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중심으로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경찰은 문제의 자료를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GS25도 캠핑 행사상품 홍보 포스터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남성 소비자가 G25의 홍보물에 항의하는 뜻에서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일부 여성 소비자는 GS25의 사과를 문제 삼아 불매운동을 주장해 기업은 난감하다. 이번 논란은 극히 일부 네티즌 사이의 논쟁에 머물던 성혐오와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을 보여 준다. 갈등을 조장하는 이들은 한국 남성을 ‘한남충’, 한국 여성을 ‘김치녀’ 등으로 비하하며 서로 비방전을 벌인다. 취업, 직장 내 업무분장, 군 의무 복무 등 이슈를 놓고 남녀 차별과 역차별 주장을 쏟아내며 대립한다. 특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지지 후보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비화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공정한지에 대해 치열한 사회적 논쟁은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서로를 혐오하며 감정적으로 대립해서는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한국 여성을 혐오하면서 어머니는 어떻게 존경할 것이며, 한국 남성을 혐오하면서 아버지는 어떻게 존경할 것인가. 자가당착 아닌가. 남녀의 서로 간 혐오는 아무런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토론을 벌여야 엇나가려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치권도 표를 얻으려는 알량한 계산으로 20대 남녀의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남북과 동서로 갈린 것도 모자라 남녀로까지 갈린다면 미래가 없다.
  •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고 3주가 흐른 3일까지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계획은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담겨 있는 125만t이 넘는 오염수를 최대한 희석해 2년 뒤 바다로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까지 없다. 오염수 희석 방법 등을 심사하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출 개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만 제시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우려를 단순 ‘후효’(風評·풍평)로 여기고 있다. 후효는 소문 등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오염수 방출에 따른 여러 가지 우려를 단순히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보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용어에서 묻어난다. 일본 정부가 현재까지 제시한 대책 역시 모두 소문 불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국 정부의 반발이 크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日국민, 정부 방침에 순응 특성 영향도 일본 정부는 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오염수를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예 한국이 ‘오염수’라고 부르는 탱크 속 물질을 ‘처리수’(treated water)라고 부른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프레임 작업’은 국내 여론몰이에 효과를 발휘, 최근 일본 내 오염수 방출에 대한 여론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해 11~12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가 55%, 지지 응답은 32%, 잘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은 13%였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달 18일 조사한 결과 54%가 ‘(방출은) 어쩔 수 없다’고 반응했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답은 36%에 그쳤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7%를 기록, 부정 평가인 45.3%보다 다소 우세했다. 여론의 변화는 불만이 있더라도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일본 특유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오염수 문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내 해결과제였기에, 최근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한국 국민과는 민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이 전하는 오염수 방출에 대한 현지 분위기에서 환경단체와 후쿠시마현 어민 등이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전할 뿐 일반 국민 사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니혼TV는 동일본 대지진 후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 농산물은 현재 유통량이 회복됐지만 수산물은 지난해 기준 어획량이 대지진 전과 비교해 17% 감소했다고 알렸다. 후쿠시마현 어업인들은 4월부터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어획량을 완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서기로 했지만 오염수 방출 결정으로 모든 걸 다시 멈추게 됐다고 한다. 이런 어업인들의 항의 목소리만 나오는 게 전부였다. ●언론, 일반 국민 우려 아닌 어민 항의만 전해 이처럼 일본 내 여론이 오염수 방출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데는 일본 국민의 특성을 넘어서 일본 정부의 ‘소문 불식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당시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밝히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건 ‘소문’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성을 확실히 확보하는 동시에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중국과 한국, 대만을 포함해 세계에 있는 원자력 시설에서도 국제 기준에 기초한 각국의 규제에 따라 방사성물질 트리튬이 포함된 액체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다”며 “그 주변에서 트리튬이 원인이 되는 영향은 볼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듯이 역공했다. 이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오염수를 놓고 제기되는 모든 우려를 뜬소문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고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도쿄올림픽을 100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이런 큰 결정을 내렸을 리 없다는 진단도 있다. 스가 정권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촉구해 왔고 국내의 반대 여론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각적으로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 주면서 오염수 해양 방출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악화된 한일관계까지 겹쳐 오염수 방출에 대한 한국의 항의가 일본 내 혐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감정까지 실려 오염수 문제가 국제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는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주간분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한국의 반일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며 일본 불매 운동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까지 보도하자 일본 네티즌들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 일본 네티즌은 “옆 나라는 과학적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도 자국의 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소문 피해 배상위한 정부 지원실까지 설치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농림수산상을 지낸 야마모토 다쿠 자민당 중의원은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그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더욱더 소문 불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산업성 내에 ‘처리수손해대응지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23명이 근무하는 지원실은 소문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간이나 지역,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피해의 실태에 맞는 배상을 실시하거나 피해자 측에 일방적인 피해 입증을 요구하지 않도록 도쿄전력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소문 불식 전략이 미흡하다는 일본 전문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에 참여했던 가이누마 히로시 도쿄대 준교수는 니혼TV에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먼저 정치인이 접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은 전면에 나서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하는 자세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좀더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거나 일본 정부에 한국이 직접 조사단을 보내도록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IAEA 모니터링에 참여하거나 한중일이 오염수 보관 및 처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든지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반응을 살피며 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 대응하는 게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양자 구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는 글로벌 환경 문제임에도 미일 대 한중이라는 동아시아 지역 내 국제 정치 문제로 변질된 것이 문제”라며 “양자 이슈로 굳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제적 연대로 문제에 대응하고 한국이 IAEA의 오염수 방출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손’ 하나에 주가 출렁 기업 흔든 젠더갈등… 강연은 시작도 전에 공격당한 페미니즘

