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불만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의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순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바다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신발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680
  • 美 남중국해서 두번째 작전… 中 “군사 도발”

    양국 갈등에 한국 폭 좁아질 우려…“시진핑 G20서 사드 압박 가능성”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커지면서 도처에서 미·중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양국 갈등의 핵심 원인이 북핵에 있는 만큼 한국의 운신 폭이 좁아질 우려도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2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텀’이 이날 남중국해 파라셀(시사)군도에 있는 트리톤섬 12해리 이내의 바다를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트리톤섬은 중국이 점령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대만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은 이 섬의 12해리 이내로 군함을 운행함으로써 트리톤섬의 중국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이 같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시행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부쩍 강화했다.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정하는가 하면, 북한의 돈세탁 경로로 의심되는 중국 단둥은행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하고, 대만에 미군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하는 등 중국을 압박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두 다 중국을 통해 북한을 제재하겠다는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나온 조처들이다. 이 조처들은 중국엔 하나같이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항행의 자유’ 작전은 영토 문제를 직접 건드린 것이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정례 브리핑이 없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심야에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미군의 작전을 정치적·군사적 도발로 규정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시사군도는 중국의 고유 영토로 중국 정부는 1996년 시사군도의 영해 기선을 선포했다”면서 “미국의 작전은 중국 주권을 심각하게 침범했으며, 이는 엄중한 정치적·군사적 도발 행위로 중국은 미국의 관련 행위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국가 주권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과 중국의 반발은 양국 사이에 낀 한국의 활동 공간을 좁힐 우려가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주권적 사안이며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중국 측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6일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한·미·일 정상들이 회담을 연다. 중국에는 일종의 포위 전략으로 읽힐 수 있다. 한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다소 강하게 문 대통령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대학원생 60% “인권 보장 못받았다”…비자율적 노동 지시 심각

    대학원생 60% “인권 보장 못받았다”…비자율적 노동 지시 심각

    연세대 사제 폭탄, 제자 논문 표절 등 대학 내 사제 갈등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대학원 재학 경험자의 60%가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걸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최근 대학원 재학 경험자 245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원생 인권 보장 실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24%는 ‘수학했던 대학원의 인권 상황’에 대해 “좋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열악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배에 가까운 46%였다. 대학원생의 인권이 얼마나 위태로운가를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응답자들에게 ‘교수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적이 있는 요소’를 물어본 결과, 가장 심각한 요소로 지적된 건 ‘비자율적 노동 지시(29%)’였다. 이어 ‘교육/연구상의 권한 남용(28%)’, ‘넓은 의미에서의 차별(20%)’, ‘넓은 의미에서의 차별(9%)’, ‘성희롱/성폭력(3%)’ 순으로 꼽았다. 특히 ‘비자율적 노동을 지시 받았다’는 의견에 대해 응답자들은 ‘일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36%)’, ‘업무량이 과도하거나 근무시간이 지나치게 길다(33%)’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교육 및 연구 상의 권한을 이용하여 부당한 대우를 했다는 점도 문제였다. 응답자의 20%는 ‘졸업 논문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을 가장 큰 불만거리로 삼았다. 이어 ‘지나치게 준비가 안 된 수업을 들었다(15%)’, ‘조교/프로젝트/실험실 업무로 인해 수업에 들어가지 못했다(13%)’거나 ‘교수의 논문작성, 연구 수행의 전체 또는 일부를 대신했다(13%)’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당수 대학원생들이 보이지 않는 차별 또한 경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별 이유로는 ‘학부 또는 고등학교 등의 출신학교(25%)’부터 ‘성별(20%)’, ‘소속 또는 출신학과(15%)’ 등 다양했다. 그 밖에도 ‘나이(10%)’나 ‘외모(9%)’, 심지어는 ‘사상/정치적 입장이나 종교적 신념(8%)’ 등을 문제 삼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에도 대학원생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44%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학내외 민원 제기나 고발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대응한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현실화된 한·미 FTA 재협상, 국익 지키는 데 최선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발등의 불이 됐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는 “재협상에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무역 불균형 개선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도는 강했다. 미국의 사정을 감안할 때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재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재협상이든, 추가 협의든 손질이 불가피하다면 철저한 준비로 국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를 당혹하게 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많이 보고 있다. 특히 철강은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거쳐 우회해서 미국에 들어온다”며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 FTA 재협상이 합의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지만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여간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한·미 정상회담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 FTA 재협상을 명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설명에서 “무역 비관세 장벽의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등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 조건을 증진하기로 했다”고 밝혀 FTA 재협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도 “미국이 관세 외 장벽을 이야기한다면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FTA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 보자고 역제의했다”고 밝혀 재협상은 시기가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TA 재협상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불리했거나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부분의 보완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 FTA 재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한 지켜내는 데 지혜를 모으면 된다. 우리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664억 73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3.4%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28.1%) 다음으로 높다. 트럼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FTA 발효 후 한·미 교역량은 12% 늘어 자동차, 철강 등의 상품에서는 미국이 적자를 보지만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적자, 투자도 미국에 많이 돼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다”고 말했다. 양국은 서로의 입장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동맹관계라고 해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 고상한 중산층 두 부부, ‘가면’ 뒤의 위선

