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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안 생리대 환불…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릴리안 판매 중단

    릴리안 생리대 환불…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릴리안 판매 중단

    생활용품기업 깨끗한나라가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릴리안 생리대 전 제품을 28일부터 환불해준다고 23일 밝혔다.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날부터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중단했다.제품 개봉 여부나 구매 시기, 영수증 보관 여부와 상관없이 깨끗한나라 소비자상담실과 릴리안 웹사이트에 신청 및 접수하면 환불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은 이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깨끗한나라가 이 제품에 대한 환불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생리양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식약처 “릴리안 생리대 검사 바로 시행”…논란된 유해성은 내년 이후 확인 가능

    식약처 “릴리안 생리대 검사 바로 시행”…논란된 유해성은 내년 이후 확인 가능

    깨끗한나라에서 만든 생리대 ‘릴리안’에 대한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질검사에 바로 착수하기로 했다.하지만 부작용 논란의 핵심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이번 검사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 부분은 시험법 확립을 위한 연구가 끝나는 내년 이후에나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3일 “생리대 릴리안에 대한 추가 품질검사가 4분기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릴리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제품을 수거하는 대로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매년 생리대 품질검사를 진행한다. 전수조사는 아니며 정기점검이 필요하거나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한 제품을 중심으로 검사가 시행됐다. 릴리안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식약처는 2015∼2015년 2년간 릴리안 35개 품목을 포함해 생리대 252개 품목을 수거해 검사했으며, 해당 제품들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올해 릴리안 검사는 4∼5월에 실시됐으며 역시 적합 판정이었다. 검사 대상은 릴리안슈퍼롱오버나이트, 릴리안순수한면팬티라이너무향롱 등 4품목이었다. 식약처의 품질검사는 형광증백제, 산·알카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에 대해 이뤄진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생리대에 대한 규제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국내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관리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이에 식약처는 ▲원료나 제조 과정에서 잔류할 수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분석법 확립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 중 해당성분 함유량 조사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지난해 10월부터 진행중이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에 출석해 “원래 연구사업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로 잡혀 있지만 연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결과를 도출해 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릴리안을 사용하고 나서 생리량이 변하고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소비자 불만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나왔다. 소비자들은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은 지난 21일 포털 사이트에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신체적 증상 및 정신상 고통 등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분의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 소송’(손해배상청구)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며 한국소비자원에 릴리안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조사를 진행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도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검사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선단체 기금 거부한 영국 의료재단, 이유는?

    자선단체 기금 거부한 영국 의료재단, 이유는?

    영국의 지역사회 의료재단이 한 자선단체가 내놓은 수백만원의 기금을 거절했다. 건장한 남성들이 여자 간호사처럼 차려입고 마련한 돈이라는 게 거부 이유였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더썬 등 외신은 영국 잉글랜드 중서부 슈롭셔 지역 의료 서비스 재단(NHS Trust)이 ‘베드 푸시(bed push)’ 행사로 모은 기부금 2500파운드(약 362만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드 푸시는 보통 병원에 의해 운영되는 기금 마련 행사로 바퀴가 달린 침대를 거리로 밀어내 캠페인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년 동안 매년 여름이면 간호사를 테마로 전통적인 파란색 유니폼과 가발을 착용한 남성들이 한 팀을 이뤄 마을을 활보하며 돈을 모금해왔다. 재단 책임자 잔 디더리지는 “여성 간호사 복장을 한 남성들의 기금 마련 행사는 시대에 뒤떨어질 뿐 아니라 해당 직업 종사자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잘못된 행동이다. 의료 전문가들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지 말아야 한다”며 분노했다. 이어 “이전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해왔기에 이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을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러들로 병원 친우 단체(Ludlow Hospital League of Friends)의 피터 콜필드 의장은 재단측의 대응을 ‘과잉 반응’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지역 사회 시민들로부터 어떤 불만이나 불평도 들은 적이 없는 연례행사다. 베드 푸시에는 병원 의료진들도 화장을 하고 참여했다. 청년들과 함께 상당한 양의 돈을 모았고, 이들은 캠페인을 통해 병원의 긍정적인 미래에 기여하는 든든한 후원자들이다”라며 자선단체의 모금액을 거절한 재단 측을 비판했다. 그들이 확보한 자금은 병원에 필요한 심전도 검사기를 사기 위해 이미 승인을 받은 돈이었기에 NHS재단의 처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 행사에 참여한 마크 하일즈도 “병원의 의료 장비 구입을 돕기 위해 벌인 선의의 이벤트다. 마을 주민들 모두 모금 행사를 좋아했고, 화를 내는 사람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 각자의 방식, 즉 정치적 정당성이 존중받아야할 세상에서 차별을 느꼈다”고 아쉬워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선의는 고맙지만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선의는 고맙지만

    38세의 프랑스인 세드리크 에루. 그는 그저 평범한 농부였다. 저 멀리 이탈리아가 보이는 남프랑스의 국경 지대 브레이유쉬르로야에서 올리브를 기르며 평화롭게 살았다. 그의 평화가 깨진 것은 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중해를 건너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동네 정류장까지 차로 태워 주는 수준이었다. 어느새 그는 국경을 넘나들며 이민자들을 데려와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프랑스 국영철도회사 소유의 건물에 이민자들을 머물게 했다가 경찰에 체포, 기소됐다. 1심에선 3000유로(약 400만원)의 벌금과 집행유예를, 항소심에선 그보다 중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우리가 프랑스의 근본을 잃어 가고 있다”면서 “국가가 실패할 경우 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사대주의자라 해도 좋다. 그의 기사를 읽고 “역시 프랑스”라며 감읍했다. 자유·박애·평등의 나라는 과연 다르구나. 일개 농부마저 남다른 철학과 정의감을 갖고 있구나. 그런데 얄궂은 것은 세상을 살다 보면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난민과 이민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의 호의로 이민자들이 유입되면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하위 계층의 불만이 터진다. 그런 불만을 정치적으로 규합한 우파가 집권해 배타적인 이민 정책이 시행된다. 난민과 이민자들에게 정착은 점점 더 요원해진다. 이게 바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일이다. 슬픈 악순환이다. 기사를 쓰기 위해 매일 아침 외신을 체크할 때마다 몸서리가 쳐진다. 활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피비린내가 나는 듯하다. 전 세계에서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트레일러에 갇히고 보트에서 떠밀려 목숨을 잃는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사는 이민자의 숫자는 2015년 이미 피크를 찍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다인 2억 4400만명. 터키 해변에 죽은 채 엎드려 있던 3살 시리아 꼬마 에이란 쿠르디가 전 세계를 울린 바로 그때다. 신분이나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난민도 마찬가지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2016년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은 1718만 7488명이다. 네덜란드 인구 1701만 6967명에 맞먹는다. 상황이 이쯤 되면 세드리크 에루 같은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나라 간 ‘폭탄 돌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해안경비대의 경계를 대폭 강화한 올해 이탈리아의 난민선 봉쇄 방안이 대표적이다. 난민과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 거꾸로 난민·이민자에 의한 테러 위험 같은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는 까닭도 있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파리기후협약이나 사막화방지협약같이 전 지구적 연대를 통해 난민과 이민자 문제 해결을 모색할 때가 됐다.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도처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 [SOS 생계형 알바족] 1년 6개월간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야근수당 못 주니 신고해라” 비웃음만