    ‘손’ 하나에 주가 출렁 기업 흔든 젠더갈등… 강연은 시작도 전에 공격당한 페미니즘

    엄지와 검지로 만든 손 모양, 월계수 잎, 초승달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GS25 포스터 남혐 논란에 여성들 반박 ‘아수라장’ 편의점 프랜차이즈 GS25가 지난 1일 홍보용으로 만든 이벤트 포스터(위)가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상징물(아래)을 차용해 남성들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주가에 불똥이 튄 것이다. GS25 불매운동에 나선 남성들은 해당 회사 주가 끌어내리기에 동참했고 이에 대응한 여성들의 ‘방어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까지 젠더갈등에 휩싸인 모양새가 됐다.●주가 쥐락펴락·불매운동… 경찰 홍보물도 ‘불똥’ 3일 GS리테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50원(2.37%) 떨어진 3만 49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거래량은 전 거래일(34만 3401주)보다 66.6% 증가한 57만 2254주를 기록했다. 장이 열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 네이버 금융 GS리테일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게시글만 1558개로 집계되는 등 남녀 투자자들의 기 싸움이 벌어졌다. “이번 기회에 ‘페미’(여성주의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남성들과 “꼬투리 잡고 우기지 마라”는 여성들의 글로 뒤범벅이었다. GS25 포스터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소시지를 집는 듯한 손 모양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디자인이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메갈리아 로고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GS25는 논란이 터지자 포스터를 수정하고 사과문을 냈지만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런 마케팅을 남성 혐오로 규정하고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GS리테일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명했다는 글이 게시됐으나 남성들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분노했다. 해당 논란은 서울경찰청 등이 배포한 개정 도로교통법 홍보물로 옮겨붙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홍보물을 제작한 A사는 “디자이너는 40대 남성”이라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하는 모양을 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감한 MZ세대 , 감정적 남녀 대치 경계해야 ” 이번 사태를 두고 이남자·이여자로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젠더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에서 여성과 남성이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건전한 논쟁은 필요하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성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포항공대 총여학생회가 추진한 여성 인권활동가 초청 강연이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강연 중단은 물론 총여학생회 폐지까지 요구하며 온라인 시위에 나섰다. 여성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공동성명을 내고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포항공대 일부 남학생, 강연자 신상 털고 여총 공격 포항공대 총여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반성폭력 활동가인 하예나(본명 박수연·24)씨를 초청해 ‘여성운동과 디지털 성폭력’을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열 예정이었다. 하씨는 2016년 한국 최대 불법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소라넷 폐쇄에 앞장선 인물로 2018년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주의자인 하씨의 강연이 예고되자 포항공대 재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학내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가 낸 학생회비로 남성 혐오적인 강연을 열어 포항공대의 이미지를 실추한다”고 주장하면서 학생지원팀 전화번호를 게시하고 유선 항의를 유도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하씨 강연 취소와 총여학생회 폐지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오고 실제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여학생회 구성원에 대한 신상털이 위협도 확인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강연을 연기하기로 했다. ●여성단체 “명백한 사상검증…여학생 보호해야” 여성의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리셋, 유니브페미 등 12개 여성단체가 참여한 여성전진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씨의 강연을 재개하고 여학생들을 보호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연사의 행적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부세력까지 끌어들여 탄압하는 것은 명백한 사상검증”이라며 우려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메갈리아 손모양에 ‘허버허버’ 자막…1박2일 남성혐오 논란

    메갈리아 손모양에 ‘허버허버’ 자막…1박2일 남성혐오 논란

    지난 2일 방송된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이 남성혐오 논란에 올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1박2일’의 제작진이 붙이는 자막에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의 손 모양과 남성혐오 단어로 여겨지는 ‘허버허버’가 등장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메갈리아는 여성혐오를 그대로 남성에게 돌려준다는 ‘미러링’을 운동 전략으로 사용해 주목받았는데 극우 사이트 ‘일베’처럼 특정한 손가락 모양으로 이용자들끼리 인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박2일’의 자막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손가락 모양이 메갈리아의 로고에 등장하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손모양은 편의점 GS25의 광고포스터와 경찰의 홍보물에도 등장했다는 논란을 낳았다.GS25 측은 해당 포스터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남성 소비자들 중심으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경찰청도 취지와 다른 오해를 낳았다며 해당 포스터를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1박2일’ 자막에 등장한 ‘허버허버’란 단어에 대해서는 남성 혐오적이냐 아니냐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다. 단어의 유래는 전라도 사투리인 ‘허벌나게’를 변형해서 급하게 먹는 소리나 허둥지둥 급하게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를 표현한 인터넷 신조어로 여겨진다. ‘1박2일’에서는 출연진들이 야외 바닷가에서 음식을 먹으려 하는데 갈매기가 날아들자 김종민씨가 갈매기를 급하게 쫓으며 음식을 먹으려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허버허버’가 사용됐다.지난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 20대 여성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인 이후 젠더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안티 페미니즘 논쟁을 벌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3일 “나보고 남성 페미니스트라 그러는데, 솔직히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고 페미니스트란 명칭을 사양한다”면서 “내가 페미니스트의 편을 든다면, 그것은 그저 페미니스트와 안티페미니스트의 얘기를 각각 들어봤을 때 논리적으로 페미니즘 쪽의 주장이 합당하고, 안티페미니즘의 주장들은 형편없다는 판단에서 취하는 태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민주당의 보궐선거 패배 이유를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하다 나온 결과”라고 진단했는데,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질 나쁜 포퓰리즘이자 안티 페미니즘이라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편의점 홍보물에 등장한 손모양·월계수잎·초승달이 남성혐오?…주식시장까지 흔드는 젠더갈등

