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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단 잘못 관리한 케냐 임원들·암표 연루 아일랜드 IOC위원 풀려난다

    선수단 잘못 관리한 케냐 임원들·암표 연루 아일랜드 IOC위원 풀려난다

     리우올림픽에서 선수단을 잘못 관리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던 케냐국가올림픽위원회(NOCK) 간부 둘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현지 법원은 프랜시스 폴 NOCK 사무총장과 피우스 오치엥 부총장을 각각 2000달러의 보석금을 납부하면 석방하도록 했다고 영국 BBC가 30일 전했다. 마찬가지로 절취, 권한 남용 및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스티븐 소이는 이미 의료적 이유로 경찰 구금에서 풀려나 31일 보석 석방될 예정이다. 이들의 혐의가 완전히 벗겨진 것은 아니며 이들이 다음에 법정에 출두할 때까지 21일 동안 더 수사할 수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케냐 선수단의 주장 격으로 무소속 국회의원인 웨슬리 코리르는 자국 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대우에 문제가 많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선수들이 특히 분개한 것은 나이키가 선수들에게 나눠준 유니폼 키트가 중간에 사라진 일이 있었고, 선수단이 이용한 비행기 티켓 등이 터무니없이 싼 것이었으며, 숙박 시설이 열악했다는 것이다. 대회가 막을 내린 뒤 싼 비행기를 타야 한다며 귀국 일자를 늦춰 선수촌에 머무를 수 없게 되자 리우 빈민가에 숙소를 정해 지옥을 맛보게 했다는 불평도 있었고 심지어 코치들의 여행 경비로 간부 지인들이 리우까지 놀러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현지에서 ´리우 참변(fiasco)´으로 통하는 이 사건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케냐는 리우올림픽에서 6개의 금메달 등 13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순위 15위를 차지해 그렇게 나쁜 성적을 올린 것은 아니었다.   비슷하게 짐바브웨 정부가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성적이 신통찮다며 자국 선수단 전체를 체포했다는 나이지리아 언론 보도 때문에 정부가 반박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일도 있었다.    한편 리우올림픽 기간 입장권 불법 판매에 연루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됐던 패트릭 히키(아일랜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았다. 리우 법원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그를 최대 4년 동안 가택 연금에 처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박지원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제출했는데 우병우는 왜 안 하나”

    박지원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제출했는데 우병우는 왜 안 하나”

    감찰 내용 유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된 이석수(53)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사표를 제출하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의를 표명하지 않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감찰관, 검찰 특별감찰관 사무실 압수수색 후에 사의 표명했다. 왜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압수수색하지 않고 사의 표명은 안 하는가를 알 수 없다”면서 “순서가 바뀌니 국민은 어리둥절하며 본말이 전도됐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감찰관은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서울 종로구 특별감찰관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수색을 받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직무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사의를 표명한 이 감찰관은 전직 감찰관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반면 우 수석은 아직까지 사퇴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우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세금 회피 및 의무경찰로 복무하는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으로 특별수사팀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이 감찰관의 사무실을 비롯해 우 수석의 가족회사인 ‘정강’, 서울경찰청 차장실, 정강의 재무를 감사한 S회계법인, 넥슨코리아, 우 수석 거주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 수석은 여론과 정치권의 사퇴 촉구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RFA “중국 거주 북한 주민들, 당국 지시 제대로 안 따라”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국적자(조교·朝僑)들이 최근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고 무리한 요구를 남발하는 북한 당국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소식통은 RFA에 “최근 조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교들에게 주는 혜택은 별로 없는 반면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다 보니 조교들이 (북한) 당국의 지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한때 북한은 조교들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했다”면서 “정기적으로 북한에서 만든 신문, 잡지, 화보 등 출판물을 제공하고 계절에 따라 조국의 명승지들을 무상으로 관광하도록 했었다”고 구체적 사례를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 당국은 조교들에게 탈북 주민들을 신고해 북송시킬 수 있게 하라는 임무를 주었으며 탈북자들에게 조교들은 ‘밀고자 집단’으로 알려졌다”면서 “최근에는 조교들이 탈북자 색출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산둥성 조선족 소식통은 “요즘 조교들 사이에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조국의 방침이라면 북한 당국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던 예전의 태도와 달리 행사나 모임 장소에서 북한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경제난 속에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열중하면서 조교들에게 각종 건설자금을 부담시키는 북한 당국의 태도에 대해 조교들은 북한 국적 포기라는 강수를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교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합법적 절차를 거쳐 건너왔지만, 중국 국적 취득을 거부한 북한 주민들을 가리키며 현재 4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현대차 임협 부결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노조 내 집행부 견제 세력의 부결운동과 낮은 임금인상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26일 전체 조합원 4만 9665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4만 5777명(투표율 92.17%) 가운데 3만 5727명(78.05%)이 반대해 부결됐다. 잠정합의안 부결은 낮은 임금인상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2015년 임금 8만 5000원 인상 및 성과·격려금 400%+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과 주식 20주 지급 등과 비교하면 격려금 등이 적다. 또 노조 집행부에 맞선 현장 노동조직들이 잠정 합의 후 일제히 ‘집행부 흔들기’에 나서는 등 부결운동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는 이번 주부터 다시 교섭을 해야 한다. 앞으로 2주일 안에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추석 연휴 전 타결이 가능하다. 노조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지난 7월 1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특근 거부를 포함, 총 20일째 112시간 파업을 벌여 자동차 6만 55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1조 47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힌 것으로 추산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인사이동 억울” 70대 아파트 경비원 ‘호소문’ 뿌리고 투신