    [SOS 생계형 알바족] 1년 6개월간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야근수당 못 주니 신고해라” 비웃음만

    “법이나 제대로 알고 와라. 절대 못 돌려주니까 신고할 수 있으면 해 봐.” 지난해 12월 서울 도봉구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 아르바이트(알바)생인 장모(26)씨에게 점주 이모(45)씨가 퉁명스러운 답을 던졌다. 어렵게 야간근로수당 얘기를 꺼낸 직후였다. 장씨는 1년 반 동안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했지만 최저임금(2016년 6030원)보다 약간 높은 6300원을 받는 것에 만족해 왔다.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근무할 경우 사업주는 시간당 통상임금의 50%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 단, 5인 이상 사업장만 해당된다.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장씨가 못 받은 임금은 수백만원에 달했다. 애정을 쏟았던 일터였던 만큼 점주의 당당함은 장씨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항상 동료들을 챙기고, 손님 한 명 한 명을 성심성의껏 대해 모범 점원으로 인정받았던 그였지만 점주는 돈 얘기가 나오자 싸늘해졌다. 프랜차이즈 다른 지점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수차례 받았지만 뿌리쳤다는 장씨는 “야간 근무이다 보니 술취한 손님들이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참으며 성실하게 일했다. 그런데 돌아온 건 비웃음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청년 알바 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가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청년 노동자들이 생계형이다 보니 법적 해결을 위한 비용과 시간이 부족하고 쉽게 임금을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그동안 청년들의 신고에 의존하며 구제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 문제를 방치해 온 측면도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알바 청년 노동자(만 15~34세) 61만 6100명 가운데 50%인 30만 8050명이 임금 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다. 하지만 피해 신고를 낸 경험이 있는 노동자는 그중 1만 4480명(4.7%)에 그쳤다. 정진우 시 일자리정책담당관은 “청년들이 임금체불 신고를 꺼리는 이유는 시간 여유 부족, 심리적 위축감, 비용 부족 등 다양하다”고 했다.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알바노조가 지난 1월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한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9명이 ‘진정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에게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했다. 항목별로 보면 ‘체불임금 전액 미지급 유도’(32%), ‘삼자대면 강요’(17%), ‘처리 불가능 통보’(16%) 등이었다. 근로감독관들이 진정인들의 불만족을 키우는 데 한몫한 것이다. 윤모(31)씨는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삼자대면 요청을 받아 부담을 느낀 경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고시원에서 총무를 한 윤씨는 월 50만원을 받았다. 하루 10시간, 주 5일 근무에 매주 토요일에도 3시간씩 일했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2300원 정도다. 숙식이 제공된다는 이유로 최저임금(2017년 6470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았다. 그랬는데도 두 달 만에 아무 통보 없이 해고됐다. 윤씨는 최저임금 미달 금액에 주휴수당을 포함해 약 250만원을 체불임금으로 신고했다.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근로감독관은 삼자대면을 요구했다. 정황을 들어봐야 한다는 이유였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최소 30일 전에 해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 윤씨는 폭언을 일삼던 원장을 만나고 싶지 않았고,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을 포기했다. 이후 “100만원만 주겠다”는 사용자의 주장과 “돈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원만히 합의하라”는 근로감독관의 독촉에 현금 150만원을 받고 끝냈다. 임종호 노무사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 인원에 비해 업무량이 너무 많고, 알바 관련 진정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 진정인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으로 고용부는 현재 1698명인 근로감독관(산업안전감독관 포함)을 적어도 1000명 이상 더 증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에는 200명 증원분만 담겼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준수 의식이 없는 악덕 사업주들에 대해서는 철퇴를 가할 필요성이 있고, 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해 근로권익상담소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구조적으로 알바를 고용하는 사업장의 대부분이 영세사업장들이고 ‘일시적 경영악화’를 임금체불 사유로 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근로감독관 증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사업장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청와대 청원글 톱3 ‘에듀 이슈’… 文정부 뇌관 된 ‘교육’

    청와대 청원글 톱3 ‘에듀 이슈’… 文정부 뇌관 된 ‘교육’