    편의점 홍보물에 등장한 손모양·월계수잎·초승달이 남성혐오?…주식시장까지 흔드는 젠더갈등

    엄지와 검지로 만든 손 모양, 월계수 잎, 초승달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GS25가 지난 1일 홍보용으로 만든 이벤트 포스터가 여성주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상징물을 차용해 남성들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주가에 불똥이 튄 것이다. GS25 불매운동에 나선 남성들은 해당 회사 주가 끌어내리기에 동참했고 이에 대응한 여성들의 ‘방어 투자’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까지 젠더갈등에 휩싸인 모양새가 됐다. 3일 GS리테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50원(2.37%) 떨어진 3만 4950원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 거래일(34만 3401주)보다 65.6% 증가한 56만 8748주를 기록했다. 남녀 투자자들은 온종일 이 회사 주식을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장이 열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 네이버 금융 GS리테일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게시글만 1558개로 집계됐다. “이번 기회에 ‘페미’(여성주의자)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겠다”는 남성들과 “꼬투리 잡고 우기지 마라”는 여성들의 글로 뒤범벅이었다. GS25 포스터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소시지를 집는 듯한 손 모양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 디자인이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뜻을 담은 메갈리아 로고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GS25는 논란이 터지자 포스터를 수정하고 사과문을 냈지만 이번엔 수정본 역시 서울대의 한 여성주의 학회 상징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런 마케팅을 남성 혐오로 규정하고 불매운동에 나섰다. 이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GS리테일이 내부 회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명했다는 글이 게시됐으나 남성들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분노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남자·이여자로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젠더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얼마 전 논란이 됐던 ‘허버허버’(급한 행동을 뜻하는 의성어로 일부는 남성혐오로 해석) 표현부터 이번 GS25 포스터 논란까지 MZ세대에서 여성과 남성이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건전한 논쟁은 필요하지만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성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내일 ‘불가리스 사태’ 대국민 사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내일 ‘불가리스 사태’ 대국민 사과

    남양유업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대표가 3일 사의를 표명했다. 또 남양유업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할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10시 본사 대강당에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의 입장 발표에는 사과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인체나 동물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 대한 실험이 아닌 실험실에서 세포에 대한 항바이러스 실험을 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연구 결과가 처음 보도됐을 당시 마치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처럼 오인되면서 각 마트마다 불가리스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기도 했다. 또 남양유업 주가가 8%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연구 발표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해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 다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3일 오전 임직원에게 사내 이메일을 보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고,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연구의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불가리스 사태의 파장이 커지며 회사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되자 남양유업이 뒤늦게 후속조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보직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을 받아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의혹의 사실관계 여부는 현재 조사 중”이라며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차원에서 우선 보직 해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숨은 메갈 찾기?” 저 손이 뭐길래…GS25 포스터 후폭풍 [이슈픽]

    “숨은 메갈 찾기?” 저 손이 뭐길래…GS25 포스터 후폭풍 [이슈픽]

    GS25 편의점 포스터 ‘남성 혐오’ 논란“손가락 모양, 메갈리아 상징과 비슷”논란 커지자 “철저한 모니터링” 사과경찰 홍보물도 비슷한 손 모양 논란돼 “소시지를 집는 손가락 모양이 대체 뭐길래?” GS25 편의점의 이벤트 포스터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GS25 측이 사과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며 젠더 갈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경찰 홍보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표식이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GS25는 지난 1일 캠핑용 식품 구매자 대상의 경품 증정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포스터 속 손가락 모양과 문구가 문제가 됐다. 일부 네티즌은 해당 손 모양이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의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손 옆에 있는 소시지 일러스트도 논란을 부추겼다. 포스터에 적힌 영어 표현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각 단어 마지막 글자를 조합한 ‘메갈’(megal)이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암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GS25는 2일 사과문을 올려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포스터 속 이미지는 유료 이미지 전문 사이트에서 ‘캠핑’을 키워드로 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했으며,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의 번역 결과를 바탕으로 표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GS25가 국방부와 함께 진행했던 호국 보훈의 달 캠페인 포스터에 군인을 비하하는 ‘군무새’ 이미지를 넣었다”, “해당 포스터에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월계수 잎 그림까지 나온다”며 추측을 이어가고 있다.아울러 경찰 홍보물도 논란이 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이 배포한 전동킥보드 등 개인용 이동장치(PM) 과태료 산정기준 홍보물에도 메갈리아를 연상시키는 손 그림이 삽입됐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특정 손가락 모양이 홍보 포스터에 반복해서 나오는 것은 의도가 있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블라인드 앱에 “GS25 사태 때문에 혹시 몰라 상품 디자인 하나씩 다 체크 중”이라며 “숨은 메갈 찾기”라고 올리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엄지와 검지로 집는 모양이 남성 혐오를 뜻하는 모양인지 전혀 몰랐다”며 “혹시 나도 모르게 비슷한 손 모양을 했을까 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거에 올린 사진을 하나하나 확인해봤다”고 털어놨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택진이형, 이 또한 지나갈까요?

    택진이형, 이 또한 지나갈까요?