    고상한 중산층 두 부부, ‘가면’ 뒤의 위선

    佛 작가 야스미나 레자 토니상 작품…베테랑 배우 4명 연기력 90분 압도막이 오르면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부터 들려온다. 프랑스에 사는 열한 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놀다 몸싸움을 벌인 모양이다. 얼마나 과격한 싸움이었는지 한 소년의 이가 두 개나 부러졌다.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잦아들 때쯤 조명이 켜지면 무대 위 소파에 두 쌍의 남녀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이들 싸움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만난 가해자 소년의 부모 알랭과 아네트, 그리고 피해자 소년의 부모 미셸과 베로니크다. 아이들 다툼 탓에 마주하게 된 두 부부는 껄끄러운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교양을 지키며 서로에게 말을 건넨다. 분명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부부의 대화는 길을 잃고 엉뚱한 설전으로 돌변한다. 과연 이 잘못된 만남의 끝은 어떻게 되었을까.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대학살의 신’은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주인공들은 작품의 제목처럼 입속의 칼 같은 혀로 상대방의 인격을 서슴없이 공격한다. 고상함으로 자신을 포장한 사람들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위선을 조롱하고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폭력성과 이기심을 들여다본다. 아이들의 싸움에는 관심이 없고 일 때문에 늘 휴대전화를 손에서 떼지 않는 속물 변호사 알랭, 겉으로 보기엔 품격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 같지만 술에 만취해 남편에게 그간 쌓여 온 불만을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두 얼굴의 아네트, 겉으로 보기엔 평화주의자 같지만 어린 딸의 애완동물인 햄스터를 길거리에 내다버린 미셸, 세계의 평화와 안녕을 꿈꾼다면서도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면 타인을 무시하고 오히려 평화를 해치는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 베로니크. 진흙탕 싸움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네 사람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과 모욕을 퍼붓고 탁자 위에 놓여 있던 꽃송이도 집어던져 버린다. 이 난장판 속에서 고상한 척, 교양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인지 통렬하게 드러난다. 두 부부의 가면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가 쓴 이 작품은 2009년 토니상, 로렌스 올리비에상 등 주요 상을 거머쥐었고 2011년에는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국내 무대에서는 2010년 처음 선보였고 2011년 재연 이후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공연시간 1시간 30분 동안 무대 전환 없이 배우 네 사람의 찰진 입담만으로도 꽉 차는 작품이다. 베테랑 배우 4명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최정원이 가해자 소년의 부모 알랭과 아네트로 출연한다. 20여편의 작품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찰떡 콤비’인 만큼 실제 부부인 듯 각별한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그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무겁고 선 굵은 연기를 보여 온 배우 송일국은 눈치 없는 남편이지만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미셸을 맡아 색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두 부부의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속도감을 내는 동시에 매번 대화의 출구를 막아서는 베로니크는 배우 이지하가 연기한다. 공연은 23일까지. 4만~6만원. (02)577-1987.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똑같은 기회·공정한 분배, 포용적 성장 전제조건”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똑같은 기회·공정한 분배, 포용적 성장 전제조건”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없다. 기회는 불평등하다. 빈곤은 유전된다. 지독한 패배 의식이 사회 전반에 암세포처럼 자라나고 있다. 가뜩이나 휘청대는 경제는 ‘노오력’ 할 의지를 잃고 성장동력을 잃어 가고 있다. 소득 불평등 완화와 공정한 기회보장을 통해 끊어진 계층 상승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노동, 경제, 사회, 금융 전문가들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진정한 ‘포용적 성장’의 길을 들어 본다.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기회 평등 보장하는 고용개선 조치 시급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던 개발경제 시대의 논리는 더는 통하지 않는다. 계층 상승의 희망이 무너진 나라에서는 발전의 동력을 찾기 어렵다. 우리가 선진국의 문턱을 넘으려면 포용적 성장은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모든 계층과 분야에서 결과적 평등뿐만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Affirmative Action)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눔, 배려, 통합의 가치가 필요하다. 첫째 일자리 나눔을 통해 모두가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능력껏 일해 기여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분배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둘째로 근로자와 회사가 서로 배려하는 노사관계,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상호 존중 사회를 열어 가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된 사회를 이루려면 형평의 가치가 필요하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도덕적 해이·과도한 탐욕은 저성장 불러포용적 성장 경제는 우리가 모두 꿈꾸는 유토피아다.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복지, 성장, 고용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형태의 경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견고한 사회안전망 기반 위에 우리 모두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걱정 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며 경제성장을 이루고, 이것이 다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이다. 문제는 ‘어떻게’(how)다. 포용적 성장 정책은 자칫 잘못하면 경제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와 과도한 탐욕 가능성으로 인해 경제를 배타적(exclusive)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 포용적 성장 정책은 계곡 건너 보이는 유토피아로 인도할 수 있는 외줄과도 같다. 냉철한 이성을 가진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정책 수립 및 실행, 그리고 모니터링에 기초한 지속적 정책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불공정거래 바로잡아 中企 자생력 키워야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중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많은 일자리가 중소기업을 통해 생성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임금 격차, 복지 격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인 일자리 창출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사업주의 몫이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중소기업들이 겪는 불공정한 거래,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아 중소기업의 지급 여력과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제값 받기가 가능하도록 대기업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이 변해야 할 것이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능력에 따른 생산활동 참여기회 부여를포용적 성장이 되려면 우선 생산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능력에 따라 합리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그 기초로 교육기회의 균등이 전제돼야 한다. 그다음 공정한 분배를 위해 선택적이고 생산적인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보편적 복지는 개인의 창의 구현 과 자발적 노력을 끊게 해 경제와 사회가 퇴보할 수밖에 없다. 교육기회의 균등과 함께 산업과 연결되는 산학협동체계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경제취약계층의 젊은이들에게 신분 상승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해야 한다. 산업공단을 일하면서 배우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재창조해 고등학교만 나와도 사회에서 학사 이상의 학위를 시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자녀가 있는 근로자들을 위해 보육 시스템을 확충하고, 고령층을 위한 재교육, 직업훈련, 유급자원봉사의 기회도 더욱 늘려야 한다. 백웅기 KDI 수석이코노미스트조세 개혁·저소득층 소득지원정책 필수조세 개혁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조세제도를 설계할 때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때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소득층은 불황이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잘 설계된 소득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갈수록 증가하는 노인인구 비중을 고려하면 연금제도의 개선은 필수적이다. 퇴직자들이 노후 소득원을 일시금 형태로 수령하지 않도록 퇴직연금 제도를 정비하고서 이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자체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 있다. 공정 경쟁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중소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양질의 일자리 만들어야 소득불평등 완화첫째 중소·중견기업, 서비스 산업,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여성·노인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고용을 통한 소득 불평등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둘째 GDP에서 자본보다 노동의 배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분배구조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커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분배구조의 개선은 기술,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교육 강화와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통한 사전적 분배구조 개선과 조세 및 재정 정책을 통한 사후적 분배구조 개선을 통해 가능하다. 셋째 시장 경제하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취약계층과 낙오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구제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성장과실 공정 분배하면 지속 성장 가능성장과 공정한 분배가 균형을 잡고 수레의 두 바퀴로 작동할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포용적 성장을 이루려면 가장 먼저 공정한 기회의 평등이 강조돼야 한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보다 주어진 조건이 결과를 결정하게 되는 사회는 기회의 평등이 부정된 사회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부러져 계층 이동이 어려운 사회는 중간층이 얇은 양극화된 사회이며 희망이 없는 사회다. 포용적 성장 사회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회의 평등을 보장함으로써 계층 이동성을 증가시켜 중산층이 두터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기회를 넓히고 그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포용적 성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금수저-흙수저’ 논쟁을 불식시켜야 한다. 더는 미룰 일이 아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공정 성장정책에 국민 합의 뒷받침 돼야포용적 성장의 핵심 조건은 ‘공존을 향한 국민적 가치관 형성’에 있다. 승자독식,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회다. 성장 과실이 불공정한 소득 분배로 이어진다. 대기업 등 힘을 가진 집단이 양극화적인 발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넘어서려면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훌륭한 성장 정책과 합의가 필요하다. 과실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복지체계가 필요하다.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에 상생의 길을 열어주고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높여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몫도 열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단순한 정책만이 아닌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합의는 미래 청사진과 국민적 토론이 전제돼야 한다. 진정한 노사정 타협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소수 정치가가 정책으로 밀어붙이면 부작용만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저녁있는 삶 보장해야 경기 불안요소 해소1750~1830년대 영국에서 기계 도입 등 공장제 강화와 함께 산업혁명이 진행됐다. 괄목할 만한 생산성 향상과 국민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지위 약화와 산업재해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결국 청소년·여성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시간 제한 공장법처럼 취약계층 보호 정책들이 추진됐다. 1850~60년대 이러한 조처들이 체계화되면서 제1차 산업혁명이 완성됐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왜 이러한 논의와 변화가 필요했을까.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산업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일자리 없는 저소득층은 사회적 불만의 원천이며, 소비 여력과 시간이 없는 노동자계층은 수요 부족에 따른 경기 불안의 원인이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개별 노동자·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필요대부분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그럼 행복해지려면? 현재 빵을 나누고, 앞으로 더 많은 빵을 만들어내야 한다. 나누지 않으면 당장 불행을 해결할 방법이 없고, 앞으로 더 많은 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런 궁상을 근본적으로 끝낼 방법이 없다. 두 번째는 경제성장이 중요하다. 다만 과거처럼 물적 자본 그 자체만을 늘리려고 매달리는 것은 요령부득이다. 노동과 자본이 동시에 늘어나야 빵이 더 많아진다. 노동을 억압한 채 자본만 늘리려고 한들 자본이 잘 늘어나지도, 빵이 많아지지도 않는다. 노동을 늘리는 것이 곧 노동자의 머릿수를 늘린다는 뜻은 아니다. 그건 노령화 사회에서 불가능하다. 개별 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경제 민주화도 노동자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청라국제도시 교통망 수년째 ‘표류’