    문재인 정부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국민 소통창구를 열었다. 메뉴 중 하나인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는 22일 현재 270건이 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이 교육 이슈다. 교육 현안은 청원 글 중 많은 동의를 받은 상위 10개 중 7개를 차지했다. 상위 청원 3개는 8~9월 중 가닥이 잡힐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비정규직 교원의 정규직화 여부 ▲초·중등 교원의 증원 등에 관한 글로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들이다.●동의 많은 상위 글 10개중 7개나 차지 임용 준비생이라고 밝힌 청원자의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은 나흘 만에 4800여명의 지지를 얻어 ‘베스트 청원’이 됐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해 수능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정시 전형을 확대해 달라’는 글은 두 번째로 많은 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또 ‘영어전문강사, 스포츠전문강사의 무기계약직 혹은 비정규직 전환을 반대한다’는 청원에는 2900여명이 동참했다. ‘중등 교과교사 선발 인원을 늘려 달라’는 글도 1100여명이 지지했다. 청와대 측은 “일정 수준 이상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는 부처 장관이나 대통령 수석비서관 등 가장 책임 있는 당국자가 답변을 하겠다”고 했다. ●靑 “일정 수준 추천 땐 당국자 답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사흘 만에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하며 ‘교육 개혁’에 속도를 붙이는 듯했지만 대부분의 교육 현안은 국정교과서 문제와는 달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각자 불만이 많다. 현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교육 현안의 파급력을 감안할 때 자칫 정권에 깊은 상처를 낼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 장관이 늦게 임명돼 아직 인수인계 중이긴 하지만 새 정부가 공약한 교육 정책 중 이행되지 않은 게 많다”면서 “교육 정책을 선거 때 양념처럼 활용하고 집권 뒤에는 후순위로 미뤄 왔던 전임 정권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일반 교사와 같은 일” vs “임용시험 없이 안 될 말”기간제 교사 정규직 전환 현직 교사와 예비 교사들의 최대 관심 이슈는 비정규직 교원의 정규직화 여부다. 기간제 교사들은 일반 교사와 같은 일을 하고, 상시지속 형태로 장기간 근무했다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직 교사와 임용시험 준비생의 생각은 다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 대변인은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이 되면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를 뽑아 온 시스템이 흔들리고 공정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교총은 50만명 청원운동을 벌이며 전면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섰다. 올해 전국의 공립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전년보다 40.2% 급감하면서 ‘바늘구멍’ 앞에 서게 된 교대생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초등 교원은 교육 과정과 내용을 통합적으로 교육해야 하기에 영어 전문 강사 등을 정교사로 전환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달 심의·의결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는 전환 대상에 기간제 교사와 강사는 제외됐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와 영어·스포츠 강사 등 5000여명의 신분 변환 여부를 논의 중으로 이달 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 “교과교사 선발 인원 3500명 수준으로 늘려 달라”초·중 교사 선발 늘리기 임용절벽에 맞닥뜨린 중등교원 임용 준비생들은 채용 정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한다. 지난해 전국 중등 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10.7대1로 초등 임용시험보다 약 10배 이상 높다. 교직이수나 교육대학원을 통한 교원자격증이 남발된 데다가 정부 역시 선발 인원을 줄여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일 사전 예고된 올해 공립 중등교사 선발 인원은 3033명으로, 지난해 대비 492명 줄었다. 중등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올해 교과교사 선발 인원을 최소 작년 수준으로 회복시켜 줄 것,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육환경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들 역시 초등 임용시험 준비생들과 마찬가지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은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가 되려는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면 선발의 문이 더욱더 좁아질 것이라는 이유다. 급기야 중등교사 임용시험준비생 모임인 ‘전국 중등예비교사들의 외침’은 지난 18일 기간제 교사·강사의 정규직 전환을 막고자 교총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 “학생부 전형 불공정…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수능 절대평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를 두고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고교에 따라 차이가 있는 내신이나 비교과를 주로 따지는 학생부 종합전형 모두 불공정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반대로 수험생을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고 이를 숫자로 매기는 수능은 수험생의 실력이 그대로 확인되기 때문에 대입 전형 가운데 가장 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상대평가제인 현 수능은 학교나 부모의 배경과 상관없이 노력한 수험생들에게 점수가 돌아가는 ‘기회의 사다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10일 2개의 안을 내놓고, 이번 달 안에 1개의 안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1안(일부 과목 절대평가)은 현재 절대평가인 영어, 한국사 외에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 4과목에만 절대평가로 치르는 내용, 2안(전 과목 절대평가)은 여기에 국어, 수학, 탐구과목 1개까지 모두 7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4차례에 걸쳐 지역 공청회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1안이 거의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다만 1안이 선택되더라도 수능 절대평가가 문 대통령 공약인 만큼 전 과목 절대평가가 이미 예고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재용 선고공판 방청 추첨, 역대 최고 경쟁률 ‘15대 1’ 기록

    이재용 선고공판 방청 추첨, 역대 최고 경쟁률 ‘15대 1’ 기록

    오는 25일 열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선고의 법정 방청권 추첨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서울중앙지법이 22일 진행한 이 부회장 재판 선고의 법정 방청권 추첨에 454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재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은 총 150석이다. 이중 일반인에게 배정된 자리는 30석이어서 경쟁률이 15.1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경쟁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 경쟁률 7.7대 1을 뛰어넘었다. 5월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때는 일반인에 68석이 배정됐지만, 이번 재판은 선고인 만큼 보안 문제와 피고인 가족석 확보 등의 문제로 좌석 배정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응모 절차는 오전 10시부터 시작이었지만 시민들은 그보다 이른 오전 6시부터 줄을 섰다. 입구부터 늘어선 대기 줄은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섰다. 오전 10시쯤 추첨장 입장이 시작됐지만, 시민들이 속속 도착해 대기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추첨에 참여한 시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했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이상목(76)씨는 “역사에 남는 재판이라고 해서 어떻게 되는지 보기 위해 왔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이날 오전 6시에 도착해 가장 먼저 줄을 선 김종우(75)씨는 배부받은 추첨번호 1번이 당첨되자 주변에서 환호를 사기도 했다.매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온다는 심재숙(63·여)씨 등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삼성SDI 해고자라고 주장한 이모(53)씨도 추첨 대열에 동참했다. 이 밖에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 남매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김지현(18·여)양과 남동생 김민종(14)군은 “부모님이 세계적 재판이니 방청을 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한편 추첨에서 떨어진 시민들은 “일반인 배정 방청석이 왜 30석밖에 안 되는지 이유를 말해달라”,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 5분 만에 추첨이 끝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낮 변호사 사무실서 흉기 살인

    대낮에 서울 강남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21일 발생했다. 피해자가 유명 여배우의 남편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배우 송선미(43)씨의 남편인 고모(45·자영업)씨를 살해한 조모(28·무직)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오전 11시 40분쯤 서초구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고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외할아버지의 재산 상속 문제를 놓고 가족들과 분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의 외할아버지에게 1남 2녀의 자녀가 있었고 재산 상속 문제로 소송을 붙은 상대는 장손인 첫째 외삼촌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고씨는 가족의 사정을 잘 아는 조씨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조씨에게 상속과 관련된 정보를 받는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조씨는 고씨에게 원하는 정보를 건넸으나 고씨는 약속과 달리 조씨에게 1000만원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조씨가 이날 고씨의 변호인이 운영하는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고씨와 다시 만나 돈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미리 준비한 흉기로 고씨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고씨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무실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조씨를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도망가지 않고 있었다”면서 “현재까지는 조씨의 계획된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별한 직업 없이 힘들게 살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송씨는 현재 MBC 일일드라마 ‘돌아온 복단지’에 출연하고 있다. 송씨의 소속사 제이알이엔티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송씨는 사고 후 연락을 받고 상황을 인지해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인과 유족의 커다란 슬픔과 상처를 배려해 지나친 추측성 글이나 자극적인 추가 보도는 모쪼록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송씨는 2006년 당시 영화 미술감독이었던 2살 연상의 고씨와 결혼했으며 2살배기 딸을 두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찰, 송선미 남편 살해 용의자 긴급체포…구속영장 신청

    경찰, 송선미 남편 살해 용의자 긴급체포…구속영장 신청

    서울 서초경찰서는 21일 배우 송선미(42)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조모(28)씨를 긴급체포했다.조씨는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서초구 서초동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송씨의 남편인 미술감독 고모(45)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는 할아버지 재산 상속 문제를 두고 가족과 분쟁을 벌여 왔으며, 이 과정에서 가족의 사정을 잘 아는 조씨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고씨는 조씨에게 상속과 관련한 정보를 받는 대가로 수억원대 금품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고씨에게 원하는 정보를 건네줬으나 약속과 달리 1000만원밖에 주지 않아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조씨는 고씨의 변호인이 운영하는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고씨를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사무실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조씨를 긴급체포했으며,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송선미의 소속사는 “송선미 씨와 가족들은 불시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큰 슬픔에 빠져있다. 세상을 떠난 고인과 유족의 커다란 슬픔과 상처를 배려해 지나친 추측성 글이나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식약처, 부작용 논란 ‘릴리안 생리대’ 품질검사 실시(종합)