    “인사이동 억울” 70대 아파트 경비원 ‘호소문’ 뿌리고 투신

    인사이동에 불만을 품은 70대 경비원이 자신이 일하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9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5시 7분쯤 성남시 분당구의 한 15층짜리 아파트에서 경비원 A(74)씨가 투신해 숨졌다. A씨는 전날 오후 이 아파트 사회복지관 옥상에서 “열심히 일하는 경비원을 쫓아내는 관리소장에게 호소한다. 말로는 통하지 않아 목숨으로 대항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A4용지 1장 분량의 호소문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10년 넘게 이 아파트에서 근무해 온 A씨는 이달 초 인근 아파트로 전환 배치된 뒤 출근하지 않다가 끝내 투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개월 전 부임한 관리소장은 A씨의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입주민·용역업체 등과 논의 끝에 A씨의 전환 배치를 결정했다”며 “A씨가 인사이동에 불만을 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등산만 하는데 문화재 관람료 왜 내죠?”…등산객들 사찰 측에 ‘분통’

    “등산만 하는데 문화재 관람료 왜 내죠?”…등산객들 사찰 측에 ‘분통’

    “등산하러 가는 겁니다. 길이 그쪽으로 나 있으니 지나가는 거지 법주사는 들리지도 않을 건데 문화재 관람료를 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청주 가경동에 사는 이모(41)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속리산 국립공원을 찾았다가 매표소 직원과 한바탕 말다툼을 했다. 이씨는 문화재가 있는 법주사는 둘러볼 계획이 없고 등산만 즐기려는데 1인당 4000원의 ‘문화재 관람료’를 무조건 내라는 직원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절에는 가지 않는다”는 그의 항변에도 매표소 직원은 관람료를 내지 않으면 속리산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되뇌었다. 결국 이씨는 관람료를 내고서야 속리산에 들어섰지만 산행을 하는 내내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28일 연합뉴스는 국립공원 내 사찰들이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목으로 징수하는 ‘통행세’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수년째 반복되는 실태를 고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상식을 벗어난 ‘문화재 관람료’ 징수가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한다며 정부와 불교 종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관람료 징수 탓에 등산객들이 발길을 끊는 바람에 상권이 위축되면서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주변 상인들의 불만도 크다. 국립공원 내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논쟁이 처음 불거진 건 9년 전인 2007년부터다. 연합뉴스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를 인용해 전국 16개 국립공원 내 27개 사찰 중 설악산 백담사와 덕유산 백련사를 제외한 25곳이 현재까지 1000∼5000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사찰을 제외하고 관람료를 받는 국립공원 내 사찰들은 연간 수입액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들이 연간 관람료 수입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1인당 4000원의 관람료를 받는 속리산 법주사의 경우 연간 입장객 수를 고려해 한 해 15억원 정도의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들은 방대한 문화재를 유지·관리하고 주변 탐방로 정비, 문화재 보존 등을 위해서는 관람료 징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재 관람료가 일종의 ‘통행세’처럼 징수되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다. 가을 단풍철 한 달간만 문화재 관람료(성인 2000원)를 받는 덕유산 안국사는 매표소를 사찰 입구가 아닌 산 중턱 천일폭포 앞 도로에 설치했다. 이 때문에 안국사를 들르지 않는 등산객들도 무조건 관람료를 내야 한다. 특히 탐방객이 많은 시기에만 관람료를 받기 때문에 불만이 상당하다. 그러나 안국사 측은 “천일폭포 일대도 사찰 소유지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서 노고단을 오르는 탐방객들도 무조건 천은사 측에 자연공원법에 근거한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성인 1천600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에 반발한 강모씨 등 74명은 2010년 12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천은사와 전남도를 상대로 통행방해 금지 등 청구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상고심까지 가는 법정 공방 끝에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지난해에도 박모씨 등 105명이 동일한 소송을 제기해 같은 재판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천은사 측은 “정부가 우회도로가 있음에도 관광 목적으로 천은사 소유 토지를 무단 점유해 도로를 만들었고, 입장료는 도로 통행료가 아니라 문화유산 보호와 관련된 비용”이라며 입장료 징수를 고수하고 있다. 등산객들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문화재 관람료 폐지를 원한다. 관람료 때문에 등산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지역 상권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찰들이 반대해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 주변 상인들은 관람료 징수 때문에 상권이 위축돼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속리산의 경우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해 220만명이 찾는 중부권 최대 관광지였다. 그러나 오랜 침체기를 거치면서 지금은 한해 관광객이 70만명선으로 줄었다. 찾는 사람이 줄면서 음식점과 숙박업소 200여곳 가운데 10여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 업소도 매출이 줄어 울상이다. 우창재 속리산관광협의회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단체 관광객들이 문화재 관람료를 받지 않는 경북 상주의 화북지역을 통해 속리산을 찾는 추세”라며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인 문화재 관람료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문화재 관람료 갈등이 더 큰 사회문제로 비화하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황평우 전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찰의 문화재 관리에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으로 이미 지원되는데 또다시 관람료를 징수하는건 부당한 이중 지원”이라며 “거둬들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공개조차 되지 않으니 쌈짓돈으로 의심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문화재 관람료를 거둬야 한다면 투명하게 사용처를 공개하고, 국민적 합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안 부결… 조합원들, 5만원대 인상안 불만