    시내버스 배차간격 최대 1시간…“허울뿐인 국제도시” 불만 고조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교통망 구축이 수년째 겉돌고 있다. 유도고속차량(GRT), 광역급행버스(M버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각종 사업이 표류해 주민들은 열악한 교통환경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 인구는 8만 6000여명으로 계획인구(9만명)의 96%를 넘어섰다. 하지만 도시 규모에 걸맞지 않은 부족한 교통 인프라로 ‘허울뿐인 국제도시’라는 불평이 쏟아진다. 청라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배차 간격이 15∼30분으로 긴 편이다. 주말 배차 시간이 1시간이나 소요되는 버스도 있다. 주민들은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이나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으로 연결되는 직행 노선만이라도 시급히 확보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편은 청라와 서울 강서구를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BRT)뿐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과 청라∼서울 양재 간 M버스를 기대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M버스는 노선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말 무산됐다. 직행과 경유 노선을 두고 인천시와 사업자, 주민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송도국제도시에선 오는 9월 송도∼서울 여의도·잠실 간 M버스가 개통될 예정이다. 청라역∼가정역 간 13.3㎞를 운행할 첨단 교통수단인 GRT는 2020년 이후로 미뤄졌다. 개발이 지연되고 관련 법과 제도 등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대체하는 교통수단으로 바이모달 트램 4대가 운행될 예정이지만 근본적인 교통 대책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청라역∼석남역 간 10.6㎞를 연결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은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이지만, 사업성 문제로 발목을 잡히면서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편익비용분석(BC)이 사업성 판단 기준인 1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서울과 지하철로 연결된다는 말을 믿고 2012년부터 허허벌판에 불과한 청라에 입주했는데 수년간 인내해 온 결과가 무산 위기라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주말 특근 사라진 신고리 5·6호기… 생업도 멈췄다

    주말 특근 사라진 신고리 5·6호기… 생업도 멈췄다

    정부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 결정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일부터 현장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2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시공사 등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주말인 지난 1일부터 중단됐다. 지난해 6월 건설 허가가 난 이후 주말에 현장작업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요일인 2일에도 역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30일 근로자들에게 “주말에 특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통보했다. 또 월요일인 3일부터도 정상작업이 어려울 전망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평일에도 정상작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3일 출근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당장 출근해도 건설 작업은 못 할 것 같고, 배수로 작업 등 정지 기간을 대비한 작업만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1000여명이 넘는 일용직 현장 근로자들이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상적으로 작업하고 이후에는 업무량에 맞춰 하루 4시간에서 7시간의 잔업을 해왔다. 주말 특근과 평일 작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임금이 줄어든 일용직 근로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체에서는 공사 중단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나올 때까지 현장 유지관리를 위해서라도 협력업체와 근로자들에게 계속 출근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상당수 근로자는 임금 보전이나 위로금 지급, 일자리 승계 등 대책이 보장되지 않으면 일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수원은 공사 중단을 위한 구체적 방안과 지침을 마련하고자 시공사에 건설 중단 기간 현장 유지·관리계획을 제출하라고 최근 통보했다. 신고리 5·6호기 문제 해결을 위한 3개월의 공론화 과정 동안 장비·자재·구조물 관리 방안,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해 관리에 필요한 최소 인력 유지·관리 비용 등을 산출하도록 했다. 시공사가 유지·관리계획을 세워 제출하면 한수원은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보상 비용 등을 산정하고 이를 시공사에 통보하면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공식적으로 중단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아베, G20서 文대통령에 소녀상 철거 요구할 것”

    “아베, G20서 文대통령에 소녀상 철거 요구할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의 조기 철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만나 한·일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달할 방침을 굳혔다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서도 조기 철거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도 합의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인식을 전달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거부할 자세를 갖췄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합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대화는 수용할 것”이라며 “한국 국민과 위안부 피해자는 합의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문 대통령에게 합의 이행을 촉구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부산시의회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을 합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한 것에 대해 자국의 입장과 어긋난다며 항의했다. 이날 미국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위안부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 것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매우 유감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결산] 車, FTA 5년 대미 수출 12.4%↑… 미국산 수입은 37.3%↑