    식약처, 부작용 논란 ‘릴리안 생리대’ 품질검사 실시(종합)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부작용 논란이 일어난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 제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실시한다.식약처 관계자는 21일 “릴리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이번 3분기 품질검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품질검사는 매년 유통 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제품이 품질관리 기준에 맞게 생산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릴리안은 2015∼2016년 검사에도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질에 대한 검사도 진행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부착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도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규제하지 않지만 비슷한 문제 제기가 있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부작용과 관계가 있는지 등을 지난해 10월부터 연구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불만은 릴리안을 사용하고 나서 생리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내용으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확산해 왔다. 릴리안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는 이날 “지난 18일 한국소비자원에 시판 중인 ‘릴리안’ 생리대 제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확인하는 데 필요한 조치 및 조사를 진행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자사 제품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추가로 공개하고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유해물질 등 28종에 대한 안전성 검증 의뢰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7년 만에 스스로 뒤집은 감사원… 문체부 ‘괘씸죄 감사’ 논란

    감사원 감사가 또 도마에 올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6개월 앞두고 스포츠토토 위탁사업자 ‘케이토토’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28) 선수의 소속 팀(스포츠토토 빙상단)을 지원하는 게 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4명을 포함한 빙상단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 스포츠토토 비인기 종목 지원, 사행성 벗을 기회 문제는 7년 사이에 정반대 결과를 내놓았다는 점이다. 2010년 감사에서는 스포츠토토의 체육진흥사업을 권고해 이듬해 여자축구단과 휠체어테니스단, 지난해 빙상단이 창단됐다. 하지만 올해 감사에서는 법령에 적시된 6개 종목으로 지원을 제한하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빙상단과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 지원을 중단하라는 뜻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32조 5항에서는 ‘체육진흥투표(스포츠토토) 대상 운동경기의 홍보 등 운영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축구·농구·야구·배구·골프·씨름 등’으로 분류했다. 감사원은 이런 종목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이라는 논리를 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진흥공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상 종목들에 대한 홍보’는 예시에 불과하고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다는 법률자문을 근거로 맞섰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은 사행성 이미지를 벗고 스포츠토토의 성공적 정착을 돕는 것이어서 충분히 업무 적정성을 갖는다는 얘기다. # 4대강 정책감사도 정권 입맛 맞추기에 급급 일각에서는 이러한 감사 결과가 김종(56·구속기소) 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괘씸죄’에서 비롯됐다고 풀이한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핵심 당사자 중 한 사람인 김 전 차관의 지시로 빙상단이 창단된 것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감사원이 감사담당관을 세 차례나 바꿀 정도로 집요하게 매달렸다는 점에서 이런 추론에 무게가 실린다. 감사원은 파문이 일자 “빙상단을 운영하지 말라, 지원하지 말라 그런 뜻이 아니다”라면서 “적법한 절차를 밟아 지원하라는 뜻”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문체부 측은 “올해 이미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상태여서 감사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관련 공무원 징계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어쨌든 현재로서는 빙상단 유지에 무게를 둔다”며 말을 아꼈다. “말 못할 정도로 불만이 많다”고도 했다. 22조원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네 번째 정책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법 위반 등이 새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정권 의지로 재감사에 들어간 만큼 정권 입맛에 맞는 감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관련 공무원들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똑같은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불려나가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 표적감사·뒷북감사·비전문 감사 ‘트리플 악재’ 감사원 감사에 대한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표적 감사와 뒷북 감사, 비(非)전문 감사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2년간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은 23개 중앙부처, 2개 지방자치단체, 7개 공공기관에 소속된 14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69.8%)이 ‘감사 과정에 문제를 느낀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감사한다’(32.2%)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20일 “감사 결과 ‘지적질’을 받지 않으면 감사를 종료해야 하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으니 뭐라도 내놓으라고 되레 요구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시점에 따라 다른 감사 결과를 내놓는 사례를 종종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지만 해도 너무 한다고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 없는 감사와 ‘적극 행정’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꼬집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회계 전문 감사관들이 정책 감사를 할 경우 부처 업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일반 잣대로 재단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많이 비판하지만 감사원 감사가 이를 부채질한 측면도 적잖다”면서 “(일을) 안 하면 감사를 받을 일도 없지만, 적극적으로 일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감사를 받는데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감사과정서 모욕감… 이러려고 열일 했나 자괴감 감사관 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세종청사 한 공무원은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감사 내용과 무관하게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한다”면서 “자극을 가해 뭔가를 얻어내려는 심산이지만 전형적인 구태”라고 날을 세웠다. 공무원들은 지금과 같은 구태의연한 감사원 감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장급 공무원은 “전문 감사는 과감하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아니면 외부에 맡겨야 한다”면서 “특히 적극 행정에 따른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공무원 징계를 내릴 게 아니라 정상 참작해 면죄부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 감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복지부동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커버스토리] 고시 출신·좋은 학벌·승진 대상 이면… 무턱대고 좋은 점수, 일할 맛 안나

    [커버스토리] 고시 출신·좋은 학벌·승진 대상 이면… 무턱대고 좋은 점수, 일할 맛 안나

    인사 전문가들은 국가 공무원들이 갖는 성과평가에 대한 불만은 ‘서열주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같은 직급이라도 서열이 더 높은 승진 대상자에게 좋은 점수를 몰아 준다든지, 평가자 대부분이 고시 출신인 만큼 비고시 출신들은 점수를 짜게 받는다는 불만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좋은 학벌 출신이 성과점수를 상대적으로 잘 받는다는 속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평가 시스템 자체를 세부적으로 다듬는 한편, 최종적으론 서열주의 문화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이런 불만은 사라질 수 없다고 강조한다.# “성과평가 불만은 서열주의 문화에서 비롯”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을 지낸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평가자에 대한 불신이 성과평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평가자가 인사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평가상 오류를 저지르기도 하고 좋은 학벌 출신이 평가를 더 잘 받았다는 근거가 미약한 오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고시 출신이 비고시 출신보다 좋은 점수를 받는다거나 소위 명문대를 나왔다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얘기는 사실 뒷받침할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이런 속설이 나오는 건 평가자에 대한 불신 때문인데 이런 오해를 막고 여전히 존재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선 우선 평가자에 대한 성과평가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승진 대상자에게 좋은 점수를 몰아주는 것은 서열주의 문화가 있는 한 고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평가자가 일을 열심히 한 사무관 5년차와 승진을 앞둔 사무관 10년차를 평가한다면, 어떤 평가자라도 10년차 사무관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서열주의 문화가 존재하는 한 이런 관행을 깨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라며 “이런 관행을 깨기 전까지라도 승진 응시횟수 제한을 둬 무능한데도 오래 근무했다고 무조건 승진하는 구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과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무분석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직무분석을 근거로 공무원을 선발하고 적절한 곳에 배치한 다음 이들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사행정의 모든 문제는 분절화돼 있다는 데서 시작한다”며 “모집은 모집, 선발은 선발, 배치는 배치, 이렇게 따로 돌아가는데 직무분석을 중심으로 선발과 배치, 평가를 한꺼번에 해야 지금처럼 하위직일수록 불만이 많은 평가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지금처럼 공직에도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시대에서 계급제를 유지하려고 하니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인사행정 전반을 손보지 않는 한 문제를 바로잡긴 어렵다”고 말했다. 성과평가 시 피평가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평가 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참여정부 때는 동료끼리 평가하고 부하직원이 상사를 평가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런 제도는 없어졌다. 이를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동료평가 참여 확대…소통 활성화해야” 라영재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료평가 등 평가 참여를 확대하는 데 있어선 여러 가지 모델이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서 성과평가에 대한 동료 간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부하 직원에게 평가 점수를 알려주는 게 아니라 평가 결과와 함께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주는 게 필요하며, 그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기회를 열어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월아 네월아? ‘평가, 평가, 평가’ 철밥통도 힘들다