    현대차 노조, 임금협상안 부결… 조합원들, 5만원대 인상안 불만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노조 내 집행부 견제세력의 부결운동과 낮은 임금인상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6일 전체 조합원 4만 9665명을 대상으로 벌인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4만 5777명(투표율 92.17%) 가운데 3만 5727명(78.05%)이 반대해 부결했다.  잠정합의안 부결은 낮은 임금인상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2015년 임금 8만 5000원 인상 및 성과·격려금 400%+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과 주식 20주 지급, 2014년 임금 9만 8000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450%+890만원 지급 등에 비해 작다. 또 노조 집행부에 맞선 현장 노동조직들이 잠정합의 후 일제히 ‘집행부 흔들기’에 나서는 등 부결운동을 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는 이번 주부터 다시 교섭을 해야 한다. 앞으로 2주일 안에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추석 연휴 전 타결이 가능하다.  노조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지난 7월 1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특근거부 포함 총 20일째 112시간 파업을 벌여 자동차 6만 5500여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1조 4700여억원의 매출손실을 입힌 것으로 추산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어린이에게 ‘성형수술’ 권하는 모바일 게임 논란

    어린이에게 ‘성형수술’ 권하는 모바일 게임 논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성형수술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 성형수술 관련 앱은 1000만 건이 넘게 설치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등 지방흡입수술, 성형수술을 다루는 모바일 게임이 다수 출시된 실정이다. 이 모바일 게임들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무료로 설치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 보도에 따르면 호주 ‘버터플라이 재단’은 최근 애플 측에 이러한 성형수술 게임 중 하나인 ‘인어의 성형외과’(Mermaid’s Plastic Surgery)를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이 삭제를 요구한 모바일 게임 ‘인어의 성형외과’는 어린이 이용자들의 취향을 고려, 화려하고 밝은 색상을 사용해 만든 비교적 단순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게임 캐릭터의 코를 높이거나 입술을 팽창시키고 턱을 깎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다. 대니 롤랜드 버터플라이 재단 교육 담당자는 ‘인어공주의 성형수술’과 같은 게임들은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어린이들 대상의 성형수술 홍보는 옳지 못한 일이며 유해한 일이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를 앓고 있는 청소년에게 성형 수술을 권할 경우 그 부작용은 심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매스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이상적’ 외모에 노출되고 있는 현대 청소년 중 신체 불만족(body dissatisfaction·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정신적 상태를 말하는 심리 상태)을 느끼는 숫자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버터플라이 재단’은 신체 불만족을 느끼는 어린이 인구를 줄이기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다. 미용을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연령대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진 편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성장이 미처 끝나지 않은 성장기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성형수술을 받는 것을 의학적으로 권장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이번 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게임은 이미 여러 편 출시된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내에서도 무료로 손쉽게 설치 및 플레이가 가능하다. 실제 수천 건에 달하는 앱 사용후기를 보면 대부분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임을 알 수 있는 글들로 빼곡하다. 아이튠즈 스토어 및 안드로이드에 출시된 또 다른 성형수술 게임 ‘성형수술 시뮬레이터’의 게임 소개 문구는 해당 게임의 기획자들이 지닌 미적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 이 문구는 “모든 소녀들은 우아한 얼굴과 뛰어난 몸매를 가지고 싶어 합니다. 화장만으로 원하는 아름다움을 얻을 수 없다면 멋진 성형수술 게임을 즐겨보세요”라는 표현을 통해 여자 아동들에게 획일적 미의 기준을 주입할 우려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역대 가장 낮은 찬성률” 원인은?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역대 가장 낮은 찬성률” 원인은?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역대 최저 찬성률로 부결됐다. 이는 200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4만 9665명을 대상으로 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4만 5777명(투표율 92.17%) 가운데 3만 5727명(78.05%)이 반대해 부결했다고 밝혔다. 찬성은 1만 28명(21.9%)에 그쳤다. 이는 역대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가장 저조한 찬성률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결 원인은 올해 합의한 기본급을 포함한 임금인상안이 최근 몇 년 사이 합의안과 비교해 낮아 조합원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 현 노조 집행부 견제세력인 현장노동조직이 잠정합의안에 대한 부결운동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금협상 기간 임금 손실을 감내하며 14차례나 파업을 벌인 끝에 끌어낸 잠정합의안 성과물로는 너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등의 평가도 나온다. 노사는 다음 주부터 교섭을 다시 해야 한다. 앞으로 2주일 안에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추석 연휴 전 타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 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는 협상 교착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쟁점이던 임금피크제 확대 요구안을 철회했다. 노사는 또 미래 임금 경쟁력을 확보하고 통상임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통해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7월 19일부터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여름 휴가 직후부터 매주 3차례 파업하는 등 모두 14차례 파업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6만 5500여대, 1조 47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반 속도전… 잇단 영장 기각 등 암초 만나 고전