    [한·미 정상회담 결산] 車, FTA 5년 대미 수출 12.4%↑… 미국산 수입은 37.3%↑

    “사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맺어서 그렇게 이득 본 것도 없는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자국에 불리한 FTA의 핵심인 것처럼 지목하자 관련 업계는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 부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일 국내 산업계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미 FTA에 대한 미국 측의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오해 1 한·미 FTA가 한국 완성차 업계의 배만 불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 9000만 달러다. 반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은 9분의1 수준인 16억 80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이 자동차 분야에 대해 ‘불공정’을 주장하는 근거다. 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 FTA 발효 후 5년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2.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한국의 미국 차 수입은 37.3%가 늘었다. 특히 지난해 국산 차의 대미 수출은 96만 4000대로, 2015년 대비 9.5%나 감소했지만 미국산 수입은 전년 대비 22.4%(6만 99대)나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미국 내에 3만 2000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현대·기아차가 6700여명, 동반진출한 63개 부품업체가 약 2만 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오해 2 재협상하면 미국 차가 잘 팔린다? 미국의 희망대로 한·미 FTA를 재협상하면 한국에서 미국 차가 잘 팔릴까. 답은 ‘글쎄요’다.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자신의 칼럼을 통해 “한국인이 미국 차를 사지 않는 이유는 8%의 관세 때문이 아니라 미국 차가 품질이 떨어지고 디자인 혁신에 무감각하고 연비도 나쁘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미국은 연비 규제 등 비관세 장벽 때문에 한국에서 차가 안 팔린다고 불평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국내 연비 규제는 ℓ당 17㎞로, 미국(16.6㎞)보다는 까다롭지만 유럽연합(EU)은 ℓ당 18.1㎞로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일본(16.8㎞)도 미국보다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오해 3 재협상으로 한국 철강업계를 제재한다? 국내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을 무역 불균형 업종으로 지목한 데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고강도 반덤핑·상계 관세로 미국으로의 수출길을 사실상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한국산 열연, 냉연 품목에 각각 최대 61%, 65%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후판(두꺼운 철판)과 유정용 강관에도 각각 최대 11.7%, 24.9%의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이런 탓에 이미 일부 제품은 미국 수출길이 막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심지어 포스코 현지 생산법인 등은 국산 열연을 수입할 수 없어 미국산을 쓰는 상태”라면서 “이미 고강도 반덤핑·상계 관세를 적용받은 나라에 재차 불만을 제기하는 건 전례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오해 4 한국이 중국 등 해외 철강업체의 덤핑 통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중국산 철강의 우회 덤핑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중국산 철강은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 물량의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업체도 중국산 철강을 수입해서 쓰는 터라 이를 불공정 무역으로 보는 것은 ‘이중 잣대’라는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와 철강 산업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업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집권한 트럼프가 한국을 문제 삼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내수용 카드를 내미는 것”이라면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해명과 정확한 자료로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트럼프, 기자회견 후 취재진 질문 생략한 이유는?

    트럼프, 기자회견 후 취재진 질문 생략한 이유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단독회담을 마친 후 오전 11시 46분쯤 로즈가든에 마련된 단상 앞에 함께 섰다. 하지만 그들은 공동언론 발표문을 각각 7분씩 번갈아 읽은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장 백악관으로 들어갔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백악관 관례상 세계 정상들과의 회담을 마치고 웨스트윙 옆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양국을 대표하는 기자 1명씩으로부터 2개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기자회견을 생략하거나 취재진의 질문 없이 언론 회동만 하는 등 이례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관례를 깨는 이러한 행보는 지난 4월 트럼프의 개인별장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부터 나타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 불균형과 북핵 문제 등 주요 의제에서 구체적 접점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공동선언문의 안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에 공동기자회견까지 취소되자 대기하고 있던 취재기자들은 황당해 했다. 또 지난달 26일 치러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의도적으로 기자들의 질문 순서를 생략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모여 있던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기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고 전했다. 기자들은 별다른 방도가 없어 미국과 인도가 북핵 문제, 테러리즘과의 전쟁 등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에 없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트럼프의 과시성 발언만을 일방적으로 받아 적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행보에 미국 언론들은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의견은 대선 기간 때부터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하며 주류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의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가 기자들의 질문을 생략한 것이 자신이 기자가 아닌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리더라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트럼프는 한미 정상회담 후에도 북핵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내용을 바로 트위터에 공유하며 회담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WP는 트럼프의 이런 태도는 언론 보도와 정보의 흐름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최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는 호주 국영 방산업체 ‘호주잠수함공사(ASC·Australian Submarine Corporation)’ 조선소에서 호주 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호바트(HMAS Hobart)함의 인수식이 거행됐다. 63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인 이 구축함은 비록 미국 등 강대국의 이지스 구축함보다 덩치는 작지만, 나름대로 호주 해군이 10여 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방공 구축함 사업의 결실이었고,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군함이었다. 그러나 이 구축함의 인수 소식을 접한 호주 국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크기는 ‘미니’, 가격은 ‘더블’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자국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미치는 나라가 거의 없는 나라다. 한동안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와는 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뉴질랜드와는 대단히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듯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없는 호주가 이지스함을 포함한 고가의 무기체계들을 사들이며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이다. 호주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자국 안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공군력 현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 획득 사업은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구형함 위주로 구성된 호주해군 함대는 중국의 신형 미사일이나 항공기 공격에 취약했고,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함대를 지키기 위한 전투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호주는 지난 2005년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을 약간 변경한 디자인을 제시한 미국의 깁스 앤 콕스(Gibbs & Cox)였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 해군의 F100급 디자인을 제시한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였다. 미국의 제안은 알레이버크급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만재배수량 8100톤짜리 대형 구축함이었고, 스페인의 제안은 이보다 훨씬 작은 6000톤급 호위함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얹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미니 이지스함’ 개념이었다. 전체적인 성능을 놓고 보자면 미국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대형 선체에 64기에 달하는 미사일 수직발사관, 대구경 함포, 2개의 근접방어기관포(CIWS) 등 호주 해군이 주력 전투함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능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1척에 1조 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스페인이 제시한 설계안은 6000톤이 조금 넘는 선체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탑재하되, 미사일 발사관과 유도장치, 무장 등이 일부 축소된 디자인이었다. 종합적인 전투 능력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설계안보다 떨어졌지만, 1척에 6000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호주 해군이 마련한 예산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호주 국방부는 수년 간의 검토 끝에 스페인 설계안을 채택하고, 2010년부터 F100급 구축함을 바탕으로 개발한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작업에 착수했다. 이 구축함의 건조는 호주 국내에 있는 조선소들이 맡았다.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영국계 방산업체 BAE 시스템즈 조선소를 비롯해 애들레이드(Adelaide)의 호주 국영 방산업체 ASC, 뉴캐슬의 민간업체 포르각스(Forgacs) 조선소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거대한 선체를 모듈로 나눠 각각의 조선소에서 제작한 뒤 애들레이드에서 최종 조립해 배를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착공식에 참석한 그레그 컴벳(Greg Combet) 당시 호주 국방·물자 및 과학부장관은 “호바트급 이지스함 건조 사업으로 3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으며, 200여 명의 견습생들이 첨단 함정 건조 경력을 쌓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기대가 국민적 분노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각 조선소에서 제작된 블록을 최종 조립을 위해 ASC 조선소로 옮겼으나, 막상 조립을 하려고 하니 각 블록들의 규격이 맞지 않아서 조립 자체가 불가능한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미 만들어진 각 블록은 전부 해체되고 처음부터 다시 블록을 제작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 황당한 사건의 조사를 맡은 호주국가감사국(ANAO·Australian National Audit Office)은 사건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스페인 측이 제공한 설계도면 자체에 오류와 결함이 많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첨단 함정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호주 국내 조선소들은 자신들에게 제공된 설계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도면대로 블록을 제작했던 것도 문제의 원인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각각의 블록은 완전히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작됐다.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사업은 각 지역 조선소에 일감을 나눠주기 위해 블록 조립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어떤 조선소는 길이 단위로 인치법을, 어떤 조선소는 미터법을 사용했고, 서로 사용한 길이 규격이 다르다보니 각 블록의 크기와 접합부가 전혀 맞지 않았다. 선체 블록을 도크에서 대강 맞춰 보니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용골 부분이 불쑥 튀어나오는 등 도저히 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기획·설계 단계의 문제에 더해 호주 조선소의 저조한 생산성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이 구축함 건조 사업의 주계약자였던 호주잠수함공사(ASC)는 국영기업이었지만 강성노조가 장악해 모든 군함의 도입 가격을 기획단계의 몇 배로 올리고 납기일도 몇 년씩 늦추기로 악명이 높았던 조선소였다. 지난 2014년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의회에서 “나는 그들이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당초 1척에 6000억 원 수준으로 계획되었던 호바트급 구축함의 가격은 2조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되었다. 호주국가감사국이 추산한 호바트급 구축함 3척의 도입 비용은 약 87억 호주달러, 약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1척당 2조 5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의 4배 이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호주 여론은 들끓었다. 1척에 2조 5000억 원이라면 미 해군의 1만 4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USS Zumwalt)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1만 톤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1척에 약 1조원이고,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1만 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7DDG가 1척에 2조 2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함정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호주의 6000톤짜리 미니 이지스함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고비용 저효율 ‘마이너스의 손’ 사실 호바트급 구축함의 ‘재앙’은 사업 전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이런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자국 국방장관이 공개석상에서 ASC의 비효율적인 건조 능력에 대해 비난할 만큼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 해군 주력 잠수함인 콜린스급(Collins class)이다. 호주는 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1987년 스웨덴 코쿰스(Kockums)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3000톤급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척에 8억 달러라는, 당시 원자력 잠수함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가격으로 건조된 이 잠수함은 건조 단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호주 국영 방산업체인 ASC는 건조 단계에서부터 기술자문인 코쿰스의 조언과 경고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기술 부족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국산화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부르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결국 분노한 코쿰스는 사업에서 손을 놔버렸고 ASC가 주도해 완성시킨 잠수함의 완성도는 문자 그대로 재앙 수준이었다. 규격에 안 맞는 프로펠러를 달았다가 떼어내고 다시 다는가 하면, 동력계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계속 일어났고, 잠수 중 선체로 물이 새어 들어왔다. 잠수 상태에서 잠망경을 올리면 항해가 거의 불가능해질 정도로 난류(Turbulent flow)도 발생했다. 이러한 난류는 수중에서 잠수함의 선체를 요동치게 만들뿐만 아니라 소음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잠수함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결국 해외 방산업체들의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6척의 잠수함은 개량에 들어간 비용까지 합쳐 1척 평균 8000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납품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 미달인 이 잠수함에 분노한 호주해군은 도입 10년도 채 되지 않아 대체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은 몇 배나 바가지를 쓰면서 결함투성이의 군함을 만드는 호주의 ‘마이너스의 손’ 흑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해군 최대의 군함인 캔버라급(Canberra class) 헬기상륙함은 동형인 스페인 해군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rlos I)의 2배 가격으로 건조되었음에도 시운전 단계부터 선체 균열과 누수, 엔진 출력을 높이면 발생하는 추진축의 과도한 진동 문제 등 국가감사국이 밝혀낸 결함만 1만 4000여 가지에 달했다. 현용 호주해군 주력 전투함인 안작(ANZAC)급 호위함의 경우 독일의 메코 200(MEKO 200)형 호위함의 설계를 들여와 자국에서 건조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상당수의 무장과 센서를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 동일 함정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1.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기술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국산화가 요구된 점, 강성노조가 장악한 국영 조선소들의 느슨하고도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납기일이 늦춰지고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노조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풍토는 890억 호주달러(약 7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호주 국방부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은 “나는 ASC가 잠수함이 아니라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는 독설을 날리는 한편, “국내 조선업계의 비효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규 군함 도입은 해외 직구매로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지만, 이 같은 발언이 노조의 미움을 사면서 존스턴 장관은 결국 장관 자리에서 쫓겨났다. 존스턴 장관이 경질된 후 호주 국방부는 12척의 잠수함 구입에 43조원을, 9척의 호위함과 20여 척의 초계함을 획득하는데 33조원의 비용을 투입할 것이며, 신규 획득되는 군함들은 모두 호주 국내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업 기획 단계에서 공개된 사업비용조차 해외 국가들이 도입하는 유사 규모 군함들보다 몇 배나 비싼 수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빗발치는 가운데 호주 군사전문가들과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이번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혈세를 낭비할지 수군대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몸살 앓는 도시 살리는 작은 실천들