    엔씨소프트 게임 운영에 실망한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엔씨가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엔씨에서는 최근 한달가량 이와 관련해 대응이 없다. 지난해 이맘 때쯤에도 지나치게 많은 결제를 유도한다는 이유로 ‘엔씨 불매운동’이 벌어졌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있는데 엔씨는 이번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팔짱 끼고 지켜보고만 있어 비판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쯤 촉발된 ‘엔씨 불매운동’이 석달째 들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엔씨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M’의 주간 순이용자는 3월 셋째주에 15만 255명으로 올해 최저치를 찍은 뒤 4월 들어서는 16만~18만명대로 반등했다. ‘리니지2M’은 3월 넷째주에 6만 4813명으로 올해 최저치를 겪은 이후 4월에는 소폭 증가해 6만 7000~8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대비 여전히 20%씩 이상씩 줄었지만 점차 회복되는 모양새다. 이를 놓고 지난달 22일부터 ‘롤백 사건’에 특별한 대응을 안 한 엔씨의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말 리니지M의 게임 업데이트가 취소되자 금전적 손해를 본 이들이 항의하는 ‘롤백 사건’이 터진 이후 엔씨는 두차례에 걸쳐 보상을 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보상의 상당액이 ‘게임 머니’로 지급된 것에 불만을 표출한 일부 이용자들은 이에 대응해 항의 문구를 적은 트럭을 엔씨 본사와 국회로 보내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엔씨에서는 “2차 보상 때 이미 피해를 충분히 보상했다”며 추가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지적과 관련해서도 엔씨 측은 “방안을 검토해 추후 발표하겠다”는 말만 두달 가까이 반복하고 있다. 또다른 대형 게임사인 넥슨은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하거나 아이템 확률 공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발표했고, 넷마블은 권영식 대표가 직접 나서 “공격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택진 엔씨 대표는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오히려 불매운동 기간에 개발직 연봉을 1300만원씩 올리고, 4200억원을 들여 제2사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1년전 불매운동 당시에 나눠줬던 ‘TJ(택진)쿠폰’을 최근 다시 돌리며 이용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외부 조사와 달리 (불매운동 이전 대비) 이용자 트래픽에 큰폭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중국서 ‘국민 아내’라 불린 일본 여배우, H&M광고 출연했다가

    중국서 ‘국민 아내’라 불린 일본 여배우, H&M광고 출연했다가

    일본 배우 유이 아라가키(33)가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의 모델을 맡자 중국 팬들이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H&M은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면이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졌다며 신장산 면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해서 중국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아라가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5월 황금연휴 기간인 ‘골든위크’를 맞아 진행되는 H&M의 ‘렛츠 체인지’ 광고 캠페인의 모델을 맡았다. 신장은 세계 면 생산량의 5분 1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신장자치구의 이슬람 교도들인 위구르족이 강제노동을 통해 면을 생산한다며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나이키, H&M 등 세계적 패션 브랜드들이 위구르족 인권침해에 반대해 신장산 면을 쓰지 않겠다고 했으나 중국 정부는 강제노동 의혹에 대해 아니라고 반박했다. 신장의 면은 대부분 기계로 생산되며, 위구르족은 중국 평균임금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에서는 H&M 제품이 모두 퇴출되는 등 신장 면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힌 서구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혹독한 보복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에서 아라가키는 ‘국민 아내’로 불리며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번에 H&M의 모델이 되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중국 네티즌들은 “아라가키는 중국인이 아니며 우리는 그녀를 막을 권리가 없다”라면서도 “중국인이 보이콧한 H&M을 인정한 일본인을 보이콧하는게 무슨 잘못인가”라며 아라가키에 대한 반감을 표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전방위 ‘불매운동’에 택진이형 ‘이 또한 지나가리라’ 방관