    [커버스토리] 세월아 네월아? ‘평가, 평가, 평가’ 철밥통도 힘들다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이라고 해서 늘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직사회에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이뤄지는 근무 평가가 승진 등 인사에 직결되고 한 해 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받는 성과상여 등급 평가가 공무원을 긴장시킨다. 최근에는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베스트 상사’, ‘워스트 상사’ 투표도 사실상의 ‘비공식 인사평가’ 역할을 하고 있다.# 승진평가는 최근 1년 점수만 반영해 논란 5급 이하 공무원은 해마다 6월 말과 12월 말을 기준으로 두 차례 근무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 승진 소요 최저연수에 도달한 이들은 승진평가 반영기간(최근 1~3년) 누적 점수를 합산해 높은 순서대로 승진후보자 순위가 정해진다. 예를 들어 9급 공무원 A씨는 지난 2년간 근무평가에서 ‘3-3-1-1’등급을 받고 다른 9급 공무원 B씨는 ‘1-1-1-2’등급이라고 할 때, 전반적인 업무 능력은 B씨가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승진후보자 순위는 A씨가 앞선다. 9급의 승진평가 반영기간이 최근 1년이다 보니 이 기간의 평가 점수만 놓고 보면 A씨가 B씨를 이기게 된다. 문제는 대부분 공무원이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평소에는 느슨하게 일하다가 승진평가 반영기간에만 반짝 활약하는 것이 승진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대입 수험생이 내신에 반영되는 평가에는 적극적으로 임하다가도 그렇지 않은 평가는 등한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평소 근무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승진평가 반영기간 중 사소한 업무상 실수로 단 한번만 평가가 나빠지면 해당 성적이 반영기간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두고두고 해당 공무원의 발목을 잡는다. 일부 상관은 이를 악용해 승진대상 공무원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키거나 자신의 술값 등을 대신 내도록 하는 작태도 벌인다. 인사혁신처도 이런 맹점을 알고 보완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정부세종청사의 한 고위공무원은 “요령 있는 공무원들은 평소에는 외곽 조직으로 나가 편하게 지내다가 승진 대상자가 될 무렵 본부 조직에 들어와 근평 점수를 잘 받아 승진한 뒤 또다시 외곽으로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 전년도 근무실적으로 성과상여 등급 적용 공무원은 근무 평가와 별도로 1년에 한 차례씩 전년도 실적에 따라 성과상여 등급 평가도 받는다. 주로 ‘S-A-B-C’ 등급으로 매겨지고 이 등급에 따라 차등화된 성과상여금이 나온다. 근무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인 ‘근무실적’이 주된 지표이며 여기에 부서별 업무 특성과 공무원 개인별 특성 등을 감안한다. 근무 평가가 승진 인사를 위해 공무원을 장기간 관찰하기 위한 것이라면 성과상여 등급은 해당연도의 특이 실적에 강조점을 둔 일회성 평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과급제는 공직사회의 대표적 원성(怨聲) 정책 가운데 하나가 된 지 오래다. 구성원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없다 보니 대부분 평가자의 주관적 선호에 따라 등급이 산정되곤 하기 때문이다. 평가자인 과장들도 해마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공무원 근로 의욕을 높이려‘고 만든 성과상여금 제도가 되레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조직에서는 승진 대상자에게는 근무 평가 점수를 높여 ‘자리를 주고’ 승진 대상자가 아닌 공무원에게는 성과상여 등급을 후하게 매겨 ‘돈을 주는’ 것이 관행화됐다. 상당수 공직사회에서는 성과상여 등급에 관계없이 전 직원의 상여금을 전부 모아 똑같이 재분배하는 ‘나눠먹기’도 이뤄진다.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은 “성과연봉제(4급 이상)나 성과상여금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모른 체하고 평가자인 상관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부하 직원의 연봉과 상여금이 좌지우지된다면 공직사회 공공성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 베스트 상사·워스트 상사 투표도 스트레스 몇몇 부처에서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비공식 인사평가’를 한다. 노동조합 등에서 일년에 한 차례씩 ‘닮고 싶은 상사’(일명 ‘베스트 상사’), ‘닮고 싶지 않은 상사’(워스트 상사) 등을 투표로 뽑고 있어서다. 장차관이 직접 시상하는 부처도 있어 이른바 ‘눈도장’을 찍을 수 있고 특정 간부에 대한 관가 안팎의 평판 형성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베스트·워스트 상사 투표는 고위공무원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자칫 인기 투표로 흐르거나 특정인을 망신 주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직장협의회가 주관해 무보직 서기관(4급) 이하 기재부 직원들이 5명(국장급 이상 2명, 과장·팀장급 3명)씩 적어내는 방법으로 ‘닮고 싶은 상사’와 ‘닮고 싶지 않은 상사’를 선출한다. 닮고 싶은 상사에 선정된 간부들은 업무능력과 인간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장차관 승진 가늠자’라는 다소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는다. 닮고 싶지 않은 상사는 발표는 안 되지만 알음알음으로 알려진다. 예기치 않게 명단에 오른 경우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하는 간부들도 있다. 당연히 인사에서 이 결과가 고려되기도 한다. 고용노동부의 경우 ‘피하고 싶은 상사’를 선발한 뒤로 조직에서 학연·지연을 드러내놓고 강조하거나 여성 부하직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던 간부들이 대부분 사라지는 효과를 거뒀다. 김정채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고용노동부 노조위원장은 “해마다 워스트 상사를 선정해 노조 차원에서 전보 등을 요구하지만 다른 부서에서도 워스트 상사로 지목된 이와 일하고 싶어하지 않다 보니 실제로 인사에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 “같이하고 싶은 후배 선정해 자극 줘야” 하지만 ‘베스트 상사가 되려면 초상집을 빼놓지 않고 쫓아다녀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공직사회에 나돌기도 한다. 베스트 상사의 기준이 업무 역량이나 리더십이 아닌 직원들의 대소사를 잘 챙겨주는 친근함 등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형평성 차원에서 ‘같이 일하고 싶은 후배’, ‘같이 일하기 싫은 후배’도 함께 선정해 실무직 공무원에게도 자극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극우 오른팔’ 자른 트럼프… ‘美 고립주의’ 기조 변할까