    몸살 앓는 도시 살리는 작은 실천들

    도시침술/자이미 레르네르 지음/황주영 옮김/푸른숲/256쪽/1만 7000원 도시침술(Urban Acupuncture). 왠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두 단어가 만났다. 어느샌가 우리에게 도시개발보다 익숙해지고 있는 도시재생의 핵심 개념이라고 한다.거대한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공사를 벌이지 않더라도 도시에 최소한으로 개입해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도시설계를 의미한다. 도시를 하나의 생명체로 여긴다면 쉽게 공감이 간다. 도시 난개발에 이은 재개발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톡톡히 겪고 있는 요즘, 쓸 만해 보이는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로 덮는 풍경을 자주 보게 되는 요즘, 특히 그렇다. 아주 작은 침으로 몸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침술 개념이 적용했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침술이라는 개념을 고안해 발전시킨 인물이다. 인구 180만명에 불과한 브라질의 작은 도시 쿠리치바 시장을 세 차례, 또 이 도시가 속한 파라나주의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며 쿠리치바를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 도시로 변모시켰다. 우리나라의 버스 전용 차선과 광역 버스 정책 등은 쿠리치바를 모델로 한 것이다. 건축가이기도 한 저자는 2011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의 사상가 25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도시침술은 거창한 게 아니다. 가시적인 공간 변화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음악이나 조명 등 일시적인 풍경 연출, 자부심과 친절함 등 시민들의 태도나 의식 변화,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직접 그려 보거나 걸어 보는 작은 시도에 이르기까지 도시에 인간미 넘치게 만드는 크고 작은 실천을 망라한다. 그는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된 장사꾼이 줄어들고 가난하건 부자건 어린아이건 노인이건 모든 구성원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곳이 좋은 도시라고 말한다. 프랑스 파리 튀일리 공원,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등 세계 곳곳의 도시침술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 한국 독자로서 무척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청계천 복원을 훌륭한 도시침술 사례로 꼽는다는 점이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도시계획 자문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그는 “청계천이 사람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소로 탈바꿈했고,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났다”고 평가한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고가차도를 걷는 길로 바꾼 서울로7017을 열었다. 호평 속에는 일부 불만과 비판도 있다. 저자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숲이 말을 걸었다… 정복할 생각 말고 그저 쉬다 가라고