    전방위 ‘불매운동’에 택진이형 ‘이 또한 지나가리라’ 방관

    엔씨소프트 게임 운영에 실망한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엔씨가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엔씨에서는 최근 한달가량 이와 관련해 대응이 없다. 지난해 이맘 때쯤에도 지나치게 많은 결제를 유도한다는 이유로 ‘엔씨 불매운동’이 벌어졌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있는데 엔씨는 이번에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팔짱 끼고 지켜보고만 있어 비판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쯤 촉발된 ‘엔씨 불매운동’이 석달째 들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엔씨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M’의 주간 순이용자는 3월 셋째주에 15만 225명으로 올해 최저치를 찍은 뒤 4월 들어서는 16만~18만명대로 반등했다. 또다른 효자 게임인 ‘리니지2M’은 3월 넷째주에 6만 4813명으로 올해 최저치를 겪은 이후 4월에는 소폭 증가해 6만 7000~8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대비 여전히 20%씩 이상씩 줄었지만 점차 회복되는 모양새다.이를 놓고 지난달 22일부터 ‘롤백 사건’에 특별한 대응을 안 한 엔씨의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말 리니지M의 게임 업데이트가 취소되자 금전적 손해를 본 이들이 항의하는 ‘롤백 사건’이 터진 이후 엔씨는 두차례에 걸쳐 보상을 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보상의 상당액이 ‘게임 머니’로 지급된 것에 불만을 표출한 일부 이용자들은 이에 대응해 항의 문구를 적은 트럭을 엔씨 본사와 국회로 보내고, 게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사행성을 지적하고, 엔씨 사옥 주차장 입구를 차로 막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하지만 엔씨에서는 “2차 보상 때 이미 피해를 충분히 보상했다”며 추가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지적과 관련해서도 엔씨 측은 “방안을 검토해 추후 발표하겠다”는 말만 두달 가까이 반복하고 있다. 또다른 대형 게임사인 넥슨은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하거나 아이템 확률 공개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발표했고, 넷마블은 권영식 대표가 직접 나서 “공격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택진 엔씨 대표는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오히려 불매운동 기간에 개발직 연봉을 1300만원씩 올리고, 4200억원을 들여 제2사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1년전 불매운동 당시에 나눠줬던 ‘TJ(택진)쿠폰’을 최근 다시 돌리며 이용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외부 조사와 달리 (불매운동 이전 대비) 이용자 트래픽에 큰폭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트럼프와 콜라병’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투표법 개정안에서 시작된 일이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신분 증명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을 축소하며,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민주당 성향의 단체들이 기업들을 압박해 이에 반대하도록 했다. 일부 기업들이 이 요구에 호응했는데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자 코카콜라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카콜라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간섭하는 모든 기업을 보이콧하자”고 호기롭게 제안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전화기 뒤에 놓여 있는 콜라병을 들킨 것이다. ●美 대기업들, 공화당에 반기 미국의 대기업들이 공화당과 맞서고 있는 이런 현상은 ‘깨어 있는 자본주의’로 불린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100여개 기업의 경영진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온라인 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 반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마존, 애플,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부터 씨티그룹 회장 제인 프레이저, 60개 이상의 로펌 등이 참여했다.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를 비롯해 스타벅스, 타깃, 리바이 스트라우스, 링크드인 등 소매 및 제조업 분야의 회사들도 망라됐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구단주도 참석했다. 이들도 개정안에 찬성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끊고, 법을 개정하려는 지역에는 투자를 늦추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은 법안 수정을 요구했고 미국 프로야구(MLB)는 오는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올스타전의 개최지를 바꾸고, 신인 드래프트 개최권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전 회장인 케네스 체놀트 등 유명 흑인 기업인들은 “중립지대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는 데 찬성하든지, 아니면 투표를 하지 못하게 억압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몰아붙였다. 기업들의 ‘깨어 있기’는 미국 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역도 한정돼 있지 않다. 조지아주 투표법 개정안이 ‘민주주의’에 관한 일이라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는 ‘인권’에 관한 것이었다. 앞서 3월에는 나이키를 필두로 H&M, 랠프로런 등 국제적 기업들이 뭉쳐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문제는 산업계를 재편하고, 국가별로 법률과 규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제 외교 지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들까지 적극 나서 이 분야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들을 펼치다 보니 파급효과가 증폭되고 있다.●공화당 “다수 배제하는 정치 참여 안 돼” 다만 ‘깨어 있기’에는 비용이 든다. 나이키가 중국에서 겪은 불매운동 같은 것이다. H&M 상품은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전략적 차원의 물품으로 갈등하는 것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이 기업과 중국 간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태양열 집열판의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가량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고, 중국 업체들은 웨이퍼 생산과 패널 조립 등도 통제하고 있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폴리실리콘이나 태양광 패널 관련 소재들도 면화처럼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의 연계성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 공급선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추진 사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 태양광 패널 구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태양광 회사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누구 손해이겠느냐는 태도다. 반격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공화당이 친민주당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은 “기업들도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다수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화당원들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비행기를 타고, 야구를 좋아한다”며 기업들의 정치 개입에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은 반공화당 성향의 기업에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놓는 한편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의 해당 기업에 대한 증세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코카콜라, MLB, 델타항공, 씨티그룹, 비아콤CBS, UPS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독려했다.●‘깨어 있는 자본주의’ 어디까지 ? ‘깨어 있는 자본주의’는 ‘깨어 있기’의 한 부분이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등과 연동돼 진행되는 일정한 역사의 맥과 흐름이 있는 사회 및 정치운동이다. 다만 사회 현상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되다 보니 주요 주체인 정당과 기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으로서는 기업들과 전투를 치르기에 껄끄러운 점들이 있다. 당장 워싱턴포스트는 “‘기업 아메리카’에 대한 공화당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제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할 것인가?”라고 비꼬고 있다. 이 운동의 최대 수혜자이자 추동 세력인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무한정 적용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부 국경에 쏟아지는 이민 물결에 공약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지역 불법 이민문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옹색한 주장으로 예봉을 피해야 했다.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화’에 대한 미국 내 비용도 따져 봐야 하지만, 해외 활동에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와츠앱, 트위터 등 빅테크 회사들이 인도에서 농민 시위와 관련된 정보와 계정 폐쇄 등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당국의 보복 위협에 위축된 것 같은 상황이다. 반대로 ‘덜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동할 것을 요구받으며 ‘보이콧’ 협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정당들은 여기서 밀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정치적 올바름이 대기업의 중역실을 차지해 보수적 가치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항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다룰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와 콜라병’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 찾아올지 모른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라이드온] 적게 먹고 멀리 간다…엄·빠 홀린 움직이는 거실