    ‘극우 오른팔’ 자른 트럼프… ‘美 고립주의’ 기조 변할까

    반이민·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美행정부 주요 정책 좌지우지 “北 군사해법 없다” 언급 결정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을 전격 경질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이 백악관에서 배넌 고문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경질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배넌 전 고문 측은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것은 배넌 고문의 아이디어였다”며 “그는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했고 이번 주초 발표 예정이었으나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 사태 여파로 발표가 미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을 떠난 배넌 전 고문은 자신이 창립한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했다. 배넌 전 고문은 보수 매체 위클리스탠더드 인터뷰에서 “우리가 싸워 쟁취했던 트럼프 대통령직(극우 성향의 정책 구현 등)은 끝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거대한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배넌은 브레이트바트에서 강하고 영리한 새로운 목소리가 될 것”이라며 “(배넌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을지도 모른다. 가짜뉴스는 경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즉 CNN과 뉴욕타임스 등 비판적 주류 언론에 맞서 자신을 옹호해 달라는 주문이다. 지난해 8월 17일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극우·백인우월주의 집단의 대표격인 배넌을 대선캠프 최고경영자(CEO)로 깜짝 영입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배넌은 사회적으로 불만에 가득 찬 백인층을 공략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 승리 후 배넌은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자리잡으면서 트럼프 정부의 모든 정책을 좌지우지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입안했으며, 파리기후협정 탈퇴에도 적극적이었다. 최근 샬러츠빌 유혈 사태의 ‘양비론’(사태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와 인권단체 양쪽에 돌린 것)도 배넌 전 고문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배넌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온건파 실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뿐 아니라 백악관 외교·안보라인과의 마찰도 잦았다. 미국의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그는 미국의 대외 개입을 중시하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사사건건 충돌했다. 맥매스터는 배넌 전 고문의 끊임없는 견제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달 말 취임한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은 백악관 ‘군기 잡기’에 나섰고 2주 전부터 배넌 전 고문의 축출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 전 고문이 지난 16일 아메리칸프로스펙트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언급한 것 등이 경질의 결정타가 된 것으로 CNN 등은 분석했다. 배넌 전 고문의 경질로 트럼프 정부가 미국의 전통적 외교정책 기조인 개입주의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19일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언급도 그의 경질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배넌의 경질은 미국의 대외 군사작전에 대한 내부 브레이크가 제거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넌 전 고문이 이미 백악관 NSC에서 빠졌던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류현진 “무실점은 만족하지만, 많은 투구 수는 불만족”

    류현진 “무실점은 만족하지만, 많은 투구 수는 불만족”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무실점 투구에 위안을 삼았다.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다저스는 7·8·9회 1점씩 뽑아내며 3-0으로 승리했지만,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6회 말부터 불펜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마운드를 넘겼기에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류현진은 “점수를 1점도 주지 않았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구는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투구 수가 많아졌다“며 ”그 점이 불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4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00만원대 ‘드림카’ 타고… 낭·만·캠·핑