    숲이 말을 걸었다… 정복할 생각 말고 그저 쉬다 가라고

    우리나라 산은 4440개다. 연 1회 이상 등산인구가 3200만명, 월 1회 이상 산을 찾는 마니아도 1300만명이나 된다. 각종 꽃과 풍경, 단풍에 설경까지 유명한 명산·명소가 수두룩하다. 과거 황폐한 산림에 심은 나무들이 수십년의 시간이 흘러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는 ‘숨겨진 숲’도 있다. 80년 된 낙엽송, 90년이 넘은 소나무,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자작나무 등 사람 발길이 아직은 많지 않아 거칠지만 자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전문가들은 ‘좋은 숲’과 접촉하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래에서 꼭대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경쟁적으로 산을 오르는 정복이 아닌 숲에 머물며 온몸으로 기운을 받아들이는 소통을 강조한다.●100년 숲의 ‘자화상’… 강원 횡성 ‘낙엽송숲’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강원 횡성 안흥 상안리에는 숨겨진 ‘낙엽송숲’(낙엽송·소나무 명품숲)이 있다. 산림 공무원 중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는 명소다. 공개된 숲이지만 유명세를 타지 않아 안내표지판이나 주차장도 없어 찾아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좁은 진입로와 임도를 한참 올라 숲의 입구에 도착했다. 횡성 낙엽송숲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0년이다. 단기 국토녹화 성공지이자 조림·숲가꾸기 등 미래 숲 관리의 교육장소로 선정됐다. 숲은 인공림 48㏊, 천연림 12㏊ 등 60㏊로 축구장 84개 규모다. 낙엽송(38㏊)은 목재 생산을 위해 1938년부터 심었으니 대부분 71~80년 수령을 자랑한다.숲은 20분에서 3시간 40분까지 걸을 수 있도록 4개 코스가 조성돼 있는데 다양한 임상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숲 초입은 높이가 18~26m, 흉고 직경(가슴 높이 지름)이 30~40㎝에 달하는 곧게 자란 낙엽송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능선에는 자연적으로 자란 소나무들이 자리를 잡았다. 천연림이다 보니 인공림과 같은 수려함은 없지만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며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 온 당당함이 읽혀진다. 능선을 걸을 때는 맨발 산행을 권한다. 능선 아래쪽으로는 잣나무(10㏊) 조림지가 펼쳐져 있다. 낙엽송과 소나무, 잣나무를 한곳에서 비교하며 숲을 향유할 수 있다. 신정숙 숲해설가는 “낙엽송은 연두색 잎이 나오는 4월과 단풍이 노랗게 지는 11월이 가장 아름답다”면서 “비가 온 직후 숲에서는 피톤치드와 바람의 상쾌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준다”고 말했다. 낙엽송숲은 다른 숲과 달리 하층 식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걷기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생태적으로 건강한 숲의 모습을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북부지방산림청은 등산객 유치를 위해 시설 설치 및 개량, 하부 정리사업 등에 대한 건의를 받지만 ‘현상 유지’를 견지하고 있다. 목재 생산을 위한 숲 가꾸기도 실시하지 않는다. 목재 생산자라면 누구나 욕심내는 지름 30㎝, 70년생 이상의 우량 대경재가 즐비하지만 좋은 숲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녹아 있다. 이미라 북부청장은 “지역 학생들이 참여해 가지치기 등을 체험하고 나무가 어떻게 자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미래세대들이 숲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학습의 장”이라며 “강원권에서 가장 오래된 낙엽송 조림지이자 잘 가꾼 숲의 모델이 될 수 있는 100년 숲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수려한 백색의 장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나무의 수피가 하얀, 이국적인 풍광으로 잘 알려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만나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산을 올라야 한다. 방문객은 숲 입구에서부터 선택해야 한다. 해발 900m 숲을 오르는 데 정리된 원정임도를 걸을지, 숲길인 원대임도를 오를지 시작점이 갈린다. 김달환 숲해설가는 “자작나무숲의 백미는 밑에서 보면서 올라오는 것”이라며 “원대임도를 따라 오르다 힘들고 지루한 산행이란 불만이 터져 나올 때쯤 눈앞에 백색의 장관이 펼쳐지는데 이때부터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전했다. 자작나무숲은 아픔과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역사의 현장이다. 원래 이곳은 소나무숲이었는데 솔잎혹파리 피해를 당해 나무들이 모두 베어졌다. 대신 목재 생산용 낙엽송을 심을 계획이었으나 묘목이 부족해 대체 수종으로 북한 압록강변에서 채취한 자작나무 묘목을 1989~1996년에 심었다. 전체 조림 면적지(138㏊) 중 핵심 군락지는 25㏊다.자작나무숲이 알려진 것은 2006년 유아숲체험원으로 지정된 후 방문했던 유치원 교사가 블로그에 소개한 것이 계기다. 봄철 산불위험 기간에 입산을 통제하는 데도 2012년 1만 4000여명이던 방문객이 지난해 22만 4000여명으로 5년 만에 16배 증가했다. 탐방객 증가로 안내소가 설치됐고 지난해부터 숲해설가, 숲길체험지도사 등을 배치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자작나무는 20~30년생으로 높이는 16m, 흉고직경은 16~18㎝로 북유럽이나 북미의 큰 나무에는 못 미치지만 녹색의 숲과 수만 그루의 하얀색 자작나무가 그려내는 풍경에 탐방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자작나무는 음양의 조화가 잘 이뤄져 “사랑이 잘 이뤄지고 오랜간다”는 속설이 있어 웨딩 촬영지로 인기다. 특히 한겨울, 추위와 눈길을 뚫고 산길을 오르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는 경외감이 들 정도다.숲에 앉아 있으면 평화롭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폐를 상징하는 흰색이 피부를 상쾌하게 해주고, 간을 표현하는 초록색이 눈을 맑게 해 준다. 숲에 들어가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나무 껍질을 훼손하면 안 된다. 벗겨진 하얀 껍질은 복원이 안 돼 나무를 볼품없이 만든다. 풍경에 취해 길을 잃을 수 있다. 자작나무숲에서는 한 달에 1~2건씩 조난 사고가 발생한다. 입산 시간을 하절기에는 오후 3시, 동절기에는 오후 2시로 제한하는 이유다. 자작나무숲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더이상 자작나무를 심지 않는다. 양묘가 힘든 데다 기계 파종도 안 돼 대량 식목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고기연 동부지방산림청장은 “희귀성과 아름다운 경관, 스토리텔링이 있는 숲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다”면서 “자작나무숲에서는 등산이 아닌 2시간 이상 체류해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고 권했다. ●소나무 풍욕의 최적지… 대관령 금강송 군락지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다…매운바람 찬 눈에도 거침이 없다. 늙어 한갓 장작이 될 때까지 잃지 않는 푸르름. 영혼이 젊기에 그는 늘 청춘이다. 오늘도 가슴 설레며 산등성에 그는 있다.’ (유자효의 소나무) 대관령은 경북 울진 소광리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강송 군락지다. 1922~1928년 소나무 씨앗을 뿌려 조성한 인공림(789㏊)과 천연림(1953㏊)이 어우러져 ‘송해’(松海)를 이룬다. 대관령휴양림 인근에는 지난해 8월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이 개장했다. 주차장에서 금강송전망대까지 600m 구간은 무장애 데크(치유데크로드)를 설치했다. 국내 유일로 나무 사이에 만들어 숲속을 걷는 느낌을 준다. 데크를 걸으며 다양한 꽃과 나무, 풀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숲태교 참가자들이 꼽는 최고의 프로그램도 숲길 산책이다. 최근에는 대관령 소나무에서 피톤치드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전망대에서는 대관령 옛길을 비롯해 금강송 군락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풍욕’에 최적지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치열한 자리 경쟁이 벌어진다. 전망대에서 대관령 옛길을 연결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김진숙 국립대관령 치유의 숲 산림치유지도사는 “난이도가 다른 7개 숲길이 조성돼 있는데 완주하려면 3일 정도 걸린다”면서 “혈압이 있는 중년에게는 고난이도 숲길을 추천하는데 등산이 아닌 풍욕과 명상이 치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릉·횡성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경제 브리핑] 방치된 공원부지, 지자체가 빌려 조성