    [라이드온] 적게 먹고 멀리 간다…엄·빠 홀린 움직이는 거실

    국내 최초 출시 ‘하이브리드 미니밴’2열 좌석 슈퍼 롱 슬라이드 시트 적용넓은 실내 공간… 차박·패밀리카에 딱2t 넘는 큰 몸집에 중형 세단급 연비일본 도요타는 판매량 세계 1위의 완성차 기업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952만 8000대를 팔아 930만대에 그친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시가총액도 일본 기업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요타가 일본이고, 일본이 곧 도요타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이런 도요타가 유일하게 맥을 못 추는 시장이 있다. 바로 한국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도요타는 1358대(11위),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1980대(10위)를 파는 데 그쳤다. 두 브랜드 판매량을 더한 3338대도 6위 수준에 불과하고, 이조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 1만 9222대와는 6배 차이가 난다. 한때 도요타와 렉서스는 국내에서 벤츠와 BMW 다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기도 했지만, 2019년 7월부터 시작된 일본차 불매운동 이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도요타가 불매운동과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국내 시장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든 모델은 바로 미니밴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다. 코로나19로 큰 인기를 끄는 차박(자동차 캠핑)에 유리한 밴에다 1997년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를 출시한 도요타만의 ‘하이브리드 필살기’를 더했다. 국내에 하이브리드 미니밴이 출시된 건 시에나가 처음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6일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코스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의 한 휴양지를 돌아오는 128㎞ 구간이었다. 뉴 시에나는 기아 카니발과 크기에선 차이가 없었다. 차체 길이는 시에나가 20㎜, 축간거리는 카니발이 30㎜, 높이는 시에나가 35㎜ 더 길었고 폭은 똑같았다. 하지만 뉴 시에나의 승차감은 다른 미니밴과 확실히 달랐다. 하이브리드 엔진이라 조용했고, 대형차라 흔들림이 적었다. 저속 주행에서는 전기 모드가 작동돼 부드러웠고, 고속 주행에서는 시스템 총출력이 246마력에 달해 안정감을 줬다.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대형차를 움직이는 게 버거울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넓은 실내 공간에 엔진 소음과 흔들림까지 잡았으니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탁월한 연비도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한층 높이는 요소였다. 시승한 사륜구동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3.7㎞/ℓ였지만 실제 128㎞ 시승을 마쳤을 때 계기판에 찍힌 주행 연비는 22.7㎞/ℓ였다. 같은 구간을 달린 전륜구동 모델은 24.0㎞/ℓ를 웃도는 기록을 세웠다. 공차중량이 무려 2190㎏에 달하는 뉴 시에나가 1400㎏대인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이 낼 법한 연비를 기록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도요타가 괜히 ‘하이브리드 명가’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내외부 디자인도 한층 세련되게 바뀌었다. 실내는 일본차 특유의 클래식함과 현대적인 감성이 공존했다. 계기판 속력계는 아날로그 방식, 주행 정보는 디지털 방식으로 돼 있었다. 나무 느낌의 마감은 예스러웠고, 공조장치 버튼과 실내 장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외부는 도요타 고유 디자인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 모델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었다. 승객 중심의 편의 기능도 대거 탑재됐다. 특히 2열 좌석은 최대 624㎜까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슈퍼 롱 슬라이드 시트’가 적용돼 안쪽에 탑승한 승객이 내리기가 한결 편해졌다. 전륜구동 모델의 2열 좌석은 항공기 일등석처럼 뒤로 길게 젖혀져 승객이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도록 했다. 또 뒷좌석에 11.6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각종 영상을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다. 국내 고객이 선호하는 앞좌석 통풍시트와 열선시트, 2열 열선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도 골고루 탑재됐다. 사운드시스템은 JBL의 12개 스피커가 구석구석 장착됐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율 3.5% 기준 사륜구동 모델 6200만원, 전륜구동 모델 6400만원이다.
  • 벨기에대사관, 한국인 조롱댓글에 ‘웃겨요’…네티즌 격앙 [이슈픽]

    벨기에대사관, 한국인 조롱댓글에 ‘웃겨요’…네티즌 격앙 [이슈픽]

    ‘인종차별주의 우는 모습 즐겁다’댓글에 대사관이 ‘웃겨요’ 클릭경어체 쓰다 사과문은 평문으로주한벨기에대사관이 대사 부인의 옷가게 직원 폭행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대사관 대응을 비난하는 여론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대사관 측이 한국인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한 외국인 댓글에 ‘웃겨요’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제보가 등장해 파문이 더욱 커졌다. 23일 주한벨기에대사관 페이스북에는 이 사건에 대한 대사관 대응을 비난하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대사관이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한글 사과문이 존댓말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대사관 측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벨기에 작가 페요의 만화 ‘스머프’를 소개하며 친근한 경어체를 능숙하게 구사한 바 있다.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 A씨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들춰보며 구매 여부를 물어보는 직원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가 난 A씨는 가게로 돌아와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자신을 말리는 다른 직원을 밀치며 뺨을 때렸다. 그러나 한국에 파견된 외교사절과 그 가족은 면책특권 대상이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 네티즌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대사관 페이스북에 올라온 댓글 1개가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한 외국인이 한국인들을 “울보들”로 칭하며 “중국인이 너희 뺨을 때리니까 너희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우는 모습이 즐겁다”라는 댓글을 올렸는데 여기에 대사관이 ‘웃겨요’를 눌렀다는 것이다. 이 댓글은 현재 삭제된 것으로 보이지만, 제보자의 캡처본이 남아있다. 이에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대사관을 이해할 수 없다”, “벨기에 제품을 불매하자”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원식 “吳 취임하자마자 ‘김어준 죽이기’…일개 진행자일뿐”

    우원식 “吳 취임하자마자 ‘김어준 죽이기’…일개 진행자일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첫 작품으로 방송인 김어준의 퇴출을 선택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우 의원은 22일 밤 페이스북에 “김어준 때문에 감사원이 TBS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08년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 KBS를 감사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다”고 전했다. 그는 “우파단체도 가세해 광고불매, 버스 방송 중단 요구 및 고발, 출연하면 야당의원도 낙선운동 하겠다고 했다”면서 “아무리 김어준 방송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래 봐야 일개 방송국 진행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국민의힘 관련 인사가 주도하는 단체, 감사원까지 차례차례 등장하고 있는 이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이 모든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사태 때 기획되고 실행된 시나리오와 너무나 흡사하다”면서 “국민의힘, 감사원은 김어준 죽이기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오세훈 시장도 시민의 바람대로 시민의 삶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어준은 2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자신의 ‘출연료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이 TBS를 방문했다며, 자신을 방송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특정 정치세력이 배경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에 TBS에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진정서를 내고, 모 변호사 모임은 내 탈세 여부를 조사하라고 국세청에 진정하는데 이게 그저 출연료 때문이냐. 출연료는 핑계”라면서 “이명박 정부 때 정연주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핵심은] 소비자 우롱한 남양유업 불가리스와 공모자들