    초반 속도전… 잇단 영장 기각 등 암초 만나 고전

    초기 수사관 240명 대대적인 투입 본사·17개 계열사 압수수색 ‘강공’ 롯데 측 “너무 저인망식 수사” 불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6월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본격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6월 10일 수사관 240여명을 투입해 그룹 본사와 17개 계열사, 신격호(94) 총괄회장 및 신동빈(61)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총수 일가의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탈세 등 전방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다. 압수수색 사흘 만에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계열사에서 매년 300억원대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금 성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7일에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오너 일가로선 처음으로 구속됐다. 80억원대 횡령, 배임 등의 혐의였다. 같은 달 23일엔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을 세금 부당환급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계열사 사장 중 첫 구속이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상품권 깡’ 등을 통해 로비용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파악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받던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은 지난달 14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순조롭게 흘러갈 듯 보였던 수사는 강 사장의 영장 기각에 이어 지난 19일 세금 부당환급 혐의의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암초를 만났다. 롯데그룹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지배구조와 그룹 및 변호인단의 철저한 방어 등으로 수사팀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최근 검찰은 소진세(66) 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한 데 이어 지난 25일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낸 상황이었다. 그러나 26일 오전 소환하기로 했던 그룹 2인자인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자살하면서 수사 계획과 일정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롯데그룹 내에서는 검찰이 너무 광범위한 대상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하지만 조사 당사자이다 보니 행여 ‘불충’으로 비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검찰 혐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가 허 사장에 대한 영장이 청구되고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까지 받았다. 검찰은 지난 6월 10일 압수수색 당시에는 엉뚱한 사무실을 뒤졌다가 뒤늦게 원래 가려던 사무실을 확인하는 해프닝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선 정확한 정보 없이 압수수색부터 강행했던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검찰은 차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해 최대 2주가량 돌려주지 않아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日 위안부 재단 10억엔 지급 후 ‘소녀상’ 철거 압박 속도

    日 위안부 재단 10억엔 지급 후 ‘소녀상’ 철거 압박 속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화해·치유 재단’(위안부 재단)에 10억엔(약 111억원)을 곧 낼 예정인 가운데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있는 ‘소녀상’의 철거·이전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요미우리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와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의 합동 회의에서는 위안부 재단에 10억엔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한국의 소녀상에 관해서 불만이 쏟아졌다. 생존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는 한국 측의 구상에 일본 정부가 동의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 등에서 개인 배상이라고 받아들여진다”, “납득할 수 없다”는 등 이견이 제기됐다. 외무상을 지낸 나카소네 히로후미 특명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의 소녀상에 관해 “일본은 속히 철거하라고 여러 번 요구했는데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 역시 10억엔 제공 이후에는 소녀상의 이전·철거를 과제로 제기할 조짐이 보인다. 전날 부임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한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녀상에 관해 “그 문제도 포함해 작년 합의를 착실히 실행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노력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교도통신은 “이미 공을 던졌다.나머지는 한국이 노력하는 것 뿐”이라는 일본 정부 고관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보수·우파 세력은 10억엔 지출이나 소녀상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소송 제기를 주도한 메라 고이치 ‘역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세계연합회’(GAHT) 대표는 전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죄하고 돈을 내면 외국에서는 ‘일본이 (심한 짓을) 했다’는 것이 된다”며 10억엔을 내는 계획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유권자의 의식이 바뀌면 정부의 움직임도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 2인자 이인원 자살…“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