    4000만원대 ‘드림카’ 타고… 낭·만·캠·핑

    #사례1. 국내 한 대기업 감사팀 과장으로 근무하는 김모(37)씨는 캠핑 마니아다.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캠핑장 투어에 나선다. 올해 말에는 1년간 휴직계를 낸 뒤 캠핑카를 타고 유럽 대륙을 횡단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국경을 통과할 때 필요한 ‘영문자동차등록증’, ‘한국(ROK) 스티커’, ‘임시 번호판’ 등을 발급받는 절차도 조만간 밟기로 했다. 행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통과하고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캠핑카를 배로 실어날라야 한다. 김씨는 최근 11인승인 벤츠 ‘스프린터’를 구입했다. 차값이 1억원이 넘었지만 장거리 여행을 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 차는 지금 캠핑카 전문 제작업체에서 캠핑용 차량으로 변신 중이다. 김씨는 “구조변경에 내부 인테리어 작업까지 모두 마치면 1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지만 대륙 횡단이라는 일생일대의 소원을 이루려면 이 정도 거금은 투자해야죠”라고 말했다.#사례2. 대구에 사는 황모(56)씨는 지난 2월 2006년식 25인승 승합차인 현대차 ‘e-카운티’를 1600만원에 샀다. 이후 5개월 동안 캠핑카 공방에서 공방 주인의 도움을 받으며 내부 수리를 했다. 에어컨, 전기 순간 온수기, 물 펌프, 오수통, 태양열 전지판 등을 새로 구입해 달았다.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등 소모품도 싹 갈아 끼웠다. 수리 비용으로 총 2000만원이 들었다. 황씨는 “지난달 구조변경 승인을 받고 한 달 동안 가족들과 함께 전국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면서 “4인승으로 개조한 탓에 버스전용차로를 못 타는 게 아쉽지만 연비(약 7㎞/ℓ)가 나쁘지 않아 만족한다”며 흐뭇해했다.캠핑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캠핑카족(族)’이 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카 등록 대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9231대로 집계됐다. 2007년 346대에서 10년 만에 27배나 늘었다. 아직까진 ‘캐러밴’ 등 캠핑 트레일러가 전체 캠핑카의 80%를 차지하지만 ‘모터홈’(운전석 뒤를 주택처럼 꾸민 차)으로 불리는 전용 캠핑카의 비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264대가 등록했다. 지난 한 해 등록한 270대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경기 남양주의 캠핑카 판매점 ‘카인드’ 측은 “주 고객층이 50~60대에서 30대까지 내려왔다”면서 “지금 주문하면 연말에나 차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카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끌고 다니는 이동식 주택인 트레일러는 2000만~4000만원에 살 수 있다. 국산 캠핑카는 4000만~1억원, 수입 캠핑카는 1억~2억원 정도 한다. 캠핑카 전용으로 제작된 벤츠 스프린터는 1억원 후반대에 팔리고 있다. 화장실, 취사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고 출퇴근용과 병행해서 쓸 수 있는 ‘세미캠핑카’는 4000만원 미만으로 저렴한 편이다. 정부가 2014년 6월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캠핑카 튜닝을 허용하면서 개조 ‘붐’도 일고 있다. 중고차를 사 개조하면 신차 구입 비용의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 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연도별 캠핑카 튜닝 실적’에 따르면 허용 첫해인 2014년 123대에서 지난해 610대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17대로 이미 지난해 튜닝 실적을 뛰어넘었다. 개조 캠핑카 10대 가운데 9대는 승차인원이 11인승 이상 35인승 이하인 중형 승합차다.‘셀프’ 개조를 하는 캠핑카족도 있다. 다만 개인이 직접 캠핑카를 제작할 경우 전복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내부에 가구 등을 마구 넣다 보면 차량의 균형 축이 흔들릴 수 있다. 김용달 교통안전공단 검사기준처 부장은 “35도 경사도에서 측면으로 기울어지는 최대안전경사각도 시험을 통과하는 게 관건”이라며 “설계를 잘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규제와 시설 등 인프라는 캠핑카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캠핑카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승합차로 분류된다. 외국과 달리 ‘트럭캠퍼’ 등 화물차는 캠핑카로 등록할 수 없다. 따라서 ‘포터’, ‘봉고’ 등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한다 해도 특수자동차의 하나인 이동업무차량이기 때문에 취사 시설을 갖출 수 없다. 사실상 ‘반쪽짜리 캠핑카’인 셈이다. 중고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것 역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불법으로 캠핑카를 개조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조성훈 캠핑카제작자협회장은 “신조차(새 차), 운행차(중고차)에 대해 동일한 잣대가 필요한데 운행차에 대해 튜닝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현행법의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수요를 보고 법 개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핑카 주차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캠핑카는 전고가 높아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외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해도 전장(길이)이 다른 승용차나 승합차에 비해 길다 보니 주변 차량 이동에 방해가 돼 이웃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한다. 캠핑카를 주차 문제 때문에 되파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 때문에 캠핑카 판매점들은 구매 희망자와 상담을 할 때 ‘주차 시설을 확보했는지’를 가장 먼저 물어본다. 캠핑카 전용 휴게소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20여곳 가운데 오토캠핑 휴게소는 한 곳뿐이다. 지난해 남해 제2고속도로의 장유 휴게소 오토캠핑장이 폐쇄돼 지금은 동해고속도로의 구정 휴게소(동해 방향)에만 남아 있다. 이 또한 캠핑카 전용 휴게소는 아니며 수도 시설을 갖춘 캠핑존에 가깝다. 전기나 물이 급히 필요한 ‘캠핑족’들은 주유소로 가서 양해를 얻고 빌려 쓰는 일이 다반사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용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토캠핑 휴게소를 더 늘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핑카를 몰고 갈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1666곳의 캠핑장 가운데 오토캠핑장은 324곳(19.4%)이다. 이곳에서도 캠핑카를 주차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 공간이 넓은 국공립 캠핑장은 전국적으로 96곳에 불과하다. 시설 투자에 인색한 민간 캠핑장에서는 여름철만 되면 전력 사용 문제로 불만이 폭주한다. 캠핑카 제작업체 제일모빌의 장순탁 대표는 “캠핑장 전기가 항상 모자라다 보니 전압이 190V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저전압 상태가 지속되면 에어컨 기판이 녹아 제품 고장으로 이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캠핑은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 문화로 캠핑카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전기차 지원에 버금가는 캠핑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글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사진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JTBC 폭파하겠다”…박근혜 탄핵에 화나 허위 신고한 40대 집유 선고

    “JTBC 폭파하겠다”…박근혜 탄핵에 화나 허위 신고한 40대 집유 선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뉴스를 보다가 종합편성채널 JTBC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112에 허위 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회사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은 18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42)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법원에 따르면 A씨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린 다음 날인 올해 3월 11일 오전 2시 56분쯤 인천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JTBC 건물 앞에 있다. 폭파해 버리겠다”며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경찰관 20명이 A씨의 휴대전화 발신지를 추적해 수색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A씨는 조사에서 “당시 ‘탄핵이 인용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JTBC 인터넷 뉴스를 보고서 인간적으로 가혹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JTBC에 항의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통화하려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자 화가 나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 보도에 불만을 품고 허위로 신고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공무 방해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반성하고 있고 비슷한 범행으로 전과가 있지만 모두 벌금형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감창 서울시의원 “문정 엠스테이트, 서울시 지원 관리단 구성 첫 성공”

    강감창 서울시의원 “문정 엠스테이트, 서울시 지원 관리단 구성 첫 성공”