    [핵심은] 소비자 우롱한 남양유업 불가리스와 공모자들

    걷잡을 수 없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속에서 대중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도 자사 제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때에는 ‘마늘과 녹차가 효과적’이라는 가짜뉴스가 나돌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건강기능식품 매출 규모는 2019년 4조 6000억원에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에는 4조 9000억원까지 올랐다. 언젠가는 이 지난한 시간이 끝나기를 모두가 염원하며 인내하는 가운데 어떤 이들은 속임수로 이윤 창출을 노린다. 핵심 ① 재난 이용해 매출 올리려다 영업정지로 귀결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심포지엄에서 자사의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이 코로나 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것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발표 직후 이 회사 주가는 한때 28.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실험은 조건 설정부터 잘못됐다.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발표와 관련해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실험이 제대로 성립되려면 동물시험이나 임상시험이 이뤄졌어야 한다. 그런데 남양유업은 바이러스에 직접 발효유를 뿌렸다. 그러고는 바이러스가 줄었으니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이는 인체 내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 세계적으로 인체 내가 아닌 세포나 시험관 안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수백 개가 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발 호재’는 오래가지 않았다. 연구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자 주가는 급락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남양유업이 주가를 끌어올리고자 연구 결과를 과장해 발표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추가 조사나 고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핵심 ② 기업·언론의 윤리의식 부재에 가짜뉴스 확산 남양유업이 무리수를 둔 바탕에는 주식 외에도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는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남양유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발표자로 나선 박 소장 역시 남양유업의 현직 임원이다. 용역을 맡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를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식 연구가 이뤄진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연구에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를 지원한 점과 심포지엄 임차료를 지급한 점을 들어 남양유업이 자사 홍보 목적으로 발표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현장 조사를 거친 뒤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질병의 예방ㆍ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또는 10년 이하 징역, 1억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억제 효과’를 발표한 다음 날에 판매량이 직전 주 같은 요일 대비 200%가량 급증했다. 허위 마케팅 논란이 불거진 후인 지난 주말(17~18일)에도 각각 69.9%, 78.0% 판매가 늘었다. 업계는 호기심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남양유업의 발표를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쓴 언론 역시 문제다. 몇몇 언론사들은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하거나 질병관리청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남양유업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있다’”, “발효유 ‘불가리스’, 코로나바이러스 78% 억제 효과”, “남양유업 ‘불가리스’,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등의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남양유업의 주가가 급등락하고 소비자들이 불가리스를 사재기한 데는 가짜뉴스도 한몫했다. 지라시로 떠돌아다니는 허황된 정보만 가짜뉴스가 아니다.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확인 없이 보도하는 것도 가짜뉴스의 범주에 들어간다. 2019년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에서 20대 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9.6%가 “언론 보도 가운데 취재 과정에서 사실확인이 충분치 않아 만들어진 오보 역시 ‘가짜뉴스’라고 인식한다”고 답했다. 감염병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예방과 확산 방지를 막아 종식을 늦춘다. 한 해가 바뀌고 코로나19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씻기라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된 시점에도 가짜뉴스는 변이 바이러스처럼 그 모습을 달리해 나타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불가리스’에 뿔난 소비자… 또 불매 역풍 맞는 남양유업

    ‘불가리스’에 뿔난 소비자… 또 불매 역풍 맞는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경쟁사 비방’ 사태 등으로 2013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남양유업의 주가가 8년 새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자사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8년 만에 다시 불매운동 역풍을 맞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남양유업 보통주와 우선주(남양유업우)의 시가총액 합계는 2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말(7209억원)보다 4590억원(63.7%)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남양유업 주가(보통주)는 94만 2000원(2012년 12월 28일 종가)에서 32만 6500원(16일 현재)으로 65.3% 하락했다. 매출도 2012년 1조 3650억원에서 지난해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원 흑자에서 771억원 적자로, 순이익은 610억원 흑자에서 535억원 적자로 떨어졌다. 최대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시가총액은 16일 현재 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3.3% 늘었다. 실적에서도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조 6461억원, 865억원, 577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각각 36.4%, 225.6%, 179.7% 상승했다. 남양유업의 실적과 주가 하락 배경에는 소비자 불매운동이 있다. 2013년 1월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논란이 터지고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지난해도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 비방 글을 올려 검찰에 송치됐다. 최근에는 불가리스로 ‘코로나 예방 마케팅’에 나섰다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협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남양유업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사과했지만, 소비자들의 제품 불매 선언 얘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남양유업 제품은 세일해도 쳐다도 안 본다”, “믿고 거르는 남양”, “남양이 남양짓 했다”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코로나19 백신 대신 불가리스를 접종하는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며 남양유업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코로나 억제?” 도넘은 마케팅…남양유업 또 불매운동