    롯데 2인자 이인원 자살…“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했다. 이 부회장은 숨지기 직전 남긴 유서에서 끝까지 회사를 걱정하고 신동빈 회장을 옹호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검찰은 소환 조사를 앞둔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조직 내 존경받는 선배였던 이 부회장의 자살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 유서 남기고 자살 = 26일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이 부회장이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 차 안에서는 A4용지 4매(1매는 표지) 분량의 자필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서 이 부회장은 롯데 임직원에게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조직과 신 회장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가족에게는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썼다.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었다. 경찰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유서 전문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정확한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유서 내용을 분석하고 있으며,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고인의 아들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는 최근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후 가정사까지 겹치면서 많이 힘들어 했다”고 진술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고인은 검찰 수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뿐만 아니라 40여년 롯데맨으로 근무해오면서 최근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데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특히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모시면서 롯데가 나름대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는데 최근 발생한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이러한 공로가 폄하되고 비판받는 데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자살 배경을 전했다. 시신 발견 당시 이 부회장은 반바지와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었으며,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맸으나, 줄이 끊어져 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이 부회장이 숨진 양평 현장은 생전 그가 간혹 주말이면 찾아와 머리를 식히던 곳으로, 퇴직 후 근처에 집을 짓고 생활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지인인 강건국 가일미술관 관장은 “이 부회장은 양평에 별다른 연고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이곳을 찾아 머리를 식혔던 것으로 안다”며 “그는 산과 강이 있는 양평이 좋다면서 은퇴하고 30~40평짜리 단층 짜리 집을 짓고 소박하게 살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10시께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집을 나온 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경유해 양평 현장으로 향했으며 경유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찰은 이 부회장의 부검결과 분석, 이동 경로 및 행적 조사, 휴대전화 통화 내역 분석 등 추가 조사 후 통상 변사사건 처리지침에 따라 사건을 자살로 종결할 방침이다. 유족은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빈소를 마련하고, 롯데그룹 5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 검찰 ‘롯데수사’ 차질 불가피 = 롯데그룹을 수사하는 검찰은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검찰 출석을 앞두고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확인되자,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며 “롯데그룹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알짜 자산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원대 의심쩍은 자금을 받아 챙기고 신 총괄회장이 편법 증여를 통해 3천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이 부회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불러 밤샘 조사를 벌인 검찰은 이날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향후 수사방향과 일정 등을 숙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부재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줄줄이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 수사 변호인단을 이끄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은 “저희도 매우 황망하다. 경위와 상황을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의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어제까지 이 부회장을 포함한 롯데그룹 측과 논의를 했고, 고인이 오늘 소환에 응해 출석할 예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며 유서가 있다고 하니 그 내용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그룹 측과 관련 내용과 대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 ‘충격’ = 이 부회장의 자살소식을 접한 롯데그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40여년간 근무한 그룹의 ‘산 역사’이자 ‘최고참 전문 경영인’으로,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아왔기 때문에 그룹의 심리적 타격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그룹 정책본부 관계자 다수는 이 부회장이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9시께 서초동 검찰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검찰청 입구 등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전 8시 20분께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처음 비보를 접했다. 정책본부 고위 임원은 당황한 목소리로 “9시께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호나 주변 정리 등에 신경 쓰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식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출근길에 휴대전화 등으로 속보를 확인한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임직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그룹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롯데 정책본부 수석급 직원은 “이인원 부회장은 50대부터 롯데쇼핑 사장을 맡을 만큼 선후배들로부터 두루 능력을 인정받았고, 성품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라 사실상 롯데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임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부회장을 총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부회장의 역량과 인품을 짐작할 수 있다”며 “청렴함도 항상 임직원들의 모범이 됐던 분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마음이 여린 분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인원은 누구 = 이 부회장은 오너인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까지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과 함께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으며, 황각규 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그룹으로 꼽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43년간 몸담으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아들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얻어 대를 이은 최측근 심복이다. 그는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2011년 오너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이래 20여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1947년 8월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경북대사대부고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한 뒤 1987년 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7년까지 롯데쇼핑에서 관리이사, 전무이사, 대표이사 사장을 거치며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와 롯데쇼핑의 사세를 확장하는데 큰 공을 세우며 신임을 얻었다. 수십 년간 신 총괄회장의 ‘입과 귀’ 노릇을 해온 이 부회장은 눈빛만 봐도 신 총괄회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복심으로 꼽혔다. 2011년 발간된 ‘롯데와 신격호, 도전하는 열정에는 국경이 없다’(임종원 전 서울대 교수 집필)라는 책에서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연세가 아흔 살에 가까우신데도 아직도 청년 시절과 다름없는 열정과 무한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신 총괄회장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2007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사장)을 맡아 당시 정책본부장이던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며 능력을 또 한 번 인정받았으며 2011년 정책본부장(부회장)에 올랐다. 공격적이고 서구적인 경영 스타일의 신 회장이 주요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의 스타일대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의견을 제시하며 신동빈 회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격호 사람’으로 분류됐던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신동빈 회장 편으로 기운 것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신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되면서 이 부회장은 신 회장 편으로 노선을 정리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이 지난해 7월 한국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을 해임을 지시하는 인사명령서, 이른바 ‘살생부’에 이 부회장의 이름이 황각규 사장과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일 당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열사 사장들의 ‘신동빈 회장 지지 성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영권 분쟁 이후 ‘신동빈의 오른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롯데그룹의 ‘산 역사’로도 불리는 이 부회장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로서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철저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업무 처리가 철두철미하면서도 젊은 직원들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합리적인 경영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50대에 사장이 된 이후 부회장 자리까지 올라 철저한 업무 처리와 합리적인 경영 스타일로 직원들의 존경을 많이 받았던 분”이라며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윤리의식도 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유서 “비자금 없다…신동빈 훌륭한 사람”(종합)

    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유서 “비자금 없다…신동빈 훌륭한 사람”(종합)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유서를 통해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밝혔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표지) 분량의 자필 유서를 통해 끝까지 롯데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표시하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가족과 롯데 임직원에게 보낸 유서 중 가족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고 썼다. 또 롯데 임직원에게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조직과 신 회장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서에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이 부회장은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앞서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檢 조사 앞두고 자살…“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 미안”