    그동안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집합건축물의 관리단구성 문제가 서울시의 행정지원으로 관리인과 관리위원이 선출되는 모범적인 성공사례가 나왔다. 집합건축물 거주자들을 위한 관리업무를 개선하고 주민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한 ‘집합건축물 관리단구성 지원사업’이 첫 결실을 맺은 것이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 자유한국당)은 18일 “그간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던 송파구 문정지구내 엠스테이트 오피스텔이 서울시의 행정지원을 받으며 주민주도로 관리단구성에 성공했다”며, “향후 문정지구 전체 오피스텔을 대상으로 시범단지를 확대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문정 엠스테이트 선거관리위원회는 관리단 총회를 소집하여 관리인과 관리위원을 선출하여 주민주도로 집합건축물 관리단을 구성했다. 이날 선거에는 엠스테이트 주민 45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오피스텔 거주자들을 위한 관리업무 개선 등을 책임질 관리단을 구성했는데, 관리인 선거에서는 김근오 후보가 11표차로 선출됐고, 관리위원으로는 허유진(1동), 정창호(2동), 양재근(3동), 조용준(4동), 정용현(5동), 최경규(6동), 이유훈(7동), 정재환(8동), 김현정(9동)이 각각 선출됐다. 강감창 의원은 지난해부터 오피스텔 거주 주민들이 관리단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정지구내 아이파크 오피스텔과 엠스테이트 오피스텔을 ‘서울시 집합건물관리 지원사업 시범단지’로 지정하여, 주민주도로 관리단을 구성하여 주민이 자생력을 키워 운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해 왔다. 변호사, 관계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의 관리지원단은 ▲관리단 집회의 절차와 방법, 선거관리 등 안내 ▲서울시 표준관리규약을 적용한 관리규제 개정 자문 ▲구분소유자에 대한 우편발송 및 전자적 방법 이용수수료 지원 등 관리단 구성과 운영을 위한 제반사항을 지원했다. 그간, 오피스텔, 상가 등 집합건축물은“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최고의결기구인 관리단의 구성이 소유자 및 입주민의 무관심과 법률상 까다로운 의결정족수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관리단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사가 지정한 관리인이 주민들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관리규약으로 집합건물을 관리함에 따라 합리적인 관리비 부과가 되지 않고 시행사 입장에서 관리되어 입주자들의 불만을 키워왔다. 강감창 의원은 “그간 엠스테이트 오피스텔의 관리단 구성을 위한 입주민과 서울시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며, “대규모 오피스텔이 밀집한 송파구 문정지구 전체를 집합건축물 관리단구성 시범지역으로 확대 지정하여 소유자 및 입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정지구 대규모 오피스텔 중에서 아이파크와 엠스테이트가 서울시지원 시범단지로 지정된데 이어 최근 문정현대지식산업센터까지 시범단지지정을 신청해온 상태이며, 서울시는 7월말 현재 서울전역 15개 오피스텔을 시범단지로 지정하여 주민주도로 관리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사드는 하늘이 준 위기이자 기회/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사드는 하늘이 준 위기이자 기회/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6일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 중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임시배치 결정은 개선되고 있는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8일 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중 수교 25주년 행사는 별도로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언급되던 문재인 대통령의 8월 중국 방문은 이제 물 건너갔다. 한?중 수교 이후 어려운 시기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 적은 없었다. 출구는 없는가?중국은 한국 정부의 7월 28일 사드의 일반 환경평가 실시 결정 후 바로 다음날 사드의 ‘임시’배치 결정에 ‘중국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지난해 7월 12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관련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앞둔 4일 전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 이번 임시배치 결정도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분쟁으로 대치 중인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한국이 중국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다고 느낀다. 외교가 타이밍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외교의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사드에 초강경 입장이지만 중국도 여러 정황상 한국의 사드 배치가 불가피한 것을 잘 안다. 중국도 적당한 때에 사드 정국을 벗어나고 싶은 만큼 우리의 새로운 사드 해결 접근법이 필요하다. 중국을 몰아붙이는 방식보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 정부의 잘못에 선을 그으면서도 대승적으로 이번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통 큰 입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국끼리는 서로 통하므로 중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미?중에 전하는 메시지는 모두 같아야 한다. 한국도 노력하겠지만 중국도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의 국내 상황을 이해하고 중국 정부와 교감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는 그대로 추진하되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한?중 관계의 추가 악화, 그래도 현상 유지, 혹은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최선은 내년 3월 중국의 양회(兩會) 이후, 차선은 올가을 예정된 제19차 당대회 이후, 차차선은 올해 한·중 수교일인 8월 24일 이후다. 시진핑 주석은 이제 절대적 지도자로 등극 준비 중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많은 양보를 하는 것도 국내 정치 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시 주석의 체면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면 시 주석의 불만도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다. 612년 살수대첩은 한민족 역사상 가장 큰 군사적 승리로 일컬어진다.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이 둑을 쌓아 물을 가두었다가 이를 터뜨려 수나라 113만 군대를 전멸시켰다. ‘살수’(薩水)는 청천강의 옛 이름이다. ‘보살의 물’(水攻)로 외적을 제압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드의 중국식 표기는 ‘살덕’(薩德)이다. 사드는 또 다른 ‘살수’로서 중국의 위협 인식과 경계심을 자극한다. 살수대첩은 욱일승천하던 수나라의 기세를 꺾고 결국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과 한반도는 상쟁의 시대를 살았지만 현재는 협력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살덕’의 뜻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살의 베품’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란 하늘의 뜻일 수 있다. 사드 문제를 잘 풀어내면 한반도 통일 준비에도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미?중 모두가 한국의 외교력을 긍정하게 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주도권을 수용하게 할 것이다. 사드의 임시배치로 문제를 끝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우리만 끝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한다 해서 들을 중국이 아니다. 중국에 대해 한 번 정도 배려를 해 본 뒤 여의치 않다면 그때 가서 중국을 압박해도 늦지 않다. 이번 사드 난국을 잘 풀어 낸다면 중국이 대북 제재에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더 적극 나설 수 있다. 당장엔 24일 중국 정부에 수교 축전을 보내고 고위급 인사를 서울과 베이징 수교 행사에 참석토록 해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호응할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만능 해답은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더이상 순정을 강요하지 말라/유영규 산업부 차장

    사고를 쳐 본 사람은 안다. 한두 번 실수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말이다. 운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낼 수 있는 교통사고 이야기다. 특히 요즘엔 사고가 나면 보험료가 깜짝 놀랄 만큼 뛴다. 한 번 올라간 보험료는 어지간해서는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중고 가격 1000만원 정도인 9년 된 낡은 디젤 세단을 모는데 연간 보험료만 135만원을 낸다. 그나마 지난 1년간 무사고를 유지해 쥐꼬리만큼이지만 내린 거다. 요즘 자동차 보험료 체계는 징벌적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의 보험료는 가혹할 정도로 올라가지만 무사고 운전자는 그만큼 깎아 준다. 교묘하게 소비자 집단을 둘로 갈라놓아 가격에 대한 불만을 잠재운다. 금융 당국이 나서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겠다고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가 잘 내려가지 않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유독 우리나라에만 유별난 ‘순정’(純正)주의를 들 수 있다. 차량 수리 때 순정부품이 아닌 대체 부품을 쓰면 절반 이상 부품비가 내려가지만, 대체 부품을 선택하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그친다. 대체 부품이란 순정부품에 비해 가격은 절반 정도로 저렴하지만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정부 지정 기관이 공식 인증한 제품이다. 물론 “이왕 보험 처리하는 것이니 비싼 걸로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차를 수리할 때는 꼭 순정부품을 써야만 좋은 것으로 안다. 일부는 제조사 마크가 찍힌 것을 꼭 확인하고 부품을 갈기도 한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식의 차 수리는 이른바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지름길이다. 차량 부품의 대부분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순정 마크만 달면 가격이 2배가량 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산차 부품이든 수입차 부품이든 예외 없다. 이른바 제조사가 인정한다는 ‘순정 마크’ 값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보험회사들이 지급한 차량 보험금은 6조 3739억원이었고, 이 중 88.4%가 수리비였다. 이 같은 수리비 중 절반 정도가 부품비인데 부품비 자체에 거품이 끼다 보니 전체 보험료가 오르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되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부 역시 믿을 만한 대체 부품의 사용을 장려해야 소비자 부담이 준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다. 2015년부터 ‘대체 부품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경쟁 구도를 통해 값비싼 순정부품의 거품을 빼고 자동차 수리비와 보험 손해율은 낮추겠다는 계획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20년간 부품 디자인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우리나라도 자동차 선진국처럼 차를 만들 때 외에 교체나 수리에 사용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다수 국가는 수리 과정의 제조사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대체 부품 활성화는 업권별로 이해득실이 엇갈린다. 보험사와 중소 부품사는 반기지만, 그간 독점적 위치를 유지해 온 완성차나 자동차 수입사들은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국내 차 부품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개선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부품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더는 법이 우리에게 ‘순정’을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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