    개인 소유인데도 도시공원 부지로 지정돼 개발하지 못한 채 방치된 땅을 지방자치단체가 빌려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전국에 이런 땅은 여의도 면적(8.4㎢)의 60배가 넘는다. 국토교통부는 30일 도시공원 임차제를 도입하기 위해 하반기에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도시공원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개정안에는 지자체가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를 소유자에게 사들이지 않고 임대료를 주는 방식으로 도시공원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담기게 된다. 땅주인의 불만을 해결하고, 적은 돈을 들여 부족한 도시공원도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 中단둥은행 국제금융망 ‘퇴출’…美, 北 돈줄 죄고 中 때리고

    中단둥은행 국제금융망 ‘퇴출’…美, 北 돈줄 죄고 中 때리고

    “中뿐 아니라 어떤 나라 기업이든지 北과 불법거래 찾아 계속 제재 할 것” “북으로 가는 모든 자금줄을 차단하겠다. 성역은 없다.”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재무부의 이번 조치는 미 애국법 311조에 의거한 것으로, 지난해 5월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공식 지정한 데 따른 첫 후속 조치다.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단둥은행 규제는 이 조치에 따라 거래를 중단시킨 첫 은행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계속해서 이런 행위(북한과 불법 거래)를 찾아서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중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 기업이든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2005년 미국의 제재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계좌가 동결되면서 한동안 원자재 구입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북한은 이번에도 국제금융거래에 상당한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당시 BDA에 예치된 북한 비밀 자금이 동결된 것은 물론 각국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기피하게 되면서 북한의 대외 송금 및 결제가 사실상 마비됐었다. 이날 므누신 장관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느슨한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백악관과 미 의회에서는 대북 제재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중국’을 배제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인 28일 백악관 관계자는 “중국의 압박이 여전히 모자란다”면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중국이 과거에 했던 것보다 더 (북한을 압박)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도 “중국이 필요한 일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국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강압적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강력한 독자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중국은 강력 반발하면서도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단둥은행은 랴오닝성 단둥 지역의 지방은행이다. 1997년 단둥시의 신용연합사가 단둥시 합작은행을 설립했고 1998년 단둥 상업은행으로, 2010년에는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아 단둥은행으로 개명해 정식 출범했다. 2010년 출범 당시 규모는 직원 수 1072명, 48개 지점이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여러분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낙관적으로 말한다”면서 “나는 그것보다 이른 3~5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북한의 ICBM이 완성될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한·미 동맹 다졌지만…‘FTA 재협상’ 기습 카드 꺼낸 트럼프

    한·미 동맹 다졌지만…‘FTA 재협상’ 기습 카드 꺼낸 트럼프

    공동발표서 “자동차·철강 장벽 낮춰야” 靑 “사전 양해 구했지만… 부각 안 될 줄” 실제 재협상까지 상당 시간 걸릴 듯 트럼프 4월 “나프타 손본 뒤 재협상”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양국 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 FTA 재협상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에 대해 ‘끔찍하다’는 표현을 써 가며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미국의 협조를 얻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드라이브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앞서 문 대통령은 28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참여정부 때 타결한 FTA는 그 이후 재협상을 통해 이뤄진 수정을 통해 양국 간의 이익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FTA 재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특히 “우리가 상품 교역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지만, 반대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거꾸로 적자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더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지만, 되도록 이 문제가 양국 간 현안으로 대두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색을 내비쳤다.청와대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이 정도로 강하게 요구할 것을 예상치 못한 분위기다.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 FTA에 대해 사전에 많은 이야기를 했고 이해를 구했으며, 미국 측 얘기가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생각한 것을 잘 안 바꾼다고 하긴 했는데 그 얘기가 크게 부각되진 않을 듯 싶다”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재협상을 강조했고 “우리는 미국 노동자에게 매우 좋은 협상을 원한다. 양자에게 공정한 협정이 돼야 한다”며 현재의 한·미 FTA가 ‘불공정’ 하다는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청와대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국은) 자동차와 철강시장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의 요구로 양국이 실제로 한·미 FTA 재협상에 돌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멕시코와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손본 뒤에 (한·미 FTA) 재협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뺏앗아 간 재앙’으로 표현했고, 한·미 FTA 역시 미국 노동자에 불리한 협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나프타 재협상 결과에 따라 한·미 FTA의 운명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 발표에서 한·미 FTA재협상이 “양국 교역 관계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굳건한 한·미 동맹의 전제조건으로 FTA재협상을 내세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근혜, 재판 중 어지럼증 호소…방청석 “죽으면 알아서하라” 고성

    박근혜, 재판 중 어지럼증 호소…방청석 “죽으면 알아서하라” 고성

    최순실씨를 통해 대기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재판이 예정된 절차를 마치지 못하고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대통령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공판 중 피고인석 책상 위로 쓰러지듯 엎드려 움직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재판부에 알렸고, 재판부는 “잠시 피고인의 상태를 살피겠다”며 진행 중이던 증인 신문을 멈추고 휴정을 선언했다. 잠시 후 박 전 대통령은 상태가 조금 나아진 듯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걸어서 구속 피고인 대기실로 향했다. 잠시 후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이 약간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서 남은 증인 신문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직후 취재진에게 “(박 전 대통령이) 어지러워했다”며 “재판을 오래 해 피로도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휴정 직후 진정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재판은 점심시간을 포함 총 3차례 휴정하고 오후에도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 30분쯤 이상 징후를 보였다. 오전부터 진행된 K스포츠재단 전 과장 박헌영씨의 증인 신문이 막바지에 접어든 때였다. 재판이 마무리되자 방청 중이던 한 남성은 검찰에 욕하며 “대통령이 죽으면 알아서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방청객들도 고성을 지르며 검사들에게 불만을 드러내면서 소란이 벌어졌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쑥뜸방 지고 쑥뜸카페 뜬다