    ‘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檢 조사 앞두고 자살…“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 미안”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했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 끝까지 신동빈 회장을 옹호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검찰은 소환 조사를 앞둔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는 조직 내 존경받는 선배였던 이 부회장의 자살소식을 접하고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 유서 남기고 자살 = 26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이 부회장이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으로 미뤄, 시신은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나 경찰은 더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문을 분석하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 차 안에서는 자필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서 이 부회장은 끝까지 신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제목) 분량의 유서를 가족과 롯데 임직원에게 보내 가족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썼다. 또 롯데 임직원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신 회장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었다. 경찰은 정확한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유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롯데측 관계자는 “고인은 검찰 수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뿐만 아니라 40여년 롯데맨으로 근무해오면서 최근 롯데그룹이 검찰수사를 받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데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특히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모시면서 롯데가 나름대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는데 최근 발생한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이러한 공로가 폄하되고 비판받는 데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자살 배경을 전했다. 시신 발견 당시 이 부회장은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맸으나, 줄이 끊어져 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아직 이 부회장이 이 현장과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9시∼10시께 반바지 차림으로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았다고 유족들과 롯데 관계자들이 전했다. ◇ 검찰 ‘롯데수사’ 차질 불가피 = 롯데그룹을 수사하는 검찰은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검찰 출석을 앞두고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확인되자,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며 “롯데그룹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알짜 자산을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로 헐값에 이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계열사로부터 300억원대 의심쩍은 자금을 받아 챙기고 신 총괄회장이 편법 증여를 통해 3천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이 부회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불러 밤샘 조사를 벌인 검찰은 이날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향후 수사 방향과 일정 등을 숙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부재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줄줄이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 수사 변호인단을 이끄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은 “저희도 매우 황망하다. 경위와 상황을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의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어제까지 이 부회장을 포함한 롯데그룹 측과 논의를 했고, 고인이 오늘 소환에 응해 출석할 예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며 유서가 있다고 하니 그 내용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그룹 측과 관련 내용과 대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 ‘충격’ = 이 부회장의 자살소식을 접한 롯데그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40여년간 근무한 그룹의 ‘산 역사’이자 ‘최고참 전문 경영인’으로,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아왔기 때문에 그룹의 심리적 타격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그룹 정책본부 관계자 다수는 이 부회장이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9시께 서초동 검찰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검찰청 입구 등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전 8시 20분께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처음 비보를 접했다. 정책본부 고위 임원은 당황한 목소리로 “9시께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호나 주변 정리 등에 신경 쓰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식인지 모르겠다. 급히 그룹 본사로 복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출근길에 휴대전화 등으로 속보를 확인한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임직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그룹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롯데 정책본부 수석급 직원은 “이인원 부회장은 50대부터 롯데쇼핑 사장을 맡을 만큼 선후배들로부터 두루 능력을 인정받았고, 성품도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라 사실상 롯데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였다”며 안타까워했다. 다른 임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물론 신동빈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부회장을 총애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부회장의 역량과 인품을 짐작할 수 있다”며 “청렴함도 항상 임직원들의 모범이 됐던 분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마음이 여린 분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인원은 누구 = 이 부회장은 오너인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까지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과 함께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으며, 황각규 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 그룹으로 꼽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43년간 몸담으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이어 아들 신동빈 회장의 신뢰를 얻어 대를 이은 최측근 심복이다. 그는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2011년 오너 일가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이래 20여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1947년 8월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경북대사대부고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한 뒤 1987년 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07년까지 롯데쇼핑에서 관리이사, 전무이사, 대표이사 사장을 거치며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와 롯데쇼핑의 사세를 확장하는데 큰 공을 세우며 신임을 얻었다. 수십 년간 신 총괄회장의 ‘입과 귀’ 노릇을 해온 이 부회장은 눈빛만 봐도 신 총괄회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복심으로 꼽혔다. 2011년 발간된 ‘롯데와 신격호, 도전하는 열정에는 국경이 없다’(임종원 전 서울대 교수 집필)라는 책에서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연세가 아흔 살에 가까우신데도 아직도 청년 시절과 다름없는 열정과 무한한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신 총괄회장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2007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사장)을 맡아 당시 정책본부장이던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며 능력을 또 한 번 인정받았으며 2011년 정책본부장(부회장)에 올랐다. 공격적이고 서구적인 경영 스타일의 신 회장이 주요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의 스타일대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의견을 제시하며 신동빈 회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격호 사람’으로 분류됐던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신동빈 회장 편으로 기운 것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신 총괄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되면서 이 부회장은 신 회장 편으로 노선을 정리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이 지난해 7월 한국 롯데그룹 최고위 임원을 해임을 지시하는 인사명령서, 이른바 ‘살생부’에 이 부회장의 이름이 황각규 사장과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일 당시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열사 사장들의 ‘신동빈 회장 지지 성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영권 분쟁 이후 ‘신동빈의 오른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롯데그룹의 ‘산 역사’로도 불리는 이 부회장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로서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철저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업무 처리가 철두철미하면서도 젊은 직원들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합리적인 경영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50대에 사장이 된 이후 부회장 자리까지 올라 철저한 업무 처리와 합리적인 경영 스타일로 직원들의 존경을 많이 받았던 분”이라며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윤리의식도 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인원 유서, 가족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 먼저 가서 미안”

    이인원 유서, 가족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 먼저 가서 미안”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유서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제목) 분량의 유서를 통해 끝까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였다. 그는 가족과 롯데 임직원에게 보낸 유서 중 가족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고 썼다. 또 롯데 임직원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끝까지 신 회장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이 부회장은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앞서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은 26일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 한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이인원 자살에 충격·당혹…롯데 수사동력 약화 전망