    “코로나 억제?” 도넘은 마케팅…남양유업 또 불매운동

    남양유업이 지난 13일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이후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처음 불가리스 기사를 보고 당장 사러 가야 하나 했는데, 실험 대상이 개랑 원숭이고 발표자는 남양유업 임원이란다. 몇 년 만에 남양유업 제품을 먹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앞으로도 쭉 불매한다, ”믿고 거르는 남양유업“, ”남양유업이니까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역시나 불매할 일들만 만들고 있다“ 등 남양유업 불매를 알리는 글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은 코로나19 백신 대신 불가리스를 접종하는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하며 남양유업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잎사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했다. 충남대학교 수의대는 불가리스가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인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당시 백순영 전 가톨릭대 미생물학 바이러스학 교수는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와 실제 예방률 관련성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는 인체, 동물에 실험한 게 아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개 신장세포, 코로나19는 원숭이 폐 세포에 감염시켰을 때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를 퍼센트로 나타낸 것“이라며 ”실제 예방율과 관련은 없지만, 약이 아니라 식품으로서 불가리스를 음용하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부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가리스 구매 인증샷과 마트·편의점 매대가 비어있는 사진 등이 쏟아졌다. 그러나 연구가 남양유업의 지원 아래 이뤄져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은 남양유업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고, 결과 발표자도 남양유업의 현직 임직원이다. 식약처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 식약처는 15일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만 항바이러스 세포 시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스 전체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해당 연구에 사용된 불가리스 제품, 남양유업이 지원한 연구비와 심포지엄 임차료 지급 등 심포지엄 연구 발표 내용과 남양유업 관계를 고려할 때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사실상 불가리스를 홍보해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주가조작“까지 거론하며 비판하고 있다. ‘주가를 끌어올리려 연구 결과를 성급히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 연구결과 발표 당일인 13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8.57%(3만원)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 10% 더 올라 4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튿날인 14일 장 초반 급등하며 48만9000원까지 올랐지만, 연구결과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해 36만500원에 마감했다. 이러한 논란에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공식 사과했으나,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에 다시 불이 붙은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1월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논란이 터진 이후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이후에도 제품 품질, 광고 진실성 등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국내 우유 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심포지엄은 광고, 주가 조작 등을 목적으로 진행한 게 아니다. 과도한 마케팅으로 주가를 조작할 의도는 전혀 없다. 현장에서 동물·인체가 아닌 세포실험 결과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로 소재 중심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항바이러스 효과를 규명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에 심포지엄 취지와 배경을 잘 설명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코로나 악덕 상술 남양유업, 부당이익 있다면 엄벌해야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후 이 회사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그제 유가증권 시장이 열리자마자 전날보다 17% 이상 급등한 뒤 장 초반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틀간 71억여원어치를 고점에서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가 예상되자 금융 당국에 남양유업을 주가 조작 혐의로 고발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박종수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보도된 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해당 상품의 품절 사태도 빚어졌다. 문제는 뻥튀기 의혹이 너무도 짙다는 점이다. 해당 연구는 남양유업의 지원 속에 이뤄졌고, 검증도 인체 밖에서 실시됐다. 전문가들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작동 원리를 검증한 게 아니어서 실제 예방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할 정도다. 손소독제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 실험과 비슷한데도 음용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처럼 호도했다면 속임수다. 국민의 코로나 불안감을 교묘하게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싸다. 남양유업은 수년여 전에 대리점 상대 갑질로 소비자들로부터 불매운동이라는 매질을 당했다. 오너 일가의 모럴해저드 또한 여러 차례 문제가 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코로나 시대에 고객과의 상생을 모색하기는커녕 속임수와 거짓으로 고객을 속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으니 제대로 된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당국은 대주주의 주식 매각 등 금전적 이익 여부 및 허위과장 광고 여부 등을 엄밀히 조사해 필요하다면 제재를 가해야만 한다.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중국 vs 나이키 기싸움, 승자는?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중국 vs 나이키 기싸움, 승자는?

    나이키와 H&M 등 글로벌 서구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중국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해당 브랜드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G2로 부상한 중국과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싸움, 과연 어느 쪽의 승리로 끝이 날까.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의 배경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서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 면화의 5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해당 지역의 소수민족인 이슬람 신자들을 탄압해 왔다. 중앙정부로부터 독립하길 원하고, 중국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한족과 갈등을 빚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국제적인 테러 만행이 이어지면서 무슬림을 통제해야 한다는 명목 역시 탄압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신장 위구르족 소수민족 1200만명이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악화일로를 걷던 미국은 공개적으로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나이키와 H&M, 아디다스, 랄프로렌 등의 브랜드는 신장 면화의 사용을 우려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일부 소비자들은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치렀고,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 내에서 H&M 상품은 검색조차 되지 않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파나고니아, 갭 등의 브랜드들은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침해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이어 갔다. 중국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싸움은 어느 쪽의 우위도 없이 평행을 달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기운은 중국 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지난 4일 보도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노동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던 캘빈 클라인, 타미힐피거 등을 소유한 PHV,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 노스페이스와 반스 등을 소유한 VF 코퍼레이션 등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강제노동 반대 정책을 삭제했다. 독일 기업 휴고보스는 ‘지속해서 신장 면화를 구매하고 지지할 것´이라는 성명까지 올렸다. 일본 브랜드인 무지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웹사이트에서 신장 면화 사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고, 유니클로는 ‘우리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는 애매한 화법으로 중국 시장을 선택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서구 브랜드에 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중국 패션 산업이 이 싸움의 승자”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신장과 연관이 있는 중국 의류 및 섬유 기업들은 서구 브랜드의 보이콧이 시작된 뒤 주가가 반등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가 2025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보고서도 나왔다. 내로라하는 서구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신장 면화 보이콧과 서구 브랜드 불매 운동은 중국과 서구가 정치·외교·경제적 영향력을 겨루는 하나의 방식이자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단순한 이익 싸움이 아닌 만큼 승자를 논하긴 어려우나, 중국의 영향력이 예상치 못한 분야에까지 다다르고 있다는 사실만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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