    쑥뜸방 지고 쑥뜸카페 뜬다

    쑥뜸방이 진화하고 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동네 쑥뜸방이, 밝고 깨끗한 분위기의 쑥뜸카페로 탈바꿈하면서 주요 고객층도 젊어지고 있다.지난 2월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 쑥뜸카페를 오픈한 최은자(여·65)씨. 그녀는 요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평소 쑥뜸을 자주 이용했던 그녀는 집에서 가까워 자주 다니던 쑥뜸방이 낡고 지저분한 것이 늘 불만이었다. 그녀는 본인이 직접 깨끗하고 밝은 쑥뜸카페를 오픈하면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프랜차이즈 쑥뜸카페 브랜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브랜드를 알아보던 중 쑥뜸명가라는 브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밝은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쑥뜸기도 특허받은 제품이어서 뜨겁지 않고 그녀와 같은 초보자도 쉽게 쑥뜸을 뜰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가맹점 오픈 절차는 잘 진행돼 지난 2월 쑥뜸명가 수유점을 오픈했다. 그녀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밝고 깨끗하다 보니 20~40대 젊은 층이 50% 이상 차지할 정도로 다른 쑥뜸방과 차별화된다”며 “특히 임신 전후 젊은 고객들이 쑥뜸을 하며 차를 마시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쑥뜸명가는 유명 한의대 교수진들과의 공동 연구·개발로 쑥뜸의 효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초보자도 쉽게 쑥뜸을 뜰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각 가맹점에 보급하고 있다. 때문에 간단한 교육만으로 누구나 쉽게 쑥뜸카페를 운영할 수 있다. 쑥뜸명가는 1000만~5000만원의 소자본 창업으로 월 300만~2000만원 수준의 순수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최저 유지비, 최대 마진, 회원제 운영 등 3가지 요소 때문이라고. 회사 측에 따르면 쑥뜸명가는 권리금 없는 2~3층 매장에 보증금 500만~1000만원 정도에 월세 40만~50만원 정도 나오는 곳이면 운영 장소로 적합하다. 시설은 한 번 설치하고 나면 잔 고장이 없어 몇 년이 지나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마진율이 80% 이상으로 높다고 한다. 또한 마사지처럼 고객 한 명을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관리하는 게 아니고 한 명이 여러 고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시간 대비 수익률이 높다. 회원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개인 시간 활용도 넉넉한 편이다. 1600-7886.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의무채용 ‘딜레마’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의무채용 ‘딜레마’

    한국전력 등 전국지사 운영기관 본사 지역대 출신 혜택 ‘부작용’ 출신교 기재 블라인드 채용 위배 직업선택권 침해 등 위헌 논란도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에 대해 30% 이상 지역인재 의무 채용을 지시한 가운데 이를 시행하려면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정의에 허점이 많고 ‘블라인드 채용’과도 상충하기 때문이다. 지역에 혜택을 주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지역 공공기관 취업의 문을 좁히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들도 특정지역 출신 편중, 비연고지 배치 등 전국적인 인력 운용에 차질이 생긴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방대 출신만 지역인재’ 불만 높아 우선 지역인재의 정의와 범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지역인재는 ‘공공기관 본사가 이전한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에서 최종 학교를 졸업한 자’로 본다. 이는 ‘혁신도시 특별법’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역 출신으로 성적이 좋아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고향에 가서 직장을 잡고 싶어도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다. 반면 수도권에서 성적이 나빠 ‘인 서울’하지 못하고 지방대를 졸업한 학생이 지역인재로 둔갑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취업이 어려운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지만 실력이 부족해도 의무채용 비율에 맞춰 선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53·전북 전주시 효자동)씨는 “우리는 수십년째 전북에 사는데 아들이 중학교는 전주에서 다녔고 고등학교는 충남에서 나와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이어서 어디에서도 지역인재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이는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국 지사 둔 공기관 인력운영 애로 전국에 지사를 둔 공공기관은 애로사항이 더욱 크다. 한국전력은 전체 인원 2만 1930명 가운데 나주 혁신도시 본사에 1531명이 근무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총인원 5654명 가운데 본사가 있는 전북혁신도시에 근무하는 인원은 기금운용본부까지 합해 1000명 남짓하다. 나머지 4600여명은 전국 7개 지역본부와 109개 지사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매년 신규 채용하는 인력의 30%를 지역인재로 충당할 경우 특정지역 출신 편중, 비연고지 배치 등 인력 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은 한전, 국토정보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대부분 공기업에 해당된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올해 신규 채용인력 209명 가운데 18.2%인 38명을 지역인재로 선발했으나 기금운용직을 제외할 경우 그 비율은 30%에 육박한다”며 “전국에 지사를 둔 공공기관이 매년 본사가 있는 지역의 대학 출신을 30% 의무적으로 채용하면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지역 공기관 취업문 좁혀 역기능 블라인드 채용 원칙을 어겨야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출신 지역과 출신 학교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으로는 지역인재를 가려낼 수 없다. 지역인재 할당 채용이 지방대 출신들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타 지역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문호를 좁히는 역기능을 가져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지역인재 할당 채용이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권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유길종 변호사는 “30% 의무채용은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비율이 너무 높고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역인재 정의와 범위 ▲의무 채용 비율 등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탈원전 속도] 원전마피아 겨눈 靑 “공론화는 국민의 뜻 알자는 것”

    [탈원전 속도] 원전마피아 겨눈 靑 “공론화는 국민의 뜻 알자는 것”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과 공론화 절차 착수 방침에 대해 일부에서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자 청와대가 적극 방어에 나섰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부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안전한 에너지원을 찾으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 한국사회의 고뇌를 공론화의 장에 올리지 않으려는 의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의 주요 직을 독식해 온 원자력 엘리트들인 이른바 ‘원전 마피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저의’란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자력 전문가들에 대한 강한 불신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여러 언론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문제를 어떻게 비전문가가 결정하느냐고 지적했는데 원전 전문가의 결정이 가장 좁은 지역에 가장 많은 원전이 모인 현재 상황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당 원전 설비 용량은 물론 단지별 밀집도, 반경 30㎞ 내 인구 모두 세계 1위인 원전 밀집국이다.그는 “대통령의 고뇌, 혹은 우리 사회가 원전 발전에 대해 가진 고뇌를 잠정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으로 끌고 가게 됐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전기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원전 중단 등) 전력 수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어떤 결정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전력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031년까지의 전력 수급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 수급계획’을 올해 말까지 확정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8차 전력 수급계획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비롯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부족해질 전력을 어떻게 수급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로드맵이 담기게 된다. 이 계획에 따라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단가가 석탄화력 발전 단가의 2.5배인데 그 이유는 대부분 세금 때문”이라면서 발전용 에너지원 세금 조정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고리 5·6호기 최종 공사 중단 여부를 전문가가 아닌 시민배심원단의 공론화 과정에 어떻게 맡길 수 있느냐’는 비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중단 여부를 비전문적으로 결정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뜻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론화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불만을 가진 분이 더 많을 것임에도 이런 절차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합당하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