    검찰, 이인원 자살에 충격·당혹…롯데 수사동력 약화 전망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검찰은 큰 충격을 받은 가운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황각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이른바 ‘가신 3인방’을 조사 후 이르면 내주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을 불러 수사를 마무리지으려던 검찰의 수사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고 고인에 애도를 표한다.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 부회장이 경기 양평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긴급히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 사망 소식은 곧장 김수남 검찰총장 등 대검 수뇌부에도 유선으로 긴급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자평하던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이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수사 동력이 급속도로 약해지거나 핵심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4월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회장의 자살 이후 또다시 핵심 피의자가 자살함에 따라 검찰 수사 방식의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6월 대대적인 압수수색 이후 두달 여간 롯데그룹을 수사해왔다. 이 부회장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나타나 유서 내용 여하에 따라 검찰 수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재계를 중심으로 롯데그룹의 거의 모든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저인망식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돼 이 부회장 사망 이후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계속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시장 모르고 이용료는 비싸고…‘찻잔 속 태풍’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한국 시장 모르고 이용료는 비싸고…‘찻잔 속 태풍’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유튜브 레드 이용료 비싸 걸림돌 국내사 반값 서비스 등 경쟁 촉진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애플뮤직이 올해 연이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유튜브의 유료 서비스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토종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한 국내에서 이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국내 콘텐츠 시장 진출은 업계에 경쟁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애플뮤직 이용 시간 갈수록 감소 추세 애플은 지난 5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뮤직은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15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내 음원사이트의 3~4배에 달하는 3000만곡의 음원 보유량과 이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전문가들이 음악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포 유’, 유명 가수나 DJ가 직접 고른 곡을 24시간 동안 틀어 주는 라디오 방송인 ‘비츠인’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국내 음원플랫폼의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거의 차이가 없는 7.99달러(약 8800원)로 월정액을 낮춰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그러나 서비스 초반 성적표는 초라하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8월 2주차에 애플뮤직의 사용자는 6만 명에 그쳤다. 여기에 실제 사용 시간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국내 음원스트리밍 1위인 멜론이 360만명, 2위인 지니뮤직이 14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것에 견주면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국내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은 넷플릭스에서 한차례 확인됐다. 지난 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시청자 외에는 이용자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튜브 주요 고객에 월 1만원은 부담” 이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실패는 토종 콘텐츠와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뮤직은 로엔엔터테인먼트와 CJ E&M 등 국내 음원 유통시장의 ‘큰손’들과 제휴를 맺지 못한 채 SM과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의 음원 위주로 국내 콘텐츠를 확보했다. 멜론, 벅스 등 국내 플랫폼에 비해 국내 콘텐츠가 부족함은 물론, 그나마도 아이돌 음원 위주인 탓에 해외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가 아닌 이상 들을 것이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콘텐츠들이 부족한데다 국내 유료방송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떨어져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6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방문해 배우 배두나 주연의 ‘센스8’ 시즌 2, ‘드라마 월드’ 등 국내에서 촬영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국내 시청자들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튜브의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전망은 엇갈린다. 유튜브 레드는 기존 무료 유튜브 서비스에 있던 광고를 없애고 동영상이나 재생 목록을 저장해 오프라인에서도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월 정액 7.99달러의 유료 서비스다. 구글의 독점 드라마 및 영화와 구글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글 플레이 뮤직’까지 결합해 음원 스트리밍 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10~20대 위주인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이 한 달에 1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이용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옥자’ 투자 넷플릭스 수출 발판 될 수도 그러나 구글과 애플 등의 등장에 국내 콘텐츠 플랫폼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멜론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벅스뮤직은 월정액을 경쟁사 평균의 ‘반값’인 3000원으로 낮추는 등 애플뮤직의 국내 출시 전후로 음원 플랫폼 간 서비스 경쟁이 불붙고 있다. 또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투자하는 등 국내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먹밥·감자먹기가 전쟁 훈련? 30년째 똑같은 을지연습

    공무원 100만명 조별 밤샘근무 일부 술마시다 폭력 발생하기도 “장애인 대피 등 창의적 준비해야” “전쟁이 나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짊어지고 ○○초등학교로 옮겨야 한대요.” 지난 22일 시작해 25일 끝난 을지연습에 참여한 한 서울시 구청 공무원의 한숨이다. 을지연습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시작해 1984년부터 전 공무원이 참여하는 전쟁 대비 연습이다. 전쟁이란 비상 상황에서도 행정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연습이지만 훈련 내용이 최첨단 군사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해 지자체 공무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을지연습은 가상전쟁 대비 연습인데 30년 전 초임검사 시절에 하던 것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킹과 전자교란을 시작으로 핵과 미사일이 날아오고 장사정포가 비 오듯 쏟아지는 상황은 없이 지극히 비현실적인 전쟁연습을 한다”며 “특히 올해는 사드 배치 문제도 있는데 북핵이 날아오는 상황을 사드로 막는 가상전쟁은 왜 구상하지 않았는지 답답하다”고 밝혔다. 전국 100만명 이상의 공무원이 모두 참여하는 을지연습은 훈련기간 4일 동안 하루는 꼭 밤을 새워야 한다. 이 구청 공무원은 훈련을 마치고 새벽 2시쯤 직원 휴게실에서 눈을 붙이려 했지만, 이미 만원인 데다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아 습식 사우나 같아서 포기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을지연습 기간에는 조별로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만큼 공무원들에게는 급량비가 지급된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전쟁 연습을 반복하면서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무료하게 버티는 일부 공무원들은 술을 마시며 밤근무를 이겨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을지연습 기간 중 자주 하극상이나 동료 공무원들 사이에 폭력이 발생한다. 지하벙커 등 대피시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지자체 공무원이 실질적인 전쟁대응 연습을 하기 어려운 탓이다. 현재 지자체 공무원들이 대비하는 가상 상황은 백색 가루와 같은 테러 물질에 대한 대비, 유언비어가 퍼졌을 때의 대처 등이다. 또 주민들의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지하철역에서 보리주먹밥, 감자, 옥수수 등을 나눠 먹는 피난 음식 시식회도 열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가상연습 주제로 성폭력 대처를 준비했는데 기관장이 참신하다고 호평해 내년에는 장애인 대피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기로 했다”면서 “매년 천편일률적인 전쟁연습이지만 좀더 창의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늘의 칼럼 제목은 필자가 20년 이상 공직과 로펌을 거쳐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학교에 몸담으면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강의인 ‘정치, 행정과 법’의 목차 중 하나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공직으로의 진출이나 로스쿨 진학을 통해 법조인을 꿈꾸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정치학, 행정학, 법학개론, 헌법, 행정법의 기초 이론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필자의 능력에 비한 과도한 욕심으로 만족스러운 강의는 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정치, 행정, 법은 기술, 경제, 문화 등을 제외하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동인이니만큼 이들의 관계를 적절하고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은 우리네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원론적으로 보면 정치란 데이비드 이스턴에 따르면 사회의 가치들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고, 행정은 정치권력을 배경으로 공공정책 형성 및 구체화를 이룩하는 행정 조직의 집단행동이며, 법은 국가의 강제력이 수반되는 사회 규범이다. 3자의 관계를 보면 먼저 국가와 국민에게 중요한 정치, 행정 활동은 반드시 법률의 근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정치, 행정 활동의 한계를 지어 주는 것도 법률이다. 결국 법은 정치, 행정조직의 설립 규범, 정치, 행정활동의 근거 규범, 정치, 행정 활동을 규제하는 한계 규범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법의 역할을 법치주의고 한다. 법치주의 또는 법 지배의 목적은 국가 권력의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자유, 평등을 비롯한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이런 이상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 같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법조인들은 자기들이야말로 최고의 엘리트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어떤 법조인들은 사회 구성원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데 법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믿는 것 같다. 반대로 정치, 행정은 법을 그들을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와 행정은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을 제정했다면 그 법의 목적이나 내용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법을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최근 다른 측면에서 정치, 행정의 법 의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소위 ‘정치의 사법화(司法化)’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신행정 수도 건설, 김영란법 관련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과 같이 사법에 의해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현안들이 해결되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 영역과 민주적 공론 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할 사안들이 소수 엘리트 법관들에 의해 결정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처한 법 현실 중 가장 큰 문제는 비현실적 엄격한 법령과 행정의 재량권 확대로 인해 잠재적 처벌 대상이 무한정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 집행이나 법 준수가 어려운 엄격한, 과도한 수준의 법령이 계속 제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령의 경우 보호와 이용의 조화가 아닌 보호에만 치중하면서 누구도 준수하기 어려운 법령이 되고 있다. 이런 경우 행정도 법 준수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알고 집행을 망설이다가 여론상 필요한 경우 제재에 착수한다. 수범자인 국민이나 기업은 어차피 법을 지키기 어려우니 단속을 피하면 되는 것으로 보다가 제재를 받게 되는 경우 제재의 형평성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제재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법은 모두 형사처벌 조항을 두면서 과잉범죄화의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전과자 수는 2010년 기준 1100여만명으로, 15세 이상 인구 대비 비중이 26.5%에 이르고 있다. 정치, 행정, 법은 사회에서 조금은 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행복한 삶의 보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상호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한편이 다른 한편을 도구로 삼거나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 행정, 법은 모두 공공부문에 속해 공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부문과는 달라야 한다. 그들에 주어진 권한은 특별한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 추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 [경제 블로그] ‘블라인드’ 눈감은 회장님 ‘핫이슈’로 소통할까요

    [경제 블로그] ‘블라인드’ 눈감은 회장님 ‘핫이슈’로 소통할까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블라인드’(직장인 전용 익명 게시판)를 끊고 자체 홈페이지 직원 토론방인 ‘핫이슈’로 아예 갈아탔다고 하는데요. 무슨 내막이 있었던 걸까요. 그간 윤 회장은 ‘블라인드’ 앱을 통해 올라오는 불만이나 건의 사항에 귀를 기울이며 의견 수렴을 하곤 했습니다. 모 지점장의 비위·비리 관련 사실이나 인사 제도 등까지 다양한 사안에 대한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갑자기 ‘블라인드’에 윤 회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식 루머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KB국민은행이 국세청에서 거액의 세금을 환급받게 됐는데 윤 회장이 평소 절친한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주고 소송을 맡겼다는 인신공격성 글이 떠돌았고, 이 글을 보고 윤 회장이 언짢아했다”고 전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법인세가 과도하게 부과된 것을 알고 서울국세청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법인세 4000여억원을 돌려받은 과정에서의 일을 말한 겁니다. 계열사 직원 간 임금차별 문제도 ‘블라인드’에 올라왔습니다. 은행원들이 “영업점에서 국민카드를 팔아 챙기는 수수료 이익이 연 3000억원이 넘는다”며 “일은 은행원들이 다 해 주는데 급여 수준은 계열사 꼴찌”라고 성토한 겁니다. 윤 회장은 내부 불만은 안에서 얘기하자며 지난 2월 전 직원 게시판에 ‘핫이슈’ 토론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을 당할 수도 있어 직원들은 적극적인 참여를 꺼려 했습니다. 윤 회장은 “익명 게시글 작성자를 색출하거나 IP를 추적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는지 내가 직접 주기적으로 확인하겠다”고 공언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핫이슈 의견을 더 챙긴다고 하네요. ‘계급장’을 떼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것은 권할 만한 일입니다. 구성원 의견에 귀 기울이는 조직이 성장하는 법이니까요. 외부 ‘블라인드’든, 내부 ‘핫이슈’든 감시가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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